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노동없는 복지'의 그림자, 수당지급하라 했더니 근무시간을 줄이는 구청들
<2015년 활동보조제도 지침, 보건복지부>
<2015년 활동보조제도 지침, 보건복지부>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11일 한겨레 신문의 취재기자와 보도에 관여한 성명불상자 등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문제의 한겨레 신문 기사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스폰서였던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별장에 들러 접대를 받았다는 윤씨의 진술이 나왔으나 추가 조사 없이 마무리되었다”는 요지였으며,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윤석열 개인도 물론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직 검찰총장이 언론인에 대하여 명예훼손 고소를 통해 공권력을 발동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 검사 동일체의 원칙에 따라 검찰 조직은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상명하복 관계를 가지고 사무를 집행한다. 검찰총장이 직접 고소를 하고 그 부하 직원들이 수사를 진행할 경우 ‘하명수사’, ‘선택적 정의’, ‘이해 충돌’ 등의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 대검찰청은 “윤석열 총장은 공정한 수사를 위해 사건 보도를 일절 받지 않는 등 관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하였지만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더라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상황에서 서울서부지검은 해당 사건을 형사4부에 배당해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
또한 공인의 언론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는 언론의 자유를 중대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 언론은 증명된 진실만을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이 확인되지 않은 취재원의 제보가 있는 경우 이를 알리며 의혹을 제기할 수도 있어야 하며, 여러 정보원을 통해 진실을 차차 규명해나가는 활동을 펼칠 수 있다. 물론 한겨레의 이번 보도는 사실확인을 위한 충분한 노력 없이 일부 취재원의 주장만을 바탕으로 그러한 사실의 존재를 단언하는 듯한 표현을 사용한 기사로써 비판받을 만하지만, 이는 언론 윤리의 관점에서 지적될 문제이다. 피해의 구제나 잘못된 언론활동에 대한 제재는 정정보도청구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으로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의 공권력 개입, 형사처벌의 위협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위와 같은 언론의 자유와 기능을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
국민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고위공직자의 행위를 감시하고 의혹을 제기하는 활동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에, 공공의 인물에 대한 명예훼손 형사처벌이 함부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국제기준이다(UN 인권위원회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일반논평 34호 제38항). 또한 명예훼손 형사처벌에 대해 UN 자유권위원회를 포함한 각종 인권기구들은 ‘평판이 훼손되었다고 해서 그 훼손의 단서가 된 발언을 한 사람을 인신구속까지 하는 것은 비례성(“not a proportional remedy”)이 없으며 민사손해배상으로 충분하다’는 이유로 반대 권고를 계속 내려왔다.[1] 이러한 이유로 명예훼손 형사처벌은 OECD 국가에서는 거의 사문화되었고 영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들은 위헌결정[2] 또는 입법을 통해 폐지[3]되었다. 오픈넷도 최근 조국 법무부장관의 자신의 평판 보호를 위한 명예훼손 고소를 비판하는 등 국내에서 공인의 평판 보호를 위한 형사처벌 움직임에 대해 계속 반대표명을 해왔다.[4] 그런데 이 사건은 검찰을 지휘하는 위치에 있는 검찰총장이 자신의 평판 보호를 위해 자신의 영향력이 매우 크게 미치는 검찰을 동원해 개인의 사건을 해결하려 한다는 면에서 더욱 더 문제가 된다.
막강한 지위에 있는 공인은 그만큼 자신에 대한 불합리한 의혹을 바로잡을 수 있는 수단과 힘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한겨레가 보도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의혹 역시, 많은 다수의 증언과 다른 보도로 거의 곧바로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번 명예훼손 고소를 취하하여 자신과 검찰의 지위와 언론의 자유의 의미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1] “General comment No. 34”, U.N. Human Rights Committee, 102nd session, published 12 September 2011; Joint Declaration on Freedom of Expression and the Administration of Justice, Commercialisation and Freedom of Expression, and Criminal Defamation (2002), available at www.oas.org/en/iachr/expression/showarticle.asp?artID=87&lID=1; Tenth Anniversary Joint Declaration: Ten Key Challenges to Freedom Of Expression in the Next Decade (2010), http://www.oas.org/en/iachr/expression/showarticle.asp?artID=784&lID=1; European Court of Human Rights cases, Cumpănă and Mazăre v. Romania, no. 33348/96 (2004), Affaire Belpietro c. Italie, no. 43612/10 (2013), Affaire Mika c. Grèce, no. 10347/10 (2013), Mariapori v. Finland, no. 37751/07 (2013)
[2] 2016.2.3. 짐바브웨, NEVANJI MADANHIRE, NQABA MATSHAZI V. ATTORNEY-GENERAL; 2016.2.21 도미니카 공화국 case of Miguel Franjul of Listín Diario, Oswaldo Santana of elCaribe and Rafael Molina of El Día – and the Foundation for Press and Law; 2017.2.6 케냐, Jacqueline Okuta & another v Attorney General & 2 others; 2018.5.18 레소토 BASILDON PETA v The Minister of Law Constitutional Affairs and Human rights, Attorney General, and the Director of Public Prosecutions.
[3] Armenia, Bosnia and Herzegovina, Cyprus, Estonia, Georgia, Ireland, Kyrgyzstan, Moldova, Montenegro, Norway, Romania, Tajikistan, the former Yugoslav Republic of Macedonia, the United Kingdom and Ukraine는 최근 형사명예훼손을 폐지함.
[4] 2019.9.20 조국 법무부장관, 자신의 평판 보호를 위한 명예훼손 형사고소 즉각 재판 중단시켜야, 2019.5.17. 오픈넷, 사이버 모욕죄 가중처벌 법안(박완수 의원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2019.3.12. 오픈넷,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처벌 범위 좁히는 형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김병기 의원안)에 대한 찬성의견 제출, 2019.2.11. 오픈넷, 양형위원회의 명예훼손범죄 양형기준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2018.12.26. 형사정책연구원 보고서, 사실적시 명예훼손 비범죄화해야, 2018.11.1. 표현의 자유에 대한 국제인권기구 아티클 19, 한국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포함한 형사 명예훼손죄 폐지 촉구 성명 발표, 2018.7.13. 미투 운동의 걸림돌,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쟁점과 개선 방안, 2018.4.6. 법학 교수, 변호사 등 법률가 330인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촉구 법률가 선언문> 발표, 2018.4.18. 공익을 위한 함정, ‘사실적시 명예훼손’
2019년 10월 21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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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8일 검찰이 결국 렌터카 기반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에 대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타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VCNC의 박재욱 대표와 업체의 모회사인 쏘카의 이재웅 대표를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겼다. 전문가들이 여러 차례 지적해왔듯이 타다는 법의 회색지대를 이용한 것으로 불법이라 해석할 수 없다.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사업은 이전에도 있어왔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또한 타다와 같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여 기존의 서비스를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서비스는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사단법인 오픈넷은 사회적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 검찰이 타다 기소를 철회할 것을 요청한다.
검찰의 타다 기소는 모빌리티 기반의 차량 관련 새로운 서비스가 한국 시장에 발을 붙일 수 없다는 것을 재차 확인시켰다. 이번 타다 기소의 쟁점은 기존의 서비스와 유사한 새로운 서비스를 가지고 시장으로 진입하는 경우 이에 해당하는 관련법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해석과 현장 적용이다. 검찰 기소 이후 한겨레 등 몇몇 언론매체에서 드라이버에 대한 타다 측의 처우와 고용상의 계약관계 문제가 불거지면서 검찰의 타다 기소를 긍정하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타다가 ‘관리’하고 있는 기사 처우에 관한 문제는 노동법이나 근로기준법 개정 등을 통해 다스려야 할, 다른 차원의 논의를 필요로 하는 문제이므로 이번의 타다 기소 건과는 분리해야 옳다.
검찰은 타다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4조(운송사업 면허)와 제34조(유상운송사업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고 보았으나, 이는 타다가 영업을 위한 근거로 제시했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제18조를 위반했다고 인정되어야 이에 대한 위법성 여부도 결정난다고 판단된다. 여객자동차법 제34조 제1항에 따르면 누군가가 업체를 통해 렌터카를 빌린 뒤 제삼자에게 다시 차량을 빌려주거나 빌려주는 행위를 알선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이 조항만 따른다면 타다의 행위는 불법으로 영업을 시작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외국인이나 장애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라는 예외규정이 제2항으로 마련되어 있으며, 동법 시행령 제18조 1에서 이 예외조항의 각 경우를 열거하고 있다. 타다는 예외조항 중 바목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이라는 조항을 근거로 자신들의 영업이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택시업계는 이 예외조항의 당초 입법취지가 해외 여행객들이 단체관광을 위해 승합차를 렌트할 경우, 운전과 관련해 불편을 겪을 것을 예상해 이용객 편의 증진 및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제삼자에게 차량을 빌려주는 예외조항을 마련한 것이므로 타다서비스를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법조문에 합법으로 규정된 행위를 입법취지와 동떨어졌다는 이유로 불법이라 부를 수 없다. 타다의 경우처럼 법을 유리하게 해석하거나 법의 사각지대 혹은 회색지대를 이용해 기존 시장으로 진입한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다. 2000년대 중반부터 가속화된 기업형수퍼마켓의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주변 입점을 제한하기 위해 2010년 법이 개정되었으나 기업들은 규제조항을 교묘히 피해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근처에 수퍼마켓들을 입점시켰다.
앞으로 타다와 같이 법적 회색지대를 이용하는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들이 증가할 것인데, 지금과 같은 금지나 처벌 일변의 규제 정책이 실효성이 있을 것인가? 타다처럼 택시업계와 마찰을 겪은 뒤 결국 부분적인 서비스만 허용된 풀러스와 같은 카쉐어링 서비스는 이전부터 있었던 무상공유의 문화이다. 사적으로 교통비 혹은 주유비를 주고받다가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플랫폼을 통해 돈벌이 수단으로 전환된 것이 풀러스와 같은 서비스다. 우버, 타다는 이와 같은 무상공유의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사업이다. 주차공간을 한시적으로 빌려주고 돈을 벌 수 있도록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플랫폼 사업 역시 동일한 연원이다. 이것이 현재 흐름이며 이 흐름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이렇게 생겨나는 서비스는 관련 시장이 대부분 이미 형성되어있을 것이며, 타다와 유사한 방법으로 시장진입을 시도할 것이다. 그러므로 타다의 경우처럼 시장진입을 불법으로 규정하며 불허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불가능할 것이다. 혹은 특정 업체가 타다와 같은 수법으로 시장진입을 시도할 때 택시운송업체들처럼 이 시도를 막을 수 있을 정도의 조직력과 목소리를 갖춘 업계는 이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것이지만 그런 능력을 갖추지 못한 분야는 진입을 허용할 수밖에 없어 결국 형평성에 있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타다 검찰기소라는 비극의 씨앗은 소위 “우버금지법”이 2015년 통과되면서 뿌려졌다. 이렇게 전국적으로 차량공유를 금지하고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 우버가 ‘혁신’인지 ‘공유경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한국은 자동차를 타고 어딘가를 가고 싶은 사람들과 자동차로 누군가를 태워주고 싶은 사람들이 서로 만날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법으로 금지했다. 결국 인터넷이 더욱더 많은 사람들을 자유롭게 생산활동에 참여시켜 경제민주화에 기여할 가능성의 싹을 법으로 죽여버렸다. 힘들게 살고 있는 택시기사들의 분노도 이해하지만 카카오나 우버를 이용해 생계를 해결하려 했던 사람들도 절망하던 사람들 틈에 섞여있었을 것이다. 현재 택시기사들의 분노는 우리도 익히 아는, 알지만 누구도 해결하지 않아 누적되어왔던 열악한 처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며 기사들을 쥐어짠 택시업계와 택시업계의 위반행위를 눈감아주고 사납금제도를 허용해왔던 정부의 잘못이다. 그간 쌓인 문제도 해결하지 않고, 새롭게 발생한 문제의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고 전면적인 금지라는 손쉬운 방법을 택한 정부는 피폐하게 내버려둔 노동자들의 분노를 핑계삼아 새로운 생산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생계를 끊어버렸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타다는 전면적인 금지에 대한 고육지책으로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하려 한 것인데 이마저도 입법취지를 운운하며 막아버린다면 타다로 생계를 해결하려 했던 이들에게는 가혹한 처사가 될 것이다.
타다의 영업은 법망을 피한 것이지 불법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생겨나는 새로운 서비스나 품목의 시장진입을 금지하거나 처벌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불가능하다. 이를 불법으로 처벌한다면 오히려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그러므로 검찰은 타다에 대한 기소를 철회하고, 정부는 규제나 금지의 정책을 고안하는데 힘을 쏟기보다 이러한 갈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일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2019년 11월 18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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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금지법을 금지하라 (슬로우뉴스 201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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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공유의 자유 (경향신문 2014.10.30.)
최근 연예인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악플 근절’을 내세우며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법안들이 지속적으로 발의되고 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인터넷 게시판 준실명제를 규정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박대출 의원안), 혐오표현에 대한 삭제 및 임시조치 의무를 부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박선숙 의원안), 형법상 모욕죄의 처벌기준을 상향하는 형법 개정안(김재원 의원안)에 대하여 국회에 반대의견을 제출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2019년 12월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통신비밀보호법 대안(이하 “법사위 대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하지만 법사위 대안은 사단법인 오픈넷이 비판했던 정부 발의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으며,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아래 세 가지 흠결을 보완한 개정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법사위 대안은 통신제한조치(감청)를 연장하는 경우 총 연장기간은 1년을 초과할 수 없고, 내란·외환의 죄 등의 일부 범죄에 대하여는 3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했는데, 감청의 연장기간을 원칙적 1년, 예외적 3년으로 규정한 것은 근거가 불명확할 뿐만 아니라 과도하게 긴 기간이라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는 것이 인권위의 의견이다. 감청의 총 연장기간을 보다 짧은 기간으로 정하고 연장의 횟수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
법사위 대안은 정부안과 마찬가지로 통신사실확인자료 중 ‘실시간 위치정보 추적자료’와 ‘기지국 수사’ 통신사실 확인자료에 대해서는 “다른 방법으로는 범죄의 실행을 저지하기 어렵거나 범인의 발견·확보 또는 증거의 수집·보전이 어려운 경우”에만 제공받을 수 있다고 하여 보충성의 요건을 추가하였다. 이는 헌법재판소의 관련 결정을 반영한 것이다(헌재 2018.6.28. 2012헌마191·550, 2014헌마357(병합), 헌재 2018.6.28. 2012헌마538).
헌법재판소는 현행법과 같이 ‘수사의 필요성’만을 이유로 국가기관이 위의 두 가지 통신사실 확인자료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1) 실시간 위치추적의 경우, 혐의가 있는 사람에 대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 위치정보는 통신의 내용만큼이나 “사적 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고, (2) 기지국수사의 경우, 수사 편의를 위해 “범죄와 아무런 관련도 없는 사람들의 정보를 대량으로 제공받는 것”은 예외적으로 허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사위 대안의 내용은 헌법재판소 결정의 최소한의 요구만을 반영한 것이며 위 두 가지 통신사실 확인자료뿐만 아니라 모든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의 요건을 지금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 일반적인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에 있어서도 미국의 기준(‘관련성을 보여주는 구체적이고 명시가능한 사실의 증명’)이나 독일의 기준(‘통신데이터의 수집이 사건의 죄질에 비추어 적절한 관련성이 있는 때에 한하여’)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수사의 필요성’은 터무니없이 낮은 요건이기 때문이다.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은 감청의 대상자에 대한 사후통지만 규정하고 있고 사전통지는 규정하고 있지 않아, 정보주체로서는 그 사실을 통보받기 전까지는 자신이 어떤 절차와 내용으로 감청당했는지 알 수 없는 구조이다. 사후통지의 경우에도 감청의 집행 종료일이 아닌 감청을 집행한 사건에 관한 처분을 한 날을 기준으로 통지를 하고 있으며, 또한 그 사유에 대해서는 통지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정보주체는 수사기관으로부터 사후통지를 받더라도 자신이 어떠한 사유로 감청당했는지 전혀 짐작할 수 없다. 또한 통지유예 제도에서 유예 기간을 한정하고 있지 않고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 등 수사기관의 승인으로 유예를 할 수 있어 사실상 무기한 통지유예가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런데 법사위 대안은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 통지 절차만 개선할 뿐 감청 통지 절차는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결국, 통신사실 확인자료에 대해서는 비교적 빨리 통지를 받게 되는 반면, 사생활의 비밀을 더욱 크게 침해하는 감청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의 처분이 내려질 때까지 피감시자는 자신이 감청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할 수 없다는 큰 모순이 존재한다. 감청에 대해서도 사후통지 기간을 ‘집행 종료한 날로부터 30일 이내’ 또는 가능하면 더 단기로 개선해야 한다. 또한 법사위 대안의 통지 조항에 의하면 여전히 수사기관의 승인으로 통지유예를 할 수 있게 되어 무기한 통지유예가 이루어질 수 있다. 통지유예에 대해서도 적정한 통지유예 기간을 정하고, 이를 초과할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게 하며, 통지유예 결정 자체도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해야 한다.
국회는 법사위 대안의 흠결을 보완하여 국민의 통신 비밀을 더욱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개정안을 조속히 마련하기 바란다.
2020년 1월 2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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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정부는 헌재 결정 취지에 충실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새로 마련하라 (2019.05.09.)
[의견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정부안)에 대한 오픈넷 의견서 (2019.05.10.)
통보되지 않는 감청·메일수색 (한겨레 2009.07.10.)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에 대하여 2월 13일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칼럼이 공직선거법 제58조의2(투표참여 권유활동) 조항을 위반했다며 저자 임미리 연구교수와 위 글을 게재한 경향신문 관계자를 고발했다. 이에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사법고발 형태로 대응한 여당의 행위에 거센 비판이 일자, 더불어민주당은 바로 다음날인 2월 14일 검찰 고발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고발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검찰 수사는 진행될 수 있어 더불어민주당 측의 고발은 없던 것이 될 수 없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공직선거법에 대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례에 반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이번 고발행위를 규탄한다. 또한 현재 더불어민주당을 구성하는 정치세력이 야당 시절 자신들이 개혁하려던 제도를 이용하여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모습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임미리 연구교수와 경향신문 관계자들이 위반하였다고 주장한 공직선거법상 투표참여 권유활동 금지 조항은 다음과 같다.
제58조의2(투표참여 권유활동) 누구든지 투표참여를 권유하는 행위를 할 수 있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3.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지지ㆍ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을 포함하여 하는 경우
개정 전 공직선거법은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ㆍ추천ㆍ반대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투표참여 권유행위 자체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을 두지 않았다. 그러자 선거운동기간이 아님에도 정당 또는 후보자 명의가 표시된 현수막 등이 무분별하게 이용되어 오히려 사실상 선거운동의 탈법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비판이 제기되었고, 현재의 공직선거법으로 개정하게 이른 것이다.
이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위 조항 신설 이후에도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ㆍ추천ㆍ반대하는 내용을 포함하여 투표참여를 권유한 경우 그러한 행위 자체가 형사처벌대상이 되지는 않았으며, 다만 그러한 행위가 다른 공직선거법 조항에서 금지ㆍ처벌하는 행위 유형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해당 조항에 의하여 형사처벌되었다”고 하였다(헌재 2019. 7. 26. 2017헌가9).
법원도 마찬가지로 공직선거법 제58조의2 단서 제3호를 신설한 입법 취지가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ㆍ추천ㆍ반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나 선거운동에는 이르지 않는 투표참여 권유행위까지 금지ㆍ처벌 범위를 확대하려는 것이 아니라 투표참여 권유행위를 빙자한 편법적인 선거운동을 보다 명시적으로 금지ㆍ처벌하려는 것”이라고 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1.10. 선고 2016고합1007).
따라서 선거운동에는 이르지 않는 투표참여 권유행위는 금지ㆍ처벌의 대상이 아니다. 참고로 헌법재판소는 선거운동을 “특정 후보자의 낙선에 필요한 모든 행위 중 당선 또는 낙선을 위한 것이라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 계획적 행위”라고 판시하였고(헌재 1994.7.29. 93헌가4등; 헌재 2001.8.30. 2000헌마121등) 대법원 역시 같은 취지로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1996.4.26. 선고 96도138판결; 대법원 2007.3.15. 선고 2006도8869 판결 등).
“정당과 정치인들에게 알려주자. 국민이 볼모가 아니라는 것을, 유권자도 배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 선거가 끝난 뒤에도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정당을 만들자. 그래서 제안한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이 사건 칼럼의 표현은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 판례상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여당이 이를 몰랐다는 것도 문제고, 알면서도 고발을 했다면 국민의 정치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의도가 명백하므로 더욱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위의 법해석은 우리나라의 선거규제가 선거과열을 예방하겠다는 명목으로 각종 시간 장소 방법의 제한으로 유권자들의 입을 막아왔던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었고 더불어민주당을 구성하는 정치세력도 야당 시절 이를 개정하기 위한 노력을 하였었다. 여당이 된 후 자신들이 개혁하고자 했던 제도에 기대어 정치적 이익을 얻고자 하는 모습은 전혀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다.
헌법 제21조가 보장하는 언론·출판의 자유는 사상 또는 의견의 자유로운 표명과 그것을 전파할 자유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개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고 행복을 추구하며 국민주권을 실현하는데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오늘날 민주국가에서 국민이 갖는 가장 중요한 기본권의 하나이다(헌재 1992.2.25. 선고 89헌가104). 민주국가에서 국민은 불이익에 대한 걱정 없이 정권과 정당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을 할 수 있어야 마땅하다. 또한 언론은 권력을 견제하고 대화의 장을 제공하는 순기능을 제공하는 민주주의의 동반자이다. 여당은 국회를 통해 검찰의 운영 및 예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력기관이며 국민의 표현의 자유 실현에 대하여 국가권력을 동원하는 고발의 형태로 이를 묵살하려 하였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하여 “정당과 정치권력이 다시 (국민의) 상전”이 되었다고 지적하며 비판한 칼럼에 여당이 불쾌감을 느낄 수는 있으나, 응당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비판을 비료삼아 발전할 수 있는 뼈아픈 계기로 삼고, 검찰 고발로 국민의 입을 막으려는 시도 대신 입장문을 내는 형태로 대응하는 것이 옳다. 오픈넷은 집권여당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태에 큰 우려를 표하며, 더불어민주당의 고발 취소 취지를 받아들여 검찰이 해당 칼럼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여당은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선거의 자유를 신장시키기 위해 사전선거운동금지 조항을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현행 선거 규제를 재검토하고 향후 개정에 나서야 할 것이다.
2020년 2월 14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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