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원전사고 위험 가장 큰 곳에, ‘찬핵인사’ 출마 선언

이 사람은 공천해선 안 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원하지 않는다면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처장([email protected])
올 봄은 공교롭게도 후쿠시마 원전사고 발생 5년에 체르노빌 원전사고 30년이 되는 해인 데다 20대 총선이 있다.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통해서 우리는 방사능 오염의 비극이 수십 년 동안 대를 이어 재생산되어 오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비극이 이제 막 시작되었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다. 5년이 채 되기도 전에 아이들의 갑상선암이 20~50배 늘었다는 소식부터 들린다. 하지만 바로 옆 나라인 우리나라에서는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교훈을 무시하는 정부관료와 정치인들이 여전히 많다. 오는 20대 총선에 그런 정치인들이 당선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비극이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보장하겠는가.대표적 '찬핵인사'가 국회 입성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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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에 출마한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출마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유세를 벌이고 있다 ⓒ 윤상직 예비후보 페북[/caption]
만약 국회에 입성한다면 대표적인 찬핵 정치인이 될 후보자가 한 명 있어 소개한다. 그는 정부 관료시절 신규원전을 추진하는 정부 계획을 세웠고, 노후 원전 수명연장을 결정했다.반면 재생에너지 제도 도입과 투자에는 인색해서 OECD 꼴찌 성적을 받았다. 주민들이 스스로 추진한 주민투표는 인정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친원전, 반재생에너지 정책을 펼친 그가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진박'계로 출마했다. 기장군은 울산시 울주군과 함께 고리원전 1~4호기와 신고리원전 1~3호기(신고리 3호기는 시험가동 중)가 가동 중이다.
또한 건설 중인 신고리 4호기를 비롯 5, 6호기까지 들어설 예정이다. 이곳은 유일무이한 원전 밀집 지역이자 산업 단지가 들어선 인구 밀집 지역으로, 사고 위험이 무척 높고 막대한 인명피해와 경제피해가 예상되는 곳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발생한 지 5년이 다 되어가지만 방사능 오염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암환자는 늘어간다. 지난 2월 1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사고 당시 18세 이하였던 후쿠시마 현 내 아이와 청소년들은 총 166명이 갑상선암 또는 암 추정자로 진단받았다. 확진을 받은 아이와 청소년들은 116명이다. 당연하다.
30년이 다 되어가는 체르노빌 원전의 사고 반경 30km 지역 전체는 지금도 출입통제구역이고, 사고 당시 태어나지도 않았던 아이들에게서는 원인 모를 질병과 암이 발생하고 있다.
폭발한 후쿠시마 제1원전 1, 2, 3호기에서는 녹아내린 핵연료를 회수하는 것도 요원하고, 방사능 오염수는 태평양으로 계속 흘러들어가고 있으며 동네마다 쌓여있는 방사성폐기물은 처리할 방법이 없다. 일본정부는 평상시보다 20배 높은 방사능 기준치를 근거 삼아 피난민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있지만, 대부분의 피난민들은 고향을 버리고 살 방법을 찾고 있다.
30년 전, 당시 사회주의 국가였던 소련에서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서방세계는 원자로 노형이 달라서 자기들의 원전은 안전하고 앞으로는 그런 대형사고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나서 첨단기술을 자랑하던 일본에서 4개의 원전이 폭발했다. 원전 가동되는 40~50년 동안에는 예상을 넘어서는 지진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해서 수명이 끝난 노후 원전까지 수명을 연장해 가동한 직후였다. 하지만 역시나 가장 오래된 원전부터 폭발했다. 가장 먼저 폭발한 후쿠시마 제 1원전의 1호기는 불과 7년 전에 이런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1억 년에 한 번꼴이라는 안전성 평가를 받았다.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운전원의 실수에 의해서 얼마나 순식간에 거대한 폭발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예상치 못하는 자연재해에 대해서 그 많은 안전장치와 방호벽, 안전성 평가가 무용지물이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여러 개의 원전이 동시에 폭발할 수 있다는 것과 노후 원전이 더 위험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한마디로 인류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통해서 원전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언제라도 대규모 폭발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았다.
부산시 기장군과 울산시 울주군은 이 모든 것을 갖춘 곳이다. 수명이 다한 고리 1호기는 아직도 가동 중이고(2017년 6월이 2차 수명마감이다) 동시에 7기가 가동 중이라서 세계에서 원전사고 확률이 가장 높은 곳이다.
더구나 경상북도 영해에서 경상남도 양산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활성단층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단층) 옆에 있어서 언제 예상치 못한 지진이 발생할지 알 수 없다. 우리나라 원전의 내진설계는 활성단층을 과소평가해 지진규모가 낮게 설정됐다고 논란 중이다.
이런 기장군에 출마의사를 밝힌 윤상직 예비후보는 박근혜 정부 초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있다가 지난 1월 12일에 출마를 위해 장관직을 사퇴했다. 재생에너지와 수요관리는 뒷전인 채 원전확대정책과 초고압송전탑 건설을 강행한 장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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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없는사회를 위한 공동행동과 윤상직 예비후보의 공천을 반대하는 주민단체들이 공동으로 새누리당 앞에서 공천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은숙[/caption]
때문에 전국 80여 개 시민사회, 환경, 종교, 소비자생협 단체들로 구성된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이 원전 정책으로 피해를 입은 전국 각 지역단체들(밀양765kV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 영덕핵발전소백지화 군민대책위원회, 월성1호기 폐쇄 경주운동본부(준), 청도345kV송전탑반대공동대책위원회, 탈핵부산시민연대,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과 함께 공천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직접 관련된 지역만도 7곳이고 석탄화력발전소를 추가로 계획한 충남 당진, 초고압 송전탑과 변전소 추가 건설 후보지인 강원도와 경기도까지 더하면 10여 곳이 넘는다.
윤상직 후보의 친원전 행적
윤상직 예비후보가 장관 시절 추진한 2차 에너지기본계획(2014년 1월)은 1차 에너지기본계획보다 원전비중이 41%에서 29%로 줄어들어서 마치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교훈을 받는 것처럼 보였다. 해외 환경단체들에게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가 올 정도였다. 하지만 속임수였다. 전력수요와 전력예비율을 훨씬 높여 놓는 편법을 동원해서 1차 계획에 맞먹는 원전설비용량 43기가와트(GW)를 확보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원전비중이 줄어들었다고 원전확대 정책을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걸 명확히 한 것이다. 당시 원전 23기, 20.7GW였던 원전 설비 용량을 2035년에 43GW로 두 배 이상 늘리겠다는 선언을 했다. 현재로도 우리나라의 원전 밀집도는 세계 최고이다(현재 22.7GW). 하지만 이 계획이 수립된 이후 전력수요는 계획만큼 늘어나지 않았다. 2차 에너지기본계획의 중점과제 첫 번째가 '수요관리 중심의 에너지정책전환'이었지만 윤상직 전 장관은 오히려 전기를 많이 쓰는 여름 한철 가정용 전기요금을 인하해주고, 교육용 전기요금 역시 인하해서 수요관리에 역행하는 정책을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력수요는 예상만큼 늘어나지 않았다. 2차 에너지기본계획의 2015년 추정 전력사용량과 실제 지난해 전력사용량을 비교해보면 계획보다 실제 사용량이 4% 적었다. 약 원전 3기 분량이다. 2차 에너지기본계획 하위 계획으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세우면서 경북 영덕에 2기의 신규원전계획을 확정하는 과정에서도 전력수요 부풀리기 꼼수는 여전했다.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14년에 수립되었다. 2014년 전력수요 증가율이 0.6%밖에 안 되는데도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세우면서 2015년 4.3%, 2016년 4.7%의 전력수요 증가율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역시나 높은 설비예비율(전기를 제일 많이 쓰는 시점을 기준으로 필요한 예비 발전소) 22%를 적용해서 신규원전이 필요하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56916" align="aligncenter" width="600"]
2차 에너지기본계획 목표수요와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목표수요, 그리고 실제 전력소비량 비교 *출처: 2차에너지기본계획,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에너지통계월보 ⓒ 양이원영[/caption]
하지만 일 년 만에 이 거짓말은 들통 났다. 2015년 전력수요 증가율은 1.3%에 불과했다. 전기요금을 인하했음에도 전력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만약에 윤상직 전 장관이 2차 에너지기본계획의 주요과제로 삼았던 전기요금 정상화와 같은 수요관리정책에 충실했다면 전기소비증가율은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현재 시험가동 중인 신고리 3호기 가동은 사실상 필요하지 않은 전기였다. 또한 이로 인한 밀양765kV 초고압 송전탑 역시 경찰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없었다. 강원도와 경북에 추가 원전건설 계획을 세우면서 강원도에서 경기도를 가로지르는 2차, 3차 765kV 송전탑과 변전소 건설계획으로 입지 선정에 해당되는 지역들을 흔들어 놓을 필요도 없었다. 사실상 모든 데이터는 오직, 신규원전을 확대하기 위해서 작성된 게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였고, 전국 각지의 주민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낳았다.
신고리 5, 6호기 역시 필요 없는 원전이다. 울산과 부산 등 인구밀집, 산업단지 밀집 지역에 9번째, 10번째 신규 원전을 세우면 세계 최대 핵단지가 되어 사고위험과 방사능 오염이 극대화될 것이라는 논란이 계속됐다. 그런데도 윤상직 전 장관은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도 나기 전에 원전특별지원금을 교부했다.
또한 30여 년 전 안전기준을 적용시켜 수명이 끝난 노후 원전 월성원전 1호기의 수명연장을 강행했다. 월성 1호기 재가동 이후 지역주민들이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에 더욱 크게 노출됐으며, 어린아이까지 오염됐다는 것이 확인되었지만 이주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호소는 무시했다.
또한 그는 고리원전 1호기를 2차로 수명연장하지 않고 2017년 6월에 폐쇄하기로 결정한 것을 가지고 '주무장관으로 전력투구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산업통상자원부가 연 국가에너지위원회 회의자료에는 고리원전 1호기가 안전성과 경제성에선 문제가 없지만 "지역주민 뿐만 아니라 여·야, 지자체·의회, 시민단체가 결집하여 반대 주장"을 한다고 되어 있다. 결국 2차 수명연장에 대한 부산시민들의 반대가 거세지자 폐쇄를 결정한 것이다.
부산의 환경단체가 고리원전 1호기 폐쇄에 대해 질문했을 때 처음에는 새누리당 의원 16명 중에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8명의 의원들은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여론이 거세지고 당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고리1호기는 물론 월성 1호기 수명연장을 적극 반대하고 나서자 급선회된 것이라고밖에 볼 수밖에 없다. 정치적 결정을 한 것이다.
한편 윤상직 예비후보는 장관시절, 19대 국회 들어 여야 국회의원들이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발전차액지원제도(신재생에너지 발전에 의하여 공급한 전기의 전력거래가격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고시한 기준가격보다 낮은 경우에 그 차액을 지원하는 제도) 도입을 요구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반대했다.
발전차액지원제도는 독일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재생에너지 확대에 기여한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윤상직 예비후보는 발전차액지원제도의 도입을 반대한 이유로 예산부족을 들었다. 그런데 전기요금의 3.7%를 부과하는 전력산업기반기금은 2015년에 1조 3천억 원이 불용액으로 남았다. 2016년에는 1조 6천억 원이 넘을 예정이다.
예산부족은 핑계에 불과하다. 그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로막는다는 것은 다른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발전사들이 재생에너지 의무공급량을 석탄발전의 연료로 우드팰릿을 섞어 쓰는 방법에는 눈감고 있다. 실제로 석탄화력에 우드팰릿을 이용한 재생에너지의무공급량 이행율은 2012년 2.6%에서 2014년에는 22.9%로 대폭 증가했다.
남동발전은 2014년 이 방법으로 72.6%의 재생에너지공급 의무량을 채웠다. 여기에다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온배수마저 재생에너지로 포함시켜 버렸다. 더구나 지난해에는 이들 발전사들의 재생에너지 의무 이행연기기간을 당초 1년에서 3년으로 늘려, 2014년도 할당량의 21.4%를 이행 연기시키기까지 했다.
원전을 위해서라면 민주주의도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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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와 행정자치부가 영덕주민투표 기간에 각 가정에 배달한 우편물 ⓒ환경운동연합원전특별위원회[/caption]
윤상직 예비후보는 장관시절 강원도 삼척, 경북 영덕 신규원전 부지 지역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치른 주민투표를 부정하기도 했다. 주민들의 주민투표 요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이곳을 신규원전부지로 지정할 당시 주민들의 동의여부를 확인했지만 불충분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삼척은 원전 유치 찬성의 한 근거로 제시된 '원전 유치 찬성 주민 서명부'에서 상당수 조작 흔적이 뒤늦게 발견됐으며(관련기사: 주민 96%가 찬성? 삼척 원전 유치 서명부 '조작' 의혹), 영덕은 군민 4만 명 중 단 399명이 서명한 '핵발전소 부지 유치 신청서'와 군의회 동의를 근거로 핵발전소 설립이 추진됐다. 때문에 추진 과정에 절차적 문제점이 있다는 주민들의 지적은 타당해보였다. 이들은 스스로 주민투표를 치르기 전에 윤상직 장관에게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했다.(관련기사: 커터 칼 휘두른 영덕 어부를 다시 만난다)
그러나 윤상직 전 장관은 주민투표법에는 '국가사무'는 주민투표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들어 주민투표 실시를 거부했다. 원전 입지 계획은 국가사무라서 주민투표를 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주민들이나 법학자들은 원전 입지 계획이 아니라 원전 유치 여부에 대한 주민들의 입장을 확인하는 것은 국가사무가 아니라 지자체의 사무이니 주민투표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지만 윤상직 전 장관은 고집을 부렸다.
윤상직 전 장관은 주민투표 실시를 거부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윤상직 전 장관과 역시 출마를 위해 사퇴한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명의로 주민투표는 '불법'이라는 담화문을 각 가정에 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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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투표를 방해하기 위해 한수원측에서 띄운 ‘가짜투표 불참하자’ 애드벌룬.ⓒ 환경운동연합원전특별위원회[/caption]
주민투표를 방해하는 단체들도 생겨났다. 이들은 애드벌룬, 영상차량, 수천 장의 현수막, 수십 종의 선전물 등으로 주민들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르려고 하는 주민투표를 못하게 방해했다. 각 가정에 배달되는 홍보물이 영덕 한수원 홍보 사무실에서 무더기로 발견되었다. 홍보물에는 심지어 주민투표를 하려는 세력은 '불순 좌파세력'이라는 딱지까지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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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원전 찬반투표에 불참할 것을 요구하는 각종 우편물과 한수원측의 사람들 ⓒ 환경운동연합원전특별위원회[/caption]
한수원 직원들은 떼를 지어 다니며 주민투표에 참여하지 말라고 홍보하고 다녔다. 하다못해 아파트 내 어떤 시설을 들일 것인지에 대해서도 주민투표를 하는 마당에 원전 유치에 대해 주민들 의견을 물어보겠다는 것을 '불법'이라고 한 것이다.
그가 출마의사를 밝힌 기장군에서는 기장해수담수화에 대한 주민들의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가 오는 19~20일로 예정되어 있다. 이 역시 주민들이 스스로 치르는 주민투표인데 윤상직 예비후보는 이에 대해서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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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2일 기장 주민투표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기장해수담수 공급찬반 주민투표관리위원회’(주민투표관리위)가 발족했다. ⓒ 부산환경연합[/caption]
기장해수담수화 논란에는 원전에서 방출하는 여러 방사성물질 중에 삼중수소를 해수담수화 시설이 걸러내지 못한다는 점이 논점으로 떠올랐다. 윤상직 예비후보는 장관시절 월성원전 인근 주민들이 체내 삼중수소 오염으로 이주를 호소했으나 기준치 이하라고 무시했다. 월성원전 주민들의 부엌에서는 삼중수소에 오염된 수돗물이 쏟아졌지만 역시 기준치 이하라고 무시했다. 고리원전은 월성원전보다 삼중수소 방출량이 100분의 1 이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삼중수소 오염이 우려되는 상황인데 윤상직 예비후보는 이에 대해서도 역시 묵묵부답이다.
윤상직 전 장관은 체르노빌,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교훈에도 불구하고 원전을 확대하면서 민주주의를 부정했다. 그 결과 전국 각지의 국민들은 고통을 호소했다.
재생에너지확대와 수요관리 정책에는 역행했으며, 원전으로 인한 방사능 오염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호소에는 귀를 닫는 이였다. 이런 사람이 국민들의 대변인으로 국회에 들어가는 게 맞을까. 국민들에게 공천권을 넘기겠다는 새누리당은 이런 사람을 공천해서는 안 된다. 설사 공천을 한다 해도 유권자들로부터 외면 받지 않겠는가.

수문개방 이후 영산강 현장, 극락교를 답사하는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환경운동연합[/caption]
지난 4월 4일 영산강에 다녀왔습니다. 비가 흩뿌려서 차림을 단단히 하고 출발했습니다. 광주시내에서 출발해 하류방향으로 답사했습니다. 첫 번째 답사지는 4대강사업 당시 만든 승촌보의 영향을 받는 극락교 부근입니다. 이곳은 광주 신촌동 도심에 위치해 많은 시민들이 산책로로 찾는 곳입니다. 지난해 11월, 승촌보의 수문을 열고, 수위를 낮추자 극락교 부근의 수위도 함께 내려갔습니다. 수위가 내려가니 승촌보 수문을 닫았을 때 강 밑에 차곡차곡 쌓였던 검고 부드러운 펄이 강가에 고스란히 드러나 낯선 광경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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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환경공단 박종돈 대리가 수문 개방 이후 달라진 영산강의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영산강의 시설관리를 맡고 있는 광주환경공단 박종돈 대리는 저희를 보자마자 반갑다며 커피부터 권했습니다. 수문개방 이후 어떤 변화가 생겼느냐고 물었습니다.
영산강 수문개방 이후 수위가 내려간 극락교부근에서는 굵은 모래가 만져진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실제로 강 가운데로 몇 발자국 들어가 물이 흐르는 곳을 가보니 제법 굵직한 모래가 손에 잡힙니다. 수위가 낮아지면서 유속이 늘어나고, 마침 비가 와 유량도 늘면서 영산강 물줄기가 힘차게 흐릅니다. 물줄기를 따라 모래가 움직이고 나뭇잎이 떠가는 것을 보니 비로소 영산강도 새로운 봄을 맞이한다고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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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창교 부근에서 영산강 수문개방에 대비해 양수장 보강공사를 하고 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조금 하류로 내려가 신서창교 부근에 이르자 바삐 움직이는 굴착기가 보입니다. 농어촌공사에서 양수장 보강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영산강이 완전히 개방되고 수위가 낮아지면 사용이 어려워지는 양수장이 생깁니다. 양수구가 하천변에 설치됐기 때문인데요. 물이 더 풍부한 하천 중간으로 양수구를 연장하는 공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곧 다가올 농번기를 앞두고 농민들이 물을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농어촌공사가 발 빠른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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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수문이 개방되고 수위가 내려가자 황룡강 합수부에는 4대강사업 당시 설치한 바닥보호공이 그대로 드러났다ⓒ환경운동연합[/caption]
발걸음을 돌려 영산강과 황룡강이 만나는 합수부를 찾았습니다. 합수부에 놓인 거대한 바닥보호공이 먼저 눈에 띕니다. 4대강사업 당시, 본류의 바닥을 깊게 만들기 위해 영산강에서만 0.3억㎦의 모래를 퍼냈습니다. 이 모래를 높이 10m 두께 1m의 담벼락처럼 쌓으면 그 길이만 300km가 되어 서울에서 광주까지 이르는 정도입니다. 영산강의 모래가 빠지고 하류 바닥이 깊숙해지니 상류인 황룡강의 모래가 급격히 쓸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하천 바닥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바닥보호공이 승촌보 개방 이후 수위가 낮아지며 드러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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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강합수부에 고라니와 수달의 발자국이 찍혀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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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강 합수부에 수달이 물을 마신듯한 흔적이 남아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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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강 합수부의 모래는 비교적 작고 보드라운 입자가 만져진다.ⓒ환경운동연합[/caption]
황룡강 합수부에서는 반가운 발자국도 발견했습니다. 물을 마시러 온 고라니 발자국과 헤엄을 치러 온 수달 발자국이 줄지어 찍혀있습니다. 수달이 찾아오는 것을 보니 물이 깨끗하고 물고기도 잡히나 봅니다. 서둘러 영산강 수문이 완전히 개방되고, 수달이 황룡강과 영산강을 오가며 자유롭게 헤엄치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비가 오지 않았더라면 잠시 누워 햇볕을 쬐고 물소리를 듣고 싶을 만큼 황룡강에는 깨끗하고 보드라운 모래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곳의 모래는 영산강 상류 극락교에서 본 모래와는 또 다른 감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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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를 낮춘 승촌보. 보 가장자리에 수위를 낮춘 흔적이 남아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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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를 낮춘 죽산보. 수위를 낮췄지만 여전히 물이 가득차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다.ⓒ환경운동연합[/caption]
하류로 더 내려가니 승촌보와 죽산보가 보입니다. 이 두 보는 지난해 11월 수문을 개방하기 시작한 이후 모니터링을 거치며 차츰 수위를 낮추고 있습니다. 아직 완전히 개방한 것은 아니어서 자연하천처럼 흐르는 물을 볼 수는 없습니다. 저희가 찾은 4일의 승촌보 수위는 수문개방 전 관리수위인 7.5m에서 4m가량을 낮췄고, 죽산보도 관리수위 3.5m에서 2m가량 수위를 낮춘 채 수문을 닫아두었습니다. 보 윗쪽 가장자리에는 물이 빠진 흔적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보 위 교량에서 내려다 본 강물은 아직은 그 깊이가 가늠되지 않습니다. 검은 빛이 일렁여 내려다보는 사람을 빨아들일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 이 강물 밑에도 보드라운 모래가 숨쉬고 있겠지요.
오늘 답사를 마무리하며 환경운동연합의 안숙희 활동가는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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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11시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환경단체모임인 ‘일본산 식품 수입규제 WTO 패소 대응 시민단체 네트워크(이하 WTO 패소대응시민네트워크)’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시민사회 ,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 일본산 수입식품 규제 WTO 패소에 적극 대응하라”고 촉구한 후 '우리는 후쿠시마 방사능 수산물 먹고 싶지 않다'는 서한문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WTO 패소대응시민네트워크’는 지난 2 월 22 일 발표된 ‘일본산 식품 수입규제 , WTO 패소 ’에 대응하기 위해 결성된 단체로서 ‘방사능 식품 수입을 강요하는 일본 정부 규탄’과 WTO 상소 준비기간 동안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는 캠페인 ·서명운동 등을 전국적으로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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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 월 19 일부터 전개한 ‘방사능으로부터 밥상안전을 지키는 30 일 집중 시민행동’ 캠페인에는 약 28,000 여 명의 시민들이 후쿠시마 방사능 수산물 수입반대 서명에 동참했다.
이러한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9 일 , 일본산 수산물 수입규제와 관련하여 사실상 일본 측의 손을 들어준 WTO 패널 판정에 대해 상소이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 지난 2 월 22 일 (현지시각 ) WTO 의 패널보고서가 공개되고 난 후 47 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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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는 지난달 공개한 패널보고서를 통해 한국정부의 일본산 식품 수입규제 조치가 WTO 위생 및 식물위생 (SPS)협정 위반이라는 일본 손을 들어주며 , 한국은 자국의 조치에 대해 ‘과학적 근거 ’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 WTO 가 든 조항들은 시민사회가 여러 차례 지적해온 사항으로서, 시민단체들의 문제 제기나 요청사항을 일절 수용하지 않은 지난 정부 불통과 무능함의 결과다.
그러나 현 정부 역시 대응 과정에 있어서는 지난 정부와 크게 다른 점을 찾기 어렵다 . 시민단체들이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정보 공개와 함께 방사능 오염 실태 및 건강피해 영향 입증 등을 위한 민관협력 대책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지만 수렴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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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과 실태조사, 방사능 위해성에 대한 조사나 입증자료를 제시하지 못해 패소했던 1심 관계자들이 상소심도 맡고 있어 그 결과도 비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패소 원인이 되었던 방사능 오염 실태 및 위해성 평가 등에 대해 추가적인 입증자료가 있었을지 알 수 없다. 방사능에 의한 건강피해나 식품을 통한 내부피폭 위험성을 간과하는 WTO 대응 전략은 패소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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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소심에서도 일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기준치 이하 방사능 오염은 안전하다는 주장을 반박하지 못하고 패소하게 된다면 이때부터는 현 정부에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이는 지난 정부의 실패를 바로잡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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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패소대응시민네트워크’는 청와대 관계자에게 서한문을 전달하고 관련 사안을 면밀히 주시하는 것은 물론 대응 촉구 활동들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정부 여당이 사실상 국민안전과 식탁주권을 WTO 에 내맡기는 무책임한 상황을 유지하지 않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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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패소대응시민네트워크에는 시민방사능감시센터 , 노동환경건강연구소 , 두레생협연합 , 여성환경연대 , 에코두레생협 , 차일드세이브 , 한살림연합 , 행복중심생협연합회 , 환경운동연합 , 한국 YWCA 연합회 , 초록을 그리다 for Earth 등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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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언제부터 생겼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4월 25일은 세계펭귄의 날이다. 매년 펭귄들이 남극의 겨울을 피해서 따뜻한 북쪽으로 이동하는 시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시민환경연구소에서는 2015년부터 세계펭귄의 날 기념 행사를 기획∙주최해왔는데, 올해에는 그린피스, 극지연구소, 리펭구르와 공동주최하면서 이전 행사들보다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올해에는 개인적으로 더욱 의미가 있는데 세종기지에서 어린 펭귄들이 점차 자라면서 보육원을 형성하는 것까지 실제로 보고 왔기 때문이다.
펭귄마을이라 불리는 세종기지 근처의 나레브스키 포인트는 남극특별보호구역 No.171으로 2009년에 지정되어 극지연구소가 2010년부터 이 곳에 서식하는 동식물에 대한 많은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곳이다
펭귄마을 둥지에서 알을 품고 있는 젠투펭귄들. 돌로 정교하게 쌓은 둥지가 인상적이었다. ⓒ김은희[/caption]
세종기지에 도착하고 며칠 후에 처음으로 방문했던 펭귄마을에서는 둥지에서 알을 품고 있는 펭귄들이 많이 보였다. 일부는 이미 부화된 새끼를 품고 있을 거라 들었다. 우리가 세종기지에 머무는 동안에 귀여운 아기 펭귄들의 아장아장 걸음마와 보육원을 형성해가는 것도 볼 수 있을 거란 얘기를 들었을 때 굉장히 설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세종기지에서 펭귄마을로 가는 길 중에서 내가 시도해 본 것은 해안가를 따라서 가다가 언덕길로 올라가는 방법과 세종기지에서 가야봉 쪽으로 올라가서 펭귄 마을 위쪽으로 도착하는 방법이다. 전자는 비교적 평지의 해안가를 걷는 장점이 있지만 펭귄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눈덮인 언덕길을 마지막에 올라가야 한다는 부담이 있고 후자는 가야봉을 넘어가는 초반 어려움이 있지만 펭귄마을 위쪽으로 진입하면 계속 내리막길로 해안가를 통해 수월하게 세종기지로 돌아가는 장점이 있다. 가야봉을 지나는 경우에는 남방큰풀마갈매기(Southern Giant Petrel) 둥지를 관찰하게 되는 좋은 기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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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보육원을 형성해 가는 젠투펭귄들. 턱끈펭귄은 젠투펭귄 보다 부화도 좀 늦고 보육원 형성도 늦게 되고 있었다. ⓒ김은희[/caption]
젠투펭귄은 9월 말에서 10월 초에 번식지로 돌아와 10~11월에 두 개의 알을 낳고 12월 초부터 부화를 시작하고 한달 여 후에 보육원이 형성되며 새끼 펭귄들이 털갈이를 끝낸 3월 이후에는 번식지를 떠난다고 한다.
둥지 주변의 붉은 색은 펭귄의 배설물인데 크릴새우를 먹기 때문이라고 한다. 펭귄 배설물을 채취하기 위하여 펭귄 마을에 간 적이 있었다. 신선한(?) 샘플을 찾느라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 순간 내 시야에는 펭귄들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동행한 연구자들이 어디론가 각자 할 일들을 하러 잠시 흩어진 그 몇 분이 내게는 굉장히 길고 특별하게 느껴진 시간이었다. 이질적인 공간에 실감나지 않는 펭귄들과 내가 함께 있다는 형언하기 어려운 이 낯선 느낌은 남극을 떠나 속세(?)로 돌아온 이후로도 문득 떠오르곤 한다. 낯설지만 평화로웠던, 정말로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그 평온한 느낌은 아주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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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 펭귄마을로 가는 길에는 남극특별보호구역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 만조일 때는 바위 위까지 물이 들어찬다. 한번은 물때를 잘못 맞춰서 바위 위로 지나가다가 미끄러져 넘어진 적도 있었다.
12월 말에 시료 채취를 위해 갔을 때엔 솜털 보송보송한 새끼들을 품고 있는 펭귄들이 보였다. 처음으로 털갈이 전의 아기 펭귄들을 보았는데 정말 병아리 같았다. 올해에는 부화가 예년에 비해 늦어진다는 얘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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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caption]
해안가를 통해 펭귄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꼭 거쳐야 하는 언덕길이 있다. 사람들은 펭귄들이 다니는 통행로에 지장이 없도록 가장자리에서 오르락내리락 한다. 펭귄들이 나보다 빠르게 오르고 내리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겨울이 깊어가는 1월에는 이 언덕길의 눈도 많이 녹아서 우리가 떠나올 때 즈음에는 진창길이 되어 버렸다.
남극을 떠나기 전날에 인사차 들렀던 펭귄마을에는 확연히 젠투펭귄의 보육원이 형성되고 있었다. 성체 펭귄들 몇 마리가 아기 펭귄들을 돌보는 동안 나머지 펭귄들은 먹이 사냥을 다녀온다고 한다. 어떻게 자기 새끼들을 알아볼까 궁금했는데 소리로 가족을 구별한다고 들었다. 여름을 나면서 털갈이를 하고 남극의 겨울이 오기 전에 따뜻한 북쪽으로 이동하는 펭귄들을 보려면 세종기지에 더 오래 머물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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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기지가 위치한 바톤 반도는 남극반도에서 가까운 곳이다. 남극 대륙에서도 기후 변화 영향으로 기온이 높아져 빙하가 줄어들고 있는 남극반도 주변은 세종 기지에서 보고 온 턱끈펭귄, 젠투펭귄, 아델리펭귄들이 주로 먹는 크릴새우 조업이 집중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펭귄들 뿐 아니라 고래, 바다표범, 바닷새와 어류의 주요 먹이원인 크릴새우는 남극해양생태계의 먹이사슬을 연결하는 아주 중요한 생물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지방의 눈과 얼음이 녹고 있다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 결과들로 밝혀지고 있다. 세종기지 앞 마리안 소만의 빙벽은 지난 60여년 동안 2 km나 후퇴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산양천에서 발견된 희귀어류인 남방동사리. 이들의 유일한 서식처인 산양천이 하천공사로 파괴된다면 이들은 멸종에 이를 수밖에 없다ⓒ 채병수[/caption]
우리나라의 하천정비사업은 자연제방을 허물고 인공제방을 쌓고 강바닥을 준설하는 천편일률적인 방식으로 진행돼 하천생태계를 망가뜨리기 쉽습니다. 강에 사는 생물들에겐 테러와도 같은 엄청난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남방동사리가 발견된 아름다운 하천인 산양천의 전경. 하천공사의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아름다운 하천이다. ⓒ 채병수[/caption]
이에 대해 남방동사리를 오래 전부터 연구해온 '담수생태연구소'의 채병수 박사는 다음과 같이 증언합니다.
산양천의 중류에 들어선 구천저수지. 이러한 저수지로 인해 물길이 말라 남방동사리와 같은 멸종위기종은 더욱 살기 어려워진다. 이미 이와 같은 하천공사로 인해 멸종위기종 꺽저기와 쉬리는 이곳에서 절멸됐다. ⓒ 채병수[/caption]
무분별한 하천공사로 산양천에서 사라진 멸종위기종 꺽저기의 아름다운 모습. 이들도 이 땅에서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다. ⓒ 성무성[/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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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천에서 일어난 무분별한 하천공사로 인해 절멸된 쉬리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 성무성[/caption]
이에 대해 하천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경상남도 하천과 담당자는 지난 16일 전화 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해명했습니다.
멸종위기종인 남방동사리가 고인 물에서 위태롭게 생존하고 있다. 이 희귀물고기의 유일한 서식처 산양천은 개발이 아니라 절대적인 보존이 필요하다.ⓒ 채병수[/caption]
이처럼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을 그 희귀한 종의 존재 자체도 보호해야 하지만, 이들의 존재로 말미암아 지리학적의 관계를 규명해낼 수 있는 존재로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남방동사리의 유일한 서식처 거제도 산양천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경상남도에서 이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하천정비사업에 대한 전면재검토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상남도의 현명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문의 : 물순환 담당 02-735-7066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현장조사를 하며 삽으로 파낸 곳에 어느새 맑은 물이 차있다ⓒ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보름 만에 세종보를 다시 찾았다. 비가 올 것 같은 날씨였지만,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다. 지난 5월 4일 세종보 현장조사를 하면서 우안 쪽에 작은 구덩이를 팠는데, 그곳에 맑은 물이 고여 있었다. 표층부 아래 땅 속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파놓은 구덩이다.
수문을 개방한 직후 세종보 우안은 검은색의 펄로 덮여있었다. 지금은 그 위로 약10cm의 모래가 덮여있다. 아직도 어느 곳은 모래가 다 정화하거나 덮어내지 못하고 펄의 흔적이 남아있기도 하다. 모래가 펄층과 경계를 이루면서 점점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완전한 모래강이 되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지만 점차 좋아지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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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이 흐르며 모래에 흐름을 새기고 있다.ⓒ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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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와 펄의 경계가 보인다. 모래가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세종보 상류 좌안에는 대규모 모래톱이 형성되었다. 비가 자주 내리니 갈 때마다 모래톱의 모양이 조금씩 달라진다. 모래가 쌓인 곳에는 물의 흐름대로 자유롭게 움직인 모래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모래에 금강의 흐름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는 것이다.
흐름이 새겨진 모래에는 또 다른 생명의 흔적이 있었다. 고라니, 꼬마물떼새, 왜가리 등의 발자국이 여기저기 보인다. 물이 가둬져 있을 때는 만날 수 없었던 생명의 흔적이다. 다양한 생명들이 물가로 찾아와 쉬고 물을 마시며 갔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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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상류 모래톱에 꼬마물떼새의 발자국이 찍혀있다.금강이 흐르며 모래에 흐름을 새기고 있다.ⓒ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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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상류 모래톱에 왜가리가 발자국을 남겼다.ⓒ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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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상류 모래톱에 고라니 발자국이 나란히 찍혔다.ⓒ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세종보 흐르는 물이 개울같이 맑다. 맑은 강물 아래 자갈과 모래가 투명하게 비추고 있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물의 상태가 좋아 보인다. 금방이라도 발을 담그고 싶을 정도로 투명하게 느껴진다. 이곳으로 여름철 피서를 와야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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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물이 흐르는 세종보 상류의 모습. 흡사 계곡을 방불케한다.ⓒ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세종보 답사를 마치고 공주로 이동했다. 공주보도 완전히 개방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공주보는 수문이 아직 열리지 않은 하류의 백제보 수위의 영향을 받는다. 백제보까지 비로소 열려야 공주보 역시도 완전히 개방한 효과가 나타나고 흐름을 형성하면서 흐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수위가 약 4m 이상 낮아졌기 때문에 작은 모래톱이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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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상류에서 멸종위기종인 노랑부리저어새를 만났다ⓒ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이 작은 모래톱에서 멸종위기종 2급이며 천연기념물 205호인 노랑부리저어새를 만났다. 공주보 상류 약 1km 지점이다. 노랑부리저어새는 낮은 물에서 부리를 저어가며 먹이를 찾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노랑부리저어새는 낮게 형성된 습지에서 주로 서식하고 깊은 호수에서는 살기 어렵다. 그런 노랑부리저어새가 금강을 찾은 것은 이곳이 더 이상 호수가 아닌 강이 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어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다. 만약 수문이 닫혀 있었다면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노랑부리저어새가 이동하는 시기에 잠시 공주보를 찾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앞으로 모래톱이 더 넓게 형성된다면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들렀다 갈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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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게 형성된 습지를 이용하는 노랑부리저어새가 공주보 상류 모래톱 위에 앉아있다.ⓒ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공주보 상류에서 노랑부리저어새를 만나니 하루빨리 백제보 수문이 열려 완전한 흐름이 유지되는 모습을 만나고 싶어졌다. 분명한 것은 노랑부리저어새의 방문은 수문 개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이다. 앞으로 금강에 멸종위기종 노랑부리저어새를 비롯해 더 많은 생물이 다시 찾아오기를 희망하며, 낙동강도, 금강에 남은 백제보도, 영상강과 한강도 빠르게 수문개방이 이루어지고 콘크리트 구조물이 철거되기를 기다린다.
문의 : 물순환담당 02-735-7066

금강본류에서 오랜만에 손을 씻었습니다ⓒ 이성수[/caption]
금강에서 손을 씻어 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과거 4대강 사업 이전에는 가끔 답사 과정 중에 버려진 손을 강물에 씻곤 했습니다. 하지만 4대 강 사업 이후에 금강에서 손을 씻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되었습니다. 수심이 깊을 뿐 아니라 씻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눈으로 보기에도 더러워 손을 씻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그런 강이 바뀌고 있습니다. 4대 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세종보와 공주보가 완전히 개방된 지 6개월이 되어 갑니다. 11월 13일 개방을 시작한 세종보는 이제 강으로서의 모습을 많이 회복했습니다. 이제 손을 씻을 수 있는 기본이 되어 있습니다. 강의 흐름이 생기면서 눈으로 보기에도 맑게 느껴집니다. 4대강 사업 이후 매년 녹조를 걱정해야 했던 강이 이제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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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상류에는 계곡처럼 맑은 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이성수[/caption]
이제 세종보 상류에는 맑은 물이 흐릅니다. 맑아진 물 덕에 거부감 없이 손을 씻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 4일 진행된 답사 중에 손이 더러워지자 자연스럽게 강물로 손을 씻었습니다. 지인이 찍은 사진을 얼마전에 보내주었습니다. 문득 사진을 보니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금강으로 유입되는 작은 지천에서 손을 씻은 경험은 있지만 강 본류에 접근조차 할 수 없었던 지난 세월을 생각하면 경천동지 할 일입니다.
원래 강은 이런 곳입니다. 손을 씻고 모래놀이도 할 수 있는 그런 곳이 금강이었습니다. 물을 가둬 접근을 금지시켜 놓았던 강을 이제는 바꿔야 합니다. 이제 진짜 강이 될 수 있도록 더 준비해야 합니다. 아직 열리지 못하고 있는 낙동강의 보들과 금강의 백제보도 열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모든 수문이 열리고 콘크리트 구조물도 철거되어 언제든 손을 씻고 모래를 밟을 수 있는 강을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문의 : 물순환담당 02-735-7066
자갈돌이 훤히 보일 정도로 맑은 강물이 흘러내리는 금강의 모습. 수문개방 6개월 만에 금강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자갈돌 위에 모습을 드러낸 꼬마물떼새ⓒ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지난해 11월 13일부터 열리기 시작한 금강의 세종보는 6개월이 지난 후인 지난 5월 4일 완전히 이전 금강 모습으로 회복해 있었다. 6개월 만의 변화는 컸다. 단지 수문만 개방했을 뿐인데 금강은 놀라운 생명력을 회복했다. 강의 부활, 바로 그것이었다.
그동안 켜켜이 쌓였던 검은색 썩은 뻘도 씻겨 내려가 황금색 모래톱이 드넓게 펼쳐진 금강은 거대한 나래를 편 하나의 큰 생명체로 다가와 조사단을 품어주고 있는 듯했다. "너희들 그동안 참 수고했다"고 말하는 듯 금강의 나지막한 속삭임마저 들려오는 듯했다.
금강의 부활은 사실상 환경단체 활동가들의 지난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줄기차게 4대강 사업의 폐해를 알리며 4대강 보의 철거를 주장해온 이들의 주장에 새로 들어선 촛불정부가 화답한 결과가 오늘의 금강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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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을 연 세종보 상류에 거대한 모래톱이 드러나면서 맑은 강물이 흐르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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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조사에 나선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세종보 아래 낙동강 둔치에서 피켓팅을 하고 있다. ⓒ 이성수[/caption]
이명박 정부 시절의 가공할 '삽질'과 정부의 일방적인 홍보 그리고 편파적인 언론보도는 진실을 왜곡했고, 그 결과 4대강은 장밋빛 청사진으로 소개됐다. 그러나 하루하루 강은 죽어가고 있었다. 그 시절 환경단체 활동가들과 일부 양심적인 학자들만이 이명박 정부에 대항해 진실의 목소리를 전해왔다. 거대한 벽에 막혀 소리가 들리지 않을지라도 이들은 계속해서 목이 터지라 외쳤고, 마침내 이들의 외침에 귀가 뚫은 우리 사회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2018년 4대강 수문개방 현장조사는 그래서 의미가 컸고, 이들의 행동은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이 분명했다. 많은 언론들이 금강에서 온 수문개방의 놀라운 메시지를 그대로 전달한 것이기에 말이다.
현장조사에 나선 활동가와 전문가들이 달성보 상류 둔치에서 낙동강을 흐르게 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외치고 있다ⓒ 이성수[/caption]
함안보는 합천군 청덕면의 '광암들'의 수막 재배 농가의 반발로 닫혔다. 함안보로 막힌 낙동강의 풍부한 수량은 수막 재배 농가 수를 폭발적으로 늘렸고, 하우스 한 동당 하루 200톤이란 엄청난 지하수를 쓰게 되는 왜곡된 농업방식을 촉진해왔던 것이다. 그 결과 낙동강의 보의 수문이 열려 강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자 지하수 부족이라는 기이한 사태를 맞았다. 4대강 사업이 농업방식마저 왜곡시켜놓은 결과는 참사였다.
합천보의 수문이 닫힌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방적 주장 때문에 발생할 사태로, 그 배경은 정치적 이해관계의 산물로 풀이된다. 당시 한농연 소속 일부 농민들을 대동한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은 간담회를 열어 낙동강 보의 수문개방에 대해 반대하며 사실상 수문을 다시 닫을 것을 강력히 요구한 것이다. 이것이 보수적인 지역 언론에 대서특필 되면서 정부를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했고, 여론악화를 우려한 정부는 지난 2월 열었던 수문을 도리어 다시 닫아걸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낙동강의 양수장을 지난 2월 말부터는 시급히 가동해야 한다는 요구였지만 문제의 양수장들은 아직까지 제대로 가동되고 있지 않았다. 낙동강 양수장은 원래 모내기철에 가동되는 것으로 당시 양수장을 가동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 13일 수문개방 후 모래톱과 새가 돌아오고, 심지어 수달까지 돌아오면서 되살아나던 낙동강은 다시 거대한 어둠 속으로 잠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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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바닥에서 퍼올린 저질토는 악취 진동하는 썩은 펄이었고, 그 속에서 붉은색깔따구 유충이 확인됐다. ⓒ 이성수[/caption]
지난 5일~6일 조사단의 일원으로 함께하며 되돌아본 낙동강은 거대한 호수 그 자체였다. 강물 색은 맑았던 금강과 달리 간장색을 띤 채 역겨운 냄새까지 올라오고 있었다. 조사단 일행이 채취한 강바닥에선 썩은 펄이 올라왔고, 그 속에서는 환경부 지정 최악의 수질 지표종인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 유충이 득시글거렸다. 이들은 쉽게 말해 시궁창에서나 사는 생물로서, 사실상 낙동강이 시궁창이 됐음을 증거하는 지표종이다.
칠곡보, 달성보, 합천보, 함안보에서도 이들은 목격되었고, 그 낯선 생명체들은 낙동강의 수심이 낮은 바닥에서 폭발적인 증가일로에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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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생물 전공자인 박정호 교수가 낙동강에서 발견된 붉은색깔따구 유충과 실지렁이의 의미에서 설명하고 있다 ⓒ 이성수[/caption]
현장조사에 함께한 코리아에코웍스 박정호 대표(강원대 교수)는 다음과 같이 낙동강의 현 상황을 진단했다.
박창근 교수가 낙동강 한가운데 바닥에서 퍼온 저질토를 살펴보며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이성수[/caption]
조사단장으로 현장조사에 함께한 박창근 대한하천학회 회장(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은 그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낙동강에서 지금 유일하게 자연성이 남아 있는 황강 합수부에 깨끗한 새로운 모래톱이 돌아왔다. 황강의 모래가 낙동강으로 대거 유입된 결과다. 그곳에서 활동가들이 피켓팅을 벌이고 있다. ⓒ 이성수
지난해 11월 수문을 개방하기 전 금강세종보ⓒ김종술 기자[/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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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대강 사업으로 강물이 가로막힌 세종보 상류에는 큰빗이끼벌레가 발생하고 강물을 점령했다. ⓒ김종술 기자[/caption]
지금 구치소에 갇혀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흐르는 강물을 막았다. 10년 전, '4대강 사업'을 통해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 16개의 보를 건설했다. 사람으로 치면, 동맥의 흐름이 차단된 거다.
결과는 뻔했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진리대로 강이 죽어갔다. 강물의 유속이 느려지고, 수온이 상승하면서 녹조가 창궐했다. 이런 녹조를 학자들은 '남조류'라고 불렀다.
남조류에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물질이 포함돼 있다. 간에 치명적인 독소를 생성시킨다. 다른 독소와 다르게 100℃에서 끓여도 독이 파괴되지 않는 게 특징이다. 현재까지 독소를 해독시킬 수 있는 해독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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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SBS가 방영한 <4대강의 반격> 프로그램에서 충남도가 한국사자원공사에 용역을 의뢰한 결과 ‘발암물질 및 청색증’ 발생 우려가 있어 상수원수로는 사용이 곤란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김종술기자[/caption]
2016년 이런 강물로 한국수자원공사는 도수로를 통해 보령댐으로 이동해 수돗물로 공급했다. '고도정수처리'를 해서 안전하다고도 했다. 거짓말이었다. 지난 2013년 10월 SBS가 방영한 <4대강의 반격> 프로그램엔 이런 내용이 보도됐다.
금강 4대강 사업 구간에서 수질을 조사한 결과 1년 중 5달 동안 '암모니아성 질소'가 기준치를 넘었다. '발암물질 및 청색증' 발생 우려가 있어 상수원수로는 사용이 곤란하다는 자료도 공개했다. 당시 충남도가 한국수자원공사에 용역을 의뢰하여 진행한 자료였다. 문제가 불거지자 한국수자원공사는 발주처인 충남도로 책임을 떠넘기고 충남도는 국토부로 떠 넘겼다. 핑퐁게임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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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늘도 세종보을 뛰어넘지 못한 물고기는 구조물 위에서 죽어가고 있다. ⓒ김종술기자[/caption]
이게 다가 아니다. 4대강 사업 이후, 금강에선 물고기 떼죽음이 발생했다. 지난 2012년 5월, 금강지류 미호천에서 물고기 수천 마리가 폐사하고 같은 해 10월에는 백제보 상류에서 60만 마리 이상의 물고기 사체를 수거했다. 물고기 씨가 마를 정도로 대참사였다.
예견된 참사였다. 지난 2009년 국립환경과학원은 4대강 사업 전 수질예측을 통해 조류 농도가 최대 2.3배까지 증가한다고 예측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4대강 사업이 수질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판단하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과 대화>라는 특별생방송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2015년 8월 말, 일본의 신슈대학교가 대한하천학회와 공동으로 조사한 4대강 조사에서 박호동 신슈대학교 교수가 금강의 남조류 측정을 하고 있다. ⓒ김종술기자[/caption]
결과적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발언은 헛소리였다. 금강엔 해가 갈수록 농도 짙은 녹조가 창궐했다. 이를 빗댄 '녹조라떼', '녹조구장', '녹조카펫'이라는 녹조시리즈가 탄생했다. 숫자로도 증명됐다. 지난 2015년 8월 말, 일본의 신슈대학교가 대한하천학회와 공동으로 측정한 4대강의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는 영산강(영산) 196ppb, 금강(고마나루) 310ppb, 한강(가양) 386ppb, 낙동강(달성) 434ppb에 이르렀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치는 리터당 1마이크로그램, 즉 1ppb(ug/L)이다.
당시 측정을 맡은 박호동 신슈대학교 교수는 이런 말을 남겼다.
지난해 세종보 수문이 개방되면서 물 밖으로 드러난 강바닥은 온통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로 덮여있었다. 실지렁이 붉은깔따구는 환경부 수 생태 4급수 오염 지표종이다. ⓒ김종술기자[/caption]
금강이 살구 빛으로 변했다. 촛불이 탄생시킨 정권은 금강에도 희망의 불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죽어가는 4대강을 살리기 위해 수문개방을 조치했다. 굳게 닫혀 있던 철문이 열렸다. 잠자던 강이 깨어나 흐르게 됐다. 수문개방 6개월, 금강에 모래와 자갈이 돌아오면서 살구 빛을 띠고 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의 참사는 끝나지 않았다. 물고기 사체를 다른 물고기가 뜯어 먹는 동족상잔의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 새들과 야생동물도 허기진 배를 달래려 썩은 사체에 달려들고 있다. 악취와 날벌레로 시달리는 주민들의 원성도 커졌다.
그래서다. 금강은 개살구다. 강바닥엔 아직 씻겨나가지 못한 시커먼 펄이 쌓여 있다. 그속에 실지렁이와 붉은깔다구가 살고 있다. 수문은 열렸지만 강물의 흐름은 여전히 불안전하다. 비가 올 때마다 물길은, 하루는 이쪽 하루는 저쪽으로 오락가락 흐르고 있다. 겉만 번드르르한 개살구, 지금 금강이 그렇다.
이런 금강에 지난 16일, 몇몇 언론사가 왔다. 수문개방으로 나타난 작은 모래톱에 올라가 금빛 모래만 카메라에 담고 떠났다. 그들의 눈에는 죽어가는 물고기는 보이지 않았나 보다. 이런 사정도 모르고 만나는 사람들은 이렇게 묻는다.
수문개방으로 여울이 만들어지고 있는 세종보 상류에 잉어들이 힘차게 거슬러 오르고 있다. ⓒ김종술기자[/caption]
난 요즘 가슴이 뛴다. 첫눈에 반했던 금강이 변하는 모습에 심장이 두근두근하다. 강에서 물고기가 떼를 지어 산란하는 모습을 봐도 그렇다. 물살을 타고 흐르는 모래와 자갈에 신이난다. 그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강물에 확 뛰어들곤 한다. 다만, 강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면, 발이 무겁다.
세종보 강바닥에 시커먼 펄 층이 쌓여 있어서다. 콘크리트구조물을 뛰어넘지 못한 물고기가하루가 멀다하고 죽어가고 있어서다. 하수구나 시궁창에 사는 실지렁이나 붉은 깔따구가 강바닥을 점령하고 있어서다.
그래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대강 사업. 강물을 가로막은 콘크리트는 하루빨리 걷어내야 한다. 권력에 상처받은 금강이 회복할 수 있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 식물인간에서 막 깨어난 금강의 미래는 우리의 관심에 달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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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상류 조그마하게 드러난 모래톱에 드러누워 금강의 지난날을 회상해 본다. ⓒ김종술기자[/caption]
난 바란다. 가족과 친구, 연인들이 금강으로 놀러오는 그날을. 아이들이 모래장난을 하고 강물에 뛰어들어도 안전한 그날을. 이런 날을 꿈꾸며 오늘도 장대비가 내리는 강변에서 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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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개요>
* 일시 : 6/23(토) 9시 20분
* 장소 : 63빌딩 별관 한화생명 1층 대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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