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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자전거로 홈리스 없는 세상 꿈꾸는 스물 네 살 사회적기업가

지역

[기획연재] 자전거로 홈리스 없는 세상 꿈꾸는 스물 네 살 사회적기업가

익명 (미확인) | 월, 2015/11/09- 16:15

안신숙 희망제작소 일본 주재 객원연구위원이 전하는 일본, 일본 시민사회, 일본 지역의 이야기. 대중매체를 통해서는 접하기 힘든, 일본 사회를 움직이는 또 다른 힘에 대해 일본 현지에서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안신숙의 일본통신 38
홈리스 없는 세상 꿈꾸는 24세 일본 NPO법인 대표

지난 10월 희망제작소의 도농교류 일본정책연수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사람은 역시 NPO법인 홈도어(Homedoor)의 대표 가와구치 카나(川口加奈)씨다. 부모뻘 되는 연수팀 앞에서 당당하게 그러나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그녀는 불과 24세의 젊은 여성이었다. 열네 살 때부터 홈리스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해, 지난 10년 동안 홈리스의 재활과 사회 복귀를 위해 끊임없이 달려온 결과 지금 그녀는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회적기업가로 자리잡고 있다. 2013년 일본경제신문(日経) 「WOMAN of the year」청년리더부분에 선출, 2015년에는 「일본경제신문 소셜이니셔티브대상」신인상을, 그리고 「구글 임팩트 챌런지상」을 받은 경력을 갖고 있다.

 

우리가 찾은 곳은 오사카시 키타구 주택가에 자리잡은 ‘앤드하우스(&House)’. 홈도어가 올 3월 새로 시작한 홈리스들의 생활지원 거점이다. 1층에 홈도어 사무실과 내근하는 홈리스들의 작업실이 있고, 2층에는 홈리스들이 자유롭게 들러 빨래나 간단한 요리를 할 수 있는 키친과 세탁실과 목욕실, 그리고 낮잠을 취하거나 동료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HUB chari (자전거)」포트도 겸하고 있어 집 앞에는 멋진 스타일의 자전거들이 나란히 세워져 있다. 가와구치씨와 스탭들은 불쑥 찾아오는 홈리스를 옷’상'(‘아저씨’라는 일본어)이라 부르며 친숙하게 맞이한다.

중학교 2학년 겨울, 홈리스에 대한 이미지를 바꾼 자원봉사
오사카 카마가사키(釜ヶ崎) 지역은 일용노동자들이 모여드는 마을. 가와구치씨는 근처의 신이마미야역에서 전철을 갈아타고 중학교로 통학했다. 어느 날 근처에 사는 동급생이 일부러 다른 역에서 전철을 갈아타고 통학하고 있음을 알았다. 이유를 물어보니 “엄마가 그 역에서 갈아타는 건 위험하다고 해서.”라고 대답했다. 궁금해서 카마가사키에 대해 조사해 보니 이 지역에는 일용노동자와 더블어 수많은 홈리스가 모인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일본처럼 풍요로운 선진국에 왜 홈리스가 있을까?’ 의문을 풀기 위해 그녀는 카마가사키의 홈리스들에게 밥을 지어 제공하는 자원봉사에 참가했다. 가벼운 호기심으로 참여했지만, 이것이 그녀의 운명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추운 겨울 아침 길게 늘어선 몇십 명의 홈리스들에게 잔뜩 움츠러든 얼굴로 삼각김밥을 건네는 그녀에게 한 ‘아저씨’가 “여기 사람들은 단지 따뜻한 삼각김밥 하나를 받기 위해 3시간을 기다렸단다. 손녀뻘인 너에게 그걸 받아드는 아저씨들의 기분을 생각하면서 전해주렴.” 집에 돌아와서도 그 말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 때까진 ‘공부를 열심히 했으면 홈리스가 되진 않았을텐데…홈리스는 열심히 살지 않은 사람들이 되는 게 아닌가? 결국 자기 책임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왔다.

그녀는 어느새 홈리스 문제에 대해 조사하고 있었다. 부모님과 주위 어른들에게 ‘왜 홈리스가 되는지’ 물어봐도, 이유를 설명해주지는 않고 단지 ‘카마가사키는 위험하니 가까이 가지 말라’고만 할 뿐이었다. 직접 홈리스들에게 물어보니 대부분은 어렸을 때 빈곤 가정에서 자라 공부는커녕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도 힘들었으며, 초등학교조차 제대로 다니지 못한 사람도 많이 있었다고 한다.

정말 노력을 하지 않아서 홈리스가 된 걸까? 그녀는 홈리스의 현실을 통계를 들어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일본 전체에 10,890명으로 집계되고 있는 홈리스 중 49.8%는 비정규직노동자 출신이며, 25.8%는 일용노동자 출신이고, 34.1%가 일이 줄어서, 28.4%가 회사의 도산으로 인한 실업으로, 그리고 20.4%가 질병과 부상으로 인한 실업으로 홈리스가 됐다고 한다(2012년 일본 후생노동성 홈리스 실태에 대한 전국 조사). 이러한 사정은 한국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홈리스에 대한 편견을 바꾸기 위한 실천들
그 즈음 아주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수 명의 고등학생들이 홈리스를 습격한 것이다. “홈리스는 사회의 쓰레기다. 우리들은 쓰레기 청소를 한 것 뿐이다.” 라는 그들의 진술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고 한다. 그녀는 ‘우연히 나는 홈리스 문제를 알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 뿐이다. 알게 된 이상 모두에게 알릴 책임이 있다. 같은 세대인 내가 알려가면 중고생의 인식도 변할 것이다’라고 생각해 행동을 시작했다.

학교 집회 시간을 빌려 홈리스 문제를 호소했다. “그들이 홈리스가 된 것은 결코 자업자득이 아니다”라고. 반응이 별로였다. “그렇다해도 그들이 노력했다면 홈리스가 되진 않았을 거 아니냐?”라는 것이었다. 그녀는 이에 실망하지 않고 신문을 만들어 교내에 붙이거나 홈리스를 위한 배식용 쌀의 기부를 모았다. 이런 노력이 열매를 맺어 협력자가 조금씩 늘어났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그녀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중고생들을 뽑아 표창하는 프루덴셜사의 ‘발런티어 스피릿 어워드’에 뽑혔다. 이듬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표창식에 참가해 세계 각국에서 뽑혀온 중고생들과 며칠간 같이 생활하면서 교류하는 기회를 가졌다.

거기서 그녀는 한 동료에게 “넌 홈리스를 단지 돕고 싶을 뿐인가? 홈리스를 낳는 사회를 바꾸고 싶은 것이냐?”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자신의 활동으로 문제 해결이 된 것도 아니었으며, 홈리스의 수가 줄어드는데 일조한 것도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홈리스 문제를 새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대학도 이 문제에 밝은 오사카시립대학을 골라 진학해 노동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리고 대학 2학년 때인 2010년 4월에 뜻을 같이하는 몇몇 동료들과 함께 ‘NPO법인 홈도어(Homedoor)’를 설립했다. ‘Homedoor’라는 법인명에는, 승객들이 전철 홈으로부터 추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된 ‘Homedoor’처럼, 홈리스들이 인생이라는 ‘홈’에서 추락하는 것을 막는 방지책이 되어, 따뜻한 홈(가정)에 돌아갈 수 있는 입구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홈리스들의 생각과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귀기울여 듣기
‘홈리스를 낳지 않는 사회 구조를 만들겠다’라는 비젼을 세웠으니 ‘이를 언제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그래서 지금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구체적인 행동 계획이 필요했다. 회답을 얻기 위해 우선 카마가사키에서 ‘모닝 카페’를 열었다. 아침마다 찾아오는 홈리스들과 생활보호 수급자들에게 커피와 토스트를 제공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사실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누구나 일하고 싶다는 의욕은 갖고 있었지만 주거도 전화번호도 없어 구인 광고에 응모를 할 수 없었고 홈리스 생활로부터 탈출할 수 없다는 것. 생활보호를 받으면 노상생활을 탈출할 수는 있지만 ‘세금 도둑’이라는 주위 시선이 따가워 결국 ‘히키코모리’가 되곤 한다는 것. ‘행정기관’에서 빨리 일을 찾으라는 독촉을 받지만 오랜 공백으로 좀처럼 고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등. 일을 찾았으나 오랜 실업으로 몸도 정신도 적응하지 못해 다시 실업자로 전락하기 쉽고, 결국 거리에 나오는 것이 더 속 편하다는 생각에 다시 홈리스로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홈리스들이 시작한 셰어사이클 HUBchari 탄생

▲디자인 스쿨에 다닌 적이 있다는 홈리스가 직접 디자인한 HUBchari 간판

▲디자인학교에 다닌 적이 있다는 홈리스가 직접 디자인한 HUBchari 간판

그런 어느 날 한 ‘아저씨’의 한 마디가 큰 전기가 됐다. “자전거 수리라면 우리들도 할 수 있지!” 홈리스들이 주로 하는 일 중에 하나가 버려진 폐품수거다. 자전거와 리어커로 하루 몇 킬로나 짐을 가득 싣고 걷기 때문에 자전거가 고장나는 일이 많아 자연히 수리기술이 손에 붙는다. 70%의 홈리스들이 자신있어 한다는 자전거 수리기술을 살려서 그들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처음엔 버려진 자전거를 회수해 판매하는 것도 생각해 봤다. 그러나 이미 기존 수리업자가 많을 뿐 아니라 ‘홈리스가 수리한 자전거’라는 명목으로 지원을 호소하며 판매한다면 그들은 언제까지나 도움의 대상에 머무를 뿐이고 진정한 자립이 힘들지 않겠는가.

‘당당하게 자립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논의를 거듭한 결과 나온 것이 ‘셰어사이클’ 사업이다. 지역에 여기 저기 자전거 렌탈 거점을 설치해, 이용자가 사용 후 어디서든 반납할 수 있는 에코 교통수단이다. 오사카에는 무단 방치되는 자전거가 이미 사회문제가 되고 있었다. 셰어사이클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당사자인 홈리스들은 일자리 창출로 자립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일석삼조의 사업이 될 수 있다고 확신이 들었다.

▲홈리스들이 시작한 셰어사이클

▲홈리스들이 시작한 셰어사이클

사업초기 자전거를 빌리고 반납하는 거점인 ‘포트’를 설치할 장소를 빌리기가 너무 힘들었다. ‘처마 밑을 일부만 빌려 주세요’라며 400여 개의 기업과 점포를 찾아 다녔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모두 No였다. 홈리스에 대한 편견이 그 이유였다. 작전을 바꿔 우선 1주일만 실험적으로 해보자고 설득했더니 장소를 제공해 주는 곳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막상 실험적으로 서비스를 실시해 보니 셰어사이클이 편리하다며 이용자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다. 이에 기업과 점포들의 반응도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덕분에 2011년 부터 상설 포트가 하나씩 늘기 시작했다. 현재 오사카의 상징인 스카이빌딩을 비롯해 시내 18개의 포트가 설치돼 외국인과 관광객, 기업의 영업담당자, 방문객들의 소중한 이동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포트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나 점포들 또한 ‘처마 끝 사회공헌’을 통해 많은 이득을 보고 있다며 호응이 좋다. ‘주민들의 이용문의로 점포를 알리는 기회가 되고 있다.’ ‘미디어에 자주 등장해 광고 효과를 보고 있다’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반응이다.

홈도어는 홈리스 탈출의 ‘문’
의 성공에 이어서 홈도어는 사업을 새로 시작했다. 연간 1억3천만 개나 버려지고 있는 비닐우산을 홈리스들이 리메이크해 빌딩이나 가게 앞에 놓아두고 판매하는 사업이다. 또한, 를 구축해 사람을 원하는 기업과 일자리를 원하는 홈리스들을 매칭해 홈리스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찾아 사회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재 약 60여 명의 홈리스들이 홈도어 사업을 통해 일하고 있다.

자전거 수리와 포트에서의 접객 업무, 비닐우산 수거와 수리 외에 비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일을 하면서 많게는 월 16만엔(약 160만 원) 정도의 월급을 받아간다. 이를 저금해 빠르면 약 3개월 만에 집을 빌려 거리생활에서 탈출한다. 일단 주소를 확보하면 구직활동을 시작할 수 있으며 여기서의 활동이 길게는 4-5년이나 되는 이력서의 공백을 메꾸게 되어 다음 단계의 취업으로 보다 수월하게 이행할 수 있다. 이처럼 홈도어의 취업지원 사업은 홈리스들이 오랜 공백으로 생기는 문제들을 한 단계 한 단계 극복해가면서 해가면서 다음 단계의 취업으로 사회에 복귀하는, 일종의 중간 단계 취업의 성격을 갖는다. 지금까지 약 130명의 ‘아저씨’들이 이 곳에서 함께 일하고 함께 생활하면서 사회에 복귀해 나갔다고 한다. “홈리스들은 이전에 여러 직종에서 일해 왔기 때문에 정말 다양한 기술을 갖고 있다. 그들의 기술을 보다 살릴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 나갔으면 한다.”고 카와구치씨는 말한다.

홈리스 문제해결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한 걸음
‘홈리스를 낳지 않는 사회구조를 만들자!’ 처음 내걸었던 비전에 아직 흔들림이 없어 보인다. 카와구치 대표는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먼저, 홈리스 문제에 대한 계몽활동, 둘째, 홈리스로의 입구 봉쇄, 셋째, 홈리스로부터의 출구 만들기가 홈도어의 행동계획이라 설명했다. 그녀의 계획대로 홈도어는 취업지원 사업과 함께 계몽활동도 열정적으로 펼치고 있다. 두 달에 한 번씩 청년학생들을 모아 홈리스의 거리 카마가사키를 산보하고, 홈리스들에게 카레라이스를 만들어 돌리며, 홈리스 문제에 대한 워크숍을 갖는다. 이른바 <카마(釜) Meets>다. 또 홈리스 문제에 대한 DVD를 제작하여 전국의 중고등학교에 배포하고 있으며, ‘홈리스의 아저씨’들과 함께 이들 학교와 공공집회 장소에 찾아가, 1년에 100회 이상의 강연회를 개최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과제가 홈리스로의 입구 봉쇄를 위한 사업이다. “현재 인터넷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밤을 보내는 노숙생활 일보 직전의 사람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의 주거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숙박기능을 갖는 시설을 만들어 그들의 생활과 취업을 지원한다면 홈리스를 방지할 수 있다.”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물론 여기엔 거액의 자금도 필요하고 주변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홈도어는 지금 그 전 단계 시설로 <앤드하우스(&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에 홈도어에 새로 생활상담을 받으러 온 사람이 90명이나 됩니다. 그 중 2,30대가 24명이나 있었죠. 병에 걸리거나 부상을 입어 퇴직할 수 밖에 없었던 사람, 파견 근무에서 짤리고 기숙사에서 쫓겨난 사람…모두들 오직 한가지 이유로 생활 곤란자가 되고 있습니다. 청년학생들이 부디 홈리스에 대해 편견을 버리고 이 문제에 대해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 주면 좋겠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사회가 바뀔 수 있는 한 걸음이 되리라 믿습니다” 라는 마지막 말로 카와구치씨는 발표를 마쳤다.

▲홈리스의 거리 카마가사키를 걸으며 홈리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는 ‘카마 Meets’ 참가자들

▲홈리스의 거리 카마가사키를 걸으며 홈리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는 ‘카마 Meets’ 참가자들

 

글_ 안신숙(희망제작소 일본 주재 객원연구위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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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 공정한 노동]
⑮미래노동 변화에 대한 준비? 지금 ‘좋은 일’이어야지

“일자리 창출 몇 개, 이런 계획 그만 세우시고,
지금 있는 일자리들의 질을 높이는 정책과 법을 만들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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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는 ‘좋은 일자리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국회의원들의 연구단체인 ‘미래 산업과 좋은 일자리 포럼’(대표의원 노회찬)이 주최하고, 포럼 연구책임의원인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희망제작소가 공동주관한 행사였습니다.

희망제작소는 2015년부터 우리 사회에 부재한 좋은 일의 상(像)을 찾기 위해서 온라인 설문조사, 그룹 인터뷰, 전문가 인터뷰, 연령 및 상황별 시민 워크숍 등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사회에 ‘좋은 일’이 더 많아지기 위한 방법, 즉 정책과 제도, 입법 등을 통해 노동권의 토대를 높이는 방법도 모색하고, 제안해 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행사는 “좋은 일자리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연구해 보려는 국회의원들과 함께 그동안 희망제작소가 쌓아 온 경험과 의견, 생각들을 나눌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자리였습니다.

연말 예산심사와 의결 등 일정이 바쁠 때지만 이날 행사에는 생각보다 많은 국회의원, 정치인들이 찾아왔습니다. 특히 노동 관련 법안을 다루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소속 의원들이 다수 눈에 띄었습니다. 몇몇 의원들의 인사말에서는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한 문제의식, 대안의 필요성에 대한 고민들이 엿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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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단기적으로는 현 정권에 대한 문제가 가장 큰 의제지만, 길게 보면 일자리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한 의제다. 경제성장이 이뤄지면 일자리는 자연히 늘어난다는 공식은 이미 깨졌고 이제는 일자리를 바라보는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환노위원장)
“현 정부 들어서 일자리 정책에 들어간 예산이 22조 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업률도 떨어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일자리의 질이 높아졌다고 느껴지지도 않는다. 좋은 일자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부터 해봐야 하겠다.”(서형수 의원)
“현재의 일자리 정책은 일자리의 질을 하향평준화 하고 있다. 노동관련법들도 지켜지지 않는 사회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기업 친화적인 정책이 아니라 노동자 친화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김종훈 의원·무소속)

“미래에 일자리 줄어든다는 불안은 과장됐다”

첫 발제로는 정재승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가 ‘미래 산업과 좋은 일자리의 관계’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먼저 정 교수는 최근 인공지능의 부상,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전망 하에 “미래 사회에서는 일자리가 대폭 줄어든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데 대해서 전문가의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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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기관차 발명, 공장식 제조업 도입의 1·2차 산업혁명 당시에도 ‘기계의 대체로 인간의 일자리가 대폭 줄어든다’는 예측이 있었지만 맞지 않았습니다. 제조업과 ICT 기술이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되면 인공지능과 로봇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하는데, 그 예측은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가능한가’과 경제적으로 도입 가능하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정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이 지식을 다루는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인간이 하는 노동의 다양한 유형을 다 대체하기는 어렵다”면서 경비원, 기자의 일을 예로 들었습니다. 경비원의 업무를 감시·단속하는 것으로만 본다면 CCTV와 자동개폐장치를 다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돌아다니며 주민들과 상호작용하고 갖은 일을 처리해주는 일까지 포함한다면 이 직업을 쉽사리 없앨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기자의 역할을 단지 정보를 조합해서 기사를 쓰는 것으로 한정한다면 ‘로봇 저널리즘’이 가능하지만, 현장을 다니며 취재하고 의제를 발굴하는 것까지로 생각하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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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활동 엮인 직업은 대체되기 어렵다”

다만, 정 교수는 “현재 추세를 보면 ‘화이트 칼라’, 즉 사무직·지식 노동자가 인공지능에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반면 대체되기 어려운 직업은 ‘생각’과 ‘활동’이 복합적으로 엮여 있는 형태라고 정의했습니다.

따라서 현재 한국 사회에서처럼 실습, 추론 없이 단순한 정보를 주입시키는 방식으로 교육을 계속해서는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인재만 기르게 될 것이라고 정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정책적으로는 일자리 자체를 많이 만드는 것보다는 우리 사회와 기술 발전에 적합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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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의 도움 하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행복한 삶을 추구하기 위한 일자리들입니다. 각 분야별로 좋은 일자리에 대해 사려 깊은 논의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이전 시대 ‘좋은 일’, 더 이상 좋은 일 아니다”

두 번째로 그동안 희망제작소가 진행해 온 연구를 ‘일과 삶에 대한 의식 및 우선순위 변화’라는 제목으로 황세원 선임연구원이 발표했습니다. 정규직, 전일제, 사무직, 전문직, 대기업, 고임금, 유망업종, 사내복지가 잘 된 직장 등,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좋은 일’이라고 여겨졌던 일들이 긴 노동시간, 소모적이고 반복적인 업무, 실적에 대한 압박, 승진 경쟁, 직장 내 괴롭힘, 그리고 언제 구조조정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은퇴 후에 대한 막막함 등 속에서 더 이상 ‘좋은 일’이라고 여겨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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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가 2016년 7월 30일 진행한 ‘좋은 일 기준 찾기 릴레이 워크숍’ 청소년·학부모 워크숍 참석자들의 응답 내용을 보면 어려서 꿈꿨던 일, 앞으로 하고 싶은 일, 내 아이가 했으면 하는 일 등의 질문에 대해 가장 많이 나온 응답은 ‘재미있는 일’이라는 것이었습니다.

2015년 11월~2016년 1월에 진행해서 1만5,000여명이 참여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고용안정’, ‘임금’, ‘관계’, ‘발전’ 등 6가지 일의 요건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건으로 ‘근로조건’, 즉 적정한 노동시간과 스트레스 없는 환경, 프라이버시 침해 없는 환경 등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습니다. 사회적으로 위세가 있는 일보다는 ‘적성’에 맞고 ‘재미’가 있는 일을, 조직 내에서의 승진보다는 ‘개인의 전문성’이 커지는 일을 선호한다는 것도 이전 시대와는 달라진 특징이었습니다.

개개인이 추구하는 ‘좋은 일’의 유형을 알아볼 수 있도록 희망제작소가 자체 개발한 보드게임 ‘나에게 좋은 일’을 2016년 10월부터 워크숍에서 진행한 결과를 봐도 적절한 노동시간, 자율성, 개인의 전문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좋은 일 없는데 ‘훈련·연결·상담’만 하는 정책

이런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우리 사회에 ‘좋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드문 이유를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크고 위계 있는 조직에 소속돼 일하면서 승진으로 보상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이전 시대보다 줄어들었는데, 우리 사회에서는 얼마 안 되는 그런 일자리들에서만 안정된 고용계약, 적정 수준 이상의 임금과 처우가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에 해당되지 않는 일들은 차별 받고 저임금, 낮은 처우에 시달리는 ‘나쁜 일’이어도 할 수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입니다. 때문에 일자리의 질을 높여달라는 요구에는 “더 노력해서 정규직 되지 그랬어?”라는 답이 돌아오는 것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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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제 우리는 하나의 직업만을 가지는 시대가 아니라, 완전히 일할 수 없을 때까지 몇 개의 직업을 가질지 알 수 없는 시대를 산다는 것입니다. 20대 첫 취업 시기와 결혼·출산·육아기인 30~40대, 구조조정과 퇴직에 직면해야 하는 40~50대, 신체능력이 저하되기 시작하는 60대 등에 희망하는 ‘좋은 일’의 기준은 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정규직’ 일자리로 진입할 기회는 20~30대의 아주 일부에게만 열려 있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정규직, 열악한 일자리로 갈 수밖에 없는 처지인 것입니다.

그런데도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대부분 훈련·상담·연결에 대한 것입니다. 청년내일찾기패키지, 해외취업지원, 청년취업인턴제, 경력단절여성 취업박람회, 중장년취업아카데미, 고령자인재은행 등 어떤 정책을 봐도 그렇습니다. 우리 사회에 ‘좋은 일’이 거의 없는데 어디로 연결해 주겠다는 것일까요? 간혹 정부가 나서서 일자리를 만들기도 하지만 그렇게 해서 만든 일자리들은 대체로 비정규직, 인턴인 실정입니다.

“일하는 사람 관점의 정책이 필요하다”

희망제작소는 법과 정책, 제도를 만드는 국회의원, 정부 관계자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하려고 하지 말고 좋은 일이 많아질 수 있는 사회적 토대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자 합니다. 있는 법이라도 제대로 지켜지도록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예외업종 없이 법정 노동시간을 준수하도록 하고, 근로계약서가 제대로 체결되도록 현실적인 관리감독을 하는 것이 그 첫째입니다.

둘째는 실업보장 현실화, 최저임금 인상, 노사 간 대화를 통해 근로조건을 높여가는 문화를 적극 권장하는 등 ‘일하는 사람 관점’의 정책을 펴 달라는 것입니다. 국가는 ‘좋은 일’을 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어야지, 기술로 사람을 대체하고 더 많은 이윤을 남기려는 극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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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맞는 청년 사회보장 제도 가능하다”

‘국내외 좋은 일자리 기준 지표와 현실’이라는 제목의 세 번째 발제에서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국제적으로 논의되는 좋은 일자리의 기준과 정책 방향을 전했습니다. 이미 국제노동기구(ILO), 유럽연합(EU),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등에서는 ‘노동인권’의 기준에서 ‘좋은 일자리’(decent work)의 개념을 발전시켜 왔고,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들은 계속 이뤄져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고용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국제 기준의 ‘고용의 질 지표’를 기준으로 정리해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고용 기회’, 즉 안정된 일자리의 창출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노사정 협약’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하고, ‘고용 안정성’을 위해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소득 불평등’ 해소를 위해서는 생활임금과 기본소득 도입, ‘적정 노동시간’을 위해서는 노동시간 단출 모델 발굴, 노동자의 ‘참여·발언’ 기회 확대를 위해서는 노동조합 조직률을 높이고 노동자가 경영에 참여하는 ‘노동 이사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등입니다.

특히 사회 보장의 측면에서는 청년들이 안정적인 삶 가운데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청년수당’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 광명 등에서 도입을 모색하고 있지만 중앙정부와 중복되는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데 대해 김 연구위원은 “지역의 관점에서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실행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개발할 방법들이 있다”면서 “긍정적으로 대안을 함께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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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나쁜 일자리에서 일해야 합니까?”

마지막으로 지은정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지은정 부연구위원은 ‘60+ 적합일자리 구현 가능한가’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했습니다. 지 부연구위원은 “우리 사회에서 60대 이상은 생산성이 낮다는 가정 하에서 낮은 임금으로 고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실제로 생산성이 낮은지는 검증된 적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노인 일자리는 청년 일자리와 경쟁하는 관계인 것으로, 즉 노인 일자리가 많아지면 청년층이 취업할 곳이 없어지는 것처럼 인식되지만 실제 연구 결과들을 보면 둘의 상관관계는 없다고도 했습니다.

정부는 ‘노인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발굴해서 연결한다’는 식의 정책을 펴오고 있는데, 지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그렇게 찾아낸 ‘노인 적합 일자리’ 중에는 실제 노동 수요가 거의 없는, 즉 존재하지 않는 일자리도 있고 처우가 낮은 단순노무직도 많다고 합니다. 지 부연구위원은 “60대 이상은 나쁜 일자리에서 일해야 합니까?”라고 질문하면서 시니어 고용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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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자로 참여한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도 “행복추구권의 관점에서 좋은 일자리를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위해서는 일자리를 새로 만들려고 하기기보다는 기존 일자리의 양질화 노력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보탰습니다. 또한 “이와 같은 노력은 누가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정부만이 할 수 있거나 기업에 맡길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좋은 일자리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두 번째 토론자 한지혜 경기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청년 관점의 현실적인 정책을 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청년 25만 명이 공무원을 준비하는데, 그 이유가 정말 공무원이 하고 싶어서인지를 고민해봐 달라”고 했습니다.  또한 경기도에서 서울로 왕복 몇 시간을 들여 출퇴근 하는 사람이 200만 명인데, 최근 경게도 청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절반 정도가 “집과 가까운 곳에서 월급 200만원만 받을 수 있어도 이직하겠다”고 했다면서 “사람들의 삶을 전반적으로 나아지게 할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큰 틀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마지막 토론자인 권태성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총괄과장은 이날 발제와 토론 중 나온 요청과 제안들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점검은 필요하다면서 “그럼에도 좋은 일자리에 대한 인식이 특히 젊은 층에서부터 달라지는 것이 보인다”면서 “어려서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일찍 알고 준비할 수 있도록 교육이 바뀌어야 하겠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현재의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꿔야”

예정된 두 시간이 훌쩍 넘도록 진행된 이 자리에서 바로 어떤 결론이나 방향이 도출될 수는 없었지만 참석자들의 호응과 진지한 표정에서 조금은 달라진 분위기가 전해져 왔습니다. 진행을 맡았던 서형수 의원의 마무리 발언에서도 어떤 변화의 조짐, 희망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방향은 한 가지로 모이는 것 같습니다. 바로 현재의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하는 사람들을 포함해서 모든 주체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을지 고민해야 하겠습니다. 저희도 더 연구하고 모색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글 하단의 ‘좋은 일 기준 찾기’ 온라인 설문조사는 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도 좋은 일의 기준과 이를 위한 사회의 변화 방향을 생각해 보도록 구성됐다. 12월 말까지 진행될 이 설문조사 결과는 좋은 일이 많은 사회를 위한 정책 제안을 만드는 데 반영된다

글 : 황세원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토, 2016/12/1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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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기업 손해배상 올바른 판결 촉구 기자회견 노동자 피말리는 손해배상! 용납하지 마라!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피가 마르고 있다. 손에 쥐어본 적도 없는 어마어마한 금액이 머리 속을 […]
수, 2015/12/0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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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2016년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시민 관점의 정책제안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이 시리즈는 ‘좋은 일’의 기준을 찾는 설문조사를 위한 것입니다. 설문결과는 전문가토론을 거쳐 ‘2016 정책제안 보고서’에 반영됩니다.

[기획연재] 좋은 일, 공정한 노동⑨ ‘좋은 일’의 기준은? “노동시간 짧고 개인 삶 존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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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이 보장되며, 주 40시간 이하 노동시간을 지키고, 나의 적성에 맞거나 재미가 있으며, 일하는 사람 간에 화합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가 갖춰져 있고, 일하는 과정에서 나의 전문성과 숙련도가 증진되며, 그에 따라 임금도 상승하는 일.”

‘좋은 일’이란 이런 것이라고 시민들이 응답했다. 희망제작소가 네이버 해피로그를 통해 2015년 11월 17일~2016년 1월 31일 사이해 진행해 15,399명이 참여한 ‘좋은 일 기준 찾기 설문조사’의 결과로 그려본 ‘좋은 일’의 상(像)이다.

‘좋은 일’의 여러 측면 중에서 응답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적정한 노동시간, 삶의 질 증진 등의 ‘근로조건’이었다. 일반적으로 일자리의 질은 임금 수준과 정규직 여부(고용안정)에 따라 좌우된다는 통념과는 다른 결과다.

희망제작소가 2016년 창립 10주년을 맞아서 ‘좋은 일, 공정한 노동’ 연구를 시작한 것은 우리 사회에 좋은 일에 대한 기준이 없다는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나쁜 일’에 대한 예는 쉴 새 없이 들려온다. 비정규직 일자리 비율이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고, 평균 근속연수가 5년 남짓에 불과할 만큼 이미 정규직조차 고용불안에서 자유롭지 못 한 나라다. 그런데도 정부는 ‘쉬운 해고’(일반해고) 도입까지 밀어붙인다. 노동시간은 OECD 회원국 중 단연코 1등이다. 임금은 오를 줄 모르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호소할 곳이 없다. 정부의 근로감독과 처벌은 기대할 수 없다. 같은 일을 하는데도 차별을 받거나, 비인격적 대우를 감수해야 하는 것도 일상이다.

우리는 이렇게 일할 수밖에 없을까? 이런 가운데 정부와 정치권이 ‘일자리 창출’을 외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현 정부가 도입한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공공부문에서조차 99%가 비정규직으로 채용됐다는데, 일자리 숫자가 늘어나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임금, 고용안정보다 ‘근로조건’ 중요

이런 상황에서 ‘좋은 일’을 논한다 하면 “뜬구름 잡는다”는 말을 들을 만도 하다. 그럼에도 ‘어떤 일을 원해야 할지’조차 모른다면 나쁜 일이 줄어들기를 바랄 수 없다는 문제의식으로 이 기획은 시작됐다. 먼저 네이버 해피로그 와 희망제작소 홈페이지에 ‘좋은 일’의 측면을 고용안정‧노동시간‧임금‧노동권‧일과 삶의 균형‧존중‧재미 등으로 각각 다룬 글을 총 8회에 걸쳐 연재했다. 이 글을 읽은 사람들이 ‘좋은 일 기준 찾기’ 인터넷 설문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조사는 먼저 ‘고용안정, 직무‧직업 특성, 개인의 발전, 임금, 근로조건, 관계’ 등 일의 6개 측면을 제시한 뒤, 응답자들이 각각의 세부 조건 중 것 하나씩 고르면서 각 조건들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했다. 응답자들은 “설문에 참여하면서 좋은 일의 기준을 처음으로 생각해 봤다”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약 두 달 반의 기간 동안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는 15,000명 이상이었다. 항목 수가 적지 않은 조사였음에도 참여율이 기대 이상이었고, 결과도 예상 밖이었다. ‘좋은 일’에 대한 다양한 요구들이 이미 강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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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는 것은 6가지 측면 중에서 ‘좋은 일’의 가장 중요한 조건 하나를 고르도록 한 질문에 임금, 고용안정보다 ‘근로조건’(48%)을 선택한 사람이 훨씬 많았다는 것이다. 고용안정(16%), 직무‧직업 특성(13%), 임금(12%), 개인의 발전(7%), 관계(4%)의 항목이 뒤를 이었다.

‘좋은 일’의 6가지 측면에 대한 세부 항목
– 고용안정(정년 보장, 동일업무 보장 등)
– 직무‧직업 특성(권한, 자율성, 적성, 가치, 인정 등)
– 개인의 발전(승진, 전문성, 숙련, 교육 등)
– 임금(급여 및 부가급여)
– 근로조건(근로시간, 개인 삶 존중, 스트레스 강도 등)
– 관계(동료와의 화합, 소통, 노동권 존중 등)

연령별로 봐도 ‘근로조건’에 대한 응답은 고르게 높았으나, 다른 연령대에 비해 20대와 30대가 근로조건을 좋은 일의 기준으로 꼽은 비율이 각각 51.0%, 48.4%로 눈에 띄게 더 높았다. 이는 20~30대가 일과 삶의 균형, 삶의 질 등을 이전 세대에 비해 중요시한다는 점, 또는 이 연령대가 이 측면을 집중적으로 고민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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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근로조건을 가장 중요하게 꼽은 비율이 남성(43%)보다 여성(52%)이 높았다. 결혼과 출산, 육아 등의 삶에 있어서 근무조건에 많은 영향을 받는 여성들의 실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남성의 경우 고용안정(18%)과 임금(13%)의 요건을 중요하게 꼽은 비율이 여성(각 14%, 11%)보다 다소 높았다.

‘주 40시간 이하 노동시간’ 지켜야

6가지 측면을 하나씩 살펴보면, ‘근로조건 측면 중에서 응답자들 중 가장 많은 35%가 가장 중요하게 꼽은 세부기준은 ‘노동시간'(주 40시간 근로시간을 최대한 지키며 초과할 경우 법정 수당 이상 지급)이었다. 노동시간이 개인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밖에는 삶의 질 증진을 위한 부가적 근로조건(탄력근무‧출산장려금‧직장보육시설 등) 제공(33%),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가 없는 환경(17%), 강제회식 등 프라이버시 침해 없는 근로조건(14%) 순서로 응답이 높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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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안정 측면에서는 기존의 ‘정규직’ 개념에 부합하는 ‘정년을 보장하는 근로계약’(55%)이 가장 중요한 조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도 ‘내부경쟁으로 인한 퇴사 압박이 없는 일’(24%), ‘일방적 업무배치 위험이 없는 일’(16%)의 측면도 ‘고용안정’을 구성하는 주요 요건으로 선택됐다.

직무‧직업 특성 면에 대한 응답 중에서는 ‘적성에 맞거나 재미있는 일’(52%)이 가장 중요하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진로 교육 과정에서는 ‘적성’을 강조하면서도 실제 고용 환경에서는 조직의 필요에 맞출 수 있는 적응력과 책임 등에 비해 개인의 적성, 흥미, 재미 등은 등한시 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밖에도 ‘내 일의 중요 결정을 하는 데 있어서 권한과 자율성이 있는 일’(39%)의 응답 비율이 높았고, ‘사회적 위세가 있는 일’(2%)에 대한 응답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승진보다는 전문성 쌓는 쪽 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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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발전 측면의 응답도 위의 응답과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전문성 확보, 숙련도 증진 등 업무 상 발전이 있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꼽은 비율이 65%에 달하는 반면 ‘승진, 직장 내 권한 확대의 기회가 주어지는 일’(13%)의 응답은 높지 않은 것은 조직의 일부이기보다는 전문성을 가진 개인이 되고자 하는 최근의 추세를 보여준다.

임금 측면에서는 정체되거나 물가 대비 오히려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숙련도, 책임 등에 걸맞게 상승하는 임금(30%)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지만, 기존의 호봉제처럼 노동자의 생애주기에 따라 상승하는 사회보장적 임금(29%), 최저임금을 넘어선 적정 임금의 필요성(26%)에 대한 응답도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6가지 측면 중에서 임금(12%)을 중요 기준으로 꼽은 응답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은 각 응답자가 처한 업종 및 근무 환경에서 임금의 극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좋은 일’을 찾기 위한 다른 기준에 주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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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측면에서는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 화합할 수 있는 환경‧문화(50%)가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꼽혔다. 이는 다른 조건이 우수하더라도 매일 붙어서 일하는 상사 및 동료와의 갈등이 심하면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없다는 면을 드러낸다. 설문조사의 추가 응답 내용을 봐도 상사 및 동료와의 불화 때문에 괴롭다는 내용이 상당수였다.

“좋은 일 기준에 맞는 고용 촉진 이뤄져야”

좋은 일의 확산을 위해 필요한 제도 및 방향을 묻는 질문(복수 선택‧총 응답 수 40,014건)에는 ‘좋은 일의 기준 정립 및 확산’(19%), ‘좋은 일 기준에 맞는 고용 촉진’(15%), ‘좋은 일을 만들고 유지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11%) 등이 대체로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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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것은 ‘근로기준법, 차별금지 법령 위반 기업 감독 및 처벌 강화’(17%)에 대한 응답이 전체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는 것이다. 그만큼 기본적 노동조건에 대해서도 정부의 관리 감독 및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기존에 ‘좋은 일’의 기준으로 통하던 ‘정규직’ 관점에서의 고용 확대 및 창업 촉진에 대한 응답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미 ‘정규직’이 ‘좋은 일’을 대변할 수 있는 유효한 기준이 아니거나, 정규직 확대라는 정책 방향의 실효성이 없다는 인식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밖에, 응답자들에게 현재 종사하는 일에 대한 만족도, 만족하는 이유 및 불만족하는 이유를 물은 응답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 먼저 하고 있는 일에 아주 만족하거나 만족한다는 응답은 25%였고, 아주 불만족하거나 불만족 한다는 응답은 3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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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하는 이유를 보면 위의 ‘좋은 일의 기준’에 대한 응답과 마찬가지로 근로조건(25%)에 대한 응답이 가장 높았다. 다음은 직무‧직업 특성(21%)이었다. 즉, 노동시간과 삶의 균형 등 근로조건과 적성, 자율성, 가치 등에 부합하는 정도가 큰 일자리일 때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다.

불만족하는 이유로도 근로조건(30%)이 가장 높았는데, 임금(29%)이 거의 비슷한 비율로 꼽혔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근무조건 못지않게 임금 수준에 대한 불만도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임금 줄어도 다른 조건이 나으면 옮기겠다”

마지막 질문인, “만일 본인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측면(임금 제외)에서 지금보다 나은 직장으로 옮길 수 있게 되었다면, 임금이 어느 정도 변동되는 범위에서 옮기기로 결정하겠습니까?”에 대한 응답(총 9802건)은 위의 조사 결과들을 뒷받침한다. 임금이 하락하더라는 응답이 총 39.9%에 달한 것이다.

이직에는 위험부담이 따르는 만큼 현재보다 임금이 오르거나 최소한 현재와 동일하게 유지되지 않으면 옮기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것을 감안할 때 상당히 이례적이다. 물론 ‘임금이 올라야 옮기겠다’(26%), ‘현재와 동일한 수준이면 옮기겠다’(33%)는 응답의 합이 더 높긴 하지만, 응답자들이 임금 못지않게 다른 근로조건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특히 임금이 절반 수준으로 줄더라도 다른 조건이 충족되면 옮기겠다고 답한 사람도 367명(4%)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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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문에 참여한 총 15,399명 중에서 남성이 6,789명(44%), 여성이 8,601명(56%)이었고, 연령 비율은 10대 3%, 20대 40%, 30대 42%, 50대 13%, 60대 3% 등으로 20~30대 참여 비중이 높았다.

참여자가 종사하는 직종은 사무직이 64%, 서비스직이 13%, 생산직 5%, 관리직 8%, 영업판매직 4% 순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응답자 중 3,200여명은 자신의 일 경험 및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이 중에는 기본적 요건도 갖추지 못한 열악한 근로환경을 토로하는 글들이 많았다. 특히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일하거나, 지각 사유로 월급을 삭감하는 등 불법적인 수준의 근로 환경에 대한 고발 내용도 적지 않았다. 한국 사회 노동 환경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의견들도 많았다. 대표적인 응답은 다음과 같다.

“기본도 안 지킨다” 열악한 근로환경 토로

“정규직이지만 근로계약서를 매해 갱신하다 보니 그냥 눈치가 보인다. 연봉 동결되어도 크게 상관없으니 야근‧주말 근무는 안 시켰으면 좋겠다. 야근과 주말 근무 수당은 연봉계약서에 교묘하게 ‘포괄연장수당’이라는 이름으로 들어 있고, 기본급을 작게 표시해서 통상임금도 적다. 이것이 불법인지 합법인지 알아보려 해도 누구에게 물어볼지 모르겠다.”(30대 여성, 사무직)

“인력은 줄어들고 업무량은 늘고 있어서 초과근무와 휴일근무를 하지 않으면 업무를 다 할 수 없다. 휴일에도 전화 또는 집 컴퓨터로 업무지시를 받아 처리해야 한다. 이런 업무과잉을 상급자는 점점 당연시한다. 야근을 하지 않아서 일이 처리되지 못하면 개인 업무태만이나 업무 의욕이 낮다고 평가된다.”(30대 여성, 서비스직)

“(채용할 때는) 주5일 근무, 17시 30분 퇴근이라 해놓고 매일 12시간 이상 일을 시키고 주말에도 일하는데 야근 수당은 전혀 없다.”(30대 남성, 생산직)

“지각사유로 일당을 급여에서 제외하고 부모님 장례일에 쉰 만큼도 급여에 제한다. 직원 수가 1~2명인 소규모 매장이라고는 하지만, 장사가 안 된다면서 어린 직원들에게 말도 안 되는 스트레스와 압박을 가해서 못 견디고 나가도록 하는 현실이 비인간적이다.”(30대 여성, 서비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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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동 환경 이런 점이 문제” 지적

“중소기업의 경우 근로기준법보다 사장 ‘맘대로’가 더 위에 있습니다. 이를 거역하기 어렵고 자기주장을 하기도 어렵다. 회사를 다니다 보니 뭐가 잘못된 것이고 어디가지가 법이 정한 기준인지 모르는 채로 그냥 하라는 대로 하고 살게 된다. 고용자‧피고용자 모두에게 근로기준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20대 남성, 사무직)

“정부산하기관부터 대부분 인력을 외주 계약직으로 쓰고 재계약은 나 몰라라 하는데 어느 기업에 고용안정을 바랄 수 있겠는가? 우리에 자식 세대가 같은 삶을 살게 하고 싶지 않은데 시대가 변해도 똑같은 것 같다. 설문에 참여하면서 만감이 교차하여 슬펐다.”(40대 여성, 사무직)

“근로시간이 길다는 의미는 개인이 직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뜻이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에서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그 개인들이 모인 사회의 행복도가 높지 않은 것도 당연하다. 삶의 목표나 가치가 행복에 있다고 할 때 직장에서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정말 중요하다. 그 곳에서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면 행복으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30대 남성, 사무직)

“이렇게 개선하자”는 방향 제시 응답도

“고용주 입장에서 ‘좋은 일’을 제공했을 때 혜택이 있으면 좋겠다. 잘 하는 리더는 어느 위치에서도 잘하지만 못하는 리더는 이익 없이는 변하지 않으니까. 이를 통해서라도 고용주들이 바뀌면 자연스럽게 좋은 일이 늘지 않을까?”(20대 여성, 사무직)

“(고용주가 근로기준법을 어겼을 때) 법적 처벌이 매우 약하다. 규모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벌금이 많아야 1,000만~2,000만원 수준밖에 안 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죽어라 일시키고 나중에 걸릴 때 벌금 내도 남는 장사다. 회사 규모에 비례해서 위협이 될 정도의 벌금을 책정하고, 더욱 강력한 제제 수단도 따로 마련돼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는 앞으로 10년 뒤에도 (OECD 국가 중) ‘근로시간 1위’의 불명예에서 못 벗어날 것이다.”(30대 남성, 관리직)

“나쁜 일자리를 노동자들의 정보 공유(커뮤니티‧블로그 등)를 통해 널리 알려서, 그 기업이 설자리가 없어지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30대 여성, 현재 무직)

“고등학생 때부터 근로계약에 관한 교육을 미리 받을 기회가 있다면, 졸업 후 바로 취업하는 학생들이나, 대학 진학 후 취업하는 학생들도 좀 더 근로계약서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근로계약을 할 때 피고용인이 의견을 제시하고 받아들여지는 것이 당연시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하겠다.”(30대 여성, 사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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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토론회 거쳐 정책 요구안 마련

희망제작소는 설문조사 결과 분석과 심화를 위해 오는 20일 ‘좋은 일 찾기 복면 좌담회’(비공개)를 진행한다. 설문조사 참가자 중 연령‧성별‧직종 등을 감안해 선별한 총 14명을 대상으로 하는 그룹 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다. 참가자의 실명과 직업 얼굴 등은 비공개로 하되 발언 내용은 정리해서 따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서 전문가 토론회인 ‘좋은 일을 위한 단순명료한 정책요구 토론회’가 오는 24일 오후 4시부터 역시 희망제작소 4층 희망모울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는 한국노동연구원 배규식 선임연구위원,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강성태 교수, 경향신문 강진구 논설위원(노무사),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 세종대 김혜진 교수 등이 참석한다. 참석자들은 노동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시급한 정책 및 법 제정‧개정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는 토론을 거쳐 정부 및 정치권에 제시하기 위한 요구안으로 정리된다.

정부에, 정치권에 대고 “이런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을까, 없을까? 이 나라의 주권자가 누구인가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이원재 희망제작소장은 “정부와 정치권이 ‘일자리 창출’ 정책을 말할 때 고용률 등 숫자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이런 열망을 반영한 ‘좋은 일’을 만들고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 황세원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그래픽 : 안영삼 | 웹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목, 2016/02/1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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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수탕은 궁중의 보신 냉국으로 깻국탕 또는 백마자탕이라고도 불립니다. 보통의 냉국처럼 냉수를 기본 국물로 하지 않고, 닭국물과 깨, 잣 등 고소하면서도 지방이 풍부한 재료를 국물로 써서 여름철 영양을 보충하기에 안성맞춤이지요. 손이 제법 가는 요리지만, 국물 한 숟갈을 떠먹는 순간 혀부터 시작해 온몸이 알아챕니다. 순간의 시원함을 안기며 혀끝에서만 노는 음식이 아니라 정성이 듬뿍 들어간 몸에 좋은 음식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참깨와 잣이 닭국물과 어우러져 은은한 고소함이 입안에 감돌고, 부드러운 닭고기를 소면에 얹어 먹으면 씹을수록 담백한 것이 참 얌전합니다. 그 모양새만큼이나 맛도 참 귀한 음식입니다. 한 그릇 비워내고 나면 마치 나 자신을 대접한 듯한 기분이 든다고 할까요. 뜨거운 태양 아래 차가운 음식이 자꾸만 당기는 무더운 여름철. 더위에 지쳐 무작정 차가운 것만 찾다 보면 쉬이 몸이 상합니다. 영양을 골고루 담은 좋은 음식을 챙겨 먹으며 건강한 여름 보내세요.

정미희 편집부

 

재료

닭 1마리, 물 10컵, 파 1뿌리, 마늘 5톨, 생강 1톨, 볶은참깨 1컵, 잣 1/2컵, 소금·후춧가루 약간
[고명] 오이 1/3개, 표고버섯(불린 것) 2개, 생감자전분 1큰술
[완자] 한우분쇄육 50g, 두부 30g, 유정란 1개, 소금 1/2작은술, 다진 파 1작은술, 다진 마늘 1/2작은술, 참기름 1/2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현미유
[지단] 유정란 2개, 소금 약간, 현미유

 

요리방법

① 냄비에 닭과 파, 마늘, 생강을 넣고 푹 무르게 삶은 뒤 살을 결대로 찢어 소금과 후추로 양념하고, 국물은 차게 식혀 기름을 걷는다.
② 볶은참깨와 잣은 닭육수를 한꺼번에 붓지 말고, 조금씩 부어가며 곱게 갈아 체에 밭쳐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맞추고 차게 해둔다.
③ 한우분쇄육에 물기를 짠 으깬 두부를 섞어 완자양념을 하여 잘 치댄다.
④ ③의 반죽을 직경 1cm의 완자로 빚어 녹말가루와 달걀물을 입혀 지진다.
⑤ [고명 준비하기] 유정란 2개로 황백지단을 부쳐 1×4cm골패형으로 썬다. 오이, 불린 표고버섯, 홍고추를 황백지단과 같은 크기로 썰어 녹말가루를 씌워 끓는 물에 데쳐 바로 찬물에 헹궈 건진다.
⑥ 그릇에 닭살과 준비한 황백지단, 완자, 채소 등 고명을 고루 얹고 ②의 육수를 붓는다. 삶은 국수를 함께 내어도 좋다.

요리 채송미 한살림요리학교 강사·사진 김재이
화, 2016/06/1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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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제2차 정책학교_두번째 시간




제2차 서울시당 정책학교는 11월 말로 예정인 임시대의원대회에 맞춰 정책한마당 형식의 행사에 대한 예비 행사의 성격으로 그동안 서울시당이 역점을 두고 사업을 펼쳐왔던 의제들에 대한 심화 교육을 중심으로 진행합니다. 


두번째 시간은 공공부문 비정규직과 생활임금 "말뿐인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실질적인 생활임금 운동은 어떻게 가능할까" 김종진 연구위원의 강의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구호로 그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생활임금 도입이 아니라 그것이 힘든 조건과 이를 당성하기 위한 전술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당원 분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 강좌


공공부문 비정규직과 생활임금

"말뿐인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실질적인 생활임금 운동은 어떻게 가능할까" _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 11월 10일(목) 19시 30분 중앙당 회의실



● 비당원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참가비 1만원을 받습니다.



● 강좌 문의: 02-786-6655 서울시당 / 이메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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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11/0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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