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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복면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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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복면이 온다?

익명 (미확인) | 월, 2015/12/28- 23:03

특집 온다?

 

복면이 온다?

 

글. 박주민 변호사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 중 ‘3포 세대’란 것이 있다. 연애, 결혼 그리고 출산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이 세 가지를 포기해야만 자신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세대란 의미다. 여기서 나아가 최근에는 5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에 더해 취업과 주택도 포기)나 7포 세대(인간관계와 희망까지도 포기)란 말도 만들어져 유행하고 있다. 이 말이 젊은 세대들의 암울한 현재와 공포스러운 미래를 의미한다고 하지만, 이들 세대가 조금 있으면 우리 사회의 중심이 될 것이기에 바로 우리 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 우리 사회의 노인들은 괜찮을까? 잘 알려져 있다시피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불안한 현재와 공포스러운 미래는 어느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런 상황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바꾸어 나갈 것인가. 당연히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대선에서 모든 후보자가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대표적 공약으로 내걸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공약(公約)은 모두 공약(空約)이 되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현재 상황을 바꾸기 위한 두 가지 요소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하나는 정치적 선택을 잘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 번의 정치적 선택을 넘어선 지속적 감시와 비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암울한 현재와 불안한 미래를 지속시킬 복면금지법안
집회나 시위는 특히 두 번째 것과 직결된다. 국민들의 감시와 비판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의사를 집단적으로 표출하여 정치권에 전달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것을 위한 기본권이 바로 집회·시위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헌법재판소는 집회·시위의 자유를 단순한 기본권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요소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집회나 시위를 대하는 태도는 집회와 시위가 민주주의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없다고 보이는 정도를 넘어서 이를 적대시하고 있다고 보일 정도다. 지난 11월 14일 열린 제1차 민중총궐기에서의 물리적 충돌을 이유로 그 이후에 진행하려던 집회들을 연속적으로 금지통고 하고, 1차 민중총궐기 참가자들에 대해 소요죄를 적용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으며, 집회 참가 시 복면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 또한 문화제 형태로 이루어진 3차 민중총궐기에 대해서는 사회자가 ‘집회’라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미신고집회로 보아 주최자를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복면금지법안이 통과될 경우 제도화 되는 것이기에 지속적으로 집회의 자유를 위축시킬 것이다. 특히 착용이 금지되는 복면의 종류가 특정되어 있지도 않은데다가 신원을 가리기 위한 목적으로 착용하는 것을 금지하기 때문에 수사기관이 착용자의 내심의 의사를 판단하게 되므로 자의적 적용이 가능하다. 거기다가 본질적으로 복면을 착용하고 폭행이나 협박을 하는 사람을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폭행이나 협박이 발생한 집회에 복면을 착용하고 참여하는 것을 처벌하는 것이기에 사실상 복면착용만을 이유로 처벌하는 과잉처벌의 문제도 가지고 있다.      


집회에 대한 정부의 적대적 태도는 지난 집회 참가자들을 억누르는 것을 넘어 필시 앞으로의 집회도 위축시키게 될 것이다. 집회가 위축된다는 것은 그것을 통해 국민들이 말하려는 의사도 위축시키게 된다. 우리나라의 불안한 현재와 공포스러운 미래에 대한 문제제기와 개선의 노력이 위축되고,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이 더욱 지속되고 가중되는 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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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방지법? 테러빙자법!
국정원은 지난 14년간 지속적으로 테러방지법의 제정을 요구해 왔으나 번번이 실패했었다. 그 이유는 이미 테러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되는 국정원에 국민의 인권을 침해할 수도 있는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고 집중시킨다는 문제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난 프랑스 파리에서의 테러를 계기로 테러방지법 제정이 다시 강하게 추진되고 있다. 이번에 추진되고 있는 테러방지법 역시 지난 14년 동안 제안되어 왔었던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것이어서 당연히 이전과 동일한 문제가 그대로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 동안 테러방지법 제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점에 비추어 보면 테러방지법의 제정을 논하기에 앞서 당연히 검토되어야 하는 2가지 전제가 있다. 하나는 필요성이고, 다른 하나는 적정성이다. 필요성은 ‘현재 있는 제도로는 테러를 막을 수 없다는 제도적 필요성’과 ‘이전과 달리 우리나라에 대한 테러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는 상황적 필요성’을 따져 보아야 할 것이고, 적정성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는 권한을,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해왔던 국정원에 주어야 하는가’를 살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와 여당이 테러방지법 제정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테러위협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며, 기존의 법률과 규정들로 방지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체계적이고 논리적 설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IS가 우리나라에 테러방지법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이제 테러가 일어날 것처럼 이야기한 대통령의 발언 이외에는 사실상 설명이라는 것 자체가 없었다고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테러를 방지하기 위한 법이 아니라 테러를 빙자한 법이라는 느낌마저 들 정도이다. 


또 설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개입이나 정치개입, 간첩조작 등 최근에도 지속적으로 정치적 독립성이 훼손된, 그리고 국민의 기본권을 심대하게 침해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국정원에 국민의 금융거래정보나 위치정보까지 손쉽게 확보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적정해 보이지도 않는다. 국정원이 진정한 해외정보기관으로 바뀌어 국내정치에 대한 개입을 포기한다고 해도 불안할 터인데 말이다.   

 

독재국가가 온다
독재국가의 모습은 어떤가? 국민의 입은 막으면서 국민을 쉽게 감시하려고 한다. 집시법을 개정하는 등 국민의 집회나 시위를 통제하려 하고, 필요성이 의심되는 테러방지법을 통해 국정원에 국민을 감시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고 집중시키려는 모습은 독재국가의 그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을 제어하지 못하면 2016년 ‘복면금지법이 온다’거나 ‘테러방지법이 온다’를 넘어서 ‘독재국가가 온다’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국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스러운 현재, 불안한 미래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이룩한 민주화의 성과도 송두리째 잃어버릴 수 있는 것이다. 2016년은 중요하고 지리한 싸움의 연속일 것 같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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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연금특위 자문위의 미확정 논의가 결과인 듯 보도돼 우려
연금개혁의 목표는 기금 안정 아닌 적정노후소득 보장되어야

확정되지 않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이하 ‘연금특위’) 소속 민간자문위원회 논의가 확정된 것인 양 흘러나오면서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 9%→15% 합의’, ‘가입상한·수급개시 65세 일치’ 등의 내용이 보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의 전제는 소득대체율 향상이며, 의무가입연령 상향 조정은 노동시장의 현황과 연동해 신중하게 다뤄야 할 문제다. 다양한 쟁점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결정되지 않은 내용이 마치 확정되어 여론을 떠보듯 보도되어서는 안된다.

특히, ‘적정 노후 소득보장’이라는 공적연금제도의 ‘목적’이 아니라 재정이라는 ‘수단’의 확보 방안에 초점이 맞춰진 것도 매우 우려스럽다. 연금개혁 논의의 초점은 주민 모두의 존엄한 노후 보장을 위한 공적연금제도의 개혁에 있어야 함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현재 논의의 초점을 기금고갈과 기금 존속을 위한 부담으로 끌고가는 것은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의혹만을 키울 공산이 크며, 결국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논의해야 할 것은 적정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소득대체율 상향, 그리고 그에 따른 보험료율 인상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공적노후소득 보장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초연금 등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 국회 연금특위 논의와 보도의 방향과 내용이 중요한 이유다. 모든 시민의 노후와 부양 부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쥔 연금개혁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확정되지도 않은 내용이 잘못 알려지고 확산된다면, 불필요한 혼선과 갈등만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가뜩이나 연금개혁 논의 과정에 가입 당사자인 시민과 노동자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문제제기되고 있는 지금,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의혹만을 부풀려서는 안될 것이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우리 사회의 주요한 과제인 연금개혁 논의와 이에 대한 보도가 도리어 연금제도의 불신을 키우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에 대해 깊이 우려하며, 적정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 논의와 여론 형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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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23/01/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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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에 의해 위임받지 않은 지자체의 일방적 조정은 위법

일방적인 정책 연령 상향은 사회보장정책 목적에 역행

사회정책 사각지대 초래할 차별과 배제 행정 부적절

최근(2/2) 대구시는 현재 65세로 되어있는 도시철도 무상 이용 연령을 70세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7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시내버스 무상 이용제도 도입 계획과 함께 발표된 도시철도 무상이용 연령 상향 조정은 현행 노인복지법 제 26조에서 경로우대 대상을 ‘65세 이상의 자’로 하여 일반적인 연령기준을 두고 있을 뿐, 이를 상향 조정함으로써 경로우대 대상을 축소할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게 위임한 바 없는 상황에서 내린, 차별적이고 위법한 조치이다. 실제로 대법원은 노령수당의 지급대상자를 ’70세 이상’으로 규정한 보건사회부장관이 정한 1994년도 노인복지사업지침이 구 노인복지법 제13조의 위임한계를 벗어나기 때문에 무효라고 판결한 바 있다[대법원, 95누7727, 1996. 4. 12.]. 법률에 위임받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70세 이상으로 정책 대상을 축소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대구시의 노인정책 연령 70세 상향 조정은 지방자치시대에 복지 확대는커녕 자의적으로 65세 ~ 69세 노인을 배제하는 위법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며, 사회정책의 사각지대를 초래할 수 있는 정책의 전면 수정을 촉구한다.

현행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노인을 65세 이상으로 정의하고, 노인복지법이나 기초연금법 등은 지급대상자 연령을 65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구시의 노인 정책이 지급대상자 범위를 법령의 규정보다 축소·조정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하지만, 현재 대구시장에게 부여된 근거 규정은 확인하기 어렵다. 즉, 법률이 노인 기준을 65세라고 명시한 상황에서 대구시의 정책은 그 자체로 위법할 뿐더러, 불합리한 차별이며 일방적인 배제일 뿐이다. 또한 시내버스 무상 이용제도와 같이 고령자의 이동권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사회적 지원을 축소시키는 것으로 사회보장 정책의 방향 측면에서도 부적절하다. 인구와 산업구조가 빠르게 변화함에도 노동시장 개선이나 이를 기반으로 한 정년연장에 대한 논의가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대구시가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노인 정책 대상 연령만을 상향한다면, 안정적 수입이 중단되는 시점과 고령자가 사회적 지원을 받기 시작하는 시점 간 공백 기간은 더욱 길어질 것이다. 이는 사회정책의 사각지대로 밀려나는 시민의 증가를 초래할 것이다.

우리사회는 OECD 기준 노인빈곤율 압도적 1위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노인 연령은 안전한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점이 되어야 한다. 노년의 사회안전망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 수혜 대상의 연령 기준마저 늦추는 것은 그저 재정부담 책임을 모면하려는 부당한 차별과 배제의 정책일 뿐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00세 시대 운운하며 에둘러 위법하게 정책 대상을 축소하기 이전에 지역사회에서 노후의 생활안정을 위해 적절하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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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23/02/0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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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택배기사 1심 판결이 의미하는 노동조합법 개정 방향’ 토론회에 부쳐

지난 2월 3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이 주최한 토론회가 열렸다. 최근 선고된 CJ대한통운 판결의 의미를 짚어보고 노동조합법 개정의 방향을 정리하는 자리였다. 더불어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에서 노조법 2·3조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이 토론회를 주최한 만큼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이 개정안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토론회에서 발제자는 이번 판결이 2010년 대법원 판결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0년 대법원은 ‘기본적인 노동조건 등에 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가 노동조합법상 사용자라고 판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재계는 이 대법원 판결이 부당노동행위 중 지배·개입 행위에 국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번 판결은 헌법적인 논거를 제시하며 지배·개입금지의무뿐만 아니라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 역시 위 대법원 기준에 따라 판단해야 함을 분명히 한 것이다. 더 나아가 노동3권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자 개념을 분리해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토론자들 역시 이번 판결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법원이 제시한 기준에 맞게 노동조합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데에 입을 모았다.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는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을 토대로 국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법원 판결에 역행하여 노조법 개정이 되면 안 된다. 이번 판결의 당사자인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은 CJ대한통운과 위수탁계약을 맺고 있는 집배점(대리점)과 위수탁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은 특수고용이면서 간접고용인 것이다. 택배기사는 물론 학습지교사, 플랫폼 노동자 등 무수히 많은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고 교섭을 요구해왔으며, 현재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노동자들도 있다. 이번 법원 판결은 이처럼 고용형태에 제한되지 않고 ‘노동조건 등에 대해 지배력과 영향력을 가진 자’에게 교섭의무가 있고, 이를 거부하면 부당노동행위라고 인정한 것이다. 따라서 노조법 2조의 사용자 정의 개정은 ‘사내하청’ 등 제한된 노동자들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둘째, 장소를 기준으로 사용자를 정의해서는 안 된다. 법원은 장소적 개념으로 사용자를 정의하지 않았다. 법원은 기본적인 노동조건 등에 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사용자로 보았으며, 구체적으로는 원청과 하청의 관계, 노동자의 업무가 상시적·필수적인 업무인지, 원청의 사업체계의 일부로 편입되었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서 말하는 원청의 사업체계로의 편입은 장소와 무관한 개념이며, 사업장보다 훨씬 광범위한 개념이다. 법원이 이와 같은 기준을 제시한 이유는 생산설비·사업장을 기반으로 하는 제조업뿐만 아니라 보다 광범위하게 사업을 영위하는 물류·유통업, 서비스업 등에서도 원청이 노동조건 등에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내하청’으로 특정하는 등 장소를 기준으로 노조법상 사용자 정의를 협소하게 개정해서는 안되며, ‘노동조건 등에 대하여 지배력과 영향력을 가진 자’를 사용자로 규정해야 한다.

셋째, 법원 판결은 최저 수준임을 인식해야 한다. 법원은 현존하는 법률을 해석하는 소극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런 법원마저 하청 노동자들의 노동3권이 형해화되고 있음을 인식하며 헌법과 변화하는 현실에 부합하게 법률을 해석해야 한다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석으로는 한계가 있다.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상 사용자 문구가 동일한 이상, 재계는 계속해서 근로계약을 맺은 사용자만 노동조합법상 사용자라고 주장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당장 CJ대한통운은 이번 판결에 불복하며 항소했다. 법원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단체교섭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국회가 법원 판결만 바라보며 가만히 있는 것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국회는 헌법과 현실에 맞게 적극적으로 법률을 바꿀 책임이 있다. 법률을 해석하는 사법부와는 그 권한이나 책임의 크기가 다르다. 법원 판결만 쫓을 것이라면 국회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 법원 판결은 최저한의 기준임을 인식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노동조합법을 개정해야 한다.

CJ대한통운 판결,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 표명에서 확인되는 것은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3권은 형해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이 온전히 실현되도록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운동본부는 국회가 제대로 된 내용으로, 신속히 노동조합법을 개정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2023년 2월 6일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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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23/02/0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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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참여 배제된 전문가 중심의 논의 한계 드러나

수급자 참여 보장하는 사회적 합의기구로 논의 틀 다시 짜야

어제 국회 연금개혁특별의원회(이하 “연금특위”) 여야 간사가 국민연금 구조개혁이 먼저라고 발표하며 소득대체율이나 보험료율을 조정하는 모수개혁의 공이 정부로 넘어간 형국이 되었다. 이는 최근까지 모수개혁 중심의 논의를 이어오다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결과다. 구조개혁의 흐름 속에서 모수개혁도 논의해야 하는데 앞선 모수개혁 논의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관련 보도가 이어지자 국회가 부담을 느끼고 뒤로 물러선 모양새다. 하지만 연금개혁과 같은 어려운 문제를 풀자고 국회가 있는 게 아닌가. 표심의 눈치를 살피고, 이해 당사자보다 전문가에 의존하는 지금의 논의 구조로 연금개혁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연금특위 논의 과정에서 불안과 갈등만 부추기다 ‘지금은 모수개혁을 논의할 상황이 아니’라며 논의를 원점으로 돌린 국회의 무책임함을 규탄하며, 조속히 사회적 합의 기구를 구성해 연금개혁 논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당초 국회 연금특위는 구성부터 운영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특위 구성에 노동조합이나 시민사회단체 등 가입자와 제도 수혜자를 대표하는 시민의 참여를 배제한 채 민간자문위원회를 구성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렇게 구성된 연금특위 민간자문위원회는 어떠한 합의도 이뤄내지 못했다. 또한 세대갈등을 부추기고 기금소진 불안감을 과장한 일부 전문가들과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합의된 것처럼 편향적인 보도를 쏟아낸 언론의 행태로 인해 국민연금의 목표인 ‘적정 노후 소득보장’은 뒷전으로 밀리고 연금재정문제만 부각되어 본말이 전도되고 말았다. 본말전도된 상황을 바로잡지 못한 채 연금개혁의 공은 정부로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연금개혁의 당사자인 시민들은 대체 무엇이 중요한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국회 연금특위의 문제는 예견된 결과다. 가입자 대표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적 논의로 흐를 우려가 컸던 데다 위상이 모호한 민간자문위원회의 한계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또한 모수개혁을 내세웠다 갑자기 구조개혁으로 선회한 점에서 국회가 애초에 선거를 앞두고 소득대체율이나 보험료율 인상을 반영한 연금개혁 논의를 추동할 의지와 용기가 있었는지 의문이 들게 한다. 연금특위가 당장 해야할 논의를 뒤로하면서 연금개혁의 시계마저도 불투명해졌다. 올해가 법정 재정계산 연도여서 연금제도를 논의할 정부기구가 가동되고는 있지만 이 역시 전문가중심기구이다. 전문가중심기구인 연금특위 민간자문위원회의 실패와 언론의 편향적인 보도는 당사자를 배제한 일방적인 연금개혁 논의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 결국, 연금개혁 논의를 위한 사회적 합의 기구 필요성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우리사회는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와 심각한 노인빈곤율 문제를 안고 있다. 모든 시민의 존엄한 노후를 보장하고 부양 부담의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될 연금개혁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연금개혁 논의를 원점으로 돌린다면, 논의의 틀부터 다시 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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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3/02/0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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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문제 한국 정부는 책임 있게 응답해야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문제 한국 정부는 책임 있게 응답해야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인정하고 피해를 배상하라는 판결 환영

2023년 2월 7일, 법원은 베트남전 피해 생존자 응우옌티탄 씨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민간인 학살 인정 및 피해 배상에 대한 국가배상소송 1심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다. 1968년 퐁니·퐁넛 마을 학살이 발생한 지 55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군의 명백한 불법 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확인하고 대한민국의 법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다. 참여연대는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진상 규명에 큰 진전을 가져온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 

1999년 언론을 통해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공론화된 이후 진상 규명과 책임 인정, 사과와 피해 배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러나 20년 넘게 한국 정부는 나서지 않았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당시의 상황을 증언한 피해 생존자들,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가해국 한국 정부의 책임을 묻기 위해 연대해온 사람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승소가 가능했다. 진실과 평화를 위해 애써온 모든 이들의 소중한 성과다.  

정부는 이 결과에 책임 있게 응답해야 한다.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진실이다. 이제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진상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 퐁니·퐁넛 마을 학살뿐만 아니라 하미 마을 학살 등 다른 사건들에 대해서도 포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특히 하미 마을 학살의 경우 지난해 진실·화해를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피해자들의 진실규명 신청이 접수되었음에도 위원회는 조사개시결정을 미루고 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신속한 조사개시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공식적인 진상조사를 토대로 한국정부는 공식 사과, 피해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로 나아가야 한다.

‘베트남 전쟁과 한국군 파병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는 한국 사회에 매우 중요한 문제다. 가해국으로서 진실과 책임을 제대로 마주할 때, 앞으로 한국이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이 한국 사회가 군대의 파병, 전쟁에 대한 군사적 개입, 무기 수출과 같은 문제에 대해 무겁게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불편한 진실에 책임 있게 응답해야만 평화로 가는 길이 어디인지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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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23/02/13-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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