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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열매 (오미자, 대팻집나무의 빨간 열매, 노린재나무의 보라색 열매, 좀작살나무의 열매, 큰꽃으아리의 씨앗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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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열매 (오미자, 대팻집나무의 빨간 열매, 노린재나무의 보라색 열매, 좀작살나무의 열매, 큰꽃으아리의 씨앗 등

익명 (미확인) | 수, 2015/09/23- 15:05

하늘은 높고 파랗습니다. 올해의 가을이 이제 시작했나 봅니다. 우린 절기가 바뀌는 이 시기를 환절기라고 말하며, 생명들도 가장 큰 변화가 생기는 시간입니다. 여름의 강한 열정과 에너지를 받은 생명들은 이 에너지를 잘 모여 결실을 맺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가을은 어머니의 계절이라고 하는 것이겠죠.

 

숲에는 이제 큰 변화를 하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특히 열매를 맺은 식물들은 이제 봄부터 키워온 자신의 자식들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모두 한 번에 열매를 맺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각의 식물들을 한 해 동안 바라보면 모두 다 다릅니다. 봄에 꽃을 피워 일찍 열매를 보내기도 하고, 초여름에 꽃을 피워 열매를 맺힌 후 여름 내 매달고 천천히 키워내는 식물들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봄에 꽃을 화려하게 피었던 식물들은 여름에 열매를 보냅니다. 벚나무, 앵두나무, 살구나무 등 입에 침이 고이는 열매들이 대부분입니다. 그에 비해 시기가 조금 늦게 꽃을 피우는 사과나무, 배나무, 산딸나무 등은 가을이 들어오는 시기에 열매가 다 익어갑니다. 비슷한 시기에도 수수하게 꽃을 피우는 참나무, 호두나무, 감나무 들은 가을이 깊어져야 열매가 완연하게 익어갑니다.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시기를 달리하는 것은 꽃을 수분해주는 매개체들의 경쟁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열매가 익고 나면 이제 멀리 보내야 합니다. 열매에 들어있는 씨앗을 멀리 보내는 것은 식물들의 오래된 고민입니다. 고민을 쉽게 해결해 자식들을 본인 품에서 끌어안고 군락으로 이루는 식물도 있지만 대부분 멀리 자신의 자식들 보내야 합니다.

가을바람이 높게 불어오기 시작하면 날개가 달린 씨앗을 날리기 시작합니다. 단풍나무, 느릅나무, 피나무, 박주가리, 민들레 등 바람에 실어 보내는 식물들입니다. 바람을 따라 몇백 미터를 날아가기도 하고 가까이 떨어져 있으면 바람을 따라 뒹굴어 정착지까지 보내게 됩니다. 대부분의 이런 열매들은 바람에 날아갈 수 있는 형태에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또한 열매 개수 역시 많은 편입니다. 그것은 씨앗이 정확하게 자리잡기 위한 확률이 적기 때문입니다. 바람에 날리는 이런 식물을 낭만파 라고 이름을 지어주곤 합니다. 이런 확률을 높이기 위해 확실한 방법을 사용하는 식물들이 있습니다. 바로 동물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사과, 배, 대추, 감 등 열매를 먹는 동물을 통해 멀리 떠나보내는 것입니다. 감이나 대추는 새들이 열매를 먹으면서 씨앗을 같이 먹게 하는 방법입니다. 씨앗을 함께 먹은 동물들은 이동하여 배설을 하게 되는데 다른 영양분과 함께 씨앗이 배설되어 발아가 이루어지는 똑똑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열매로 동물을 유혹할 수 있도록 당분이나 영양분으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열매의 개수는 적은 편입니다. 보통 이런 식물을 희생파라고 합니다.

이와 다르게 동물을 이용하는 방법이 다른 도토리, 밤, 호두 열매가 있습니다. 이는 특정한 동물들에 맞춰서 열매를 이동시킵니다. 바로 다람쥐, 청서, 어치 등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딱딱한 껍질과 녹말이 가득한 열매여서 보관이 편리하며 장기간 저장이 가능합니다. 먹이를 저장해 겨울을 나는 동물들에게 가장 인기인 이 열매들은 동물들의 건망증을 활용합니다. 먹이를 들고 동물들이 여러 곳의 저장창고에 넣어놓은 후 잊어버리면 봄에 발아하는 완벽한 방법입니다. 이런 식물을 지능파라고 합니다. 이외에 계곡 근처에 물을 타고 이동하는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열매가 익으면 언젠가는 멀리 보내야 합니다. 이것은 생명의 이별이라고 합니다. 특히 풀들은 겨울이 되면 땅 위에 올려놓은 자신의 몸은 모두 죽게 됩니다. 그래서 온 힘을 다해 자신의 생명을 퍼트리고자 더 애쓰는 것입니다. 가을과 이별은 참 어울립니다. 완연하게 생명의 목적을 이룬 이별이라 풍성한 이별일 것입니다. 떠나는 생명도 떠나보내는 생명도 모두 새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을바람이 차가워져가면서 더 생명들이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2015년 09월 13일 (일) 20:26:39 지면보기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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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 가고 없는 날들을 잡으려 잡으려 / 빈 손짓에 슬퍼지면 / 차라리 보내야지 돌아서야지 / 그렇게 세월은 가는 거야.’ 이렇게 가슴을 저리게 다가오는 노랫말들이 거리에 툭툭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게 되는 가을의 날입니다. 거리에 나무들을 바라보며 노래가 들리면 나무의 심정을 듣는 듯합니다.

청주의 대표적인 가로수의 플라타너스는 수피가 벗겨지는 모습이 버짐이 피는 것 같다 해서 그리고 서양에서 들어왔다고 양버즘나무라 부릅니다. 발에 툭툭 밟히는 양버즘나무의 낙엽들을 바라보면 봄의 초록색, 여름의 녹색, 가을의 노란색, 겨울의 갈색으로 사계절의 색을 한 잎에 다 잡아 두었습니다. 한 잎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한 해가 지나갑니다. 양버즘나무를 밟다 보면 쿰쿰한 향이 돕니다. 식물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향을 갖고 있습니다. 그 향은 다른 식물들과의 삶에 영향을 끼치기도 하며 곤충 및 다양한 생명들과의 방어 및 교감을 위해 사용합니다.

무심천 가을의 안개는 알싸하고 겁겁한 향이 납니다. 안개가 지나는 들녘으로 가면 낮은 향들이 코를 자극합니다. 들깨를 베고 말리고 터는 향입니다. 이 향기가 나면 몸이 반응을 하는데 깻잎에는 들어있는 페릴케톤(perill keton)의 향입니다. 이 향은 천연 방부제로 깻잎의 파이톨 성분과 함께 항암효과를 주는데 모두 정유성분이나 알코올의 성분으로 식물의 몸에 녹아있는 것입니다. 향기가 나는 물질이라 방향물질이라 부르며 넓게 생각하면 우리에게 친근한 허브도 피톤치드도 같은 내용입니다.

가을비가 소리 없이 날리고 깻대를 태우는 향이 돌면 걸음을 자꾸 멈추게 됩니다. 식물들마다 태우면 각각 다른 향들이 나는데 그 역시 식물이 갖고 있는 다양한 정유성분들이 불에 타면서 발산하기 때문입니다. 잘 마른 나무를 태우면 향이 적은 이유도 이런 성분들이 말라가며 다 날아갔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무와 다르게 향나무는 이런 정유성분들이 줄기 가운데 남겨 놓는데 나무의 겉보다 줄기 가운데 향이 더 강하게 발산합니다.

단풍이 들고나면 솜사탕 향이 생각납니다. 바로 계수나무 때문입니다. 계수나무는 중국 남부 지역의 나무로 우리나라에는 공원이나 수목원에 심어 가꾸는 나무입니다. 다른 나무와 달리 꽃이 아닌 잎에서 달콤한 향이 나는데 단풍이 짙게 드는 바로 이 시기에 그 향이 더 그윽해집니다. 계수나무 잎에는 잎 속에 들어있는 탄수화물의 일종인 엿당(maltose)의 성분이 있는데 가을이면 이 성분이 더 강해져 공기 중의 휘발되는 양도 많아집니다. 캐러멜 혹은 솜사탕 향이라고 하는데 원래는 잎이 나는 봄부터 여름에도 향이 나긴 합니다. 계수나무는 동요에 나오는 계수나무와는 상관없이 처음 나무를 들여왔을 때 이름을 붙여서 계수나무가 되었습니다. 실제 그리스 신화와 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달의 계수나무는 없는 나무입니다. 다만 중국의 전설에 항아가 불사의 약을 갖고 달로 가는데 계피나무를 뜻하기도 합니다. 껍질인 계피가 중국에서는 신선의 약재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껍질을 다지기 위해 방아를 찧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어쩌면 가을은 황홀하고 아름답지만 슬픔이 쌓여가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온몸의 감각으로 가을을 느끼는 것은 생명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 느낌들이 쌓여가 우린 생명의 지혜들을 가질 수 있습니다. ‘지혜가 늘수록 슬픔도 느나니 지식을 더하는 자는 슬픔 역시 늘리는 것이리라’라는 글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가을이 더 슬프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지극히 당연한 생명의 감정이겠죠.

화, 2015/11/2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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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으로 맘고생을 하다가 이젠 비에 맘고생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래도 없어서 힘든 것보다 넘쳐서 힘든 것이 마음이 편한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무심천도 몇 번의 하상도로의 범람이 있었습니다. 장마 때 하천에 흐르는 많은 물은 생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곤 합니다.

첫 번째로 무심천에 겨울과 봄에 쌓였던 많은 퇴적물들이 하류로 모두 이동하여 수질이 좋아지게 됩니다.
쉽게 이해하면 하천을 깨끗하게 물청소를 한 것과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두 번째로 모래와 자갈의 이동이 생기게 됩니다. 모래톱이 자연적으로 형성되기도 하고 모래와 펄이 쓸려간 곳은 자갈 여울로 바뀌게 됩니다.
하천의 자연적인 퇴적층 변화는 다양한 수서동물의 건강한 서식지로 탈바꿈됩니다.
세 번째로 하천 주변의 식생의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유실된 지형도 범람해서 만들어진 습지에도 또 새로 퇴적된 모래톱에도 다양한 식물들이 자리 잡고 살아가게 됩니다.

거침없이 흘러가는 무심천을 바라보면서 저 빠른 물속에서 물고기를 어떻게 보낼지 궁금해집니다.
물고기들은 각각의 방법으로 이 어려운 환경을 피해 살아갑니다.
대부분이 유속이 느린 곳이나 수초 사이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도 맘을 놓을 순 없는 일입니다.
피라미 치어 같은 경우는 몇십 km 떠내려가 그 하천에서 다시 자리를 잡고 살아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신체 변화해 진화적인 방법으로 물살을 이겨내는 물고기도 있습니다. 바로 망둑어 종류입니다.

우리와 친숙한 망둑어는 보통 망둥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속담에도 자주 등장하는데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 ‘바보도 낚는 망둑어’로 자주 사용됩니다. 하지만 망둑어를 그리 좋게 평가하진 않는 것 같아 보입니다.
망둑어의 어원은 망동어(望瞳魚)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그냥 불리던 이름을 한자로 옮겨 붙였을 수도 있습니다.
정약전 선생의 자산어보에 망둑어가 등장합니다. 망둑어는 무조어(無祖魚)로 설명되는데 ‘제 살을 뜯어먹어 조상도 못 알아본다.’라고 전해집니다.
실제 망둑어는 그리 나쁜 평을 들어야 할 물고기는 아닌데 그 생김새 때문에 이런 오해가 생겼나 봅니다.
예나 지금이나 예쁜 것이 대접받나 봅니다.

무심천에도 망둑어가 살고 있습니다. 2016년 조사에 채집된 망둑어로는 민물검정망둑과 밀어, 갈문망둑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민물에도 망둑어 종류가 여럿 살고 있는데 날망둑, 꾹저구, 갈문망둑, 밀어, 민물두줄망둑, 검정망둑, 민물검정망둑 등이 하천, 강, 저수지, 기수역 등에 서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민물검정망둑은 우리나라 하천 어디에도 만날 수 있고 일본에도 살아가는 물고기입니다.

이제 민물검정망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유속이 빨라지면 민물검정망둑은 돌에 몸을 붙여서 자리를 잡습니다. 배에 있는 가슴지느러미가 유리에 붙이는 빨판 식으로 변화되어 진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물고기들도 지느러미가 자신의 용도에 맞게 바꿔 진화하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물고기 몸속에 있는 부레의 기능이 크게 작용합니다.
부레는 물고기들이 물속에서 헤엄을 치지 않아도 떠있을 수 있는 역할을 하는데 그런 다양한 기능으로 지느러미를 진화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민물검정망둑은 몸의 색을 변화하기도 하는데 짙은 암갈색에서 밝은 색으로 주변의 색과 비슷하게 바꿔 자신을 보호하기도 합니다.
민물검정망둑은 생태적으로 특이한 생활을 하는데 5월부터 7월까지 산란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수컷은 구애 행동으로 머리를 흔들며 소리를 내고 암컷은 밝은 갈색으로 몸의 색이 밝아집니다.
또 돌 틈에 산란실을 만들어 알을 조밀하게 붙이는데 수컷은 이 알들이 부화할 때까지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산란실을 지킵니다.
이렇게 부성애가 강한 물고기들이 대표적으로 몇 종이 있는데 소설에 등장해서 눈물을 흘리게 한 가시고기와 자신의 알 말고도 탁란 된 돌고기 알까지 지켜주는 꺽지가 있습니다.
특히 민물검정망둑은 현대 남성들이 특히 갖아야 결혼할 수 있는 산란실, 부성애 모두 갖고 있는 능력자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그 형태와 모습을 보고 평가를 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자주 본 익숙한 형태를 선호하게 되곤 합니다.
하지만 망둑어처럼 특이하고 개성 있는 존재가 생태적인 다양성을 이루어가는 주축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 주위에도 개성 있는 사람들이 있어 즐거운 에너지를 받고 있지 않나요?

수, 2018/04/1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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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치 성체>


<누치 치어>

무심천 벚꽃이 찾아왔습니다. 꽃비가 무심히 떨어지는 모습이 꼭 무심히 흐르는 무심천과 닮아 있습니다.
꽃의 끝은 생명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벚꽃이 지고 나면 무심천의 다른 생명들도 본격적으로 삶이 시작됩니다.
물속 역시 4월부터는 새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혼인식이 이루어지기 시작합니다.

무심천에 많은 물고기 중에 대형종이 있습니다.
40센티 이상 몸길이가 되어야 큰 물고기라는 명함을 내밀 수 있습니다.
무심천에 서식하는 잉어, 누치, 강준치, 메기, 대농갱이, 쏘가리, 드렁허리 들이 40센티 이상 자라는 물고기입니다.
그중에 우리가 흔하게 무심천에서 보는 물고기는 바로 누치입니다.

누치는 보통 눈치라는 이름으로 가장 많이 불리는 물고기로 크기가 50센티 이상 자라는 물고기입니다.
몸은 길고 옆으로 납작하고 주둥이가 튀어나왔습니다.
어릴 때는 몸에 검은 점이 있는데 자라면 잉어처럼 매끄럽게 없어집니다.
눈이 상당히 큰 편인데 머리 높이에 절반 정도를 차지합니다.
누치가 어릴 때는 참마자 혹은 어름치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특히 참마자와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눈치라는 이름은 눈이 커서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추측하는데 또한 겁이 많아 몸이 재빠르게 도망가기 때문에 눈치가 빨라 붙여진 이름이라는 속설로 남아 있습니다. 누치는 옛 기록에는 눌어(訥漁)로 표기되어 있는데 눌(訥)은 ‘말을 더듬다.’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말을 더듬는 것과 눈이 큰 누치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그래도 가장 신뢰성 있는 해석은 다음과 같습니다.
누치의 주둥이는 길게 튀어나와 있는데 위턱에 비해 아래턱이 작아 입이 아래로 향해 있습니다.
누치를 잡아 보면 입을 굼적굼적 거리며 아래로 향하는데 그 모습이 답답해 보여 말을 더듬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눌어(訥漁)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누치는 모래나 자갈이 깔려 있는 바닥 층에서 생활을 하는데 돌에 붙은 미생물을 먹거나 곤충, 실지렁이, 갑각류 등을 먹고 살아갑니다.
식생활이 그러다 보니 입이 앞으로 향하는 것보다 아래로 향해야 먹이를 쉽게 먹고 살아갈 수 있는 구조를 갖게 된 것입니다.
생명의 이름은 사람들이 짓기 때문에 사람 관점으로 눌어(訥漁)라는 이름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만약 다른 생명들이 사람을 관찰하고 나서 이름을 지었다면 어떤 이름을 붙여줬을까요?

누치는 4월 말부터 6월 초까지 번식기입니다.
그중 24절기 하나인 곡우(穀雨) 시기에 가장 절정에 이루는데 누치 암수가 떼를 지어 얕은 여울로 올라가 서로 자갈 틈에 알을 낳기 시작합니다.
보통 암컷 한 마리에 여러 마리의 수컷이 쫓아가면서 뒤섞이는 모습인데 5월에 무심천 다리 위에서 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알을 낳으면 피라미, 끄리 등이 달려들어 알을 집어삼키는데 여러 물고기들이 떼로 모여 한바탕 소란이 이러나니 옛 어른들은 이런 행동을 ‘누치가리’라고 이름을 붙여 불렀습니다.

누치의 옛 기록은 서유구 선생의(1764~1845) 『난호어목지』나『전어지』에 눌어로 소개되어 “살에 가시가 많고 곡우를 전후로 해서 수컷이 주둥이로 돌에 붙은 물때를 떼어 내면 암컷이 그 뒤를 따르며 물때를 삼키면서 새끼를 친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시기와 특성을 보면 바로 ‘누치가리’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해 놓은 것입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봄에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 합니다.
봄처럼 따듯한 시기가 왔으면 하는 바람인데 누치 같은 후보자는 어떨까요?
첫 번째로 누치는 어눌한 눌어(訥漁)입니다. 잉어처럼 화려한 스펙을 갖고 있지 않고 쏘가리처럼 화려하지 못한 어눌한 물고기입니다.
하지만 『강의목눌(剛毅木訥)이라는 고사성어를 빌려 ‘의지가 굳고 용기가 있으며 꾸밈이 없고 말수가 적은 사람’이 진실을 말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눈치입니다. 눈이 큰 누치는 눈치가 빠르고 겁이 많은데 주변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바로 민심을 읽어 살길을 열어가는 지혜가 있습니다.
셋째로 떼를 지어 다니는 습성입니다. 누치는 자기 영역을 고집하지 않으며 자신과 다른 생명을 배척하지 않습니다.
의견이 달라도 함께 품어갈 수 있는 덕목을 지녔습니다.
어떤가요? 괜찮은 후보 같지 않습니까?

봄입니다.
봄은 생명의 시작이자 희망입니다.
아름다운 봄날에 투표장에서 뵙겠습니다.

원문 중부매일 http://www.jb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91122

월, 2017/04/1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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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귀>

앉은부채

<앉은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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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바람꽃>

 

 

 

생명의 보금자리

 

매섭던 꽃샘추위가 얼마 안 남은 겨울새들과 함께 떠나가면 이제 완연한 봄입니다. 3월에 들어오면서 온도가 초여름 날씨에 가깝게 오르곤 합니다. 이제 봄비가 스치고 갔으니 숲에는 생명들이 들썩들썩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봄이 오면 일찍 시작하는 풀꽃들이 있습니다. 매서운 추위와 눈을 뚫고 나와 꽃을 피우는 앉은부채와 너도바람꽃입니다. 앉은부채는 앉은부처라는 이름과 함께 불리곤 합니다. 아마도 앉은부처라는 이름에서 앉은부채로 변한 것 같지만 모두 이 풀의 형태를 보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산양의 뿔처럼 생긴 잎이 눈을 뚫고 나와 뾰족 솟아오르고 좀 더 지나면 이 잎이 점점 벌어져서 동그란 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동그란 꽃이 불상의 머리와 참 닮아있습니다. 그래서 망토를 쓴 부처와 닮았다고 해서 앉은부처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부채라는 이름은 꽃이 지고 여름이 오면 넓고 큰 잎만 보입니다. 다른 풀들에 비해 잎이 얼마나 큰지 부채만 합니다. 그래서 부채라는 이름을 받게 되었을 것입니다.

앉은부채는 습하고 나무 그늘이 잘 조성되어 있는 곳을 좋아합니다. 멀리 이동을 못하기에 대부분 그곳에 대부분 군락을 지으며 살아갑니다. 청주에서 미원으로 가는 낭성 중간에 이 앉은부채의 군락지들이 몇 곳 있습니다. 숲에서 자주 볼 수 없는 풀이기에 서식지에 대한 표지판도 설치해 두었습니다.

올 봄에 이 서식지 중 한 곳을 다녀왔는데 작년에 주변의 낙엽송을 벌목했나 봅니다. 솟아야 할 꽃들이 어디에도 없고 그 큰 군락지에 한 두 송이만 남고 다 사라져 버렸습니다. 나무가 없어지면서 그늘이 사라지고 벌판을 좋아하는 미국자리공이 그 자리를 다 차지해 버렸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러한 변화에 모두 사라지는 것이 바로 풀들의 처참한 운명이기도 합니다.

앉은부채 외에도 봄에 일찍 꽃을 피우는 너도바람꽃이 있습니다. 무주의 구천동 계곡, 월악산의 일부 지대, 소백산의 일부 계곡 등에 피우는 아주 작은 바람꽃입니다. 덕유산에 너도바람꽃이 피었다는 기사가 실릴 정도로 이른 봄에 사랑을 받은 꽃이기도 합니다.

너도바람꽃은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 작은 잎을 틔우고 밥알 같은 작은 꽃봉오리를 세웁니다. 그리고 숲 바닥에 오십 원 동전만 한 꽃을 대규모로 피우기 시작합니다. 꽃은 보통 삼일에서 일주일 정도 피우고 곤충에 의해 수분이 되면 사라집니다. 꽃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눈 속에 핀 너도바람꽃 사진을 무척 좋아하고 자랑하곤 합니다. 이름에 너도-,나도-라는 이름이 붙는데 이 이름에는 참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너도-’는 비슷한 식물들이 너도 우리와 같은 식물이다.라는 것으로 주위에서 인정한 것이고, ‘나도-’는 본인 스스로가 너희들과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고 ‘너도-’, ‘나도-’라는 것은 그 본래 식물과 많이 닮은 식물들에게 붙여진 이름입니다. 비슷한 것이 바람꽃들은 미나리아재비과 인데 여기서 아재비 역시 미나리와 닮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너도바람꽃은 속리산국립공원 몇 곳의 계곡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시기가 일찍 시작해서 나무를 간벌하는 시기와 겹치곤 하는데 안타깝게도 일부 서식지는 간벌 도중 파헤쳐 지거나 밟혀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나마 손이 닿지 않은 곳에 군락지에는 올봄에도 활짝 꽃들을 피웠습니다.

벌목과 간벌도 숲의 장기적인 것을 생각하면 일부는 필요한 활동입니다. 특히 간벌은 숲의 나무들을 잘 자랄 수 있도록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숲의 보호 차원에 실행되곤 합니다. 다만 몇몇의 중요한 나무들만 보존하겠다는 생각 때문에 다른 생명들은 처참히 서식지를 빼앗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양성산의 노루귀 군락지, 감태나무 군락지, 매화노루발 군락지 역시 사람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서식지의 범위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우린 모든 생명들과 함께 살아갑니다. 그 생명들이 함께 살아갈 때 다른 생명들 역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생명의 대한 존중과 배려는 바로 서식지 보호가 기본이 되는 첫 바탕이기에 서식지에 대한 보호 안내를 통해 지켜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화, 2015/04/1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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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은 제법 눈이 흔합니다. 그래도 그 흔적이 오래가지 않아 눈이 내렸나 하면 다시 건조해지는 맑은 날들이 이어집니다. 이렇게 파란 하늘의 맑은 날에는 시야가 훨씬 길어집니다. 그리고 작은 소리도 귓가에 잘 들립니다. 멀리 새들의 소리가 들립니다.

새는 보통 조류라고 부르며 날개가 있어 날아다니는 동물을 흔하게 뜻합니다. 새는 사람의 삶과 오랜 시간 동안 이어져 내려왔으며 생태적으론 생명의 순환 단계에서 특별한 역할을 하는 동물입니다. 환경에 대한 관심과 환경운동의 시작을 알린 것도 바로 새들과 살충제의 사건이었으니 더 애틋한 관계입니다.

새는 크게 사는 곳에 따라 물에서 사는 물새와 산이나 들에서 사는 산새로 나눠봅니다. 그다음으로 계속 한 지역에만 사는 텃새, 여름에 보이는 여름철새, 겨울에 보이는 겨울철새,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나그네새 정도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분류학적으로 과, 속, 종으로 나눠집니다.

새들을 사는 곳으로 먼저 나누는 것은 사는 곳에 따라서 새들의 신체적인 특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새들의 각자 자신의 서식지와 먹이를 따라 특성에 맞게 변화되어 왔습니다. 부리 경우 맹금류는 날카롭고 뾰족하고 뜯기 좋은 형태로, 오리류는 주걱처럼 풀들을 뜯기 좋은 형태로, 참새나 콩새들은 쪼아서 먹기 좋은 형태로 모양이 각자 다릅니다. 발가락 역시 나무에 잘 매달리게 생긴 발과 수영하기 좋은 오리발, 사냥을 하기 위한 날카로운 발 등으로 변화되어 왔습니다.

무심천에는 이런 다양한 특징을 갖은 새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특히 겨울에는 무성하던 풀들이 쓰러지고 물새들이 많아서 더 관찰하기 좋은 시기입니다. 먼저 물에 둥둥 살아가는 오리류 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장 많은 개체수와 텃새 역할까지 하고 있는 흰뺨검둥오리, 부부끼리 꼭 붙어 다니는 청둥오리, 몸집이 작지만 문양이 선명한 쇠오리, 부리가 넓은 넓적부리, 갈색의 시골스러운 알락오리, 머리가 붉은색에 노란 이마를 갖고 있는 홍머리오리, 목에 흰 줄이 맵시 있게 보이는 고방오리, 머리털을 바짝 세우고 부리 끝이 매서워 보이는 비오리 등이 있습니다.

물가 근처에서는 긴 다리를 뽐내며 물고기 사냥을 하는 백로들이 살아갑니다. 회색 잿빛의 옷을 입고 왝왝 울어대는 왜가리, 흰 깃털을 휘날리며 긴 다리로 사뿐사뿐 걸으며 물고기를 낚고 있는 중대백로, 작은 키에 노란 장화를 신은 쇠백로 등 무심천에서 자주 보는 가장 큰 새들입니다.

물에서 나와 작은 덤불에도 새들이 살아갑니다.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뱁새인 붉은머리오목눈이, 앙증맞은 모습에 울음소리가 아름다운 박새, 꼬리를 딱딱 터는 딱새, 야생 비둘기인 멧비둘기, 나는 것보다 뛰는 모습이 어울리는 꿩들이 있습니다.

또 무심천 벌판에는 맹금류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늘에 붙박이처럼 멈춰 서있는 황조롱이, 큰 날개를 펼치며 비행을 하는 말똥가리 등 포식자들도 무심천에 살아갑니다.

무심천에서 이제 볼 수 없는 새들도 있습니다. 전까지 있었지만 개발을 통해서 오지 않는 보통 백조라 불리는 천연기념물인 고니들입니다. 며칠 전에 무심천 상류인 장평교를 산책하던 중 흰색의 큰 새를 만났습니다. 가만히 앉아 있기에 가까이 가서 사진을 담아보니 큰고니 새끼였습니다. 놀랍기도 했지만 고니는 보통 무리를 지어서 다니기 때문에 혼자 있는 것이 이상한 상황이었습니다. 살펴보니 부리에 붉은 그물들이 잔뜩 감겨있습니다. 아마도 다른 곳에서 먹이를 먹다 그물을 삼켰나 봅니다. 안타까운 것이 이런 상황에 구조를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생태에 관해서 몇 년을 몸을 담아왔지만 저도 구조에 관한 전문가가 아니니 어찌할 방법이 없습니다.

무심천에는 지금도 평화롭게 새들이 살아갑니다. 이런 새들과 사람이 건강한 관계를 맺어줄 공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다른 지역에선 새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관찰하고 체험할 공간이 있는데 청주시에는 아직 없습니다. 그리고 야생동물들이 부상이나 위기에 처했을 경우 조치를 취할 방법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앞으로 이런 생명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조치들이 취하길 바람입니다.

중부매일  2015년 1월 25(일) [열린세상]

금, 2015/02/0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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