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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변시 재충전 이야기] 와덴해 갯벌에서 새만금을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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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변시 재충전 이야기] 와덴해 갯벌에서 새만금을 생각하다

익명 (미확인) | 수, 2016/03/02- 19:31

변화의 시나리오 여러 단위 사업들 중 거의 유일하게 활동가 개인을 지원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으로 2002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4년부터 [2015 변화의 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은 휴식 부문과 함께 해외연수 부문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5년 [해외연수] 부문에 총 8팀 22명의 활동가들이 선정되었고, 각자 활동하고 있는 이슈와 관련한 해외연수를 진행하였습니다.

 

명호 님은 생태지평연구소 장지영 님과 함께 덴마크(Esbjerg)-독일-네덜란드(Texel)로 연결되는 와덴해(Wadden Sea) 갯벌 세계자연유산지역을 방문하였습니다. 이번 연수를 통해 국내 갯벌 보전정책의 새로운 방향성을 고민할 수 있었고 국내 각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갯벌방문객센터에 적용 가능한 교육 프로그램 및 관리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갯벌 보호지역 관리시스템 선진화 지역 탐방 연수

"와덴해 갯벌에서 한국 갯벌의 보전방향을 모색하다"

 

드디어 다녀왔다. 2015년 아름다운재단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해외연수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와덴해를 탐방하고 왔다. 진행하는 연구소 업무는 물론이고 습지보전법 개정 및 설악산 케이블카 같은 각종 환경 현안이 있는 상황. 정말 일정대로 갈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지만, 언제 이런 기회가 있을까 싶어 눈 질끈 감고 다녀왔다. 결론? 일정을 소화하고 배워온 것이 너무 많다.

 

와덴해(Wadden Sea)!! 참 어려운 말이다. '와덴해'라고 말하면 보통 열에 아홉은 그게 어디냐고 묻는다. 하지만 국내의 환경운동 특히 연안습지(갯벌) 보전활동을 담당하는 활동가에게는 매우 교과서적이면서 사전적인 곳이다. '교과서적'이라 함은 국내 갯벌 보전 정책의 선진화된 모델을 찾아볼 수 있다는 의미이고, '사전적'이라 함은 갯벌 관리정책의 모델을 발견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재충전 명호

와덴해는 총 면적이 11,500㎢ 이고 이중 4,500㎢가 갯벌다.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3국이 공동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남한)의 갯벌 총 면적이 2,500㎢이고 북한이 약 2,300㎢로 알려져 있으니 와덴해 갯벌의 면적은 남북한 갯벌 전체를 합한 면적과 비슷하다. 이 곳을 13일 동안 둘러보면서, 그들의 보호관리 시스템과 운영체계를 살펴보았다.

 

와덴해 갯벌은 1)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온전히 보전되고 있는 갯벌이고, 2) 전체 지역의 지형적 발전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으로 다양한 생태계 및 생태군이 존재하며, 3) 연간 약 1,000~1,200만 개체의 이동성 조류의 중간기착지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와덴해는 보호가 ‘잘 되거나 아주 잘 되거나’로 구분되며, ‘국가별로는 국립공원 및 자연보호구역’으로 관리되고 있고, 3국간의 협력 속에서 현재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체제 하에서 보전 및 관리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새만금 갯벌처럼 세계적으로 중요성을 인정받은 갯벌을 간척으로 망치고서도 문제의식이 없는 한국사회와는 참으로 다르다.

 

이번 방문 지역은 3국에 걸쳐 있고 대부분 해안 시골지역이다. 이 때문에 차량을 렌트해서 이동했는데, 와덴해 전체 보호 및 관리를 총 책임맡고 있는 ‘와덴해 공동사무국’ 관계자도 이런 일정을 놀라워했다.와덴해를 직접 관리하는 담당자이지만, 정작 자신들도 한번에 덴마크에서부터 네덜란드까지 전체 와덴해 지역을 돌아본 경험은 없다고 한다.

 

3국을 모두 살펴본 지금, 몇 가지의 내용들이 중요하게 다가온다.

 

재충전 명호

  

갈등이 아닌 사회적 합의를 중요하게 판단하는 덴마크에서는 와덴해의 출발지인 에스비에르(Esbjerg)와  Blavand, Tønder 자연복원지역, Rømø섬의 Tønnisgard 자연센터 지역 등을 살펴보았다.

 

덴마크의 많은 방문자센터와 교육프로그램 등도 놀라웠지만, 덴마크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오랜 사회적 합의 과정이었다. 덴마크 환경부 관계자는 "개발 사업이든 보전 사업이든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진행할 수 없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까지 오랜 기간 논의를 진행한다. 다만 시간이 얼마나 소요되던, 합의에 이르면 그 이후는 찬반 양측의 논쟁은 더 진행되지 않고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협의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하였다.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와덴해 보전을 위한 다양한 교육들이 방문자센터 등을 통해 진행되는데, 센터들에서 진행되는 환경교육이 학교교육 프로그램과 결합한 상태로 진행되며, 학교교육 일선의 선생님들이 일정 기간 센터에 파견되어 교육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다시 학교 교육 일선 현장에 적용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방문자센터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토의를 하면서 운영 및 프로그램의 개발 및 예산 확보까지 역할을 분담하여 실행한다.

 

수많은 갈등과 분쟁이 존재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이것이 가능할까 싶지만, 한국의 많은 갯벌방문객센터에서도 이런 과정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덴마크 일정 이후에 독일에서는 질트(Sylt)섬에서 시작해서, 갯벌국립공원관리사무소, WWF독일, 와덴해 3국 공동사무국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나부센터, 스피커욱 섬 등을 방문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갯벌 관련 교육의 장점을 살펴볼 수 있었다. 독일의 갯벌 체험학습은 갯벌의 생물다양성과 보전의 필요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교육 대상자 및 연령층에 따라 다양하게 준비된 교구재를 사용한다.

 

또 다르게 인상 깊었던 점은, 각각의 와덴해 보전센터마다 배치된 자원봉사자들이다. 이들은 어린이부터 대학생까지 생애주기별로 성장 과정에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이 곳의 자원봉사자들은 몇 시간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1~2개월 동안 이론교육 및 현장 실습을 통해 보전활동에 필요한 역량을 강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대학 입시 전쟁에 매여 공부 이외에는 터부시되는 우리사회, 대학 입학 이후에는 취업전쟁이 인생의 모두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한국에서 이런 시스템을 어떻게 도입할지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재충전 명호

 

마지막으로 독일 어느 지역의 박물관이나 갯벌센터나 모두 일반 대중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과학적 지식과 기술의 응용이 대단히 놀랍도록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죽어있는 박제가 아닌 갯벌 생물이 그대로 센터 안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실외든 실내이든 동일한 교육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의 적절한 배치, 작은 가정집을 방문자 센터로 이용할 수 있는 섬세함. 박제를 중심으로 전시되는 한국과 비교되는 상황이었다. 

 

재충전 명호

 

독일 일정 중에 황망한 일도 겪었다. '퇴닝'이라는 지역에서 전세계 갯벌센터의 모델이라 할 수 있는 물티마(Mutimar)를 방문하였을 때, 이 기관의 전문가가 ‘한국의 새만금 갯벌 상황’을 물어왔다. 한국 사람들도 궁금해 하지 않는 한국의 갯벌. 이 먼 독일에 와서 그 질문을 받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에, 그리고 세계적인 갯벌을 간척사업으로 망치는 것을 막지 못했다는 자괴감 때문에 더욱 그랬다. 당혹스럽게도 이 질문은 당가스트(Dangast) 갯벌국립공원센터 관계자에게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그만큼 ‘갯벌’을 주제로 한 한국과 와덴해 3국 사이에 교류협력의 역사는 상당히 깊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독일 일정 중에는 가장 기억될 곳으로 스피커욱(Spiekeroog) 섬이 있다. 섬 전체 인구 800명에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자동차는 5대가 전부이고, 모두 도보 혹은 자전거로 이동하며 한국과 같은 유흥시설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로지 갯벌과 염습지가 모두인 동네. 그렇게 불편한 섬이지만 독일 전직 대통령들의 휴양지. 연간 18만명이 방문하고, 하루 관광객은 3천여명으로 제한하는 특이한 지역이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유치행사를 하는 한국의 상황과 비교할 때, 재밋거리가 없는 이곳에 왜 이리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까? 한국의 휴가 문화와 달리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자연의 일부가 되어버리는 이들의 문화는 어디서부터 기인한 것인지 궁금했고, 한국의 갯벌센터가 있는 지역에서도 적용 가능한지 계속 고민이 되었다.

 

이번 연수의 마지막 일정은 국토 면적의 40%가 해수면보다 낮은 나라 혹은 간척의 나라로 알려진 네덜란드다. 텍셀(Texel)섬 역시 네덜란드의 주요 자연보호지역이며, 최대의 관광지인 동시에 에코마레(Ecomare)라는 유명한 물범보호센터가 있는 곳이다. 이 곳을 방문하는 탐방객들은 텍셀섬의 역사에서부터 생태, 네덜란드의 해양 생태계와 기후변화 등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물범 등을 직접 관찰할수 있는데, 한국처럼 동물쇼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서 위험에 빠진 물범과 물새들을 구조하고 치료하는 과정에 대한 소개와 해양 포유류의 생애 특성 등에 대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이들을 돕기 위한 다양한 방식의 모금활동 등도 활발하다. 이곳에 온 물범 대부분이 고아 혹은 백내장 같은 질병에 노출된 개체가 많다. 에코마레 센터는 이들을 일정정도 보호 및 치료를 통해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자연으로 돌려보낼 수 없을 정도로 건강상태가 심각한 개체들은 센터에서 관리하면서 자연상태에 있는 동물들을 보전하는 데 기여한다.

 

 

글ㅣ사진  명호, 장지영 (생태지평연구소)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은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지원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더불어 함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과 사회를 변화로 이끄는 <변화의 시나리오>와 함께해 주세요! [1%기금] 더 보기



창+문 변화사업국 변화사업박정옥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와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눔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눔이 우리 사회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창과 실천할 수 있는 문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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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 밀린 건보료 대신 내드립니다! 

- 생계형 건강보험료 체납자 지원사업 -



2015년 5월 9일, 아름다운재단은 돈이 없어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한 생계형 건강보험료(이하 건보료) 체납자 지원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생계형 건보료 체납자 지원대상은 월 보험료 5만 원 이하 생계형 체납자 중 의료기관을 이용해야 하거나 체납보험료 때문에 통장이 압류된 경우입니다. 청소년이나 어르신이 있는 가정, 한부모가정, 임산부, 차상위계층, 장기 체납자 등은 우선 지원대상입니다.




건보료 체납은 도덕적 해이? NO!


흔히 건보료 체납 문제를 ‘고액 체납자의 도덕적 해이’로 이해하는 통념이 있지만 사실 대다수 생계형 건보료 체납자는 소득 자체가 없거나 매우 적어 보험료를 내기 어렵습니다. 특히 6개월 이상 건보료를 내지 않은 체납자들은 건강보험 급여도 제한받아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생계형 건보료 체납자는 급여 제한으로 인해 병원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재산 가압류, 통장 거래 중지, 연대납부 의무 등으로 체납자의 자녀들까지 경제적으로 자립하기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처하게 됩니다. 체납자를 구제하는 보험료 경감 제도 등이 있지만, 인지도가 낮아 잘 활용되지 못하는 실정이기도 합니다.

 

지난해의 저소득층(건보료 5만 원 이하) 체납가구는 약 94만 세대로 추산되며,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부양 가구원이 평균 0.9명인 점을 고려하면 체납자는 약 180만 명에 달합니다. (출처 - 건강보험공단)

 

이들이 한 달 치라도 건보료를 분납하면 일시적으로 건강보험 급여 제한이 해제돼 병원을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누구나 건강할 권리가 있다!
 
아름다운재단은 건강세상네트워크, 주빌리은행 등과 함께 내년 1월까지 1억 원을 들여 지속해서 체납자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달부터 지원 대상자를 모집해 분납액 1회분 (최대 100만 원)을 지원하며, 건강보험제도의 사각지대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활동도 펼칠 계획입니다. 집단 민원을 통한 생계형 체납보험료 결손처분 운동, 생계형 건보료 체납자 실태조사 및 제도개선 연구, 생계형 건보료 체납자 건강권 포럼 등을 진행합니다.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자 상담센터 홈페이지<생계형 건강보험 체납자 상담센터 홈페이지>



생계형 건강보험료 지원사업 희망자는 홈페이지(www.healthforall.or.kr)에서 양식을 다운로드 받아 우편으로 접수하며, 자세한 내용은 전용 상담센터를 통해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 (☎ 02-6339-6677, 02-1661-9736) 






 고인돌 변화사업국 변화사업팀권연재

  아름다운재단에서 배분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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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6/05/3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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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나리오 여러 단위 사업들 중 거의 유일하게 활동가 개인을 지원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으로 2002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5년에도 어김없이, [2015 변화의 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휴식] 부문에 총 11팀 22명의 활동가들이 선정되었고, 동료들과 혹은 가족들과, 또는 혼자 각기 다양한 방식으로 쉼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이야기들을 함께 나눕니다.

 

정은진님은 동료인 라은영, 김태현님과 함께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다녀왔습니다. 애초 계획은 태국 방콕, 무꼬수린 등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무꼬수린의 개장시기와 맞지 않아 평소 관심이 있었으나 쉽게 가볼 엄두를 내지 못 했던 유럽의 도시를 방문하였습니다. 이번 여행은 안산 활동가로서의 일상을 잠시나마 내려놓고 온전히 ‘나’로 지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하네요.

 

 

여기가 아닌, 어딘가 다른 세계로

 

VIA MOSCOW

 

우리 일행 모두 유럽은 처음이었다. 항공권에 찍혀있는 'MOSCOW', 'BARCELONA'가 낯설게 느껴지긴 했지만, 비행기를 타고 나서도 유럽에 가는 것이 실감 나지 않았다. 시간을 거슬러 가는 비행기 안에서 2시간 넘게 이어지는 지평선 노을을 보며 어딘가 다른 세계로 가고 있다는 기분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회색도시라는 선입견

 

왠지 모스크바를 생각하면 막연하게 회색빛 눈보라가 떠올랐다. 게다가 한겨울의 모스크바라니. 생각만 해도 온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지만 그래서 더더욱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그렇게 첫발을 디딘 모스크바는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었다. 하늘은 쨍하니 맑았고 건물들은 알록달록 동화 속 궁전처럼 화려했으며 요새와도 같은 지하철역은 아름다운 미술품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바삐 걷는 사람들로 가득 찬 거리는 생동감이 흘렀다.

 

 

재충전 정은진레닌 묘 앞 / 역사박물관 / 바실리 성당 / 아르바트 거리

 

 

TO BARCELONA

 

바르셀로나의 첫인상은, 주인이 정성 들여 다듬고 쓸고 닦아 반짝반짝 빛이 나는 아주 예쁘고 소박한 고택에 초대받은 기분이었다. 물론 여기저기에서 들은 대로 반려견들의 배설물 지뢰가 곳곳에 나타나고 가끔 악취에 코를 싸매 쥐는 일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느낌은 도시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오래된 건물들은 잘 보존되고 새로 지어지는 건물들은 이전 건물들과 이질감 없이 디자인되어 도시 전체의 이미지를 일관되게 만들고 있었다.


무질서하게 매달린 간판도 없고 가게마다 경쟁하듯 질러대는 음악소리도 없었다. 거리마다 사람이 넘쳐나 걷기조차 힘들 때도 있었지만 왠지 느릿느릿한 여유가 느껴지는 희한한 매력이 있는 도시였다.

 

 

재충전 정은진오스카광장 / 람블라스 거리

 

 

맛있는 음식은 보약

 


바르셀로나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시장에 가서 로컬푸드를 한 아름 사오는 것이었다. 주방용품이 완벽히 갖춰진 숙소의 부엌을 충분히 활용하려는 목적 외에도 신선한 스페인의 과일과 채소를 마음껏 맛보겠다고 다짐한 이유도 있었다. 100년이 넘은 바르셀로나의 전통시장은 현지인과 관광객들로 붐볐다. 시장의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매대에 아기자기 진열된 갖가지 먹거리들에 정신을 파느라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시장에서 사온 올리브와 토마토, 초록 채소들과 염소치즈, 하몽으로 냉장고를 그득히 채웠다. 마음이 가벼워지니 몸도 가벼워졌는지 아침마다 바지런히 몸을 움직여 하몽 샐러드며 스테이크샐러드를 만들어 크루아상과 커피를 곁들여 아침을 먹었다.

 

스페인에 오면 누구든 한 번쯤은 맛보게 되는 타파스는 우리의 주된 외식 메뉴였다. 여러 종류의 음식을 조금씩 담아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참 매력적이었다. 또 먼 나라에서 쌀 요리를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주던 빠에야도 즐겨 먹었다. 

 

 

색으로 가득한

 

바르셀로나 곳곳을 돌아보며 '이렇게 많은 색깔이 세상에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케리아 시장에도, 가우디의 건축물에도 색채가 그득그득했다. 색이 넘쳐나는 풍경을 보고 있자면 우리들 마음에도 생기가 도는 것 같았다. 마음은 더 가벼워지고 웃음도 조금 더 많아졌다.

 

 

창문에 빛이 아름답게 스미고 있다

 

 
과거로 걷는 시간

 

몇 백 년 묵은 건물은 그야말로 골목을 돌아 들어갈 때마다 하나씩 나타나고 천년이 넘은 건축물들도 바르셀로나 사람들과 아무런 위화감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바르셀로나 근교 타라고나에서 만난 로마시대 경기장과 수도교를 보았을 땐 그 규모와 기술에 어쩐지 기가 죽는 것도 같았다.

 

몬세라토 수도원 풍경수도교 / 몬세라토

 


1,000년 전에 지어졌다 나폴레옹에 의해 부서지고 다시 지금으로부터 150여 년 전 지어진 몬세라트산의 수도원. 가우디나 수비라치 등 스페인의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몬세라트 산. 그곳에 있으니 위로받고 구원받는 느낌이 들었다. 종교가 없음에도 오랫동안 머무르고 싶은 조용하고 평안한 몬세라트가 그립다.

 

 

가우디

 

개인 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100년 넘게 계속 지어지고 있는 성당 등 경이로운 기록을 가진 가우디의 작품은 바르셀로나 거리를 조금만 걸어도 우연히 스쳐 지나며 볼 수 있다. 아름답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비범한 가우디의 건축물들은 그냥 건축물이 아니라 요리조리 꼼꼼히 뜯어보고 만져보며 느껴야 하는 예술작품이다. 돌 하나 허투루 놓지 않았던 엄격함, 오만가지 상징과 비유를 작품에 담은 천재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자연물을 건축물에 구현한 독창성, 학교를 지어 일꾼들의 자녀를 돌보던 따뜻함을 모두 갖춘 안토니오 가우디. 그가 정말 훌륭한 이유다.

 

 

가우디가 지은 성당 내부, 창문이 아름답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도시

 

여행 막바지에 들른 구엘 성당은 가우디의 든든한 지원자였던 구엘이 방직공장 노동자들을 위해 만든 마을의 성당이다. 그 작은 마을엔 노동자들의 공동주택과 병원, 학교, 극장 등 소박하지만 없는 게 없었고 방직공장에 근무했던 젊디젊은 노동자들은 호호백발  노인들이 되어 여전히 마을에 살고 있었다. 


관광안내소에 마을의 역사와 방직공장의 메커니즘을 배울 수 있는 작은 전시관이 있어 들어가 보았다. 방직공장 단지를 미니어처로 만들어놓고 버튼을 누르면 해당 공장에 불이 들어오는 전시가 있었다. 무심코 '염색 파트'를 눌렀는데 갑자기 앞에 있는 영상모니터가 켜지며 머리가 하얗게 센 할머니가 나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염색 파트는 어떤 일을 하는지 퇴근한 후엔 무얼 했는지, 아이들은 어떻게 돌봤는지 등등. 당시 생활상을 조금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기획이었다. '옷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따위의 그저 그런 전시라고 생각했는데 참 재미있게 꾸며져 있어 꼼꼼히 둘러보고 나오게 되었다.


FC 바르셀로나에 우연히 들렀다 협동조합 전시관을 둘러보았다. 협동조합과 축구팀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잘 꾸며진 전시관이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모든 자랑거리의 중심에 '숫자'가 아닌 '사람'이 있다는 것이었다. '몇 번 우승'이 아니라 그 우승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 '협동조합이 이래저래 훌륭하다'가 아닌 '협동조합에 누가 있는지'에 촛점이 맞춰져 있는 점에 감명을 받았다.

 

언젠가는 다시 바르셀로나에 가게 될 것 같다. 떠들썩하면서도 차분하고 화려하면서도 소박하며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이 사는 도시, Adios!!

 

글 / 사진 : 정은진 (안산민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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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자 표시
목, 2016/03/1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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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을 가득 채운 변화의 시나리오. 그 시나리오들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우리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을까요? [2015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 그 결과들을 공유합니다. 미미하지만 꾸준히 우리 사회를 변화시켜나갈 작은 움직임들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합니다.

 

전쟁없는세상프로젝트 B 지원사업으로 2015년 무기박람회 반대 캠페인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캠페인은 2년에 한 번 서울에서 열리는 ADEX 및 다른 모든 무기박람회에 저항하는 것을 통해 무기거래의 문제점을 드러내고자 하는 캠페인입니다. 2015년에는 무기 산업과 무기 산업에 저항하는 사회 운동에 대한 국제세미나를 진행하고, 2015 ADEX에서 전쟁수혜자들을 폭로하고 무기 거래를 중단시키기 위한 직접행동을 진행하였고 이를 통해 많은 활동가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전쟁수혜자자활동에 관한 국제세미나 참가자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전쟁 수혜활동에 대한 저항

  

사실 세미나의 내용과 성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참여한 것이 아니었다. 영어 까막눈인 내가 일정표를 영어로 받았기 때문이다. 강정마을의 주간 지킴이회의 때 친구로부터 내용을 공유 받을 때도 아덱스라는 단어가 많이 나왔지 전쟁수혜활동이라는 표현은 없었다! 일단 믿고 참여하는 전쟁없는세상의 프로그램이니까 재미는 있겠지!! 하며 참여를 고민했을 뿐...


이 국제 세미나 일정에 참여하기 전에 강정마을을 방문했던 팔레스타인 청년활동가 카람과 직접행동에 대한 워크숍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만 제대로 알고 있었던 사실이었다. 그나마도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는 채 참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의 대책없음에 정신이 아득해진다.

 

간만에 육지로 나온 것이라 느긋하게 움직이려고 일찍 도착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영어로 진행되어 알아듣지도 못하는 주최 측 내부회의에 들어가 알아듣는 척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을 시작으로 그렇게 전체 일정에 빠져들었다. 다양한 국적의 평화활동가들에게 강정의 친구들과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져 말은 안통했지만 친근함을 느꼈다. 어찌나 눈빛들이 상냥한지. 전날 저녁 한글로 된 자료집을 받고 눈이 번쩍 뜨였는데 세미나의 모든 주제가 놓칠 수 없는 주제들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진행하기로 한 워크샵 준비도 안 했는데 세미나를 빠질 수 없게 된 위급한 상황이 되었다.

 

해군기지 완공을 코앞에 둔 강정마을에서 ‘군사화’라는 화두는 매우 중요한 문제지만 군사화에 대한 경험이 없던 내겐 막연한 문제였다. 사실 현재에도 그렇다. 전쟁 수혜자 혹은 수혜 활동이라는 표현은 아직 낯설다. 하지만 전쟁이 정권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경우도 있고 무기를 제작하고 판매/수출하면서 이윤를 축적하는 때가 있다는 것은 분명히 안다. 전쟁 수혜라는 단어는 저항활동의 대상과 목적을 분명히 알게끔 해주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좋아져서 대부분은 이미 인터넷상으로 약간씩 접한 내용이었지만 세부 분야의 활동을 주체에게서 직접 들으니 더 생생하고 가깝게 다가왔다.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나라들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의 원인이 같다니 그 어마어마한 규모에 막막함이 더해지는 듯 하고 세계 각지에서 같은 맥락으로 함께 저항하고 있구나 싶어 힘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전쟁없는세상조르디 까르보 루팡게스 / 델라스 평화연구소

 

스페인, 델라스평화연구소의 조르디의 발표로 ‘전쟁수혜활동’의 정의를 뚜렷하게 처음 받아들이게 되었다.


“전쟁수혜활동은 개인적 부의 축적과 방위산업의 경제적 이익 극대화를 엄격하게 추구하는 태도를 낳고, ‘신자유주의적 군사주의’를 형성한다.”, “경제적 이윤은 전쟁 일부이며, 전쟁은 또한 이윤을 위해 수행된다.”


이 군사경제사이클은 민간부분의 지원 없이 국방차원의 지원만으로 유지될 수 없다. 또 민간무기업체의 활발한 활동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생산과 거래, 그리고 사용. 이 모든 단계와 경로에서 주체가 누구인지, 투입된 자본이 민간인지 공공재원인지를 꼼꼼하게 분석해야 할 정도로 정교하게 얽혀져 있다. 각 단계와 경로를 추적하는 정보력에 왠지 모를 신뢰감이 상승했다.

 

베네수엘라, 평화연구소의 렉시스의 ‘군사화와 채굴산업의 관계’에 대한 발표도 매우 흥미로웠다. 이 시간에서는 ‘환경의 군사화’라는 표현이 신선하면서도 확 와 닿았다.


“사회의 군사화 없이 진행되는 채굴주의란 있을 수 없다. 군사화가 그러한 경향 일부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노천채굴이든 대규모 광산개발이든 언제나 군사화를 동반한다. 도시에 사는 이들에게는 잘 보이지 않겠지만 조금만 가까이 다가가면 환경의 군사화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는 ‘군사화’를 단지 어떤 국가에서 군대의 구성원을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것만이 아니라 군대의 가치관이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강정처럼 군대가 전면으로 드러나 명백하게 군사화에 저항하는 것을 넘어서 대규모 광산개발 사업을 반대하는 시위 등을 ‘환경의 군사화’에 저항하는 활동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강정의 해군기지 공사와 제주도의 제한 없는 개발공사로 인해 골재를 채취하기 위해서 곶자왈 등 보전해야 할 자연이 파괴되는 현상도 ‘환경의 군사화’로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해군기지’ 공사로 많은 자재가 동나고 있는 상황이니 제주의 자연이 파괴되는 명백한 원인으로 제주환경에 ‘군사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말이 된다. 라틴아메리카의 반군사주의자에게 주어진 다양한 과제들은 강정의 과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헤게모니적 발전모델로 자리잡은 채굴주의와 국가기구/지역의 군사화 사이에 존재하는 연결고리를 지속적으로 파헤치고 가시화하는 것”, 사회적으로는 물론 활동가들에게도 분명히 인식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현실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또, “‘좌파’와 ‘우파’간 이념논쟁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접근법과 분석을 제시하는 것” 일치율이 높아서 소름 돋았다.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전쟁없는세상타라 타바시 / 전쟁저항자연맹(WRL)

  

뉴욕, WRL 활동가 타라의 세미나 주제는 ‘경찰의 군대화’에 대한 것이었다. 시민을 대하는 경찰의 군대화는 시민을 적으로 대하고 탄압하는 역할을 한다. 내부의 적과 외부의 적이라는 경계가 흐려지는 것이다. 강정에서도 거의 매일 보게 되는 경찰들이 떠올라 확 관심이 갔지만 미국의 경찰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군사화된 편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너무 안일한 생각 같기도 한데 강정에서 경찰로부터 겪게 된 폭력은 너무 일상적이라 객관적으로 볼 수 없으므로 어쩔 수 없다. ‘어반실드’라는 세계 최대의 경찰특공대 훈련 및 전쟁무기 박람회가 2007년부터 개최되고 있고 올해부터 한국도 참여했다는 설명을 들었다.


“어반실드는 ‘인구밀도와 위험도가 모두 높은 도시지역’을 위한 ‘긴급상황 대비훈련’이라고 홍보하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긴급상황과 자연재해에 대한 두려움을 공략한다. 하지만 어반실드는 미 국토안보부의 후원으로 개최되기 때문에 훈련 시나리오, 워크숍의 주제, 박람회에 나오는 업체의 제품은 모두 ‘테러 위협과의 연관성’이 있어야만 한다. 간단히 말해 어반실드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와 신체적/정신적 응급상황에 대한 유일한 대책으로 군사주의를 홍보하는 국제 대테러 행사다.”


어반실드저지연대는 흑인 및 중남미계 지역사회의 군사화에 저항하기 위해 다양한 집단이 풀뿌리 차원에서 힘을 모은 특별한 사례라고 한다.


“경찰폭력과 군사화로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이들이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지만, 지역사회 조직과 전국조직이 모두 참여해 다양한 인종, 종교, 정치성향, 사회적 배경을 가진 구성원을 포괄한다. 연대의 목표는 ‘경찰의 군대화를 저지하고 우리 지역사회를 세계적 탄압 전술의 시험장으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폭력을 줄이고, 지역사회의 자기결정권을 확보하며, 지역사회 차원에서 국가폭력과 탄압에 맞서 지속해서 싸우는 것’이다.”


2014년 이 어반실드저지연대는 오클랜드 시장으로부터 더는 어반실드를 개최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표를 얻어냈지만 얼마 후 근교로 장소를 살짝 옮겨 계속 개최되었다. 올해 어반실드저지연대는 ‘미국의 시정부와 카운티정부가 특정 인종에 대한 탄압과 폭력에 협력하는 행위에 책임을 묻는다’는 목표에 따라 옮겨진 장소인 베이에어리어 주민 조직화에 나섰으며 옮겨진 장소에서의 어반실드 개최 전면 거부를 촉구했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올해 초 강정의 군관사 저지 투쟁 즈음에 제주도정이 강정 말고 다른 마을에서 대체부지를 해군에게 제안했던 일이 떠올랐다.


그때 강정마을반대대책위원장과 활동가들도 순간 고민에 빠졌던 것이 아무리 해당 토지의 소유자가 기꺼이 제공 의사를 밝혔다고 해도 강정마을에서 옳다구나 거기다 지어라~하는 것이 옳은 입장인가? 하는 것이었다. 강정의 활동가들은 강정 뿐만 아니라 제주도 전체가 비무장평화의 섬이 되길 바라고 있고 더 나아가 오키나와, 제주도, 대만을 잇는 섬들의 연대 활동도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 고민이 더 깊어질 기회는 없었다. 해군이 제주도정의 제안을 가뿐히 무시하고 강정에 짓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완공을 앞둔 해군기지로 인해 강정마을의 군사화는 물론 제주의 군사화도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아~ 진짜 너무 무섭다. 강정에서도 이 급격하고 큰 군사화의 흐름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더 조직적인 저항 활동과 더 넓은 연대와 적극적인 실천들이 절실하다. 하지만 그동안의 평화활동을 그냥 열정적인 취미활동으로서 해왔기 때문에, 또 활동가보다는 베짱이/노는 사람의 성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나 스스로 그 필요를 채우기 위해 유효한 기여를 하지 못할 것 같다는 고민이 있다.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전쟁없는세상소그룹 토의 결과를 발표하는 복희님

그래도 세계 각국의 선량하고 사랑스러운 평화활동가들을 만난 일은 나에게 강정에 찾아오는 국제활동가들과는 다른 새로운 느낌의 강한 자극을 주었다. 또, 이 국제세미나를 꾸리고 진행해 온 주최 측의 노력과 노련함에도 감탄하게 되었다. 사실 강정의 활동가들은 어떤 단체에 소속되지 않아 활동만 전적으로 하기도 어렵고 전문적(?)인 저항활동으로 성장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 자부심인 강정 사람들은 충분히 준비되어 있고 다들 훌륭한 능력으로 필요한 것을 실현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또한 국내는 물론 외국의 많은 활동가와 시민들의 큰 지지와 실천, 지원도 있다. 뭐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잘 해나가지 않을까 무턱대고 긍정부터 해본다.

 

뭔가 급히 마무리가 되는 분위기인데 사실 위에 언급된 발표들 이외에도 필리핀의 ‘젠더를 기반으로 한 폭력 방지 운동 - 이 운동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한 주제, ‘식민주의와 개발침략에 맞선 웨스트파푸아의 저항’, 영국의 ‘무기거래와 부패’, 그리고 한국의 ‘동북아시아의 지정학과 군비경쟁 - 제주해군기지를 중심으로’가 있었다.


여성플라자에서 먹고 자며 반 감금상태로 전 일정을 참여했던 것이 아마도 관심 있는 주제만을 선별해서 몇 개만 듣는 것보다 더 적절했던 것 같다. 모든 주제가 강정의 활동에 큰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 기억이 점점 가물가물해지고 있지만 자료집이 있으니까. 참, 그리고 영어를 못하는 것이 이렇게 답답하고 서러웠던 적이 없었다. 쉬는 시간 틈틈이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 세미나 일정뿐만 아니라 이어지는 직접행동에 참여했던 경험은 변해가는 강정의 상황 속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던 고민을 하고 있던 중에 개인적으로 적절한 전환의 계기가 되어 주었다.

  


글 l 사진  복희(강정지킴이, 전쟁없는세상)

 

 

전쟁없는세상은 평화주의/반군사주의자들의 네트워크로 2003년 구성되어 전쟁에 저항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전쟁없는세상은 어떠한 전쟁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전쟁은 인간성을 파괴하는 범죄일 뿐이며, 전쟁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더 많은 문제들을 발생시킵니다. 전쟁은 우연히 일어나지 않습니다. 전쟁이 일상적인 차별과 착취의 결과물이듯 평화 역시 일상적인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우리는 전쟁 혹은 전쟁을 일으키는 다양한 원인을 우리 일상에서, 그리고 사회 구조에서 제거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전쟁없는 세상 홈페이지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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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변화사업국 변화사업박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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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자 표시
목, 2016/04/1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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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재단의 지원사업 중 연중 12달 접수와 선정을 발표하는 사업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중 '변화의 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은 사업명에도 드러나듯 공익단체의 프로젝트에 '스폰서'가 되어 주는 것입니다. 짧은 기간 진행된 사업이지만, 알차고 다양한 사업 결과 소식을 공유합니다.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에서는 매년 성소수자 인권 상황을 점검, 인권증진 활동의 방향과 내용을 마련하고 한국 성소수자 인권 현황을 국제 사회에 알리기 위하여 2014년 성소수자 분야 인권 현황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연간/인권보고서 <한국의 LGBTI 인권 현황 2014>를 발간하였습니다. 이 보고서 발간은 향후 매년 계속된다고 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무지개 지수’를 아시나요?

- 인권보고서 <한국의 LGBTI 인권 현황 2014> 발간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에서는 연간보고서 <한국 LGBTI 인권 현황 2014>를 발간하였습니다.

이 연간보고서는 매년 한국 성소수자 인권에 관한 중요한 사건과 법제 현황, 운동과 역사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정리한 것입니다. 2015년에는 국제사회에 한국 성소수자 인권 현황을 알리기 위해 영문으로도 번역, 발간하였습니다. 원하는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웹사이트 annual.sogilaw.org도 만들었으니, 많은 관심과 열독을 부탁드립니다!  

 

 

한국의 LGBTI 인권 현황 2014한국의 LGBTI 인권 현황 2014

 

 

 

해외 NGO들이 성소수자 관련 인권보고서를 펴내는 것을 보고 부러워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어쩜 이렇게 잘 정리해놓았을까.

특히 ILGA (International LGBTI association, 국제 LGBTI 연합) 유럽지부는 EU에 속한 49개 국가를 대상으로 매년 인권보고서를 펴내고 있었는데, 그것이 몹시 자극이 되었습니다. ‘지금 한국의 성소수자 인권 상황이 어떻죠?’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먼저 이걸 참조해보시라’고 쥐어줄 무언가가, 그리고 매년의 상황을 기록하여 남겨둘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는 2014년에 처음으로 연간보고서 <한국 LGBTI 인권 현황 2013>을 펴내었습니다. 2014년 5월 17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아이다호)을 기념해서 말입니다.


국문으로만 펴내었던 작년 연간보고서와는 달리, 이번 연간보고서는 '영문으로도 펴내자', '인터넷으로 검색이 되도록 하자'는 계획을 세웠고 결국 금년에는 <한국 LGBTI 인권 현황 2014>를 국문과 영문으로 찍어내고 연간보고서 웹페이지도 만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2014’ 때문에 최신판이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요, 아닙니다! 매년 5월 17일, 지난 해의 현황을 정리한 것이니, 올해의 상황을 담은 <한국 LGBTI 인권 현황 2015>는 내년인 2016년 5월 17일에 발간될 예정인 것이지요!

 

 

‘무지개 지수’를 아시나요?

 

성소수자 인권 현황을 쉽게 보여줄 수 있는 지표는 없을까?

‘무지개 지수’는 한국의 성적지향·성별정체성 관련 법·정책의 유무를 표로 정리하고 지수를 계산한 것으로, ILGA-유럽이 개발하여 각국의 성소수자 인권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사용해온 것입니다.

 

이것을 기준으로 한국의 상황을 측정한 결과,

2014년 한국 무지개 지수는 유럽 49개국 중에서 44위와 45위를 기록한 마케도니아(13%), 우크라이나(12%)와 비슷한 수준인 12.15%포인트로 나왔습니다. 15.15%포인트였던 2013년에 비해 낮아진 것은, 2014년에 성소수자 인권재단의 설립 신청 거부, 공공행사 장소사용 불허, 캠페인 현수막 게시 불허 등 정부가 집회, 결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사건이 다수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2014년 말, 성소수자들이 시청을 점거했던 ‘무지개농성’은 서울시민인권헌장 뿐만이 아니라, 차별이 개선되기보다 오히려 심화되고 있는 현실때문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변시 스폰서▲ 2014년 무지개지수 국가별 비교 그래프 ㅣ 하얀색 사각형으로 표시한 곳이 한국입니다. http://annual.sogilaw.org

 

 

보고서에서는 범죄화, 차별철폐와 평등, 고용, 재화와 서비스 이용, 교육·청소년, 군대 등 20여개 내외의 세부적인 영역별 현황을 정리하였고, 성적지향·성별정체성 관련 법령과 판례, 주요 LGBTI 단체 목록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의 지원과 함께,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이 보고서가 태어났습니다.

2014년도 성소수자 운동의 면면을 사진으로 기록해온 활동가들 덕분에 더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었고, 디자인 스튜디오 앞으로([email protected])의 열의 덕분에 보고서 각 장의 내용을 상징하는 심벌이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군대, 성별정정, 가족구성권을 상징하는 심벌군대, 성별정정, 가족구성권을 상징하는 심벌

 


누군가 한국 성소수자 인권 상황에 알고 싶어한다면,

<한국 LGBTI 인권 현황>을 알려주세요! http://annual.sogilaw.org

 

 

글 / 사진 :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는 성적지향(sexual orientation), 성별정체성(gender identity)과 관련된 인권 신장 및 차별 시정을 위한 법제도 정책 분석과 대안마련을 위해 2011. 8. 발족한 연구회입니다. 우리 연구회는 국내외 변호사와 연구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홈페이지 둘러보기 : http://www.sogila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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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5/09/1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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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 배우고 깨닫는 아이들, 한뼘 더 성장하다"
 

샤론지역아동센터 '역사탐험대 출동!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따라서' 

 

샤론 지역아동센터 역사탐험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으로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수많은 독립 운동가들이 옥고를 치르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던 서대문형무소. 한여름 무더위에도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이곳에 왁자지껄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울려 퍼졌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10여명 남짓한 샤론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그 주인공이다.

올해 6월부터 스스로의 힘으로 독립운동 역사를 배워가는 역사탐험대 출동!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따라서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샤론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은 보다 생생한 독립운동 현장을 경험하기 위해 광복절 즈음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았다. 프로젝트 초기만 해도 31절을 삼점일절로 읽던 아이들은 불과 두 달 사이에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삼점일절에서 ‘31독립운동 역사와 거리를 좁히다

 

 

“191931일 파고다 공원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칩니다. 당시 우리나라 인구가 2000만 명이었는데 이날 시위에 참여한 사람이 200만 명이었다고 해요. 전 국민의 10퍼센트가 목숨 걸고 독립만세를 외친 거예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랍니다.”

독립운동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는 운동이었어요. 말과 글을 잃는다는 것은 마음과 정신을 모두 빼앗기는 것과 다름없죠. 그걸 지키려고 애썼던 분들이 계셨고, 총칼로 싸우는 것 못지않게 죽음을 각오하고 활동한 분들이 있다는 걸 기억해주면 좋겠어요.”

쓱 지나가며 곁눈질하는 것과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보는 것은 천지차이였다. 서대문형무소가 초행도 아니고, 독립운동에 대해 웬만큼 안다고 자부했음에도 서대문형무소 도슨트(전시해설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윤명희 선생의 설명을 들으니 알고 있던 사실조차 전혀 새롭게 다가왔다.

 

사전 자료조사를 통해 공부한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시간

 

샤론지역아동센터 아이들도 다르지 않은 듯했다. 아니, 중학교 1학년이면 아직 어린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같은 설명을 듣고도 생각은 오히려 더 깊고 넓었다.

원래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대략적인 내용은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오늘 설명을 들으면서 이름이 알려진 유명한 독립 운동가 외에도 정말 많은 분들이 독립을 위해 이름 없이 죽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후손들을 위한 그분들의 희생이 너무 감사하고 감동적이었어요.”

여성 감옥이 따로 있었다는 건 자료조사 하면서 알고 있었는데, 임산부 독립 운동가들이 이렇게 많았다는 건 오늘 처음 알았어요. 임신한 몸으로 감옥에 갇혀 온갖 고문을 당하고, 기저귀도 구할 수 없는 감옥 안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고. 저는 정말 상상도 못할 일들인데 그 모든 것을 독립을 위해 견뎌내신 분들이 너무 대단한 것 같아요.”

 

아이들 스스로 배움과 깨달음 이어가는 역사탐험 프로젝트

 

 선생님 강의를 통해서가 아닌 아이들 스스로 독립운동의 역사를 배워가는 아동청소년 문화체험활동 지원사업 

 

경기도 군포시에 위치한 샤론지역아동센터는 초중생 아이들이 주축이 되어 역사탐험대 출동!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따라서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선생님 강의를 통해서가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독립운동의 역사를 배워가는 프로젝트 수업이다.

선생님은 큰 주제만 제시할 뿐, 그 어떤 설명도 자료도 일절 주지 않는다. 연구 주제를 정하고,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한 내용을 발표하는 과정은 모두가 온전히 아이들의 몫이다. 실제로 서대문형무소에 오기 전에도 자료조사를 이미 마친 상태였다. 또래와 비교해 이해의 범위가 남달랐던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아이들은 작은 것 하나까지 모두 눈과 귀와 마음속에 담고 있었다

 

아이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설명에 집중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거나, 자기들끼리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는 듯했다. 시큰둥한 표정을 보면서 아직 어려 설명을 이해하지 못했거나 재미가 없어서 지루해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착각이고 오해였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을 뿐, 아이들은 작은 것 하나까지 모두 눈과 귀와 마음속에 담고 있었다. 보이는 것은 무표정이 전부였지만, 그 뒤에서 아이들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과 새로 알게 된 것 사이를 바삐 오가며 조금씩 성장해가고 있었다.

 

사실 저 역시 아이들 표정만 보고 걱정하던 때가 있었어요. 한번은 종일 견학만 다닌 적이 있었는데 너무 오래 걸으니까 아이들이 힘들다고 투정을 부리더라고요. 무리한 일정이었나 싶어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었죠. 그런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 설렁설렁 다닌 줄 알았는데 설명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신문기사로 정리해내는가 하면, 그날 다닌 곳들을 그림지도로 만들기도 하고, 직접 대본을 써서 종이인형극을 선보이기도 하는 거예요. 보기엔 떠들고 장난치는 것 같아도 아이들은 마음에 다 담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저는 확신해요.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건 머리에 지식을 채우는 일보다 마음으로 더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일이라고요.”

 

최미란 샤론지역아동센터 센터장이 역사탐험대 프로젝트를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것은 그래서다. 2012년부터 매년 올해로 네 번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고되고 힘든 순간이 적지 않았지만, 그 모든 어려움을 단번에 잊게 만들만큼 아이들의 빛나는 성장을 매순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 어루만지는 따뜻한 돌봄아름다운 동행 계속되길

 

샤론지역아동센터 최미란 센터장

 

샤론지역아동센터가 2010년부터 아름다운재단과 인연을 맺어온 것도 아이들을 향한 남다른 애정 덕분이다. 아름다운재단이 문화소외지역 아동청소년들에게 문화체험 활동을 지원하는 아동청소년 문화체험활동 지원사업에 지원해 정서적으로 혼란을 겪는 아이들에게 태권도와 피아노 레슨 기회를 연결한 것이다. 최미란 센터장은 지금도 그 고마움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우리 센터는 지역 특성상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부모님이 맞벌이여서 아무런 돌봄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아이들이 적지 않아요. 정서적으로 힘든 아이들도 많은데, 다행히 아름다운재단 지원으로 레슨을 받으면서 큰 힘을 얻었어요. 그중 한 아이는 3년간 피아노를 쳤는데 음악으로 마음의 병을 이겨냈고요. 지금은 누구보다 건강하게 성장했답니다.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이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계속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기댈 곳 하나 없는 아이들에게 마음을 어루만지는 돌봄과 더불어, 역사탐험대 프로젝트처럼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주고 있는 샤론아동지역센터. 아이들을 향한 무한대의 사랑만큼 앞으로 아이들과의 아름다운 동행도 끝없이 진화되길 간절히 바란다.

 

글. 권지희 | 사진. 김흥구


<아동청소년 문화체험활동 지원사업>은 아름다운재단과 한국아동단체협의회가 파트너쉽을 맺어 공동으로 진행하는 사업입니다. 아름다운재단 꿈꾸는나무기금, 성도지엘삼더기금, 아름다운영화인기금, 효주기금, 행복한쉼표기금을 기반으로 전국 문화소외지역(농어촌, 광산촌, 섬지역 등)에서 저소득가정 아동청소년을 위하여 활동하는 단체나 아동청소년 이용시설 및 양육시설에 아동청소년 문화체험활동(문화예술교육, 현장탐방 등)을 지원합니다. [지원사업 자세히 보기]




 

숨요 변화사업국 사업배분팀전서영

 

아이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꿈꾸는 다음세대' 영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월, 2015/09/0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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