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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소식] 156호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두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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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소식] 156호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두번째

익명 (미확인) | 수, 2015/10/14- 15:25


[주간소식] 156:


노동당서울시당 주간 소식


156(2015.10.14)


[위원장칼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_두번째



  ‘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은 정치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고 알려져 있는 공자의 논어 위정편에 등장하는 표현입니다. 익숙한 뜻풀이를 보자면 ‘옛 것을 익혀 새 것을 안다'라고 해서 옛 것의 소중함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공자가 살던 시대는 오히려 옛 것들이 현재를 지배하던 시대였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정확한 뜻 풀이는 ‘옛 것을 익히다’에 놓이는 것이 아니라 ‘새 것을 안다'에 놓여야 합니다.


  비슷한 말로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말을 ‘옛 것을 바탕으로 새 것을 만들어낸다'로 보고 전통이나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뜻으로 해석합니다. 하지만 연암 박지원이 실학자로 가졌던 생각과 당시 만연했던 사대주의를 고려했을 때, 이 말의 진짜 초점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점에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온고이지신이나 법고창신 모두 사실은 ‘새로운 것'을 강조하기 위한 말입니다. 전통과 역사는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의 반복이 역사의 진보라 할 수 없듯이, 기계적인 전통의 적용이 자동적으로 정통성을 부여하는 것도 아닙니다. 조선시대 왕조에도 그런 방식은 없었습니다.


  과거의 내용에 대한 자구 해석 만으로 진리를 파헤치려 했던  ‘훈고학'이 노동당 내에서도 팽배합니다. 상반기 내내 시끄러웠던 진보결집의 논거 중 하나는 31차 전국위원회에서 채택한 ‘진보정치 재건을 위한 결의문'에 포함된 4대 원칙이었습니다. 해당 결의문이 채택된 시점은 2013년이며, 당시 당 내에 설치되어있던 진보좌파정당추진위원회를 해소한 상황에서 여전히 당이 진보정치 재건에 대한 의지가 있음을 밝혔던 문서입니다.


  그런데 그 결의문은, 지금 해야 되는 결정을 마치 과거에 미리 해둔 것처럼 활용되었습니다. 문구에 대한 해석에 들어가자 ‘등' 같은 단어를 넣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를 가지고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 전국위원회 결의문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 “결정사항을 뒤집는 것이냐" 혹은 “불복하는 것이냐"는 핀잔이 뒤따랐다는 점입니다. 한 번의 결정이 새롭게 ‘창신’되거나 ‘지신’되지 않고 훈고학적인 해석 싸움으로 변질되었던 겁니다. 이러한 비상식적인 태도는 지금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공개적이고 대중적인 조직이라면 조직의 운영원칙을 규정으로 정해야 합니다. 단순히 정해진 대로 해야 한다는 제한의 취지 때문이 아닙니다. 당원들의 입장에서 이후의 일에 대한 상식적인 예상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불완전한 규정의 빈틈을 끊임없이 ‘전례'가 파고들고 있습니다. 이 전례라는 것은 일종의 무속인들에게 전해지는 전승비법과 같아서, 누가 더 과거의 사례를 잘 알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정당성이 바뀌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의 이야기'를 하자고 하면 번번히 전례에 밀리는 웃지 못할 일이 반복됩니다. 공개적인 조직의 가장 중요한 태도는 ‘현재의 조건을 조망하는 과학적 방법과 이를 합의하는 민주적 절차, 그리고 그것을 끊임없이 갱신하고자 하는 혁신의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례에 따르는 결정이 아니라 끊임없이 현재의 규칙을 갱신하는 살아있는 합의의 과정이 존중되어야 합니다.


  노동당은 창당 이후 끊임없이 변해왔습니다. 특히 조직의 물리적 조건이 되는 당원의 규모와 재정 상태가 지속적으로 변했습니다. 또한 우리를 둘러싼 정치환경 역시 끊임없이 변해 왔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조건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하고, 낡은 규정들을 고쳐야 하며, 새로운 규칙들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한 번의 결정이 영원불멸의 원칙이 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바뀔 수 있는 현재의 결정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과거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각각의 상황에서 내렸던 결정들이 참조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작은 정당으로서의 기동성을 장점으로 만들 수 있으며, 조직에 부담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습니다.


  저는 노동당의 창당이념과 강령을 제외하고는 현재를 구속할 수 있는 과거의 결정과 전례가 없다고 선언하고 싶습니다. 이 선언이 정말 노동당을 새롭게 만들 수 있는 출발점이라고 믿습니다. 임시방편과 눈가림으로는 현재 노동당이 처해있는 엄중한 상황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스스로 혁신하지 못하는 주체가 누구를 혁신의 대상으로 말할 수 있을까요? 역설적으로 이런 ‘전례주의'가 공당에 걸맞는 체계와 구조를 마련하지 못하는 ‘가설적 상태'를 유지시키고 있습니다. 다음엔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전하겠습니다. [

 

* 위원장 칼럼의 조직국장 두줄 요약

1. 과거의 경험이 사례나 전례로 남아 현재를 지배해서는 안된다.

2. 진보의 정치는 과거의 전례와 싸우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연대사업] 콜트콜텍 단식농성장 결합


(콜트콜텍 임재춘 조합원(좌), 단식중인 방종운지회장(우))


o 새누리당 김무성대표최고위원은 노조를 음해하기 위해 콜트콜텍이 강성노조 때문에 망했다는 대국민 개구라를 쳤습니다. 하지만, 콜트콜택은 법원의 판단뿐만 아니라, 여러 언론에 나와있듯이, 사장이 공장을 해외로 옮기기 위해 노동자를 부당해고 시키고 사업장을 폐쇄한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이에 콜트콜택 노조는 새누리당 김무성대표의 사과를 요구하며,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앞에서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노동당 서울시당은 매주 화요일 콜트콜택의 단식투쟁에 결합하기로 하였습니다

  그 첫번째 연대의 날이 20151020일 입니다

  당원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저녁 7시부터는 화요문화제가 진행됩니다.


  시간 : 매주 화요일 오후 1~저녁 9

  장소 :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




[교육] 서울지역 정당연설회를 위한 사전 교양학교

o 서울지역 정당연설회를 위한 사전 교양학교를 진행합니다. 정당연설회가 아니더라도, 현 정세나 대중연설, 말하기에 관심 있으신 당원은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당원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1) 현 정세, 어떻게 볼 것인가? :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연속적인 기획으로서의 노동개악

- 강사 : 김공회(당인리대안정책발전소 연구원)

(2) 어떻게 말하고, 설득할 것인가? 대중연설의 실전 노하우

- 강사 : 이용길(전 노동당 대표, 전 민주노총대전충남본부장)


시간 : 20151021일 저녁 730~930

장소 : 중앙당 회의실






[교육] 월례의무교육

성평등교육

시간 : 20151022일 저녁 730

장소 : 중앙당 회의실

강사 : 김희연






[선거] 4기 전국위원 및 당대의원 보궐선거 공고


o 보궐선거가 진행중입니다. 당의 가장 중요한 의결기구인 당대회와 전국위원회에서 당의 진로를 고민할 선출직 당직자를 뽑고 있습니다. 13석 인데요. 107일부터 20일 화요일까지 후보자 등록 기간입니다. 함께 당을 만들어갈 후보자들을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O 공고 및 선거일정 보기


[당협소식]

o 성북당협 정당연설회 - 박근혜 노동개악관련 노동당 성북당협 정당연설회가 중앙당, 서울시당과 함께 진행됩니다.

20151014일 저녁 7시 길음역 3번 출구

o 강서 운영위 : 20151017일 오전 11

o 2권역 전국위원회 안건 설명회 : 20151017일 오후 5시 양천 책마당

o 북부권(노원, 도봉, 성북, 강북) 당원 나들이 : 20151018일 오전 11시 쌍문역 3번출구




[간추린일정]


날짜

일정

10/14()

19:30 [성북]정당연설회

10/15()

15:00 [마포]상가임차인 권리상담소

15:00 [서울]상가임차인 권리상담소

10/16()

15:00 [종로중구]상가임차인 권리상담소

10/17()

11:00 [강서]운영위

17:00 [2권역]전국위원회 안건설명회(양천)

15:00 [영등포]상가임차인 권리상담소

10/18()

11:00 [북부권(노원, 도봉, 성북, 강북)] 당원 나들임

10/19()


10/20()

13:00 [서울]콜트콜텍 노동당 연대

10/21()

19:30 [서울]서울지역 정당연설회를 위한 사전 교양학교

10/22()

19:30 [서울]당원의무교육 - 성평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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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법이 32년만에 전부 개정되었습니다. 민주주의의 기반은 주민자치에서 시작되지만, 이번 개정안에서 ‘주민자치’ 조항이 삭제되어 논란과 과제를 남겼습니다. 민관협치 활성화 등 주민의 참여 통로를 확장하는 시도가 이어진 만큼 향후 사회적으로 어떤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지, 통장이나 이장처럼 우리 동네에서 주민 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마지막으로 지역 주민으로서 참여를 촉진하는 인센티브제를 운영하고 있는 사례를 모아 세 편에 걸쳐 전합니다.

[주민자치/기획①] ‘진짜’ 주민자치로 가는 길
[주민자치/기획②] 통장, 반장? 주민이 참여하는 법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과 참여의 기회가 많다는 걸 알면서도, 현실적 여건 때문에 참여하지 않거나, 우선순위에서 미룰 때가 있을텐데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지역사회 정책이나 활동에 참여하려면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야 하기에 종종 참여의 장벽이 높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주민 참여는 민주주의 확산의 주춧돌이기에 다양한 형태로 주민 참여를 촉진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주민 스스로 지역 이슈에 의견을 내고, 주도적으로 참여할수록 민관협치가 활성화될 수 있기에 주민자치를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건데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지방자치단체의 사례를 통해 내가 사는 지역에는 어떤 인센티브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첫 시작이 될 거라고 봅니다.

주민 참여할수록 포인트가 쌓인다!

평소 마트나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마다 포인트를 적립하거나 가격을 할인 받나요? 소액이라도 할인받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재미도 쏠쏠하죠.
민간 영역에서 활성화된 포인트 제도를 공공 영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미 여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주민참여 포인트제’를 통해 주민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광주시 광산구, 남양주시, 충북 음성군, 동두천시 등에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는 지난 2013년 2월부터 주민의 참여 장벽을 낮추기 위한 일종의 인센티브 일환으로 ‘포인트’를 활용한 ‘주민참여 포인트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주민참여 포인트제’는 기본 조례에 근거해 구정에 직접 참여한 주민에게 포인트를 부여하고, 누적된 포인트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인데요. 광산구에 주소를 둔 주민이나 광산구에 소재한 사업체에 근무하는 사람 혹은 기타 구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추천된 사람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구정 활동에 참여할 경우 포인트를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주민참여 기본조례 제15조(주민참여 포인트)
주민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주민제안 등 구정에 직접 참여한 주민에게 주민참여 포인트를 부여하고 누적 포인트 내역은 구 홈페이지 등에서 열람하도록 할 수 있다.
누적된 포인트는 예산의 범위 안에서 보상금 등으로 지급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활동을 할 때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을까요. 온라인으로는 광산구 홈페이지 내 활동(구민제안, 정책제안, 발명아이디어, 구정제보, 예산참여방)을 했을 때 500~3000점을 적립할 수 있고, 오프라인으로는 공청회, 세미나, 간담회, 주민 대상 공개강좌, 공모전, 설문조사, 입법예고 의견제출 등 주민참여 분야의 활동에 참여할 경우 500~3000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주민참여 활동을 통해 차곡차곡 쌓은 포인트는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이나 문화상품권으로 교체할 수 있으며, 실생활에서 자주 쓰는 종량제봉투, 음식물폐기물 납부필증으로 교환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주민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어떤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있는지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주민 참여 시 직장인 ‘공가’를 사용하자!

주민 참여에 관심 있더라도 업무상 평일에 시간을 내기란 쉽지 않죠. 주민자치회 활동이 근로기준법 제10조의 ‘공의 직무’에 해당된다는 고용노동부의 유권 해석을 받았지만, 실제로 자치 활동을 위해 공가를 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하는데요.

당진시에서는 지난 2019년 직장인의 지역사회 활동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12개 기관이 참가해 공가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향후 직장인들이 좀 더 주민 자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여전히 여러 회사들이 주민 자치 활동을 인식하는 게 주요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그렇지만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주민자치회 활동을 하는 경우 사업장에 ‘공가’ 신청이 가능한 만큼 근로자의 주민 자치 참여의 통로가 좀 더 넓어졌다는 건 반길 만한 일입니다.

주민 자치의 성공사례 구산동도서관마을

이처럼 주민자치를 통해 지역에 어떤 변화가 벌어졌을까요. 주민 주도로 이뤄진 서울시 은평구 구산동 도서관마을과 공구공유센터 사례를 소개합니다.

은평구 주민들은 지난 2006년 동네 가까이 도서관이 있다면 좋겠다는 주민들의 바람으로 서명운동을 펼쳤습니다. 은평구에서도 노후된 주택 10개 필지를 구입하며 노력했지만, 예산 문제로 작업이 연기되었고, 2011년에 공사가 재개되었습니다.

도서관이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은 좀 더 구체적인 자치활동을 통해 실현되었습니다. 바로 주민들이 2011년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사업에 응모해 종자돈을 만든 겁니다. 예산 확보뿐 아니라 도서관 마을이 만드는 사업 초기부터 시설 조성 및 운영에 이르는 등 전 단계에 지역 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주민이 참여해 구산동 골목길에는 작은 연립주택들이 도서관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노후 주택 3채를 리모델링해 기존 건물의 구조와 형태를 보전했다고 하는데요. 도서관 내부 중앙에는 1990년대 지어진 주택 외벽을 그대로 남겨 동네에 관한 이야기를 남겨 놓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마을’과 ‘공동체’라는 가치가 두드러지는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주민자치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지역문화의 산실, 은평공유센터

은평구에 또 다른 사례는 공유문화를 확산하는 은평공유센터(자세히 보기)입니다. 은평공유센터는 지난 2015년 비영리민간단체인 ‘은평e품앗이’의 활동과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제도로 설립된 물품, 지식, 재능, 공간을 공유하는 공유단체인데요.

공유경제의 가장 기본단계인 물품 공유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인 만큼 생활용품, 캠핑용품, 전동공구 등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간혹 일상에서 필요하지만, 구매하기 어렵거나 망설여지는 물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주민들이 대여하고,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또한 물품뿐 아니라 주민들의 지식과 재능을 공유하는 클래스도 꾸준히 열리고 있습니다. 예컨대 양말 공예, 가죽 공예, 목공 클래스 등 주민이 한 공간에서 만나 교류하고 배움을 이어갈 수 있는 공간인 만큼 주민 자치가 딱딱한 정책의 얼굴이 아닌 ‘지역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지방분권법에 따른 근로자의 주민자치활동 ‘공가’ 신청가능
기억의 보존과 전달…’구산동 도서관마을’

– 글: 방연주 미디어팀 연구원 [email protected]

수, 2021/02/17-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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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인구 소멸에서 ‘청년의 이탈’은 지역이 지속가능하게 존재할 수 있는 여건을 무너뜨리는 주요 원인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지역에 남고자 하는 주민들의 지역을 향한 기대와 주민 간의 연결고리를 더불어 약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인접한 지역 간의 혹은 대도시와의 건강한 비교나 경쟁보다는 경쟁에서의 뒤처짐과 소멸의 두려움이 청년의 이탈과 함께 존재를 위협받는 전국의 여러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역 인구 소멸과 청년의 지역 이탈

청년의 지역 이탈은 주민 간의 연대와 경제 구조의 허약함으로 이어지고, 건강한 경쟁의 무대이며, 성장의 발판이 되어야 할 지역이 무너지는 구조 속에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오늘의 이야기 무대인 경상북도 상주시는 바로 이러한 구조의 한복판에 서 있는 지역입니다.

상주의 전체 인구에서 청년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1년 21.9%(22,833명)에서 올해 18.2%(18,217명)로 매년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 인구 유출이 경북 평균의 2배일 정도로 청년의 이탈은 상주 인구 소멸에 매우 심각한 위협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년은 인구 문제를 가속하는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실상 인구 문제로 인한 부작용의 취약한 피해자이기도 합니다. 인구 유출로 인해 지역경제 구조가 허약해지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고, 지역에서 자립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일상에서 도움을 얻고, 또 비슷한 또래와 관계 맺을 기회를 찾는 것은 대도시에 거주하는 청년보다도 어려워질 것입니다.

상주시, 청년 현실 전환하기 위해 청년 기본조례 제정

인구 문제 그리고 이에 따른 청년의 현실을 전환하기 위해 상주시의회는 작년 ‘상주시 청년 기본조례’를 제정했습니다. 상주시청 또한 조례에 근거해 올해 희망제작소와 함께 ‘상주시 청년실태조사 연구’를 진행했고, 청년정책의 심의와 의결을 담당하는 ‘청년정책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지난 9월부터는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상주시 청년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지역의 인구 문제에서 청년이 겪는 상황을 구조적으로 이해하며, 청년을 문제로 발생하는 변화에 영향을 강하게 받는 존재이자, 영향을 미치는 존재로 바라보고, 이번 ‘상주시 청년정책 기본계획 수립 연구’를 맡게 되었습니다.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지난 10월 26일 상주시청에서 열린 프로그램은 상주 청년이 자신의 문제에 당사자가 되는 첫 단추였습니다. 30여 명의 청년과 함께한 는 청년을 위한 상주의 정책들을 알리고,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희망제작소가 만난 청년의 목소리를 전하는 시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상주를 살아가며 청년으로서 느끼는 고민과 감정을 직접 발표한 임경식 님의 이야기는 비슷한 또래끼리 모여 의미 있는 시도를 해보고 싶은 다른 참여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받았습니다.

“동네 친구들에게 청년정책을 제안하자고 말하면 ‘말해봤자 안된다’고 하고, 행정에서는 ‘신청을 안 한다’고 한다. 서로 불신 가득한 등 돌려진 상황에서 소통해야 하니 눈앞이 캄캄하다. 어릴 적 ‘정치는 몰라도 돼’라고 세뇌당했던 우리가 또 ‘상주는 뭘해도 안돼’라고 말하는 상주 청년들이 오늘은 무언가를 해보겠다고 모였다. 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슈퍼맨 같은 영웅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정책 참여로 변화될 우리의 모습을 기대한다.” – 참가자 임경식 님

상주시 청년 한자리에 모여 청년 정책 고민하다

이야기를 통한 나눔이 끝난 후, 참여자들은 본격적으로 상주의 청년정책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여자들은 에 참가 신청하며, 자신이 직접 선택한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총 6개 주제를 담은 테이블에 각각 배치되었습니다. (‘취업/일자리/노동/사회초년 지원’, ‘주거/복지/결혼/육아’, ‘농업/귀농/귀촌’, ‘문화/예술/스포츠/재충전/여가’, ‘창업/상공업/소상공인 지원’, ‘소통/관계/공동체/공익활동 지원’)

참여자들은 일상에서 느끼는 고민에서 시작해 지역에서 공론되는 다양한 주제까지 다루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약 90분 동안 진행된 테이블 대화는 주제 선정-원인 찾기-과제 발굴 순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제안되어도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면 현실적인 정책으로 발전하기 어려운 만큼, 참여자들은 5가지 질문을 통해 스스로가 제안한 정책을 보완하고,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5가지 질문 : 누구를 무엇을 위한 정책인지? 어떤 효과를 기대하는지?, 비슷한 정책이 있다면 보완할 점은?, 필요한 자원은? 반드시 고려할 점은?)

그 결과 총 6개 분야 40여 개의 상주 청년을 위한 정책이 발굴되었습니다.

마지막 순서로 이날 제안된 정책을 참여자들이 ‘중요성’, ‘시급성’을 기준으로 우선순위 투표를 진행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투표에서 활용된 온라인 참여 도구는 참여자의 스마트폰으로 현장에서 직접 투표하고, 결과를 바로 확인하는 매우 유용한 도구였습니다.

참여자들은 도구를 활용해 제안된 정책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들으면서 분야별 제안 정책의 우선순위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중요성’과 ‘시급성’을 기준으로 투표된 정책은 희망제작소에서 향후 4가지 기준으로 분류하여, ‘상주시 청년정책 기본계획’을 수립을 위한 ‘청년이 직접 발굴한 정책’으로 상주시에 제안할 예정입니다.

4시간의 를 마치고,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정책을 발굴하는 논의를 함께 하는 것이 생각보다 괜찮았다는 의견, 그리고 “이런 기회가 상주에서 또 있을까”하는 고민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지역 문제를 깊게 다루는 전문가, 청년의 삶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활동가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있지만, 무엇보다 시민의 참여를 통해 지역 과제에 도전하고, 일상의 주제를 공공의 주제로 또 공공의 주제를 일상으로 바꿔나가는 노력이 더 커지길 희망합니다.

– 글: 이규홍 대안연구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 사진: 대안연구센터

토, 2019/11/09-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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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온갖문제연구-궁금한 김에 연구>(이하 궁금한 김에 연구)의 지원을 받은 세 팀의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지난 11월 가을의 끝자락 열린 워크숍 ‘온갖연구실험실’에서 만났던 팀들을 한 달 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궁금증이 탐구로, 탐구가 연구로 이어지는 즐거운 여정을 떠난 시민연구자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요. 시민연구자 세 팀을 시리즈 인터뷰로 전합니다.

세번째로 소개할 팀은 <분홍과 노랑의 질주>팀(박재승, 장소정, 이하 분노팀)입니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깊게 고민하고, 이야기 나눌 때 단어를 소중히 고르는 팀이죠. ‘궁금한 김에 연구’에서는 페미시국 광장을 추적하며 우리는 언제 모이고 어디서 흩어지는 지를 연구하고 있어요. 분노팀에겐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어요. 인터뷰하면서 작게나마 연구에 참여하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Q. 요즘 어떠세요. 관심있는 이슈가 있나요.

재승: 페미니즘 운동이 일어났고 여전히 대중 안에서 이어지고 있어요. 기존의 운동과 비슷한 것도 많은데 다른 지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동원되고 모이는 이유, 전개되는 방식이 다르기도 하구요. 경험에서 발견한 지점을 제가 학교에서 배우는 사회 운동론 이론과 어떻게 접목시켜야 할지 고민하며 보내고 있어요.

Q. <궁금한 김에 연구>를 실제로 해보니 어때요.

재승: 대학원 들어가서 한 첫 연구가 ‘궁금한 김에 연구’네요. 신청했을 때보다 진행하는 지금이 더 좋아요. 신청했을 땐 한번 해보자는 마음만 들었는데 지금은 유의미한 연구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볍지 않은 마음이지만 그래서 더 좋은 것 같기도 해요.

Q.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 생긴 에피소드가 있나요.

재승: 어떤 시위는 가는데 어떤 시위는 가지 않는 것. 그 동기를 발견하고 나에게 닿는 시위가 무엇인지 그려보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이 지점을 소정 님과 함께 연구하고 회의하는 게 좋아요. 저는 회의를 길게 하고, 아이디어를 심층시켜 나가는 걸 좋아하는데, 다른 분들은 힘들어 해요.(웃음) 그런데 소정님은 이런 회의 방식을 좋아해요.

Q. 얼마나 회의를 진행하는데요.

재승: 저희가 7시에 만나 한 시간만 회의하자고 했는데 10시 반에 헤어지기도 하고…서로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점을 포착하고 구체화하고, 면밀하게 가져가다보니 궁금한 게 무엇인지, 진짜 물어야 하는 질문은 무엇인지 나오더라구요.

“함께 연구하는 사람과 과정을 맞춰나가고 숙성된 질문을 만든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Q. 광장에 모이고 흩어지는 배경에 관해 연구가 진행 중인데 조금이라도 알게 된 점이 있다면요.

재승: 원인 분석은 아직 진행중인데요. 페미니즘의 경우 일상 의제와 면밀하게 닿아있는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의 정체성, 일상의 정체성을 이야기할 때 참여자가 모이는 것을 보며, 페미니즘이 저변에 깔려 있는 일상 정치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조금 더 연구를 진행해야 보아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요.


시민연구자 박재승 님

Q. 인터뷰 질문을 짤 때도 세밀하게 설계해야겠네요.

재승: 사실 페미시국광장의 주최 단체 중에 지인이 있고, 저 스스로도 시위에 참여했기에 연구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런 관계망이 없다면 이 연구는 힘들었을 거에요. 우리 세대를 ‘영영 페미니스트’라고 하는데 함께 맺은 커뮤니티에서 암묵적인 믿음이 생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고 그렇기 때문에 더 촘촘한 설계와 관계에 대한 조심스런 마음이 더 필요한 것 같아요.

Q. 연구가 끝날 때 쯤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재승: 페미니즘 운동이 기존 운동과 어떤 점, 어떤 형태로 다른지 연구한 논문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 점을 알게 되는 것을 떠나서 그 점을 시도해본 것만으로도 성취감을 얻을 것 같아요. 궁금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으려 했다는 점에 큰 한 발을 뗀 거죠.

“우리가 우리의 삶을 다른 사람의 언어를 빌리지 않고 사고할 수 있게 만드는게 연구이고,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게 아닐까요?”

Q. 시민들이 왜 연구를 해야할까요.

재승: 언어를 갖게 되기 때문이요. 언어는 여성일수록, 나이가 어릴수록, 돈이 없을수록 많이 갖지 못하는 자원인 듯 해요. 내가 바라보는 세상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별로 없는 거죠. 언어를 만드는 작업이 학문연구라고 하지만, 학문에만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고 봐요.

Q. 연구란, 온갖문제연구란?

재승: 연구란 세계관의 확장. 나의 세계를 너의 세계를 또는 나와 너의 세계를 설명할 수 있는 언어가 생기는 것, 온갖문제연구는 제약 없는 250만원. 정말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연구비는 진짜 연구를 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2019 온갖문제연구-궁금한 김에 연구>는 궁금증이 탐구로, 탐구가 연구로 이어지는 모든 연구를 지원하는 희망제작소의 시민연구자 지원 프로젝트입니다. 프로젝트에 선정된 시민연구자에게 연구비 지원(최대 250만원)을 비롯해 연구가 낯선 시민에게는 열린 워크숍 ‘온갖연구실험실’을 통해 연구 방법론을 배우고 나누는 자리를 열고 있습니다. 시민연구자는 자유주제로 연구한 뒤 연구의 시작과 끝을 담아낸 연구보고서를 펴낼 예정입니다.

– 인터뷰 진행 및 정리: 손혜진 정책기획실 연구원 [email protected]
– 사진: 정책기획실

목, 2019/12/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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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16일은 세월호 6주기입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4월을 ‘추모의 달’로 선언하고 진상 규명과 추모 활동을 진행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지역사회에서는 공동체 회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열었습니다. 희망제작소가 진행한 연구사업 <안산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성과평가 연구> 내 일부를 발췌해 재가공한 인터뷰를 전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고 신호성 군의 엄마 정부자 씨는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추모부서장과 4·16재단 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별이 된 아이들을 안산에 품는 4.16생명안전공원 조성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통해 한국사회에 생명, 안전의 가치를 정립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아이를 먼저 보낸 엄마의 가슴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 위로한다는 게 참 힘들더라고요. 상처받은 마음을 유가족들과 함께 달래는 것이 큰 힘이 되었고, 그렇게 다른 엄마들과 함께 4·16공방 활동을 시작했어요. 저에게는 ‘아이를 떠나보낸 엄마’라는 수식어가 드리워졌고, 많은 이들이 같이 아파하고 안타까워했죠. 그때는 사람들 만나는 것이 부담스러워 땅만 보고 걸어 다녔어요. 처음 우리 아이들의 추억이 서려 있는 안산을 떠나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하지만 내 자식의 고향인 안산에서 아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고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남겨야 하겠다는 마음이 들면서부터 지역사회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Q. 2014년 참사 이후에는 거리에서 투쟁을 벌였죠.
당시 광화문을 중심으로 안산 밖 외부 투쟁을 다닐 땐 ‘국가란 무엇인가? 우리를 지켜주는 나라가 있는가’라는 생각만 들었어요. 그렇게 장시간 지역을 돌아보기보다는 국가를 상대로 싸움만 계속했어요. 그러던 가운데 이웃 주민을 한번 만나게 됐고, 늘 곁에 있던 그분들이 어느 순간 ‘호성 엄마는 우리와 격이 안 맞고 권력 있는 높은 분들만 만난다’, 통장 모임에 갔더니 ‘보상금 받고 집을 고치고 있더라’라는 소문이 무성하더라고요. 그땐 울면서 분노를 표했죠. 정말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어요. 지금 돌아보면 삐딱한 마음으로만 모든 걸 받아들였던 거 같아요. 아마 세월호 피로감을 강조하는 언론매체와 정치적인 발언들 때문에 잘못된 정보들이 만들어진 것인데, 주민 모두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오해했던 거 같아요.

Q. 안산에서의 첫 활동 어땠나요.
지역사회에서 세월호 참사 1주기를 계기로 15명 정도 안산지역 내 팀을 꾸렸어요. 참사와 관련해 분노에 차서만 이야기해선 안 되겠다 싶어 희망마을사업추진단 단장님, 안산시 담당 부서 팀장님을 만나서 교육을 받았는데요. 그게 교육이 잘 되질 않더라고요. 이웃을 만나면 눈물부터 나고 그래서요.

Q. 어떤 활동을 했나요.
지역사회로 가봐야겠다 싶어 고잔동에서 ‘엄마와 함께 하는 공방’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요. 엄마들이 직접 강사로 나서 수를 놓거나 가방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열었어요. 아이들의 아픔을 알리고 싶었는데 그 과정에서 주민들을 만나고 또 아이들에게 선생님 소리를 들으니까 조금씩 성취감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인가 봐’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안산 주민들과 접점을 넓히는 시도를 했습니다.
2016년 외국 사례를 통해 아이들을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는 곳에 두고 추모할 게 아니라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공원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대구시 지하철 참사 관련해 도심지 내 추모공원 설립을 두고 반대여론이 높았던 것처럼 지역주민의 동의가 필요하겠다 싶었어요. 초기엔 피케팅하고, 서명 캠페인을 벌이며 안산을 돌아다녔다면, 점차 마을 주민과 각을 세우는 방식보다 서로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 소통했어요. 주민들이 처음엔 ‘뭐야’라는 반응을 보이다가 나중에 ‘괜찮아요?’라고 물으시거든요. 천천히 가더라도 잘 가보자라는 마음이죠.

Q. 안산 화랑유원지 내 세월호 추모공원(4·16 생명안전공원)을 둘러싸고 갈등이 많았죠.
추모위원회에서 회의할 때마다 지쳤어요. 저도 모르게 말을 쏟아내기도 했는데, 서로가 상처가 되는 말들이 오고 갔죠. 추모공원을 반대하는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 가요. 제가 아이를 먼저 보내지 않았다면 반대할 수도 있겠다 싶기도 했고요. 그래서 반대하는 분들의 마음을 마꿀 정도로 용기는 아직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추모공원이 잘 건립되어 안산에 선물 같은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역사회에 서로 만나고자 하는 욕구가 높은 만큼 이 공간이 안산 시민을 지켜주는 공간이 돼야죠.

Q. 세월호 가족과 이웃이 함께 만드는 페스티벌 ‘엄마랑 함께하장’을 열었죠.
세월호 추모공원이 건립 예정인 안산 화랑유원지가 활성화되지 않았어요. 일부 주민들이 아이들 사진이 있으니 무섭다고 하시기도 하고. 그래서 주민 누구나 참여하고, 수익금을 어르신을 지원하는 축제 ‘엄마랑 함께하장’을 열었어요. 안산 주민들도 ‘세월호’로 많이 아팠으니까 굳이 ‘세월호’를 꺼내지 않았어요. 주민들이 모여 자수를 놓고, 파우치, 냄비 받침을 만들었어요. 만들기를 통해서 소통하다 보면 주민 중 일부는 추모공원에 관심을 표하는 분이 생기고요.

Q.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게 있었나요.
사회에 관심 없었던 평범한 엄마가 사회에 눈을 뜬 것 같아요. ‘세상 바깥에는 아픈 사람이 있구나, ’상처가 병이 되어 세상과 닫힌 세계에서 사는 사람이 있구나‘ 등 보는 시야가 달라졌어요. 제 인생은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다양한 시민들을 만날수록 새로운 걸 봐요. 같이 연대하는 분, 주민들이 먼저 간 우리 아이들 생일 상차림을 할 때 과일이나 조기를 사 오는데 그게 너무 좋아요.

Q. 유가족 입장에서 행정이나 시민사회에 아쉬운 점이 있나요.
세월호 관련해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나 행사가 많이 열리지만, ‘행사성’으로 열리는 경우도 잦아 메시지가 자라 전달됐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 부분이 개선되면 좋겠고요. 지역사회에 필요한 곳에 돈이 쓰일 수 있도록, 누군가 소외되지 않고, 골고루 프로그램의 취지와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특히 안산시에서도 안산 시민을 두루 살펴 적극적으로 움직여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2단계(2020-2022)를 앞두고 있습니다. 바라는 점이 있나요.
공동체 회복이 무엇인지를 공부할 때 다른 국가가 아닌 안산에 가보면 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해요. 고잔동에는 단원고가 있고, 본오동에는 시를 쓰는 아이가, 반월동에는 엄마들이 아이를 봐주는 그런 곳이거든요. 내가 희생자 엄마가 되고 싶어 된 게 아니니까 안산이 아픈 도시가 되지 않고, 우리가 똘똘 뭉쳐서 안전한 공동체, 안전한 도시로 나아가는 밑바탕이 되길 바랍니다.

피해자와 시민의 심리적 안정, 공동체 회복을 위한
안산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을 연구했습니다.

안산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대두된 유가족과 주민 간 갈등, 지역 내 유대감 상실 등 공동체 붕괴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안산시가 피해자와 시민의 심리적 안정과 공동체성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행하도록 한 사업이다.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제31조(‘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개발·시행’)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2017년부터 3년간 총 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국내 최초 공동체 치유·회복 프로그램이다.

추진 주체는 전담기관인 안산시 자치행정과 산하 ‘희망마을사업추진단’이며, 비영리단체, 공익단체, 사회복지기관, 소셜벤처, 주민자치회 등 다양한 지역 단체들이 프로그램 기획 및 실행, 참여자로서 함께했다. 핵심 방향은 ‘이해와 포용성 강화’, ‘대외적 가치 확산’, ‘미래세대 성장 지원’, ‘사회적 갈등 치유’, ‘지속 자립기반 마련’ 등 다섯 가지로, 매년 30여개의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첫해인 2017년은 ‘공동체 회복 기반 마련기’, 2018년은 ‘프로그램 확산 및 주민 소통 확대기’, 2019년을 ‘주체역량 강화 및 성과 분석기’로 각각 정리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세월호 가족의 심리적 회복과 자립을 도운 ‘4.16희망목공소’, ‘세월호 엄마 공방’, 유가족과 주민 간 접점을 확대한 ‘마을공동체 기억찾기 구술사업’, ‘이웃과 함께 밥한 끼 합시다’ 프로그램이 있다. 또 지역 내 생명·안전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생활밀착형 안전교육 활성화 프로그램’, 지역 청소년과 청년을 응원하는 ‘꿈 드림 릴레이 프로젝트’, 주민들의 참여역량을 강화한 ‘주민참여 마을재생 아카데미’ 등도 진행했다.

희망제작소는 2019년 안산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방향 수립을 위한 연구의 필요성과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운영 성과 평가 연구 용역을 진행했다. 안산시는 지난 3년의 실행 경험을 기반으로 2020년부터 3년간 2단계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재난극복 공동체 회복모델 정립’, ‘대외적 확산 및 공론화’를 핵심목표로 삼았다.

김현수 대안연구센터 연구원

수, 2020/04/0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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