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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마당][후기] 아세안공동체, 너는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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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마당][후기] 아세안공동체, 너는 누구냐

익명 (미확인) | 금, 2016/01/22- 11:51

[이야기마당]

아세안공동체, 너는 누구냐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이영아 간사

 

 

2015년 12월 31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아세안공동체(ASEAN Comminity, AC)’로 새로운 출발을 선언하였다. 아세안공동체는 경제공동체(AEC), 정치안보공동체(APSC), 사회문화공동체(ASCC)로 아세안 10개 회원국으로 구성되어있다. 1967년 5개국의 안보협력 모색을 위해 아세안을 결성한지 48년, 2003년 아세안 공동체 설립 추진에 합의한지 12년만이다. 

 

아세안공동체는 세계지형에 어떤 영향을 줄까? 새로운 지역공동체는 과연 가능한 걸까? 아세안공동체가 과연 무엇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지난 1월 21일 참여연대에서는 ‘아세안공동체, 너는 누구냐’ 이야기 마당이 열렸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이재현 연구위원은 “청출어람인가, 늦게 배운 도둑인가, 선무당인가”라는 주제로 아세안공동체를 설명하였다. 그는 아세안국가들은 유럽식의 통합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어디까지 통합할 것인지 명확하지 않고 아세안국가들 사이에 존재하는 인간안보나 비전 통합 등에 대한 논의 없이 각 국가에서 자행되고 있는 인권침해 문제 등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였다. 탄탄한 제도를 갖고 있는 유럽식의 통합이 반드시 정답은 아니나 아세안공동체의 인권, 민주주의, 비전통합, 인간 안보 등에 대한 법적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반면 최경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아세안공동체의 비전과 긍정적 측면을 중심으로 발제를 이어갔다. 아세안이 주권을 포기했다면 내전과 주변국가들의 간섭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의 중동국가의 모습과 비슷해졌을 거라고 언급했다. 비록 지금 아세안공동체의 한계가 많은 것은 분명 하지만 동맹을 선택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는 차이가 있다. 반둥회의로부터 시작된 동남아의 비동맹 노선은 새로운 외교질서를 상상할 수 있도록 한다. 한국은 한미일 동맹이외에 어떤 동맹이 가능한지 왜 질문조차 하지 않는가? 미일동맹 이외에 다른 국가를 선택하는 생각은 하지 않는 현실을 볼 때 아세안 국가의 모습은 매우 새롭다. 인권존중, 국가의 주권, 내정 불간섭, 침략 및 위협에 대해 반대, 국제분쟁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반둥회의의 가치가 지금까지도 동남아지역에 이어지고 있으며 아세안 국가는 안보가 아닌 평화를 주요가치로 두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이어 연세대 김형종 교수는 아세안공동체의 사회문화적 의미를 설명하였다. 아세안공동체는 보살핌의 공동체로서 파트너십으로 단결된 동남아시아를 지향하며 농촌 삶의 질 향상, 여성, 아동, 지역 공동체 등 모든 사회영역의 참가를 목표로 사회문화적 측면에서의 다양성과 지역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약 100분간 이야기 손님들의 발제가 끝나자 참가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종교분쟁이 빈번한 세계에서 종교적 다양성을 이루고 있는 아세안공동체에 대한 기대와 이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에 박사명교수는 아세안지역의 특수성을 언급하며 아세안지역에서 종교적 다양성을 장애요소로 여기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였다. 

 

아세안공동체는 앞으로 어떤 새로운 세계지형을 만들어갈까? 아세안 국가들이 추구하는 다양성, 평화, 비동맹의 가치를 상상하며 한국도 새로운 외교질서를 만들어 갈 수 있을까? 우려와 기대 속에서 출범한 아세안공동체에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이야기마당 참여자들이 주신 질문들>


1. 한국 시민사회에서는 아세안지역공동체 관련하여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까요?


2. EU와 아세안공동체를 비교해보면, EU는 28개국이 회원국인데 모두 기독교 국가입니다. 터키의 경우, EU가입을 희망하지만 가입하지 못하고 있고 터키는 이슬람 국가입니다. 아세안 국가는 불교, 카톨릭, 이슬람 등 다양한 종교 국가가 함께 공동체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의견?


3. 독립성과 다양성, 이질성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하나라는 것을 만들어주는 의식, 공통적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세안공동체에서는 그것이 무엇인가요?


4. 해양안보공동체를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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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지역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를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창직)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청소년진로탐색&창직지원프로젝트 <내-일 상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첫 단계인 ‘상상학교’가 6월 한달 간 전주, 완주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상상학교에 참여하셨던 고산중학교 송유란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후기를 소개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꿈이 없어서 문제다”라는 이야기가 종종 들린다.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로서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참 무겁다. 내가 어렸을 때를 돌이켜보면, 코미디언이 되고 싶었다가 건축가가 되고 싶기도 했고 한때는 군인이 되고 싶기도 했다. 다양한 모습을 한 나의 미래를 그려보며 설레곤 했는데 요즘 아이들에겐 그런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 것 같다.

진로교육 시간에 아이들에게 ‘진로’가 무엇이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안정적인 직업 찾기”, “공무원”, “진로교육 시간에 자꾸 직업을 찾으라고 해요. 별로 관심 없는데…”라는 답변이 많이 나왔다. 아이들에게 진로교육 시간은 그저 난감하고 곤란한 시간이었다.

이런 현상은 아이들만의 잘못은 아니다. 어떤 직업을 하나 선택해서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는 진로교육 방식은 아이들에게 또 다른 고민과 압박을 주고 있다. 아이들이 선호하는 직업을 조사하여 그 직업을 소개하는 1회성 수업도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일, 되고 싶은 직업을 선택하여 말하라고 하기 전에 자신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고민의 흐름 속에서 직업을 선택해볼 수 있도록 교사는 길잡이가 되어 주어야 한다.

다양한 진로교육에 관심을 두고 있던 중 희망제작소에서 진행하는 ‘내-일 상상 프로젝트’를 알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6월부터 11월까지 약 6개월 동안 청소년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상상해 보고 자신의 재능과 살고 있는 지역의 필요를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이다.

내-일 상상 프로젝트의 첫 번째 단계인 ‘상상학교’에 우리 고산중학교가 참여하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함께하는 미래사회와 진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깨워주는 강연을 수원시평생학습관 정성원 관장님께서 진행해 주시고 이러한 고민들을 직접 실천해 다양한 삶을 살고 있는 분들을 사람책으로 초대하여 경험을 나누는 휴먼라이브러리가 진행되었다.

진로교육이라는 말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던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참여하는 모습을 보니 참 뿌듯했다. 학생들뿐 아니라 나 또한 교사로서 내 직업에 대하여 잠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을 수 있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아이들에게 ‘내-일 상상 프로젝트’의 취지와 진행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준 다음에 상상학교를 진행했다면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을 것 같다.

그러나 반짝이는 아이들의 눈빛 속에서 나는 희망을 보았다. 세상이 변했고, 아이들도 변했다. 천편일률적인 진로교육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면 아이들이 한정된 직업군을 장래희망을 선택하는 현실도 바뀌지 않을까?

글 : 송유란 | 고산중학교 교사

수, 2016/06/2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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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0일부터 6월 20일까지 퇴근후Let’s 7기 교육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교육의 수강생 장태영 님께서 소감문을 보내주셨습니다.


어느날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제7기 퇴근후Let’s 모집 공지를 보게 되었다. ‘응? 퇴근 후에 직장인들이 모여서 뭘 한다는 거지? 스트레스에 찌든 직장인들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 교양강좌? 아님 심리상담이라도 해주는 건가?’ 이런저런 궁금증을 안고 ‘한 번 해볼까?’하는 마음으로 참가신청을 하게 됐다. 당시 나는 고민 많은 9년 차 직장인이었고, 탈출구를 원하고 있던 때였다.

나는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수강생 중 나이로 따지면 막내에 속했는데, 회사 밖에서 일로 만난 것이 아닌 30대 초반에서 40대 후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소통을 하려니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게다가 그들의 직업 또한 어느 회사의 대표, 사원, 프리랜서, 교사 등등 다양했기 때문에 공통된 화젯거리를 찾을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새로운 것을 찾는 뜨거운 심장을 가졌다는 공통점으로 곧 형님, 누님, 동생이라 부르며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이런 인연은 대학교 졸업 이후 아주 오래간만이었다.

총 여섯 번의 교육이 진행되었다. 그런데 퇴근후Let’s는 ‘교육’이라는 말보다 ‘만남’이라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다. 물론 주제에 따른 강연도 좋았지만, 강연이 끝난 뒤 강연자와 함께 그리고 교육생들끼리 그날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 고민을 나누는 시간이 더욱 의미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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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리의 공식적인 만남을 마무리하는 수료식이 기억에 남는다. 수료식 때 자신의 지식이나 경험을 나누는 ‘내가 렛츠다’가 진행되었다. 나는 내 전문분야인 재무와 관련해서 ‘한 방에 목돈 날려먹기’라는 주제로 짧은 강의를 했다. 화이트보드에 열심히 판서를 하며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내 모습이 재미있었던 걸까? 동기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상실 님은 우리를 위해 직접 작사, 작곡을 한 노래를 기타 연주와 함께 들려주었다. 음악 전공자도 아닌데 우리를 생각하며 곡을 쓰셨다니 정말 감동적이었다.

“달콤한 향기 가득한 6월엔
렛츠와 함께 어딘가 떠나요.
아주 조그만 길에도 설레임이 쏟아져요.
아주 힘겨운 맘에도 햇살이 눈부셔요.

네가 가는 길 어디든 괜찮아.
소중한 우리 함께 있잖아.”

수료증 전달도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교육생이 제비뽑기를 하듯이 수료증을 뽑아 이름이 적힌 사람에게 수료증을 전달했다. 따뜻한 포옹과 함께 말이다. 이렇게 축하를 주고받으니 뭔가 대단한 것을 끝낸 기분이 들었다. 이어서 특별상 시상도 이어졌다. 흔하지만 받기 어렵다는 ‘개근상’과 교육모집 기간에 제일 먼저 참가신청을 한 사람에게 주는 ‘광클릭상’, 교육 첫 시간에 1등으로 도착한 사람에게 주는 ‘첫느낌상’ 등이 있었다. 참고로 ‘첫느낌상’의 부상은 첫 번째라는 깨끗함의 느낌을 담은 ‘유기농 설탕’이었다. 각각의 특별상에 담긴 뜻도 좋았지만, 곁들여진 선물도 수료식 분위기를 한층 더 달아오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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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8기 퇴근후Let’s에 참여하게 될 교육생들께 깨알팁 하나를 꼭 알려 주고 싶다. 교육이 있는 날에는 늦은 저녁까지 꼭 시간을 비워두시라! 왜냐하면 교육이 끝난 후에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늦은 저녁 아니 밤까지 수다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흔하디 흔한 회식자리와는 다른 자리이니 적극 즐기기를 추천한다!

교육은 끝났다. 그러나 우리는 임원진을 선정하여 정기적인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희망제작소 후원회원 커뮤니티 1004클럽에도 가입해서 나눔을 실천하게 되었다. 6번의 짧지만 강렬했던 교육과 다양한 사람들과의 새로운 인연으로 앞으로 나는 어떤 식으로든 분명 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라 기대를 하게 되었다.

좋은 추억과 내 삶에 기대를 품게 해준 희망제작소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글_ 장태영(제7기 퇴근후Let’s 수강생)

금, 2015/07/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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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지속가능발전을 더 쉽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걱정하나 줄이기 프로젝트: 쓸모있는 걱정’은 시민의 걱정에서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읽어보는 프로그램입니다. 지난 3월 10일, 2017년의 첫 번째 행사가 ‘과학의 창으로 바라 본 사회’라는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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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① 병 속에 생명체 한 마리가 있습니다. 현재 시각은 저녁 8시, 이 생명체는 1분에 2배씩 늘어납니다. 8시 1분이면 2마리, 2분이면 4마리가 됩니다. 자정이 되면 병은 생명체로 가득 차게 되는데요. 그렇다면 생명체가 병의 반을 채우는 시각은 언제 일까요?

퀴즈② 병 속을 떠나 살 수 없는 생명체들은 새로운 병 만들기에 나섭니다. 다행히 11시 59분에 무려 3개의 병을 더 만들어 냅니다. 이들이 실제로 얻게 된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정답은 이렇습니다. 1분 마다 생명체가 두 배씩 증가하므로 첫 번째 질문의 답은 병이 가득 차는 자정 1분 전, 바로 ‘11시59분’ 입니다. 두 번째 답 역시, 1병이 가득 차는 자정을 기준으로 1분이 지나면 두 배인 2병이 되므로, 4병까지는 불과 ‘2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질문의 주인공은 대통령 탄핵이 결정된 지난 10일 ‘쓸모있는 걱정 – 2017 Fact Check 편’ 행사에 강연자로 나선 노태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입니다. ‘과학의 창으로 바라 본 사회’라는 주제로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시민들과 함께 나눈 자리에서였습니다. “만약 ‘병’을 ‘지구’로, ‘생명체’를 ‘인간’으로 바꿔본다면 어떨까요?” 결코 가볍지 않은 노 선임연구위원의 진단에 참석자들의 표정은 시작부터 자못 진지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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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발전은 사회·경제·환경을 함께 고려하는 것

이날 강연은 정환훈 희망제작소 연구원의 기조발제로 시작했습니다. 정 연구원은 ‘시민의 걱정과 지속가능한 사회’라는 주제를 통해 ‘지속가능발전’ 개념이 등장한 배경을 짚었습니다. ‘인류가 경제성장 중심의 양적 팽창에 집중하면서 환경오염, 빈부격차 문제를 도외시했고 그 결과, 사회안정과 통합, 환경을 지켜낼 수 없을 것이란 위기감이 커졌다’고 말입니다.

특히 지속가능발전의 다섯 가지 특성을 설명하며 이날 탄핵이 결정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빗댄 부분은 참가자들의 큰 공감을 받았습니다. ▲미래와 지구로 범위를 확대하고(‘포괄성’) ▲경제·환경·사회적 요구를 동시에 고려하며(‘연계성’) ▲자원과 복지를 공평하게 배분하는(‘형평성’) 동시에 ▲다양한 부작용을 감안하고(‘신중성’) ▲물리적 안전 너머 인권을 포괄하는 점(‘안전성’) 등 각 요소들을 감안하면, 비선실세와 국정을 농단한 대통령에게서 지속가능성은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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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미래’를 바라보는 생태학

바통을 이어 받은 노태호 선임연구위원은 과학, 그 중에서 ‘생태학’을 통해 지속가능발전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는 생태학을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이해하는 학문’으로 정의하며 ‘삶꼴학’이라는 대안적 용어를 제시했습니다. 생명과 이를 둘러싼 환경의 복잡한 관계를 분석하는 기본 속성은 물론, 사회적 차원에서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아는 학문’이라는 공존의 개념으로 생태학을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논의는 자연스레 ‘미래’로 이어졌습니다. 현 세대가 자신들의 필요를 충족하면서도 미래 세대가 살아갈 여건을 침해하지 않으려면 다가올 시간에 대한 고려와 대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노 연구위원은 미항공우주국(NASA)의 관련 연구를 거론하며 “소수 현자들은 백 년 후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며 대안을 마련하지만, 대다수는 일상에 쫓겨 삶의 관점을 길어야 일주일 이내, 마을 차원에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앞선 퀴즈의 답처럼 소수에 의한 극적 변화는 결코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게 노 연구위원의 생각입니다. 사회 전체가 위기감을 공유하고 행동에 나서야 공존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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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터기에 앉아 환경보호를 외치는’ 모순

지속가능발전 담론은 정부, 기업, 단체, 개인 등 누구든 실천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노 선임연구위원은 이 중 희망제작소를 비롯한 시민사회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특히 ‘균형된 관점’을 핵심으로 꼽았습니다. 당위적 주장에 얽매여 자칫 객관적 검증을 소홀히 할 경우, 오히려 지속가능성을 훼손하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노 연구위원은 “잘린 그루터기에 앉아 환경보호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 같은 모순에 빠진 경우”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대표적 사례가 바로 기후논쟁입니다. 환경보호론자들이 북극곰 개체수 감소를 이야기하며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주장하지만, 수 만년에 걸쳐 빙하기와 간빙기를 오간 지구의 역사를 생각하면 ‘과연 지금이 지구의 위기인지’, ‘환경파괴가 온난화의 결정적 원인인지’ 합리적으로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 선임연구위원은 “시민사회 스스로 맹목성을 갖지 않는 동시에 사람들의 편견을 줄이는 역할을 할 때 지속가능발전이 잘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4대강 사업, ‘복원’ 이전에 ‘개선’부터

지속가능발전에 역행하는 ‘반 생태적’ 결과가 이미 벌어진 경우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노 연구위원은 4대강 사업을 예로 들었습니다. 특히 ‘복원’이라는 표현이 현 시점에서 온당치 않음을 강조했습니다. “복원은 강의 이전 모습을 되찾는 것은 물론 본래 기능을 회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일부 ‘보’를 없애 생태계 교란의 수위를 낮추는 것을 복원이라 할 수 없죠. 아마도 우리 세대에는 볼 수 없을 겁니다. 단지 그 중간단계인 ‘개선’ 과정을 지켜볼 뿐입니다”.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동반하지 않는 복원은 무의미하다는 것입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2008년 화재로 소실됐던 남대문의 경우, 구조물 재건에 집중한 나머지 ‘도성을 드나드는 정문’이라는 본래 기능과 의미를 보전하려는 노력에 소홀했습니다. 2005년 강원도 산불로 잿더미가 된 양양지역 숲 역시, 정부가 조림의 기본인 토양 미생물 복원을 무시한 채 일부 땅에 나무를 먼저 심어 다수가 고사하는 낭패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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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은 우리 사회 ‘음의 되먹임’ 과정

반 생태적 행위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강연 막바지 노 선임연구위원은 탄핵 정국을 생태학적으로 분석해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는 ‘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힘이 쏠릴 때 그에 반발하는 작용을 통해 힘의 방향이 바뀌는 것’을 뜻하는 ‘음의 되먹임(negative feedback)’이란 개념을 소개했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일방적 독주와 비민주적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음의 되먹임’을 불러 일으켰고, 이 같은 여론을 반영해 헌법재판서의 탄핵 인용 결정이 내려졌다는 분석입니다. 그는 “3월 10일을 시민혁명의 날로 기념한다면 아마 ‘사회적 음의 되먹임’ 작용을 제대로 했던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해 객석에 웃음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태가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발전 가능성을 재정립하는 전환점이 될 거란 공감 때문일 겁니다.

개인의 문제가 곧 사회의제

강연 직후 이어진 워크숍에서는 참가자들이 각자의 걱정을 뽑아보고 주제별로 범주화 하는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취업, 결혼 등의 사회문제부터 가계부채, 빈부격차 등 경제이슈, 원전건설 같은 환경분야까지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한 참가자는 “일자리 감소가 개인의 좌절로 이어져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개인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일이 곧 사회의 지속가능발전을 도모하는 일이며, 다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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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강연은 탄핵 인용 소식으로 다소 들뜬 분위기 속에 진행됐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민주주의 작동과정을 배우고 그 과정에서 지속가능발전의 필요성을 확실히 이해하기에 더 없이 좋은 기회였다는 점입니다. 그래서였을까요? 강연을 마친 참가자 대부분이 거리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광화문 광장에서 또 한 번의 외침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글 : 김현수|사회의제팀 연구원·[email protected]
사진 : 주동환 사진작가

수, 2017/03/1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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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이 생겼어” 달이 총총 뜬 밤, 도서관을 나와 친구와 나란히 집으로 걸어가는 길 나누었던 대화가 생각납니다. 3월의 푸른 봄에 시작했던 <제14기 모금전문가학교>가 총 11번의 수업을 끝으로 지난 6월 막을 내렸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할 때 주저함이 없는 편인데, <모금전문가학교> 수강을 결심하기까지는 참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1년 반의 휴학기간을 보내고 본격적인 취업준비를 해야 하는 4학년 2학기에 접어들었으며, 수입이 없는 학생이기 때문에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수강료가 부담스러웠고, 확신할 수 없는 새로운 분야의 도전이었기 때문이지요.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몇 날 며칠을 고민했습니다. 두려움과 망설임이 있었던 시작이었지만 그 길의 끝에는 돈으로는 바꿀 수 없었던 ‘배움’과 ‘사람’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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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라린 경험이 준 교훈

사회복지를 공부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키웠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의 질을 누리며,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만의 가치관이 생겼고, 어떤 방향성을 갖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늘 풀리지 않았던 질문은 그것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였습니다. ‘나에게 내재되어 있는 능력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으로 세상을 설득할 수 있을까’. ‘모금’이 답이 될 것 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모금전문가학교> 수강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모금전문가학교>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속한 워크숍 조의 모금 마케팅은 고액 기부자를 향한 기부 요청이 필요했고, 강의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고액기부를 요청해봤습니다. 외향적이고 관계적인 성향을 가졌기 때문에 관계를 통한 기부 요청이 뭐 그리 어려울까 생각했던 저의 안일함이 완전히 깨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관계적인 성향이기 때문에 더 두려울 수 있음을, 우리의 모금 명분이 상대방에게는 심드렁한 주제일 수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결국 기부 요청에 실패했습니다. 그날 느꼈던 실망감과 허무함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기부 요청을 한다는 것이 왜 그렇게 두려웠을까?, 왜 그렇게 주저했던 것일까? <모금전문가학교> 강의와 필독서를 통해 서서히 그 답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모금은 ‘가치교환’이기 때문에, 기부자의 욕구를 충분히 조사한 뒤 그것을 바탕으로 기부자가 누릴 수 있는 가치를 개발하고 기부 요청을 했어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느꼈던 두려움도 결국 모금가로서 완벽하게 준비되지 못함에서 오는 ‘자신 없음’이었습니다. 온전히 나의 시선에서 나의 세계관, 나의 가치만을 갈고 닦았던 지난 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내가 가진 명분과 가치가 ‘선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상대를 설득하려고 했던 것은 여우가 두루미에게 넓은 접시에 담긴 맛있는 음식을 왜 먹지 못하냐고 강요했던 것과 같았습니다. 진정한 모금가라면 두루미를 위하여 긴 접시에 음식을 담아 주는 부지런함이 필요함을 깨달았습니다. 쓰라린 실패의 경험이 준 교훈이었습니다.

여전히, ‘같이’!

더불어 ‘같이의 가치’를 알 수 있었습니다. 모금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여럿이 ‘같이’ 함에서 오는 기쁨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직급, 연령, 분야의 동료들과 함께 하는 일이 대학생인 저는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조금 낯선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경험이 많이 부족한 일개(?) 대학생을 온전한 조원, 동료로 인정해주시고, 약점일 수 있는 부분을 강점으로 개발해주시고 격려해주시던 조원들을 통해 ‘아, 나도 저런 선배가 되고 싶다’, ‘나도 좋은 동료가 되고 싶다’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어려운 순간도 있었습니다. 서로 다름에서 비롯되었던 의사소통의 오해, 나의 이기심으로 주었던 상처들, 크고 작은 장애물에 부딪힐 때는 막막했습니다. 그럴 때에는 조용히 나를 들여다보고, 머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나의 어떠함으로 누군가를 곤란에 처하게 한 것은 아닌지, 나의 게으름으로 어려운 부분이 생긴 것은 아닌지 돌아보며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돌이켜보면, 나를 공부하는 시간이었고 함께하는 조원들과,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같이’를 공부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과정이 결국 이 시간을 있게 했고, ‘같이’이기에 해낼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희망을 보다

우스갯소리로 친구들이 “수강료 아깝지 않아?”라고 물을 때, 고민하지 않고 “그럼!”이라고 대답할 수 있었던 것은, <모금전문가학교>에서 경험한 배움의 시간들이 제 삶에 다시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수료식날 받은 장학금은 제 삶에 또 다른 희망을 주었습니다. 장학금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해달라는 선배들의 따듯한 ‘지원’이었고, 더 나은 사람이 되어 기분 좋은 영향력을 퍼뜨려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의심될 때, 포기하고 싶을 때, 힘이 되는 희망의 조각이 장학금이라는 나눔을 통해 생겼습니다.

<모금전문가학교>는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지금의 나는 “하고 싶은 일이 생겼어”라고 말했던 3개월 전의 나와 얼마나 다른 모습일까요?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할 때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광고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삶을 바라보는 눈이 세심해진 것을 보면 ‘나 정말 달라진 걸까?’ 싶기도 합니다. 다만, 지금 결론을 내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모금전문가학교>의 기억들이 오래도록 제 삶에 남아 순간순간 빛을 발할 것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값진 모금 교육을 기획해주신 모금전문가학교 관계자분들과 부족함이 많은 저를 품어주신 14기 동기분들, 장학금을 지원해주신 여러 기관에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모금전문가학교>에서 ‘나눔’을 경험했던 시간들이 성숙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꾸준히 공부하는 모금가가 되겠습니다.

글 : 이민형 |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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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6/08/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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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누가 좋은 국회의원인가? – 시민 100인이 함께하는 노란테이블 시즌2′(이하 ‘누가 좋은 국회의원인가?’) 원탁토론에 참가한 황하빈입니다. 정치학을 공부하고 있는 대학원생입니다. 정치를 배우고 있지만, 사실 저는 반정치적인 사람인 것 같아요. 한국 정치를 불신하는 데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남들과 정치 이야기하기를 꺼리고 있거든요. 때문에 후기 작성을 제안받았을 때 조금 걱정도 됐습니다. 잘 쓸 자신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원탁토론 참여를 통해 한 가지는 확실히 바뀐 것 같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생각을 모아봐야겠다’라고요.

10대 학생부터 60대 이상의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토론하는 자리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처음 뵙는 분들과 편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걱정도 됐지요. 하지만 사전세미나의 강연을 통해 ‘누가 좋은 대표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노란테이블 토론 프로세스에 따라 대화의 물꼬를 트니 조금씩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사회에서는 서로 쉽게 한자리에 모이지 못할, 모이더라도 나이나 지위 등에 의해 발언권이나 영향력에서 차이가 있을 사람들이 평등하게 의견을 나누고 수렴하는 과정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는 한국의 현실정치에서 작동하는 대표제에 대해 회의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참가하신 분들과 함께 우리가 원하는 대표의 상을 만들다보니, 제 자신이 타협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표자의 기준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 원탁토론에 참가하신 분들이 막연히 이상적인 인물을 그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편적 시민의 모습이면서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덕성을 갖추었지만, 정치적 실력도 갖춘 사람’이라는 상은, 어떤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자질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우리 시민들의 안목이 꽤 날카롭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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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갖고 있는 정치 불신은 투표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제 투표는 실패의 연속이었거든요. 뽑고 싶은 사람이 없었고, 설령 찍은 사람이 뽑히더라도 그 사람의 정치는 제 표가 담은 기대감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낙담과 피로감이 누적되어 이번 선거에는 투표하지 않아야겠다고 마음먹으면, 정치권에서는 소중한 시민의 한 표가 정치를 바꾼다며 독려하기 바빴습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무작정 투표만 권하는 것이 야속하기도 했습니다. 투표라는 것은, 운동이나 공부처럼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좋은 결과가 담보되는 행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내가 선택을 잘못했으니, 다음에는 좀 더 꼼꼼히 후보들의 면모를 살펴서 투표하겠다’고 다짐해도, 다음 선거 때 좋은 후보가 아예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 다짐은 물거품이 되어버립니다.

우리는 선거운동 기간이 되어야만 후보를 알 수 있습니다. 이런 한국의 현실에서 유권자는 수동적이고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나의 한 표가 정치를 바꿀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투표하는 기계가 된 기분도 들었지요. 시민이 투표를 통해 자존감을 잃어버리는 현실에서, 어떻게 투표가 시민의 긍지있는 행위일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시민이 국가 권력의 근본일 수 있나요?

이런 상황에서 ‘누가 좋은 국회의원인가?’는, 시민들이 스스로 직분을 되찾기 위한 뜻깊은 한걸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각자도생하기 급급한 사회에서, 정치는 일상에서 멀어져 붕 뜬 채 정치인들끼리의 영역으로 존재합니다. 때문에 시민들은 누구나 정치에 대해 쉽게 욕하거나 침묵합니다. 저 역시도 그랬고요. 하지만 이번 원탁토론을 통해 ‘정치는 시민이 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토론 도중, ‘우리가 부러워하는 스웨덴, 덴마크 등의 뷱우럽에서는 정치인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특권의식이 없고 재선되는 경우도 많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는 정치가 일상화되어 대표자와 시민의 거리가 멀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좋은 국회의원인가?’와 같은 자리가 지속적으로 마련된다면, 시민들이 정치에 대해 일상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거리를 두지도 않을 것입니다.

행사에서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요. 정해진 행사 시간 때문이었겠지만, 참가자들이 토론한 대표자상을 발표하는데 그쳤다는 점입니다. 대표자상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종합하는 시간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이번 한 번에 그치지 않고 ‘누가 좋은 국회의원인가?’는 꼭 지속되고 반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대표자를 투표장의 투표로 만들 수 없다고 하더라도, 낙담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좋은 대표에 대해, 일상에서 끊임없이 토론하는 것이 시민이 해야 할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글_황하빈(‘누가 좋은 국회의원인가?’ 원탁토론 참가자)

월, 2015/11/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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