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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생각] '쯔위 사건', 돈벌이에만 혈안인 K-팝에 '경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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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생각] '쯔위 사건', 돈벌이에만 혈안인 K-팝에 '경종'

익명 (미확인) | 수, 2016/01/27- 12:14

*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쯔위 사건', 돈벌이에만 혈안인 K-팝에 '경종'

아시아에 대한 접근 방식 성찰해야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차장

 

 

국내 대형 연예 기획사 중 하나인 JYP가 2015년 말에 선보인 걸그룹 트와이스(TWICE)의 멤버 중 쯔위(본명 저우쯔위, 周子瑜)가 최근 대만 선거에서 이슈의 중심에 섰다. 1999년생 대만 출신 쯔위는 13살에 한국으로 건너와 JYP에서 연습생 생활을 하였다. 쯔위는 한국, 일본, 중국, 대만 출신 멤버 총 9명으로 구성된 트와이스 내에서도 돋보이는 미모로 가장 큰 인기를 누려왔다. 그렇다면 왜 올해 한국 나이로 17살인 쯔위가 선거에서 이슈로 떠올랐을까? 바로 중국과 대만간의 특수한 관계 때문이다.  

 

장개석의 국민당이 본토를 중국 공산당에 내주고 대만으로 물러 난 후,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은 국제무대에서 누가 중국을 대표하는 지를 두고 대립해 왔다. 결국 1971년, 유엔상임이사국 지위가 중화민국에서 중화인민공화국으로 넘어간 다음, 보통 대만(Taiwan)으로 불리는 중화민국은 국제경기나 회의에 참석할 때, 자신들의 정식국호가 아닌 '중화타이베이(Chinese Taipei)'란 이름으로 참여해야 하고, 자신들의 국기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청나라 때부터 이어지는 '중국'은 어디까지를 포괄하는가의 문제를 두고, '중화인민공화국'은 중국을 대표하는 합법적인 정부는 자신들이라고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통해서, 체제가 다르더라도 국가는 하나라는 원칙(대만, 홍콩, 마카오)을 관철하면서, 티베트와 위구르의 독립시도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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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한 차이잉원과 쯔위(오른쪽). ⓒ연합뉴스

 

돈벌이에만 치중해온 K-POP

 

대만은 오랫동안 국민당이 집권해왔다. 국민당은 중국 본토를 수복해야할 영토로 보고 현재의 영토를 기반으로 하는 독립국가 노선에 반대 입장을 취해왔다. 즉, 중국공산당과 국민당은 누가 중국을 대표할 것인가를 두고 경쟁을 벌여왔지만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은 공유해온 것이다. 이와 반대로 민진당은 현재의 대만이 그 자체로 완전한 주권을 행사하는 독립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 11월에 쯔위가 한국의 한 텔레비전에 대만 국기를 들었다고 한 친중파 대만가수가 문제를 삼게 되었고, 이를 본 중국 네티즌들이 쯔위를 비롯한 JYP에 대한 대대적인 보이콧에 나섬으로써 이 문제는 순식간에 정치 쟁점이 되었다. 

지난 1월 16일 치러진 대만 총통(행정부 수반)과 입법원(국회)선거에서 그동안 국민당이 추진해온 친중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민진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은 계속 나오던 중이었다. 그러나 선거를 하루 앞둔, 1월 15일 쯔위가 동영상을 통해, "자신은 중국인이며 중국은 하나" 라는 사과 영상을 올리면서 대만의 젊은이들은 이에 격분하게 되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사과영상으로 인해 무려 134만 표가 민진당에 더 몰리게 되면서 결국 민진당이 최초로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악하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최근 대만뿐만 아니라 홍콩의 젊은 세대들도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으로 통제하려는 중국에 대해 비판적이며, 사회운동과 선거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홍콩 지방의회선거에서 우산혁명에 참여한 8명이 의회진출에 성공했고, 대만과 중국과의 무역협정에 반대하며 대만국회를 점거했던 해바라기 운동의 주축인 "시대역량"은 이번 대만 입법원에 5석을 차지하였다.  

이러한 대만과 홍콩 젊은 세대들은 17세 가수가 자국 국기를 흔들었다는 이유로 사과 동영상을 올리자, 이 동영상을 SNS에 공유하면서 중국은 물론 JYP에 대해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었다. 중국시장에서의 수익악화를 이유로 JYP가 사과를 강요한 것은 개인의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것이라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게 되었다. 


결국, 한국에서는 인권위에 진정이 이뤄졌고, 대만에서는 JYP가 검찰에 고발되는 사태로까지 번지게 되었다. 이렇게 문제가 커지게 된 것은, 그동안 한국의 연예기획사와 방송사들이 K-POP을 수익을 창출하는 상품으로만 인식했을 뿐, 진출하는 국가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노력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와이스만 하더라도 중국, 대만, 일본, 한국 국적의 멤버들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각 국가들은 과거사 및 영토문제로 언제든지 갈등상황에 치달을 수 있는 상태다. 한국사회는 중국과 일본, 대만의 소녀들이 한국 기획사에 소속되어서 한국어를 구사하고 한국에서 활동하는 상황을 두고, K-POP이 아시아에서 우월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자랑스러워 할지 모르지만 K-POP이 아시아에서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들은 만만치 않다.

일례로, 남성아이돌 그룹 '블락비'는 2012년에 태국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태국 홍수 사태를 두고 장난스럽게 인터뷰해서 강력한 비난을 받고 활동을 8개월간 중단한 적이 있으며, 최근 해체한 여성 아이돌 그룹 '카라'도 2012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일본내 극우세력의 혐한 시위로 인해 일본 활동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중국시장이 한국보다 더 중요해지면서 중국인 멤버 영입과 중국활동에 초점을 두는 것은 아이돌 그룹들 사이에서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가고 있는데, 과연 한국의 연예기획사들은 홍콩의 우산혁명이나 중국내 소수민족 이슈들에 대해 인식을 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이런 점에서 JYP의 대처는 더욱 아쉽다. JYP는 이미 홍콩 펜싱 국가대표 출신인 잭슨을 소속사 아이돌 그룹인 GOT7멤버로 두고 있고, 이에 앞서서 2PM에서 닉쿤을 앞세워 태국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누린바 있다. 그러나 쯔위 사건으로 인해 중화권 출신의 아이돌의 중국내 일정이 일방적으로 취소되기도 했다. 

 

돈벌이에만 치중해온 K-POP

 

대만은 오랫동안 국민당이 집권해왔다. 국민당은 중국 본토를 수복해야할 영토로 보고 현재의 영토를 기반으로 하는 독립국가 노선에 반대 입장을 취해왔다. 즉, 중국공산당과 국민당은 누가 중국을 대표할 것인가를 두고 경쟁을 벌여왔지만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은 공유해온 것이다. 이와 반대로 민진당은 현재의 대만이 그 자체로 완전한 주권을 행사하는 독립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 11월에 쯔위가 한국의 한 텔레비전에 대만 국기를 들었다고 한 친중파 대만가수가 문제를 삼게 되었고, 이를 본 중국 네티즌들이 쯔위를 비롯한 JYP에 대한 대대적인 보이콧에 나섬으로써 이 문제는 순식간에 정치 쟁점이 되었다. 

 

지난 1월 16일 치러진 대만 총통(행정부 수반)과 입법원(국회)선거에서 그동안 국민당이 추진해온 친중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민진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은 계속 나오던 중이었다. 그러나 선거를 하루 앞둔, 1월 15일 쯔위가 동영상을 통해, "자신은 중국인이며 중국은 하나" 라는 사과 영상을 올리면서 대만의 젊은이들은 이에 격분하게 되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사과영상으로 인해 무려 134만 표가 민진당에 더 몰리게 되면서 결국 민진당이 최초로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악하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최근 대만뿐만 아니라 홍콩의 젊은 세대들도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으로 통제하려는 중국에 대해 비판적이며, 사회운동과 선거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홍콩 지방의회선거에서 우산혁명에 참여한 8명이 의회진출에 성공했고, 대만과 중국과의 무역협정에 반대하며 대만국회를 점거했던 해바라기 운동의 주축인 "시대역량"은 이번 대만 입법원에 5석을 차지하였다.  

 

이러한 대만과 홍콩 젊은 세대들은 17세 가수가 자국 국기를 흔들었다는 이유로 사과 동영상을 올리자, 이 동영상을 SNS에 공유하면서 중국은 물론 JYP에 대해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었다. 중국시장에서의 수익악화를 이유로 JYP가 사과를 강요한 것은 개인의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것이라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게 되었다. 

결국, 한국에서는 인권위에 진정이 이뤄졌고, 대만에서는 JYP가 검찰에 고발되는 사태로까지 번지게 되었다. 이렇게 문제가 커지게 된 것은, 그동안 한국의 연예기획사와 방송사들이 K-POP을 수익을 창출하는 상품으로만 인식했을 뿐, 진출하는 국가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노력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와이스만 하더라도 중국, 대만, 일본, 한국 국적의 멤버들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각 국가들은 과거사 및 영토문제로 언제든지 갈등상황에 치달을 수 있는 상태다. 한국사회는 중국과 일본, 대만의 소녀들이 한국 기획사에 소속되어서 한국어를 구사하고 한국에서 활동하는 상황을 두고, K-POP이 아시아에서 우월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자랑스러워 할지 모르지만 K-POP이 아시아에서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들은 만만치 않다.

 

일례로, 남성아이돌 그룹 '블락비'는 2012년에 태국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태국 홍수 사태를 두고 장난스럽게 인터뷰해서 강력한 비난을 받고 활동을 8개월간 중단한 적이 있으며, 최근 해체한 여성 아이돌 그룹 '카라'도 2012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일본내 극우세력의 혐한 시위로 인해 일본 활동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중국시장이 한국보다 더 중요해지면서 중국인 멤버 영입과 중국활동에 초점을 두는 것은 아이돌 그룹들 사이에서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가고 있는데, 과연 한국의 연예기획사들은 홍콩의 우산혁명이나 중국내 소수민족 이슈들에 대해 인식을 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이런 점에서 JYP의 대처는 더욱 아쉽다. JYP는 이미 홍콩 펜싱 국가대표 출신인 잭슨을 소속사 아이돌 그룹인 GOT7멤버로 두고 있고, 이에 앞서서 2PM에서 닉쿤을 앞세워 태국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누린바 있다. 그러나 쯔위 사건으로 인해 중화권 출신의 아이돌의 중국내 일정이 일방적으로 취소되기도 했다.

 

아시아를 이해하지 못하면 K-POP에 위기 닥칠 수도 

 

중국 자본은 이미 한국 방송사와 연예기획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직접 한국 연예기획사의 지분을 확보하고 한국의 아이돌 관련 콘텐츠를 중국방송사가 공유하는 것은 흔한 풍경이 되어가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이 자체적으로 육성한 아이돌 그룹에 한국 아이돌 그룹이 밀려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연예기획사들은 앞으로 아세안을 새로운 타겟으로 잡고 적극 공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아직까지 아세안 국가들 중에서는 태국 출신 멤버들만 한국 아이돌 그룹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2PM을 제외하고 그리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특히, 멤버 선발에 있어서 피부색이나 외모에 있어서 차별이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심도 든다. 이것은 비단 기획사나 방송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종주의적 차별과 혐오에 무감각한 한국사회의 문제이기도 하다.  

 

인도네시아와 미얀마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K-POP이 향후 아세안 국가 출신 멤버의 영입과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면, 지금보다 더 철저한 준비와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연예산업은 흔히, 정치·사회적 문제와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대중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아세안의 다양하고 복잡한 종교 및 민족 분쟁 등과 연계된다면 지역적 이슈로 언제든지 부각 될 것이고 그 후폭풍은 상상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JYP는 쯔위가 사과한 15일 당일에만 시가총액 78억 원이 증발하는 손해를 입었다. 이러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서 연예기획사들도 최근 국제사회의 흐름인 '기업의 인권경영'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적극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기업의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협력사와 지역사회에서도 인권침해의 소지를 상세히 살피고 예방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는 UN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흐름에 맞추어, 연습생 선발과 훈련, 노래 제작 및 활동과 홍보에 이르기까지 인권침해 여지가 있는지 자문을 구하고 문제가 있다면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만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정부도 K-POP을 국가홍보에 이용만 할 것이 아니라, K-POP과 관련되어 국가이미지가 훼손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교육과 예방조치 수립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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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진항 교훈 잊었나` 中발전소 폭발사고 21명 사망 (매일경제MBN)

중국 최악의 산업재해로 알려진 톈진항 물류 사고 1주기를 앞두고 산업현장에서 또 안전사고가 일어나 수십 명이 사망했다. 사고가 일어난 곳은 중국 후베이성 당양의 화력발전소로, 후베이 지역 언론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 20분(현지시간) 발전소 내 고압 증기관이 폭발해 21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들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당국은 사고 현장을 집중 수색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574354&year=2016

금, 2016/08/1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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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ㅓㅇ주배치 반대 전국 60곳 평화행동

 

사드성주배치 발표 및 촛불 60일에 즈음한

전국 60곳 평화행동

 

서울 지역

일시 : 9월 9일(금) 저녁 7시 30분

장소 :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

 

문의 :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 참여연대 02-723-4250 [email protected])

 

화, 2016/09/06- 14:40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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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중국 정부가 홍콩 민주화시위를 지지했던 2명에게 최근 유죄를 선고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에 대해 그들을 조건 없이 즉시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여성인권활동가 수 창란(Su Changlan)

중국 정부는 계속해서 인권활동가를 무자비하게 공격하고 있다. 중국 남부 포산시의 한 법원은 지난 3월 31일, 여성인권활동가 수 창란(Su Changlan)에게 “체제 전복 선동”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같은 혐의로 동료 활동가인 첸 치탕(Chen Qitang)에게도 4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두 사람은 홍콩 민주화시위를 지지했다가 2014년 10월에 구속돼 지금까지 구금되어 있다.

검사의 기소장에 따르면 수 창란은 해외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 스카이프(Skype), 지메일(Gmail) 등 온라인에서 중국 공산당과 정부를 비판한 것 때문에 기소되었다.

단지 평화적으로 의견을 표현했다는 이유만으로 유죄를 선고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패트릭 푼(Patrick Poon) 국제앰네스티 중국 조사관

2014년 9월과 11월 사이 두 사람은 중국 본토에서 전국적으로 이루어진 활동가 탄압의 대상이었으며, 100명 이상이 홍콩의 민주화운동인 ‘우산 혁명’에 지지를 표명했다는 이유로 구금되었다. 이때 함께 구금됐던 왕 모(Wang Mo), 셰 웬페이(Xie Wenfei), 장 셩유(Zhang Shengyu), 순 펑(Sun Feng) 등 4명은 “체제 전복 선동” 혐의로 각각 4년에서 5년의 징역형이 선고된 바 있다.

패트릭 푼(Patrick Poon) 국제앰네스티 중국 조사관은 “중국 정부가 수 창란과 첸 치탕을 하루라도 더 감옥에서 보내려고 한 것은 그야말로 냉혹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정부는 이미 지난 2년 반 동안 부당한 불법 구금으로 두 사람과 가족을 괴롭혔다. 단지 평화적으로 의견을 표현했다는 이유만으로 유죄를 선고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끔찍한” 구금 환경

한편 수 창란은 “끔찍한” 환경 속에 구금되어 있다. 중국 남부의 난하이 교도소에 구금된 수 창란은 80m² 크기의 감방에 50~70여명의 수감자들과 함께 몰아넣어진 상태로, 잠을 잘 공간은 50cm가 조금 넘는 너비에 불과하다. 이는 일반적인 국제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환경이다.

전직 초등학교 교사였던 수 창란은 이처럼 최악의 환경에서 불필요하게 오랜 기간 구금된 탓에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 변호사의 말에 따르면 적절한 치료도 못 받고, 가족들의 면회도 금지됐다.

금, 2017/04/0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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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쯔위 덕 본 차이잉원 "대처 존경한다"?

차이잉원 총통에 대한 기대와 우려

 

이링치우 대만인권연대 사무국장

 

 

2016년 1월 16일, 대만에서 최초의 여성 총통(차이잉원)이 선출되었다. 대만 야당인 민진당(DPP)이 의회 과반수를 차지한 것도 처음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새 정부에 대해 대만 시민사회가 갖는 기대와 우려는 무엇일까?

 

'해바라기' 운동과 시민사회의 분노

지난 2014년 3월 17일, 대만 입법원 내정위원회에서 국민당 장칭중(張慶忠) 입법의원이 '양안서비스무역협정(Cross-Strait Service Trade Agreement)'를 30초 만에 국회에서 통과시키자 많은 사람들이 국회의 불투명한 절차에 대해 분노하였다. 그리고 이는 3월 18일부터 4월 10일까지 약 24일간 국회 입법원을 점거한 '해바라기' 운동으로 이어졌다.  

많은 사람들은 '대의 정치'가 이미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사람들의 의견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양안서비스무역협정 문제만이 아니라 핵발전소 설립, 핵폐기물 이슈, 노동자 해고, 강제철거 등 많은 사회적 이슈들이 사람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현재 대만의 대부분의 입법안들은 인권적 관점은 배제한 채, 주요 양당의 이익을 바탕으로 논의되고 있다. 거대 정당이나 전통적인 지역 파벌에 의해 인적, 물적 네트워크들이 장악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거나 최악은 아닌 후보자들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또한 시대에 맞지 않는 헌법 조항으로 인해 18-20세 사이 청년들은 투표권한이 없다.  

 

'해바라기' 운동 이후, 점점 더 많은 청년들은 시대역량(New Power Party), 사회민주당(Social Democratic Party), 자유대만당(Liberal Taiwan Party), 녹색당(Green Party)등 새로운 정당을 조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 선거 제도 자체가 소수정당에 매우 불리하다. 각 정당은 3.5% 이상 득표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거대 정당만이 정부로부터 수백만 대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아 네트워크와 자원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소수정당은 자원 부족으로 선거에 많은 돈을 쓰면서도 충분한 득표를 하지 못한 경우 보조금 등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2016년 선거 

국민당(KMT)의 8년 집권 기간 동안 대만 국민들은 많은 분노와 실망감을 느꼈다. '해바라기' 운동 이후 많은 사람들이 민진당이 집권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민진당 스스로도 그들이 차기 집권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선 후보 토론회 과정에서 대만 국민들의 요구가 충분히 표출되지는 않았다. 과거에 언론은 대선 후보 토론회 개최시 각각 다른 시민사회단체들을 초청해 후보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게 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토론회를 개최하는 주최측이 시민사회단체를 전혀 초청하지 않았으며 인터넷을 통한 질문만을 받았다. 대부분의 질문들은 논리적이지 않거나 인권적 시각이 반영되어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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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한 차이잉원과 쯔위(오른쪽). ⓒ연합뉴스

 

쯔위 효과

선거 하루 전날, 한국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16살 대만 소녀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소녀가 속한 걸그룹은 한 한국 방송프로그램에 나와 각자 출신국의 국기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그러던 중 이 사진을 본 중국 본토의 다른 가수가 이를 비난하며 중국 사람들에게 대만 국기를 들고 있는 쯔위를 보이콧하라고 부추겼다. 보이콧이 계속되자 해당 연예기획사는 쯔위에게 공개 사과를 시켰고 이 사건은 사람들의 분노를 일으키게 만들었다.

 

양안서비스무역협정 반대 운동 동안 반중 정서와 대만 민족주의 그리고 포퓰리즘이 유행했었다. 쯔위 사태는 이러한 반중 정서를 극대화시켰으며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는 정당에 표를 몰아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2016년 이후, 민진당이 가진 전권  

2012년 민진당은 소수 정당에 불과했다. 민진당은 집권당이었던 국민당이 의회 내 민진당 활동을 보이콧해 정당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비난해왔다. 2016년 선거에서 민진당은 총통 배출은 물론 의회 과반수를 넘는 113석을 차지했다. 새로 등장한 정당들 중에 시대역량당만 5석을 차지했으며 다른 정당들은 의석을 차지하지 못했다. 

 

시민사회의 기대와 우려 

이번 선거기간동안 차이잉원은 시민사회가 제안한 몇 가지 이슈에 대해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2012년 대선에서 몇 가지 인권 정책들을 제안했던 차이잉원은 2016년 대선 때에는 5개의 사회복지 정책을 제안하고 동성결혼, 헌법 개정, 의회 개정,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등 주요 인권 이슈에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사법 제도 개혁을 위한 소통 창구를 만들겠다고도 약속했다. 또한 민진당은 국회의원 후보로 시민사회 출신의 많은 전문가들을 임명했다. 그러나 사형제, 강제 철거와 같은 예민한 이슈는 언급하지 않았다. 시민사회는 추후 차이잉원 총통이 동성결혼, 선주민 권리와 자치행정,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공공주거, 노동권, 사회복지제도, 장애인과 노인의 권리, 이주민과 난민 이슈를 해결하고 입법화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런 기대와 달리 차이잉원 총통이 그동안 여러 차례 마거릿 대처 영국 전 총리를 존경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권교체까지 약 4개월이 남아있는 시점에서 마잉주 현 총통이 정권을 잡고 있는 동안 논쟁적인 정책들을 다 통과시키지는 않을까 매우 우려스럽다. 

 

뿐만 아니라 민진당이 집권하는 기간 동안 의회 내에 이들을 견제할 만한 야당 세력이 없다는 것 역시 매우 우려스러운 점이다. 국민당 8년 집권기간 동안, 민진당은 정부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법들을 개정하기 위해 많은 시민사회단체들과 협력해왔다. 민진당이 여당이 된 지금, 시민사회단체들은 예전 민진당 입장이 그대로 유지될 것인지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다.  

 

민진당은 의회, 선거 제도, 헌법 등을 개혁하겠다고 약속했다. 지금 민진당이 할 수 있는 개혁 정책들은 많이 있다. 민진당이 거대 여당이 된 지금, 이를 파기할 어떠한 명분도 없다. 대만 시민사회단체들은 새로운 정부가 시의적절하지도 않고 공평하지 않은 정책 및 제도들을 개혁하는지 계속해서 감시하고 촉구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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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2/0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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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터뷰는 지난 3월 15일, 페스트라이쉬 교수가 워싱턴 D.C.에 있는 후쿠야마 교수와 전화통화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후쿠야마 교수는 미국에서 태어난 일본인 3세로, 현재는 스탠퍼드대 민주주의ㆍ개발ㆍ법치주의 센터에 있다. 1989년 ‘역사의 종언(The End of History)’라는 논문을 통해 인류의 역사의 진보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최종 승리로 종착점에 도달했다고 주장함으로써 세계적 유명세를 탔다. 주요 저서로는 ‘역사의 종언과 최후의 인간’, ‘정치질서의 기원’ 등이 있다. 

페스트라이쉬: 청년들은 요즘 덫에 걸린 느낌입니다. 불리한 시스템에 갇혀 있고, 나갈 방법도 없어 보입니다. 청년이 할 수 있다고 믿는 기대와 현실 사이에 심각한 간극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요? 청년이 중요하다고 느끼는 우선순위와 실제 정책 사이 격차가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노동시장의 변화…청년세대의 불안감 가중

후쿠야마: 그 질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대답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청년 세대는 체제로부터 항상 소외감을 느껴왔습니다. 젊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정치에 직접 참여할 만한 사회적 지위와 자격이 없습니다. 사회 문제를 생생하게 느끼는 청년들이 정작 의사결정 과정에는 참여하지 못합니다. 역사상 항상 그랬고, 현대에 들어서는 특히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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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포드대 교수 (사진 출처: 오마이뉴스)

 

그러나 노동시장 자체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 국가는 미국이지만, 아시아도 예외는 아닙니다.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지고, 기업이 내세우는 조건은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기본적으로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 mathematics) 역량을 갖추지 않으면, 지원조차 하지 못하는 일자리가 많아졌습니다. 원하는 전공이 아니면 이력서를 검토해 주지도 않는 세상이 된 겁니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면서 청년들은 엄청난 불안감을 느끼게 됐습니다. 혹시라도 기회를 잃지 않으려고 종일 공부만 하는 청년도 생겼습니다.

아시아의 경우 이런 현상이 더 심하죠. 이에 더해 전세계적으로 중요한 정치 변화와 격동이 몰아쳤습니다.

아직 아시아는 유럽과 미국만큼의 파괴적 정치 변화를 겪지 않았죠. 정치적으로 중요한 사건에 대중의 참여가 제한되었고, 청년층 대부분이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우선순위로 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한국의 탄핵 시위를 보면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상황도 빠르게 변해갈 수 있습니다. 정치에 관해 보편적 진실이 하나 있다면, 모두가 정치에 관심이 없어 보여도 어느 순간 영감을 받으면 갑자기 열렬히 참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표면만 보고 아무도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단언할 수 없습니다.    

페스트라이쉬: 지난 두어 달 동안 정치 및 사회 흐름에 대한 한국 학생의 관심이 증가하는 걸 지켜봤습니다. 자발적으로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의지를 느꼈는데요.

후쿠야마: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그런 변화를 일으켰을 거라 확신합니다.

페스트라이쉬: 흔히들 ‘변화’라고 하면 정치적 관점에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그러나 정치를 몰아가는 건 거침 없는 기술의 발전입니다. 정보를 기록∙이전∙조작하는 기술이 폭발적 속도로 진화를 거듭했습니다.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라는 보편적 추세는 정치와 사회의 작동 원리에, 그리고 이와 관련해 기업과 가족이 기능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되나요?

가짜 뉴스 판 치는 세상…정보 옥석 가리는 능력 갖춰야

후쿠야마: 인터넷의 정치적 영향을 살펴 보도록 하죠. 1990년대 인터넷이 대중화됐을 때에는 인터넷으로 대중의 참여가 확대되어 민주주의가 발전할 것이란 낙관적 시각이 대다수였습니다. 정보도 일종의 권력이기 때문에 정보에 대한 접근권이 확대되면 대중이 더 많은 힘을 가질 수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분명, 인터넷이 정치적 결집과 행동을 위한 도구로 사용된 적도 있었습니다. 인터넷으로 대중의 참여를 이끌어 권위주의 정부를 반대하는 시위를 조직했던 사례도 있었죠.

그러나 최근에는 기술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부상하는 걸 보게 됩니다. 가장 자주 나오는 말이 바로 ‘가짜뉴스’죠. 정보를 걸러주는 문지기(gatekeeper)나 사실을 확인해주는 기관, 전문 기자 등 중간 매체가 인터넷 때문에 자취를 감추면서 나타난 결과죠.

완전히 거짓인 글이 섞여 있는데도 사람들은 인터넷에 올라온 글이면 다 타당하다고 믿어 버리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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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www.mediatoday.co.kr)

특정 정치인의 이익에 부합하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확산시키는 정치적 프로세스가 각국에서 등장했습니다. 이런 정치 공작의 선구자 중 한 명이 바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죠. 그는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정부와 정치 체제에 대한 불신을 조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소셜 미디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했죠. 미국에서도 지난 1년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페스트라이쉬: 그러나 동시에 언론의 데스크나 정보를 선택하는 문지기 역할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언론 권력이 사회적 논의를 제한하고 미국 국민의 생각을 단순하게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요. 이 주장은 어떻게 보시나요?

후쿠야마: 문지기 없이 개인이 정보를 직접 생성하고 공유∙배포할 수 있게 된 건 분명 인터넷 덕분입니다. 따라서 인터넷의 파급력을 전체적으로 분석하면 복잡한 그림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평범한 사람도 뉴스를 만들게 된 건 분명 좋은 일이죠. 그러나 불순한 의도를 가진 세력이 뉴스 내러티브를 마음대로 조작하게 된 건 인터넷이 도입됐을 때만 해도 생각도 못한 부작용일 겁니다.

페스트라이쉬: 인터넷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는 청년들을 위해 해줄 말이 있나요?

후쿠야마: 동시대의 흐름과 이 흐름이 내게 줄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웹서핑만으로는 충분치 못합니다. 보다 진지한 교육적 노력이 필요하죠.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탐색하려면 정보의 신뢰도를 판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정보 출처를 평가할 수 없고 독자를 조종하기 위해 어떤 술수를 부리는지 파악할 수 없다면, 쉽게 길을 잃을 수 있습니다.

일단, 정보의 출처를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사실의 진위를 파악하고 어떤 정치 논리와 수사학을 이용하는지 분석해야 합니다. 사실 확인에 대해서는 대학교 때 받은 교육이 도움이 되죠.

그런 과정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각주에서 어떤 사실을 알 수 있고, 신뢰할 만한 인용구가 무엇인지 눈치채는 능력은 인터넷에 산처럼 쌓인 가짜뉴스를 마주쳤을 때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도 변화를 가져왔죠. 스마트폰은 우리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크게 바꿔 놓았습니다. 데이트를 하면서 스마트폰만 보는 커플을 많이 봤습니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로맨틱한 카페에 함께 앉아 있으면서도 서로를 쳐다보지 않더라구요.

기술이 인간 사회와 인간이 사회적으로 관계를 맺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 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분명 사람들은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얼굴을 맞대고 상호작용하지 않습니다. 이런 행동 변화는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분명 변화가 있을 겁니다. 이를 정확히 예측하는 게 힘들 뿐입니다.

페스트라이쉬: 상당히 심오한 변화가 있을 걸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와 관련해 청년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론, 세계 최고의 대학에 가서 인문학 수업을 열심히 들으면 그보다 좋을 순 없겠죠. 철학이나 역사, 문학, 예술을 제대로 공부하면 좋을 겁니다.

그러나 모두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지는 건 아닙니다. 우리 시대 정치적 변화와 급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에서 균형을 잃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배움을 이어갈 방법은 무엇일까요? 배움이나 독학을 위해 필요한 태도나 전략이 있다면?  

후쿠야마: 요즘은 혼자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어느 때보다 많죠. 의욕만 확실하다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온라인 학습자료가 풍부합니다.

칸 아카데미와 에드엑스(EdX), 코세라(Coursera) 등의 온라인 프로그램은 수준이 아주 높고, 원하는 수업은 무엇이든 들을 수 있습니다. 단,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합니다. 공부하라고 잔소리하거나 확인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목적의식이 확실하고 본인을 다잡을 수 있다면, 유튜브에도 도움되는 자료가 많습니다. ‘하우 투(How to)’ 동영상 시리즈도 꽤 도움이 되더라구요. 뭘 찾고 싶은지 확실히 안다면 인터넷에는 많은 보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다면, 혼자서도 배울 수 있는 길이 어느 때보다 많이 열려 있습니다. 그러나 상세하게 들어가는 정보는 많지 않다는 걸 감안해야 하죠.

도전받는 민주주의…청년세대의 정치참여 중요

페스트라이쉬: ‘민주주의’라는 용어 자체도 어려움을 가중시킵니다. 정치인이나 학자들이 자주 쓰는 말인데, 민주주의가 의미하는 바는 정확히 무엇입니까? 지금의 지정학∙기술적 변화가 계속된다고 가정했을 때, 앞으로 민주주의는 어떻게 규정될까요?

우리는 뚜렷한 정의 없이 ‘민주주의’란 말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순히 선거를 한다고 민주주의는 아니죠. 스탈린도 선거를 했습니다만, 자유와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았죠.

그렇다면 ‘민주주의’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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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report.dbpia.co.kr)

후쿠야마: 구체적으로 말해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적 절차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상호작용하는 다음의 세 가지 제도를 갖추어야 합니다.

우선, 정부가 필요합니다. 현대적 의미의 정부죠. 어떤 성격도 없는 중립적 체제입니다. 정부는 사회를 보호하고 법을 집행하며, 기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권력 분배 제도입니다. 특정 정치인의 지배력에 대한 의존 없이, 모든 시민을 상대로 평등하게 해당 작업을 수행해야 하죠.

두 번째는 법치주의입니다. 행정부 권한을 가진 사람이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는 걸 막기 위해 권력을 제한하는 투명한 법제도가 있어야 합니다. 견제가 분명히 이루어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모두에게 공개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선거 등의 투명한 절차를 통해 지도층이 최대한 많은 국민에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막는 민주적 절차가 필요합니다.

이 세 가지는 자유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구성요소입니다. 다시 말해 하나만 빠져도 체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죠.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는 강력한 정부, 법치주의와 함께 민주적 절차를 통해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제도가 조합이 되어야 합니다.

정부가 입법 및 집행을 할 수 있는 충분한 권한과 역량을 가지되, 법과 민주 선거를 통해 제약을 받음으로써 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견제하는 균형이 있어야만 합니다. 균형점을 찾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가장 개방적인 사회라도 끊임 없이 노력을 해야 가능한 일이죠.

페스트라이쉬: 지금 자유민주주의가 많은 도전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후쿠야마: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우선, 현대적 정부를 구성하는 일 자체가 어렵습니다.

아프리카와 남미의 경우 특히 그렇죠. 부패는 전세계 많은 정부의 정통성을 갉아 먹는 보편적 문제입니다.

동북아시아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나은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법을 제정하고 대통령을 선출한다고 해서 조직적으로 부패한 체제를 극복할 수 있는 건 아니죠. 이를 위해서는 수 세대에 걸쳐 장기적으로 정치∙문화적 투쟁을 이어가야 합니다. 

반면, 미국과 유럽에서 새롭게 부상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은 개도국의 부패 문제와 성격이 매우 다르다 하겠습니다.

제가 설명했던 자유민주주의의 3대 요소를 다시 보자면, 요즘 서구에서는 정치 시스템 내에서 민주주의가 법치주의를 공격하는 새로운 포퓰리즘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우선, 국수주의적 포퓰리즘 정치인이 정부를 시원하게 공격한다는 이유로 당선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정부가 국민을 대표하지 못한다고 주장합니다. 러시아의 푸틴이 시작한 포퓰리즘 논리는 터키의 레제프 에르도안과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이 뒤를 이어 사용했습니다.

그러더니 이제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됐습니다. 모두 선거를 통해 당선된 지도자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정통성은 가지고 있습니다. 유권자 층에서 폭 넓은 지지를 얻어 당선이 되긴 했지만, 이후 주어진 권한을 남용하며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있습니다.

이런 포퓰리즘 정치인들은 권력의 한계에 순응하지 않기 때문에 인기를 이용해 정부의 권위를 끌어내릴 겁니다.

이들은 언론과 야당을 공격해 손발을 묶으려 합니다. 자신의 권위와 정통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사법부 권위를 훼손하고 타락시킵니다. 자유민주주의의 모범 사례였던 국가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봐 두렵습니다.   

페스트라이쉬: 그럼 청년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대학생이나 고등학생들도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고, 언론을 통해 정치 뉴스를 들으며 상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 말고 또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청년들이 일상에서 좀더 투명하고 책임 있는 정치 문화를 만드는데 어떤 식으로 기여할 수 있을까요?

후쿠야마: 역사적으로, 학생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학생 운동이 있었습니다. 국가 개혁과 민주화 운동에 학생들이 앞장 섰던 사례가 많습니다.

요즘 정치 참여절차가 정도를 벗어나는 건 학생들이 어떤 정치적 목적을 지지할 지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서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변화를 만들어 가고 싶다면, 정치적 인식과 함께 효과적인 정치조직 구성이 필요합니다.

청년들은 모래 속에 얼굴을 묻고 아무 것도 안 보이는 척 하거나 출세만 맹목적으로 따라가선 안 됩니다. 끈을 놓지 않으면서 내가 참여해야 사회의 정치적 절차가 완전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대학

페스트라이쉬: 그러나 취직을 하려면 경영이나 기술 관련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엄청납니다. 정치나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도 생존을 위해 관심을 접고 학문의 범위를 넓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960년대만 해도 (일본과 한국, 중국에서) 생활수준은 지금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그러나 문학과 철학을 공부하는 학생은 지금보다 훨씬 많았죠. 왜 우리는 점점 인문학과 멀어지는 걸까요?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회계에 대한 강박적 집착은 무엇 때문이라고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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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www.withzone.net/)

후쿠야마: 노동시장의 성격이 변한 것이 주요 원인입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컴퓨터와 자동화 기술이 저숙련 일자리를 대체하며 노동시장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보다 최근에는 자동화 기술이 한때 아주 안정적이었던 중산층 일자리까지 대체하기 시작했습니다. 자동화 흐름 때문에 STEM 역량에 엄청난 프리미엄이 붙게 된 거죠.

전반적인 일자리 부족 현상과 함께 특정 분야, 특정 기술에 대한 수요가 교육 체제를 뒤흔들었습니다. “어디서 일자리를 얻어야 하나?” 불안감에 휩싸인 학생들은 그 이상을 생각할 여유가 없습니다.

제가 대학을 다니던 40년 전만 해도 영어나 철학을 전공해도 졸업 후 기업에서 괜찮은 관리직으로 취직할 수 있었죠. 그러나 지금은 그게 불가능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정량적 기술을 갖추지 못했다면, 설사 인문학이 최고의 대학 교육이라 해도 기업 문턱을 밟아볼 기회조차 얻지 못합니다.

전반적으로 STEM에 대한 집중은 한때의 유행으로 볼 수 있고, 지나치게 강조된 면도 있습니다. 수요의 원칙이 가지는 압박 때문에 학생들은 인문학을 외면했습니다. 동시에 인문학 교수진도 상황 개선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죠.

그 동안 인문학은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여성학이나 민족학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인문학을 가르치는 방식에 정치적 편향이 작용하면서 문학과 철학의 해석은 학생들의 불안감을 해결해 주지 못하고 다른 세상 얘기를 하는 것처럼 들렸을 겁니다.

학생들이 17세기 스페인 연극에서 나타났던 퀴어 문화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거죠.   

페스트라이쉬: 교수로서 저는 아시아연구 저널을 구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읽고 싶은 논문이 별로 없더군요. 글이나 주제가 현실이나 일상적 경험과 너무 동떨어져서 학문을 업으로 하는 저 조차도 논문을 읽는 게 재미가 없었습니다.    

후쿠야마: 그런 추세가 갈수록 심해진다고 생각합니다. 학계는 자신의 학문 분야와 권위를 유지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지나치게 기술적이거나 방법론적으로 굳어지고, 애매한 전문용어로 논문을 가득 채우죠.

그 결과 일반 대중과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학자들 사이에 이런 경향이 심해지면서 교육에 큰 부작용을 가져온 것이 사실입니다.  

아시아적 가치는 대안이 될 수 있나

페스트라이쉬: 아까 말씀하신 법치주의와 자유민주주의 개념과 관련된 서구 문화는 전세계 공통의 가치와 원칙을 수립하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경제학과 정치학 이론부터 호텔 장식과 기내식에 이르기까지, 서구 문화는 그대로 글로벌 표준이 되었죠.

그러나 동아시아도 역사적으로 뒤처진 지역은 아니었습니다. 지난 2000년을 보면 동아시아, 그 중에서도 특히 중국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은 경제∙문화적으로 대부분 다른 지역보다 앞서 있었습니다. 유교와 불교 전통 안에서 나름의 보편적 가치와 정치 원칙을 수립하고 있었으며, 일부 가치는 대단히 정교한 수준으로 나아가기도 했습니다.

아시아의 영향력이 증가할수록 글로벌 기준 또한 변화할 거라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불교나 유교 전통은 어느 정도까지 세계 공통의 기준 및 규범으로 통합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절대적인 한계점이 있다고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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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포린어페어’지에서 이른바 ‘아시아적 가치’ 논쟁이 벌어졌다. 당시 리콴유 싱가폴 총리가 ‘문화는 운명’이라며 아시아적 가치의 특수성을 주장하자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를 반박하며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의 병행발전’을 주장했다.

후쿠야마: 아시아 문화가 궁극적으로 어떤 지위를 누리게 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아시아의 문화적 규범은 아시아 외 지역에서 영향력이 미미했습니다. 물론 인도 아시람으로 여행을 가거나 바둑을 배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거대한 문화 담론이 전세계에 미치는 영향력 차원에서 생각해볼 때, 아시아는 제가 있는 지역의 주류 문화에서 별다른 힘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중국의 모호한 정체성이 그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아시아 문명에서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면서도 고유의 문화 정체성을 명확히 규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의 국가적 이데올로기는 마르크스-레닌주의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중국의 지도층이 19세기 백인 남성 두 명의 생각을 지도로 삼아 정책을 만드는 겁니다.

유교적 가치관을 되살리려는 노력을 건성으로 하긴 했지만, 중국 지식인과 정치인은 유교적 가치가 마르크스-레닌주의와 양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압니다. 엄청나게 간극이 큰 두 개의 지적 전통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는 거죠. 그래서 중국 문명에 대해 일관성 있는 시각을 제시하기 힘든 겁니다.

일본과 한국은 지난 60년간 미국 및 서구 제도와 훨씬 많이 접촉하면서 서구의 가치관과 관습을 중국보다 많이 흡수했습니다. 이를 자국의 전통적 가치관과 결합하기도 했죠.

그렇다면 서구인들은 요즘 일본에 대해 어느 정도나 알고 있을까요? 만화나 애니메이션은 물론 압니다. 이들 문화 장르에 일본적 요소가 들어가 있긴 하지만, 장르의 시작점 자체는 서구에서 깊은 영향을 받은 것이죠.

이제 세계 어디에서든 100% 고유한 문화라는 건 더 이상 찾기 힘듭니다. 모든 전통이 복잡한 방식으로 진화를 거듭했죠. 이제는 어떤 가치를 중심으로 삼을 지에 대해 아시아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이들 가치가 전세계에 폭넓게 영향을 미치는 지 여부는 그 때 가서 생각해볼 문제이고, 아직은 그 단계에 있지 않은 것이 분명합니다.   

중국의 부상과 동아시아의 미래

페스트라이쉬: 중국의 경제 발전은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들었고, 비즈니스나 문화 상품에서도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역할은 여전히 제한적입니다. 중국과 중국의 의도에 대해 서구가 아직 깊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어서라고 보는데요.

어쨌든 전세계 인구의 1/6을 차지하는 중국은 세계 무대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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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야마: 미국이나 유럽에서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지금 권력의 이동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죠. 역사적으로 봤을 때 권력의 이동은 끝이 좋았던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신흥 강대국이 자신의 중요성을 과대 평가하거나 ‘지는 해’가 된 기존 강대국이 힘을 잃지 않기 위해 버티면서 갈등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지정학적 게임은 미묘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오판하기 쉽습니다. 자국의 이익을 내세우면서도 새로운 강대국의 평화로운 부상을 수용할 방법은 무엇일까요? 중국이 이 문제를 의식하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최근 들어서는 이전의 신중함이 줄어들긴 했지만요.

페스트라이쉬: 최근 중국이 미국 인권보고서를 발간하면서 미국이 다른 국가를 평가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미국을 평가하겠다고 나섰는데요.

후쿠야마: 전반적으로 중국은 인내심을 가지고 사안을 다루고 있으며, 너무 성급하게 움직이면 격한 반응이 나올 수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사태가 어떻게 흐를 지는 일단 지켜봐야겠습니다.

페스트라이쉬: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후쿠야마: 중국과 일본, 한국에서 청년들이 국수주의 논리를 가져다 쓰는 경우가 이전 세대보다 많아졌습니다. 걱정되는 현상입니다.

국가에 대한 새로운 자의식과 타국에 대한 적대감을 일깨워 권력의 정당성을 강화하려는 정권의 의도를 그대로 따라가는 결과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한 국가가 국수주의적 미사여구와 정치 논리를 앞세운다면, 다른 국가도 이에 반응하게 됩니다. 그럼 논의는 엉망이 되고 비생산적이 되죠.

그렇기 때문에 각국 정부는 국수주의적 주장을 통제할 의무를 가집니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역사적 기록을 남기기 위해 밟아나갈 단계들은 분명합니다. 역사적 진실을 밝히고 기록하기 위한 독일과 폴란드의 노력이 가장 좋은 예입니다.

1939년 폴란드를 침공한 독일은 이후 폴란드를 점령하며 곳곳을 파괴했죠. 복구는 길고도 고통스러운 작업이었고, 공산주의 지배를 받으며 이데올로기 투쟁을 벌인 시간도 있었습니다.

1990년대 폴란드는 드디어 온전한 독립국이 되어 유럽연합에 가입했습니다. 독일과 폴란드는 과거의 슬픈 원한을 극복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죠. 양국의 역사 교과서 공동편찬위원회를 설립한 겁니다. 양국의 동의를 바탕으로, 당시 있었던 사건의 순서를 명확하고 투명하게 설명해줄 공통 역사 교과서를 집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아시아에서는 함께 모여 역사를 연속적으로 논의하는 일이 불가능할 겁니다. 중국과 일본, 한국은 공통의 역사 논의를 위해 같은 테이블에 앉는 것조차 하지 못하니까요.

페스트라이쉬: 중국과 일본, 한국에서도 공통의 역사 교과서 편찬을 논의한 학자들이 있었습니다. 

후쿠야마: 물론 있었겠죠. 그러나 중국과 일본, 한국의 지도자들이 공동으로 편찬∙감수한 역사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약속하는 일이 정치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동북아시아에 필요한 일이 바로 이거죠. 지금 각국은 자신의 편향적 시각에 따라 역사를 기술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내러티브를 맞춰가기 위한 노력 없이는 3국 간에 어떤 실질적 이해도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역사적 담화는 잘못된 방향으로 빠르게 달려가고 있습니다.

아베 행정부는 역사적 사건의 상당수를 은폐하는 교과서를 만드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기존의 역사 교과서도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벌인 일을 충분히 다루고 있지 않은데 말이죠. 

다른 국가도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중국 또한 지난 15년간 역사적 내러티브에서 일본을 공격하는 표현을 늘려왔습니다. 

간극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요. 어떤 국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촛불시위, 한국 민주주의의 저력

페스트라이쉬: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됐습니다. 탄핵 결정으로 한국에서는 희망적 분위기가 생겨났지만, 국내 사태에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대립이라는 국제 정세까지 더해지면서 불안이 가중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깊어졌습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한국 청년에게 줄 조언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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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YTN)

후쿠야마: 저는 한국을 지켜보며 큰 희망을 얻었습니다. 2016년 11월 한국을 방문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끌었던 대규모 거리시위를 직접 봤습니다. 그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시민이 참여를 해야 합니다. 시민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정부는 법치주의의 원칙에 따라 반응을 보여야 합니다.

안정을 회복할 절차는 이미 제자리에 있습니다. 대선을 진행하면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할 것이고, 개혁안도 새로 마련될 겁니다.

한국 국민은 지금까지의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야지, 수치심을 느낄 이유가 없습니다. 정부는 엄청난 부패 사건에 휘말렸지만, 결국 의미 있는 방식으로 대응을 해나갔으니까요.

그것보다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더 걱정입니다. 아직 어린 김정은은 아주 위험한 생각을 가진 사람으로 보입니다. 미국에서는 위기관리 능력을 검증 받지 못하고 동북아시아 상황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는 행정부가 취임했죠.

이 상황에서 북한의 위협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수 개월간 침착하게 상황을 유지해갈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페스트라이쉬: 청년을 위한 글을 쓸 때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후쿠야마: 청년을 위한 글을 쓸 때 제가 좋은 조언을 드릴 수 있을 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 자신도 청년을 위한 글을 잘 쓰지 못했거든요. 아무래도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청년들은 이제 책이나 신문을 많이 읽지 않습니다. 우리 세대가 했던 방식대로 정보를 소화하지 않죠. 따라서 이 책의 내용을 성공적으로 전하기 위해서는 청년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할 방법을 찾아서 전달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책의 내용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 2017/04/0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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