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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 내성천은 지금 ② : 고려사찰 터를 수장하면서도 그 위에 흙을 다지는 기막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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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 내성천은 지금 ② : 고려사찰 터를 수장하면서도 그 위에 흙을 다지는 기막힌 이유

익명 (미확인) | 수, 2016/01/27- 13:51
겨울로 접어드는 어느 날 영주행 첫 버스를 타고 영주터미널에서 다시 평은을 거쳐 안동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탔다. 2010년 초여름 며칠간 수몰예정지 일대 내성천을 기록할 때 숙식을 제공한 금강마을 장선생댁이 새 이주단지로 이사하는 날이어서 조금이라도 도와드리고 싶었다. 차표를 확인하면서 연세가 좀 지긋한 기사님은 아직도 차가 평은을 지나갈 수 있느냐고 물었다. 버스가 수몰예정지에 들어서자 왜 댐을 짓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심하게 훼손한다고 기사님이 한마디 한다. 언젠가 이산면에서 저녁 때 차를 태워준 한 분도 중장비로 돈을 벌긴 하지만 이곳이 이렇게까지 망가져야 하는 것에 깊은 의구심 같은 것을 드러낸 적이 있다. 물론 이런 말들이 수몰예정지 밖에까지 들리지는 않는다. 들어야 할 이야기가 이 땅에는 너무 많다. 

버스는 금광리에서 나만 내려놓은 채 옹천 쪽으로 향했다. 버스에서 내리면 들러 인사 나누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던 신사장님의 정류소 매점은 지난 가을 부서졌고, 가게 자리는 깨끗하게 정리되었다. 살아온 고향 땅이 댐으로 잠기는 것에 대해서는 애써 말을 아꼈지만 언젠가 “영양이나 영덕에 들어서려는 댐만큼은 막아야 하지 않겠어요?” 라고 말했던 신사장님은 가게 선반에 텅 빈 자리가 많아지던 지난여름 어느 날 조만간 이곳을 떠나 멀지 않은 어디로 이사할 것이니 놀러오라는 말을 건넸는데 사실상 작별 인사가 되었다. 그와 강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강의 어떤 특징이나 강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듣기도 하였다. 그는 봉화에 150밀리 가량의 비가 한 번에 내리면 강은 바닥부터 뒤집어 쓸고 내려가는데, 그러고 나면 강이 다시 본래 모습대로 깨끗해진다고 하였다. 사실 때때로 강에 때가 잔뜩 끼는 것은 사람이 온갖 오물을 버리고 이것을 제대로 정화하지 않은 채 강으로 보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그는 홍수가 나면 논도 잠기기는 하지만 벼꽃이 피는 일정 기간만 아니라면 크게 영향 받는 것은 아니고, 또 이렇게 가끔씩 물이 토사와 함께 들어와야 땅이 건강하다면서 최근 몇 년간 큰 비가 없는 것을 오히려 걱정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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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많은 비가 내렸고 넓은 범람원으로 강물이 올라온다. 이런 강의 공간을 모두 없애면 홍수는 재앙이 될 수도 있지만 범람원이 살아있으면 풍요로움으로 작용한다. 강물이 빠진 후 새로 생긴 여러 웅덩이에 치어들이 노는 것을 볼 수 있다. 물고기들이 이 범람을 이용한 것이다. 이런 범람원은 하류 중요도시가 수재를 입는 것을 예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하천 정책은 이런 상류 쪽 강을 정비하고 제방을 높게 쌓으려 한다. 심지어 국토부는 상류에 영주댐을 짓고 2014년부터 그 하류에 하천정비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2011. 6. 예천 개포 /  박용훈

수몰예정지에서 사람이 떠나거나 공공기관이 이전하면 살던 집이나 시설은 어떤 애상을 느낄 여유 없이 해체되었다. 학교가 옮겨가면서 건물이 철거되고 맨 땅만 덩그렁 남은 평은초교 자리를 처음 보게 된 날 운동장을 서성이며 이곳 사람들이 모여 운동회를 하던 때를 떠올리는 것은 덧없는 일이지만 발걸음이 쉽게 돌아서지 않았다. 학교 풀밭에서 부부의 사진을 찍어드렸더니 고맙다며 송이를 캐는 가을에 놀러오라던 할머니, 동네별로 패를 나누어 핏대를 세워가며 줄을 당기다가 져도 그만 이겨도 그만이었던 사람들, 달리기 시합에서 자전거를 상으로 받고 좋아하던 아가씨, 초대가수의 흥겨운 가락에 운동장 연단으로 올라가 신나가 춤추던 아이들, 한복을 멋있게 차려입고 운동장을 찾은 할아버지, 이런 모습들은 이제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보기 어려운 풍경이 되었다. 제주곶자왈작은학교 어린이들이 모래강을 체험하겠다며 이곳을 찾던 첫날인 2011년 초여름, 강에서 소낙비를 되게 맞은 아이들에게 2층 따뜻한 쉴 공간을 내어주던 평은면사무소와 농사를 짓는 주민들의 택배 상자가 자주 쌓여있던 우체국, 고갯길 초입에 서있던 농협 등 공공건물들도 하나씩 있던 자리에서 사라졌다. 이 기관들은 자리를 옮겨갔지만 73년의 역사를 지닌 평은역은 2013년 3월 28일 새벽 운행을 끝으로 아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2천억원 이상이 드는 새 철로 공사와 함께 댐 때문에 사람들의 애환이 깃든 역이 아예 사라지는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지만 이 일 또한 전혀 세상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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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은면 주민들의 운동회 2011. 5. / 박용훈

평은정류소 매점과 수정식당, 길손식당, 그리고 주변의 집들이 모두 철거된 빈 자리에 한 단체의 젊은이들이 동네의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정을 나누며 그들의 옛 사진과 애틋한 마음을 담아 꾸민 “갤러리 평은정류장”이 홀로 아침햇살을 받았다. “수몰민의 아픔을 어찌 알리오” “안타깝고 서운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는 등의 갤러리 유리창에 새겨진 주민들의 가슴 아픈 글씨만이 어쩌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수몰의 애달픈 마음을 전하고 있었다. 다음에 또 이 자리에 서면 그때는 이 갤러리마저 없어지고 텅 빈 하늘만 올려보게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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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들은 철거되고 주민들의 애환이 담긴 갤러리만 서있다. 2015.11. 영주 평은 / 박용훈

금광교를 지나 금강마을로 들어서면 마을 한가운데 위치한 장씨고택은 이미 철거되었고, 두 동강난 큰 항아리가 아직 녹지 않은 얼음을 담고 있었다. 2011년 6월 방송된 mbc 스페셜 <나의 살던 고향은>에서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가난한 살림 속에서 온갖 풍파를 다 이겨낸 할머니지만 이번 바람만큼은 견디기 힘이 듭니다”라고 전했던 고택 할머니는 상주 아들 댁에 가계신다고 들었다. 장선생 댁으로 오르는 길가 어느 집의 비닐하우스에서 김장을 담그고 있었다. 들러 인사를 하자 노란 배추 잎에 속을 싸서 준다. 마을에서의 마지막 김장이다. 같이 있던 몇 분에게 막 담근 김치를 넣은 프라스틱 통을 하나씩 건넨다. 집단이주하는 17세대를 빼면 이웃사촌들은 이미 뿔뿔이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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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장씨고택을 찾은 사람들을 늘 반갑게 맞았다 2012. 5. / 박용훈

고려시대 사찰인 금강사 터가 발견된 바로 근처에 있는 장 선생 댁으로 올라갔지만 한창 이사로 분주해야 할 집안에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핸드폰이 고장 난 탓에 연락을 취하지 못하고 서성이다가 금강사 터로 발길을 옮겼다. 대형 굴삭기 2대가 하얀 돌이 깔린 터 위로 흙을 덮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바라보다가 마을 주민에게 묻자 절터가 발견된 자리에 하얀 돌을 50 깔고 그 위에 2m 50 두께로 다시 흙을 덮는다는 것이다. 모두 3m 두께로 터를 덮는 것이니 담수 전에 이렇게라도 터를 보존하겠다는 뜻 외에는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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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사찰 금강사터를 돌과 흙으로 덮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15.11. / 박용훈

기가 막힌 일이었다. 송리원댐 추진단계인 2002년부터의 마을 지표조사에서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다양한 도자기 조각 등을 수습하여 관련 유적 분포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었지만 2009년 12월 영주댐 착공 후 3년 5개월만에야 발굴조사에 착수하여 2013년 12월부터 다시 정밀 발굴조사에 들어갔는데, 고려시대 사찰 터와 보물급 유물이 이 조사에서 다수 발견된 것을 발표하지 않다가 2014년 4월 30일 마을을 찾은 장하나의원에게 주민이 이 사실을 전했고, 장의원이 문화재청에 사실여부 확인을 하고 나서야 이 내용이 일반에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이런 발굴사안에 대해서는 보도자료를 배포하여왔지만 영주댐 수몰예정지 조사발굴은 침묵했다. 발견된 유구유물들은 문화재전문위원인 황평우소장에 의하면 38자의 명문이 새겨진 광명대 등 불교관련 유물의 상당수가 보물급 이상이고 그 일대를 사적지정하고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지만 주무당국이 나서서 발굴사실을 알리지 않은 고려사찰 터가 어떤 대접을 받을 지는 추측하기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 터를 수몰은 하면서도 어쨌든 보존하겠다고 조용히 돌과 흙을 덮는 그 광경은 참으로 기이하였다. 언젠가 후일을 기약해야할만한 자리라면 왜 정상적인 보존을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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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물연구원이 금강마을 문화재조사 중 발굴한 금강사 터에서 나온 유물들

장선생댁의 이사는 오후에야 시작되었다. 다음날 있을 조상묘의 대규모 이장 준비로 장선생이 오전 내내 바삐 다녔던 까닭임을 늦게야 알았다. 집안에 물건은 많지 않았지만 장이 담긴 독이나 여러 빈 독들은 소중해서 조심스럽게 옮겨야 했다. 독을 모두 옮겼나 싶었는데 집과 조금 떨어진 땅에 놓인 컨테이너 문을 열자 더 많은 독들이 모여 있었다. 일부는 땜질한 것들도 있었지만 땜질을 했건 온전하건 요즘은 보기 어려운 독들이었다. 묵을수록 좋은 것 중의 하나가 오래된 독인데 아마도 장선생 어머니가 결혼했을 때부터 있었거나 이후 장만한 독들을 대부분 갖고 계신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일부 가전, 가구는 새집에 맞게 자식들이 들여놓겠지만 시간이 지나도 지난날의 이런 저런 추억들을 떠올리며 오래 말동무로 남을 것은 손 때 묻은 채 평생을 함께 해온 것들일 것이다. 장선생 어머니의 몸에 밴 그 문화를 정작 문화를 지키고 발전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기관은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맑은 모래톱 사이로 굽이굽이 흐르는 강물이 잘 내려다보이는 햇볕 잘 드는 언덕에 자리 잡은 금강사 터를 그대로 보전하고 그 옆에 작은 기념관을 지어서 발견된 고려시대의 유구유물들을 전시한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그 땅에 그대로 간직된 유구유물들을 통해 조상의 숨결을 좀 더 가까이 느끼고, 전처럼 농사지으며 평화롭게 사는 마을 어른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강가에 나가 걸어보면서 하루를 보내는 것, 그런 것이 문화가 아닐까? 중세의 모습이 남아있는 유럽의 풍경을 찾아가 보여주는 TV 프로그램들이 사실 다 그런 것들 아닌가? 왜 이 땅의 귀중한 문화는 짓는 이유도 분명하지 않은 댐 때문에 수장당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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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년 된 금강마을 소나무 2015.11. / 박용훈

해가 떠오르는 이른 아침, 장선생이 먼저 찾은 곳은 마을 밖 할머니 산소이다. 장선생이 할머니 산소에 예를 갖춘 후 이장이 시작되었다. 다시 마을 안으로 들어와서 조상의 묘소가 여러 기 있는 솔 숲 쪽으로 가는데 커다란 소나무가 홀로 서 있는 곳에 포크레인 2대가 들어와 있다. 장선생이 발견하고 그쪽으로 가서 한참 이야기를 나누더니 다시 포크레인이 빠져나간다. 장선생 말로는 250년 된 마을 소나무로 수공과 억 단위의 돈을 들여 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하여 옮기기로 했는데 작은 장비를 가져와서 파내려 해서 수공과 통화하고 일을 중단시켰다는 것이다. 허리가 약 2m 둘레인 이 소나무는 나무로부터 어른 두 걸음도 안 되는 바깥에 원을 둘러 파내려 표시한 흔적이 보였고 그 경계에 있는 굵은 뿌리 하나는 이미 전기톱 등으로 절단한 뒤였다. 조금 후에 수공에서 직원 몇 명이 나왔고, 장선생은 입찰공사로 하기로 하였는데 얼렁뚱땅 몇 백 만원짜리 삽질해서 옮기려한다고 왜 그때 얘기와 다르냐고 항의하였고, 수공직원은 시공사에서 서둘러 작업하느라 수공과 이야기가 안 된 채 들어왔다고 해명하였다. 조만간 어떤 절차를 거쳐서 다시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였지만 250년 된 소나무가 이런 환경 속에 옮겨가서 금강마을 새 이주지에서도 지금처럼 멋진 풍채에 푸른빛을 계속 보여줄 수 있을 지는 두고 봐야 알 것 같았다. 한편 이 소나무와 약간의 거리를 두고 서있는 큰 밤나무는 천수를 누리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생을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 장선생은 300년 넘게 마을을 지켜온 나무인데...하며 안타까워한다. 장선생과 친척 몇 분이 한나절 서둘러 마을과 마을 밖의 몇 곳에서 이장을 진행하여 영주 지역의 볕 잘 드는 야산에 모두 모시고 나니 해가 떨어졌다. 새로 모실 자리를 구하기까지는 2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조상누대로 살아온 삶의 터를 지키지 못하고 조상들을 다시 모셔야 하는 죄송함과 이장을 잘 마쳐야 한다는 부담감에 내내 얼굴을 펴지 못했던 장선생은 이장이 끝나고 내려와서야 조금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지역공동체를 송두리째 뿌리 뽑는 대형 댐 사업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되돌아보지 않으면 어떤 명분으로라도 댐 사업은 계속될 것이고 이런 일은 계속 반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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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 전 산소에서 절을 올리는 금강마을 주민들 2015. 11. / 박용훈

글과 사진 : 박용훈(초록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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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은 초록사진가이자 생태지평 회원이신 박용훈 님이 사진과 글로 강 소식을 전하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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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접수확인 메일을 받지 못하신 분은 담당 (손성희 연구원 02-338-9572) 에게 연락주세요.


목, 2018/06/2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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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해 소박하지만 조화로운 삶을 꿈꾸는 분들과 함께 따뜻한 식사와 마음을 나누고자 합니다. 생태지평연구소 창립 12주년 기념행사에 초대합니다. 


일시 : 2018년 11월 21일(수) 오후 6시 30분

장소 : 곤자가컨벤션(서강대 후문, 서울시 마포구 백범로 35, 02-711-3115)

후원 : 기업은행 048-065485-01-7090 사단법인생태지평

문의 : 생태지평연구소(02-338-9572)


<모시는 이>
이 사 장   김인경
후원회장  임창수
이       사   전승수(소장), 명호(부소장), 고영조, 김광식, 조경만, 조성오
연 구 원    강은주, 손성희, 이이자희, 이재욱, 장지영, 홍숙경
 
여는마당(6시 30분) : 따뜻한 만찬
본 마당(7시~8시) : 감사와 나눔의 시간

# 행사에 참석하실 분은 미리 알려주시면 준비에 큰 도움이 됩니다. 


금, 2018/10/1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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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에서 “미세먼지 문제해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라는 제하로 미세먼지 측정 등 과학기술적 접근방법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과학기술적 접근방법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접근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실상 과학기술은 문제해결의 기반이 될 뿐, 환경이 파괴되는 구조에 대한 고찰과 발견된 구조적 문제를 손봐야만 환경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가능하다. 환경 파괴가 인위적 원인에 근거한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경제 구조는 환경문제 자체 그리고 그 해결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 경제는 인간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물, 공기 등 환경을 공공재로써 접근하고 있다. 물론 식수는 정부에서도 유료로 제공하고 있으나 그 가치에 비해서는 무척이나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깨끗한 공기에 대해 정부가 세금이나 요금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다. 공공재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니 누구나 무료로 접근할 수 있는 장점도 있으나 누군가가 오염을 시키는 경우 실효적 규제 또는 처벌이 있지 않은 이상 모든 공공의 피해가 된다. 이것이 소위 가레트 하딘(Garret Hardin)이 말한 공공의 비극(tragedy of commons)이다. 걱정하지 마시라! 공기세를 만들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니. 그럼 남은 것은 대기환경 오염행위에 대한 실효적인 규제가 될 것이다. 

과연, 실효적인 규제란 무엇일까? 우리 환경법제에서 규제의 기본 틀을 알아보자. 최상의 법인 헌법은 제35조에서 환경권을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1) 환경권의 내용인 “건강하고 깨끗한 환경”의 수준은 환경정책기본법에서 환경기준이라는 것으로 구체화되고, 2) 대기환경보전법, 물환경보전법, 소음진동규제법 등 오염매체 별 개별법에서 환경기준의 달성을 위해 각종 오염원에서의 오염물질 배출기준을 정하며, 3) 오염배출시설 등이 배출기준을 준수하지 못하는 경우 각종 행정조치, 과태료, 벌금 및 배출부과금 등을 부과하여 준수를 강제하는 것이다. 

오염배출시설에서 배출기준을 초과하는 오염물질을 배출할 때 부과하는 과태료와 벌금은 법 위반행위를 자제 또는 억제시킬 만큼의 수준일까? 우리나라 법정에서 부과된 환경사범에 대한 벌금은 그 경중을 떠나 대부분 200만 원을 초과하지 않는다. 재판 자체도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약식재판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운영자는 200만원의 벌금을 일종의 기업 운영 비용으로 생각하고 환경법 준수는 도외시한다. 환경파괴를 경제발전의 부수물로 생각하는 법원과 검찰의 환경수준도 문제이지만 행정부 역시 배출부과금을 정하는 과정을 보면 우리나라 정부의 환경수준을 알 수 있다. 배출부과금은 생산과정에서 소요되는 원료비, 인건비, 기자재 등 생산비용(개인적 비용)에 포함되지 않은 또 다른 비용, 즉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환경오염 정화비용(사회적 비용)을 반영하기 위해 고안된 제도이다. 그러나 행정 일선에서는 환경정화비용의 계산이 어렵다는 이유로 사실상 공과금과 같이 일정한 산정방식에 따라 일률적으로 배출부과금을 정한다. 그리고 그 액수는 실재 환경오염정화비용에 그치지 못함은 당연하다. 

제도 목적인 환경오염의 내부경제화라는 취지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벌금이나 과태료 또는 배출부과금을 상향조정하면 환경법 준수가 이루어져 환경보호가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입법론적 관점에서 올바른 방법은 아니다. 벌금, 과태료, 부과금 등은 행위자를 강제하는 수단으로 수동적 행태를 양산하고 결국 행위자는 법의 약한 어딘가를 찾기 마련이다. 입법론적 관점에서 보다 바람직한 방법은 수범자들이 수동적인 아닌 능동적인 행태를 통해 입법취지가 달성되도록 하는 것이다. 어떻게 가능할까? 

201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시카고대 리처드 탈러(Richard Thaler)가 쓴 넛지(Nudge)라는 책이 있다. 넛지란 누군가를 팔꿈치로 슬쩍 쿡 찔러 어떤 행동을 유도하는 것으로 강제 없이 스스로의 결정을 통해 특정한 방향성을 도출하는 것이다. 리처드 탈러는 어떤 행동을 편견 때문에 실수를 반복하는 인간들을 부드럽게 ‘넛지’함으로써 현명한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책에서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표적인 것이 공중화장실 소변기 중심에 작은 파리 하나를 그려 놓음으로서 상대적으로 깨끗한 화장실을 유지하는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행태 또는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이라고 한다. 넛지가 경제학 관련 서적이기는 하지만 공동 저자인 캐스 로버트 선스타인(Cass Robert Sunstein)은 법학자이다.(저서 출간 당시 시카고 대학 로스쿨 교수였으나 같은 해 가을 하버드대로 이직하였다). 선스타인 교수는 환경법을 강의하였는데 그래서인지 같은 책에서 환경보호 목적 달성을 위해 규제를 대신할 수 있는 넛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기후변화의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 저감 방법으로 사용되는 배출권거래제도이다. 실은 미국에서는 온실가스 이전에 산성비 등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황 등 일부 대기오염물질의 배출권거래제도를 1990년대부터 도입하였다. 기업의 산업 활동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대기환경은 보전해야 하니 배출오염시설 별, 오염물질 별 배출할 수 있는 한도를 정해 놓고 그 이상을 배출하면 벌금이나 과태료 대신 타기업의 여분의 배출권을 구매하도록 하는 것이다. 역으로 이야기하면 낡은 배출저감장치를 고성능 장치로 교체하여 배출량을 줄인다면 추가 생산도 가능하지만 잉여분을 시장에서 팔수도 있는 것이다. 만일 시장에서의 배출권 거래가격이 충분히 투자를 유도할 수준의 가격으로 형성된다면 합리적인 경영자라면 환경투자를 경영에 고려할 것이다. 경제활동도 그리고 환경보호도 이룰 수 있는 이른바 지속가능한 성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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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이미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 온실가스배출권은 도입 초기 보다 2배 이상 오른 톤당 2만 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미세먼지나 미세먼지 생성물질 배출 오염시설에도 배출권거래제도를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에도 오염물질 총량관리제와 거래를 가능케하는 배출총량이전이라는 제도의 틀은 존재한다. 그러나 아직 총량관리만 되고 있을 뿐 아직 거래제는 도입되어 있지 않을 뿐 아니라 미세먼지는 아직 총량관리의 대상도 아니다. 미세먼지 총량관리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미세먼지 배출의 정확한 측정 등이 전제되어야 하는 등 운영상 어려운 점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비현실적인 규제보다는 시설 운영자로 하여금 스스로 미세먼지 배출을 감축하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감축시설 투자에 세제를 감면하거나 적극적으로 감축시설도입을 지원하는 등의 인센티브 제도를 제도 운영 초기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세먼지 주 배출원인 경유차의 문제도 어떨까? 정부는 한때 경유차를 크린차로 소개하기도 했다. 정부의 홍보와 휘발유보다 싼 가격 등의 매력으로 소비자들은 경유차를 선택하였다. 그러나 이제 미세먼지 주범이라는 민망한 비난을 받는다. 출퇴근용으로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환경을 보호하는 마음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된다. 그러나 생업으로 경유화물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만일 대기오염저감장치를 지원하지 않는 자치단체에 거주한다면 조만간 수도권으로는 진입도 못 할 상황이다. 적절한 지원없이 규제를 하는 것은 환경에 대한 반감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여기에는 미세먼지 배출자와 수혜자 그리고 피해자간의 불형평 소위 환경정의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할 것인가의 문제가 내재되어 있다. 만일 대기환경오염행위에 대한 실효적인 규제나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다면 현재 미세먼지 문제는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람의 본성은 억지로 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럼 스스로 할 수 있게 여러 장치를 강구하여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법을 만드는 것이 미세먼지 해결의 또 다른 접근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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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소병천(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생태지평연구소 운영위원)
월, 2019/02/2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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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한가위 보내세요. 생태지평과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더위에 지친 여름을 지나 가을이 되었습니다.

결실의 계절, 생태지평과 함께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추석을 맞아 사랑과 안녕의 인사를 보냅니다. 

올 추석은 뜨거운 여름을 이겨낸 생명들과 이웃들에게 격려와 안부를 묻는 추석이 되면 어떨까요.


보름달이 주는 넉넉함 만큼 정겹고 행복한 추석 보내시길 바랍니다.

생태지평에 보내주시는 변함없는 성원과 사랑에 깊이 감사드리며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추석이 되길 바랍니다.


생태지평 연구원 일동

금, 2018/09/2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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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늦게 생태지평연구소 창립 12주년 기념행사를 치뤘습니다. 

조금 늦은만큼 이것저것 소소하게? 많이 준비한 행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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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운영위원님이 사회를 맡아주셔서 행사가 부드럽게 진행되었습니다. 

언제나 든든하게 살펴주시는 전승수 소장님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이용선 님(청와대 시민사회 수석)의 격려사에 힘을 받았습니다. 

오랜만에 공연도 했습니다. 공연해주신 윤제형 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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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많은 분들이 참석하셔서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연구원들이(특히, 명호 부소장) 모두 행복했습니다. 

항상 행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얼마나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실까입니다. 

앞으로도 꼭 잊지말고 참석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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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빠지지 않는 PPT 발표! 이번 주제는 한반도 생태계 보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이 진행되고 다양한 분야의 남북 간 교류 가능성이 높아지면 관심이 부쩍 많아졌는데요. 명호 부소장의 야심차게 준비하여 발표했습니다. 


올해 생태지평상은 한겨레신문사 '애니멀피플'에서 수상하셨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동물뉴스로 만나길 기대하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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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자희 선임연구원의 진두지휘로 강은주 연구실장, 홍숙경 책임연구원의 피, 땀, 눈물으로 만들어진 고급진 테이블세팅. 매년 하던 방식을 탈피해 테이블 참석자 이름표, 니스, 프로그램 진행 안내문, 모두 한땀 한땀 연구원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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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의 참여로 풍성한 행사가 되었습니다. 

항상 생태지평연구소를 응원해주시고 후원해주셔셔 감사합니다. 

내년에 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행사를 잘 마무리하는데 여러 분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특히, 초청장 이미지 작품을 그려주신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님과 

항상 생태지평연구소 행사때마다 사진촬영을 해주시는 서경렬 회원님께 

이 글을 통해 감사를 전합니다. 


또한 참석과 후원해주신 분들과 마음으로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사진_ 서경렬 생태지평연구소 연구회원

화, 2018/11/2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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