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사이드바

왕송호수에 기러기 출몰. 기러기 출몰.

[0]
지역

안녕하세요. 안양군포의왕 환경운동연합 허희철 활동가입니다.

그런 날 있잖아요. 아침에 눈을 떠보니 왠지 기분이 좋고 몸도 가볍고 하루 종일 좋은 일만 있을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드는 날 있잖아요.

그런데 그런 날이 월요병이라는 신종 불치병이 전 세계를 뒤덮는 월요일이면 더 기분이 좋잖아요.

월요병을 잊기 위해 마신 술의 숙취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기분이 드는 월요일이면 금상첨화이죠.

이번 주 월요일이 저에게는 딱 그런 날이었어요. 로또를 사야하나...

월요일에 이번 달 왕송호수 모니터링을 위한 답사를 위해 왕송호수에 갔어요.

그런데 답사를 시작하자마자 같이 간 전은재 활동가가 하늘을 보며 이렇게 외쳤어요.

기러기다.”

그리고 저는 대답했죠.

기러기. 거꾸로 해도 기러기. 일요일. 토마토. 또 뭐가 있지.”











썰렁하죠. 그러라고 한 대답이에요.

. 왕송호수에 기러기가 찾아왔어요. 겨울 철새의 대명사 기러기가 찾아왔어요.

날씨가 딱 기러기 찾아오기 좋은 날씨가 되었다는 것이죠.

왕송호수로 향할 때마다 오늘은 어떤 새를 보게 되나 궁금해 하고 설레면서 왕송호수를 찾게 되는데 이번에는 기러기를 보게 되니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어요.(참 표현이 단순하네요. 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네요.)

기러기를 보며 왕송호수를 한 바퀴 돌았는데 레일바이크 공사현장을 보고 야마가 돌았어요.

실컷 가꾸어놓은 나무들을 경관을 위해 마구 잘라버리고 파헤쳐버리고 내던져버린 모습을 보고 참 세금 아깝다는 생각과 사람이 해서는 안 되는 짓이 있는데 이것이 그 중 하나라는 생각이 동시에 떠오르더군요.

레일바이크 공사로 망가져가는 왕송호수를 기록하고자 시작한 모니터링이니 담담히 목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웃통 까고 공사현장에 드러누워서 시위라도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잠시 해봤어요. 아직 용기가 안 나네요.

여하튼 왕송호수를 한 바퀴 돌면서 참 많은 새를 봤어요.

겨울이 요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을 미리 알려주려 기러기들이 우리를 찾아왔으니 우리도 답례를 해야겠죠.

새들이 더욱 편히 쉴 수 있도록 환경이 사라져가는 시대의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는 브레이크와 같은 역할을 함으로써 새들에게 그나마 괜찮은 활동가라는 인상을 남기고 싶다는 말로 이번 글을 마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댓글 달기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