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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가치 있는 노동이 없다면 좋은 삶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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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가치 있는 노동이 없다면 좋은 삶도 없다

익명 (미확인) | 월, 2016/02/29- 14:10

“노동이 없다면 좋은 삶도 없다.”
국내에 <노동에 대한 새로운 철학>이라는 이름의 저서가 번역‧출간돼 알려진 독일의 프리랜서 작가 토마스 바셰크는 이와 같은 말로 “좋은 삶, 진정한 삶은 노동 바깥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기존의 주장을 반박한다. 그는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노동을 하지만 노동은 이보다 훨씬 더 풍부하고 복잡한 면을 지니고 있다”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짧은 노동이 아니라 여가에 집착하지 않는 좋은 노동”이라고 했다.

노르웨이 노동 철학자 라르스 스벤젠도 책 <노동이란 무엇인가>에서 칸트의 통찰을 인용해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훨씬 큰 만족을 얻을 것”이라며 “노동은 사람에게 힘이 솟구치게 한다”고 했다. 이런 전제 하에서 스벤젠은 노동의 미래에서 핵심적인 문제는 “노동시간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노동 자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노동의 조건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좋은 일’이란 과연 무엇일까?

이런 관점은 노동시간을 줄여 나가서 노동자를 노동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것이 ‘좋은 삶’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최근의 보편적 인식과는 방향이 다르다. 자본주의를 붕괴시킴으로써 노동의 소외를 극복하려 했던 마르크스의 주장과도 배치된다.

노동을 삶과 분리시켜 노동의 바깥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려 하기보다는 노동이 삶의 일부라는 것을 인정하고 노동 자체를 ‘좋은 노동’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인데, 이에 동의한다 하더라도 두 가지 질문이 남는다.

첫 번째 질문은 ‘좋은 노동이란 과연 무엇인가’이며, 두 번째 질문은 ‘좋은 노동은 과연 어떻게 가능한가’이다.

먼저 첫 번째 질문에 답하려 할 때 어려운 점은, 좋은 노동을 명확히 정의하거나 도식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똑같은 직장에서 동일한 직무를 담당하더라도 자신의 일에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좋은 노동이란 일자리 자체의 특성뿐 아니라 노동을 대하는 노동자들의 태도와 능력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돈을 많이 받는 직장에서 일하면 만족감이 올라갈 것 같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프랑스 화가 폴 고갱을 모델로 한 소설 <달과 6펜스>에는 남들이 부러워하고 안정적 급여를 받는 증권회사 간부였던 주인공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파리 외곽의 허름한 호텔로 무작정 가출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는 가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물에 빠진 사람은 헤엄을 칠 수밖에 없다”고 대답한다.

물론 노동을 자아실현을 위한 활동으로만 볼 수는 없다. 당연히 노동은 생계수단으로서 의미를 갖고 있다. 좋은 노동이란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고용안정을 요구한다. 하지만 적정한 급여와 해고 위협에 시달리지 않는 안정성은 좋은 노동의 기본적 조건일 뿐이다.

좋은 노동이 되기 위해서는 일하는 사람이 노동에서 자신의 능력이나 가치, 신념을 표현하고 스스로 자신의 노동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노동자가 고립된 주체로가 아니라 사회적관계속에 노동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좋은 노동은 자신의 노동 결과물이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인정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요약하면 좋은 노동이란 노동을 통해 안정된 생계를 보장받고 자아를 실현할 기회를 가지면서 동시에 사회적 기여를 통해 주변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노동 3권은 좋은 노동의 필수 조건

이제 두 번째 질문인 ‘좋은 노동은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해 생각해 보자. 좋은 노동을 위해서는 먼저 노동자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일을 대하는 태도를 적극적으로 바꾸고,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다.

하지만 개인의 마음가짐과 노력만으로 나쁜 노동을 좋은 노동으로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 알베르토 카뮈의 <시지포스 신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컨베이어벨트 앞에서 매번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노동자들이 아무리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려 해도 거기서 노동의 가치와 의미를 발견하기는 어렵다.

결국 무의미하고 지루한 노동을 보다 인간적인 노동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컨베이어 작업속도, 직무순환구조, 교육훈련기회 등 노동조건을 바꿔야 한다. 그러나 사용자 통제 하의, 고도로 분업화된 생산 시스템 하에서 개별노동자들이 스스로의 힘만으로 노동조건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좋은 노동을 만들기 위해서는 집단적인 힘이 필요하다. 노동3권이 좋은 노동을 위한 필수 조건인 이유다. 대한민국 헌법 상 노동3권은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노동자들이 자주적으로 노동조합을 조직해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파업 등 단체행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된 권리다.

하지만 법원과 정부는 노동3권 행사의 목적인 노동조건을 임금, 복리후생 등 ‘경제적 이익’으로 제한하고 있다. 철도노동자들의 민영화반대, 보건의료노동자들의 영리의료화 반대, 언론노동자들의 공정보도 투쟁 등은 모두 좋은 노동을 목적으로 한 노동3권의 행사라 할 수 있는데도 이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 입장에서 자신의 노동이 이윤추구나 특정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전체 공동체의 공공선에 기여함으로써 가치 있는 노동으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지난해 홈플러스가 직원들에게 고객 1인당 100원씩 수수료를 주는 조건으로 경품추첨행사에 가능한 많은 고객들이 응모하도록 독려하라는 지시를 내렸을 때 조합에서 ‘개인정보유출’을 이유로 사측의 지시를 거부한 것도 좋은 노동을 위한 모범적 투쟁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재 대한민국의 법은 공동선을 위한 노동3권은 인정하지 않고 ‘밥그릇 투쟁’만을 허용한다. 노동3권을 생존의 권리로 제한하면서 사실상 노동자들을 임금노예로 가두려는 의도라 할 수 있다. 그러면서 노동자의 합법적인 투쟁은 ‘밥그릇 투쟁’이라고 욕하는 아이러니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나쁜 노동을 만들어 낼 때 노동자들은 이를 좋은 노동으로 바꿔낼 의무와 권리가 있다. 이를 위해서 노동 3권은 ‘밥그릇 지키는 권리’를 넘어 ‘좋은 노동을 위한 권리’로 재정립돼야 한다.

노동 3권이 ‘시민권’이어야 하는 이유

고대 그리스시대 아리스토텔레스는 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덕을 획득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공동체의 운명을 결정할 시민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리하여 시민들이 정치적 활동을 위해 여가를 누리는 사이 일은 노예들에게 맡겨졌다.

근대 시민민주주의에서도 시민은 부르주아 계급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노동자들은 ‘시민’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프랑스 사회사상가 루소의 통찰을 빌리자면 노동자들은 투표하는 날 하루만 시민으로 살 뿐이고 투표가 끝나면 다시 노예로 되돌아간다. 형식상 신분질서에서 풀려났지만 여전히 공공토론에서 배제돼 있으면서 실질적인 시민권을 향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 자신에게도 책임은 있다. 스스로 노동을 ‘먹고 살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고 공동체의 이익에 무관심하게 살아 온 결과이기 때문이다. 한나 아렌트(1906~1975)는 “현대 대중사회는 소비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만 모든 관심을 집중한다”고 지적했다. 도구적 이성의 위험성을 강조한 마르쿠제(1898~1979)역시 노동자들이 오로지 자동차, 요리도구 상품 속에서만 자신의 영혼을 발견하면서 ‘일차원적 존재’로 퇴락했다고 주장했다.

노동이 기술적 표준화, 자동화에 따라 점점 획일화되고 노동자들이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데만 빠져 있으면서 공동체의 윤리나 도덕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좋은 노동을 위해서 앞에서 말한 정당한 대가, 자아실현의 기회도 주어져야 하지만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공익활동이 보장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점에서 좋은 노동에 대한 요구는 시민적 권리이기도 하다.

프랑스 현대철학자 들뢰즈는 “자본주의가 이익을 위한 데모는 견디어 낼 수 있지만 욕망을 위한 데모는 전혀 견디지 못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때의 욕망은 부족한 것을 채우는 ‘결핍’의 산물이 아니라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바깥세계로 끊임없이 발산하게 만드는 ‘생산’의 동력이다.

인간은 본래 더 많은 소유가 아니라 더 많은 ‘가치 있는 노동’을 욕망한다. 가치 있는 노동은 생산을 통해 자신을 확인하고 타인과 관계 맺고 세계를 바꾸는 것이다. 그럴 때 노동은 단지 먹고 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인간의 삶 그 자체가 된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노동 3권’인 동시에 ‘시민권’인 권리다. 이 권리가 보장될 때 노동자들은 비로소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주에서 풀려나 ‘시민’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가치 있는 노동’, ‘좋은 삶’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강진구 | 경향신문 논설위원(공인노무사)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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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5/11/2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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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팜’을 아시나요? 농업인을 꿈꾸는 장수군 고등학생들이 10년 후 농촌에서의 내-일을 꿈꾸며 만든 팀인데요. 2017년 내-일상상프로젝트에서 ‘스토리팜’을 처음 만났습니다.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활동한 이들은 현재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각자 다양한 분야에서 살아가고 있는데요. 안정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를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창직)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아 총 3년에 걸쳐 진행됩니다. 1차 년도(2016년)에는 전주‧완주·순창 지역의 청소년들이, 2차 년도(2017년)에는 장수‧전주‧진안 지역의 청소년들이 함께했습니다. 3차 년도(2018년) ‘내-일상상프로젝트’는 그간 참여하였던 장수·전주·진안·순창 지역의 정소년들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꿈과 진로를 고민하고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의 관심과 응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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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내-일상상프로젝트’는 버버리기금으로 지원되는 사업이며, 희망제작소․전주 YMCA․장수 YMCA․진안교육협동조합 마을학교․순창 청소년수련관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를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창직)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상상학교․상상캠프․내일생각워크숍․내일찾기프로젝트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청소년들이 내 일(my job)을 통해 내일(tomorrow)을 상상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금, 2018/04/2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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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이 물품]

직접 해먹는 맛, 믿고 해주는 맛

- 신동수 선농생활 생산자

 

나직나직, 그리고 느릿느릿. 낮은 어조로 꺼내 드는 그의 이야기에는 왠지 모를 힘이 실려 있었다. 씨알살림축산과 선농생활의 설립자인 신동수 생산자는 1970년대 전반기 학생운동을 상징하는 인물로 꼽힌다. 집안 사정으로 남들보다 4년이나 늦게 간 대학에서 보낸 7여년의 시간 내내 그는 학생운동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가 ‘먹을거리’, ‘친환경’ 등의 단어와 깊게 관계 맺기 시작한 것은 1981년께. 풀무원의 모태가 되는 풀무원식품의 공동창업자인 그는 5년 정도 운영을 함께하다 자신의 사업을 시작했다.

생명운동이라는 큰 틀은 바뀌지 않았다. 선농음식살림이라는 농산물유통업체를 세우고, 대학식당 운영도 함께 했다. “〈선농〉은 ‘조선농업’에서 따온 이름이에요. 따라 붙은 〈살림〉의 뜻처럼 우리나라 농업살림에 기여해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한 거지요. 또, ‘선(鮮)’자에는 신선하다는 뜻도 있으니 신선한 농산물을 통해 살린다는 뜻도 담고 있었지요.” 우리나라 농업에 기여하고자 하는 뜻을 가지고 있던 그가 한살림과 만난 것은 한살림농산이 문을 연 지 채 몇 년 되지 않았던 1990년 초반의 일이었다. 박재일 회장을 비롯해 김지하, 김민기 등과 한살림운동 초기 모임에도 참여했던 그에게 한살림은 ‘축산물을 공급해달라’고 요청했고, 그는 씨알살림축산 설립으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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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식품 시절부터 정농회 회원들을 만나며 항생제, 성장촉진제 등이 범벅된 닭을 키우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던 그는 건강하게 키운 닭만을 한살림에 내기 시작했다. “유기농사를 제대로 짓기 위해서는 농사 부산물을 가축에게 먹이고, 가축의 분뇨를 비료로 이용하는 경축순환농업이 되어야 하는데 가축사료에 항생제를 쓰면 순환 자체가 어려워지니 아예 처음부터 쳐다보지도 않았죠.”

2007년 문을 연 선농생활은 씨알살림축산과 한살림의 필요에 의해 설립됐다. 친환경 축산물을 공급하다 보면 조합원들이 선호하지 않거나 쓰임새가 적은 부위가 많이 남는데 이를 해소하고 조합원의 책임소비를 돕기 위해 육가공품을 생산하는 선농생활을 세운 것. 17년 동안 1차 생산물만 내던 그이지만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부담은 그리 크지 않았다. “대학식당 운영을 오래 하며 영양사, 조리사와의 협업에 익숙했기에 시행착오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가공식품도 결국 원재료를 ‘조리’해서 담는 것 아닌가요?” 선농생활 물품이 조합원들의 마음을 빠르게 잡아끌 수 있었던 것은 가정에서 요리하듯 만든다는 간단한 원칙 덕분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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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가공식품을 만드는 것과 집에서 요리하는 것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어떠한 합성첨가물도 넣지 않는다는 신념대로 가공식품을 만드는 데는 더욱 많은 수고가 필요하다. 선농생활에서는 발색과 보존 효과가 있는 아질산나트륨 없이 육가공품을 만들기 위해 신선한 냉장원료육을 쓰고 매 공정마다 원료육의 입자크기, 유화상태를 관찰·관리한다. 조미료를 쓰지 않고도 감칠맛을 내기 위해 해조류를 건조·분쇄해 가라앉는 해조칼슘을 찾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농생활을 관리·총괄하는 심명순 생산자는 “개발자 입장에서는 물품의 풍미를 더할 수 있는 첨가물을 조금도 넣지 않는다는 원칙이 아쉬울 때가 있다”면서도 “넣어야 할 것만 넣고 만든 먹을거리라 안전성 면에서는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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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농생활이 한살림에 내는 물품은 총 16가지. 그중 신동수 생산자가 특별히 애착을 갖는 것은 씨암탉떡갈비, 씨암탉치킨크로켓, 닭가슴살버거패티 등 ‘씨암탉’으로 만든 물품들이다. 오랫동안 유정란을 낳은 씨암탉은 살이 적고 육질이 질겨 조합원들이 잘 찾지 않는다. 이는 선농생활에서 가공할 때도 마찬가지다. 근육이 많은 편이라 초기 가공도 쉽지 않고 원활한 조리 가공을 위해서는 분쇄과정도 한 번 더 거쳐야 한다. 그래도 제값을 받기 어려운 노계를 가공식품으로 재탄생시켜 마지막까지 역할을 다할 수 있게 할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다는 것이 신동수 생산자의 설명이다.

선농생활_씨암탉3종

“한살림에 유정란을 내니 섭생으로 보면 가장 건강하게 자란 닭인데 질기다는 이유로 대접을 못 받는 것이 아쉬웠어요. 꾸준하게 개발, 개선하고 있으니 앞으로 더욱 다양한 물품으로 찾아뵐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조합원 세대교체가 활발해지고 1인 가구가 증가하며 집에서 요리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요즘. 한살림에서도 간편히 먹을 수 있는 가공식품에 대한 요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믿을 수 있는 재료만으로 집에서 해먹는 맛을 그대로 전해주는 선농생활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글 · 사진 김현준 편집부

 

선농생활 물품에서 어머니 손맛이 나는 이유는?
원료육, 부재료 대부분을 한살림 물품으로 이용합니다
선농생활의 모든 물품은 한살림축산식품, 한들식품, 들판, 씨알살림축산의 원료육으로 만듭니다. 또한 성미전통고추장의 고추장, 다농식품의 조선간장, 화성한과의 쌀조청 등 양념 부재료 대부분을 한살림 물품으로 이용합니다. 집에서와 같은 재료를 쓰니 맛이 비슷할 수밖에요.

선농생활_부재료

 

요리할 때와 같은 순서, 방법으로 가공을 거칩니다
선농생활 물품은 집에서 요리할 때와 같은 순서, 방법으로 만들어집니다. 대량으로 만들기에 기계 공정을 거치기는 하지만 모양을 만들고, 빵가루를 입히는 등 중요한 과정은 직접 손으로 진행되는 점도 선농생활 물품에서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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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에게 먹인다는 마음으로 만듭니다
선농생활 생산자들은 물품 개발 및 생산에 있어 ‘우리 가족, 우리 아이의 먹을거리’라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물품의 간을 맞추고 부재료를 넣는 등 모든 과정에서 아이들의 입맛과 건강을 가장 먼저 고려합니다.

화, 2016/08/0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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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요약

◯ ‘좋은 일, 공정한 노동’ 2차 연구는 1차 연구에서 탐색한 ‘좋은 일’의 기준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는 한편, 개인들이 처한 현실과 이 기준 사이의 괴리를 줄이는 방법을 찾는 데 보다 초점을 맞췄다.

◯ 촛불혁명을 거쳐 문재인 정부가 탄생하는 과정에서 ‘일자리의 질(質)’은 중요한 정책 목표로 부상했지만 여전히 ‘정규직’ 개념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하다. 사람들이 인식하는 ‘정규직’의 의미가 실제와 동떨어진데다가 그 정의를 최대한 확장한다 하더라도 이미 이 시대 일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좋은 일’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좋은 일, 공정한 노동’ 2차 연구는 ‘좋은 일’의 기준이 보다 다층적으로 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1차 목적은 ‘좋은 일 기준 찾기 2차 온라인 설문조사’와 워크숍, 전문가 인터뷰 등 결과를 종합해 보다 상세한 ‘좋은 일’ 기준을 도출하는 것이며 2차 목적은 그에 부합하는 사회를 위한 정책 제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 연구는 2016년 7월~2017년 1월 사이 총 5회에 걸친 릴레이 워크숍과 온라인 설문조사, 전문가 세미나 등으로 진행됐다. 이 모든 과정에서 도출된 ‘좋은 일’의 기준과 요건, 필요한 정책 제안 등은 보드게임 ‘좋은 일을 찾아라’ 개발에 반영됐다.

◯ ‘릴레이 워크숍’은 ‘나의 일 이야기’라는 제목 하에 2016년 7~12월 사이에 청소년, 학부모, 취업준비생, 비영리 종사자, 4060 세대를 대상으로 총 5차례 열렸다. 참가자들은 ‘좋은 삶’을 중심에 두고 ‘좋은 일’의 요건에 대해 말해 보는 시간을 가졌고, 토론툴킷, 보드게임 등을 통해서 자신이 추구하는 ‘좋은 일의 유형’을 알아봤다. 각 워크숍마다 참가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노동 관련 강연 및 활동이 함께 진행됐다.

◯ ‘좋은 일 기준 찾기’ 2차 온라인 설문조사 응답자는 총 3,292명이었다. 이중에서 20대가 1,479명(44.9%), 30대가 1,207명(36.7%)에 달해 다른 연령대 응답자와 큰 차이를 보였으므로 데이터 분석 대상은 20~30대 총 2,686명으로 한정했다. 분석 대상 20~30대 응답자 중 ‘직장인’(피고용자)은 77%, 학생 또는 취업 준비 중인 사람이 13.1%, 프리랜서가 3.2%, 자영업(부모 소유 사업체 근무 포함) 종사자가 1.6%였다.

◯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만족도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항목을 알아보기 위해 응답자들에게 현재 하고 있는 일의 만족도를 6가지 요건, 총 25개 세부요건으로 질문했다. 그리고 ‘전반적 만족도’를 질문한 뒤, 앞의 세부요건에 대한 응답 결과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 ‘전반적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항목은 ‘적성’ 요건 하의 세부항목인 ‘업무 자체에 재미를 느낄 수 있다’(β=0.201)였다. ‘개인의 발전 가능성’ 하의 세부요건인 ‘현재 업무 및 조직에서 배울 점이 많다’(β=0.135)가 다음으로 영향이 컸다.

◯ ‘좋은 일’에 대한 한국 사회의 보편적 기준을 물었을 때는 ‘정규직 여부’, ‘고용안정성’(10년 이상)에 대한 응답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개인들이 가진 ‘좋은 일의 기준’과 한국 사회의 현존하는 보편적 기준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20~30대들은 ‘재미있는 일’, ‘배워서 성장할 수 있는 일’, ‘스트레스 적은 일’ 등을 중시하면서도 사회 전반에 여전한 ‘정규직 여부’, ‘고용 안정성’ 등 기준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 설문조사에서는 “어린 시절(10세 전후) 장래희망”을 묻고, 그 장래희망을 꼽았던 주된 이유를 답하도록 했다. 사회적 기준 및 취업 가능성 인식 등에 따른 영향이 적었을 때 생각했던 ‘좋은 일’의 기준을 알아보기 위한 항목이었다.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항목은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였다.

◯ “당시(10세 전후) 생각을 기준으로, 장래희망을 이뤘을 때의 삶의 모습은 어땠을까요?”라고 질문했을 때 가장 많은 긍정 응답을 받은 항목은 ‘중요한 사람으로 인정받으며 전문적으로 일한다’와 ‘하는 일 자체에서 즐거움과 보람을 느낀다’였다. 그에 비해서 부정 답변 비율이 높은 항목은 ‘원하면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가족·친구 등 중요한 사람들과 충분한 시간을 보낸다’, ‘휴가 또는 여행을 충분히 즐긴다’(24.0%) 등이었다. 이 결과는 사람들이 어떤 직업을 희망할 때 그 일 자체의 특성만 생각할 뿐, 그 일을 하면서 사는 자신의 삶 전체를 보지 못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 2016년 11월 28일 국회 ‘미래 산업과 좋은 일자리 포럼’, 더불어민주당 서형수 의원실, 희망제작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좋은 일자리란 무엇인가’ 세미나, 그리고 릴레이 워크숍 중 진행된 전문가 강의에서의 내용으로 종합하면 ‘좋은 일’을 위한 개인과 사회의 기준 차이를 좁히기 위한 정책·제도·문화에 대한 제안을 정리할 수 있다.

◯ 첫째는 경직된 노동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정규직·비정규직의 도식을 벗어나서 각자가 원하는 형태로 ‘좋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동구조가 보다 다양하고 수평적으로 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실업급여의 기간 및 대상 확대, 기업의 경력단절자 재고용 독려, 전반적인 일자리의 질(質) 제고, 4대 보험 보장의 성격과 범위 확대가 필요하다.

◯ 둘째는 노동 3권 회복이다. 노동조합 활동과 노동 3권은 헌법이 부여한 기본권리라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 노동자가 임금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기업윤리와 인권, 사회적 가치를 위해서도 노동 3권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하며, 노동자가 기업의 경영에 일정 비율 참여할 수 있는 ‘노동이사제’도 도입될 필요가 있다.

◯ 셋째로 정부는 일자리를 숫자보다는 ‘좋은 일’ 관점에서 일자리 정책을 펴는 쪽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근로계약서 작성 등 기본적인 법규가 잘 지켜지도록 관리 감독 및 처벌을 강화하되 특히 미성년자 및 생애 첫 취업자에 대해서는 각별한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 넷째, 노동권교육을 초중고교 단계부터 대폭 강화해야 한다. 또한 진로교육도 성적에 맞는 진학 교육, 유망 직업 교육 등에서 벗어나서 각 개인이 원하는 행복한 삶에 부합하는 ‘좋은 일’의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

◯ 2차 연구 과정에서 보드게임 ‘좋은 일을 찾아라’가 개발되기도 했다. 1·2차 행사인 ‘청소년 워크숍’과 ‘학부모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이 각자 원하는 ‘좋은 일’의 기준을 찾아보기 위해서는 일정한 한계와 제약을 둔 채로 ‘좋은 일’의 요건을 골라보는 과정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 되었다.

◯ 이에 따라 전문가 자문,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의 시뮬레이션을 거쳐서 보드게임이 개발됐으며 2016년 7월 30일 취업준비생 워크숍 때 1부 게임이 공개됐다. 이어서 12월 3일 4060 워크숍 때 2부가 공개됐다.

◯ 1부 게임은 ‘좋은 일’의 요건 48가지를 담은 ‘일 경험 카드’를 6가지 ‘자원 칩’으로 구매, 이 과정에서 획득한 퍼즐의 색깔을 통해 ‘내가 추구하는 좋은 일 유형’을 알아보는 과정이다. 2부 게임은 1부 게임 플레이어들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팀 플레이 방식이다. 1부에서 모아 놓은 자원들을 활용해서 ‘정책 카드’를 획득하면 1부 때 미처 채우지 못 한 퍼즐 판을 꽉 채울 수 있는 게임으로, 공동체를 위해 힘을 모으면 개인들의 삶도 더 좋아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보드게임 ‘좋은 일을 찾아라’는 청소년, 대학생, 취업준비생 등을 위한 진로교육 및 직업탐색교육, 노동인권교육 교구, 시민 대상의 직업전환 교육, 민주주의 교육 등을 위한 도구로도 활용될 수 있다.

◯ ‘좋은 일, 공정한 노동’ 2차 연구를 통해 정리할 수 있는 ‘좋은 일’의 상 또는 기준은 1차 연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소나마 더 보탠다면 조직에 속하지 않고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 생애 두 번째 세 번째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 비영리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 등 다양한 상황과 여건, 선호도에 따른 ‘좋은 일’ 요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 ‘좋은 일’의 기준은 어느 한 시점에 한 차례 한다고 해서 도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기준을 알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더 많이 말하도록 해야 한다. 2차 연구 중 보드게임 개발을 한 것도 이런 의미였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말하도록 하는’ 방법론을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 ‘좋은 일, 공정한 노동’은 3차 연구로 이어진다. 보드게임 ‘좋은 일을 찾아라’를 통해서 또다시 ‘좋은 일’에 대한 새로운 기준들이 도출될 것이다. 아울러 3차 연구는 20~30대가 원하는 좋은 일에 보다 더 초점을 맞춘 탐방과 인터뷰, 조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목차

연구요약

프롤로그
– 승자(勝子)의 일, 패자(敗子)의 일?

I. 서론
1. 연구 배경과 목적
2. 연구 방법

Ⅱ. 릴레이 워크숍 ‘나의 일 이야기’
1. 청소년·학부모가 원하는 ‘좋은 일’
2. 취업준비생이 원하는 ‘좋은 일’
3. 비영리 종사자가 원하는 ‘좋은 일’
4. 40~60대가 원하는 ‘좋은 일’

III. 20~30대 ‘좋은 일’ 기준 분석
1. 온라인 설문조사 진행 경과
2. 개인·사회 간 ‘좋은 일’ 기준 차이
3. ‘좋은 일’과 ‘좋은 삶’
4. 응답자의 일 현황 분석
5. 시사점

Ⅳ. 전문가 제안: ‘좋은 일’을 위한 제도·정책·문화
1. 전문가 강의 정리
2. ‘좋은 일자리란 무엇인가’ 국회 세미나 정리
3. 시사점

Ⅴ. 보드게임 ‘좋은 일을 찾아라’
1. 개발 배경과 과정
2. 구성품의 의미
3. 활용 방향

Ⅵ. 결론 및 시사점
1. ‘좋은 일’의 새로운 기준
2. ‘좋은 일’을 위한 사회 변화
3. 후속 과제

에필로그
– 모든 일이 ‘좋은 일’인 사회를 위해

참고문헌

부록

수, 2017/08/1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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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6월말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최저임금위원회 구조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노동 9, 사용자 9, 공익위원 9명 등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가 해마다 6월말까지 다음해 적용할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노사가 위원회에 직접 참여하는 노사교섭과 유사한 구조라 합의 도출이 쉽지 않기 때문에 공익위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대통령이 9명의 공익위원을 모두 임명해 위원회 독립성은 물론이고 정권 입맛대로 인상액을 결정하는 구조에 대해 비판 여론이 높다.

갈등 속에 ‘공익위원’ 절대적 권한

최저임금 공익위원은 최근 10년간 8차례 최종안을 제시했고, 2차례는 최종 인상 범위를 제시했다. 10년 모두 공익위원들이 내놓은 최종안 또는 범위 안에서 결정됐다. 위원회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공익위원이 내놓은 최종안이 예상보다 높으면 사용자 위원이 퇴장하고, 예상보다 낮으면 근로자 위원이 퇴장한 상태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2010년엔 사용자 위원이 퇴장했고, 2011년엔 근로자 위원이 퇴장했고, 2012~2014년엔 사용자 위원이 퇴장하진 않았지만 대부분 기권했다. 2015~2016년엔 근로자 위원이 퇴장했다. 이런 상태에서 공익위원의 최종안대로 모두 결정돼 공익위원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공익위원은 고용노동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따라서 정권 입맛대로 최저임금이 결정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이 뽑은 공익위원이 절대적 권한을 가져 위원회는 독립성에 한계가 명확하다.

공익위원 위촉 기준도 제한적이다. 최저임금법 시행령 13조(공익위원 위촉 기준)에 따르면 ① 3급 이상 공무원 ② 노동경제, 노사관계 등 부교수 이상 ③ 공인된 연구기관 박사 연구원으로 돼 있다.

72명 중 45명이 교수, 전공도 경제-경영학 편중

1987년 최저임금위원회 구성 이후 현재까지 30년간 모두 72명이 공익위원을 맡았다. 72명 중 교수는 45명, 노동부 공무원 14명, 연구기관 12명, 시민단체 1명이었다. 절대다수인 교수의 전공은 경제학 20, 경영학 11, 법 7, 사회복지 2, 사회학 2, 소비자학 2, 문학 1명 순이다. 세부적으로 노동경제학이나 노사관계를 전공한 교수도 있지만 한눈에 봐도 경제, 경영학자 편중이 심하다. 양극화가 심해지는 현실을 볼 때 복지학과 사회학 비중은 더 커져야 한다.

공익위원 중 시민단체 출신은 30년 동안 여성민우회 정강자 공동대표 딱 1명뿐이었다. 공익위원 위촉기준 4호엔 “상당하는 학식과 경험이 있다고 장관이 인정하는 사람”도 포함돼 있지만, 노동부장관은 30년 동안 교수와 노동부 공무원,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만 선호했다.

30년 동안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6명은 모두 교수였다. 조기준 고려대 교수, 김수곤 경희대 교수, 최종태 서울대 교수 등 초기 3명의 교수 출신 위원장은 학계에서 노동관련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후 3명의 교수 출신 위원장은 노사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교수 출신으로 보기 어려운 노동부 공무원 출신이나 국책 연구기관 출신도 있다.

[표1] 역대 정권 최저임금 인상률

정권별
인상률
적용
시기
시급
(원)
인상률
(%)
전두환 88 462.5
487.5
 
노태우
111.6%
89 600 29.7
23.1
90 690 15.0
91 820 18.8
92 925 12.8
93 1,005 8.6
김영삼
47.8%
 94.1~8  1,085  7.96
 94.9~95.8  1,170  7.8
 95.9~96.8  1,275  8.97
 96.9~97.8  1,400  9.8
 97.9~98.8  1,485  6.1
 김대중
53.2%
 98.9~99.8  1,525  2.7
99.9~00.8 1,600  4.9 
 00.9~01.8 1,865  16.6 
 01.9~02.8 2,100  12.6 
 02.9~03.8 2,275  8.3 
 노무현
65.7%
03.9~04.8  2,510  10.3 
 04.9~05.8 2,840  13.1 
 05.9~06.12 3,100  9.2 
 2007 3,480 12.3 
2008  3,770  8.3 
이명박
28.9%
2009   4,000 6.1 
2010  4,110  2.75 
2011  4,320  5.1 
2012  4,580  6.0 
2013  4,860  6.1 
 박근혜
33.1%
2014  5,210  7.2 
2015  5,580  7.1 
2016  6,030  8.1 
2017  6,470  7.3 

공익위원 뒷문은 여당 국회의원, 정무직 단체장 

문형남 전 위원장은 노동부 공무원 출신으로 노동부 기획관리실장과 산업안전공단 이사장을 지내다가 노동부가 전액 출연해 세운 한국기술교육대 총장을 거쳐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4월부터 2년가량 8대 위원장을 역임했다. 위원장을 마친 뒤 곧바로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을 지냈다. 위원장을 맡을 때 한국기술교육대 교수였지만 사실상 정부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다.

문 위원장 후임인 박준성 교수는 2011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최저임금위원회를 맡았다. 박 위원장은 성신여대 경영학과 교수로 80년대부터 신인사 노무관리를 주제로 전경련과 포스코, 금성그룹, LG, 효성중공업 등 대기업 연구용역을 맡아 지난해 중노위 위원장 선임 때 노동계가 크게 반발했다. 박 위원장은 2016년 7월초 최저임금 의결 때 근로자 위원이 퇴장한 가운데 사용자 위원들이 제시한 440원 인상안을 표결에 부쳐 정권의 대리인이란 비판을 받았다.

이종훈 명지대 경영학부 교수는 2008년 5월 공익위원으로 임명돼 2012년 초까지 공익위원 간사로 활동하다가 그해 4월 총선에 출마해 새누리당 국회의원(분당갑)으로 변신했다. 유경준 박사는 국책연구기관인 노동연구원과 KDI에서 30년 가까이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2015년 4월 24일 공익위원으로 임명됐으나 한 달(5월26일)만에 통계청장으로 옮겨갔다.

공익위원 여전히 교수 6, 국책연구기관 2, 공무원 1명

지금도 공익위원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9명의 공익위원은 교수 6명, 국책연구기관 연구원 2명, 노동부 공무원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15일 뽑힌 어수봉 위원장은 노동연구원 연구원과 중앙고용정보원 원장, 한국기술교육대 교수 등 주로 노동부 산하기관에서 주로 일했다. 어 위원장은 1999~2006년까지 공익위원으로 활동했다가 이번에 복귀한 셈이다.

6명의 교수 출신 공익위원은 전공별로 경영학 3명, 법학 2명, 경제학 1명 순이다. 현재의 공익위원 9명 중 문재인 정부 이후 새로 임명한 위원은 강성태 한양대 교수 1명 뿐이다.

연구원 2명도 국책연구기관인 직업능력개발원과 노동연구원 재임 중이라 정부정책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위원회 독립성 확보는 여전히 미지수다.

위원회 불러도 힘 있는 부처는 불출석

최저임금위원회가 고용노동부 산하로 돼 있어 기획재정부나 행정자치부, 국세청 등 힘 있는 부처를 관장할 수 없는 한계가 뚜렷하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7명의 노.사.공익 위원 외에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 산업통산자원부 3급 공무원을 특별위원으로 임명한다. 실제 위원회 회의 땐 고용노동부 특별위원인 근로기준정책관이 매번 참석한다. 그러나 다른 2개 부처 특별위원은 얼굴도 비추지 않는다.

위원회는 2015년 회의 때 ‘공공조달계약 시 최저임금 인상률 미반영’ 문제 개선을 위해 기획재정부 특별위원의 의견을 듣고자 수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결국 타 부서 직원이 대리출석해 발언하고 말았다.

위원회는 노동부와 통계청 통계가 서로 달라 최저임금 결정기준으로 삼는데 한계가 있어 더 정밀한 통계치를 가진 국세청의 협조를 구했지만 실패했다.

최저임금은 기재부와 산업부 뿐만 아니라 기초생활법을 관장하는 보건복지부, 저임금 노동자가 몰린 여성가족부와도 무관하지 않지만 위원회가 노동부 산하라는 한계 때문에 범부처간 협조를 얻을 수 없는 구조다.

한정애 의원은 지난해 8월 이런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저임금위원회를 대통령 산하로, 민병두 의원은 총리 산하로 각각 격상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표2] 계류중인 최저임금 법안만 25개

  발의자 결정 결정 기준 위원회 공개 위원회 위상 공익위원 선출 적용범위 처벌
1 이인영   통상임금
50%
         
2 정부           일부확대 약화
3 이용득     속기록, 방청        
4 한정애       대통령 소속   국회 추천   강화
5 소병훈     회의록,회의공개   국회 6명 추천    
6 김해영         청년 3명    
7 강병원     속기록
방청
      강화
8 윤후덕         노사3명씩
추천
   
9 이정미     속기록
회의공개
방청
  노사 추천 투표   강화
10 김병욱           장애인 적용  
11 송옥주   정액급여
50%
      중소기업 대책  
12 서형수           가사노동 적용
수습/감단 적용  
 
13 조승래           시급~월급
단위 명확 발표
 
14 우원식 국회            
15 민병두   평균임금
50%
  총리 소속 국회-정부-법원
각 3인 추천
   
16 박광온           장애인 적용  
17 이동섭           수습기간 단축  
18 박찬우             강화
19 김삼화 이원화   속기록
회의공개
  노사가 선출 가사노동 적용  
20 정동영   평균임금
50%
    노사가 선출    
21 백혜련           적용 확대  

20대 국회엔 개원 1년만에 최저임금 법안이 25개나 발의돼 있다. 9명의 공익위원을 모두 대통령이 뽑아 문제가 된 공익위원 선출방식을 개선하는 법안도 8개나 있다. 9명 중 일부를 국회가 추천하거나 노사가 명단을 놓고 서로 배제해 가면서 뽑는 방안도 나왔다.

최저임금 사각지대 해소를 담은 안도 많았다. 장애인과 가사노동자는 최저임금에 적용되지 않는다. 1년 이상 고용된 노동자는 수습 3개월을, 아파트 경비원처럼 감시단속적 일을 하면 10%를 삭감해도 된다. 장애인에게 적용을 확대하고 대신 정부가 일정하게 지원하는 방안이다.

우원식 의원은 아예 국회가 결정하자는 법안을 냈지만 대부분 현행 최저임금위원회 결정을 유지하자는 쪽이다. 김삼화 의원은 위원회를 2개로 이원화해 한쪽은 인상 범위를 정하고, 나머지 한쪽이 최종액을 정하자고 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6월 정부입법안으로 위반 사업자에게 현행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매기는 것을 2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로 완화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노동부는 벌금형이 절차가 복잡해 과태료로 전환하면 실효성 있는 제재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이 법안은 국회 환노위 전문위원조차 “과태료는 위반자가 받는 부담이 적어 오히려 위반자에게 유리한 결과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방청도 못하는 위원회 폐쇄성

최저임금위원회는 방청 절차가 없다. 노동계와 사용계가 배석자를 2명씩 앉힐 수 있지만, 방청은 아예 못한다. 언론사 취재기자의 출입도 금지된다.

위원회는 2015년 3차 전원회의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전원회의 때마다 발표하는 보도자료까지 위원회 운영규칙 위반이라며 공식 사과와 재발장지를 요구할 정도였다. 이용득, 이정미 의원 등 4개 개정안이 속기록 공개와 방청허용, 회의 공개 등을 담은 건 이런 폐쇄성을 극복하자는 취지다. 반면 사용자 단체는 현재의 공개수준이 적절하고, 실명을 공개할 경우 자유로운 토론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입장이다.

민변 노동위원장 김진 변호사는 “2015년 최저임금 미달 노동자가 222만 명에 달했는데도 노동부는 업주가 시정만 하면 아무런 처벌도 안해 문제”라며 “임금채권보장법상 체불임금 지급 요건을 완화해 정부가 미달 노동자에게 우선 차액을 지급하고 사업주에게 대위 청구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목, 2017/06/2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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