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이런 식이면 방송의 불법‧편법 광고영업 막을 수 없다!

지역

이런 식이면 방송의 불법‧편법 광고영업 막을 수 없다!

익명 (미확인) | 금, 2015/09/18- 13:33

 

20150918[논평]MBN불법영업.hwp

 

이런 식이면 방송의 불법편법 광고영업 막을 수 없다!

 

916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MBN의 방송광고 위반행위에 대해 과태료 일천만 원을 부과하고, MBN미디어렙의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이하 미디어렙법위반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4천만 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지난 2, 미주 한인 주간지 선데이저널MBN미디어렙 영업 1팀의 영업일지가 유출되었다며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327일 민언련은 영업일지 내용을 분석한 <MBN 영업일지 관련 모니터 보고서>를 발표했고, 관련 내용을 근거로 국민신문고에 MBNMBN미디어렙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민원을 접수했다.

 

애초 국민신문고는 해당 민원에 대해 방통위, 대검찰청,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 검토 중이라고 경과를 알려왔다. 그러나 5월 중순경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으로 적용할만한 사안이 없다며 조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검찰은 광고 영업 중 과도한 접대나 선물로 지적한 1건에 대한 배임수증재죄 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조사했다. 결과적으로 방송법 및 미디어렙법 위반 사안은 모두 방통위가 조사하게 되었다.

 

방통위, 조사권 없어 미흡한 조사내용 공개하고 검찰에 고발해야

 

331일에 접수된 민원에 대한 조사가 계속 지연되면서 언론시민단체는 기자회견과 성명 등으로 신속한 조사를 촉구했고 국감 질의 등이 이어졌다. 이처럼 민원 접수 6개월 만에 조사 결과가 나왔다는 점도 유감이지만, 조사 결과는 황당한 수준이다.

 

방통위는 MBN 보도프로그램에서 특정 업체에 대해 광고효과를 준 사안 2건과, MBN미디어렙이 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MBN 편성에 개입한 사안 4건이 명백한 위법 행위였음을 밝혔다. 방통위가 MBNMBN미디어렙의 불법 광고영업행위 중 일부가 사실임을 확인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문제는 그 내용이 지나치게 일부였다는 점이다.

 

민언련이 민원으로 제출한 보고서에는 MBN 영업일지 중 통상적이고 정상적인 광고영업 행태로 보기엔 무리가 있는 사안을 54건 골라서 유형별로 묶어 지적했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판단한 사안 37건 중에서 21건이 실제 방송에 반영되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가 할 수 있는 수위의 조사에서도 이런 정도의 문제점이 드러났던 것이다. 그런데 규제기관인 방통위는 다른 의혹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설명도 없이 단 6건만 법령 위반행위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마땅히 다른 사안에 대한 조사는 어디까지 진행되었으며, 어떤 점에서 실체를 규명하지 못한 것인지 지금까지 조사 결과를 공개해야 할 것이다. 한편 방통위는 현장 조사권이 없는 규제기관으로 자료제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며, 자료제출마저 지연돼 조사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사의 한계에 부딪쳐 실질적 위반을 입증하지 못한 것이라면, 정황상 위반이 의심되는 사안을 정리해서 검찰에 고발하면 될 일이다. 실제로 국가 인권위원회 등 많은 기관이 조사의 한계가 있을 때, 검찰 수사를 의뢰하고 있다. 따라서 방통위는 민원이 제기된 내용 중 조사의 한계로 밝히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검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의뢰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방송 관련 규제기관으로서 의무이다.

 

방통위, 드러난 위반사항에 대한 징계 수위도 솜방망이

 

방통위가 밝혀낸 사안에 대해 부가한 과징금에 대해서도 봐주기 인상이 짙다. 방통위는 “MBN미디어렙이 협찬주의 요구를 받은 재방송물을 반복 편성하는 등 협찬 수익을 올리기 위해 MBN 방송 편성에 영향을 미쳐 금지행위를 위반하여 이에 대한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고 유사동일사례의 방지를 위해 엄정한 제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였다고 밝혔다. 방통위도 사안의 위중함은 인정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방통위는 사업 초기에 발생한 점, 최초의 법 위반 사례라는 점등을 고려하여 과징금 부과 기준을 중대성 보통(3억 원)’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더니 제출, 열람을 지연하였다며 10% 가산비율을 적용하고, MBN미디어렙이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며 30% 감경해서 최종 24천만 원을 과징금으로 부과했다. 봐주고 싶은 방통위의 마음이 물씬 드러난다.

 

MBN에 대한 봐주기는 이 수준을 넘어섰다. MBN은 한국전력과 교양 프로그램에 4천만 원 협찬 계약을 맺었다가 프로그램 제작이 취소되자, 공기업 자원외교 문제를 다룬 126경제포커스에서 한국전력의 성공사례를 부각했다. 또한 MBN은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협찬금 3천만 원을 받은 뒤 마트의 제품을 소품으로 사용하고, 1227싱싱 경제에서는 상호노출과 출연자 언급 등을 통해 간접광고 효과를 주었다. 이처럼 방송보도에서 돈을 받고 광고효과를 준 것은 언론기능을 교란하는 중대한 위반사항이다. 그런데 고작 건당 5백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단순 숫자만 계산해도 두 방송으로 7천만 원의 불법 부당이득을 취했는데 벌금이 1천만 원이다. 초등학생에게 물어봐도 이해할 수 없는 징계조치라 할 만하다.

 

방통위의 감경 입장은 구차스러울 정도이다. 방통위는 보도프로그램에서 광고효과 프로그램 제작, 편성하는 것은 위반의 정도가 중하다고 판단했으나 다만, 최근 1년 이내 동일 위반 없었으므로 각 행위 기준금액의 50% 감경하여 각 행위에 대해 각 500만 원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영업일지 유출이라는 미디어렙사의 실수가 없었다면 애초 세상에 드러나지도 않았을 건이다. 이런 사안을 두고 일벌백계를 통해 엄히 책임을 묻기는커녕 최근 1년 이내 동일 위반 사안이 없으므로 50%를 감경한다니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궤변인가.

 

더 황당한 것은 과징금 감경의 근거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서 이 사안에 대해 광고효과와 있다고 판단을 내렸지만 각각 의견제시와 권고라는 경징계를 내린 점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방심위는 방통위 조사 중이라는 점을 감안해 경제포커스심의 의결을 보류하던 중, 지난 2일 기습 상정하여 행정조치인 의견제시를 의결했다. 당시 야당 위원들이 강력 반발했지만 여당 추천 위원들은 돈이 오간 건 방통위가 처리하는 거고 심의위는 내용만 심의한다고 말했다. 그래 놓고 이제 와서 방통위는 방심위가 경징계를 한 것을 감안해 감경한다니 기관 간 짜고 치는 고스톱도 아니고 이런 황당한 논리가 없다.

 

재발방지 조치는 MBN미디어렙이 알아서 처리했으니 끝인가?

 

또 하나 문제점은 방통위가 발표한 보도자료와 전체회의 어디에서도 재발방지 조치에 대한 속 시원한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고삼석 위원은 방송법 개정을 통해 협찬제도에 대한 전반적 개정이 마련되어야 함을 언급했고, 김재홍 위원도 현행 미흡한 법제를 수정하지 않는다면, 이번 제재로는 재발방지 효과가 없을 것임을 언급했다. 이기주 위원은 시민단체의 고발이 있기 전 방통위가 이런 사안을 심의한 적이 있냐고 물었다. 사실상 향후에도 우연한 실수로 영업일지가 유출되는 해프닝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교묘하게 위법행위가 일어나더라도 방통위가 인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방통위가 제공한 자료에서 재발방지 조치라고는 MBN미디어렙이 미디어렙법 자율 준수를 위해 ‘MBN미디어렙 임직원 행동수칙을 제정시행 중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자율적인 조치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는 삼척동자도 믿지 않는다. 방통위는 말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재발방지를 위한 방송법과 시행령, 협찬제도에 관한 규칙 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또한 방심위는 앞으로 이어질 TV조선과 채널 A, MBN불법·편법 협찬 의혹관련 조사에 대해서도 보다 철저히 조사하여 엄중한 처벌을 내려야 할 것이다.

 

현행 11렙은 사실상 자사 광고국이나 마찬가지임이 분명히 드러나

 

이번 방통위 조사 결과는 11렙을 허용한 현행 미디어렙법의 한계를 분명히 드러냈다. MBN미디어렙은 다큐 M 백수오 편’, ‘천기누설 아로니아 편(2)’, ‘천기누설 마늘과 생강편4건에서 미디어렙법을 위반했다. 충격적인 것은 방통위 조사 결과, MBN미디어렙의 실무책임자는 MBN이 주관하는 제작회의에 정기적으로 참여하였다. 방통위는 이러한 행위가 MBN의 프로그램 기획제작편성에 포괄적으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외견상으로도 광고협찬 판매 활성화라는 미디어렙 본연의 역할과 업무범위를 일탈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평소 협찬대행 계약 체결 시 방송일자를 특정하지 않고 모호하고 불명확하게 기재한 채 협찬 계약을 체결하여 추후 협찬주가 원하는 대로 방송이 편성되도록 한 것이라는 점도 밝혔다.

 

한마디로 MBN 자체가 MBN미디어렙을 자사 광고국처럼 운영하면서, 그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이다. 전체회의에서 김재홍 위원도 방송사와 미디어렙사가 분리됐다지만 방송사가 대주주이고, 방송사 직원들이 옮겨가서 일하고 있다. 아무런 분리, 독립의 의미가 없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방송사마다 자사 미디어렙을 만들 수 있게 한 현행 미디어렙법은 방송사와 광고주의 직거래를 금지하고자 한 입법 취지를 거스른 것으로, 이제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 이제 국회와 방통위, 언론 시민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분명한 문제가 드러난 11렙 형태의 미디어렙법을 개정해야 한다.

 

MBN은 국민을 기만한 행위에 대해 시청자에게 사과해야

 

이번 방통위 조사 결과, MBN은 의혹에 비해서 경징계를 받은 셈이다. 그러나 이번에 분명하게 위법행위로 드러난 사안만으로도 MBN은 국민 앞에 고개 숙이고 사죄해야 마땅하다. 보도 프로그램에서 특정 업체에 대해 광고 효과를 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는 국민을 기만한 것이며, 언론으로서의 자격을 잃은 것이다. 또한, 이번 조치에서는 MBN미디어렙의 잘못인 양 부각되었지만, 돈을 받고 방송을 만든 뒤 다시 돈을 받고 홈쇼핑 채널의 판매와 연계해 업체가 요구하는 일자에 재방송을 편성해주는 행위 역시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것이다. 물의를 일으킨 백수오 제품 등 MBN 방송을 보고 효능을 믿고 홈쇼핑에서 제품을 구입한 많은 소비자들에게 MBN은 백배 사과해야 마땅하다. <>

 

2015917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소비자주권행동,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새언론포럼, 자유언론실천재단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故 최숙현 님의 명복을 빕니다.

[공동성명] 인권위의 체육계 폭력 근절 방안 권고 지연을 규탄한다!
인권위는 사태 전모를 공개하고 이에 대해 책임져라

지난 6월 26일 오랜 시간 폭력과 괴롭힘을 당하다 끝내 목숨을 끊은 고 최숙현 철인 3종경기 선수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녀를 죽음으로 떠밀었던 체육계의 만연한 폭력에 분노한다. 그녀의 사망이후 동료들의 증언을 통해 만연된 폭력과 괴롭힘의 실상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올라왔다. 더 이상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려면 폭력을 양산하는 체육계의 지도인사들과 폭력을 훈련이라고 궤변을 늘어놓는 책임자들을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

스포츠계의 폭력 종식과 선수의 인권을 보호에 대한 시민사회의 요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가기관이 최소한의 역할을 했다면 최숙현 선수의 생명을 살릴 수도 있었다. 심지어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스포츠선수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을 구성하기까지 했으나 그녀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더 심각한 것은 인권위의 역할 방기다. 이틀에 걸친 한겨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작년 12월 인권위는 전원위원회에서 스포츠계 폭력 종식과 관련해 ‘독립기구를 만들어 신고와 처벌을 강화하자’는 스포츠계폭력 근절 방안을 대통령과 관련 부처에 권고하기로 의결했다. 그러나 권고안이 작성된 후에도 인권위는 대통령에게 권고하는 것을 6개월이나 미루다가 ‘권고가 아닌 의견표명’으로 수위를 낮춰 전원위원회에 재상정하려 했다. 그러다 고인이 사망한 후인 7월 6일, 최근 언론사의 취재가 있자 의견표명안을 권고안으로 다시 바꿔 재의결했다. 게다가 최종 의결된 권고안의 내용은 원안에 못 미친다. ‘독립적인 조사기구’라는 권고는 ‘대통령이 전면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야 한다’는 추상적인 선언으로 바뀌었다. 국가인권옹호기관이자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있는 국가기관으로서 선수들의 인권보호를 최선으로 여겨야 함에도 여전히 스포츠계 폭력 구조에 대해 안이한 판단을 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지난 3월 30일 제주도 최초로 제정된 '스포츠인권조례'에는, 이른바 셀프조사인 신고와 상담 업무 내용을 체육계 단체에 위탁하는 문제적 조항이 있음에도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전국 최초’라는 점만 부각해 환영성명을 발표한 전력도 이를 뒷받침한다.

무엇보다 인권위의 권고 지연은 절실하게 조사와 피해구제, 책임자처벌을 기대했던 스포츠선수들의 간절한 바람을 저버리는 행위라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실제 고 최숙현 선수의 법적 대리인은 고인의 사망 전날 인권위에 진정서를 접수했다고 한다. 인권위가 올해 초에 청와대에 권고를 했다면 그녀는 인권위를 믿고 살아서 싸울 결심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숱한 폭력을 당하면서도 녹취하고 고발하며 애를 쓴 그녀의 노력이 마지막 유언인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에도 고스란히 담겨있음을 인권위는 뼈아프게 되새겨야 할 것이다.

어제(7.7.) 인권위는 “일부 권고 내용이나 적용 법리가 명확하지 못한 사항을 보완하느라 늦어졌다”며, “故 최숙현 선수의 피해와 그의 사망에 이르기까지 살피지 못하였던 점을 다시 한 번 깊이 반성”한다고 입장을 냈다. 그러나 이미 전원위에서 결정한 권고안을 수정해서 재의결한 것은 법적 근거도 없거니와 전례를 찾을 수 없는 납득하기 힘든 조치이다. 또한 6개월이나 미뤘음에도 원안에서 후퇴했고 추상적인 점 등은 인권위의 반성이 형식적임을 방증하는 것이라 반성이란 말이 무색할 뿐이다. 특히 그 과정에서 최영애 인권위원장이 정무적 판단이 개입되었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은 심히 우려스럽다.

만약 인권위의 독립성을 수호해야 할 위원장이 독립성을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것이라면 엄중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한 제대로 된 해명 없이 인권위는 시민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힘들 것이다. 우리 인권, 종교, 문화예술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인권위가 이에 대해 분명히 해명하기를 바란다.

2020년 7월 8일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문화연대, 국제민주연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형명재단, 광주인권지기 활짝, 원불교인권위원회,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다산인권센터, (사)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인권중심사람,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 구속노동자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 인권운동공간 활, 제주평화인권센터, 서울인권영화제, 장애여성공감,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인권운동사랑방, 인천인권영화제, 천주교인권위원회, 4.9통일평화재단, 인권실천시민행동,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인권교육센터 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체육시민연대, 스포츠인권연구소 (이상 35개 단체)

목, 2020/10/29- 00:32
2
0

더 이상 처벌은 없다. 문재인 정부는 낙태죄를 전면폐지하라!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는 ‘낙태의 죄’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올해 12월 31일까지 법조항을 개정할 것을 결정했다. 그러나 정부는 10월 7일 임신초기인 14주까지는 낙태를 전면 허용하고, 임신 중기인 15~24주 이내에는 사회•경제적 사유를 고려해 낙태를 허용하는 내용의 즉 낙태의 죄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했다. 정부의 ‘낙태죄 개정안’에 담긴 제한적 허용은 기존 낙태죄를 유지할 뿐이다.

1980년대에 우리 정부는 산아제한을 정책으로 삼고 셋째 아이부터 의료보험 가입이 안되는 등의 불이익을 주고 ‘낙태버스’를 운영하며 낙태를 권장했던 역사가 있다. 지금의 정부는 낙태를 죄로 규정하고 처벌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무시하고 있다. 임신의 유지와 중지는 허락받아야 되는 사안이 아니다. 낙태가 죄라면 범인은 국가이다.

생명의 보호라는 명분으로 여성과 태아의 삶의 경중을 따지는 프레임은 이제 그만 멈춰야한다. 임신은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스스로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태아의 생명이 그렇게도 소중하다면 온실가스배출량을 줄이고,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어지는 복지시스템을 마련하고,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참사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제대로 된 피임과 성교육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태아의 생명 운운하면서 모든 책임을 여성에게만 전가하는 후진적인 정치도 이제 멈춰야한다.

낙태죄는 낙태의 비율을 낮추는데 어떤 효과도 없으며, 오히려 낙태죄의 처벌은 임신중절을 음지로 내몰아 비의료인에게 시술을 받게하고,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시술을 받도록 하여 여성들을 위험에 내몰리게한다. 비용을 부담할 수 없거나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여성들이 임신중지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지며, 피해를 보는 사람은 결국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는 여성들이다. 또한 임신중지를 한다고해도 처벌은 여성들에게만 해당된다. 국민 모두를 보호하지도 못하고 결국 약자를 처벌하는 법이 왜 필요한가? 여성의 인권이 올라가야 전 국민의 인권이 올라가게 됨에도 여전히 여성을 통제하는 방식의 법이 존재한다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법이다.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낙태죄 전면폐지’를 요구한다. 임신중지에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고, 의료 및 보건 접근성을 높이고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단권을 보장해야 한다.

2020.10.14.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

[다산인권센터, 매산지역아동센터, (사)수원여성의전화, 수원YWCA, 수워KYC, 수원나눔의집, 수원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회, 수원이주민센터, 수원일하는여성회, 수원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수원지역목회자연대, 수원참교육학부모회, 수원청소년 성인권센터, 수원환경운동센터, 수원환경운동연합]

목, 2020/10/29- 00:48
2
0

보호감호의 망령을 부르는 당정 합의를 규탄한다

1. 11 26일 여당과 정부는 형기를 마친 강력범을 최장 10년간 보호시설에 다시 격리하는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기로 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법무부가 마련한 새 보안처분제도는 특정 범죄로 5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에 대해 전문가가 재범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하면 보안처분을 청구하여 법원이 최장 10년의 시설 입소를 선고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성폭력범죄에 대한 안이한 인식과 관행을 바꾸는 등 범죄에 대한 근본 대책은 외면한 채 이미 15년 전 폐지된 보호감호의 망령을 부르는 당정 합의를 규탄한다.

 

2. 보호감호를 규정했던 사회보호법은 선거에 의해 구성된 국회가 아니라 1980년 전두환 쿠데타 세력이 만든 국가보위입법회의가 제정했다. 삼청교육대에 강제수용한 사람들을 계엄 해제 후에도 계속 사회와 격리시키기 위한 수단이었다. “사회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형기를 마친 사람들을 최대 7년간 추가로 감금했던 이 법은 헌법이 금지하는 거듭처벌이라는 비판을 받아오다가 25년만인 지난 2005년 여야 합의로 폐지됐다.

당시 국회는 보호감호가 피감호자의 입장에서는 이중처벌적인 기능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집행실태도 구금위주의 형벌과 다름없이 시행되고 있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지난 권위주의시대에 사회방위라는 목적으로 제정한 것으로 위험한 전과자를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것을 위주로 하는 보안처분에 치중하고 있어 위헌적인 소지가 있다며 사회보호법을 폐지했다. 이번 당정 합의의 한 축인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도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으로서 사회보호법 폐지안에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3. 당정 합의는 과거의 범죄 행위가 아니라 미래의 범죄 위험을 미리 처벌하자는 것이다. 과거에 발생한 범죄에 대한 대가로 형벌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발생할 수도 있고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는 범죄를 발생했다고 간주하여 처벌하자는 것이다. 당정은 새 제도가 과거의 보호감호에서 위헌 소지와 반인권적 내용을 제거한 새로운 보안처분제도’, ‘친인권적 보안처분제도라고 치장한다. 그러나 미래에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구금과 격리를 감행하는 한, 폐지된 보호감호와 다른 점이 도대체 무엇인가?

재범의 가능성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가? 이는 과거의 자료를 가지고 미래의 범죄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므로 전문가든 법관이든 오류 없는 판단이 가능하다고 누구도 자신할 수 없을 것이다. 그 판단이 단순한 예측이 아니라 최장 10년의 구금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재범의 가능성 판단 범죄의 가능성 판단과 다르지 않으며 이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측정 방법도 개발되어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당정 합의에 따라 새로운 제도가 만들어지면 검찰과 법원에 의해 남용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범죄의 경우 재범 위험성 판단이 기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4. 범죄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호감호가 아니라 징역형의 재사회화 기능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2010년 형법 개정으로 유기징역형의 상한이 15년에서 30년으로, 가중 시에는 25년에서 50년으로 대폭 상향됐다. 3년 이내 재범시 최대 2배로 가중처벌하는 누범제도도 유지되고 있다. 전자발찌, 신상공개, 화학적 거세 등 감시와 통제를 목적으로 한 형사 제재가 속속 도입되었다.

당정 합의가 되살리려는 보호감호는 형기 만료 후에도 최대 10년의 추가 구금 기간을 두자는 것으로 강성 형벌제도 중에서도 가장 자유 침해적이고 억압적인 제재 수단이다. 그동안 교도소가 범죄 예방에 제대로 기능해 왔는지, 앞으로 교도소의 기능과 역할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아무런 사회적 성찰과 논의도 없이 보호감호를 되살리면 재범 방지라는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채 재정과 인력, 시간만 낭비하게 될 것이다. 2005년 사회보호법이 폐지된 것은 보호감호가 재범 예방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완전히 실패했음을 우리 사회가 인정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5. 형벌의 목적은 수형자의 재사회화이다. 당정은 보호감호를 되살리면서 징역형과는 구별되는 처우를 하겠다고 하지만, 전문적이고 집중적인 교정 프로그램은 징역형 단계에서도 얼마든지 투입할 수 있고 또한 그래야 마땅하다. 재범의 위험성을 교정하기 위한 교정교화 프로그램은 이른 시점에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한 만큼 징역형 집행 이후 개시되는 보호감호 집행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징역형 집행 단계에서 효과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인력과 예산을 대폭 투입해야 할 것이다. 일단 징역형을 모두 집행한 후에 보호감호로 전문적인 교정 처우를 실시하겠다는 발상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교도소에서 실패한 교정 교화 프로그램은 보호감호에서도 실패할 것이며, 교도소에서 효과적으로 집행될 수 있는 교정교화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것의 시행을 보호감호 집행 시점까지 미뤄야 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6. 헌법상 거듭처벌 금지원칙은 국가 형벌권의 남용으로부터 법적 안정성과 국민의 신뢰를 담보하고자 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 당정이 되살리려는 보호감호는 공식적인 형벌인 징역형에 연이어 추가적인 격리의 연장이라는 점에서 거듭처벌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보호감호 집행시 사회친화적인 처우를 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구금에 의한 전면적인 자유 박탈이라는 점에서 징역형의 집행과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 일각에서 새로운 보호감호는 형벌이 아니라 자유박탈적 보호처분이므로 거듭처벌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7.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범죄가 발생하면 언론이 앞장서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환기시킨다. 이러한 여론에 부응한다는 명목으로 정치권은 쉽게 중형주의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그리고 새로운 범죄 사건이 부각될 때마다 점점 더 엄중한 가중처벌 정책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악순환에 빠진다. 범죄 예방을 위한 근본적 대책은 늘 뒷전에 두고 가혹한 형벌이 유일한 답인양 손쉽게 내세우며 정치적으로 이슈화할 뿐이다.

그러나 범죄 예방은 가혹한 형벌로 단기간 내에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범죄 예방은 근본적으로는 형벌권을 행사하는 국가 권력의 민주적 정당성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되어야 하며, 시민들 사이에서 공동체 규범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고 강화할 수 있는 교육·복지제도 등 사회제도가 형벌제도에 앞서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가혹한 형벌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처벌의 가능성을 높이는 정책이 범죄 예방에 훨씬 더 기여할 수 있다. 선고 형량이 지나치게 낮은 범죄의 경우 적정한 선고가 가능하도록 양형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 보호감호의 망령을 부르는 당정 합의는 폐기해야 한다.

2020 11 27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국제민주연대,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울산인권운동연대, 원불교인권위원회,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인천인권영화제, 장애여성공감,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천주교인권위원회,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형명재단(16개 인권단체)

토, 2020/11/28- 02:18
2
0

○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다가오면서 ‘수도권 부동산 공급 확대’가 가장 시급한 국가적 대책인 것처럼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과 기후위기로 인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탄소중립과 그린뉴딜에 관한 논의가 활성화 됐지만, 연초부터 사실상 토건 중심의 ‘그레이뉴딜’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셈이다.

○ 이번 선거에 나선 예비후보자들이 내놓는 부동산정책은 물론이고, 문재인 대통령조차 1월 11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설 전에 예상을 뛰어넘는 주택공급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혀, 공급이 부족해 지금의 부동산 대란이 전개되고 있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 지난 해 정부는 ‘8.4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으로, 서울권역을 중심으로 26만2000호 이상 주택공급을 약속했고, 5.6부동산대책 때 발표한 기존 물량을 합하면 수도권에 공급될 주택물량은 총 127만호에 육박한다며, 대대적 주택공급을 예고한 바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시민들의 여론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비판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문제는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반드시 잡는다는 약속한 것을 지키지 못했고 △공급이 충분하다면서도 지속적으로 대대적 주택공급을 발표하는 등 일관성을 상실했으며 △지속적이고 대대적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실제론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는 엄연한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0일 ‘2050년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 선언을 통해 탄소중립·경제성장·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달성하겠다고 호언했지만, 그칠 줄 모르는 수도권 팽창 정책이 향후 미래세대에 남길 파국적 결말에 대해 조금의 의식조차 못하는 듯하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는 예비후보들은 아파트 지을 땅을 찾아 발표하는 것이 필승 전략인 것처럼 너도나도 남발하고 있다. 천만 서울시민들의 삶의 질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정치인이라면, 이 같은 행동이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잘 알 것이다. 오로지 정치적 야심을 채우기 위한 헛짓이란 걸 시민들이 분간하지 못할 리 없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4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발표 직전 “미래 세대를 위해 해제하지 않고 계속 보존해나가겠다”고 하면서도, 정부는 태릉 골프장 그린벨트를 1만 세대 아파트 공급 대상지로 발표해 논란을 촉발시켰다.

○ 태릉골프장은 그 자체로 그린벨트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하고 있을 뿐 아니라, 1966년에 조성되어 화랑로의 플라타너스 가로수, 불암산의 뛰어난 자연경관, 유네스코 세계유산 태강릉 문화재 등이 어우러져 탁월한 생태·역사적 가치를 지닌 곳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단지 국방부가 소유한 땅이니 신속한 주택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만으로, 부동산 정책 비판 여론을 달래기 위해 졸속으로 발표한 대책이란 것을 시민들이 모를 리 없다.

○ 다양한 생물들이 더불어 살아갈 최소한의 공간마저 없앤다면, 생태계는 반드시 되갚아 줄 것이다. 그것은 단순한 보복이 아니라, 자연의 이치다. 지금 당장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초유의 코로나 팬데믹이 그러하고, 곧 닥칠 기후위기가 그러하다.

○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시기, 무분별한 도시 난개발을 조장하고, 생태환경을 위협하는 정책을 남발하는 후보를 비판하고, 서울을 지속가능한 생태도시로 만들기 위한 정책 대안을 제안하는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적극 펼쳐갈 것이다.

2021120

서울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박윤애 선상규 최영식

사무처장 신우용

※ 문의 :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생태도시팀장 010-2526-8743

수, 2021/01/20- 01:38
2
0

[공동 성명]

정부는 아동 인권의 관점에서 “아동학대 대응 체계 강화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라

2021년 1월 19일, 정부는 ‘아동학대 대응 체계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법무부, 경찰청 등 범부처 관계자들이 참여한 제1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도출된 결과이다. 이번 대책은 지난 10월 13일 생후 16개월 아동이 입양된 지 8개월여 만에 양부모의 학대로 사망한 사건(이하 ‘양천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대책은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진단을 회피한 채 단편적인 해결책들만 열거하고 있다. 우리는 정부에게 아동 최상의 이익이 무엇인지, 아동권리 보장을 위한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성찰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양천사건의 본질적인 문제는 아동학대 예방과 피해아동 구제를 위한 아동보호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에 있다. 총 3번의 학대신고가 있었고 아동을 살릴 수 있는 기회는 충분히 있었다. 이웃주민, 어린이집 교사, 의료기관 종사자 등이 아동보호를 위한 각자의 역할을 했고, 그들의 책무를 뒷받침하는 것은 공공의 역할이다. 그러나 아동보호체계에 따라 일정한 역할을 담당한 어떤 공공기관도 사안의 특수성, 긴급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몇 년 전부터 아동학대사망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시민 사회가 지적했던, 아동인권 문제에 대한 공공기관의 감수성과 이해도의 부족 문제는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아동 인권의 관점에서 아동보호체계의 전과정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번 정부 대책은 이러한 고민의 흔적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일례로 현장인력의 전문성 강화를 반복하여 강조하고 있지만, 전문성 강화를 위한 방법과 세부내용이 매우 부족하다. 아동보호체계 담당 인력의 ‘전문성’은 아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아동 인권 보호를 핵심 가치로 둔 교육·훈련을 통해서 형성되어야 하며, 이러한 교육·훈련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조직과 인력, 예산이 전제되어야 한다. 아동 인권의 관점에서 교육·훈련 과정을 구성하고, 내·외부 모니터링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없이 단순히 전담공무원에 대한 직무교육과 보수교육 시간을 늘리고 순환보직을 금지하는 정도의 대책으로 전문성 강화를 외치는 것은 현장의 부담만을 가중시킬 뿐이다.

정부가 작년 11월부터 강조했던 ‘2회 신고’시 즉각분리 제도 또한 충분한 대책이 아니다. 학대피해로부터 아동의 즉각적인 분리는 강조해마지 않을 정도로 중요하나, 단순하게 신고 횟수만을 기준 삼아서는 안된다. 1차 아동학대 신고라도 신속히 현장에 출동해 조사를 해서 아동의 보호에 필요하다면 긴급하게 분리를 해야 한다. 아동의 학대피해 위험성을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아동의 건강진단 등 응급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사안의 긴급성과 위급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아동학대 담당자의 전문성과 아동인권 감수성이 필수적이다. 분리된 이후에 필요한 아동과 가정에 대한 지원과 개입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준비 없이 무조건적인 분리조치를 실행한다면 아동은 갑작스럽게 낯선 생활환경으로 강제이동당할 것이며, 대규모 양육시설에서의 생활은 아동으로부터 개별적 삶의 자유를 제한하기 때문이다.

아동학대는 다양한 사회·경제적 여건과 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국제인권규범은 아동의 원가정 지원을 원칙으로 하며, 부득이한 경우 아동보호를 위한 대안양육체계를 마련하되, 아동의 가정분리는 필요한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서 일시적으로 시행하고, 아동의 원가정 복귀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 것을 요청한다. 또한 아동에 대한 보호조치를 결정하는 모든 단계에 있어서 아동의 의견을 청취하여야 하고, 아동이 가정에서 분리된 경우에도 아동이 생활하는 환경은 가정과 유사한 형태여야 하며, 시설보호는 최소한으로 하고 궁극적으로 탈시설을 지향할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원가정으로부터의 분리는 아동 최상의 이익 원칙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며, 과정 전반에 아동 당사자의 의견청취권이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 삶에 대한 안정성을 보장받을 아동의 권리는 당사자에 대한 적절한 정보제공과 의견표명, 의사결정을 위한 논의과정과 결과에 대한 안내를 포함하는 국가의 중요한 책무를 요청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여전히 아동의 기계적인 즉각 분리와 시설보호를 대책으로 내놓은 것은 아동 또한 존엄하고 독립적인 삶의 주체라는 점을 망각한 행정 편의적 발상이다.

또한 아동보호체계의 중요한 한 축인 입양제도에서 공공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 2014년 미국으로 입양된 한인아동 사망사건(일명 ‘현수사건’)에서도 정부는 입양기관에 대해 ‘분기별’로 점검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제대로 이행한 바 없다. 이미 현행 「입양특례법」상 보건복지부장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입양기관에 대한 지도·감독을 하고, 입양기관이 입양 의뢰된 사람의 권익을 침해했을 때 업무정지나 허가를 취소하는 등 관리·감독의 권한을 갖고 있지만 이러한 권한을 유의미하게 행사한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공적 아동보호체계와 괴리되어 민간기관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입양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없이 제시된 ‘입양절차의 공적 책임 강화’ 방안은 허울 좋은 포장에 불과하다.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아동의 사망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데도 아동보호체계의 기초라 할 수 있는 출생통보제와 보편적 출생등록제의 도입을 검토하지 않은 것 또한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국 사회에서 출생한 모든 아동이 공적 기록에 등록되어 있어야 아동 보호와 복지의 사각지대가 줄어들 것임은 자명하다. UN아동권리위원회가 권고한 것처럼 출생통보제와 보편적 출생등록제도를 도입하여 한국 사회 내의 모든 아동을 평등하게 보호할 수 있는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양천사건에 대한 진지한 원인 진단과 평가 없이, 당장의 여론을 달래기 위해 급히 내놓은 정책의 나열로밖에 볼 수 없다. 이번 대책에서는 일련의 과정에서 아동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여러 번 있었음에도 각 단계별로 드러난 아동보호체계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철저하게 조사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찾아볼 수 없다. 이에 우리는 정부가 이번 “아동학대 대응 체계 강화 방안”을 아동 인권의 관점에서 전면 재검토하며, 개선방안 마련에 다음의 사항을 중점적으로 고려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1. 아동보호 공적체계 및 인력 확충을 위한 실질적 방안을 제출하라

2. 지역사회 기반 아동보호체계를 즉각 수립하라

3. 아동학대대응 인력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하라

4. 아동학대대응 부처와 기관 간 소통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라

5. 아동의 원가족보호 지원을 위해 국가의 역량을 최우선적으로 투여하라

6. 위기 임신・출산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원가정에 대한 양육지원 서비스 지원 내용과 접근성을 강화하라

7. 공공이 입양을 책임지고 아동보호체계와 통합적으로 운영하라

8. 국가 차원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아동학대대응시스템의 전반을 점검하라.

2021. 1. 22.

연명단체 (91개 단체)

가족구성권연구소 / 건강한입양가정지원센터 /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 공동법률사무소 생명 /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 국내입양인연대 / 국제민주연대 / 기독교도시빈민선교협의회 /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 기독여민회 / 다산인권센터 /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 더나은 입양을 실천하는 입양부모 네트워크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 법률사무소 율다함 / 법률사무소 지율 S&C / 법률사무소 청년 / 변화를만드는미혼모협회 인트리 /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공익법센터 어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국제아동인권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 사단법인 두루, 사단법인 뿌리의 집,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세이브더칠드런,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이주민센터 친구, 재단법인 동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플랜코리아) / 불교인권위원회 / 사단법인 3P아동인권연구소 / 사단법인 선 / 사단법인 아동복지실천회 세움 / 사단법인 여성인권 동감 / 사단법인 예람 / 사단법인 장애인법연구회 / 사단법인 청소년의 꿈 / 사단법인 한국여성변호사회 / 사단법인 희망날개 / 새시대목회자모임 / 생명선교연대 / 생명안전시민넷 / 생명평화기독연대 / 성적소수자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 시민모임 즐거운교육상상 / 실천불교전국승가회 / 아시아평화를향한이주 MAP / 어린이책시민연대 / 영등포산업선교회 / 움직이는 청소년센터 EXIT / 원곡법률사무소 /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 / 인권교육센터 들 / 인권교육온다 / 인권운동공간 활 /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 인권운동사랑방 / 일하는예수회 / 입양삼자네트워크 / 장애여성공감 / 장애인권법센터 / 정의당 청소년위원회 / 정치하는엄마들 / 젠더문화연구소 / 진실의자리(TheRUTHtable) / 징검다리교육공동체 /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 참여연대 / 천주교인권위원회 /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 청소년자립팸 이상한 나라 /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 평화교회연구소 / 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 / 한국기독청년협의회 /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 / 한국미혼모가족협회 / 한국한부모연합 / 한국아동복지학회 / 함께걷는아이들 / 형명재단 / 화우공익재단 / NCCK 인권센터

토, 2021/01/23- 01:07
2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