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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노동시장 유연화 개혁은 성장 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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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노동시장 유연화 개혁은 성장 저해”

익명 (미확인) | 목, 2015/08/27- 10:45

“노동시장 유연화 개혁은 성장 저해”

[한겨레] [인터뷰] 전성인 홍익대 교수

 

“박근혜 대통령이 (쉬운 해고·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파견업종 확대 등) ‘노동시장 유연화’ 중심의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우수한 인적자본 축적을 가로막아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진보개혁성향의 경제학자인 전성인(56·사진) 홍익대 교수는 24일 서울 광화문 한국금융센터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만나 “노동유연화와 설비투자 확대를 통한 경제성장 정책은 잘못이고, 지금 필요한 것은 인적자본 투자를 늘리는 것”이라며 노동유연화 중심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 정년연장과 연계된 임금피크제에 대해 “인적자원의 조기사장을 막는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면서도 “장년층의 임금을 줄여야 청년고용이 늘어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잘못이고, 근본적으로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을 위해 노동소득분배율(국민소득 중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이 경제를 살린다고 재벌총수들을 만나 투자확대를 구걸할 게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 청년, 중소기업과 만나 인적자원 투자확대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재벌 없이도 성장하는 모형 필요
그 해답이 우수한 인적자본 축적
설비투자 매달리는 건 어리석은 짓
불공정거래 없애 벤처 활성화해야

인력 퇴출 막는 임금피크제 좋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기 방식 잘못
노동소득분배율 높이는 게 정공법
기업소득환류세제도 잘 고쳐 써야

 

-최근 재벌중심 투자확대 성장정책 대신 노동친화적 성장정책을 제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민이 조현아 땅콩회항 사건, 롯데 경영권 분쟁 등 재벌 관련 개별사건에 대해 분노하면서도, 재벌개혁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믿음은 부족한 것 같다. 개혁 성공을 위해서는 재벌이 없더라도 성장할 수 있는 새 성장모형이 필요한데, 그 해답이 인적자본 축적 중심의 노동친화적 성장정책이다.

 

-대기업의 투자확대를 통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은 국민들에게 익숙하지만, 인적자본 축적을 통한 성장은 그리 익숙하지 않은 표현이다.

 

=생산을 하려면 자본과 노동(광의의 기술 포함)의 두 생산요소가 필요하다. 비유하자면, 박정희 시대에는 신랑(자본)은 부족한데, 신부(인적자본)가 많았다. 그래서 정부가 외국의 좋은 신랑(외자유치)을 들여와 국내의 신부와 결혼시켰다. 그런데 지금은 신랑은 많은데, 좋은 신부(우수한 인적자본)가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신랑들이 결혼(투자와 고용)을 기피하고, 독신으로 살겠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좋은 신부를 많이 만들어야 결혼이 이뤄진다.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 노동이 부족하다는 게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생산가능인구는 많지만 기업이 원하고, 생산에 꼭 필요한 우수한 인적자본은 부족하다는 뜻이다. 

 

-대통령은 여전히 대기업들에게 투자 확대를 요청하고 있다.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과거처럼 남아도는 신랑을 더 늘리는 정책(투자 확대)에 매달리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대통령은 2년 전 2013년 8월28일 청와대로 재벌들을 불러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 포기선언을 하고 투자와 고용확대를 요청했는데, 경제살리는 해법은 그 반대에 있다. 

 

-인적자본을 축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다양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이 연구개발투자와 우수한 인적자본 형성에 필요한 이윤을 확보하려면 대기업의 불공정거래가 근절돼야 한다. 큰 자본이 없어도 우수한 인적자본과 책상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게 벤처다. 벤처 활성화는 모두가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업생태계가 형성돼야 한다. 대기업이 인력을 마구 빼가고, 갑질을 한다면 벤처가 살 수 없다. 또 노동자들이 야근을 밥먹듯이 하면 자기계발을 위해 야간대학에 다닐 수 없다. 

 

-노동친화적 성장전략이 결국 재벌개혁을 포함한 경제민주화와 직결되는데.

 

=갑을관계 개선, 골목상권 보호, 동반성장 같은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이슈들은 모두 노동친화적 성장정책과 연관되어 있다. 그런 면에서 기존 재벌위주 경제체제는 노동친화적 성장정책과 양립하기 어렵다.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려면 노동에 대한 보상을 늘려야 하는데, 재벌은 반대다. 과도한 사내유보금을 줄이는 대신 노동자 임금이나 협력업체 보상, 세금부담을 늘려야 하는데 역시 재벌은 반대다. 

 

-정부와 사용자들은 노동시장 경직성으로 고비용·저효율 구조가 고착화되어, 경쟁력이 떨어지고 투자와 고용이 줄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다양한 노동유연화 정책을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핵심 과제로 내세우는데.

 

=노동유연화는 인적자본 축적을 가로막는다. 청년이 막 입사했는데 1~2년 뒤 잘린다면 누가 지금 맡은 일과 연관된 인적자본 투자를 하려고 할까? 고용불안이 심해지면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려고 소비를 자제하고, 인적자본 투자를 하지 않는다. 대신 전직용 토익공부에 매달린다. 또 기업들은 노동유연화를 통해 이윤이 늘어도 투자는 안하고 계속 곳간에 쌓아둔다. 투자를 해도 국내가 아닌 해외로 간다. 노동친화적 정책을 통해 인적자본 수준을 높여 자본과의 결합이 잘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청년고용과 연계해 임금피크제는 어떤가? 

 

=조기 퇴사로 인한 인적자원의 사장을 막는다는 점에서는 좋다. 하지만 이를 청년고용과 대체관계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잘못이다. 장년층의 임금을 줄여서 청년고용을 늘린다는 발상은 자칫 장년층을 인적자원 투자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고, 노동소득분배율이 너무 낮은 문제를 가릴 수 있다.(한국 노동소득분배율은 60%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22위다)

 

-우수한 인적자원 축적을 위해서는 ‘윗돌 빼서 아랫돌 괴기’ 방식이 아니라 노동소득분배율을 높여야 한다는 뜻인가? 

 

=한국의 노동소득분배율은 절대수준이 너무 낮은데다, 정체돼 있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노동소득분배율이 생산성 향상 증가율을 상회했는데, 이후에는 미달하고 있다. 노동소득분배율을 높이는 것이 성장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야 한다. 

 

-최경환 부총리가 지난해 강조한 기업소득환류세제도 노동소득분배율 제고와 맥이 닿는 것 같은데.

 

=(유명무실해진) 기업소득환류세제를 잘 고쳐서 써야한다. 기업들이 사내유보금을 쌓아둘 게 아니라 임금을 올리거나 협력업체 몫을 늘려 노동친화적 성장정책에 일조하도록 해야 한다. 인적자본이 축적되면 결국 기업에도 좋다. 

 

곽정수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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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7/09/2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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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구조개선’=‘해고는 더 쉽게, 임금은 더 낮게, 비정규직은 더 많이 양산하는 노동자 하향평준화 정책

이창근 l 민주노총 정책실장

 

들어가며: 애초에 불순한 목적으로 시작된 논의, 합의 결렬은 사필귀정.

 

지난 4월 9일,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관한 사회적 대타협을 추진해 온 노사정위원회 논의가 결렬되었다. 노사정위원회 논의는 애초에 불순한 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합의 결렬은 사필귀정이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개혁’(노동시장 구조개선)의 본질은 한국 경제의 저성장·불황 국면을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는 작년 말 발표한 “2015년 경제정책방향(안)”에 잘 나타나 있다. 여기에는 노동부문 개혁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면서, 세부내용으로는 ‘임금·근로시간·근로계약 유연성 제고와 파견·기간제 사용규제 합리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노동정책이 경제정책의 하위 범주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재벌 배불리기를 위해 해고는 더 쉽게 하고, 임금은 깎고, 비정규직은 더 늘리는 방향으로 노동시장 하향평준화 정책의 추진 의지를 분명히 표현한 것이다. 이미 정해 놓은 길에 정치적 명분을 덧칠하기 위해 노사정위원회를 앞세운 것이 지난 노사정위원회 논의라고 할 수 있다.

 

‘더 쉬운 해고·더 낮은 임금·더 많은 비정규직’=‘노동시장구조개선

 

박근혜 정부는 12월 22일 “2015년 경제정책 방향”발표, 12월 23일 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원칙과 방향’ 기본 합의문 채택, 12월 29일 정부의 ‘비정규직 종합대책’발표 등 소위 말하는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추진해 왔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선’은 해고는 더 쉽게, 임금은 더 낮게, 비정규직은 더 많이 양산하는 ‘노동시장 구조개악’ 대책에 다름 아니다. 아래에서는 몇 가지 핵심적인 ‘노동시장 구조개악’ 대책을 살펴보도록 한다.

 

더 쉬운 해고 : ‘저성과자 해고제도 도입

정부는 “일반적인 고용해지 기준 및 절차에 관한 가이드라인 마련”하겠다고 한다. 표현은 그럴 듯하지만, 이는 노동자를 강제로 전직시키고 무리한 업무를 부과해 강제로 퇴직시키는 ‘학대 해고’를 합법화하자는 것이다. “공정한 절차와 관련 내부규정”을 운영하겠다는 것은 통상해고 기준을 정부가 마련하여 사업장에 배포하여, 사용자가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노동자를 ‘합법적’으로 퇴출시킬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평가’라는 것의 실체를 보면, 노동자의 업무가 계량적으로 측정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결국 평가기준은 주관적 요소가 개입될 수밖에 없다. 이는 직원들을 항시적으로 감시하고 회사의 영향력 하에 두는 체계를 공고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몇 가지 절차나 개선 기회를 제공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전혀 아니다. 따라서 저성과자 개별해고 요건 완화 가이드라인은 ‘경영상 사유로 인한 정리해고’를 우회하여, 사측이 자의적으로 퇴출 규모와 대상을 미리 정해 놓고 다양한 압력을 행사해 그만 두게 하는 불법행위를 정당화시켜주는 대책이다.

 

임금과 고용조건을 규율하는 취업규칙 변경을 사용자 마음대로 할 수 있게

정부는 취업규칙 변경 ‘기준’과 ‘절차’를 명확화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현행 근로기준법이 정하고 있는 노동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 시, 과반수 노동조합의 동의 혹은 과반수 노동자들의 집단적 동의 요건을 완화하겠다는 의도이다. 이는 취업규칙에 저성과자 퇴출제도 등 해고를 쉽게 하는 조항을 사용자 마음대로 수월하게 도입하고, 나아가 직무·성과급 중심의 임금체계와 임금피크제 등 정부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관철시키려는 속셈이다. 또한 정부는 법원 판례의 소수 견해인“사회통념상 합리성 요건”을 일반화시키려는 의도도 숨기지 않고 있다. 즉, 법원 해석상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불이익 변경은 과반수 노조 또는 노동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더라도 변경의 효력을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노동부가 가이드라인이나 매뉴얼 등을 통해, 호봉제를 폐지하고 직무·성과급을 도입하며, 임금피크제를 실시하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 사항이므로 과반수 노조 또는 노동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으로 사업장을 지도하겠다는 의도이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들은 노동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조차도 과반수 노동조합 혹은 과반수 노동자들의 집단적 동의 없이도 일방적으로 처리할 것이다. 이러한 행정지침 혹은 가이드라인의 제정은 종국에는 법정에서 법원의 해석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서 더욱 심각하다.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을 완화하는 것은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 무노조·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치명적이다. 이들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대해 집단적 목소리를 내는 게 어렵고, 심지어 백지날인을 강요당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취업규칙은 노사교섭을 통해 결정되는 단체협약과 달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제정하거나 개정한다. 노동조합 조직률이 10%대임을 감안하면, 노동자 열 명 중 아홉 명은 단체협약을 적용받지 못하고, 취업규칙만 적용받고 있다.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시 사용자가 배제된 상태에서 집단적인 동의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대다수 무노조·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의 노동조건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다. 일반 민사계약도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정할 수 없는데, 하물며 지배·종속관계에 있는 근로계약의 내용을 사용자가 사실상 일방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개정하자는 주장은 일반상식에도 반한다.

 

고령노동자 임금 삭감: 임금피크제 도입

통계청 경제활동조사 부가조사(2014.8)에 따르면, 50∼59세 노동자는 371만이고, 60세 이상 노동자는 172만 6천 명임. 55세 이상 고령노동자는 328만 명으로 전체 노동자의 17.4%에 달한다. 60세 이상 노동자 중 약 70%는 비정규직이며,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고 있는 비율도 45%대에서 50% 초반이다. 고령노동자 2명 중 1명은 최저임금 또는 그 이하를 받고 있을 정도로 고령노동자의 임금수준은 대단히 열악하다. 정년 60세 연장을 대가로 고령 노동자들에게 임금피크제를 적용한다면,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고령노동자들을 저임금 불안정노동의 수렁에 빠뜨릴 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시장의 불안정성과 임금의 하향평준화를 초래할 것이다.

 

또한 ‘임금피크제’는 가장 많은 가처분소득이 필요한 50대 노동자들에게 임금삭감을 강요하여, 생활적인 곤란함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 한국 노동자들에게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조기퇴직하는 연령인 50대 초반은 자녀의 대학교육, 의료비, 노후준비 등으로 생활비가 가장 많이 드는 시기임에도, 공적인 노후소득보장 체제는 열악하기 그지없다. 2014년 5월 기준으로, 55세∼79세 인구 1,137만 8천 명 중 공적연금과 개인연금을 모두 포함한 연금수령자는 519만 8천 명으로 46% 수준에 불과하다. 이중 월 평균 10만원 미만 수령자는 110만 5천 명으로 21%에 달하며, 평균 수령액도 월 42만원에 불과하다.

 

직무·성과급제 도입은 장기근속자 임금삭감

“직무·성과급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은 연공급을 마치 ‘절대 악’인 것처럼 호도하여, 장기근속 노동자들의 연공성을 약화시켜 사실상 임금을 삭감시키려는 의도이며, 기업성과에 노동자 임금을 연동시켜 노동자들의 생활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대책이다. 연공급 체계가 절대적으로 올바른 임금 체계라고 주장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정부와 자본이 주장하는 것처럼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초래하는 적폐’ 또한 아니다. 연공급은 노동자들의 생애주기에 맞춰 생계비 지출이 가장 높은 시기에 가장 많은 임금을 지급받도록 설계된 제도이며, 이는 노동자 생활 안정에 상당부분 기여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또한 승진 제도를 통해 직무·성과를 판단하는 요소도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는 임금체계라는 점에서, 정부와 자본의 일방적인 연공급 체계에 대한 공격은 합리적 근거가 없다. 현재‘임금체계’ 개편의 초점은 연공성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장기근속 노동자의 임금삭감에 맞춰져 있다. 성과급은 기업의 자의적인 임금 하향조정을 가능하게 해주는 대신, 노동자들의 생활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더 많은 비정규직 양산 – 비정규직 종합대책

정부는 35세 이상 기간제 노동자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사용기간 2년을 4년으로 연장하자는 주장은 기간제법 입법 취지, 즉 사용기간 2년이 넘는 업무는 상시·지속업무로 보고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취지조차 부정하는 것이다. 또한 사용기간을 4년으로 늘리면 정규직 채용 여지를 더욱 줄어들 것이다. 4년 쓰고 해고한 뒤 다시 새로운 인력 충원해서 4년을 쓰면 되기 때문에, 오히려 정규직 일자리를 줄여서 계약직으로 충원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정부는 파견노동도 더욱 확대하고자 한다. 현행 파견법은 파견 허용 업종을 32개 업종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55세 이상 고령노동자와 고소득전문직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모든 업종으로의 파견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추가로 “인력난이 심한 업종”을 대상으로 한 파견 확대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부가조사에 따르면, 55세 이상 고령자는 328만 명으로 전체 노동자 17.4%이고, 관리전문직은 452만 명으로 24.1%에 달한다. 정부안(案)대로 55세 이상 고령자와 관리직·전문직에게 파견노동을 전면 허용하면, 중복을 제외하더라도 약 741만 명(39.5%), 전체 노동자 10명 중 4명을 새롭게 파견노동 대상에 추가하겠다는 것이다(김유선, 2015.1). 고소득전문직의 경우 표준직업분류표 상 대분류 1(관리직)과 대분류 2(전문직)에 대해 모두 파견을 허용하겠다는 계획도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2개의 업종에 추가로 허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본래 32개의 파견 허용 업종은 대분류가 아니라 세세분류 또는 중분류의 업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분류 1, 2에 포함된 세세분류 업종은 무려 400여 개에 이르며, 판사,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감정평가사 등의 업종도 있지만,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초·중·고등학교 교사, 유치원 교사, 보험 및 금융 관리자, 자동차 부품 등 기술 영업원, 기자 등도 포함돼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고소득 전문직에 대해 추가로 파견이 허용될 경우 기존 2년으로 제한되어 있던 사용기간의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고령자와 고소득 전문직에 대해서는 평생 파견이 허용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불법을 합법으로: 노동시간 단축이 아닌 연장

현행 근로기준법은 40시간의 법정노동시간 외 연장노동 한도를 12시간으로 제한(제53조 ①항)하고 있다. 그런데 고용노동부는 행정해석을 통해 ‘휴일근로는 연장근로 한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1주 최장 68시간에 달하는 탈법적인 장시간 노동을 허용(40+12+16)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상 1주 12시간의 연장노동 한도에 휴일노동이 포함된다는 점은 이미 법원이 판례로 확인한 사실이며, 이제 대법원의 최종 판결만 남아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휴일노동을 연장노동에 포함하는 것은 잘못된 정부 행정해석을 바로잡고 입법취지와 판례에 부합하도록 애초의 문구를 명문화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정부, 사용자단체, 심지어 전문가그룹 조차 휴일노동을 연장근로에 포함할 경우 법과 현실이 괴리되는 상황이 발생하므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영구적 혹은 한시적으로 주 8시간까지 추가 특별연장노동을 허용하자고 주장한다. 이는 탈법적 장시간 노동을 유지하려는 재계의 주장을 거의 그대로 수용하여 현행법과 판례를 대폭 개악하려는 것이다. 추가 특별연장노동은 ‘노사합의’를 조건으로 허용하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정부 주장도 현실을 도외시한 주장이다. 현재 우리나라 노동조합 조직률이 11%에 불과하고, 특히 저임금·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중소영세사업장에서는 노동조합이 거의 조직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노사합의’라는 단서 조항의 실효성은 기대하기 힘들다.

 

또한 시행시기를 유예하고, 노동시간단축을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은 탈법 또는 불법의 범위에 있던 초과노동을 이참에 ‘합법’으로 둔갑시켜 세계 최장 수준의 살인적 장시간 노동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발상에 다름 아니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통상임금 범위 축소’

정부, 사용자단체, 노동시장구조개혁 특위 전문가 그룹은 ‘통상임금’ 정의 규정을 법률에 명확히 정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그 내용에 ‘고정성’ 요건(재직자 요건, 최소근무일수 요건 등)까지 포함시켜 통상임금 범위를 축소시키고자 한다. 또한 통상임금에서 제외되는 금품 범위는 시행령에서 규정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시행령을 입안하는 주체가 정부이며, 그동안 정부가 보여준 통상임금 관련 편파적인 입장을 고려하면, 정부가 그동안 고수해 온 노동자에게 불리한 기존 행정해석이 시행령에 그대로 포함될 여지가 크다. 노동부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에도, 정기상여금을 퇴직자에 대한 일할규정 여부, 재직자 요건 규정 여부에 따라 통상임금에서 제외할 수 있는 지침을 발행하여 현장의 갈등을 악화시킨 바 있다. 한편, 2014년 국회 환노위 노사정소위 지원단이 언급한 개방조항(노사합의로 통상임금 산입범위 결정 허용)이 올해 노동시장구조개선특위 전문가그룹 공익안(案)에서 다시 제안되었다. 하지만 이는 노조 조직률이 11%에 불과하고, 사용자들의 해태에 의해 산별교섭도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적절한 방안이 아니다. 노동조합이 없는 대다수 사업장에서 사용자의 노동조건 불이익 변경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는 현장 상황을 감안하면, 통상임금 범위와 기준을 명확하고 단순하게 정의하여 근기법에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체 임금 중 기본급 비중을 낮추고 기타 수당이나 상여금·성과급 비중을 높이는 왜곡된 방식으로 소정근로 시간당 임금과 초과근로에 대한 할증 임금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함으로써 장시간 노동을 부추겨온 것이 현재 통상임금 문제의 본질이다. 따라서 각종 수당과 상여금을 기본급화하여 왜곡된 임금구성을 바로잡고 소정근로 시간당 임금보다 헐값으로 취급된 초과근로에 대한 할증임금을 제대로 받음으로써 장시간 노동 관행을 철폐하는 것이 통상임금 문제의 본질적 해법이다. 통상임금 정상화는 초과노동에 대한 할증임금을 높임으로써 그간 값싼 할증임금을 지급하면서 신규고용 대신 장시간 노동을 선택해 온 자본의 위법하고 탈법적인 관행을 바꿔나간다는 중요한 의의가 있다.

 

노사정위원회 전문가그룹 의견안(案) 비판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 의도는 노사정위원회에 지난 2월 27일과 3월 6일에 각각 보고된 전문가 1그룹(통상임금·노동시간·정년연장/임금피크제)과 2그룹(노동시장 이중구조·사회안전망) 의견안(案)에도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전문가 1그룹(통상임금/노동시간/정년연장)은 ‘통상임금’과 관련하여, ▽ 정의 규정에 정기성·일률성에 고정성 요건(재직자 요건)까지 포함시켜 통상임금 범위를 축소하고, ▽ 제외금품을 시행령에 열거할 수 있도록 하여 정부의 사용자 편향적 기존 행정해석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주고, ▽ 노사합의로 통상임금 범위 결정할 수 있는 개방조항 도입의 필요성을 인정하여 대다수 사업장에서 사용자가 사실상 일방적으로 통상임금 범위 결정할 수 있게 보장하고 있다. ‘임금피크제와 임금체계 개편’ 관련해서는 ▽ 연공급 해체·성과 중심 임금체계로의 개편, 임금피크제 도입 등 장기근속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을 삭감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 제대로 된 임금체계가 필요한 대다수 저임금·비정규노동자들을 위한 대책은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다. ‘노동시간’ 관련해서도 ▽ 현행 1주 최장 52시간(40시간 + 12시간) 노동체제를 1주 60시간 체제로 확대하는 노동시간 연장을 제안하고 있고 ▽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재량근로 대상 업무 확대 등 노동시간 유연화 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 2그룹(노동시장구조개선/사회안전망) 의견도 외형상으로는 추상적인 문구로 속내를 감추고 있지만, 실내용은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 의도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 기간제 사용기간 제한 예외 확대·파견 규제 완화·사내하도급 법안 제정 등 박근혜 정부의‘비정규직 양산 정책’을 거의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 기간제 사용기간 2년 제한을 ‘고용불안의 요인’으로 지목하면서, ‘정부안(案)과 같이 35세 이상 근로자가 계속 근무를 희망하는 경우에 한하여’ 기간제한 예외 사유로 인정하는 방안 등을 모색해야 한다며, 정부안을 지지하고 있다. ▽ 파견규제 완화·사내하도급 합법화에 관련해서도, ‘도급’보다는 ‘파견’이 상대적으로 근로조건과 고용안정을 규율할 수 있다는 해괴한 논리로, ‘파견규제의 점진적 완화’를 향후 개선 방향으로 선언했다. 또한 청소·용역·시설관리 등에 대해서는 노무도급이란 이름으로 파견을 합법화시켜주자는 주장을 담고 있으며, 동시에 대표적인 재벌특혜 법안으로 비판받았던,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법’의 제정도 주장하고 있다. ▽‘취업규칙 변경절차 요건 변경’과 관련해서, 전문가 그룹은 ‘정년연장에 따른 근로조건 조정의 합리적 적용을 위하여 취업규칙 변경의 적절한 해법을 모색’한다고 명시하면서, 향후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 등은 마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두었다. 또한 취업규칙 개악에 대한 노동자 동의권과 관련해서도 ‘근로자 대표 관련 규정’ 개정, 즉‘근로자대표 또는 종업원대표제도의 도입’을 제안하고 있는데, 이는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노동조합의 영향력을 제한하려는 의도이다.

 

노사정위원회 합의 결렬 이후, 드러나고 있는 진실.

 

노사정위원회 합의가 결렬된 이후, 박근혜 정부의 움직임을 보면 노사정위원회 논의의 애초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잘 드러난다.

 

첫 번째로, 지난 4.14 노동부는 100인 이상 사업장 단체협약 시정지도계획을 발표했는데, 핵심 시정지도 대상은 ‘인사·경영권 관련 노동조합 동의(협의) 조항’이다. 노동부가 문제시 삼고 있는 소위 ‘인사·경영권 관련 사항’은 ‘전직, 전근, 배치전환, 정리해고, 합병양도 시 노조 동의를 얻도록 한 조항’ 등인데, 이러한 조항들은 사실상 현장 노동자들의 생명줄과도 같은 고용보장 및 노동조건과 직결된 사항들이다. 이러한 사항들은 노사교섭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체결된 단체협약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노동부가 나서서 이를 손보겠다는 것은 사용자에게 더 쉬운 해고 권한을 부여하여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현장에서부터 강행하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지난 4.17 이기권 노동부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노사정위원회 합의 결렬의 핵심적인 사항이었던 ‘취업규칙 변경 기준과 절차 가이드라인’은 5월쯤에 내놓고, ‘저성과 해고제도 도입을 위한 근로계약 해지 기준’은 6∼7월쯤에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정부주도의 노동시장구조개악 플랜B를 보다 분명한 형태로 공식화한 것이다. 정부와 사용자는 내년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부터 60세 정년연장이 적용되기 때문에, ‘임금피크제’와 ‘임금체계 개편’이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이 관건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즉, 올해 상반기 임단협에서 장기근속자 임금삭감을 위한 임금체계개편과 임금피크제가 단협에 명시되지 않으면 엄청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생길 것을 우려하여, 조기에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위한 정부의 플랜B는 이미 가동되고 있다. 그 핵심은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의 원인을 ‘정규직 과보호’로 지목하고, 이를 해체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체결한 단체협약을 개악하라는 시정지도를 계획하고, 취업규칙을 쉽게 변경할 수 있도록 기준과 절차를 완화하고, ‘저성과’ 해고제도 도입을 위해 ‘근로계약 해지 기준·절차 명확화’ 지침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노사정위원회 합의결렬 이후, 정부의 행보는 애초 노사정위원회 논의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비정규직과 청년실업 문제, 해법은 복잡하지 않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확산되고 있는 비정규직 규모를 줄이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시·지속 업무의 정규직 고용 원칙과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을 법제화해야 한다. 또한 상시·지속업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또한 정규직·비정규직 차별문제의 근본 해법은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가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진짜 사장’과 교섭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데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토대로 한 한국노동사회연구소(김유선, 2014)의 분석에 따르면, 2014년 8월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 규모는 852만 명으로, 전체 노동자의 45.4%에 달한다. 여기에 정부 통계에서 과소 집계되어 있는 △외주하청 등 간접고용 △특수고용 등을 고려하면, 실제 비정규직 규모는 50%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판단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상시적인 고용불안’, ‘노동기본권 박탈’, ‘임금과 노동조건의 차별’이라는 고통스러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초단기계약이 비일비재하고, 하청업체 변경과정에서 해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노조가입을 이유로 해고되거나, 하청업체가 폐업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비정규직 조직률은 2.1%에 불과해, 비정규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스스로 방어하기 위한 단결권 행사조차 현실에서는 녹녹치 않음을 보여준다. 또한 2000년 이후, 지난 14년 동안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는 73만원에서 2014년 8월 기준으로 145만원으로 거의 두 배로 악화되었고, 비정규직의 평균 근속년수는 2.39년으로 정규직(8.28년)에 비해 턱없이 짧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은 현행 비정규직법과 노동관계법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비정규직 권리보장과 정규직 전환, 차별철폐를 위한 노동관계법의 전면 재개정이 필요하다. 직접 정규직 고용 원칙 확립, 원청 사업주 사용자 책임 확대, 기간제 사용사유 제한, 차별시정제도 전면적 개선, 특수고용노동자 노동 3권 보장, 인력공급사업과 도급의 구별기준 확립, 파견법 폐지 등 노동관계법을 전면 재개정해야 한다.

 

특히, 노조법 2조의 개정이 중요하다. 제2조 1항의 ‘근로자’ 개념을 확장하면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노동 3권을 보장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제 2조 2항의 ‘사용자’ 개념을 확장하면, 근로계약 체결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비정규직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원청과의 교섭이 가능해진다.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근로조건에 대한 지배력 또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청이 하청노동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이미 대법원 판례로 확정되어 있는 것이기도 하다. 부당노동행위 책임을 진다면 당연히 교섭상대방으로서의 지위를 인정할 수 있는 것이며,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노조법 2조를 개정하는 것이 절실하다.

 

현재 청년실업 문제의 원인은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좋은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열정 페이 등으로 상징되는 저임금 나쁜 일자리로는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더구나 현재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고용의 사다리’가 끊어져 있어, ‘저임금 덫’에 빠지면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 노동시간 단축 ∇ 재벌들의 사내유보금 활용 ∇ 통상임금 정상화를 통한 장시간 노동 조장하는 경제적 유인 제거 등이 필수적이다. 특히, 노동시간 단축 정책의 일자리 창출 능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노동부가 지난 4월 13일에 발표한 ‘고용창출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정부 정책 23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고용영향평가 결과’에 따르면, 장시간 노동 개선 사업이 규제개선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현행 불법적인 주당 68시간 체제를 주당 52시간으로 단축해도 시행 첫해 1만 8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누적으로는 14만~15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것으로 추산됐다. 노동시간 단축은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핵심 문제인 장시간노동체제를 극복하면서도 청년실업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해법은 멀리 있지 않다.

일, 2015/05/1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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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참여연대 공동기획>

⑤천100조 넘는 가계부채, 이래야 줄인다

 

【 앵커멘트 】
우리 경제의 최대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가 천13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오늘은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강경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2분기 가계부채는 천130조 5천억원.

 

2분기 동안 가계부채는 30조원 넘게 늘어나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지난달 가계부채관리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서민층 지원이나 총부채상환비율 강화 등 핵심규제는 빠져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사업에 실패한 자영업자나 빈곤층 등 도저히 빚을 갚기 힘든 사람들의 빚은 과감하게 탕감해줘야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미국은 경기가 좋을 때는 채무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에는 채무자가 쉽게 탕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 INT 】이헌욱/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본부장 
“개인파산, 개인회생이 일상적인 탕감제도인데 미국이 가장 많이 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개인워크 아웃을 하고 있지만 미온적이라 새 출발하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개인워크 아웃)문호도 넓혀주고 졸업도 쉽게 해 중도탈락자가 없도록 해줘야합니다.” 

 

가계부채의 주범으로 꼽히는 주택담보대출 문제는 미국의 리츠나 독일식 사회주택같은 임대주택을 확대해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 INT 】이헌욱/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본부장 
“빚내서 집을 사는 것보다 월세로 사는 것이 이익이 되는 월세주택을 광범위하게 공급해주고 임차인 보호장치도 넣어야합니다. 빚 내서 집을 안사는 사회가 되면 빚 문제, 주택담보대출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소득을 늘리면 내수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독일은 고용시장 구조개혁에 성공해 부채상환 능력이 개선됐고 가계 소비여력이 증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INT 】김득의/금융정의연대 대표 
“최저임금은 만원까지 인상돼야한다고 봅니다. 최저임금 인상은 세계적인 추세로 경기를 부양시켜 경제상황을 개선시킵니다. 또 재벌들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내놓고 공공근로를 확대해야...”

 

미국과 중국발 금융악재로 국내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시점에서 종합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가계부채를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tbs 뉴스 강경지입니다.■

 

기사원문보기>>http://www.tbs.seoul.kr/news/bunya.do?method=newsBunyaList&grd_800=4

금, 2015/08/2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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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세계 31호 표지

‘민주화 이후 30년’ 성장・분배체제의 변화를 톺아보다

참여사회연구소 반년간지 《시민과세계》 31호 발간

특집기획 <민주주의 30년, 경제와 복지를 진단하다>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소장 장은주)는 반년간지 《시민과세계》통권 31호(2017년 하반기호, 편집위원장 장지연)를 발간했다. 이번 31호는 87년 민주화 30년을 맞아 경제와 복지부문의 변화를 살펴보고 그 의미를 소개한다.


이번 31호의 [기획논문]은 <민주주의 30년 경제와 복지를 진단하다>라는 특집주제로 구성되었다. 한국은 국가주도적인 ‘동원된 개발체제’를 통해 미증유의 성장을 이루었지만, 그 부작용은 성장과 분배 간의 양극화와 민주주의의 지연 또는 퇴행으로 나타났다. 그것은 87년 6월 항쟁으로 폭발했고, 이후 한국은 소위 제도적 민주화 혹은 형식적 민주화를 달성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났지만 97년의 외환위기와 07-08년의 글로벌 경제위기는 한국 경제를 저성장의 장기침체 국면으로 몰아넣었으며, 시민들의 복지요구는 여전히 정치의 장에서 부침을 거듭하며 갈등하고 있다. [기획논문]은 지난 30년 동안 경제와 복지의 변화한 국면을 3명의 저자가 각각 운동, 제도, 지표를 연구단위로 삼아 분석하고 있다. 김영순(서울과기대 기초교양학부 교수)은 권력자원론을 분석틀로 삼아 일반적으로 서구유럽의 복지국가 형성의 주요한 요소인 정당이나 노동조합과 같은 경성권력자원이 아닌 시민사회운동 등의  연성권력자원이 한국의 복지제도 형성에 중요한 계기였다는 분석을 보여주고 있다. 남찬섭(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은 지난 30년 간 복지제도의 전개과정을 네 단계의 시기로 구분하여 복지 패러다임을 둘러싼 정치적 각축과 논쟁하에서 복지체제의 변동을 설명하고 있다. 전병유(한신대학교 정조교양대학 교수)는 87년 이후 한국경제의 성장요인이 구조적인 변화를 겪었고, 그로부터 가계저축과 정부의 지급보증에 기초한 기업의 대규모 투자라는 개발년대의 성장모델은 수명을 다했다는 점을 밝혀냈다. 


[일반논문]에는 심사를 통과한 세 편의 논문이 실렸다. 특히 정준호(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80년대 이후의 거시경제 변수들에 대한 공적분 검정을 통해 공유된 성장과 이중경제 가설을 실증적으로 검토한다. 이를 통해 이중화의 관점에서 외환위기 전후의 한국경제의 변화양상을 포착하여 드러낸다. 이병천(강원대 경제무역학부 교수)은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사회경제 대안이 자유복지주의로 규정될 수 있으며 이는 노태우 정부의 보수적 개혁 대안으로서 다원적 개발주의 대안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다소 파격적인 주장을 펼친다. 이로부터 미완의 촛불혁명으로 등장한 문재인 정부가 자유복지주의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제언을 덧붙이고 있다. 신대진(성균관대 좋은 민주주의 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주요한 평화/안보 이

슈였던 사드배치를 복합적 안보딜레마 차원에서 설명하고 이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소통과 논쟁]은 촛불광장이 개방 이후 1주년을 맞아 참여사회연구소 개최한 <촛불1주년 포럼: 촛불은 우리에게 무엇이었나>를 정리하여 지상중계한다. 광장을 가득 채웠던 촛불이 사라진 1년, 우리 사회는 얼마나 변하였으며 또 변하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촛불’혁명’과 반복되는 항쟁의 레퍼토리라는 양극단에서 진동하는 지난 광장의 의미를 돌아보며 향후 시민정치의 전망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배반당한 평화: 한국의 베트남・이라크 파병과 그 이후』, 『인간의 살림살이』, 『차이의 정치와 정의』 등 2017년에 주목받았던 근간들에 대한 [서평]도 만나볼 수 있다.

 

*참여사회연구소 홈페이지에서 원문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시민과세계》 31호는 엄정한 심사과정을 통과한 3편의 [기획논문]과 3편의 [일반논문], [소통과 논쟁] 1편, [서평] 3편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자세한 목차는 아래와 같다.
 

 

 

| 목 차 |


[기획논문] 민주주의 30년, 경제와 복지를 진단하다
민주화 이후 30년, 한국 복지국가 발전의 주체와 권력자원: 변화와 전망 / 김영순
민주화 30년 한국 사회복지의 제도적 변화와 과제 / 남찬섭
87년 이후 한국경제 성장 요인의 구조 변화에 대한 시론 / 전병유


[일반논문]
이중화의 관점에서 본 한국경제: 80년대 후반 이후를 중심으로 / 정준호
민주화 이후 30년 한국은 어떤 사회경제 대안을 남겼나?: 다원적 개발주의, 자유복지주의, 그 너머 / 이병천
사드의 국제정치와 한반도 평화  - 복합적 안보딜레마와 대안 찾기 - / 신대진


[소통과 논쟁]
<촛불 1주년 포럼> 촛불은 우리에게 무엇이었나 “광장이 던진 질문과 시민사회운동의 과제” / 참여사회연구소


[서평]
피파병국의 파병이라는 아이러니 / 장철운
신자유주의 격랑 뒤에 우리가 대면해야 할‘병 속 편지’ / 장석준
자신으로 살고 더불어 꿈꾸다 / 오정진

 

※ 구독 문의: 참여사회연구소 김건우 간사 02-6712-5248, [email protected]
 

월, 2018/02/0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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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원재입니다.

“얼마나 성장하면 충분합니까?” 제가 물었습니다.
“무엇을 위한 충분함입니까?” 그가 대답했습니다.

‘제6회 아시아미래포럼’에 참석했습니다.
로버트 스키델스키 영국 워릭대 명예교수가 기조연사로 참석했더군요.
그는 영국 상원의원이자 세계적인 경제사가(經濟史家)이면서 ‘얼마나 있어야 충분한가’(How Much is Enough?)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평소 궁금했던 것을 그에게 물었고 답을 들었습니다.

한국은 1960년대 이후 1인 당 소득이 수십, 수백 배 늘어난 나라입니다.
경제규모로는 선진국 반열에 올랐습니다.
그런데도 한국인들은 불안과 불공정에 시달립니다.
최고의 자살률과 최악의 청년 일자리 실업에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경제성장이 계속 이어지고 소득이 더 늘어나고 그 과실을 좀 더 적극적으로 분배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일까요?
아니면 성장과 소득 중심으로 짜인 우리 삶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시기일까요?
최근 저는 이런 문제의식이 담긴 한 편의 글을 썼습니다.
(관련 글 보기 : 얼마나 벌어야 충분한가)

‘무엇을 위한 충분함인가’라는 스키델스키 교수의 말을 저는 이렇게 해석합니다.
이미 많은 선진국의 사례에서 성장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그 대안이 무엇인지는 배울 곳이 없습니다. 좋은 삶이 어떤 것인지, 즉 어느 정도의 소득수준, 인간관계, 사회참여가 있어야 만족스러운 삶인지 우리가 직접 정의해야 합니다. 그 좋은 삶을 만들기 위해 우리 사회는 어떻게 구성되어야 할지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합니다. 경제는 얼마나 성장해야 하는지, 임금과 복지는 어느 수준으로 정해져야 하는지, 환경과 인권은 얼마나 지켜져야 하는지 적극적으로 토론해야 합니다. 이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바람직한 정치는 무엇인지, 어떤 대표자가 그런 정치를 할 수 있을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찾아내야 합니다. 이런 치열한 토론의 과정을 통해 시민들이 사회에 참여하여 무엇을 해야하는지 스스로 깨달아야 합니다.

10월 31일 토요일, 그 토론의 싹을 찾기 위한 모임이 열렸습니다.
희망제작소가 주최한 ‘희망지수 시민자문단 워크숍’입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시민들은, 경제, 복지, 사회·문화, 정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우리 삶을 나아지게 할 수 있는 많은 아이디어를 내놓았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이 아이디어를 토대로 한국 사회의 희망지수를 만들어보려 합니다.

또 다른 토론의 싹을 찾기 위한 모임이 다가오는 토요일(11월 7일)에 열립니다.
시민 스스로 바람직한 정치와 좋은 정치인의 기준을 찾아보는 ‘누가 좋은 국회의원인가?’ 입니다.
(누가 좋은 국회의원인가? 행사 안내 보기)

한국 사회는 방향을 잃었습니다.
성장하고 소득을 높이는 데 성공했지만, 국민들의 삶은 피폐해져만 갑니다.
치열한 투쟁으로 민주주의를 성취했지만, 이 제도로 뽑힌 대표자들은 증오와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향해 많은 것을 희생하며 달려왔지만, 이제 그것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새로운 목표를 찾아야 할 시기입니다.
이 목표는 백마 타고 온 초인도, 해외 선진국의 완벽한 사례도 가져다 줄 수 없습니다.
시민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 속에서만 진정한 목표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 질문으로 토론을 시작해보자고 제안드립니다.
무엇을 좋은 삶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늘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희망제작소 소장
이원재 드림

수, 2015/11/0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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