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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주제3] 정부 및 여당의 국민연금 관리, 운용체계 개편방향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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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주제3] 정부 및 여당의 국민연금 관리, 운용체계 개편방향의 문제점

익명 (미확인) | 목, 2015/09/10- 14:37

정부 및 여당의 국민연금 관리, 운용체계 개편방향의 문제점

 

이 찬 진ㅣ변호사,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국민연금기금 관리운용체계 개편 논의 경과 및 현황

 

정부는 2007년 및 2009년 비전문가로 구성된 비상설 기금운용위원회와 공단 산하의 제한된 기금운용본부 체제로는 전문성, 수익성 있는 기금관리운용이 어렵다고 주장하며, 기금운용위원회를 기금운용전문가로 구성하고, 독립된 기금운용공사를 설립하여 여유자금을 운용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입법 시도는 연금의 주인인 가입자 대표들을 기금운용위원회의 지배구조에서 배제하고 연금전문가들로만 기금운용을 하겠다는 것으로 많은 비판을 받은 끝에 폐기되었다. 또한 금융전문가 중심의 연금 기금운용체계 개편이 실패한 결정적 요인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상황에서 금융전문가들 중심으로 운용된 미국 등 각국의 공적 연금에서 막대한 손해가 발생한데 비하여 우리나라의 국민연금 운용실적이 월등하게 높은 결과가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그 후 18대 국회 회기 중에도 이와 유사한 법안 내용의 입법 시도가 있었으나 그 역시 폐기되었다.

 

그런데 최근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는 각각 경쟁적으로 과거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한 금융전문가 중심의 연금 지배구조 개편안을 각기 들고 나와서 국회 토론회 및 공청회를 실시하였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5.7.27.자 정희수 의원을 대표로 발의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과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사실상 기획재정부의 안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데, 그 요지는 과거 정부안과 유사한 방식으로 기금운용본부를 대체한 기금운용공사를 설립, 운용하고, 중앙행정기관인 기금운용위원회를 설립하여 금융전문가 중심으로 구성하는 내용의 법률안이다. 이렇게 되면, 기금운용위원회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완전히 독립되어 ‘국민연금제도’와 ‘기금운용’이 완전히 분리되는 구조가 된다.

 

2015.8.17.자 박윤옥 의원을 대표로 발의된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금융전문가들로 기금운용위원회를 개편하되 현재와 같은 비상설기구로 두고, 현재의 기금운용본부를 대체하여 독립한 기금운용공사를 두되, 보건복지부 산하의 국민연금심의위원회의 기능을 확대하여 국민연금정책위원회로 변경하고 재정계산에 따라 기금의 수익률로 달성하고자 하는 기금의 장기재정목표를 설정하는 권한을 새로이 수여한다. 기금운용위원회는 장기재정목표에 구속되어 목표수익율과 허용위험을 정하게 됨으로써 권한이 축소되는 결과가 되며, 공사는 기금을 투자금융상품처럼 운용하게 된다. 이 안은 사실상 보건복지부의 개정안으로, 제도와 기금을 모두 보건복지부 관장 하에 두는 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 현재 2012년 김성주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있는데 이는 현재의 기금운용본부 체계를 강화하되, 기금운용위원회를 독립, 상설화하며, 사무국을 둬서 위원회의 전문성을 대폭 강화하고, 기금운용본부 및 실제 기금운용에 대한 감시·감독을 강화하는 안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연금기금은 이미 국내 금융시장의 채권, 주식과 관련하여 가격결정자적 지위를 점하고 있는 한계를 정부 및 관계자 모두 인정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4-5년 간 기금운용 관련 자산배분에 있어서 국내 주식 비중을 20% 한도로 제한하고, 채권 비중도 축소하는 방향으로 전개되며, 결국 해외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기금운용의 기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그 동안 기금운용체계 개선에 대한 사회적 논의 방향은 크게 수익성 vs. 안정성·공공성, 전문성 vs. 대표성, 독립성 vs. 책임성 측면에서 논쟁되어 왔다. 2008년 이하 정부, 여당이 제안한 입법안들의 기조는 기금운용은 제도와 별도로 자산운용의 문제이며, 수익성을 최대한 제고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기금운용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하며, 이해당사자의 개입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기금운용위원회를 금융전문가 중심으로 상설화하고, 별도의 기금운용공사를 설립해야 한다는 논리로 귀결되며 이는 여당과 정부(특히 경제부처), 금융자본의 입장이라 할 수 있다. 이하에서는 정부·여당안을 중심으로 기금운용체계 개편안의 문제점을 살펴 보고 바람직한 운용체계 개편방향과 기금운용방향을 검토하기로 한다.

 

국민연금기금 운용의 원칙과 투자자산 비중의 관계

 

국민연금기금은 연금급여의 책임준비금으로서 기금 고갈시까지 전 국민을 위한 신탁기금적 성격을 갖고 있다. 또한 한편으로 국민연금기금은 단지 수익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안정성의 기본 하에 국가 거시경제 및 산업발전, 일자리 창출 등 국민들의 공공적 이익에 부합되는 공공성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운용됨으로써 연금 가입자 및 수급자의 삶에 공적 편익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운용되어야 할 성격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러한 측면에서 국민연금기금은 ‘사회투자자본’으로서의 성격도 갖고 있음을 유념하여야 한다.

 

신탁적 기금이라는 관점에서의 기금운용에서도 위험과 한계는 검토되어야 한다. 국내 자본 시장의 규모상의 한계로 인한 연금의 가격 왜곡, 2030년대 연금 성숙기의 자산 매각이 예정된 상태에서의 시장 위험, 유동성 위험 문제 등으로 인하여 국내금융시장 지배력 완화, 수익성 제고와 위험분산 차원에서 해외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것이 현재의 기금운용 기조의 특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투자를 증가시킬 경우 환율리스크에 노출되는 기금의 크기가 커지며, 환 관리비용도 크게 증가한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 소비억제 및 강제저축으로 조성된 기금을 국내에 투자하지 아니하고 해외 중심으로 운용할 경우 국내자본의 해외 유출과 성장잠재력 저하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으며, 고용창출력 약화와 이로 인한 연금재정의 불안정 등 또 다른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시키게 된다.

 

위 표를 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미국 등 주요국가의 금리인하 및 통화 팽창으로 인한 금융위기 이후의 해외 주식 시장을 비롯한 자산 시장의 수익률 증대로 인하여, 주요국가의 공적연금의 수익률이 국민연금기금의 수익률을 상회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14년간의 평균수익율을 보면 국민연금이 제일 높은 수익률과 낮은 변동성을 보이며, 이에 반하여 주식 등 위험 자산의 투자비중이 높은 다른 국가들의 연·기금의 경우 변동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기금운용의 원칙 중 안정성과 수익성 중 어느 것을 우선으로 할 것인가에 따라 투자 자산의 비중이 달라질 수 있으며, 위험자산의 비중이 높을수록 안정성은 낮아지고 변동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중, 장기적인 통계에 의하면 수익률의 차이는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015년 현재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상되어 해외 자본 시장의 수익률은 침체되고 있는 상황이며, 2015년도 연간 수익률은 매우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식 시장의 경우 (-)수익율을 기록할 것으로 일반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만큼 국내외 주식은 경기변동 등 제반 요인에 따라 변동성이 큰 위험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비현실적인 재정목표를 설정하고서 이에 맞춘 고수익 추구를 위해 국내외 주식시장의 투자 비중을 높일 경우 연금자산의 불안정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국민연금의 재정구조의 이해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은 법률 제정시부터 완전 적립방식이 아닌 부분 적립방식, 즉 기금고갈을 전제로 하여 부과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예정한 제도로 입법되었다. 따라서 국민연금기금은 아무리 수익을 높인다 하더라도 소진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국민연금제도는 부분적립방식으로, 보험료 대비 급여가 높게 설계되어 있고, 저출산·고령화의 문제는 기금의 소진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국민연금 장기재정추계에 따르면, 2032년부터 보험료 수입보다 급여지출이 많아져 기금의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고, 2043년부터 보험료와 기금수익을 합한 수입보다 급여지출이 더 많아져 적자가 발생하고, 2060년경에는 기금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금 재정은 기본적으로 보험급여액와 보험료 수입, 이와 관련한 가입자 인구구조 변화에 의하여 좌우되는 것이며, 기금수익은 연금 성숙기에 이르기까지 일시적으로 연금급여보다 연금보험료가 많아서 기금이 적립되는 과도기적 기간의 책임준비금을 어떻게 관리·운용할 것인가에 관한 것으로서 연금 재정에 부수적인 요소이다. 그런데 단순히 기금운용 성과로 재정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식의 논리는 고수익 추구에 따른 고위험을 야기하고, 급여를 받을 수 없을 수도 있다는 ‘기금고갈론’을 확산시켜 세대간 연대를 기반으로 하는 국민연금제도의 본질을 훼손하고 불신을 강화할 것이다. 요컨대 제도발전 방향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국민연금 장기재정목표가 설정될 수 있고, 이에 근거하여 제도와 기금운용이 담당할 부담률을 명확하게 확정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적절한 기금운용체계 개편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국민연금기금 운용 그 자체가 목적이 되며 향후 기금 유지를 위해 제도를 조정하자는 본말이 전도되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다.

 

지금은 향후 기금소진에 따라 국민연금제도를 부과방식으로 전환할지, 국가 재정을 추가로 투입할지, 반복적인 제도 조정(보험료와 급여)을 통해 기금소진을 연장할지, 즉 장기적으로 특정 시점에 어느 정도 기금적립금을 유지할 지, 이런 제도 발전 방향에 대한 사회적 논의나 합의를 시작하여야 할 단계이지, 비현실적인 재정목표를 설정하여 맹목적으로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고, 이에 장애가 되는 가입자 대표들을 지배구조에서 배제하는 방향의 제도 개악을 할 상황이 아니다.

 

기금운용의 수익률을 현재보다 대폭 증대시킬 수 있는가?

 

현 정부 들어서 국민연금기금의 수익성을 강조하면서 자주 언급되는 것이 ‘수익률을 1%p 올리면 연금 보험료율 2%p 인상과 동일하고, 기금소진 시기를 9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러한가? 장기간 매년 꾸준하게 1%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목표 수익율을 높일 경우 그 위험과 변동성도 급격하게 증가한다.

 

국민연금 재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보험료율과 급여율이며, 인구학적으로 보면 저출산· 고령화의 문제가 있다. 보험료와 급여율에 대한 조정,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대책이 아닌 기금 수익으로 재정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것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고위험 추구로 국민연금 장기 재정 안정에 더 위협이 될 수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현재의 국민연금기금의 위험수준 4%를 고정시켰을 때, 40년간 시장수익률을 1%씩 넘는 초과수익율 실현의 확률은 0.000001% 정도이다. 미국시장에서의 active manager들의 1985-2014년 30년간 미국의 뮤추얼펀드 월별 수익률을 조사,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2004-2014년 10년간 시장 수익률 대비 1%를 초과한 펀드의 비율이 1%, 2% 초과는 0.1%에 불과하며, 20년간 1%를 초과한 비율은 0.6%, 2%초과는 없으며, 30년간 1% 초과 비율은 0.4%, 2% 초과는 없음이 확인된다. 즉, 고위험 고수익 추구형 투자를 한다고 하여, 기금운용전문가들로 기금운용위원회를 구성하고, 기금운용공사를 설립한다고 하여도 장기적 수익률이 시장 수익률을 상회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도, 현재의 정부·여당의 2개의 기금운용체계 개편 법률안들은 한마디로 이와 같은 실증적, 통계적으로 실현불가능한 장기적인 시장수익율 초과의 목표수익율에 따라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기금운용위원회로 하여금 전략적 자산배분을 하라는 것이며, 이는 위험자산군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허용위험수준을 높여서 이러한 자산배분에 터잡아 공사로 하여금 전술적 자산운용을 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박윤옥 의원의 개정법률안은 국민연금심의위원회를 대체한 정책위원회를 신설하고 장기 재정목표 설정권한 수여를 함으로써 아예 고위험 고수익 추구, 기금운용전문가들에 대한 전적인 기금운용 위탁 및 책임 면책을 제도화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더욱 위험성이 가중된다. 기금운용공사의 사장은 물론 주요 임원의 인사권조차 없는 기금운용위원회가 공사를 견제할 수 있을런지도 의문이며, 현재의 안대로 법률이 통과된다면 아직 성숙기에 이르지 않은 적립시기의 기금인 국민연금의 미래 책임재산을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다. 즉 현재의 정부·여당의  개정안들은 노골적으로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매우 위험한 발상으로 종전에 폐기된 정부안보다 훨씬 더 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국민들의 동의를 받을 수 없는 것으로 폐기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금운용위원회를 전문가로 구성해야 수익성이 높아지는가?

 

현재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형식적으로 가입자 대표가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 그리고, 금융관계 전문가들 상당수는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위원들 중 가입자 대표의 전문성이 결여돼 수익성 제고에 걸림돌이 되며, 이들을 대체해 금융전문가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기금운용위원회를 금융전문가로 구성한다고 해서 수익성이 현재보다 더 높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운용임원들이 모두 금융전문가로 구성된 한국투자공사(KIC)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한국투자공사의 경우 미국 등 주요 해외 자본시장의 수익률이 높은 최근 년도의 경우 외화 기준 수익률은 국민연금기금의 수익률을 사회하고 투자가 개시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누적수익률은 외화를 기준으로 할 경우 양호한 편이나, 투자 자산 전액을 미 달러화 등 주요 통화로 전액 운용하고 있어 국민연금기금과 그대로 비교하기는 곤란하다. 국민연금기금은 연금급여의 책임준비금이므로 최종 지불 화폐인 원화를 기준으로 KIC의 2007~2013년 중의 원화 환산 수익률을 산출할 경우 4.02%로, 국민연금기금의 수익률 6.33%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당시 KIC의 수익률은 -13.71%이며, 또한 전문성이 높다는 세계 주요 연기금도 금융위기 당시 -20% 안팎에 가까운 손실 기록하였다. 요컨대 해외투자가 국내투자에 비해 장기적으로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전혀 검증되지 않았으며, 금융위기나, 세계경제불황에는 전문가라도 속수무책이고 투자 자산 중 고위험 자산의 비중이 클수록 더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기금운용위원을 전문가로 구성하고, 기금운용공사도 전문가가 모두 지배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단기성과나 고수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고수익의 추구는 고위험을 동반하는데 이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현재 있는 지 의문이다. 큰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노후불안과 제도불신으로 직결되는데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나 위원들이 책임을 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국민연금기금은 가입자의 보험료로 조성된 기금이므로 기금운용에서 가입자의 대표성과 책임성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해외사례에서도 가입자 대표가 배제된 경우는 거의 없다. 캐나다 CPPIB가 예외적이나 보험료와 급여의 수지균형이 이루어진 상황에서 여유자산을 운용하는 개념으로 국민들의 합의와 수용성을 확보한 경우라 할 수 있다.

 

국민연금 기금의 투자자산군의 다변화 필요성

 

부분적립방식에서 수익률 위주 투자가 기금고갈시점을 몇 년 연기시키는 효과(이것도 그대로 된다는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와 수익률 위주의 투자가 발생시키는 여러 가지 경제사회적 문제점을 비교형량하여 볼 때 어떤 것에 더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 것인지 역시 사회적으로 논의될 필요가 있다. 현재 국민연금기금의 투자 부문 중 99%이상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금융부문의 투자군은 국내 주식·채권, 해외 주식·채권, 대체투자 5개 항목으로 분류된다. 그 중 국내 채권이 가정 안정적 자산이고 그 뒤를 따라 해외 채권을 들 수 있으며, 국내·외 주식은 변동성이 큰 위험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대체투자에는 국내외 부동산, 사모투자 등 다양한 항목들이 포함되어 있다. 목표 수익률이 설정되면 결국 이와 같은 자산 군 중 통계적으로 검증된 시장 지표에 따라 투자 자산군별로 비중을 설정하게 되는데 이것을 실무적으로 ‘전략적 자산배분’이라고 한다. 기금 운용수익율은 자산군별 투자 비중 결정에 의하여 99% 정도 결정되고, 실제 운용을 통한 수익률 증감은 1% 내외에 불과한 미미한 영향을 미친다.

 

현재 국민연금기금의 금융부문 투자 기조는 과거 “홈 바이어서”에서 중장기적으로 “해외 바이어스”로 점진적인 변화 과정에 있다. 이와 같은 배경은 국내 투자 자산시장이 국민연금 기금에 비하여 턱없이 작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결과 채권 가격, 주식가격 결정에 대한 국민연금의 영향력은 실로 막대하다. 심지어 가격의 왜곡 현상까지 초래한다는 비판까지 직면하고 있다.  결국 국내의 주식,채권 시장 투자가 조만간 한계상황에 직면한다는 점에서 ‘해외 바이어스’ 방향 선회는 일정 부분 타당성을 인정할 여지도 있다.

 

그런데 국민연금 기금은 국민들의 가처분 소득 중 일정액을 강제로 적립하여 미래를 위하여 소비를 유보시켜서 형성되는 것이고, 연금 성숙기에 이르기까지 적립되는 기금의 대부분이 국내 생산 및 일자리를 유발하는 소비를 억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현재의 경제발전을 위한 자원을 미래를 위하여 유보·적립하는 과정에서 연금급여가 보편화되는 성숙기가 되기 전까지 국내 경제에 적지 않은 부정적 효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이 조성된 책임준비금이 우리나라 사회경제적 투자에 선순환되고, 이를 통하여 청년 일자리 창출, 청년 주거 투자 등을 통한 혼인율, 출산율 제고를 유발할 수 있는 분야에 투자될 수 있다면(이 글에서는 편의상 이와 같은 투자를 ‘사회투자’로 칭하기로 한다.) 이것이야말로 장래의 국민연금 가입자수를 증대시킴으로써 저출산 고령화라는 위험에 직면한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직접적인 투자가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회투자’는  과거 기금이 공공부문투자의 제도 운용을 하였고, 그 항목으로 상당 기간 국채 매입을 한 사례에서 보듯이, 법제화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며, 국채 매입보다 더 적극적인 공공 투자가 될 수 있다. ‘사회투자’는 기금 운용의 수익률에 더하여 기금의 존립목적에 가장 부합되는 투자일 수 있다.는 점에서 볼 때에도 거대기금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으로서의 국민연금기금의 여유자금 운용 항목에서 주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더욱 중요성이 큰 투자 부문으로 설정될 필요가 있다.

 

흔히 수익률 위주의 투자는 후세대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의미로도 정당화되지만, 신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 보육시설, 노인요양시설, 공공주택, 그리고 사회적 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는 중장기적으로 경제사회적 균형발전을 촉진시킬 수 있어 후세대에게 불리한 투자가 아니며, 중장기적으로 고용의 증대 등을 통해 연금재정의 기반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박윤옥 의원의 개정법률안에서  국민연금정책위원회에서  복지투자의 규모, 사업내용 심의·의결 사항을 새로이 정하도록 하고, 공단 산하에 복지투자본부를 신설하는 안을 제안한 것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을 전제로 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기금관리운용체계 개편을 검토함에 있어서는 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한 사회투자가 기금운용에 있어서 중요한 한 축으로 설계될 수 있도록 정부 측에서 보다 진전된 안을 제안하여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맺음말

 

현재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기금운용체계 개편방향은 국민연금기금의 수익을 높여 국민연금의 재정안정을 도모하겠다는 발상인데, 이는 실현가능성도 없이 위험만 가중시키며, 연금기금의 지배구조에서 주인인 가입자들만 배제하는 반민주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임은 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다.  특히, 우리 국민연금기금과 비교되는 다른 나라들의 공적연금기금은 모두 제도가 이미 성숙기가 되어 몇 세대를 지속한 상황에서 몇 개월에서 최장 2년 남짓의 책임준비금인 완충기금으로 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반하여 우리나라의 국민연금기금은 성숙기에 이를 때까지 기금을 안정적으로 관리, 운용하여야 하는 현세대 입장에서의 ‘제도의 미래’ 그 자체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더 안정성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기금과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미국 연기금(OASDI)은 국채에 전액을 투자하고 있고, 일본 연기금(GPIF)은 안정 자산이 채권에 약 66%를 투자하고 있다. 특히 제도에 대한 불신이 크고, 국내 자산시장이 취약한 국민연금의 경우 안정적인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연금지배구조에서 가입자 대표들이 과반수가 되어 의사결정권을 갖도록 한 현행 지배구조상의 민주적 대표성은 현재까지의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결과물이자 제도의 본질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가입자 대표들의 전문성은 이를 보좌하는 사무국 및 전문가들의 충원으로 위원들을 보좌, 지원하는 방식으로 위원들의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어서 현 제도 상으로도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것이다. 현 제도상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은 전혀 하지 않은 채 연금 지배구조를 대표성이 없는 금융전문가들에게 일임하고 고위험 고수익 기조로 운용하기 위한 법률개정을 한다는 것은 가입자 및 수급자들 입장에서 동의할 수 없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기금운용의 원칙은 안정성의 대전제 하에서의 수익성과 공공책임성이고, 기금의 주인인 가입자 대표성은 포기할 수 없는 최고의 원칙이다. 이 점에서 현재의 정부·여당의 국민연금기금 운용체계 개편 방향은 매우 잘못된 것이며, 폐기되어야 마땅함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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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건전화’, 불안정한 미래의 소환

 

이은주 ㅣ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정책위원

 

들어가며

기획재정부가 국민들의 보험료를 관리하겠다고 나섰다.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한 ‘선제적인 재정건전화 조치’로서 7대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정책협의회를 출범시키고 ‘정확한’ 재정전망으로 사회보험의 중장기 ‘지속가능성’을 진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놓은 대안은 적극적인 자산운용 시스템을 통해 적립금 고갈시기를 최대한 연장하고 미래 세대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겠다(기획재정부 보도자료, 2016.3.29.)”고 강조하였다.
기획재정부의 기획은 늘 한결같다. 불안감을 폭로하고 그에 대한 처방은 시장에서 떠돌고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빈 캡슐을 준다. 위약효과를 노린 처방은 증상이 완화되기는커녕 불안은 더욱 확대된다. 국민연금제도는 2003년부터 재정추계가 시작된 이후 5년마다 반복적으로 불안증상에 시달려 왔다. 구체적인 징후는 ‘추계-재정수지 적자-적립기금 고갈 위험-적극적인 투자’의 알고리즘으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국민연금제도는 지난 18년간 약을 처방받으면서도 장기 불안이라는 증상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결 같이 금융시장에서의 공격적 투자라는 처방전은 변경되지 않고 일관되었다. 관리라는 명목으로 주치의처럼 행세해왔던 정부의 행태는 불안을 더욱 조장하고 확산시킴으로써 의사로서의 윤리, 혹은 최소한의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역할은 방기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윤리적 위반의 행동에 대해서는 반성도 없이 이번에는 모든 사회보험을 관리하는 주치의로 나서겠단다. 이는 최소한 증상에 따른 처방도 아니면서 효과도 없는 만병통치약을 또 팔겠다는 것이다. 만병통치약의 허상을 구체적으로 폭로해야 할 때이다. 이미 5년마다 4차례의 똑같은 처방전을 받은 경험이 있는 국민연금제도는 적합한 증언 대상이다.

 

7대 보험 재정건전화의 함정 : 미약한 논리

기획재정부는 저출산 고령화 추세가 사회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해왔고, 사회보험적립금 운영도 저성장, 저금리 추세로 수익률이 저하되는 상황이므로 강도 높은 재정건전화 조치가 필요하며 그에 대한 전략은 적극적인 자산운용시스템을 강조한다. 정부는 언제 폭탄이 터질지 모르는 금융시장에서의 적극적인 투자가 얼마나 안일한 대처이며 임시방편적 대응인지 그동안의 금융시장 위기에서 충분히 검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민들의 눈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획의 모순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사회보험기금을 ‘여유자금’으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지금까지 사회보험은 위험에 대비한 일종의 저축이라고 인식하기 쉬웠지만, 이는 사회보험의 기능 중에서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사회보험은 위험에 대한 공동 대처, 사회구성원들 간 부양 분담, 위험발생에 대비한 일정부분의 적립 등의 요소들이 결합되어 있다. 국민연금제도는 이 중에서도 저축의 기능이 부각되어 도입되었다. 사회적 위험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구성원들 간 위험을 분산하는 시스템이 사회보험제도이다. 저축은 급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충격 완화장치이다. 그런데 노령이라는 위험은 당장 발생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저축이 먼저 이루어졌고, 이는 적립기금의 확보에 모든 정책의 목적이 복무하는 형태가 되었다. 정책결정자들 사이에는 위험의 크기에 비례해서 적립의 규모도 적정수준으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단선적 이해 구조가 굳건히 형성되었다. 공적연금제도가 충분히 작동하기 전에 저출산․고령화의 압박으로 가입자와 수급자 간에 발생할 불균형은 적립기금의 충분한(!) 확보로 해결하려고 한다. ‘수지상등의 원리’에는 공적연금의 사회적 부양원리가 끼어들 틈이 없다. 우리나라와 같이 급속한 인구사회구조의 변화를 겪고 있는 상황은 현세대 빈곤노인문제 뿐만 아니라 후세대 노인의 노후소득보장도 안심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유자금으로서 적립기금의 확보가 사회적 위험에 더해진 새로운 사회적 위험에 대비하는 최우선의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공적연금제도는 노령이라는 위험에 대비하여 기여금을 납부하고 위험 발생 시 충당할 수 있는 비용을 정부(정확히는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본부)가 대리인의 자격으로 관리하고 있다. 보험료를 일반세수입과 분리하여 따로 적립하는 것은 순수한 목적에 따른 활용이 가능하고 급격히 닥칠 위험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 발생 시 재정 부담을 져야 하는 정부의 입장에서는 유리한 방법이다. 또한 기여금의 납부는 다른 공공지출부문과 경쟁할 필요가 없는 데서 오는 재원의 안전성, 기여와 급여 간의 밀접한 연계로 국민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으며, 지출용도의 명확성에 따른 투명성 제고 등의 이점이 있어 공적연금 재원 확보 수단으로서 부담가능성을 높이는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1)
정부의 입장에서도 기여금을 재원원천으로 사용하는 경우 일반 세수입보다 부담능력을 제고하는데 용이한 장점이 있다(강신욱 외, 2015: 101). 그런데 이론상으로는 수용성이 높아야 하는 사회보험적립금이 현재 극도의 불신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오직 장기적인 재정 부담을 완화시키겠다는 목적으로 이를 관리하겠다고 나서는 것이다.
국민연금기금은 사회적 부양의 원리 속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현재 적립되어 있는 국민연금기금을 완충기금으로서 어느 정도의 규모로 유지할 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쌓인 적립기금은 제도의 성숙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부분으로 여유 자금을 만들려는 목적으로 기금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런데 정부는 연금급여에 대한 수요의 증가를 대비하기 위해서 적립기금 자체를 더욱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사회적 부양의 원리는 기금을 쌓아 놓고 이해관계에 따라 재원을 분배하는 것이 아니다. 생산가능세대의 기여금(보험료) 납부는 동시대 은퇴세대의 노후 자금으로 순환되고, 다음 세대는 또 그 다음 세대의 보험료로 노후생활을 하게 된다. 노령연금제도가 100년 넘게 운영되어 온 국가들의 사례를 보아도 적립기금만을 통해 노후를 대비하지 않는다.
사회보험을 여유자금으로 접근하는 것은 결국 적립방식과 부과방식이라는 재정운용원리에 대한 오래된 논쟁을 복기시킨다. 사회보험제도는 적립방식과 부과방식의 재정운용원리로 구분해왔지만, 실제로 사회적 위험의 범위를 고려할 때 적립방식으로 온전히 유지할 수 없다. 물론 1994년 세계은행의 권고 이후 적립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일부 국가에서는 공적연금제도에 적립요소를 첨부시켰다.2) 이러한 추세가 공적연금개혁의 방향을 추동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이후 공적연금제도를 정비한 남미와 동유럽 사례를 제외하고는 국가별로 대폭적인 적립방식으로의 전환을 감행하지 않았다. 위험분산을 금융시장으로 전가시키는 시도가 정부의 노후소득보장에 대한 책임 회피와 맞물린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Cesaratto, 2005). 적립방식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 저축의 증가와 자본 축적이 급격한 고령화에 더욱 잘 대처할 수 있다는 신화(myth)는 고전경제학자들만의 주장이다. 이와 반대로 포스트 케인지언주의자들은 적립식 연금제도가 경제활동을 위축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주장도 양립하고 있다.
최근 국내 경제학자들에 의해 공적연기금의 재정운용방식의 핵심 쟁점을 재부각시키고 있다(박만섭·연제호, 2015; 고민창, 2009). 이들은 어떤 재정방식으로 운영하든지 저출산과 고령화의 문제는 공적연금제도에 새로운 도전이며, 적립방식과 부과방식 모두 거시경제적 관점에서는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 적립식 연금제도는 저축성향의 증가가 오히려 총소득을 감소시키고 고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저축을 통한 투자 확대라는 고전경제학자들의 논리를 반박하는 것이다. 반면 부과방식 연금제도는 노년세대로 소득이 이전되므로 경제전체의 소비지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3) 유효수요의 증대가 총소득과 고용을 증가시키고, 이러한 거시경제적 성과는 기업들의 긍정적 기대를 강화하여 투자지출의 증가와 이에 따른 경제성장률의 상승을 가져오는 것이다(박만섭·연제호, 2016: 23). 인구학적 충격에 부과방식 연금이 불안정하다는 주장과 달리 부과방식 연금제도는 유효수요의 증가로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인구증가율 감소에 따른 재정균형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과방식의 운영은 근로세대와 퇴직 세대 간 현재 소득을 분할하는 사회제도로 실질적 의미에서 수지불균형의 문제에 직면하지 않으며, 제도의 지속가능성은 인구학적 요인보다 세대 간 소득이전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경제, 정치적 환경에 의존한다(고민창 2009: 5). 이런 주장을 종합할 때 부과방식으로 운영하는 연금보험은 적립을 통해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적립 요소는 완충장치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일정 수준만 유지하면 된다.
인구고령화는 적립기금으로 충당할 수 있는 범주를 벗어나고 있다. 더욱이 적립방식은 자본소득의 불확실성이라는 시장의 위험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는데 이 위험의 불안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Aaron, 1966, 고민창, 2009, 7 재인용). 본질적으로 적립방식과 부과방식 모두 퇴직자들이 미래의 산출물에 대한 청구권을 조직하는 기제일 뿐이며, 인구고령화는 미래의 산출물의 크기를 부정적으로 변화시키기 때문에 적립과 부과 관계없이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Barr and Diamond, 2006). 연금제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축적해 놓은 자산의 규모가 아니라 산출물(노인의 빈곤 예방, 적정 노후소득 수준 보장)에 있으므로 인구고령화에 대한 해결은 기금 그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생산 증가에서 찾아야 한다(고민창, 2009: 9). 
그러나 저출산 ·고령화에 대해서 정부는 여유자금을 만들어놓고 위험에 대비하겠다는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다. 정부의 부담 능력을 제고하는데 적극적이기 보다 부담능력을 여유자금의 운용 자체로 제한함으로써 오히려 장기적인 위험 관리의 측면에서는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한 것이다. 위험의 원천 자체에는 관심이 없고 금고만 관리하겠다는 정부의 태도는 국민들의 노후를 책임져야 하는 의무부터 복기시켜야 하는 특단의 조처가 필요할 정도이다. 여전히 정부는 과도한 적립기금이 고령사회의 대응방안이라는 미봉책의 대안을 생산하는데 주력하고, 위험 원천 자체에 대한 논쟁은 차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제도에 대한 불신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사회보험제도의 운용원리를 봤을 때 위험의 원천이 각기 다른 사회보험제도를 하나로 통합 관리하겠다는 것은 더욱 위험한 발상이다.

7대 사회보험은 운영원리가 유사할 뿐 대비해야 할 사회적 위험의 종류도 다르고, 실제로 운영되는 방식도 다르다. 구체적으로 노령이라는 사회적 위험은 개인에게 특정 시기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는 장기간 대응이 필요하다. 반면 건강, 고용, 산재의 위험은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당해 연도 위험에 대비하는 위험분산시스템이다. 그런데 위험 대비를 축적된 자산(기금)으로 대신하려는 목표를 세우는 순간, 타임스케줄이 다른 위험들을 하나로 묶어버리는 무모한 결단이 이루어진다. 7대 사회보험을 통합 관리한다는 것은 사회보험에 대한 몰이해를 바탕으로 기금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노출시킨 셈이다.
공적연금이 부과방식으로 운영되면서 당해 연도의 보험료와 수급자를 고려해야 한다면 통합관리를 위한 계획을 설계할 수도 있다. 서구에서는 매년 새롭게 늘어나는 노령인구의 노후에 대비하기 위해 공적연금의 부과방식 구조를 강화하는데 주력한다. 이를 위해 예산을 집행하듯 매년의 공적연금의 재정규모를 추산하는 것은 필요하다. 우리나라도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은 부과방식 사회보험으로 일정부분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여유자금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이런 의미에서 정부는 방향을 상실한 채 유일한 목적, 즉 적립기금의 유지에만 매몰되어 또 다시 재정추계를 통해 사회보험기금을 적립 운영하겠다는 발상은 철회되어야 한다. 이를 국민들에게 재정건전화라고 호도하여 마치 기금 적립이 사회보험의 운영 원리를 대체하는 것처럼 만드는 것도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적립된 기금을 금융시장에서 관리하겠다는 문제이다.

기획재정부가 얘기하는 ‘재정의 건전성 확보→ 사회보험재정의 지속가능성 담보→ 골든타임 기간에 최대한 기금 증식→ 미래세대 부담 줄이고 기금고갈 시기 최대한 연장’이라는 논리구조에서 핵심은 ‘기금 증식’에 있다. 소위 정부가 말하는 “글로벌 수준의 투자 프로세스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의 경험을 다른 사회보험과 공유하겠다는 것은 함께 금융시장의 불쏘시개가 되자는 제안이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는 금융자본주의 시스템이 발생시키는 정기적인 불황과 한순간에 자금을 증발시킬 수 있는 위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금융자본주의는 여전히 불안하고 위태한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금융자본주의의 태생적 불안정성 혹은 금융시장 자체의 위기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외면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의 특징은 금융시장을 통한 자본축적의 확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기획은 금융시장에서 자본을 늘리기 위해 사회보험기금이 가지고 있는 공공성을 훼손하면서 수익성을 추구한다. 그렇다면 사회보험기금이 자본시장을 떠받치는 자본으로 활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전략은 자산 가치 상승의 목적을 위해 단기적 수익의 논리로 산업을 지배하고, 그 결과 장기적인 산업투자는 위축되고 금융시장의 불안을 야기(지주형, 2015: 370)하면서까지 신자유주의적 자산관리시스템을 옹호하는 역할을 사회보험기금이 담당하게 되는 부조리함을 만들어낼 수 있다. 윤리적 정당성을 배제한 채 자본축적을 늘리는 관리운영방식을 허용해야 하는가의 제동이 사회보험기금에 부과되어야 할 시점이다. 이는 그동안 사회책임투자로 기금운용의 윤리성을 간주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사회보험기금이 금융화된 축적을 추구하며 재정안정화를 위한 자산축적의 논리를 수용하고, 자본축적 외에는 구체적인 대안이 부재하다는 이유로 신자유주의를 강화하는 금융자본의 확장을 옹호해야 하는가. 
금융시장에서의 자산 관리는 수익성 평가만 중시하기 때문에 금융투자방식의 윤리적, 도덕적 차원의 문제제기가 없었다. 금융자본주의 시대에 국가는 시장과 주주가치에 기반을 둔 기업지배구조식 운영에 익숙하고, 재정마련의 부담을 타파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역설적으로 최대 이윤과 최고 수익을 추구하는 흡사 계획경제와 같은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이때 이익은 더 이상 실물경제활동의 최종적 결과로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되지 않고 오히려 기업 경영진이 의무적으로 추구해야 할 이익률과 목표이익의 지표로 제시된다(임운택, 2015: 27). 기업지배 방식의 국가 재정의 운영에 대한 무제한 허용은 논리의 부재 속에 재정건전성을 위해서는 수익성의 추구라는 담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투자의 상품을 다변화시키는 것이 대안인 것처럼 금융시장에서의 투자를 확대시켰다. 사회적 정당성 없이 생애리스크 관리의 금융상품화(이지원·백승욱, 2012)가 가져온 결과는 정부 주도의 금융화되고 상품화된 방식으로 사회경제적 투자와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자본시장의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회피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었다. 금융시장에서 국민연금기금이 수행해왔던 역할은 대기업의 주가를 떠받치고 올려주는 역할을 담당했으며, 최근 삼성물산과 투자전문회사인 엘리엇과의 분쟁에서도 공적연기금이 재벌기업의 불법적인 합병을 옹호하고 단기적인 수익에서는 손실을 야기하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결정의 결과에 대해서는 어떠한 정당성을 찾지 못하는 모순적 상황들이 연출되고 있다.6)

정부가 균형예산을 강조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형용모순이라는 지적도 있다(카를로 보르도니, 2014: 271). 국가는 공기업이 아니므로 영리를 목적으로 할 필요가 없으며, 사회복지를 제공하고 부를 재분배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신자유주의적 국가는 금융적 축적, 즉 이데올로기적으로 재정건전성 담론에 속박되어 있다(지주형, 2015: 387).7) 국가의 재정관리 목표가 유효수요 창출이나 공공/사회서비스가 아니라 기업의 목표와 동일한 흑자 및 수익성이 되고 있다. 탈산업화과정에서 자본은 오히려 불안요소가 되었고, 신자유주의 국가가 재정지출과 부채를 축소하는데 성공한다는 증거는 없으며 오히려 재정은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MacGregor, 2005: 143). 신자유주의적 금융자본주의가 발생시키는 불안정과 위기에서 국가는 최종 대부자로서 사실상의 정부 재정을 투입해 금융기관을 구제하면서 적극적으로 위기관리 역할을 수행해왔다. 금융위기과정에서 우리가 목격한 것은 지배적 자본이 사적 관리에 실패한 리스크를 보상하는데 국가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다. 국민의 노후보장 위기에서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시장 위기 때마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국민연금기금으로 시장을 떠받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수용되면서, 국민들은 이제 국내 재벌을 부양하는 정부의 재정운용계획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김연명, 2011).8)
국민의 노후보장 책임은 자본에게 떠맡기고, 실제 운영은 재벌기업의 부양에 힘쓰고 있다. 공적자금으로 재벌을 부양하는 구조가 만들어낸 결과 한국경제가 살아났다는 증거는 없다. 오히려 실물로 가입자와 수급자에게 돌아오는 혜택보다 확대된 적립기금의 규모만이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것처럼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기금규모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국민들은 노후보장에 대해 안심하기보다는 고갈될 적립기금의 미래를 예언하듯이 불안감만 증폭되고 있다. 국가재정의 역진적 재분배이자 사유화에 앞장서 온 국민연금기금을 본받아 나머지 사회보험들의 역할도 금융시장에서의 자본 축적의 도구로 삼겠다는 정부의 계획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민주주의의 위기 속에 나타나는 자본의 이해관계에만 복무하는 위기의 국가가 하는 일을 대한민국 기재부가 기획하고 있다.
금융자본주의의 오류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의 경험을 되돌아볼 때 정부는 국민의 노후자금을 오로지 금융시장에서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기금을 운영해왔다. 진보진영에서는 국민연금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위해 재정 목표를 정하고 어느 정도의 여유자금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요구를 주장해왔다. 그렇지만, 정부의 단선화 된 재정안정 목표는 수익률에 매달리게 함으로써 재정목표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여전히 부재한 상황이다. 정부가 재정추계를 통해 위험에 대비하겠다는 공언은 예측이 아닌 예언으로 지난 18년간 국민들을 호도해왔다. 신자유주의적 정부는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성과를 수치로만 포장함으로써 본질-국민연금기금이 해야 할 역할과 노후소득보장제도의 장기적 운영 전망에 대한 책임을 회피해왔다. 더욱이 국민연금제도는 재정추계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제도 수정을 단행해왔으며 제도개혁은 제도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아닌 보장성을 축소하는 시도로 이어졌다. 

 

7대 사회보험기금의 관리보다 더 시급한 일: 국민의 신뢰와 사회 부양시스템의 회복

지금 정부가 7대 사회보험의 기금을 모으고, 그 돈을 관리하는 것이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이 아니다. 정부는 사회적 부양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재정목표에 대해 논의하고, 지속가능성을 재정확보로만 한정하지 않아야 한다. 금융자본주의의 시대에 평균적인 수익의 개념은 불확정성의 연속이 되었음에도 자본이 자본을 부양하는 현재의 금융시장에서 기금을 맡겨 사회보험재정을 확보하겠다는 논리는 매우 취약하다. 재정추계를 통한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축소한 일이 지금까지 정부가 대응한 방식이었다면 해야 할 일을 방기해왔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다. 가입자 수의 미온적 증가와 그에 따른 보험료 수입의 증가는 노동시장구조와 맞물린 측면이 크다. 현재의 근로세대가 연금보험료를 납부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더 시급하고 타당하다.
국민연금은 장기적 지속가능성은 노동시장구조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몇 년 째 정체되어 있는 사각지대의 규모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적 노력도 시급함에도 이런 현상이 고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정부만 외면하고 있다. 모든 국민이 노후소득보장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모아진 돈을 금융시장에서의 투자보다는 사회투자를 통해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고용불안정은 향후 경제발전에도 장애요소가 될 수 있다.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 근로자의 숙련제고와 생산성의 증가, 나아가 경제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권혁진 외, 2008: 212). 노동유연화는 탈상품화와 고용가능성을 위협하고 새로운 사회적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노동소득분배율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고용형태에 관계없는 평등한 사회보험권리의 보장, 종사상 지위와 계약의 변동기간을 포함하는 ‘권리를 위한 입법’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사회보험운용 측면에서는 가입자 확대방안과 함께 보험료 수입기반을 넓히는 방법도 있다. 보험료 부과소득의 항목을 확대하거나, 공적연금제도를 도입할 초기에 시도했던 기업의 부담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제갈현숙 외, 2014: 141). 이번 20대 총선에서 비정규직 사용자에게 보험료 부담을 부과하는 정책이 등장하기도 했듯이 9) 악화된 고용 상황에서 자본에게 책임을 묻는 역할을 정부가 해야 한다. 노동유연화의 경제, 사회적 폐해는 비경제적 외부효과와 같아서 기업의 이익극대화 전략에 따라 발생했지만 이에 합당한 사회적 비용을 기업이 부담하지 않고 있다. 기업에게 사회적 비용을 부과하고 사회보험제도에서 배제되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용을 줄이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Tangian, 2008). 변화된 사회 경제적 환경에 대한 국가의 역할은 사회적 응집력을 유지하도록 힘쓰는 일이다. 즉, 새로운 환경에서 국가개입 방식은 관리자가 아니라 보증자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Supiot, 2001).10)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권리에 대한 보증을 사회보장시스템에 도입하여 어떠한 경우에도 권리(사회보험수급권)의 손실이 없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진정한 관리자가 되고 싶다면 방법은 많다. 사회보험제도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가입자를 확보하고 가입자들이 소득에 따라 납부하게 하고, 소득에 따른 차등기여가 아닌 고용형태에 따른 차등기여를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조정하는 것이다. 기금 자체를 가지고 제도의 안정성을 담보할 것이 아니라 내부자와 외부자, 내부자들 간의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사회보험제도 자체는 공동체의 연대에 기반 해야 운영될 수 있으며, 이는 어느 한 쪽의 사회구성원을 희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세대 간 대립의 차원에서 사회보장제도 개혁 문제는 세대 간 정의와 세대 내 정의의 조화, 다시 말해 자본주의 사회와 사회보장을 조화시키는 일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가 인간생활에 미치는 부정적 귀결을 시정하고 보완하는 것이 사회보장이다. 그에 대한 책임은 정부가 져야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사회보장제도 자체가 소극적인 안전망 기능에 치우치는 경향은 부정할 수 없다(시노오야 유이치, 2008: 504-505). 미래 지향적인 세대 내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회보장시스템이 고용의 안전성을 보장하면서 경제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으로 보완할 수 있다. 노인세대에 제공되고 있는 자원을 성장기세대로 전환하여 다음 세대를 이을 출산율과 보육, 교육에 좀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 당장 직장이 있는 부모가 고용선택을 확대하기 위한 돌봄의 사회서비스 인프라를 확충할 필요성을 상기시키는 이유이다.
재정안정 담론에 사로잡힌 보수정권이 자리 잡은 이후 사회보험제도의 기반을 훼손하는 전략은 멈추지 않고 있다. 사회보험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다시 적립기금으로 환원시키고, ‘고갈’의 담론으로 일원화시켜 불안감을 확산시키는 전략은 변하지 않았다. 부과방식 사회보험제도의 운영원리를 배제한 채 장기재정안정화 목표의 수립과 그에 대한 평가를 통해 정부가 추구하는 것은 수익률 제고의 신화이다.
정부는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겠다는 확신을 주고 민주적 절차에 따른 기금운용과 적절한 보장성의 확보를 통해 신뢰의 회복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부가 해야 할 책임을 자본 관리자로 제한하고 국민의 노후에 대해서는 무책임과 무대응으로 일관하면서 관리자를 자처하는 것은 형용모순이다. 공적연금제도에 대한 전향적 태도를 갖길 바란다. 국민연금제도는 적립기금을 모으기 위해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사회적 연대 기제로 운영되는 시스템을 튼튼하게 구축하는 것이 먼저이다. 정부는 국민의 노후자금 관리자가 아닌 책임자로서 제도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1) 물론 기여금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기여의 장점이 드러나기 보다는 부정적 효과가 부각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기여율이 일정 수준 이상 높아지면 기여는 과세부과 전 총소득의 일정비율로 부과되기 때문에 기여자가 느끼는 부담감이 커지고 역진적인 특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의 부담능력을 크게 약화시키며 근로의욕이나 저축동기 등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여 국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강신욱 외, 2015).

2) 대표적으로 스웨덴 연금개혁과 독일의 리스터 연금 도입을 들 수 있다. 적립방식의 사적 연금제도를 공적연금제도의 하나의 역할로 편입시킨 사례에 대해서는 주은선(2009) 참조.

3) 이 부분에 대한 실증적 검증은 여전히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절반이 빈곤한 상황에서 공적연금의 이전이 소비지출을 확대시킬 수 있는지 여부는 국내 공적연금(국민연금, 기초연금)의 미성숙으로 아직 검증하기는 어렵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살펴봐야 할 것이다.

4) 물론 이런 생각은 애초에 국민연금제도를 도입할 때 정부가 의도했던 공적 자금이라는 접근에서 유추할 수 있지만, 당시 상황에 대한 증언들은 공적자금으로 활용할 의도가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논쟁들이 추가되고 있다. (양재진 외, 2008)

5) 특히 금융시장에서 자본은 자산가치의 상승을 위해 인수합병 정리해고와 유연화 등 비용절감, 독점적 담합과 가격 인상 등을 시행한다(Nitzan and Bichler, 2009; 지주형, 2015: 371 재인용).

6) 2016년 6월 현재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기금손실과 국민연금기금 및 삼성의 배임 혐의에 관해서 참여연대 및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고발이 접수된 상태이다.(뉴시스, 2016.6.16., ‘참여연대, 삼성물산 합병 관련 고발장 접수’)

7) ‘경쟁력’ 강화는 공공서비스의 사영화 및 노동시장 유연화를 포함하는 투자와 리스크 관리의 금융상품화를 뒷받침하도록 하는 국가 기능의 재조정과 개입을 수반한다(지주형, 2015: 384).

8) 국민연금의 주식투자는 대형주 위주로 이루어져 있고, 대형주는 재벌기업이 80%를 차지하고 있어 전국민에게 걷은 돈은 재벌기업의 자금조달 기능을 하고 있다(김연명, 2011: 236)

9) 국민의 당에서는 비정규직 보험료를 사업주가 일정기간 부담함으로써 사회보험의 수용성을 높이겠다는 공약을 제시하였다(국민의 당 총선공약집, 2016. 4. 5. 홈페이지 방문).

10) Supiot(2001)은 구체적으로 비정규근로자들의 사회적 보호수준을 제고하고 노동유연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는 새로운 환경에 적합한 법적 틀을 세워야 한다고 역설한다.

 

금, 2016/07/0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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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빈곤 해소와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20대 국회 입법촉구 기자회견

 

2016년 6월 30일(목) 10:30 국회 정론관

 

306개 시민사회노동단체로 구성된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이하 연금행동)’은 2016년 6월 30일(목) 10시 30분 국회 정론관에서 노인빈곤 해소와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공적연금 강화요구를 발표하고, 20대 국회의 입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이번 20대 국회는 한국사회가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문턱에서 의정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지금도 노인의 절반이 빈곤에 허덕이고 있고, 이대로 방치한다면 향후 급속한 고령화 속도와 함께 더욱 큰 사회적 재앙이 될 것입니다.

 

이에 연금행동은 노인빈곤 해소와 안정적인 노후소득 보장, 그리고 국민연금기금의공공성과 민주적 운영 강화를 위한 기초연금법, 국민연금법 개정 요구를 밝히고, 시급히 제도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촉구할 계획입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연금행동 주요 단체 대표뿐 아니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 등이 참여해 뜻을 함께 했습니다.

 

SW20160630_연금행동_기자회견_노인빈곤해소와노후소득보장을위한20대국회입법촉구

 

[기자회견 개요]

1. 참가자 소개 및 여는 말 : 정용건 연금행동 집행위원장
2. 의원 인사말 : 인재근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윤소하 국회의원(정의당)
3. 주요단체 대표발언 : 최두환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4. 노인빈곤 해소와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20대 국회 법·제도개선 요구 발표 : 정용건 연금행동 집행위원장
5. 기자회견문 낭독 :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 문유진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운영위원장/ 변희영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위원장

 

 

[기자회견문]

공적연금으로 최소 100만원

이번 20대 국회는 우리 사회가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문턱에서 의정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그만큼 국민의 노후를 위해 해야 할 책임과 역할이 막중하다.
지금도 노인 인구의 절반이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아프고 노쇠한 몸으로 폐지를 주워야 하고, 고독하게 자살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는 암울한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아무런 사회적 노력 없이 이대로 방치한다면,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더 큰 사회적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 700만 노인 인구 중 연금을 받는 노인들은 대부분 20만원 남짓 하는 기초연금만을 받고 있다. 국민연금을 같이 받는 노인들은 50만원이 조금 넘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다운 노후생활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는 20대 국회가 노인빈곤 해소와 예방, 나아가 국민의 기본적인 노후 소득과 권리, 존엄을 보장할 수 있도록 공적연금을 강화하는 법·제도개선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기초연금의 독소조항을 바로 잡고, 대상과 급여를 확대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도입한 기초연금은 노인빈곤을 해소하고, 예방하기엔 함량미달이다.
소득하위 70% 이하로 기초연금을 받을 자격이 있더라도,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인 수급자는 기초연금 급여가 삭감된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기초연금 급여액은 더욱 줄어들게 되는데, 20년 이상은 절반만 받게 된다.
이조차 실질 급여수준은 갈수록 낮아지도록 돼 있다. 기존 기초노령연금과 같이 소득(국민연금 가입자의 평균소득)과 연동한 방식을 그대로 유지했다면 올해 기초연금은 212,380원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물가(전국소비자물가변동률)연동 방식으로 바꾸면서 지금 노인들은 8,370원이 줄어든 204,010원만 받고 있다. 이러한 간극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커진다. 기초연금의 실질급여율은 2014년 도입 당시 10%에서 2036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고, 2050년이 되면 3.7%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가장 가난한 기초생활보장수급 노인들이 정작 기초연금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 역시 개선이 필요한 독소조항이다.
이미 지난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 모두 이러한 기초연금의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정치행태를 또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 심각한 노후빈곤 현실은 아랑곳 하지 않고, 국가의 재정적 책임만을 줄이려고 온갖 꼼수를 동원한 박근혜 정부의 ‘짝퉁 기초연금’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소득대체율을 상향해야 한다.

대다수 국민들은 노후를 위해 믿고 기댈 건 국민연금밖에 없다. 하지만 이조차 여의치 않다. 현재 46%인 국민연금 급여율은 매년 0.5%p씩 자동 삭감돼 2028년엔 40%까지 낮아지게 된다. 실제 평균가입 기간을 고려하면 평균 소득대체율은 2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평균소득이 200만원인 가입자가 20년 동안 빠짐없이 매월 18만원(노동자는 9만원) 보험료를 냈을 때, 약 42만원을 받게 된다. 1인 가구 최저 생계급여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조차 많은 비정규·저임금노동자, 영세자영업자, 특수고용노동자 그리고 청년과 여성들이 사실상 배제되어 있다. 현재의 빈곤이 그대로 노후 빈곤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OECD조차 국민연금이 노후빈곤을 완화하기엔 매우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하면서, 소득대체율을 40%까지 낮추지 말고 현행 수준을 유지하면서 가입률을 높여야 한다고 권고했다(2016 한국경제보고서).
국민연금이 국민의 든든한 노후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명목·실질 소득대체율 상향, 보험료 지원 및 크레딧 제도 확대, 특수고용노동자의 사업장 가입자 전환 등의 제도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국민연금기금의 공공성, 민주성, 가입자 대표성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현재 국민연금기금은 약 526조(2016년 4월 기준) 규모로, 2030년 중반에는 GDP의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오로지 수익률 지상주의에 빠져 금융자본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위험을 자초하고 있다.
특히 지난 제일모직과 (구)삼성물산 합병과정이나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에 대한 국민연금기금 투자에서 드러난 것처럼, 국민연금 가입자의 권익보장이나 국민연금기금의 사회적 임무와 책임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은 국민이 낸 보험료로 조성된 것이다. 이런 사회적 성격에 기초해 공공의 목적을 위해, 보다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수익 중심의 운영에서 벗어나, 사회책임투자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고, 공공사회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또한 기금운용에 대한 공시범위 확대 등을 통해 투명성을 제고하는 한편, 가입자위원의 실질적 대표성과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
국민의 인간다운 노후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풀어야할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내놓는 대책은 사적연금에 가입하라거나, 노인빈곤율을 낮추기 위해 통계기준을 바꾸는 황당한 것뿐이다. 이제 20대 국회가 나서야 한다. 국민의 노후는 개인이나 가족이 아닌,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과제라고 인식한다면 공적연금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절망의 벼랑 끝에 내몰린 빈곤노인과 불안한 노후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대다수 노동자·서민의 기대와 바람을 또 다시 져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2016년 6월 30일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www.pensionforall.kr)
 

목, 2016/06/3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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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간병문제와 포괄간호서비스의 도입

 

박대진 ㅣ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돌봄지부 사무국장

 

들어가며

 

최근 메르스 감염 확산으로 병원에서의 질병 감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적은 의료인력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한국의 의료 현실과 질병감염에 대한 정부와 병원의 관리대책 미흡이 메르스 감염 확산의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이다. 이와 함께 메르스 감염 확산의 원인으로 간병을 비롯한 한국의 병원 문화가 이야기 되고 있다.

 

한국의 병문안 및 간병 고용 문화

 

한국의 병원문화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가족·지인 등의 병문안 문화가 있고 개별 알선을 통해 고용된 간병인이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며 병실에 상주한다. 혹은 보호자가 환자 간병을 하기도 한다. 한국의 간병인과 보호자는 의료서비스의 사각지대를 비공식적으로 메운다. 병원은 간병인을 직접 고용하지 않고 간접적으로도 교육・관리 지원하지 않으며 병원 내에서 간병 관련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 떠넘기기만 한다. 심지어 일부 간병인은 암묵적인 강요에 의해 석션, 투약, 관장 등의 의료행위를 함에도 병원은 모른척하고 있다. 즉 환자와 간병인 모두 병원의 관리와 지원의 사각지대에서 방치되고 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외국에서 보기 드물다. 외국의 병원은 대부분 의료진이 간호・간병을 책임지는 시스템이며 외부인의 방문을 허용하지 않고 만약 허용하더라도 외부인의 출입여부를 기록한다. 즉, 병원 내에 비공식적 영역과 사각지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한국의 간병문제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간병인은 8명이 감염되었다. 메르스 감염자를 직종별로 분류하면 간병인은 간호사 다음으로 많다. 한국의 독특한 간병문화가 질병감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일부 언론과 기관에서는 무자격 간병인이 마치 메르스 확산을 부추겼다는 듯이 이야기하며 간병인 개인의 탓으로 돌린다.

 

병원 내의 간병인은 비공식 인력으로 감염에 대한 예방 대책도 없고 별도의 휴게공간도 없이 병실에 상주한다. 당연히 감염 위험성이 높다. 또 감염이 되더라도 병원과 정부로부터 어떠한 관리와 지원도 받지 못한다. 간병인의 감염 확산은 한국의 병원 문화와 시스템에서 기인한다. 그럼에도 마치 메르스의 가장 큰 피해자인 간병인의 존재가 메르스 확산의 원인처럼 거론 되고 있는 것은 굉장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간병인에게 메르스 확산의 원인을 돌릴 것이 아니라 한국의 병원문화와 간병 시스템의 개선을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간호․간병 서비스 제공 체계 마련 시급

 

한편 메르스 감염 확산과 관련한 이후 대책으로 포괄간호서비스의 조기 도입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비공식적으로 제공되는 간호・간병서비스를 공식적인 포괄간호서비스로 제도화 하겠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이미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8년까지 전체병원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포괄간호서비스는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보호자 없는 병원’인데 주요 내용은 국민의 간병비 부담을 절감하고 의료 및 간호서비스의 질의 높이기 위해 간호사+간호조무사로 간호인력과 간호보조인력을 구성하여 공식적이고 포괄적으로 간호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병원에서 간병인이나 보호자가 환자를 돌볼 필요 없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환자에게 간호와 간호보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포괄간호서비스 도입을 위해 개선되어야 할 점

 

포괄간호서비스의 도입 자체는 보호자와 환자에게 모두 바람직하다. 하지만 포괄간호서비스를 제대로 시행하여 온전히 그 효과를 환자와 보호자에게 돌리려면 몇 가지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

 

첫째, 정부의 계획대로 포괄간호서비스를 시행하려면 당장 시행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간호사+간호조무사로 포괄간호서비스 인력을 구성하려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인력수급이 원활해야 하며 간호사+간호조무사의 포괄간호서비스 인력구성이 효과적이며 현실적이라는 근거를 제시하여야 한다. 하지만 주변의 우려에도 현재 추진하고 있는 포괄간호서비스 제도는 인력수급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인력구성의 효과성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간호서비스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 역시 막연할 뿐이다. 현장에서는 대부분 간호사, 간호조무사만으로 포괄간호서비스의 인력을 구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한국에서 간호사가 담당하는 환자 수는 OECD 국가 보다 3-4배가 많다. 1등급 병원에서 조차 1명의 간호사는 8~10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으며 2~4등급 병원은 12~20명 정도이다. 반면 미국은 4~5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전체 간호사 중 59%만이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이처럼 저임금, 고강도 노동 때문에 현장에서 간호 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포괄간호서비스에 투입되는 간호 인력, 간호조무사의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따라서 정부는 인력에 대한 충분한 구체적인 계획과 근거를 제시하여야 할 것이며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포괄간호서비스를 조기에 시행하는 것은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

 

둘째, 정부가 지금과 같이 간호사+간호조무사로 인력을 구성하여 포괄간호서비스를 시행한다면 간병노동을 하고 있는 인력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간병노동자는 45,000명 정도이다. 만약 정부가 간병인들의 일자리 대책 없이 간호사_간호조무사 인력 구성을 바탕으로 한 포괄간호서비스를 시행한다면 간병인들의 반발은 불가피 할 것이다.

 

병원의 간병인들은 간병일을 직업으로 삼아 오랜 시간동안 환자를 돌보는 일을 해왔다. 그리고 간병인의 90% 이상은 간병인 제도화를 염두하고 2008년 이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공식적인 간병서비스가 제공되기를 기대하며 준비하였다. 그럼에도 간병인의 생존권 보장에 대한 고려 없이 간병인을 배제하고 포괄간호서비스 인력을 구성하는 것은 행정편의적인 사업추진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외국(일본 등)의 경우, 간호보조인력을 간호조무사 등 특별한 자격 조건으로 한정하지 않고 병원에서 시행하는 교육 수료를 조건으로 병원에서 직접 고용하고 있다. 이는 간호보조인력 수급을 원활하게 하고 병원의 교육훈련 책임성을 높여 질병 감염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함이다. 현재 한국에서 간병노동을 제공하는 간병인은 대부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고 130만 명이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공식화된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소지한 요양보호사의 인력을 포괄간호서비스 인력구성에 포함하고, 병원에서 교육훈련을 수행한다면 간호보조인력의 원활한 수급과 서비스의 질을 동시에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요양보호사 또는 간호조무사의 도움 없이 간호・보조 서비스를 간호사가 100% 제공하는 것이 의료서비스의 질과 환자 안전을 위해 바람직하다. 더욱이 위험가능성 높은 응급실, 중환자실, 정신과 병동 등은 전적으로 간호사로만 구성해야 한다. 그리고 특수파트나 감염관련 병동 역시 간병인 없이 간호사로만 구성하는 것이 감염관리에 바람직하다. 하지만 한국의 특수한 상황과 인력 수급의 용이성에 대한 부분을 고려하여 병원별, 병동별로 성격에 따라 인력구성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간호인력과 간호보조인력의 업무영역을 정확히 구분하여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안전관리와 감염에 대한 대비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며

 

최근 메르스 사태로 한국의 병원문화와 간병문제에 대해 여러 대책들이 논의되고 있다. 근본적인 대책은 병원이 이윤창출의 도구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 안전을 위해 병원의 환자 수 대비 적정 의료인력과 시설, 질병감염관리 대책 메뉴얼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정부는 국가적 차원의 질병 감염 예방과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한국의 병원문화와 간병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포괄간호서비스를 도입해야 한다. 포괄간호서비스는 환자의 안전과 보호자의 간병비 부담 경감, 의료서비스의 질 개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가 메르스 확산으로 나빠진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 임시방편적으로 포괄간호서비스 조기 도입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면 보다 진지하고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당장 정부의 계획대로 포괄간호서비스를 도입할 수 없을뿐더러 도입한다 해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도 없다. 인력수급이 되지 않아 환자들은 제대로 간병서비스를 받을 수 없고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은 역할 갈등으로 혼란을 겪고 지금 일하고 있는 45,000여명의 간병인들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단지 보여주기 식 생색내기 식의 정책 추진이 아니라면 정부는 좀 더 현실적이고 책임 있는 관점으로 포괄간호서비스를 추진해야 한다. 무리 없이 실현가능할 수 있도록 간호인력, 간호보조인력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며 현재 일을 하는 간병인의 생존권에 대한 대책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포괄간호서비스 인력구성에 요양보호사를 포함하고 병원, 병동 성격에 맞게끔 적절히 배치하고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월, 2015/08/1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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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과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가 공동으로 우리의 노후를 상상해보는

어쩌다 노인, 청년 집담회를 개최하였습니다.

– 일시 : 20217. 9. 1.(금) 19:00

– 장소 : 카페 허그인 (합정역 3번 출구)

– 프로그램

1부 : 청년집담회_나의 노후를 생각해보는 시간

2부 : 전문가 대담_이은주 박사 (연금행동 정책위원) 유희원 박사 (국민연금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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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09/04-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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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방향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이찬진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는 과거 직장별 의료보험조합과 지역별 의료보험조합, 공무원․교직원 의료보험조합 체제로 운영하다가 1차로 1998년 법률에 따라 지역별 의료보험조합과 공무원․교직원 의료보험조합의 조직통합을 이루었다. 그리고 2차로 2000년 7월 직장 의료보험조합까지 통합하여 단일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체제로 운영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재정적자인 지역의료보험조합과 재정흑자를 이루고 있던 직장의료보험조합이 직장조합을 중심으로 재정통합을 진행되었다. 결국 투명한 소득을 갖고 있는 직장가입자들이 소득파악률이 낮은 지역가입자들보다 보험료를 더 많이 부담하게 되어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등의 이유로 여러 차례에 걸쳐서 헌법재판을 제기하였으나 2012년도 헌법재판소의 2009헌마299호 사건의 합헌결정에 이르기까지 모두 합헌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2000년 7월 통합 건강보험체계가 출범하면서 법률에는 소득이 없는 자로 규정하여 기존의 직장가입자들의 피부양자 제도를 존치하였으나 실제 운영기준은 기존의 기준대로 적용하였고, 그 대신에 지역가입자들의 재정 부족분을 메우기 위하여 100분의20 범위에서의 국가재정지원금 제도를 도입하였다.

 

그리고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인정 기준은 그간 5차례 강화되어서 2013년 6월 현재 근로․기타 소득의 연간 합계액 4000만원 초과자, 연금소득의 100분의5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2000만원 초과자를 피부양자에서 제외하였다. 한편, 현금영수증 제도 및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의 지속적인 시행으로 인하여 지역가입자들의 소득파악률이 크게 개선되었다. 통계적으로는 건강보험제도의 통합 당시 직장가입자(피부양자 포함) 대 지역가입자가 1:1 수준이었으나, 2013년 연말 기준으로 7;3으로 변경되었으며, 피부양자 역시 15,281,000명에서 같은 기간 20,400,000명으로 증가하였다. 이와 같은 피부양자는 건강보험 적용대상자의 40.8%에 해당하는 매우 기형적인 구조이며, 이들에 대한 요양급여 비용은 전체 요양급여비의 49.3%인 18조 8055억 원에 이르고 있다. 

 

한편,  직장가입자들의 보험료 부과 대상의 98.5%는 월급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이에 반하여  지역가입자들의 경우는 소득이 2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재산과 자동차, 경제활동참가율 등의 요소로 이루어져 있어서(생활수준 및 경제활동 참가율을 소득 유사기준으로 포함하여도 53%에 불과함.) 나머지 47%는 재산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건강보험제도 통합 초기에는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중 소득을 기준으로 한 것이 60%이상이었던 것이 크게 악화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최소한의 생계책임재산에 해당하는 전․월세보증금 및 영세 주택 보유분까지도 재산부과 대상으로 적용되는 등, 소득이 없는 저소득층 가입자들에게 가혹한 구조로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과체계가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2015.3.10.자 감사원 감사결과 보도자료 참조) 

 

사정이 위와 같기에, 2010년 이후에는 지역가입자들 집단에서 보험료부과기준이 지역가입자에게 불리하게 되어 있다면서 헌법재판을 제기하는 등 집단적이고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형편이다. 위와 같은 제도 현실을 기초로 할 때, 우리는 적어도 통합 건강보험 제도 초기의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을 감안한 기형적인 피부양자 제도, 나아가 지역가입자들 중 빈곤층에 가혹한 재산중심적 보험료부과체계는 전면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사항임을 받아들여야함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간에 이원화된 부과체계에 관하여 정부와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소득 중심의 부과체계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여 왔고, 그 내용에 있어서도 다양한 입장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이원화된 보험료 부과체계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소득유형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험료 부담능력의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다른 것은 다르게 설계된 것으로서 나름대로의 역사성과 정당성을 갖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여기에 현재 한국 사회의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향후 직장가입자 숫자의 지속적인 감소 등 인구구조의 변화 및 노인 인구 1인당 진료비가 그 밖에 인구 진료비보다 평균 4.4배 이상 지출을 하고 있는 현실과 제도의 지속가능성 역시 함께 고려되어야 할 요소 중요한 요소가 된다. 결국 고액자산에 대한 부담능력의 형평성을 감안한 보험료 부과체계의 유지와 향후 고령화에 따른 보험재정의 소요를 충족하기 위한 조세(국고지원비율)의 지속적인 확대 역시 부과체계 개편과 함께 추진되어야 할 시대적 과제임을 알 수 있다.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과 관련한 고려 사항

 

이상과 같은 점에서 볼 때,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은 건강보험 재정을 부담하는 3대 축인 가입자, 직장가입자의 사용자, 정부가 주체라는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하여야 할 문제라 할 수 있다. 가입자 상호간의 보험료 배분의 형평성을 제고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나 이에 국한되어서는 안 되며 여기에 우리나라의 인구구조 변화의 추계전망은 매우 중요한 변수로 접근되어야 할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생애주기적 관점 및 향후의 인구구조의 변화 및 노후소득보장의 변화를 아울러 볼 때 가입자 종별에 따른 단순 구분에 의한 보험료 부과기준을 소득을 단일 기준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현재와 같이 지역가입자의 재산을 포함한 부담능력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의 문제는 당위론적으로 접근할 문제는 분명 아니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지역․직장조직의 통합과정에서 불완전한 재정통합에 따른 갈등 봉합의 유산으로, 법률에 반하여 남아 있는 소득있는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청산 문제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관한 부분도 사회적 합의의 기조 하에 접근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과정은 기존과 같은 정부 주도 하에 특정 전문가 집단의 연구 성과물에 갇혀서 정부와 여당 내부의 당정 협의만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노․사․정․국회․시민사회를 망라한 민주적이고 투명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노인진료비 폭증과 인구구조 변화의 위험

 

<표 3>에 의하면 현재 건강보험적용대상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비율은 매년 0.3%에서 0.5%씩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표 4>에 의하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월평균 진료비는 65세 미만의 그것보다 평균 4.4배 이상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현재 건강보험 급여비용 중 65세 이상의 인구 11.7%가 사용하는 보험재정은 전체의 51.48%(=0.117X4.4.)를 상회하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이것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의 급여비용을 제외한 순수한 건강보험급여비용을 기준으로 산출된 결과이다. 또한, 건강보험급여비는 2014년 기준 전년 대비 6.6%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중 수가 인상이 미미한 점을 고려하여 보면 대부분의 원인이 고령화에 기인한 것임을 추정할 수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우리 사회의 급격한 인구구조의 변화에 있다. 아래 <표 5>는 우리나라의 과거 노년부양비와 미래의 노년부양비 추정표이다. 2013년의 노년부양비 16.7%를 기준으로 할 때 저출산의 여파로 2020년까지는 연0.8%, 2030년까지는 연 1.65%, 2040년까지는 연 1.86%,  2050년까지는 연 1.38%, 2060년까지는 연 0.96%로 매년 가파르게 노인인구 및 노년부양비가 증가되며, 그 결과 2060년에는 노년부양비가 무려 80%를 초과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노년부양비 적용 인구를 현실적으로 20세 이상으로 변경 적용할 경우 현재 경제활동인구 1인당 65세 이상의 인구가 0.2명 정도로 추산하면 2060년에는 1:1 정도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역설적으로 현재의 직장가입자 숫자의 절대적 감소가 지속된는 것을 의미한다. 

 

2015년 3월 3일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올해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고령인구(65세 이상)의 부양비는 18.12명으로 추산하고 있다(이것은 위 통계보다 인구고령화 속도가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말함). 2015년 기준 15∼64세 인구는 3719만4000명, 65세이상의 인구는 674만 명인데 통계청은 앞으로도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돼 2060년에는 생산가능인구가 2692만3000명, 65세 이상 인구가 2077만 3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2015. 3. 4. 서울신문기사에서 인용) 경제활동인구 즉, 직장가입자로 지칭할 수 있는 인구집단은 향후 45년간 34%정도가 절대적으로 감소함에 반하여 그 피부양자나 지역가입자로 전환될 집단은 2.9배가 증가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현재의 직장가입자(피부양자 포함) 대 지역가입자의 비율인 7:3은 다시 바뀌어 지역가입자의 비율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인구구조의 변화(저출산-고령화)는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반드시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독립변수임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청년인구 감소와 고령인구 폭증이 국민총소득 중 근로소득의 비중 감소를 초래할 것임이 넉넉히 추정되며 이를 대체하여 기업소득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노동의 자본소득 배분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을 시사한다. 또한, 2012년도 기준으로 근로소득 외의 소득 대 과세소득 기준 근로소득의 규모가 266.6.조원 : 201.2조원으로 근로소득 외의 소득이 늘어나는 추세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결국 현재와 같은 직장가입자의 근로소득을 중심으로 한 보험료 부과체계만으로는 건강보험의 재정을 책임질 수 없다. 오히려 자산 양극화의 현실에서 노년 계층이 다수의 자산을 과점하고 있고, 이들 계층이 건강보험재정의 대부분을 소비하는 집단이라는 점을 아울러 볼 때, 이들의 부담능력에 따른 보험료 부담이 재정부담의 형평성이라는 관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의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기업퇴직연금이 확대되어 2040년 정도에는 노인 인구의 50-60%가 비록 낮은 수준이지만 현재기준 월 100만원의 연금 소득을 실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특수직역연금 수급자들도 증대되어 현재기준 월 200만원 이상의 연금 소득을 실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이, 은퇴자들이 일정한 노후 현금 소득을 보편적으로 확보하는 시점이 되면 현재의 피부양자들 상당수가 연금소득자의 지위도 고려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기업부담의 여력이 증가에 따른 기업부담분의 증가가 필요하며, 전반적으로 GDP 대비 근로소득의 비중 저하에 따른 보험료 수입을 메울 수 있는 국고부담 확대 방안과 고액자산가의 보험료 부담능력, 연금소득을 포함한 총체적인 소득에 대한 보험료 부과체계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재정적 요인을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방안에서 고려해야할 것이다. 

 

 

 소득 중심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안에 대하여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기획단’은 1년 남짓의 활동결과를 기초로 최근 7개의 개선모델을 발표하였다. 모든 모델은 직장가입자의 보험료 부과대상 소득을 현재 수준으로 고정하고, 보수 외 별도 종합소득(7안은 연 336만 원 이상의 모든 소득)과 지역의 성․연령, 자동차 폐지 및 재산에 있어서 기초 공제, 소득에 있어서 직장가입자와 동일한 연5.89% 정률 부과를 기초로 한 것이다. 마지막 모델만 1687억 원 상당의 재정 흑자를 전망하고 있고, 6가지의 모델 모두 재정 적자를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직장가입자로부터 추가로 확보되는 재정규모가 1번 모델은 2533억 원, 7번 모델은 3.3조원이 증가하는 반면, 지역가입자에게서는 1조원~3조원 정도의 감소를 추정하고 있다. 결국 7개의 모든 개선안들은 근로소득에 대한 현재의 80%상당의 비중을 고정한 채 향후 인구구조 변화 및 근로소득의 비중감소, 소득유형의 변화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서 중․장기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방안으로서는 크게 부족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현재의 개선방안을 기초로 부과체계 개편을 논의하는 것은 미시적인 접근이라는 한계를 띨 수밖에 없다.

 

 

 총소득 중심 및 일정 수준 이상의 자산에 대한 보험료 부과를 포함한 대안

 

지속적인 사회고령화와 자산양극화의 현실 및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지출의 지속적인 증가, 경제활동인구의 절대적 감소라는 명백한 조건 하에서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방향은 현재와 같은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로 이원화된 보험료 부과체계만을 전제로 하여 진행되어서는 곤란하다.

 

최우선적으로 보험가입자들의 총 소득을 보험료 부과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명제이며, 현재와 같은 국고지원 14%와 건강증진부담금 6% 수준의 재정지원비율도 연차적으로 지속적으로 증가시키는 법․제도 정비가 수반되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지역가입자에 대한 형평성과 비례성조차 의문시되는 재산보험료 제도는 즉시 개정하여 일정 자산 이상의 가입자에 대하여 상한선 없이 재산보험료 부과제도로 대폭 전환할 필요가 있다.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제도 역시도 대폭 개선되어야 한다. 연금소득을 감액하여 보험료 부과대상 소득을 축소하는 것 역시 형평성과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하는 것이므로 철폐되어야 한다. 나아가, 소득과 재산 양자에 있어서 부과대상 소득 및 재산의 상한선은 당연히 철폐되어야 하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보험료와 별도로 사회보장세나 이에 유사한 법인세와 소득세, 상속세 및 증여세 등에 부가하는 형식의 직접세 방식을 함께 도입할 필요가 있다. 

 

특히, 노후소득 보장제도가 보편화되는 2040년을 전후한 시기까지 현재와 같이 직장가입자들의 경우는 소득중심으로,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및 지역가입자의 경우에는 소득과 재산을 매칭한 방식으로 구분하는 보험료 부과체계는 보험료 부담능력에 맞는 보험료 부과체계로서의 일정한 정당성과 역사성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현재의 구분을 무시하고 소득 단일 부과체계로 개편하여 직장과 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소득 단일 부과체계만을 내용으로 한 제도를 설계하는 것은 자칫 근로소득자들의 보험료 부담만 가중시키는 것으로서 인구구조 변화나 근로소득 비중 감소 전망에도 맞지 않는 것이어서 동의하기 어렵다.

 

나아가,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은 조세에 의한 정부부담을 확대하는 방안 및 기업의 보험료 부담 확대 방안과 가입자들에 대한 보험료부과체계 개선 방안  3대 분야 모두를 균형있게 다루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험료 부과 대상 소득은 직장이나 지역 모두 모든 소득(분리과세 소득 포함-상속, 증여, 양도소득 일체 포함)으로 단일화하는 것을 기조로 하여, 단기적으로는 근로소득, 사업소득을 제외한 나머지 소득 중에서 일정한 기준을 정하여(적어도 개선단의 2000만원 기준보다는 하회되어야 할 것임) 시행하고 해야 한다.  중기적으로 지역가입자에게 보험료 부과를 하지 않는 연소득 기준(그 이하는 의료급여 제도를 적용함)을 공제한 나머지의 모든  합산소득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다만, 공적 연금소득에는 자신이 이미 연금보험료를 납부할 때 건강보험료를 납부한 가입자부담분이 있으므로 연금소득배율을 감안한 일정한 공제율을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보험료 부과 상한선은 법률에 위임되지 않은 것을 시행령을 통하여 설정한 것이므로 위법하며, 즉시 폐지하여 부담의 형평성과 불평등을 시정하여야 할 것이다. 일정한 소득있는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는 원칙적으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그 기준은 모든 소득 합산 2000만 원 이상(여기에 연금소득의 경우 일정 공제율이 적용되어야 할 것임)부터 단계적으로 확대․시행하되 사회적 합의를 통하여 직장가입자 측의 갈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금, 2015/04/1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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