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오피니언] 10살 희망제작소에 바란다

지역

[오피니언] 10살 희망제작소에 바란다

익명 (미확인) | 화, 2016/01/05- 18:55

시민의 힘으로 21세기 한국 사회의 희망을 만들자!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싱크탱크, 희망제작소. 대안사회를 꿈꾸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소셜디자이너들이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한국 사회의 새로운 미래를 디자인하겠다고 ‘싱크탱크 운동을 통한 우리 시대 희망 찾기’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지가 벌써 10년이 되었다. 2016년 3월, 희망제작소가 10살이 된다.

그런데 그 10년 동안 우리 사회는 희망을, 미래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희망이 없는 사회, 미래가 닫힌 나라, 그것이 바로 2016년을 맞이한 대한민국 시민들의 고달픈 현실이다. 그렇지만 ‘헬조선’은 한국 사회의 진정한 희망이 되겠다고 선언했던 희망제작소의 역부족을 드러내어 보여주기보다는 오히려 절박했던 존재 이유를 더욱 분명하게 확인해 준다. 사실, 시민사회의 자율성과 풀뿌리 민주주의가 점점 더 위축되어 가는 ‘기업사회 대한민국’에서 희망제작소의 ‘좌절’은 어쩌면 예정되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예상을 깨고, 희망제작소가 마침내 10살을 맞이하였다. 이제 새로운 10년을 내다보면서, 희망제작소는 언제나 열려 있는 희망의 가능성을, 결코 미래를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우리 모두에게 보여주고 있다.

희망제작소 10년을 되돌아보는 일은 때로는 즐거움을, 때로는 놀라움을 가져다준다. 지역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시작한 지역희망찾기와 지역순례, 시장학교 개설과 목민관클럽 설립 등은 희망제작소가 서울에 갇혀 있지 않음을, 희망제작소가 현장에 있음을, 희망제작소 자체가 풀뿌리 민주주의 운동임을 보여주었다. 희망제작소의 ‘지역만들기’는 한편으로는 극도로 심화되어 가는 한국 사회의 중앙집중화를 막아내고 지역의 자생력을 살리는 운동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무너져가는 우리 사회 곳곳의 생활공동체를 되살리려는 ‘마을만들기’로 발전하였다. 지역과 마을을 살리려는 희망제작소의 끊임없는 노력은 사회혁신기업가포럼, 소셜이노베이션캠프,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희망제작소가 시민의 싱크탱크가 된다는 것은 희망제작소가 시민 속으로 들어가는 동시에 시민이 희망제작소 속으로 들어오도록 하는 일이다. 시민들이 직접 사회문제를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희망제작소는 사회창안센터를 만들어서 시민들이 ‘와글와글’ 자유롭게 자신들의 생각을 내어놓을 수 있게 하였다.

이처럼 시민이 공익 디자인 창안의 주체가 되도록 하는 시민참여형 사회창안은 소셜디자이너스쿨 개설로, 우리 사회 시니어들을 위한 행복설계아카데미 개설과 해피시니어어워즈 시상, 시니어NPO학교 개설 등으로 이어졌으며, 또한 희망제작소의 고유한 연구방법으로 자리를 잡았다.

우리 사회의 청년 세대가 사회의 주역으로 거침없이 성장하고 또 그들의 방식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우리 사회는 참된 희망이 있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희망제작소는 청년들이 주인공이자 스스로 희망을 만들어내는 싱크탱크가 되어야 한다. 이제 창립 10주년이 되는 희망제작소의 연구원들은 여전히 젊다. 그들은 우리 사회의 문제를 생활 속에서 직접 경험하고 있으며, 또 그들과 같은 젊은 세대의 절망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한다. 희망제작소의 미래는, 희망제작소가 내어놓는 소셜디자인들의 매력과 힘은, 대한민국의 희망은 바로 이들 젊은 지식인-시민운동가들로부터 나온다.

그렇지만 희망제작소가 앞으로 내다볼 10년은, 대한민국의 미래는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 희망제작소의 젊은 연구원들은 어떻게 자신들의 희망을, 대한민국을 위한 희망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희망제작소의 모든 구성원들이 현실주의적이면서도 동시에 이상주의적인 신념을 가지길 권하고 싶다. 현실적이면서도 현실에 갇히지 않는 지혜, 비관적 현실에 대한 냉철한 분석으로부터 오는 절망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끌어내고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용기, 이 두 가지 역량이야말로 지금 우리 모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다.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의 지혜와 용기가 시민들에게 널리널리 전파되기를 빈다.

지혜와 용기는 때로는 역사에서 배우는 상상력으로부터, 때로는 거대담론이 제시하는 해석으로부터, 때로는 철학이 주는 위로로부터 온다. 현장성에, 실사구시에, 구체적 대안에 굳건하게 발을 디디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이상과 행동, 그리고 우연이 만들어내는 인간 사회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아야 한다. 우리가 현실을 다 파악하고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에, 바로 그러한 겸손의 순간에, 희망은 살아난다. 한층 더 성숙해진 희망제작소의 연구원들이 시민들 곁으로 더욱 더 가까이 다가가서 더 큰 희망을 함께 만들어가는 꿈을 가져본다.

희망제작소는 소셜디자이너들의 공동체이다. 공동체는 소통을 통해서 구성원들의 차이를 공동체의 발전에 활용한다. 감히 연구원들에게 권하고 싶다. 연구를 공유하고, 서로 얼마나 다른가를 확인하라. 서로가 사용하는 연구방법과 이론적 틀을 나눠가지고, 서로가 찾아낸 연구결과와 정책대안을 같이 검토하라. 얽힐 대로 얽혀 있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단순한 역할 분담이 아니라 전체를 함께 보고 각자의 연구결과와 정책대안을 서로 결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희망제작소가 함께 아파하고 함께 희망을 찾아가는 연구원들의 생활공동체가 될 때에 가장 아름다운 희망 하나가 우리 사회 속에서 이미 꽃핀 것이다.

2016년은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해이다. 그리고 2017년에는 대통령 선거가, 2018년에는 지방선거가 있다. 다소 과장해서 말한다면, 2016년은 3년에 걸친 ‘선거의 시대’가 시작하는 해이다. 대한민국이 거의 10년째 바닥이 어디쯤인지 모르는 ‘절망의 늪’ 속으로 가라앉고 있다고 한다면, ‘선거의 시대’는 시민들이 새로운 국가비전과 국가권력을 만들어냄으로써 희망의 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희망제작소가 선거에 주목해야만 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선거의 시대에, 희망제작소가 사람을 위한 대안, 사람을 살리는 사회혁신으로 희망의 길을 열어가기를 기대한다.

2016년 희망제작소가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에서 거대한 도전에 직면한 것은 아주 뜻깊은 일이다. 지난 10년 동안의 활동을 통해 희망제작소가 체득한 분석과 창안의 능력은, 시민들로부터 받고 있는 신뢰는, 희망제작소의 젊은 연구원 모두가 우리 사회에 큰 희망을 제공하는 소셜디자이너로 우뚝 서도록 만들 것이다. 희망제작소가 만들어나갈 새로운 10년의 희망이야말로 대한민국 시민들이 꿈꾸는 새로운 10년의 희망이 아니겠는가!

글_박순성(연구자문위원, 동국대학교 교수)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가슴에는 하나가득 슬픔 뿐이네
무엇을 할것인가 둘러 보아도 보이는 건 모두가 돌아 앉았네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삼등삼등 완행열차 기차를 타고…”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의 어설픈 노래가 들리는 이곳은 서울 정동의 한 카페입니다.

11월 24일, 크리스마스를 한 달 앞둔 시점에 맞춰 “미리 메리크리스마스” 라는 주제로 희망제작소 후원회원 모임인 1004클럽과 HMC 회원들의 송년모임이 열린 것이지요.

카페에 들어서면 오랜만에 만난 회원들의 프리허그와 인증샷이 환영인사를 대신합니다. 경품 추첨을 위한 스티커 모으기 작전이었지만 따뜻하고 정겨운 장면이었습니다.^^

hug-400-267 sing-400-267 tree_400-257

 

또 행사에 빠질 수 없는 먹거리…
대안학교를 졸업한 청소년들이 만든 사회적 기업에서 준비한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답니다.

본 행사의 진행을 알리는 이원재 소장의 스케치북 인사,
새빨개진 얼굴로 무언의 인사말을 나누는데 웃음도 나지만 한편으로는 나름 매력적인 인사였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소장의 통기타 연주와 팝송까지…소장님의 이런 모습은 앞으로도 보기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를 노래하는 밴드 “트루베르” 의 축하공연으로 이어졌습니다. 백석 시인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낭송이 아닌 랩을 곁들인 흥겨운 노래로 만들면서 한껏 분위기가 고조되었습니다.

food-400-267 sketchbook-400-267 full-400-267

 

이어서 오랫동안 희망제작소를 빛내 주신 분들께 감사의 시간을 마련하였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희망제작소를 위해 아낌없이 후원해 주신 김영수, 천경송 님
행사를 매번 빛내주신 임정빈, 나은중, 한성철,이선희 님
모금전문가 학교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주신 유브레인커뮤니케이션즈와 슬로워크 대표님까지.
한 분 한 분, 모두 소중한 분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해 드렸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그리고 재미난 경매이벤트와 연구원들이 준비한 “고래사냥”을 부르며 즐거운 크리스마스 파티는 막을 내렸습니다. 물론 1차, 2차까지 이어지는 뒷풀이도 있었지만요^^

thanks_감사패-400-267 pic-400-267 thanks-이선희-400267 pic-2-400-267

 

행사를 준비했던 저로서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자리를 빛내주시고 즐거워하셔서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답니다. 같은 마음, 같은 뜻이어서 그럴까요? 한솥밥을 먹은 오랜 친구처럼 따뜻하고 편안한 시간이었습니다. 송년모임을 준비했던 저희 연구원들의 정성과 땀과 수고를 값지게 만드는 유일한 보상은 후원회원님들의 응원이기에, 따스한 메시지 하나 소개하면서 후기를 마치려고 합니다.

“저는 요사이 알기는 한데 누구인지 기억을 못해 실수를 하곤 합니다. 며칠 전에도 아주 어색한 경험을 했습니다..모임 장소에 들어서자마자 미모의 여성분이 나를 와락 끌어안아 주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희망제작소 연구원이더군요. 저를 놀라게 한 것은 여기에 모이신 분들 한분 한분이 아주 저명하신 분들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모든 분들이 체면과 눈치를 모두 내려놓으시고 서로를 끌어안고 상대를 극진히 대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은 어디에서도 보기 드문 아름다운 광경입니다. 바로 희망제작소의 2015년 송년 모임에서 펼쳐졌지요. 우리 사회가 이렇게라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그 곳에 모이신 분들이 사회 각처에서 소금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계셔서 지탱이 된다고 믿습니다. 부디 이 땅에 보람과 가치와 희망을 제시하는 횃불로 활활 타 오르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임정빈 후원회원, 동작신협 이사장)

희망제작소가 지나온 10년의 시간과 내일을 위한 또 다른 10년을 위해서 후원회원 분들과 더 재미나고 뜻깊은 만남을 기약하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합니다.
thanksto-후원회원-400-267

all-400-267

 

글_석상열 (시민사업그룹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화, 2015/12/08- 17:46
324
0

여러분은 지역구의 국회의원이 누구인지 기억하시나요? 좋아하는 정치인이 있으신가요? 혹시 원래 정치인은 나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시지는 않나요?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낮고, 정치 생산성도 바닥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또 많은 분들이 정치가 바뀌어야 세상이 바뀔 것이라는데 동의하십니다. 정치가 바뀌려면, 좋은 국회의원이 필요하겠지요. 누가 그런 사람일까요? 희망제작소는 시민 여러분과 함께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직접 찾아보기 위해 ‘누가 좋은 국회의원인가? 시민 100인이 함께하는 노란테이블 시즌2’를 열었습니다.
수, 2015/12/09- 15:00
284
0

후원회원님, 참 고맙습니다. 올 한해도 희망제작소를 아낌없이 응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 마음 잊지 않고 가겠습니다.
수, 2015/12/16- 10:30
218
0


2016년 새해에도 희망제작소는 우리 사회의 희망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늘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한 연대, 좋은 일지라. 보편적 복지, 사람의 예쁜 마음, 신뢰와 믿음이 가득한 사회, 상식이 통하는 사회
수, 2015/12/30- 09:00
327
0

한일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합의안을 발표한 세밑,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가 폴란드의 유대인 추모비 앞에 무릎 꿇은 사진이 떠올랐다. 폴란드와 외교관계 정상화를 하기 위해 바르샤바를 방문했던1970년 12월 7일, 브란트 총리는 유대인 5만 6천명이 나치에 맞서다가 학살당한 일을 기리는 탑 앞에 무릎을 꿇었다.

독일은 그 뒤 현재까지 나치가 저지른 일에 대한 반성을 멈추지 않고 있다. 2015년 5월 2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에 맞춘 영상메시지에서 ‘역사에 종지부는 없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반성과 사죄는 종전 직후부터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것’이었을까?

놀랍게도 그렇지 않다. 나치의 리더였고 학살의 주범이었던 아돌프 히틀러는 전쟁이 끝난 1950년대까지도 독일인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1950년대의 설문조사에서 거의 절반 가량의 서독인들은 히틀러가 전쟁만 일으키지 않았다면 ‘독일에서 가장 위대한 정치인 중의 한 명’이라고 응답했다. 인종차별과 학살 등의 과오는 가볍게 여겨졌다. 독일인들은 ‘라인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전후 경제 성과에만 열광하고 있었다.당시 독일사회는 나치시대를 쉽사리 잊어버리고 빠른 경제 회복에만 열중하고 있는 ‘경제 동물’처럼 보였다. 당대에는 그 상태가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1960년대에 그 모든 것이 뒤집힌다. 이스라엘이 나치 리더였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을 체포해 재판하고 처형했다. 대량학살(홀로코스트)과 아우슈비츠의 인체실험 진상이 이 때 명백하게 밝혀지고 대중에게 공개되고 관련자들이 처벌받는다.

독일 대학생들은 그들의 교수들을 인종학살 동조자로 고발하고, 자식들은 부모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진실이 공개되고 시민들의 의식이 변화하고 책임자들이 역사의 재판정에 다시 서게 되자 독일 사회는 2차 세계대전의 역사에 대해 다른 기억을 갖게 된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반성하는 독일’은 그때 만들어진 것이다. 지금도 독일의 신나치주의와 유럽의 극우파가 권력을 갖게 된다면, 아마도 세계는 나치의 역사를 다시 쓰게 될 지도 모른다.

고정불변일 듯한 과거 역사조차도 전쟁터다. 현재는 과거에 대한 해석을 놓고 끊임없이 싸운다.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것은 없다.

한일 외교장관이 공동으로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되었음을 확인한다’는 문구가 마음 속 깊이 칼날처럼 박혔다. 나는 ‘지금의 한국사회 모습이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일 것’이라는 권력자들의 속마음을 엿본 것 같았다.

한국사회에는 점점 더 많은 것들이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청년들이 ‘삼포세대’라고 스스로를 지칭하며 ‘포기’라는 단어를 입에 올린다. 고령화되고 격차는 커지고 있는데, 세습받지 못한 사람은 희망없는 각자도생의 전쟁터로 내몰리고 있는데, 이 사회 질서는 지금 이대로 굳어지고 말 것이라는 정서가 압도적이다.

정부조차 희망을 버려가는 듯하다. 2015년 내내 정부는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규제를 풀고 해고를 더 쉽게 하자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던졌다. 그런데 저성장의 가장 큰 원인은 사실 저출산 고령화다. 노동가능인구가 정체되면서 성장도 정체되는 것이다. 그런데 규제완화나 노동시장 유연화 같은 처방은 기본적으로 저출산 고령화가 ‘최종적, 불가역적’이라는 전제 아래 제시된다. 어차피 이런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이니, 일하는 사람과 가계는 고통스럽더라도 기업이나 살려 두자는 기조다.

저출산 고령화는 심각한 문제이지만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면 된다. 더 버는 사람이 조금 더 내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면 된다. 일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어 고용을 조금이라도 안정시키고, 노후에 생존을 위협받는 일은 없도록 연금제도를 바꾸면 훨씬 나아진다.

청년들에게 실험할 수 있는 여유를 주면 ‘포기’라는 단어는 현저하게 덜 언급될 것이다. 한국은 압도적으로 건설투자에 의존해 성장한 나라다. 그동안 도로와 건물 같은 콘크리트에 투자하던 자원을 청년들에게 돌려야 한다. 창조경제든 청년수당이든 청년배당이든, 청년이 새로운 실험을 하는 데 대한 투자를 늘리면 이런 변화가 가능하다.

세습사회도 각자도생도 한국이 20여년 전 IMF 구제금융 이후 스스로 선택한 질서다. 다른 선택은 과거에도 가능했고 미래에도 가능하다. 변화를 향한 정부와 정치권의 리더십이 절실하다.

[ 뉴스토마토 / 2016.01.03 /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 ]

기사원문보기

일, 2016/01/03- 23:25
451
0

올 한 해를 돌아보며 ‘자유’라는 단어가 이만큼 수난을 당하던 시절이 또 있었나 싶은 생각을 했다. 꽤 오랜 기간 사회 현안에 대한 각종 토론 자리에 참석했지만, 올해만큼 ‘자유주의자’를 자처하는 이들을 많이 맞닥뜨린 시절은 없었던 것 같다.한국과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 변화 추이와 65살 이상 고령인구 비율 추이를 지켜보면 놀랍도록 닮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1970년부터 1995년까지 25년 동안의 변화를 보면,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은 1만달러가량에서 2만달러 수준으로 껑충 뛰어오른다. 동시에 65살 이상 인구 비율도 7%대에서 14%대로 2배가 된다(그림1·2 참조).

같은 기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천달러 미만의 미미한 수준에서 1만1천달러대로 훌쩍 뛰어오른다. 또한 65살 이상 고령인구 비율도 3%대에서 6% 근처로 2배 커진다. 재미있는 것은 1995년 한국의 위치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과 고령인구 비율은 거의 정확히 1970년 일본 수준에 있다.

일본에서 목격한 ‘제론토크라시’

img01

다음 수치를 보자. 이번에는 1995년부터 2010년까지 15년 동안의 변화 추세다.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은 이제 2만달러 수준에서 4만달러 이상으로 훌쩍 커졌다. 65살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이 기간에는 14%가량에서 23%가량으로 다시 한번 크게 뛰었다.

같은 기간 한국은 어떨까? 1만1천달러 수준이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달러 남짓으로 2배 뛴다. 그리고 65살 이상 인구 비율은 6%대에서 11%대로 2배가량 뛴다. 결과적으로 2010년의 한국은 다시 한번 1995년의 일본과 비슷한 위치에 서게 된다.

이 그래프대로라면 한국의 다음 10년, 15년도 단순하게 떠올려볼 수 있다. 일본의 길을 따라가는 것이다. 실제로 여러 예측을 종합해보면, 2030년 한국의 65살 이상 인구 비율은 2010년의 일본 수준이거나 그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또 1인당 국민소득은 2010년의 일본 수준보다는 낮지만, 현재보다 꽤 높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의 미래를 일본에 빗대본 것은 2014년 일본에서 목격했던 ‘제론토크라시’(Gerontocracy)의 모습이 떠올라서다. 지난해 나는 일본에서 두 달 동안 지내며 일본 사회 이곳저곳을 살펴봤다. 센다이, 후쿠시마, 이시노마키 등 3·11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을 둘러보기도 했다. 일본 사회의 역동성을 다시 불어넣으려 애쓰는 젊은 사회적 기업가들을 만나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오구마 에이지 게이오대학 교수를 만나게 됐다. 오구마 교수는 <사회를 바꾸려면> 등의 저서로 유명한 인문학자다. 그런데 그는 일본 사회의 여러 문제를 설명하면서 제론토크라시로 단순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론토크라시는 고령자 지배사회를 일컫는 말이다. 오구마 교수는 일본 사회를 민주주의 사회라고 부르기도 하고 자본주의 사회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실은 그 모든 것이 제론토크라시라는 내용에 덧씌워진 것에 가깝다고 말했다.

오구마 교수가 일본 사회를 제론토크라시라고 부르는 이유는, 일본 사회가 중앙부터 지역까지 촘촘하게 외부인과 사회적 약자에 대해 배제적인 고령자 지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특히 3·11 동일본 대지진 뒤 피해 현장에서 그 지배체제의 민낯을 목격했다고 한다.

사실 일본 지역경제에서 제론토크라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려면 현미경을 들이대야 한다. 오구마 교수도 피해 지역 현장에 가서 직접 사람들을 만나며 그 구체적인 작동 방식을 알게 됐다.

일본은 1990년대 이후 ‘잃어버린 20년’을 맞는다. 경제는 저성장을 맞고 글로벌화로 기업들의 해외 아웃소싱이 일반화된다. 비정규직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기 시작하며 지역경제는 피폐해지는 과정이 진행된다.

고령자 ‘리더’가 ‘지배자’로 바뀌어가고

축소 및 노화되는 지역경제는 전국 각지에서 볼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일본 동북부 이와테현의 도시 가마이시는 한때 철강산업의 메카였다. 신일본제철의 주요 제철소가 자리 잡고 있던 곳이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제철소는 외국으로 옮겨가기 시작한다. 남아 있는 공장에서는 부산품 정도를 생산할 뿐이다.

정부는 이 지역에 공공일자리(Public Work)를 만들어 인구 유출을 막으려 한다. 정부가 지원금을 내어주면 그 돈으로 지역주민들이 공공사업에 고용되어 일하는 방식의 일자리 창출 정책이다. 그런데 대대적인 공공일자리 사업의 결과, 지역주민들이 의존적으로 변화해가기 시작한다. 공공일자리만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인구가 늘어나고, 공공일자리가 줄면 사람들이 떠나가고 그러면 공공일자리를 더 줄일 수밖에 없게 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그 과정에서 정부는 지역사회의 배타적 제론토크라시를 인정하게 된다. 지역에서 활동하던 고령자들이 비즈니스 리더이자 지역사회 리더이자 지역 정치인으로까지 변신한다. 리더가 아니라 지배자로 바뀌어간다. 당연히 지역사회는 활력을 잃는다.

정부는 각종 지원 정책을 쏟아붓는다. 그런데 지원 대상이 개인이 아니었다는 데 문제의 시작이 있었다. 일본 중앙정부는 지역사회와 지방정부를 지원 대상으로 삼았다. 취지는 좋았다. 개인을 돕는 것보다 공동체를 돕는 것이 지역사회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는 명분에서였다.

이런 방식으로 지원정책을 펼치다보니 지역을 지배하는 고령자들의 힘은 더욱 세졌다. 대부분 지역에 이미 지방정부나 공동체 지배구조를 주도하고 있던 고령의 지역 토호들이 있던 상황이었다. 이들은 원래 지방정부를 운영하고 지역사회 규칙을 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를 넘어서서, 지역으로 들어오는 돈과 일자리를 배분하는 역할까지 맡게 된 것이다. 공공일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를 사실상 이들이 결정하게 됨에 따라, 결국 지역의 경제력까지 차지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활력을 잃은 가마이시 지역은 제철소가 떠난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만다. 인구는 줄고 고령화가 진행된다. 9만 명이던 인구가 절반이 되었고 65살 이상 인구가 30% 이상으로 변화해간다.

오구마 교수는 이런 과정이 일본 사회의 전형적인 운영 방식을 보여준다고 본다.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이룬 패러다임을 계속 이어가면서 다음 세대의 일본 사회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30년 불황·저성장 고착화의 원인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때 경찰관들이 무너진 건물에서 희생자의 주검을 옮기고 있다. 일본에서는 사회적 약자들이 배제되는 고령자 지배체제인 ‘제론토크라시’가 지진 복구 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런 제론토크라시 체제가 갖는 잔인한 면이 눈에 띄게 드러난 것은 3·11 동일본 대지진 복구 과정에서다. 여러 경로를 통해 복구 과정에서 외국인, 장애인, 신규 거주자들이 지원에서 배제됐고, 여성과 청년들은 대피소 및 지원 물품 배정 등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가 불가능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건강한 지역공동체라면 약자와 소수자를 먼저 배려했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피해 지역에서는 비상 상황이라는 이유 아래 경제성이나 환경영향평가 없이 대규모 건설공사가 마구 벌어졌다.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명분에서였다. 이들은 상당 부분 정부 지원사업의 일환이었다. 동일본 지역 곳곳에선 도로 복구공사와 해변의 대규모 방조제 공사가 벌어진다. 쓰나미를 막는다는 명분에서였다.

후쿠시마 지역의 방사능 제거 작업을 보자. 제목만 보면 첨단기술 공법을 동원할 것처럼 느껴지는 공사다. 하지만 사실 이 공사는 오염 지역의 땅에 있는 흙을 수십cm 파내 다른 곳으로 옮겨 보관하는 초대형 토목공사다.

이들 대부분이 정부 돈으로 진행되는 공사다. 공공일자리가 대거 나온다. 그 일자리를 배정하는 권한은 다시 고령의 지역 토호들 손으로 넘어간다. 그들이 고령의 지역 정치인과 고령의 정부 관료들과 통한다. 그들이 받아온 돈으로 젊은이들이 생존할 수 있게 나누어줄 수 있다.

문제는 이 모든 과정에서 지역주민 다수는, 특히 청년이나 여성이나 신규 이주자 같은 새로운 인구는 배제된다는 것이다. 이런 담합 구조 아래서 이것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사람들이 환영받을 리 없다. 전형적인 폐쇄적 제론토크라시 상황이다.

1980년대 이후 30년 동안 제론토크라시의 결과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30년 동안의 불황이었다. 저성장의 고착화였다. 집권 ‘자민당’ 보수정치의 일당지배였다. 일본 경제는 활력을 잃었다. 소니는 삼성에 밀렸고, 세계 2위 경제대국 자리를 중국에 내놓았다. 정치도 경제도 악명 높은 담합 구조가 됐다. 오랜 기간의 고령화 추세와 소득수준 향상, 그리고 사회 각 부문에서 기득권을 온존시키면서 가져온 사회적 결과다.

급기야 일본은 새로운 활력을 찾기 위해 위험한 국가주의를 만지작거리는 상황이 됐다. 헌법을 고쳐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기치로 국민을 결집시킨다. 혐한론과 반중 정서가 심해지면서 국수주의적으로 변해간다. 활력을 잃은 사회가 찾아가는 비뚤어진 출구다.

그게 바로 1995년 이후 2010년까지 일본에서 벌어진 일이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어쩌면 한국에서 앞으로 10년, 15년 동안 벌어지지는 않을지 두렵다. 고령화율과 1인당 국민소득 추이가 그 길을 따라가고 있듯이 말이다.

이미 조짐이 보이는 듯해 불안하다. 행정부의 최고 의사결정 회의체인 국무회의에는 50대도 끼어들기 힘든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정당들은 노인층에 구애하는 정책을 궁리하느라 바쁘고, 아무리 개혁적인 법안이라도 노인층의 심기를 거스를 듯하면 바로 발을 뺀다.

노인층 심기 거스르지 않으려는 정치권

경제계도 마찬가지다. 2000년대 초반 이후 벤처기업가들이 혜성같이 나타나 한국 경제의 주요 리더로 등장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기업 서열은 그대로 고착되는 중이다. 42살 이민화가 혜성같이 나타나서 메디슨을 이끌며 벤처기업협회를 만들고, 37살 전하진이 한글과컴퓨터를 이끌며 국산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외치며, 33살 안철수가 안철수연구소를 세우던 때가 불과 20년 전인 1995년이었다. 그 뒤를 이어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재웅, 네이버의 이해진,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등 30대 초반의 기업가들이 줄줄이 새로운 경제 리더로 등장했다. 그런 날은 다시 올 수 있을까?

어쩌면 한국에서 제론토크라시는 이미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본의 과거 30여 년을 되돌아보면, 한국도 이대로 가다가는 그 전철을 밟지 말라는 법이 없다. 지금이라도 무언가 충격이 필요한 때인지도 모른다. 고령자 지배체제를 넘어선 새로운 질서가 등장하도록 말이다.

[ 한겨레21 / 2015.12.31 /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 ]

기사원문보기

목, 2015/12/31- 23:30
253
0

내 손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은 23명의 청소년들이 OO실험실에 모여 다양한 사회혁신 프로젝트를 실험해봤습니다. 어떤 청소년들이 모여서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했는지 궁금하시죠? 그들의 활동을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화, 2016/01/12- 10:55
398
0

2015년 12월 27일부터 2016년 1월 29일까지 총 9분이 희망제작소의 든든한 후원회원이 되어 주셨습니다.
후원회원님의 응원 한마디가 희망의 씨앗이 됩니다.
잊지 않고 늘 기억하겠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희망모자

곽영호 후원회원님

평범한 사람들이 즐겁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구요. 그래서 희망제작소 같은 곳이 많이 생겨났으면 합니다.

희망모자

박상인 후원회원님

세상을 바꾸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

희망모자

이만열 후원회원님

다른 대한민국을 기대합니다.

희망모자

이슬비 후원회원님

부끄러운 손길이지만, 작은 손길이 모여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희망 제작소를 찾았습니다.

희망모자

이창수 후원회원님

아이들의 꿈을 만들어주세요!

희망모자

조성주 후원회원님

함께해요~!

금, 2016/01/29- 16:48
291
0

2016년 3월 7일은 희망제작소 1004클럽의 큰 어른이셨던 이영구 후원회원님께서 향년 83세로 타계하신 지 꼭 1년이 되는 날입니다. 80년대에 민주화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아들을 뒷바라지하면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이영구 후원회원님은 두 번이나 1004클럽을 완납하셨고, 세월호 이후 한국 사회의 대안을 논의하는 ‘노란테이블’에 도움을 주셨습니다.


희망제작소뿐만 아니라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등 많은 시민사회단체에 쉼 없는 나눔을 베풀었고, 누구보다 넓고 날카로운 시각으로 우리 사회를 직시하며 후배들의 손을 이끌고 바른 길을 걸어 간 ‘어른’이셨습니다. 이영구 후원회원님 1주기를 맞아 희망제작소 강산애 회원들은 대전 현충원에 있는 묘소를 찾을 예정입니다.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은 피기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 정호승 시 ‘부치지 않은 편지’ 중에서


421_main_thankyou


하늘에 계신 이영구 선생님께

지난해, 갑작스런 비보를 듣고 망연자실했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1년이 흘렀습니다. 매달 강산애 산행에 빠짐없이 참석하셔서 누구보다 앞서서 뚜벅뚜벅 걸으셨기에, 한여름 지리산 종주도 거뜬하게 다녀오셨기에 우리는 늘 선생님의 나이를 잊고 있었고, 그만큼 오래 우리 곁에 계실 것을 의심치 않았습니다.

희망제작소에 일이 있으면 언제나, 누구보다 먼저 달려와서 환한 웃음으로 격려해주시던 선생님의 모습을 우리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선생님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었습니다. 세월호 1주년 캠페인 ‘0416 잊지않았습니다’를 준비하면서, ‘가만히 있어서는 안된다. 뭐라도 해야 한다.’며 눈시울을 붉히던 선생님의 모습과 단호한 목소리를 떠올리며 힘을 내었습니다. 선생님은 늘 우리 곁에 계셨습니다.

강산애 회원들이 만나서 산에 오를 때마다 저마다 지니고 있는 선생님에 대한 추억을 꺼내 놓았습니다. 너무 슬퍼하거나 우울해 하지 않고, 때로는 즐겁고 밝게 또 그리워하면서 말입니다.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사실은 선생님하고 내가 참 친했어’
‘아마 이영구 선생님이라면 이럴 때 이렇게 하자고 하셨을 거야’
‘그때 힘들었는데 선생님 한마디가 위로가 되었어’

선생님은 그동안 참 많은 깨달음과 추억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가셨더군요. 이렇게 하나씩 꺼내놓은 추억이 조각조각 모여서 고운 빛깔의 조각보가 되어서 우리 마음을 다독이며 덮어주고 있습니다. 이 자락에 기대어 희망을 향해서 변함없이 걸어가겠습니다. 늘 지켜봐주세요.

꽃은 피기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운 것처럼, 세월이 얹어주는 만큼 나이 들긴 쉬워도 그만큼 아름답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압니다.

‘청년의 기상을 지닌 아름다운 어른’ 이영구 선생님.
잊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잊지 않겠습니다.

글 : 이원혜 | 후원사업팀 팀장 · [email protected]

목, 2016/02/25- 13:00
248
0

3월은 희망제작소가 태어난 달입니다. 그래서 올해 첫 번째 감사의 식탁은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축하하는 소박한 생일파티로 준비했습니다. 그동안 주머닛돈으로 보살핀 당신, 때마다 배불리 간식 보내준 당신, 잘 지내나 문지방 닳도록 다녀간 당신 이제 좀 관심 가져볼까 하는 당신
화, 2016/03/01- 13:00
195
0

안녕하세요.
이원재입니다.

요즘 이런 질문을 종종 듣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세대갈등이 심해지고 있는데, 왜 더 부추기려고 하시나요?”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고 생각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닌가요?”
‘시대가 바뀌었으니 리더십이 젊은 층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내용의 책을 쓰고 나서
받게 된 질문입니다. 그때마다 저는 “‘세대가 아니라 시대가 교체되고,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는 취지를 설명한 것입니다”라고 대답합니다.

20년 전인 1990년대 중반을 떠올려 봅니다.
당시 한국은 ‘열심히 일하고 꾸준히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이 상식으로 통하던 나라였습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뤘다는 자부심이 넘쳤습니다.
그리고 문제 해결의 패러다임은 이렇게 정리되었습니다.
국가가 잘 살면 기업도 잘 살게 되고, 기업이 잘 살면 직원들도 잘 살게 되고,
직원들이 잘 살면 동네 가게들과 시장 상인들도 잘 살게 되고,
이렇게 되면 결국 모두가 잘 살게 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학생 때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직장에 입사해 평생 노력하며 살면,
내 집 마련도 하고 따뜻한 가족을 꾸려 잘 살 수 있다는 약속이기도 했습니다.

20년 뒤인 지금, 약속은 그리 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대기업들은 더 커지고 강해진 것 같은데, 경제는 저성장 기조로 접어들었다고 합니다.
경쟁은 더 치열해진 것 같은데, 사회는 점점 경직되어 갑니다.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이고, 노인자살률 또한 OECD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동력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과거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때와는 전혀 다른 사회가 되었으니까요.
다른 생각,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합니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해야지요.

패러다임을 바꾸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새로운 시대를 몸으로 익힌 젊은 세대가 사회 의사결정을 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사회의 리더십은 계속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정치에서도, 경제에서도, 시민사회에서도 청년층이 리더가 되는 시간은 과거보다 오히려 더 늦춰지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의 리더십 경험이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우리는 새로 훈련된 리더가 고갈되는 사태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앞서 제게 질문을 던지신 분들의 이야기도 맞습니다.
다만 세대공감을 위해서도, 시니어 세대의 지혜를 더 잘 활용하기 위해서도,
젊은 사람들에게 경험의 기회를 주고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제 생각이었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성공한 벤처기업인으로 꼽히는 이들은 30대 초중반에 리더 역할을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민주적으로 선출했던 대통령들도 20대나 30대에 리더 역할을 시작했다는 점을 떠올려 봅니다.

늘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희망제작소 소장
이원재 드림

우리 사회의 희망을 찾는 길을 고민하며 쓴 ‘이원재의 희망편지’는 2주에 한 번씩 수요일에 발송됩니다. 이메일로 받아보고 싶으신 분은 희망제작소 홈페이지 메인에 있는 ‘희망제작소 뉴스레터/이원재의 희망편지’에 이메일 주소를 입력해 주세요.

수, 2016/03/23- 08:00
243
0

희망제작소는 지난 10년, 쉽지 않았던 길을 간절한 희망을 안고 수많은 희망의 벗들, 시민사회, 그리고 후원회원 여러분과 함께 걸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무엇을 이루었을까요? 지역재생, 마을만들기, 공공정책, 사회혁신, 시민참여, 현장에서 꽃피운 희망
월, 2016/03/21- 10:00
180
0

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그 책은 오래된 책일 수도 있고, 흥미로운 세상살이가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절판되어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같이 볼까요?


스물세 번째 책
<공부중독>
공부만이 답이라고 믿는 이들에게


23_hope book 300

인간은 도구를 사용한다. 여기에서의 도구는 단순히 ‘일을 할 때 쓰는 연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나 방법을 의미하기도 한다. 공부 역시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사용된다. 그렇다면 공부의 목적은 무엇일까?

우리는 살아가며 여러 상황, 사람, 사물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여러 과제와 마주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과제를 적절히 해결하지만, 때론 도무지 ‘어찌할 줄 모르는’ 어려움에 처하기도 한다.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가 공부이며, 우리는 공부라는 도구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

공부는 다양한 형태를 지닌다. 밥벌이를 위한 공부, 마음을 돌보기 위한 공부, 종이를 잘 접기 위한 공부, 연애를 잘하기 위한 공부 등 우리는 여러 우여곡절의 과정을 겪으며 공부하게 된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공부는, 성장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삶을 속박하고, 그 목적을 협소하게 정의하여 편협화시키고 있다.

<공부중독>은 이러한 문제점을 잘 짚어준다. 공부에 중독되어, 그야말로 공부가 만능이라 생각하는 현상을 평범한 사람들의 경험과 언어로 잘 설명하고 있다. 저자들은 공부중독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 ‘임계치’에 다다르면, 공부라는 블랙홀의 중력장이 힘을 잃어 이 시대의 공부중독이 비로소 치유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공부’가 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불편한 진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공부’가 무엇인지, 또 이 도구를 어떻게 이용하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면, <공부중독>을 일독하길 권한다.

글 : 박정호 | 경영지원실 연구원 · [email protected]

금, 2016/03/25- 09:00
115
0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강산애’는 희망제작소 후원회원들의 산행 커뮤니티입니다.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의 소셜디자이너들이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산에 오르며 희망을 노래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건강한 모임 강산애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moun

강산애 5월 정기산행은 봄꽃이 만개하고 숲이 우거진 가평 축령산으로 떠납니다. 경기도 가평군과 남양주시의 경계에 걸쳐 있는 축령산 (해발 876m)은 울창한 잣나무 숲으로 이어진 등산로를 따라서 호젓한 기분을 만끽하며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입니다.

이맘때면 자연휴양림에 노랑제비꽃, 서리산으로 이어지는 길에 철쭉이 활짝 피어납니다. 5월, 흐드러진 봄꽃을 즐기며 이성계와 남이장군의 설화가 깃든 봉우리와 바위를 따라서 가벼운 산행을 즐기기 더없이 좋은 축령산! 함께 하고 싶은 분들 어서오세요! 희망제작소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환영합니다!

○ 산행일정
* 모이는 시간 : 2016년 5월 7일(토) 오전 8시 50분
* 모이는 곳 : 경춘선 마석역 1번 출구
– 상봉역에서 오전 8시 9분에 출발하는 경춘선 열차가 마석역에 오전 8시 43분에 도착합니다.
– 마석역에서 오전 9시 5분에 출발하는 30-4번 축령산행 버스를 반드시 타야 합니다. (약 45분 소요)
– 버스 탑승 후, 축령산입구에서 하차하여 약 10시쯤부터 등산을 시작합니다.

○ 산행코스안내
* 축령산휴양림 – 수리바위 – 축령산 – 서리산 – 화채봉 삼거리 – 축령산 휴양림
(총 8.7km, 휴식 및 식사시간 포함하여 약 5시간 소요예상)
– 산행코스는 현지사정에 따라서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준비물
– 참가비 1만 원, 점심 도시락, 과일, 간식, 물 및 산행에 필요한 복장과 장비

○ 참가신청
– 희망제작소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참가하실 수 있습니다! ☞ 클릭

○ 보험 안내
– 안전사고를 대비해 레저보험에 가입하실 분들은 별도로 신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 보험가입비는 개인부담입니다.

○ 참가문의
– 나은중(강산애 회장 010-6343-4995)
– 이원혜(희망제작소 후원사업팀 팀장 02-2031-2186)

강산애 카페 바로가기 ☞ 클릭

금, 2016/04/22- 18:16
648
0

안녕하세요.
이원재입니다.

언론을 뒤덮은 ‘살인 가습기 살균제’ 소식에 마음이 답답하셨을 겁니다.
가슴을 치는 피해자 부모와 가족들 이야기에 눈물을 삼키셨을 겁니다.
한 차례라도 그 제품을 사용하셨다면, 아이의 작은 기침 소리에도 가슴이 철렁하셨을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중에서도 ‘옥시’라는 상표를 단 제품이 가장 많이 팔렸다는 보도가 나옵니다.
이 제품을 만든 RB코리아(옥시레킷벤키저)가 보여준 모습은 끔찍합니다.
정부 조사가 본격화하자 유한회사로 모습을 바꿔 기업 정보를 감췄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제품 유해성에 대한 실험 결과를 조작하고 은폐했다고 합니다.
제대로 된 사과 한 번 하지 않은 것은 물론, 유가족들을 만나주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RB코리아의 영국 본사 레킷벤키저는 그동안에도 매년 3조 5천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며 화려하게 성장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제품 유해성을 밝힌 2011년 이후 5년 동안 주가는 두 배로 올랐습니다.
심지어 레킷벤키저는 국제적으로 사회책임경영(CSR)을 잘 하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013년에는 제3세계 어린이들을 살리겠다면서 설사병 방지 운동을 지원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사회책임경영 우수기업들을 편입하는 주가지수인 ‘다우존스 지속가능성 지수’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탓에 병들고 죽어간 어린이들이 그 어떤 사과와 보상도 받지 못한 채 힘겹게 싸우고 있는 동안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깊은 좌절감을 느낍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국에서 기업 사회책임경영 확산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이토록 허망합니다.
영국 기업들의 사회책임경영과 영국 투자자들의 사회책임투자 사례는 제 연구의 중요한 참고자료였습니다.
그런데 그 영국의 대표적 사회책임기업이 이런 일에 눈 감고 있었다는 사실에 탄식이 나옵니다.

결국 기업의 변화는 시민들이 만들어야 하나 봅니다.
지금이야말로 비윤리적 기업의 제품을 사지 않는 윤리적 소비가 일어나야 할 때입니다.
곳곳에서 옥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저는 유통업체 진열대에서 이 제품들이 사라져야 불매운동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PB제품 양산으로 직접 소비자 피해를 입힌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먼저 옥시 제품 모두를 진열대에서 내려야 합니다.
하지만 이들 대형마트는 거꾸로 옥시 제품의 할인행사를 최근 진행했다고 합니다.

소비자들이 이들을 심판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물건을 사지 않는 것도 방법이고, 시민단체들을 지켜보며 함께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 참여연대 등의 시민단체에서 피해 가족과 함께 정보제공과 불매운동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물론 제도 변화에 소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고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을 강화하는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기업이 자신들의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깨닫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 해결책입니다.
법 이전에 윤리가 있고, 경제적 책임 이전에 사회적 책임이 있습니다.
사람에도 기업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 깨닫지 않는다면 시민들, 소비자와 투자자들이 깨닫게 해줘야 합니다.

소비자의 생명보다 이익을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은 시장에서 사라져야 합니다.
판매한 제품 탓에 소비자가 생명을 잃게 되면, 그 기업은 의도에 상관없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런 기업을 허용하는 정부가 있다면, 그 정부는 국민과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 탄핵해야 합니다.
영국 정부든 한국 정부든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그런 기업이 계속 돈을 벌도록 허용하는 소비자들이 있다면, 그들의 도덕성은 의심받아 마땅합니다.

우리는 윤리적 소비자가 될 수 있을까요?
선진국이 될 수 있을까요?
시험대에 서는 시간이 온 것 같습니다.

오늘은 희망제작소 소장이 아니라, 한 명의 소비자이자 기업 사회책임경영에 애정을 가진 사람의 시선으로 편지를 썼습니다.

늘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희망제작소 소장
이원재 드림

우리 사회의 희망을 찾는 길을 고민하며 쓴 ‘이원재의 희망편지’는 2주에 한 번씩 수요일에 발송됩니다. 이메일로 받아보고 싶으신 분은 희망제작소 홈페이지 메인에 있는 ‘희망제작소 뉴스레터/이원재의 희망편지’에 이메일 주소를 입력해 주세요.

수, 2016/05/04- 10:37
21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