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서울로 온 지 3개월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낯선 서울 생활이 불편하지만 한편으로는 흥미롭기도 합니다. 익숙한 사람에게는 그냥 지나칠 일이 서울 풋내기인 저에게는 새롭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두어 달 동안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스마트폰의 지도 애플리케이션과 친하게 된 점입니다. 익숙지 않은 길을 찾을 때 굉장히 유용합니다. 현재 위치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교통수단의 종류와 소요시간까지 상세히 알려줍니다. 신기하게 여겨지는 일도 있습니다. 시내버스 정류장의 안내 전광판이 그렇습니다. 버스 도착 시각 안내를 넘어 최근에는 버스 내부의 혼잡 상황도 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유사 노선이라면 여유 있는 버스를 고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전에서 승용차를 주로 이용하던 시절에는 알 수 없었던 재미입니다.
서울시의 버스 내부 혼잡 정도를 확인할 수 있었던 건 ‘빅데이터(Big Data)’ 분석 덕분인 듯합니다. 교통카드 승하차 정보를 통해 버스 내 인원을 집계한 후, 승객 수와 버스 크기를 고려해 혼잡도를 계산한 것이지요.
빅데이터는 디지털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방대한 범위의 데이터를 의미합니다. 많은 양(Volume), 빠른 생성 및 유통속도(Velocity), 다양한 형태(Variety), 새로운 가치(Value)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데이터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하거나, 새로운 정보를 더해 의미 있는 가치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빅데이터는 실제 우리 사회 많은 곳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한 이동통신사는 부산의 해운대를 찾은 피서객 수를 정교하게 산출했습니다. 거주지와 세대별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방문객들은 출신 지역별로 동선이 각각 달랐다고 합니다. 부산시는 이 분석을 활용해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성남시는 빅데이터 분석 기법으로 유동인구 및 공공시설 위치, 지역별 이동통신사 데이터 사용량을 파악했습니다. 이를 통해 공공 와이파이 설치 지역을 선정했습니다. 서울 동대문구는 주민 생활에 필요한 주요 정보를 동네 지도에 담았습니다. 공공데이터 71종을 경제, 교육, 교통, 문화체육 등 8개 분야로 분류해 지도에 표시한 것인데요. 주민들은 어린이집, 주차장 등 필요한 정보를 지도에서 확인하고 상세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빅데이터에 관한 제도적 기반을 만드는 지방자치단체도 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는 지난 7월에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김포시는 ‘김포시빅데이터주식회사 설립 운영 조례’를 만들었고, 부산시는 ‘빅데이터 활용 및 빅데이터산업 육성 조례’를 제정하여 빅데이터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남도는 정보화 조례에 빅데이터 관련 조항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대개의 빅데이터 관련 조례는 행정 효율성(과학적 행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 책임담당관’을 두고 관련 위원회를 설치하며, ‘빅데이터 기본계획 수립’과 ‘빅데이터센터의 설치와 운영’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가 모든 시민의 자산으로 생성·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행정의 수요와 산업적 측면에서 중시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염려됩니다. ‘빅데이터’가 시민이 접근하기 어려운 자산으로 자리 잡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빅데이터는 많은 시민에 의해 생성된 정보의 집합입니다. 그런데도 그것을 보유하는 것 자체가 돈벌이의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만 분석할 수 있고 ‘돈’과 ‘효율’만을 추구하는 경향도 적지 않습니다. 이렇듯 빅데이터 관련 제도화의 추세에 따르면, 대다수 시민은 정보 소외에 빠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빅데이터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격차를 심화시켜 또 다른 불평등을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빅데이터에 대한 시민 주권과 접근권을 고민해야 합니다. 시민 생활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빅데이터가 언제든지 제공·분석되는 시스템,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합니다. ‘데이터 기반 사회혁신’을 만들기 위해 빅데이터는 모두의 자산이 되어야 합니다. 희망제작소도 모두를 위한 빅데이터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지혜를 모아보겠습니다.
가을이 다가옵니다. 막바지 더위 잘 이겨내시고 평안하시길 빕니다.
늘 고맙습니다.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 드림
희망제작소는 활동소식을 담은 ‘뉴스레터'(월 2회), 한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의 시선이 담긴 연구원의 글 ‘희망다반사'(월 1회), 우리 시대 희망의 길을 찾는 ‘김제선의 희망편지'(월 1회)를 이메일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구독을 원하시는 분은 ‘이곳’을 클릭해주세요!
주요 이슈가 연일 우리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유도탄(ICBM)급 미사일 발사, 국민의당의 대선 이슈 조작 사건, 새 정부 조각(組閣)을 둘러싼 갈등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건에 비해 대수롭지 않은 일에 관심이 끌릴 때도 있습니다. 작은 변화가 더 큰 울림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지요.
얼마 전, 육군 논산훈련소에서 한 연대장의 활쏘기가 훈련병의 안전을 위해 중단됐습니다. 통행로를 가운데에 두고 활쏘기를 하는 연대장을 훈련병들이 ‘국민신문고’에 고발했는데, 사실을 안 훈련소장이 연대장에게 경고하고 활쏘기를 중단시킨 것입니다. 이 사건은 연대장의 국궁훈련을 위해 훈련병이 피해 다녀서는 안 된다는 상식이 실현된 일에 지나지 않습니다. 좀 더 생각해보면 훈련병을 위해 연대장이 존재하지, 연대장을 위해 훈련병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심장한 시대의 변화를 읽을 수 있습니다.
과거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본사의 횡포가 있더라도 대부분 참아 넘겼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본사의 ‘갑질’에 대항하는 가맹점주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기사에 따르면 가맹점이 본사를 상대로 낸 분쟁조정 신청이 지난해보다 26%나 늘었습니다. 약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나면서, 영세 가맹점들이 불공정 관행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새 공정거래위원장의 ‘갑질’ 척결 의지 표명이 영향을 미쳤겠지만, ‘을’이 더 이상 ‘을’로만 머물지 않는다는 변화도 읽을 수 있습니다.
다음 달 대통령은 국민 제안 정책 중 30개를 선정해 실행 계획을 짜고, 이를 국민 앞에서 직접 발표하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국민인수위원회는 지난 5일까지 온라인을 통해서만 67만 명이 넘는 국민이 ‘광화문 1번가’를 방문했으며 접수된 제안은 총 17만9000건에 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정부는 이런 시민제안을 상설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정책의 수혜자를 넘어 설계자가 되어가는 변화가 보입니다.
서울시의 ‘함께 서울 정책박람회’는 이런 변화를 더욱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서울이 민주주의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 박람회는, 지난 5월부터 온라인정책 공론장인 ‘데모크라시 서울’을 통해 정책 제안 공모를 받고, 토론과 투표를 통해 정책의제를 선정했습니다. 서울시는 선정된 의제를 실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어 ‘100일 후 포스트 정책박람회’를 통해 시민의 제안이 서울시와 중앙정부의 정책에 어느 정도 반영되었는지 중간 경과도 공유할 예정입니다.
평범한 훈련병과 힘없는 ‘을’이었던 가맹점주의 반란은 시대정신을 상징하는 새로운 시민의 등장을 보여줍니다. 문재인 정부의 ‘국민인수위원회’, 서울시의 ‘데모크라시 서울’은 시민이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이며, 현장 속에서 빛나는 집단지성이 새로운 대안이라는 흐름을 보여줍니다. 우리 사회를 촛불시민항쟁 이전과 이후의 시대로 구분한다면, 그 중심에는 ‘자기표현’을 두려워하지 않는 시민의 등장, 즉 ‘시민이 주체’라는 변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세상의 주인으로 우뚝 서는 시민의 모습에서 한국 사회의 희망을 봅니다.
정치인과 연구자, 공무원이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동시에 현장의 시민이 정책을 제안하고 만드는 길이 열리고 있습니다. 아직은 ‘제안’하는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대안을 선택’해서 ‘직접 실행’하는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어떤 일이나 사물에 대해 깊이 조사하고 생각하여 진리를 따지는 일을 하는 사람을 ‘연구자’라 부릅니다. 모든 시민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자가 되는 시대, 시민이 대안인 시대를 상상해 봅니다.
두 번째 희망편지에서 뵙겠습니다.
늘 고맙습니다.
–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 드림
희망제작소는 활동소식을 담은 ‘뉴스레터'(월 2회), 한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의 시선이 담긴 연구원의 글 ‘희망다반사'(월 1회), 우리 시대 희망의 길을 찾는 ‘김제선의 희망편지'(월 1회)를 이메일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구독을 원하시는 분은 ‘이곳’을 클릭해주세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이번 7월, <2017 알권리 학교 (실습편)> '체험 삶의 청구 현장'을 엽니다!
시간은 7월 11일(화)부터 8월 1일(화)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이며, 장소는 서울시 NPO 지원센터 '받다' 강의실입니다. 신청은 7월 3일(월) 자정까지 받습니다. 정보공개센터의 기똥찬 강의, 놓치지 마세요^^ (자세한 일정 안내와 신청서 작성은 본문 하단을 참고하세요)
이번 알권리 학교에서는 '체험 삶의 청구 현장'이라는 제목답게, 참가자들이 일상에서 겪고 있는 문제에 좀 더 집중해 봅니다.
예를 들면
'우리 학교 비싼 등록금은 다 어디에 쓸까?'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예술 작품을 만들고 싶은데... 공공 정보는 어디에서 찾지?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집 앞 공원, 살포된 농약 성분은 안전할까?'
'도대체 월세 값은 왜 이리 비싼 걸까?'
우리 동네 입구에 있던 정자나무는 어디로 갔을까?
등, 이 외에도 매우 다양한 질문들과 때로는 '내가 너무 예민한가?' 하고 느꼈던 질문들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고민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정보공개청구' 제도를 통해 찾아봅니다.
이번 <2017 알권리 학교 (실습 편)> "체험 삶의 청구 현장" 에서는 기본적인 '정보공개청구' 방법과 '정보공개 비공개 대응'을 배웁니다. 그리고 '실습 편' 답게 함께 모여서 전문적인 피드백을 받으며 직접 정보공개청구를 해보고, 얻은 데이터들을 시각화 하는 방법과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게 정보를 제시하는 방법을 알아봅니다. 마지막 날에는 '알권리'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 감동적인 강의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정보 시각화' 강의의 경우에는 '203 인포그래픽랩'의 배여운 팀장님께서 함께 강의를 해주실 예정입니다. 강의 수준은 초심자분들께서도 바로 실습하신 후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정도의 수준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실습뿐만이 아니라 정보 시각화 영역에 대한 강의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대해주세요^^)
<2017 알권리 학교 (실습 편)>의 자세한 일정은 아래와 같으며, 지원하실 분은 일정표 하단의 지원서를 작성해서 보내주세요.
일시 2017년 7월 11일(화) ~ 2017년 8월 1일(화)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장소 서울시 NPO 지원센터 '받다' 강의실
교육 내용
일시
강의 내용
강의 제목
7월 11일(화) 19:00 ~ 21:00
정보공개청구 교육 및 실습
'정보공개청구, 이렇게 해보자!' '나와 너의 청구계획 공유'
7월 18일(화) 19:00 ~ 21:00
비공개 대응 방법 및 사전 정보 공개 사이트 안내
'비공개, 낙담은 NO NO!' '정보공개 꿀 사이트, 나야 나!'
7월 25일(화) 19:00 ~ 21:00
'정보 시각화' 교육 및 실습 (난이도 ★☆☆☆)
'비주얼이 폭발한다! 툴 바보도 가능한 데이터 시각화!'
(강사 : 배여운님 '203 인포그래픽 랩' 팀장 )
8월 1일(화) 19:00 ~ 21:00
알권리의 중요성과 청구결과 공유
'알권리는 살 권리다!', '청구 현장을 보여줘!'
신청 방법 신청하기 : https://bit.ly/알권리학교 신청 마감일 : 2017년 7월 3일(월) 자정까지 참가자 발표 : 2017년 7월 5일(목), 개별 연락 참가비 : 2만원
“한 잔 더 하시죠.” 방금 한 잔 했는데 또 재촉이다. 그는 이미 혀가 약간 꼬부라져 있었다. “이런 때 아니면 언제 마셔요, 술 마시는 기분 나지 않아요?”
요즘 뉴스를 보는 일이 즐겁다는 사람들이 많다. 정치가 흥을 돋운다고 한다.
뉴스에는 대통령이 참모들과 함께 식사하고 산책하면서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초등학생이 사인 받을 종이를 찾느라 가방을 뒤적이는 동안 키를 낮춰 기다려주는 대통령도, 5·18 때 아버지를 잃은 시민을 안고 위로해주는 대통령도 볼 수 있다.
이런 일에도 시민들은 감동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말했듯이 “뭔가 특별한 일을 해서가” 아니다. 세월호·광주의 가슴에 생채기를 남기고도 무표정한 지도자, 비정규직을 숫자로는 이해해도 결코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는 로봇 같은 지도자 대신 시민의 고통과 슬픔을 느낄 줄 아는 이가 거기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인간에겐 너무 쉬운 것이 로봇에겐 어렵다. 로봇에겐 타인의 고통과 감정에 대한 공감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쉬운 일은 로봇에게 어렵고, 로봇에게 쉬운 일은 사람에게 어렵다.’ 모라벡의 역설이다.
다른 사람과 함께 밥 먹고 말하고 걷고 커피 마시는 것은 사람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로봇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반면 복잡한 계산은 로봇에게 아무것도 아니지만 사람에겐 어렵다. 보통 사람은 절대 못하는, 정치 공학적 계산에는 능하지만 집 밖으로 나가고 사람을 만나 대화하는 걸 어려워하는 로봇을 대통령으로 선출했다고 하자.
대통령이 그토록 쉬운 걸 왜 못하는지 사람은 절대 이해 못한다. 이렇게 속아서였을까. 5월9일까지만 해도 차선의 선택이라도 한 것인지 불안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 시민은 자신의 손으로 뽑고도 놀란다. 우리처럼 말하고 우리처럼 생각하고 우리처럼 느끼는 정부를 선출했다니!
새 정부가 정말 적폐를 청산할지, 개혁에 성공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겨우 새 정부 출범 14일째다.
연합정부 없이 ‘여·야·정 협의체’만으로 여소야대 정국을 이끌 수 있을지 여전히 미지수다. 앞으로 많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자. 새 정부가 시민을 대하는 자세, 정부를 책임질 인물을 고르는 감각, 현안을 다루는 방식만 보고 있으면 불안감이 사라진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인기를 의식한 것도 있겠지만, 그걸로 시민의 상처를 어루만져 줄 수 있다면, 왜 하지 말아야 하는가? 가슴 태우던 세월, 절망스럽고 부끄러운 시간을 견뎌내느라 지친 시민, 낡은 권력에 시달린 시민을 위로하는 퍼포먼스가 당분간 필요하다.
새 정부는 앞으로 잘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다. 그건 문제가 아니다. 우리를 고통에 빠뜨린 건 잘잘못을 따지지 않는 묻지마 지지와 반대를 위한 반대다.
잘하면 잘하는 대로 칭찬하고 못하면 못하는 대로 비판하면 된다. 그게 공정한 것이다. 그게 정상이다. 그래야 실패를 줄이고 성공을 부추긴다.
2014년 4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유족 논란을 빚은 인물을 위로하고 있다 (왼쪽 사진).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아버지를 잃은 5.18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다행히 대선 이후 이념·지역에 결박된 지지와 반대가 약화됐다. 시민들은 이념·지역이 아닌 당면한 의제와 현안에 대한 각 정당의 입장과 태도를 평가하고 점수를 매긴다. 그게 시민의 요구에 반응할 줄 아는 민주당·정의당 지지율은 오르고 세상 물정 모르고 역주행하는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폭락한 이유를 설명해준다.
TK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85%에 이르고, 민주당 지지율이 한국당을 앞선 이유도 알려준다. 한국당의 전국 지지율은 8%, 국회 의석수는 36%. 과잉대표다. 한국당은 이제 시민이 준 지지보다 4.5배나 큰 몸집을 지닌, 덩칫값 못하는 공룡이 됐다. 이것 역시 시민들이 반응성 있는 정치를 한 결과다.
예전의 한국인을 정의한다면, ‘정치에 상처 입은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은 상처 때문에 정치를 혐오했고, 상처를 줄 수 있는 정치의 힘 때문에 정치를 욕망했다.
정치에 대한 이런 혐오와 집착은 한국 정치를 병들게 했고 시민에 깊은 상처를 입혔다. 하지만 정치에 치유의 힘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시민은 더 이상 정치 밖에 머물지 않았다. 지난해 촛불집회가 정치 참여의 마당이 된 것도 정치에 상처를 받았으면서도 상처에 굴복하지 않고 정치 속으로 들어가는 용기를 낸 결과였다.
이제 정치는 시민을 위로하고 치유해주는 것으로 보답하고 있다. 치유된 시민은 더 많은 정치 참여를 할 것이다. 그래서 더 나은 정치, 더 나은 삶도 가능할 것이다. 이게 바로 민주화 30년 만에 뒤늦게 배달된 선물이다.
다시 어려움이 닥쳐도 시민은 극복할 수 있다. 동료 시민을 믿자. 내일 또 행진을 하는 일이 있더라도 오늘은 건배하자. 낡은 권력을 무너뜨리고 새 정부를 세운 시민은 그럴 자격이 있다.
전시 행정으로 일관해 왔던 지난 정권의 안전 대책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노동자, 시민의 참여와 권한 강화가 필수적이다. 일터에서는 노동자의 작업 중지권 보장과 하청 노동자 예방활동 참여권 보장, 시민 안전의 각 영역에서는 노동자, 시민이 참여하는 상설적 대책 구조가 마련되고 위험에 대한 알 권리와 참여권이 강화되어야 한다. 또한 무차별적으로 완화된 안전 규제를 원상회복하고, 박근혜표 규제 완화 대책을 폐기시켜야 한다.
백두대간보전시민연대/백두대간연구소 총회가 3월17일 7시 호수식당에서 있었습니다
보기에는 작은단체처럼 보이나 실제는 2008년부터 진행했던 백두대간탐사를 통해 오랜 시간 함께 한 사람을 남긴 단체입니다
전담 활동가가 없다보니 사업자체를 크게 확대하지 못하지만 올 해 부터는 조직과 사업을 조금씩이라도 넓혀 갈 계획입니다
이번 총회에서는 그동안 가장 큰 사업이었던 백두대간생태문화탐사를 백두대간 주능선뿐 아니라 한남금북정맥까지 탐사지역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사람사는 마을과 연결된 곳이 정맥입니다 그러다보니 환경파괴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기도 하고
또 역사와 문화가 남다르기도합니다
그동안 침체되어 있던 백두대간보전시민연대가 이번 총회를 시작으로 한걸음 더 앞으로 나가는 계기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6년 겨울의 거리는 촛불의 열기로 뜨거웠다. 주말마다 광장을 가득 채운 시민들의 힘은 결국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을 탄핵 심판대로 끌어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며 수많은 시민들은 2017년 지금도 광장을 지키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을 (국회의) 탄핵소추안을 가결 시켰던 승리의 경험. 광장에서 외쳤던 주권자의 명령. 이 모든 기억을 잊지 말고 더 큰 명령을 준비할 때입니다. 새로운 2017년이, 완전히 달라질 이후 30년이 우리들 앞에 놓여있습니다.
김벼리 / 평택 현화고등학교
그러나 박근혜는 여전히 청와대에서 버티고 있고, 공범자들 역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수백만이 모였던 광장의 촛불은 이제 어디로 향해야할까?
▲ 이유미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운동연구소는 “삼성은 경영승계에 도움을 받았고 그 대가로 최순실과 재단에 돈을 줬다”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이 사회에 뿌리 깊숙이 박혀있던 정경유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막강한 자금을 동원해 자신들에게 필요한 정치를 이용해 온 재벌들과는 달리, 시민들의 일상은 정치 혐오에 가까웠다. 지금껏 국가, 재벌, 정치권, 언론은 삶과 정치의 연결을 끊임없이 방해했고, 제도정치에 대한 깊은 실망감은 시민들을 정치에서 고개를 돌리게 했다.
말로만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국민들이 주권자로서 존중받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들의 삶의 문제가 정말 정치에서 진지하게 다뤄지고 정치가 그런 것을 풀어내는, 우리의 생활의 문제를 풀어내는 그런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우리가 광장에 모인 건 비롯 개인이지만 개인이 집단이 돼서 비롯 그 날 그 순간 뿐이지만 행동했기 때문에 힘이 있었던 거예요. 그럼 왜 그 순간만 집단이 되어야 하냐는 말이예요. 매일 집단이 되어 있으면 좋죠.
강상구 / 정의당 교육 연수원 부원장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다가올 수록 정치권은 대선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번주 뉴스타파 목격자들 <이것은 명령이다>는 다양한 시민들의 인터뷰를 통해 2016년의 촛불을 돌아보고, 2017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질문한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하승수(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김벼리(촛불집회 참가 고등학생), 김혜진(4.16연대 상임운영위원), 강상구(정의당 교육 연수원 부원장)
열심히 시위를 했던 프랑스 학생 중에 한 명이 한국에 온 적이 있었어요. 한국에서 자기가 정말 이상했던 것. 청년 실업이 8%쯤 되면 조직이 100개는 만들어져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저는 그 말에 약간 충격을 받았어요. 왜냐하면 우리같으면 청년 실업률이 8%면 다들 나와서 시위를 해야 하는 것 아니야 라고 생각을 하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말하지 않고 조직이 100개는 만들어져 있어야 하는 것 아니야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김혜진 / 4.16연대 상임운영위원/퇴진행동본부 언론팀
이번 프로그램의 연출은 태준식 독립영화 감독이 맡았다. 그는 <당신과 나의 전쟁> <어머니> <슬기로운 해법> <교실> <촌구석> 등을 연출했다. 또 내레이션은 촛불집회를 참여하고 경험했던 고등학생 김벼리 양이 맡았다.
자동차 중심에서 보행자 중심으로 도시문화를 변화시키고 보행이 편리하고 안전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시민들이 직접 제안하는‘2016걷기 좋은 서울 시민공모전’시상식이1월11일(수) 오후7시 서울시민청 지하2층 바스락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서울특별시가 주최하고(사)녹색교통운동이 주관하고 있는 이번 공모전은 ‘마을 보행환경 개선’제안과‘나의 최고의 길’소개 등2개 부문으로 나뉘어2016년9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되었습니다.
‘마을 보행환경 개선’제안은 현재의 걷기 위험한 자동차 중심의 마을길을 안전하고 쾌적하게 걸을 수 있는 사람 중심의 마을길로 변모시키기 위해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공모를 진행하였습니다.
아직은 생소한 주민 주도형 보행 환경 개선사업에 대한 이해를 돕고 제안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1차심사를 통해 선정된 팀을 대상으로 현장에 전문가가 직접 방문하여 워크숍을 진행한 후 주민간 협의를 통해 최종 제안서를 제출토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나의 최고의 길’소개 부문은 나만이 알고 있거나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걷기 좋은 길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공모를 진행하였습니다.
공모전 소개는 여기까지 하고 시상식장을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시상식에 앞서 수상자들이 참석자 등록을 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시상식이 개최되었습니다. 먼저 식순안내를 드리고 이어서 시민공모전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경과 보고가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이번 공모전을 주관한 우리 녹색교통운동 진장원 대표님께서 앞으로 보행자 중심의 도로 문화를 만들기 위해 우리 시민들이 앞장서야 한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인사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이서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께서 축사를 해주셨습니다.
개회식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시상식이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마을 보행환경 개선'제안 부문에 대한 시상이 진행되었습니다.
화곡본동마을회의 팀의’사람과 자동차가 함께 안전한 마을 화곡본동’제안이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그 외 금상1팀,은상1팀,동상3팀이 수상하였습니다.
'나의 최고의 길' 소개 부문에서는 ‘충정로 보물찾기 길’의 박선양씨가 금상을 수상하였으며,그 외 은상1명,동상 7명이 수상하였습니다.
시상에 이어 시민공모전 우수작의 발표 시간이 있었습니다. 먼저 '마을 보행환경 개선'제안 부문 대상을 수상한 화곡본동마을회의의 허인영님께서 '사람과 자동차가 함께 안전한 마을 화곡본동' 제안 내용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동안 주민들이 '보행로 안전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시민공모전을 알게되어 참여하게 되었으며, 주 개선방안으로 속도를 30km/h로 제한하는 'ZONE 30' 지정, 일방통행 실시를 통한 보행공간 확보, 반사경, 과속방지턱 등의 교통안전시설물 설치 등을 제안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음으로 '나의 최고의 길'소개 부문 금상을 수상한 박선영님께서 ‘충정로 보물찾기 길’소개를 통해 충정로길의 근현대 역사적 자취가 살아 숨쉬는 건축물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가족 또는 지인들과 충정로의 보물을 한번 찾아 보시기를 강력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수상자들의 단체 사진 촬영이 있었습니다. '걷는 도시, 서울' 확산에 힘써주실 자랑스러운 시민 여러분들이 여기 계시네요.^^
이로써 시상식을 모두 마쳤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 '걷기 좋은 서울' 시민공모전 시상식은 끝이 아니라 또다른 시작임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마을 보행환경 개선'제안 부문의 수상작 중 우수작은 2017년도 서울시 보행정책과에서 진행하는 보행환경 개선사업(보행환경개선지구, 보행자우선도로 등)의 대상으로 검토됩니다.
그리고 '나의 최고의 길'소개 부문은 수상작에 대해 주요 포털사이트, 걷기 관련 앱 홍보 등 시민과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하게 됩니다.
이번 2017년에도 시민공모전은 보행환경개선에 시민의 주도적 참여를 촉진시키는 지속적인 창구역할을 계속 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들의 뜨거운 관심과 많은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
촛불 혁명의 완수를 위해서는 야당들도, 아니 야당들부터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문제는 언제나 제도권 의회정치고 정당정치다. 제대로 된 민주공화국을 발전시키려 해 왔던 우리 현대사의 역사적 고비마다 민주진보 진영의 정당들, 특히 민주당 계열의 '리버럴 정당'들의 지리멸렬함이 가장 큰 문젯거리였다. 그 동안 우리 리버럴 정치인들은 늘 분열과 무능의 늪에 빠져 역사적 죄를 저지르곤 했더랬다. 저 멀리 4.19 이후에도 그랬지만, 1987년에도 그랬고 지난 2012년의 정권 교체기에도 그랬다. 이번이라고 다를 수 있을까?
당연히 미덥지 못하다. 이미 민주당과 국민의 당이 나뉘어져 있는데, 여기 저기 다시 내부 분열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심지어 여권의 비박 세력을 포함하여 새로운 정치 지대를 형성해 보겠다는 움직임도 있다. 이번의 촛불 혁명 과정에서도 민주당과 국민의 당은 좌고우면하느라 제 갈 길을 잃을 때가 많았다. 그나마 우리가 희망의 끈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은 이 당들이 머뭇거리다가도 결국 촛불 시민들의 의지에 굴복해 그것을 실현하는 정치적 도구이기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한국 리버럴 정당들은 이 과정에서 배워야 한다.
사실 그 동안 한국 리버럴 정당들은 그 어떤 뚜렷한 이념도 가치도 공유하지 못한 채 그저 동일한 상호만 공유하는 정치적 자영업자들의 프랜차이즈식 정당이기를 그만두지 못했다. 그 당들은 그 동안 '저항적'이라는 명분이 없지는 않았지만 기본적으로는 퇴행적일 수밖에 없는 지역주의를 적극적 기반으로 하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갈망하는 많은 시민들의 수구 기득권 세력에 대한 혐오를 소극적 기반으로 하여 겨우 연명해 왔을 뿐이다. 내 생각에 촛불 혁명은 한국 리버럴 정당들의 이런 고질적인 병폐가 어떻게 치유될 수 있을지 그 길을 보여주었다.
이번 촛불 혁명의 과정에서 어떤 반면교사로서 분명해진 진실이 하나 있다. 그 동안 자주 그 반대가 옳다고 주장되어 왔지만, 우리 리버럴 정당들의 무능함은 기본적으로 바로 시민정치와 거리를 두고 시민이라는 자신의 참된 토대를 애써 무시해 온 데서 비롯한다는 점 말이다. 그 당들은 이제 지금껏 곧잘 망각해 왔던,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한 번도 깨달은 적도 없던 자신들의 궁극적 존재 이유를 뒤늦게나마 자각하길 바란다.
교훈은 분명하다. 우리 사회에서 리버럴 정당들은 시민사회에서 발원하고 정의와 연대의 문법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시민적 권력의 요청에 충실할 때에만 정치적 성공을 거둘 수 있었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많은 리버럴 정치인들은 그 동안 너무 자주 그 시민적 권력의 요청을 망각한 채, 시민들의 의지와 열망으로부터 벗어나 스스로의 특권만 챙기는 정치계급이 되려고 했었다. 어쩌다가 잠시 필요할 때를 제외하고는 끊임없이 광장으로부터 벗어나려고만 했었다. 시민사회의 깊은 바닥에서 올라오는 외침을 애써 무시한 채 법과 제도의 논리만을 앞세우며 정치적 특권만 누리려 해왔다. 이 적폐부터 청산해야 한다.
포퓰리즘이 아닌 씨비씨즘(civicism)
무슨 거창한 이념이 필요한 게 아니다. 정치적 지향의 좌우가 중요한 것도 아니다. 시민사회가 곳곳에서 내는 신음 소리들에 귀 기울이고 그 아픔들에 공감하며 만연한 불의에 맞서 시민들과 함께 분노하고 싸우겠다는 지향과 그에 따른 실천만 있으면 된다. 지난 4.13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민주당이나 국민의 당이 미더워서 그 많은 의석을 안겨준 것이 아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세력이라는 더 현저한 불의부터 응징해야한다는 생각에 그 당들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그 참된 의미를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근 민주당이 지지율 40%를 넘나들게 된 것도 그 불의를 혁파해야 한다는 광장의 절대 명령에 이 당이 우왕좌왕 하다가도 결국 앞장 서 굴복하는 모습을 보인 탓이라고 해야 한다. 시민들을 따랐더니 시민들이 따르는 것이다. 우리 야당들은 바로 이 교훈을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기본 원칙으로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 리버럴 정당들은 정당청치를 유권자들이라는 소비자들에게 정책이라는 상품을 팔아 의석이나 정권이라는 이윤을 남기는 행위쯤으로만 이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 식으로 이해된 정치판에서는 이미 돈이나 주류 언론과 같은 막강한 사회적 권력 자원에 기대서 경쟁하는 수구 기득권 정치 세력을 이기기가 쉽지 않다. 우리 사회에는 지금 스스로를 민주적 시민사회의 정치적 기구(기관)로 이해하면서 거기서 발원하는 시민적 권력, 곧 '힘없는 자들의 권력'에 기대고 또 그것을 강화하는 데 헌신할 수 있는 민주적 정당이 필요하다.
민주적 정당에 있어서 시민은 그 정치적 목적이자 방법이어야 한다. 이 당은 모든 시민의 평등한 존엄성을 보호하고 실현하며 그 시민들을 사회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역능화(empowerment)하는 것을 정치의 궁극적 지향으로 삼아야 한다. 이 당은 또 단순히 자신들의 사적 이익 추구에만 매몰되지 않고 일상에서 그리고 때때로 광장에서 우리 사회 전체의 공동선을 고민하고 사회 정의를 위한 실천에 참여하는 활동적이고 비판적인 시민들과 언제나 함께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그리하여 언제나 시민들을 믿고 의지하며 시민들의 외침에 제대로 응답하는 정당, 그리고 그 정치적 성공을 언제나 시민적 주체의 성장과 시민정치의 강화와 연결시키는 정당, 바로 그런 정당이 지금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민주 정당이다. 우리 야당들은 바로 이런 정당이 되려고 해야 한다.
무슨 포퓰리즘 정당이 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페팃(P. Pettit)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씨비시즘(civicism)', 곧 '시민주의' 정당이 되라는 이야기다. 이 당은 언제나 보통의 시민들의 요구와 열망에 충실하고 그 시민들과 함께하는 정치를 하되, 포퓰리즘 정당처럼 얄팍한 정치적 배제와 적대를 부추김으로써 정치적 이득을 노리려고 해서는 안 된다. 누구든 공감할 수 있고 그래서 보편화 가능한 시민들의 열망과 지향에 기초하고, 시민들 모두의 평등한 상호성이라는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그리고 포용과 평화, 우애와 연대라는 시민적 이상을 버리지 않아야 한다.
촛불 혁명이 하루아침에 완성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은 긴 과정을 거치는 하나의 거대한 역사적 운동일 수밖에 없다. 검찰, 사법, 재벌, 언론, 사학 등 숱한 개혁의 대상들이 산적해 있다. 복지나 일자리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 더구나 아직도 우리에게 민주주의는 기본적이고 자연스러운 삶의 양식으로 자라잡지도 못했다. 단지 시민사회와 의회, 시민정치와 정당정치, 광장과 국회의 아름다운 만남을 통해서만 그 지난한 과제들이 비로소 해결의 실마리라도 얻을 수 있을 것인 바, 이 교훈에 충실한 새로운 정당 정치를 기대해 본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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