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38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수개월 동안 시민을 공포에 빠트렸던 메르스 사태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가 지난 14일 발표됐다. 메르스 사태는 한국 보건의료체계의 구조적 문제점과 정부의 오판과 무능이 낳은 참사였다. 하지만 감사원은 보건당국의 총체적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정작 책임져야 할 청와대 및 당시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 최경환 당시 총리대행 등 ‘컨트롤타워’는 모조리 면죄부를 주었다.
감사원 감사결과 보고서만 봐도 문형표 전 장관의 잘못은 분명하다. 사태를 걷잡을 수 없게 키운 이유 중 하나가 뒤늦은 병원명 공개였다. 감사원은 병원명 공개를 5월 20일부터 6월 7일까지, 무려 19일간 하지 않았던 책임이 보건복지부에 있다고 밝혔다. 문형표 전 장관 스스로도 병원명 공개거부의 책임을 자인한 바 있다. 그런데 늑장 결정과 집행에 대한 책임을 정작 장관에게 묻지 않았다.
감사원은 “장관은 보고를 못 받거나, 아래에서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며 문형표 전 장관의 책임을 면해주고 있다. 하지만 문형표 전 장관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와 ‘민관합동 TF’의 수장으로서 보고를 못 받았다니 납득이 되지 않을뿐더러, 설령 그런 일이 있었다하더라도 컨트롤타워로서 조직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책임은 그 무엇보다 크다. 권한이 컸던 만큼 그 책임을 더 중하게 물어야 한다.
더구나 문형표 전 장관의 책임은 메르스 당시의 오판과 무능에만 있지 않다. 문형표 전 장관은 2013년 내정 당시부터 기초연금 말 바꾸기, 의료산업화 추진 등의 전력으로 국민의 보건 복지를 책임질 적임자가 아니라는 시민사회의 우려를 받았었다. 그리고 이러한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문형표 전 장관은 말로는 의료 민영화를 하지 않겠다더니 영리병원 추진, 병원 부대사업 확대 강행, 위험한 원격의료 강행 등 재벌의 돈벌이를 위해 의료를 상업화‧영리화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왔다.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민간병원 중심의 ‘의료산업’의 돈벌이를 우선시하며 정작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는 무대책으로 일관해 온 박근혜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은 메르스 사태라는 국민적 재앙을 낳았다. 병의 확산을 막기보다 재벌병원의 영업상의 손실만 걱정하다 감염 확산을 저지할 수 있는 결정적 타이밍을 놓쳤다. 메르스 사태의 진정한 몸통은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었고, 이를 앞장서서 추진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메르스 사태의 원흉인 문형표 전 장관을 처벌하기는커녕 오히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임명하는 후안무치를 저질렀다. 문형표를 보건의료의 수장으로 세워 잘못된 정책과 판단으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더니 이제는 노후복지의 책임자로 세워 국민의 노후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문형표 전 장관은 보건복지부장관 시절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 사기를 밀어 붙이고 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을 개악하는 데 앞장 서 왔다. 한국의 노후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소득대체율을 10% 높이면 보험료가 두 배 오른다며 국민연금 제도에 대한 불신을 부추기기도 했다. 또한 ‘세대간 도적질’이라는 입에 담지 못할 표현까지 해가며 국민연금제도의 토대인 세대간 연대를 파괴했다.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인 국민연금기금을 투기자본화하고 가입자 대표를 배제하여 국민연금기금을 금융재벌과 정부 경제부처에 넘기는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주장하기도 했다.
우리 국민은 메르스 사태 책임의 몸통인 문형표 전 장관에게 면죄부를 준 이번 감사원 결과를 결코 인정 할 수 없다. 면죄부를 받은 문형표 전 장관이 국민연금 이사장으로 계속 남는 것은 더 큰 국민적 재앙이 될 것이다. 국민 건강을 위험에 빠뜨렸던 문형표는 이번에는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로 국민 노후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다.
우리는 요구한다. 감사원은 잘못된 감사결과 폐기하고 제대로 된 감사를 다시 실시하라. 문형표는 당장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국민연금 이사장에서 즉각 사퇴하여 응분의 책임을 져라. 정부는 문형표를 국민연금 이사장에서 해임하고 즉각 처벌하라!
2023년 2월 7일, 세월호참사 당시, 304명의 국민을 구조하지 않은 해경지휘부에 대한 2심 재판(서울고등법원 2021노453, 피고인 김석균 외 10인) 선고가 있습니다. 지난 2021년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제22형사부)는 해경지휘부 전원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죄 관련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1심 재판부의 해경지휘부에 대한 전원 무죄 선고는 근거도 빈약하거니와 국민정서로는 납득할 수 없으며, 안전사회로의 전환에 있어 사법부의 역할을 방기하는 판결이었습니다. 세월호참사의 무게에 상응하는 해경지휘부에 대한 2심 선고는 사법정의 실현과 국가의 국민에 대한 안전 책임을 명시함에 있어, 역사적이고 의미있는 판결이 될 것입니다.
이에 세월호참사의 책임자 처벌과 안전사회 건설을 염원하는 법조인, 법학자들은 사법부가 2심에서 제대로 된 판결을 내리기를 촉구하고자 공동의견서를 제출하고, 의견서의 핵심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진행합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304명이 희생되었다. 그날 해경은 45도 이상 기운 선체 내에 450여 명의 승객이 있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단 한 번의 선내진입도, 퇴선 지시도 하지 않았다. 당시 해경이 해야 했던 것은 매뉴얼에 따라 단지 주어진 기본임무를 지키는 것이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의무를 저버렸다.
2021년 2월, 해경지휘부에 대한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는 ‘상황의 급박성’을 인지하기 어려웠다는 점, 구조세력으로부터 구조가 되고 있다고 오인할 만한 보고가 있었다는 점, 법률상 ‘퇴선의 일차적 책임은 선장에게 있다’는 점 등을 양형 근거로 들어 업무상과실치사상죄에 대하여 해경지휘부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법원의 판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부당하다.
하나. 매뉴얼과 법률상, 수색·구출 계획 수립, 선내 상황 파악 및 통보 하달, 구조 계획 시행에 관한 임무는 해경지휘부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였으나 해경지휘부는 이러한 기본사항을 지키지 않았으며, 이는 참사를 초래한 주의의무 위반 행위이다. 먼저, 참사 당시 각 구조본부장은 최초 구조 신고로부터 약 40분~1시간 뒤에 상황실에 임장했으며, ‘세월호 사고 관련 운영계획’문서를 결재한 본청 상황담당관과 경비과장은 구조본부가 가동되었다는 것을 몰랐다고 진술했다. 또한 구조계획을 세우기 위해 해경지휘부는 반드시 사고 선박 내부의 상황을 파악해야 하나 그러지 않았다. 당시 세월호 선내 승객들은 기존의 위치에서 퇴선 준비없이 대기하고 있었으며, 세월호는 빠른 속도로 기울고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최악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 승객의 긴급탈출 및 인명 구조에 관한 계획이 필요했으나, 지휘부는 구조계획을 세우거나 관련한 지시를 하지 않았다.
둘. 해경지휘부는 상황의 급박성을 인지할 수 있었으며, 급박성 인지 부족은 귀책의 사유이지, 면죄부의 근거가 아니다. 해경지휘부는 세월호의 기울기와 선내에 승객이 머무르고 있다는 것 등, ‘상황의 급박성’을 인식할 수 있는 충분한 보고를 받았다. 해경지휘부는 상횡의 급박성을 인식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갖고도 안이하게 대처했다. 만약 충분한 정보를 보고받지 못했다 하더라도 선내상황 파악을 위해 다양한 정보를 취득할 노력을 다하는 것도 해경지휘부의 책임이다.
셋. 퇴선을 유도하지 않은 점, 훈련 미비점은 정당화될 수 없다. 123정장 김경일에 대한 재판에서 법원은 세월호가 복원성을 상실한 상황과 승객들이 선체 밖에 나와 있지 않은 상황에서 퇴선유도는 “반드시 훈련을 통해서만 습득되는 것은 아니고 당시 상황에서 해경으로서 이행해야 할 기본 조치”였음을 강조했다. 위의 재판에서 광주고등법원은 123정장 김경일의 형을 1년 감형하며, 해경지휘부 등의 해경에게 승객 구조의 공동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관련하여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또한 긴급한 경우 사람을 피난시키거나 직접 위해 방지를 위한 조치를 하도록 할 수 있는 권한이 경찰에게 있음을 확인했다.
넷.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09:50경이 아닌 10:17경까지 해경이 초동대응 과정에서 퇴선유도 조치를 실시했다면 상당수 승객의 추가적인 생존에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상당했음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10:17경까지 적절한 구조계획을 수립하고 퇴선유도 조치를 취했는지 해경의 대응 적정성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세월호참사는 해경지휘부가 기본적인 그들의 임무와 역할을 다하지 않았기에 발생했다. 따라서 희생된 이들의 생명의 무게만큼 해경지휘부에 죄를 묻는 것이 타당하다. 2심 재판부는 국가기관으로서 대형재난 예방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올바른 판결을 함으로써 무너진 사회정의와 공공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의 안전권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2023. 1. 18.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참여연대 및 법조인·법학자 72인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국민 304명이 희생되었다. 그날 해경은 45도 이상 기운 선체 내에 450여 명의 승객이 있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단 한 번의 선내진입도, 퇴선 지시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왜 ‘더 잘하지 못했나?’를 해경에게 묻고 있지 않다. 당시 해경이 해야 했던 것은 매뉴얼에 따라 단지 주어진 기본임무를 지키는 것이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의무를 저버렸다.
2021년 2월, 해경지휘부에 대한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는 해경지휘부에게 형사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하나. 구체적인 과실이 인정되어야 하며 과실범의 공동정범에게 결과 전체에 대하여 각자의 주의의무 위반 행위가 결과 발생에 본질적으로 기여한 경우에 한해야 한다고 보았다. 둘.이 사건의 쟁점은 해경지휘부가 해경의 선내 진입 등 퇴선유도에 의한 구조 가능성이 상당하였던 09:50경까지 승객들의 퇴선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업무상과실에 해당하는지 여부라 보았다. 이에 따라 1심 재판부는 셋. 해경지휘부가 구조활동 당시 피해자들의 사망 또는 상해의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어야 했으나 ‘상황의 급박성’을 인지하기 어려웠다는 점, 넷. 구조세력으로부터 구조가 되고 있다고 오인할 만한 보고가 있었다는 점, 다섯. 해경이 구조활동과 관련하여 받는 훈련내용과 관련 규정 및 매뉴얼에서 규정한 행동수칙, 구조환경, 조건, 사고의 경위와 특성, 상황의 긴급성 등을 고려해야 하나, 법률상 ‘퇴선의 일차적 책임은 선장에게 있다’는 점 등을 양형 근거로 들어 업무상과실치사상죄에 대하여 해경지휘부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법원의 판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부당하다.
다 음
하나. 매뉴얼과 법률상, 수색·구출 계획 수립, 선내 상황 파악 및 통보 하달, 구조 계획 시행에 관한 임무는 해경지휘부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였으나 해경지휘부는 이러한 기본사항을 지키지 않았으며, 이는 참사를 초래한 주의의무 위반 행위이다. 해경지휘부의 책임은 경찰공무원법, 수난구호법, 해상수색구조매뉴얼, 주변해역 대형해상사고 대응매뉴얼, 대규모 인명피해 선박사고 매뉴얼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위 매뉴얼과 법률에 따르면, 선박의 침수, 전복 등 해양 사고 발생 시 해경은
위험단계에 따라 구조본부를 가동하고 구조계획을 세울 의무 (수난구호법 제 17조)
선내상황 파악 의무 (사고선의 선원이나 승객, 신고자 등으로부터 다양한 정보를 획득하려는 노력을 다해야 하며, 퇴선여부, 구명조끼 착용여부, 인명피해에 대한 상황을 파악하고, 구조세력이 현장에 도착한 후 사고 선박 내의 인원수와 상태 인명피해 상황을 우선순위로 두어 상황조사)
구조계획 시행 의무 (현장 세력과 관련 기관에 구조 계획에 따른 적절한 지시를 내리고 이행이 되는지 확인)
각급과 구조세력에게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고 신속히 통보, 하달할 의무 등을 수행해야 한다. (주 인용: 해상수색구조매뉴얼)
특히 해상수색구조메뉴얼은 세월호 사고가 해당하는 침수사고 및 전복사고의 경우 합리적인 구조계획 수립이 매우 중요하고, 최종적인 구조계획이 수립되어 있지 않아도 일시적인 구조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먼저 참사 당일 09:10경 구조본부가 발동되었다는 증거로 사용된 ‘세월호 관련 중앙구조본부 운영계획’문서는 참사 이틀 전 4월 14일, 그랜드포춘호 침몰관련 중앙구조본부 운영계획의 복사본이라 할 정도로 내용이 다르지 않으며, 이에 결재한 여인태 본청 경비과장은 상황대책팀 소집을 통보받았을 뿐, 중앙구조본부가 가동되었다거나 그 자신이 구성원임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함께 결재한 임근조 상황담당관 또한 당일 중앙구조본부가 가동되었다거나 자신이 그 구성원인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고, 상황반원으로서 구체적인 임무를 부여받은 사실도 없다고 진술했다. 이는 피고인들이 자신의 죄를 줄이기 위한 진술이었으나, 외려 구조본부 발동이 무근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또한 09:10경 가동했다면 그즈음 구조본부로부터 있어야 할 구조 관련 지휘가 있어야 했으나, 관련 지휘가 전혀 없다. 구조본부장인 목포서장 김문홍은 3009함으로 하여금 사고해역으로 전속력 출동을 지시한 것 외에 09:59까지 아무 지시를 하지 않았으며, 중앙구조본부장 김석균은 09:27 경 임장(사참위, 09:10경이라 허위진술한 바 있음), 서해청장 김수현은 9:53경 TRS 상 첫지시를 내렸다. 구조본부장의 임장이 늦고, 상황담당관과 경비과장이 모르는 상황에서 구조본부가 가동되고 구조계획이 수립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해경지휘부가 구조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은 참사를 초래한 본질적인 주의의무 위반이다. 구조계획을 세우기 위해 해경지휘부는 반드시 사고 선박 내부의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당시 세월호 선내 승객들은 기존의 위치에서 퇴선 준비없이 대기하고 있었으며, 세월호는 빠른 속도로 기울고 있었다. 현장에 출동한 100톤급 함정과 헬기로 450여 명의 승객을 구조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승객의 긴급탈출 및 주변 선박 구조에 관한 계획이 필요했다. 최악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선체의 침몰 시각을 예상하여 신속한 인명구조대책을 세우는 것도 중요했다. 현장 도착 전 이러한 선내 상황을 여러 신고자, 여객부 선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파악하지 않은 것, 현장 도착 후 우선순위에 맞게 인원수와 상황, 인명 피해 상황 파악을 먼저 지시하지 않은 것 등 신속한 인명 구조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은 중대한 의무 위반이며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과실 행위라 할 것이다. 해경지휘부는 책임자라면 마땅히 구조계획을 세워야 했으나 구조계획은 찾아볼 수 없으며 퇴선 지시 등 어떠한 유의미한 지시도 현장 세력에게 전달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실제 구조할 수 없는 ‘지휘부’의 역할이 구조계획 수립과 지시 및 이행 확인 등이 아니라면 무엇인가? 사고 발생 시, 해경 대응 적정성의 ‘책임’을 질 게 아니라면 그들은 왜 ‘책임자’인가?
둘.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조사 결과, 09:50경이 아닌 10:17경까지 해경이 초동대응 과정에서 퇴선유도 조치를 실시했다면 상당수 승객의 추가적인 생존에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상당했음을 확인했다.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소위원회 보고서 p.171) 이를 바탕으로, 10:17경까지 적절한 구조계획을 수립하고 퇴선유도 조치를 취했는지 해경의 대응 적정성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셋. 해경지휘부는 상황의 급박성을 인지할 수 있었으며, 급박성 인지 부족은 귀책의 사유이지, 면죄부의 근거가 아니다. 해경지휘부는 ‘상황의 급박성’을 인식할 수 있는 충분한 보고를 받았다. 8시 54분 목포 해경 상황실에 접수된 직후부터, 300여 명 이상의 승객이 탄 세월호가 30도 이상, 40도 이상 기울어가는 시간대별 기울기 정보가 상황실을 통해 계속 전파되었다. 세월호 조타실 선원은 진도VTS와 교신하며 배가 50도 이상 기운 것, 퇴선준비를 위한 방송과 움직임이 어렵다는 것, 라이프자켓 확인도 어렵다는 것 등 주요 정보를 전파했다. 이로 상황이 위급하다는 것과 신속한 대책이 필요함을 확인할 수 있다. 09:28 현장에 도착한 헬기 P511도 현재 배 우측 40.5도 기울어져 있고 지금 인원들은 대부분 선상과 배 안에 있음’이라고 보고 했다. 그러나 해경지휘부는 급박성을 인식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갖고도 안이하게 대처했다.
만약 충분한 정보를 보고받지 못했다 하더라도 선내상황 파악을 위해 다양한 정보를 취득할 노력을 다하는 것도 해경지휘부의 책임이다. 당시 목포서 상황실은 직접 세월호 승객과 선원으로부터 다수의 122 신고를 접수하여, 대기하며 퇴선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선내 상황을 파악했다. 하지만 목포서 상황실은 이 내용을 반복된 내용이라 취급하고 각급에 전달하지 않았다. 또한 목포서 상황실은 세월호 승무원 강혜성의 휴대전화를 파악하였다. 강혜성은 세월호 안내데스크에서 승객들에게 선내방송을 계속 시행했으며, 침몰직전까지 선내에 머물렀던 사람이었으므로, 만약 해경이 그와 교신을 유지했더라면 선내상황을 파악하고, 퇴선준비를 돕는 데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상황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09:38부터 여인태-김경일의 통화로 인해 해경지휘부가 세월호의 선내 퇴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등 상황을 인식할 수 있었다 인정한다. 09:38 통화는 해경 구조세력이 자세하게 현장상황을 최초로 보고하였던 것이므로 각급 구조본부에 가급적 신속하게 전파될 필요성이 있었다. 하지만 여인태는 본청에게만 보고하고 상황실 내부에도 이 내용을 전파하지 않았다.
넷. 퇴선 준비가 되고 있다, 구조가 되고 있다고 오인할 수 있던 가능성 또한 해경지휘부에게 책임이 있다. 해경지휘부는 유일하게 세월호와 소통한 진도VTS로부터 보고받은 기울기와 승객 인원 등의 정보를 취득하였으나 이를 123정과 헬기 구조세력에게 지속적으로 전달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123정은 현장에 도착해서 50도 이상 기운 세월호를 마주해야 했으며, 헬기 구조 세력 또한 세월호 승객 승선 인원조차 모르고 현장에 도착해야 했다.
1심 재판부는, 09:23경 세월호의 탈출 문의를 오히려 ‘어느 정도의 퇴선준비가 이루어졌고, 퇴선 여부의 결정만이 남은 상태였다고 오해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보았다. 하지만 해경지휘부가 만약 실제 퇴선 준비가 완료되었다고 이해했다면, ‘선장이 판단하라’로 답변하는 것이 아니라, 곧 도착할 헬기와 123정, 이미 현장에 있던 둘라에이스호가 어디서 접안을 하고 승객을 구조할지 전달하기 위해, 어느 위치로 승객을 탈출시킬지 ‘선장의 판단’이 무엇인지 물었어야 옳다. 이미 여러 차례 움직일 수 없고 방송이 불가한 상태라 한 상황에서 탈출시키면 구조할 수 있냐는 질문을 ‘바로 탈출시키겠다’는 것으로 이해한 재판부의 판단은 편향적이다. 그보다, 수상구조법 제 12조에 따라 긴급피난을 신청하고 허가를 요청하였거나, ‘구조를 기다리는 것보다 탈출을 위해 움직여 보는 것이 좋겠느냐’는 질문으로 이해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09:28 현장에 도착한 헬기 P511도 현재 배 우측 40.5도 기울어져 있고 지금 인원들은 대부분 선상과 배 안에 있음’이라고 보고했다. ‘집결해있거나, 퇴선을 위한 대기를 하고 있다고 오인할 만하다’고 재판부가 판단하는 것 또한 상식적이지 않은 판단이다.
100톤급 이하의 함정에 코스넷(해경 지휘통신망)이 설치되어있지 않음은 지휘부가 지휘를 위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했던 기본 정보이나 중앙구조본부(해경청장)와 광역구조본부장(서해청장)은 코스넷이 설치되어야 소통 가능한 KCG(해경 메신저 시스템)상으로 123정에게 지시를 내렸다. 이에 대하여 TRS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일부러 코스넷(KCG)를 사용했다 하였지만, 본청이 내린 가장 유의미한 지시였던 KCG상 09:44경 탈출권고는 매우 시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15분 가량(09:44~09:59) 구조세력에게 전달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하여 TRS 상 김문홍 목포서장이 제대로 전달했는지 서해청과 본청은 확인할 수 있었으나 김문홍에 의해 퇴선 유도가 지체되는 것에 대해 아무런 확인을 하지 않았다. 관련하여 09:59 경 김문홍이 구조세력에게 ‘뛰어내리라 하면 안되나?’했던 최초의 퇴선 관련 언급은 지시가 아니라 질문이었다. 이를 판결문에서는 ‘지시’하였다고 잘못 표기하고 있다. 이는 본청과 서해청의 탈출 권고를 하달한 것이라 보기 어려우며 김문홍이 코스넷 상 헛도는 지시를 123정 및 구조세력에게 전달하지 않은 것을 반증하고 있다. 09:54경 TRS 상 이미 123정장 김경일이 ‘현재 경사가 너무 심해서 본함 직원을 승선시켜서 올라갈 길이 없다’ 보고한 바가 있었으므로 적극적으로 대공 마이크 이용하여 퇴선방송을 하도록 ‘질문’하는 것이 아닌, 지시했어야 함이 옳다.
또한 123정이 승객들에게 퇴선 지시를 하고 구조 중이라고 오인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는 판단에 대하여, 김경일이 09:44 TRS로 ‘직원 한 명을 배에 승선시켜서 안전 유도하겠다. 접안해서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한 부분을 근거로 들었으나, 이미 450명이라는 승객 인원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한 명을 승선시켜 안전유도’하겠다는 것은 퇴선조치 및 구조라 볼 수 없으며 이를 적절한 대응으로 오인함 그 자체로 ‘현장구조세력의 적정성 검토’의무를 방기한 지휘부의 과실이라 볼 수 있다. 이어 123정이 09:54경 ‘승선하려고 했으나 어렵다. 항공기가 있다’고 보고했으므로, 항공구조사를 통해 퇴선 조치하는 등 구조계획과 지시를 지휘부에 요구한 것이라 보인다.
심지어 1심 재판부는 선장 및 선원과 직접 교신하여 승객들을 비상갑판으로 이동하라고 지시하였더라도 선장 및 선원이 이를 묵살하거나 이미 탈출 방송을 실시하였다 계속 거짓말을 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제하고 임무방기를 정당화하고 있다. 관련하여 세월호 선장 및 선원이 09:58경 진도VTS에 ‘탈출할 수 있는 사람들은 탈출 시도하라고 방송하였다고 허위 교신’하였다고 하였으나, 전원 탈출하라 방송했다고 말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생존자가 있다고 전제되면 모든 생존자를 구출할 의무가 있는 이상, 지휘부는 탈출할 수 있는 사람의 동선 경로가 어디인지 확인해야 했으며, 탈출할 수 없는 사람들의 위치는 어디인지 확인해야 했다.
다섯. 퇴선을 유도하지 않은 점, 훈련 미비점은 정당화될 수 없다. 123정장 김경일에 대한 재판에서, 광주지방법원과 광주고등법원, 대법원 모두 123정장이 세월호 사고 현장에 도착한 후, 세월호가 40~50도 기울어져 복원성을 상실한 상황과, 해상에 아무도 없으며 승객들이 선체 밖에 나와 있지 않은 상황에서 퇴선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승객들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인식이 가능했다고 보았다. 또한 “반드시 훈련을 통해서만 습득되는 것은 아니고 당시 상황에서 해경으로서 이행해야 할 기본 조치”였음을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09:29경 511헬기가 TRS ‘세월호가 45~50도로 기울어져 있고, 해상에 아무도 없다’라는 침몰상황의 급박성을 전파했으므로, 피고들이 급박성을 인식할 수 없었다고 보는 것은 선례를 뒤집어가며 주의의무위반을 봐주는 것이다. 여러 정보에도 현장에 있지 않았기에 급박성을 인식할 수 없다면, 현장에 없는 해경이 도대체 왜 필요한가? 현장에 간 구조세력만 처벌한다면 도대체 누가 현장에 가려 하겠는가? 위의 재판에서 광주고등법원은 123정장 김경일의 형을 1년 감형하며, 해경지휘부 등의 해경에게 승객 구조의 공동책임이 있다고 밝혔으나, 지난 1심 재판부는 이와 달리 해경지휘부에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그의 마땅한 근거를 내놓지 않았다. 관련하여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경찰관 직무집행법을 통해 선장의 판단을 기다리거나 존중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긴급한 경우 사람을 피난시키거나 직접 위해 방지를 위한 조치를 하도록 할 수 있는 권한을 경찰에게 부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국민의 생명 보호’를 해경 존재의 첫 번째 가치로 새겨 조난 여객선 구조 훈련을 실행하고 해경 구성원에게 관련 매뉴얼을 숙지시키며 본인 또한 따를 책임까지 해경지휘부에게 있으므로 이에 관해서 면죄부가 아닌 책임을 지게 함이 타당하다.
1심 재판부는 구체적인 과실이 인정되어야 하며 과실범의 공동정범에게 결과 전체에 대하여 각자의 주의의무 위반 행위가 결과 발생에 본질적으로 기여한 경우에 한해야 한고다 보았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대형 참사는 국가기관 내에 그 역할이 배분될 수밖에 없는 배경에서, 공직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위험 경고를 무시하고 안일하게 대처하는 등 주의의무 위반을 누적하여 대형재난 참사로 이어진다. 따라서, 각자의 위치에 안전 관련 책임을 부담하는 자의 주의의무 위반에 대해 면밀히 책임을 묻지 않으면 대형재난 참사의 책임자를 처벌할 수 없고 그 결과 대형재난 예방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게 된다.
세월호참사는 해경지휘부가 기본적인 그들의 임무와 역할을 다하지 않았기에 침몰사고에서 참사가 되었다. 따라서 해경지휘부에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묻는 것이 타당하다. 해경지휘부 2심 재판에서 법원은 국가기관으로서 대형재난예방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올바른 판결을 함으로써 무너진 사회정의와 공공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의 안전권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2023년 1월 18일 제 출 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참여연대 및 법률가 72인
어제(3/23)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법센터는 토론회 <대선 1년, 검찰공화국을 말하다>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대선 이후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점차 심화되는 ‘검찰공화국’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민변 사법센터 장유식 소장이 좌장을 맡고, ‘검찰 정치권 수사의 공정성’에 대해 최영승 한양대 법전원 겸임교수가 발제하고 민변 사법센터 이창민 검경개혁소위원장이 토론을, ‘검찰주의적 행정의 문제점’에 대해 유승익 한동대 연구교수가 발제하고 김은지 시사IN 기자가 토론을, ‘검찰공화국을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 야당과 시민사회의 대안’에 대해 이관후 건국대 교수가 발제를, 이지현 사무처장이 토론을 맡았습니다.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모두 작금의 검찰공화국 세태가 “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정치 최대 적신호”에 비견될 정도로 심각하며, 여전히 검찰개혁과 시민사회의 권력감시가 필요하다는데 입을 모았습니다.
첫번째 발제자인 최영승 겸임교수는 검경수사권이 조정되었으나 검사의 권한은 여전히 막강하고, 지난 1년을 돌이켜볼 때 검사의 수사 방법 자체가 반인권적이고 저급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주변 옥죄기 · 먼지떨이식 수사 · 연일 보도되는 ‘파란 압수수색 상자’ 등, 임의수사 원칙, 불구속 수사원칙은 형해화되고 강제수사가 수사의 원칙으로 뒤바뀌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두 차례의 중앙당 압수수색, 윤미향 의원 사건의 1심 판결 등에서 드러난 피의사실 부풀리기 의혹,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없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민주당 인사를 중심으로 한 검찰의 수사와 달리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등 여권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 미진 등을 비교하며 검찰 수사의 정치적 편향성도 비판했습니다. 수사 대상이 여/야, 권력자/비권력자, 검사/비검사 여부에 따라 나누어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불공정하게 ‘기울어진 양팔 저울’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어선 살해 혐의 북한 어민의 송환 등 전 정부의 정책적 영역까지 사법 잣대로 재단하는 행태도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한 개선책으로 경찰이 수사하고 검사가 기소하는 원칙의 제도화, 공수처의 검사 견제와 더불어 검사의 징계 처분에 파면을 추가, 궁극적으로 법왜곡죄 도입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했습니다.
토론자인 이창민 민변 사법센터 검경개혁소위원장은 발제에 동의하며 검찰의 ‘파란 압수수색 상자’가 일상화된 현실을 비판했습니다. 또한 곽상도 전 의원의 50억원 뇌물 혐의 사건은 무죄를 선고한 판결문을 자세히 살펴봐야 사실관계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반면, 불구속 기소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혐의와 세부적인 내용들에 대해서는 국민 대다수가 자연스레 알게 될 정도로 검찰과 언론의 연합이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렇게 검찰이 피의사실 흘리기 등 잘못된 수사관행으로 시민의 재판정에서 유죄판결을 먼저 이끌어 내려는 것은 수사 대상의 정치적 생명을 단절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여야에 대한 검찰 수사의 불공정한 잣대를 비판했습니다. 이창민 소위원장은 법왜곡죄 도입은 물론, 징계에 의한 검사 해임 또는 파면 등 발제자의 개선책에도 공감했습니다.
두번째 발제자인 유승익 한동대 교수는 ‘검찰주의적 행정의 문제점’을 발제하며, 실체적 진실과 관계없이 검찰이 원하는 대로 사건을 형성하는 ‘사건 생산자’로서의 검찰이 행정을 장악하여 행정부를 검찰사법화하고 있다고 깊은 우려를 표했습니다. 검찰 편중 인사, 시행령 통치, 재난 대응 등에 있어서 검찰이 과거와 달리 지난 1년 동안 ‘주요 플레이어’로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유승익 교수는 과거 특정 정치계파의 인사를 일컬었던 편중 인사와 달리 지금은 검사라는 단일 집단 구성원을 중심으로 편중 인사를 보이고 있으며, 인치를 법치와 혼동한 채 법률가에 의한 지배가 법치국가라고 착각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정책기조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기조는 행정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대표적으로 10.29 이태원참사가 발생한 후에 판사 출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아무 대응도 하지 않은 것은 직접적인 고의 과실이 있냐만 따지는 법률가적 인식과 검찰주의적 행정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승익 교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주의적 행정이 견제장치를 무력화해 행정시스템 전체를 회복불가능한 형태로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1년간 행정부까지 확대된 검찰 네트워크가 사법부와 입법부까지 진출하는 초유의 사태를 눈앞에 두고 있어, 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민주정치에 가장 위험한 적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토론자인 김은지 시사IN 기자는 검찰주의적 행정이 향후 더더욱 문제가 될 것이고, 특히 검사 출신 사외이사 임명 등 경제권력에 대해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례를 들며 발제자의 의견에 공감했습니다. 또한 각 지역에서 총선을 준비하는 검사 출신 후보자들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면서 검사라는 특정 직군이 행정, 입법까지 권력을 갖게 되면 더 큰 문제를 낳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상명하복 문화에 더해 검사와 검사 아닌 자 · 적법과 합법 등 모든 사안을 흑과 백으로 나누는 특유의 이분법적 시각을 교육받은 검사가 정치적 트레이닝 없이 정치에 진출했을 때 벌어지는 상황을 목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된 원인의 하나로 문재인정부 검찰개혁의 한계점을 언급하면서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바뀌지 않는 불가역적 개혁을 위해 무엇이 부족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역설적이게도 현재의 상황이 검찰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를 모아내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비록 그 과정이 힘들어도 시민의 시선에서 검찰개혁에 대해 정명하고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 발제자인 이관후 건국대 교수는 현재 정부 요직에 임명된 검사들에 대해 단순히 검찰출신임을 넘어 소위 특수부나 윤석열 대통령 등과 사적 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핵심 권력을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3대 개혁”을 위해 금융, 노동, 교육부까지 검사를 파견했고, 9급 공무원부터 대통령까지 수사해본 검사들은 자신들이 모든걸 제일 잘 안다는 자만 하에 정부 요직을 차지했으니 ‘최고의 엘리트들의 지배 하에 국운이 융성할 것’이라고 반어적으로 비꼬았습니다. 현 정부는 이를 ‘법치주의’ 라고 주장하지만, 이관후 교수는 일반적 정치학의 관점에서 법치주의란 독립된 입법부가 입법하고 / 행정부가 집행하며 / 집행 여부의 적법성을 독립된 사법부가 판단하는 것임을 의미하지, 검사들이 사법정의를 실천하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검찰이라는 특수한 법률가 집단의 행정 통치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국가가 정책과 행정의 목적 달성 여부가 아니라 집행 과정에서의 부정부패 예방에만 관심을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사회복지 분야는 본질상 부정수급 문제가 일부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지만, 시급한 복지 혜택을 부여한 후 부정수급을 해소하는 과거의 방식과 달리 부정수급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아예 선제적으로 ‘일소’하여 결과적으로 복지총량이 축소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법무부가 산하에 이민청 설립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인구 관리라는 국가 행정 전반에 걸친 영역이 검사들의 영향권에 편입되는 것을 강하게 경고했고, 내년 총선에서 검사 출신들의 입법부 장악 우려도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과거 검찰권을 견제하기 위해 사법적 제도를 활용했으나 실패했던 경험에 비춰, 법률적 정면대응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정치적 책임을 묻는 방식을 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관후 교수가 언급한 적극행정 실종의 문제에 대해,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역사적으로 효과가 없다는 것이 검증되었음에도 윤석열 정부가 복지 사각지대 발굴 중심 정책을 고집하는 것도 역시 검찰주의적 사고에 기반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아울러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해서도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정부에 대한 다른 의견과 생각을 보장하기는커녕 집회 시위나 표현의 자유 등 국민 목소리의 통로까지 막아내고 있어 검찰공화국이라는 이름조차 아까울 지경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윤석열 정부에서 계속되는 노조 파업에 대한 탄압, 정부 보조금과 무관한 노조 조합비 회계장부 제출 요구, 시민단체에 대해 부당한 이익 갈취라며 악의적 프레임을 씌우는 등의 사례를 열거하며 노동시민사회 탄압을 비판했습니다. 역설적으로 윤석열정부 1년은 정치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이 가장 강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민주적 정치를 바로세우기 위한 활동에도 힘을 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좌장을 맡은 장유식 민변 사법센터 소장은 사법제도적 접근에 대해서는 신중하고 꼼꼼하게 판단하되, 정치를 복원하며 국민적 지지와 호응을 얻어나가는 시민단체의 활동이 검찰권의 견제 방안이라는 이지현 사무처장의 의견을 다시 언급하면서, 검찰공화국을 견제하기 위한 실천을 조직하는 노력을 전방위적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하며 토론을 마무리했습니다.
윤석열정부는 검찰 및 검사 출신 인사들을 연이어 정부와 공공기관 · 권력기관 요직에 임명하고, 권력기관들에 대한 지배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검찰과 경찰 등은 야권 정치인 및 유력인사들,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언론 및 노동계, 시민사회단체들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언론사 지면에 하루가 멀다하고 검찰 수사 관련 단독보도들이 경쟁적으로 나오고, 정치권은 이를 두고 다투면서 양당간 협치는 요원해지고 있습니다. 반면 여권 인사나 대통령실 주변 인사들의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를 미루거나 석연치 않게 무혐의 처분하는 등 수사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과 법무부 인사라인 등이 모두 검사 출신으로 도배되면서,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되었던 검사 출신 정순신 변호사의 자녀 학폭 가해 및 소송전 등 논란을 사전에 검증하지 못하는 등 인사 검증 문제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검사 중심 인사들이 주축이 된 행정은 역설적으로 검찰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위협하고 있고, 국정운영 자체도 논란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한편 국회에서는 여당 당대표 선거에 대통령실 개입이 논란이 되고, 검찰이 제1야당 당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체포동의가 부결되는 등 의회정치도 크게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와 민변 사법센터는 대선 1년을 맞아 윤석열정부의 행보를 되돌아보는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검찰 수사와 검찰 중심 국정 운영이 가져온 난맥상에 대해서 돌아보고, 시민사회와 국회의 역할은 무엇인지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 일시 및 장소 : 2023. 03. 23. 목 14:00 /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이 경과 했음에도 재판 진행은 2건에 불과합니다. 특히, 두성산업이 위헌법률심판 제정을 하여 2월 증인 심문 만료 이후 창원지법의 판단을 앞두고 있습니다. 위헌심판 제청에 대한 창원지법의 판단은 기소된 다른 재판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고, 현재도 장기화 되고 있는 수사 및 기소와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논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에 중대재해없는 세상만들기 운동본부와 국회가 공동주최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토론회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위헌 논란에 대한 쟁점과 법 개정 방향에 대한 발제와 법률, 시민 사회, 노동계, 경영계, 노동부의 토론이 진행됩니다.
노동자 시민 대상 여론조사에 중대재해 처벌법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60%- 77% 이고, 법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48%- 54%이며, 완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17%-20% 입니다. 중대재해 처벌법에 대한 쟁점을 살펴보고 법을 보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토론회를 마련했습니다.
발제
‘중대재해 처벌법은 과연 위헌인가? ’ : 성신여대 권오성 교수
중대재해처벌법이 이론적 정합성에 천착하여 위헌성을 주장하기 보다는 형사법의 기본원칙에 반하지 않으면서도 중대재해 발생의 예방이라는 입법 취지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해석론을 모색하는 것이 숙제라고 생각함
<실질적으로 지배, 운영관리 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명확성 원칙
중대재해처벌법의 수범자는 일반인이 아니라 개인 사업주 또는 경영 책임자등으로 한정되어 있어 경영책임자 중 평균인을 기준으로 명확성의 원칙을 판단해야 함.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실질적’이라고 하는 것은 ‘형식적’ 이라는 말과 대응되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죄형법정주의에 부합하는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외견상 지배력이 있어 보여도 실질적으로 지배력이 없으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할 경우 이 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하는 것으로 볼 이유는 없음.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등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의 먕확성의 원칙
모든 구성요건에 정의규정을 두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통상의 해석 방법에 의해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면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는 것은 아님. 중대재해처벌법의 규정이 모호하고 광범위 하여 불명확한 것이라기 보다는 개별사업 또는 사업장의 고유 위험이 다양하고, 그에 따라 개별화 되어 있을 뿐이라고 보아야 함. 법률의 적용에 관한 문제이지 각 규정 자체의 명확성 여부에 관한 문제는 아니며, 헌법 재판소는 법률의 적용의 문제에 관해서는 헌법재판소의 심판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음.
과잉금지 원칙 – 책임원칙
중대재해 처벌법에서 정한 법정형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오히려 과한 측면이 있음. 벌금형의 선택이 가능 하도록 되어 있고, 징역형도 1년 이상으로 되어 있어 하한이 과도하게 높다고 보기는 어려움. 사망자 수에 관계없이 여러 명이 사망한 경우에도 1죄만이 성립하고 피해자의 수는 양형의 단계에서 고려된다고 봄이 타당함. 대 규모 사상자를 유발하는 중대산업재해의 발생 가능성에 비추어 징역형의 상한선을 두는 것이 오히려 적정하지 않음. 처벌조항이 책임과 형벌의 비례를 요구하는 책임 원칙에 위배한다고 보기 어려움
평등원칙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와 수범자, 구성요건, 부과하는 위무의 내용과 성격에서 차이가 있음. 이 법에 따른 사업주 처벌을 산업안전보건법과 동일한 구성요건 관계에 있다고 보기 힘듬. 중대재해처벌법이 규정한 의무는 기업전체의 관점에서 볼 때 산업안전보건법의 안전보건조치 의무보다 상위의 더 중요하고 더 기본이 되는 의무라고 평가할 수 있음. 경영책임자가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여 사업내 안전보건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경우에는 아무리 주의 깊고 선량한 안전보건관리 책임자 등이나 근로자라도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구체적 직접적 의무를 제대로 이행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기 어려움.
기업범죄에 적절한 제도개선이 없는 상태에서 법인이 아니라 경영책임자 등에게 중대재해 발생에 대한 형사책임을 귀속시키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기업의 형사책임을 면책하자는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함. 우리나라의 현행 형사법 체계 아래서 법인 기업에 의한 중대재해의 발생을 억지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에 가깝다고 생각함.
중대재해처벌법, 선량한 문제제기 잘못된 설계 :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
위헌론에 대한 언급이 확실히 줄어든 것으로 보임. 중대재해 처벌법 적용대상을 대폭 축소하거나, 수사를 일반 경찰이 수행할 필요가 있음. 형법 제 268조 업무상 과실, 중과실 치사상 죄를 개정하여 제 2항으로 ‘업무상의 중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규정을 신설하고 중대산업재해의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에 과실, 중과실 처벌 규정을 도입하는 대신, 중대재해처벌법에는 중대산업재해가 일정 기간 안에 반복적으로 발생한 경우에 해당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와 법인 자체를 가중처벌하는 규정을 두는 방향으로 개정 제안
고의범의 법정형을 입법이 아니라 해석을 통해 그대로 과실범에 적용하는 것은 죄형법정원칙 위반일뿐더러 동시에 책임원칙 위반이 되는 것임. 바람직 하기로는 산업안전보건법 자체에 별도 규정을 법인 사업주의 경우에 경영책임을 추궁했어야 함. 그랬다면 중대재해처벌법 제 4조와 같은 책임근거 규정보다 더 구체적인 의무 부과가 가능했을 것임. ※ 중대재해 처벌법의 법리적 문제점 세부 내용은 자료집 참조
토론
민변 박다혜 박사
중대재해 처벌법 시행 이후 기소된 11건의 공소사실 분석
2021년 이후 대법원은 산안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에 대해 ‘사업 및 산업현장의 특성등을 구체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필요한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였는지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음
현재 제기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 사건에서 명확성의 원칙 위반으로 다투고 있는 개념들은 대부분 산업안전보건법등 기존의 안전보건법령이 동일하게 담고 있는 개념들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주장은 법을 기꺼이 무시해 왔거나 위험을 방치해 왔다는 것이며, 그와같은 기업의 이윤추구까지 우리법과 사회가 보호하고 허용하는 것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함.
한국방송통신대 최정학 교수
중대재해처벌법은 단순히 기업과 경영자에 대한 형법을 강화하는 것 만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음. 경영자에 대한 형사책임의 귀속, 즉 형사처벌을 쉽게 만들어야 하는 것임.
한국은 법인의 범죄능력과 책임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완고한 독일식 법 체계를 고수하고 있어 법인 처벌에 대한 총체적 관점을 입법화 할 수 없고, 그에 따라 중대재해 처벌법이 제정됨. 산안법을 강화 한다고 해도 경영자 처벌의 독립모델을 도입하기는 어려움. 여전히 직접 행위자의 위법행위를 전제로 하는 것일뿐 경영자의 자기의무 위반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임.
제정된 법을 적극적으로 적용하지 않으면서 효과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의 탓을 남에게 전가하는 것임. 더 근본적으로는 기업인과 법률가를 포함한 우리 사회의 인식 변화가 필요함.
경총 산업안전보건본부 전승태 팀장
중대재해처벌법의 위헌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의 법원 결정과 향후 헌법재판소 판단을 받아보면 될 문제라 생각됨.
처벌의 수준에 비해 법률상 개념과 적용대상, 책임범위 등 많은 내용들이 불명확하여 위헌 논란이 제기되고 있음. 법 시행이 기업의 안전투자 확대 같은 일부 긍정적 기능도 있었으나, 형사처벌 불안감 증대, 서류작성 매몰 등 부정적 영향도 많이 있었음 중소규모 사업장 안전관리 공백, 노동청의 중대재해 수사의 장기화, 과도한 자료요구, 피의자 권리 침해사례도 발생함. 수사 및 처벌의 행정력 집중으로 예방정책 추진, 중소규모 사업장 지원대핵은 미흡
중대재해처벌법의 의무나 처벌수준을 수정보완하여 산안법으로 단일화 하여 규율하는 것이 필요함. 당장 실현이 어렵다면 중대재해 처벌법의 처벌요건을 명확히 하고, 경영책임자 형사처버 규정을 경제벌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함. 50인 미만 사업장도 법 적용 시기 추가유예를 검토해야 함. 산업안전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이 필요함.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과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산안법령 개편, 위험성 평가 제도 강제화 등이 동시에 연계 추진이 바람직함.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 최명선
당초 2월3일로 예정되어 있던 한국제강 선고가 합의부, 단독부 같은 단순행정문제로 연기되었음. 이는 법원의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단면임. 법원에 위헌제청신청에 대한 판단을 그대로 맡겨 둘 수 없음. 위헌 논란이 과도한 형별에 대비한 의무의 모호성으로 주장되고 있고, 이는 중대재해법 개정 방향에도 지속 영향을 주고 있어, 위헌논란의 핵심 주장은 6월을 목표로 발족한 노동부 중대재해처벌법 TF 방향과도 연동되어 있음
중대재해 처벌법의 위헌 주장은 형량이 무거우니, 그에 따라 위반의 내용이 명확해야 한다는 주장과 연동하여 제기되고 있음, 그러나, 외국의 유사입법에서 ‘합리적인 사람이 취했을 기대수준에 못미치는 경우’등과 비교하면 한국의 의무위반은 매우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음.
국내법 중에서도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 등에서는 ‘연구활동 종사자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않아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자는 3년이상 10년이하의 징역’을 규정하고 있음. 더 높은 형량에도 매우 포괄적인 의무 위반 기준을 두고 있는 것임. 사상에 이르게 하는 경우 무기 또는 5년이상 징역이 규정되어 있는 ‘시설물 안전관리 특별법’도 ‘안전점검을 성실하게 실시하지 않거나’‘필요한 조치 명령을 이행하지 않거나’ 등으로 규정되어 있음.
형사 처벌 강화, 경영책임자의 처벌을 산업안전보건법으로 개정 추진은 수년동안 수차례 추진되었으나 졸속법안으로 사회적 지탄만 받았음. 시민재해에 대한 형법 개정안도 법무부나 국회의 추진이 있었으나 결국 포기하고 법안발의 조차 하지 못했음. 2명이상의 중대재해만 대상으로 하면 3%만 적용되어 예방목적은 전혀 달성 할 수 없음.
중대재해처벌법의 엄정하고 신속한 법 집행이 되어야 하고, 5인미만 적용 등 심의과정에서 식제된 법 조항을 복원하고, 50인 미만 사업장에대한 공동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지원등이 되어야 함. 아울러 중대재해 처벌법에 따라 산안법 전면적용, 안전보건관리체 구축, 노동자 참여등의 조항을 시급히 개정하고, 현장의 실질적인 개선을 위한 감독행정 강화등이 필요함.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본부 서강훈 선임차장
중대재해 처벌법의 보호법익은 생명권으로 헌법 질서의 최고이념임. 힘들게 제정된 법률을 좌설시키기에 골몰하는 것이 아닐, 실효성 있게 적용되어 일터와 사회의 안전과 보건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합헌적 해석론을 전개해 주시길 바람.
법률에 대해 요구되는 푀소한의 명확성, 그리고 중대재해처벌법의 일부가 위임입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헌법에 반할 정도로 불명확 하다고 보기 어려움. 산업재해에 대해 경영계는 과실범을 주장하나 이 법에서는 고의범의 성격을 가진다는 점에서 과실범에 대한 형벌로는 과하다는 주장은 적절하지 않음.
강화 개정 방향으로 경영책임자 정의 명확화, 발주자 책임 명확화, 벌금 하한선 설정, 사실은폐 형사처벌 규정 신설, 적용제외 사업장 삭제, 양형절차 분리, 인과관계 추정 신설 등이 필요함.
노동부 중대재해 예방감독과 강검윤 과장
정부는 제정된 법에 대한 위헌에 대한 입장이 아니라 법의 잘 집행되도록 하는 역할을 맡고 있음. 노동부 감독관의 80%는 예방 감독을 하고 있음. 수사담당 감독의 업무 과중이 있으나 이로 인해 예방 감독이 줄고 있는 것은 아님. 중대산업재해 수사에서 노동부, 검찰, 경찰이 상호 정보공유를 하고 공조를 하고 있음. 노동부 중대재해처벌법 TF는 어떤 방향으로 개정해야 기업과 노동자의 인식개선을 할수 있는가 라는 것을 중심으로 논의해 나갈 것임.
토론회 개요
일시 : 2023년 2월 3일 (금) 오전 10시
장소 :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
주최 :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운동본부·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범계, 진성준, 박주민, 이수진(비), 이탄희, 최강욱·정의당 국회의원 심상정, 강은미, 류효정, 배진교, 이은주,장혜영
그러나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일반 환경영향평가는 사드 정식 배치를 위한 요식행위일 뿐입니다. 사드 기지는 「국방·군사시설사업법」과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른 ‘전략 환경영향평가’ 대상임에도 정부는 이를 실시하지 않았고 주민이 사전에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박탈하였습니다. 부지 쪼개기 공여를 통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를 쪼개어 진행했고, 미군기지 사업이므로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하며 국내법 절차를 회피해왔습니다. 무엇보다 이미 그동안 사드는 기형적인 ‘임시 배치’ 상태로 운영되어왔고, 「환경영향평가법」상 사전 공사 금지 원칙을 위반한 채 임시 운영을 위한 기지 공사도 진행되어왔습니다. 환경영향평가제도의 목적과 취지를 무시한 채 모든 절차를 불법적으로 진행해놓고 이제 와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공람하고 주민 설명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기만적인 행위입니다. 이번 환경영향평가를 신뢰할 수도, 인정할 수도 없습니다.
현재 공개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요약서를 살펴봐도 의문점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사드 부지의 총 공여 면적은 약 73만㎡임에도, 환경영향평가가 이루어진 사업 면적은 211,000㎡뿐인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초안 요약서에 표기된 건축물과 시설물의 면적을 모두 포함하더라도 위 사업 면적에도 미치치 못하는 이유도 알 수 없습니다. 시설물 계획상 콘크리트 패드 면적(4,405㎡)과 토지이용계획상 콘크리트 패드 면적(10,317㎡)이 다르게 표기된 이유도 알 수 없습니다. 또한 초안 요약서에는 사드 기지 사업의 ‘사업 기간’이나 ‘사업자가 누구인지’도 정확히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한편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앞서 2017년 8만㎡ 부지에 대해 진행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보고서가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라는 이유로 지금까지 공개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번 일반 환경영향평가 초안 역시 군사상 기밀이라는 등의 이유로 온라인상에는 요약서(21p)만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괌에 배치된 사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 전문(352p)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웹사이트에 공개되었던 것과 비교하면 황당한 일입니다. 기본적인 정보 공개도 제대로 하지 않는 상황에서 평가 결과를 설명하겠다는 것은 주민을 우롱하는 일입니다.
사드철회평화회의는 3월 2일(목) 당일 성주와 김천 주민 설명회 장소 앞에서 기만적인 환경영향평가를 반대하는 기자회견과 평화행동을 진행했습니다. 사드 정식 배치를 위한 요식행위일 뿐인 환경영향평가를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사드 기지 정상화 중단과 사드 철거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2022년 8월, 국방부가 사드부지 환경영향평가협의회를 열었다고 한다.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주민대표가 참여해서 평가협의회가 성립되었다고 하는데 성주군민들은 지금도 그 주민대표가 누구였는지 알지 못한다. 주민들이 모르는 신원미상의 주민대표를 앉혀놓고 밀실에서 평가협의회를 열고 국방부 마음대로 평가항목을 정해서 환경영향평가 작업에 착수했다.
그리고 2023년 3월 2일, 오늘 그 환경영향평가(초안) 주민설명회를 한다고 공고하였다. 그런데 정작 국방부가 제시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는 사업주체가 누구인지, 사업기간이 언제까지인지도 나와 있지 않다. 공개한 초안도 전문이 아니라 요약본이어서 문건에 제시된 수치들이 서로 불일치하는 원인을 알 수 없다. 가장 민감한 전자파 부분에 대해서도 레이더 장비의 출력과 측정값 간의 관계가 밝혀져야 하는데 출력값 없이 측정값만 게시하고 있다.
국방부는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소재 달마산의 73만㎡를 사드부지로 미군에게 제공했다. 국방군사시설에 적용되는 전략환경영향평가, 12개월이 걸리는 환경영향평가를 피하려는 꼼수로, 먼저 총73만㎡ 중 33만㎡의 땅을 말발굽 모양으로 오려내어서 2017년 4월에 미군에게 제공해서 6개월짜리 소규모환경영향평가로 대체하고, 그것조차 완료되기 전에 기습적으로 사드장비를 반입하고 미군부대를 투입하였다. 소규모환경영향평가 보고서는 아직도 공개되지 않았다.
그리고 2022년 9월, 나머지 땅 40만㎡를 미군에게 양여하고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는데 6개월 만에 끝내겠다고 공표했다. 꼼수로 완료했던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통해서 이미 근거자료를 확보했다고 주장하면서, 굳이 12개월을 채우지 않아도 된다고 억지를 부리며 윤석열정부가 못박아둔 2023년 3월 시한에 맞추어 환경영향평가를 졸속으로 추진하고 그 일정에 따라 주민설명회를 열겠다고 통고하였다. 2017년 쪼개기 부지양여로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국방부가 법의 취지에 맞게 단하나라도 제대로 지킨 절차가 있었는가?
소성리 달마산에 사드가 배치된 2017년으로부터 6년이 다된 지금, 사드 정면 1km 지점에 있는 김천시 농소면 노곡리 마을에서는 지난 2년 사이 12명의 암환자가 발생하여 그 중 다섯 분이 돌아가셨다.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 환경영향평가 초안은 여전히 “전자파 인체보호기준 만족”이라고 한다. “사드기지 육상병참선”으로 마을길을 통째로 내주어야 했던 소성리의 주민들은 일상이 무너지고 마음이 무너지고 이제 몸이 무너지고 있는데, 국가는 온갖 꼼수를 동원해서 “사드기지 정상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설 뿐 주민의 삶을 정상화하는 데는 관심도 없다.
사드는 백해무익이다. 성주, 김천 주민들의 직접적인 피해를 넘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희생하여 동북아 지역 미군의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전략무기 사드는 철거되어야 한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국민의 법 감정이 깡그리 무시당하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전 의원인 곽상도씨의 50억원 알선수재 및 뇌물 사건의 1심 무죄재판에서다. 형사재판의 증거가 어렵다지만 평범한 시민도 옳고 그름을 분별할 능력은 갖추고 있다.
재판의 핵심은 곽씨의 아들 병채씨가 받은 돈의 대가성 여부다. 곽씨는 하나은행이 화천대유와 컨소시엄을 유지토록 알선하고 직무와 관련해 대장동 사업 편의를 봐준 대가로 병채씨를 통해 50억원을 받은 의혹을 받는다. 병채씨가 받은 성과급이 대리 직급, 담당 업무에 견줘 사회 통념상 과다함을 법원 스스로 수차례 언급하고 있다.
심지어 하나금융지주 임직원 직무 사항을 알선한 대가로 지급한 의심이 든다고 한다. “컨소시엄이 깨질 뻔했는데 곽씨가 하나은행 회장에게 전화해서 막아줬다”. 김만배씨가 남욱씨에게 한 진술 취지다. 공판정에서 김씨는 진술을 인정하면서도 “별생각 없이 순간적으로 떠올라서”, “농담조로 말한 것”이라며 너무 쉽게 뒤집고 있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법원이 어떤 증거를 택해 재판했냐다. 알선 대가성을 추측게 하는 김씨 진술이 몇 차례 나타난다. 그런데도 법원은 ‘별생각 없이’, ‘농담조로’ 했다는 공판정 진술을 신뢰한 듯하다. 법관 앞에서 한 진술이라는 이유에서라면 증거가치를 법관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다. 경험법칙에 따르면 사건 초기 진술일수록 신선하며 신빙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무죄를 향한 자료들이 너더분하다. 무려 207쪽에 달하는 판결문의 많은 부분을 무죄 이유에 할애하고 있다. 유죄판결과 달리 무죄는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재판이므로 이유를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재판의 백미는 병채씨의 지위가 무엇인가다. 이로써 무죄 판결을 선고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곽씨에 대해 2021년 소속 당 부동산투기조사특위 위원으로서의 직무 관련을 인정한다. 또한 병채씨가 받은 돈을 곽씨가 직접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면 뇌물죄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래 놓고 눈을 돌렸다. 병채씨가 입사 당시 성인이었으며 혼인해 부친과 독립생계를 유지해 왔다는 것이 이유다. 이른바 경제적 공동체론이다. 범죄구성요건을 엄격히 해석해야 하며 실체진실을 추구하는 형사재판에서 포괄적인 공동체 개념의 획일적 사용은 부적절하다.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이 부자지간이라는 점이다. 전통적 부양윤리와 당시 상황을 보면 뗄 수 없는 운명공동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곽씨가 병채씨에 대한 법률상 부양의무가 없다는 형식적 판단은 현실과 멀어 보인다. 법관의 양심과 달리 일반 시민의 양심은 곽씨가 사회초년생인 병채씨를 내세워 50억원을 받은 것으로 본다.
검찰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곽씨 구속, 15년 구형 때만 해도 혹했으나 결과는 역시다. 깨질 뻔한 컨소시엄을 곽씨가 막았다는 김씨 진술과 인과관계가 있는 중요한 진술이 등장한다. “‘병채 아버지는 돈 달라 하지. 병채 통해서, 며칠 전에도 2천만원’, ‘아버지한테 주기로 했던 돈 어떻게 하실 건지’, ‘야 인마. 한꺼번에 주면 어떻게 해? 한 서너 차례 잘라서 너를 통해서 줘야지’”라는 김씨가 병채씨와의 대화를 정영학씨에게 한 진술이 그것이다.
누가 봐도 곽씨의 역할을 보고 병채씨에게 준 돈이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검찰이 제출한 이 증거는 법원의 증거채택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채택된 다른 증거도 증거조사 과정에서 유죄인정에 기여하지 못했음은 마찬가지다. 증거재판주의에서 검사가 엄격한 증거 법리를 모를 리 없음에도 너무 쉽게 무너졌다.
재판 도중 제3자 뇌물죄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법원은 경제적 독립을 이유로 병채씨가 받은 돈이 곽씨가 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봤다. 그렇다면 검찰은 처음부터 이를 예상해 경제적 공동체 관계에 있음을 적극적으로 입증하거나 두 사람을 뇌물죄의 공범으로 기소하는 것이 옳았다. 정말로 공소 수행에 자신 없으면 실체와는 비켜 가지만 제3자 뇌물죄를 추가하는 노력이라도 해 봤어야 했다. 검찰이 제 식구를 감싸려 했거나 아니면 무성의하게 공소를 수행했거나 둘 중 하나다. 어느 경우든 직무를 유기했다는 비판에 직면함은 같다.
시민은 허탈하다. 한껏 의혹만 비쳐놓고 50억원 클럽으로 가는 길을 차단당한 느낌을 받는다. 법이 권력자, 가진 자의 전유물로 전락하게 내버려 둬선 안 된다. 더 이상 사법의 방관자로 남지 말고 시민이 나서서 감시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 거대한 부조리를 단죄하고 역사의 진전을 이룸과 동시에 시민 사법을 기약할 수 있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