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날치기 강행
상지대학교가 사학비리로 쫒겨난 김문기 전 총장을 우상화하는 교육을 학생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문기 전 총장이 쓴 책을 교재로 사용하는 인성교육 수업을 모든 신입생들이 듣도록 강제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 사이에선 인성교육이 아니라 ‘김문기 종교’수업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상지대, 김문기 우상화한 책으로 신입생들에게 인성교육 강요
상지대는 올해부터 김문기 전 총장이 쓴 교재로 인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1학점 짜리 수업인 인성교육은 교양필수 과목은 아니지만, 대학 측이 일괄적으로 수강신청을 해 모든 신입생들이 듣도록 하고 있다. 인성교육 강의는 2005년부터 시행돼 왔지만 김문기 씨가 쓴 교재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 상지대와 상지영서대는 올해부터 김문기 씨가 쓴 책으로 신입생 모두에게 인성교육을 강제하고 있다.
문제는 교재의 내용이다. 김문기 전 총장은 상지대 재단 이사장 시절 공금횡령, 부정입학 등 혐의로 기소됐고, 1994년 대법원에서 부정입학 비리가 인정돼 징역 1년 6월을 선고 받고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난 사학비리 전과자다. 2014년 8월 다시 총장으로 다시 상지대에 복귀했지만, 복귀한 지 11개월 만에 다시 교육부 감사에서 교육용 재산을 부당하게 사용한 점이 드러나 지난해 7월 총장직에서도 해임됐다
하지만 상지대 인성교육 교재인 <김문기 선생의 철학 ‘상지정신’>책은 김문기 전 총장을 마치 위인처럼 묘사했다. 상지대가 인성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김문기 선생의 철학 ‘상지정신’>이라는 책에는 아래와 같이 김문기 씨를 일방적으로 미화한 내용이 나온다.
김문기 선생은 평생을 살아오시면서 매사에 충실했다…김문기 선생은 젋은이들에게 교수 자리를 주선한 것이 부지기수이며 직장도 많이 잡아 주었으니 이 또한 남을 위한 충 아닌가? 열거하면 끝도 없다.13P
김문기 선생께서는 교육, 사회, 정치, 문화, 체육 모든 분야에서 커다란 업적을 남기셨고, 각 분야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되어 훈장과 큰 상을 수상하신 분이다.16p(책의 저자는 김문기 씨지만, 김문기를 선생으로 표현하고 경어체로 서술한 점을 봤을 때, 다른 사람이 써준 것으로 보인다)
김문기 전 총장을 일방적으로 미화한 이 교재에는 사실관계가 틀린 내용도 나온다. 책 곳곳에는 김 전 총장이 상지학원 설립자라고 표현돼 있지만 그는 설립자가 아니다. 2004년 대법원은 상지학원 설립 당초 임원과 관련한 소송에서, 상지학원 설립자는 상지학원의 전신인 청암학원의 고 원홍묵 선생이라고 판결했다. 또 2014년 교육부도 김문기 전 총장이 상지학원 정관에서 김문기 등 8명을 설립당초 임원으로 변경한 것에 대해 원래대로 원홍묵 등 8인으로 시정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같이 사실관계도 다르고 김 전 총장을 일방적으로 미화한 책으로 인성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총학생회가 신입생 200명을 대상으로 의견서를 접수한 결과 187명이 인성교육을 반대한다고 표명했다. 신입생 의견서에는 “인성교육은 김문기 종교다”, “인성교육과 상관없는 쓰레기 수업”등등의 불만이 담겨있다. 실제 취재진이 만난 상지대 신입생 임홍렬(산업디자인과 1)씨는 “인성교육은 사학비리 전과자로 판명된 사람의 입장을 학생들에게 세뇌시키는 수업”이라며 “400만 원 넘는 등록금을 내면서 이런 수업을 필수로 들어야 한다는 게 답답하다”고 말했다.

상지영서대도 올해부터 인성교육 ‘교양필수 과목으로…김문기 책 1500권 교비로 구입
이같은 인성교육은 상지대와 같은 재단인 상지영서대에서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지영서대는 올해부터 인성교육을 교양필수 과목으로 지정했다. 교재는 상지대가 사용하는 <김문기 선생의 철학 ‘상지정신’>으로 동일하다.
취재결과, 상지영서대는 1500권에 달하는 교재를 구입하는 데 교비 90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 등록금을 김문기 전 총장을 우상화하는 교육에 사용한 것이다. 책의 저자가 김문기 전 총장인만큼 책의 인세도 김 전 총장에게 흘러갔을 것으로 보인다.
상지대는 교재 구입비의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있다. 언론 대응을 담당하는 상지대 언론홍보팀은 “인성교육은 특성화기초대학에서 모두 관리하는 것으로 타 부서에선 일체 내용을 모른다”고 말했다. 특성화기초대학 이제원 학장에게 인성교육 수업을 개설한 목적은 무엇인지, 교재는 어떤 비용으로 구입했는지 물었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
이사장, 총장 자리에서 모두 쫒겨난 김문기…이사회 장악해 여전히 실권 행사
낯뜨거운 교재를 동원해 김문기 전 총장을 우상화하는 작업은 인성교육 말고도 학교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김문기 전 총장은 지난해 7월 총장에서 해임됐지만, 학교 본관에는 1층부터 5층까지 김문기 전 총장의 사진이 걸려있다. 상지대 대학원관 1층 입구에는 김문기 전 총장의 정치활동에 관한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 상지대 정문 옆에 세워진 김문기 기념관. 대저택을 방불케하는 이 곳에는 김문기 씨를 미화한 각종 게시물들이 진열돼 있다.

상지대 정문 옆에는 대저택을 방불케하는 김문기 기념관도 세워져 있다. 기념관에는 김문기 전 총장이 쓴 책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자신을 미화한 게시물들로 가득하다. 이 곳은 학교역사를 제대로 알린다는 목적으로 지역주민들과 총동창회에 개방하고 있지만, 총학생회에 대해서는 주거침입이라며 방문을 막고 있다.

김문기 전 총장이 자신의 기념관에서 업무를 보며 여전히 학교운영에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방정균 한의예과 교수(전 상지대 비상대책위원장)는 “김문기 기념관에 보직교수들이 수시로 드나들면서 김문기 전 총장에게 허가받고 재가받고 그러고 있는 상황”이라며 “김문기 씨가 법적으로는 상지대와 관계가 정리됐다지만, 여전히 이사회와 학교행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취재 : 홍여진 연다혜
촬영 : 김수영
편집 : 윤석민
2014년 8월 상지대 총장으로 학교로 복귀한 김문기 전 상지대 이사장.
지난해 7월, 김 씨는 상지대 총장에서 해임됐다. 그러나 김 씨는 총장에서 해임된 뒤에도 자신이 장악한 이사회를 바탕으로 학교의 절대 권력자로 군림하고 있다.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교수와 학생들 수십 명을 징계하는가 하면, 이사회와 학교의 주요 보직에는 자신의 친인척과 지인을 배치해 놓았다.
이렇게 김 씨가 학교를 좌지우지하면서 상지대는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D-를 받고, 지방대학 특성화(CK-1) 사업이 중단돼 교육부가 예산을 회수해가는 등 깊은 상처를 입고 있다.
끝나지 않은 ‘김문기와의 싸움’…이어지는 징계
2014년과 2015년도 총학생회에서 활동하며 김문기 총장 퇴진 운동을 펼쳐온 전종완 씨. 2015년에는 총학생회장을 맡아 김문기 반대를 외치며 삭발을 하고, 본관 옥상에 오르고 국회 앞 상경 집회를 이끌었다. 학교 측은 업무방해와 총장 집무실 무단 난입 등을 이유로 전 씨를 두 차례 징계한 끝에 올해 2월, 제적을 통보했다. 전 씨는 “김문기 씨 쪽에서 보기에는 내가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그래서 보복성, 징계성으로 제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재단과 김문기 복귀 반대 투쟁의 최전선에 섰던 정대화 교수. 2014년 12월, 상지대 이사회는 정 교수를 파면했다. 이어 박병섭, 공제욱, 방정균 교수가 2015년 7월, 나란히 파면당했다. 학교 비방과 선동, 명예훼손 등이 이유였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와 법원은 이들 4명의 교수에 대해 파면 무효를 결정했지만 복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 김문기 반대 투쟁을 하다 파면당한 상지대 방정균, 정대화, 공제욱, 박병섭 교수. (좌측부터)
이렇게 지금까지 모두 40명이 넘는 교수와 직원, 학생들이 징계를 받거나 재계약, 재임용이 거부됐다. 김문기 전 총장을 반대하는 학교 구성원들이 쫓겨나는 동안 김문기, 그리고 구재단과 가까운 인물들은 하나 둘 학교의 요직을 차지했다.
이사회 장악한 김문기…요직 차지하는 측근들
지난 2014년 교육부 특별종합감사에서 부당 채용된 것으로 드러나 총장 해임 사유까지 됐고, 결국 직권면직 됐던 김문기 전 총장의 측근, 남 모 씨와 조 모 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각각 총무부장과 학생지원부 과장으로 다시 학교에 복귀했다.
김문기 반대 교수들의 징계 관련 소송에서 구재단 측, 즉 김문기 쪽을 대리해 온 정석영 변호사는 지난 해 11월, 석좌교수로 채용됐다.

강의나 연구 활동은 전혀 하지 않고 있지만 급여로 매달 800만 원이 지급되고 있다. 정 변호사는 구재단을 대리한 소송의 수임료를 교수 급여로 받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부분도 감안한 것이다. 학교가 다른 소송 대리인을 선임할 경우 많은 비용이 드는데 내가 석좌교수로 있으면서 학교가 재정을 절감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소송 수임료를 급여 형태로 교비에서 변칙 지출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 김문기 전 총장의 친인척과 지인들로 구성된 상지대 이사회 현황.
김문기 씨는 정관에 상근 임원직을 신설해 자신의 장남 김성남 씨를 연봉 1억 3천 상당의 상임이사 자리에 앉히고 친척 관계인 최선용, 김일남 씨, 그리고 같은 문중 인사인 김길래 씨를 이사로 기용하면서 이사회를 완전히 장악했다. 총장에서 물러났지만 김 씨가 여전히 교내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배경이다.
김문기 체제 아래 무너지는 학교 운영
상지대가 이렇게 김 씨에 의해 좌지우지되면서 학교는 급속하게 망가지고 있다. 상지대는 3년마다 있는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지난해 D-를 받았다. 지난 7월 파면된 박병섭 상지대 법학과 교수는 “평가 지표를 보면 학생들의 취업 지원 예산 등이 일반 예산보다 훨씬 높은 점수가 부과돼 있다. 그런데 우리학교는 오히려 그 예산을 깎은 것이다. 바보가 아니면 점수를 안 받기로 작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지대는 2014년 김문기 씨가 총장이 되기 전, 지방대학 특성화(CK-1) 사업에 선정돼 95억 원의 국비 지원을 확보했지만 김 씨가 총장으로 들어온 후 교육부와 약속한 이행사항을 지키지 않아 사업이 중단되고 국비 지원금이 환수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지난 9일, 취재를 위해 찾은 상지대 캠퍼스 한가운데서 김문기 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현재 상지대 상임이사인 자신의 장남 김성남 씨와 함께 학교 부동산 관련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 총장에서 해임됐는데도 여전히 학교를 떠나지 않고 있는 이유를 묻자 “내가 설립자기 때문에 일이 있을 때마다 학교에서 좀 와달라고 한다. 오늘은 학교 부지 이런 것을 정리해 주려고 온 것”이라고 밝혔다.

상지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0일, 교육부에 상지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지난 2014년 교육부의 특별종합감사로 김문기 씨가 총장에서 해임됐지만 여전히 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방정균 상지대 한의예과 교수는 “지난 교육부 감사에서 이사회에 대한 감사는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 김문기 전 총장 해임 후에도 사태가 악화되고 있으면 당연히 재감사를 나와야 한다. 교육부의 이사회 개편, 임시이사 파견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빨리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발표한 국정역사교과서 집필진 가운데 근현대사를 전공한 현직 역사교수는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대사 부분을 담당한 집필진은 현대사 전공자 없이 대부분 법학과 정치학, 경제학 전공자로 구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가 공개한 국정역사교과서 집필진은 현직 대학교수 12명과 중고등학교 교사 6명을 포함해 모두 31명으로 구성됐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논란이 됐던 근현대사 집필진에 현직 역사교수의 참여가 극히 저조하다는 것이다. 근대 3명 현대 6명의 집필진 가운데 역사를 전공한 현직 역사교수는 한상도 건대 사학과 교수(근대) 1명 뿐이었다.
한상도 건대 교수는 일제 치하 독립운동을 주로 연구한 근대사 전공자로 현 국사편찬위원이기도 하다. 한 교수는 지난해 11월 뉴스타파가 근현대사 전공 현직교수 73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당시 국정화 반대 성명에 참여하지 않은 3명 가운데 1명이었다.(관련기사: 국정화 반대하지 않는 근현대사 전공 교수는 3명뿐)
특히 현대사 집필진 6명의 경우는 법학 전공 1명, 정치학 전공 2명, 경제학 전공 2명, 전쟁사 전공 1명 등 엄밀한 의미에서의 현대사 전공자는 1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또,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해당 분야의 권위자가 참여했다는 교육부의 설명과 달리 뉴라이트 성향의 학자가 대거 집필진에 포함됐다.
현대사 집필진 가운데 김명섭 교수와 나종남 교수, 세계사를 맡은 이주영 교수는 뉴라이트 인사들로 구성된 현대사학회 회원이다.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현대)는 지난해 11월 ‘근현대사는 역사학자 전유물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문화일보 칼럼에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이라고 주장하면서 5.16군사쿠데타를 ‘군사혁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정경희 영산대 교수(세계사)는 기존 검정교과서가 이승만 대통령을 폄훼하고 북한 교과서를 베끼는 등 편향됐다고 주장했던 인물이고, 손승철 강원대 사학과 교수(조선)은 대표적인 교학사 역사교과서 필진으로 강원대 사학과 교수 6명 가운데 유일하게 국정교과서 반대 선언에 참여하지 않았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현대)는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하는 민주평통자문위 수석부의장의 신분으로 최순실게이트가 터지고 난 지난 10월 26일 ‘박근혜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하자’는 글을 SNS에 올려 물의를 빚기도 했다.
집필진 가운데 최성락,손승철, 한상도,유호열, 정경희 등 5명은 현 18대 국사편찬위원이다.
국사편찬위는 지난 3월 기존 위원 16명 가운데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했던 편찬위원 9명을 배제하고 찬성 인사들을 새로 편찬위원으로 위촉했는데 한상도, 유호열, 정경희 등 3명이 이때 새로 합류한 인사들이다.
| 분야 | 성명 | 전공 | 현직 직함 |
|---|---|---|---|
| 선사/고대 | 신형식 | 사학 | 이대 명예교수 |
| 선사/고대 | 최성락 | 고고학 | 목포대 고고학과 교수 |
| 선사/고대 | 서영수 | 동양사 | 단국대 명예교수 |
| 선사/고대 | 윤명철 | 사학 |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교수 |
| 고려 | 박용운 | 사학 | 고대 명예교수 |
| 고려 | 이재범 | 사학 | 전 경기대사학과 교수 |
| 고려 | 고혜령 | 사학 |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
| 조선 | 손승철 | 사학 | 강원대 사학과 교수 |
| 조선 | 이상태 | 사학 | 국제문화대학원 대학 석좌교수 |
| 조선 | 신명호 | 사학 | 부경대 사학과 교수 |
| 근대 | 한상도 | 사학 | 건국대 사학과 교수 |
| 근대 | 이민원 | 한국학 | 동아역사연구소 소장 |
| 근대 | 김권정 | 사학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
| 현대 | 최대권 | 법학 | 서울대 명예교수 |
| 현대 | 유호열 | 정치학 | 고대 북한학과 교수 |
| 현대 | 김승욱 | 경제학 |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
| 현대 | 김낙년 | 경제학 |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
| 현대 | 김명섭 | 정치학 | 연대 정외과 교수 |
| 현대 | 나종남 | 사학 | 육사 군사사학과 교수 |
| 세계사 | 이주영 | 사회학 | 건대 명예교수 |
| 세계사 | 허승일 | 서양사학 | 서울대 명예교수 |
| 세계사 | 정경희 | 동양문화 | 영산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
| 세계사 | 윤영인 | 일본사 | 영산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
| 세계사 | 연민수 | 사학 |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
| 현장교원(선사/고대) | 우장문 | 사학 | 경기 대지중 수석교사 |
| 현장교원(고려) | 김주석 | 사학 | 대구 청구고 교사 |
| 현장교원(고려) | 유경래 | 역사교육 | 경기 대평고 교사 |
| 현장교원(근대) | 정일화 | 역사교육 | 전 강원 평창고 수석교사 |
| 현장교원(근대) | 최인섭 | 역사교육 | 충남 부성중 교장 |
| 현장교원(근대/현대) | 황정현 | 역사교육 | 충남 온양한올중 교사 |
| 현장교원(세계사) | 황진상 | 역사교육 | 서울 광운전자고 교사 |
비리와 학내 분쟁으로 혼란에 빠진 사립대학에는 교육부가 임시 이사를 파견해 사태를 수습하도록 하고 있다. 사립학교법에 근거해 교육부장관 소속인 <사학분쟁조정위원회>(약칭 사분위)가 임시 이사 선임과 해당 학교의 정상화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이다. 그런데, 학교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분쟁의 한 축이었던 구 재단 측이 다시 이사회를 장악하거나 분규 사학에 파견된 임시 이사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분쟁과 비리가 되풀이되고 있다.

▲ 상지대학교 김문기 기념관
상지대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지난 1993년 부정 편,입학 등으로 ‘사학 비리의 대명사’로 불리던 김문기 씨의 퇴출 이후 상지대에는 임시 이사들이 파견돼 10여 년 동안 학교 정상화에 박차를 가해왔다. 하지만 2014년 김문기 씨가 총장으로 복귀한 뒤 학내 갈등은 다시 재연됐다. 김문기 씨는 교육부 종합감사를 통해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지난해 7월 총장에서 해임됐지만, 여전히 학교 내에서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상지대 해직 교수인 정대화 교수(사립학교 개혁과 비리 추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는 “비리 재단이 복귀하면서 모든 것이 중단돼 버렸다. 연구 실적이 없어지고, 장학금도 줄어들고, 학교의 안정적이고 깨끗한 운영이 다 없어져 버리고, 과거의 분규 상황으로 회귀해 버린 게 지금의 현실이다”라고 개탄했다.

임시 이사가 파견돼 정상화를 추진 중인 성신여대의 경우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임시 이사 4명이 파견된 성신학원 이사회는 지난해 7월 학교 내 분쟁 당사자인 심화진 총장을 3연임 시켰고, 교비 횡령 혐의가 포함된 학교 결산을 승인해 줬다. 심 총장이 지난 2007년 신일학원에 500억 원 규모의 학교 부지를 매입한 뒤 3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문제 삼지 않았다. 학내 구성원과 일부 이사들의 진상조사 요청이 묵살된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학내 구성원들은 더이상 사분위가 파견한 임시 이사들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대신 교수, 학생, 동문, 직원 등 학교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비상 기구를 통해 이사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학교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해결방식은 현행 법과 제도 아래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사분위가 대학의 임시 이사 체제를 마무리 할 경우, ‘구 재단에 과반수 이상의 정 이사 추천권을 부여하는’ 정상화 심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립학교 개혁과 비리 추방을 위한 국민운동 본부>의 집계에 따르면, 2008년 사분위 체제 출범 이후 지난해 중반까지 전국적으로 26개 대학이 정상화 과정을 거쳤지만 대부분 비리 재단이 복귀했고, 새롭게 사학 비리가 불거진 대학도 파악된 곳만 24곳에 달한다. 초, 중등 사립학교로 범위를 넓히면 그 수는 크게 늘어난다. 사실상, 비리나 분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구 재단이 합법적으로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사분위가 터주고 있는 셈이고, 해당 학교들에서는 여지없이 분규가 재연되고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논란이 되고 있는 사분위의 ‘정상화 원칙’은 “정 이사 선임 권한은 교육부가 파견한 임시 이사가 아닌 구 재단 측 종전 이사에 있다”고 한 지난 2007년 5월의 상지대 관련 대법원 판결에 기인한다. 하지만 이 판결은 대법원이 내린 판결 가운데 대표적인 논란거리로 회자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13년 11월 헌법재판소에 의해 사실상 부정됐다. 헌법재판소는 사립학교법 합헌 결정문을 통해 “사학의 건립 목적은 이사진이 아니라 정관에 의해 유지되는 것이고, 사학 정상화가 임시 이사 선임 전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분위 위원을 역임한 박거용 상명대 교수는 “사분위 위원 11명(대통령 추천3, 국회의장 추천3, 대법원장 추천 5명으로 구성) 가운데 절대 다수가 법조계 인사여서 사분위의 결정이 법과 판례의 논리에 따라 갔다. 우리나라에서 판결을 내릴 때 기본적으로 사립학교는 사유 재산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세습과 소유권을 인정하는 기본 방침이 있는 것이고, 그런 판례에 따라 사분위의 정상화 심의 기준도 결정됐다”고 비판했다.

▲ 사립학교법 개정반대 촛불집회. 2005.12월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왼쪽에서 두번째),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오른쪽 끝)
이 같은 사분위의 입장은 현행 사립학교법의 취지와도 일맥상통한다. 지난 2005년 ‘사립학교의 민주화와 족벌 사학 규제’를 핵심으로 하는 사립학교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날치기라며 국회를 보이콧하고 100일이 넘는 장외 투쟁 끝에 대부분의 조항을 크게 후퇴시킨 현행 사립학교법을 2007년 재개정해 관철시켰다. 문제는 재단의 전횡을 견제할 수 있는 ‘개방형 이사’ 제도와 학원 운영에 구성원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대학평의회’제도가 크게 후퇴됐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제대로 견제 받지 않는 일부 문제 사학 재단의 비리가 끝없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소 야대로 바뀐 20대 국회에서는 법 개정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더불어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사학 비리 근절 대책 마련과 법 개정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득권 사학 재단의 반발도 예견되고 있다. 결국 사학의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한 법과 제도 개선 노력에 국회와 시민 사회가 적극 나서야 되풀이되는 사학 비리와 분쟁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취재: 현덕수
촬영: 김수영, 정형민
편집: 윤석민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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