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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동향칼럼]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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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동향칼럼]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익명 (미확인) | 월, 2015/08/10- 17:26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김진석 ㅣ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메르스 사태가 한창 진행중이던 지난 6월 18일 국무총리로 임명받은 황교안 총리는 취임 후 첫 공식일정으로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본인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종식을 위한 콘트롤타워가 되겠다는 얘기를 했다. 그로부터 정확히 40일 후인 지난 7월 28일 황교안 총리는 “모든 일상생활을 정상화해주기 바란다”는 당부와 함께 메르스 확산 사태에 대해 사실상 종식을 선언했다. 삼성서울병원을 마지막으로 집중관리병원 15곳에 대한 관리해제가 마무리된 점, 지난 7월 4일 이후 23일째 신규 확진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확진 인원이 186명으로 변동이 없는 점, 그리고 메르스 관련 격리자가 모두 해제된 점 등을 들어 국민들이 “이제 안심해도 좋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5월 20일 첫 번째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 69일만이다. 황총리의 메르스 종식선언을 계기로 보건복지부의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상황실과 메르스 후속조치를 위한 TF로 재편하여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안전처의 범정부 메르스지원대책본부도 일상적 상황관리 기능만 수행하고 사실상 해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스 사태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이렇게 정상화의 길로 접어든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며 당연히 환영할 일이다. 메르스 종식을 선언하는 오늘이 있기까지 스스로를 위험에 노출시키면서까지 불철주야 애써온 의료진들과 방역담당 공무원의 노고에 대해서도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감사할 일이다. 하지만 황교안 총리가 메르스 종식 선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 28일 메르스 대응 범정부 대책회의의 발언 내용과 같은 날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가 발표한 메르스 후속관리계획을 꼼꼼히 살펴보면 아쉬운 점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먼저 지적해야 할 점은 총리의 이번 메르스 종식 선언이 지나치게 성급하다는 점이다.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 종식 선언과 관련하여 감염 최종환자 완치가 확인된 시점으로부터 최대 잠복기의 2배가 지난 시점, 즉 4주 후를 종식 시점으로 잡는 것이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사항이다. 이러한 기준에 비추어볼 때 아직까지 1명의 환자가 완치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제 안심해도 좋다”는 정부의 입장표명은 분명 섣부른 ‘선언’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메르스 사태가 이렇게까지 확산된 데에는 신속하고 단호한 초기대응이라든지 즉각적인 관련정보의 공개 등 감염병 발생 시 기본적인 대응 수칙을 지키지 않은 데에 원인이 있다는 것을 벌써 잊은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총리 본인도 언급한 바와 같이 “엄격한 국제 기준에 따른 종식 선언을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데에도 불구하고 성급하게 메르스 사태의 종식을 ‘선언’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지난 28일 총리의 발언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도 같다. 그날의 발언내용은 전반적으로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의 회의내용인지 중앙경제부처합동회의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메르스로 인해 침체된 내수와 경제회복에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국회에 통과된 메르스 추경예산도 신속히 집행해 우리 경제가 그리고 우리 국민생활이 조속히 활력을 되찾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황총리의 발언은 의미심장하다. 이번 국회를 통과한 소위 ‘메르스 추경예산’의 본질이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우리나라 방역체계의 문제점 개선과 공공의료체계를 강화하는 데 있다기보다는 메르스 사태로 인해 침체된 내수와 국민경제를 살리는 데 그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총리가 메르스 대처 과정의 문제점과 원인을 철저히 밝혀 신종 감염병 방역 체계를 개선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다짐을 잊지 않고 발언내용에 포함해 준 것을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 판이다.

 

총리와 정부의 메르스 종식 선언에 설득력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진정성도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할 근거는 이 뿐만이 아니다. 메르스 종식 선언이 있기 나흘 전인 7월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확정된 소위 ‘메르스 추경’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여야 합의로 의결된 메르스 피해보상 및 손실보상 추경예산 5000억 원이 반토막난 2500억 원으로 삭감되어 통과되었다. 소위 메르스 추경에서 메르스 피해보상 및 손실보상액을 삭감해야 하는 이유를 우리는 아직 모르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신종 감염병 확산방지를 위해 여야 합의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편성했던 감염병 연구병원과 수도권 및 영호남 권역별로 하나씩 세우려던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예산 101억 원이 통째로 삭감된 채로 본회의에서 통과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감염병을 전문으로 하는 공공병원의 설립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를 경험한 후에도 감염병 전문 공공병원 설립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진바 있다.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과 관련한 국가적 사태를 경험할 때마다 제기되곤 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잊혀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총리의 바람대로 우리는 메르스의 종식을 선언하고 싶다. 총리와 정부의 희망사항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종식선언이다. 메르스 사태의 발생 이유와 그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책임을 물을 일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감염병 확산 예방을 위한 공공의료인프라 확충을 포함한 실질적인 재발방지 대책이 범정부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이번 사태를 통해 드러난 민간의료시설 위주의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근본적이 성찰과 대안마련이 필요하며 이런 맥락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의료영리화 정책들에 대한 명시적인 ‘종식선언’이 필요하다. 이러한 실질적인 조치들이 이루어질 때까지 메르스 사태는 끝난 게 아니다. 제2의 메르스, 제3의 메르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에 가정이란 없다지만 2009년 신종플루를 경험한 우리 정부가 당시의 교훈을 받아들여 감염병 전문 공공병원을 설립했다면 2015년 오늘 우리의 메르스 감염자의 수와 이로 인한 사망자의 수에 의미있는 변화가 있지는 않았을까? 2015년 우리 정부와 국회가 관련 예산을 삭감함으로써 날아가 버린 공공의료인프라의 확충은 우리 후세대에게 또 어떤 후과를 남기게 될지 우려스럽다. 2015년 오늘 대한민국에 메르스 사태가 발생한 것이 진정 우연일까? 필연은 항상 우연을 가장하고 그 모습을 드러내는 법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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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강원도도 더 이상 메르스로부터 청정지역이 아니다!!!   강원도는 메르스...
수, 2015/06/17-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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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메르스 발생 107일째를 맞는 8월 18일, 메르스와 같은 비극적 사태를 막기 위해 노동자, 시민, 환자, 의료계가 힘을 모아 한 목소리를 냈다. 보건의료노조가 참여하고 있는 메르스 극복 국민연대준비위원회에서는 8월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방역체계 개편방안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18일 오전 10시 서울시 종로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2층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연대는 방역 당국에 ▲ 방역 대책을 포함한 구체적인 보건의료체계 개편 방안의 조속한 제시. ▲ 메르스 환자와 격리자, 그들의 가족이 겪었던 그리고 현재 겪고 있는 고통과 피해에 대해 실태를 파악과 지원 및 보상 대책을 마련 ▲ 메르스 사태 극복에 기여한 국민과 의료인, 공무원에 대한 사회적 그 공로를 인정하는 자리 마련 ▲ 대통령 직속 보건의료개혁특위 즉각 구성, 보건의료개혁을 위한 중장기 종합계획 수립 ▲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메르스 사태 백서위원회’를 구성, 메르스 사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현실적 대안 마련을 요구했다.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보건의료노조는 메르스의 최전선에서 지난 100일동안 24시간 병원을 지키면서 환자를 돌봐왔다. 우리가 현장을 통해 내린 결론은 세 가지였다. 첫째 공공병원의 확충 강화, 충분한 인력확보와 포괄간호서비스 조기정착, 의료기관평가인증제 개혁이다. 보건복지부가 외면해오고 있는 이러한 과제들을 조속히 이루어낼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수, 2015/08/19-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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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 dir="ltr">새로운 시작은 때를 가리지 않는다</h1> <p dir="ltr"> </p> <h3 dir="ltr" style="text-align:right;">김진석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h3> <p dir="ltr"> </p> <p dir="ltr">출범 2년을 꽉 채우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따라붙는 수식어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촛불정부” 라는 수식어가 여전히 따라다니지만 점점 뒤에 붙은 느낌표가 물음표와 말줄임표(…)로 바뀌고 있다. 취임 1년까지도 기록적인 지지율을 기록하던 문재인 정부는 집권 2년을 꽉 채운 현재 여느 역대 정부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수준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나라다운 나라’에 대한 약속이 포용적 복지와 소득주도성장 등의 주요 정책의제로 그 모습을 드러냈지만 일부는 그 내용이 빈약하다거나, 또는 현실과 맞지 않다는 비판을 받으며 주춤대는 모양새다. 잠시 주춤하는 그 자리를 보수와 기득권의 집중포화가 기다렸다는 듯 쏟아지고 있다.</p> <p dir="ltr"> </p> <p dir="ltr">촛불‘혁명’이라고 불릴 만큼 대단한 역사를 거쳐 탄생한 문재인 정부이지만 아주 냉정하게 말하자면 지난 대선 직후 어느 ‘소매상인’이 예견한 바와 같이 그저 대통령 한 명이 바뀐 것뿐인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와 같이 대통령에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 정치적 상황에서 대통령이 바뀐 것은 분명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전 정부 대통령들에 대한 비교우위가 부각되면서 이번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의미부여가 과대평가된 측면이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16년 만의 여소야대의 국회 상황은 정부가 정책의지를 마음껏 현실화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도 고려되어야 한다. 현재 여당과 대통령의 입장에서 ‘잃어버린 10년’ 동안 전 정부가 사회 곳곳에 뿌려놓은 고약한 역사의 잔재를 지우고 자신의 색깔로 덧칠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울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현재의 상황을 문재인 대통령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부당하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 개인과 그 정부에 대한 변호는 딱 여기까지다.</p> <p dir="ltr"> </p> <p dir="ltr">문재인 대통령과 그 정부는 자신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과 촛불정부라는 압박감을 벗어던지고 자기 자리를 잡아가야할 때이다.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 정도를 숫자로 나타내주는 지지율은 물론 중요한 지표이지만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지표는 아니다. 어떤 정책은 당장 결과를 보여주고 그로 인해 국민의 지지를 받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모든 정책이 그런 것은 아니다. 특히 사회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요하는 정책, 구조적인 변화를 꾀하는 정책일수록 그 결과가 국민의 삶 가까운 데까지 다가가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 표시나지 않지만 한국사회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가던 길을 가는 게 맞다. 야당과 반대세력이야 반대의 이유가 있을 것이고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경우라면 그 반대의 이유들을 귀담아 듣고 필요한 경우 정책에 반영하면 된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정책이 스스로 만들어 내고자 하는 국가의 비전에 부합한다면 국민을 설득하고, 현장을 설득하고, 여당을 설득하면서 최대한 가봐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p> <p dir="ltr"> </p> <p dir="ltr">소위 현 집권여당의 ‘20년 집권 플랜’에 대한 얘기가 현 여당 대표의 입을 통해 나오더니 어느새 30년 집권으로 갈아타는 모양새다. 정당의 존재이유가 아무리 권력의 쟁취와 유지에 있다지만 현재 정부가 국민에게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 20년 이상 지속되는 것은 국민의 입장에서 고통스러운 상상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노동과 경제정책의 영역에서 보여주고 있는 자기 분열적인 모습은 당장 남은 임기조차 견디기 힘들 지경이다. 전례 없는 최저임금 인상이 환영을 받는가 싶더니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를 무위로 돌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결국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폐기하기에 이른다.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우리 사회의 오래된 초장시간노동과 이로 인한 삶의 질 하락의 문제에 대한 해결을 시도하는가 싶더니 또 금세 탄력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확대하여 노동시간단축의 효과를 다시 무위로 돌릴 뿐만 아니라 오히려 초장시간 노동의 합법화와 실질임금의 저하라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일관성없는 정책의 나열은 병주고 약주는 식의 자기분열 수준이 아니라 대대적인 개악이자 노동정책의 후퇴에 다름아니다. 가장 최근에는 노동부가 “어려운 경제·고용 환경을 고려하여” 단속보다 자율시정 중심의 근로감독을 하기로 했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그렇지 않아도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이 유명무실한 법의 대표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불만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다.</p> <p dir="ltr"> </p> <p dir="ltr">이 뿐만이 아니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경제정책의 방향이 제 효과를 발휘하려면 단기적 측면에서 확장재정을 운용하는 것이 정석일텐데 이 정부는 지난 2017년과 18년 집권시기 내내 어떤 이유인지 유래 없는 긴축을 동반한 재정안정화 기조를 강조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역시 내적 분열에 해당한다. 이러니 근거도 없이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성장을 경기침체 및 고용정체와 연결하는 보수와 자본의 악의적 비판에 제대로 대응도 못하고 끌려가는 것 아니겠는가?</p> <p dir="ltr"> </p> <p dir="ltr">이와 같은 정책의제 설정과 정책수단의 집행에 있어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자기 분열의 정체를 필자는 알지 못한다. 겉으로만 그럴 듯하게 의제설정을 하고 실제로는 집행할 의지가 없다는, 소위 ‘짜고 치는 고스톱’ 이라는 의심이 한 편에 있는가 하면, 심지어 다른 한 편에서는 정말 대통령만 바뀌었을 뿐 보수적인 부처와 관료의 완고하고 조직적인 저항에 정책 추진력을 볼모잡힌 이른바 조기 레임덕 증후군이 이미 찾아왔다는 진단이 나온다. 필자는 이 모두가 근거 없음으로 결론나기를 바란다.</p> <p dir="ltr"> </p> <p dir="ltr">가끔 길을 잃은 것 같은 때가 있다. 잠시 가던 길 멈추고 생각해보니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바로 새 길을 찾아 나서면 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금 가는 길에서 문제를 찾을 수 없다면 그냥 가던 길을 가면 된다. 괜스레 가던 길 멈춘 것이 뻘쭘하다면 새롭게 마음을 다진 것으로 위로를 삼자. 어떤 경우이든 뭔가를 새롭게 시작하기에 늦은 때는 없다.</p> <p dir="ltr"> </p> <p dir="ltr">당연한 얘기지만 모두가 다 한 길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뭔가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판단되는 팀은 당장 방향을 바꿔야 하겠지만, 어느 한 쪽의 방향전환이 전체가 흔들릴 이유는 아니다. 갈 길 가야할 팀은 당연히 제 갈 길을 가면 된다.</p> <p dir="ltr"> </p> <p dir="ltr">속내야 모르겠지만 지금까지의 혼란과 자기분열을 단호하게 끝낼 것을 제안한다. 식상한 얘기이나 초심으로 돌아가 복지국가, 통일국가, 차별 없는 평등국가, 즉 나라다운 나라의 기반부터 탄탄히 할 것을 제안한다. 괜히 20년 집권이니 30년 집권이니 하는 근거 없는 희망에 오늘을 희생할 필요는 없다. 당장 오늘 이 곳에서 ‘촛불정부’라는 이름을 붙여진 정부가 해야 할 일을 하자.</p> <p dir="ltr"> </p> <p> </p> <p dir="ltr">이름을 대면 알만한 유명한 경제학자가 한 말을 떠올려보면 도움이 될까? “길게 봤을 때 어차피 우리는 모두 죽는다.”</p></div>
월, 2019/02/0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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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19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방역에는 투명한 정보공개라는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이는 메르스 대응 실패의 경험에서 소중한 교훈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메르스 발병 초기 정부는 감염이 발생한 병원명과 환자 동선 등 관련 정보공개를 미루다가 대응 시점을 놓쳤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법원에서는 아직도 메르스 사태 당시의 책임공방이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병원내 감염 발생으로 최대 진원지로 지목된 삼성서울병원이 감염자 접촉 명단을 늦게 제출한 것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과징금을 부과하고 손실보상금 지급정지 처분을 내렸는데, 법원이 이에 대해 삼성측의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삼성서울병원에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것일까요? 김도희 변호사가 판결을 분석해봤습니다. - 기자 말


 

보건복지부와 삼성서울병원, 누가 누가 더 못했나

메르스 늑장조치 관련 삼성서울병원 과징금 부과 및 손실보상금 지급거부처분 취소판결

서울고등법원 행정5부 재판장 배광국 판사, 2018누77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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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희 변호사,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

 

 

2020년 1월 22일 서울고법은,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슈퍼 전파자'로 불린 14번 감염자에 대한 '늑장조치'를 둘러싸고 삼성서울병원이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1심과 같이 "복지부가 삼성서울병원에 부과한 806만원의 과징금을 취소하고 607억원의 손실보상금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1, 2심 모두 삼성서울병원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그렇다면 2015년 메르스 확산의 최대 진원지가 된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많은 사회적 비판들은 단순한 억측에 불과할까.

 

 

쟁점의 축소, 전체 그림은 떠오르지 못해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주된 비판은, 정부가 초기에 메르스 감염 경로를 차단하면서 전체 방역망을 구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삼성서울병원 내 방역에 대해서는 사실상 병원에 맡겼고, 삼성서울병원은 자체 격리조치와 감염 통제를 소홀히 했다는 것이었다. 특히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삼성서울병원의 의사와 이송요원 등이 증세가 있는 기간에도 격리 대상에서 빠진 채 치료와 환자 이송 업무를 계속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회적 비난은 거세졌다. 급기야 6월 14일 삼성서울병원은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부분폐쇄' 결정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번 소송에서의 쟁점은 삼성서울병원의 초기 자체 방역 실패에 대한 책임이 아니라, 오직 14번 감염자의 비(非)밀접 접촉자의 연락처를 포함한 명단 제공 지연에 대한 책임에 국한되었다. 왜냐하면 보건복지부가 삼성서울병원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손실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은 이유는 오직 14번 감염자의 접촉자 명단 제공 지연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소송만으로는 당시 사회적 비판에 대한 전체적인 진실을 확인할 길이 없다는 기본적인 한계가 있다.

 

 

늦게 제출한 삼성 vs 받고도 방치한 복지부

 

메르스 첫 감염자가 확진으로 발표된 날은 5월 20일이었고, 14번 감염자는 1번 감염자로부터 2차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5월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도착해 2박 3일간 입원했고, 입원기간 동안 81명을 3차 감염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14번 감염자에 대한 확진판정은 5월 30일에 있었다.

 

정부는 메르스 일일 점검회의에서 "서울삼성병원으로부터 14번 환자 접촉자 명단을 직접 확보하라"고 지시하였고,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관과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삼성서울병원에 접촉자 명단제출을 요구하였다. 이에 서울삼성병원이 '연락처가 포함된' 678명 전체 명단을 최종 제출한 것은 6월2일이었고, 복지부에서 보건소 등에 명단을 통보한 것은 6월 7일이었다. 

 

결국 14번 감염자에 대한 확진판정일인 5월 30일부터 보건소 등에 접촉자 명단이 통보되어 접촉자에 대한 공개적인 관리가 시작된 6월 7일 사이 1주일가량의 간극이 발생하였고, 그 간극은 명단 제출을 지연한 삼성서울병원과 명단을 받고도 방치한 복지부 모두의 잘못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늦게 제출한 측이 방치한 측을 상대로 명단 제출 지연에 따른 책임을 질 수 없다고 소송을 제기한 것이고, 법원은 이를 받아준 것이다. 

 

법원은 우선 적법한 명단 제출 요구가 없었다고 보았다. 즉, 복지부의 명단 제출 요구 과정에 절차상 하자가 있고, 역학조사관과 복지부 공무원의 요구 간에 혼선이 있었으며, 명단에 연락처를 기재할 것을 명확히 요구했는지가 불분명했다는 것이다. 이어 법원은 삼성서울병원이 역학조사관들에게 전자의무기록 데이터베이스 접근 권한을 제공했는데 그 이상으로 새로운 자료를 작성해 제공할 의무까지 있다고는 볼 수 없고, 복지부가 명단을 제출받고도 4일 가량 방치한 잘못이 작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삼성서울병원이 고의적으로 명단 제출을 지연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외면한 삼성의료자본의 탐욕

 

그러나 법원이 외면한 사실이 있다. 애초에 삼성서울병원이 연락처가 포함된 명단과 제외된 명단을 구분해서 관리하면서 메르스 초기에 정부로부터 명단 제출을 요구받을 때마다 연락처가 없는 명단만 제출하다가 6월 2일에야 전체 명단을 제출했다는 사실이다. 한 손에는 이미 연락처가 포함된 명단을 가지고 있으면서 굳이 연락처가 없는 명단만 제출하였고, 역학조사관들에게 전자의무기록 데이터베이스 접근 권한을 제공하면서 알아서 명단을 작성하라고 한 것이다. 도대체 왜?

 

역학조사관들이 접촉자 명단을 요구한 이유는, 메르스의 차단과 확산 방지를 위해 접촉자들에게 '메르스에 노출되었을 가능성'과 '메르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주의사항'을 안내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접촉자 명단에서 가장 핵심은 연락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병원 입장에서는 피하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정부가 직접 이들에게 연락하면 병원 이름까지 금세 소문이 나서 신뢰에 타격을 줄 테니까. 따라서 최대한 공개를 늦추면서 조용히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병원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했을 거라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법원은 삼성서울병원이 명단 제출을 지연할 동기나 이유가 없다고 단정했다. 

 

1854년 런던에서 콜레라가 유행했을 당시 대다수 사람들은 콜레라가 공기에 의해 전파된다고 생각했다. 그 때 의사인 존 스노우(John Snow)는 매일같이 콜레라가 발병한 집을 방문조사해 '공중 펌프'에 의해 오염된 물이 질병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내어 콜레라의 확산을 막아냈다.

 

이것이 보건 역학의 시초이고, 초기에 감염 경로를 파악하고 차단하는 것이 방역의 핵심이라는 인식도 자리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메르스 초기의 삼성서울병원은 자본의 이익추구 속성에 따라 접촉자의 연락처가 포함된 명단을 제때 제출하지 않았고, 이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지연행위이다. 다만 복지부의 무능으로 인해 그 민낯이 가려지고 있을 뿐이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Judiciary&document_srl=147684... style="background:0px 0px;color:rgb(102,153,204);" target="_blank" rel="nofollow">[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수, 2020/04/08-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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