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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공무원노조 사무실 폐쇄엔 '정부지침' 탓, 감사받을 땐 '지방분권'. 지방자치가 단체장 곶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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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공무원노조 사무실 폐쇄엔 '정부지침' 탓, 감사받을 땐 '지방분권'. 지방자치가 단체장 곶감인가?

익명 (미확인) | 목, 2015/10/29- 11:01
[논평] 공무원노조 사무실 폐쇄엔 '정부지침' 탓, 감사받을 땐 '지방분권'. 지방자치가 단체장 곶감인가?

- 10월 29일(목) 12시, 마포구청앞 긴급 기자회견 개최

지난 26일 전국 시군구청장협의회는 순천에서 전국총회를 갖고 소위 '순천선언'을 내놓았다. 이 협의회에 참여한 기초정부 단체장들은 '국회와 중앙정부가 만든 법령 안의 범위에서 만든 지침을 집행하는 하부기관에 불과하다'고 평가하면서, 실질적인 지방분권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침 이번 행사의 구호가 지방을 바꿔 나라를 바꾸자였기에 기초정부 단체장의 의지를 보여준 행사라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이런 단체장의 주장이 사실은, 지방자치를 단체장의 자치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대표적인 것이 정부의 지침에 의해 각급 자치구에 설치되어 있는 공무원노동조합 사무실의 폐쇄 문제다. 알다시피, 우리나라의 헌법 제33조에는 모든 노동자가 노동 3권을 지닌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공무원 노동자에 대해서는 법률에 정한 바에 따라 제한적이나 보호를 받고 있다. 

따라서 각급 자치구에 노동조합 사무실이 있는 것은 공무원노동자들의 헌법적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그런데 행정자치부는 실제하는 노동조합인 공무원노동조합을 '비합법 노동조합'이라고 지칭하며 각급 지방자치단체에 사무실 폐쇄를 강권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문제는 해직자 문제와 관련된 것으로 사실상 실질적인 노동조합의 활동과는 전혀 상관없는 구성상의 쟁점만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마치 실효하는 공무원노조가 불법단체인양 호도하면서 자율적인 활동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지방정부에 강요하는 행태는 타당하지 않다.

특히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정부의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불법화에 반대 입장을 밝힌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단체장이다. 당연히 자당의 정치적 입장과 방향, 그리고 순천선언 등 지방분권의 가치에 입각하여 '독자적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 그런데도 지역 단체들과의 면담을 회피하고 중앙정부 지침 뒤로 숨어 합의를 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실망을 넘어서 조소를 하게 된다. 박홍섭 구청장에게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정당은 그저 당선을 위한 악세사리에 불과하단 말인가?

노동당서울시당은 이번 마포구청장의 행태가, 여전히 우리나라 지방자치가 단체장 자치 수준에 불과하다는 징표로 본다. 이런 저열한 인식으로는 지방행정이 시민들로부터 제대로 존중받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정부지침에 휘둘리는 단체장의 입에서 나온 지방자치가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도 의문이다. 기왕에 10월 8일로 예정되었던 폐쇄 공지일이 지났다. 공무원노동조합의 실효를 인정하면서 문제를 풀어도 충분하다는 말이다. 노동당서울시당은 단체장 자치가 아니라, 진정한 지방자치를 위해 마포구 공무원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할 것이다. [끝]

<아래는 지난 10월 27일 지역단체들이 개최한 기자회견 사진이다. 공무원신문에서 전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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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3월 17일 일명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제’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조항(일명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 인터넷언론사인 ‘미디어오늘’과 인터넷언론사의 이용자를 대리하여 헌법소원을 청구했다(2020헌마406).

공직선거법 제82조의6 등은 인터넷언론사가 선거운동기간 중에 인터넷 홈페이지의 댓글창을 비롯한 게시판 서비스 이용자의 실명확인조치를 취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012년 구 정보통신망법의 상시적 인터넷 게시판 본인확인제에 대해서는 위헌으로 결정하였으나, 본 조항에 대해서는 ‘선거’ 상황의 특수성 등을 이유로 2015년 합헌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매 선거의 선거운동기간마다 인터넷 이용자의 실명확인조치가 강제되고 있으며, 곧 있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적용이 예정되어 있다.

익명표현의 자유는 정치적ㆍ사회적 소수자가 외부의 명시적ㆍ묵시적 압력에 굴복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자유롭게 표출하고 전파하여 국가권력이나 사회의 다수의견에 대한 비판을 가능하게 하며, 그들의 역시 국가의 정책결정에 반영될 가능성을 열어 준다는 점에서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중요한 기본권이다. 특히 정치적 표현은 정치적 보복이나 차별의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익명표현의 자유가 더 강하게 보호받아야 하며, 나아가 대의민주제 하에서 ‘선거’기간은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행사함에 있어 가장 긴요한 시기로 어느 때보다 자유롭고 활발한 표현이 보장되어야 한다.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제는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이렇듯 중요한 선거기간 중 정치적 익명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조항이다.

나아가 본 제도는 이러한 이용자들의 익명표현의 가치를 중시하고, 이용자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바탕으로 여론을 형성‧전파하려는 ‘인터넷언론사’의 언론의 자유도 중대하게 침해한다. 이용자들의 익명표현의 자유 보장을 중시하는 인터넷언론사나, 기술적·비용적 부담으로 인하여 실명확인시스템을 적용하기 어려운 다수의 인터넷언론사는 선거운동기간마다 댓글이나 게시판 운영을 아예 중단하고 있다. 한편, 본 제도의 적용대상인 ‘인터넷언론사’는 대형 포털부터 소규모 인터넷언론사까지 포함하며 해석에 따라 소위 1인 미디어들도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인터넷 공간에 본 제도가 적용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1년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한국 정부에 본 제도의 개정을 명시적으로 권고했다. 2004년 국가인권위원회는 본 제도가 헌법 및 국제기준을 위반한다는 의견을 냈고, 2012년 공직선거법의 집행을 담당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조차 본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인터넷 실명제’는 전 세계적으로 입법례를 찾기 어려운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표현의 자유 제한이다. 이렇듯 국내 국가기관과 국제사회 모두가 헌법과 국제기준에 명백히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는 본 제도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속히 위헌을 선언하여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하루빨리 제대로 보장해주기를 기대한다. 

– 첨부. 2020헌마406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제 헌법소원심판청구서

2020년 3월 18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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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서] 오픈넷, 인권위에 인터넷 실명확인제도에 대한 의견서 제출 (2018.11.12)

수, 2020/03/1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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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2020. 1. 6.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박광온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023828, 2023869)에 대한 반대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개정안들은 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대하여 불법정보 유통 방지를 위한 여러 조치의무를 규정하고,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과징금의 부과를 예정하는 내용, ②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 조항에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을 삭제하는 내용, ③ 불법정보로 손해를 입은 이용자가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 손해를 입힌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이용자가 무과실 입증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 ④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이용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정보를 유통한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을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내용의 법안은 정보매개자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하여금 서비스 내 유통 정보에 대한 과검열을 부추기고, 헌법 원칙에 위반하여 표현행위에 대한 규제와 처벌 범위를 확장하고 과중한 책임을 부담시켜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부당하게 위축시킬 위험이 높은 위헌적 법안으로 폐기되어야 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1.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박광온, 2023828)에 대한 의견

가. 주요 개정 내용 및 검토 의견

본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대하여 불법정보 유통 방지를 위한 여러 조치의무를 규정하고,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과징금의 부과를 예정하는 내용 및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 조항에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을 삭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음.

그러나 이러한 내용의 법안은 정보매개자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하여금 서비스내 유통 정보에 대한 과검열을 부추기고, 표현물에 대한 규제와 처벌 범위를 과도하게 확대하여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할 위험이 높은 위헌적 법안임. 이하에서는 법안의 가장 주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위헌성을 분석함.

나. 불법정보에 대한 임시차단(현 임시조치) 의무화 부분

본 개정안 제44조의2에 따르면, ① 불법정보로 피해를 입은 이용자는 불법정보에 대하여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임시차단(현 임시조치)을 요청할 수 있고, ② 이를 요청받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지체없이 임시차단 등의 조치를 하도록 하며, ③ 정보게재자의 이의신청이 없는 경우에는 삭제할 수 있고, ④ 이의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임시차단 등의 조치를 즉시 해제한 후 온라인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 조정을 요청하도록 하고 있음. ⑤ 방송통신위원회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위 온라인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에 따른 복원 또는 임시조치 등을 명령하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이에 따라야 함. 또한 ⑥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위 절차에 따른 임시차단 조치를 이행하지 않거나 방송통신위원회의 명령에 따르지 않은 경우에는 과징금을 부과받음(안 제64조의3).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에 따른 ‘불법정보’는 동조 제9호가 ‘그 밖에 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 또는 방조하는 내용의 정보’를 규정함으로써 현행 법질서에 위반하는 모든 정보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지나치게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불법성’ 여부는 사법기관의 전문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임. 특히 대표적인 불법정보인 ‘음란’, ‘국가보안법 위반’, ‘명예훼손’의 경우 사법부조차 심급마다 판단이 달라질 정도로 그 기준이 추상적이면서도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분야로서 명확한 판단이 매우 곤란함. 그럼에도 본 개정안 조항은 사법부의 판단을 받기도 전에 일반 개인이 특정 정보를 불법정보로 분류하고 이로 인하여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하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임시차단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바, 후에 합법으로 판단될 정보마저 일단 모두 선제적으로 차단시키는 과검열로 이어져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일방적으로 침해할 위험이 높은 위헌적 법안임.

현재 명예훼손성 정보 등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내용의 정보에 대해서는 이미 임시조치 제도가 시행되고 있음. 본 개정안은 개인의 권리 침해로 연결되지 않은 불법정보까지 임시조치 대상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한편 불법정보로 ‘피해를 입은 자’가 임시차단을 요청하도록 되어 있어 어떠한 내용의 불법정보가 이에 해당할 것인지 모호하고 입법목적도 불분명함. 현행 임시조치 제도 역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높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이 진행중인데, 이를 일반 불법정보까지 확장하는 본 개정안 조항은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는 위헌성이 더욱 높음.

다. 불법정보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관리적 조치의무 부과 부분

또한 본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프로그램이나 인공지능 등 불법정보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의무를 부과하고, 이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은 대통령령에 위임하며(안 제44조의7 제5항 제6항),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도 과징금 부과를 예정하고 있음.

그러나 ‘불법정보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란 매우 추상적이고 불명확하며, 미이행시 과징금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임에도 이의 구체적인 내용은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포괄적으로 위임하고 있어 위헌성이 높음.

또한 불법정보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특정한 기술이나 조치 도입의 의무화는 국가가 특정 서비스나 기술 도입을 강제하고 일원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져 평등권과 영업의 자유 침해 문제를 불러일으킴. 한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과도한 조치의무의 부과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 사업의 진입장벽을 높여 인터넷 서비스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기존 대형 사업자의 독점을 공고히 할 우려가 있으며, 이는 곧 일반 국민인 이용자들의 불이익으로 이어짐.

라. 기타 조치의무 부과 부분

기타 본 개정안은 기타 일정 규모 이상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불법정보 유통방지 업무를 담당할 담당자를 두도록 하고, 방송통신위원회의 불법정보 유통방지를 위한 교육을 이수하여야 하며, 이를 미이행하는 경우 과징금 부과를 예정하는 규정 등을 두고 있음.

정보의 유통은 표현의 자유의 영역이며, ‘불법정보 유통방지’는 정보의 내용을 판단하여 유통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서 표현물에 대한 ‘검열’을 전제로 함. 국가기관에 의한 표현물 검열 관련 교육을 사기업에게 이수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은 국가 주도의 표현물 검열을 금지한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것으로 보임.

기타 본 개정안상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과도한 의무 부과와 과징금 규정은 헌법상 비례의 원칙에 위배할 소지가 높음.

마.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 조항의 ‘사람을 비방할 목적’ 삭제 부분

본 개정안은 제44조의7 제1항 제2호 및 제70조(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 조항)에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부분을 삭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음.

(본 조항들의 개정 목적은 제안 이유에는 나타나 있지 않아 개정 목적이 불분명함. 기존 대표발의 의원의 기조에 의하면 명예훼손성 정보가 아닌 일반적 허위정보, 속칭 가짜뉴스에 대한 처벌 및 규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되나, ‘비방할 목적’은 본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표현물에 대하여 일반 형법상 명예훼손보다 ‘가중처벌’을 하는 근거로써 초과 주관적 구성요건으로 기능하는 것이고, 후단에서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로 결과 발생을 한정하고 있기 때문에 ‘비방할 목적’이 삭제되더라도 일반 허위정보에 대한 규제 근거는 될 수 없을 것으로 보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은 일반 형법상 명예훼손보다 가중된 처벌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일반 명예훼손보다 비난가능성이 더 높은 가해자의 ‘비방할 목적’이 있었기 때문임. 이를 삭제하여 ‘비방할 목적’이 없는 표현행위까지 중한 처벌 대상으로 확대시키는 것은 헌법상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높음. 과도한 명예훼손 법제는 공인이나 공적 사안에 대한 의혹제기와 이로 인한 검증, 진실발견의 기회를 박탈하고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부당하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고, 세계적으로도 비범죄화가 추세인 점 등에 비추어볼 때, 명예훼손에 대한 처벌이나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의 개정은 바람직하지 않음.


2.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박광온, 2023869)에 대한 의견

가. 주요 개정 내용

본 개정안은, 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나 다른 이용자의 행위로 손해를 입은 이용자가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 손해를 입힌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이용자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입증하지 아니하면 책임을 면할 수 없도록 무과실 입증책임을 부과하는 규정을 도입하고(안 제44조의11 제1항) ②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이용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정보를 유통한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하는 것(안 44조의11 제2항)을 골자로 하고 있음.

나. 안 제44조의11 제1항(무과실 입증책임 부과 규정) 부분

민법상 청구권을 주장하는 자가 청구권 발생의 요건사실을 입증하여야 하고,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의 경우에도 피해자가 불법행위와 손해발생 사실과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는 것은 민사법의 대원칙임. 다만 의료과오, 환경, 제조물 등 위험의 물리적 원인을 가해자 측이 소유하고 있거나 인과관계의 증명이 고도로 전문적·과학적인 분야로서 일반인인 피해자의 인과관계 입증이 매우 곤란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입증책임을 전환시키고 있음. 그러나 정보 유통으로 인한 개인의 권리 침해는 이러한 대원칙에 대한 예외로 입증책임을 전환시켜야 할만큼 입증이 곤란한 분야라 할 수 없음. 개인의 권리를 침해할만한 정보가 인터넷에서 유통되었다는 사실 자체의 입증은 스크린 캡쳐 등의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어렵지 않고 이 경우 개인의 인격권 침해 및 정신적 피해는 거의 추정되고 있으므로 손해배상청구가 곤란한 영역이 아님. 이로 인하여 우리나라의 명예훼손이나 모욕을 이유로 한 형사고소와 민사 손해배상청구 건수는 다른 나라에 비하여 상당히 높은 편임.

한편, 공익성이 있더라도 타인에게 손해를 입힐만한 표현행위라면 가혹한 손해배상과 입증책임 부담의 위험을 떠안게 되므로, 미투운동이나 소비자불만글, 공인에 대한 의혹제기 등 사회 고발 활동이 위축될 위험이 큼. 본 개정안은 충분한 논거없이 민사법의 대원칙의 예외를 규정하여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는 위헌성이 높은 조항임.

다. 안 제44조의11 제2항(명예훼손 정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책임 도입 규정) 부분

허위사실 적시의 명예훼손의 경우에도, 어떠한 주장 속에 ‘사실’이나 ‘의견’을 구분하기 어렵고, 나아가 어떠한 사실이 ‘허위’인지 ‘진실’인지에 대한 판단 역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처벌이나 책임을 함부로 강화시키는 것은 공인이나 공적 사안에 대한 의혹제기와 진실발견의 기회가 박탈되고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가 심대하게 위축될 우려를 고려하여 지양되어야 함.

한편, 직접 불법정보를 제작하거나 업로드한 불법행위자가 아닌 정보매개자에 불과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대해 불법행위에 대한 무과실 입증책임 및 징벌적 손해배상책임까지 부담시키는 것은 특히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여 과중한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며, 정보매개자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합법적인 정보도 명예훼손이라고 주장되는 경우 과검열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위헌적 조항임.

수, 2020/01/0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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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23일 헌법재판소는 사단법인 오픈넷이 2017년 12월 1일 모욕죄로 재판중인 청구인을 대리하여 청구한 형법 제311조 모욕죄 위헌소원에 대해 6:3으로 합헌 결정을 선고했다(2017헌바487). 강자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가로막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와 모욕죄 폐지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오픈넷은 이번 합헌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헌재 다수의견은 모욕죄에 관한 헌재 선례 중 2012헌바37 결정 이유의 요지를 인용하면서 모욕죄는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 외부적 명예를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고 명예훼손죄와는 달리 구체적 사실의 적시를 요구하지 아니하는 등 일반인이라면 금지되는 행위가 무엇인지를 예측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하다고 보기 어렵고 대법원이 모욕의 의미에 대하여 객관적인 해석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또한 모욕죄가 표현의 자유를 다소 제한한다고 하더라도 표현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 볼 수 있는 때는 위법성조각사유가 적용되어 처벌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모욕죄의 형사처벌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혐오 표현에 대한 직접적인 형사처벌조항 등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모욕죄가 혐오 표현에 대한 일종의 제한 내지 규제로 기능하고 있는 현실적인 측면과 대법원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모욕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고 판시하는 등 표현의 자유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심판대상 조항을 해석·적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선례를 변경할 필요가 없다고 판시했다.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에서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단순히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은 너무나 추상적이어서, 일반인, 심지어 판사조차도 어떤 표현이 모욕적인지 아닌지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극소수의 공개된 모욕죄 판례들을 보면 명백한 욕설이 아닌 한, 타인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 표명에 대해 모욕죄를 인정하는 분명한 기준이나 일관성을 찾을 수 없다. 뿐만 이번 결정에서 반대의견을 낸 3인의 재판관(유남석, 김기영, 이미선)도  ‘모욕’의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여 “상대방의 인격을 허물어뜨릴 정도로 모멸감을 주는 혐오스러운 욕설 외에도 타인에 대한 비판, 풍자·해학을 담은 문학적 표현, 인터넷상 널리 쓰이는 다소 거친 신조어 등도 모욕죄로 처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 모욕죄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와 함께 강자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인 언사를 하지 못하도록 약자의 입을 막는 도구로 남용되어 왔다. 특히 인터넷 시대에 들어와서는 모든 표현의 흔적이 사이버 공간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까닭에 고소와 처벌이 쉬워져 2014년부터 2019년 사이에 사이버 명예훼손·모욕죄 발생건수가 약 2배 증가했으며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 중 다수는 국회의원, 공무원 등 공인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 전문직, 연예인 등에 대한 비판이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작년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자신과 관련된 기사에 ‘나베’, ‘매국노’, ‘국X’ 등의 악성 댓글을 게시한 170개의 아이디를 모욕 혐의로 고소한 바 있으며, 오픈넷이 법률지원한 사건은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도 있었다. 그리고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라는 이유로 최종적으로 불기소 처분이나 무죄 판결에 의해 처벌받지 않는다고 해도, 모욕죄로 고소 당하면 일단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 자체가 일반인들의 법 감정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에 심각한 위축 효과를 불러온다.

반대의견도 “모욕죄의 형사처벌은 다양한 의견 간의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을 통하여 사회공동체의 문제를 제기하고 건전하게 해소할 가능성을 제한한다… 뿐만 아니라 다원성과 가치상대주의를 이념적 기초로 하는 현대민주주의 사회에서 모욕이라는 광범위한 개념을 잣대로 표현의 허용 여부를 국가가 재단하게 되면, 언론과 사상의 자유시장이 왜곡되고 정치적으로도 악용될 우려가 있다. 또한 국가형벌권의 행사는 국가권력행사 중에서 가장 강력한 힘이고 대상자에게는 가혹한 강제력에 해당하므로 그 행사는 최소한의 행위에 국한되어야 한다. 단순한 모욕행위에 대하여는 시민사회의 자기 교정기능에 맡기거나 민사적 책임을 지우는 것으로 규제할 수 있다”고 보았다.

2011년 UN 인권위원회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일반논평 34호에서 사실적 주장이 아닌 단순한 견해나 감정표현에 대한 형사처벌은 폐지할 것을 규약 당사국들에게 권고한 바 있다. 견해나 감정표현만으로는 국가 형벌권이 개입할 만한 중대한 해악이나 권리 침해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고 모욕적·비하적 견해나 표현도 소수의견의 지적대로 때로는 정당한 분노를 드러내어 사회정의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비교법적으로도 모욕죄를 폐지하는 것이 세계적 흐름이다. 잉글랜드, 웨일스, 아일랜드, 몰도바, 루마니아 등은 모욕죄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을 전부 폐지했고, 우리나라 모욕죄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독일에서도 일반 모욕죄는 피해자가 주도하는 사소(私訴)에 의해 처리된다.

다수의견은 모욕죄가 혐오 표현에 대한 일종의 제한 내지 규제로 기능하고 있다고 지적하지만, 반대의견처럼 혐오 표현은 별도의 법률을 통하여 규율될 수 있는 것으로써, 반드시 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고 과도하게 제한하는 모욕죄를 통해 규율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타인에 대한 부정적 감정표현을 형사처벌하여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모욕죄에 다시 한 번 면죄부를 준 이번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오픈넷은 이에 굴하지 않고 모욕죄 폐지 운동을 지속해나갈 것이다. 

2020년 12월 30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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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죄 합의금 장사 대응 매뉴얼] 민사편 / 형사편
수, 2020/12/3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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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3월 9일 인터넷 이용자인 청구인들을 대리하여 불법촬영물의 유통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정보매개자에게 일반적 감시의무를 지워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 제2항, 일명 “인터넷검열감시법”에 대해 헌법소원(2021헌마290)을 청구했다. 인터넷검열감시법은 일반적 감시의무 부과를 금지하는 국제인권기준에 반해 네이버, 카카오톡, 구글, 페이스북 등 정보매개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이용자의 모든 통신 내용과 공유하는 정보를 사전에 일반적이고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게 하여 이용자의 통신의 비밀, 표현의 자유, 알 권리를 침해하기 때문에 위헌이다.

2020년 20대 국회 막바지에 “N번방 방지법”이라는 명목으로 졸속입법된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 제2항[1]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가통신사업자들에게 불법촬영물등의 유통 방지를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사전조치의무”)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제92조의2 제1호의3). 그리고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은 제30조의6 제1항과 제2항[2]에서 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자의 범위와 기술적·관리적 조치의 내용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사전조치의무를 지는 사업자는 웹하드사업자와 연매출 10억원 이상 또는 하루 평균 이용자 수 10만명 이상의 SNS‧커뮤니티‧대화방, 인터넷개인방송, 검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가통신사업자이며, 이들에게 신고접수조치, 검색제한조치, 필터링조치, 경고조치의 네 가지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사전조치의무를 지는 SNS‧커뮤니티‧대화방, 인터넷개인방송, 검색, 웹하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가통신사업자들은 정보나 콘텐츠를 직접 제작·제공하는 자가 아닌 정보의 공유·유통을 매개하는 자로서 정보매개서비스제공자 또는 “정보매개자(intermediary)”라고 부른다. 현재 인터넷상의 각종 포털(네이버, 다음 등), 검색엔진(구글 등), 대화방서비스(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SNS서비스(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인터넷개인방송(아프리카TV 등) 모두 정보매개자라고 할 수 있다. 불법촬영물 등 불법정보의 유통에 대하여 정보가 유통되는 장을 마련했다는 이유만으로 정보매개자에게 광범위하고 과도한 법적 책임을 지운다면 정보매개자는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모든 게시글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검토하고 불법성을 판단하여 신속히 차단·삭제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기술적으로 불가능하며, 설사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정보매개자가 과도한 사적 검열을 행하여 합법적인 정보의 유통도 차단하거나 정보매개자의 사전 검열을 거친 정보만 공유할 수 있는 일종의 사전허가제로 운영할 수도 있다. 그 결과 인터넷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 침해와 위축효과를 불러올 뿐만 아니라 통신의 자유, 프라이버시, 정보접근권 등 다른 기본권 침해로까지 이어지게 될 것이 자명하다., 더 나아가 인터넷을 통해 가능해진 사회 혁신과 기술 발전에도 제동이 걸리게 되어, 결국 인터넷의 생명을 말살하고 인터넷의 문명사적 의의를 몰각시키게 될 것이다.

위와 같은 우려에 따라 오늘날 국제적으로 일반적 감시의무 금지 원칙이 확립되게 되었다. 즉, 정보매개자에게 불법정보의 유통을 막기 위해서 이용자가 공유하는 모든 정보를 일반적·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불법성을 판단하여 삭제·차단할 적극적 의무를 지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무를 부과하는 외국의 입법례는 찾아볼 수가 없으며, 심지어 아동성착취물 범죄를 매우 강력하게 처벌하는 미국의  형법조차도 정보매개자에게 감시의무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인터넷검열감시법에 따라 사업자가 취하게 되어 있는 검색제한조치와 필터링조치는 이러한 일반적 감시의무 금지 원칙에 정면으로 반한다. 둘 다 기술적으로 키워드 또는 해시값/DNA값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한 필터링 조치로서 사업자가 필터링을 적용하여 특정 정보가 불법촬영물에 해당하는지 확정하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공유하거나(검색제한조치의 경우) 공유하려는(필터링조치의 경우) 정보를 다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이다. 입법 취지대로 이러한 의무를 n번방의 온상이었던 텔레그램에 부과한다면 헌법 제18조가 보호하는 통신비밀에 대한 침해이자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의 녹음 또는 청취를 금지하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며, 공개된 서비스에만 적용하더라도 정보매개자의 사적 검열을 강화해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게 된다.

인터넷검열감시법의 “불법촬영물 등의 유포, 확산의 방지”라는 입법 목적은 정당하지만, 일반적 감시의무 부과라는 수단은 사업자에 의한 ‘사적 감시와 검열’을 강제하는 것으로서 기본권에 대한 침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적합한 수단이 아니다. 또한 사업자가 불법촬영물등의 유통에 가담했다면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나 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성착취물유포죄뿐만 아니라 형법상 음화반포죄,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유포죄로 처벌하면 되며, 유포된 불법촬영물은 신설된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 제1항 사후조치제도에 따라 삭제·차단할 수 있다. 그럼에도 사업자에게 기술적·관리적 조치의무를 지우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경우에는 불법촬영물을 유포한 자보다 더 강력하게 처벌하는 것은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성을 상실한 것이다. 그리고 국내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 사이의 역차별 내지 자의적 법집행의 문제, 국내 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부담, 실효성 없는 수단 등에 의해 당초의 입법 목적과 같은 공익을 실질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반면, 이에 따른 이용자의 기본권 침해는 매우 중대하므로 법익 균형성도 인정될 수 없다.

죄형법정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며, 정보매개자에게 사전적으로 모든 정보를 모니터링할 의무를 지워 사적 검열을 강화해 인터넷 이용자의 통신의 비밀, 표현의 자유, 알 권리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인터넷검열감시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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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부가통신사업자의 불법촬영물 등 유통방지) ② 전기통신역무의 종류, 사업규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치의무사업자는 불법촬영물등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적ㆍ관리적 조치를 하여야 한다.

[2]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제30조의6(불법촬영물등의 유통 방지를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 등) ① 법 제22조의5제2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치의무사업자”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조치의무사업자(이하 “사전조치의무사업자”라 한다)를 말한다.
1. 특수유형부가통신사업자 중 법 제2조제14호가목에 해당하는 자
2. 법 제22조제1항에 따라 부가통신사업을 신고한 자(같은 조 제4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포함한다)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의 요건에 해당하는 자
가. 부가통신서비스 부문 전년도(법인인 경우에는 전 사업연도를 말한다) 매출액이 10억원 이상이고 별표 3의2에 따른 부가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자
나.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간의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0만명 이상이고 별표 3의2에 따른 부가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자

② 법 제22조의5제2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적ㆍ관리적 조치”란 다음 각 호의 조치를 말한다.
1. 불법촬영물등으로 의심되는 정보를 발견한 자가 사전조치의무사업자에게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상시적으로 신고ㆍ삭제요청을 할 수 있는 기능을 마련하는 조치
2. 이용자가 검색하려는 정보가 이전에 법 제22조의5제1항에 따라 신고ㆍ삭제요청을 받은 불법촬영물등에 해당하는지를 이용자가 입력한 검색어와 그 불법촬영물등의 제목ㆍ명칭 등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식별하여 검색결과를 삭제하는 등 검색결과 송출을 제한하는 조치
3. 이용자가 게재하려는 정보의 특징을 분석하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불법촬영물등으로 심의ㆍ의결한 정보에 해당하는지를 비교ㆍ식별 후 그 정보의 게재를 제한하는 조치. 이 경우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기술을 사용하여 비교ㆍ식별해야 한다.
가. 국가기관이 개발하여 제공하는 기술
나.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기관ㆍ단체가 최근 2년 이내에 시행한 성능평가를 통과한 기술
4. 불법촬영물등을 유통할 경우 법 제22조의5제1항에 따른 삭제ㆍ접속차단 등 유통방지에 필요한 조치가 취해지며,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이용자에게 미리 알리는 조치

2021년 3월 15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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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21/03/1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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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2016년부터 통신자료 제공에 대한 국가배상청구소송 진행

1심과 2심에서 패소하고 현재 대법원 상고심 진행중

지난 8월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민사부는 국정원, 경찰청, 검찰청 등에 의해 영장 없이 무단으로 개인정보가 수집된 에스케이텔레콤(SKT), 엘지유플러스(LGU+), 케이티(KT) 이동통신 3사의 이용자들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국가배상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들 패소 판결을 선고했으며, 이에 사단법인 오픈넷은 즉시 상고하여 본 소송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이다. 본 소송은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에 의해 통신자료가 제공되어 해당 이용자의 개인정보에 관한 기본권 등이 침해”된 경우에는 그 책임을 해당 수사기관에 직접 추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 대법원의 판결(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2다105482 판결)에 따라 제기되었다. 그런데 실제 소송에서 하급심은 통신자료 제공의 위법성을 다툴 기회를 박탈하였으므로 대법원은 이를 시정할 필요가 있다. 

통신자료란 이용자의 이름, 주민번호, 주소, 전화번호, 아이디, 가입일 및 해지일 등의 개인정보를 말한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은 수사기관 등이 “수사, 재판, 형의 집행 또는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한 정보수집을 위하여 [요청]”할 경우 통신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되어 있고 피고인 수사기관들은 이 조항을 근거로 자신들의 행위가 합법적임을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통신자료제공 요청이 적법했기 때문에 권한남용이 없다고 주장하는 피고가 그 요청의 적법성을 증명해야 할 책임이 있고, 이를 증명할 가장 확실한 방법은 통신자료제공요청서를 증거로 제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피고가 제출을 거부했기에 1심 법원은 원고들의 신청을 인용해 문서제출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피고는 항고하였고 대법원에 의해 그 명령은 무효화되어, 원고들이 요청의 적법성을 확인할 방법이 없게 되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할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정보공개청구는 여러가지 다양한 사유로 거부될 수 있고 실제로 대부분 공개를 거부당했다. 피고가 ‘통신자료제공요청서’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면서 그 문서를 제출하지 않는 부당한 상황에서 1심과 2심이 원고가 피고의 권한남용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패소 판결한 것은 매우 불공정하다. 이번 사건에서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취소하고 충분한 자료를 바탕으로 재판을 제대로 다시 하라고 명령해야 한다. 

통신자료 제공 제도 자체의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번 지적한 바 있다. 이 제도에 근거해 그동안 수사기관들은 영장 없이 국민의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제공받아 왔으며, 2013년~2018년 통계에 따르면 한해 평균 약 8백 9십만개 이상의 계정(아이디 또는 전화번호)에 대한 통신자료가 제공되었다. 이는 인구수 대비 17.3%에 달하는데, 대략 국민 5명 중에 1명은 자기도 모르게 수사의 대상이 된 것이다. 올해 7월 한국을 방문한 유엔 프라이버시권 특별보고관 조셉 카나타치(Joseph Cannataci)는 영장 없는 통신자료 제공 건수가 다른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보다 훨씬 많다고 하면서 이에 대한 사법적 감독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헌법 제12조 제3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하여 영장주의와 적법절차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영장주의는 국민의 기본권을 강제로 침해할 때는 반드시 법관이 발부한 영장이 있어야 한다는 헌법상 원칙이며 특히 형사절차에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통신자료는 이용자의 개인정보이며, 개인정보를 대상으로 한 조사ㆍ수집ㆍ보관ㆍ처리ㆍ이용 등의 행위는 모두 기본권인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제한에 해당하므로 통신자료 요청 및 제공에는 영장주의가 적용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그리고 적법절차의 원칙은 형사절차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작용 전반에 적용되는 것으로, 이로부터 당사자에 대한 적절한 고지, 의견 및 자료제출 기회 부여와 같은 중요한 절차적 요청이 도출된다. 그런데 통신자료 제공 제도는 통신자료 요청 및 제공이 이용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용자가 전기통신사업자에 의한 통신자료 제공을 저지하기 위해 그 과정에 사전 개입할 수 있는 절차가 전혀 없으며, 사후적으로도 통지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통신자료제공은 영장주의와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반하는 위헌적 제도이며 이런 제도를 수사 단계에서 광범위하게 활용하는 것은 명백한 권한 남용이다.

위헌적인 통신자료제공 제도에 대해 2012년 헌법재판소는 통신자료 취득행위는 임의수사에 해당하여 공권력의 행사가 아니고, 통신자료 제공 요청에 응할 것인지 여부는 전기통신사업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어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매우 유감스럽게도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편, 2016년 3월 대법원은 통신자료를 제공한 기업은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신자료제공에 대한 민사소송과 행정소송이 이어지고 있고, 시민사회는 헌법소원(2016헌마388)도 재차 청구한 상황이다. 현재 심리중인 2016헌마388 헌법소원에 대해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는 “통신자료 제공 제도는 개인정보 수집 목적과 대상자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사전 또는 사후에 사법적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정보주체가 자신의 개인정보 제공 사실을 인지할 수 있는 통지 절차가 마련되지 않아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제출했으며, 2017년에는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국제 정보인권 단체들이 헌법소원을 지지하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그리고 통신자료 제공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사법적 통제 장치 마련 등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과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이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도 다수 발의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원은 1심에서도 2심에서도 통신자료제공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는 수사기관의 위법행위를 인정할 수 없다거나 권한남용을 인정할 수 없다는 단 한 문장을 내세워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피고행위의 위법성을 입증할 자료를 피고가 가지고 있고 제출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말이다. 그리고 입증책임 법리에 의하면 원고가 통신자료제공이 된 사실을 입증해서 피고행위의 위법성이 추정되므로 피고가 권한남용이 없었음을 증명해야 할 것인데도 불구하고 법원은 이에 대해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았다. 오픈넷과 참여연대의 노력으로 2015년부터 이동통신사들은 통신자료 제공 여부를 확인해주고 있으니 판사들도 한 번 확인해보기를 권한다. 본인이 자신도 모르게 통신자료 제공을 당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면 이렇게 나태하게 재판을 진행할 수는 없을 것이다. 민사소송법 제423조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ㆍ법률ㆍ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을 상고 이유로 규정하고 있으며 1심과 2심 판결에는 명백한 헌법 위반이 존재한다. 기본권 수호의 최후의 보루인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2019년 11월 22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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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이통 3사, 개인정보 수사기관 제공 여부 고객들에게 공개 개시 – ‘직영점 직접 내방’ 요구와 ‘1년내 기록만 공개’는 소비자에 대한 ‘갑질’ (2015.02.11.)
[논평] 오픈넷, 정청래 의원과 함께 ‘사이버 사찰’ 방지법 발의 (2014.12.12.)
검찰 명예훼손 전담팀의 카톡 감시에 대한 개선과제 5가지 (오픈블로그 2014.10.04.)
“익명성도 프라이버시이다” – 캐나다 대법원, 이용자신원정보 무영장 취득 위헌판정 (오픈블로그 14.06.26.)
NSA 사태의 교훈 ‘감시되지 않는 감시’ (경향신문 2013.12.05.)
생각대로 T에서’만’ 되는 것과 T에서’도’ 안 되는 것 (한겨레 2013.12.02.)
[논평] 260여 개 정보인권단체들, 국제인권법상의 통신감시 13개 원칙 발표 (2013.09.19.)
금, 2019/11/2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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