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논평] 변죽만 울리는 대학생학자금대출 해법, 등록금 인하가 우선이다

지역

[논평] 변죽만 울리는 대학생학자금대출 해법, 등록금 인하가 우선이다

익명 (미확인) | 월, 2015/11/30- 11:57
[논평] 변죽만 울리는 대학생학자금대출 해법, 등록금 인하가 우선이다

서울시복지재단과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가 국회 유인태의원과 함게 '청년 학자금 대출 부채 해법'이라는 공동 토론회를 개최했다. 박현근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와 장동호 남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발표로 진행되는 이번 토론회에서는, 35세 미만 채무자의 개인회생 시 변제기간을 1년 이내로 단축하고, 3년이 지나면 원리금 면책이 되도록 하는 특례의 도입이 제안된다(박현근 변호사). 또 청년 자산형성지원 프로그램, 금융교육의 강화, 대학내 금융안정센터 설치 등 제도적 방안도 제시되었다(장동호 교수).

실제로 2015년 6월 말 기준으로 한국장학재단이 밝힌 채무자는 179만 3천명이나 되고, 학자금대출 연체자에 대한 채무조정자는 지난 8월에 3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또 워크아웃을 신청한 대상 중 29세 이하의 청년이 2천명을 넘어섰다. 금액으로만 보면, 2014년 말 기준으로 학자금 대출 누적액이 10조 7천억원에 달하고(대학교육연구소), 올해 1학기에만 총 9,623억원이 대출되었다. 사실상 빚을 내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고 해서 취업이 되는 것도 아니어서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실업자 현황을 보면, 20세에서 29세 사이 실업자는 41만명으로 경제위기였던 2009년보다도 10만명이 높은 수준이다.그렇게 해도 3명 중 1명은 단기고용으로 밖에는 취업이 안되고 이들의 임금 수준은 150만원을 밑돈다. 

이런 상황에서 빚내서 학교다녀라는 정부의 학자금대책은, 빚내서 집사라는 정부의 부동산대책과 겹친다. 알다시피 노동이 불안정해 소득이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에서는 가처분소득은 늘어나지 못한다. 이는 결국 빚을 내더라도 상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낮추며 무엇보다 개개 채무자들을 평생 빚의 노예로 살도록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면책 수준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이 문제가 해소되기 힘들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이번 토론회를 보면서, 이제는 사라진 <반값등록금>의 문제를 떠올린다. 알다시피 지난 2012년 거의 모든 대선후보들은 반값등록금 문제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것은 현재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일선 대학교의 등록금 현황을 보면 2012년 국립, 사립대학교의 등록금이 각각 -4.7%, -3.9%였던 것을 제외하고 매년 조금씩 조정되기 시작해 2014년에는 -0.3%, -0.5%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서울시내 주요 사립대는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사실상 반값등록금이라는 사회정책이 파기되는 수순이다. 이런 데에는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현재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도부 영입이 오르내리는 새정치민주연합도 마찬가지다. 

서울시가 금융조정정책을 통해서 청년들의 학자금대출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런데 이 역시도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하기 보다는 정부나 국회에 법 개정건의를 할 수 밖에 없는 일이라면, 마땅히 등록금 수준을 낮출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제안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한다. 기본적으로 사후적인 지원제도, 이를테면 비싼 등록금을 빚을 내서 감당할 수 있게 한달지 비싼 전세집을 빚을 내서 감당할 수 있게 한달지 하는 것은 여전히 고등교육의 문제와 주거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귀속시키는 한계를 갖는다. 그래서 노동당은 오히려 등록금을 낮추고 주택가격을 낮추는 정책이 더욱 지속가능하고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올바른 해법이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사회에 처음 발을 내딛자 마자 빚의 수렁에 빠지게 되고 평생을 빚의 수레바퀴에서 살도록 하는 한국사회에서, 빚을 낼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바꾸지 않고선 해법이 없다. 그런 점에서 오늘 국회에서 이야기되는 서울시의 대안이 좀 더 실효성있는 대책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 그 첫걸음은 '반값등록금'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하면 좋겠다. [끝]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김영식 의원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가 검색 또는 이용자성향분석에 따라 기사링크를 배치하는 행위에 대해서 대가를 지급하도록 하는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였다. 입법취지는 구글, 페이스북, MS에게 ‘뉴스사용료’를 지급하도록 하여 언론사들의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인터넷이 대폭 확장시킨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의 근간이 되는 검색 등 알고리즘을 위축시켜 인터넷 생태계는 물론 언론 생태계까지 위협할 것이다. 

우선 ‘뉴스사용료’라는 개념 자체가 인터넷 생태계에 반한다. 저작물의 온라인상의 위치, 즉 URL 또는 IP주소를 배열하는 것은 해당 저작물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므로 유료로 할 이유가 없다. 맛집 위치를 타인에게 알려줄 때마다 맛집에 돈을 내야 하는가? 자신의 저작물에 이용자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알려주는 것은 저작권자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므로 홈페이지 운영자는 자신의 홈페이지 주소가 무료로 널리 퍼뜨려지길 원한다. 저작물의 온라인상 위치를 타인에게 알려주는 행위를 저작물의 사용이라 칭하고 유료화한다면 페이스북 계정이나 블로그에 자신이 좋아하는 언론기사 링크를 거는 행위도 위축될 것이다. 인터넷의 문명사적 성공의 핵심은 HTTP기반의 월드와이드웹이다. 엄청난 양의 정보를 수많은 단말에 분산보관하고 각 정보가 보관된 단말위치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좋은 정보의 보관위치를 널리 알려줄 때마다 정보보관자에게 돈을 내야 한다면 월드와이드웹은 유지가 불가능하다.  

물론 김영식 의원의 법안은 모든 링크걸기를 유료화하지는 않는다. (1) 검색 또는 이용자성향분석 알고리즘에 따른 추천(이하, “추천”)의 대상물 그 중에서도 (2) 언론기사에 대해서 링크하는 행위만을 유료화한다. 그러나 검색이나 추천은 인터넷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검색은 정보의 바다에서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의 링크를 끌어다주고 추천은 이용자가 필요로 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보의 링크를 끌어다 준다. ‘정보가 너무나 많아서 정보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인터넷에서 검색이나 추천이 없다면 이용자들은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낭비해야 한다. 검색이나 추천이 없다면 엄청난 인력을 동원해 육안으로 정보를 찾아낼 수 있는 자들이 유리하다. 또 정보제공자 측면에서도 무조건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양의 광고를 띄우는 기업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다. 검색과 추천은 이용자와 중소기업에게 대기업에 밀리지 않는 정보력과 홍보력을 제공하여 우리 모두가 평등하게 소통할 수 있게 해주었는데 이를 유료화하면 인터넷의 문명사적 성공의 이유인 평등성을 위축시키는 것이다. 

또 모든 저작물에 대한 링크걸기는 무료인데 예외적으로 언론기사에 대해서만 링크걸기를 유료화한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예컨대 영화를 스트리밍하는 페이지의 URL들을 배열하는 것은 무료고 언론사의 기사 페이지의 URL을 배열하는 것은 유료라는 것이다. 언론사들의 저작물이 다른 저작물보다 보호가치가 높다면 그 이유는, 언론이 민주주의가 먹고 사는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의 가장 조직적인 행사방식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언론은 언론수용자들을 위해 존재한다. 언론수용자들 입장에서는 언론기사에 대한 링크걸기가 유료화된다면 그 비용이 언론수용자들에게 전가되거나 스스로 URL에 찾아가는 불편함을 겪게 된다. 결국 영화를 보려는 관객과 달리, 투표를 해야 하는 유권자가 선거후보자에 대해 알고자 언론기사 검색을 할 때 이런 비용과 불편함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면, 이 법안을 과연 민주주의를 위한 차등대우라고 정당화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바로 이런 문제들 때문에 EU가 2019년 언론진흥을 위해 통과시킨 저작권지침 제15조도 처음엔 인권단체들에 의해 ‘링크세’라고 비난받다가 결국 링크나 짧은 문구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도록 하였다. 그런데 김영식 의원 법안은 이런 예외없이 모든 ‘매개’ 행위에 적용되는 진정한 ‘링크세’이다. 

김영식 의원 법안은 언론 생태계도 훼손할 것이다. 플랫폼이 언론사의 뉴스를 매개하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개별 사용료 협상을 거친 언론사들의 기사만이 검색 및 추천에 포함되는 방식만 강제되고 나머지 뉴스스탠드, 제휴검색, 일반검색 및 알고리즘추천의 방식이 금지된다면, 실제로 수천개 되는 언론사와 모두 협상이 이루어지기 보다는 결국 중견급 이상의 언론사들 중심으로 선정이 되고 선정되지 못한 군소언론사는 더욱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다. 

법적으로 모든 언론사와의 사용료 협상을 의무화하더라도 거래비용 때문에 검색이나 추천서비스에서 아예 제외될 위험이 있다. 과거에는 수많은 군소매체들이 콘텐츠를 이용자나 플랫폼에 판매하지는 못해도 일반검색이나 ‘알고리즘 추천’의 결과 또는 ‘뉴스스탠드’에 포함되는 것만으로 언론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는데 이 통로가 막히게 된다. 

또 한국의 온라인 뉴스 소비는 거의 국내 플랫폼의 ‘콘텐츠 제휴’ 즉 이미 사용료를 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프랑스호주처럼 특정 플랫폼들을 통한 일반검색이나 알고리즘추천을 통한 소비가 압도적이어서 경쟁법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 공익적 필요도 없이, 군소매체들이 일반검색이나 알고리즘 추천을 통해서 바이럴해질 권리, 대중이 군소매체들의 무명 콘텐츠를 우연히 발굴할 기회만 사라질 위험이 큰 것이다. 

콘텐츠에 링크를 걸 자유는 월드와이드웹의 핵심기능이며 약자들에게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해준 표현의 자유의 조건이다. 적용 분야를 어떻게 좁히든 링크를 거는 행위를 유료화하는 것은 인터넷의 자유를 파괴하며 도리어 언론의 다양성을 파괴할 것이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뉴스링크 유료화법에 반대하며 본 법안의 폐기를 촉구한다.

2021년 5월 3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월, 2021/05/03- 23:23
3
0

사단법인 오픈넷은 2021. 5. 20.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의 뉴스포털이용자위원회가 포털에게  뉴스서비스 정책, 기사배열 기준, 알고리즘 등에 대한 공개 요구, 검증 및 시정요구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신문법 개정안(김남국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09919)에 대한 반대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의견서 

1. 본 개정안의 주요 내용

본 개정안은 ①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가 기사배열의 기본방침과 기사를 배열하는 구체적인 기준 및 기사배열의 책임자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공개하도록 하고 (안 제10조 제2항), ②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으로 뉴스포털이용자위원회를 두어 인터넷뉴스서비스 정책, 기사배열 기준 등에 대한 공개 요구, 검증 및 시정요구 등의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며 (안 제10조의2~9), ③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에게  위 뉴스포털이용자위원회의 일정한 요구에 응할 의무를 부여하고 이를 미이행할시 과태료, 발행정지, 등록취소 심판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규정(안 제10조의6, 안 제22조, 안 제39조)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음.

2. 행정기관의 언론 유통 시장 개입은 언론의 자유 침해

본 개정안에 따르면 뉴스포털이용자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으로, 국회의장·교섭단체 대표가 협의하여 추천한 3인,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단체가 추천하는 6인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위촉하여 구성되는 기구로써, 법상 행정기관으로 분류될 뿐만 아니라 구성에 대한 정파성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임.  

이러한 행정기관이 언론 유통 시장에 강제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각종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정부의 언론에 대한 외압 행사의 제도화, 거시적으로는 정부의 언론 검열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제도는 정부가 반정부적 언론을 탄압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언론을 유도하는 수단으로 남용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금기시되는 규제 방식이라 할 것임.

인터넷뉴스서비스를 ‘언론’으로 포섭시켜 규제하려고 한다면 오히려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여야 하며, 배열은 일종의 편집권의 행사로 보호하여야 할 것임. 그런데 행정기관이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의 뉴스 서비스 정책 및 기사배열 기준, 알고리즘에 대한 개입 및 시정요구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본 개정안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 등에 위반하여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해석됨. 

또한 기사 배열에 대한 행정권의 개입은, 직접 수범자인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 뿐만 아니라, 뉴스를 공급하는 언론사에 대하여도 반정부적인 내용의 뉴스는 기사 노출이나 배열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높고, 이로써 언론의 자유,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정부 권력을 견제, 감시하는 언론의 기능을 크게 위축시켜 반민주적인 결과를 낳을 위험이 큼.

3.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기준으로 포괄적인 권한을 규정 – 헌법상 포괄위임금지 원칙, 명확성 원칙 등에 반하여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의 언론의 자유, 직업 수행의 자유 등을 침해

안 제10조의5에 따르면, 뉴스포털이용자위원회의 권한은 ‘1. 인터넷뉴스서비스 정책에 대한 시정요구, 2. 기사배열의 기본방침, 기사 배열 기준에 관한 시정요구, 3. 기사배열 알고리즘의 공개 요구 또는 검증, 4. 이용자의 권익보호와 침해구제에 관한 업무, 5.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와 신문사업자와의 이해관계 조정에 관한 업무, 6. 다른 법령에 의하여 심의사항으로 정한 사항’ 등이 있음. 한편,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는 위 위원회의 업무에 필요한 자료제출, 출석, 답변 요청에 응할 의무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본조에 따른 처리결과를 공개할 의무를 부담하고 이를 미이행시 과태료나 발행정지 등의 대상이 될 수 있음(안 제10조의6, 안 제22조, 안 제39조).

뉴스포털이용자위원회의 권한인 ‘시정요구’의 효력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본조에 따른 처리결과를 공개할 의무’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음. 즉, 시정요구대로 처리할 의무를 부과한 것인지, 시정요구나 알고리즘 공개 요구 등을 거부처리하고 거부처리 결과만을 공개해도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볼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음. 또한 4호, 5호의 업무 역시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규정되어 있고, 6호에서는 타 법령에서 뉴스포털이용자위원회가 ‘심의’할 수 있는 권한까지도 규정할 수 있음을 예정하고 있어, 뉴스포털이용자위원회의 권한 및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의 의무 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광범위하며 불명확함.

한편, 본 법안의 본문에서는 위원회의 시정요구나 검증의 기준에 대해 특별히 명시하고 있지 않으나, 제안이유에서 기사 배열 알고리즘의 편향성 문제를 지적하며 ‘인터넷뉴스서비스의 공공성, 공정성, 투명성 확보’를 명시한 것으로 볼 때, ‘공정성’, ‘편향 유무’가 그 기준이 될 것으로 보임. 그러나 이는 판단자의 정치적 주관, 자의적 해석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밖에 없는 불명확하고 추상적인 개념으로, 이를 기준으로 검증 및 시정요구를 하고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로 하여금 각종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헌법상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의 언론의 자유 혹은 직업 수행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할 위험이 높음. 또한 사회적으로도 정부에 대한 불신, 정쟁 수단화, 국민 여론 분열 등의 부작용을 야기할 소지가 큼. 

4. ‘공정성’을 이유로 한 기사 배열 등 규제의 부당성 

언론의 ‘공정성’이란 공익은 달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추상적이고 상대적인 개념으로, 강제적 규제를 통해 추구하기에 적합하지 않으며, 또다른 편향 시비와 부작용만 낳게 될 위험이 높음. 예를 들면 편향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모든 언론사의 기사를 똑같은 비중으로 배열하도록 하거나, 이용자의 선호를 반영한 알고리즘을 축소하도록 하는 것 등이 제시되는바, 이러한 기계적 공정성의 강제는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이로써 진정한 공정성이 달성된다고 보기도 어렵고, 오히려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언론 소비자의  선택을 무시하도록 강제하는 부당한 개입으로 평가될 수 있음. 

한편 ‘공정성’ 확보를 목적으로 콘텐츠 배열 등에 국가의 관리, 개입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의 규제는 ‘언론’ 규제를 넘어 ‘방송’ 규제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평가할 수 있음. 그러나 ‘방송’은  한정된 공공재인 전파를 이용할 특허를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점, 일방향적 침투성을 가진 매체라는 점에서 특별한 공적 책무가 부과될 수 있는 것이며 ‘공정성’ 등을 이유로 한 엄격한 규제도 정당화될 수 있는 것임. 그러나 인터넷은 위와 같은 매체 특성이 없는 시공간적 무한성과 쌍방향성이 보장되는 매체이자, 근본적으로 모든 개인이 공적 간섭을 받지 않고 상호소통하기 위해 만들어진 통신시스템으로써, 이에 대하여 방송과 유사한 방식으로 규제하는 것은 인터넷의 문명사적 의의 및 매체 특성을 무시하는  과잉규제로 평가됨.  

금, 2021/05/21- 05:19
3
0

사단법인 오픈넷은 2021년6월11일(금)에 액세스나우(Access Now), 전자프런티어재단(EFF), 아티클19(Article 19), 국경없는기자회(RSF), 국경없는인터넷(ISF) 등 13개 해외단체들과 함께 인도의 최근 악화된 인터넷규제에 대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인도정부는 지난 2월에 정보매개자책임제한제도 – 우리나라의 임시조치제도에 대응 – 를 개악하여 특정 불법정보(예: 아동성학대물)의 유통방지 책임을 위한 적절한 노력(due diligence)를 다하지 않으면 정보매개자의 실무담당자에게 형사처벌을 가할 수 있도록 하였고, 모든 메신저형 트래픽에 대해 추적가능성(traceability)을 보장하도록 의무화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불법정보 유통방지를 위한 ‘기술적 조치’ 조항과 유사한 위 조항은 플랫폼들이 합법적인 정보들까지 과잉하게 삭제차단하도록 만들 것으로 보이며 추적가능성 조항은 종단간 암호화(end-to-end encryption)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세계유일의 법조항이다.

인도정부는 이번 5월에는 위 2월 개정된 규정에 근거하여 불법정보의 정의를 모든 공공질서에 영향을 주는 불법정보(“affect public order [and] be unlawful in any way”)로 확대하여 공익적인 정치평론까지도 과잉삭제차단의 흐름에 휘말리게 만들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이미 2월부터 우려되었던 것으로 온라인 상의 표현의 자유를 심대하게 제약하며 역시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종단간 암호화 조항과 함께 철회할 것으로 요구한 것이다. 인도의 원래 정보매개자책임제한제도는 미국과 유럽의 책임제한방식으로서 플랫폼들의 자율규제를 장려하던 것이었는데 지난 2월 그리고 이번 5월 개정을 통해 우리나라와 같은 책임부과방식으로 퇴보하였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지난 5월에는 인도네시아정부가 “금지정보”에 대해 차단의무를 부과하고 영장없이 정보를 취득하는 MR5명령에 대해 그리고 지난 4월에는 모리셔스의 국가디지털윤리위원회 설립 및 HTTPS해제법안에 대해서도 국제공동 반대성명을 낸 바 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제한하는 각종 규제들에 대해 국제감시활동을 계속 해나갈 것이다.

토, 2021/06/12- 13:49
3
0

사단법인 오픈넷은 2021. 6. 26. 포털의 뉴스 편집, 추천을 금지하는 내용의 포털뉴스서비스제한법(신문법 개정안, 김의겸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10802)에 대한 반대의견을 다음과 같이 국회에 제출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의견서

1. 본 개정안의 요지

본 개정안은 ①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는 독자가 검색한 결과로 기사를 제공 또는 매개하는 경우와 기사를 제공하는 신문 등이 직접 선정하여 배열한 기사를 제공 또는 매개하는 경우에만 인터넷뉴스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고(안 제10조제1항), ②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에게 언론사가 선정한 기사를 제공 또는 매개하는 경우 독자가 해당 언론사의 기사 이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기술적 조치를 마련하게 하며(안 제10조제3항), ③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가 언론사가 선정한 기사를 제공 또는 매개할 때 제목에 비속어가 들어간 경우, 다른 언론의 기사를 베낀 경우, 광고성 기사,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한 기사에 대해서는 제공 또는 매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안 제10조제4항)을 골자로 하고 있음.

2.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의 언론의 자유 및 영업 수행의 자유 등을 침해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내용을 제한하는 것은 사업자의 영업의 자유라는 헌법상 기본권을 제한하는 규제임. 인터넷뉴스서비스의 제한은 뉴스(표현물)를 제공, 매개, 배열하여 사상을 전파하고자 하는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의 언론의 자유(표현의 자유)뿐만 아니라, 해당 서비스에 뉴스를 공급하는 언론사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와의 계약을 통해 다양한 공급 방식을 선택할 자유도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적 자치 원칙에 기한 언론사의 언론의 자유 및 영업의 자유도 제한하는 규제임. 나아가 인터넷뉴스서비스 이용자들이 다양한 형태의 인터넷뉴스서비스를 이용할 정당한 권리도 제한됨.

헌법상 기본권 및 법익을 제한하고자 하는 법률은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이러한 제한을 정당화할 정도로 명백하여야 함. 본 개정안의 제안이유에서는 “인터넷뉴스서비스가 국민 여론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  인터넷뉴스서비스의 알고리즘에 의한 기사 추천이 특정 언론에 편중되고 있고,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본 기사도 특정 언론사의 기사가 차지하고 있음.”이라고 설시되어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본 개정안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방지하고자 하는 해악)이 무엇인지 명확히 드러나있지 않음. ‘인터넷뉴스서비스가 특정 언론사에 편향되는 등 불공정하게 운영되어 국민의 여론 형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취지로 선해하더라도, ‘편향’, ‘불공정’과 같은 해악은 막연하게 추측, 주장되고 있는 것에 불과하며, 지나치게 상대적,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개념임. 따라서 이러한 해악이 존재하는지부터, 현재의 인터넷뉴스서비스(본 개정안이 특히 제한하고자 하는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의 뉴스 추천 서비스)가 이러한 해악을 불러일으킨다는 개연성, 본 개정안 내용대로 서비스를 제한하여도 이러한 해악이 해소될 것이라는 개연성을 판단하기 어려움.

따라서 본 개정안은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조차 불분명하여 헌법상 비례의 원칙(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국민의 각종 기본권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내용으로 위헌의 소지가 높음.

3.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가 각종 기준에 따라 기사의 제공, 매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한 안 제10조 제4항 부분은 언론사의 표현의 자유 침해

개정안 제10조제4항에서는 언론사가 선정한 기사를 제공 또는 매개할 때 제목에 비속어가 들어간 경우, 다른 언론의 기사를 베낀 경우, 광고성 기사,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한 기사에 대해서는 제공 또는 매개를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음.

인터넷 뉴스 기사의 제공, 매개 여부와 거부권 행사시 법적인 당·부당성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와 공급자인 언론사 사이의 계약 내용, 즉, 사적 자치의 원칙에 따라 정해지는 내용이라 할 것임. 그러나 본 개정안 부분은 인터넷뉴스서비스 사업자에게 추가적인 제공, 매개 거부권한을 법상 명시적으로 부여하여 언론사가 계약에 따라 자신들의 기사를 정당하게 유통할 법적 권리를 취약하게 만들고 있음.

‘비속어 또는 부적절한 용어 사용’은 광범위하고 추상적인 개념이며, ‘다른 언론의 기사를 베낀 경우’나, ‘광고성’도 명백한 기준이 될 수 없으며, ‘그 밖에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정한 기준’으로 거부권을 부여한 것은 타인의 법적 권리를 제한할 권한을 사인에게 일임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음. 이러한 불명확하고 예측이 불가능한 기준으로 계약 당사자 중 일방이 자의적인 결정으로 상대방의 법적 권리를 제한하도록 하고 있는 본 개정안 부분은 헌법상 법률유보원칙, 과잉금지원칙 등을 위반하여 언론사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규정으로 판단됨.

월, 2021/06/28- 20:27
3
0

– 망이용대가 = 연결대가로 규정하여 망중립성에 부합  

– 신용카드와 인터넷의 차이점 이해 못해

– 사적자치 강조하면서 기존 합의에 대한 평가 부재

사단법인 오픈넷은 6월 25일 넷플릭스 대 SK브로드밴드 1심 판결이 망중립성에 대한 개념혼선을 보여줌으로써 법률 제정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 

법원이 파악한 사실관계 따르면, 원래 SK브로드밴드는 미국 시애틀에서 상위 망사업자를 통해 넷플릭스 데이터를 받아서 국내에 공급을 하다가 데이터량이 늘어나자 2018년 넷플릭스와의 합의 하에 각각 홍콩과 일본에서 무정산직접접속을 하였고 SK브로드밴드는 최근 들어 ‘망이용대가’를 지불하라는 주장을 해왔다고 한다. 넷플릭스는 이에 대해 망이용대가 지급의무가 없다는 법원의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법원은 이번에 넷플릭스에 대해 ‘망이용대가 지급의무가 없다고 할 수 없다’는 패소 판결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어느 한 쪽이 이겼다고 할 수 없는 애매한 판결이다. 

오픈넷이 꾸준히 지적했듯이 ‘망사업자가 자신의 고객들에게 데이터를 전송하는 대가로서 콘텐츠제공자로부터 받는 망이용대가’라는 개념 자체는 인터넷의 구조에서 성립될 수 없으며 이렇게 콘텐츠제공자가 돈을 낸다고 해서 그 콘텐츠제공자의 데이터를 전송하거나 우선전송하는 것은 망중립성의 차별금지 원리에 금지된다.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FCC)와 EU의 통신규제기구(BEREC)가 공히 이를 명시적으로 금지한 바 있다.

망이용대가 = 연결에 관한 대가

법원은 판결문 초반에 이에 반하여 ‘전송대가로서의 망이용대가’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인다.  

“원고 넷플릭스는 피고를 통하여 인터넷 망에 접속하고 있거나 적어도 피고로부터 피고의 인터넷 망에 대한 연결 및 그 연결 상태의 유지라는 유상의 역무를 제공받고 있다고 보아야 하고, 이는 ‘통신사가 자사망에 흐르는 합법적 트래픽을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인 망 중립성에 관한 논의나 ‘전송의 유상성‘에 관한 논의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므로, 결국 원고들은 피고에게 적어도 피고로부터 피고의 인터넷망에 대한 연결 및 그 연결 상태의 유지라는 유상의 역무를 제공받는 것에 대한 대가(이하 ‘연결에 관한 대가’라고만 한다)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와 같이 보는 것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형평에 부합한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법원은 망이용대가가 전송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연결에 대한 대가’임을 적시하고 있다. 망중립성은 인터넷에 접속된 이후에 돈을 내야만 전송해주거나 돈을 더 내야만 우선전송하는 식으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원리이지 접속유지비용의 다양한 조달방법(peering, transit, paid peering등)을 금지하지 않는다(예: FCC2010년 망중립성명령 각주 79번). 그러므로 ‘연결에 대한 대가’ 즉 접속료를 주고 받아야 한다는 것은 망중립성에 어긋나지 않는다. 그러한 의미에서 망중립성이 ‘연결에 관한 대가’와 무관하다는 표현도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SKB의 망에 대한 연결”이 넷플릭스에게 가치가 있는 유상의 역무임을 적시한 것 역시 잘못된 바는 없다. 물론 위 판시의 문제는, 거꾸로 “원고 넷플릭스의 데이터에 대한 연결” 역시 피고 SKB에게 가치있는 유상의 역무임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렇게 상호 가치있는 역무를 교환하기 때문에 서로의 이해관계가 일치할 때 무정산(settlement free peering)으로 이루어지고 넷플릭스-SKB, 넷플릭스-LGU+, 넷플릭스-KT와의 직접접속이 모두 무정산으로 이루어져 왔던 것이다.

하지만 법원은 다음과 같이 ‘대가’의 내용을 폭넓게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CP가 ISP의 망을 통하여 트래픽을 전송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에 대하여 지불하는 방식은, 회선용량 단위(Gbps)로 접속회선료 또는 접속통신료 등의 명목의 금전을 지급하거나 CP가 ISP에게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제안하는 것처럼 복수의 지역에 CP의 OCA를 설치하여 ISP의 망에 발생하는 트래픽을 경감시키거나 각종 공사비용과 설비의 업그레이드비용을 상호 분담하는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에 관한 대가가 지급될 수도 있다. 이처럼 원고들이 피고에게 금전적으로 사용료를 지급하는 것외에도 위와 같은 방법들 모두 ‘CP의 콘텐츠를 최종이용자에게 도달시키기 위해 ISP의 망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대가로 지불되는 경제적 이익’에 해당된다. 원고들과 피고는 협상에 의하여 어떠한 방식을 택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사적자치의 원칙에 비추어 법원이 금전으로 그 지급을 명하는 것은 당사자들 사이의 합의가 완전히 결렬된 이후에 한하여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 . 실제로 Global CP들 중 구글은 금전으로 망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고 국내 ISP들과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여 국내 ISP들에게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망 사용료의 지급을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넷플릭스가 ‘국내 망사업자와의 접속은 CP-ISP 간의 필요가 일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금전적으로 아무런 대가를 주고 있지 않더라도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한 주장을 받아들인 셈이다. 판결문에 나온대로 넷플릭스 역시 OCA 제공을 통해 대가를 대신할 수 있다면 결국은 상호무상접속이 되기 때문이다. 판결에서 말하는 구글이 제공한다는 “다른 서비스”라는 것도 사실 국내까지 데이터를 끌어온다는 점을 말하는 것이다. 컨퍼런스 운영자가 먼길을 날아와 준 참가자가 고마워 참가비를 받지 않는 상황과 비슷하게 보는 것이다.    

결국, 법원은 (1) ‘망이용대가’는 ‘연결에 대한 대가’ 즉 접속료이며, (2) 그 접속료는 반드시 망사업자가 받아야 한다기보다는 서로간의 비금전적 가치교환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음도 인정한 것이므로 망중립성 원리에 부합한다.  

양면시장이라도 신용카드와는 달라

단지 법원은 아래와 같이 인터넷의 특성에 대한 이해의 부족을 보인다. 

“신용카드회사가 신용카드 회원인 소비자로부터 연회비를 수취하고, 가맹점으로부터 결제 수수료를 지급받는 등 동일한 서비스에 관하여 양 당사자로부터 이용대가를 수령하는 형태의 다면적인 법률관계는 현대사회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원고들이 A서비스가입자에 대한 콘텐츠 제공과정에서 발생하는 콘텐츠의 전송은 명백히 원고들의 적극적 행위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인터넷 망을 제공하고 관리하는 것이 자신의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에 대한 계약상 의무에 해당한다고 하여 그 인터넷 망을 통한 콘텐츠의 전송을 두고 피고가 서비스 가입자에 대하여 행하는 의무의 이행에 불과할 뿐 원고들의 인터넷 망 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고, 그와 같은 사정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가 유상인지 여부에 관하여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없다.”

여기서 법원은 ‘망 이용대가’를 언급하면서 ‘콘텐츠의 전송’을 ‘망 이용’과 등치시키면서  ‘망이용대가’가 ‘전송에 대한 대가’인 것처럼 설명하고 있는데 앞서 망이용대가를 ‘연결의 대가’로 규정한 다른 판시에 모순된다. 이 모순된 판시를 위해 동원된 신용카드회사 즉 VISA, Master에의 비유 역시 적절하지 않다. 망사업자들은 네이버, 카카오로부터도 접속료(전용회선료라고 부름)를 받고 다른 한편 국내 소비자들로부터도 접속료를 받고 있다. 여기까지는 VISA, MASTER와 같은 신용카드회사와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하나의 서비스에 대해서 양쪽으로 돈을 받으려고 스스로 완결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드회사와 달리 인터넷서비스는 하나의 망사업자가 하나의 망을 양쪽에 모두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망사업자들이 힘을 합쳐야 비로소 하나의 완결된 제품이 나온다. 국내만 하더라도 하나의 망사업자가 모든 CP들을 호스팅하거나 초고속인터넷가입자 전부를 호스팅하고 있지 못하고 해외의 CP나 이용자까지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전 세계의 모든 인터넷 고객들은 ‘한국 인터넷’, ‘미국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전 세계적 인터넷에 접속하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VISA카드를 발급받을 때는 VISA가맹점에서 이용하려는 것이지 Master카드 가맹점에서까지 이용할 것을 염두에 두지 않는 점과 다르다. 이 때문에 망사업자는 국내외 다른 망사업자들과 힘을 합쳐야만 국내 고객들에게 매력있는 전 세계적인 연결성(full connectivity)이 있는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의 모든 망사업자들은 전 세계 모든 망사업자들과 상호접속을 통해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인터넷은 상호접속시에 서로간의 전송에 대해 대가를 치르는 것은 엄청난 거래비용을 발생시켜 망이용을 위축시키기 때문에 전송의 대가는 없고 연결의 대가만 서로 받기로 하였다는 점이다(참고: 오픈넷 망중립성 동영상 3편). 이에 따라 국내 CP와 국내 이용자들은 국내 망사업자들에게 접속료를 내고 인터넷접속을 하고 미국 CP와 미국 이용자들은 미국 망사업자들에게 접속료를 내고 인터넷접속을 하면 미국 망사업자,  한국 망사업자, 그리고 전 세계 다른 모든 망사업자들이 트래픽을 서로 교환해서 비로소 인터넷이라는 상품이 완성되는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해외 소재 콘텐츠제공자에게 국내 망사업자가 접속료를 달라고 하는 것은 Visa가 Master 가맹점에 카드수수료를 달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양면시장의 구조에 반하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의 주장은 미국 CP의 트래픽이 한국에 많이 들어온다고 해서 망이용대가를 달라는 것인데 그런 ‘전송의 대가’가 인정된다면 네이버, 카카오가 미국 내에서 인기가 있으면 AT&T나 버라이존으로부터 망이용대가 청구서를 받아야 할 것이다(아래 웹툰<라이즈 오브 망중립성의 수호자>에서 발췌). 

정리하자면, 인터넷 이용자나 CP는 각자 자신이 소재한 지역의 망사업자에게 인터넷접속료를 내는 것이 양면시장에 충실한 것이다. 미국의 CP들은 미국의 망사업자들에게 연결에 대한 대가를 냄으로써 자신의 의무를 다한 것이지 자신의 데이터가 한국에 왔다고 해서 다시 한국에 전송의 대가를 낸다는 것은 도리어 인터넷 양면시장의 조직이론에 반하는 것이다. 물론 넷플릭스와 몇몇 대형 CP들은 미국 망사업자에게도 접속료를 내는 대신 트래픽 일부에 대해서는 비용으로 Open Connect Appliance 서버를 전 세계에 뿌려두고 자체 CDN을 구현하고 있고 구글 역시 해저케이블을 스스로 설치하여 데이터를 세계 각지에 분배하는 등 자기 지역의 망사업자가 할 일을 대신 하고 있다. 마침 법원은 이미 이런 ‘다른 서비스’들도 ‘연결의 대가’로 인정하였다. 

사적자치 인정했다면 기존 합의에 대한 평가 했어야

법원 판결의 가장 큰 문제는 법원 스스로 인정한 대로 양당사자가 2018년경 ‘합의’에 의해 일본 등에서 무정산직접접속을 시작을 했고 이 ‘합의’ 역시 사적자치원칙에 따라 양당사자들의 협상에 따라 이루어진 것인데, SK브로드밴드가 갑자기 기존 합의로부터 일탈하여 새롭게 망이용대가를 요구한 행위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법원의 판시대로라면 2018년경 합의 역시 ‘연결에 대한 대가’에 대해 유효한 합의였고 그렇다면 별도의 채무가 있을 수 있다고 하려면 채무의 법적 근거에 대해 밝혔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점이다. 

법원이 당사자들 사이의 합의에 법적 효력을 부여하지 않는 모습은 다음과 같은 판시에서도 드러난다.  

“원고들은 피고와 직접 연결되어 피고의 이용자에게 한정하여 콘텐츠를 전송할 뿐 피고로부터 전세계적인 연결성을 제공받고 있지는 않으므로 위와 같은 연결은 유상성이 인정되는 인터넷 접속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런데 피고는 전세계 여러 ISP와의 상호접속을 통해 원고들에게 전세계적인 연결성을 제공할 수 있고, 원고들도 원하는 경우 얼마든지 원고들의 데이터를 전세계에 송수신할 수 있음에도 스스로의 판단과 선택으로 피고를 통해 전세계 각 종단으로 트래픽을 송신하지 않고 있을 뿐이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주장하는 전세계적인 연결성이 보장된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우선 전 세계적인 연결성이 있어야만 유상성이 인정되는 인터넷접속이라는 원고의 주장도 문제가 있다. Paid peering과 같이 접속상대방 사이의 연결성만으로도 유상접속이 이루어지는 경우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당사자들은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전 세계 연결을 하지 않기로 합의를 했다는 점이다. 물건을 살 가능성을 제공한 것이지 물건을 사지도 않았는데 그 값을 받을 수 없는 것이고 물건을 사도록 강제할 수도 없는 것이다. 이는 위에서 사적자치에 따라 망이용대가를 정하라고 한 판시에도 어긋난다. 

인터넷은 약자를 위한 플랫폼이다. 친약자성을 보호하는 것이 바로 망중립성이다. 법원의 이번 판결은 망중립성에 어긋난 판결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망중립성에 대한 명쾌한 이해의 부족으로 효율적인 분쟁해결을 하지 못하였다. 유럽이나 미국처럼 돈을 낸다고 해서 전송 또는 우선전송을 해주는 행위를 명쾌히 금지하는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

2021년 6월 29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영상] 망중립성 1편 - 인터넷은 어떤 원리로 운영되고 있는걸까?
[영상] 망중립성 2편 - 인터넷도 쓰는 만큼 돈을 내야 할까?
[영상] 망중립성 3편 - 망중립성은 왜 이슈가 되는걸까?
[웹툰] [망중립성 특별기획 웹툰①] 라이즈 오브 망중립성의 수호자
[웹툰] [망중립성 특별기획 웹툰②] 리턴 오브 망중립성의 수호자
미국 연방위원회 망중립성 명령에 등장하는 ‘망이용대가’ 금지 규정 (2021.06.27.)
‘망이용대가’론에 대한 팩트체크 (2021.06.26.)
인터넷에 전송료는 없다 (경향신문, 2021.06.16.)
[논평]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국제기준 미치지 못해, 망 중립성 ‘법’이 필요 (2021.02.26.)
[논평] 해외시민사회단체들, 한국 정부에 CP서비스안정화법 및 발신자종량제 폐지 요구 서한 전달 (2020.09.17.)
[논평] 콘텐츠서비스 안정화 의무법은 포스트 코로나 사회에 위협 – 폐지할 수 없다면 ‘규모화된 표현의 자유’ 지키는 시행령 만들어야 (2020.05.26.)
[논평] 방통위는 SKB의 넷플릭스 재정신청 거부해야 (2019.12.27.)
화, 2021/06/29- 21:36
2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