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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세 번의 부인(否認)과 복지국가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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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세 번의 부인(否認)과 복지국가의 미래

익명 (미확인) | 수, 2015/06/10- 15:30

세 번의 부인(否認)과 복지국가의 미래

 

김진석 l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최후의 만찬이 있던 날 밤의 장면이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Quo Vadis, Domine?)”라는 수제자의 물음에 예수는 “지금은 따라오기 힘들겠지만 나중에 날 따라오게 될거다.”라는 알 듯 말 듯한 대답을 남긴 채 떠난다. 예수의 이 말을 들은 그 수제자는 “내 목숨이라도 내놓고” 당신을 따르겠노라고 큰소리치며 따라나선다. 예수는 자신이 사랑해마지 않는 그 제자에게 “새벽닭이 울기 전에 네가 나를 세 번 부인하리라”는 말을 남긴다.

 

한동안 우리나라는 복지국가의 완전체 실현을 목전에 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다양한 복지정책 관련 논의들이 정국의 한 복판에 자리 잡고 있었다. 무상급식으로 촉발된 보편적 복지정책의 논의는 무상보육을 거쳐 무상의료로까지 확산되었고, 반값 등록금 등 교육의제에까지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그러한 흐름은 지난 대통령 선거기간에 정점을 찍은 바 있다. 다른 모든 것을 걸고라도 복지국가의 미래를 앞당기고야 말겠다는 그 화려한 약속들을 우리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우리가 기억하기에 이미 세 번의 커다란 부인(否認)이 있었다.

 

가장 먼저 기초노령연금에 대한 약속이 일찌감치 깨졌다. 지금은 기초연금이라 불리우는 소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20만원 지급’을 약속했던 기초노령연금이 어느덧 많은 것을 묻고 따져서 겨우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나마 지급한 20만원을 기초생활보장수급대상 노인에게는 ‘줬다 뺏는’ 천덕꾸러기 기초연금이 되어버렸다. 그 와중에 노인빈곤의 문제는 OECD 비교국가들 중에서 여전히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육사업과 같은 전국단위 사업은 중앙정부가 책임지는 게 맞다”는 무상보육 중앙정부 지원 약속 또한 번번이 깨져나가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안을 세울 때마다 보육예산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모습은 소위 보편적 무상보육이 우리나라 역사에 자리 잡은 이래 연례행사가 되어버렸다. 이와 같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보육예산 줄다리기 싸움의 와중에 엉뚱하게도 무상급식으로 불똥이 튀어 애꿎은 경남의 아이들과 부모들만 울상을 짓게 되고 말았다.

 

2014년까지 국가장학금 확충을 통해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겠다던 약속이 다음이다. 소득기준 1-2분위의 저소득 출신 학생의 경우 대학등록금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했으나 지금 현재 국가장학금에 적용되는 상한금액은 주요 사립대학의 경우 등록금 대비 겨우 절반 수준에 미치고 있으며 국공립대학의 등록금조차도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가뜩이나 청년실업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마당에 우리 청년들은 대학졸업장과 함께 빚독촉장을 함께 받고 있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허언이 되어버린 이와 같은 약속들은 사실상 하나의 커다란 약속의 틀 안에 갇혀있는 개별정책들이라 할 수 있다. 소위 ‘증세없는 복지확대’라는 또 하나의 약속은 그 자체로 형용모순에 해당하며, 개념이 탄생하는 그 순간부터 부질없는 파기가 예정되어 있는 그런 약속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누가 보더라도 현실성 없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른 소중한 정책과 제도들이 희생당하고 있는 안타까운 판국이다.

 

공적연금체계 개혁안 마련을 위한 지난 몇 달 동안의 사회적 합의 과정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한 바와 같이 복지의 확대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그리고 그 비용은 세금이 되었든, 보험료가 되었든 결국 시민과 기업을 포함한 전체 사회구성원의 주머니에서 나온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이치이다. 복지의 확대를 위해 추가적인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과, 그 추가적 비용을 결국 시민과 기업이 부담하게 될 것이라는 이 평범한 사실을 부인하는 데에서부터 일이 꼬여나가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노인빈곤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선별적 기초연금에서 보편적 기초연금으로의 개편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며 이는 결국 우리 사회가 공동으로 감당해야 할 몫인 것이다. 국가의 미래가 달려있는 저출산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의 아이들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돌보는 데에 공공이 의미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은 정책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양질의 보육을 위해 필요한 필수적인 요건들, 즉 보육을 위한 부모부담의 최소화, 양질의 국공립어린이집 증대, 교사의 신분보장과 처우개선 등에는 국가적 차원에서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며 그 투자비용은 궁극적으로 중앙정부가 마련해야 할 몫인 것이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사회적 양극화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보편적인 고등교육 기회의 보장은 유의미한 정책적 수단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부모와 당사자 등 개인의 주머니로부터 지출되는 교육비 부담을 줄여줘야 하고, 이는 결국 공공 차원의 추가적인 비용부담이 필수적임을 의미한다. 위와 같은 사실들을 이해하는 데 대단한 과학적 지식과 논리적 추론의 과정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인 것이다. 이렇듯 당면한 사회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수단의 집행을 위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과 이에 대한 시민과 기업의 추가부담 필요성을 정부와 대통령이 나서서 거부하는 순간 보편적 기초연금으로의 전환이든, 공공책임보육이든, 반값 등록금과 같은 제도와 정책들은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은 ‘안(案)’이 되고 사회적으로 부인당하는 것이다.

 

‘증세없는 복지확대’라는 모순적 원칙에 비추어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로 영구적인 ‘안(案)’으로만 남겨져있거나 이미 용도 폐기되어버린 수많은 복지제도와 정책들이 복원되기 위한 현실적 방안은 없는 것인가? 다시 보편적 기초연금‘안’을 예를 들어보자. 우리나라의 노인들이 당면하고 있는 처참하기조차 한 노인빈곤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로서 보편적 기초연금제도의 필요성과 그 제도적 효과성에 대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형성된 제도의 도입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기반으로 제도도입의 전제조건인 재원마련방안을 도출해내야 한다. 이와 같은 복지재정 마련방안이란 다름 아닌 시민과 기업의 합리적 추가부담 방식에 대한 사회적 합의라고 할 수 있다. 부자증세가 되었든, 보편적 증세가 되었든, 사회복지세의 도입이나 심지어 간접세의 상향조정이 되었든, 사회보험부담률의 증가가 되었든, 이와 같은 복지재정마련방안의 시작은 바로 제도도입의 필요성과 추가적인 비용부담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도출이다. 물론 이러한 사회적 합의의 도출과정에 수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음은 우리가 이미 경험하고 있는 바와 같다.

 

앞서 언급한 그 예수의 수제자는 세 번 부인한 후에 잘못을 뉘우치고 고난의 길이 기다리고 있는 로마로 발길을 돌렸다. 세 번 이상의 부인을 경험한 지금, 우리의 선택은 무엇인가? 무엇이어야 하는가?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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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거품 제거도, 통신료 폭리도 못 잡는다는 것이 증명된 단통법 시행 1년

참여연대, 단통법 시행 1년 평가 및 정책 제안 이슈리포트 발표
단말기 인하, 분리공시제 도입, 기본료 폐지, 인가제 강화 등 보완 꼭 필요
단말기요금 부풀리기·통신사의 과다 위약금 문제 등 다음 주 공정위 신고 예정

 

1.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본부장 : 이헌욱 변호사, 실행위원장 : 조형수 변호사)는 단통법 시행 1년을 맞이하여 <단말기유통법 시행 1년 평가 및 정책제안 이슈리포트>를 발행했습니다. 단말기 유통법은 단말기 지원금으로 인한 이용자들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지원금 위주의 마케팅 경쟁에서 단말기 출고가 인하와, 통신요금 인하 경쟁으로 유도하려는 취지로 2014년 10월 시행됐습니다. 그러나 신규 단말기의 출고가 인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서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단말기 가격으로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통신 요금 인하 경쟁도 이루어지지 않은 채(즉, 통신요금도 거의 인하되지 않은 채) 오히려 통신사의 마케팅 비용만 줄여주어 통신사들의 이익만 늘어나는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2. 이 때문에 우리 국민들의 단통법 및 정부 당국의 통신서비스 정책에 대한 원성은 전혀 잦아들지 않고 있으며, 실제로 여러 통계와 상황을 종합하면 우리 국민들의 단말기 및 통신요금으로 인한 통신비 고통과 부담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단통법 이전에는 일부 소비자가 호갱이었는데, 지금은 모든 소비자가 호갱이 되었다는 비아냥을 받고 있습니다. 또, 단통법이 ‘단지 통신사만 배불리는 법’이라는 지적도 실제로 그 근거가 뚜렷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통신비 대폭 인하를 공약하였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박근혜 정부는 이와 같은 국민들의 정당한 비판을 제대로 수용해야 할 것입니다.

 

3. 이에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현재의 단말기 유통법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지난 1년 간의 통신서비스 상황을 점검하여, 단통법이 일부 성과도 있지만 그 문제점이 더 많이 드러났기에 단통법의 대폭 보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 보완 방향으로 분리공시제 도입·통신요금인가제 강화·기본료 폐지 등의 정책 대안을 다시 한 번 제시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단통법이 단말기 가격 거품 제거 및 통신요금 인하로 반드시 연결될 수 있도록 대폭 보완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4. 또,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단말기 유통법을 둘러싼 최근 이슈(단통법 폐지 논란, 요금제를 통한 여전한 지원금 차별, 위약금 제도의 문제점, 지원금 상한선 문제,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 할인율 상향, 이통사·제조사 프로모션 강화 등)에 대한 입장과 대안을 상세히 밝히고, 정부 당국의 신속한 수용을 촉구하였습니다. 한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단말기 제조 2사의 출고가 부풀리기와 지원금을 미끼로 한 이용자 부당유인행위, 그리고 제조사가 제공하는 판매 장려금까지 이용자들에게 위약금으로 돌려받는 통신3사의 위약금 제도의 문제점을 미래부·방통위·공정위에 다음 주 중 신고할 예정입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앞으로도 우리 국민들의 통신비 고통과 부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활동해나갈 것입니다. 끝. 

 

▣ 별첨자료 
1. 단말기 유통법 시행 1년 이슈리포트 요약
2. 단말기 유통법 시행 1년 이슈리포트 전문(첨부파일)

 

 

※ 별첨 1 : 단말기 유통법 시행 1년 이슈리포트 요약

 

1. 단말기 유통법 시행 1년 평가

 

■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단말기 가격, 단말기 거품 제거와 ‘분리공시제’를 시행해야

 

○ 단말기 유통법이 시행됐지만 국내 소비자는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인 단말기 가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유사한 GDP를 기록하고 있는 외국과 비교하거나, 동종 단말기를 비교해보더라도 국내 단말기 판매가는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게다가 국내 휴대폰 제조사가 대리점‧판매점에 지급하고 있는 막대한 리베이트 규모를 볼 때, 단말기 판매가에 거품이 끼어있다는 것은 쉽게 확인될 수 있습니다.

 

○ 분리공시제는 단말기 가격 거품을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제도입니다. 공시보조금 규모를 제조사의 판매 장려금과 통신사의 약정 지원금으로 분리하여 공시하도록 하는 “분리공시제”는 단말기 유통법 당시 시행 예정되어 있었지만, 규제개혁위원회의 부결로 시행되지 못했습니다. 분리공시제를 지금이라도 당장 시행해야 할 것입니다. 분리공시제 실시를 통해 제조사의 지원금(판매 장려금) 부분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것과 함께 단말기 출고가가 부풀려지는 관행만 청산되어도 국민들의 단말기 요금 부담은 상당히 완화될 것입니다.

 

■ 확대되고 있는 통신사 이익, 기본료 폐지하고 통신요금 인가제를 합리적으로 운용해야

 

○ 단말기 유통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됐지만 ARPU는 하락하지 않는 반면에 통신사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어서 통신사의 이익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또 통신사가 대리점‧판매점에 지급하고 있는 엄청난 마케팅 비용과 역시 막대한 통신사 사내 유보금 규모를 본다면, 통신요금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 통신요금 인가제를 기제로 통신요금 인하 유도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통신요금 인가제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더욱이 최근 정부는 통신요금 인가제를 폐지하려는 시도까지 하고 있습니다. 공무원과 통신사 관계자만 참여한 채 밀실 행정으로 운영하고 있는 통신요금 인가제를 민간 전문가에게 공개하여 합리적인 가격 결정과 통신공공성 확대를 위한 방법으로 통신요금인가제를 오히려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사업초기 전국적 망 설치를 위해 설정된 기본료는 지금까지 받아야할 이유가 없어졌기에 신속히 폐지되어야 합니다. 기본료는 인위적으로 모든 가입자들에게 약 11,000원 씩 통신요금을 인상시키고 있으므로, 이를 폐지한다면 지금 당장 모든 가입자들에게 약 11,000원의 통신요금 인하 효과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것이 가장 확실한 통신요금 인하 방안일 것입니다.

 

■ 다만, 단통법이 폐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과합니다. 단통법은 그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대폭 보완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입니다.

 

○ 단통법을 통해 통신 이용자들에게 보다 많은 정보가 제공되고 있는 점, 이용자들 간에 상대적인 차별이 상당히 완화된 점, 중저가 요금제 구간에서도 일정한 지원금이 보조되는 점, 특히 단말기를 구입하지 않고 가입하는 경우 분리요금제(통신요금 20% 추가 인하)가 실시되고 있는 점 등은 우리 국민들도 피부로 느끼는 단통법의 성과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단통법이 실제로 단말기 가격 거품 제거에 실패하고, 정부 스스로 밝힌 입법 취지 및 배경 설명과는 달리 통신요금 인하를 유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에(단통법을 통해 지원금 규모를 제한하고 차별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그렇게 줄어든 마켓팅 비용을 통해 통신요금 인하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지만, 현실에서는 통신사들의 이익만 늘어났지 통신요금 인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단통법에 대폭 보완이 필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일 것입니다.


2. 참여연대 단말기 유통법 개선안

 

■ 단말기 가격 거품 제거를 위해서 분리공시제를 도입하고, 외국과 국내의 단말기 판매가격의 차별도 금지하는 제도를 신설해야 합니다. 또 단말기 출고가를 부풀리는 관행을 명확하게 금지해야 할 것입니다.

 

■ 통신요금 인하를 위해서 민간 전문가 참여를 보장하는 이용약관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분리요금제 할인율을 현행 20%에서 최소 25%내지 30%로 확대해서 자급 단말기 구매자에 대한 혜택을 강화해야 합니다. 통신요금의 사후적 통제를 위하여 통신사의 이익이 공공복리를 침해하다가 인정될 만큼 과도할 경우에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통신사에 요금인하 권고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알뜰폰의 사업 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도매대가를 원가를 기준으로 산정 받아야 하고, 이중 납부의 문제 소지가 있는 전파사용료는 알뜰폰 사업자들에게는 면제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3. 단말기 유통법의 최근 이슈에 대한 참여연대의 입장

 

■ 공시지원금 “정률” 지급 원칙은 사실상 고가 요금제로 유도하는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공시지원금을 요금제와 상관없이 “정액”으로 지급하되, 보조금 상한에 가까운 고액의 지원금을 소비자에게 지급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SK텔레콤 band 요금제에 대한 공시지원금 차별 금지 위반 의혹에 대하여 미래창조과학부에 신고를 했지만, 전혀 개선이 없었습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금이라도 SK텔레콤 band 요금제의 지원금 차별 금지 위반 사항에 대해 적극적인 행정조치로 시정을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

 

■ 분리공시제도는 단말기 거품을 제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제도입니다. 단말기 유통법 시행 당시 국무회의 의결까지 통과했으나 규제개혁위원회에서 부결되었습니다. 분리공시제가 시행되지 않으면서 단말기 유통법 시행 1년이 되도록 단말기 가격 거품에 제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분리공시를 반드시 시행하여 단말기 거품을 제거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하며, 단말기 출고가를 부풀려 출시하는 관행을 반드시 청산해야 할 것입니다.

 

■ 공시지원금은 1회성 매매를 촉진하려는 목적으로 제조사가 제공하는  “판매 장려금”과 계속적 계약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통신사가 제공하는 “약정 지원금”으로 구성됩니다. 그런데 소비자가 약정을 위반한 경우 제조사가 제공한 판매 장려금과 통신사가 제공한 약정 지원금 전액을 통신사에 위약금으로 반환하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약정 위반을 했을지라도 판매 장려금을 반환할 의무는 없으므로, 판매 장려금을 제외한 약정 지원금만 반환하도록 위약금 제도를 변경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도 제조자의 판매 장려금을 투명하게 알려주는 분리공시제를 반드시 시행해야 할 것입니다.

 

■ 공시지원금은 현재 33만원을 상한으로 하고 있고, 실제 통신사가 제공하는 지원금은 33만원의 65%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공시지원금 상한을 인상한다고 해도 통신사가 제공하는 지원금을 올리지 않으면 실효성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세계 최고가 단말기 거품이 제거되지 않는 조건에서, 공시지원금 상한선이 비현실적인 부분이 있다 해도 이를 인상해봐야 실익이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첫 번째로 단말기 거품이 제거되고 단말기 출고가가 더욱 낮아져야 하며,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라면 제한적으로 비현실적인 지원금 상한선을 인상하되, 동시에 상한선에 근접한 지원금을 지급해야 국민들의 신규 단말기 구입 부담이 줄어들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좋은 방안은 공시지원금 상한을 인상하기 보다는, 단말기 출고가와 통신요금 둘 다를 대폭 인하하는 방안이라 할 것입니다. 그래야 그 혜택이 최고가 단말기를 신규로 구입하는 국민들을 넘어,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단말기를 스스로 구해서 가입하는 경우의,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율은(분리요금제) 현재 20%입니다. 해외 주요국의 분리요금제 할인율은 평균 26.2%입니다. 분리요금제를 더욱 실효성 있는 제도로 활용하려면 할인율을 최소 25%에서 30% 수준으로는 인상해야 합니다.

 

■ 특정 기간에 이통사‧제조사가 제공하는 판매촉진 프로모션은 현재 단말기유통법 상으로도 가능합니다.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모션은 소비자 차별 소지가 있으므로 허용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이통사‧제조사는 엄청난 규모의 리베이트로 이미 충분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통사‧제조사의 프로모션을 허용하기 보다는 단말기 출고가 및 통신요금이 인하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 통신요금 인가제는 통신요금 인하와 통신 공공성 강화를 유도를 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통신요금 인가제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가, 최근에는 아예 통신요금 인가제를 폐지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공무원과 통신사 관계자만 참여한 채 밀실 행정으로 운영하고 있는 통신요금 인가제를 민간 전문가에게 공개하여 합리적인 가격 결정과 통신공공성 확대를 위한 방법으로 오히려 통신요금인가제를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목, 2015/10/01-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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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희망나눔재단

복지사업 선심성 공약만으로는 안돼, 이제는 국민적 합의와 체계적인 재원마련 로드맵을 제시해야...,

지금까지 전북지역은 ‘묻지마 투표’를 하거나 이미 결과가 나와 있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경쟁과 변화가 없었던 지난 선거와는 분명 달라진 상황이다. 아무리 그 밥에 그 나물이라 하더라도 이번만큼은 후보 면면을 잘 살펴보고 투표에 적극 참여하여 진정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을 가려내야 한다. 또한 시민들의 정책과 의제가 반영되는 선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전북희망나눔재단은 지난 3월 25일(금) 전북사회복지협의회와 공동으로 전라북도의회 1층 세미나실에서 ‘20대 총선관련 복지정책 토론회’를 “복지이슈 사라진 4.13총선,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돕는 역할을 하고 지역 복지계의 목소리를 각 정당과 후보들에게 전달하고자 하였다. 

이날 주제발표에서는 복지를 수행하기 위한 정부와 국민간의 신뢰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현 정부가 오히려 약속을 파기함으로써 복지에 대한 갈등 분위기를 조성하였다고 지적하였고, 나아가 복지는 지극히 정치적일 수밖에 없고, 취약계층만 복지대상이 아닌 전국민이 복지대상이기 때문에 전국민적인 관심이 필요하고, 특히 선거시기에 유권자들의 판단과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한 분야라고 지적하였다. 이어 정치권에서 정책 논의가 실종되거나 미약할 때는 유권자가 적극적으로 정치권 특히, 정당과 후보에게 물어야 한다며 당사자, 전문가, 대변자 조직이 연대해 복지 요구를 제기하고 이에 대한 답변을 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복지문제를 무상급식이나 청년수당 등과 같은 한 가지 주제로 축소시켜서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복지문제를 정치적인 부분까지 확대시켜서 거시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고, 나아가 중앙정부와 정치권이 복지재정에 대한 세부계획까지 제시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전북지역 주요 정당의 정책 공약과 관련해서는 행정기관에서 제시하는 지역 개발 현안에 기초한 정책 공약, 선거 기간에만 한정된 공약 등으로 정책 개발 노력이 미흡하다고 밝혔다. 민생·복지 공약은 실종되고, 지역 경제·산업 육성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지역 정치권은 선 성장 후 분배(복지)라는 기조를 더 우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토론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공약이었던 국민과의 약속을 스스로 파기해버림으로써, 복지라는 ‘희망’의 언어를 ‘갈등’의 언어로 만들어 버렸다. 또한 복지 문제가 아직까지도 여전히 진영 논리의 문제처럼 왜곡되고, 여전히 추상적인 공약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외면받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이제 무상 급식처럼 돌출적인 문제 제기 방식으로는 국민의 지지를 얻기 힘들고, 도리어 역공을 받는 현실이다. 복지 공약을 공론화하고 실행하려면 사전 검토와 비용 추계치, 재원 마련 방안 등을 분명히 하고 국민적 합의를 반드시 얻어내야 한다.

 

경기복지시민연대

“경기복지 변화의 시작!! 연대의 힘으로 ”

경기도내 다양한 사회복지 분야의 단체들이 연대활동을 통하여 경기도 사회복지발전에 기여하고자 구성된 경기도사회복지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가 지난 3월23~24일 이틀간 KT&G상상마당 춘천에서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은 2016년을 시작하며 연대회의의 화합과 교류의 장을 통해 구성원 간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2016년 사업계획 및 현안사항을 논의하여 경기도민의 복지증진을 위한 추진전략을 수립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많은 도내 사회복지유관단체장과 실무자들이 참석하여 앞으로의 추진계획과 관련해서 유창복 서울협치자문관이 ‘민민네트워크 및 거버넌스 성공전략’이라는 주제로 협치서울의 현황과 과제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고 청운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광병교수가 ‘사회복지종사자 처우개선과 권익향상 전략’이라는 주제로 사회복지사의 법적 지위 강화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다. 이어서 경기복지재단 송원찬 지역복지실장이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경기복지거버넌스 구성 및 운영계획’관련 추진방향과 세부계획을 설명하고 저녁식사후 바로 대표위원회의를 통해 홍보사업(웹진발행), 1주년 기념사업(복지정책 우수지자체 발표 및 시상, 기념토론회), 회원유대강화사업 등 2016년 사업계획을 통과시켰고 분과위원(생활보장, 노인, 장애인, 사회적일자리, 사회복지종사자처우개선, 아동/청소년) 분임토의를 통해 경기복지거버넌스 참여방안 등에 대한 심도깊은 토의를 늦은 밤까지 이어갔다.

*참고:경기도사회복지연대회의 회원단체[경기도노숙인시설연합회, 경기도노인복지관협회, 경기도노인복지시설협회, 경기도농아인협회, 경기도사회복지관협회,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 경기도사회복지협의회, 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 경기도시니어클럽협회, 경기도아동복지협회,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 경기도장애인복지관협회, 경기도장애인복지시설협회, 경기도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경기도재가노인복지협회,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 경기도청소년상담지원센터협의회, 경기복지시민연대,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기사회복귀시설협회, 경기지역자활센터협회]

 

우리복지시민연합

20대 총선 각 정당 및 후보에게 요구하는 
‘시민의 삶의 질 향상’ 우리복지시민연합 6대 정책공약

1. 생명의 분초를 다투는 응급실, 대구 5대 대형병원 응급실 과밀화 해소
보건복지부가 3월에 공개한 ‘2015년도 응급의료기관 평가 결과’에 따르면 전국 414개 응급의료기관에서 대구지역 5개 대형병원의 중증응급환자가 응급실에 머무는 시간(재실시간)과 과밀화지수가 모두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대병원이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는 경북대병원은 서울대병원과 전북대병원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과밀화지수가 높다. 대구는 경북대병원이 유일하게 과밀화지수가 132%. 영남대병원이 14위, 대구파티마병원이 17위, 대구가톨릭대학병원이 20위를 차지했다. 과밀화지수는 응급실 병상 수에 비해 초과되는 응급환자와 대기시간이 얼마나 긴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100%를 초과하면 응급실 내원환자가 간이침대, 의자, 바닥 등에서 대기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응급실 대기시간은 전국 평균 6.9시간이지만, 경북대·계명대 동산·대구가톨릭대·영남대·파티마병원 등 대형병원의 경우 모두 10시간 넘게 대기해야 한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의 응급실 대기시간은 13.8시간으로 전국에서 8번째이며 대구파티마병원 13.4시간(10위), 계명대동산병원 13.1시간(12위), 영남대병원 11.7시간(20위), 경북대병원 10.4시간(26위) 순이었다.
과밀화지수가 높을수록 중증응급환자의 치료가 늦어질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증세가 악화되거나 생명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갈수록 대형병원의 환자쏠림현상이 심각하다보니 응급환자의 진료 받을 권리가 응급실에서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지역응급의료체계 개선 등 획기적 해결책 마련을 요구한다.

 

2. 누리과정 전액 중앙정부 부담
대구시교육청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편성해 교육예산 파행 논란을 가중시킨 바 있다. 심지어 대구시교육청은 누리과정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폐교 매각대금 까지 무리하게 포함시켰다. 이로 인해 각종 교육예산은 삭감, 축소되어 학교운영의 파행이 예상된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의무지출 할 것을 강제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교부금에 불이익을 주는 것은 여전히 논란이다. 헌법상 보장된 지방교육자치제도에 대한 자치권 침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더 큰 문제는 대통령 공약 사항인 누리과정을 교육청 예산으로 계속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액 중앙정부가 부담할 것을 요구한다.

 

3. 학교급식법 개정, 무상급식 실시
초등학생 전면 무상급식 실시는 우동기 교육감과 권영진 시장의 지방선거 공약이었다. 그러나 이 공약은 파기되었고 저소득층 선별급식인지 중산층 선별급식인지 아리송할 정도로 전국에서 유일무이하게 이상하게 추진되는 무상급식의 무풍지대가 되었다. 더 큰 문제는 똑같은 교육세를 내고도 무상급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구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학생들이 급식차별을 받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의무교육기관에 대한 친환경 무상급식은 국가·지자체·교육청이 공동부담하여 실시될 수 있도록 학교급식법을 개정하여 무상급식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4. 전국 최하위 수준의 국공립어린이집 비율, 10% 수준으로 확충
대구의 국공립어린이집 비율은 2.7%로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15위로 최하위 수준이다(전국 평균 5.7%). 이를 의식한 듯 대구시는 국공립어린이집을 확충한다지만 2020년 목표가 5%에 불과하며 이조차 불투명하다. 서울시의 경우 한 자치구에서 50개가 넘는 국공립어린이집을 설치한 곳만 3곳 이상이지만 대구시는 전체 50개소가 되지 않는다(42개소, 2014년 말 기준). 여기에 대구 8개 구·군간 국공립어린이집도 최소 1곳에서부터 최대 11곳까지 지역 간 불평등마저 심하며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무상보육 시대에 걸 맞는 최소 10%이상 국공립어린이집을 확대할 것을 요구한다.  

 

5. 줬다 뺐는 기초연금의 형평성 문제 해결 
일명 ‘줬다 뺐는’ 기초연금 문제가 대두되었다. 기초연금 20만원을 받으면 곧바로 20만원을 생계급여에서 감액당하기 때문이다. 현행 70% 노인이 기초연금을 받고 있는데 정작 가장 가난한 노인이 받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형평성 문제를 야기하며 기초연금법 취지와도 어긋난다. ‘줬다 뺐는’ 기초연금은 해당 노인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행위이며, 기초생활보장제도 소득산정 시 기초연금 급여를 제외할 것을 촉구한다.

 

6. 대구지역 내 소득, 교육, 건강 등 지역 간 불평등 해소
소득수준이 높은 지역은 관련 인프라가 충분하여 교육, 주민건강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은 반면에 소득이 낮은 지역은 흡연·음주·비만율 등이 상대적으로 높다. 교육환경이 수성구와 비수성구로 확연히 구별되듯이 소득과 건강 격차도 마찬가지이다. 동구와 서구는 전국 10개 보건의료취약지역에 포함(지역보건취약지역보고서 2014, 한국건강증진개발원)된 반면 수성구는 건강검진 수진률과 암검진율, 사망률 뿐 아니라 흡연·비만율 등도 가장 낮아 행복감은 최고로 높았다. 전반적으로 수성구와 달서구에 비해 동‧서‧남구의 관련 건강지표는 크게 낮다. 
교육이나 소득수준에 따라 사망률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심각한 지역사회문제이며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근본 원인은 소득불평등, 빈곤, 노동조건, 주거환경 등에서 기인한다. 가난이 대물림되고, 건강과 질병도 세대 간 대물림되어서는 건강한 지역 공동체를 만들 수 없다. 그럼에도 각 후보들이 발표하는 지역구 공약은 그야말로 장밋빛 공약으로, 만약 이런 공약들이 이행된다면 오히려 지역 간 불평등을 가중시킬 우려마저 있다. 대구시민 전체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차별과 불평등 문제를 동시에 해소해 나갈 것을 요구한다.

 

서울복지시민연대

서울복지사랑방 "지역복지운동의 정확한 초점 맞추기”

서울의 사회복지현장에서 가장 핫한 이슈를 주제로 선정하여 매월 열리는 서울복지사랑방(이하 사랑방)이 이번에는 '지역복지운동의 정확한 초점맞추기'라는 제목으로 지난 3월 30일(수), 부산 사회복지연대의 박민성처장을 초청하였다.

사랑방은 복지현장이 지역에서 주민들과 함께 어떻게 조직화 운동을 펼쳐야 하고, 조직화 운동을 위한 기본적인 역량의 강화와 접근방식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다양한 현장전문가들을 초청하는 프로그램이다.
첫 번째 이야기에 초대된 사회복지연대의 박민성처장은 부산 사회복지연대에서 지역주민운동으로 펼쳤던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함으로써 수도권 지역의 복지현장 실무자들에게 부산지역 주민운동의 특성과 방향성을 조금이나마 접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아울러, 시민법인의 행태로 만들어진 '우리마을'에 대해서도 함께 소개하여 지역복지사업의 새로운 시도들도 함께 마을과 복지가 함께하는 다양한 이야기와 고민들을 전했다.

4월 25일(월)로 예정된 두 번째 사랑방은 대전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배영길 관장을 초대하여 지역복지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일, 2016/05/0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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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체스네 아이들(오스카 루이스, 이매진)

 

2015.8.29

 

‘타임’지는 책이 나온 이래 10년간 최고의 책 리스트에 올려놓았고, 피델 카스트로는 “5만 편의 정치 팸플릿보다 가치 있다”고 평했다. 르포르타주의 고전이라 불리지만 이 책은 무려 790쪽이다. 읽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쉽게 읽기 어려운 책이다. 책읽기 모임이 아니었다면 읽어볼 엄두조차 나지 않았을 것이다.

 

<산체스네 아이들>은 1960년대 멕시코시티 빈민가의 가족이야기다.

오십대의 아버지와 네 명의 자식들이 생애사를 털어놓는다. 일종의 집단 자서전이다.

각자의 시각에서 살아온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런데 이게 정말 지나치리만큼 솔직하다. 일상과 생활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황당하리만큼 성적으로도 자유롭다. 무지하고, 감정적이고, 폭력적이다. 그러면서 소박하고, 진지하다. 누군가의 삶을 돋보기로 들여다보는 건 고통스러운 일이다.

 

개인은 빈곤을 해결할 수 없다. 빈곤의 덫에 갖히면 옴짝 달짝 할 수가 없다.

정부가, 정치가, 노동조합이 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삶은 제자리걸음이다. 심지어, 나빠진다. 더 나빠질 것이 없어 보이는 데 나빠진다. 빈곤은 사회구조적 문제다. 평생 가볼 것 같지 않은 나라 멕시코의 60년대 이야기에서 2015년 한국사회를 떠올리는 이유다.

 

역자 후기를 옮긴다. “내년이면 이 책을 번역해서 낸지 20년이 된다. 그동안 세상은 얼마나 달라졌는가(중략) 전 세계적 보수화의 물결 속에 자꾸만 감춰지고 움츠러들 뿐 빈곤의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중략) 가난을 선택한 적도 없고 가난을 투쟁의 대상으로 삼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형편은 다시금 조명돼야 한다.” 역자후기가 쓰인 날짜는 ‘1997년 6월’이다. 이 책은 번역 된지 거의 40년이 되었다. 깜짝 놀랄 만큼 변한 게 없다.

역자가 오스카 루이스의 입을 빌러 인용한 C.P 스노의 말을 곱씹어 보는 것으로 후기를 맺겠다. “사람들이 이제는 빈곤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완전히 잊어버려 불우한 사람들을 느끼지도 못하고 그 사람들과 이야기하지도 못하게 돼버린 게 아닐까?”

수, 2015/09/2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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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 : 각 언론사 복지담당 및 사회부 기자

발신 :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사무국장 구창우 010-8747-1275)

제목 : [성명] 국민연금기금이 삼성과 최순실의 쌈짓돈이었는가?

날짜 : 2016. 11. 16(총3쪽)

[성 명] 국민연금기금이 삼성과 최순실의 쌈짓돈이었는가?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국민연금의 찬성 결정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최순실-정유라 모녀에 대한 자금 지원을 하고, 정부는 삼성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또 지난해 7월 박근혜 대통령이 7대 그룹 총수들과 독대하기 직전에 삼성이 지배구조 재편 문제를 현안으로 제출했다는 언론보도도 나오고 있다. 당시 삼성그룹의 최대 현안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였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은 반드시 성사되어야 했다. 합병의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의 찬성이 반드시 필요했다. 실제로 당시 국민연금은 시장의 예상과 달리 찬성 결정을 했고, 이는 많은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다.

이 모든 의혹이 사실이라면 국민들의 소중한 노후자금인 국민연금기금이 최순실과 삼성 총수 일가의 사적 이익을 위해 이용당한 셈이다. 철저히 진상이 밝혀져야 하고, 관련 책임자들은 엄중히 처벌되어야 한다. 돌아보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찬성 결정은 의문투성이였다. 당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은 엘리엇 펀드 등 외국계 자본 및 삼성물산 소액주주 등의 거센 반대 등으로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일었다. 합병비율(1: 약 0.35)이 삼성물산에 매우 불리하게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제일모직보다 삼성물산에 두 배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도 상식적으로 볼 때 반대하거나 합병비율에 적극적으로 이의제기를 하는 것이 옳았다. 그러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구의 반대권고에도, 또 외부기구인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거치지 않은 채, 자체적으로 투자위원회를 열어 찬성을 결정했다.

국민연금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큰 의결권 사안을 자체적인 투자위원회를 열어 결정한 것은 오로지 찬성 결정을 위한 꼼수였다는 의혹이 짙다. 기금운용본부장을 위원장으로, 본부 각 실장을 위원으로 구성된 투자위원회는 사실상 인사권을 행사하는 기금운용본부장의 의도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비해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가입자 단체 추천 외부위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어느 정도 독립성이 보장되어 외부의 압력이나 입김을 받을 가능성이 적다. 기금운용지침 및 의결권 행사지침에 기금운용본부가 찬성하거나 반대하기 곤란한 안건에 대해서는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그 결정을 요청하도록 되어 있고, 이처럼 사회적으로 논란이 큰 의결권 사안은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에서 행사하는 것이 당연히 옳았다.

그러나 의결권 행사 권한을 넘기라는 전문위원회의 요청에도 당시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은 자체 결정을 강행했다. 그 권한을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가 행사할 경우 반대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인데, 실제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직전에 있었던 SK와 SK C&C 합병과 관련해서는 의결권 행사 지침에 규정된 주주가치의 훼손이 있다는 판단으로 반대를 결정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역시 비슷한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컸다. 요컨대 기금운용본부가 자체적으로 투자위원회를 열어 합병 결정을 찬성한 것은 주주가치, 투명한 결정 시스템, 지침과 상식에 의한 합리적 판단이 아니라 특정 재벌의 경영권 승계 지원을 위한 정치적 결정이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 그리고 그러한 결정의 배경에 최순실과 삼성의 커넥션, 재벌과 정권의 유착이 있었다는 사실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은 민주노총, 참여연대와 함께 지난 6월 16일 삼성그룹 총수일가와 (구) 삼성물산 경영진 및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을 배임 및 주가조작 혐의로 고발한데 이어, 어제(15일) 박근혜 대통령 및 최순실을 뇌물수수죄 혐의 등으로 추가고발 했다. 올해 5월에 법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비율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냈다. 법원이 제시한 비율(1대 약 0.418)로 재산정할 경우 국민연금은 합병 후 재상장된 2015년 9월 15일 종가 기준으로 788억 원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애초 기금운용본부가 판단한 적정 합병비율(1대 약 0.46)로 계산할 경우 손실액은 훨씬 더 커진다. 또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합병 결정전에 지속적으로 삼성물산 주식을 매도하고 오히려 불리하게 합병비율이 결정된 이후에는 삼성물산 주식을 매입하였다는 의구심도 지적하고 있다. 요컨대 국민연금은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면서 스스로 이재용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지원했다는 얘기다. 이러한 비상식적인 결과 뒤에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최순실에 대한 삼성의 로비가 있었으며, 결과적으로 삼성이 대통령 측근에 대한 로비를 통하여 국민연금기금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인 국민연금기금은 그 운용의 투명성과 신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불투명한 운용에 따른 문제는 고스란히 가입자인 국민의 피해와 제도 불신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최순실-삼성 커넥션이 드러난 이상 검찰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비정상적인 의사 결정과정을 철저하게 수사하여 관련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하여야 한다. 또 국회 차원에서 청문회 조사도 진행할 필요가 있다. 복지부와 기금운용본부 역시 합병과 관련한 일체의 의사결정 과정, 회의록 등을 소상히 공개하고, 향후 다시는 이런 의혹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금운용의 투명성과 신뢰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어디 장난 칠 것이 없어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인 국민연금기금을 건드리는가!

2016년 11월 16일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www.pensionforall.kr)

첨부> 성명서

수, 2016/11/1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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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 시민사회, 그리고 민주주의: 순환적 역동 1)

 

한동우 l 강남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복지국가의 언어체계

 

시장자본주의체제 내에서 모든 국가는 복지국가이다. 복지국가는 시장자본주의의 반(反)명제로 등장한 것이기 때문에, 자본주의체제에 포섭되어 있는 한 그 국가는 복지국가이다. 시장과 가족의 상대적 존재로서 국가의 존재양식은 시장과 가족에 대한 국가의 개입정도와 범위, 그리고 국가-시장-가족의 역학관계에 따라 결정된다. 복지국가 레짐(regime) 역시 이러한 국가의 존재양식을 복제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상적’ 복지국가란 이론적으로는 존재하지 않으며, 복지국가의 다양한 이념형들이 존재할 뿐이다. 복지국가의 이념형은 그 국가의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경험과 역동에 의해 결정된다. 

 

복지국가는 복지문제에 관한 국가주도(state-initiative)를 제도화한 체제이다. 국가주도성은 법률과 제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복지국가의 모든 제도는 법률에 의해 정치적 정당성을 획득하고, 공공재정을 통해 실행을 보장받는다. 흔히 복지국가의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로서 특정 제도의 도입여부 혹은 정부 지출 중에서 사회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따지는 것은 복지에 관한 국가주도성 정도를 따지기 위해서이다. 종종 이것이 복지국가에 대한 착시를 일으킨다. 복지제도의 다양성이 클수록, 그리고 정부의 지출 중에서 복지 관련 지출이 많을수록 그 국가를 적극적인 복지국가(국가주도성이 높은 국가로)로 평가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적극적인 복지국가가 반드시 복지수준이 높다고 단정할 논리적 근거는  없다. 국가의 복지수준은 경제활동의 세 주체 - 국가, 시장, 가족 -가 각기 다른 영역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 결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국가의 제도들은 특정한 언어체계(Bourdieu, 2004)를 통해 사회규범과 합의에 위배되지 않도록 정치적으로 조율된 범주 내에서 인간의 문제들을 파악한다. 이는 일종의 문화자본 독점을 통한 권력행위이다. 제도의 범주 내에서 인간의 문제는 제도가 사용하는 언어 속에 유폐된다. 국가는 본질적으로 언어에 적대적이다. 인간의 다양한 문제와 욕구를 보편적인 제도를 통해 해결하려는 국가의 입장에서 볼 때, 시민사회의 언어는 복잡하고 난해하기 때문에 국가는 언어와 법률담론의 표준화를 통해 사회에 대한 가독성(readability)을 높이려 한다(Scott, 1999). 복지국가에서 시민은 ‘국민’으로 호명된다. 모든 국민은 제도의 대상으로의 지위를 갖는다. 복지국가의 국민은 ‘국민연금가입자,’ ‘기초생활수급권자,’ ‘장기요양 3등급,’ 등으로 불린다. 시민사회에는 이러한 언어가 없다. 국가의 언어체계는 시민사회의 복잡한 생활을 무질서로 간주하고, 질서의 완성을 통해 무질서를 제거하려는 실현불가능한 꿈을 꾼다. 제도에 의해 자신의 정체성을 구성해야 하는 개인은 사회 내에서 자신의 생존과 복지를 위해 타인과의 관계에 의존하기 보다는 제도에 의존하게 된다. 제도의존은 개인의 삶과 복지의 상당부분이 제도에 의해 보장되는 것을 의미하지만, 역설적으로 제도의 대상으로서 자신의 일대기를 구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적으로 스스로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여건 하에서 개인의 삶은 매우 모순적으로 구성되며, 그것을 해결해야 할 책임은 온전히 개인에게 돌아간다. 

 

복지국가는 일종의 기술결정론을 추종한다. 인간의 문제는 과학과 기술의 진보, 정보와 데이터 관리를 통한 합리적 제도설계를 통해 개선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한 사회가 동원할 수 있는 과학적 지식과 관료제적 제도화의 정도에 따라 그 사회의 복지수준이 결정된다고 믿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회문제와 인간의 문제와 욕구는 언제나 구체적인 서비스에 대한 수요로 치환되고, 제도는 이러한 서비스를 생산하는데 주력하게 된다. 결국 제도는 문제의 본질을 획일적이고 보편적인 것으로 만드는 일종의 '프로그램'이 된다. 제도는 다양한 프로그램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을 것이므로, 사회문제의 다양한 측면을 건드리게 된다. 그러나 그것 역시 제도라는 시스템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마치 장기판 위에서 말들이 움직일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무한히 많지만, 어떤 경우에도 말이 장기판을 벗어나는 경우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권위주의적 국가와 허약한 시민사회의 조합에서 나타난다. 권위주의적 국가는 인간과 지역의 다양성을 간과하고 시민사회의 전통적이고 토착적이며 구체적인 지식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보다 표준화된 시스템을 더욱 신뢰하는 것이다. 허약한 시민사회는 자신의 문제를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상실할 뿐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역량이 자신의 내부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제도와 시스템에 의존하는 사회는 결코 건강하거나 행복한 사회가 아니다.

 

상호의존의 시민사회

 

인간 사회가 하나의 시스템이라면, 거기서 발생하는 문제는 그 시스템에 적합한 방식으로 해결되어야 하며, 시스템이 가진 기능과 역량을 유지하고 회복하는 방식이라야 한다. 최근 사회복지 뿐 아니라 정치철학에서 중요한 이념적 토대를 구성하고 있는 생태담론은 바로 이런 점을 강조한다. 인간이 구성하는 사회는 다분히 자연발생적이다. 생태계 내에서 생명체들이 공동체를 형성하는 방식과 모양은 일종의 프랙탈(fractal)이다. 사적 영역에서 가족의 형성 원리는 작은 공동체가 형성되는 원리와 방법으로 복제되며, 지역공동체 등 더 큰 공동체의 원리와 방법으로 반복 복제된다. 그래서 모든 인류 문명에서, 국가 이전에 공동체가 존재하는 것이고, 여전히 지구상에는 아직 미처 근대 국가의 모양을 갖추지 못한 지역도 있으나, 공동체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시민사회는 시장과 국가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동시에 가족의 외부에 존재한다. 시민사회는 단순히 배타적 경계를 갖는 생활공간으로서의 의미만을 갖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주민들이 공동의 이익을 증진하려고 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공유재(commons)을 두고 발생하는 개인 간의 갈등과 그 해결과정을 연구해 온 오스트롬(Ostrom, 1990)에 따르면, 정부나 시장보다 시민사회의 자발적 조직과 규범이 훌륭한 해결책이 될 수 있으며, 시민사회의 축적된 역량을 중심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은 국가나 시장의 역사보다도 훨씬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복지는 인간이 가족과 사회를 형성하는 원리에 충실한 방향으로 달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일정 수준의 제도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 서구의 복지국가 경험에서 얻은 교훈이며, 복지와 관련한 매우 중요한 유산이다. 그러나 그 제도 역시 인간 사회 구성의 기본 원리를 재확인하고 이를 회복하는 방식으로 구축되어야 한다. 스웨덴의 복지국가 형성과정을 사민주의 정치이념의 역사적 성과물이라는 것을 강조한 버먼(Berman, 2006)의 지적은 의미가 크다. 버먼에 따르면, 스웨덴이 사회민주주의 정치철학이 제도적으로 구현되고, 그 결과로 가장 진보적인 복지국가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시장에 대한 국가의 통제와 공동체주의적 호소에 기반을 둔 좌파의 전략” 때문이었다. 시장에 대한 국가의 개입이 가장 적극적으로 전제되는 스웨덴의 복지국가도 그 바탕에는 공동체주의에 기반한 시민사회가 있다는 것이다.

 

상호의존(interdependence)은 인간사회의 구성 원리를 함축하는 개념이다. 상호의존은 공동체의 어떤 구성원이 다른 구성원과 떨어져서는 생존할 수 없는 일방적 의존 관계와는 다르다. 상호의존 관계에서 참여자들은 정서적, 경제적, 생태적으로 서로 의지하며, 서로에게 책임을 갖는다. 따라서 상호의존 관계는 협력적이고 자율적인 참여자들 사이에서 발생한다.  정치철학 개념으로서 상호의존의 사회구성 원리는, 근대 국가 이후에는 국가와 시장의 존재를 정당화하는 정치 논리와 빈번히 대치해 왔다. 복지국가 역시 국가의 역량과 주도를 비교 우선의 위치에 부여한 복지체제이다. 복지국가의 성장을 설명하는 이론은, 그래서, 하나같이 국가 주도의 제도주의를 확인한다. 국가 중심의 제도화는 사회복지 제도와 서비스에 대한 인간의 욕구를 확대 재생산한다. 그것이 제도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상호의존 패러다임에서의 복지체제는 제도와 서비스에 대한 인간의 욕구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인간의 능력과 보살핌의 의지를 강조한다. 국가주도의 제도가 의학적 은유를 사용하여 문제 해결 중심의 접근을 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상호의존 패러다임은 문제에 대항할 수 있는 능력이 이미 가족과 지역사회에 담보되어 있다는 점을 전제한다. 정치철학자들과 사회학자들은 이러한 역량을 사회자본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사회자본은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를 만드는데 핵심적인 구성요소이다. 물론 특정한 제도를 통해 사회자본의 양이 더 많이 축적될 수도 있다. 요컨대, 사회자본과 제도는 상보적인 관계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자본이 모든 상품과 서비스가 화폐를 매개로 거래되는 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복지’가 시민사회의 주체인 개인의 문제임에도 이를 둘러싼 무대의 주연들은 언제나 국가 또는 시장이었다는 점은 의아하다. 복지국가 논쟁을 둘러싼 담론들은 복지라는 공유재가 마치 국가와 시장 사이에서 선택적으로 소유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복지국가는 복지라는 공유재를 정부라는 통치체로 실현되는 국가의 관리와 규제 하에 두는 것이 유일한 대안인 것처럼 가정한다. 이것은 이념적으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사이의 양자택일에 상응한다. 공유재와 관련해서 시장과 국가가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선택지가 아니라는 것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게다가 국가와 시장은 모두 그 역동성을 공동체적 형태에 의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그 공동체를 파괴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컬하다(Giddens, 1998). 

 

상호의존 패러다임은 비화폐적 교환(non-cash trade)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적 영역에서 호혜적 관계를 통해 교환되던 서비스가 화폐경제 속에 편입되면 개인과 개인의 관계는 더 이상 상호의존적이 아니다. 화폐는 임금노동에 의해서 획득되며, 그러한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 다시 노동시장으로 내몰려야 한다면 상호의존 패러다임은 성립할 수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역사회 내의 자원활동, 지역화폐, 조합운동 등은 매우 중요한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활동 역시 제도권 내에 편입되어 있다는 점은 다시 극복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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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의 탈정치화와 민주주의

 

과학적 지식과 기술에 의존하는 제도공학적 사회에서 시민들이 정치에 무관심해지거나, 정치공간에서 주변화될 가능성이 크다. 형식적으로 제도화된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의 규칙과 장치들로 부터 경쟁자들 사이에서 안정적인 협력구조를 제공받는 정치 엘리트들은 이러한 제도들을 통해 발생한 이익을 배타적으로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내부 정치공간에서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고 재생산하기 위해 제도를 유지하려고 한다. 한편 제도의 대상자들은 정치공간의 주변부에서 제도의 수급권을 획득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권력게임에 몰두한다. 기술적으로 세분화된 사회문제와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확장되어 가는 복지제도에 기인하는 이익집단정치는 반복지정치(anti-welfare politics)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생활세계 주체로서 개인의 정체성과 제도와 법률의 언어로 호명된 개인의 정체성 사이의 간극에서 혼란을 경험하는 개인들은 역설적으로 공동체를 찾아 헤맨다. 최근 한국사회에 불어닥친 공동체 열풍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시민사회의 반동적 행동으로 이해될 수도 있지만, 제도화된 국가 공동체로부터 타자화된 개인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한 성찰적 행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근대국가를 탄생시킨 계급으로서의 시민이 주체가 되는 정치공간은 복지국가의 태동과 성장으로 이어졌지만, 제도의 대상으로 파편화된 개인들이 구성하는 정치공간은 다분히 폐쇄적인 집단적 결속과 이해를 중심으로 한다. 신자유주의적 질서가 개인을 폐쇄적인 가족 내부로 후퇴시키고 경력개발에만 몰두하게 했다면, 복지국가의 제도들은 개인들을 정치공론장의 외부에 주변화시켰다. 이것은 매우 아이러니컬한 문제다. 복지국가의 형성과 팽창의 토대가 되어 왔던 정치적 역동이, 복지국가의 사회정책들이 정교한 제도들로 구축되어 갈수록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제도의 대상으로서의 개인은 대상으로서의 자격을 유지 혹은 확대하기 위한 권력게임에 참여한다. 이 권력게임은 제도와 개인 사이의 일대일 관계를 구성한다. 이렇게 구성된 관계는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조차 개인 차원의 정치적 발언권이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는 점에서, 다분히 일방적이다. 따라서 개인들은 제도의 개선 혹은 서비스 확대를 위해 정치적으로 연대할 가능성이 높고, 이러한 정치적 연대는 제도의 수급권을 둘러싼 길거리 권력을 형성하게 된다. 

 

복지국가 정치공간의 분절화는 시장의 분절화와 닮았다. 분절된 공간 안에서 교환의 규범과 방식은 별개로 존재하며 작동한다. 내부 정치공간은 정치 엘리트들의 지위 투쟁의 공간이며, 주변부 정치공간은 제도 수급자들의 투쟁 공간이 된다. 적어도 두 개로 분절된 정치공간 사이에는 소통이나 교환이 거의 일어나지 않으며, 투표에 의한 선거방식으로만 구현되는 대의민주주의의 형식적 합의에 의해 유지될 뿐이다. 개인과 가족의 복지 수준은 정치엘리트들의 이익과 제도에 의해 일시적으로 집단화한 수급 권력자들의 이익 사이에서 균형을 이룬다.

 

복지를 둘러싼 국가-시민사회-민주주의의 관계는 변증법적으로 순환한다. 복지국가의 제도는 시민사회의 참여와 합의를 통해서 수립되고, 시민사회의 역량은 제도화된 민주주의에 의해 조직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복지국가의 제도들은 시민사회의 정치적 역량을 형해화하고, 민주주의를 형식적 수준에서만 작동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국가-시민사회-민주주의의 순환은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지배하거나 식민화하려 할 때 대립적이 되며, 결과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약화시킨다. 복지국가 체제를 통해 충분히 강화된 국가의 권력은 시민사회 역량의 조직화와 동원을 통해 합목적적으로 작동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민주주의가 형식적 수준에서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복지가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세계에 대한 열망을 구현하는 것이라면, 실질적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 국가와 시민사회가 협력하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답이다.

 

 

1) 이 글의 일부는 다음 논문들의 내용을 요약적으로 발췌했음: 한동우(2012) “복지국가와 시민사회: 제도의존을 넘어서,” 한국사회복지조사연구, 30: 57-77; 한동우, 최혜지(2015) “복지국가는 사적영역을 어떻게 식민화하는가,” 한국사회복지학, 67(2): 161-181.

 

[참고문헌]

한동우(2012). “복지국가와 시민사회: 제도의존을 넘어서,”『한국사회복지조사연구』, 30: 57-77.
한동우, 최혜지(2015). “복지국가는 사적영역을 어떻게 식민화하는가,”『한국사회복지학』, 67(2): 161-181.
Berman, S.(2006). The Primacy of Politics, 김유진(역)(2010).『정치가 우선한다』후마니타스.
Boudieu, P. 최종철(역)(2004). 『구별짓기: 문화와 취향의 사회학』, 새물결.
Giddens, A.(1998). The Third Way: The Renewal of Social Democracy, 한상진, 박찬욱 (역)『제 3의 길』, 생각의 나무
Ostrom, E.(1990). Governing the Commons: The evolution of institutions for collective action, Cambridge University Press.
Scott, J.(2009). Seeing Like a State: How Certain Schemes to Improve the Human Condition Have Failed. Yale University Press.

목, 2016/12/0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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