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봉이 되고 있는 SH공사, 엔터식스 뒤치닥거리까지 맡았나?
지난 3월 11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가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관련 회의에서 왼손으로 국민의례를 한 것처럼 조작된 이미지를 올린 게시글들을 ‘사회적 혼란 야기’를 이유로 삭제 의결했다. 12일에는 김정숙 여사가 일본산 마스크를 착용했다는 허위정보를 같은 심의규정을 근거로 삭제 의결했다. 그러나 이와 같이 행정기관인 방통심의위가 코로나19 비상상황을 빌미로 ‘사회적 혼란 야기’라는 위헌 소지가 높은 심의규정을 적용하여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적 표현물을 검열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행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사회질서 위반’이라는 대제목 하에 ‘사회적 혼란을 현저히 야기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심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본 심의규정은,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기준으로 판단자의 자의적 해석에 따라 표현물이 부당하게 검열될 수 있기 때문에 위헌의 소지가 높은 독소조항이며, 이를 근거로 한 심의는 최대한 지양하여야 한다. 특히 행정기관인 방통심의위가 이러한 심의규정을 적용하여 국민의 표현물을 검열하는 것은 국가의 정책 기조에 반대하거나 정부에 비판적인 표현물을 검열하는 데에 남용할 위험이 높아 더욱 위헌적인데, 이번 방통심의위의 결정은 바로 이러한 위험을 현실화한 것이다.
방통심의위는 3월 초부터 코로나19 감염병 비상상황에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정보에 강력대응하겠다고 밝혔고, 이번에 삭제 의결한 게시글들도 이 대응의 일환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감염병 비상상황에서 정보 통제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이는 국민에게 감염병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여 국민의 신체‧안전에 대한 위험을 가중시키거나, 대응 업무에 혼선을 빚게 하여 관련자들의 업무를 가중시키고 여력을 분산시키는 등 실질적인 해악을 가져오는 정보에 국한하여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이 관련 회의에서 국민의례를 왼손으로 한 것처럼 조작한 정보나 영부인이 일본산 마스크를 썼다는 허위 정보가 감염병 대응과 관련하여 국민에게 어떤 중대한 혼란이나 위험을 야기했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 방통심의위는 ‘사회질서 위반’, ‘사회적 혼란 야기’ 심의규정을 이용하여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성 정보를 심의한 것이며, 이것은 곧 이전 정부에서부터 시민사회가 일관되게 비판해왔던 행태를 이번 정부의 방통심의위도 끝내 자행한 것이다.
이번 심의 대상 정보들을 문재인 대통령이나 영부인에 대한 명예훼손성 정보로 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심의는 명예훼손 심의규정을 적용한 것도 아니고, 피해 당사자의 신고도 없었는데도, 방통심의위가 코로나19 관련 긴급안건으로 상정하여 ‘사회적 혼란 야기’ 심의규정을 적용하여 선제적, 적극적으로 심의한 것이다. 이는 결국 방통심의위가 전 정부때와 같이 대통령 심기 보호를 위해 무리한 심의를 진행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정부는 부당한 허위정보에 대해 진실한 정보를 널리 알림으로써 대응할 수 있는 막강한 자원과 권력을 가진 기관이다. 행정기관의 검열을 통한 삭제, 차단이나 형사적 강경대응보다는 팩트의 제시를 통해 허위조작정보의 실상을 알리는 것이 정보의 교정과 장기적인 국민의 정보 선택 능력 함양에 더욱 실효적인 해결책일 것이다.
방통심의위가 이제라도 ‘사회적 혼란 야기’를 이유로 한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성 정보에 대한 심의를 중단하여 불필요한 논란을 재생산하지 않기를 바란다.
2020년 3월 13일
사단법인 오픈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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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의원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가 검색 또는 이용자성향분석에 따라 기사링크를 배치하는 행위에 대해서 대가를 지급하도록 하는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였다. 입법취지는 구글, 페이스북, MS에게 ‘뉴스사용료’를 지급하도록 하여 언론사들의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인터넷이 대폭 확장시킨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의 근간이 되는 검색 등 알고리즘을 위축시켜 인터넷 생태계는 물론 언론 생태계까지 위협할 것이다.
우선 ‘뉴스사용료’라는 개념 자체가 인터넷 생태계에 반한다. 저작물의 온라인상의 위치, 즉 URL 또는 IP주소를 배열하는 것은 해당 저작물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므로 유료로 할 이유가 없다. 맛집 위치를 타인에게 알려줄 때마다 맛집에 돈을 내야 하는가? 자신의 저작물에 이용자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알려주는 것은 저작권자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므로 홈페이지 운영자는 자신의 홈페이지 주소가 무료로 널리 퍼뜨려지길 원한다. 저작물의 온라인상 위치를 타인에게 알려주는 행위를 저작물의 사용이라 칭하고 유료화한다면 페이스북 계정이나 블로그에 자신이 좋아하는 언론기사 링크를 거는 행위도 위축될 것이다. 인터넷의 문명사적 성공의 핵심은 HTTP기반의 월드와이드웹이다. 엄청난 양의 정보를 수많은 단말에 분산보관하고 각 정보가 보관된 단말위치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좋은 정보의 보관위치를 널리 알려줄 때마다 정보보관자에게 돈을 내야 한다면 월드와이드웹은 유지가 불가능하다.
물론 김영식 의원의 법안은 모든 링크걸기를 유료화하지는 않는다. (1) 검색 또는 이용자성향분석 알고리즘에 따른 추천(이하, “추천”)의 대상물 그 중에서도 (2) 언론기사에 대해서 링크하는 행위만을 유료화한다. 그러나 검색이나 추천은 인터넷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검색은 정보의 바다에서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의 링크를 끌어다주고 추천은 이용자가 필요로 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보의 링크를 끌어다 준다. ‘정보가 너무나 많아서 정보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인터넷에서 검색이나 추천이 없다면 이용자들은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낭비해야 한다. 검색이나 추천이 없다면 엄청난 인력을 동원해 육안으로 정보를 찾아낼 수 있는 자들이 유리하다. 또 정보제공자 측면에서도 무조건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양의 광고를 띄우는 기업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다. 검색과 추천은 이용자와 중소기업에게 대기업에 밀리지 않는 정보력과 홍보력을 제공하여 우리 모두가 평등하게 소통할 수 있게 해주었는데 이를 유료화하면 인터넷의 문명사적 성공의 이유인 평등성을 위축시키는 것이다.
또 모든 저작물에 대한 링크걸기는 무료인데 예외적으로 언론기사에 대해서만 링크걸기를 유료화한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예컨대 영화를 스트리밍하는 페이지의 URL들을 배열하는 것은 무료고 언론사의 기사 페이지의 URL을 배열하는 것은 유료라는 것이다. 언론사들의 저작물이 다른 저작물보다 보호가치가 높다면 그 이유는, 언론이 민주주의가 먹고 사는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의 가장 조직적인 행사방식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언론은 언론수용자들을 위해 존재한다. 언론수용자들 입장에서는 언론기사에 대한 링크걸기가 유료화된다면 그 비용이 언론수용자들에게 전가되거나 스스로 URL에 찾아가는 불편함을 겪게 된다. 결국 영화를 보려는 관객과 달리, 투표를 해야 하는 유권자가 선거후보자에 대해 알고자 언론기사 검색을 할 때 이런 비용과 불편함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면, 이 법안을 과연 민주주의를 위한 차등대우라고 정당화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바로 이런 문제들 때문에 EU가 2019년 언론진흥을 위해 통과시킨 저작권지침 제15조도 처음엔 인권단체들에 의해 ‘링크세’라고 비난받다가 결국 링크나 짧은 문구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도록 하였다. 그런데 김영식 의원 법안은 이런 예외없이 모든 ‘매개’ 행위에 적용되는 진정한 ‘링크세’이다.
김영식 의원 법안은 언론 생태계도 훼손할 것이다. 플랫폼이 언론사의 뉴스를 매개하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개별 사용료 협상을 거친 언론사들의 기사만이 검색 및 추천에 포함되는 방식만 강제되고 나머지 뉴스스탠드, 제휴검색, 일반검색 및 알고리즘추천의 방식이 금지된다면, 실제로 수천개 되는 언론사와 모두 협상이 이루어지기 보다는 결국 중견급 이상의 언론사들 중심으로 선정이 되고 선정되지 못한 군소언론사는 더욱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다.
법적으로 모든 언론사와의 사용료 협상을 의무화하더라도 거래비용 때문에 검색이나 추천서비스에서 아예 제외될 위험이 있다. 과거에는 수많은 군소매체들이 콘텐츠를 이용자나 플랫폼에 판매하지는 못해도 일반검색이나 ‘알고리즘 추천’의 결과 또는 ‘뉴스스탠드’에 포함되는 것만으로 언론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는데 이 통로가 막히게 된다.
또 한국의 온라인 뉴스 소비는 거의 국내 플랫폼의 ‘콘텐츠 제휴’ 즉 이미 사용료를 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프랑스나 호주처럼 특정 플랫폼들을 통한 일반검색이나 알고리즘추천을 통한 소비가 압도적이어서 경쟁법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 공익적 필요도 없이, 군소매체들이 일반검색이나 알고리즘 추천을 통해서 바이럴해질 권리, 대중이 군소매체들의 무명 콘텐츠를 우연히 발굴할 기회만 사라질 위험이 큰 것이다.
콘텐츠에 링크를 걸 자유는 월드와이드웹의 핵심기능이며 약자들에게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해준 표현의 자유의 조건이다. 적용 분야를 어떻게 좁히든 링크를 거는 행위를 유료화하는 것은 인터넷의 자유를 파괴하며 도리어 언론의 다양성을 파괴할 것이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뉴스링크 유료화법에 반대하며 본 법안의 폐기를 촉구한다.
2021년 5월 3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사단법인 오픈넷, 사단법인 정보인권연구소,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는 2020년 7월 29일 보건복지부장관, 질병관리본부장, 서울특별시장, 서울지방경찰청장(이하 “보건복지부장관 등”)이 지난 5월 18일 코로나 19 대응을 명목으로 이태원을 방문한 약 1만 명의 사람들의 휴대전화 기지국 접속정보를 요청하고 수집·처리한 행위(이하 “이 사건 기지국 정보처리 행위”)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통신의 비밀과 자유,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므로 위헌이라는 결정을 구하는 헌법소원을 청구했습니다. 보건복지부장관 등이 이태원 방문자들의 기지국 정보처리 행위의 법적근거라고 주장하고 있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 “제2조 제15의2호, 제76조의2 제1항 및 제2항도 헌법 심판 대상입니다.
2. 이번 헌법소원의 청구인은 지난 2020년 4월 말 친구들과 함께 이태원 인근 소재 식당을 방문하였는데, 2020년 5월 18일 서울시로부터 코로나 19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수신하였습니다. 함께 문자를 수신한 청구인과 그 친구들은 5월 2일 새벽 코로나 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클럽 또는 인근 클럽을 방문한 적이 없으며, 청구인이 방문한 식당은 클럽들과 지리적으로도 상당히 떨어진 장소였습니다.
청구인은 확진자와 접촉한 적도 없고 거리상으로도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데도 자신의 이태원 방문 정보가 무단으로 보건복지부장관 등에게 제공되어 서울시로부터 검사를 권고받은 이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청구인은 코로나 19 음성판정을 통보받기까지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고, 주변 사람들의 질문 등으로 불편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청구인이 확진자와 접촉을 했던 것인지, 확진으로 판정되면 이태원을 다녀온 후 청구인과 접촉했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닌지, 가족들과 친구들에게는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끊이지 않는 질문에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청구인은 서울시와 보건복지부에 어떤 근거로 자신의 이태원 방문사실 등 정보를 취득했는지 문의하였습니다. 그러나 해당 기관들은 청구인이 문제되는 시점에 이태원에 머물렀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염병예방법상의 감염병의심자에 해당한다며 자신들은 같은 법 제76조의2 제1항 또는 제2항에 규정되어 있는 법적절차에 따라 정보를 수집한 것이라 모호하게 답변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기지국 정보가 수집, 처리된 사람은 무려 10,905명에 달합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서울특별시는 이동통신사 3사에 대하여 “2020. 4. 24.부터 같은 해 5. 6.까지 자정에서 05시 사이에 이태원 클럽 주변의 기지국에 접속한 사람들 가운데 30분 이상 체류한 자”의 통신정보 제공을 요청하였고 해당 정보에는 이태원을 방문한 사람들의 이름과 휴대전화 그리고 주소 정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아가 보건복지부장관 등은 휴대폰을 가지고 있기만 하면 기지국으로 전송되는 정보인 “접속기록”까지도 수집, 처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3. 우선 보건복지부장관 등이 2020. 4. 24.부터 같은 해 5. 6.까지, 자정에서 05시 사이 이태원 클럽 주변의 기지국에 접속한 사람들 중 30분 이상 체류한 자 전원을 감염병의심자로 보고, 기지국 정보를 요청, 수집, 처리한 것의 법적 근거가 모호합니다. 감염병예방법,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통신비밀보호법 등에 어디에서도 기지국 정보처리행위를 구체적으로 허용하지 않습니다. 즉 이 사건 기지국 정보처리행위는 법적근거가 없는 행위로서 모든 공권력 행사에 의한 기본권의 제한은 법률로써만 가능하다는 헌법상의 원리인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배됩니다.
또한 기지국 정보처리 행위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합니다. 이 사건 기지국 정보처리 행위의 목적은 이태원에 방문한 불특정 다수를 사회적 위험으로 취급한다는 점에서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휴대전화 발신 등의 통신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전원만 켜놓고 있더라도 통신사가 자동으로 수집하는 “기지국 접속기록”까지 처리한 것은 그 자체로 과도한 정보를 수집하는 중대한 기본권 침해행위라는 점에서 감염병 전파 차단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이태원 인근에 감염병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지역에 방문한 1만여 명을 모두 감염병의심자로 간주하고 광범위하게 정보를 수집 등 처리한 것은 불공정하고 불공평한 수단으로서 그 적합성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2주간 이태원 일대를 방문한 불특정다수의 개인정보를 처리하고 개인의 기지국 접속기록 등 필요 이상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도 정면으로 반합니다. 특히 서울시는 클럽 출입자 명단 및 신용카드 내역 등을 검토하여 확진자의 주요 동선에 포함된 이태원 클럽 및 주점에 방문한 5,517명의 명단을 5월 11일 이전에 확보한 상태였습니다. 즉 기지국 정보를 취득하는 대신 확보된 명단과 익명검사의 확대 등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다른 조치의 도입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청구인을 비롯한 정보주체들이 입는 불이익에 비해 기지국 정보처리 행위로 달성되는 공익이 더 크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기지국 정보처리 행위가 감염병 전파방지에 기여했는지도 불분명하지만, 1만 905명의 사람들을 사회적 위험으로 취급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 또한 훼손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4. 한편, 이 사건의 근거로 주장되는 감염병예방법 제2조 제15의2호, 제76조의2 제1항 및 제2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 또한 명확성과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하고 있습니다. 우선 감염병의심자에 관한 감염법예방법 제2조 제15의2호는 어느 정도의 접촉의 의심이 있는 경우에 법이 정한 “접촉이 의심되는 사람”에 속하는 것인지 최소한의 범위도 설정하지 않은 채 포괄적 규정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이는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위치정보 수집이 감염병의 전파를 효율적으로 방지한 수단임이 입증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법률조항은 효율적이고 적절한 수단을 선택한 공권력 행사로 볼 수 없습니다.
또한 위치정보 수집에 대한 법원의 허가 또는 전문가 심의 등 절차를 도입하거나 다른 수단을 먼저 고려하라는 보충성 요건을 규정하는 등 통제장치 도입을 통해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다른 방법도 고려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통제장치를 두고 있지 않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하여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합니다.
더불어, 감염병예방법에서 경찰이 위치정보 취득의 매개 역할을 하고 자신의 동선에 대해 사실대로 말하지 않는 것을 감염병예방법상 범죄로 규정하고 있으면서도 영장주의가 적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게다가 감염인과 접촉하지 않은 이태원 지역 방문자까지 광범위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한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집단에 대해 동일하게 취급하여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중대하게 침해한 것으로서, 그 비례성을 상실하여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였습니다.
5. 유엔 경제적, 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등 국제인권기준은 감염병 위기 상황에도 기본적 권리의 보장을 최우선 가치로 두어야 하고, 공중보건의 위기를 이유로 한 기본적 권리의 제한이 법률에 따라 비례적으로 이루어질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 기지국 정보처리행위 및 관련 법률조항은 위 국제인권기준에도 어긋납니다. 청구인과 단체들은 헌법재판소가 국제인권기준의 원칙과 헌법에 명백히 위반되는 기지국 정보처리행위 및 감염병예방법 조항이 위헌임을 확인함으로써 코로나 19 라는 감염병의 공포 아래 희미해지는 우리 헌법의 가치를 바로 세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020년 7월 30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사단법인 오픈넷,
사단법인 정보인권연구소,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사단법인 오픈넷은 2021. 7. 2. 포털 뉴스에 대하여 아웃링크 방식의 매개만을 허용하는 내용의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병훈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10995)’에 대해 다음과 같은 내용의 반대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문의: 사단법인 오픈넷 02-581-1643, [email protected]
본 개정안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는 언론의 기사를 매개하는 경우에는 그 기사를 생산한 자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하여 매개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음. 제안배경을 고려할 때, 현재 포털이 자체적인 뉴스서비스를 통해 뉴스를 ‘제공’, ‘배열’, ‘전재(인링크)’하는 방식을 금지하고, 뉴스 콘텐츠는 검색 및 언론사 사이트로의 아웃링크 방식으로만 접할 수 있도록 ‘매개’만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해석됨.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내용을 제한하는 것은 사업자의 영업의 자유라는 헌법상 기본권을 제한하는 규제임. 또한 ‘인터넷뉴스서비스’의 제한은 뉴스(표현물)를 제공, 매개, 배열하여 사상을 전파하고자 하는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의 언론의 자유(표현의 자유)뿐만 아니라, 해당 서비스에 뉴스를 공급하는 언론사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와의 계약을 통해 다양한 뉴스 공급 방식을 선택할 자유도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적 자치의 원칙에 기한 언론사의 언론의 자유 및 영업의 자유 역시 제한하는 규제임. 나아가 인터넷뉴스서비스 이용자들이 다양한 형태의 인터넷뉴스서비스를 이용할 정당한 권리도 제한됨.
헌법상 기본권 및 법익을 제한하고자 하는 법률은 비례의 원칙에 따라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이러한 제한을 정당화할 정도로 명백하여야 함. 본 개정안의 제안이유에서는 ‘포털 등 인터넷뉴스서비스가 특정 이슈와 관련된 기사를 모아 재배열하여 일방적으로 여론을 확대·재생산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라고만 설시되어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본 개정안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방지하고자 하는 해악)이 무엇인지 명확히 드러나있지 않음. ‘인터넷뉴스서비스가 특정 이슈와 관련된 기사를 모아 배열하여 일방적으로 여론을 주도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선해하더라도, 이와 같은 해악은 막연하게 추측되고 있는 것에 불과함. 따라서 현재 이러한 해악이 존재하는지부터, 현재 포털이 운영하는 인터넷뉴스서비스(포털의 뉴스 배열, 추천, 인링크 전재 방식 등)가 이러한 해악을 불러일으킨다는 개연성, 본 개정안 내용대로 서비스를 제한하여도 이러한 해악이 해소될 것이라는 개연성을 판단하기 어려움.
따라서 본 개정안은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조차 불분명하여 헌법상 비례의 원칙(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국민의 각종 기본권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내용으로 위헌의 소지가 높음.
헌법재판소는 2020. 11. 26. 재판관 6:3의 의견으로, 포털 등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권리를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자의 요청에 따라 인터넷 게시물의 게시를 중단하는 임시조치 제도(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2)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헌법재판소 2020. 11. 26. 결정, 2016헌마275 등).
이번 헌법소원을 진행한 오픈넷은 임시조치 제도가 인터넷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현실을 도외시한 헌재의 이번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
결정요지에서 헌재의 다수의견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사인이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는 이용계약의 당사자의 지위에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정책에 따라 정보게재자의 이의제기권이나 복원권을 규정할 수 있는 점, 사인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임시조치를 하였다고 하여 그것이 곧 표현의 금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게시자는 해당 정보를 다시 게재하거나 다른 곳에 게재할 수도 있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 제한이 심대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임시조치 제도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이는 임시조치 제도가 삭제 요청이 들어온 모든 인터넷 게시물에 대해 한 번은 사실상 무조건적으로 차단하도록 법상 ‘의무화’하여 해당 표현물의 유통을 인터넷상에서 금지시키도록 하고 있어 표현의 자유를 심대하게 제한하고 있는 현실을 간과한 결론이다. 게시자가 해당 정보를 다시 게재하거나 다른 곳에 게재할 수 있다는 이유로 표현의 자유 제한이 중대하지 않다는 논지도, UN 인권이사회가 수차례 반복해서 천명한 ‘오프라인에서 보호되는 표현은 온라인에서도 보호되어야 한다(What is protected offline should be protected online)’는 국제인권기준에도 반하는 설시다.[1]
이번 헌재 결정의 3인의 반대의견에서는 이러한 위헌성이 명확히 지적되었다.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 재판관 3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은 ‘권리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거나 이해당사자 간에 다툼이 예상되는 경우’에 다른 절차적 요건 없이 임시조치를 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권리침해 주장자의 주장만 있으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임시조치에 나아갈 여건을 제공한다는 문제가 있고, 인격권과 표현의 자유가 충돌되는 영역에서는 개별적 사안마다 구체적이고 세밀한 이익형량이 필요하다는 것이 헌법적 요청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입법적으로 선재(先在)적 법익형량을 하여 개별적 사례에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이익형량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한 채 일정기간 동안 표현의 자유보다는 인격권을 우선시하고 있다. 이는 특정한 사건에 관한 논쟁이 성숙되었을 때 표현하고자 하는 표현의 ‘시의성’을 박탈하는 것으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고, 인격권과 표현의 자유의 조화로운 보장이라는 헌법적 요청을 도외시한 입법이므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은 권리침해에 대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있는 정보가 아니라 권리침해의 가능성 또는 개연성이 있는 정보가 유통되는 것을 막아 개인의 인격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인 반면, 이로 인하여 제한되는 사익은 주요한 표현매체로 자리 잡은 인터넷 공간에서 시의 적절하게 자신의 사상이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인바, 전자가 후자보다 반드시 우월하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에도 반한다.”고 하며 임시조치 제도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이라는 의견을 냈다.
임시조치로 연간 약 450,000건, 일일 평균 1,250건이 넘는 인터넷 게시글이 차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임시조치는 공적 인물이나 업체 대표에 의하여 요청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결과적으로 대체로 공인에 한정된 피해주장자의 권리보호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인터넷상 여론을 통제하여야 할 필요성이 가장 크며 이러한 활동이 가능한 인적·재정적 자원을 가진 공인이나 기업들이, 임시조치 제도가 간단한 방법으로 인터넷 글들을 지울 수 있는 제도라는 맹점을 이용하여 온라인 마케팅 업체나 지지단체를 이용하여 자신들에 대한 온라인상의 비판글들을 무차별적, 대량적으로 조치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2010. 5.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프랑크 라 뤼’의 한국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임시조치 제도가 그 추상성으로 말미암아 과도한 인터넷 게시물 규제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이를 폐지할 것을 촉구하며 정보매개자의 책임 시스템은 서비스제공자의 의무가 아닌 선택으로 규정되어야 하고, 복원권이 보장되는 선에서 정당화될 수 있다고 하였다.
국제 인권 기준의 일부인 정보매개자 책임제한 원리(intermediary liability safe harbor)에 따르면 정보매개자에게 자신이 인지하지 못한 불법게시물에 대해서 책임을 지워서는 안 된다.[2] 왜냐하면 정보매개자로 하여금 사전검열이나 일반적 감시를 할 수밖에 없게 만들고, 나아가 이 임시조치 제도와 같이 불법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삭제 요청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게시물을 삭제, 차단하도록 하는 동기를 강하게 부여함으로써 필연적으로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심대하게 침해하고 있는 인터넷 임시조치 제도의 개선은 헌법 및 국제인권법상의 요청이며, 문재인 정부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이기도 했다. 국회 및 정부가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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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UN인권이사회 결의문 (HRC res 20/8, 2012년6월; HRC res 26/13, 2014년6월)
[2] JOINT DECLARATION ON FREEDOM OF EXPRESSION AND THE INTERNET by The United Nations (UN) Special Rapporteur on Freedom of Opinion and Expression, the Organization for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 (OSCE) Representative on Freedom of the Media, the Organization of American States (OAS) Special Rapporteur on Freedom of Expression and the African Commission on Human and Peoples’ Rights (ACHPR) Special Rapporteur on Freedom of Expression and Access to Information, June 1, 2011 (“intermediaries should not be subject to extrajudicial content takedown rules which fail to provide sufficient protection for freedom of expression (which is the case with many of the ‘notice and takedown’ rules currently being applied)”); EU Electronic Commerce Directive 2000/31/EC, Article 15(1)
2020년 11월 27일
사단법인 오픈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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