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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가든파이브 상인들의 '청년희망펀드' 기부, 만들어진 미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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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가든파이브 상인들의 '청년희망펀드' 기부, 만들어진 미담이다

익명 (미확인) | 금, 2015/10/02- 15:44
[논평] 가든파이브 상인들의 '청년희망펀드' 기부, 만들어진 미담이다

지난 9월 24일 주요 언론은 가든파이브 상인 2천여명이 십시일반 모은 2천만원을 청년희망펀드에 기부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조성이 확정된 시기가 9월 16일이고 그동안 청년희망펀드의 실효성에 대해 설왕설래가 있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세간의 관심이 이해가 된다.

하지만 가든파이브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상인이 노동당서울시당에 제보한 사항을 보면 곧이 곧대로 보기엔 석연찮은 부분이 많다. 첫번째는 해당 언론보도가 어떻게 나왔냐는 점이다. 관련 언론보도에서 첨부된 사진들은 대부분 가든파이브라이프동 관리단에서 제공한 것이 아니라 우리은행에서 제공된 것이다. 아닌것이 아니라 실제 우리은행은 9월 24일 '우리은행, 가든파이브 상인들과 청년희망펀드에 동참'이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https://spot.wooribank.com/pot/Dream?withyou=BPPBC0010). 사실상 이 행사의 보도자료가 우리은행을 통해서 배포된 것이다. 

두번째 의문은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것과 같이 과연 상인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 2천만원을 만들었나라는 점이다. 노동당에 제보한 상인은 그동안 그런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단 한번도 상인들에게 청년희망펀드 기부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다는 말이다. 상인들 조차도 언론보도를 통해서 자신들의 이름으로 청년희망펀드 기부를 알았다고 어이없어 했다. 실제로 한 상인은 "가든파이브에 실제 장사하는 사람이 2천명도 되지 않는데 무슨 2천명이 돈을 모아 기부했다는 것이냐? 사기다"고 말했다. 

세번째 의문은 그렇다면 상인대표로 구성된 관리단의 대표가 무슨 권한과 재원으로 기부가 가능했는가라는 점이다. 만약 관리단 모상종 대표가 개인의 사재를 사용했다면 미담일 수 있다. 하지만 상인들의 관리비로 조성된 관리단 재정을 사용한 것이라면 사실상 배임이자 횡령이 된다. 왜냐하면 관리단의 사업은 관리단 대표자회의를 통해서 의결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제보한 상인들에 따르면, 관리단은 이제서야 절차상의 하자를 깨닫고 다음 주 화요일에 있을 관리단 대표자위원회에서 사후 승인을 받고자 한다고 한다. 참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현행 관리단 대표자위원회의 구성원 중 절반이 SH공사의 몫이라는 사실이다. 즉, 관리단 대표가 아무리 의지가 있더라도 SH공사의 승인이 없으면 어떤 사업도 승인이 될 수 없는 구조다. 

관리단 모상종 대표가 최근 지하주차장 시설관리와 관련된 비리가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무마하기 위해 언론플레이를 한 것 아니냐는 것이 상인들의 이야기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가든파이브라이프동 관리단이 사실상 대표 개인을 위한 사기구화되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자연스럽게 절반 이상의 의결권을 가지고 있는 SH공사의 책임도 피할 길이 없다.

이 만들어진 미담은 급기야 9월 29일 국무조정실 명의의 정책뉴스(http://www.korea.kr/policy/economyView.do?newsId=148801393)에 실리게 되었고, 오는 10월 5일에는 국정홍보처에서 나와 취재를 하기로 했다고 한다. 정말 기가 막힌 일이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이런 말도 안되는 관행이 그간 가든파이브를 좀먹었던 기득권구조라고 본다. 무엇보다 막강한 의결권을 바탕으로 가든파이브 운영의 공익성을 고려했어야 하는 SH공사의 방조가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분노를 느낀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이번 일이 그동안 불투명하게 운영되어 왔고, 갖은 사건사고로 빈축을 샀던 현행 가든파이브관리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우선은 10월 6일로 예정되어 있는 가든파이브라이프동 관리단의 대표자회의 결과다. 과연 SH공사가 어떤 선택을 할 지 지켜보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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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을 내세우며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미디어혁신특별위원회(이하 민주당 미디어특위)가 법·제도 개선안을 구체화시키며 7월 내 법안 통과를 추진할 것이라 예고했다. 민주당 미디어특위는 법·제도 개선안의 핵심적 내용으로 △ 가짜뉴스(허위정보)에 대한 대응으로서 언론의 허위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배제 도입 및 허위정보에 대한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의 삭제·임시조치 의무 부과, △ 포털의 뉴스 편집·추천 기능 폐지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언론의 자유와 다양성을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는 정책들로 졸속으로 강행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 

제시되고 있는 법안들은 허위정보의 문제점만을 강조하며, 이들을 민사법상의 대원칙을 넘는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으로 규정하거나, 사법기관의 판단 전에 인터넷상 정보나 기사 자체를 차단(임시차단, 기사열람차단)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한 명제에서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내는 것부터가 매우 어렵고, 그 안에 사용된 용어도 다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떠한 주장이 ‘허위’인지 ‘진실’인지에 대한 판단 역시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기사와 정보들은 ‘허위정보’로 쉽게 프레임 씌워질 수 있고, ‘악의’, ‘중과실’, ‘피해자를 해할 목적’과 같은 주관적·추상적 요건들 역시 판단자의 주관에 따라 다르게 판단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장치로 기능할 수 없다. 공인이나 기업과 같은 정치적, 경제적 권력자들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기사와 비판적 여론을 위축시키고자 고액의 배상금을 청구하는 전략적 봉쇄소송과 기사열람차단 청구 등을 남발할 것이다. 고액의 손해배상책임에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는 언론사와 인터넷뉴스서비스제공자들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기사열람차단 청구에 쉽게 응하여 다량의 기사를 차단해버리거나, 기자들은 명백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사안에 대한 보도를 자제하게 될 것이고, 공인이나 기업에 대한 자유롭고 신속한 의혹 제기의 환경과 국민의 알 권리는 크게 위축될 것이다. 한편, 사실의 존재는 이를 명백하게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당시까지 진실임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허위로 판단되었다가 시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표현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표현자를 엄하게 징벌하여 단죄하거나 정보 자체를 제거하여 공적 사안을 둘러싼 의혹의 역사를 함부로 차단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 

포털의 뉴스 배열·추천 서비스를 금지하고 뉴스 콘텐츠는 아웃링크나 이용자 구독 형태로만 제공하도록 강제하는 내용 등의 포털뉴스 서비스에 대한 규제 역시 합리적 이유없이 포털과 언론사의 언론의 자유, 영업의 자유 및 국민들이 다양한 뉴스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를 침해하고 언론 생태계의 다양성도 위협하는 규제다. 민주당 미디어특위는 포털의 기사 추천이 특정 언론에 편향되어 불공정 시비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규제들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이는 전 정권에서도 동일하게 주장되었던 것으로 막연한 추측, 주장에 불과하다.  ‘편향’이나 ‘불공정’은 개념과 판단기준 자체가 불명확하여 그 존재나 해소 여부가 증명될 수 있는 해악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이유로 국가가 사적 영역의 서비스 내용을 일방적으로 검증·금지·강제하는 규제는 합리적 이유없이 국민의 기본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써 위헌적이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포털뉴스 서비스는 다양한 언론사의, 다양한 이슈와 분야에 대한 기사를 함께 파악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로 인해 독자들은 자신의 관심사가 아닌 분야의 뉴스 혹은 상이한 관점들의 뉴스를 접함으로써 뉴스 소비의 지평을 넓힐 수 있고, 이러한 서비스에 만족하는 이용자들도 상당수다. 또한 이러한 뉴스 서비스 형식을 통해 군소언론의 기사도 노출되고 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음으로써 여론 다양성이 증진된 측면도 크다. 그러나 포털의 뉴스 배열·추천 서비스를 금지하고 뉴스 콘텐츠는 아웃링크나 이용자의 언론사 구독제 형태로만 제공해야 한다면, 포털뉴스 이용자들은 다시 자신의 관점, 관심사에 따른 ‘뉴스 편식’ 현상에 빠져 다양한 뉴스 소비는 줄어들 것이고, 뉴스 시장 역시 기존 구독자를 확보한 대형 언론사만이 살아남고 인지도가 낮은 지역언론, 전문매체 등의 군소언론은 쇠락하는 언론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가중될 것이다. 한편, 언론사가 자체적으로 뉴스 배열을 한다고 해도, 독자들이 자극적인 기사를 원하고 언론사가 트래픽에만 연연하거나 저널리즘 윤리를 중시하지 않는 이상, 언론사가 의도한 의제 중심의 기사들 혹은 트래픽을 유도하기 위한 자극적, 선정적 기사들만이 노출·소비되는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결국 포털뉴스 규제는 저질 저널리즘을 퇴출하겠다는 본래의 언론개혁의 목표와는 무관히, 일반 국민인 뉴스 이용자들이 자신이 선호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뉴스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와 편익, 그리고 언론 다양성만을 훼손하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정권을 불문하고 언론을 정권에 대한 공격자로 적대시하여 강력히 규제하고 통제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언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법은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권력자가 비판적 목소리를 억압하기 위한 도구로 남용하기 쉽기 때문에 특히 그 도입을 경계해야 하며, 언론 유통 시장에 대한 국가의 부당한 개입 역시 반민주적 결과만을 양산할 뿐이다. 언론의 정치 권력에 대한 의혹 제기 활동이 성공하여 탄생하게 된 현 정부와 여당이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의 의미를 되새기고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법안의 강행 추진을 중단할 것을 다시금 촉구한다.

2021년 7월 13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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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1/07/1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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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2021. 2. 2.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안(양향자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07508), 일명 ‘BJ퇴출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반대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보통신망법상 ‘불법정보’의 기준은 매우 광범위하고 포괄적이며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본 개정안은 한 번의 불법정보 유통이 있었다는 이유로 해당 불법행위에 대한 형사법적 처단을 넘어 특정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를 영구히 박탈하는 ‘인적 제재’를 강제하고 있다. 이는 개인의 표현의 자유, 정보접근권, 행복추구권, 직업 수행의 자유, 재산권 등의 기본권을 침해하며 사적 이용계약에 국가가 부당하게 개입하는 위헌적 법안으로서 폐기되어야 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

1. 개정안 요지

본 개정안은 인터넷개인방송에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불법정보가 유통된 경우 해당 인터넷개인방송을 매개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자신이 운영ㆍ관리하는 정보통신망을 불법정보를 유통한 자가 이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음. (안 제44조의11 신설)

2. 규제 대상 및 기준의 포괄성, 광범성으로 인해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

본 개정안에서는 규제 대상 ‘인터넷개인방송’을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1명 또는 복수의 진행자가 출연하여 제작한 영상콘텐츠를 송신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인터넷개인방송을 ‘매개’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고 있음. 그러나 대부분의 동영상 콘텐츠는 1인 이상의 사람이 출연하여 내용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진행자’ 개념을 기준으로 일반적인 동영상 콘텐츠와 ‘인터넷개인방송’을 구별하기 곤란함. 결국 모든 ‘동영상’ 형식의 표현물과 이를 매개하는 유튜브 혹은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SNS 등을 포함한 대다수의 인터넷 서비스가 규제 대상이 되어 일반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광범위하게 제한하게 됨.

개정안은 ‘제44조의7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불법정보가 유통된 경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유통자에 대해 이용해지를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음. 제안이유에서는 ‘아동·청소년의 성을 착취하는 영상이나 범죄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영상’과 같이 불법성이 중대명백한 영상만을 상정하고 있으나,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의 불법정보는 ‘음란’, ‘명예훼손’, ‘국가보안법 위반’, ‘그 밖의 범죄 목적, 교사, 방조 정보’ 등 법전문가조차 불법성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요구되는 정보가 포함됨. 이와 같은 불법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사기업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판단하여 이용자를 조치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불가능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과 다름없으며,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기준으로 규제 대상 표현물을 규정하는 것은 결국 과검열로 이어져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위헌적 결과를 가져옴.

3. 사기업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하여금 개별 정보에 대한 조치가 아닌 ‘인적’ 제재를 하도록 하는 것은 위헌적

본 개정안은 일명 ‘BJ퇴출법’이라고 칭해지고 있음. 즉, 본 법안은 ‘불법정보’에 대한 개별적 조치가 아니라, ‘불법정보를 유통한 자’가 더 이상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 즉,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를 통한 ‘인적’인 제재를 규정하고 있는 것임. 그러나 불법행위에 대한 인적 제재로 해당 행위자를 처벌하거나 더 이상의 불법행위가 자행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은 국가의 엄정한 형사 사법 시스템을 통해서 달성하여야 하는 영역임. 한 번의 불법정보 유통이 있었다는 이유로 해당 불법행위에 대한 형사법적 처단을 넘어 특정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를 영구히 박탈하는 것은 개인의 표현의 자유, 정보접근권, 행복추구권, 직업 수행의 자유, 재산권 등의 기본권을 위헌적으로 침해하는 조치임. 또한 위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불법정보’의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고 포괄적이어서 명예훼손 등과 같이 판단이 곤란한 정보도 포함되는데, 이를 이유로 함부로 사기업이 이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 사적 검열권이 자의적으로 남용되어 일반 이용자들의 권익이 침해될 우려도 있음.

정보매개자가 불법정보 유통 자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는 것 외에, 서비스 내의 정보 관리나 이용자와의 권리·의무 관계를 어떻게 설정한 것인지는 ‘자율규제’의 영역에 맡겨야 하는 것이며, 서비스 제공자가 이용자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이용계약을 해지할 의무를 공적으로 부과하는 내용의 규제는 국민의 사적 계약에 국가가 부당하게 개입하는 것으로 위헌적임.

수, 2021/02/03-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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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매개자에게 징벌적 손배 적용은 자기책임원리에 반해

사단법인 오픈넷은 언론중재법을 통해 언론의 명예훼손 행위에 한하여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려는 시도에 대해 여러 차례 반대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언론중재위원회를 제2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 만들어 기사열람차단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려는 안에 대해서도 누차 반대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여당이 내놓은 언중법 개정안은 징벌적 손해배상과 기사열람차단청구를 담고 있음은 물론 다음과 같은 이유로 더욱 포악한 반민주법으로서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첫째, “허위·조작보도”를 “허위의 사실 또는 사실로 오인하도록 조작한 정보를 언론, 인터넷뉴스서비스,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을 통해 보도하거나 매개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허위·조작보도”로 피해를 입는 경우 법원이 5배수 배상을 명할 수 있도록 정의하고 있다.  이같은 규정은 기존 징벌적 손해배상안들과 달리 명예훼손에 대한 손해배상을 증액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모든 허위·조작보도에 대해 징벌적 손배를 적용한 것으로서 단순히 손해배상의 액수를 높인 것이 아니라 이미 위헌 판정을 받아 없어진 허위사실유포죄의 역할을 하는 새로운 민사불법행위 유형을 만들어낸 것이다. 예를 들어 ‘코로나 백신이 델타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보도처럼 그 자체로 개인에 대한 명제가 아니라서 허위이든 진실이든 명예훼손과 같은 피해를 예상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그 보도에 의존하여 행동한 사람이 나중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그 외에도 명예훼손 등 정형화된 불법행위가 없었음에도 보도에 허위, 오해의 요소가 있고 그 요소와 자신의 피해 사이에 모종의 인과관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명예훼손, 사기, 문서위조 등 특정한 피해자에게 특정한 피해를 발생시키는 표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특정 표현이 허위라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하는 ‘허위사실유포죄’에 대한 국제인권적 평가는 명확하다.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도 ‘허위사실유포죄’에 대해서는 ‘공익훼손 목적’과 위법성요건으로 그 범위를 좁히더라도 위헌이라고 판정한 바 있다. 이번 개정안은 형사처벌은 아니지만 다른 불법행위들과 달리 5배수 손배를 부과한다는 면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축효과는 형사처벌처럼 강력하여 민사법적으로 허위사실유포죄를 부활시킨 것과 마찬가지이다. 

둘째, 위 징벌적 손해배상의 적용대상에 “… 정보를 인터넷뉴스서비스,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을 통해 매개하는 행위”로 포함하고 적용대상자를 “언론 등”으로 정의하여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와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까지 포함되도록 하였다. 즉 보도를 직접 하지 않고 그 보도를 매개하는 행위까지 징벌적 손배의 대상으로 삼은 것인데 이 역시 기존의 징벌적 손배안들을 초과하는 악법이다.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와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자는 그 스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자가 아니라 기사가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도록 언론사들에게 플랫폼을 제공할 뿐이다. 이들은 언론사별로 제휴/제공 여부를 결정할 뿐이지 기사별로 제공 여부를 결정하지 않기 때문에 개별 기사의 내용은 물론 그 불법성에 대해 알 수가 없다. 누군가에게든 위법행위에 대한 방조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방조자의 인지가 필요하다는 것은 민사든 형사든 당연한 자기책임원칙의 귀결이다. 그런 원칙이 없다면 렌터카로 저질러진 납치에 대해서 렌터카 회사가 방조책임을 져야할 것이고 범죄모의를 휴대폰으로 하면 이동통신사가 방조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와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자에게 불법성 여부는 물론 심지어 존재나 내용에 대해서 인지조차 없는 기사를 매개한 책임을 지라는 이번 개정안은 자기책임원칙에 반한다. 특히 비슷한 이유로 인터넷 초창기부터 미국의 DMCA 제512조와 CDA 제230조 그리고 유럽의 전자상거래지침 13-15조로 조문화되었던 정보매개자책임제한원리에 반한다. 특히 현재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와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자는 국내업체들밖에 없는데 이번 개정안은 숨막히게 긴 역차별적 갈라파고스 규제 목록에 새롭게 등재되어 우리나라의 인터넷 생태계의 발전을 계속 저하시킬 것이다. 또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와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자들은 징벌적 손배를 피하기 위해 합법적인 게시글들을 자진해서 검열하기 시작할 것이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억울한 일을 당해 승소해도 쥐꼬리만한 배상밖에 받지 못하는 우리나라 민사손해배상제도를 발전시켜야 하는 필요성에 공감하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일반적인 민법개정안을 통한 징벌적 손배 논의에 찬성한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언론사 및 정보매개자의 표현 및 표현매개행위에 대해서만 징벌적 손배를 설정하여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균형을 무너뜨리는 법이다. 과거 표현의 자유가 공직자명예훼손 형사처벌, 허위사실유포죄 등으로 심대하게 위협을 받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이런 법이 있었다면 어떤 기사들이 징벌적 손해배상의 위협 때문에 위축되고 사라져갔을지 상상해보라. 촛불의 뜻을 저버리는 언중법 개정안을 당장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2021년 7월 19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010-5109-684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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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21/07/19-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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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없는 위치추적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 청구

“감염병 대응을 명목으로 1만 명 휴대전화에 대한
기지국 접속정보 요청, 수집, 처리는 위헌입니다.”

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사단법인 오픈넷, 사단법인 정보인권연구소,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는 2020년 7월 29일 보건복지부장관, 질병관리본부장, 서울특별시장, 서울지방경찰청장(이하 “보건복지부장관 등”)이 지난 5월 18일 코로나 19 대응을 명목으로 이태원을 방문한 약 1만 명의 사람들의 휴대전화 기지국 접속정보를 요청하고 수집·처리한 행위(이하 “이 사건 기지국 정보처리 행위”)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통신의 비밀과 자유,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므로 위헌이라는 결정을 구하는 헌법소원을 청구했습니다. 보건복지부장관 등이 이태원 방문자들의 기지국 정보처리 행위의 법적근거라고 주장하고 있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 “제2조 제15의2호, 제76조의2 제1항 및 제2항도 헌법 심판 대상입니다.

2. 이번 헌법소원의 청구인은 지난 2020년 4월 말 친구들과 함께 이태원 인근 소재 식당을 방문하였는데, 2020년 5월 18일 서울시로부터 코로나 19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수신하였습니다. 함께 문자를 수신한 청구인과 그 친구들은 5월 2일 새벽 코로나 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클럽 또는 인근 클럽을 방문한 적이 없으며, 청구인이 방문한 식당은 클럽들과 지리적으로도 상당히 떨어진 장소였습니다.

청구인은 확진자와 접촉한 적도 없고 거리상으로도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데도 자신의 이태원 방문 정보가 무단으로 보건복지부장관 등에게 제공되어 서울시로부터 검사를 권고받은 이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청구인은 코로나 19 음성판정을 통보받기까지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고, 주변 사람들의 질문 등으로 불편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청구인이 확진자와 접촉을 했던 것인지, 확진으로 판정되면 이태원을 다녀온 후 청구인과 접촉했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닌지, 가족들과 친구들에게는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끊이지 않는 질문에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청구인은 서울시와 보건복지부에 어떤 근거로 자신의 이태원 방문사실 등 정보를 취득했는지 문의하였습니다. 그러나 해당 기관들은 청구인이 문제되는 시점에 이태원에 머물렀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염병예방법상의 감염병의심자에 해당한다며 자신들은 같은 법 제76조의2 제1항 또는 제2항에 규정되어 있는 법적절차에 따라 정보를 수집한 것이라 모호하게 답변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기지국 정보가 수집, 처리된 사람은 무려 10,905명에 달합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서울특별시는 이동통신사 3사에 대하여 “2020. 4. 24.부터 같은 해 5. 6.까지 자정에서 05시 사이에 이태원 클럽 주변의 기지국에 접속한 사람들 가운데 30분 이상 체류한 자”의 통신정보 제공을 요청하였고 해당 정보에는 이태원을 방문한 사람들의 이름과 휴대전화 그리고 주소 정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아가 보건복지부장관 등은 휴대폰을 가지고 있기만 하면 기지국으로 전송되는 정보인 “접속기록”까지도 수집, 처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3. 우선 보건복지부장관 등이 2020. 4. 24.부터 같은 해 5. 6.까지, 자정에서 05시 사이 이태원 클럽 주변의 기지국에 접속한 사람들 중 30분 이상 체류한 자 전원을 감염병의심자로 보고, 기지국 정보를 요청, 수집, 처리한 것의 법적 근거가 모호합니다. 감염병예방법,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통신비밀보호법 등에 어디에서도 기지국 정보처리행위를 구체적으로 허용하지 않습니다. 즉 이 사건 기지국 정보처리행위는 법적근거가 없는 행위로서 모든 공권력 행사에 의한 기본권의 제한은 법률로써만 가능하다는 헌법상의 원리인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배됩니다.

또한 기지국 정보처리 행위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합니다. 이 사건 기지국 정보처리 행위의 목적은 이태원에 방문한 불특정 다수를 사회적 위험으로 취급한다는 점에서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휴대전화 발신 등의 통신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전원만 켜놓고 있더라도 통신사가 자동으로 수집하는 “기지국 접속기록”까지 처리한 것은 그 자체로 과도한 정보를 수집하는 중대한 기본권 침해행위라는 점에서 감염병 전파 차단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이태원 인근에 감염병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지역에 방문한 1만여 명을 모두 감염병의심자로 간주하고 광범위하게 정보를 수집 등 처리한 것은 불공정하고 불공평한 수단으로서 그 적합성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2주간 이태원 일대를 방문한 불특정다수의 개인정보를 처리하고 개인의 기지국 접속기록 등 필요 이상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도 정면으로 반합니다. 특히 서울시는 클럽 출입자 명단 및 신용카드 내역 등을 검토하여 확진자의 주요 동선에 포함된 이태원 클럽 및 주점에 방문한 5,517명의 명단을 5월 11일 이전에 확보한 상태였습니다. 즉 기지국 정보를 취득하는 대신 확보된 명단과 익명검사의 확대 등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다른 조치의 도입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청구인을 비롯한 정보주체들이 입는 불이익에 비해 기지국 정보처리 행위로 달성되는 공익이 더 크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기지국 정보처리 행위가 감염병 전파방지에 기여했는지도 불분명하지만, 1만 905명의 사람들을 사회적 위험으로 취급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 또한 훼손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4. 한편, 이 사건의 근거로 주장되는 감염병예방법 제2조 제15의2호, 제76조의2 제1항 및 제2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 또한 명확성과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하고 있습니다. 우선 감염병의심자에 관한 감염법예방법 제2조 제15의2호는 어느 정도의 접촉의 의심이 있는 경우에 법이 정한 “접촉이 의심되는 사람”에 속하는 것인지 최소한의 범위도 설정하지 않은 채 포괄적 규정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이는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위치정보 수집이 감염병의 전파를 효율적으로 방지한 수단임이 입증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법률조항은 효율적이고 적절한 수단을 선택한 공권력 행사로 볼 수 없습니다.

또한 위치정보 수집에 대한 법원의 허가 또는 전문가 심의 등 절차를 도입하거나 다른 수단을 먼저 고려하라는 보충성 요건을 규정하는 등 통제장치 도입을 통해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다른 방법도 고려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통제장치를 두고 있지 않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하여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합니다.

더불어, 감염병예방법에서 경찰이 위치정보 취득의 매개 역할을 하고 자신의 동선에 대해 사실대로 말하지 않는 것을 감염병예방법상 범죄로 규정하고 있으면서도 영장주의가 적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게다가 감염인과 접촉하지 않은 이태원 지역 방문자까지 광범위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한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집단에 대해 동일하게 취급하여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중대하게 침해한 것으로서, 그 비례성을 상실하여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였습니다.

5. 유엔 경제적, 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등 국제인권기준은 감염병 위기 상황에도 기본적 권리의 보장을 최우선 가치로 두어야 하고, 공중보건의 위기를 이유로 한 기본적 권리의 제한이 법률에 따라 비례적으로 이루어질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 기지국 정보처리행위 및 관련 법률조항은 위 국제인권기준에도 어긋납니다. 청구인과 단체들은 헌법재판소가 국제인권기준의 원칙과 헌법에 명백히 위반되는 기지국 정보처리행위 및 감염병예방법 조항이 위헌임을 확인함으로써 코로나 19 라는 감염병의 공포 아래 희미해지는 우리 헌법의 가치를 바로 세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020년 7월 30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사단법인 오픈넷,
사단법인 정보인권연구소,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금, 2020/07/31-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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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2021. 7. 19.  6·25전쟁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한 자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6·25전쟁 특별법안 (정진석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11055) 및 천안함 폭침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한 자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천안함 폭침 사건 등에 관한 특별법안 (장제원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11198)에 대해 다음과 같은 내용의 반대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6·25전쟁 특별법안 (정진석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11055) 반대의견서

1. 법안 요지

6·25전쟁 특별법안(정진석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11055, 이하 ‘본 법안’)은 “6·25전쟁”을 “북한군의 불법적 기습남침에 의한 전쟁으로서 1950년 6월 25일부터 1953년 7월 27일 사이에 발생한 전투 및 북한군의 불법적 기습남침 전후에 이루어졌던 1948년 8월 15일부터 1955년 6월 30일 사이에 발생한 전투”로 정의하고(안 제2조), 6·25전쟁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안 제5조)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음.

2. 역사 왜곡 행위에 대한 처벌 등 표현 규제는 민주주의 원리에 위배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근본적 이유는 국가의 사상 통제를 벗어나 민주주의의 전제인 사상의 다원성·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함임. 헌법재판소 역시 “대저 전체주의 사회와 달리 국가의 무류성(無謬性)을 믿지 않으며, 다원성과 가치상대주의를 이념적 기초로 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 표현의 허용 여부를 국가가 재단하게 되면 언론과 사상의 자유시장이 왜곡되고, 정치적, 이데올로기적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 … 민주주의에서 어떤 표현이나 정보의 가치 유무, 해악성 유무를 국가가 1차적으로 재단하여서는 아니되고 시민사회의 자기교정기능, 사상과 의견의 경쟁메커니즘에 맡겨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음(헌법재판소 2002. 6. 27. 결정, 99헌마480 참조). 국가가 법 등으로 역사에 대한 일정한 방향의 ‘국론’이나 ‘진실’을 결정하고 이에 반하는 표현행위나 사상을 표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형사처벌하는 방식의 규제는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됨.

3. 과잉금지원칙(비례의 원칙)에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 침해

표현행위로 인하여 초래되는 해악은 추상적인 것이기 때문에 막연한 해악 발생의 가능성만으로 함부로 규제해서는 안 됨. 즉, 표현이 특정한 내용을 담고 있다거나 사회윤리 등에 반한다는 이유만으로 규제할 수는 없는 것이며(헌재 2009. 5. 28. 2006헌바109 참조), 표현으로 인하여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발생할 때에만 규제가 정당화됨. 특히, 표현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은 가장 최후의 수단으로써 형벌과 책임간의 비례원칙도 고려되어야 하며, 표현행위로 인한 해악이 일단 표출되면 처음부터 해소될 수 없거나 너무나 심대한 해악이 발생하는 경우에만 정당화됨. 헌법재판소 역시 반국가단체에 대한 찬양, 고무를 처벌하는 국가보안법 제7조에 대해 “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줄 명백한 위험이 있을 경우에만 축소적용”되는 선에서 헌법에 위반하지 않는다고 선언하였는바, 그럼에도 이 역시 여전히 위헌 논란은 지속되고 있음.

그러나 본 법안은 표현행위로 발생하는 ‘결과’나 ‘해악’을 구성요건으로 규정하지 않고, 표현행위 자체가 법률로 정의된 역사적 사실에 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형사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음.

제안이유에서는 ‘6·25 전쟁의 정의에 북한군의 불법적 기습남침에 의한 전쟁임을 명확히 하고, 6·25 전쟁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6·25전쟁 참전용사들이 흘린 피와 땀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6·25전쟁을 올바로 기억하고 참전 세대에게 자긍심을, 전후 세대에게는 호국안보의식의 고취를 도모하고자 함’을 규제 목적으로 밝히고 있으며, 본 법안 제1조(목적)에서는 ‘이 법은 6·25전쟁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하여 6·25 참전유공자의 명예를 선양하고 국민의 애국정신을 기르는 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

그러나 ‘참전 유공자의 명예 선양 및 자긍심 고취’, ‘일반 국민의 호국안보의식, 애국정신 고취’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의 정당한 규제 목적이 될 수 없음. 이를 이유로 표현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는 본 법안은 헌법상의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하는 전체주의적, 위헌적 표현 규제임.

4. 결론

위와 같이 본 법안은 헌법상 원칙들에 위배하여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안으로써 철회되어야 함.

천안함 폭침 사건 등에 관한 특별법안 (장제원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11198) 

반대의견서 

1. 법안 요지

천안함 폭침 사건 등에 관한 특별법안 (장제원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11198, 이하 ‘본 법안’)은 “천안함 폭침” 사건을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서 경계 임무수행 중이던 해군 소속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 어뢰에 의한 공격으로 침몰함에 따라 천안함에 승조한 104명의 장병들이 사망하거나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은 사건”으로 정의하고(안제2조), 천안함 폭침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한 자에 대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안제5조)을 담고 있음.

2. 역사적 사실에 대한 표현 규제는 민주주의 원리에 위배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근본적 이유는 국가의 사상 통제를 벗어나 민주주의의 전제인 사상의 다원성·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함임. 헌법재판소 역시 “대저 전체주의 사회와 달리 국가의 무류성(無謬性)을 믿지 않으며, 다원성과 가치상대주의를 이념적 기초로 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 표현의 허용 여부를 국가가 재단하게 되면 언론과 사상의 자유시장이 왜곡되고, 정치적, 이데올로기적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 … 민주주의에서 어떤 표현이나 정보의 가치 유무, 해악성 유무를 국가가 1차적으로 재단하여서는 아니되고 시민사회의 자기교정기능, 사상과 의견의 경쟁메커니즘에 맡겨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음(헌법재판소 2002. 6. 27. 결정, 99헌마480 참조). 국가가 역사적 사실에 대해 일정한 방향의 ‘국론’이나 ‘진실’을 결정하고 이에 반하는 표현행위나 사상을 표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형사처벌하는 방식의 규제는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됨.

3. 과잉금지원칙(비례의 원칙)에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 침해

표현행위로 인하여 초래되는 해악은 추상적인 것이기 때문에 막연한 해악 발생의 가능성만으로 함부로 규제해서는 안 됨. 즉, 표현이 특정한 내용을 담고 있다거나 사회윤리 등에 반한다는 이유만으로 규제할 수는 없는 것이며(헌재 2009. 5. 28. 2006헌바109 참조), 표현으로 인하여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발생할 때에만 규제가 정당화됨. 특히, 표현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은 가장 최후의 수단으로써 형벌과 책임간의 비례원칙도 고려되어야 하며, 표현행위로 인한 해악이 일단 표출되면 처음부터 해소될 수 없거나 너무나 심대한 해악이 발생하는 경우에만 정당화됨. 헌법재판소 역시 반국가단체에 대한 찬양, 고무를 처벌하는 국가보안법 제7조에 대해 “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줄 명백한 위험이 있을 경우에만 축소적용”되는 선에서 헌법에 위반하지 않는다고 선언하였는바, 그럼에도 이 역시 여전히 위헌 논란은 지속되고 있음.

그러나 본 법안은 표현행위로 발생하는 ‘결과’나 ‘해악’을 구성요건으로 규정하지 않고, 표현행위가 법률로 정의된 역사적 사실에 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음.

제안이유에서는 “국가가 보호하여야 마땅한 천안함 희생자 유족과 생존 장병들이 수년간 유언비어로 트라우마를 겪고 일상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보호 방안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음.”이라고 명시되어 있어, 본 법안은 ‘천안함 사건 관련자들의 인격권 보호’를 입법목적으로 한다고 볼 수 있음. 그러나 ‘천안함 사건’이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 어뢰에 의한 공격으로 침몰한 사건’임을 부정하거나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제시하는 모든 표현이 곧바로 천안함 사건 관련자들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거나 기타 인격권 침해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음. 또한 사건 관련자들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사실을 적시하는 표현에 대하여는 현행 명예훼손·모욕 법제로도 충분히 규제가 가능함. 그러나 본 법안에 의하면 사건 관련자에 대한 평가와 무관한 객관적인 사건, 사실관계에 대한 모든 표현이 사건 관련자들의 인격권 보호를 이유로 부당하게 제한되고 형사처벌 대상까지 될 수 있는바, 이는 헌법상의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는 위헌적 조항이라 할 것임.

4. 결론

위와 같이 본 법안은 헌법상 원칙들에 위배하여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안으로써 철회되어야 함.


화, 2021/07/2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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