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국제앰네스티, 경찰의 과도한 무력사용 통제할 새 기준 발표

지역

국제앰네스티, 경찰의 과도한 무력사용 통제할 새 기준 발표

익명 (미확인) | 목, 2015/09/10- 09:10

0910_police

미국 퍼거슨, 미주리주의 거리에서 브라질 빈민가에 이르기까지 경찰의 과도한 무력과 화기 사용으로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은 전세계적인 이슈가 되었다.

이외에도 시위 진압을 포함한 수많은 사례를 보면 경찰은 평화적으로 갈등을 해소할 방법을 찾기보다는 지나치게 이른 시기에 무력 사용을 선택하고 있다. 여러 국가에서 경찰이 최루가스와 고무탄 등의 무기를 동원해 자의적이고 폭력적으로 과도한 무력을 사용하면서 심각한 사상자를 발생시켰다. 많은 경우 책임이 거의 또는 전혀 없음에도 공격을 받은 피해자들은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와 같은 법집행의 중대한 문제점에 대응하여, 경찰이 생명의 존중 및 보호와 신체의 완전성을 최우선하도록 하는 종합적인 무력사용 지침을 새롭게 발표했다.

국제앰네스티 네덜란드지부 경찰과인권 국장 아냐 비에네르트(Anja Bienert) 박사는 “전세계 수많은 국가에서 국제기준 또는 국내법을 위반하고 무력을 사용한 경찰에게 목숨을 잃거나 중상을 입는 사건이 너무나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경찰이 힘들고 때로는 위험하기까지 한 임무를 수행한다는 사실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정부와 경찰당국은 경찰이 합법적으로, 인권에 따라, 최후의 수단으로만 무력을 사용하도록 하는 체제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가 이번에 마련한 지침은 이러한 허점을 보완하고, 국가정부가 경찰의 무력사용이 과도하거나 폭력적이지 않고, 자의적이거나 불법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또한 취해야만 하는 법적 및 실전 조치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1990년 9월 채택된 ‘경찰의 무력과 화기사용에 관한 유엔 기본원칙’의 25주년을 기념해 ‘무력사용 – 유엔 기본원칙 이행을 위한 지침’을 발표한다. ‘유엔 기본원칙’은 생명권과 신체적 완전성을 보호할 국가정부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주요 기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번 지침은 전세계 모든 지역 58개국의 국내법, 내부규정, 훈련 기록의 예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정부가 유엔 기본원칙을 이행하고, 바르고 효과적으로 인권에 따라 정책을 시행할 수 있도록 돕고자 구체적인 결론과 권고사항을 수록했다.

무력과 화기를 사용하는 권한은 경찰이 임무를 수행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것이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니다. 실제로 경찰에 관한 국제기준의 기저 원칙은 반드시 필요할 경우가 아니면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국가에서 이러한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있으며, 자의적이고 과도하게, 또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무력과 화기를 사용하는 데 주로 의존하고 있다.

경찰의 무력과 화기 사용으로 사망자나 중상자가 발생한 사례는 전세계 모든 지역에 존재한다. 최근 수 년간 다음과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 브라질에서 경찰에게 목숨을 잃은 사람들 중 과도하게 많은 수가 젊은 흑인 남성이었다.
  • 미국에서 경찰이 무장하지 않은 사람에게 발포해 사망한 사건이 다수 발생했으며, 마찬가지로 피해자 대다수가 흑인 남성이었다.
  • 방글라데시의 특수경찰은 치명적인 무력을 동원해 과도하게 작전을 수행하며,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 바레인, 브룬디, 캄보디아, 그리스, 스페인, 터키, 베네수엘라, 우크라이나 등에서 공공집회중 최루가스, 고무탄, 때로는 화기에 이르는 무력을 동원해 심각한 사상자를 발생시켰다.

이는 국제인권의무를 따르지 않는 국내법, 결함 있는 내부규정, 훈련과 장비 부족, 지휘계통의 통제 부족, 불법행동을 한 경찰에 대한 처벌 부재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한 것이다.

국제앰네스티는 각국 정부에 이번에 새롭게 마련된 ‘무력사용 지침’을 채택해, 이러한 결함을 보완하고 유엔 기본원칙에 따라 국내법을 개정,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

아냐 비에네르트 박사는 “유엔 기본원칙이 있다는 것은 경찰이 제한된 특정 상황에서 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필요가 있으며, 또한 사용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무력은 반드시 국제인권법에 따라 사용해야 하며, 경찰에게 살인할 수 있는 권한이나 면책권을 부여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져서는 안 될 것이다.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으며, 특히 법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역할인 경찰은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영어전문 보기

Amnesty International releases new guide to curb excessive use of force by police

From the streets of Ferguson, Missouri to the favelas of Brazil, the police use of force and firearms makes global headlines when it turns fatal.

In countless other cases, including in response to demonstrations, police are too quick to use force instead of seeking peaceful conflict resolution. In many countries police deploy tear gas, rubber bullets and other weapons in arbitrary, abusive or excessive use of force, causing serious casualties, including killing and maiming people, often with little or no accountability.

Amnesty International is responding to this serious deficiency in law enforcement by publishing comprehensive new Guidelines for authorities to ensure that police give utmost priority to the respect and protection of life and physical integrity.

“All too often, in many countries around the world, people are killed or seriously injured when police use force in violation of international standards or existing national laws,” said the report’s author, Dr. Anja Bienert of Amnesty International Netherlands’ Police and Human Rights Programme.

“Nobody is disputing that police have a challenging, and often even dangerous, duty to perform. But governments and law enforcement authorities frequently fail to create a framework to ensure that police only use force lawfully, in compliance with human rights and as a last resort.

“These new Guidelines aim to close that gap and provide legal and practical measures which states can and must take to ensure police use of force is not excessive, abusive, arbitrary or otherwise unlawful. For this to happen, full accountability must be ensured for any use of force by police.”

Amnesty International is launching Use of Force – Guidelines for Implementation of the UN Basic Principles on the Use of Force and Firearms by law enforcement officials to mark the 25th anniversary of the adoption of the UN Basic Principles in September 1990. The Basic Principles are regarded as the key instrument for states to ensure compliance with their obligations to uphold the right to life and physical integrity.

The Guidelines draw on examples of national laws, internal regulations and training documents from 58 countries in all regions of the world. Their detailed conclusions and recommendations are meant to support government authorities to implement the UN Basic Principles and ensure good, effective, human rights-compliant policing.

The power to use force and firearms is indispensable for police to carry out their duties, but that does not mean it is an inevitable part of the job – in fact, the underlying principle of the international standards for police is not to use force unless it is really necessary. In many countries, police currently fall short of this mark, and often resort to the use of force and firearms in an arbitrary, excessive or otherwise unlawful manner.

In all regions of the world there are examples where deaths and serious injuries have resulted from police use of force and firearms. In recent years these include:

· killings by police in Brazil which impact disproportionately on young black men;

· numerous police shootings in the USA resulting in the death of unarmed people, likewise with a disproportionate impact on African American men;

· in Bangladesh, special police forces carrying out heavy-handed police operations with lethal force, resulting in the death of many people;

· use of tear gas, rubber bullets and other means of force, sometimes even firearms, during public assemblies, resulting in serious casualties, including in Bahrain, Burundi, Cambodia, Greece, Spain, Turkey, Venezuela and Ukraine.

This is due to a variety of reasons, including domestic laws that contradict international human rights obligations, deficient internal regulations, inadequate training and equipment, lack of command control and the absence of accountability for police who act outside the law.

Amnesty International is calling on governments to use its new Guidelines to help to address these deficiencies and to bring national law and implementation in line with the UN Basic Principles.

“The UN Basic Principles are an acknowledgement that, in certain limited circumstances, police can and will need to use force to maintain law and order. But this must be done in compliance with international human rights law and it certainly must never be seen as a licence to kill nor as granting immunity to police officials: nobody is above the law, especially those who have a duty to uphold the law,” said Dr. Anja Bienert.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경찰, 소방, 민원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 및 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직무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건강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토, 2026/06/20- 12:31
0
0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따른 격리 조치 이후 헝가리에서는 많은 여성과 소녀들이 가정 폭력의 위험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 헝가리 정부는 정부령을 통해 보건 비상 사태라고 하더라도 가해자가 피해자와 거리를 두도록 경찰이 명령할 수 있게 하였으며 피해자들에게 대체 숙소를 제공하도록 하였다.

늦은 저녁 코로나19로 격리된 건물의 모습

늦은 저녁 코로나19로 격리된 건물의 모습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따른 격리 조치 이후 헝가리에서는 많은 여성과 소녀들이 가정 폭력의 위험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 헝가리 정부는 정부령을 통해 보건 비상 사태라고 하더라도 가해자가 피해자와 거리를 두도록 경찰이 명령할 수 있게 하였으며 피해자들에게 대체 숙소를 제공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헝가리 의회는 여성 폭력에 반대하는 이스탄불 협약을 비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헝가리 정부가 “이스탄불 협약은 불법 이민을 돕는 것”이며 “위험한 성 이념을 제시”한다고 주장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헝가리는 2014년, ‘여성폭력과 가정폭력 예방 및 퇴치를 위한 유럽 평의회 협약’, 이른바 이스탄불 협약에 서명했지만 의회 비준을 거쳐 해당 협약을 국가 법에 포함하지는 못한 상태다. 헝가리 정부 역시 협약 비준을 요구하는 시민 사회의 압박을 무시하며 시민사회의 우려를 ‘정치적 칭얼대기political whining’라고 표현했다.

이번 의회의 결정에 대하여 국제 앰네스티 헝가리지부 처장 데이비드 비그David Vig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스탄불 협약을 비준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번 결정은 매우 위험한 결정이다. 이는 여성과 소녀들을 위험에 처하게 할 뿐 아니라 가해자들에게 그들이 저지른 일로 기소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심지어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정부는 여성 폭력을 적절히 예방하고 방지하지 못했으며 조사 및 기소 역시 초라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여성과 소녀들을 위험에 처하게 할 뿐 아니라
가해자들에게 그들이 저지른 일로 고소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데이비드 비그, 국제앰네스티 헝가리지부 처장

 

“’이스탄불 협약이 불법 이민을 돕는다.’, ‘위험한 성 이념을 제시한다.’라는 헝가리 정부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학대 속에 살아가는 여성과 소녀들의 비극적인 현실이 정부의 능력 부족에서 비롯되었음을 감추기 위한 시도일 뿐이다.

헝가리는 이 선언을 반드시 취소하고 이스탄불 협약을 조속히 비준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이들을 포함한 여성과 소녀들을 여성 폭력 및 가정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수, 2020/05/20- 19:59
0
0
여성인권을 위한 시위에 참여해 서로를 안고 있는 여성 시위자들

여성인권을 위한 시위에 참여해 서로를 안고 있는 여성 시위자들

세계 여성의 날은 축하의 시간이어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여성, 소녀, LGBTI가 특히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지금, 이날을 온전히 축하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찬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변화가 많았던 한 해였다. 이번 글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변화는 언제든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10가지 주요 성과를 소개한다.
아르헨티나 임신중지 합법화 법안 통과를 위해 시위에 참여한 여성

아르헨티나 임신중지 합법화 법안 통과를 위해 시위에 참여한 여성

1. 아르헨티나 ‘녹색 물결’이 이룬 쾌거

2020년 12월, 여성 활동가들의 오랜 캠페인 끝에 아르헨티나에서 임신중지가 합법화되었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에서는 임신 14주까지는 합법적으로 임신중지를 위한 시술을 받을 수 있으며 임신이 이보다 더 진행된 경우에도 강간으로 인한 임신이나 건강상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경우 임신중지가 가능해졌다. 지난 30년간 안전하지 않은 임신중지가 아르헨티나에서 산모 사망 원인 중 1위로 기록된 만큼, 이번 결과는 앞으로 많은 생명을 구하게 될 것이다.

18개월 전만 해도 임신중지법 개정안은 아르헨티나 상원에서 부결됐었다. 하지만 활동가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고무적인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 마리엘라 벨스키Mariela Belski 국제앰네스티 아르헨티나 지부 사무국장은 발의안 부결 당시 이는 “실패가 아닌 하나의 디딤돌”이라고 이야기했다. 그 이후 2년 만에 실제로 임신중지 합법화를 이끌어낸 아르헨티나의 사례는 우리 모두에게 큰 영감이 됐다.

폴란드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대해 거리로 나온 여성들

폴란드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대해 거리로 나온 여성들

2. 제한적인 임신중지법 속에서 끊임없이 싸운 활동가들

지난 1년간 특히 코로나19 대응이라는 미명 하에 성과 재생산권을 제한하는 조치를 도입한 국가가 늘어났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많은 여성활동가들은 끊임없이 목소리를 냈다.

2020년 10월 폴란드 헌법재판소는 사실상 모든 경우에서 임신중지를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1월 온두라스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임신중지법이 통과됐다. 일부 국가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 중 임신중지 접근성 제약 문제를 해소하고자 원격의료 시스템 등을 도입하는 노력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여성 생식 건강 의료 서비스가 중단되었다.

하지만 여성들은 정부가 바뀌길 기대하면서 수수방관하지 않았다. 이들은 탄원서 신청, 시위 조직, 워크샵 개최, 지원 및 의료서비스 제공 등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 한국의 낙태 비범죄화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런 운동은 실질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임신중지가 전면 금지되어 징역형이 내려졌던 태국에서도 임신 12주까지 임신중지를 가능하게 하는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시애라리온 학교에 등교하는 학생들

시애라리온 학교에 등교하는 학생들

3. 시에라리온, 임신한 여학생 등교 금지 철회

2020년 3월 시에라리온에서는 임신한 여학생의 등교 및 시험응시 금지를 철회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2015년부터 시에라리온에서 임신한 여학생들은 낙인 찍히고 교육 받을 권리를 박탈당하여 향후 취업에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에 이 금지 조치는 철회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평등한 교육권에 조금 더 다가간 의미 있는 한걸음이었다.

4. 강간법 개정

2020년 12월, 덴마크에서는 여성인권 및 피해생존자단체가 다년 간 노력한 끝에 동의 없는 성관계를 강간으로 규정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다. 여타 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개정 전 덴마크 강간법은 물리적인 폭력, 협박 혹은 강제성이 입증되어야 강간으로 인정하는 시대착오적인 법이었다.

덴마크에서 강간법 개정을 위해 시위로 나온 여성들

덴마크에서 강간법 개정을 위해 시위로 나온 여성들

덴마크 기자인 커스틴Kirstine은 자신이 과거에 강간을 신고한 후 정의 구현이 되기까지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경찰, 변호사, 판사 모두 물리적인 폭력에 대한 증거에 초점을 맞춰 피해자의 동의 여부가 아닌 저항 여부에 치중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다른 국가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있었다. 크로아티아도 2020년에 관련 법을 개정했다. 스페인과 네덜란드도 곧 동일한 절차를 밟겠다고 발표했다. 법을 개정한다고 해서 강간을 예방할 수는 없겠지만 동의 여부를 법에 내제화함으로써 강간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목소리가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는 데 크게 일조한다는 점에서 이런 변화는 매우 중요하다.

5. 동성 결혼의 합법화

코로나19 사태로 LGBTI들은 특히 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의료서비스, 고용, 주거 등의 어려움이 심화되었고, 봉쇄 조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위험한 환경에서 자가격리해야 한다.

그러나 힘든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소식이 이따금 들려왔다. 2020년에 코스타리카는 중미 국가 중 최초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으며, 북아일랜드에서는 첫 동성 결혼식이 열리기도 했다. 가봉은 합의에 의한 동성간 성관계를 비범죄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앙골라에서는 동성간 성관계 금지를 철회하는 법안이 발효되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몬테네그로는 동성 간 시민 동반자 관계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크로아티아에서는 동성 커플의 아동 위탁이 합법화되었다. 한국일본에서는 LGBTI를 포함해 사람들을 차별로부터 보호하는 차별금지법안이 발의되어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모두가 평등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과정에서 얻어낸 중요한 진전이었다. 점진적으로 더 많은 국가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6. 직장에서의 LGBTI 권리 보호

6월 미국 대법원은 민권법에 따라 성적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을 기반으로 고용 과정에서 LGBTI를 차별하는 것이 금지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마침내 법에 의해 LGBTI가 평등할 권리가 인정된 것이다.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취약해졌던 성소수자의 인권 보호가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이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 세계 트랜스젠더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이들을 위한 지원 서비스가 중단되고 트랜스젠더들이 사회안전망에서 배제되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들은 폭력의 위험에 노출되고 더욱 소외되었다.

정부의 구체적인 구제조치나 부양책이 부재하면서 트랜스젠더들은 다른 트랜스젠더 혹은 LGBTI 커뮤니티의 지원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트랜스젠더 활동가들과 LGBTI 커뮤니티가 협력하여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지원을 제공한 고무적인 사례가 일부 관찰되었으나, 정부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 상황을 위해 활동가들이 나서야 하는 상황은 있어서는 안 된다.

7. 수단의 여성할례 공식 금지

여성할례가 가장 성행하는 국가 중 하나인 수단에서 2020년 7월 이 관행이 공식 금지되었다. 이 법률이 충실하게 지켜진다면 수백만 명의 여성과 소녀들이 여성할례로부터 자유로워진다.

루자인 알 하스룰의 최근 모습

루자인 알 하스룰의 최근 모습

8. 여권인권 활동가들의 석방

2021년 2월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인권옹호자 루자인 알 하스룰Loujain al-Hathloul이 3년 만에 석방되었다. 루자인은 여성 운전금지법 폐지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지만 관련 법이 개정됐을 시점에는 남성 후견인 제도에 도전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수감된 상태였다. 루자인의 가족과 전 세계 인권 단체는 끊임 없이 루자인의 석방을 위해 싸워왔으며 루자인과 더불어 구금 상태에서 고문을 받고 있는 다른 여성들을 위한 정의 회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루자인은 현재 보호관찰 대상 분류되어 출국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이다.

루자인의 동생 리나는 다음과 같이 전했다.

루자인이 집으로 돌아왔지만 자유를 찾은 것은 아니다. 아직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 정치적 이유로 수감된 사람들이 모두 석방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아직도 수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활동을 이유로 수감되어 있다. 정부가 억압적인 법률을 개정하고 고문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을 때에만 진정한 의미의 정의가 구현될 것이다. 그렇지만 우선 가장 용감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인권옹호가 중 한 명이 석방되었다는 사실을 축하하자.

9. 영국 ‘탐폰세’ 폐지

2021년 영국 정부는 여성 단체의 오랜 캠페인 끝에 ‘탐폰세Tampon tax‘를 폐지했다. 지금까지 영국에서는 위생제품이 사치품으로 분류되어 부가가치세 5%가 부과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 유럽연합은 회원국들의 ‘탐폰세’를 전면 폐지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이스탄불 협약 가입 지지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

우크라이나의 이스탄불 협약 가입 지지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

10. 젠더기반폭력에 대해 거세진 대항

전 세계 곳곳에서 봉쇄 조치가 시행되면서 세계적으로 가정폭력 발생률이 급증했다. 팬데믹은 가정폭력의 만연함과 그 심각성에 경종을 울렸고 세계 곳곳에서 이에 대항하는 캠페인이 촉발되었다.

2020년에는 여성들을 여성폭력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여성들이 많았다. 나미비아에서는 성폭력과 여성살해Femicide 철폐를 위한 시위가 열려 수도가 마비됐다. 터키와 우크라이나에서는 여성폭력과 가정폭력 퇴치를 위한 유럽평의회 협약인 이스탄불 협약Istanbul Convention을 지지하는 대대적인 시위가 열렸다. 남미 전역에서는 수백만 명의 여성이 폭력과 불평등에 대항하여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우리는 지금도 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변화를 이룩하고 있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변화에 동참할 수 있고 또한 하고 있다. 변화를 만들어내는 여성들의 목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그들이 만들어낸 파도는, 절대 멈추지 않는다.

금, 2021/03/12- 19:21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