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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노동없는 복지'의 그림자, 수당지급하라 했더니 근무시간을 줄이는 구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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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노동없는 복지'의 그림자, 수당지급하라 했더니 근무시간을 줄이는 구청들

익명 (미확인) | 수, 2016/02/03- 12:04
[논평] '노동없는 복지'의 그림자, 수당지급하라 했더니 근무시간을 줄이는 구청들

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은 장애인 복지정책의 가장 근간이 되는 목표다.  특히 가족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혹은 시설 거주를 강요해왔던 지난 시기 장애인 정책에서 벗어나 장애인들을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립생활의 취지라면, 활동보조인제도는 매우 중요한 제도라고 할 것이다. 많은 복지제도가 그러하듯이 활동보조인제도도 장애인 당사자와 장애인운동을 함께 해왔던 사람들이 요구해서 얻어낸 결과다. 지난 2001년부터 시작된 요구가 2002년에 서울시가 5개의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부분적으로 재정지원하면서 시작되다가 2005년에 이르러서야 보건복지부 사업으로 확대되는 과정을 겪었다.

현재는 만 6세 이상 만 65세 미만의 <장애인복지법> 상 등록 1급~3급 장애인을 대상으로 해서 활동지원서비스인정조사표에 의해 220점 이상 인정점수가 되는 대상을 차등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로 운용된다. 문제는 이런 중앙정부의 활동보조제도가 예산상의 이유로 1인당 최대 118시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다는 점이다. 이것도 인정점수가 380점 이상인 1등급만 해당되고 4등급은 약 48시간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광역정부와 기초정부가 '추가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부족한 시간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의 제도를 운용하는데 있어, 중앙정부-광역정부-기초정부로 분할해 지원하는 방식인 것이다.

이러다 보니 지원체계가 복잡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활동보조인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은 중앙정부의 바우처, 광역정부의 지원금, 기초정부의 지원금 등 층층이 달라지는 고용조건에 처해 있었다. 특히 일부 지방정부들은 보건복지부가 정한 급여기준에도 미달하는 수준으로 지원하면서 생색을 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이 지난 해 전국 229개 지방정부를 상태로 조사한 실태조사를 보면, 전국적으로 49,881명에 달하는 활동보조인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88.17%인 43,985명이 여성이었다. 이들의 평균 임금은 97만원이었고, 평균적으로 월 139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자립생활에 필수적인 활동보조 노동자들의 처우가 굉장히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문제는 지역 장애인들의 요구에 의해 활동보조제도를 도입한 지방정부들이, 현행 [근로기준법]에 맞춰 편성한 '보건복지부 수가'에도 못미치는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배경에는 활동조 노동자들이 보장받아야 하는 야간수당과 휴일수당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2015년 활동보조제도 지침, 보건복지부>


실제로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은 2015년 12월에 복지부 수가에 미달하는 지방정부 16곳을 고용노동부에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현행 법상 직접적인 지원대상이 각급 기관이라 하더라도 직접적인 상급 기관이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는 [근로기준법] 제44조, 제47조에 근거한 것이었다. 서울지역만 하더라도 광진구, 송파구, 강서구, 노원구, 강북구, 성북구, 중랑구 등 7개에 이른다. 실제로 활동보조 노동자들은 현재의 고용형태와 노동시간에 따라 노동자로 인정받는 이들이다. 따라서 법정수당이 당연히 지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책임은 지방정부에 있다.

하지만 현재 서울지역 기초정부들은 노동조합의 고발에 대해, 아예 지원 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수당지급에 필요한 별도의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기존 지원시간을 줄여서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을 택했다. 사실상 밑돌을 빼서 윗돌에 괴는 방식이다.

이런 행태의 문제점은, 활동보조 노동자들이 당연히 보장받아야 되는 권리를 위해 장애인들이 받아야 하는 복지 정책을 줄인다는 데 있다. 복지정책 내에서 공존해야 하는 복지 노동자들과 복지 당사자들이 오히려 법정수당과 지원시간이라는 서로 다른 필요를 둘러싸고 갈등의 당사자가 되고 만다. 이런 제도 변화를 예정한 곳이 서울시내 강서, 성북, 노원, 도봉, 송파, 광진 등 6곳이다. 

노동당서울시당은 활동보조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장애인들의 자립생활권은 전혀 상충하는 권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둘의 갈등을 조장하는 지방정부의 방침의 철회를 요구한다. 추가적인 조사와 관련 지침 위반 여부들을 면밀히 살펴서, '노동있는 복지'를 만들기 위해 함께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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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2021. 2. 25. 재판관 5:4의 의견으로, 형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 제1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2017헌마1113, 2018헌바330(병합) 형법 제307조 제1항 위헌확인 등).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위헌소원 및 폐지에 앞장서 온 오픈넷은 진실을 말한 경우에도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미투 운동 등 각종 사회 부조리 고발 활동을 위축시키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현실을 도외시한 헌재의 이번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

결정요지에서 헌재의 다수의견은 ‘사회적으로 명예가 중시되나 명예훼손으로 인한 피해는 더 커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특수성, 징벌적 손해배상이 인정되는 입법례와 달리 우리나라의 민사적 구제방법만으로는 형벌과 같은 예방이나 위하효과를 확보하기 어려워, 입법목적을 동일하게 달성하면서도 덜 침익적인 수단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공익적 목적이 있을 때 처벌하지 아니한다는 형법 제310조가 공적인물과 국가기관에 대한 비판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하고 있어 표현의 자유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점’, ‘본 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되면 개인이 숨기고 싶은 병력·성적 지향·가정사 등 사생활의 비밀이 침해될 수 있는 점’, ‘타인으로부터 부당한 피해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손해배상청구 또는 형사고소와 같은 민·형사상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채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가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것은 가해자의 책임에 부합하지 않는 사적 제재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점’, ‘개인의 약점과 허물을 공연히 적시하는 것은 민주적 의사형성에 기여한다는 표현의 자유의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본 조항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설시했다.

그러나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없기 때문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부분은 헌재가 징벌적 손해배상이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한 경우뿐만 아니라 ‘진실’을 말한 경우에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다면 민사 손해배상의 대원칙을 넘어선 ‘징벌적’인 배상이 필요한 대상으로 전제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명예 보호에만 치우친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개인이 당한 피해사실을 고발하는 것은 사법 절차에 따라야만 하고 사적 제재를 해서는 안 된다’거나, ‘개인의 약점과 허물을 공연히 적시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의 보장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설시 역시 ‘표현의 자유’의 진정한 의미를 몰각하고 있다. 사람이 자신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 ‘법적’ 처단을 받는 것과 ‘사회적’ 평가를 받는 것은 별개의 책임 영역이다. 또한 성희롱 등 법적 처단의 대상이 아니지만 비판받아 마땅한 부조리한 행위도 사회에 무수히 존재하고, 복잡한 사법 시스템을 활용할 여력이 없는 서민 피해자들도 많다. 타인의 잘못된 행위를 알리는 표현 활동은 행위자가 이로 인한 사회적 비난이 두려워 자신의 행위를 시정하도록 하여 피해를 구제하거나 제3의 피해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행위 역시 사회적 감시와 공개적인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심어주어 사회구성원들이 공론장에서 좋은 사회적 평가를 유지하기 위해 각자의 행동을 반성하고 교정하도록 만든다. 공적 인물과 국가기관에 대한 비판뿐만이 아니라, 미투 운동이나 학교폭력 피해사실 고발과 같이 사인(私人)의 비위를 고발하는 행위도 중요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이유다. 민주주의 사회는 이렇듯 사회구성원들이 각자에 대한 평가를 교환하는 공론의 과정을 통해 발전하고 이것이 바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목적이다. 

한편, 다수의견은 ‘오로지 공익을 위하여’라는 위법성 조각사유가 위축효과를 막지 못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전부 위헌으로 결정할 경우 ‘사생활의 비밀에 해당하는 사실’을 적시한 경우를 처벌할 수 없기 때문에 본 조항을 유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시했다. 그러나 이는 현재 사생활의 비밀과 전혀 관련없는 사실을 고발한 경우에도 본 조항으로 처벌되어 과도하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현실을 간과한 설시다. 

이번 헌재 결정의 4인의 반대의견에서는 본 조항의 위헌성이 명확히 지적되었다. 유남석,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 재판관 4인은 ‘진실한 사실을 적시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법질서에 의해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행위로 보기 어렵고, 진실한 사실의 적시로 손상되는 것은 잘못되거나 과장된 사실에 기초한 허명에 불과하여 형사처벌이 정당화될 정도의 반(反)가치성이 없는 점’, ‘향후 재판절차에서 형법 제310조로 공익적 목적이 인정되어 무죄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있더라도 본 조항의 존재 및 공익성 입증의 불확실성으로 표현행위에 대한 위축효과를 막을 수 없는 점’, ‘진실한 사실을 토대로 토론과 숙의를 통해 공동체가 자유롭게 의사와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근간’이며, ‘진실한 사실이 가려진 채 형성된 허위·과장된 명예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축효과를 야기하면서까지 보호해야 할 법익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본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에서 공통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것은, 해당 조항을 정당화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진실한 사실이더라도 개인이 숨기고 싶은 병력·성적 지향·가정사 등 사생활의 비밀을 공개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 필요성이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왔다. 국회가 헌재의 유력한 위헌 의견과 국제사회의 권고를 반영하여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고 공익적 목적없이 타인의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사실을 공개한 경우에만 처벌하는 보완 입법을 통해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폐해를 시정해나가길 바란다. 

 2021년 2월 25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010-5109-684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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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21/02/26-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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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2016년부터 통신자료 제공에 대한 국가배상청구소송 진행

1심과 2심에서 패소하고 현재 대법원 상고심 진행중

지난 8월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민사부는 국정원, 경찰청, 검찰청 등에 의해 영장 없이 무단으로 개인정보가 수집된 에스케이텔레콤(SKT), 엘지유플러스(LGU+), 케이티(KT) 이동통신 3사의 이용자들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국가배상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들 패소 판결을 선고했으며, 이에 사단법인 오픈넷은 즉시 상고하여 본 소송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이다. 본 소송은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에 의해 통신자료가 제공되어 해당 이용자의 개인정보에 관한 기본권 등이 침해”된 경우에는 그 책임을 해당 수사기관에 직접 추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 대법원의 판결(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2다105482 판결)에 따라 제기되었다. 그런데 실제 소송에서 하급심은 통신자료 제공의 위법성을 다툴 기회를 박탈하였으므로 대법원은 이를 시정할 필요가 있다. 

통신자료란 이용자의 이름, 주민번호, 주소, 전화번호, 아이디, 가입일 및 해지일 등의 개인정보를 말한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은 수사기관 등이 “수사, 재판, 형의 집행 또는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한 정보수집을 위하여 [요청]”할 경우 통신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되어 있고 피고인 수사기관들은 이 조항을 근거로 자신들의 행위가 합법적임을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통신자료제공 요청이 적법했기 때문에 권한남용이 없다고 주장하는 피고가 그 요청의 적법성을 증명해야 할 책임이 있고, 이를 증명할 가장 확실한 방법은 통신자료제공요청서를 증거로 제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피고가 제출을 거부했기에 1심 법원은 원고들의 신청을 인용해 문서제출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피고는 항고하였고 대법원에 의해 그 명령은 무효화되어, 원고들이 요청의 적법성을 확인할 방법이 없게 되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할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정보공개청구는 여러가지 다양한 사유로 거부될 수 있고 실제로 대부분 공개를 거부당했다. 피고가 ‘통신자료제공요청서’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면서 그 문서를 제출하지 않는 부당한 상황에서 1심과 2심이 원고가 피고의 권한남용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패소 판결한 것은 매우 불공정하다. 이번 사건에서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취소하고 충분한 자료를 바탕으로 재판을 제대로 다시 하라고 명령해야 한다. 

통신자료 제공 제도 자체의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번 지적한 바 있다. 이 제도에 근거해 그동안 수사기관들은 영장 없이 국민의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제공받아 왔으며, 2013년~2018년 통계에 따르면 한해 평균 약 8백 9십만개 이상의 계정(아이디 또는 전화번호)에 대한 통신자료가 제공되었다. 이는 인구수 대비 17.3%에 달하는데, 대략 국민 5명 중에 1명은 자기도 모르게 수사의 대상이 된 것이다. 올해 7월 한국을 방문한 유엔 프라이버시권 특별보고관 조셉 카나타치(Joseph Cannataci)는 영장 없는 통신자료 제공 건수가 다른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보다 훨씬 많다고 하면서 이에 대한 사법적 감독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헌법 제12조 제3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하여 영장주의와 적법절차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영장주의는 국민의 기본권을 강제로 침해할 때는 반드시 법관이 발부한 영장이 있어야 한다는 헌법상 원칙이며 특히 형사절차에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통신자료는 이용자의 개인정보이며, 개인정보를 대상으로 한 조사ㆍ수집ㆍ보관ㆍ처리ㆍ이용 등의 행위는 모두 기본권인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제한에 해당하므로 통신자료 요청 및 제공에는 영장주의가 적용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그리고 적법절차의 원칙은 형사절차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작용 전반에 적용되는 것으로, 이로부터 당사자에 대한 적절한 고지, 의견 및 자료제출 기회 부여와 같은 중요한 절차적 요청이 도출된다. 그런데 통신자료 제공 제도는 통신자료 요청 및 제공이 이용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용자가 전기통신사업자에 의한 통신자료 제공을 저지하기 위해 그 과정에 사전 개입할 수 있는 절차가 전혀 없으며, 사후적으로도 통지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통신자료제공은 영장주의와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반하는 위헌적 제도이며 이런 제도를 수사 단계에서 광범위하게 활용하는 것은 명백한 권한 남용이다.

위헌적인 통신자료제공 제도에 대해 2012년 헌법재판소는 통신자료 취득행위는 임의수사에 해당하여 공권력의 행사가 아니고, 통신자료 제공 요청에 응할 것인지 여부는 전기통신사업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어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매우 유감스럽게도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편, 2016년 3월 대법원은 통신자료를 제공한 기업은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신자료제공에 대한 민사소송과 행정소송이 이어지고 있고, 시민사회는 헌법소원(2016헌마388)도 재차 청구한 상황이다. 현재 심리중인 2016헌마388 헌법소원에 대해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는 “통신자료 제공 제도는 개인정보 수집 목적과 대상자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사전 또는 사후에 사법적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정보주체가 자신의 개인정보 제공 사실을 인지할 수 있는 통지 절차가 마련되지 않아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제출했으며, 2017년에는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국제 정보인권 단체들이 헌법소원을 지지하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그리고 통신자료 제공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사법적 통제 장치 마련 등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과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이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도 다수 발의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원은 1심에서도 2심에서도 통신자료제공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는 수사기관의 위법행위를 인정할 수 없다거나 권한남용을 인정할 수 없다는 단 한 문장을 내세워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피고행위의 위법성을 입증할 자료를 피고가 가지고 있고 제출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말이다. 그리고 입증책임 법리에 의하면 원고가 통신자료제공이 된 사실을 입증해서 피고행위의 위법성이 추정되므로 피고가 권한남용이 없었음을 증명해야 할 것인데도 불구하고 법원은 이에 대해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았다. 오픈넷과 참여연대의 노력으로 2015년부터 이동통신사들은 통신자료 제공 여부를 확인해주고 있으니 판사들도 한 번 확인해보기를 권한다. 본인이 자신도 모르게 통신자료 제공을 당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면 이렇게 나태하게 재판을 진행할 수는 없을 것이다. 민사소송법 제423조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ㆍ법률ㆍ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을 상고 이유로 규정하고 있으며 1심과 2심 판결에는 명백한 헌법 위반이 존재한다. 기본권 수호의 최후의 보루인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2019년 11월 22일

사단법인 오픈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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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9/11/2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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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23일 헌법재판소는 사단법인 오픈넷이 2017년 12월 1일 모욕죄로 재판중인 청구인을 대리하여 청구한 형법 제311조 모욕죄 위헌소원에 대해 6:3으로 합헌 결정을 선고했다(2017헌바487). 강자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가로막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와 모욕죄 폐지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오픈넷은 이번 합헌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헌재 다수의견은 모욕죄에 관한 헌재 선례 중 2012헌바37 결정 이유의 요지를 인용하면서 모욕죄는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 외부적 명예를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고 명예훼손죄와는 달리 구체적 사실의 적시를 요구하지 아니하는 등 일반인이라면 금지되는 행위가 무엇인지를 예측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하다고 보기 어렵고 대법원이 모욕의 의미에 대하여 객관적인 해석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또한 모욕죄가 표현의 자유를 다소 제한한다고 하더라도 표현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 볼 수 있는 때는 위법성조각사유가 적용되어 처벌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모욕죄의 형사처벌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혐오 표현에 대한 직접적인 형사처벌조항 등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모욕죄가 혐오 표현에 대한 일종의 제한 내지 규제로 기능하고 있는 현실적인 측면과 대법원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모욕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고 판시하는 등 표현의 자유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심판대상 조항을 해석·적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선례를 변경할 필요가 없다고 판시했다.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에서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단순히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은 너무나 추상적이어서, 일반인, 심지어 판사조차도 어떤 표현이 모욕적인지 아닌지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극소수의 공개된 모욕죄 판례들을 보면 명백한 욕설이 아닌 한, 타인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 표명에 대해 모욕죄를 인정하는 분명한 기준이나 일관성을 찾을 수 없다. 뿐만 이번 결정에서 반대의견을 낸 3인의 재판관(유남석, 김기영, 이미선)도  ‘모욕’의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여 “상대방의 인격을 허물어뜨릴 정도로 모멸감을 주는 혐오스러운 욕설 외에도 타인에 대한 비판, 풍자·해학을 담은 문학적 표현, 인터넷상 널리 쓰이는 다소 거친 신조어 등도 모욕죄로 처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 모욕죄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와 함께 강자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인 언사를 하지 못하도록 약자의 입을 막는 도구로 남용되어 왔다. 특히 인터넷 시대에 들어와서는 모든 표현의 흔적이 사이버 공간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까닭에 고소와 처벌이 쉬워져 2014년부터 2019년 사이에 사이버 명예훼손·모욕죄 발생건수가 약 2배 증가했으며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 중 다수는 국회의원, 공무원 등 공인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 전문직, 연예인 등에 대한 비판이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작년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자신과 관련된 기사에 ‘나베’, ‘매국노’, ‘국X’ 등의 악성 댓글을 게시한 170개의 아이디를 모욕 혐의로 고소한 바 있으며, 오픈넷이 법률지원한 사건은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도 있었다. 그리고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라는 이유로 최종적으로 불기소 처분이나 무죄 판결에 의해 처벌받지 않는다고 해도, 모욕죄로 고소 당하면 일단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 자체가 일반인들의 법 감정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에 심각한 위축 효과를 불러온다.

반대의견도 “모욕죄의 형사처벌은 다양한 의견 간의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을 통하여 사회공동체의 문제를 제기하고 건전하게 해소할 가능성을 제한한다… 뿐만 아니라 다원성과 가치상대주의를 이념적 기초로 하는 현대민주주의 사회에서 모욕이라는 광범위한 개념을 잣대로 표현의 허용 여부를 국가가 재단하게 되면, 언론과 사상의 자유시장이 왜곡되고 정치적으로도 악용될 우려가 있다. 또한 국가형벌권의 행사는 국가권력행사 중에서 가장 강력한 힘이고 대상자에게는 가혹한 강제력에 해당하므로 그 행사는 최소한의 행위에 국한되어야 한다. 단순한 모욕행위에 대하여는 시민사회의 자기 교정기능에 맡기거나 민사적 책임을 지우는 것으로 규제할 수 있다”고 보았다.

2011년 UN 인권위원회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일반논평 34호에서 사실적 주장이 아닌 단순한 견해나 감정표현에 대한 형사처벌은 폐지할 것을 규약 당사국들에게 권고한 바 있다. 견해나 감정표현만으로는 국가 형벌권이 개입할 만한 중대한 해악이나 권리 침해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고 모욕적·비하적 견해나 표현도 소수의견의 지적대로 때로는 정당한 분노를 드러내어 사회정의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비교법적으로도 모욕죄를 폐지하는 것이 세계적 흐름이다. 잉글랜드, 웨일스, 아일랜드, 몰도바, 루마니아 등은 모욕죄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을 전부 폐지했고, 우리나라 모욕죄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독일에서도 일반 모욕죄는 피해자가 주도하는 사소(私訴)에 의해 처리된다.

다수의견은 모욕죄가 혐오 표현에 대한 일종의 제한 내지 규제로 기능하고 있다고 지적하지만, 반대의견처럼 혐오 표현은 별도의 법률을 통하여 규율될 수 있는 것으로써, 반드시 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고 과도하게 제한하는 모욕죄를 통해 규율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타인에 대한 부정적 감정표현을 형사처벌하여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모욕죄에 다시 한 번 면죄부를 준 이번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오픈넷은 이에 굴하지 않고 모욕죄 폐지 운동을 지속해나갈 것이다. 

2020년 12월 30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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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죄 합의금 장사 대응 매뉴얼] 민사편 / 형사편
수, 2020/12/3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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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이하 ‘과방위 법안소위’)는 2021. 4. 27. 회의에서 이른바 ‘인터넷 준실명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박대출 의원안)을 의결했다. 본 개정안은 일일 평균 이용자수가 10만명 이상이면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게시물이나 댓글을 올리는 이용자의 아이디를 공개할 법적 의무를 부여하고 미이행시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본 개정안은 이미 헌법재판소가 인터넷게시판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의 침해를 이유로 위헌결정을 내린 ‘인터넷 실명제’를 부활시키는 내용과 다름없으며, 이러한 위헌적 법안을 의결한 국회 과방위 법안소위를 강력히 규탄한다. 

이 법안은 악성댓글로 인한 피해를 법 개정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그 전제부터 잘못된 것이다. 어디까지 악성 댓글로 볼 것인지도 모호할 뿐만 아니라, 특정인의 극단적인 선택과 악성 댓글의 인과관계 역시 명확하지 않다. 위헌으로 결정난 인터넷 실명제의 도입 취지도 악성 댓글을 막기 위함이었지만, 헌법재판소는 “명예훼손, 모욕, 비방의 정보의 게시가 표현의 자유의 사전 제한을 정당화할 정도로 의미 있게 감소하였다는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고 한 바 있다(헌법재판소 2012. 8. 23. 결정, 2010헌마47). 또한 명예훼손 등 불법적인 표현에 대해서는 이미 민형사상 구제 수단이 존재하고 오히려 그 남용이 문제로 지적될 정도다. 헌법재판소가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 위헌으로 결정한 이유 중 하나는 다른 덜 침해적인 구제수단이 존재한다는 것인데, 이 법안은 이러한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를 무시하고 있다. 

대표발의자인 박대출 의원은 이용자의 ‘실명’이 공개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가 공개되는 것이기 때문에 위헌결정이 된 실명제와는 다르고 준실명제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헌인 실명제는 ‘본인확인제’를 의미하고, 실명이 대외적으로 공개되는 것뿐만이 아니라, 인터넷 서비스 이용시 이용자가 본인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제도, 이로써 익명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 제한되는 모든 제도를 의미한다.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한 인터넷 실명제 역시 게시자 신원정보의 ‘대외적 공개’ 여부와는 무관하게,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등이 게시판 이용자가 정보를 게시하는 경우 본인확인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것만을 의무화하고 있던 제도이고, 이런 조치를 의무화하는 것만으로 익명표현의 자유 및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제도라고 선언된 것이다. 본 개정안에서 공개 의무가 있는 ‘아이디’란 ‘정보통신망의 정당한 이용자임을 알아보기 위한 이용자 식별부호’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정당한 이용자임을 식별한다는 의미가 본인확인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는 위헌 결정을 받은 인터넷 실명제(본인확인제)를 사실상 부활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다. 만일 본인확인을 의무화하는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특정 이용자의 아이디는 해당 이용자의 온라인 행적 및 개인정보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의 신원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아이디 공개의 의무화는 아이디의 부여 및 이를 위한 신원정보의 제공, 수집의 의무화를 의미하고, 이는 곧 위헌인 본인확인제, 실명제를 강제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 인터넷은 휴대폰 실명제, 본인확인기관 제도, 청소년 보호를 위한 각종 본인확인제 등의 존재로 사실상 실명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표현주체가 자신의 신원을 누구에게도 밝히지 아니한 채 익명으로 자신의 사상이나 견해를 표명하고 전파할 ‘익명표현의 자유’는 외부의 명시적ㆍ묵시적 압력에 굴복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자유롭게 표출하고 전파하여 국가권력이나 사회의 다수의견에 대한 비판을 가능하게 하며 이를 통해 정치적ㆍ사회적 약자의 의사 역시 사회에 반영될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는 중요한 기본권이다. 그러나 실명제는 인터넷 이용자가 본인 확인을 위하여 자신의 신원정보를 직·간접적으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밝히지 않을 수 없도록 함으로써 익명표현의 자유를 필연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도 최근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제 위헌결정(헌법재판소 2021. 1. 28. 결정, 2020헌마406등)에서 ‘인터넷 실명제’의 위헌성을 재확인하며 설시했듯, 본인확인제 등으로 인터넷 공간에서의 ‘익명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일반 국민으로 하여금 정치적 보복의 우려 등으로 자기 검열 아래 비판적 표현을 자제하게 만들고, 이는 곧 인터넷이 형성한 사상의 자유시장에서의 다양한 의견 교환을 억제하고 국민의 의사표현 자체를 위축시키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자유로운 여론 형성을 방해한다. 

전문위원회의 검토보고서와 이에 담긴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정부부처의 의견 역시 이러한 위헌성을 지적하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있음에도, 과방위 법안소위는 이를 무시한 채 위헌의 우려가 있는 법안을 무리하게 의결했다. 과방위를 비롯한 국회가 위헌적인 인터넷 실명제 부활 시도를 중단하고 위헌적인 법안을 즉각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 

2021년 4월 29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회, 사단법인 오픈넷,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목, 2021/04/29-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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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3월 17일 일명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제’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조항(일명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 인터넷언론사인 ‘미디어오늘’과 인터넷언론사의 이용자를 대리하여 헌법소원을 청구했다(2020헌마406).

공직선거법 제82조의6 등은 인터넷언론사가 선거운동기간 중에 인터넷 홈페이지의 댓글창을 비롯한 게시판 서비스 이용자의 실명확인조치를 취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012년 구 정보통신망법의 상시적 인터넷 게시판 본인확인제에 대해서는 위헌으로 결정하였으나, 본 조항에 대해서는 ‘선거’ 상황의 특수성 등을 이유로 2015년 합헌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매 선거의 선거운동기간마다 인터넷 이용자의 실명확인조치가 강제되고 있으며, 곧 있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적용이 예정되어 있다.

익명표현의 자유는 정치적ㆍ사회적 소수자가 외부의 명시적ㆍ묵시적 압력에 굴복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자유롭게 표출하고 전파하여 국가권력이나 사회의 다수의견에 대한 비판을 가능하게 하며, 그들의 역시 국가의 정책결정에 반영될 가능성을 열어 준다는 점에서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중요한 기본권이다. 특히 정치적 표현은 정치적 보복이나 차별의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익명표현의 자유가 더 강하게 보호받아야 하며, 나아가 대의민주제 하에서 ‘선거’기간은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행사함에 있어 가장 긴요한 시기로 어느 때보다 자유롭고 활발한 표현이 보장되어야 한다.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제는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이렇듯 중요한 선거기간 중 정치적 익명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조항이다.

나아가 본 제도는 이러한 이용자들의 익명표현의 가치를 중시하고, 이용자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바탕으로 여론을 형성‧전파하려는 ‘인터넷언론사’의 언론의 자유도 중대하게 침해한다. 이용자들의 익명표현의 자유 보장을 중시하는 인터넷언론사나, 기술적·비용적 부담으로 인하여 실명확인시스템을 적용하기 어려운 다수의 인터넷언론사는 선거운동기간마다 댓글이나 게시판 운영을 아예 중단하고 있다. 한편, 본 제도의 적용대상인 ‘인터넷언론사’는 대형 포털부터 소규모 인터넷언론사까지 포함하며 해석에 따라 소위 1인 미디어들도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인터넷 공간에 본 제도가 적용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1년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한국 정부에 본 제도의 개정을 명시적으로 권고했다. 2004년 국가인권위원회는 본 제도가 헌법 및 국제기준을 위반한다는 의견을 냈고, 2012년 공직선거법의 집행을 담당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조차 본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인터넷 실명제’는 전 세계적으로 입법례를 찾기 어려운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표현의 자유 제한이다. 이렇듯 국내 국가기관과 국제사회 모두가 헌법과 국제기준에 명백히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는 본 제도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속히 위헌을 선언하여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하루빨리 제대로 보장해주기를 기대한다. 

– 첨부. 2020헌마406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제 헌법소원심판청구서

2020년 3월 18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인터넷 실명제의 위헌성 (법연 Winter 2019, 2020.01.31.)

[의견서] 오픈넷, 인권위에 인터넷 실명확인제도에 대한 의견서 제출 (2018.11.12)

수, 2020/03/1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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