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에 적용될 선거법 개정의 법정 시한은 총선 6개월 전(2015년 11월13일)이었지만 한참 지났다. 올해 1월1일부터 현행 선거구가 무효화된 상태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는 2월23일 본회의를 사실상의 처리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만약 2월23일에도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총선을 연기해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한다. 걱정스러운 일이긴 하다.
하지만, 대통령의 행보나 두 원내교섭단체들의 행보를 보면 긴박감은커녕 한가로움마저 느껴진다. 국회나 대통령의 요즘 관심사는 선거구 획정안 처리와 대통령 관심 법안의 연계 여부이지, 선거구 획정 자체는 아닌 것처럼 보인다.
사실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대통령 관심 법안 처리를 연계하는 방법으로 선거구 획정안 처리를 한 달 가까이 지연시켜왔다. 나는 집권여당이 밀고 있는 대통령 관심 법안들이 백해무익한 법안이라고 생각하고, 따라서 선거구 획정과 연계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지만 그걸 구구절절 얘기하고자 펜을 든 것이 아니다. 집권여당과 제1 야당의 행보로 미루어볼 때 선거법 개정과 관련된 주된 뒷거래는 이미 오래전에 끝났는데, 그 거래 내용이 유권자의 권리를 도둑질하는 후안무치한 것이었다는 점을 기록으로라도 남겨둬야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과 구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지난 1월24일 “현행대로 국회의원 정수를 300명으로 유지하되, 지역구를 253석으로 현재보다 7석 늘리고 대신 비례대표를 54석에서 47석으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1등 뽑기 승자독식’ 방식으로 선출하는 지역구를 늘리고 정당득표율에 비례해 의석을 배분하는 비례대표 수를 줄임으로써 선거제도 전반을 더욱더 승자독식구조로 개악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지역구 의석과 비례대표 비율을 200명 대 100명으로 하고, 각 당에 배분하는 의석수를 정당득표율과 연동하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법 개혁안은 최근 보기 드문 혁신적인 것이었으나 오간 데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중앙선관위 안대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전면화될 경우 현 의석 분포는 크게 달라질 것이 명확하다. 예를 들어 19대 총선에서 각 당이 얻은 득표수를 기준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자. 19대 총선에서 집권여당과 제1 야당은 자신들이 얻은 득표율 총 79.3%(새누리 42.8%+민주 36.5%)는 총 300석 중 238석의 가치가 있는 것이지만 두 정당은 총선 결과 41석이나 더 많은 279석(152석+127석)을 확보했다. 만약 선관위의 개혁안이 적용되었다면 신생정당이나 소수정당은 현재보다 41석을 추가로 얻을 수 있었던 셈이다.
집권여당과 제1 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개혁안을 거부하는 데 담합함으로써 20대 총선에서 소수정당이 원내에 진출할 가능성은 더 희박해졌고, 두 거대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20.7%의 유권자들은 더 큰 손해를 보게 되었다. 벼룩의 간을 빼먹는 과두정치가 더 강화되었는데 어떻게 새 정치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물론, 핑계는 있다. 2015년 헌재 판결에 따라 지역구별 인구편차를 최대 3 대 1에서 2 대 1로 줄이면 농어촌 지역구 수가 줄어 지역 대표성 보장을 위해 부득이 지역구 수를 늘리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정치개혁 방안을 외면한 것을 정당화하기엔 군색하다. 농어촌 지역 대표성을 보장하려면 농민이나 어민 혹은 특정 지역 출신의 비례대표를 공천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한마디만 덧붙이자. 기왕 선거법 개혁이 물 건너간 것이라면, 개악된 현재 합의안만이라도 빨리 처리해주길 바란다. 선거구 획정이 늦게 결정될수록 현직 정치인들에게만 유리하지 않은가!
<div class="xe_content"><h1>거대 양당은 당리당략 앞세우지 말고</h1>
<h1>민의 그대로 반영하는 선거제도 개혁에 나서라!</h1>
<h2>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기자회견</h2>
<h2>일시 장소 : 2019. 1. 30.(수) 오후 1시30분, 국회 정론관</h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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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오늘(1/30) 오후 1시30분, 전국 20개 자치와 분권을 지향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상설 연대기구인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이하 참여자치연대)는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당리당략 앞세우지 말고 민의 그대로 반영하는 선거제도 개혁에 나서라>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참여자치연대는 권력감시와 주민참여‧자치운동을 벌이고 있는 전국의 20개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연대기구입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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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작년 말 원내 5당의 ‘1월 내 선거제도 개혁 합의처리’ 약속에도 불구하고 거대 양당은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 때문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혁 논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약속한 마감 시한이 다 되어서야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렵고, 실현가능성도 매우 낮은 협상안을 내놨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당론도 정하지 못하면서 연동형은 안된다, 의원수 확대는 안된다 식으로 개혁 논의에 발목만 잡고 있다고 규탄했습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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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더불어민주당에게는 당리당략을 버리고 보다 진정성있는 개혁방안을 내놓고 자유한국당은 오늘이라도 구체적인 선거제도개혁 방안을 내놓고 성실하게 협상에 임해 선거제도 개혁이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했습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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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이날 기자회견에는 대구참여연대 장지혁 정책팀장,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김상기 아름다운참여팀장,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성은정 사무처장 대행, 김지훈 집행위원, 울산시민연대 박준수 활동가, 인천평화복지연대 이광호 사무처장, 참여연대 박정은 사무처장, 이미현 참여자치연대 사무국장 등 참여자치연대 활동가 1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기자회견 후에는 국회 정문 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치개혁공동행동의 <72시간 비상행동>에 결합해 선거제도 개혁 촉구 이어말하기 행사에 참여합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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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기자회견문] </p>
<h2>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당리당략 앞세우지 말고 </h2>
<h2>민의 그대로 반영하는 선거제도 개혁에 나서라!</h2>
<p style="text-align:center;"> </p>
<p>우리는 오늘 매우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국회와 정치에 대한 공분이 만연하고, 정치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혁에 대한 요구는 드높지만,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 때문에 ‘민의 그대로 선거제도 개혁’이라는 국민적 열망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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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작년 12월 15일 원내 5개 정당(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평화민주당, 정의당)의 원내대표들은 2019년 1월 말 안에 선거제도 개혁안을 합의처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합의안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이를 뒤집는 발언을 쏟아내더니 스스로 국민에게 약속한 시한이 내일로 다가왔음에도 선거제도 개혁 관련 국회의 논의는 지난 연말 합의에서 사실상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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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이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다음 총선에서의 유불리를 따지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대표되는 민의 그대로 선거제도 개혁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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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할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그 동안 국민들 앞에서 밝혔던 입장과 공약까지 부정하면서 연동형비례제가 자신들의 입장이 아닌 것처럼 오락가락하더니, 마감 시한에 임박해서야 현실성이 전혀 없는 반쪽짜리 연동형 비례제 안을 협상안이라고 내놨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원내 다섯개 정당 중에 유일하게 당론이 없는 정당이면서도 연동형은 안 된다, 의원수 확대는 안된다는 식으로 오로지 선거제도 개혁 논의의 발목을 잡는 데만 힘을 기울이고 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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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지금 우리 국민이 원하는 것은 국민의 의사를 제대로 대변하는 국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당이 지지받은 만큼 의석을 배분받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민의 그대로’ 국회가 구성되게 해야 한다. 또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비례성과 대표성 확대라는 취지에 맞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기득권과 특혜를 과감히 내려놓겠다는 진정어린 국회개혁의 약속을 전제로 일정 규모의 의원 수 확대를 국민에게 제안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병행되어야 한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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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이는 정치개혁특위가 구성한 자문위원단이 진보와 보수를 망라한 시민사회, 학계 등 전문가 집단의 목소리를 수렴하여 마련한 권고안(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의원정수 20% 확대)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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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월 임시국회가 빈손으로 끝날 상황이 되자 선거제도 개혁을 요구하는 성난 목소리가 국회 안팎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전국 57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공동행동이 국회 앞에서 약속 파기 규탄 72시간 농성에 돌입했고, 전국 각지에서 지역구 의원들을 상대로 한 선거제도 개혁 촉구 활동들도 이어지고 있다. 여성, 청소년, 청년, 환경, 장애인, 교육 등 각 부문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것에 이제는 국회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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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더불어민주당이 한국 정치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당장 눈앞에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국민들이 원하는 개혁의 방향과 원칙에 입각한 진정성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자유한국당도 책임있는 공당이라면 지금이라도 당론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하며 상임위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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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오늘 전국에서 모인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소속 단체들은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선거제도 개혁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거대 양당의 행태를 규탄하며, 민의를 그대로 반영하는 선거제도 개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대다수 국민의 요구를 결단코 외면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지금의 오만에 대한 국민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임을 경고한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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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소속 전국 20개 시민단체들은 오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정치개혁, 국회개혁을 바라는 국민들과 함께 각 지역에서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다. </p>
<p style="text-align:center;"> </p>
<p style="text-align:center;">2019년 1월 30일</p>
<p style="text-align:center;"> </p>
<p style="text-align:center;"><strong>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strong></p>
<p style="text-align:center;">경기북부참여연대 / 대구참여연대 /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 부산참여연대 /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 여수시민협/울산시민연대 / 익산참여자치연대 / 인천평화복지연대 / 제주참여환경연대 / 참여연대 / 참여와자치를위한춘천시민연대 / 참여자치21(광주) /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전국20개단체)</p>
</blockquote>
<p> </p>
<p>기자회견문 <a href="http://bit.ly/2Ga1p3S" target="_blank" rel="nofollow">[원문보기/바로가기]</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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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2>국회를 열어라</h2>
<h1><span style="color:#000000;">정치개혁과 권력기관 개혁 입법 촉구 시민행진에 함께해 주세요~</span></h1>
<p><br />
민의 그대로인 국회를 만들어 정치를 개혁하기 위한 선거제도 개혁, <br />
검찰을 개혁하고 부패 척결을 위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br />
국정농단과 국내정치 개입 대신 순수 정보기관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국정원 개혁</p>
<p> </p>
<p>많은 시민들이 어느 것 하나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들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p>
<p> </p>
<p>이 모두 국회가 열려야 논의되고 추진될 수 있습니다. <br />
그러나 지금 국회의 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br />
여야 정당들은 국회 의사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한 채 정쟁에만 빠져 있습니다. <br /><br />
우리 시민들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습니다. <br />
그래서 정치개혁과 권력기관 개혁을 바라는 시민들의 의지를<br />
국회, 여야 정당들에 알리려 합니다. <br />
</p>
<p><strong>정치개혁과 권력기관 개혁 입법 촉구 시민행진 </strong>일정<br />
- 일시 : 2019. 2. 18(월) ~ 3. 8(금) 평일 오전 8 ~ 9시 <br />
- 행진 경로 <br />
2.18(월) : 자유한국당사 → 더불어민주당사 → 정의당사 → 민주평화당사 → 바른미래당사 → 국회 정문 앞<br />
2.19 ~ : 여의도역 3번 출구 → 더불어민주당사 → 정의당사 → 민주평화당사 → 바른미래당사 → 국회 정문 앞 <br /><br /><span style="color:#2980b9;">* 문의 : 참여연대 02-723-5302 </span></p></div>
지난 6일(월), 국회 정치개혁 특별위원회(위원장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하 정개특위)가 1박 2일 워크숍 결과 합의된 선거제도 개혁 방향을 밝혔다. 그러나 발표된 브리핑 결과문에서는 당초 15억원의 예산까지 책정하였다며 진행하겠다던 공론조사에 대한 언급이 쏙 빠졌다. 선거제도 개혁 과정이 주권자 국민의 참여 없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고, 국민들은 그저 논의과정을 지켜보고 결과를 수용하는 방식은 용납될 수 없다. 정치개혁의 성패는 얼마나 공론화가 이뤄지고 높은 수준의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 2024정치개혁공동행동은 재발족한 작년 10월말 이후 기회가 있을때마다 정개특위와 국회에 선거제도 개혁과정에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범국민논의기구의 구성을 촉구한 바 있었다. 정개특위도 애초 공언대로 시민과 함께하는 선거제 개혁의 원칙을 천명하고, 국민 공론화 과정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을 밝혀야 한다.
6일 남인순 위원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정개특위는 ‘1박 2일 워크숍’을 진행하며 선거 결과의 비례성과 대표성을 높이고 국민이 수용 가능한 선거제도를 마련해, 지방소멸 대응·지역주의 완화·다양성을 증진하는 것이 선거제도 개혁의 중요한 목표라는 점에 합의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선거제도의 극심한 불비례성을 개선하고 대표성을 높인다는데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단순히 국회 안에서 복수의 안을 만든다음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다고 해서, 그것을 국민이 수용한 선거제도로 간주할 수는 없다. 주권자 국민은 자신들의 대표를 선출하는 방법을 개혁하는데 있어서 논의과정에 참여하고, 의견을 피력하고, 촉구할 권리가 있다. 당초 정개특위 역시 이같은 공론화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일찍부터 국민공론조사를 위해 15억원 가량의 예산을 책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워크숍 성과 브리핑에서 공론조사 관련 내용은 사라지고, 복수의 안 성안 후 대국민 여론조사 및 전문가 의견조사 방식만 포함된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선거제도 개혁 논의 과정에서 진정한 의미의 유권자 참여를 보장하기 어렵다.
비례성과 대표성이 높아지는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당장 적극적인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론화 과정을 마련해 사회적 토론을 시작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선거제 개혁의 필요성과 대원칙에서부터 국민적 이해와 공감대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런 후에야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각 선거제도들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바람직한 비례대표 선출 모델은 무엇인지 등 건설적인 논의가 가능해진다. 선거구 획정 법정기한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추진하는 선거제도 개편은 국민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 정개특위는 지금이라도 공론조사 등 공론화 과정에 대해 구체적인 로드맵과 일정을 공개하고, 즉각 공론화 과정을 추진해야 한다. 끝.
오는 2023년 2월 22일(수)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정치개혁, 선거제 개혁을 위해 692개 노동·시민단체가 모여 활동하고 있는 2024정치개혁공동행동은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 이탄희 의원,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 정의당 심상정 의원과 공동주최로 “선거제 개편,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가야하나?” – 선거법 개정안 분석과 선거개혁 방향 제시 위한 국회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구 획정을 위해 올해 4월 10일까지 공직선거법 개정이 필요한 가운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2월 중 복수의 선거제 개편안을 마련하고 국회의장도 3월 중 국회의원 전원으로 구성된 전원위원회를 열어 선거법 개정을 마무리짓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한 여야 141명 국회의원이 참여하는 초당적 여야 정치개혁 모임이 구성되며 선거제 개편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국회에는 수많은 공직선거법 개정안들이 연일 발의되고 있습니다. 2024정치개혁공동행동은 국회의원 정수 확대와 정당득표율과 의석수 간 비례성을 높이고 선거제 개편 논의에서 국회가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는 민주국가에서 게임의 룰인 선거제도가 결과로서 민의를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를 넘어 그 과정에서도 시민의 목소리를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 토론회를 통해 현재 국회에 발의된 선거법 개정안들에 대한 분석과 시민사회가 바라본 이 개정안들에 대한 평가를 나누고, 시민사회의 선거제 개혁 원칙을 제시하며 각계 의견을 나누는 토론회를 개최하고자 합니다.
토론회 개요
제목 : “선거제 개편,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가야하나” – 선거법 개정안 분석과 선거개혁 방향 제시 위한 국회 토론회
일시 : 2023년 2월 22일 (수) 오후 2시 ~ 4시
장소 :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
공동 주최 :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이탄희 · 국민의힘 최형두 · 정의당 심상정
2024정치개혁공동행동
프로그램
좌장 : 한상희 2024정치개혁공동행동 공동대표, 참여연대 공동대표
발제
21대 국회에 발의된 선거법 개정안의 현황 및 분석 / 김형철 한국선거학회 회장
2024정치개혁공동행동이 바라본 선거법 개정안 평가 및 국민 참여 논의 방안 제시 / 김찬휘 선거제도개혁연대 공동대표
2023년 2월 22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정치개혁, 선거제 개혁을 위해 692개 노동·시민단체가 모여 활동하고 있는 2024정치개혁공동행동은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 이탄희 의원,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 정의당 심상정 의원과 공동주최로 “선거제 개편,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가야하나?” – 선거법 개정안 분석과 선거개혁 방향 제시 위한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현재 국회에 발의된 선거법 개정안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시민사회의 평가 의견을 나누고, 2024정치개혁공동행동의 선거제 개혁 원칙을 제시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토론회는 한상희 2024정치개혁공동행동 공동대표가 좌장을 맡았으며, 김형철 한국선거학회 회장과 김찬휘 선거제도개혁연대 공동대표가 발제하고, 김준우 민변 개혁입법특위 부위원장 · 양이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 이양수 민주노총 부위원장 · 유성진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소장이 토론에 참여했습니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김형철 한국선거학회 회장은 21대 총선 결과를 바탕으로 선거불비례성을 확인할 수 있는 갤러거 지수를 구한 결과 21대 총선의 선거불비례성이 민주화 이후 가장 높았다고 지적하며 그 원인으로 첫째, 비례대표의석과 지역구의석의 불균형을 지적했습니다. 300석 중 15.7%에 해당하는 47석의 비례대표의석으로는 비례성을 높이기 어려워 적어도 25%에 해당하는 75석이 비례대표의석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둘째, 정당득표수가 의석수로 전환될 때 50%만을 할당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는 비례성 향상의 한계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47석 중 30석에만 적용하므로, 이같은 선거제도의 한계는 거대정당이 위성정당을 선택하는 원인이 되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선거제 개편의 주요 쟁점인 중대선거구제에 대해서는 단기비이양식이 아닌 단기이양식을 채택해야 비례성과 대표성을 향상시킬수 있고 보았습니다. 권역단위로 의석수를 할당하고 정당득표에 따라 의석수를 배분받는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경우 전국이 아닌 권역의 지역대표성이 과다대표될 수 있다는 점, 이로 인해 계층/계급, 직능, 세대, 여성 그리고 사회적 약자 등 정치적 경쟁 과정에서 불평등한 조건에 의해 대표되지 못한 전국적인 이해와 요구가 과소대표된다는 점에서 숙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유권자가 직접 정당 후보자를 선택하는 개방형 명부제보다는 현행 폐쇄형 명부제를 혼합한 가변형 명부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개방형 명부제는 인물 정치, 후원주의 정치를 강화할 수 있어 유권자가 정당과 후원자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가변형 명부제가 도입된다면 정당 책임정치의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김찬휘 선거제도개혁연대 공동대표는 현재 국회에 발의된 선거법 개정안들에 대한 2024정치개혁공동행동의 종합적인 평가를 밝혔습니다.
첫째, 김성원 의원 등 대부분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발의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 및 병립형으로 회귀하는 개정안은 선거제 ‘개악’이며, 이에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한 OECD 국가 중에서도 극히 낮은 비례대표의석 비율을 가진 한국으로서는 전면 비례대표제로 이행하지 못한다면 비례 의석 비율이라도 늘어나는 것이 ‘최소한의’ 제도 개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둘째, 최인호, 김영배, 민형배 의원 등 현행 선거제에 각기 다른 변화를 주더라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는 안은 위성정당을 제도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으므로, 지역구 공천 비율에 준하는 비례대표 명부의 제출이 없을 때 선거보조금을 깎는 방식이 현실적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셋째, 김상희, 박주민, 이탄희 의원안은 각기 다른 표현을 쓰고 있지만 사실상 기존의 지역구처럼 비례성 없는 소선거구제나 비이양식 중대선거구제가 아닌 ‘권역별 개방형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있다며 현행 선거제보다 비례성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선거구를 권역별로 잘개 쪼개고 있기 때문에 법적 봉쇄조항보다 자연적 봉쇄조항이 상승하여 소수정당의 진입이 훨씬 어려워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권역을 고의적으로 쪼개지 말거나, 조정의석에 적용되는 법적 봉쇄조항의 하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또한, 박주민 의원안의 경우 개방형 명부를 도입하고 있어 여성 당선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으므로, 폐쇄형 명부에서 홀수 번호에 여성을 할당하거나, 권역을 개방형으로 하되 조정의석에서 여성할당제를 도입하는 방법 등을 제시했습니다.
넷째,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더라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이은주 의원안은 의원정수를 360석으로 확대하고, 지역구 의석과 비례대표 의석을 각각 2대 1인 240석과 120석으로 배정하여 지역구 의원의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비례성 있는 선거제도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는 안과 같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위성정당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봉쇄조항의 하향 없이 소수정당의 진입 가능성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국회의원 수는 OECD 36개국 기준 33위에 해당해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최대 500명 정도까지 증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나아가 국회의원들만의 협소한 논의가 아닌 모든 국민이 선거제 개편에 참여하는 절차와 과정이 필요하다며, ‘국민 공론화위원회’를 반드시 구성해야 한다고 피력했습니다.
두 발제가 끝난 뒤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먼저 김준우 민변 개혁입법특위 부위원장은 다양한 선거법 개정안을 평가할 때 현행 선거제보다 표의 등가성, 비례성, 대표성을 증진하는데 기여하는지가 1차적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할거라면 비례대표 비율이 1대1은 되어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준하는 비례성이 확보될 수 있으며, 적어도 대만과 멕시코의 사례를 보더라도 1.5:1 또는 2:1 수준은 되어야 타당하다는 것입니다.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더라도 단기이양식/선호투표제가 도입되어야 의미가 있을 것이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개선하기 위해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지역대표성이 이중대표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습니다.
양이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21대 총선 당시 각 정당은 여성 공천 비율을 최소한 30%까지 확대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더불어민주당 12.65%, 미래통합당(현재 국민의힘) 10.97%로 형편 없는 수준이었고, 정의당만 가까스로 20.78%를 기록했다며 이는 심각한 정치적 퇴행이라 지적했습니다. 선거제 개편을 논의할 때마다 성별균형 문제는 항상 부차적 문제로 치부되어 왔는데, 이번 논의 과정에서도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 큰 우려를 표했습니다. 모든 선거제도 개정안들이 논의될 때 성별균형, 세대 편중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분석하고 평가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현재 발의된 개정안 중에서는 이은주 의원안이 비례대표 의석을 획기적으로 확대해 긍정적이나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국회의원 증원을 통한 비례의석의 확대, 성별 불균형 해소를 위해 지역구 공천시 특정 성이 60%를 넘지 않도록 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양수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현행 승자독식 선거제도로 평가 받는 소선거구 단순다수대표제와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정당 득표가 온전하게 의석으로 치환되도록 개혁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노동, 농민, 여성, 빈민, 청년 등이 의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야 비례성이 있다고 볼 수 있고, 법적 봉쇄조항을 폐지하거나 하향하고, 선거구획에 따른 자연적 봉쇄조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습니다.
유성진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소장은 선거제 개선의 핵심목표는 비례성 증진과 이를 통한 국회 내 정당 구성의 다양화에 있어야 하며, 비례대표 의석의 확대와 완전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정당의 비례대표 명부 작성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또한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하려면 국회의원도 증원도 불가피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국회에 발의된 개정안들은 국회의원들과 정당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까닭에 유권자가 이해하기 쉽고 단순한 방안보다는 복잡한 세부 사항을 담고 있어 유권자들의 혼란을 불러일으키기 쉽다며, 국회 내부의 논의로 단기간에 개선안을 마련하기보다 쟁점 사안을 중심으로 폭넓은 공론화 과정이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이라고 피력했습니다.
모든 발제와 토론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된 것은 국회의원 증원과 비례대표 의석의 대폭 확대, 이를 위해 국회가 나서서 국민적 의사를 수렴하기 위한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상희 공동대표는 선거제 개편 논의에 앞서 선거의 주역이 누구인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며, 공고한 양당체제 하에서 그 외 정당들은 군소정당도 아닌 미세정당 수준이 되어버렸다며 더 많은 정당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의견을 덧붙였습니다. 나아가 선거개혁은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클 수록 제대로 된 개혁이 이뤄질 수 있다며 2024정치개혁공동행동도 이러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는 말로 토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지난 3월 6일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오는 23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선거제 개편’ 논의를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선거제를 개혁하기 위해 구성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의원정수를 현재 300명에서 350명으로 늘리면서 선출방식을 바꾸는 방안과, 300명 그대로 두면서 선출방식을 바꾸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국회의원 수 300명, 늘려야할까요? 줄여야할까요? 학계에서는 오랫동안 선진국에 비하면 한국의 의원 수는 인구수에 비해 적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민주화가 이뤄진 1987년 이후 지금까지 인구는 천만명정도가 늘었는데, 같은 기간 동안 의원수는 1명밖에 늘지 않았습니다. 인구와 부 예산은 늘어나는데 국회의원 숫자는 그대로니, 정부의 예산 감시도 쉽지 않고 국민 의사도 정확하게 반영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국민 여론은 국회의원을 늘리는 것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습니다. 국회의원들이 그간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서로 욕하고 싸우는 모습, 놀러가는 모습, 부패와 비리가 언론지상에 매일 드러납니다. 아예 국회를 없애거나, 지금보다 줄이자는 주장도 나오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법안을 만들고 정부가 세금을 낭비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국회는 민주주의 국가에 반드시 필요한 기관입니다.
민주주의 국가에 꼭 필요하지만, 보고있자면 솔직히 좀 얼굴 찡그려지는 국회의원들.
늘려야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어느쪽이 정치개혁일까요?
2024정치개혁공동행동과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국회 시민정치포럼이 전문가패널, 시민패널을 모시고 토론, 숙의하는 논의의 장을 열어보고자 합니다!
오는 4월 10일 (월) 오후 1시,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정치개혁과 선거개혁을 위해 전국 69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2024정치개혁공동행동은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녹색당과 함께 정의당 이은주 의원 소개로 <국민과 함께 선거개혁! 전원위는 비례성과 대표성을 보장하라> 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 논의를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 회의가 4월 10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될 예정입니다. 정개특위가 전원위원회에 제출한 세 가지 방안은 비례성과 대표성 확대를 위한 선거 개혁이라는 의지가 보이지 않고, 전원위원회 논의 방식으로 단일한 선거제 개편안을 여야가 합의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더군다나 정개특위의 국민 공론조사는 조사를 위한 시작 단계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의장이 밝힌 로드맵상 현실적으로 국민의 의사를 선거법에 반영하기 어려워 보여 우려됩니다.
이에 2024정치개혁공동행동과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녹색당은 국민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고 반영하기 위한 절차는 후순으로 미루고 선거법 처리를 서둘러야 한다는 명목으로 전원위원회부터 진행하는 여야 국회를 규탄하고자 합니다. 또한 여야가 선거개혁의 원칙과 방향성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를 이루고 비례성과 대표성 개선을 중심으로 논의할 것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소장 유성진 이화여대 교수)는 선거제 개혁안에 관한 국회 전원위원회(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 이하 전원위)를 앞두고 어제(4/9), 국회의원 전원에게 <선거개혁을 위한 참여연대 의견서>를 발송했습니다.
전원위 논의를 위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의원 정수 300명 유지를 전제로 중대선거구제(도농복합선거구제) + 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 + 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 + 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3개 결의안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 각 결의안은 비례성과 대표성의 확대라는 선거제 개혁의 원칙에 비춰 볼때 한계가 명확합니다. 결의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의원정수 확대 논의가 국민의힘의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거부로 제외되는 등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또한 국민 공론화 과정이 본격화되기도 전 전원위원회가 선거제의 얼개를 확실시한다면, 국민 공론화 과정은 허울 뿐인 절차로 전락할 우려가 큽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현 세 가지 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혁의 원칙에 충실한 선거제 논의를 위해 의견서를 21대 국회의원 전원에게 발송했습니다. 의견서의 중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3개안은 모두 의원정수를 고정하고 비례대표의 확대도 전제하지 않고 있어 근본적으로 비례성과 대표성의 개선에 한계가 명확하며, 응당 전원위는 비례대표 의석 비율의 대폭 확대 및 국회의원 증원 또한 논의해야 합니다.
1안(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 + 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은 거대 양당의 복수공천과 비례대표의 권역별 분할로 인해 양당구조가 더 악화되며 불비례성도 심화되어 최악의 개악에 가깝습니다.
2안(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 + 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의 경우 다른 안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례성이 나아지는 측면이 있지만, 개방명부식은 소수자 · 정치신인보다 현직 의원이나 지역 유지, 토호 등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선거구당 최대 7석으로는 실질적인 봉쇄조항의 상승 효과를 불러와 군소정당의 진입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유권자는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등 제도의 직관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습니다.
3안(소선거구제 + 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은 유일하게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부족하게나마 반영하고 있으나, 비례대표의 확대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권역을 나누면 전국단위보다 비례성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또한 거대양당이 위성정당 창당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국회는 비례성과 대표성의 확대라는 선거제 개혁의 대원칙을 위해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의석간 비율을 2대 1로 명문화하고, 현실적으로 지역구 의석을 감축하기 어렵다면 비례대표를 중심으로 한 의원정수의 확대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참여연대는 의견서를 통해 선거구 획정 시한 준수보다 중요한 것은 개혁의 원칙에 따라 최종안을 마련하고 과정에 있어 국민의 동의 기반이 높은 선거제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늦은만큼 더욱 충실한 공론화를 진행하고 국회는 당리당략이 아니라 공론화 과정에서 드러난 국민의 민심을 적극 수용해 선거제를 개혁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국회는 오는 4월 10일 전원위원회를 앞두고 있음. 그러나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결의한 세가지 안은 각자 한계가 명확함. 또한 국민공론화 과정이 본격화되기 전임에도, 국회가 먼저 전원위원회를 개최하여 사실상 선거제 개혁의 얼개를 확실시한다면 이제 막 시작된 국민공론화 과정은 국민의 우려대로 보여주기식 절차로 전락할 우려가 큼.
이에 참여연대는 전원위원회 개최에 앞서 현 세 가지 안의 문제점 및 제 충실한 선거제 개혁 논의를 위해 관련 의견서를 제출함.
2. 선거제도, ‘개편’을 넘어 ‘개혁’ 해야
일방적이고 정략적인 주장으로 개혁의 대원칙이 훼손되어선 안돼
지난 3월 17일 국회 정개특위 정치관계법소위는 비례대표 50석 확대를 전제로 한 소선거구제 + 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 + 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현행 의석수 유지를 전제로 한 중대선거구제(도농복합선거구제) + 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를 결의안으로 채택한 바 있음. 소위 결의안에는 전면적 비례제나 연동형 비례제는 제외되고 위성정당 방지책도 빠져 있어 선거개혁과 거리가 멀지만, 비례대표 50석을 확대하는 등 일부 긍정적인 대안도 포함되어 있었음. 그러나 국민의힘이 국회의원 증원 논의 자체를 거부함에 따라 국회 정개특위는 3월 22일 의원 정수 확대는 제외한 결의안을 다시 결의함. 국회 전원위원회 논의와 국민 공론조사 과정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선거제 개편 논의가 개혁과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음.
선거제도는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과정인 국회의원 선거에 있어 어떤 대안이 사표를 방지하고 민심을 정확히 반영하는 국회를 구성할 지에 초점을 맞춰 논의되어야 함. 여당 스스로도 참여했던 정치개혁특위 내에서의 합의안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국회 혐오를 스스로 자처하며 의원정수 확대를 반대하고 나아가 축소를 주장하는 것은 책임있는 집권여당의 처사라고 볼 수 없음.
비례성과 대표성의 개선을 위해 국회의원 증원 또한 전원위에서 논의되어야
비례성과 대표성을 높이는 선거 제도의 획기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비례대표 의석 비율의 대폭 확대 없이는 불가능함. 현실적으로 지역구 의석수를 감축하기 어렵다면, 현행 300석인 국회의원 정수를 비례대표 의석을 중심으로 증원하는 것 또한 전원위에서 함께 논의되어야 함. 대량의 사표를 양산할 수밖에 없는 단순다수제 소선거구 선거와 달리 비례대표 선거는 정당득표율만큼 의석을 배분하므로, 비례대표 의석의 비율이 확대될수록 사표가 줄고 정당득표율과 의석간 비례성을 높일 수 있음.
현행 의원 정수를 유지로 한 채 비례대표 의석을 대폭 확대하고자 한다면 지역구 의석을 축소할 수 밖에 없음. 이는 현역 지역구 의원들 일부가 스스로 차기 재선 가능성을 희생해야 하는 만큼 현실성이 떨어지며, 지역구간 유권자 인구편차를 2:1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도 극심한 지역구 면적의 격차가 더더욱 벌어지게 됨.
결국 비례의석의 확대를 중심으로 전체 의석수의 증원을 검토해야 함. 이는 국회의원들이 점유한 과도한 특권을 분산하고 선거구의 면적을 축소하여 유권자와 정치인 간의 접촉면을 넓히는 효과는 물론, 국회의 행정부 감시 및 견제 역량을 신장하여 국회의 헌법적 권한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선순환을 가져올 것임.
또한, 비례대표제에 대한 국민적 반감과 불신을 종식시키고, 비례대표 비율 확대를 위해 불가결한 정원 확대 논의를 위해서는 비례대표 공천과정의 민주성과 투명성 강화를 위한 각 정당의 방안 제시가 전제되어야 함. 또한, 공직선거법상 명시되어 있던 민주적 공천 과정 규정을 정당법에 신설해야 함.
국민의힘은 일부 소속 의원들의 비례대표 흠집내기 및 스스로 존재이유 부정하는 의원 정수 감축 주장을 중단해야
의원정수 증원 반대를 넘어 현원 감축까지 주장하는 국민의힘은 의석수가 적어질 수록 소수에게 집중되는 권한과 불비례성에 기대고픈 나머지 스스로 국회 혐오를 부채질하는 것 아닌지 돌아봐야 함. 또한 원내 제1당으로 지난 대선부터 정치개혁을 외쳐왔던 더불어민주당은 적정 의원 정수에 대한 책임있는 주장도 제시하지 못한채, 국민의힘의 발목 잡기를 핑계로 전원위원회 시작에만 의미를 부여하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해선 안됨.
3.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3개 결의안의 문제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결의한 세 가지 안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음.
1안 : 중대선거구제(도농복합선거구제) + 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의원정수는 물론 비례대표 의석의 확대조차 전제하지 않고 있어 비례성과 대표성을 개선할 수 없음.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에서는 물론,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되더라도 3인~5인 선거구의 경우 복수 공천을 통한 거대양당의 독점 구조가 재생산되어 원내 제3당, 제4당의 등장을 어렵게 함. 또한 같은 정당 내에서도 더 많은 득표를 얻기 위해 후보자간 경쟁이 심화되어 선거비용이 더욱 많이 지출될 수 있고, 파벌 정치 또한 심화될 우려가 있음.
도농복합형선거구는 다인선거구와 1인선거구 간 유권자 표의 등가성 뿐만 아니라 당선된 후보자들 간의 등가성도 심각하게 훼손될 우려가 있음. 일각에서는 지역대표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 도농복합형선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지역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당이 지역을 제대로 대표할 수 있는 후보자를 공천하는 것이 더욱 적절한 해법이 될 수 있음.
또한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그나마 정당 지지율과 의석률 사이의 극심한 불비례성을 해소하고자 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조차 폐지하고, 다시 거대 양당이 군소정당들의 의석수를 빼앗는 구조로 회귀하겠다는 것으로 선거제도 개혁의 대의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임.
심지어 지금도 47석에 불과한 비례대표 의석을 다시 권역별로 나눈다면 실질적 봉쇄조항이 대폭 상승하게 되어 비례성이 매우 악화됨. 지역구 의석수와 관계 없이 병립형으로 비례대표를 분배한다는 것은 지역구 선거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해 과소대표되고 있는 소수정당이 비례대표에서도 적절히 보전받지 못하게 됨. 이는 결국 지역주의를 보다 심각하게 고착시킬 뿐 아니라 거대양당을 제외한 정당의 원내진입장벽 악화 , 불비례성 심화 등을 가져올 수 있어 선거제도 개혁이 아닌 최악의 개악에 가까움.
2안 :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 + 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
2안의 경우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를 도입해 다른 안보다 상대적으로 비례성이 나아지는 측면이 존재함.
지역구 선거의 경우, 대선거구 별로 정당 득표율만큼 정당에게 당선자 의석수를 배분하고, 각 정당이 확보한 의석수 내에서 후보자 투표 득표 순으로 당선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지역구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지향을 구현했다고 볼 수 있음. 그러나 개방명부식을 취하고 있어 현직 의원이나 지역 유지, 토호, 인기있는 인물이 선출될 가능성이 커지므로 여성, 소수자 등 대표성을 높이기 위한 비례대표제의 취지에는 어긋남. 유권자 입장에서도 투표하고자 하는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예측하기가 어려워지는 등 제도의 직관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음.
그러나 최대 7석 이하의 선거구로는 군소정당에게 실질적인 봉쇄조항의 상승 효과를 불러옴. 실효적 봉쇄조항을 계산해봤을 때(teff=75/M+1) 최대 7인 선거구의 경우 9.38%, 최소 4인 선거구의 경우 15% 이상의 정당득표를 해야 의석을 할당받을 수 있음. 현 선거제도에서 전국 평균 지지율이 9.38%를 넘는 정당은 거대양당을 제외하면 없다고 보아도 무방함.
3안 : 소선거구제 + 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비례대표의 획기적 확대가 전제되지 않는 이상 전국단위 비례제보다 비례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음. 분할되는 권역의 갯수가 많을 수록 소수 정당에게 불리하고 거대 양당이 정당득표율보다 많은 의석수를 차지하게 될 것임.
또한 승자독식의 단순다수 소선거구제를 온존한다는 점에서 현행 선거제에서 경험하고 있는 의석과 정당득표간 불비례성, 지역구도 등의 오래된 폐해를 개선할 수 없음. 47석의 비례대표의석만으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개정하더라도 사표 최소화, 비례성과 대표성을 높이고 지역구도를 완화하는데에 기여하지 못할 것임. 비례대표 의석 비율을 확대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하는 것이 타당함
3안의 경우 위성정당 방지 논의도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고 제안되어 있는데, 위성정당은 법률적 규제를 통해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님. 거대양당이 과거 위성정당을 창당했던 점을 반성하고 선거개혁의 취지에 발맞춰 위성정당을 창당하지 않겠다는 선언이 전제되어야 함.
4. 선거제 논의 과정 상의 문제
선거제도는 주권자 국민이 자신을 대리할 대표를 구성하는 과정으로, 그 제도를 개편하는데 있어서 심도 깊은 토론과 국민적 대화의 과정이 필요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음. 따라서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함에 있어서 국민적 공론화의 과정은 반드시 필수로 거쳐야 함.
비록 현실적으로 선거구 획정의 법정 시한을 맞출 수 없을 정도로 지체되긴 했으나, 국회가 이제라도 국민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공론조사를 시작하게 된 것은 다행임. 그러나 현재 국회의장이 제시한 로드맵 만으로는 시일이 촉박하고 성급하며, 얼마나 내실 있게 공론조사가 진행될 것인지 낙관하기 어려움.
또한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전원위원회가 공론조사 과정보다 먼저 진행됨에 따라, 국민 공론조사 결과가 국회 논의에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임. 공론조사 결과가 국회 논의과정에 반영되는 가시적인 절차도 밝혀진 것이 없음. 무엇보다 기득권이자 이해당사자인 국회의원들의 주장이 국민 공론화 과정에 프레임을 제시하고, 다양한 방법이 제안될 수 있는 선거제 개혁의 상상력을 오히려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음.
5. 결론 : 선거 개혁의 성패는 국민과의 대화에 달려 있음
국회 전원위원회는 개혁성이 떨어지는 정치개혁 특위의 3개 결의안에 얽매여 사고의 폭을 스스로 제약해선 안됨.
비례성과 대표성의 확대라는 선거제 개혁의 대원칙을 위해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의석간 비율을 2대 1로 명문화하고, 현실적으로 지역구 의석을 감축하기 어렵다면 비례대표를 중심으로 한 의원정수의 확대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함.
단순히 공론조사 결과를 수용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의원정수 확대 등을 포함해 국회 개혁을 위해 진정 필요한 대안들을 국민 앞에 제안하고 설득하며 평가받아야 함. 공론화 이전에 진행되는 전원위원회가 도리어 국민의 상상을 제약하는 결과를 유발해서는 안됨.
선거구 획정 시한 준수보다 중요한 것은 개혁의 원칙에 따라 최종안을 마련하고 과정에 있어 국민의 동의 기반이 높은 선거제를 만드는 것임. 늦은만큼 더욱 충실한 공론화를 진행해야 하며, 국회는 당리당략이 아니라 공론화 과정 중 드러난 국민의 민심을 적극 수용해 선거제를 개혁해야 함.
2023.04.10.(월) 오후1시, 국회 전원위원회의 선거개혁 논의 촉구 기자회견, 국회 본청 앞 계단<사진=참여연대>
오늘(4/10) 오후 1시,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정치개혁과 선거개혁을 위해 전국 69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2024정치개혁공동행동은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녹색당과 함께 정의당 이은주 의원 소개로 <국민과 함께 선거개혁! 전원위는 비례성과 대표성을 보장하라>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 논의를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 회의가 4월 10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됩니다. 그런데 정개특위가 전원위원회에 제출한 세 가지 방안은 비례성과 대표성 확대를 위한 선거개혁의 취지에서 보면 한계가 존재하며 일부는 역행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또한 정개특위의 국민 공론조사 역시 아직 조사를 위한 시작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에 2024정치개혁공동행동과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녹색당은 여야가 국민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고 반영하여 선거개혁의 원칙과 방향성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를 이루고, 비례성과 대표성 개선을 중심으로 논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기자회견문
국회는 비례성과 대표성을 증진하는 선거제도 개혁의 원칙에서 출발하라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논의에 핵심적인 원칙은 각 정당의 이익이 아니라 표의 등가성,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하는데 있다. 기존의 선거제도는 정당지지율과 의석점유율간의 간극이 크고, 다수의 사표를 구조적으로 발생시켜왔기 때문에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고, 유권자들의 정치에 대한 냉소와 불신을 가중시켜왔다. 그러나 오늘 국회 전원위원회에 제출된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개방형 대선거구제 및 전국단위 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 및 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세 가지 안은 공히 비례성과 대표성 강화라는 선거제도 개혁의 대원칙을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은 선거제도 개혁 논의의 원칙과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비례대표 의석의 비율 법정화 및 확대는 선거제도 개혁의 첫걸음이다.
먼저 현재 제출된 세 가지안은 모두 지역구와 비례의석의 비율에 관하여 어떠한 구체적인 언급도 없는 반면 국회의원 의석수는 300명으로 동결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국회의원 의석수 확대를 담은 다수의 법안이 발의되었음에도 3개안에 의석확대가 모두 빠졌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전체의석수 확대를 전제하지 않는다면, 비례의석 확대 없이 비례성과 대표성을 증진할 수 있는 방법은 대단히 제한적이다. 국회의원들은 지역구의 기득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1988년 이래 지속적으로 비례대표 의원수를 줄여왔고, 이는 민의가 반영되지 못하는 국회 구성의 주된 원인 중 하나였다. 비례대표 선출 과정에 있어서 불투명성의 문제는 정당의 책임일 뿐, 비례대표제 자체의 결함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국회는 향후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비율을 명문화하고, 현재보다 비례대표 의석의 비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비례대표 의석 확대에 대한 우려는 정당의 공천 민주성 강화와 준-개방형 명부제 도입을 통해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둘째, 중대선거구제 도입은 도농차별 없는 5인 이상 선거구여야 의미가 있다.
소선거구제로 인한 다수의 사표 발생을 줄이기 위해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한다면 제도설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현재 기초의회 선거에서 실시되는 2인 내지 5인 중대선거구제는 양당 독식의 구조를 안정적으로 재생산할 뿐 비례성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국회는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통해 비례성 개선을 도모한다면 최소 5인 이상의 선거구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통해서 민의의 반영을 개선하려면 기존의 단순다수제에 기초한 중대선거구제가 아닌 정당명부식 대선거구제 또는 후보에 대한 선호도를 표시하는 아일랜드식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편 국회 전원위원회에 제출된 정당명부식 대선거구제에 관하여 선거관리위원회가 개표의 어려움을 들어 반대하는 것은 행정편의적 발상에 불과하며, 원활한 선거를 주관해야할 기관의 책임을 스스로 부정하는 태도이다.
아울러 도농복합이라는 이름으로 농산어촌지역에서 중대선거구제를 전면 배제하는 것은 적절치 아니하다. 국회가 진정 농산어촌의 지역대표성을 보장하려면 전체 의석수를 확대하는 것이 타당하다.
셋째, 준연동형에서 병립형으로의 회귀가 아니라 실천적인 위성정당 방지책이 필요하다.
오늘 국회에 제출된 세 가지 안 가운데 두 안은 병립형으로의 복귀를 선언하고 있다. 지난 총선 당시 위성정당 창당 등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형해화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실효적인 위성정당 방지방안을 통해서 해결할 일이지 병립형으로의 복귀를 통해서 해결될 문제가 결코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제2의 미래한국당‧더불어시민당을 만들지 않겠다는 거대 양당의 결의이며, 섬세하고 정교한 제도적 방지책 마련을 위한 입법부의 역량이지 병립형으로의 퇴행이 아니다.
넷째, 비례의석 확대 없는 권역별 비례제 도입을 우려한다.
현재 국회에서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은 지역분권과 대표성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비중 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의 가치에도 불구하고, 현행 47석의 비례대표의석을 그대로 둔 상황이라면 오히려 불비례성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1안에서 제시된 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비례의석의 증가가 없다면 기존의 전국 봉쇄조항 3%를 훨씬 상회하는 실질장벽을 만든다는 점에서 최악의 안이 될 것이다.
다섯째, 국회의 성별균형에 관한 개혁적 방안을 결의하라.
현재 21대 국회의 경우 비례대표 의원은 전체 47명 중 여성의원이 24명이나, 지역구 의원은 전체 253명 중 여성의원이 29명으로 11.5%에 불과한 실정이다. 21대 국회에서 여성의원 숫자는 20%가 되지 않으며, 이는 국제적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작년 5월 국회의원 선거 및 지방의회의원 선거 후보자 추천시 비례대표 의석뿐만 아니라 지역구 의석에 대해서도 의무화하되 특정 성별이 전체의 10분의 6을 초과하지 않도록 할 것을 국회에 권고한 바가 있다. 우리는 현행 공직선거법상 존재하는 지역구 여성추천 노력규정과 선거보조금으로서는 성별 균형에 도달할 수 없다는 문제제기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이제는 국회가 이에 응답하고 우리 사회가 성평등한 사회로 진일보하기 위해 지역구 의석에 성별균형을 포함하는 제도개선방안을 반드시 내놓아야 할 것이다.
오늘부터 국회 전원위원회가 4일간 개최된다. 우리는 유명무실한 규정이었던 전원위원회 규정을 통해서라도 국회에서 답보상태였던 선거제도 개혁 논의가 활성화되는 점은 환영한다. 그러나 공직선거법에 따라 국회의원지역구가 선거일 전 1년까지 확정되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국회 전원위원회가 오늘에서야 개최되는 것이 자랑스러울 일도 아니다. 또한 상기하였듯 3개 결의안이 비례성과 대표성 강화 차원에서 보면 한계가 있는 안이며 심지어는 역행하는 요소도 갖고 있는 만큼, 전원위원회가 이 3개 결의안에만 얽매여 논의의 폭을 스스로 제약해선 안된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전원위원회에 참여하는 모든 국회의원들은 반성과 성찰의 자세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며, 당리당략에 매몰된 정치적 공방과 무리한 언행이 아닌 진정성 있으면서 생산성 있는 태도로 회의에 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선거법 개혁 논의를 국회에서 독점하지 말고, 앞으로 다가올 공론화 조사 절차를 포함하여 더 많은 시민들과 소통하는 계획과 실천도 주문한다.
국회는 지난 3월, 선거구 재조정과 정치개혁 의제를 논의하기 위해 <국회 정치개혁특위>를 구성했습니다. 내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최대 선거구와 최소 선거구 인구편차를 2대 1로 줄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계기로, 2015년은 그 어느 때보다 선거제도를 개편하기 위한 적기입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는 8월 말까지 활동할 국회 정치개혁특위를 밀착 감시하고, 모니터링 논평을 연속 발표합니다.
비례대표 확대, 정당 설립요건 완화, 규제 위주의 선거법 개정 등 논의 본격화해야
국회 정치개혁특위 모니터링 논평 <4>
오늘(5/29), 선거구획정위원회 안을 국회가 수정할 수 없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소장 : 조성대 한신대 교수)는 선거구 획정이 현직 의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왜곡될 가능성을 배제하고, 선거 1년 전까지 획정안을 최종 확정하도록 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선관위원장에게 획정위원 1명을 지명하게 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한다.
이번 개정안은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출하는 획정안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등 획정위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인 만큼 획정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필수다. 개정안은 중앙선관위원장이 획정위원 9명을 위촉하도록 하고, 그 가운데 1명은 중앙선관위원장이 지명하도록 했다. 관례상 중앙선관위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대법관이 겸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나 그간 선관위가 선거 관리와 선거법 집행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을 여러 번 일으켰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
획정위원 인선 권한을 갖게 된 여야 정당과 선관위원장은 유권자가 수긍할 만한 공정하고 능력 있는 인물을 추천받아 선정해야 하고, 선정 사유도 구체적으로 밝혀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 또한 선거구획정위원회 회의록은 속기 방식으로 기록하여 선거 이후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공개하는 것이 선거구 획정 과정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방안이 될 것이다. 참여연대는 국회 정개특위가 획정위원을 공정하고 투명한 과정을 거쳐 선정하는지 지켜볼 것이다.
이제 국회 정개특위는 선거구 획정의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그동안 헌법재판소 결정에만 의존했던 선거구 인구편차 기준을 법률에 명시하고,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 할당 기준, 인구 산정 기준일 등 세부적인 기준을 합의해 법제화해야 한다. 아울러 이제 우리 선거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인 득표율과 의석율의 불비례성을 개선하고, 국회가 다양한 목소리를 대표할 수 있도록 비례대표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해야 한다. 전국 정당만 허용해 정당설립 자유를 제한하는 정당법과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규제 중심의 선거법을 전면 개정하는 논의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어제(5일)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모여 농어촌 지역구 의석수 축소를 최소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두 원내대표간의 합의결과에 따르면, 비례대표 의석은 축소된다.
소선거구제에 따른 천 만 표 사표발생의 문제 완화, 지역구 대표들로는 다양한 국민계층과 사회갈등을 국회가 제대로 대표하고 처리할 수 없는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비례대표제의 확대가 필요한 마당에, 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고, 농어촌 지역구 유지에만 매몰된 두 원내대표의 회동결과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2015정치개혁시민연대는 현행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유권자들의 다양성과 정치적 선택이 국회 구성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방향으로의 선거제도 개편을 끊임없이 주장해왔다. 유권자의 판단과 선택이 존중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핵심이 정당 득표율에 따른 의석배분과 비례대표 의석수의 확대라는 점도 분명히 해왔다.
두 원내대표가 선거제도 개악의 주역으로 이름이 남지 않으려면, 농어촌 지역구 의석수 축소 최소화만 의논할 것이 아니라, 비례대표제의 확대 방안도 합의할 것을 촉구한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농어촌 지역구 의원들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길 다시 한 번 촉구한다.
2015년 마지막 달이다. 당장 12월 5일이면 선거비용제한액과 예비후보자홍보물 발송수량이 공고된다. 15일부터는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다. 2016년 4월 13일로 예정된 20대 총선까지 5개월도 남지 않았다. 두 차례나 연장된 정개특위의 활동 시한도 보름이 남지 않았다.
정개특위 이병석 위원장은 어제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들을 따로 만나 선거구획정과 관련한 자신의 중재안에 대해 설명하고, 여야의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다. 한편, 정의당은 같은 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며 릴레이 단식에 돌입했다.
그럼에도 이번 정개특위에 가장 큰 책임을 느껴야 할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느긋하다. 특히, 새누리당의 느긋함은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세간에는 선거구 획정이 늦게 결정될수록 현직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무성하다.
오늘 아침 박민식 새누리당 정개특위 위원의 인터뷰를 보면 새누리당의 입장은 명확하다. 지금까지 이런 저런 핑계를 댔지만, "쉽게 말해서 권역별 비례대표제도는 여당에 불리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라 시인했다. 지금까지 비례대표제에 대한 원칙적·제도적 문제 제기 역시 이것에 따른 것일 것이다.
물론 정치에서 당리당략을 무시할 수 없다. 이것이 나쁘기만 하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당의 이익에 맞춰 주장하더라도, 원칙은 분명히 해야 한다. 유권자들에게 "여당에 불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은 유권자를 너무 무시하는 태도가 아닌가.
2015정치개혁시민연대는 이번 선거제도 논의가 철저히 유권자 입장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누차 지적해왔다. 그래서 유권자의 권리 침해가 가장 큰, 사표에 대한 문제를 꼭 해결해야 한다고 봤다. 비례대표 의석 확대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해온 이유다.
2015정치개혁시민연대는 정당득표율에 따른 의석배분으로 비례성 확대 취지를 일정하게 반영한 이병석 위원장의 중재안이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은 자신들이 애초에 세운 입장에서, 현재 이병석 위원장의 중재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까지 양보했다. 새누리당만 논의에 나서면 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하면서 논의에 적극적이지도 않은 새누리당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 새누리당의 선택만 남았다.
획정위원들은 정당 눈치 보지 말고 논의 재개하라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획정위원들의 자율적 결정 보장하라
김대년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장이 오늘(1/8)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2015정치개혁시민연대는 총선을 100일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사퇴 결정을 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며 무책임하다고 본다. 중앙선관위원장은 선거구 획정 논의가 조속한 시일 내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김 위원장의 사퇴서를 반려하고 김 위원장은 위원장직에 복귀해야 한다.
지난 해, 국회는 강력한 국민의 요구에 따라 선거구획정위원회를 독립화하고 법적 권한을 크게 부여했다. 이는 이해당사자인 현역 의원들의 개입을 차단하고, 당리당략에 따른 선거구 획정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공정한 선거구 획정을 하라는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획정위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입김에 휘둘려 어떠한 방안에도 합의하지 못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마지막 방안으로 제시한 246석 안에 대해서도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해 선거구가 없어진 비상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획정위원들은 더 책임감 있게 임해야 한다. 김대년 위원장을 비롯해 획정위원들은 지금이라도 다시 머리를 맞대야지, 손을 놓아 버리고 논의를 중단할 일이 아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앞으로 획정위의 독립적인 판단과 결정을 방해하는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해서는 안 된다. 또한 거대 양당은 선거제도 개혁의 호기를 맞고도 정치를 바꿀 수 있는 논의를 한 걸음도 진전시키지 못한 것을 통렬하게 반성해야 할 것이다. 획정위원들 역시 독립기구 위상에 맞게 더 이상 정당의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말고 선거구 획정 논의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
한편 일각에서는 선거구 획정 논의를 풀기 위해 획정위원 추천방식과 구성 비율, 의결 기준을 바꾸자고 하지만, 이는 신중히 접근해야 할 일이다. 획정위원 구성과 활동과정에서 특정 정치세력의 입김을 차단하거나 독립적인 활동을 확고히 보장할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2/3 의결 기준을 과반수로 낮추었다가는 수적인 우위로 특정 세력이 선거구 획정을 좌지우지할 문제만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애초 시민사회가 제안했던 것처럼 국회가 의원 정수 기준을 우선 정하고, 비례성 확대를 원칙으로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비율을 정한 후 그 후부터는 획정위 논의 과정에 개입하지 않고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이 먼저다.
'2015정치개혁시민연대'는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거대 정당들의 정치독점을 공고히 하는 선거제도를 바꾸기 위해 250여 개 시민단체가 모인 연대기구입니다. 서울, 인천, 울산, 충북, 광주, 부산 등 지역 단체들과 여성, 청년 등 부문 단체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정당득표에 따른 의석 배분과 비례대표 확대를 위한 캠페인을, 국회를 상대로 거리와 지면에서 펼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치개혁 논의가 국회 안에 좁게 갇혀서는 안 됩니다. 전문가, 학계, 시민운동가, 이해당사자 등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모아 연재합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제도 개혁 논의가 한창이다. 지난 2014년 10월 헌재 판결에 따라 선거구간 인구편차를 2:1 이하로 조정해야만 한다. 선거구 조정 대상이 된 지역 국회의원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기준에 약간 못 미쳐 통폐합되는 선거구와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농어촌 지역에서는 인구 수뿐 아니라 지역 규모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항의한다. 의석수를 늘리면 문제가 해결되는데 혼합형 선거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므로 지역구를 늘릴지 비례의석을 늘려야 할지 문제가 된다.
중앙선관위는 이례적으로 독일식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지역구 비례의석 비율을 2:1로 하는 혁신안을 내어놓았다. 비례대표제로 개혁을 주장하던 일부 학계와 시민단체들은 이참에 선거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나섰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여 득표율과 의석수 간의 불균형을 바로잡고 의원 정수를 늘려 지역구와 비례의석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여야는 선거구 조정 시 내부 의원들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데다 국민여론도 의석수를 늘리는 데 우호적이지 않다며 300석을 유지하는 정도에만 합의했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선거구획정위원회가 협의 중이지만 이미 300석을 유지하기로 결정된 마당에 별다른 혁신안이 나올 리 만무하다. 이대로라면 혁신은커녕 지역구 싸움에 비례의석이 새우등이 될 판이다. 총선을 앞두고 다시 벌어진 제도 논쟁에 유권자 입장에서는 '또 밥그릇싸움 시작이구나', '선거 때가 되었나 보다', '저러다 말겠지' 한다.
제도개혁은 왜 하자고 할까? 1등이 당선되는 알기 쉽고 편한 제도를 두고 복잡한 선거제도는 왜 도입하려 하나? 국민 세금으로 녹을 받으면서 제 잇속만 차리는 의원들이 허다한데 그 수를 늘릴 필요는 대체 무엇인가? 정당에서 나눠주는 비례대표 의원들 늘려봤자 제가 챙겨야 할 지역이 명확한 지역구 의원만 할까? 그래봤자 권력에서 소외된 정당들이 나눠 갖자고 달려드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유권자 절반에 가까운 표가 반영되지 않는 현행 선거제도에 정말 문제가 없을까? 조금만 시야를 넓혀보면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를 전환하자는 요구가 비단 한국에서만 등장하는 이슈가 아니라는 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1980년대 이후로 선진민주주의국가에서 선거개혁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12차례 실시되었고 여기에는 영국과 뉴질랜드와 같은 민주주의 국가가 포함되어 있다(2012년 기준). 영국을 예로 들어보자. 단순다수제(1위대표제)와 양당 정치로 대표되는 영국은 안정적이고 책임 있는 정당정치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교과서에서 배운 바와 속사정은 다르다.
이미 1945년부터 보수당과 노동당의 지지율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양당은 1위대표제 덕분에 50%를 넘지 못하는 득표율로도 과반의석을 차지해 원내 다수당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득표율과 의석수의 불비례성이 점점 높아져가자 제도에 불이익을 받는 자민당을 비롯한 소수정당들과 제도적 비민주성 개선을 주장하는 개혁시민단체들은 비례성이 높은 선거제도를 도입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2010년 하원의원선거 결과, 노동당과 보수당 어느 쪽도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해 내각 구성이 어려워지자, 보수당은 자민당과 연정을 구성하는 대가로 미뤄두었던 선거개혁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하지만 비례성이 강화된 대안투표제로의 개혁 찬반 국민투표 결과는 변화 반대였다.
영국의 사례는 선거제도가 개혁되기 위해서는 소수 정당들과 시민사회 개혁세력의 요구가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국민들의 동의가 우선함을 잘 보여준다. 제도개혁에 대해 노동당 다수파와 보수당은 부정적 견해가 강했으며, 개혁안 홍보에 소극적이었다. 보수당과 자민당의 연립정부 실험은 생각보다 안정적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제도는 이해하기 어렵고, 정치적 불안정성을 높일 것이라는 경로 의존적 '상식'이 민주적 대표성 증진이라는 원론적인 주장을 눌렀다.
대안투표제 거부한 영국인들, 왜?
일부 지방 선거와 유럽의회 선거를 통해 비례대표제를 경험한 영국에서도 새로운 제도 도입이 이렇게 어려운 마당에 한국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무엇보다 비례대표제가 사표를 줄이고 유권자의 의사를 보다 잘 반영하는 보다 공정한 민주주의적 선거제도라는 점이 원칙적으로 인정된다고 해도, 정당과 국회에 대한 불신이 제도 자체에 주목하지 못하도록 가로막고 있다. 지난 2014년 11월 갤럽조사결과 응답자의 86%가 제도를 변경하더라도 "국회의원 수를 늘려서는 안 된다"고 답변했다니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제도 하에서 정당정치 혁신과 국회의 대표 기능 정상화가 어렵다는 점 또한 분명하다. 1위대표제가 유지된 가운데 2015년 5월 치러진 영국 총선 결과, 36.9%를 득표한 보수당이 과반의석을 가까스로 넘겨 내각을 구성했고, 12.6%를 득표한 영국독립당과 3.8%를 득표한 녹색당은 단 1석을 얻었다. 영국에서는 승자독식 선거제도가 문제라는 불만이 여전히 높다.
제도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새로운 제도는 그 틀 안에서 움직이는 행위자들을 변화시킨다. 양당 간 갈등과 반목으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국회에, 협의와 합의를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고 아무리 강조해봤자, 현 제도 하에서는 거대 정당들이 굳이 협의를 할 필요가 없다.
상임위원회 기능을 활성화하고 일하는 국회로 만들어야 한다지만, 국회의원 1인이 맡는 역할이 지나치게 많고, 지역구 활동 중심적이기 때문에 상임위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그런데도 지금껏 정치개혁안이라고 해봤자 국회의원의 특권을 줄이고 정수를 축소하자는 등의 네거티브한 방향의 개혁이었다.
외견상으로는 정쟁과 기득권 보호에 매몰된 국회를 개혁하자는 것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개인적·집단적 권력자원이 더 풍부한 기성 정치가 갖는 기득권을 더욱 강화하고, 신진 정치세력의 진입 문턱을 높일 가능성이 더욱 크므로, 개혁은커녕 개악에 가깝다.
일하는 국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국민의 대표가 필요하다. 기존 정당들의 하향식 공천방식과 비민주성 때문에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의 확대에 대한 반감이 크다면 다른 방식의 비례대표제나 대안 투표제까지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표의 등가성과 득표율-의석수간 비례성이 완벽에 가깝게 설계된 선거제도라 해도 결과적으로 민주주의를 증진한다고 장담하지는 못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제도 개혁의 효과가 일시적이라는 주장 또한 만만치 않다. 그렇다면 의회나 정부 위원회에서만 갑론을박하다 국민의 뜻이라며 타협할 것이 아니라, 영국이나 뉴질랜드처럼 실제로 유권자들에게 제도의 장단점을 비교하여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되지 않을까?
선거제도는 지금까지 거대 정당들의 전략적 선택에 의해 결정되어 왔다. 하지만 제도 개혁의 필요성이 어젠다로 떠오른 현 시점에서 현행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유권자의 의사를 공정하게 반영하는 민주적 선거 제도로의 개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선거구 획정은 기한 내에 마쳐야 한다 하더라도 정당의 이해나 정권의 변동과 상관없이 대안적 선거제도를 설계할 수 있는 전문가로 구성된 선거개혁위원회를 설치하고 한국에 적합한 선거제도에 대해 체계적이고 광범위하게 검토해야 한다. 물론 최종 선택은 국민에게 맡길 일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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