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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포럼으로 막다른 일자리의 해법을 디자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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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포럼으로 막다른 일자리의 해법을 디자인하다

익명 (미확인) | 금, 2015/10/23- 19:34

첫 번째 사다리포럼 공개

“팩트를 보고 디자인하면 된다.” 사석에서 한 원로 경제전문가가 우리나라 경제의 해법과 관련해 던진 말입니다. 복잡다단해 보이는 경제정책의 성패도 역시 결국 ‘팩트에서 출발하였는가’에 달려있다는 것입니다.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이야기이지요. 어쩌면 사다리포럼의 목표를 가장 잘 축약해주는 문장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지난 10월 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가톨릭청년문화회관에서 첫 번째 공개 사다리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사다리포럼은 전문가와 시민들이 함께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발견되는 막다른 일자리를 ‘괜찮은 일자리’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기획되었습니다. 첫 번째 논의대상은 ‘대학 청소노동자’였습니다. 대부분 용역업체에 맡겨진 채 열악한 근로조건과 불안정한 고용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바꿔보자는 것이지요. 노동, 복지, 기업, 사회적경제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고용주인 대학들, 노동조합, 청소회사 대표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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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개포럼은 앞서 열린 3차례 비공개 토론회에서의 논의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였습니다. 포럼의 제1부에서는 ‘청소노동자 고용구조 개선방안’과 ‘정규직화 이후 청소노동자의 삶’을 주제로 한 발제 및 토론이 진행되었고, 제2부에서는 희망제작소와 경희대가 함께 ‘경희모델’을 추진한다는 계획이 공개되었습니다. ‘경희모델’은 대학이 소셜벤처를 만들어 청소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을 뼈대로 합니다.

포럼에서 청소노동자 고용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한 한국노동연구원의 배규식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5~8월 현장 관계자들과 함께 토론하면서, 대학은 증가하는 청소용역비용으로, 청소노동자는 열악한 처우로 어려움에 처한 현실을 확인했다”면서 “이는 노사관계에서의 과다한 신뢰비용, 취약계층 노동에 대한 사회적 배려의 부족 등에서 기인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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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와 존중. 청소노동자 문제의 해법을 디자인하는 열쇳말

서울메트로환경의 조진원 대표는 봄철 대청소 기간에 고생한 직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초콜릿을 선물했는데, 직원들로부터 300통이 넘는 감사 문자메시지를 받았던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조 대표는 “개인적으로 청소는 ‘정성’집약적인 산업이라고 본다. 일하는 사람들이 존중받는 일터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신뢰와 존중. 사다리포럼에서 대학 청소 노동시장을 들여다보고 해법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도출된 열쇳말이었습니다. 대학의 직접고용, 대학의 청소 자회사 설립,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 활용 등 고용개선과 관련한 다양한 기술적 해법들이 존재하지만, 결국 노사 모두의 ‘신뢰와 존중’이 바탕에 있어야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사진첩을 넘겨보듯 지난 포럼의 장면들을 돌아봅니다. 정진영 경희대학교 대외협력부총장은 축사를 통해 “청소 노동자들이 안정된 고용과 인간적 대우 하에서 일할 수 있는 모범적 모델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이 일이 사회에 작게나마 파장을 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밝혔습니다.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경희모델’의 방향에 대해 토론하면서, 옆자리에 앉은 경희대 관계자를 두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분과는 대화를 여러 차례 했는데, 우리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는 분이시라 신뢰가 갑니다.” 사다리포럼의 최대성과는 청소노동자 고용개선을 위해 ‘소셜벤처’라는 방법론을 설계한 점이 아니라, 당사자 간의 신뢰와 존중이 바위처럼 공고한 현실을 깨뜨릴 수 있음을 다시금 확인한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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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모델의 설계와 확산을 위하여

공개 사다리포럼이 개최된 지 20여일이 지났습니다. 경희대에서는 실무적인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학 청소노동자 고용개선, 캠퍼스 내 공간에 대한 시민사회와의 공유, 문화와 예술에 기반한 대학 주변지역 도시재생 등 경희대의 ‘미션’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조직과 로드맵’를 준비하는 것이지요. 한편, 서울 소재 대학 한 곳이 희망제작소와 함께 용역업체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을 대학이 직접 고용하는 방안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늦어도 11월말까지 고용전환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입니다. 사다리포럼 소식을 언론보도 등을 통해 접한 대학, 노동조합, 민간기업 관계자들이 희망제작소를 방문해 경희모델에 대한 설명을 듣고, 또 향후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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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포럼에서의 작지만 소중한 성과가 다른 대학으로, 또 대학의 울타리를 넘어 민간 기업들로까지 확산될 수 있을까요.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2015년 한국사회에 비정규직, 막다른 일자리가 넘쳐나는 데에는 골치 아프고 뿌리 깊은 ‘이유’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제 막 닻을 올린 사다리포럼의 앞에 놓인 바다는 험난합니다. 그래도 한숨만 푹푹 내쉴 일은 아닐 겁니다. ‘팩트’를 똑바로 쳐다본다면, 폭풍우나 암초를 극복할 방법 역시 ‘디자인’될 테니까요.

글_임주환(연구조정실 연구위원(변호사) / [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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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시민 주도의 지속가능한 사회혁신 생태계 촉진 및 발전’을 올해 주요 사업 목표 가운데 하나로 정했습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전국의 시민사회, 마을, 사회적경제, 소셜벤처, 과학기술, 행정 등 분야별 주체들이 모여 사회문제의 해법을 모색하는 ‘사회혁신가포럼’을 주도합니다. 희망제작소 사회혁신센터는 포럼 주최인 ‘사회혁신가포럼 추진위원회(준)’의 간사 역할을 맡아 전국의 사회혁신그룹이 교류,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려 합니다. 제5회 사회혁신가 포럼 현장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사회문제를 새로운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혁신가 간 협력을 촉진하고, 지역과 사회문제의 혁신적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제5회 사회혁신가포럼’이 지난 12일 충북 청주시 동부창고 빛내림홀에서 열렸습니다. 희망제작소가 공동주최로 참여한 이번 행사에서는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사회문제를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혁신’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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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자리에서는 그동안 각자의 영역에서 꾸준히 활동해 온 전국의 ‘사회혁신가’들이 함께 모여 현장에서 겪고 있는 고민, 함께 나누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동시에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정현곤 시민사회비서관, 행정안전부의 김용찬 사회혁신추진단장 등이 함께 자리해 정부의 정책 방향과 시민사회의 활성화를 논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먼저 전효관 서울시혁신기획관의 ‘무엇이 우리 사회의 혁신을 방해하는가’라는 주제의 기조 강연으로 행사의 시작을 열었습니다.

“지금까지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에서 만든 역동적인 흐름과 주체를 잘 연결하는 게 필요합니다. 관계가 잘못되면 그 자체가 사회혁신의 방해물이 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5~6년 전만 해도 청년 정책은 창업공간 지원, 취업 정보 제공 정도뿐이었습니다. 청년 자립과 자존 없이 결과 위주의 정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청년 허브를 만들게 되었는데 이 부분을 진행하면서 공무원과 마찰이 컸습니다. 행정 논리만으로 풀 수 없는 한계가 존재했고, 이 과정에서 중간지원조직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행정과 중간지원조직의 논의로 최대한 자율성을 주고, 민간주체들은 역동성을 어떻게 창조할 것인가에 대한 기회를 확보해야 합니다. 관계 형성으로 이전까지의 사회문제를 돌파하거나, 민간경상보조금의 문제를 돌파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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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청년의 사회혁신 활동을 방해하는 것에 관한 토론도 이어졌습니다. 김영진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요즘 청년 세대는 권리 감수성이 훨씬 높아진 세대”라고 표현했습니다. 촛불 정국을 지나며, 민주주의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이에 반해 “기존 시민사회는 청년과 함께 고민하며 활동하기보다 오히려 경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네트워크를 소유하려는 습성과 청년의 생각을 억압하는 방식이 사회혁신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누구나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가 된다는 건 그만큼 주체도 다양해져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 밖에 대구청년유니온의 이건희 님은 “청년들이 사회혁신에 대해 생각하고 활동할 수 있는 시간과 물적 지원, 권한, 생태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청년 문제 외에도 충북지역에서 열린 만큼 지역 문화예술 혁신을 위한 제언을 나누는 자리도 마련됐습니다. 이종현 예술상회 대표는 유의공간 활용을 비롯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소통공간인 아이디어 공장을 만들어 의제를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최천 문화충동 대표도 청주 지역 내 많은 공원과 공연장 등 유의공간이 많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유용공간 및 유용장비 활용의 제약사항을 완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종을 녹색청주협의회 사무처장은 ‘굿거버넌스를 통한 주민주도의 지역혁신‘에 관한 주제강연을 펼쳤습니다. 지난 2011년 창립된 녹색청주협의회는 지속가능한발전의 가치에 따라 사업 중심이 아닌 실제적 거버넌스로서 정책을 다루는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청주시의 각 기관단체와의 네트워킹을 우선하는 등 일상화된 거버넌스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예컨대 백로 떼 서식과 벌목 시기를 두고 이견이 있었습니다. 박 사무처장은 “이를 여러 차례 간담회를 통해 벌목 시기를 조정했다”며 “관료와 시민사회 간 갈등과 인식 차이 등을 좁히는 활동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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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회혁신의 방해요인들을 통해 역으로 사회문제의 혁신적 해결방안에 도달하고자 하는 접근방식, 전국의 다양한 민관영역의 공동참여를 통한 기획이 무엇인지 되짚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 공공혁신과 거버넌스, 시민참여 주도의 지역혁신 등을 주제로 전국의 다양한 사례와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만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사회혁신이란 복잡한 사회문제를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익숙하고 편하다는 이유로 기존의 문제해결 방식을 답습하기만 한다면 사회혁신은 오지 않습니다.

이번 행사는 희망제작소를 비롯해 충북시민재단, 충북NGO센터,충청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충북연구원,충청북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사람과경제 등이 공동 주최했습니다.

속기 : 충북사회혁신네트워크 준비위원회

목, 2018/10/2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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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나는 종교인으로서, 세상에는 눈먼 사람처럼 조그마한 희망의 틀 안에서 기도만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모금전문가학교에서 이 태도를 반성하게 되었다. 강의시간에 들었던 한 예화가 지금의 나를 잘 대변한다. “도와주십시오” 라는 소망만 두고 길가에 앉아 손만 벌리고 있는 시각장애인이 곧 나 자신임을 깨닫게 되었다. 모금전문가학교에서 보낸 10주 동안의 시간은, 그 시각장애인을 지나친 여인이 다시 돌아와 모금함에 적어준 “Today is a beautiful day! But I cannot see”(오늘은 참 아름다운 날입니다. 하지만 저는 볼 수 없어요)라는 문구와 같았다. 이 신선한 글처럼 나를 일으켜 세우며 세상을 다시 보게 했다.

첫 시간, ‘다르게 생각하기’라 는 주제의 강의가 진행됐다. 계란을 깨뜨려 세우는 그림과 함께 ‘모금, 사회혁신의 길’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 6월 에콰도르를 방문하여 적도를 여행하면서 직접 계란을 세워보는 기회가 있었다. 생각보다 어려운 건지 여러 사람이 세우지 못했다. 드디어 내 차례! 떨리는 마음으로 계란을 잡았다. 그리고 정신과 몸의 힘을 하나로 모아 계란을 세우는 데 성공했다.

계란을 세우는데 한 순간 집중되는 에너지와 같이 신뢰를 통해 기부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 기부자에게 보상의 가치를 안겨 주어야 하는 참신한 아이디어란 대체 무엇일까? 이 질문을 반복하며 10주를 보냈다. 지금은 이해의 경계를 넘어 기부자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는 단계에 다다랐다. 변화한 내 모습을 보니 좋은 교육 과정을 마련해 준 희망제작소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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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이론과 경험을 기반으로 모금에 대한 어려운 내용을 알기 쉽게 풀어주신 강사님들이 열정 덕분에 19기 수강생 모두가 소중한 배움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모금기획 실전워크숍을 막막해하는 우리를 위해 친절히 설명해주시는 선생님들이 계셔서 참 행복하고 든든했다. 올바르게 방향을 잡아주시고 긍정적인 말로 지지하는 학습 분위기는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한 주 한 주 팀원들의 표정과 마음 상태를 살피고, 격려와 칭찬으로 상대방을 응원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는 기술을 터득할 수 있었다. 워크시트를 만들며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마침내 완성 단계에 이르렀을 때의 기쁨과 환호! 마지막으로 후원요청서가 만들어졌을 때의 설렘!

11월 24일, 19기 동문들은 모금의 10원칙과 수료증을 가슴에 안았다. 그리고 앞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변화와 혁신을 위해 신발끈을 단단히 매고 뛸 것을 다짐했다. ‘모금으로 세상을 바꾼다’라는 믿음과 함께.

– 글 : 최재순(모금전문가학교 19기 수료생)
– 사진 : 휴먼트리

월, 2018/12/1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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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대한민국에 희망은 있는가’, ‘더 나은 삶과 사회를 위한 희망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여 2016년 ‘시민희망지수’를 개발, 매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2018 시민희망`지수 발표 컨퍼런스가 개최되었습니다. 2018년, 한국 사회의 희망은 몇 점일까요? 그 결과를 공유합니다.


‘시민희망지수’의 목표는 시민의 희망인식을 조사하고 더 나은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과제와 정책목표를 도출하는 것입니다. 2018년 시민희망인식조사는 11월 말 전국 15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여기에 선발한 시민 5명과 함께 집담회(FGI, Focus Group Interview)를 추가로 시행했습니다. 컨퍼런스에서는 설문조사와 집담회 내용을 총화한 결과를 공유하고 한국 사회의 현주소와 과제를 살펴보았습니다.

우선 희망제작소 손정혁 연구원의 ‘2018 시민희망지수 조사결과 발표’가 진행됐습니다. 손 연구원은, 올해 시민희망지수는 기존 조사들과 달리 ‘현재 만족도’ 및 ‘기본인식’을 넘어 ‘사회에 대한 평가’, ‘사회적자본’ 등에 대한 문항들이 추가되어 다양한 분석이 가능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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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사회는 절망적, 개인은 희망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시민들에게 대한민국은 ‘국가와 사회는 절망적, 개인은 희망적’이라고 합니다. 전년 대비 국가적 차원 희망은 4.08점, 사회적 차원 희망 1.89점이 하락했고, 개인적 차원의 희망만이 1.63점 상승하는 데 그쳤다고 하네요.

개인적 차원의 만족도는 작년 대비 모든 항목에서 상승했습니다. 경제 상태에 대한 만족도는 보통 이하지만, 가족·지인들과의 교류 및 관계에 대한 항목의 만족도는 가장 높아 가까운 관계에서 희망을 찾으려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손 연구원은 사회적 자본과 관련하여 ”사회적 자본이 전혀 없다고 응답한 3%에 달하는 시민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회적 차원의 만족도는, 투명한 사회에 대한 인식 32.3점, 노력에 따른 공평한 성과 37.6점 등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사회에 대한 인식 및 평가가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는데요.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1순위로 ‘부모(가족)의 경제력과 인맥’이 꼽혔는데요. 우리 사회의 씁쓸한 현실을 되돌아봐야 하는 결과인 것 같습니다.

▲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조사 결과

▲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조사 결과


국가・사회 대한 신뢰 회복과 공정성 확보 필요

손 연구원은 희망에 대해서도 만족도와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개인적 차원의 희망은 다른 차원에 비해 가장 점수가 높았고, 가족, 친구·지인, 배우자(연인) 등과의 관계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다른 영역의 낮은 점수를 보완하고 있었습니다. 사회적 차원의 희망은 전년 대비 1.9점 하락했는데요. 사회적 갈등 완화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부분이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적 차원의 희망은 전년 대비 4.1점 낮았으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평화적 남북관계에 대한 전망이 15.2점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적 차원의 희망지수가 하락한 데에는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점이 작용했기 때문인 듯합니다. 전 세계적 차원의 희망은 전년 대비 0.7점 하락했는데요. 기술 발달에 따른 인류의 삶이 나아질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나, 전쟁 및 난민 문제, 테러 위협 완화에 대한 희망 점수는 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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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연구원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경제 위기와 함께 저성장, 저출생, 양극화의 시대에서, ”시민이 자신의 노력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성별에 따라 평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사회적 갈등이 심화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에 대한 신뢰 회복과 공정성의 확보가 필요하다는데요. 손 연구원은 ‘다양한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투명한 플랫폼 구축’, ‘제안한 정책의 반영률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 ‘시민이 제기하는 민원에 대한 평가체계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우리는 왜 가족 단위에서 희망을 찾을까?

이어 서울대 김홍중 교수의 발제가 진행됐습니다. 김 교수는 사회적 희망, 국가적 희망, 세계 수준의 희망은 비슷한 양상을 보이지만, 개인적 희망 점수가 높게 나온 게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시민들이 ”촛불 이후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는 과정에서 제고된 정치적 효능감과 다양한 방식의 민주적 행위능력에 대해 실감하고 있다“며, ”동시에 기본적으로 한국 사회가 공정성과 정의의 관점에서 많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김 교수는, 이번 조사가 국가, 사회, 세계의 미래를 비판적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개인의 삶에 대해서는 더 많은 희망을 기대하는 결과를 보여주는데, 이에 대해 더 깊이 있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사회는 더 나빠지는데 가족, 친구들과 관계는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어떤 의미인지, 우리가 희망과 전망을 같은 맥락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질문이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생존 관점에서 한국 사회는 좋은 환경이 아닌데도 가족 단위에서 생존을 찾고 있는 것은 역설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는 가족, 친구 등의 관계도 많이 깨져있는데 희망에 대한 환상이 가족 단위로 모여있다는 것이 이상한 현상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희망지수를 개념화하고 이론화할 때, 희망과 낙관을 명확히 구분하는 철학적 논의를 활용하면 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민희망지수를 지역에 적용한다면,

시민희망지수를 지역에 접목한 안산 (사)더좋은공동체 정주호 사무국장의 발제가 이어졌습니다. 정 사무국장은 기존의 만족도, 개인, 사회, 국가 차원의 희망을 넘어 ‘안산 지역 차원의 희망’에 대한 조사로 ‘사회 안전과 질서 전망’, ‘세월호 참사 경험의 사회 영향 전망’ 등을 물어 안산만의 이야기,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안산은 세월호 참사를 직접 경험한 20대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20대의 희망지수가 가장 낮게 나온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사회안전에 대해 20대만이 2점대 점수를 기록해서 다른 연령대 대비 낮은 희망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그는 질문을 지역 상황에 맞게 더욱 구체화 해야 하지만, 결과 역시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시민희망지수 자체에 대한 조사, 분석, 해설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구축해, 다양한 지역의 데이터와 연동, 비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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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소수자 목소리 듣기 위해 노력해야

세 명의 발제 후 종합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인천연구원 조승헌 연구위원은 ”희망이 없다는 사회와 시대에 희망이 있다는 자 누구이며 왜인가?“, ”희망이 넘친다는 사회와 시대, 절망에 빠진 자 누구이며 왜인가?“라는 두 질문을 염두에 두고 조사 결과에 접근한다면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는 등 후속 작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김홍중 교수와 같이, 객관적 상황이 어렵고 희망이 없기 때문에 마음이 편한 사람들끼리 결합하고 있지만, 실상 그 관계마저도 객관적 상황이 너무 안 좋기 때문에 현실적 타협 등이 이번 조사 결과로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겨레21 김현대 선임기자는 이번 조사 결과로 우리 사회가 물질가치 지향이 높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경제에 대한 많은 불안감이 드러나는데, 정규직과 비정규직, 경제적 양극화 등에 대한 갈등이 희망을 사라지게 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또한 시민들은 자율적 의사결정 수준에는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과 달리 의견반영이 잘 안 될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는데요. 김 선임기자는 이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생활 요구를 능동적으로 반영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 백희원 활동가는 젠더에 대한 항목이 추가된 것이 인상적이고, 향후 성별에 따라 어떻게 구분되고 있는지, 사회현실을 관통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삶의 만족도 조사에서 생활 속 안전, 가사노동, 커리어 등 여성 입장을 반영한 항목이 있다면, 현실 밀착형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문항에 대해 여러 사회적 집단, 특히 다양한 소수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노년유니온 고현종 사무처장은 실제 시민희망지수 중 일부 문항을 폐지 수집 노인 30명을 대상으로 벌인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노인들의 희망점수가 2018 시민희망점수보다 높은데, 이들은 현실보다 큰 바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실제 현실을 숨기고 바람과 희망으로 드러나는 시민의 인식을 보다 심층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항목이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정리 : 박지호 | 정책기획팀 연구원·[email protected]
– 사진 : 이동욱 | 정책기획팀 연구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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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8/12/1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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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년 전 만 해도 ‘모금’이라는 단어는 내 생활 영역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춘천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슬기로운 복지관 생활을 하던 중, 갑자기 업무가 변경되어 후원 및 홍보사업이 내 몫이 되었을 때의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해본 적 없는 업무에 그저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과연 내가 모금을 할 수 있을까?’, ‘누가 나의 말을 들어줄까?’ 등 거절에 대한 두려움과 돈을 구걸해야 하는 자리라는 부담감 때문에 좀처럼 업무를 할 수 없었다. 급기야 일을 그만둘 고민까지 하던 차에 모금전문가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자비로 19기에 입학하게 되었다.

모금전문가학교 교육을 받으며, 모금의 신세계를 경험했다. 춘천에서 서울까지 총 10회 왕복을 해야 했지만, 피곤함이란 없고 오히려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을 받았다. 날카로움과 따뜻함, 귀여움이 공존하는 담임선생님들과 윤리, 법률, 세무 등 분야별 전문가 선생님들의 명강의를 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특히 일반적인 강의 형식이 아닌 모금실습 위주의 차별화된 교육 방식이 좋았다. 팀별로 주제를 정하고 모금에 관한 단계별 실습을 하는 것이 굉장히 신선하고 재미있었으며, 광고 또는 마케팅 분야를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그동안 왜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다르게 생각하려고 노력하지 못했을까 하는 반성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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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에서 제안서를 함께 만들며, 사람들을 만나 후원요청을 하며 받은 위로와 지지 덕분에 ‘모금, 한번 도전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금은 돈을 좇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일’이라는 말이 가슴에 깊게 박혔다. 사람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너무나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실제로 후원자를 만나는 등 교육을 통해 배운 내용을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면서 그동안 어렵다는 핑계로 일을 미뤄왔던 나와 마주하게 되었다.

지금은 더 잘해보고 싶은 욕심에 이런저런 시도를 계속하며 복지관에서 사서 고생 중이다. 아직은 작은 움직임이지만 앞으로 힘차게 꿈틀거릴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항상 기부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생각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그동안 연락을 하지 못했던 우리 기관의 후원자를 만나 그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려 한다.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해준 모금전문가학교 관계자와 많은 강사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끝으로 10주 동안 동고동락한 우리 팀원분들, 19기 동기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이 인연을 시작으로 가슴 설레는 현장에서 자주 만나 뵙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 글 : 김지혜(모금전문가학교 19기 수료생)
– 사진 : 휴먼트리

월, 2018/12/1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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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평창동에서 성산동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다양한 시민과 마포구 지역주민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지난 7월부터 연속세미나를 열고 있습니다. 그간 시민참여, 고향사랑기부제, 일상에서 변화를 일구는 활동가와의 대담 등을 진행는데요. 지난 10월 19일에는 사회혁신센터 주최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소셜리빙랩, 살아있는 뒷이야기’라는 주제로 집담회를 열었습니다. 현장 이야기를 전합니다.

 

어느덧 희망제작소가 평창동에서 마포구 성산동으로 이사한 지 다섯 달이 지났습니다. 희망제작소의 새 보금자리 ‘희망모울’은 누구나 언제든지 자유롭게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려지고 있는데요. 이는 ‘모든 시민이 연구자인 시대’를 위한 희망제작소의 실천이기도 합니다. 이번 세미나를 준비한 사회혁신센터에서는 ‘국민해결2018’ (자세히보기)을 주요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주요 방법론인 ‘소셜리빙랩’도 앞서 언급한 희망제작소의 기치와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연구자만이 아닌, 문제를 가진 당사자가 해결에 직접 참여하는 실험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각 지역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개인과 공동체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소셜리빙랩’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소셜리빙랩’이라는 단어는 누군가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세미나에 참석한 시민들은 “더 나은 사회를 꿈꾸는 사람들이 협력하는 공론장 겸 안전한 실험실”, “주체적인 시민이 누릴 수 있는 공동체”, “사회 속 개인이 공동체 의식을 느끼며 사회문제를 해결해 가려는 노력과 결과물이 모이는 공간” 등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셜리빙랩을 정의 내렸습니다. 이제는 마을공동체의 대명사가 된 성미산 마을, 그리고 대구에서 청년과 도시와 농업을 엮어내는 시도를 벌이는 희망토농장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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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시도, 성미산 마을과 희망토농장

성미산 마을이 처음 형성된 계기는 공동육아였다는 이야기는 이제 많이들 알 것 같습니다. 공병각 마포마을공동체네트워크 대표는 지난 1994년 마을 사람들이 함께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힘을 모아서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국내 최초로 만들었고, 2001년 성미산을 깎아 정화시설을 만들겠다는 어디의 계획에 맞선 학부모 간 사례를 취재한 기자가 성미산 마을을 작명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성미산 마을에서는 공동육아 외에도 여러 시도를 벌였습니다. 유기농 음식을 만들던 엄마들이 ‘작은나무 카페’를 만들었고, 한발 더 나아가 조합원과 생산자와의 협동으로 안전한 생활재를 공급하는 ‘두레생협’을 마을에 들여오고, 공동체 카센터 ‘차병원’을 차리기도 했습니다. 작은 시도에는 성패가 있기 마련이죠. 생각보다 장사가 잘 안되었던 ‘차병원’은 2009년 문을 닫았습니다. ‘작은나무 카페’는 건물주가 바뀌면서 쫓겨났다가 어렵사리 서울시 지원으로 마련한 마을회관 1층에 1년 만에 다시금 문을 열었습니다.

공 대표는 이 경험으로 성미산 마을은 시민 자산화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공모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마을공동체 사업으로는 한계를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마을의 생애주기가 바뀌면서 주거, 청년, 그리고 옆 동네와의 관계 맺기 등 새로운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성미산 마을의 다양한 시도와 그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생생하게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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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도시의 청년들과 농업을 콘텐츠로 소통하는 희망토농장의 이야기였습니다. 유쾌한 에너지를 지닌 강영수 희망토농장 이장은 스스로 ‘이장’이라는 직함을 달았다고 본인을 소개했습니다. 농업 종사자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해서인데요. 청년을 ‘이장’이라고 부르니, 호칭만으로도 농업이 한결 친숙하게 느껴집니다.

청년 일손이 부족한 농촌 지역에서 청년을 불러들이려는 시도는 많지만, 그리고 도시 생활에 지친 청년들이 귀촌, 귀농을 꿈꾸지만, 청년들이 농업을 일자리로써 그리고 생활로써 구체적인 매력을 느낄 기회가 너무 없다는 게 희망토농장이 가진 문제의식입니다.

그래서 희망토농장에서는 직접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는 모습을 여러 채널로 공유하며 스스로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청년에게 익숙한 플랫폼을 활용하거나 모임을 열면서 농업을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B급 농업 예능을 꿈꾸는 세 명의 청년농부들의 이야기를 다룬 유투브 방송 ‘농사직방’(자세히보기)과 농부의 일상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청년 농부의 낭만’을 통해 농업에 관심 있는 청년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름은 낯설지만 어쩐지 우리에게 익숙한, 소셜리빙랩

성미산 마을과 희망토농장의 사례를 통해 소셜리빙랩의 개념을 이해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윤찬영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현장연구센터장은 “리빙랩 사례발표나 강의를 하다 보면, 지역활동가들이 ‘저거 우리가 해봤던 건데.’라는 말씀을 많이들 한다”며 소셜리빙랩이 ‘새로운 무언가’라기보다 이미 우리 지역 곳곳에서 변화를 일구는 작은 활동들이 소셜리빙랩과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센터장은 리빙랩을 접했을 때, 마이크로크레딧을 처음 시도한 그라민은행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그라민은행은 무함마드 유누스가 1983년 가난한 이들을 위해 설립한 소액대출은행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소액대출을 통해 빈곤에 벗어나게끔 한 업적으로 200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곳곳에서 축적된 선행 사례들이 사회혁신이나 소셜리빙랩의 개념으로 체계화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사회혁신이나 소셜리빙랩이라는 이름을 붙이진 않았지만, 사회문제를 가진 당사자가 스스로 대안을 만들어낸 사례들이 우리 주변에도 구석구석 숨어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 센터장은 리빙랩의 핵심은 ‘참여’라고 강조했습니다. 시민의 자발적 참여,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 그리고 현장성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회혁신이 경영혁신, 기술혁신 등과 다른 지점은 개인의 이익보다는 사회적 가치가 크다는 점을 짚어주었는데요. 이러한 맥락에서 기존 ‘리빙랩’이라는 개념 앞에 ‘소셜’이라는 용어를 붙인 희망제작소의 취지를 다시금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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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공병각 마포마을공동체네트워크 대표. 강영수 희망토농장 이장, 윤찬영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현장연구센터장이 한자리에 모여 시민과 함께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성미산 마을의 공동체 내 의사결정 구조 및 성미산 마을 2세대 청년의 고민에 대한 질문부터 지역에서 청년이 주도하는 희망토농장 실험에서 어떻게 자원 발굴이 이루어지고, 지역에서의 실험에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시도를 실제로 해봤던 주체에게만 물을 수 있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절실한 필요를 가진 시민이라면 누구나 쉽게 대안을 만들 수 있는 방법론 중 하나로 소셜리빙랩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희망제작소의 역할은 소셜리빙랩이라는 장을 통해 시민연구자들을 연결하는 데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성미산 마을과 희망토농장 사례 둘 다 실험이라는 형태를 처음부터 가지고 시작한 사례는 아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시도를 계획하고 있는 (예비) 시민연구자들이 문제 해결 과정을 짐작해볼 수 있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 글 : 유진 | 사회혁신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사회혁신센터

화, 2018/10/3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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