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유럽 난민 참사, 이젠 끝내야 할 때

지역

유럽 난민 참사, 이젠 끝내야 할 때

익명 (미확인) | 금, 2015/09/04- 16:05
 

통한의 침묵이 흘렀다. 참담한 비극으로 마감한 짧은 생을 목도했을 때 나타나는 가장 오래된 반응이다.

이는 또한 유럽에서 수천명에 이르는 난민과 이주민의 비참한 죽음을 대하는 가장 일반적인 반응이기도 하다. 시리아에서 폭탄에 의해 사망한 것이 아니라, 안전하고 더 나은 유럽에서의 삶을 찾아 끔찍한 여정을 감행하던 중 목숨을 잃은 것이다.

하지만 이 비극은 빠르고 거대하게 침묵을 깨뜨리는 데 성공했다.

이번 주에만 난민과 이민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네 번의 참사가 발생함에 따라 전 세계사람들은 모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유럽으로 향하다 목숨을 잃은 사람의 수가 올해에만 2,500명에 달한다.

지난 8월 26일 52구의 사체가 리비아 해안에서 30해리 떨어진 곳에 표류하던 선체 안에서 발견됐다. 다음날인 27일 오스트리아 경찰은 부다페스트와 비엔나를 잇는 고속도로 측면에 버려진 트럭에서 어린이를 포함한 71명의 시체를 발견했다. 같은 날 밤 리비아의 주와라(Zuwara) 해안에서 조난 사고로 200명의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또한, 9월 3일 터키 해안에서 발견된 익사한 아이의 사진은 전세계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난민 위기에 대한 날카로운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다. 세발배기 아이와 그의 형은 시리아 코반(Kobane)을 떠나 그리스 코스(Kos) 군도를 향해 가던 중 최소 11명의 사람들이 함께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비극의 본질은 그들 스스로 이러한 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강행했다는 것이다. 지난 몇 주간 이러한 사건이 한 번 일어났던 것도 아니고, 예상하지 못했던 것도 아니었다.

안전하고 더 나은 삶을 찾아 트럭 혹은 배에 몸을 실은 수십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것은 유럽 정상들이 유럽으로 도달하는 안전한 길을 제공하지 못한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이제는 난민 참사가 매일같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유럽 전체의 굴욕인 것이다.

오스트리아 경찰이 발견한 참혹한 현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빈(Vienna)에서 지난 주 유럽연합 지도자들과 서부발칸국가 간 회담이 열렸다. 당초 상정된 의제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난민에 대한 논의가 빠르게 가장 중요한 안건으로 꼽혔다.

이에 앞서 국제앰네스티는 국경이 폐쇄되면서 4,000명의 난민이 갇혀버린 마케도니아 남부 그리스 국경 상황을 고발했다. 무장 경찰은 국경을 폐쇄하고 철조망을 설치했으며 섬광수류탄을 시리아 내전을 피해 떠나온 난민들을 향해 발사했다.

다마스쿠스(Damascus)에서 온 4명의 자녀를 둔 한 여성은 섬광수류탄이 터진 가운데 막내아들을 꼭 붙잡고 서있었다.

“지금 이 상황은 시리아를 떠올리게 합니다. 아이들에게 겁을 주고 있어요. 이런 일을 유럽에서 또 겪게 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어요.”

또한 발칸 반도에서 헝가리로 이어지는 이동경로에서 경찰은 사람들로 붐비는 안내소 내부에 최루 가스를 발사했으며, 헝가리 당국은 더 많은 난민과 이민자가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세르비아와의 국경을 따라 철조망을 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최근 유럽 난민위기의 최전선인 그리스 코스(Kos)와 레스보스(Lesvos) 군도를 방문했다. 한정된 인력과 자원으로 과부하에 걸린 당국은 8월 한 달 동안 3만3,000명이 레스보스에 도착할 정도로 급격하게 증가하는 난민 문제를 처리하는데 실패했다.

이 모든 위기는 동일한 문제의 증상을 보인다. 유럽은 전례 없는 글로벌 난민 위기에 대해 책임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난민을 위한 안전한 이동경로를 마련하지 못한 것에 더해 그들이 가진 존엄성과 함께 보호받고자 하는 욕구와 권리를 존중하는데 실패한 것이다. 이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더 이상의 침묵은 용납되지 않는다. 이제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

유럽의 지도자들, 최소 일부는 문제의 본질을 알아챈 듯하다. 빈에서 열린 고위급회담에서 ‘포트리스 유럽(Fortress Europe, 유럽 요새)’과 난민 추방의 최소화와 연대 및 책임의 강화를 결정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Federica Mogherini)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회담 마무리 발언에서 명확하게 밝혔다. 유럽은 난민을 보호하는 “도덕성과 법적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백번 옳은 말이다. 이제 실행해야 한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수년간 유럽 전역에 요구해왔지만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보다 더 긴급한 때는 없었다. 이제 우리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에 도달할 수 있게 됐다.

유럽 지도자들은 모든 단계에서 많은 사람들을 보호하고, 책임을 함께 나누며, 도움이 필요한 다른 국가와의 연대를 보여줌으로써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난민 재정착에 있어 확실한 지원 확대(현재 터키가 180만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한 것과 비교해 그 수는 턱없이 부족했다), 더 많은 인도적 비자 발급, 가족 재결합을 위한 지원 등을 수반해야 할 것이다.

무엇을 하든 침묵할 수 없었던 인권의 후퇴와 참사의 비극보다는 도덕적일 것이다.

글_가우리 판 굴릭(Gauri van Gulik) 국제앰네스티 유럽-중앙아시아 부국장

영어전문 보기

Time for Europe to end the refugee shame

By Gauri van Gulik, Deputy Europe Director at Amnesty International

A solemn moment of silence. The world over, this is the traditional response when lives are cut short by tragedy.

It has also been a common response to tragedies in Europe and off its shores which have ended the lives of thousands of refugees and migrants. Not killed by bombs in Syria, but killed while making terrifying journeys in search of safety and better lives in Europe.

But the scale and rapid succession of these tragedies calls for breaking the silence.

In the space of a week, along with people across the world, I recoiled in horror as four new tragedies added to a growing list of events that have already brought a record number of refugees and migrants to untimely deaths this year. According to UNHCR, 2,500 have already perished en route to Europe since 1 January 2015.

On 26 August, 52 bodies were found inside the hull of a ship about 30 nautical miles off the coast of Libya.

And yesterday, a shocking photo of a drowned toddler washed up on a Turkish beach hit global headlines, bringing the crisis into even sharper focus. He and his young brother, believed to be from Kobane in Syria, were among at least 11 people believed to have perished when their vessel ran into trouble as they tried to reach the Greek island of Kos.
The nature of tragedies is that they are usually rare and happen unexpectedly, to ordinary people who find themselves swept up in extraordinary circumstances. The past week’s horrors were neither unexpected nor singular.

People dying in their dozens – whether crammed into a truck or a ship, en route to seek safety or better lives – is a tragic indictment of European leaders’ failures to provide safe ways to reach Europe. That it is now happening on a daily basis is Europe’s collective shame.

In Vienna last week, not far from where police made their awful discovery, European Union (EU) leaders were meeting with key EU Member States and western Balkan countries. Despite not being on the initial agenda, the treatment of refugees in the region quickly took top billing.

And with good reason – earlier in the week Amnesty International had reported from Macedonia’s southern border with Greece, where up to 4,000 refugees became trapped when Macedonia closed the border. Paramilitary police units blocked the border crossing with razor wire and fired stun grenades at shocked families who had fled the war in Syria.

My colleague met a mother of four children from Damascus who clung tightly on to her youngest son amid the booms of stun grenades nearby: “This reminds me of Syria. It scares the children; I never expected to find that in Europe. Never; never,” she said.

Further up the Balkans migration route in Hungary, police this week fired tear gas inside a crowded reception centre, and Hungarian authorities are in the process of erecting a razor wire fence along the border with Serbia to prevent more refugees and migrants from entering.

And Amnesty International has recently visited both Kos and Lesvos, Greek islands on the frontline of Europe’s refugee crisis. Overloaded, under-resourced authorities are failing to copewith the dramatic increase in the number of people arriving on the island – 33,000 on Lesvos since 1 August alone. As a result, thousands of people, including many Syrian refugees, are staying in squalid conditions.

All these crises are symptoms of the same problem: Europe is not accepting its responsibility in an unprecedented global refugee crisis. It is failing to create safe routes for refugees that respect the rights and protection needs of people with the dignity they are entitled to.
So, what can be done? No more moments of silence – we’ve had enough of those. It is now the time for leadership.

European leaders – some of them, at least – seem to be getting the message.
At the Vienna summit, the calls were less about Fortress Europe and keeping people out, and more about solidarity and responsibility.

Vice-President of the European Commission Federica Mogherini could not have been clearer inher remarks at the end of the meeting. Europe, she said has a “moral and legal duty” to protect asylum seekers.

The right words, certainly. But they now need to be matched with action.

Amnesty International has been calling for this Europe-wide approach for years, but recent events prove that it has never been more urgently needed than now. Could we be reaching a tipping point?

European leaders at all levels must step up and provide protection to more people, better share responsibility and show solidarity to other countries and to those most in need.

At the very least, such a response should involve a significant increase in the resettlement of refugees – current proposals pale in comparison to Turkey’s hosting of 1.8 million Syrian refugees – more humanitarian visas and more ways to reunite families.
Anything less would be a moral and human rights failure of tragic proportions – something we simply cannot be silent about.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장벽 근처에서 방역을 하고 있는 방역 노동자

이스라엘 당국이 백신 접종 대상에 점령지역의 팔레스타인인을 배제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로 인해 약 50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백신을 접종받지 못하거나 장시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는 명백히 제도적 차별이며 국제법상의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다.

이스라엘 당국의 차별적인 백신 배포 계획

이스라엘 보건부는 12월 23일부터 코로나19 백신 배포를 시작했다. 이미 인구의 10분의 1 이상이 최초 접종을 받은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인구 규모 대비 높은 백신 접종률을 달성한 나라 중 하나로 알려져 왔다.

이스라엘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은 이스라엘 국민과 서안지구 내부에 거주하는 이스라엘 정착민, 그리고 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거주민에게만 적용되는 계획이다. 이스라엘 군이 점령하고 있는 서안지구 및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 약 500만 명은 배제된 것이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팔레스타인 점령지역(Occupied Palestinian Territory, OPT)을 고려한 배분 정책을 아직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 점령지역의 팔레스타인인을 위해 일정량의 백신을 따로 비축하는 정책도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며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에 백신을 지급하는 일정을 수립하지도 않았다.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의 코로나19 상황

2021년 1월 16일 기준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2020년 3월 첫 확진자가 보고된 이후 동부 예루살렘을 포함한 OPT 지역에서 지금까지 170,637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OPT 지역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숨진 팔레스타인인은 약 1,861명에 이른다.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정부와 가자지구의 하마스 임시정부는 독립적으로 백신을 확보하거나 팔레스타인인에게 배포할 수 없다. 때문에 이들은 COVAX와 같은 국제협력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COVAX는 아직 백신 배포를 시작하지 않은 상태다.

팔레스타인 점령지역 내 한 건물

팔레스타인 점령지역 내 한 건물

이스라엘은 국제적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스라엘은 제 4차 제네바 협약 56조에 따라 “전염성 질병과 유행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필요한 예방책 및 예방 조치를 채택하고, 이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점령지역의 의료 및 병원 시설과 서비스, 공중보건 및 위생”을 보장하고 유지해야 할 국제인도법상 의무가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점령국의 국제적 의무를 더 이상 무시하지 말고,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의 점령지역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에게도 코로나19 백신이 차별 없이 적시에 배포될 수 있도록 전면적인 재정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점령 지역에 의료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해 코로나19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가자지구의 봉쇄 명령을 해제해야 한다. 가자지구는 반세기 가까이 점령된 상태로 10년 이상 봉쇄되어 있다. 때문에 이곳의 의료 시스템은 이미 수요를 따라잡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백신 접근성의 공정성 부족으로 팔레스타인인이 겪고 있는 차별과 불평등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스라엘인의 삶이 팔레스타인인의 삶보다 더 가치 있게 여겨지는 현실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는 없다

살레흐 히가지 국제앰네스티 중동 북아프리카 부국장

국제앰네스티는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이스라엘은 동부 예루살렘을 포함한 OPT 지역을 반세기 이상 점령하고 제도화된 차별을 적용해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의 기본권을 박탈하고 대규모의 인권침해를 저지르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차별적인 정책을 중단하고, 팔레스타인인이 의료 서비스에 접근하거나 이를 누리는 것을 방해할 수 있는 장벽은 모두 제거해야 한다.

살레흐 히가지(Saleh Higazi) 국제앰네스티 중동  북아프리카 부국장은 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발혔다.

“이스라엘 정부는 점령지역 주민들에게 달성 가능한 최대 수준의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점령국으로서 지켜야 할 국제인도법 및 국제법상 의무이며, 이스라엘은 이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스라엘의 코로나19 백신 프로그램은 이스라엘 정부가 가진 팔레스타인 정책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제도화된 차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가 기록적인 백신 접종률을 자축하는 동안,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 수백만 명은 백신을 접종하지 못하거나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이스라엘인의 삶이 팔레스타인인의 삶보다 더 가치 있게 여겨지는 현실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점령지역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에게도 평등하게 백신을 제공하여 국제법상 의무를 다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백신의 안전과 효과를 보장하기 위해 물류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최대한 취하는 등, 점령지역에 백신 및 그 외의 의료장비가 원활하게 반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가의 백신 정책이 배제적이거나 차별적으로 수립되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된 집단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모든 국가는 누구나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기존의 불평등에 맞서야 한다.”

 

배경 정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점령 지역

팔레스타인 정부는 1990년대 이스라엘과 맺은 잠정 평화 협정에 따라 서안지구 점령지역 중 일부 지역에 대해 명목상의 제한적인 관할권을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전쟁 이후 동부 예루살렘을 포함한 서안지구 및 가자지구를 점령했다.

동부 예루살렘을 포함한 서안지구 점령지역에는 256개의 정착촌과 소도시에 약 600,000명의 이스라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착촌 조성은 국제법상 불법이다.

이스라엘 & 코로나19

2021년 1월 3일, 이스라엘 보건부는 2020년 2월 첫 확진자가 보고된 이후 이스라엘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435,866명이며, 사망자는 약 3,400명이라고 밝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20년 12월 초 코로나19 백신 313,000개 중 첫 번째 분량이 이스라엘에 도착했으며, 2020년 12월 말까지 380만 개를 추가 수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초, 이스라엘은 제약회사 화이자(Pfizer)로부터 신규 코로나19 백신 800만개를 공급받기로 합의했다. 한 사람당 두 번씩 접종해야 하므로, 약 900만 명에 이르는 이스라엘 인구 중 절반이 접종하기에 충분한 양이다. 또한 이스라엘은 모더나(Moderna)와도 별도의 협정을 체결해 백신 600만 개를 구입했다. 이스라엘 인구 300만 명이 접종할 수 있는 양이다

팔레스타인 & 코로나19

팔레스타인 정부는 WHO가 주도하는 인도주의 기관 COVAX와의 협력을 통해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을 위한 백신을 확보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COVAX는 모든 참여국에게 해당 국가 인구의 최대 20%까지 백신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들 참여국 중 다수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특히 큰 피해를 입었다.

코로나19 백신 확보 경쟁에 속도가 붙음에 따라, 국제앰네스티는 거주지, 정체성 또는 소득 때문에 백신을 포함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보장할 것을 모든 국가와 기업에 촉구하고 있다.

수, 2021/01/20- 18:00
0
0
여성인권을 위한 시위에 참여해 서로를 안고 있는 여성 시위자들

여성인권을 위한 시위에 참여해 서로를 안고 있는 여성 시위자들

세계 여성의 날은 축하의 시간이어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여성, 소녀, LGBTI가 특히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지금, 이날을 온전히 축하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찬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변화가 많았던 한 해였다. 이번 글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변화는 언제든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10가지 주요 성과를 소개한다.
아르헨티나 임신중지 합법화 법안 통과를 위해 시위에 참여한 여성

아르헨티나 임신중지 합법화 법안 통과를 위해 시위에 참여한 여성

1. 아르헨티나 ‘녹색 물결’이 이룬 쾌거

2020년 12월, 여성 활동가들의 오랜 캠페인 끝에 아르헨티나에서 임신중지가 합법화되었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에서는 임신 14주까지는 합법적으로 임신중지를 위한 시술을 받을 수 있으며 임신이 이보다 더 진행된 경우에도 강간으로 인한 임신이나 건강상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경우 임신중지가 가능해졌다. 지난 30년간 안전하지 않은 임신중지가 아르헨티나에서 산모 사망 원인 중 1위로 기록된 만큼, 이번 결과는 앞으로 많은 생명을 구하게 될 것이다.

18개월 전만 해도 임신중지법 개정안은 아르헨티나 상원에서 부결됐었다. 하지만 활동가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고무적인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 마리엘라 벨스키Mariela Belski 국제앰네스티 아르헨티나 지부 사무국장은 발의안 부결 당시 이는 “실패가 아닌 하나의 디딤돌”이라고 이야기했다. 그 이후 2년 만에 실제로 임신중지 합법화를 이끌어낸 아르헨티나의 사례는 우리 모두에게 큰 영감이 됐다.

폴란드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대해 거리로 나온 여성들

폴란드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대해 거리로 나온 여성들

2. 제한적인 임신중지법 속에서 끊임없이 싸운 활동가들

지난 1년간 특히 코로나19 대응이라는 미명 하에 성과 재생산권을 제한하는 조치를 도입한 국가가 늘어났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많은 여성활동가들은 끊임없이 목소리를 냈다.

2020년 10월 폴란드 헌법재판소는 사실상 모든 경우에서 임신중지를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1월 온두라스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임신중지법이 통과됐다. 일부 국가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 중 임신중지 접근성 제약 문제를 해소하고자 원격의료 시스템 등을 도입하는 노력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여성 생식 건강 의료 서비스가 중단되었다.

하지만 여성들은 정부가 바뀌길 기대하면서 수수방관하지 않았다. 이들은 탄원서 신청, 시위 조직, 워크샵 개최, 지원 및 의료서비스 제공 등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 한국의 낙태 비범죄화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런 운동은 실질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임신중지가 전면 금지되어 징역형이 내려졌던 태국에서도 임신 12주까지 임신중지를 가능하게 하는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시애라리온 학교에 등교하는 학생들

시애라리온 학교에 등교하는 학생들

3. 시에라리온, 임신한 여학생 등교 금지 철회

2020년 3월 시에라리온에서는 임신한 여학생의 등교 및 시험응시 금지를 철회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2015년부터 시에라리온에서 임신한 여학생들은 낙인 찍히고 교육 받을 권리를 박탈당하여 향후 취업에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에 이 금지 조치는 철회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평등한 교육권에 조금 더 다가간 의미 있는 한걸음이었다.

4. 강간법 개정

2020년 12월, 덴마크에서는 여성인권 및 피해생존자단체가 다년 간 노력한 끝에 동의 없는 성관계를 강간으로 규정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다. 여타 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개정 전 덴마크 강간법은 물리적인 폭력, 협박 혹은 강제성이 입증되어야 강간으로 인정하는 시대착오적인 법이었다.

덴마크에서 강간법 개정을 위해 시위로 나온 여성들

덴마크에서 강간법 개정을 위해 시위로 나온 여성들

덴마크 기자인 커스틴Kirstine은 자신이 과거에 강간을 신고한 후 정의 구현이 되기까지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경찰, 변호사, 판사 모두 물리적인 폭력에 대한 증거에 초점을 맞춰 피해자의 동의 여부가 아닌 저항 여부에 치중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다른 국가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있었다. 크로아티아도 2020년에 관련 법을 개정했다. 스페인과 네덜란드도 곧 동일한 절차를 밟겠다고 발표했다. 법을 개정한다고 해서 강간을 예방할 수는 없겠지만 동의 여부를 법에 내제화함으로써 강간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목소리가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는 데 크게 일조한다는 점에서 이런 변화는 매우 중요하다.

5. 동성 결혼의 합법화

코로나19 사태로 LGBTI들은 특히 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의료서비스, 고용, 주거 등의 어려움이 심화되었고, 봉쇄 조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위험한 환경에서 자가격리해야 한다.

그러나 힘든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소식이 이따금 들려왔다. 2020년에 코스타리카는 중미 국가 중 최초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으며, 북아일랜드에서는 첫 동성 결혼식이 열리기도 했다. 가봉은 합의에 의한 동성간 성관계를 비범죄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앙골라에서는 동성간 성관계 금지를 철회하는 법안이 발효되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몬테네그로는 동성 간 시민 동반자 관계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크로아티아에서는 동성 커플의 아동 위탁이 합법화되었다. 한국일본에서는 LGBTI를 포함해 사람들을 차별로부터 보호하는 차별금지법안이 발의되어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모두가 평등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과정에서 얻어낸 중요한 진전이었다. 점진적으로 더 많은 국가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6. 직장에서의 LGBTI 권리 보호

6월 미국 대법원은 민권법에 따라 성적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을 기반으로 고용 과정에서 LGBTI를 차별하는 것이 금지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마침내 법에 의해 LGBTI가 평등할 권리가 인정된 것이다.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취약해졌던 성소수자의 인권 보호가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이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 세계 트랜스젠더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이들을 위한 지원 서비스가 중단되고 트랜스젠더들이 사회안전망에서 배제되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들은 폭력의 위험에 노출되고 더욱 소외되었다.

정부의 구체적인 구제조치나 부양책이 부재하면서 트랜스젠더들은 다른 트랜스젠더 혹은 LGBTI 커뮤니티의 지원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트랜스젠더 활동가들과 LGBTI 커뮤니티가 협력하여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지원을 제공한 고무적인 사례가 일부 관찰되었으나, 정부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 상황을 위해 활동가들이 나서야 하는 상황은 있어서는 안 된다.

7. 수단의 여성할례 공식 금지

여성할례가 가장 성행하는 국가 중 하나인 수단에서 2020년 7월 이 관행이 공식 금지되었다. 이 법률이 충실하게 지켜진다면 수백만 명의 여성과 소녀들이 여성할례로부터 자유로워진다.

루자인 알 하스룰의 최근 모습

루자인 알 하스룰의 최근 모습

8. 여권인권 활동가들의 석방

2021년 2월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인권옹호자 루자인 알 하스룰Loujain al-Hathloul이 3년 만에 석방되었다. 루자인은 여성 운전금지법 폐지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지만 관련 법이 개정됐을 시점에는 남성 후견인 제도에 도전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수감된 상태였다. 루자인의 가족과 전 세계 인권 단체는 끊임 없이 루자인의 석방을 위해 싸워왔으며 루자인과 더불어 구금 상태에서 고문을 받고 있는 다른 여성들을 위한 정의 회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루자인은 현재 보호관찰 대상 분류되어 출국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이다.

루자인의 동생 리나는 다음과 같이 전했다.

루자인이 집으로 돌아왔지만 자유를 찾은 것은 아니다. 아직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 정치적 이유로 수감된 사람들이 모두 석방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아직도 수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활동을 이유로 수감되어 있다. 정부가 억압적인 법률을 개정하고 고문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을 때에만 진정한 의미의 정의가 구현될 것이다. 그렇지만 우선 가장 용감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인권옹호가 중 한 명이 석방되었다는 사실을 축하하자.

9. 영국 ‘탐폰세’ 폐지

2021년 영국 정부는 여성 단체의 오랜 캠페인 끝에 ‘탐폰세Tampon tax‘를 폐지했다. 지금까지 영국에서는 위생제품이 사치품으로 분류되어 부가가치세 5%가 부과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 유럽연합은 회원국들의 ‘탐폰세’를 전면 폐지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이스탄불 협약 가입 지지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

우크라이나의 이스탄불 협약 가입 지지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

10. 젠더기반폭력에 대해 거세진 대항

전 세계 곳곳에서 봉쇄 조치가 시행되면서 세계적으로 가정폭력 발생률이 급증했다. 팬데믹은 가정폭력의 만연함과 그 심각성에 경종을 울렸고 세계 곳곳에서 이에 대항하는 캠페인이 촉발되었다.

2020년에는 여성들을 여성폭력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여성들이 많았다. 나미비아에서는 성폭력과 여성살해Femicide 철폐를 위한 시위가 열려 수도가 마비됐다. 터키와 우크라이나에서는 여성폭력과 가정폭력 퇴치를 위한 유럽평의회 협약인 이스탄불 협약Istanbul Convention을 지지하는 대대적인 시위가 열렸다. 남미 전역에서는 수백만 명의 여성이 폭력과 불평등에 대항하여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우리는 지금도 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변화를 이룩하고 있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변화에 동참할 수 있고 또한 하고 있다. 변화를 만들어내는 여성들의 목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그들이 만들어낸 파도는, 절대 멈추지 않는다.

금, 2021/03/12- 19:21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