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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책읽기후기(이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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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책읽기후기(이일우)

익명 (미확인) | 수, 2015/09/23- 10:21
  1. 8. 1. 독서모임 후기 (교재 : 유아사 마코토 지음, 덤벼라 빈곤)

 

“저, 성00님, 제가 급한 약속이 있는데요. 2시간 정도만 일직근무 좀 대신해주실래요? 12시 전후까지 돌아올게요.”

“예, 그러세요.”

8월의 첫 토요일 오전. 하필 몇 개월에 한 번씩 돌아오는 일직근무일이었다. 다행히 사무실에 출근한 여직원에게 대타를 부탁했다. ‘스스로에게 독서모임 무결석을 다짐했으니 이 정도쯤이야’했지만, 섭씨 30도가 넘는 더운 공기가 온몸을 감쌌다. 불광동 서울혁신파크로 보금자리를 옮긴 정치발전소를 처음 방문했다. 이사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인지 사무기기, 집기류가 듬성듬성 놓여 있었다. 사무실 구석엔 아직 풀지 않은 짐들도 눈에 띄었다. 우선 이마와 목덜미에 흐르는 땀부터 닦았다.

오전 10시가 지나자 독서모임의 리더 박선민 씨가 오늘 함께 읽을 교재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그리곤 늘 그랬듯이 리더의 안내대로 참석자들이 한 두 페이지씩 돌아가며 낭독했다.

「덤벼라 빈곤」은 일본에서 빈곤 퇴치 운동으로 유명한 유아사 마코토가 쓴 빈곤 문제에 관한 대중서적이다. 현장에서 노숙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활동가인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 사회의 빈곤 문제를 때로는 강렬하게 때로는 통쾌하게 이야기한다.

과거 노숙인의 주거문제로 석사논문을 쓰던 때가 떠올랐다. 일 년 가까이 매주 거리와 쪽방 등에서 아웃리치(거리상담활동)와 문화활동을 하며 노숙인을 접할 때마다 궁금했다. ‘이분들은 왜 이러고 살까? 젊었을 때 게을렀기 때문인가? 알코올의존을 끊을 수 없을 정도로 자제력이 부족한가?’

「덤벼라 빈곤」은 위와 같은 노숙인의 빈곤에 대하여 쉽게 풀어쓰고 있다. 저자는 1장 ‘올 테면 와라, 자기 책임론’부터 2장 ‘우리 사회를 포기할 수 없다’까지 빈곤을 개인의 문제로 환원할 것이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봐야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한다. 일본의 현실을 근거로 현장경험이 풍부한 저자의 설명이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에 따르면 2013년 8월 기준으로 한국의 비정규직 근로자(Temporary workers) 비율은 22.4%를 기록해 28개 회원국 중 4번째로 높았다. OECD는 국가간 비교를 위해 기간제 근로자, 단기기대 근로자, 파견 근로자, 일일 근로자를 합쳐 비정규직 근로자 수를 계산한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한국의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594만6000명에서 409만2000명이다.

저자는 고리타분하고 머리 아프게만 느껴지는 빈곤 이야기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으며, 자신이 살고 있는 이 사회를 더 좋은 사회로 바꾸기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이 사회 속에서 좀 더 인간답게 살 수 있는가를 묻고 있다. 빈곤이라는 괴물을 향해 덤비라고 외치는 저자의 목소리가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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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후기

책을 읽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어려웠고, 무거웠고, 그래서 생각도 많아졌던 책이다. 책을 읽고 잠이든 후, 출근을 하면 그 책과 동일한 일상에 앉아 있는 나를 발견하면서 ‘나를 통해서도 책속의 일들이 생기게 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고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상담을 하다 보면 마음과 다르게 나 또한 색안경을 끼고 상담을 하거나, 선정이 되기 힘들 것 같다는 결론을 가지고 상담을 하게 될 때도 있다. 책을 읽고 난 후, 나눔의 시간에 일선에서 상담을 할 때, 의심에서 시작해 검증하는 방식으로 상담이 이루어지기도 한다는 말씀에 나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 또한 상담을 하는 동안 상담자의 상황이나, 현실을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를 하고, 마음으로도 안타까움을 느끼면서도 제도 안에서 필요한 증빙서류들이 준비되어야만 그것이 믿을 수 있는 사실이 될 때, 그리고 그것들을 요구하게 될 때, 스스로 딜레마에 빠지게 되곤 한다.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실제 도움이 많이 필요하고, 구구절절 저마다 사연이 많지만 공공제도안의 복지를 제공받을 수 있는 사람은 한정적이다. 어떠한 혜택도 해당되지 않음을 안내해야 할 때 안타까움과 손발이 묶인 듯한 답답함을 느낀다. 민간기관에 협조나 연계를 하는 경우에도 100% 연계 되는 경우보다 재정 및 자원의 한계로 원하는 욕구, 필요를 완전히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이 더 많다. 그럼에도 주변에서는 자발적으로 이·통장 이웃들을 통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며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공적인 복지서비스를 전달하고, 제공하는 일을 경험한지 오래되지 않았고, 거의 시작 단계이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히 어렵고, 조심스럽고, 벽에 부딪히는 듯한 답답함을 느끼곤 한다.

책 속에서 「현재 현장의 전달자와 수급권자는 적대적 관계가 되어 있지만 어쩌면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유일한 제도의 당사자일지도 모른다.」라고 말한 것처럼 당사자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보려 한다. 그에 앞서 우선 내가 현재 할 수 있는 일은 상담자와 마음을 열고 그들을 진솔하게 대하는 태도이며, 그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거나 수치심이 들지 않도록 행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해봐야겠다.

책에서도 잠깐 언급이 되었지만, 2015년 7월 1일 맞춤형개별급여 기초생활보장제도[기존 통합신청에서 개별 신청(생계, 주거, 의료, 교육급여)으로 변경]가 새롭게 시작되어 현재 읍·면·동주민센터에서는 6월 1일부터 신청을 받고 있다. 새롭게 시작된 만큼 상담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의 방문이 많지만, 충족해야하는 기준들과 신청 서류들이 간단하지만은 않아 몇몇 사람들은 불만어린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새로운 제도로 신청과 상담을 받은 지 한 달여 정도 되었으며, 기존 차상위계층에게 안내문을 발송 하고, 각종 회의를 통해 홍보를 하였다. 언론매체를 통해 월세를 지원해준다는 홍보로 주거급여에 관한 문의가 많은 상황이며, 또한 학교에서도 4가지 급여 중 교육급여 신청을 위한 안내문을 전교생에게 홍보하여 교육급여 신청 문의가 많은 상황이다. 맞춤형 개별급여로 바뀌어 교육급여만 신청할 수 있지만, 그 기준에 충족되는 가구는 많지 않고, 상담 시 기초생활수급자 중 교육급여만 신청하시는 것이라고 안내를 하면, 본인은 기초생활수급자를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급여를 신청하러 왔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대다수다. 더불어 4인 가구 기준 교육급여 신청을 위한 소득인정액(소득과 재산을 소득으로 평가·환산한 금액)은 2,111,267원으로 이 기준에 소득만으로 초과되는 가구도 많다. 그렇기에 상담 시 기준에 초과된다는 안내를 하면 이럴 거면 왜 가정통신문을 보내고 다 될 것처럼 홍보했냐고 따지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아직은 맞춤형개별급여가 기초생활보장제도라는 것이 확실히 인식되지 않은 상황이여서 한동안은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맞춤형 개별급여 신청으로 교육급여 등 소득인정액 기준이 완화되어 급여를 신청하는데 접근이 완화되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가장 마지막으로 보장받는 사회안정망인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적절한 보장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안정망으로서의 역할이 되고 있는지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검토하고 보완해야 할 것이다.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보장 받는 자가 얼마나 되는지 여부보다 기초생활수급자가 진정 최저생활(국민의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소요되는 최소한의 비용)을 할 수 있는 정도가 되는 지를 검토하고 보완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제도의 신청이나 상담 절차, 조사 진행과정 및 제도나 사업 등의 개선 사항과 관련하여서도 다양한 절차나 통로로 현장의 의견을 보내고 조율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앞으로도 많이 개발되기를 바라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의 나에 대해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되어 좋았고, 지금도 생각이 온전히 정리되진 않았지만, 앞으로 끊임없는 질문과 생각을 하며 앞으로 나의 역할과 나의 태도에 대해 되돌아보고 노력하고자 한다.

목, 2015/07/16-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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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골목길

서울KYC 회원들의 책읽기 소모임입니다.
역사, 소설, 평전, 정치교양, 인문학 등등
회원들과 함께 한권의 책을 읽고,
책속에서 느낀 각자의 다양한 생각의 나눔을 합니다.

변화의 바람이 느껴지는 4월
더 좋은 세상에 대한 희망으로, 함께 책읽기 합니다.

4월 생각의 골목길 안내

-일정 : 4월 19일 수요일 오후 7시 30분
-함께 함께 읽는 책 :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도시, 암스테르담/ 러셀쇼토 지음(책세상)
-장소 : 사무국(장소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
-신청 : 댓글 달아주세요. (사무국 연락 02.2273.2276)




*책소개

네델란드(Netherlands)는 어원상 '낮은 땅' 이라는 뜻이다.
이 나라를 비롯해 벨기에와 룩셈부르크까지 포함하는 북해 연안 저지대는
유럽 북부 지대를 흐르는 큰 강들이 바다로 빠져들어가는 길목이다.
초기 인류는 1100년 무렵부터 이 일대 질퍽한 늪지에 제방을 쌓고
토탄 습지에 수로를 파는 식으로 땅과 물을 분리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한 세기 뒤에는 해수의 범람을 막고자 암스털 강에 댐을 건설했으니,
오늘 날 암스테르담의 중심을 이룰 뿐만 아니라
이 도시의 이름 자체가 된 '암스텔레담머'(Amstelredamme)였다.
"마리화나, 안락사, 성매매 합법화,
'암스테르담의 자유' 1천년 역사
자유는 끝없이 싸워 지켜야할 가치"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암스테르담에 있는 '존애덤스연구소(John Adams Institute)'의 소장으로
일하면서 암스테르담에 깊이 매료된 미국의 역사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러셀 쇼토의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암스테르담 곳곳을 누비면서 직접 수집한
역사적인 사건들과 이야기를 경쾌하고 위트 있는 문장으로 전한다.

암스테르담의 전 시장 요프 코헌, 안네 프랑크와 어린 시절 함께 뛰놀았고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끌려가 죽음의 문턱에까지 다녀온 프리다 멘코,
1960년대에 '프로보운동'을 이끌었던 룰 판 다윈 등 역사의 산 증인과 나눈 인터뷰 내용들은
이 도시에서 화려하게 피어난 '자유'와 '진보'의 역사를 생생하게 구체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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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6/04/11-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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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와 한국 복지국가의 전망1)

 

윤홍식 | 인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즐거운 당황스러움이라고 할까요? 대통령 선거 기간에 보여주었던 문재인 후보가 맞나 할 정도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취임 일주일간 대통령이 보여준 행보는 지난 9년간 비민주적이고, 독선적인 국정 운영에 익숙했던 시민들에게는 당황스러운 즐거움을 선물했습니다. 국정교과서 폐기를 지시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민주화운동의 기념곡으로 제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인천공항을 방문해 좌고우면 없이 비정규직을 단번에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부패한 검찰에 대해서는 민주적 통제가 무엇인지를 확실히 보여줄 것 같습니다. 백미는 지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유족을 껴안고 모두가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것이었습니다. 막힌 속이 뚫리는 것 같았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제외하면 국정교과서 폐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검찰 개혁 등은 재정을 투여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득권 세력의 저항이 있겠지만, 대통령이 결심하면 추가적인 재원이 들지 않고도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한국을 어떤 복지국가로 만들어갈 것인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정치의 핵심은 그 사회가 생산한 잉여를 권위적으로 배분하는 것으로 생각했을 때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한국 복지국가의 모습이야말로 문재인 정부의 성격과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준거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 다양한 이념적 지향을 5개 주요 정당의 후보들이 저마다의 공약을 내놓고 치열하게 국민의 선택을 기다렸습니다. 사회복지의 관점에서 보면 취약계층에게 공적 복지를 집중해야 한다는 후보부터 보편적 복지를 지향하는 후보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시민들에게 주어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대통령 후보들은 자신들의 공약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심지어 일부 후보들은 세출 구조 조정을 통해 복지공약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가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이 지난 4년 동안 입증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후보들은 마땅히 복지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수반되는 재원마련 방안을 제시했어야 했습니다. 


아쉬웠던 점은 제시된 대통령 후보들이 지향하는 한국 복지국가의 상을 알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GDP 대비 사회지출을 OECD 평균 수준까지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에 후보들 간에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속도를 어떻게 할지는 후보마다 큰 차이가 있습니다. 심상정 후보의 경우는 공적 사회복지의 지출을 매년 70조 가까이 늘리겠다고 공약하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정작 사회복지지출을 확대를 통해 만들어가야 할 한국 복지국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공적 복지의 양을 확대한다는 것이 곧 한국 복지국가가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2016년 기준으로 그리스의 GDP 대비 사회지출은 27.0%로 모범적인 복지국가로 알려진 노르웨이의 25.1%보다 높고, 스웨덴의 27.1%와 거의 같습니다. 그러나 불평등을 측정하는 지니계수를 보면 그리스의 지내계수는 0.34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인 데 반해 스웨덴은 0.27, 노르웨이는 0.25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빈곤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스의 빈곤율은 15%인데, 반해 노르웨이와 스웨덴의 빈곤율은 8%, 9%에 불과합니다. GDP 대비 사회복지지출이 10.4%에 불과한 한국의 지니계수가 0.31이고, 빈곤율이 15.0%라는 점을 고려하면 공적 복지지출의 확대가 반드시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합계출산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얼마나 지출하는가의 문제보다는 어떻게 지출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좋은 복지국가는 소득보장보다 사회서비스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공적 지출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은 노인 빈곤 문제가 워낙 심각하고, 아동수당과 같은 보편적인 사회수당이 제도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현금급여를 확대하는 것은 필요한 부분이고, 이점에서는 모든 후보가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었던 같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공적 복지를 확대하는 것만큼이나 확대된 공적 복지를 통해 한국 사회가 만들고자 하는 복지국가의 모습을 정확하게 설계하고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가 어떤 비전을 갖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하지만 큰 기대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제가 다른 곳에서도 이야기한 것을 옮기면 문재인 정부는 좌파정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더불어민주당’은 노동자의 정당도 의회 민주주의를 통해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사회주의를 실현하고자 했던 유럽의 사민당도 아닙니다. 굳이 민주당의 이념적·정치적 기반을 이야기해야 한다면 지역적으로는 호남, 정치적으로는 이승만 정권 이래 지속되었던 독재정권에 대항했던 제도권의 자유주의적 민주화 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교안보 문제를 제외한 복지정책만 놓고 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은 심상정 후보는 물론이고 보수 후보였던 유승민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유승민 후보가 조건 없이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은 재정문제를 이유로 장애인부터 단계적 폐지를 주장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재정여건을 고려해 아동수당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을 때 유승민 후보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아동수당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우리의 기대는 이러한 문재인 정부의 이념적 성격에 기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이 중도적 자유주의 개혁의 한계를 넘어 문재인 정부에게 혁명적 개혁을 요구하는 순간 시민은 ‘좌파 신자유주의’와 ‘좌측 깜빡이를 켜면서 우회전’했던 노무현 정부의 재림을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중도 자유주의 정부에게 좌파적 개혁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사슴을 말이라고 해서도, 말을 사슴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지식인과 시민사회는 어떤 정권이 집권하더라도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적 기능을 게을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유시민 작가가 이야기한 ‘진보 어용 지식인’이란 지식인과 시민사회 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닙니다. 어용 지식인이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권력에 영합하는 지식인을 일컫는 말인데, 여기에 진보라는 말을 붙인 것은 진보 정권을 보수 세력으로부터 지키는 지식인 정도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그럴 리는 없겠지만) 문재인 정부가 이라크 전쟁과 같은 불의한 전쟁에 파병한다면 지식인과 시민사회가 어떻게 문재인 정부를 지지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문재인 정부가 노무현 정부처럼 국민연금의 소득보장기능을 약화시킨다면 지식인과 시민사회가 어떻게 동의하고 지지할 수 있겠습니까? 민주적 가치를 훼손하고, 평등한 분배를 추구하려는 정권에 대한 보수의 공격에 맞서 지식인, 시민사회와 정권이 함께 할 수 있지만, 민주적 가치와 진보적 가치를 위협하고, 훼손한다면 설령 좌파 정부라 하더라고 우리는 함께할 수 없습니다. 사슴은 사슴이고, 말은 말입니다.

 


 

1) 본 글은 한국사회복지학 제69권에 실린 편집인의 글 "어떤 기대를 해야 할까?"를 기초로 수정·보완해 작성한 글임

목, 2017/06/0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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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이력서 사진’ 부착이 상징하는 것김경미 서울시 주무관 청년정책담당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이라는 결과를 지켜보며 그저 황망해하거나, 미국 정치도 망했군이라는 조롱으로 그쳐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럼프가 당선될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일까. 그의 당선이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 대한 배척으로 이어지면 어떡할까? 포용이 아닌 배제, 조화로움이 아님 분열의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정치 문화가 우리 사회에도 주 흐름이 되면 어떡할까. 이를 막기 위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그렇게 생각 서랍장을 막 뒤지고 있을 때, 문득 ‘이력서 사진 기재 금지, 어서 빨리 서둘러야 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트럼프 당선 그리고 ‘이력서 사진 기재 금지’. 요 몇 달, 둘 사이의 논리적 비약을 좁히지 못해 갑갑했다. 하지만 이번주 희미하게나마 둘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은 것 같다. 지난 1월27일 이슬람 7개국 국민들에 대해 90일간의 미국 입국 금지와 120일간 난민 수용 금지 등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을 내린 트럼프 대통령과, 이에 대해 “우리가 지지하는 정책이 아니다”라며 난민기금 확대, 행정명령 무효화 소송 준비 등으로 반대 행동을 취하고 있는 애플, 구글 등 미국 기업들의 대응을 보면서다.

“모든 사람은 신 앞에 평등하다”는 자명한 진리가 미국 사회를 지켜내고 있는 제일 크고 중요한 기둥이라면, 이번 행정명령에 대해 ‘구글러는 함께다’라며 시위에 나선 구글 임직원들, 난민 1만명 채용 계획을 밝힌 스타벅스의 모습은 미국 사회 부분 부분을 지탱하고 있는 작은 지붕 같았다. 미국 기업들의 외국인 인력 비중이 높은 탓도 있겠지만, 이런 결정을 가능하게 한 기업문화와 이런 기업문화의 가장 끝에 있는 이력서 양식은 우리가 분명 참고할 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은 1967년 ‘고용상 연령차별금지법’ 제정 이후 기업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의 사진은 물론 성별, 나이, 결혼 여부, 종교 등의 정보를 묻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이 법이 제정되기까지 여러 역사적 배경이 있었겠지만, 그 법의 범위가 이력서 사진 기재란까지 미칠 수 있었던 것은, 이력서에 기재된 사진 한 장이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고,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는 대전제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문제의식 덕분 아니었을까. 신원 확인 이외 다른 용도가 없을 것 같은 이력서의 사진이 누군가를 손쉽게 배제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흑인인권운동 등을 겪으며 잘 알게 된 것은 아닐까.

우리는 어떨까. 취업 사이트를 뒤져보았다. 많은 기업들이 지원자의 사진은 물론 부모 직업 등의 정보까지 요구하고 있었다. 그나마 기쁜 소식은 지난해 겨울,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체중, 출신지역, 부모의 학력, 직업과 재산상황 등을 이력서에 기재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례 및 법이 통과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영계가 “사진 기재를 금지하면 신원 확인이 어려워져 공정한 채용에 걸림돌이 된다”며 반대하고 있어 최종 통과될지는 미지수라고 한다. 이 법을 발의한 국회의원과 정당, 그리고 이런 문제를 늘 예민하게 짚어왔던 언론사들은 어떨까 궁금했다.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인해보니, 정의당과 녹색당은 당직자 채용 지원서에 사진 기재란이 없었고, 바른정당은 자유형식 이력서를 요구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새누리당, 국민의당과 많은 언론사들은 모두 사진 기재를 요구하고 있었다. 외모로 인한 차별 반대 등의 이유로 이력서 사진 기재 금지를 이야기하던 이들의 말이 정작 자기 앞마당까지 닿지는 못했던 거다.

트럼프 현상 방지와 이력서 사진 기재 금지. 미국 입국이 금지돼 공항에 억류되어 있던 미국 이민자들과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미국 여러 기업들. 한국 취업 시장에 들어선 다문화가정 청년들과 외국인 노동자들과 이들이 마주할 이력서 사진 기재란. 이들 사이의 큰 간격을 설명해낼 재간이 나에겐 여전히 없다. 그럼에도 이 주제가 여전히 내 마음을 붙드는 이유는, 이력서 사진 기재 금지, 마음만 먹으면 우리 사업장에서 지금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2022046015&code=990100#csidxdf32c498f01dce19b0860e66e29a56b

금, 2017/02/0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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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발전소와 후마니타스가 출간한 <양손잡이 민주주의>가 나온지 일주일 가량 지나고 있습니다.

최근의 시국과도 맞물려 <양손잡이 민주주의>를 여러 언론들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해당 기사들을 함께 읽고, 또 주변에도 많이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프레시안 : 최장집 “박근혜 탄핵되면 촛불의 명예혁명” 

중앙일보 : “한국에 양손잡이 민주화 등장, 의회중심제 가능해졌다”

한겨레 :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가 함께 만드는 민주주의

한국일보 : 온건 보수, 온건 진보의 상생을 꿈꾼다

금, 2017/02/2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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