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숲과 열매 (오미자, 대팻집나무의 빨간 열매, 노린재나무의 보라색 열매, 좀작살나무의 열매, 큰꽃으아리의 씨앗 등

지역

숲과 열매 (오미자, 대팻집나무의 빨간 열매, 노린재나무의 보라색 열매, 좀작살나무의 열매, 큰꽃으아리의 씨앗 등

익명 (미확인) | 수, 2015/09/23- 15:05

하늘은 높고 파랗습니다. 올해의 가을이 이제 시작했나 봅니다. 우린 절기가 바뀌는 이 시기를 환절기라고 말하며, 생명들도 가장 큰 변화가 생기는 시간입니다. 여름의 강한 열정과 에너지를 받은 생명들은 이 에너지를 잘 모여 결실을 맺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가을은 어머니의 계절이라고 하는 것이겠죠.

 

숲에는 이제 큰 변화를 하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특히 열매를 맺은 식물들은 이제 봄부터 키워온 자신의 자식들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모두 한 번에 열매를 맺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각의 식물들을 한 해 동안 바라보면 모두 다 다릅니다. 봄에 꽃을 피워 일찍 열매를 보내기도 하고, 초여름에 꽃을 피워 열매를 맺힌 후 여름 내 매달고 천천히 키워내는 식물들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봄에 꽃을 화려하게 피었던 식물들은 여름에 열매를 보냅니다. 벚나무, 앵두나무, 살구나무 등 입에 침이 고이는 열매들이 대부분입니다. 그에 비해 시기가 조금 늦게 꽃을 피우는 사과나무, 배나무, 산딸나무 등은 가을이 들어오는 시기에 열매가 다 익어갑니다. 비슷한 시기에도 수수하게 꽃을 피우는 참나무, 호두나무, 감나무 들은 가을이 깊어져야 열매가 완연하게 익어갑니다.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시기를 달리하는 것은 꽃을 수분해주는 매개체들의 경쟁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열매가 익고 나면 이제 멀리 보내야 합니다. 열매에 들어있는 씨앗을 멀리 보내는 것은 식물들의 오래된 고민입니다. 고민을 쉽게 해결해 자식들을 본인 품에서 끌어안고 군락으로 이루는 식물도 있지만 대부분 멀리 자신의 자식들 보내야 합니다.

가을바람이 높게 불어오기 시작하면 날개가 달린 씨앗을 날리기 시작합니다. 단풍나무, 느릅나무, 피나무, 박주가리, 민들레 등 바람에 실어 보내는 식물들입니다. 바람을 따라 몇백 미터를 날아가기도 하고 가까이 떨어져 있으면 바람을 따라 뒹굴어 정착지까지 보내게 됩니다. 대부분의 이런 열매들은 바람에 날아갈 수 있는 형태에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또한 열매 개수 역시 많은 편입니다. 그것은 씨앗이 정확하게 자리잡기 위한 확률이 적기 때문입니다. 바람에 날리는 이런 식물을 낭만파 라고 이름을 지어주곤 합니다. 이런 확률을 높이기 위해 확실한 방법을 사용하는 식물들이 있습니다. 바로 동물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사과, 배, 대추, 감 등 열매를 먹는 동물을 통해 멀리 떠나보내는 것입니다. 감이나 대추는 새들이 열매를 먹으면서 씨앗을 같이 먹게 하는 방법입니다. 씨앗을 함께 먹은 동물들은 이동하여 배설을 하게 되는데 다른 영양분과 함께 씨앗이 배설되어 발아가 이루어지는 똑똑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열매로 동물을 유혹할 수 있도록 당분이나 영양분으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열매의 개수는 적은 편입니다. 보통 이런 식물을 희생파라고 합니다.

이와 다르게 동물을 이용하는 방법이 다른 도토리, 밤, 호두 열매가 있습니다. 이는 특정한 동물들에 맞춰서 열매를 이동시킵니다. 바로 다람쥐, 청서, 어치 등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딱딱한 껍질과 녹말이 가득한 열매여서 보관이 편리하며 장기간 저장이 가능합니다. 먹이를 저장해 겨울을 나는 동물들에게 가장 인기인 이 열매들은 동물들의 건망증을 활용합니다. 먹이를 들고 동물들이 여러 곳의 저장창고에 넣어놓은 후 잊어버리면 봄에 발아하는 완벽한 방법입니다. 이런 식물을 지능파라고 합니다. 이외에 계곡 근처에 물을 타고 이동하는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열매가 익으면 언젠가는 멀리 보내야 합니다. 이것은 생명의 이별이라고 합니다. 특히 풀들은 겨울이 되면 땅 위에 올려놓은 자신의 몸은 모두 죽게 됩니다. 그래서 온 힘을 다해 자신의 생명을 퍼트리고자 더 애쓰는 것입니다. 가을과 이별은 참 어울립니다. 완연하게 생명의 목적을 이룬 이별이라 풍성한 이별일 것입니다. 떠나는 생명도 떠나보내는 생명도 모두 새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을바람이 차가워져가면서 더 생명들이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2015년 09월 13일 (일) 20:26:39 지면보기 14면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가물치>

 

 

올겨울은 포근한 편입니다.

지금 겨울을 지나고 있는 것인가 착각할 정도로 겨울이라는 계절이 빠져나가 한 해의 한 부분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

올해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새해가 온 것 같지 않다는 이야기도 추운 겨울을 보내지 않기에 더 그런 기분이 드나 봅니다.

찬 겨울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지만 뉴스 속보를 보며 지금 살아가는 모든 시민들 마음은 찬 겨울을 보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힘찬 한 해를 맞이하며 무심천에서 사는 가장 힘찬 가물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가물치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민물고기의 제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크기가 크고 힘이 좋습니다.

큰 것은 1미터 이상 자라며 몸무게가 15kg이 넘게 나가기도 합니다.

온몸은 레슬러 마냥 근육 지고 탄탄하여 한번 잡을라치면 힘겨운 사투를 해야 합니다.

또한 생김새도 머리는 뱀 같이 생겼고 날카로운 이빨과 큰 입이 있습니다.

그런 가물치랑 친해진다는 것은 몸보신 마니아가 아닌 이상 쉽지 않은 일입니다.

가물치는 예로부터 가까이 살던 물고기입니다.

보통 약재로 유명한데 산모들이 몸보신을 하기 위해서 고아 먹기도 하였고, 여러 지역에선 가물치를 막걸리에 절여 회로 먹기도 했습니다.

가물치는 지방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는데 가마치, 가모치, 감시, 까맟 등으로 불렸습니다.

이름에 ‘감’, ‘가마’라는 단어가 있는데 옛 고어에 ‘검다’라는 뜻인 ‘감다’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예를 들어 현재 천자문에서 검을 현(玄)이라고 부르지만 옛 분들은 가물 현(玄)이라 불렀다 합니다.

검다는 뜻 ‘감’에 물고기를 칭하는 ‘-치’가 합쳐서 검은 물고기인 ‘감을+치’라고 부르다가 ‘가무치’, ‘가물치’로 변형된 것이라고 보입니다.

또 ‘검다’라는 뜻을 가진 다른 옛 단어인 ‘고마’가 있는데 예로부터 산에 살고 있는 검은색 동물인 ‘곰’도 ‘고마’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가물치는 보통 풀이 많고 물이 천천히 흐르는 곳에서 살아가는데 연못이나 물이 고이는 습지에서 자주 채집됩니다.

수온이 낮거나 높아도 잘 견디는데 물이 적어 물 밖에 나와도 가물치는 한동안 살 수 있습니다.

그것은 아가미의 등 쪽에 있는 상새 기관으로 호흡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물만 살짝 적셔주면 이틀 정도 살 수 있으니 가끔 비가 오는 날 습지로 올라가 기어 다기도 한다고 합니다.

오래전 TV 방송에서 잡아온 가물치를 수조에 넣어 창고에 보관했는데 감쪽같이 살아졌다는 미스터리 한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 보면 아마도 가물치가 기어서 탈출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동물들의 부부애를 말할 때 원앙이 꼭 등장하지만 실제 원앙은 부부애가 없고 수컷이 여러 암컷을 만나 짝짓기를 하며, 암컷 혼자 새끼를 낳고 기르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물속에서 부부애라고 하면 바로 가물치 부부를 이야기합니다.

보통 5~8월에 가물치는 알을 낳기 시작하는데 수컷과 암컷이 함께 수초를 끌어와 1m 정도 크기의 원형 둥지를 짓습니다.

그 후 며칠 동안 암 수컷이 둥지를 청소하며 관리하는데 알을 낳는 시기가 되면 암컷은 둥지에 산란을 하고 수컷이 방정을 합니다.

그 뒤에 암, 수컷은 둥지 밑에서 알과 새끼를 지킵니다.

가끔 다 자란 가물치를 채집하면 장소를 옮기지 않고 그 자리에 보내주는데 다른 배우자가 계속 그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물치는 육식을 하는데 주로 물고기, 개구리 종류를 먹고삽니다.

대부분 물속에 사는 물고기를 다 섭취하는데 요즘 말이 많은 외래종 배스나 블루길을 먹기도 하고, 황소개구리 올챙이를 먹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이 땅에 살아온 가물치는 민물에 최고 포식자이며 물속 생태계의 균형자 역할을 합니다.

만약 이렇게 큰 물고기가 겸손하지 못하고 욕심을 낸다면 생태계 파괴의 주역이 되곤 합니다.

가물치가 옮겨간 미국이나 일본에는 닥치는 대로 물고기를 잡아먹어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배스와 같은 취급을 받고 퇴치 당하고 있습니다.

바로 구성원이 될 수 없는 환경의 변화가 본연을 바뀌게 합니다.

생태계는 자신이 맞는 자리가 있습니다.

각각 여러 생명의 구성원들이 함께 있지만 하나의 큰 생명체이기도 합니다.

혹 천천히 들여다보면 우리의 삶과 같아 보입니다.

그것은 우리도 인간 생태계라는 큰 생명체이기 때문입니다.

힘을 갖은 자가 가물치처럼 물속 생태계의 균형자가 될 것인지 아님 파괴자가 될 것인지 우리는 지켜보아야 할 것입니다.

월, 2017/02/13- 13:45
268
0

<드렁허리>

 

 

여름 장마는 길고 무서웠습니다.
그날 아침에 쏟아지는 비에 두려움이 들어 어찌할지 몰라 넋 놓고 바라보았습니다.
그렇게 수해가 지나가고 다시 사람들의 손으로 삶이 이어져 가고 있습니다.
자연의 경고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남기곤 합니다.
지금도 삶의 거처를 다지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에게 용기의 기도로 시작합니다.

산에서 시작한 물에는 길이 있습니다.
보통 이런 곳을 수로로 만드는데 기존보다 신속하게 흐르게 하기 위해 하천을 일자형으로 정비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수로가 모이는 하천은 갑자기 내려오는 물을 감당하기에 힘이 듭니다.
물이 유입되는 양과 속도를 조절해야 하지만 일자형인 수로는 더욱 빨리 물을 하천으로 보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 적은 수량만 있는 큰 하천도 물의 양을 감당할 수 없어 둑이 넘쳐버리고 맙니다.
둑이 무너진다는 것은 삶이 무너지는 것과 같습니다.
무심천에 사는 물고기 중에서 이 둑과 연관된 물고기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바로 드렁허리입니다.

드렁허리는 ‘둑을 허물다.’에 어원으로 전해집니다. 두렁헐이에서 두렁허리로 다시 드렁허리로 변했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그래서 드렁허리 방언으로 드랭이, 땅빼기, 땅패기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드렁허리는 미꾸리와 닮았고 또한 장어와도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어릴 적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을 때 드렁허리가 나와 뱀인 줄 알고 놀라 물에 자빠졌던 추억이 있습니다.
뱀과도 닮았는데 이런 몸의 형태에 맞게 물이 있는 논둑의 땅속에 구멍을 내어 살아갑니다.
하지만 여름에 비가 많이 오면 둑이 무너져 내리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해 농민들이 둑을 무너뜨린다고 잡아서 죽이기도 했습니다.

드렁허리는 생김새만큼 생태적으로 특이한 물고기입니다. 우리나라 남부지역에 잘 서식하는데 우리나라 외에도 동남아 일대의 남방계 지역에 서식을 합니다.
또한 60cm 이상 자라며 야행성으로 밤에 진흙에서 나와 곤충이나 작을 물고기를 먹고 살아갑니다.
드렁허리는 드렁허리과에 속하는 물고기로 비슷한 형제가 없이 단독인 종입니다.
암 수컷 역시 특이한데 몸의 길이가 34cm 이하는 암컷, 46cm 이상 넘는 것은 수컷으로 구분합니다.
이렇게 구분하는 이유는 드렁허리는 생장하면서 암컷에서 수컷으로 변하는 성전환이 있기 때문입니다.
6,7월에 흙에 굴을 파고 산란을 하는데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이 알이 부화할 때까지 지킵니다.

드렁허리는 독특한 생김새와 사는 법으로 인해 많은 이야기가 문헌으로 전해집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드렁허리는 습기로 뼈마디가 쑤는 습비에 효과가 있으며 정력이 없고 무기력한 것을 보한다.라고 전해집니다.
그래서인지 현재 남도 지역에서 드렁허리를 보양식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뱀장어처럼 생겼고 가늘며 길다. 그러나 뱀과 달라서 비늘이 없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서유구의 『난호어목지』와 『전어지』에는 드렁허리는 노란색 바탕에 검은 무늬가 있고 뱀장어와 비슷하며 큰 것은 두세 자 (60~90cm)가 된다. 겨울에는 숨었다가 여름에 나타난다고 전해집니다.
『본초강목』에서는 드렁허리 중에 뱀이 변한 사선(蛇鱓)이라고 부르는데 독이 있어서 사람을 해친다.라고 전해지는데 실제 드렁허리는 독이 없지만 독이 있다고 믿어 위험한 물고기로 취급받기도 했습니다.

무심천 조사 때 운이 좋게 드렁허리 한 마리를 채집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논둑을 정비하면 시도 때도 없이 나왔다고 하는데 현재는 보기 드문 물고기가 되었습니다.
미꾸리와 마찬가지로 농약이 주원인이 되어 드렁허리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인데 남부지역에서는 유기농업으로 전환된 논에서 드렁허리가 다시 서식하게 되었다고 하며 보양식으로 드렁허리를 키우는 양식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린 살아가기 위해 물의 길을 막기도 하고 인공적인 변화를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필요 이상의 물길을 막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보라고 불리는 물을 막는 인공적인 둑이 큰 강마다 설치가 되어있습니다.
그 보는 홍수 조절은 이미 실패하였고, 생명을 위협하는 독성이 가득한 수질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제 시민들이 드렁허리처럼 둑을 무너뜨리고 물길을 열어야 할 때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수, 2018/04/18- 17:33
235
0

IMG_6905

<피라미 수컷의 혼인색>

IMG_6978

<중고기 수컷의 혼인색>

IMG_6947

<납자루의 혼인색>

 

무심천은 여름 절정에 다가왔습니다. 계절의 흐름으로도 생물의 삶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생물들은 봄에는 생명의 싹틈과 잉태의 계절입니다. 여름은 생명의 몸과 열매를 키우는 계절입니다. 가을은 생명의 완성이 이루어지며 성숙의 계절입니다. 마지막 겨울은 생명을 보내는 이별의 시기입니다. 사람의 일생과 비슷한 시간 흐름입니다. 봄은 바로 태어난 아기부터 싱그러운 청소년기를, 초여름은 건강하고 풋풋한 청춘의 시기를, 한 여름은 열정적으로 꿈과 생명을 키우는 장년기를, 가을은 성숙하고 달콤한 중년기를, 겨울은 여유롭고 삶에 대한 지혜로운 노년기를 뜻합니다. 이렇게 사람도 자연의 법칙과 별 반 다르지 않습니다.

계속 무심천의 물고기 이야기가 이어져 오다 물고기들의 특별한 특성을 이야기하고 가야할 것 같습니다. 물고기 외에도 동물들은 대부분 암컷은 화려하지 않고 수수한 편입니다. 그 와 다르게 수컷은 무척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현재 사람과 대조적인 것이지만 먼 과거에는 여성들보다 남성들이 훨씬 화려하고 아름답게 치장했다고 하니 본성은 같은가 봅니다.

동물 수컷들이 화려한 이유는 성 선택에 있습니다. 성 성택은 동물들 짝짓기 과정에서 발생하는데 오랜 시간동안 진화하면서 더 발전해왔습니다. 성 선택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발전했는데 짝짓기시기에 동물 무리에서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수컷끼리의 치열한 경쟁으로 발생한 것과 암컷들의 까다로운 심사로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으로 인해 발전했습니다. 이것은 수컷들의 진화에 영향을 끼쳤는데 몸집이 커지고 화려한 색으로 치장하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사육장에서 봤던 화려한 공작을 떠 올리면 됩니다. 암컷은 수수한 회색빛의 갈색이 도는 반면 수컷은 꼬리에 길고 화려한 깃털을 갖고 있습니다. 번식기가 되면 꼬리에 있는 깃털을 부채처럼 활짝 피는데 동그란 눈동자 같은 문양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엉덩이를 살짝 흔들면서 깃을 화려하게 털어줍니다. 실제 생존에서는 정말 쓸모없는 것입니다. 천적에게 화려한 깃털로 먼저 눈에 띄기 쉽고, 도망갈 때 긴 깃털 때문에 뛰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장애물에 걸리고 잡아먹히기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왜 화려한 깃으로 진화가 되었을까요?

암컷은 수컷의 화려한 깃털을 보고 건강함을 체크 합니다. 요즘 사람들도 건강검진을 결혼 전 필수품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이유입니다. 일단 깃털은 새의 건강한 상태를 말해줍니다. 기름분비가 잘되고 관리가 잘된 깃털은 화려하고 건강합니다. 전반적으로 기생충이나 다른 병이 없는 건강한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암컷은 수컷을 보고 자신의 자손을 키우기를 확신합니다. 그 외에도 울음소리, 먹이를 잡아오는 행위 등 다양한 평가가 남아 있지만 첫 번째는 외형에 달려 있습니다.

물고기로 돌아와서 우리가 흔히 냇가에서 볼 수 있는 피라미도 이와 같은 형태를 보입니다. 암컷은 은백색에 수수한 편이라면 수컷은 짝짓기를 시작하는 5월부터 확실하게 색이 변하는데 파란 빛에 붉은 빛이 돌고 화려해 집니다. 보통 이 시기에 피라미의 수컷을 가래, 불거지라고 부르곤 합니다. 몸도 변화를 시작하는데 머리 부분에는 피질돌기라는 딱딱한 돌기형의 갑옷이 생기며 꼬리지느러미 밑에 있는 뒷지느러미가 무척 길어지며 딱딱해 집니다. 그 이유는 암컷이 알을 낳을 때 모래나 잔자갈이 있는 땅을 파기 위해서입니다.

대표적으로 색이 변하는 물고기는 납자루아과, 피라미아과와 중고기 종류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붉고 화려한 색을 내는 방법은 몸에 색소를 이용하는 것인데 실제 적황색을 띄는 카로티노이드 계열의 색소는 동물의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습니다. 대부분 박테리아나 식물 등 먹이원에서 색소를 축적 시킬 수 있습니다. 축적된 색소를 짝짓기시기에 발색하여 성 선택이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많은 생명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삶과 생명을 이어져 살아갑니다. 또한 동물들은 이성들의 삶에 대해 언제나 진심되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요즘 등장한 여성혐오, 남성혐오라는 말은 생태에선 단어조차 없는 이야기입니다. 오랜 시간동안 생명이 지속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이성에 대한 존중이 먼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름이 존중받을 때 우린 모든 생명과 함께 살아갈 수 있습니다.

월, 2016/08/08- 16:22
230
0

DSCN1022

DSCN1023

숲에 핀 야광나무

DSCN1019

고추나무의 흰꽃

 

DSCN1025

순백의 분꽃나무

DSCN1085

쇠물푸레 나무

 

 

 

 

5월의 숲은 향기의 시기입니다. 비가 온 후 쾌쾌한 낙엽의 부패 냄새, 달콤한 나무 꽃들의 향기, 바람을 타고 넘어오는 상쾌한 냄새까지 숲은 더욱 생명의 향이 가득해져갑니다. 이제 잎들은 제자리를 잡았고 여름내 땡볕을 받아 가며 생명을 키워야 하기에 무럭무럭 자신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여린 잎을 먹고살던 작은 애벌레들도 자신의 몸을 허공에 매달고 마지막 남은 나무의 여린 잎을 찾아 모험을 합니다.

거리엔 이팝나무의 꽃들로 하얗게 변했습니다. 이제 비가 한 차례 내렸고 갈래로 벌어진 다섯 장의 꽃잎들은 바닥에 하얀 눈밭을 만들어 놓습니다.

숲의 가장자리엔 코만 스쳐도 황홀하게 만드는 아까시나무의 꽃들이 달콤한 과일처럼 주렁주렁 달려있고, 넝쿨로 가시를 뽐내던 찔레도 ‘엄마, 엄마’ 생각나는 꽃을 피웠습니다. 숲 속에는 고춧잎을 닮아 붙여진 고추나무의 작고 동그란 꽃들이 차례대로 피어나고 층층이 가지를 내어 올라가는 층층나무에는 흰 꽃이 가득합니다. 꽃보다 파리똥 열매가 더 기다려지는 보리수나무의 꽃이 매달리고 일을 마친 때죽나무의 흰 꽃들은 계곡물을 따라 떠내려갑니다.

5월의 아름다운 꽃들은 주로 흰색을 띱니다. 또한 그 향기도 달콤하고 은은하게 멀리멀리 퍼집니다. 왜 흰 꽃들을 비슷하게 피워낼까요? 식물의 꽃들은 바로 종족을 번식하는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열매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많은 에너지를 들여 수분에 성공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유전을 남기는 것이라 하겠지만 생명을 이어가는 명확한 숙명이기에 생명에겐 신념이자 종교입니다.

풍매화를 제외 한 대부분 꽃들은 매개체를 이용한 타가수분을 하는 것이기에 꽃의 크기, 꽃의 수, 꽃의 색, 꽃의 모양 등은 자신의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오래된 결정체입니다. 그중 꽃의 색은 흰색, 노란색, 초록색, 분홍색, 빨간색, 파란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을 갖고 있습니다. 시기별로 이른 봄에는 노란색 꽃들이, 늦은 봄에는 흰색 꽃들이, 한 여름에는 빨간 꽃과 노란 꽃들이, 가을에는 파란색과 보라색을 떠올립니다.

꽃을 이어주는 매개동물은 대부분의 꽃을 선호하지만 그중에 더욱 선호하는 색이 있습니다. 벌은 노란색이나 파란색 꽃을, 나방이나 박쥐는 흰 꽃을, 새는 빨간 꽃을 더 많이 찾아간다고 합니다. 이런 각각의 생명들이 서로 이어져 있는 것을 우린 쉽게 생태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지금 흰 꽃을 피우는 것은 다양한 이야기로 해석하곤 합니다.

첫 번째는 흰 꽃이 다른 색 꽃에 비해 에너지를 적게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꽃들의 색은 색소가 결정하는데 대표적인 안토사이아닌과 카로티노이드입니다.

안토사이아닌은 주황색, 빨간색으로 카로티노이드는 노란색을 띄게 합니다. 흰 색의 꽃들은 플라본이나 플로보놀만 있으면 순백의 꽃을 피울 수 있기에 색소에 들이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초록과 흰색입니다. 잎이 자리를 잡고 초록으로 가득한 시기에는 다양한 색보다 흰색의 꽃이 더 잘 띄기 때문입니다. 매개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곤충들은 색을 구별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편이여서 초록색과 빨간색들을 잘 구분하지 못 합니다. 이럴 때는 색보다 빛을 반사하는 것이 곤충에게 더 잘 띌 수 있습니다. 어두움과 밝음인 명암이 초록 숲에선 더 잘 보일 것이고 그래서 대부분의 흰 꽃을 피우는 나무들은 흰 꽃을 뭉쳐서 큰 덩어리로 보이게 하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흰 꽃의 형태와 향기입니다. 색소에 사용하지 않는 에너지를 더 강한 향으로 발산하는데 대부분의 흰 꽃들이 다른 꽃들에 비해 향기 달콤하고 더 강합니다. 또한 흰 꽃의 크기는 벌이나 딱정벌레들이 여러 방향에서 앉기 좋은 형태와 적당한 크기를 갖고 있습니다. 큰 꽃은 대부분 큰 곤충이 올 수 있는 형태로 작은 들꽃은 곤충이 앉아도 꽃대가 상하지 않을 정도의 꽃 크기로 피워냅니다. 그 외에도 다른 꽃들과 시기를 다르게 하기 위한 이유도 있으니 더 많은 관찰을 통해 많은 이유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주위에 꽃 들은 자연히 피워내지만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 이야기가 있듯이 생명과 생명들 사이에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층층이 쌓여있을 것입니다. 지금 그 이야기를 찾아보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목, 2015/05/21- 12:58
226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