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논평] 서울시 뉴타운 조례 개정, "주민이 결정하고 공공이 지원하도록 해야"

지역

[논평] 서울시 뉴타운 조례 개정, "주민이 결정하고 공공이 지원하도록 해야"

익명 (미확인) | 화, 2015/11/10- 11:25
[논평] 서울시 뉴타운 조례 개정, "주민이 결정하고 공공이 지원하도록 해야"

- 노동당, 18일까지인 입법예고 기간에 '조건부 찬성' 입장 제출

현재 서울시가 소위 '뉴타운조례'라 불리는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 중이다. 이는 지난 8월에 국회를 통과하고 9월부터 공포 발효 중인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의 개정에 따른 것이다. 

알다시피, 지난 8월 도정법 개정은 16개의 계률 법안을 병합하여 심사한 결과이고 무엇보다 지난 해 9월 재건축연한 단축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주택시장 활성화 대책의 후속입법 차원에서 추진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서울시 조례에도 기존 재건축연한을 4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하는 한편 그동안 재개발 사업의 투명성 확보에 큰 역할을 했던 공공관리제도도 공공지원제도로 바꾸면서 대상사업의 범위를 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개정 내용이 마련되었다. 사실상 오랜 기간 재개발 현장에서 벌어진 문제점들을 어렵게 하나씩 개선해왔던 성과가 '주택경기활성화'라는 미명 하에 사라지게 되었다.

그나마 지난 8월 법개정시에 기대를 모았던 것은 '시도시자에 의한 직권해제' 규정에 명확한 위임 사항이 명시된 것이다.  기존 도정법 제4조의3(정비구역등 해제) 4항은 '정비사업의 시행에 따른 토지등소유자의 과도한 부담이 예상되는 경우'나 '정비예정구역 또는 정비구역의 추진 상황으로 보아 지정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시도지사가 지방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구역등의 지정을 해제할 수도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정비구역 해제 기준'이라는 내부 규칙을 가지고 해당 정비구역 토지등소유자 25%의 해제 신청과 경기도 자체의 검증과정을 통해서 구역 해제를 해왔지만 서울시는 오로지 조합원 50% 이상의 조합해제 요청을 통해서만 정비구역을 정리해왔다(조합이 구성되기 전인 추진위 단계나 혹은 그 이전은 이야기가 다르다). 



<입법예고 홈페이지에 등록된 의견 현황>​

따라서 이번 도시정비조례의 개정안에는 직권해제의 조항이 얼마나 실효성있게 담겼는지가 관건이 된다. 현재 입법예고 중인 조례안에 대해 106건의 의견이 달린 것은 이 조례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다(http://legal.seoul.go.kr/legal/front/page/lawmake.html?pAct=lawmake_vie…).하지만 실제로 입법예고된 조례안을 보면 실망스럽다. 

첫째. 추정비례율을 사업성 검증의 유일한 수단으로 삼는데 따른 한계다. 소위 비례율은 기존 자산의 가격인 종전자산가에 공사비를 더한 후, 이후 분양예상가로 가늠하여 전체 사업성을 대강을 살펴보는 데 활용되는 지표다. 성격 상 비례율은 '예상가'이기 때문에 투명하고 검증가능한 수단이 확보되지 않으면 더 많은 갈등이 야기될 수 밖에 없다.

둘째, 서울시가 요청하는 의견조사가 일관성있게 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과거 실태조사 과정에서도 구청에 따라 상이하게 진행되었고 이 때문에 불신이 컸다. 그런데 개정안에는 서울시가 직권해제를 요청할 경우 구청장은 해당 구역의 의견조사를 실시하도록 했지만, '하지 않았을 경우'에 대한 방안이 없다. 또 이후에 마련된다 하더라도 어떤 방식의 의견조사에 따라 결과는 상이할 수 있는 만큼, 좀 더 객관적인 기관이 의견조사를 수임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째, 가장 핵심적인 사항으로 주민들이 직접 직권해제를 청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경기도의 경우에는 25%의 서명으로 도지사에게 직권해제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이미 운영 중이다. 그런데 서울시 조례 개정안에는 주민들이 직접 직권해제를 청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그야말로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대상만 가능하다. 이래서는 직권해제의 정당성과 타당성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덧붙여 자연경관지구, 최고고도지구, 문화재 보호구역, 역사문화환경 보존구역 등에 대해 각각 연한을 두어 직권해제가 가능하도록 했는데 구태여 해당 조항을 통상적인 직권해제 조항 내에 포함시켜야 했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따로 별도 조문으로 성안하거나 혹은 별도 조례를 통해서 기존 도시정비조례를 보충하도록 하는 것이 좋았다. 왜냐하면 그나마 직권해제 조항이 들어간 해당 조례 개정안이 이 부분에 발이 묶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이번 조례 개정안은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서울시의 태도를 반복하는 것 같아 아쉽다. 무엇보다 뉴타운재개발 사업을 실제 추진했던 서울시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사업 정리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지 않는 것은 적절하지 않음에도 여전히 '중간자' 혹은 '조정자' 역할로만 자임하는 것 역시 안타까운 부분이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이상의 내용을 담은 입법예고에 대한 의견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그리고 서울지역의 뉴타운비대위연합 주민들과 공동토론회 개최 등을 통해서 이번 조례안의 부족한 부분을 고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끝]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외국은 ‘망이용료’ 명시적으로 금지

특수서비스는 일반인터넷 품질 저하시키지 않도록

제로레이팅도 무료개방형만 허락

지난 1월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표한 새로운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이 시행되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이 미국과 유럽의 망 중립성 법제에 비하여 열악하여 인터넷 생태계를 보호하기에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차제에 강화된 내용으로 망 중립성법을 제정할 것을 요구한다.

첫째,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은 미국과 유럽이 망 중립성을 각각 연방통신위원회(FCC) 명령과 EU 법규(regulation)로서 법적 구속력을 가진 것에 비해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둘째, 최근 국내에서 논의가 되고 있는 ‘망이용료’ 즉 망사업자가 자신의 망에 데이터를 많이 보내는 콘텐츠제공자에게 데이터를 망사업자의 고객에 전송해주는 대가를 내도록 하자는 기획을 미국의 FCC 명령과 유럽규제기구(BEREC)의 의견서가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에 비해 우리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은 침묵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시행된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기준 하에서는 발신자종량제 정산의 부담이 콘텐츠제공자에게 전가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의 침묵은 더욱 위험하다고 보인다.

위 이미지는 FCC 2015년 Open Internet Order의 113문이며 120문에서는 no-throttling rule 역시 망사업자가 지연(throttling)을 하지 않고 데이터를 자신의 고객에게 전달하는 대가를 콘텐츠제공자에게 부과할 수 없다는 명령을 해석된다고 밝히고 있다. FCC 2015년 Open Internet Order는 2018년 트럼프 행정부의 FCC가 망 중립성 폐지를 천명하며 취소되었지만 그 내용을 보전하기 위해 5개주가 주법을 제정하였는데 가장 대표적인 캘리포니아 망 중립성법 제3101조(a)(3)(A)에 ‘망이용료 금지’ 규범이 명문화가 되었다.

셋째,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은 “합리적 네트워크 관리”가 언제 허용되는가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으나 EU 법규인 EU 2015년 Open Internet Order는 제3조 제3항에서 (1) 법적 의무를 이행할 때 (2) 네트워크 보안을 위해 (3) 긴급 및 임시적 혼잡예방조치로서만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KT의 P2P서버 차단, SK 및 KT의 카카오 보이스톡 차단이 각각 망사업자의 계열사업(IPTV, 음성전화)의 매출을 보호하기 위해 이루어졌을 때 ‘합리적인 네트워크 관리’로 정당화되었던 점을 고려하면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이 유럽처럼 상세하게 규정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

넷째, 특수서비스를 허용하는 조건으로 일반인터넷의 품질이 ‘적정수준’이 유지되기만 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EU 2015년 Open Internet Order는 제3조 제5항에서 일반인터넷의 ‘일반적 품질(general quality)’과 ‘접근용이성(availability)’을 저하(detriment)시켜서는 아니 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물론 우리 가이드라인도 ‘적정수준’의 측정에 있어 당대의 기술수준을 고려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EU는 어떤 기술수준에서든 특수서비스가 일반인터넷의 품질을 저하시켜서는 안 된다는 더욱 엄격한 내용을 두고 있다. BEREC은 2015년 Open Internet Regulation의 시행령격인 2016년 Implementation Guideline에서 이 규범에 저촉되지 않는 예로써 현재 기 허용되고 있는 특수서비스 즉 VoIP, IPTV등 모두 망사업자가 “자신의 망 내에서의” 대역폭을 애플리케이션 사이에서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에 대해 자신의 고객들의 동의를 얻어 제공하는 사례를 들고 있는 점(122문)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특수서비스 규범은 엄격히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제로레이팅에 대해서 BEREC은 2015년 Open Internet Regulation의 시행령격인 2020년 Implementation Guideline에서 개방형 제로레이팅에 대한 세이프하버를 콘텐츠제공자의 참여절차의 투명성, 참여조건의 비차별성, 참여조건의 공정합리성(예: 무료)을 요건으로 설정하고(42문) 폐쇄형 또는 유료 제로레이팅에 대해서 경계를 표한 것에 비해 우리 가이드라인은 침묵하고 있다. 2017년 오바마 정부 FCC 역시 AT&T와 T-mobile의 제로레이팅을 비교하며 유료폐쇄형으로 진행되던 전자에 대해서는 망 중립성 위반을 선언하고, 무료개방형으로 진행되던 후자에 대해서는 위반없음을 선언하여 제로레이팅에 대한 규범을 명백히 하였다. 우리나라는 이미 SKT가 자사콘텐츠인 11번가를 제로레이팅하여 논란이 되었는데 타사에는 비용을 요구하여 결렬된 것을 고려하면 EU나 미국에서는 애초에 금지되었어야 할 사례인데 망 중립성 규제는 이런 사안도 명시적으로 다뤄줬어야 한다.

망 중립성에 대한 각종 논란들을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법적 구속력있는 망 중립성 규제가 필요하다.

2021년 2월 26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세미나] 오픈넷·윤영찬 의원실, “망 중립성과 새로운 인터넷 10년” 국회 토론회 개최 (2021.01.27.)
[논평]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동통신 3사의 자사 및 계열사 콘텐츠 제로레이팅과 유선인터넷사업자 3개 기업그룹의 과도한 전용회선료 부과와 상호접속료 부과를 적극적으로 조사하라. (2019.12.10.)
[논평] 방통위의 ‘망이용계약 가이드라인’에 반대한다 (2019.12.09.)
[논평] 방통위는 SKB의 넷플릭스 재정신청 거부해야 – SKB, 소비자 편익과 국제접속료 부담 모두 개선해주는 해법 거부해 (2019.11.27.)
[세미나] 자유롭고 공정한 인터넷 생태계 조성을 위한 ‘상호접속고시’ 개정방안 특별세미나 개최 (2019.11.07.)
[논평] 페이스북-방통위 소송 결과를 환영한다 - 실질적 표현의 자유 침해하는 발신자 종량제 폐지하라, “망이용료 가이드라인”도 폐기해야 (2019.08.23.)
[논평] 망중립성 위협하는 발신자 종량제 원칙 폐지하라! 페이스북-SKB 합의는 ‘유료캐시서버’ 강매, 2016년 상호접속고시의 폐해를 망이용자에게 전가시킨 선례 (2019.02.27.)
[세미나] “EU 망중립성 전문가 초청 국제 세미나: 5G 시대에 대비한 유럽의 망중립성 규제” 개최 (2019.02.13.)
[논평] 과학기술정보통신부 5G통신정책협의회에 바란다 (2019.02.28.)
‘망이용대가’는 없다 (한겨레 2018.11.19.)
이미 폐지된 한국의 망중립성 – 망사업자만을 위한 상호접속고시 (슬로우뉴스 2018.05.03.)
[논평] 제로레이팅으로 통신비 인하를 기대한다는 방통위가 우려된다 – 이동통신사의 입김에 휘둘리지 말고 제로레이팅으로 인한 시장경쟁 악화 여부 파악해야 (2017.08.22.)
[논평] ‘통큰’ 미래부, 제로레이팅 일괄 면죄부로 인터넷의 미래를 망치지 말기를 (2016.06.09.)
[논평] 갈 곳 잃은 망중립성 원칙, 법원마저 판단 회피 – KT의 위법한 P2P 차단 행위, 이제 미래부와 방통위가 나서야 (2016.01.14.)
[논평] KT는 이용자 트래픽을 몰래 차단하는 행위를 중단하라!! – 망중립성 원칙에 어긋나는 위법한 트래픽 관리 (2015.11.11.)
[논평] mVoIP 전면 허용이라고? 미래부는 소비자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바란다 (2014.07.09)
금, 2021/02/26- 20:04
0
0

지난 3월 23일 방송인 박나래는 자신이 진행하는 ‘헤이나래’라는 유튜브 채널의 두 번째 콘텐츠에서 방송용 도구로 가지고 나왔던 남성인형의 사타구니로 인형의 팔을 빼내어 성기처럼 보이게 만들고 그것을 웃음의 소재로 삼았다. 이를 본 시청자가 박나래를 성희롱, 정보통신망법 위반,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고, 현재 경찰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고발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그러나 방송인 박나래가 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도 없으며, 사회적 해악 역시 명백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오히려 성적 담론을 확장하고 소외되었던 여성의 성적 주체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과감한 시도들은 긍정하고 보호해야 한다. 

법적으로 판단했을 때 박나래의 행위는 성희롱으로 성립할 수 없다. ⌈국가인권위원회법⌋,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여성발전기본법⌋ 모두 성희롱이 ‘그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이루어질 것이라 하여 지위 또는 업무 관련성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이번 박나래의 경우에서처럼 구체적인 개인으로 특정할 수 없는 시청자 혹은 그 영상을 보고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는 잠재적인 시청자는 성희롱 피해 대상이 될 수 없다. 그 외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1호의 불법 ‘음란’ 정보 유통이 문제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법음란물이란, ‘사회통념상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으로서, 표현물을 전체적으로 관찰·평가해 볼 때 단순히 저속하다거나 문란한 느낌을 준다는 정도를 넘어서 존중·보호되어야 할 인격을 갖춘 존재인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에 의하여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전적으로 또는 지배적으로 성적 흥미에만 호소하고 하등의 문학적·예술적·사상적·과학적·의학적·교육적 가치를 지니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6도3558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문제된 표현이 인간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정도로 노골적인 성적 행위를 묘사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단순히 일부 시청자들의 성적 수치심을 해하였다거나 저속, 문란하다는 이유로 불법 음란물 유통의 혐의를 받아야 한다면, 19금 소재의 모든 표현행위가 형사처벌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또한 거론되었던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는 제11조의 아동성착취물 관련 범죄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상에 등장한 인형은 아동이나 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아니므로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역시 성립하지 않는다. 특히 사단법인 오픈넷은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상의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은 실존아동을 성적으로 착취하는 것으로 명확히 한정해야 엄벌할 수 있으며 만화, 애니메이션 등의 표현물까지 포함하면 도리어 형벌의 하향평준화를 가져오면서 표현의 자유만을 침해한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현재의 논쟁은 성적 재현에 의한 최종 결과물에 과도하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러한 논쟁의 방향은 그 누구도 성적 재현을 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법적, 사회적 의미의 성폭력적 내용이 없는 이상, 성적 행위는 해악을 가져오는 행위로 취급되어선 안 되고, 성적 행위를 보여주는 것 역시 어떤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있지는 않으므로, 함부로 금기시되어서는 안 된다. 성적 재현이라는 표현의 자유는 누구나 동등하게 보장받아야 한다.

그런데 성적 욕망을 재현하고 표출하는 주체성을 모두가 동등하게 보장받고 있을까? 우리 사회는 성적 욕망을 금기시하고 억누른다. 성적 욕망에 대한 금지와 억압은 모두에게 평등하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제대로된 성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금지와 억압이 얼마나 공평하게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그러나 금지와 억압을 거슬러 성적 욕망을 충족하고 표출할 수 있는 능력은 경제적 차이, 성차, 장애유무 등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공학계열 학사과정 여학생 입학 비율이 전체 25%라는 결과가 보여주듯 남성은 성장 과정에서 컴퓨터, 인터넷 사용 능력 등 기술과 친숙해질 기회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노출된다. 성적 순결과 낙인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교육을 받으며 자란다. 이런 배경을 십분 활용해 이들은 어른들의 눈을 피해 또래집단과 자신들의 성적 욕망과 환상을 공유하며 스스로를 교육하며 성장한다. 자가 교육의 높지 않은 질적 수준과 개인의 역량 차이로 인해 성장 과정에서 축적된 성지식의 수준은 천차만별일 테지만 분명히 이들은 성장 과정에서 자신의 성적 욕망을 표출할 수 있는 성적 주체성을 구축한다. 반면 여성은 남성과 비교해 기술 활용과 정보접근권에 있어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성적 순결과 낙인에서 자유롭지 못한 성장 과정을 거친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은 자신의 성적 욕망을 탐색하고 표출하는 경험을 쌓으며 성적 주체성을 구축할 기회를 갖기 어렵다. 또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남성의 그것보다 더 강하게 통제하는 사회는 통제할 수 없는 여성의 성을 강하게 비난하고 낙인 찍는다. 이러한 조건에서 사회에 저항하며 자신의 성적 욕망을 자유롭게 추구하고 발현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 탓에 여성은 성적 욕망의 주체가 되는 길을 택하기보다 안전하게 혹은 온건하게 성적 욕망의 소비대상으로서의 타자성을 구축하며 성장한다. 이렇게나 비대칭적인 사회적 조건을 최대한 활용했던 사건이 바로 n번방 사건이다. 인터넷 상에서 자신의 성적 호기심과 욕망을 실천하려는 여성의 취약성을 n번방 가해자들은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성차별적 맥락을 고려한다면 여성을 위한 성담론이 지금보다 풍부해질 필요가 있으며 여성의 성적 실천을 통한 주체성 확보 역시 우리 사회는 장려해야 한다. 박나래는 그간 성인 여성을 위한 19금 코미디를 표방하며 편향적으로 구축되어 빈약하기 그지 없었던 성담론을 확장해 여성의 성적 주체성을 확보하려 했다. 불분명한 이유로 박나래의 이번 연기행위를 이와 같은 맥락에서 분리하여 형사처벌의 가능성으로 위협하고 규제하려는 것은 의미있는 시도 자체를 위축시킨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하루빨리 사법당국이 무혐의 처분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 

2021년 5월 7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금, 2021/05/07- 20:31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