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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한 잔 술이 빚어낸 배움과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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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한 잔 술이 빚어낸 배움과 만남

익명 (미확인) | 월, 2016/03/14- 17:54

[그 사람 이 물품]

투명한 한 잔 술이 빚어낸
배움과 만남, 그리고 신뢰

- 술샘 신인건 생산자

 

NO4A1466

3,125만 병. 지난해 한살림 식구들이 마셨을 것으로 예상되는 소주의 양이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1년에 소주 62.5병을 마신다. 술을 즐기는 사람이 한 가구당 한 명씩만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범위를 50만 한살림 가구로 넓히면 소비되는 소주의 양이 이처럼 많다.

한살림에서는 최근까지 소주를 취급하지 않았다. 일 년에 네 차례, 선물용으로 나오는 정도였다. 예상되는 수요가 많음에도 공급되지 않는 이유, 포도주와 막걸리, 국화주가 나오고 있음에도 유독 소주만은 찾아볼 수 없었던 이유, 쌀이 적체되고 있음에도 대표적 쌀 가공품인 소주가 나오지 않았던 이유는 분명하다. ‘한살림답게’ 소주를 만들어 공급하는 곳을 찾기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 전통 증류식 소주 ‘미르25’를 공급하는 술샘의 신인건 생산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이유가 충분히 이해됐다.

 

신인건 대표 2

신인건 생산자가 직접 만든 누룩을 들어보이고 있다.

 

“쌀과 물, 누룩 이외에는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수율이 크게 떨어지지만 전통방식 그대로 빚는다는 원칙을 깨고 싶지 않습니다.” 소주를 빚는 과정은 간단하다. 튀긴 쌀을 쪄서 풀처럼 끈적끈적하게 한 후 누룩을 이용, 당분으로 만든 다음 밑술을 첨가해 발효시킨다. 이렇게 만든 술덧을 증류해 숙성시키면 소주가 된다. 증류식 소주를 만드는 대다수의 시중 양조장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효소제, 효모제를 이용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쓴맛을 잡기 위해 감미료도 첨가한다. 이렇게 만든 증류식 소주가 주정(에틸알코올)에 물을 타서 만드는 희석식 소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품질이 높다지만 제조과정에서 들어가는 여러 첨가물은 적잖은 불안요소다. 직접 만든 국산 밀누룩의 힘으로만 발효하고 다른 어떠한 것도 첨가하지 않는 미르25가 특별한 이유다.

고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전통방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술샘의 탄생배경을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술샘은 전통방식의 술빚기를 연구하는 한국가양주연구소에서 지도자과정까지 마친 연구자 다섯 명이 공동으로 설립했다. ‘배움’에서 시작한 곳이기에 여전히 ‘사업’보다는 ‘연구’와 ‘교육’에 초점이 맞춰있다.

신인건 생산자는 “이왕 배웠으니 가끔씩 모여서 누룩도 만들고 술도 빚어보자며 공부모임 개념으로 만든 것이 사업으로 이어졌다”며 “지금도 ‘매출을 어떻게 올려야 하나’라는 얘기보다 ‘어떻게 전통주를 알릴까’라는 논의를 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인들에게는 생경한 떠먹는 막걸리 ‘술샘이화주’를 복원해 공급하는 것이나 새로 건물을 지으면서 공간의 상당 부분을 교육장으로 확보한 점, 수천만 원대의 장비를 갖춘 연구실을 꾸민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생산부터 판매, 교육까지. 요즘 많이 회자되는 6차산업을 전통주로 구현하게 된 셈이다.

물론 연구와 교육도 사업의 단단한 토대 위에서만 오롯이 자리 잡을 수 있다. 문제는 높은 가격이다. 한살림에 공급되는 미르25의 가격은 1만 2,500원. 시중의 유명 증류식 소주와 비교해도 결코 싸지 않다. ‘100% 자연발효, 100% 수작업, 100% 우리쌀’을 원칙으로 지키는 상황에서 가격을 낮추기는 쉽지 않다. “효소제·효모제를 넣는 증류식 소주의 경우 일주일이면 완성되는데 술샘의 경우 숙성까지 거의 한 달이 걸립니다. 오래 걸리는 데다 생산은 낮고, 한살림 유기쌀로 만드니 재료비도 상당하죠.”

그런 그에게 한살림은 운명처럼 만나게 된 좋은 친구다. 일반 거래처와 비교할 수 없이 높고 까다로운 한살림의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애를 먹었지만, 그 과정이 있었기에 더 믿음이 생겼다며 웃는다. “단순히 고급화 전략으로 가기 위해서라면 백화점이나 면세점에 납품하는 것이 더 낫죠. 하지만 좋은 술을 빚기 위해 들인 노력과 가치를 알아줄 수 있는 분들이 많은 곳이라 믿기에 한살림과 만남이 더욱 기대됩니다.”

그와의 대화에서는 유독 ‘만남’, ‘사람’ 등의 단어가 많이 등장했다. “술샘에 자주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와서 누룩과 식초, 술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시고, 체험도 하고, 우리가 처음 마음 먹은대로 잘하고 있는지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글ㆍ사진 김현준 편집부

 

 

술샘의 ‘미르25’와 ‘술샘이화주’가 특별한 까닭은?

1. 전통의 맛을 제대로 복원했습니다.
미르25와 술샘이화주 모두 문헌상으로 내려오던 전통주 제조방식을 그대로 복원해 만들었습니다. 미르25는 1450년대에 쓰여 현존 최고(最古)의 요리저서로 꼽히는 산가요록(山家要錄)에 기록된 우리나라 최초의 소주 제조법을 이용해 빚었습니다. 술샘이화주는 동국이상국집, 한림별곡, 산림경제 등 다수의 문헌에 등장, 고려시대 상류층이 즐기던 술을 복원했습니다. 미르25와 술샘이화주에는 수백년을 내려온 술의 향기가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2. 온전히 누룩의 힘으로만 만듭니다.
시중의 전통주 대부분은 제조과정에서 효소제와 효모제를 첨가합니다. 효소제를 통해 전분을 100% 당분으로 만들고 여기에 다시 효모제를 섞어 100%의 알코올을 뽑아내는 방식입니다. 당분 100%가 알코올로 바뀌면서 생겨나는 쓴맛을 잡기 위해 감미료까지 이용합니다. 술샘은 직접 제조한 천연누룩의 힘으로만 술을 빚습니다. 전분 100%가 알코올로 바뀌지 않아 생산성이 높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전분(쌀)이 당분으로, 다시 알코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각각 남은 쌀의 향과 당분의 달콤함 덕분에 자연스럽게 이끌어낸 술의 맛을 제대로 느끼실 수 있습니다.

3. 증류 방식이 다릅니다.
미르25와 술샘이화주는 대기압을 유지한 상태에서 증류하는 상압증류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압력을 낮춰 증류하는 감압증류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에서 끓기 때문에 깔끔한 맛은 덜하지만 재료 특유의 맛과 향이 알코올에 함께 담깁니다. 최근 일본에서도 상압증류를 이용한 술로 점점 전환하는 추세라 합니다. 쌀과 누룩의 본래 향과 맛을 즐겨보세요.

4. 100% 한살림 유기쌀로만 만듭니다.
술샘은 100% 우리쌀을 이용해 술을 빚습니다. 특히, 한살림에 공급되는 미르25와 술샘이화주만큼은 한살림 유기쌀로 만들어 더욱 특별합니다. 술 한 잔 마시며 우리 농업을 살릴 수 있는 미르25와 이화주. 오늘 저녁 한 잔 어떠신가요?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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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 한사람’이,
다시 한살림 ‘밥’ 운동!

 

2018 한살림연합 제8차 정기 대의원 총회 공고

 

한살림연합 정관 제25조, 제26조 및 제28조에 의거
2018년도 한살림연합 정기 대의원 총회를 다음과 같이 개최하오니 대의원께서는 바쁘시더라도 꼭 참석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시 : 2018년 3월 7일(수) 오후 1시
장소 : 대전 청소년위캔(We Can)센터 1층 대강당

의안

1 정족수 확인 및 개회선언
2 의사록 서명 및 회의록 작성 서기 선출
3 전차회의록 낭독 및 승인
4 의사일정 확정
5 부의안건 심의
가. 2017년도 감사보고 승인
나. 2017년도 사업보고 및 결산 승인
(2017년도 잉여금 처분(안) 승인 포함)
다. (주)한살림우리밀제과 2017년도 사업 및 결산 보고
라. (유)도서출판한살림 2017년도 사업 및 결산 보고
마. 2018년도 연합 분담금 책정(안) 승인
바. 2018년도 사업계획 및 예산(안) 승인
사. 2018년도 출자금 조성(안) 승인
아. (주)한살림우리밀제과 2018년도 사업계획(안) 및 예산(안)
자. (유)도서출판한살림 2018년도 사업계획(안) 및 예산(안)
차. 회원규약 및 임원선출 규약 개정(안)
카. 임원 선출(안)
타. 전국조직 개편(안)
파. 의사록 기명날인인 선임
하. 기타 : 생명농업, 건강한 밥상을 위한 결의문
6 폐회 선언

 


오시는길/연락처

주소 : 대전시 동구 대전천동로 508 대전 청소년위캔센터 1층 대강장
전화 : 042-222-0924~5
팩스 : 042-222-0940


 

2018년 전국 한살림 정기대의원총회 일정 안내

목, 2018/02/2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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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자연, 도시와 농촌이 더불어 사는 생명세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재단법인 한살림재단에서 다양한 시민활동현장을 대상으로 아래와 같이 ‘생명밥차’ 지원사업을 아래와 같이 공모하오니 많은 신청 바랍니다.

밥차 이용 기간 2018. 09. 01.(토) ~ 2018. 09. 30.(일)
접수 기간 2018. 07. 23.(월) ~ 2018. 08. 12.(일)
선정 결과 발표일 2018. 08. 17.(금) 오후 6시, 한살림재단 홈페이지에 게시

 

○ 지원대상

⋅공익적 가치를 지향하는 모임 또는 단체의 다양한 시민사회 활동 및 현장

※ 제3자가 지원대상을 추천하는 것도 가능

 

○ 지원내용

⋅신청 건별 1회 1식 8,000원 기준으로 최대 200명까지 지원

 

○ 지원방식

⋅한살림재단에서 신청일 해당 장소에 밥차 직접 지원

※ 신청단위에서 자체적으로 식사를 준비할 경우 식재료 및 식대 지원 가능

 

○ 신청방법

⋅신청서 다운로드: 한살림재단 홈페이지(http://hansalimfoundation.org)

⋅신청 접수: 이메일([email protected]) 접수

 

○ 심사기준

⋅활동 내용의 공익성

⋅활동 주관 단위의 신뢰성

⋅지원의 효과성

 

○ 결과보고

⋅사업 종료 후 1주일 내에 한살림재단에서 제시한 소정의 양식에 따른 결과물을 메일([email protected])로 제출

 

○ 기타사항

⋅최종 선정 후 활동 일정이나 내용을 변경해야 할 경우 반드시 한살림재단과 사전에 협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출 내용에서 사실과 다른 사항이 발견되는 경우 향후 한살림재단에서 진행하는 모든 지원 사업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 2018년 생명밥차’ 전체 일정()

구분 접수기간 심사일정 발표일 밥차 이용기간
9월 07/23 ~ 08/12 08/13 ~ 08/17 08/17 09/01 ~ 09/30
10월 08/20 ~ 09/07 09/10 ~ 09/14 09/14 10/01 ~ 10/31
11월 09/24 ~ 10/12 10/15 ~ 10/19 10/19 11/01 ~ 11/30
12월 10/22 ~ 11/09 11/12 ~ 11/16 11/16 12/01 ~ 12/31

* 상황에 따라 세부 일정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 문의

⋅한살림재단 02-6715-9456, [email protected]

화, 2018/07/2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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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자연, 도시와 농촌이 더불어 사는 생명세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재단법인 한살림재단에서
다양한 시민활동현장을 대상으로 아래와 같이 ‘생명밥차’ 지원사업을 아래와 같이 공모하오니 많은 신청 바랍니다.

밥차 이용 기간 2018. 08. 01.(수) ~ 2018. 08. 31.(금)
접수 기간 2018. 06. 25.(월) ~ 2018. 07. 15.(일)
선정 결과 발표일 2018. 07. 20.(금) 오후 6시, 한살림재단 홈페이지에 게시

 

○ 지원대상

⋅공익적 가치를 지향하는 모임 또는 단체의 다양한 시민사회 활동 및 현장

※ 제3자가 지원대상을 추천하는 것도 가능

 

○ 지원내용

⋅신청 건별 1회 1식 8,000원 기준으로 최대 200명까지 지원

 

○ 지원방식

⋅한살림재단에서 신청일 해당 장소에 밥차 직접 지원

※ 신청단위에서 자체적으로 식사를 준비할 경우 식재료 및 식대 지원 가능

 

○ 신청방법

⋅신청서 다운로드: 한살림재단 홈페이지(http://hansalimfoundation.org)

⋅신청 접수: 이메일([email protected]) 접수

 

○ 심사기준

⋅활동 내용의 공익성

⋅활동 주관 단위의 신뢰성

⋅지원의 효과성

 

○ 결과보고

⋅사업 종료 후 1주일 내에 한살림재단에서 제시한 소정의 양식에 따른 결과물을 메일([email protected])로 제출

 

○ 기타사항

⋅최종 선정 후 활동 일정이나 내용을 변경해야 할 경우 반드시 한살림재단과 사전에 협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출 내용에서 사실과 다른 사항이 발견되는 경우 향후 한살림재단에서 진행하는 모든 지원 사업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 2018년 생명밥차’ 전체 일정()

구분 접수기간 심사일정 발표일 밥차 이용기간
6월 04/23 ~ 05/11 05/14 ~ 05/18 05/18 06/01 ~ 06/30
7월 05/21 ~ 06/15 06/18 ~ 06/22 06/22 07/01 ~ 07/31
8월 06/25 ~ 07/15 07/16 ~ 07/20 07/20 08/01 ~ 08/31
9월 07/23 ~ 08/10 08/13 ~ 08/17 08/17 09/01 ~ 09/30
10월 08/20 ~ 09/07 09/10 ~ 09/14 09/14 10/01 ~ 10/31
11월 09/24 ~ 10/12 10/15 ~ 10/19 10/19 11/01 ~ 11/30
12월 10/22 ~ 11/09 11/12 ~ 11/16 11/16 12/01 ~ 12/31

* 상황에 따라 세부 일정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 문의

⋅한살림재단 02-6715-9456, [email protected]

월, 2018/06/2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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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와 소비자를 호혜적으로 잇는 온라인 직거래 금융플랫폼 한살림펀딩이 2018.5.23 정식 오픈하였습니다.
다수의 호혜적 투자자로 부터 투자를 유치하여 수매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친환경생산지들에게 자금을 조달하는 P2P(Peer to Peer) 방식의 핀테크 금융서비스인 한살림펀딩 투자에 참여해 주세요.

 

 

 

  • 투자개요
구 분 내용
투자자격 한살림펀딩에 관심있는 개인 및 기업, 단체
투자기간 1년 이내
투자제한 10만원 이상, 개인일반 최대 2천만원, 법인제한없음
투자금리 연 4.4% 이내 (세전,수수료 포함)
상환방식 만기일시상환, 월균등상환
수수료 플랫폼 수수료 건당 0.2% , 출금수수료 무료

 

  • 투자한도
구 분 조 건 투자한도
개인투자자 개인 투자자 투자자 인증 동일차입자 5백만원

연간 총 2천만원

소득적격 투자자 이자‧배당소득 2천만원 초과

사업근로소득 1억원 초과

동일차입자 2천만원

연간 총 4천만원

개인전문 투자자 금융투자업자 계좌개설 1년

금융상품 잔고 5억원 이상

전년도 소득 1억 이상 또는

재산가액 10억원 이상

투자한도없음
법인투자자 법인사업자

 

본 투자는 원금과 수익을 보장하지 않으며,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에 따라 원금이 손실될 수 있습니다.

여 및 문의

 참여방법: 온라인 회원가입 → 투자자인증 → 예치금입금 → 투자실행  (예치금 한도내)
–  문의: 한살림펀딩(주) P2P금융운용팀 박종찬
* Tel: 02-6715-0834, HP: 010-4225-3890, E-mail: [email protected]

목, 2018/05/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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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의 길에서 만난 이 사람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

 

개발로 인해 파괴되는 존재
그가 대학원에서 공부를 마쳤을 즈음은 새만금 개발로 사회가 시끄러울 때였습니다. “갯벌이 사라지면서 여성 어민이 자립해 살 수 있는 기회가 없어졌어요.
그들은 갯벌에 의지해 주체적으로 살아온 여성들이었는데 그 삶이 박탈당한 거예요. 성장과 개발 논리에 밀려 파괴되고 사라져가는 생명들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환경이라는 문제를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보게됐죠.”
자신의 노동이 특정 기업에 이익을 가져다준다거나 사회를 개발해서 뭔가를 파괴하는데 쓰이는 것을 원치 않았던 그였기에, 1999년 창립 모임부터 함께 하며 에코페미니즘을 기조로 여러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여성환경연대에서의 활동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습니다.

“에코페미니즘은 여성과 자연을 동일하게 인식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인간이 자연을 자원으로만 보고 필요한 대로 이용하고 파괴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남성도 여성을 열등하고 감정적이므로 통제해야 하는 존재로만 보아왔죠. 우리는 이런 차별과 억압, 위계를 깨뜨리고 자연과 인간, 여성과 남성이 모두 공존할 수 있는 방식의 평등을 지향해요.”
 
왜 생리대인가?
여성환경연대는 지난해 일회용 생리대의 유해성 물질 조사로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생리대는 인구의 절반인 여성들이 약 40년 동안 쓰는 물건인데, 그동안 여기에 어떤 물질이 들어있는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사람도, 조사를 요구한 사람도 없었어요. 환경운동 내에서도 여성의 문제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겨졌던 것이죠.”
이제 여성들은 더 건강한 생리대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여성환경연대는 생리대 뿐 아니라 화장품, 세제 등 여성의 건강과 직결된 분야를 운동의 주요 의제로 삼고, 환경, 생태, 순환, 먹을거리, 공동체 등의 가치가 중심이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역시 직접 텃밭 농사를 지으며 음식물 쓰레기로 퇴비를 만들어 쓰고, 2007년부터 살고 있는 성미산마을에서 사무실이 있는 당산동까지자전거로 출퇴근을 합니다.
생활과 운동이 일치하는 삶입니다.
 
노동과 돌봄은 모두 중요하다
“오랫동안 여성들이 평등을 확보하는 방식은 남성처럼 직장에 다니고 돈을 버는 것이었어요.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지위를 얻고 동등한 임금을 받는 것은 물론 여전히 중요한 문제예요.
하지만 임금노동에만 동등하게 참여하는 것이 과연 평등일까요?” 그는 평등의 기준을 성장, 개발, GDP 등 경제적 수치에만 두어선 안 된다고 말합니다.
평등이 돌봄, 살림, 공동체 영역까지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끼니를 준비하고, 노인과 아이를 보살피고, 소외받는 이웃과 만나는 일은 화폐가치로 교환되지는 않지만 우리 삶에 꼭 필요한 노동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런 삶의 활동에 성별의 구분 없이 모두가 참여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임금노동 시간 단축이 꼭 필요하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여성이 사회적 활동을 더 많이 하게 된 것처럼 남성도 돌봄과 살림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길 바라요.
육아휴직뿐 아니라 기본소득과 같이 더 큰 사회적 준비와 패러다임의 변화도 있어야겠죠. 이제 맞벌이 뿐 아니라 맞살림, 혹은 맞돌봄으로 가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남녀 모두가 살림과 돌봄, 공동체에 기여한다면 오히려 환경문제도 더 줄어들지 않을까요?”
 
생협운동, 새로운 한 걸음으로
그는 생협운동도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자연환경과 생태계가 건강해야 건강한 먹거리를 키울 수 있고, 아이가 함께 살아갈 친구나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필요한 일이에요.”

한살림은 오랜 시간 여성이 중심이 되어 생명 살림운동을 펼쳐왔습니다. 하지만 활동가 중에는 여성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돌봄 또한 여성의 영역으로만 국한되는 면이 있는 등 아직 많은 부분에서 성역할이 구분되어 있는 듯합니다.

1980년대부터 유기농업운동, 생협운동을 이끌어 온 주체가 한 가정의 엄마이자 아내였던 평범한 여성들이었듯, 자본주의와 가부장적 질서의 틀을 깨고 새로운 평등의 시대로 나아가는 중심에 다시 한 번 여성이 있길 바라봅니다.

 

윤연진 편집부 사진 신병곤

금, 2018/05/2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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