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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 내성천의 세가지 하얀 이름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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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 내성천의 세가지 하얀 이름에 관하여

익명 (미확인) | 금, 2015/10/16- 16:06
2009년 12월 착공한 영주댐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공사 중 홍수에 의한 붕괴를 막기 위해 댐 본체 하단부에 만든 4개의 비상수로를 올봄부터 메우는 공사를 진행해왔고, 담수 후 첫 번째로 수몰되는 금강마을의 이주단지도 거의 조성되어 주민들은 아마도 11월 중이나 올해 안에는 모두 댐 내 이주단지로 이사할 것으로 보인다. 금강마을에 들어서면 바로 중앙에 우뚝 서있는 장씨고택은 현재 해체가 진행 중으로, 마을의 고택이 모두 해체된 후 몇몇 고택 터에 대해 마지막 시굴조사를 하고나면 수공이 댐 담수를 하기 위한 외관상 중요한 과정 및 변수는 곧 완료되거나 넘어서는 것으로 보인다. 공사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면서 일부 환경단체는 비상수로를 막는 공사를 중단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기도 하였다. 
 
한편 이미경의원은 지난 9월 수공에 대한 국정감사 보도자료를 통해 시공사인 삼성물산측에 의뢰하여 만들어 본 대안을 소개하였는데, 댐 착공 당시 댐 공사장 상류의 강물을 하류로 보내기 위해 산 하부에 터널을 뚫어 만든 가배수터널을 영구 배사시설로 만드는 것과, 본류로부터 내려오는 모래를 차단하기 위해 댐 상류 약 14km 위치에 2011년 가을 착공하여 이제 거의 완공단계에 이른 유사조절지 미 시공구간에 수문을 설치해서 모래를 배사하는 두 가지 방안이다. 소요예산과 공사기간 및 간단한 설계도를 보인 뒤 “삼성물산의 대안도 완벽하다고 불 수 없다. 단, 지금 수공과 같이 아무런 대책과 연구도 없이 내성천 모래유실이 영주댐 탓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직무유기이다”고 지적하며, “수자원공사는 확인감사 전까지 내성천 모래유실에 대한 원인분석 및 대책 마련을 위한 향후 계획을 보고하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미경 의원은 2013년 국감 중에는 수공계산으로 영주댐 상류에서 내려오는 모래 양의 8년 치인 176만 루베의 골재가 2012년 한해에만 댐 수몰예정지에서 준설되었음을 조사 공개하는 등 영주댐 문제에 대해서 계속 관심을 갖고 있는 몇 안 되는 국회의원이지만, 이번 국감 보도자료에서 삼성물산의 대안 설계를 언급한 것은 단서의견을 달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렵다. 
 
우선 영주댐 문제가 그동안 여러 언론에 보도되고, 다양한 다큐멘터리 영상물을 통해 여러 차례 국민들에게 전해지긴 했지만, 우리사회가 내성천 영주댐 문제에 대해서 함께 집중해서 고민했던 시간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을 생각하면, 어떤 의미로 거론했든 간에 기술적인 대안을 소개하기보다 상황을 공유하고 공론을 모으는데 힘을 쏟았어야 한다고 본다. 함께 고민하는 폭이 충분히 커져야 영주댐 문제를 정확히 바라볼 수 있고, 그에 따른 바람직한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대안을 하필 시공사인 삼성물산에 의뢰한 것은 한번 생선을 들고 튄 고양이한테 다시 생선을 맡긴 것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윤극대화를 위해 불법으로 영주댐 배사문 설계담합을 한 기업이 이제 와서 공적 이익을 위해 무엇인가를 마련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2011년 가을 착공해서 지금까지 공사하고 있는 ‘유사조절지’는 마치 4대강사업의 16개 ‘댐’을 ‘보’라고 말하듯, 그 용어가 이 시설의 정체성을 담고 있지 못하다. 이 시설은 강을 완전히 가로막는, 총연장 246m(물이 넘는 월류부는 190m), 높이 8.5~16.8m 규모의 “콘크리트댐식 고정보”로 영주댐의 보조 댐인 것이다. (사실 이 댐은 “모래가 감소되어 비경이 사라진다”든가 “내성천 모래밭이 사라진다”는 2010년, 2011년 당시 몇몇 언론보도에 대해 국토부와 수자원공사가 다시 보도자료를 통해 시시비비할 때, 댐 본체에 만드는 5m x 5m 크기인 배사문은 언급했어도 이 유사조절지의 존재는 전혀 말하지 않았고, 댐 직 하류의 주민들조차 잘 모르는, 왠지 떳떳하지 못한 구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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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우안에서 본 유사조절지 공사현장 ? 높이 8.5~16.8m 규모의 왼쪽벽에서 내려오는 모래를 1차 차단하고, 이 벽을 넘어온 모래는 오른쪽 벽에서 다시 차단된다, 영주댐 수몰예정지, 2015년 5월 / 박용훈
 
 
여름 홍수기 등 극히 일부 기간을 제외하면 강물이 무릎을 오가는 내성천에서, 또 골재채취를 위해 유사조절지에 쌓일 모래를 영주시가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래는 얼마나 이 이중벽을 넘어갈 수 있을까? 이 구조물은 이제 거의 강을 막고 조금만 남겨진 상태인데, 그 남은 구간에 삼성물산의 ‘대안’대로 벽이나 다름없는 ‘권양기식 수문’을 설치하면 뭐가 달라진다는 뜻일까? 수공의 허가를 받아야 골재채취가 가능한 댐 수몰예정지에서 지난 4년간 인정사정없는 준설이 이루어진 것에 대해서 “수공이 영주시가 독자적으로 골재를 채취했다는 입장을 보였다”는데 이 알량한 수문은 유사조절지에 쌓이는 모래를 고대하는 영주시의 입장을 우선할까, 댐 하류의 내성천 생태를 우선할까? 
 
또 이렇게 댐 상류에서 모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환경에서 역시 이 댐의 사업목적을 벗어날 수 없을 가배수로 활용이 댐 하류의 경관과 생태를 회복하는데 어떤 기능을 할 수 있을까? 단순한 단면도 하나씩만 보이는 이 대안에는 경관 생태를 고려한 어떤 구체적인 고민이 담겨있을까? 모래변화에 특히 민감한 내성천 생물종들 중 단 한 종에 대해서 만이라도 이 대안은 어떤 시뮬레이션을 시도해보았을까?
 
조선시대의 학자들은 모래강이 잘 내려다보이는 곳에 서원을 주로 지었는데, 강물 따라 흐르고 쌓이며 다시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늘 변화무쌍한 모래를 보면서 격물치지하였다고 한다. 당연히 모래를 삶터로 하는 무수한 생명들이 있음을 눈으로, 또 마음으로 보았을 터인데, 과학문명이 고도로 발달하였다는 오늘 우리는 그들이 보았던 공간을 어떤 눈으로 보고 있을까? 낙동강의 하천환경을 개선한다고 영주댐을 지으면서 정작 이 강에서는 귀한 생명들을 왜 보려하지 않는 것일까?
 
선조들처럼 이 강에 흐르는 모래를 가지고 격물치지 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날 이 강의 생명체계가 “하얗다”는 표현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문득 알게 되었는데, 우선 우리 땅 어디에서든 그랬듯이 ‘백사’ 또는 ‘백사장’이라는 이름으로 모래를 하얗다고 하고 있고, 적당히 고운 강모래를 아랫목 이불처럼, 밥상의 흰밥처럼 여기며 사는 고유 물고기인 ‘흰수마자’(흰 수염의 마자라는 뜻)가 그렇고, 백사장에 숨바꼭질하듯 세 네 개의 알을 낳고 모래의 열기 속에 한 달 가까이 알을 품는 ‘흰목물떼새’가 그렇다. 내성천에는 늘 이 ‘삼백’이 여러 생명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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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 수몰예정지, 2010년 9월 / 박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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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편 목이 하얗고 부리가 조금 긴 새가 흰목물떼새, 영주댐 수몰예정지, 2013년 11월  / 박용훈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이들이 모두 한반도 강에서 오래도록 흔했지만 이제는 멸종의 위기에 처한 존재들이라는 점이다. ‘순망치한’, 모래를 함부로 강에서 파내니 모래를 터전으로 하는 생명들이 위협받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이치이다. 강의 모래가 사라지면서 흰수마자는 전문가들로부터 한국에서 비교적 이른 시간에 멸종될 가능성이 있는 0순위의 물고기로 지목되고 있고, 또한 내성천이 주요 서식처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 있는 흰목물떼새는 앞으로 내성천의 변화에 따라 경보 등을 깜박일 수 있는 조류이다. 이 흰수마자와 흰목물떼새에 대해서 영주댐은, 그리고 삼성물산이 마련한 소위 ‘대안’은 어떤 구체적인 생존대안을 갖고 있을까? 아니, 이 법적보호종들은 댐 공사가 진행된 지난 5년여 기간 동안 어떤 환경 속에서 어떤 보호를 받고 살아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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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부터 2013년까지 진행된 수몰예정지내의 과도한 골재채취는 이 일대에 서식하는 흰수마자 등 어류에 대한 배려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2012년 2월 / 박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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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바닥 모래에 몸을 숨긴 흰수마자, 예천 보문, 2014년 6월 / 박용훈
 
 
수몰예정지 어디어디에서 서식하는 것이 환경영향평가조사를 통해 명백히 확인된 흰수마자들은 지난 4년간의 인정사정없는 준설 속에 어떻게 되었을까? 수자원공사는 내성천 중류 미호교 일대에서 작년과 올해 2차례 총 5,000마리의 흰수마자 인공증식 치어를 방류하였는데, 역설적으로 이는 내성천이 흰수마자가 살기 어려운 강으로 변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성체가 살기 어려운 강은 당연히 치어가 살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인공증식 방류 행사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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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수마자 치어를 인공증식 방류한 미호교 일대에 만들어진 안내판, 이곳은 흰수마자의 복원지일까? 아니면 어린 치어들의 무덤일까? 2014년 10월 / 박용훈
 
 
당초 환경영향평가제도를 통해 영주댐을 허가한 환경부 테이블에는, 담수를 눈앞에 두었다는 지금 어떤 자료들이 올라와 있는 것일까? 영주 내성천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현재 시급한 멸종 위기에 처한 흰수마자에 대해 내성천에서의 지속적인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환경부 입장에서 댐 가동은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 이 땅의 다양하고 또 고유한 생물종과 그 서식환경을 보전하는 것이 주요 업무인 환경부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강을 보고, 마음이 아프고 급하다고 해서 시공사를 바라볼 일은 아니다. 댐 사업이 본업인 수공이 자기부정을 할 정도의 획기적인 대안을 내놓을 리도 없다. ‘모래 따로 강물 따로’인 강은 ‘자연’의 사전에는 없는 말이다. 이미 강 곳곳에 식생이 빠르게 자리 잡는 등 변화가 시작된 내성천을 전처럼 돌려놓기 위해서는 강물은 반드시 내성천 상류로부터 모래와 함께 흘러와 하류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더해서 자기복원이 가능할 때까지는 모래톱에 들어온 식생을 당분간 주기적으로 제거해 주는 등 강에 대한 관리도 필요해졌다.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는 것이다. 
 
한편 2010년부터 4년간 수몰예정지에서 엄청난 규모의 준설이 행해졌지만 작년 10월 하순, 영주지역에 100mm 정도의 많은 비가 내린 이후 큰 규모는 아니어도 댐 아래로 모래가 다시 내려오는 것이 목격되었다. 준설이 행해지는 동안이나 그 이후에도 상류로부터 꾸준히 수몰예정지 안으로 들어왔던 모래가 이 시기에 비로소 댐 하류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강이 열려있는 한 자기복원이 가능하다는 것과, 유사차단 댐과 본 댐으로 강을 완전히 막으면 이후에는 모래강 내성천에 전혀 희망이 없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해준다. 모래강과 댐은 결코 공존할 수 없다. 그러니 이 강을 살리려면 댐이 들어서기 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 외에는 답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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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 직하류 미림교 상류,  2010년 6월 박용훈                           영주댐 직하류 미림교 상류, 2013년 4월 / 박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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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 직하류 미림교 상류, 2015년 3월 / 박용훈                영주댐 직하류 미림교 상류 - 같은 공간 내의 조금 다른 자리 정황비교, 2015년 3월 / 박용훈
 
 
만약 본 댐을 짓자마자 바로 헐기가 어렵다면 당장 ‘유사조절지’라고 부르는 부속 댐부터 걷어내야 한다. 댐 본체 4개의 비상수로는 그동안 막은 것들을 다시 헐고 모래와 강물이 함께 흐르도록 활짝 열어두어야 한다. 
 
이 강을 어떻게 살려낼 것인지, 이 강에 사는 생명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함께 묻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내성천은 절대로 댐에 묻을 수 없는 강이다. 강이 변하는 것을 빤히 보면서도 무력하게 우리 시대가 아름다운 강 하나를 잃었다고 역사에 기록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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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 개포면, 2013년 11월 / 박용훈
 

글과 사진 : 박용훈(초록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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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은 초록사진가이자 생태지평 회원이신 박용훈 님이 사진과 글로 강 소식을 전하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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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8/04/2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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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보지만 여기서 멈추지 말아주세요!

하늘에서 내려다본 아름다운 금강을 지켜주세요.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금강의 고운모래와 자갈밭을 기반삼아 살아가는 나는 흰목물떼새입니다. 여러분은 들어본 적 없을 수도 있겠네요. 수천년간 금강에 작은 하중도와 모래톱에 번식하고 살아왔습니다. 금강과 주변의 작은 하천들에는 언제나 제 친구들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모래톱과 하중도 낮은 물에 서식하는 수서곤충들이 저의 먹이였습니다. 예전에는 강에 먹을 것이 넘쳐났습니다. 풍부한 먹이 덕에 저 말고도 다른 새들이 참 많이 찾아왔었지요! 다양한 새들과 어울리며 참 새답게 서로 도우며 정겹게 살 수 있었습니다. 금강은 저에게 그런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하천에 작은 댐을 만들고 모래와 자갈을 퍼가면서 친구들은 하나둘 사라졌습니다. 먹이가 번식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바꾸고 싶었으나 저에게는 그런 힘이 없었습니다. 위태한 환경에서 힘들게 적응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제 친구들이 점점 사라지자 멸종위기종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국제적으로도 친구들이 많지 않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도 멸종위기종으로 등재되었다고 합니다. 다행스러운 일이라 잠시 생각 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92502" align="aligncenter" width="640"] 금강에서 살아가는 흰목물떼새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그런데, 보호종으로 지정되었어도 친구들이 사라지게 만드는 공사는 멈추지 않더군요. 그리고 제 인생에 가장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습니다. 벌써 10여년이 다 되어가네요. 2009년 금강에 나타난 포트레인은 모래톱과 하중도를 모두 없애 버렸습니다. 제가 번식하던 하중도 역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이렇게 퍼내면 다시 만들어지기를 기다렸지만 이번에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더군요. 친구들에게 소식을 들어보니 금강에 3개의 대형댐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하중도와 모래톱이 다시 생기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했습니다. 그 뒤로 수면이 흐른 뒤에야 손바닥만한 모래톱이 생겨났습니다. 작은 곳에 모래톱이라도 생기면 친구들과 경쟁을 해야 했습니다. 경쟁에서 이기지 못한 저는 번식을 포기했습니다.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도 빠듯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92504" align="aligncenter" width="640"] 공주보 건설전에 모래톱의 모습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92503" align="aligncenter" width="640"] 공주보건설후 사라진 모래톱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강가에만 나오면 먹을 수 있었던 제첩과 다슬기 수서곤충 등을 강가에서 먹이구하기도 힘들었습니다. 먹이가 사라지면서 굶기를 밥먹듯이 했지요. 한해 한해 버티며 살아온 순간순간이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런 고통을 가중시켰던 것이 여름철 발생하는 녹조였습니다. 녹색으로 물들어버린 강의 먹이를 먹고 병을 얻은 친구들도 있습니다. 안전한 먹이터가 되지 못하는 금강이 되었습니다. 녹색이 참 아름다워보였지만 그안의 생명들에게는 치명적인 존재였습니다. 녹조는 해가 갈수록 더 짙어졌고, 녹조가 안생기는 곳을 찾기 어려워 졌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92505" align="aligncenter" width="640"] 금강에 녹조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어느 해(2014~2015년)인가는 큰빗이끼벌래가 온바닦을 뒤덮었습니다. 전 그해 북에서 이야기하는 ‘고난의 행군’을 해야 했습니다. 바닦에 서식하는 작은 생명들을 덮어 먹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힘들게 두해를 보냈습니다. 전 그나마 아직까지 살아 있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합니다. 커다란 댐에 물이 가둬지기 시작한 그 해에 금강에는 수십만마리의 물고기가 죽었습니다. 이렇게 죽은 물고기는 저에게 끔찍한 트라우마를 남겼습니다. 고기가 먹는 생물도 고기를 먹는 생물들에게도 이는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지요. 저는 이제 벌써 쭈그렁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번식이 저의 유일한 삶의 가치인데 이를 할 수 없게 되버리면서 더 빨리 늙은 듯 합니다. 이제 살만큼 살았으니 세상을 떠나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다시 생각이 바뀔 수 있었습니다. 다시 모래톱과 자갈밭이 금강에 생겨난 것입니다. 번식을 할 만한 곳을 찾은 것입니다. 번식만 할 수 있다면 다시 살아갈 동기가 됩니다. 모래톱과 하중도가 생겨난 자리에 전에 살던 생명이 돌아올 것이 자명하기에 기대를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_192506" align="aligncenter" width="640"] 흰목물떼새 알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전 올해 다시 금강에 번식을 했습니다. 작은 새끼 3마리를 지금 열심히 키우고 있는 중입니다. 모래톱에 가보니 제첩도 다시 돌아왔더군요. 대전환경운동연합에서 조사한 겨울철새 조사에서는 종수와 개체수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제 친구들이 늘어났다는 거죠! 그중 반가운 친구는 황오리입니다. 4대강 사업 완공 저처럼 모래톱을 좋아하는 황오리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나이든 저도 이제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명을 길러내는 일이 힘들지만 저의 본분을 다할 수 있는 지형이 만들어 졌습니다. 언제 다시 막힐지 모르는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요. 소식에 의하면 11월까지 평가를 통해서 수문개방의 여부를 결정한다고 하더군요. [caption id="attachment_192507" align="aligncenter" width="640"] 다시 흐르기 시작한 강물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오랜만에 품은 희망을 여기서 놓지 않도록 해주세요! 간절히 호소해봅니다. 녹조가 사라지고 생명들이 돌아오고 있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생명이 잉태되는 모래톱은 우리나라강의 생태에 핵심입니다. 다시 찾은 기회를 잃지 않고 싶습니다. 다시 찾은 모래톱과 친구들은 남북이산가족을 만난 듯 기쁜 일이었습니다.

수, 2018/06/27-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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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지평은 생태사회의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만들어갈 분들을 찾습니다. 

생태지평과 함께 생태사회를 향해 걸어가고 싶은 분들의 많은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 모집구분 : 경력

■ 모집분야 : 갯벌해양

■ 모집분야 : 0명

■ 고용형태 : 프로젝트 계약직 (3개월 수습 과정 포함)

 전형방법 : 1차 서류심사 - 2차 면 접 (면접 날짜는 추후 공지)

 지원자격 
 - 환경운동 현장에서 몸 담을 수 있는 열정을 지닌 사람이어야 합니다..

 - 시민에게 신뢰받는 환경운동,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운동에 관심 있는 분이어야 합니다.

※  우대사항
   1) 해양전공자
   2) 환경단체 활동 경험자
   3) 시민단체 활동 경험자

 접수
 * 기간 : 2016년 11월 8일(화)~11월 30일(수)까지
 * 접수방법 : 이메일 접수 ([email protected])

 제출서류
 * 이력서 : 표준이력서 기준
 * 자기소개서 : 자유형식
   - 필수사항 : 생태지평에서 활동하고 싶은 이유, 환경운동과 NGO에 대한 평소 생각

 근무환경
 - 근무지 :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22길 22
 - 근무시간 : 주 5일 근무(월요일~금요일, 오전 9시 30분~오후 6시 30분)
 - 급여 : 기본급 120 + @ (내규에 따름)
 - 복리후생 : 4대보험

<기타> 

 e-mail 제출시 유의사항제목: 생태지평 연구소 지원 - 본인의 이름첨부파일명: 본인이름.hwp

 지원서 제출자에게 서류접수 확인 메일을 발송합니다.

 접수확인 메일을 받지 못하신 분은 담당 (손성희 연구원 02-338-9572) 에게 연락주세요.

  

화, 2016/11/0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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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감사_이메일용.jpg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로 2017년 후원행사를 잘 마무리하였습니다.  

먼길을 달려와주신 회원, 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매년 생태지평연구소의 활동을 잊지 않고 보내주시는 후원과 격려는 

현장을 지켜나가는 버팀목이 되고, 생태지평의 활동을 확장시키는 힘이 됩니다.


더 발전된 활동과 내용으로 만나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생태지평연구소 드림

월, 2017/10/3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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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보 개방 남한강, 수달 놀이터로 돌아왔다

  경기환경운동연합과 여주환경운동연합은 30일보도자료를 통해 이포보 개방 후 남한강 생태계 모니터링 결과 수달과 흰목물떼새, 노랑부리저어새 등이 돌아왔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포보는 지난 4일 수문을 개방해서 현재 수위가 1.6m가량 낮아진 상태이며, 보 주변의 모래톱과 여울, 바위 등 4대강사업 공사 전 남한강의 모습도 드러났다. 수문이 개방된 이포보와 여주보 사이 구간 중 여러 장소에서 수달의 발자국과 배설물 등을 확인 할 수 있었고, 수달이 이동하는 모습도 확인 할 수 있었다. [caption id="attachment_195276" align="aligncenter" width="640"] 이포보와 여주보 사이 구간에서 발견된 수달의 배설물ⓒ경기환경운동연합[/caption] 조사에 참여한 한국수달보호협회 광주전남지회 하정욱 부회장은 “수달은 먹이를 잡아 바위 등에서 먹이를 먹은 후 배설을 하고 모래톱 위에 놀다가 이동한다.”고 설명하며, “이번 수달 서식지 및 이동통로 확인은 수문개방 효과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고 강조했다. [caption id="attachment_195278" align="aligncenter" width="640"] 이포보와 여주보 사이 구간 중 여러 장소에서 수달의 발자국과 배설물 등을 확인 할 수 있었고, 수달이 이동하는 모습도 확인 할 수 있었다.ⓒ경기환경운동연합[/caption] 수달은 스스로 땅을 파거나 보금자리를 마련하지 않고 물가의 나무뿌리 혹은 바위틈의 은폐된 공간을 이용하여 살고 있고, 넓은 반경 내에서 여러 보금자리를 불규칙적으로 옮겨 다닐 수 있으며 조심성이 많아 외부의 간섭에 민감하다. 이런 이유로 환경단체들은 4대강사업 당시 수달의 서식처 훼손을 우려한 바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95280" align="aligncenter" width="640"] 멸종위기 야생동물 Ⅱ급 흰목물떼새ⓒ경기환경운동연합[/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95279" align="aligncenter" width="640"] 이번에 발견한 멸종위기 야생동물 Ⅱ급, 천연기념물 제 205-2호 노랑부리저어새ⓒ경기환경운동연합[/caption] 이번에 발견한 멸종위기 야생동물 Ⅱ급, 천연기념물 제 205-2호 노랑부리저어새도 얕은 물속에서 작은 어류와 새우, 게, 수서 곤충을 먹고 살아간다. 조사에 참여한 환경운동연합 자연생태위원회 김인철 박사는 “보의 개방으로 인하여 수변에 물이 얕아서 노랑부리저어새가 먹이 활동과 휴식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남한강에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기환경운동연합 서경옥 국장은 “수막재배로 인해 이번에 개방한 수문이 곧 닫히면 남한강에 돌아왔던 수많은 생명이 다시금 서식처를 잃는다.”고 지적하며, “수문개방을 위한 시설조정을 서둘러서 남한강 여주보와 강천보를 지속적으로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한강의 생태계 모니터링은 전문가와 함께 10월 15일, 22일 양일간 이루어졌으며, 11월 예정된 수위회복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문의: 서경옥 교육국장 (010-9411-3256)
수, 2018/10/3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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