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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이제는 평화] 스리랑카와 한국,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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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이제는 평화] 스리랑카와 한국, 닮았다

익명 (미확인) | 목, 2015/11/26- 17:38

2015년은 해방과 한반도 분단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한반도의 평화는 여전히 요원해 보입니다. 70년 전, 일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의 비극은 핵무기가 인류에 미치는 재앙적인 영향을 생생하게 보여주었지만 갈등과 대결, 군비경쟁의 악순환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 위협, 그에 따른 미국 핵 자산의 한반도 진입과 일본의 재무장, 그리고 여기에 대응하기 위한 중국의 군사력 확충까지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의 군비 경쟁은 70년이 지난 지금 당시보다 더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 불안하고 위험한 악순환의 고리를 언제까지 그냥 두어야 할까요?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과 '참여연대'는 이 악순환의 출발 지점인 정전체제의 한계를 진단하고, 한반도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안녕과 평화를 보장하는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2015, 이제는 평화' 연재를 시작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진을 통해 현안에 대한 분석과 대안, 국방·외교 분야를 바라보는 평화적인 관점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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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와 한국, 닮았다

[2015, 이제는 평화] 실론에서 강정까지, 평화를 외쳐야 하는 이유


강은주 천주교인권위원회 활동가

 

스리랑카와 한국, 한국 안에서도 제주 강정 마을과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을까. 스리랑카는 '실론'이라는 옛 이름으로도 불리는 큰 섬으로 보기도 하니, 실론과 제주도는 섬이라는 공통점이 있겠다. 그것 말고도 뭐가 더 있을까? 멀게만 느껴지는 스리랑카 안에서 일어난 전쟁의 비극, 지금도 진행 중인 고통의 참상을 알아가는 것 못지않게 스리랑카와 강정, 스리랑카와 한국 간의 공통점을 찾아가다 보면 그 또한 놀랍고 서늘하다.

 

지난 11월 13일 저녁,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주드 페르난도 교수 초청 간담회 : 실론에서 강정까지-미국의 재균형 전략과 아시아 평화'가 열렸다. 주드 페르난도(Jude Fernando) 교수는 스리랑카 싱할라 족 출신으로, 스리랑카에서 활동 당시 타밀 족과의 화해 운동 및 반전 평화 활동에 참여하여 정부에 반체제 인사로 낙인 찍혀 귀국이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다. 독일과 아일랜드에서 스리랑카에 대한 국제 민중 법정을 개최하는 등 타밀 대학살에 대한 스리랑카 정부의 책임, 미국 등 관련국의 책임을 묻는 운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스리랑카 내전은 1983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돼 지난 2009년까지 무려 26년간 일어났던, 아시아에서 가장 긴 내전으로 기록된 전쟁이다. 이 기간 10만 명이 사망했다고 하지만 집계조차 어렵고 정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다는 추정도 있고, 많은 수의 실종자를 포함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13일 저녁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실론에서 강정까지 : 미국의 재균형 전략과 아시아 평화'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주드 페르난도 교수

지난 13일 저녁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실론에서 강정까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주드 페르난도 교수 ⓒ참여연대

 

전쟁은 스리랑카의 다수 민족인 싱할리(Sinhalese)족과 스리랑카 북부에 주로 살면서 분리 독립을 요구했던 소수의 타밀(Tamils)족 간에 벌어졌다. 2009년 타밀족의 패배로 끝났지만, 이 전쟁은 단순히 두 민족만이 관련된 전쟁이 아니었다.

 

우선 식민 통치 기간 동안 두 민족을 이간질하며 제국주의 확장에 이용한 영국이 스리랑카 내전의 불씨를 만들었다. 영국은 인도와 인근 해상로를 지배하기 위해 인도의 바로 아래 위치한 스리랑카를 요충지로 판단하고 이 섬을 '실론'이라고 칭했다. 영국은 인도 남부와 실론 북부의 타밀 사람들을 끊어내고 싱할리와 타밀 사람들 간 종교, 민족 간의 갈등을 교묘히 이용하여 통치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에는 영국을 대신해 미국이 이 지역에 힘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은 2007년 비밀리에 스리랑카 정부와 '상호 군사 정보 및 공동 훈련 협정'에 서명했다. 이 당시 스리랑카와 이런 협정을 맺은 나라는 없었다. 스리랑카는 2007년에도 여전히 학살을 비롯해 인권을 유린하는 국가였기 때문이다. 인권 문제로 인해 미국이 스리랑카 전쟁 기간에 군사적 관계를 단절했다고 잘못 알려져 있는데, 오히려 군사 협정을 맺고 있었던 것이다. 이 협정에 서명하는 이유가 담긴, 다음과 같은 외교 전문이 유출되었다.

 

"스리랑카는 주요 바닷길에 걸쳐 있으면서도 인도의 앞문에 위치해 있다. 이는 정치·군사적 활동이 아시아에 집중되는 새천년 변화의 시기에 군사적 준비 태세를 유지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서명은 미국 국방부의 전 지구적 작전 역량과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다. 이는 남아시아에 또 다른 병참 지대를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2001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면서 미국은 스리랑카 정부에 더 많은 군사 원조를 하게 됐다. 아프가니스탄 등을 비롯한 중동과, 중국 등 동아시아 사이에 위치한 남아시아의 스리랑카에 미국의 군사력을 집중 배치하는 것이 미국에게는 절실히 필요했다. 스리랑카보다 더 남쪽에 위치한 작은 섬 '디에고 가르시아'에 있는 미군 기지는 위치와 규모에 있어 한계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스리랑카 북동부에 위치한 트링코말리는 영국 식민 통치 시절부터 최고의 군사적 요충지로 꼽혀온 항구였다. 미국이 트링코말리 항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북부를 기반으로 싸워온 타밀족을 격퇴하는 것이 필요했던 것이다.

 

주드 페르난도 교수는 미 태평양 사령부가 2002년 후반 한 달간 트링코말리 항에 다녀간 후 나타난 일들 세 가지를 말했다. 

 

"첫째 트링코말리 일대의 타밀족 학살이 일어났다. 둘째 미국 본토 등지에서 미군과 스리랑카 군과의 정례적 군사훈련으로 스리랑카 군이 업그레이드 되었다. 셋째 미군의 군사 지원과 더불어 미군이 스리랑카 군에 무기 쇼핑 리스트를 제시하고 스리랑카 군은 신무기들을 도입했다."

 

스리랑카 내전의 상흔을 보여주는 지뢰 매설 경고 표지와 타밀 반군의 은신처

스리랑카 내전의 상흔을 보여주는 지뢰 매설 경고 표지와 타밀 반군의 은신처 ⓒ강은주 

 

인도 또한 스리랑카에서 타밀에 대한 통제권을 얻기 위한 전략으로써 1980년대 후반부터 타밀족 학살에 개입해왔고 이로 인해 1만2000여 명의 죽음을 불러왔다. 1990년대에는 미국의 전략적 동맹에서 하위 파트너의 역할을 담당하며 스리랑카 전쟁에 개입해 왔다.

 

전쟁 마지막 달이었던 2009년 5월, 스리랑카 정부군이 '발포 금지 구역'에서 민간인들을 학살할 때, 미국은 비밀리에 스리랑카 정부와 이 지역 위성 사진을 공유하며 학살을 묵인하고 지원했다. 2009년 1월부터 종전이 선언된 5월 19일까지, 4개월 동안 스리랑카 정부군이 북부 지역에 총공격을 시작하며 약 4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때 발생한 14만6000여 명의 실종자들의 행방에 대해 스리랑카 정부는 지금까지도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다. 이 전쟁의 비극을 키운 데에는 미국의 영향과 책임이 너무나 분명하게 자리하고 있다.

 

1983년부터 시작된 스리랑카 전쟁은 2000년대를 넘어서야 양측 간 어느 정도 힘이 비슷해지는 때를 맞게 되었고, 더 이상 전쟁이 아닌 평화를 원하는 움직임이 생기면서 2002년 2월부터 국제 사회의 지원 속에 '평화 프로세스'가 시작됐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은 고의적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스리랑카 정부와 타밀 자치 행정부 사이의 힘의 균형을 깨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미국의 영향과 압박으로 유럽연합(EU) 또한 타밀군을 이끌었던 LTTE(타밀 타이거즈)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스리랑카 정부와 동등한 협상 주체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평화 프로세스는 좌초되고 말았다. 심지어 유엔마저 직원들을 철수시키면서 학살을 제대로 규명하지 않았고 이후 예견된 학살도 예방하지 못하게 되었다. 

 

2013년 12월 7일~10일에 독일 브레멘의 성 바오로 교회에서 '스리랑카에 대한 민중 법정'이 '상설 민중 재판소'에 의해 열렸다. 상설 민중 재판소의 목적은 "국가나 국제기구가 지정학적 원인 또는 다른 동기로 인해 민중의 권리를 보호하지 못할 때, 민중의 권리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상설 민중 재판소의 '스리랑카에 대한 민중 법정'에 피소된 네 국가-스리랑카, 인도, 영국, 미국-의 변호를 보면 네 나라가 공통으로 갖는 의견 두 가지는 이것이다. "LTTE는 테러리스트 조직이다", "모든 해결 방안은 분리되지 않은 단일 스리랑카를 전제로 해야만 한다."

 

미국 등의 서구 국가들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 15년 동안 오히려 테러 희생자가 10배 늘었다는 보도가 최근 잇따랐다(2000년과 비교, 2014년 희생자 3만여 명). 또 미국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침공에서 보듯이 테러 조직, 테러 국가로 지목하는 일부터가 얼마나 허울인지가 드러났다. 전쟁을 원하는 측이 누구라도 테러 조직으로 지목할 수 있음을 봐온 것이다. 이는 국가 대 국가뿐 아니라, 한 국가나 사회 안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을 테러 조직, 반국가 단체 등으로 지목하여 진압하고 해산시키는 패턴으로 재생산되기도 한다.

 

또 스리랑카만 놓고 보더라도 분리나 자치를 절대 인정하지 않는 국가주의를 조장하고 주입시키는 것이 정작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그로써 이권을 어떤 나라가 왜 얻는 것인지 살펴야 한다.

 

영국 제국주의의 독이 묻은 채 강대국 인도를 머리에 이고, 미국의 영향권에도 놓여버린 스리랑카를 보면 한국이 떠오른다. 일제의 잔재가 여전하고 중국을 곁에 하고 살면서 한국도 역시 미국의 영향 속에 놓여 살아가는 나라다. 계속해서 내전의 상처가 진행 중이라는 점도 비슷하다.

 

다음은 '스리랑카에 대한 민중 법정'의 판결이다. 

 

"스리랑카 혼자서는 집단 학살에 대한 야욕을 달성할 만한 능력을 갖고있지 못하다는 인식, 그리고 본 법정은 영국, 미국 그리고 인도에 대해 집단 학살을 공조한 죄가 있다고 믿는다. 나아가 법정은 영국과 미국을 집단 학살 과정의 명백한 공범으로 판단한다. (…) 증거 심의 과정에는 인도뿐만 아니라 중국과 같은 다른 국가들의 잠재적 책임에 대한 조사도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어디가 됐든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야욕과 야만에 눈 감는다면, 위의 판결에 한국의 상황을, 또는 어떤 나라를 대입해도 이상하지 않게 될 것이다. "한국 혼자서는 / 북한 혼자서는… 미국, 중국, 일본의 공조죄"로 대입하는 일이 없으려면 전쟁은 어디에서도 안 된다고 계속해서 함께 말해야 한다.

 

지정학적 요충지라 하는 곳에서 살아가는 나라일수록 군사 기지 건설 등에 있어서 신중하게 다각도로 접근하고 결정해야 한다. 군사적 결정권을 온전히 그 나라가 갖고 있지 않고 또한 다른 나라들과의 역학 관계가 첨예한 경우-앞서 이야기해온 스리랑카, 한국, 또 오키나와-가 더욱 그렇다.

 

지난 8월 리사 프란체티 전 주한 미 해군 사령관은 "미 해군은 제주 해군 기지에 함선들을 보내기를 열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군이 한국의 군사 기지를 사용하고 함께 군사 훈련을 하는 것만으로도 중국, 북한과는 관계 악화로 바로 이어질 수 있다.

 

제주도민들은 4.3 당시 국가에 의해 폭도로 매도되고 죽임당했던 고통을 안고 살아왔다. 반국가 세력으로 몰아세우고 진압했던 것을 사죄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며 기리는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오히려 그 기억들을 축소시키려고 하는 것도 한국이나 스리랑카나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곳이면 어디서든 계속되고 있는 일들이다. 

 

4.3의 상처가 제대로 치유되지도 않은 채 강정 주민들은 또 다시 일방적인 국책 사업 강행으로 제주 해군 기지가 들어서는 폭압의 시간을 겪었다. 국가는 안보 논리로 마을 주민들을 몰아붙이고 국가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로 호도하고 여론으로부터 고립시켰다. 4.3 학살에 미군이 묵인, 공조했듯이 제주 해군 기지 건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작은 마을의 주민들은 수세에 몰려서도 평화의 가치를 세계에 알려냈다. 공사 방해로 구속되고 과도한 벌금에 신음하면서도 전 세계 곳곳에서 연대를 받았다.

 

아래는 '스리랑카에 대한 민중 법정' 판결의 마지막 부분이다.

 

"법정은 5월 18일을 '물리바이칼 추도일'로 제정하여, 스리랑카에서 자행된 집단 학살의 희생자를 기리고 희생자 및 그 가족들의 고통과 트라우마를 위로하는 일에 전 세계 시민 사회와 정부의 동참을 요청한다. 이러한 상징적인 발걸음은 희생자들의 기억을 수호하기 위해 전 지구 공동체가 시작해야 할 구속 과정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먼 나라의 일들을 주시하는 것은 시선의 분산이 아니다. 어디에서도 전쟁을 준비하거나 저질러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 그들을 지키는 동시에 나를 지키는 일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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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퇴임을 앞둔 양승태 대법원장에 대해서는 여러 측면의 평가가 가능할 것입니다. 특히 법원 내 연구모임에 대한 외압이나 법관 블랙리스트 의혹은 양승태 대법원장 평가의 중요한 부분이 될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대법원장의 제왕적 인사권한과 법원행정처에 대한 개혁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법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평가는 바로 ‘판결’에 대한 평가여야 할 것입니다. 대법원의 역할은 법과 양심에 따른 올바른 판결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고, 사회 구성원의 기본권과 민주주의를 지켜나가는 일입니다. 과연 양승태 대법원장은 판결로서 그러한 역할을 다하였는지, ‘양승태 대법원’의 주요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평가해보고자 합니다. 
 
이번 칼럼을 시작으로 총 7회에 걸쳐 <판결비평칼럼-양승태 대법원장 시리즈> 를 연재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대법원을 평가하고, 향후 새롭게 임명될 대법원장의 요건과 이후 대법원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제시해보려 합니다. 

 

제2화에서는 제주해군기지 설치처분을 다룬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대해 김필성 변호사의 칼럼을 통해 살펴봅니다.  
 

 

① 교사의 시국선언과 정치기본권_곽노현

② 제주해군기지 사건과 환경민주주의_김필성

 

 

[광장에 나온 판결]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1두19239 전원합의체

[대법원장 양승태(재판장) 대법관 박일환 김능환 전수안 안대희 양창수 신영철 민일영(주심) 이인복 이상훈 박병대 김용덕 박보영]

제주해군기지 사건과 환경민주주의

 김필성 변호사

 

 

김필성(변호사, 법무법인 양재)

 

1. 제주해군기지 사건

 

제주해군기지 사건은 지금도 논쟁이 끝나지 않은, 최근 우리 사회의 가장 뜨거운 논란거리이다. 그러나 이 사건에 대한 여러 다양한 주장들이 존재함에도, 과연 이 사건의 본질적인 문제점에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이 사건은, 노무현 정권이 제주해군기지 설치 결정을 강행했고, 그 뒤를 이은 이명박 정권이 그 공사를 강행하면서 항의하는 국민들에 대해 무차별적인 처벌을 강행했다는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서로 상반된 성격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정권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는 동일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따라서 노무현 정권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는 현 정권이 집권한 상황에서, 이 사건에 대해 전반적으로 되돌아보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2. 사건의 특징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해군기지 설치처분 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지, 그리고 또 하나는 해군기지 설치처분 자체에 하자가 있는지 여부이다.

이 중 첫째 쟁점은 환경영향평가의 완료 시점과 관련된 문제로, 법학적으로는 상당히 중요한 주제라 볼 수 있으나, 실제 소송과정에서 더 중요하게 다뤄진 문제는 둘째 쟁점이었다. 제주해군기지 설치처분은 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고, 해군기지의 설치는 두 번째 처분에 근거하여 진행되었는데, 첫째 쟁점은 최초 처분과 관련된 쟁점이었므로, 치열하게 다툴 실익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둘째 쟁점, 즉 설치처분 자체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것처럼 우리 사회 내에서 여러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었다. 특히 시민사회 단체 등에서는 환경 보호, 반전 평화, 자주 국방 등의 주제와 관련된 주장들이 다양하게 제출되었다. 그러나 실제 재판과정에서 다퉈진 쟁점은 법정 외의 주장들과는 조금 달랐다. 주로 절차적 하자가 다퉈졌기 때문이다.

 

두 번의 처분 모두에 공통된 것이기는 하지만, 특히 실제 제주해군기지 설치의 근거가 된 두 번째 처분과 관련된 절차적 하자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하나는 강정마을 내부에서 제주해군기지 설치에 동의하는 결의과정에서 있었던 절차적 하자 문제, 또 하나는 제주도 의회 결의의 절차적 하자 문제이다.

 

이 두 가지 절차적 하자 중 강정마을 내부의 결의 과정에서 있었던 절차적 하자 문제는 제주해군기지 사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제주도 의회 결의의 하자 부분은 재판의 전 과정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진 매우 중대한 쟁점임에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듯하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특별자치도에만 적용되는 특별한 법령이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제주특별법’이라 한다) 및 그 관련 법령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 법령에는 제주도의 자연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제주도 내 지역 중 특별히 보호가치가 있는 구역을 “보전지역”으로 지정하여, 이 보전지역 내에서는 특정한 행위를 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규정들이 존재한다.

이 보전지역은 크게 상대보전지역과 절대보전지역으로 나눌 수 있고, 절대보전지역은 다시 3가지 기준에 따라 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세분한 후, 각 등급에 따라 금지하는 행위들을 지정하는 방식으로 환경을 보호하고 있다.

 

그런데 강정마을의 경우, 절대보전지역의 3가지 기준 모두 1등급에 해당할 정도로 청정한 환경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당연히 1등급 절대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었는데, 문제는 해군기지 설치가 1등급 절대보전지역에서는 금지행위로 명시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강정마을에 대한 해군기지 설치처분이 적법하기 위해서는 강정마을에 대한 1등급 절대보전지역 지정을 먼저 해제해야 하는데, 1등급 절대보전지역 해제를 위해서는 제주도지사가 제주도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했다.

 

그러나 강정마을의 1등급 절대보전지역 해제를 위한 제주도의회의 의결에는 심각한 하자가 있었다.

 

제주도의회에 이 안건이 상정될 무렵에는 이미 제주해군기지 설치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제주도 의회 내에서도 이를 격렬히 반대하는 의원들이 많았다. 그래서 당시 제주도의회 의장은 이 안건을 본의회에 상정하는 것 자체를 거부했는데, 당시 제주도의회 부의장직을 맡고 있던 아무개 의원이 몇몇 의원들의 지원을 업고 이 안건을 독단적으로 상정한 후 날치기로 통과를 시켰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날치기 통과과정이 제주도의회의 공식 의사록에 속기록을 그대로 옮겨놓은 수준으로 그대로 기재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이 의사록에 기재된 내용에 따르면, 당시 표결에 출석한 의원들의 숫자조차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채 표결이 강행되었으며, 실제 찬성한 의원들의 숫자도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공문서인 제주도의회의 공식 의사록으로, 당시 표결에 심각한 하자가 있었다는 사실이 그대로 입증된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사실을 1심 소송이 마무리될 무렵 알게 되었다. 그래서 2심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치열하게 다투었고, 국방부는 변론 과정에서 공문서로 입증된 제주도 의회의 날치기 사실에 대해 별다른 반론을 제기하지 못했다.

 

그러나 2심 법원은 2심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졌던 이 부분 쟁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일축해버린 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갑 제19, 20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절대보전지역 변경을 위한 제주도의회의 2009. 12. 17.자 동의안 의결 절차에 원고 주장과 같은 안건심의규정위반·표결방법위배·일사부재의의 원칙 위배의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제주도지사가 제주도의회의 위 의결에 터잡아 한 이 사건 고시에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이 사건 고시가 무효라고 할 수 없다.

 

한편 대법원은 아예 이 부분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조차 하지 않고, 다음과 같이 추상적으로만 설시하여 국방부의 손을 들어줬다.

 

절대보전지역의 지정 및 변경은 도지사의 재량행위라고 판단한 후, 이 사건 절대보전지역변경(축소)결정은 강정마을 내의 절대보전지역 중 이 사건 사업부지에 속한 105,295㎡를 해제하여 절대보전지역의 범위를 축소하는 것이므로 주민의견 청취절차가 필요 없고, 도지사가 관계 법령의 범위 내에서 도의회의 동의를 얻어 정책상의 전문적·기술적 판단을 기초로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행한 적법한 처분으로 봄이 상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 비례·평등의 원칙 위반, 당해 행위의 목적 위반이나 동기의 부정 등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이 절대보전지역의 지정 및 변경행위의 성격, 주민의견 청취절차의 필요성 및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3. 환경과 민주주의

 

행정소송에서 절차적 하자를 중점적으로 다투는 것은 일종의 소송 기법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행정행위는 행정청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재량권이 인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행정청의 행위가 재량권을 벗어난 위법한 행위라고 인정받기는 쉽지 않지만, 법적 절차는 행정청에게 재량이 인정되는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위법성을 입증하는 것이 비교적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주해군기지 사건 소송에서 절차적 문제가 주된 쟁점이었던 이유는 단순한 소송 기법상 문제 때문만은 아니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제주해군기지 설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주장한 가치는 환경보호, 반전 등이었다. 이러한 가치들이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안보 등의 가치도 그러한 가치들만큼이나 중요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환경, 반전등의 가치들보다 안보라는 가치가 우선될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설사 제주해군기지 설치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부인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각 사안마다 이렇게 서로 경쟁하는 가치들 중 어떤 가치가 우선해야 하는지, 사회 내에서 충분히 논의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제주해군기치 설치 여부가 문제라면, 제주해군기지를 설치하려는 쪽에서는 왜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설치해야 하는지, 제주도에 설치한다면 왜 제주도 내에서도 가장 청정한 강정마을에 해군기지를 설치해야 하는지에 대해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을 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경청해야 하고, 이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왜 국방부가 제주 강정마을에 제주해군기지를 설치해서는 안 되는지에 대해 충분히 반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논쟁들이 공정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지고, 그 결과 사회 전체가 합의점을 찾는 방식으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결국 민주주의의 원리가 문제해결 절차에서 관철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제주해군기지 설치 과정에서, 이러한 민주주의 원리가 지켜지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정부는 해군기지 설치의 필요성에 대해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을 한 일이 없으며, 오히려 강정마을에 설치를 결정하고 이를 강행하는 과정에서 과거 군사정권과 다를 바 없는 모습만 보여주었다.

 

필자는 이 부분이 제주해군기지 설치 처분의 가장 중요한 문제점이라고 판단하였고, 이러한 문제점들이 극적으로 드러난 지점이 제주도 의회의 날치기 사건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이 부분을 소송의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설정하고 재판을 진행한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이 부분에 대한 원고의 주장을 일축함으로써, 이 부분에 대한 판단 자체를 거부하였다. 이러한 판결에 대해, 필자는 결국 법원이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로서의 책임을 방기하고 만 것이라고 생각한다.

 

4. 결론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제주해군기지 설치 처분은 행정청이 민주주의의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무시하고 강행한 것으로, 참여정부 역시 민주주의에 대해 많은 부분에서 기존의 군사정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참여정부 이후 다시 정권을 잡은 군사정권의 계승자들이 적어도 제주해군기지 설치와 관련해서는 참여정부와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그러나 필자가 가장 아쉽게 여기는 부분은, 이 사건에서 사법부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법부에게 요구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사법부는 헌법 체계 내에서 법치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여야 함에도, 제주해군기지 사건에서 행정부의 결정에 대해 판단을 주저하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임으로써, 결국 과거 군사정권의 사법부 수준에서 전혀 발전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자인하고 말았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제주해군기지 사건이야말로 지난 대법원장이 이끌었던 사법부의 특성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수, 2017/06/2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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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를 비롯한 민간인을 공격 대상으로 삼은 군 사이버사령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든 사건으로,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 이뤄져야

 

지난 정부에서 군 사이버사령부가 했던 일들이 연일 충격을 주고 있다. 9/26(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당시 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이 시민단체 참여연대와 이태호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비롯해 다수의 민간인을 비방하고 왜곡하는 컨텐츠를 직접 만들어 유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정책에 비판적 의견을 제시하는 시민사회를 군이 직접 제압하고자 했다니 경악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심리전은 명백한 군사 행위로, 자국의 민간인을 상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자, 헌법상 국군의 임무와 정치적 중립성 준수에도 위배되는 일이다. 도대체 군이 그동안 시민을 상대로 어떤 일을 벌여왔는지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군 사이버사령부의 참여연대에 대한 공격은 마치 참여연대가 북측과 함께 정부를 비난하는 데 앞장서는 것처럼 묘사하거나, 참여연대 활동가가 ‘북한 권력 옹호 전문’이라는 조악한 이미지들을 제작해 유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참여연대는 정부의 천안함 침몰 사건 조사 결과에 대해 합리적인 의문을 제시했고,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를 고조시키는 한미연합군사훈련 대신 대화를 모색할 것을 제안해왔다. 권력과 정부 정책을 감시하고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시민단체의 본령이다. 정부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군이 시민단체와 민간인을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문제는 알려진 사실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군 사이버사령부의 이러한 활동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을 포함한 윗선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정황도 밝혀지고 있다. 그 대상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도 포함되어 있다. 군 사이버사령부 활동에 국정원뿐만 아니라 기무사도 공조했을 가능성 역시 제기되고 있다. 군의 공격 대상에 제주해군기지 건설 등 군사안보 정책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단체와 민간인이 포함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시 강조하지만 참여연대는 군의 이 같은 불법 행위에 대해 검찰의 철저하고도 독립적인 수사를 촉구한다. 아울러 참여연대는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민·형사상 소송을 비롯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군 사이버사령부 등의 불법행위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임을 밝혀둔다. 
 

성명 [원문보기 / 다운로드] 

 

 

▣ 군 사이버사령부에서 제작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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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미디어오늘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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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SBS 영상 캡쳐

 

목, 2017/09/2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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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반대 싸움이 시작된 지 올해로 꼭 10년이 되었습니다. 평화로운 마을 공동체는 파괴되었고 아름다운 연산호도, 구럼비 바위도 사라졌습니다. 작년에 완공된 해군기지에는 미국 군함들이 수시로 드나듭니다. 강정 뿐만이 아닙니다. 제주 전역이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강정을 파괴한 것도 모자라 주민 동의 없는 제2공항이 성산에 지어지려 합니다. 제주 전역을 행진하며 제주의 평화를 기원하는 제주생명평화대행진(7/31~8/5)을 앞두고 제주의 평화를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속 게재합니다. - 기자 말
 
① 바다위 6층짜리 구조물... 5년만에 제주에서 벌어진 일
② 사라진 제주 바다 꽃밭, '연산호'를 구해주세요
③ 대중국전초기지냐 평화의 섬이냐, 갈림길에 서 있는 '제주'
④ 강정과 밀양, 쌍용... 모든 문제의 시작이 같았다
⑤ 제주 바다 망가뜨리더니, 오름 싹둑 잘라 제2공항까지?

⑥ 싸움 시작한 지 10년, 귓전 때리는 군함 뱃고동 소리

 

싸움 시작한 지 10년, 귓전 때리는 군함 뱃고동 소리

[2017 제주생명평화대행진 ⑥] 강정에서 보내는 노신부의 편지

문정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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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띠잇기가 진행되면 문정현신부는 춤추는 사람들 근처에 서서 진행하는 차량에게 메세지를 보여주고 있다 ⓒ 혜영

 

제주에서 벌써 7번째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섬의 여름은 습도와 함께 오더군요. 태평양에서부터 불어오는 후텁지근한 바람은 두터운 해무가 되어 강정마을에 덮쳐 옵니다. 처음 강정에 와 여름을 보낸 곳은 구럼비 바위였습니다. 작렬하는 햇살에 바위는 맨발로 서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고, 소금기를 머금은 바닷바람에 땀이 줄줄 흐르던 그 여름을 저는 6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병을 낫게 해주고 아이를 갖게 한다는 할망물에서 물을 길어 먹으며, 버틸 수 없이 더울 때에는 용천수에 몸을 맡겼습니다. 구럼비 곳곳에서 솟아오르던 용천수는 바로 먹어도 될 정도로 깨끗했고, 잠깐만 들어가 있어도 뼛속까지 차가웠습니다. 이 물이 없었다면 그 여름을 어떻게 보낼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저는 구럼비에서 해가 지고 뜨는 모습을 바라볼 때에 제가 믿는 하느님이 이곳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있는 그대로 더 이상 보태거나 뺄 것도 없이 평화롭고 따뜻했던 구럼비와 중덕바다는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2011년 9월 2일 구럼비로 향하던 모든 곳에 팬스가 쳐지고 더 이상 갈 수 없게 되었을 때, 깊은 절망에 매일 미사 때마다 '구럼비야 사랑해'를 힘차게 불렀고 그 외침은 오늘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애타는 마음과는 다르게 2012년 3월 7일 구럼비 발파가 시작된 이래 해마다 마을의 모습은 급격히 달라졌고 마을의 해안선은 해군기지에게 점령당했습니다. 2016년 2월 26일 준공식을 앞두고 우리를 가로막던 팬스가 하나둘 철거되기 시작했습니다. 구럼비로 향하던 작은 길, 곳곳에 있던 하우스와 밭들, 그리운 구럼비 바위는 꿈처럼 사라졌고 그 위에 불의와 폭력의 해군기지가 불을 번쩍이며 완공 되었습니다. 마을사람들은 물론 이곳에 이주해 온 지킴이들은 깊은 절망 속에 그 기지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군사주의에 맞서 평화운동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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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0일 미군함 입항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엄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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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투쟁10년을 알리는 인증샷캠페인을 시작하며 마을에 살고 있는 지킴이들과 해군기지 정문앞에서 ⓒ 호수

 

해군기지에서 트는 군가 소리가 마을에 들려오고 시시때때로 울어대는 군함의 뱃고동 소리는 온 마을을 때립니다. 한국 군함만이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캐나다에서도 강정 해군기지에 와 군사작전을 논의합니다. 미군을 중심으로 해 외국군함이 강정해군기지에 기항하며 군사작전을 펼치는 행위는 자연스럽게 중국을 자극합니다. 사드배치로 인해 한국과 중국의 군사적 대립과 긴장이 높아진 것처럼, 이곳에서의 미군주도의 외국군 훈련이 정례화 되고 빈번해 질수록 군사적 대립과 긴장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제주에 공군기지를 만들려는 시도도 계속되어 현재 연구용역예산까지 책정된 상태라고 합니다. 지난 10년의 투쟁과정에서 한 목소리로 우려했던 것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는 이 상황에서 저는 더욱 이곳을 지켜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군사기지, 군사주의에 맞선 평화운동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같이 더운 날이면 숨이 턱턱 막히지만 매일 강정의 평화를 노래합니다. 고맙게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나가다 들리기도 하고, 일부러 시간을 내서 오기도 합니다. 그동안 못 와봐서 미안하다고 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힘에 부쳐 주저앉고 싶지만 아직까지 강정을 기억하고 함께 하는 분들의 힘으로 하루하루 버텨나갈 수 있습니다. 

 

이 뜨거운 여름, 올해에도 어김없이 평화대행진이 열린다고 합니다. 첫해에는 저도 걸으며 함께 했는데, 이제는 걷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쉬는 장소에 맞춰 가 사람들과 악수하고 격려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강정에, 제주에 오는 마음이 고마워서 저도 힘을 내 함께 하려고 합니다.

 

올해부터는 특별히 강정과 더불어 제주의 군사화문제를 알리고 연대를 호소하기 위해 '제주평화대행진'으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비록 강정에 해군기지가 지어졌지만 더 이상의 군사화를 막고자함입니다. 또, 제주 해군기지가 전 세계의 외국군이 기항하며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는 일에 저항하고자 함입니다. 내 몸이 허락하는 한 현장을 지키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기에 여기서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이곳에 와 불의의 현장을 함께 목격하고 평화를 배워 나갑시다.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실을 위해서 정의를 위해서 끝까지 함께 해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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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부터 시작된 매일미사, 지금도 여전히 오전 11시면 평화를 위한 미사를 진행한다. ⓒ 에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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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07/2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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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015 아시아생각] ① 아웅산 수치, 미얀마 대선 출마가 불가능한 이유는?

[2015 아시아생각] ② IS의 광기는 美 지배전략의 산물 
[2015 아시아생각]
 ③ 중국편승? 중국견제?.. 둘 다 틀렸다!

[2015 아시아생각] ④ 보수개신교, '반동성애' 운동이 활로? 

[2015 아시아생각] ⑤ 세계아동노동반대의 날, 시리아의 '잃어버린 세대'는? 

 

제주 강정, '필리핀 수빅섬'처럼 되나

[아시아 생각] 강정생명평화대행진에 참여한 외국인들의 육성증언


백가윤 참여연대 평화국제팀 간사

 

"옛날 옛적, 아주 오래 전에 아름다운 섬이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풍족한 그 섬에는 섬 주민들 모두를 먹여 살릴 정도로 많은 식량과 자원이 있었지요. 사람들은 소박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다른 나라 사람들이 와서 기지를 짓겠다고 했어요. 그 섬에 기지가 지어진 후 기지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가난해지고 성매매의 피해자가 되었으며 각종 오염물질로 섬은 썩어 갔습니다. 이 섬은 필리핀에 있는 수빅섬입니다."

 

제주도 남쪽 작은 강정마을. 평화로웠던 강정 마을에 주민들의 동의 없이 해군기지가 건설되면서 주민들이 온 몸으로 저항해 온 지 어느덧 3000일이 흘렀다.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1일까지 제주도 전역을 행진하며 제주해군기지 건설의 부당성을 알린 2015 강정생명평화대행진에는 특별한 사람들이 함께 했다. 강정마을 3000일 투쟁에 연대하기 위해 일본 오키나와, 나가노, 필리핀, 대만 그리고 사이판에 있는 티니안 섬에서 기지에 맞서 싸우고 있는 활동가 및 주민들이 강정생명평화대행진에 함께 한 것이다. 주민 동의 없는 기지 혹은 핵발전소 건설, 미국의 폭력과 사라진 주권, 오염되는 기지, 인권침해, 고통 받는 주민들. 이들의 고향에서도 강정과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강정생명평화대행진. ⓒ 참여연대 
 


미군 기지 문제로 고통받는 아시아

이번 강정 대행진에 가장 큰 규모의 참가단을 꾸린 오키나와는 5년 전부터 강정과 연대해오고 있다. 물론 한국 내 미군기지 반대 활동가들과의 인연은 훨씬 더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다. 미국과 일본 정부는 후텐마 기지를 반환하는 조건으로 헤노코 바다를 매립해 새로운 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이에 맞서는 오키나와 주민들의 용기 있는 싸움은 강정 주민과 활동가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었다. 지난 5월에 있었던 오키나와 515 평화행진에는 강정 주민들과 활동가들 10여명이 참여해 연대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특히 휠체어를 타고 이번 행진에 참여한 토미야마 마사히로 오키나와-한국 민중연대 공동대표는 지난 2011년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에서 8일간 먹고 자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이 때문에 한국 입국이 거부되었다가 이번에야 행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토미야마씨는 오키나와도 오랜 시간 동안 싸워왔지만 강정마을이 3000일 동안 싸워왔다는 것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하며 아시아 태평양을 평화의 바다로 만들기 위해 함께 연대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필리핀 활동가 메르시 앙헬레스. ⓒ참여연대   
 

필리핀에서 온 메르시 앙헬레스는 자신들이 경험했던 기지 주변의 오염, 성매매, 가난 등으로 고통 받았던 이야기를 나누며 아시아의 어떤 나라도 이러한 고통을 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대행진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1986년 필리핀 민중들의 힘으로 독재자 마르코스를 몰아낸 후 1990년 필리핀 의회는 미군기지사용 연장 조약의 인준을 거부했다. 이로 인해 미군 기지를 필리핀 땅에서 몰아냈지만 최근 미국의 아시아로의 회귀 정책으로 인해 지난 4월, 미국과 필리핀 사이의 국방 사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하면서 미군이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올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다시 한 번 필리핀 민중들의 평화로운 저항이 필요한 때가 온 것이다. 메르시 앙헬레스는 '비록 그들이 군사기지를 짓더라도 영혼까지 지배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리에게는 약간 생소한 사이판의 티니안 섬에서 온 데보라 플레밍과 자니아 플레밍은 티니안 섬의 아픈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티니안 섬은 지난 300년간 스페인, 독일, 일본, 그리고 미국에 의해 식민지배 당했다. 당시 티니안 섬에는 가장 큰 공군기지가 건설되어 있었으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을 실은 비행기도 바로 이 티니안 섬에서 출발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유엔은 미국에게 티니안 섬을 신탁통치할 것을 요청했고 미국은 티니안 섬의 주민들에게 미국의 일부가 된다면 학교를 지어준다고 약속했다. 티니안 섬의 원로들은 이것이 나라를 빼앗기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아이들에게 교육을 시키는 일만이 이러한 속국의 신세를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 미국령이 되기로 선택했다. 그러나 미국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결국 티니안 주민들은 자신들의 손으로 학교를 건설했다. 차를 타고 섬 전체를 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1시간, 전체 주민 약 2,00여명이 살고 있는 티니안 섬에서는 이러한 미국의 통치에 맞서서 자신들의 땅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 진행 중이다. 

 

대만에서 반핵 활동을 하는 홍셩한씨는 지난 20~30년 동안 주민들이 지치지 않고 싸워온 덕분에 97% 이상 건설되었던 핵발전소 4기가 건설 중단 되었던 사례를 공유하며 강정 주민들에게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면 이길 수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번 강정생명평화대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외국 참가자들이 입을 모아 일주일 내내 말했다. "너무 비슷하다. 강정과 우리가. 4.3의 경험과 강정의 경험, 그리고 우리의 경험이 너무도 똑같다." 

 

강정 주민들과 국제 참가자들은 태평양 전쟁 당시 제주도와 대만 등을 대신하여 공격받은 오키나와로 인해 제주도와 대만에 피해가 없었다며 오키나와에 큰 빚을 지고 있다고 이야기 하였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가 오키나와에 진 빚을 갚을 때라고 말했다. 오키나와, 대만, 필리핀, 강정, 티니안 섬의 따뜻하고 강한 연대. 이 연대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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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5/08/1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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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군기지에 이어 공군기지까지 추진하나? 

‘탐색구조’는 도민 반대여론 무마하려는 감언이설에 불과
제주도를 대중국 복합 군사기지로 전락시킬 재앙의 씨앗

 

지난 목요일 (3/9) 정경두 공군참모총장은 제주를 방문해 ‘남부탐색구조부대’를 제주에 창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군은 공군기지 건설 가능성을 묻는 도민들에게 “구체성 없는 서류상의 계획”이라고 설명해왔으나, 2018년 연구용역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그 유력 후보지 중 하나로 제2공항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도민의 동의 없이 추진되는 공군기지 건설은 해군기지와 더불어 제주도 전체를 복합 군사기지화할 것이다. 

 

공군기지 건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도민여론을 무시한 채 지극히 불투명하고 비민주적으로 강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도민들은 공군부대 건설에 강력히 반대해왔다. 1988년과 1988년 송악산 군사기지 반대운동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제주도민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밀실에서 공군기지 건설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타진해왔다. 2006년에는 국방부가 남부탐색구조부대 건설을 국방중기계획에 포함하고 있는 것이 드러나 제주도 내외에서 큰 논란거리가 된 바 있다. 노회찬 의원실이 당시 밝힌 바에 따르면 당시 국방부는 “전투기 1개 대대와 지원기 1개 대대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부대를 ‘남부 탐색구조부대’라는 이름으로 제주에 창설”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1990년대부터 국방중기계획에 제주공군기지 계획을 반영해왔던 것이 도민들에게 알려진 것도 그 즈음이다. 당시 도민의 확고부동한 반대여론을 확인한 국방부와 공군은 “남부탐색구조부대는 제주에 제2공항이 건설돼야만 설치가 가능하며 제주도의 동의를 얻고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던 국방부가 갑작스럽게 내년에 관련 연구 용역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게다가 정 총장이 “기존 공항을 이용하는 방식”을 언급함으로써 그 후보지가 제2공항 건설예정지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공군기지 건설추진 사실부터 제2공항의 공군이용 문제까지 그 어느 것 하나 도민과 사전에 상의되거나 동의를 구하는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밀실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명백한 도민과의 약속위반이다.  

 

또한 공군기지의 건설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함께 제주도를 복합군사기지화할 우려가 매우 크다. 이성용 공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은“전투기 배치는 없다. 제주도가 군사기지화 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으나 국방부의 그간 행보를 살펴볼 때 실제와는 다른 임기응변에 틀림없다. 제주해군기지 역시 민군복합형 미항이라고 감언이설로 제주도민을 설득해 놓고, 완공되자마자 미군의 최신 스텔스 이지스함인 줌왈트를 배치하는 논의를 시작한 것이 그 사례다.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제주도가 새로운 관광의 중심지가 될 것처럼 과잉홍보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제주도를 미중간 갈등의 한 복판으로 끌어들이는 애물단지가 될 것이 점점 자명해지고 있다. ‘탐색구조’를 위한 공군부대라는 주장도 도민과 국민을 호도하기 위한 거짓명분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2012년부터 시작된 한미일 합동해군훈련 역시 국방부는 ‘탐색 구조’훈련일 뿐이라고 국민들에게 설명했었지만, 실제로는 한미일 3개국의 이지스함과 항공모함까지 동원된 해상차단작전훈련을 했던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탐색구조공군부대라는 명분 아래 공군기지를 허용하면 이는 제주도 전체를 한미일의 대중국 전초기지화하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우리는 강정마을에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 강행되었던 과정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국방부와 해군은 주민 동의 없이 최소한의 민주주의적 절차마저도 무시하고 천혜의 자연환경을 파괴하면서 해군기지 건설공사를 강행하는 한편, 민군복합항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도민을 속이고 도민여론을 분열시켰다. 국방부는 제주도민들을 더 이상 속이지 말아야 한다. 제주도정은 도민 동의 없이 추진되는 공군기지 건설에 단호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취해야 한다. 그리고 이제까지의 모든 논의과정을 도민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제주도민과 국민들은 제주도를 동아시아의 화약고로 만들려는 국방부의 위험한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일, 2017/03/12-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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