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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바그팟 사건과 카스트 계급 및 성별에 기반한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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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바그팟 사건과 카스트 계급 및 성별에 기반한 차별

익명 (미확인) | 금, 2015/09/1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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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4일, 국제앰네스티 인도지부는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 바그팟에서 마을의 비선출 위원회인 ‘캅판차얏’으로부터 강간과 나체 행진을 명령받은 달리트 계급의 두 자매를 위해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들 자매의 오빠가 카스트 상위 계급의 유부녀와 함께 달아난 것에 대한 ‘처벌’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세계 각지의 국제앰네스티 지부는 이와 비슷한 서명운동을 함께 홍보하며, 전세계의 앰네스티 지지자들이 행동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열었다. 지금까지 이러한 서명에 참여한 사람은 50만 명에 이른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 서명운동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을 보도했다. 마을의 공식 선출위원회인 그람판차얏과 카스트 지배계급 구성원들이 앰네스티가 제기한 혐의를 부인했다는 주장도 있었고, 앰네스티가 해당 사건을 조사하지도 않았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언론보도가 화제가 되면서 정작 피해자인 두 자매와 그 가족들이 함께 신변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가 이 사건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 8월 16일, 두 자매 중 한 명인 미나크쉬 쿠마리가 제출한 146쪽의 청원서에 인도 대법원이 응답하면서부터였다. 카스트 계급의 최하층인 달리트 계급이 이러한 청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한다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미나크쉬의 가족들은 인도 인권위원회와 지정카스트위원회에도 항의서를 제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즉시 피해 가족들과 변호사에게 연락했고, 이들이 대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검토해보니 그간 박해 받고 위협당한 기록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가족들과는 지금도 정기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 또한 주 단위, 전국 단위로 기자들과 접촉했지만 아무도 관련 정보를 확인해 주지 못했고, 해당 지역 경찰과 지역 정치공동체인 ‘캅’의 대표자와도 연락해 보았지만 캅판차얏은 열린 적도 없다는 대답만이 돌아왔다.

앰네스티는 계속해서 피해 가족과 연락을 취했고, 해당 마을의 자타브(달리트 계급)에 속한 5명과 전화통화 또는 직접 면담을 나누기도 했다. 이들은 캅판차얏이 그런 지시를 내렸던 것은 사실이며, 마을이 조성한 공포 분위기 때문에 달리트 계급 사람들은 함부로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중 한 명은 “사람들이 두려워서 나서지 않으려고 한다. … 이 마을에서 자타브는 몇 명 정도에 불과한 소수다. 우리 중 누군가가 입을 열거나 나섰다가는 본인을 포함해 가족 모두가 몰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나크쉬 자매를 위한 ‘온라인 탄원’ 참여하기

카스트 제도에 기반한 차별

피해자 가족들이 대법원에 제출한 청원서에는 이외에도 수많은 인권침해 의혹 행위가 기록되어 있었다. 2015년 5월부터 두 자매의 아버지인 다람팔 싱이 아들의 야반도주로 위협을 받기 시작하면서, 두 자매는 마을을 벗어난 곳에서 생활해 왔다고 한다.

다람팔 싱은 “(자트 계급 사람들이) 가족들이나 나를 살해할까 봐 두려웠다”고 말했다.

대법원에 제출한 청원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 자매의 오빠와 함께 달아났던 자트 계급 여성은 5월 2일 델리 경찰서에서 친척들에게 생명의 위협을 당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진술 내용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라비와 함께 살지 못한다면 죽을 거예요. 그 사람의 아이가 뱃속에 있고, 이 아이를 낳고 싶기 때문이에요. 우리 집으로 돌아가면 가족들이 날 죽일 것이고, 라비의 집으로 가면 그 사람의 가족들이 날 폭행할 테니 어느 쪽으로도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라비와 함께 떠나고 싶어요. 떠날 수밖에 없으니 허락해 주셔야 해요.”
  • 5월 24일 녹음된 달리트 계급 여성의 아버지와 자트 계급 여성의 삼촌의 전화통화 녹취록에서, 자트 여성의 삼촌은 달리트 여성이 강간을 당할 수도 있다며, 달리트 여성의 아버지가 마을로 돌아오지 못하도록 위협했다.
  • 5월 30일 녹음된 달리트 계급 여성의 오빠와 한 경찰관의 전화통화 녹취록에서, 경찰은 달리트 여성의 가족들이 자트 여성의 친척들에게 자택 감금되어 있다고 말했다.
  • 이외에도 달리트 계급 여성을 강간할 수도 있다고 위협하는 정황들이 기록되어 있다. 여성의 아버지는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2015년 4월 24일 ____(여성)의 부모와 그 오빠 ____가 친척들과 함께 우리 집으로 와서는 자신들은 자트 계급이고, 이 마을은 자트들의 소유라고 했습니다. 또 ‘이제 우리는 너희가 이 마을에 발도 못 붙이도록 무슨 짓이든 할 것이다, 이제 당신 딸에게 우리 딸의 복수를 할 것이다’라고 하며 이후로도 빈번히 우리 집을 드나들었습니다. 이제는 더욱 과격해져서 새벽 2-3시에 우리 집 대문을 마구 두드리고, 우리 가족들을 죽이고 딸들을 납치해 강간하고 또 죽일 거라고 협박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감히 우리를 거역한 너희의 업보를 누가 구해주고 누가 감싸줄지 두고 볼 것이다, 우리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 사람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의 역할

피해자 가족들은 청원서와 국제앰네스티 인도지부와의 면담에서, 지역 경찰 역시 이러한 괴롭힘과 위협에 연관되어 있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 5월 미나크쉬 쿠마리의 조카를 3일간 불법 구금하고, 달아난 남녀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고문을 가했다고 한다. 미나크쉬의 삼촌 역시 불법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나크쉬의 오빠 라비는 5월 함께 달아났던 자트 여성과 같이 경찰에 넘겨진 다음 날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되었다. 라비의 남자 형제와 경찰의 전화통화에서 경찰은 라비가 날조된 혐의로 체포된 것임을 인정했으며, 더 심각한 죄목일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지역 경찰이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조사할 가능성이 낮다고 여겨 대법원에 직접 청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캅판차얏의 성격

이번 서명운동에서 언급되는 ‘캅판차얏’은 전원 남성으로 구성된 마을의 비선출 위원회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러한 표현에 대해, 바그팟의 산크로드에는 여성도 다수 포함된 마을 위원회가 있으며, 이 위원회의 대표는 달리트 계급 여성이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캅판차얏은 공식적으로 선출되는 행정기구인 그람판차얏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거의 항상 카스트 지배계급 남성들이 대부분인 비선출 기구다. 캅판차얏 회의는 같은 계급의 구성원들만이 참여할 수 있으며, 회의 내용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캅판차얏 구성원들은 막대한 권력을 휘두르며 거의 아무런 책임 없이 명령을 내린다. 우타르 프라데시, 하랴나, 펀자브, 라자스탄 지역에서는 허위 사건으로 소송을 걸거나 폭력적인 처벌을 가하고, 심지어는 두 남녀가 카스트 규범을 위반하고 결혼하거나 달아나기로 결정했을 경우 자신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1년 인도 대법원은 캅판차얏을 ‘인민재판’이라고 표현하며 다음과 같이 판결했다.

“최근 수년 간 ‘캅판차얏(타밀 남두 지역에서는 카타판차얏)’ 이라는 단체가 서로 다른 카스트 계급이거나 종교 출신인 남녀가 결혼하고자 하거나 결혼한 경우 제도화된 방법으로 명예살인 또는 그 외의 잔혹행위를 명하거나 조장하고, 사람들의 사생활에 개입하고 있는 사례를 접했다. 법원은 이것이 전적으로 불법이며, 철저히 뿌리 뽑아야 할 것으로 본다.”

2012년 인도 법률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는 캅판차얏이 ‘도덕적 자경주의’를 실행하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캅판차얏의 악의적인 관행과, 자의적으로 법을 해석하고 카스트 계급간 결혼의 무효함과 부적절성을 주장하며 이러한 남녀에게 처벌을 지시하는 경향성은 법치주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이처럼 캅판차얏의 성격이 불법이라는 판결을 해당 구성원들이 인정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럴 경우 형사기소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을의 한 달리트 계급 남성은 캅판차얏의 명령을 알게 된 경위에 대해, “자트들이 판차얏을 소집할 때는 우리 달리트들도 부른다는 것은 전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아무도 우리가 그 자리에 참석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그(자트) 사람들 중 일부 좋은 사람들이 ‘모든 일이 당신들에게 불리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전해 주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언론의 지대한 관심이 분산되지 않고, 인도에 여전히 존재하는 카스트 계급별 차별 및 성차별의 실태와, 이러한 불문율을 어겼을 경우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문제에 집중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제앰네스티는 자매들에게 내려진 명령에 대해 즉시 전면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시행할 것과, 자매들 및 그 가족들의 안전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이러한 요구사항이 실현될 때까지 국제앰네스티는 이 사건에 대한 캠페인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영어전문 보기

Baghpat and caste & gender discrimination in India

On 24 August, Amnesty International India launched a petition regarding two Dalit sisters who had been told they had been ordered to be raped and paraded naked by a khap panchayat – an unelected village council – in Baghpat, Uttar Pradesh in northern India, as ‘punishment’ because their brother had eloped with a married woman from a dominant caste.

Amnesty offices around the world circulated similar petitions, so that our supporters globally would have an opportunity to take action. Over 500,000 people have so far signed these petitions.

It is crucial that the enormous amount of media attention on this case does not distract from the issues it has raised – the realities of caste and gender discrimination that exist in India, and the serious consequences that those who violate these unwritten codes of conduct must face.
Gopika Bashi, Amnesty International India’s Women’s Rights Researcher
Some media organizations have subsequently released reports which have questioned the petition. Some have said that members of the gram panchayat – the elected village council – and members of the dominant caste have denied the allegations. Others have claimed that Amnesty did not investigate the case.

Unfortunately, these reports have taken the attention away from the situation of the sisters themselves, who along with their family still fear for their safety.

We first took notice of the case when the Supreme Court provided a response on 18 August to a 146-page writ petition filed by Meenakshi Kumari, one of the sisters, seeking protection and investigation. It is highly unusual for a Dalit family to approach the Supreme Court with such a petition. The family has also submitted complaints to the National Human Rights Commission and the National Commission for Scheduled Castes.

We immediately got in touch with the lawyer and the family (with whom we remain in regular contact), and reviewed the documentation submitted to the Supreme Court, which detailed a history of harassment and intimidation. We also contacted journalists at the national and state level, who were unable to substantiate the information. We also spoke to local police officials and a khap leader, who said that the khap panchayat had not taken place.

We have remained in touch with the family, and have spoken over the telephone or in person to five members of the Jatav (Dalit) community in the village who have told us that the khap panchayat had issued the order, and have spoken about the atmosphere of fear in the village which is now preventing members of the Dalit community from speaking out.

One member of the community told us, “People are afraid. They don’t want to come forward… Jatavs are a minority here, there are only a few of us. If they speak or they come forward, they and their family members will be finished off.”

Caste-based discrimination

The family’s petition to the Supreme Court also contains several other allegations of human rights abuses. The sisters had been living away from the village since May 2015, when their father Dharampal Singh allegedly began receiving threats to the family, following the elopement of his son with the woman from the dominant caste.

Dharampal Singh told us, “I was fearful that they [members of the Jat community] would kill me or my family”.

The petition to the Supreme Court includes:

- A statement made by the Jat woman to the Delhi Police on 2 May after her elopement, in which she said that she faces threats to her life from her relatives. An excerpt reads:
“I will live with Ravi, otherwise I will die because I want to give birth to the child of Ravi. Ravi’s child is in my womb. I do not want to go to my home as I’m in danger from my family members as they will kill me, and I don’t want to go to the home into which I was married also because those people beat me. I want to go with Ravi. I should be allowed to go with Ravi.”

- A transcript of a recorded telephone conversation on 24 May, allegedly between the Dalit woman’s father and the Jat woman’s uncle, in which the latter suggests that the Dalit woman could be raped, and threatens the father against returning to the village.

- A transcript of a recorded telephone conversation on 30 May allegedly between the Dalit woman’s brother and a police official who says that the Dalit family’s house has been locked up by relatives of the Jat woman.

- Details of other situations in which threats are allegedly made that the Dalit women could be raped. A statement by the father reads:
“On 24.4.2015 the parents of girl _____ and her brother _____ along with their other relatives came to my home and started saying that we are from Jat community and this village is of Jats and now see we will do whatever with you as we will not allow you to live in this village and we will take revenge of the girl with the girl of your family and then they started frequently visiting at my house. And now their acts have so much increased that they have now started beating the doors of my house at village at 2-3 O’clock in the night and they started giving threat to kill us and kidnap and commit rape of my daughters and kill them also and they also started saying that now we will see that who will save you and who will speak to your Chamars against our wishes, and we will not leave him also who will speak regarding us.”

Role of the Police

In their petition and in conversations with Amnesty International India, the family says that the local police have also been involved in harassment and intimidation. The family says that the police had illegally detained one of Meenakshi Kumari’s cousins in May for three days and tortured him to try to learn the whereabouts of the couple who had eloped. An uncle was also allegedly illegally detained.

Meenakshi’s brother Ravi was arrested in May for alleged drug possession a day after he and the Jat woman were handed over to the police. In a recorded telephone conversation allegedly between Ravi’s brother and a local police official, the official admits that Ravi had been falsely implicated, and could have faced an even more serious charge.

The family says that they chose to approach the Supreme Court because they felt that the likelihood of an impartial and independent investigation by the local police was low.

Nature of Khap Panchayats

Our petition mentions the khap panchayat, an unelected all-male village council. Some media reports have questioned this statement, pointing out that the ‘village council’ in Sankrod, Baghpat included several women, and was headed by a Dalit woman.

Khap panchayats are distinct from gram panchayats, which are formally elected administrative bodies. Khap panchayats, in contrast, are unelected bodies that are almost always dominated by dominant caste men. Their meetings are usually held only between members of one caste and there are usually no written records of their proceedings.

Khap panchayats wield immense power and hand down orders with little accountability. In states such as Uttar Pradesh, Haryana, Punjab and Rajasthan, families have been known to file false cases, inflict violent punishments and even carry out killings to protect their ‘honour’ when couples choose to elope or marry in violation of caste norms.

In 2011, the Supreme Court of India described khap panchayats as kangaroo courts, and observed:

“We have in recent years heard of Khap Panchayats’ (known as katta panchayats in Tamil Nadu) which often decree or encourage honour killings or other atrocities in an institutionalized way on boys and girls of different castes and religion, who wish to get married or have been married, or interfere with the personal lives of people. We are of the opinion that this is wholly illegal and has to be ruthlessly stamped out.”

A 2012 Law Commission Report refers to khap panchayats as practicing ‘moral vigilantism’. It said:

The pernicious practice of Khap Panchayats and the like taking law into their own hands and pronouncing on the invalidity and impropriety of…inter-caste marriages and handing over punishment to the couple …amounts to flagrant violation of rule of law and invasion of personal liberty of the persons affected.

It is unlikely that members of a khap panchayat will admit to passing an illegal order of this nature, as they could be subjected to criminal prosecution. A Dalit man from the village told us how he came to know about the khap panchayat order, “When the Jat community calls a panchayat, there is no question of them calling us … No one would allow us to go there…There are a few good people from their [Jat] community who tell us, ‘All of this is happening against you’”.

It is crucial that the enormous amount of media attention on this case does not distract from the issues it has raised – the realities of caste and gender discrimination that exist in India, and the serious consequences that those who violate these unwritten codes of conduct must face.

We have called for a swift, full and impartial investigation into the orders issued against the sisters, and for their safety and that of their family to be ensured. We have no plans to stop campaigning on this case until this has happened.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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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건물을 부수고 있는 현장

팔레스타인 건물을 부수고 있는 현장

이스라엘 당국이 수십년간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 지구를 자국 영토로 병합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점령지역 팔레스타인 내 거주민들의 인권침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부국장은 이스라엘의 병합 계획이 ‘명백히 불법이며 각종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점령 지역Occupied Palestine Territory이란?

1967년, 이스라엘은 6일 전쟁을 통해 팔레스타인의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를 무력 점령한다. 그 이후 이스라엘은 해당 지역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자산을 빼앗거나 강제 이주시킨 후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곳에 정착할 수 있게 했다. 국제법상 점령 지역에 자국민을 이주시키는 것은 명백히 불법이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이와 같은 정착촌을 계속 유지, 확장하고 있다. 현재 약 250개의 정착촌이 형성되어 있다.

 

‘병합’Annexation은 무엇인가?

지난 2020년 1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불법 점령 지역인 서안 지구를 이스라엘 영토로 병합할 수 있게 하자는 내용이 포함된 ‘중동평화구상’을 제안했다. 이후, 4월 20일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와 그의 정치적 라이벌 베니 간츠Benny Gantz는 연립 정부를 구성하고 서안 지구 점령 지역(이스라엘 정착촌 및 요르단 계곡 지역)의 병합에 대한 국내 절차를 시작하자는 것에 합의했다.

이 합의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7월 1일 이후부터 병합에 대해 내각, 국회의 승인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병합은 어떤 점에서 문제인가?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병합안은 서안 전체 면적의 최대 33%를 포함시킬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의 영토 병합은 무력으로 영토를 획득하겠다는 주장이다. 이는 명백히 국제법에 위배되는 행위로, 유엔 헌장, 국제법의 강행규범, 국제 인도주의규범에 따른 의무 등을 위반하는 것이다. 무력에 의한 영토 획득 금지는 유엔헌장 제2조제4항에 명시된 기본원칙이다.

살레 히가지Saleh Higazi 국제앰네스티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부국장은 이에 대해 “국제 사회의 구성원은 국제법의 적용을 강화하고, 점령된 서안 지구의 병합 계획이 아무 가치가 없으며 법적 효력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해야 한다. 또한, 정착촌에 살고 있는 이스라엘 민간인들을 철수시키는 첫 단계로서 팔레스타인 점령지역 내 이스라엘 불법 정착촌 및 기반 시설의 설립과 확장을 중단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너진 팔레스타인 점령 지역 건물

무너진 팔레스타인 점령 지역 건물

 

한편, 국제앰네스티는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이 팔레스타인 점령 지역의 인권 침해를 악화시키는 데 일조하는 것임을 분명히 말한다. 이번 계획은 수십 년간 이어져온 전쟁 범죄, 반인륜적 범죄 등 중대한 인권침해에 면죄부를 주고 이 사실을 공고히 하는 것이다.

국제 사회는 일명 ‘세기의 거래’라고 불리는 이번 사태를 단호하게 거부해야 한다. 또한 팔레스테인 난민의 귀환권 등 그들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침해하는 어떤 제안도 거부해야 한다. 국제앰네스티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팔레스타인이 처한 상황’에 대한 사법적 판단을 내릴 때 각국 정부가 정치적·실무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 역시 촉구한다.

목, 2020/07/09-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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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1 서울) 오늘 한국 법원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제2차 세계대전 전후 일본의 성 노예제 강제 동원 피해보상청구 소송을 각하한 것에 대해, 아놀드 팡Arnold Fang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조사관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늘 판결은 일본군 성 노예제 생존자들뿐만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도중 그들과 같이 잔혹행위에 시달린 뒤 이미 세상을 떠난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정의를 구현하지 못하는 큰 실망을 안겼다.

이번 판결은 일본의 비인도적 범죄와 전쟁범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인정했던 지난 1월 판결과 상반된다. 이는 오랜 기다림 끝에 생존자들이 거둔 역사적인 승리였으나, 이번 판결로 그 빛이 크게 바래고 말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70년이 지났다. 일본 정부가 더 이상 생존자들의 권리를 빼앗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가장 시급한 일이다. 2016년 소송을 제기한 10명의 생존자는 현재 4명으로 줄어든 상태이다.”

배경 정보

‘위안부’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전쟁 중 일본군이 운영하는 ‘위안소’에서 강제로 일해야 했던 최대 20만 명의 소녀와 여성을 칭하는 완곡한 표현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한국인이었다.

올해 1월 별도의 판결에서 일본 정부에게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군 성 노예제 생존자들에게 보상하라고 명령한 부분을 고려하면, 오늘의 판결은 많은 이들이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난 1월 판결은 별도의 소송으로 12명의 다른 일본군 성 노예제 생존자가 2016년에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2016년 이러한 잔혹 행위의 생존자를 포함해 20명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오늘의 판결로 종결했지만, 이는 항소 대상이다. 첫 번째 심리는 2019년 11월에 열렸으며, 국제앰네스티가 법률의견서를 제출했다.

지난 30년 동안 한국, 대만, 필리핀, 중국, 네덜란드 등지의 생존자들은 일본 법원에서 일본 정부를 상대로 총 10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결과는 올해 1월의 판결을 제외하고는 모두 생존자들의 패소였다.

1월 8일 손해 배상을 인정한 법원은 판결문에서 일본군 성 노예제가 생존자들에게 “상상도 할 수 없는 극심한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유발했다고 밝혔다. 일본의 조직적인 성 노예제 속에서 소녀와 젊은 여성들은 강간, 구타, 고문, 살해당했고 많은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생존자들은 고독과 굴욕, 수치, 낙인 그리고 극심한 빈곤 속에서 대부분의 일생을 살았다.

오늘 한국 법원의 판결은 2015년 당시 한국 정부와의 양자 합의를 통해 해당 문제를 “불가역적”으로 해결했으며 주권면제 원칙이 적용된다고 주장하는 일본 정부의 수그러지지 않는 입장을 더욱 강화시켰다. 그러나 해당 합의는 일본의 인권법 침해 사실을 인정하지도, 법적 책임을 수용하지도 않았다. 생존자들은 또한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었으며, 생존자들의 의미 있는 참여 없이 협상이 진행되었다고 주장했다.

수, 2021/04/21-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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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도와주는 포스코 규탄, 쿠데타 세력과 경제협력 중단 요구> 금속노조 기자회견에서 연대발언을 하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미얀마 군부 도와주는 포스코 규탄, 쿠데타 세력과 경제협력 중단 요구> 금속노조 기자회견에서 연대발언을 하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한국의 거대 철강기업 포스코가 미얀마 자회사가 보유한 군 소유의 대기업 미얀마이코노믹홀딩스Myanma Economic Holdings Limited, 이하 MEHL의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식에 대해, 몬체 페레Montse Ferrer 국제앰네스티 기업과 인권 조사관 및 법률 고문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포스코가 이러한 관계를 끊기로 결정한 것은 미얀마군에 새로운 타격을 가한 것이다. 미얀마군은 살인과 끔찍한 인권침해를 통해 계속해서 군정을 이어가고 있다. 2월 쿠데타 이후, 군부는 어린이 수십 명을 포함해 약 700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가 미얀마에서 진행 중인 사업의 규모를 봤을 때, 이번 발표는 주요한 진전이다. 이는 군부의 고립을 가중시키고, 다른 기업에도 MEHL과의 사업 관계를 단절하라고 더욱 압박한 것이다.

“포스코는 철강 사업 철수 계획에 관해 아직 자세한 내용을 발표하지 않았다. MEHL에 임대료를 계속해서 지불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미얀마 내 다른 분야에서의 그들의 폭넓은 입지 문제도 아직 해결에 나서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번 단절 선언은 MEHL과 사업적 협력 관계인 모든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경고의 신호가 된다. 이들 기업은 모두 옳은 일을 해야 하고, 이러한 연결고리를 즉시 끊어내야 한다.

“기업에 대한 압력이 나날이 높아지고, 군부가 계속해서 끔찍한 인권침해를 저지르고 있기 때문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는 지금보다 더 뒤쳐져서는 안 된다. 안보리는 더 이상의 지체 없이 미얀마에 포괄적인 국제무기금수조치를 부과하고, 잔혹한 범죄에 책임이 있는 고위 군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금융 제재를 부과해야 한다. 또한 안보리는 미얀마의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에 긴급히 회부해야 한다.”

기업에 대한 압력이 나날이 높아지고, 군부가 계속해서 끔찍한 인권침해를 저지르고 있기 때문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는 지금보다 더 뒤쳐져서는 안 된다.

몬체 페레Montse Ferrer 국제앰네스티 기업과 인권 조사관 및 법률 고문

미얀마 군 소유 기업 MEHL 간판

미얀마 군 소유 기업 MEHL 간판

배경 정보

2021년 4월 16일, 포스코는 미얀마 자회사인 포스코 C&C가 군 소유 기업인 미얀마이코노믹홀딩스MEHL와의 관계를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국제앰네스티와 다른 단체들이 수 개월간 포스코와 그 투자자, 주주들과 접촉하며 미얀마 군부와의 관계를 단절할 것을 촉구하는 국제적 압박에 따른 것이다.

2021년 3월 24일, 유엔 인권이사회는 만장일치로 미얀마의 인권상황에 관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결의안은 미얀마에서 활동하거나 미얀마와 사업적 연관성이 있는 기업은 ‘타트마도(Tatmadaw)’로 알려진 군 또는 군 기업이 재구축되고 변화되지 않는 한 이들 기업과 사업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2020년 9월, 국제앰네스티의 ‘군 주식회사’ 보고서는 MEHL의 사업 파트너인 포스코가 국제법상 범죄 또는 그 외의 중대한 인권침해에 연루된 미얀마 군부대의 자금 조달과 연관되어 있음을 입증했다.

2021년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는 대다수의 평화적인 시위대와 행인을 상대로 전장용 무기를 비롯한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하는 경우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으며, 어린이 수십 명을 포함해 700명 이상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부 관계자, 인권 옹호자, 활동가, 기자, 예술가, 의료 종사자 등 3,000명 이상을 자의적으로 구금했다.

화, 2021/04/20-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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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여 개의 영상 분석 결과, 사전 계획된, 체계적인 전쟁용 무기 사용 및 살인 자행
  • 소수민족에 반인도적 범죄 저지른 병사를 미얀마 도심에 배치
  • 지휘관의 비사법적 처형 및 살인 지시 증거 공개
총을 들고 시위하는 시민을 체포하는 미얀마 경찰들

총을 들고 시위하는 시민을 체포하는 미얀마 경찰들

국제앰네스티 최근 조사 결과, 미얀마 군이 평화적 시위대와 무고한 행인을 상대로 전시 상황에서나 볼 법한 무기와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제앰네스티 위기 증거 연구소Crisis Evidence Lab는 최근 미얀마에서 진행되고 있는 강력 탄압 및 진압 사태 영상 50여 개를 검증했다. 그 결과 미얀마 보안군 및 보안 경찰이 체계적인 계획 하에 살상 무기 사용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록된 대부분의 사망 사례는 비사법적 처형에 준하는 상황이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에 따르면 3월 4일 기준, 시위에서 61명이 사망하였다. 최근 며칠간 확인된 사망자 수가 포함되지 않은 수치이다.

‘타트마다우Tatmadaw’라고 불리는 영상 속 미얀마 군은 치안 유지가 아닌 전시 상황에서나 사용되는 무기로 무장했다. 도시 내에서 무분별하게 실탄을 발사하는 등 보안군의 무모한 행위가 포착되었다.

조안 마리너Joanne Mariner 국제앰네스티 위기대응 디렉터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미얀마 군은 이전에도 이러한 전술을 사용했지만, 살인을 저지르고 다니는 모습이 전 세계로 생중계된 것은 처음이다.

“이는 상황에 압도된 개별 경찰관과 군인들이 잘못된 판단 하에 벌인 행동이 아니다. 이미 반인도범죄에 연루되어 있고 관련해 전혀 반성하지 않은 지휘관들이 공공연하게 그들의 부대를 배치하고 살인적인 전술을 사용하는 것이다.

수년 간 타트마다우는 친, 카친, 카렌, 라킨, 로힝야, 샨, 타앙 등 소수민족에 끔직한 폭력을 행사해왔다. 국제앰네스티는 타 인권단체와 함께 미얀마 사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여 민 아웅 흘라잉Min Aung Hlaing 등 타트마다우 고위급 사령관들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유엔안보리)에 촉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엔 안보리는 방관만 하였고 결국 미얀마 군은 시위대를 총격 진압하고 있다.”

군 당국은 치명적인 무력 사용을 즉각 중단하고, 전국적으로 상황을 진정시키면서 임의 구금된 피해자들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

미얀마에서 진행되고 있는 강력 탄압 및 진압 영상의 인터랙티브 지도

사전에 계획되고 승인된 조직적인 살인적 무력 행사

2월 28일부터 3월 8일까지 시민들과 언론은 다웨이, 만달레이, 몰먀잉, 모니와, 메르귀, 미치나, 양곤 등에서 촬영한 영상을 온라인을 통해 공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다수의 영상을 분석해 살인적 무력행위가 체계적으로, 사전 계획되어 조직적으로 자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3월 2일 양곤 산챠웅Sanchaung에서 촬영된 한 영상은 저격총으로 저격 중인 군인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는 한 지휘관의 모습을 담고 있다. 영상 속 지휘관은 특정 시위자들을 향해 발사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것으로 보인다.

3월 3일 양곤 북오카라파에서 촬영된 충격적인 영상을 보면, 구류된 것으로 추정되며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갑자기 경찰의 총에 맞아 쓰러진다. 그 상태로 몇 초간 쓰러져 있던 남성은 곧 경찰에 의해 끌려간다.

3월 8일 카친주에서는 두 명의 사망자와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확인된 한 영상에는 배경에 총소리가 들리고 짙은 연기에서 도망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겁에 질린 목소리로 “너무 따가워”, “한 명이 죽었어” 등 말소리가 들리고 머리에 중상을 입은 피해자가 실려가는 모습을 본 사람들의 놀란 비명이 들린다. 그 후 부상을 입은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끌려가는 모습이 보이고 바닥에는 핏자국이 흥건하다.

2월 28일 다웨이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된 영상 속 한 군인은 옆에 있는 경찰관에게 소총을 빌려준다. 경찰은 쭈그려 앉아 조준한 후 총을 쏘고 옆에 있던 경찰들이 환호한다.

(이들은) 사람이 죽어도 개의치 않는,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모습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재미로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금의 상황이) 보안군과 경찰의 의도적인 행위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조안 마리너

총을 들고 달려나가는 미얀마 진압 경찰

총을 들고 달려나가는 미얀마 진압 경찰

대대적인 군사용 무기 배치

3월 5일 국영언론사 보도에 따르면 군 당국은 “양심적이지 못한 사람들이 사건의 배후에 있을 수도 있다”며 사망자에 대한 군 당국의 책임을 부인했다.

그러나 국제앰네스티는 중국제 RPD 경기관총, 미얀마 MA-S 스나이퍼, MA-1 반자동 소총, Uzi-replica BA-93, BA-94 기관단총 등 미얀마에서 생산된 총기류로 보안군과 경찰이 무장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시위현장에서 치안 목적으로 사용할 만한 무기가 절대 아니다. 유엔 지침에 따르면 사망 혹은 중상이 임박한 위협이 있지 않은 한 보안군과 경찰은 총기의 사용을 제한해야 하며 (이에 반대되는) 그 어떠한 적절한 대안도 존재하지 않는다.

조안 마리너는 “타트마다우의 무기를 보면 위험한 전술의 강도를 의도적으로 높이고 있다”며 “준살상 무기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매일 매일 반자동소총, 스나이퍼, 경기관총 사용 지시가 내려지는 상황이 증가하고 있다. 사활이 걸린 위기 사태에 이른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3월 7일 만달레이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된 영상에서 볼 수 있듯 최루탄, 물대포, 한국산 대광 DK-44 섬광수류탄의 과도한 무력 사용을 포함한 ‘군중 통제’와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한 사건들이 속출했다. 이것이 살상 무기의 사용까지 이어진 것이다.

사진과 영상을 통해 터키 제조사 Zsr Patlayici Sanayi A.S. 고무 총알로 장전되고 프랑스-이탈리아 제조사 Cheddite 카트리지가 사용되는 산탄총, 페퍼볼 총 등 전통적인 준살상 무기가 경찰에게 제공되고 있는 것도 확인됐다.

미얀마 양곤에서 사망한 시위자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시위자

미얀마 양곤에서 사망한 시위자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시위자

살상무기의 무모하고 무분별한 사용

국제앰네스티는 미얀마 보안군이 치명상을 입힐 만큼 무모하고 무분별하게 살상무기를 사용하는 영상을 확인했다.

3월 1일 몰먀잉 주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된 영상에 의하면, 트럭에 탑승한 보안군이 사람이 사는 집에마저 사방으로 실탄을 무분별하게 발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2월 28일 공개된 양곤 흘레단 상황을 촬영한 한 남성은 발코니에 숨어 촬영하면서 상황을 설명한다. 발코니 아래 길거리에서 무장한 이들이 사람들을 향해 최루탄과 탄환을 발사하는 것이 보인다. 이때 거리에 있던 경찰 무리가 발코니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숨어 이 참상을 카메라에 담고 있던 이 남성을 발견한다. 총성이 한 번 울리고 발코니에 있던 사람들이 “누가 맞았어! 아파트로 들어가!”라고 소리지른다. 영상 속 한 여성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다.

조안 마리너는 “사망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이 상황에서 유엔 안보리와 국제사회는 우려의 메시지를 넘어 즉각 행동으로 이행하여 인권 침해를 중단하고 가해자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악명 높은 군사단의 배치

사진과 영상을 보다 심도 있게 분석한 결과, 무자비한 시위 진압에 가담한 군 부대는 양곤 사령부, 북서부 사령부, 제33 경보병사단, 제77 경보병사단, 제101 경보병사단 등이며 이들은 무기를 빌려주면서 경찰을 동원하기도 했다.

국제앰네스티의 검증 결과, 제33 경보병사단은 만달레이, 제77 경보병사단은 양곤, 제101 경보병사단은 모니와에 배치되어 있다. 최근 이 세 도시에서 보안군과 경찰의 과도한 무력 행사로 사망자가 속출했다.

이 중 일부는 라킨, 카친, 북부 샨주에서 극악무도한 행위와 극심한 인권 침해를 자행한 것으로 악명 높은 사단이다. 이번 사태에는 2016년, 2017년 북부 샨주에서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2017년 라킨주에서 로힝야족을 상대로 반인도적 범죄를 자행한 제33 경보병사단 병사들이 연루되어 있다.

금, 2021/03/1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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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국제앰네스티의 코로나19 백신 정책 권고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주사를 들고 있는 의료진

주사를 들고 있는 의료진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쟁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제야 기나긴 터널 끝에서 한 줄기 빛이 보이는 느낌이다. 그러나 ‘백신이 생산된다’라는 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이해 관계 속에서, 백신이 필요한 사람들의 손에 전달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모든 사람이 코로나19 백신을 이용하는 데에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이를 요구해야 한다.
 

지쳐 쉬고 있는 의료 종사자

지쳐 쉬고 있는 의료 종사자

 

하나. 인권을 고려해 우선 접종 대상을 결정해야 한다

누구나 코로나19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누가 먼저 백신을 접종 받을 것이냐’라는 문제는 현 상황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다. 초기 공급량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가장 위험한 사람들부터 우선적으로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현재까지는 의료 종사자, 노약자, 기저질환 보유자 등이 우선 접종 대상자로 고려되고 있다. 이에 더해 정부는 다른 인권적 요소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 팬데믹은 기존의 불평등을 악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소외되고 차별받아 온 사람들에게 더 과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백신 배분에 관한 결정을 내릴 때는 근무 및 생활 환경, 위생 시설 접근성과 같은 위험/노출 요소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위험을 좁은 의미로 정의하면 백신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채 방치될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의료 종사자들에게 백신을 조기 할당하는 경우에는 운전사, 행정 직원, 요양원, 간병인 등 다른 필수 노동자들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 ‘세계 보건 기구의 백신 접종을 위한 전략 자문 전문가 그룹(WHO SAGE)’은 사회적 소수자, 장애를 가진 사람, 극심한 빈곤 속에 있는 사람, 노숙인 등 사회 경제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인 집단을 우선 접종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다.

과밀한 난민 캠프의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역시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이 더 크다. 게다가, 이주민 및 난민은 백신 등의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선주민 공동체는 식수와 식량 자원, 의약품, 의료 서비스, 코로나19 검사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에 더욱 큰 위험에 처하곤 한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모인 WHO 관계자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모인 WHO 관계자들

 

둘. 국가간에는 서로 협력해야 한다

국제인권규범에 따라, 국가는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는 자원이 부족한 국가를 지원해야 할 책임이 있다.

옥스팜(Oxfam)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13퍼센트만을 차지하는 부유한 국가들이 개발 예정인 백신의 절반 이상을 구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주요 백신 개발사 5곳에서 약속한 생산량 중 절반 이상을 이미 부유한 국가들이 가져갔다는 뜻이다. 2020년 11월 현재, 화이자-바이오N테크(Pfizer-BioNTech)와 모더나(Moderna)에서 2021년 공급할 예정인 백신 중 80% 이상이 이미 부유한 국가들에게 판매된 상태다.

“백신 국가주의”는 수백만 명의 인권을 부정할 뿐만 아니라, 매우 근시안적인 접근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집단 면역에 도달하기 위해 세계 인구의 대략 70%가 백신을 접종해야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특권층만을 위해 백신을 끌어모으는 것으로는 팬데믹은 끝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각국 정부는 모든 사람이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해야 한다. 부유한 국가는 제약회사와의 대규모 쌍방 계약 체결을 자제해야 하며 모든 국가의 공정한 백신 이용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 계획에 참여하고 이를 지지해야 한다.

 

백신을 손에 들고 있는 의료 연구자

백신을 손에 들고 있는 의료 연구자

 

셋. 기업은 특허보다는 사람을 우선해야 한다

새로운 약이 개발되면, 이 약을 개발한 회사는 보통 지적재산권을 소유하게 된다. 즉 일정 기간 동안에는 단 한 곳의 회사만 약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 회사가 가격 책정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적재산권법은 연구 및 개발에 관련된 자료 공유를 제한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어떤 제약회사가 성공적인 코로나19 백신을 발견했다면, 이 회사는 해당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권리를 갖게 된다.

지적재산권은 분명 중요한 권리다. 그러나 국제인권기준의 입장은 명확한다. 공중보건의 문제는 지적재산권을 보호받을 기업의 권리보다 우선한다.

WHO는 기업들의 노하우 공유를 장려하기 위해, 코로나19 기술 접근 풀(C-TAP)을 마련했다. 이곳에서 기업은 자사의 혁신과 관련된 자료 및 특허를 서로 공유할 수 있다. 기업들이 C-TAP에 참여하면, 코로나19에 관한 연구량이 대폭 상승하고, 생산 규모가 확대되어 백신 가격이 하락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C-TAP에 참여한 업체는 단 한 곳도 없다. 옥스포드/아스트라제네카(Oxford/AstraZeneca)는 팬데믹 기간 중 수익 없이 백신을 판매하겠다고 약속한 유일한 업체다. 다른 업체들 역시 이에 따라 공개 및 비독점 라이선스를 발행하고 코로나19 백신을 최대한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시민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시민

 

넷. 백신 접종 과정에 장벽이 있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인권 의무의 일환으로, 사람들이 건강권 접근 과정에서 마주할 수 있는 비용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 기업 역시 인권적 책임이 있다. 2008년, 건강권 분야의 UN 전문가는 제약 회사가 인권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충족할 수 있는가에 관한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는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합당할 만한 가격 책정을 고려하는 방법이 포함되어 있다.
비용의 문제는 소외된 사람들의 의료 서비스 접근을 막을 수 있다. 실제로 오늘날 세계 인구의 최소 절반 이상은 필수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금전적 여유가 없는 상태다. 백신이 제공 시점에서 무료로 제공되지 않는다면 세계 인구의 절반은 백신을 접종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정부는 이러한 백신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 투자할 가치 역시 충분하다. 백신은 가장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 건강 개입 방식이며, 코로나19 백신은 초기 감염자들 사이의 연쇄적인 전파를 막음으로써 추가적인 보건 및 사회경제적 영향을 피하게 할 수 있다.
 

방문자의 체온을 재고 있는 정부 관계자

방문자의 체온을 재고 있는 정부 관계자

 

다섯. 백신은 안전하고 문화적으로 수용 가능해야 한다

백신은 안전성과 효율성에 관한 과학계의 최신 기준을 따라야 한다. 안전이 속도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백신으로 얻는 이익에 대해 명확하게 공개하고, 잘못된 정보를 반박하고, 백신 개발의 모든 단계를 투명하게 유지해야 한다. 백신을 통해 얻는 과학적인 이익은, 모든 이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 및 매체를 통해,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하고 전달해야 한다. 이 점은 건강권의 필수적인 요소이자 백신의 효과를 최대한으로 보장하는 열쇠이다. 사람은 정확한 정보와 적시에 제공된 정보를 얻었을 때에만 자신의 건강에 대해 잘 알고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수, 2020/12/23-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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