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유엔 자유권 규약위의 국보법 제7조 폐지권고에 따른 민변 논평] 국가보안법, 국제사회의 수치다.

지역

[유엔 자유권 규약위의 국보법 제7조 폐지권고에 따른 민변 논평] 국가보안법, 국제사회의 수치다.

익명 (미확인) | 금, 2015/11/06- 14:28

[유엔 자유권 규약위의 국보법 제7조 폐지권고에 따른 민변 논평]

“국가보안법, 국제사회의 수치다.”

현지시간 11. 6.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는 한국 정부의 ‘시민적ㆍ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4차 보고서를 심의하였다. 동 위원회는 한국의 보안당국이 국가보안법 제7조 위반 사례를 지속적으로 감시ㆍ적발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북한 등 반국가체제를 찬양ㆍ고무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한 ‘국가보안법 제7조’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사실 국제사회의 국가보안법에 대한 이러한 우려 표명과 폐지 권고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유엔의 경우 지난 2011년을 비롯하여 여러 차례에 걸쳐 국가보안법 전체의 폐지 내지 개정을 권고한 바 있고, 북한과 적대하고 있는 미국조차 지난 2008. 5. 7. 마이클 S. 클러셰스키 주제네바 미국대표부 참사관을 통하여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에서 “한국 정부는 국보법이 한국 내에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지 못하도록 보장하기 위해 국보법을 개정할 계획을 가지고 있느냐”면서 “우리는 한국이 국보법의 남용적인 해석을 방지하기 위해 개정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한 바도 있다. 국가보안법 문제에 관하여 미국 정부는 개정을 기본방침으로 정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 국무부 또한 매년 발표하는 국무부 인권보고서에서 국가보안법의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국가보안법은 지난 독재정권 시절 분단을 빌미로 압제와 인권유린에 항의하는 일체의 비판에 재갈을 물리는 기능을 톡톡히 수행해 왔다. 독재체제 몰락과 함께 역사의 박물관으로 사라졌어야 할 국가보안법은 분단기득권 세력의 이해를 관철하는 도구로 살아남아 지금은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당을 해산하게 하는 첨병 역할을 하고 종북프레임을 규범적으로 떠받치는 근거가 되고 있다. 우리의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의 여정에 제일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국가보안법이다. 그 중에서도 제7조는 국가보안법 전체의 문제를 압축하고 있는 대표적인 악법이자 독소조항이다. 1991년 개정 이후 국가보안법 전체 발생 건수의 약 85% 가량이 제7조 사안이라는 점에서도 제7조가 국가보안법에서 어떤 위치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그간 끊임없이 국가보안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우려와 함께 폐지 내지 개정의 권고를 해 온 것은 이 법이 민주주의와 평화라는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자연법 질서에 위반하고 역행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국가보안법의 생사여탈권을 지닌 우리 정부와 집권 여당, 그리고 헌법재판소, 대법원은 한목소리로 분단 상황을 운운하면서 국가보안법은 한 자도 고칠 수 없다는 완고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으로부터 대한민국의 존립과 안전을 지킨다는 것은 허울일 뿐, 국가보안법은 국민의 인권과 자유민주주의를 희생시켜 분단기득권 세력의 이해를 지키는 법으로 전락해 있음을 직시하여야 한다.

우리 모임은 이러한 국제사회의 국가보안법에 대한 우려는 전적으로 타당하다고 보고 환영의 마음을 표명하는 바이다. 그러나 우리의 문제를 외부인의 입을 통해 듣고 있자니 심히 민망하고 부끄럽다. 틈만 나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자 민주주의를 성취한 선진국이라 자부하고 국격 운운하는 집권세력이 왜 유독 국가보안법에 관한 권고는 애써 무시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국가보안법, 문제의 본질은 수치이다. 우리 내부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에 대하여도 이제 더는 부끄럽지 않기 위하여 우리 위원회는 국가보안법 전체를 조속히 폐지할 것을 절절한 목소리로 촉구하는 바이다.

2015. 11. 6.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한 택 근

[유엔 자유권 규약위의 국보법 제7조 폐지권고에 따른 논평] (20151106)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논평]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에 부쳐 
출생신고의 한계를 넘어선 보편적 출생등록제 도입을 촉구한다.

 

2016년 5월 19일, 19대 국회 본회의에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통과되었다. 가족관계증명서를 일반증명서와 일부증명서로 구분 발급하던 기존 체계를 일반증명서(현재의 신분관계만 공시), 상세증명서, 특별증명서로 구분하는 것으로 변경하였고, 출생증명서가 없는 경우 기존의 인우보증제 대신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출생신고를 하도록 출생신고절차 투명성을 강화하였으며,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하여 출생신고 의무자가 출생 후 1개월 이내에 출생신고를 하지 아니할 경우 검사 또는 지자체의 장이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가족관계증명서의 체계를 불필요한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경한 점에 대해 환영한다. 민감한 개인정보를 모두 공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기존 방식이 개인의 프라이버시권 및 인격권 침해의 우려가 있음은 2013년 국가인권위 권고를 통해서도 이미 지적된 사항이다.
그러나 출생신고자 범위 확대, 출생신고절차의 강화 등 출생신고의 누락과 부정출생신고 방지를 위한 대책은 여전히 아동 권리의 적절한 보호에는 미흡하다. 유엔아동권리협약 및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권고사항은 국가가 출생등록제도를 통해 모든 아동이 자신의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보장하여야 할 의무를 지고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출생신고제 하에서는 출생신고의 누락이나 허위 출생신고 등의 문제 발생시 벌칙을 통한 사후대처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신고되지 않은 1세 미만 영아의 사망률이 전체 아동학대 사망 사건 대비 67%로 추정된다는 점(울주 아동학대사망사건 진상조사와 제도개선위원회(2014), <이서현 보고서>)에서도 현행 출생신고제의 한계를 알 수 있다.
2014년 통계청의 통계에 의하면 출생 장소 중 병원이 차지하는 구성비는 전국적으로 약 99%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현행법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은 분만에 관여한 의사, 조산사 등 의료기관 등이 아동의 출생사실을 관계기관에 통지하도록 하여 아동이 출생과 동시에 공부에 등록될 수 있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는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영국, 미국, 캐나다, 독일 등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다.
민변 아동권리위원회는 국가가 현행 출생신고제의 한계를 넘어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모든 아동의 출생 등록을 통해 아동의 권리 보장을 실현할 것을 촉구한다.

 

2016. 5. 19.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
위원장 김수정

[논평] 출생신고의 한계를 넘어선 보편적 출생동록제 도입을 촉구한다

목, 2016/05/19- 18:14
75
0

 

 

[논평]

방송미래발전위의 캄캄한 미래

 

송통신위원회는 방송의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방송미래발전위원회>를 설치했다. 한국사회의 해묵은 과제이자 현안 쟁점인 공영방송 지배구조와 제작·편성 자율성 제고방안을 논의해 내년 1월까지 정책제안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1019일 활동을 시작한 방송미래발전위원회는 내년 1월말 활동이 완료된다. 하지만 설치 40일이 지나도록 구성조차 완료하지 못한 채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 논의과정도 전혀 공개되지 않아 밀실논의라는 지적도 나온다. 근본적인 재점검이 요구된다.

 

방송미래발전위원회는 그 정체성부터 모호하다. 방통위는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기구로서 국회에서 발의된 방송법 개정안 등의 입법을 지원하기 위해설치했다고 밝혔다.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을 검토하여 정부 의견을 내겠다는 것인지, 원점에서 논의하여 완전히 새로운 안을 만든다는 것인지, 아니면 쟁점사안의 이해관계자들을 참여시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것인지 목표가 불분명하다. 사전 준비과정이 미진했다면 초기에 연구목적부터 정립했어야 하는데 11월이 다가도록 기본방향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다.

 

방송미래발전위원회는 구성을 두고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방통위는 제작·편성 종사자 대표와 시민단체 등을 포함해 각계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방송미래발전위원회를 구성할 당시 제작·편성 종사자 대표와 시민단체에 추천을 받은 이유다. 하지만 종사자와 시민단체가 추천한 후보자는 일방적으로 배제됐다. 교수·변호사 일색이라는 지적이 나오며, 일부 위원의 경우 분과별 의제에 관한 전문성이 검증된 바 없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미래발전위원회 구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방송 현업인이 참여하는 문제는 노사 간 이견으로 인해 결론 도출을 잠시 늦추고 계속 검토 중”, “출범을 늦출 수 없어 개문발차 했다며 추가 보완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방송미래발전위원회는 여전히 제작·편성 종사자와 언론시민단체를 배제한 채 운영되고 있다. 시민단체 추천자를 제외한 이유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당초 제작·편성 종사자들과 시민단체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의지가 있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모든 논의가 밀실에서 깜깜이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제작·편성 자율성 제고는 방송계의 해묵은 쟁점이다. 이미 국회를 비롯하여 학계, 종사자, 시민단체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제출하였고 국회에서도 수년째 논의 중이다. 몇몇 전문가가 골방에 틀어박혀 머리를 쥐어뜯고 씨름한다고 묘책이 나올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공개된 토론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할 사안이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가 천명한 국민이 주인 되는 공영방송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공영방송의 주요 제도, 특히 수신료 정책은 납부자인 시청자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오픈된 공간에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그럼에도 비공개가 불가피하다면 먼저 합당한 사유를 밝혀야 마땅하다.

 

이처럼 비정상적인 구성과 불투명한 운영으로 인해 방통위가 야심차게 발차’(發車)한 방송미래발전위원회에 대한 기대는 빠르게 사그라지고 있다. 이런 논란을 해소하지 못한 상황에서 방송미래발전위원회가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한다고 한들 사회적 합의 측면에서 얼마나 의미 있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방통위는 이제라도 잠시 운전대에서 손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진정 방송 미래의 발전을 향한 길로 가고 있는지 경로를 재검색해야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방송미래발전위원회 뿐 아니라 방송의 미래마저 캄캄하다.

 

 

20171129

언론개혁시민연대

 

수, 2017/11/29- 15:18
74
0

[논 평]

국가인권위원회의 특수고용노동자 노동3권 입법권고를 환영한다.

 

오늘(29일)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는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특수고용노동자 노동3권 보장을 위한 별도의 법률을 제정하거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함)상 근로자에 특수고용노동자가 포함되도록 관련 조항을 개정할 것을 권고하고 국회의장에게도 조속한 입법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우리는 인권위원회의 권고를 환영하며, 정부와 국회가 어서 이 권고를 받아들여 입법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이른바 ‘특수고용노동자’는 특정 사용자에게 전속되어 노무를 제공하면서도 사용자의 요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촉탁·위탁·도급·용역·프리랜서 등 다양한 명칭의 계약을 체결하고 노동법의 보호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특수고용노동자가 자신의 법적 지위가 ‘노동자’인지를 ‘확인’받으려면 개별적으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수밖에 없는데, 법원의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대부분은 포기하고 있다.

 

정부가 지금까지 특수고용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어 단결하여 사용자와 교섭하고 투쟁할 자유마저 외면해 왔다. 노동조합을 결성하려고 해도 고용노동부는 이들이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설립신고를 반려하고, 사용자가 노조 결성 움직임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해도 부당 해고를 호소할 수도 없는 현실이 반복되어 왔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먼저 노동3권을 보장하여 단결, 단체교섭, 단체행동을 보장하는 것은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법적 보호 여지를 여는 중요한 첫걸음이 된다. 이는 노동자성을 ‘특별히’ 또는 ‘새로이’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노동법이 제 역할을 못하던 현실을 바로잡아 노동자들에게 합당한 보호를 되찾아주는 일이다. 고용노동부와 국회는 조속히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취지에 따라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3권을 보장할 방안을 마련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2017년 5월 29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김 진

월, 2017/05/29- 16:56
74
0

 

[논평]

경찰의 무리한 압수수색 시도, 유감이다.

 

경찰이 오늘 KBS '진실과 미래위원회‘(진미위) 사무실에 대하여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언론연대는 공영방송사에 대한 경찰의 무리한 수사에 유감을 표한다.

 

언론사라고 치외법권은 아니다. 그러나 언론자유 침해가 우려되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 압수수색의 불가피성을 명확히 입증하고, 대상과 범위를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번 수사의 경우 법원이 증거보존신청을 받아들여 KBS측이 이미 관련 자료를 제출하였고, KBS가 수사에 적극 협조해온 점을 미루어 볼 때 압수수색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압수수색의 정당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경찰이 언론에 개입하려 한다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다. 특히, 영등포서는 과거 KBS의 독립성을 짓밟았던 전과가 있다는 점에서 한 치의 논란이 없도록 신중을 기울여야 했다. 공영방송 사장을 불법 해임하는데 무력을 투입하고, 불법도청 의혹사건을 부실하게 수사하여 미제로 남긴 경찰서가 특정사건에만 수사의지를 불태운다면 공정성 논란이 일 수 밖에 없다. 영등포서장의 해명이 필요하다.

 

경찰의 수사가 공영방송의 개혁과 KBS 사장선임에 부당한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 압수수색의 중단과 재발방지를 촉구한다.

 

20181023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전규찬, 최성주)

 

20181023[논평]경찰압색유감.hwp

화, 2018/10/23- 19:19
73
0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반대한다.
-법을 만드는 국회가 법을 어겨서야 되겠느냐는 의장의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정의화 국회의장은 테러방지법을 23일 오후 본회의에 직권상정(심사기일 지정)해 처리한다는 방침을 정했고, 그 이유로 최근 북한 등으로부터의 구체적인 테러 위협 정보가 있음에도 테러방지법의 국회 처리가 지연되는 것에 대해 ‘비상사태’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모임은 이러한 정의화 국회의장의 판단은 명백한 법률해석의 오류임을 지적하면서 테러방지법의 직권상정에 반대한다는 것을 결연하게 밝힌다.

주지하는바와 같이 국회법 제85조 제1항은 직권상정의 요건으로 1. 천재지변, 2.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3. 의장이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합의하는 경우를 들고 있다. 정의화 의장은 테러방지법의 직권상정이 가능한 경우를 2.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률해석은 명문의 규정에 반할 뿐만 아니라 국회선진화법이라고 불리는 위 규정의 입법취지 나아가 그간 정의화 의장이 했던 직권상정 관련 언급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우선, 직권상정이 가능한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란 그런 사태가 목전에 발생하였거나 발생이 곧 임박하여 국회 원내교섭단체의 의사협의가 불가능 또는 이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정도의 급박한 상황을 의미하는 것이지, 법안의 내용에서 상정하고 있는 어떤 사태가 예정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즉 정의화 의장이 이병호 국정원장으로부터 청취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 등으로부터의 구체적인 테러 위협 정보”가 있다는 사정은 테러방지법 제정의 필요성의 논거는 될 수 있을지언정 직권상정이 가능한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할 수는 없는 것이다. 더구나 정의화 의장이 들었다는 것은 국정원의 일방적인 첩보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라고 하는 것은 억지에 불과하다.

나아가 직권상정이 가능하다고 해석하는 것은, 국회가 독단과 독선에 의한 몸싸움 등 극단적 대결과 반목이 아닌, 대화와 타협에 의하여 운영되도록 하기 위하여 도입한 국회선진화법의 취지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정의화 의장은 그간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이른바 쟁점법안에 관한 직권상정 요구에 대하여 ”입법부 수장이 불법임을 잘 알면서도 위법한 행동을 할 수는 없습니다.“라면서 단호하게 거부해 왔고, 이러한 모습에 국민들은 지지의 의사를 표명하였다. 이번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방침은 본인의 이러한 입장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모임은 그간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테러방지법은 테러방지에 무용하고, 나아가 대의제와 국민주권을 근간으로 하는 민주공화국에 해악을 끼칠 것임을 경고해 왔다. 지난 2. 18. 황교안 국무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자신이 국가테러대책회의의 의장이라는 사실도 모른다고 하였다가 망신을 당한바 있다. 이미 존재하는 테러대책기구와 제도의 존재조차 모르는 집권세력이 이 시기 오로지 테러방지법 하나만 콕 집어 직권상정을 압박하고 국정원장이 국회에 미확인 첩보를 흘리며 겁박하는 이유는 단 하나이다. 2012년 대선개입공작, 간첩조작 사건 등에서 보듯 집권세력이 총동원되어 테러방지법 통과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은 국정원의 권능을 강화하여 국민과 반대정치세력을 사찰, 감시하고 또 다시 선거개입공작을 하고자 함에 있는 것이다.

비대화된 공룡조직 국정원이 본래 소임을 다하도록 개혁이 진행되기는커녕 그에 역행하여 국정원에 또 다시 권능이 추가되려는 이 비극적 상황에 임하여 우리 모임은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테러방지법의 직권상정이라는 국민과 민주공화국에 씻을 수 없는 죄과를 남기지 말고, 부디 이를 철회하여 국민과 헌법으로부터 부여받은 민주주의를 수호할 헌법적 책임을 다하기를 촉구한다. 만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테러방지법의 직권상정을 강행할 경우 더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세 야당은 이 법안의 상정과 국회통과를 결사저지하여야 할 것이다. 이 법안의 통과는 다름 아닌 야당의 존재 말살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임 또한 테러방지법의 국회 통과를 저지하기 위하여 총력을 기울일 것임을 천명한다.

 

2016. 2. 23.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한택근

화, 2016/02/23- 14:01
72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