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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공허한 제도 개혁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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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공허한 제도 개혁론

익명 (미확인) | 월, 2015/09/07- 13:51

박상훈포트레이트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

[정동칼럼] 공허한 제도 개혁론

공존과 협력의 시민 문화 내지 인간적 정서가 깊고 넓어지는 변화 없이 제도의 형식에만 의존해 실천되는 민주정은 군주정이나 귀족정보다 못할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럴 경우 사회는 분열될 수밖에 없고 개개인은 사나워지기만 할 텐데, 이런 조건에서 누가 ‘목적 있는 좋은 삶’의 전망을 가질 수 있겠는가.

잘 알다시피 1987년 민주화 이후 28년째를 지나는 동안 선의를 앞세운 수많은 제도가 개혁의 이름으로 만들어지기를 반복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좀 더 자유롭고 평화롭고 건강하고 평등한 삶을 살게 되었을까? 그렇게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보다는 만들어지는 순간 작동되지 않아 유명무실해진 ‘죽은 제도들’만 무성해 보인다.

그럼에도 여전히 새로운 제도 대안을 찾고자 하는 열정이 우리 정치를 지배하고 있는데, 이제는 제도만큼이나 제도가 작동할 수 있는 조건 내지 토양의 문제에도 깊은 관심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제도의 선택과 변화가 어떤 선험적 보편 원리에 의해 결정될 수 있을까? 어느 나라에나 적용될 수 있는 최선의 제도가 있을까? 그럴 수 있었다면 이미 모든 국가들이 유사한 체제로 수렴되었을 것이다. 나아가서는 무정부 상태의 국제관계를 종식시킬 세계정부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오래전 몽테스키외가 <법의 정신>에서 강조했듯이, 그건 현실이 될 수 없다. 나라마다 특정의 사회구성체를 역사적으로 다르게 발전시켜왔고 그런 조건 위에서 서로 다른 의도와 이해관계를 가진 세력들이 갈등하기에, 선거제도만 하더라도 나라마다 정말로 다양한 형태와 내용을 가진다. 유사한 제도 같지만 만들어지는 효과도 나라마다 다르다.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국민공천제)’와 ‘독일식 선거제도’를 둘러싼 정치개혁 논란이 당파들 사이의 협소한 이해다툼으로 전락한 오늘의 현실을 보면서, 사회적으로는 공허한 이런 제도 개혁론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묻게 된다.

정치의 역할이 법-형식을 둘러싼 갈등으로 치환되면 필연적으로 국가 관료제의 영향력만 커지게 마련이다. 이번 선거제도 논란 역시 정치 규제기관으로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위신만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인간이란 시공간적 제약을 벗어나 존립할 수 있는 추상적 주체가 아니다. 그보다는 삶의 공간을 공유하는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자아실현을 하는 사회적 존재이자, 일정한 시간적 구속 하에서 공통의 기억을 만들어가며 살아가는 역사적 존재이다. 나아가 사회적 조건과 역사적 유산에 의해 규정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런 조건을 형성하고 개선해 갈 수 있는 집합적 결정의 주체라는 점에서 정치적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제도 개혁이 의미를 가지려면 시민적 삶의 정서적 토양을 풍부하게 만드는 전망과 동시에 정치의 가능성을 사회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매일 부수고 짓기 바쁜 우리의 도시 공간처럼 되기 쉽다.

개발과 재개발을 반복해서 무엇이 좋아졌을까? 지난해 기준으로 영국의 건축물 평균 연령이 141년이고 역사가 짧다는 미국도 103년이나 되는 반면, 한국은 25년밖에 안 된다. 그런데도 한국은 세계에서 새 건물이 가장 많이 지어지는 나라이니 건축물 연령은 계속 낮아질 텐데, 이런 조건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공동체적 기반은 과연 성숙될 수 있을까?

절반에 가까운 도시민이 2년에 한번 이사를 다녀야 하고, 휴일이면 거주지를 떠나야 안식을 얻을 수 있다는 듯 교외로 빠져나가는 자동차들이 줄을 잇고, 자신의 영혼을 돌보려는 사람들마저 자신이 사는 마을을 떠나 대형 종교기관을 찾는 통에 주일에도 주차난으로 번잡한 속에서 마을 공동체의 전망은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마을 만들기’조차 정부 예산과 공무원이 주도하는 관료제적 기반 위에서 실천될 수밖에 없는 ‘사업’이 된 상황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인간적 정서 내지 공동체로부터 소외된 건축물과 도시 재개발을 통해 행복할 수 없듯, 시민들의 구체적인 삶이 이루어지는 사회로부터 유리되어 당파 간 유·불리 문제에만 매달려 있는 제도 논란으로 달라질 것은 없다. 시민들의 언어 세계 속에서 공명될 수 없는 법-형식적인 용어들로 가득한 제도론이 과연 어떤 사회적 가치를 가질지에 대해서도 필자는 회의적이다. 그런 제도 논란 속에서 시민과 사회는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 남는 건 무책임하게 강한 국가뿐이다. 사회적 내용 없이 공허한 제도 논란은 정치와 시민 사이를 더 멀게 만든다.

2015-09-07일자 경향신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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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8/10/2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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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으로 정신이 없었던 올해에도 어김없이 ‘최저임금’의 계절이 왔다. 법에 따르면 4월부터 최저임금위원회 심의가 시작되었어야 했지만, 올해는 여러 사정으로 6월15일에야 실질적 첫 회의가 시작된다고 한다. 최저임금으로 당장 영향을 받을 수백만 노동자들과 자영업자, 기업주들의 관심이 모이는 뜨거운 여름이 시작되었다.

매년 이 계절엔 다음 연도 최저임금이 얼마나 될 것인가를 둘러싸고 관심이 뜨거웠지만, 올해는 더 많은 눈과 더 뜨거운 열기가 최저임금위원회, 정부, 국회를 에워쌀 전망이다. ‘최저임금 1만원’을 둘러싼 19대 대선 후보들의 경쟁 열기가 아직 채 식지도 않은데다, 일자리의 양과 질을 최우선 목표로 내건 정부가 들어섰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현실은 ‘2020년 최저임금 1만원’과의 거리가 꽤나 멀어 보인다. 우선 시간이 빠듯하다. 국회에서는 최저임금법을 바꿔야 하고,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 자영업자와 영세 기업주들에게 부담을 덜어줄 정책을 내놓아야 하고, 최저임금위원회는 과거와 다른 기준에서 충분한 심의를 진행해야 하는데, 2018년도 최저임금 결정 기한이 8월5일이다.

물론 일을 하자고 들면 안 될 건 없다. 이미 20대 국회에만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23종이나 제출되어 있고, 그동안 문제가 되었던 최저임금 산정 기준, 최저임금위의 구성과 회의 운영, 집행효력 담보 개선안이 모두 들어 있기 때문에 심의 과정을 빨리 거치면 된다. 그런데 원내 구성으로 보아 빠른 제도개선이 쉬울 것 같지 않다는 게 문제다. 당장 107석의 원내 제1야당은 지난 대선에서도 ‘2020년 1만원’ 안에 반대했고, 19대 국회에서도 이런저런 제도개선안을 무력화시켰던 장본인이었다.

정부는 집권하자마자 ‘일자리위원회’를 구성했고, 관련 로드맵을 준비하면서 노동계, 재계를 만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정부로서는 최선을 다하겠지만, ‘노사 합의’라는 것이 단시간 내에 만들어지기가 참 어렵다는 게 또 문제다. 그동안 재계는 매년 ‘전년도 수준 동결’을 내걸지 않은 적이 없었고, 최저임금 결정 단계에서 노동계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게 정해진 수순처럼 되어 있었다. 상호 신뢰가 제로상태라는 거다. 누적된 불신이 몇 달 만에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다.

이미 최저임금 심의는 개시되었다. 일단 뭐가 문제인지 5천만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최저임금위원회 정보 공개부터 시작하자. 현재 회의 공개는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법 개정 이전이라도 최저임금위원들의 결정과 운영규칙 변경으로 할 수 있다.

작년에도 최저임금위 첫 쟁점은 회의 공개에 관한 사항이었다. 노동계는 속기록 형태로 공개하자고 하고 재계는 반대했었다. 이제 재계도 왜 매년 ‘동결’을 주장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근거를 공개적으로 제시하고 국민들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재계의 주장처럼 최저임금 인상이 시장에 미칠 충격이 그처럼 지대하다면, 국민들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공익위원들 역시 전문가의 자격으로 그 자리에 있다면, 중재안이 도출된 근거를 자기 이름을 걸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당장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영향을 받게 될 임금 노동자와 자영업자, 기업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일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기구의 당연한 의무다. 다른 국가기구들이 그러하듯이, 매번 회의가 끝나면 결과를 직접 공개하고 속기록 형태로 회의 기록을 남기며 정보 열람을 원하는 국민들은 그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98820.html#csidxa4cafdfdb50f61084abe3a5494489b7

목, 2017/06/1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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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2 11.34.50

 

지난 8월 12일부터 25일까지, 12박 14일의 일정으로 <유럽민주주의기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작년 겨울, ‘유럽의 민주주의를 직접 눈으로 보고 올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라고 시작했던 대화가 이번 여름, 정말 비행기를 타고 유럽을 다녀오는 사업으로 실행되었습니다.

이번 기행은 본격적인 사업으로 시행하기 전 파일럿 프로그램의 성격으로 진행했기에 사무국과 기획위원, 실행위원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방문지는 독일의 베를린과 이탈리아의 피렌체, 로마였습니다. 이번 기행을 바탕으로 향후 <민주주의기행>이 공식적 사업으로 진행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베를린에서는 독일의 공공서비스 노조인 Ver.di, 연방정치교육원(bpb), 사민당(SPD), 기민당(CDU)을 방문했습니다. 각각의 기관과 정당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면서 독일의 정치를 이해하는데 단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베를린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전후 독일이 어떤 마음으로 반성하며 사회를 재건했는지, 통일 전후의 사회를 어떻게 운영했는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탈리아의 피렌체에서는 <군주론>을 쓴 마키아벨리의 흔적을 찾아다니면서 당시 이탈리아의 사회와 정치 상황을 보고자 했습니다. 베키오 다리, 우피치 미술관, 시뇨리아 광장, 베키오 궁전, 산타크로체 성당, 두오모 성당 등 마키아벨리 시대를 거쳐 지금까지 남아있는 도시 속 흔적들에서 그 당시를 찾아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행선지인 로마에서는 거대한 제국이었던 로마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눈만 돌리면 사방에 있는 유적들을 보면서 당시 로마의 힘을 느낄 수 있었으며, 바티칸 시국에서도 르네상스 시기의 문화 번성기를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포로로마나(Foro romano, 영 : Roman forum)를 돌아다니며 공화정 당시의 로마 도시를 볼 수 있었습니다.

10명의 정치발전소 회원들이 처음 시작한 유럽민주주의기행의 경험과 기억이 정치발전소의 다른 회원들에게, 한국 사회의 많은 시민들에게 좋은 정치와 더 나은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평가회의와 관련 세미나 등을 거치면서 이 경험과 기억들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보려합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시고, 내년에도 좀 더 발전된 유럽민주주의기행이 진행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려요^^

월, 2015/08/3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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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018년 하반기 국회에서 추진되는 선거제도 개편에 반드시 동참하고 찬성하고 통과시켜야합니다.
⭐️촛불혁명의 완성은 낡고삭은정치의 반복을 끊어내고 다양성 정치, 민주주의 완성을 그리는 선거제도 개편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만든이: 마돈나, 이미지 저장하고 공유하기 꾹


금, 2018/08/1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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