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공익법센터가 공익변론하고 있는 CBS의 <김현정의 뉴스쇼(이하 뉴스쇼)>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명령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8월 19일 서울고등법원 제11행정부(재판장 안철상 부장판사)는 1심과 마찬가지로 방통위의 제재명령이 부당하여 취소하라고 선고했다. 이로써 행정기관인 방심위의 공정성심의의 부당성이 1심에 이어 다시 확인된 셈이다.
방송통신위는 2013년 11월 25일 <김현정의 뉴스쇼>가 시국미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한 박창신 신부를 출연시켜 박 신부의 주장을 인터뷰형식으로 소개한 것에 대해, 방송의 공정성 및 균형성(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9조)과 객관성(심의에 관한 규정 14조)을 위반했다며 2014년 2월 20일에 CBS에 ‘주의’라는 제재처분을 내렸다. CBS는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당했고 이어 방통위 제재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015년 1월 23일 “생방송 인터뷰로 진행된 해당 방송은 해설과 논평 프로그램에 가까워 공정성·균형성·객관성은 뉴스 프로그램보다 완화된 기준이 적용된다”며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며 CBS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번 항소심 재판부도 1심 재판부와 같이 당시 박 신부의 인터뷰 발언은 사실의 적시라기보다는 의견개진으로 보이고 또 여야 국회의원 등이 같은 프로그램에서 반론하기도 한 점 등을 들어 공정성 객관성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방송통신위의 제재조치는‘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치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이루어진다. 법원의 이번 판결은 그간 행정기관인 방심위의 공정성 심의가 정치적 잣대에 의해 자의적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비판을 다시한번 확인해 준 것이다.
방심위의 결정에 따른 방통위의 징계가 법원에 의해 무효 처리된 경우는 이번 뿐만이 아니다. 2014년 5월 대법원은 선대인경제연구소 선대인 소장이 출연해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한 CBS ‘김미화의 여러분'에 대해 ‘주의' 제재를 내린 방통위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또 지난 7월 8일 대법원은 정부의 천안함 사고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던 KBS '추적60분'에 ‘경고’처분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방심위의 공정성 심의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비인간 동물과 인간 동물을 가르지 않고, 모두 생명을 가진 존재라는 의미를 나타내고자 비인간 동물의 수를 셀 때 ‘마리’가 아닌 ‘명(命)’을 사용합니다.
현 사회에서 비인간 동물의 위치
인간이 비인간 동물을 바라보는 관점과 그들과 맺는 관계는 각 시대에 따라 변화해왔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동물권에 대한 논의가 점차 확장되고 있으며, 최근 몇 년 사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비건1)이란 개념도 낯설지 않게 되었다.
비인간 동물의 법적 지위를 개선해나가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는데 놀랍게도 지금까지 법적으로 동물은 생명이 아닌 물건에 준하는 존재로 다뤄졌다. 그렇기에 학대 사건이 벌어져도 가해자를 형사 처벌할 수 있는 죄목은 타인의 물건을 망가뜨리는 범죄인 재물손괴죄였으며, 동물 학대에 징역형을 선고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동물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향상과 시민 사회의 노력으로 한국 법무부는 지난 2021년 동물을 물건으로 보지 않는 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으며 국회에 계류 중이다.
종차별주의
동물 학대를 강력히 처벌하고, 다른 종에게로 공감을 확대해나가고자 하는 흐름은 반길만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동물을 종에 따라 다르게 대우하는 종차별주의(speciesism)2) 가 만연하다. 특정 종의 동물들, 구체적으로는 산업적으로 이용되는 소위 ‘가축’으로 분류되는 동물들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 이들은 동물보호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며 미약한 법규가 있어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 이들 동물들이 번식되고 사육되며 죽임당하는 모든 과정에서 겪게 되는 폭력은 관행이자 합법으로 널리 인정된다. 인간이 비인간 동물을 이용하는 산업의 규모는 지난 어느 시대보다도 거대해졌고, 그만큼 산업에 이용되는 동물들에 대한 처사도 잔혹해졌다. 비인간 동물들은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고통과 감정을 느끼는 생명이 아닌 이윤을 위한 도구로 대해진다.
우리 인간은 필요와 상황에 따라 비인간 동물들을 크게 ‘반려동물’, ‘농장동물’, ‘실험동물’, ‘야생동물’로 분류하여 극도로 다르게 대우해왔다. 종차별주의는 인간과 비인간 동물을 구분하고, 비인간 동물 중에서도 특정 종의 동물만을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여기서 말하는 보호할 가치는 오로지 인간의 기준이며, 인간의 이익을 침범한다고 여겨지면 ‘보호할 대상’에서 ‘유해조수’로 전락하기도 한다.
새벽이생추어리의 탄생
2020년 5월 국내 최초로 설립된 생추어리인 새벽이생추어리는 뿌리 깊은 종차별주의에 의문을 제기하는 동물권 단체이다. 생추어리(sanctuary)란 사전적 의미로 ‘안식처’, ‘피난처’를 뜻하는데, 1980년대 미국에서 처음으로 공장식 축산업에서 병들고 버림받은 동물들을 구조하여 돌보는 시설이 생겨나면서 지금과 같은 의미의 동물 생추어리가 확산되었다. 인간이 만든 시설 중 가장 동물권에 입각한 공간인 생추어리는 다른 어떤 목적보다도 그곳에 거주하는 동물의 안온한 삶을 가장 우선시하며, 야생에서 살아갈 수 없는 동물들의 자연 수명이 다할 때까지 그들의 돌봄을 책임진다. 동물보호소나 동물원과 다르게 동물을 사거나 입양 보내지 않고, 더 이상 동물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안락사시키지 않으며, 동물을 전시하거나 체험에 동원하는 등 인간을 위해 이용하지 않는다. 동물 한 명 한 명의 개별성과 고유성을 존중하고, 그들의 습성과 욕구에 맞춘 환경을 제공하며, 아플 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한다. 현재 새벽이생추어리에는 종돈장에서 공개 구조(open rescue)3)된 돼지 새벽이와 실험동물로 태어나 쓸모를 잃자 안락사 위기에 처했다 구조된 돼지 잔디가 산다.
우리 사회에서 ‘가축’으로 불리는 종인 돼지는 고기를 생산하는 것과 동물실험을 목적으로 주로 이용되며 각각 공장식 축산과 동물실험 산업4)에서 막대한 규모로 희생된다.
돼지도 반려동물로 불리는 강아지, 고양이는 물론 인간과도 다를 바 없이 고통을 느끼고 감정을 지닌 존재이지만 우리 사회는 이 사실을 철저하게 외면한다. 그렇게 해야만 거대한 자본이 계속 이윤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벽이생추어리는 그렇게 외면당하여 잊혀지고 가려져 온 동물들의 삶을 드러내는 활동을 한다.
돼지다움 그 너머 새벽이답게, 잔디답게 사는 삶
새벽이생추어리는 새벽이와 잔디가 살아가는 ‘돼지다운’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가치 있고 아름다운지를 알리며 우리 사회가 비인간 동물들로부터 어떤 삶을 빼앗아 왔는지를 보여준다. 새벽이와 잔디는 돼지 본연의 습성대로 부드러운 땅을 코로 파며 탐색하는 것을 즐기고, 자신들의 방식으로 다채로운 감정표현을 한다.
축산 농가에 사는 돼지들은 좁고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기에 한 공간에서 먹고, 자며 배변 활동을 한다. 땀샘이 없는 돼지는 본래 진흙을 몸에 묻혀 체온조절을 하는데, 축산 농가의 돼지들은 자신의 오물을 몸에 묻혀 체온조절을 할 수밖에 없다. 이와 달리 새벽이와 잔디는 스스로 자는 곳과 배변 활동을 하는 공간을 분리하여 생활하며, 더운 여름에는 진흙목욕을 하며 살아간다.
같은 돼지 종이지만 새벽이와 잔디는 서로 체격뿐 아니라 취향과 성격이 달라 단순히 ‘돼지’라는 하나의 분류로 묶일 수 없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인간들 사이에도 ‘너’와 ‘나’가 분명히 구분되듯이, 새벽이에게는 새벽이다움이 있고 잔디에게는 잔디다움이 있다. 그들은 각자 개별성과 고유성을 지닌 존재들이다. 새벽이생추어리는 새벽이와 잔디가 살아가는 생생한 이야기를 알림으로써, 어떤 인간 동물권 활동가보다도 강력한 목소리를 지닌 새벽이와 잔디를 대변해왔다.
폭력의 흔적을 지니고 살아가는 새벽이와 잔디
생후 2주차에 구조되었음에도 새벽이의 몸엔 종돈장에서 겪은 여러 폭력의 흔적이 남아있다. 열악한 종돈장 환경 탓에 새벽이는 피부병을 앓고 있었고 치료가 필요했다. 새벽이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꼬리가 잘리고 송곳니를 뽑혔다. 이는 새끼 돼지들이 변변한 환경적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서로의 귀와 꼬리를 무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또한 남성으로 태어난 새벽이는 고기에서 나는 웅취를 없앤다는 이유로 거세당했다. 이 모든 일들은 축산업 현장에서 이뤄지는 관행으로 마취 없이 진행된다.
잔디는 실험동물로 쓰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체구를 작게 만들고 피부색을 희게 만든 종의 돼지이다. 잔디가 밥을 먹거나 물을 마실 때 고개를 허우적거리는 행동을 자주 하는데, 수의사에 따르면 잔디 코의 모양이 선천적으로 기형이고 이는 근친 교배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인간은 원하는 특질을 만들어내기 위해 비인간 동물을 선택적으로 교배하고, 유전자 조작으로 개변했다. 이 과정에서 비인간 동물이 살아가야 하는 삶이나 해당 종의 복지는 고려되지 않았다. 젖소의 유방은 몸이 버티지 못할 정도로 많은 젖을 생산하도록 개변되었고, 닭과 칠면조는 거대한 가슴 무게를 지탱하지 못해 주저앉는다. 고기로 키워지는 돼지들은 평균 6개월령에 도살되는데, 단기간 빠르게 살찌우기 위해 성장촉진제가 사용된다. 인위적으로 비대하게 커진 몸을 버티기에 돼지의 관절은 너무 약하다. 새벽이 또한 관절 건강을 위해 평생 식단 조절을 해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새벽이와 잔디는 이미 인간에 의해 장애를 입고 기형으로 태어났다. ‘고기’와 ‘실험동물’이라는 목적만을 위해 강제로 몸을 개변시킨 결과, 다양한 건강상의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삶은 인간이 행한 폭력을 가감 없이 증언하며 성찰하게 만든다.
축산업의 가려진 비용
축산업에서는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 메탄, 이산화질소가 배출되며, 가축을 키울 공간 및 가축 사료를 재배하기 위한 공간 마련을 위해 대규모 벌목이 이루어진다.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의 1/3은 가축의 먹이로 이용된다. 누군가는 고기를 그 어느 시대보다 쉽고 값싸게 소비하고 함부로 버리기까지 하는 현실이지만, 이 세계에는 여전히 굶주리고 식수 부족에 시달리는 수많은 사람이 있다.
비좁고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에서 살아가기에 발생하는 필연적인 건강 문제를 예방하고자 더 많은 항생제와 살균제가 사용된다. 그리고 항생제 남용은 내성 있는 병원균을 만들어낸다.5) 현재 미국, 유럽, 일본 등에는 사상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유행하고 있다. 밍크, 수달, 여우 등의 포유류가 감염되어 집단으로 죽은 것이 확인되면서 ‘조류발 팬데믹’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6)
공장식 축산은 바이러스의 변이와 확산을 용이하게 만드는 밀집된 환경으로, 인수공통감염병의 위험을 높인다. 매년 발생하는 전염병으로 수많은 비인간 동물이 살처분7)되었다. 2022년 10월 기준으로 2019년 이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농가에서는 총 6만 5,404명의 돼지가 살처분되었는데, 확산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감염 여부에 대한 확인 없이 예방적으로 살처분된 인근 농가의 돼지는 그 5배가 넘는 34만 3,13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8) 동물들이 산 채로 매장된 땅에선 침출수가 흐르고, 이는 토양과 하천을 오염시킨다.
동물권은 비인간 동물만을 위한 것일까
2017년 경북의 한 돼지 농장에서는 이주 노동자 두 명이 돼지 분뇨로 막힌 구멍을 뚫기 위해 집수조에 들어갔다 유독가스에 질식해 죽었다. 사장의 지시로 어떤 보호 장비도 없이 맨몸으로 일을 진행하다 발생한 인재였다.9) 살처분 현장에 투입된 후 과로사, 자살 등으로 공무원들의 죽음이 잇따르자 정부는 살처분 인력을 외주화하여 용역을 주고 일용직 노동자로 대체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불안정한 신분에, 산재 처리를 해주지 않아도 되는 이주 노동자들이 들어왔다.10)
축사 인근 주민들은 축사 악취와 소음 피해를 지속적으로 호소한다. 혐오 시설인 축사는 땅값이 싸고 사람이 적은 지방에 위치하며, 도시의 사람들은 돼지, 소, 닭을 평생 마주치지 않고도 깨끗하게 손질된 고기를 마트에서 언제든 구입할 수 있는 소비자로만 남는다. 지금과 같은 지나친 육식 소비를 가능하게 만드는 공장식 축산 시스템이 유지되기 위해 누가 희생을 감내하고 있는지는 가려진다. 공장식 축산은 종차별주의뿐 아니라 도시와 지방 간 불평등과 빈부격차로 지속된다.
축산업으로 인한 환경 오염 피해를 가장 먼저 받는 자들은 비인간 동물과 인간 구분 없이 가난하고 힘없는 사회적 약자들일 것이다. 동물권의 문제는 비인간 동물들을 불쌍히 여기거나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동물권은 인간 사회의 빈곤, 생태, 공공 보건, 노동자들의 권리 등 인권을 포괄하는 개념일 수밖에 없다.
인간과 비인간 동물이 맺는 대안적 관계를 제시
새벽이생추어리에서는 정기적으로 소수의 돌봄 활동가(‘보듬이’)를 모집하여 일정 기간 매주 새벽이와 잔디를 만나 돌봄하며 관계를 쌓을 기회를 제공한다. 살아있는 돼지를 좀처럼 만날 수 없는 사회에서 새벽이와 잔디를 직접 만나 그들의 고유함을 알아가는 경험은 특별하다.
우리는 인간을 위해서라면 비인간 동물을 착취하는 것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느끼는 사회에서 평생 살아왔다. 새벽이와 잔디가 봄을 맞아 푹신하게 녹은 땅을 밟으며 신나게 뛰는 모습, 햇볕 아래 따사로움을 느끼며 평온하게 잠든 모습은 그들이 고기로 당연하게 태어난 것이 아님을, 그들 또한 그 자체로 존중받아 마땅한 주체적인 생명으로 태어났음을 깨닫게 한다. 이러한 경험은 단절되었던 비인간 동물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대안적인 관계를 만들어가는 시작점이 된다.
새벽이생추어리에서 새벽이와 잔디는 생추어리의 주인이고, 방문하는 인간은 손님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우리가 경험해본 적 없는 새로운 것이기에 생각과 달리 실패하기도 하고, 자신 안의 뿌리 깊은 종차별을 마주하는 날도 많지만, 더 나은 태도와 관계맺음을 위해 우리는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곳에 오는 인간은 비인간 동물을 불쌍한 존재로 여기는 시혜적인 태도를 지양하고, 새벽이와 잔디를 동물해방운동을 함께 하는 동료로 여기며 돌봄이란 방식으로 연대하고자 한다.
돌봄 활동은 직접 몸을 움직여 생추어리의 거주 동물을 보듬는 활동이기 때문에, 글이나 말, 교육으로는 다 전달할 수 없는 가치를 체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돌봄 활동에서 얻은 여운은 도시로 돌아온 일상에서도 지속되어, 당연하게 여겨온 관념들에 더 많은 균열을 내고 사회의 변화를 일으키는 동력이 된다.
모든 동물의 해방을 꿈꾸는, 새벽이생추어리
새벽이생추어리는 모든 사람이 비건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인간 동물이 다른 종의 동물, 자연과 맺고 있는 착취적인 관계에 대한 성찰 없는 비거니즘은 또 다른 누군가의 희생을 만들어낼 것이다. 새벽이생추어리가 말하고자 하는 동물권은 인간과 비인간을 가르지 않고 그 누구도 고통 속에서 생식 능력을 착취당하며 번식 당하지 않을 권리, 죽임당하기 위해 살아가지 않을 권리, 평생의 자유를 억압당하며 구속당하지 않을 당연한 권리를 말한다.
새벽이와 잔디의 삶을 통해 단절되었던 존재들과 연결되는 충만함을 더 많은 사람이 경험하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변화에 함께하기를 소망한다.
1) 비거니즘(Veganism)을 실천하는 사람. 비거니즘을 완전 채식주의라고 번역하기도 하지만, 식(食)에만 한정된 개념은 아니다. 동물을 착취하지 않으며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가치관이자 철학으로, 의식주를 아우르는 전반적인 삶의 태도를 말한다
2) 특정 종에 속한 개체가 다른 종에 속한 개체보다 더 우위에 있거나 열등하다고 판단하고 그에 기반하여 차별을 가하는 일체의 행위
3) 활동가들이 신원을 감추지 않고 농장에 들어가 동물들이 겪는 폭력적인 상황을 기록으로 남기고 죽어가는 동물들을 구조하는 직접행동을 말하며, 폭력으로 고통받는 동물의 ‘구조할 권리’를 확립하려는 활동이다. 새벽이는 2019년 7월 디엑스이코리아(DxE Korea) 활동가들에 의해 종돈장에서 공개 구조되었다. DxE(디엑스이)는 전지구적 동물해방 풀뿌리 네트워크로 알려진 동물권 운동 단체이다. 디엑스이 미국 활동가들은 미국 내 이뤄진 초국적 거대 축산 기업을 상대로 한 공개구조에 대해 ‘절도’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2022년 10월과 2023년 3월 각각 소송에서 배심원 만장일치 무죄가 선고되었다(※출처①: ‘학대’ 새끼돼지 구조해 절도죄로 기소… 배심원단이 내린 결론, 오마이뉴스, 손가영, 2022-10-10, ※출처②: dxekorea 인스타그램)
4) 잔디가 태어난 2020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희생된 실험 동물의 수는 4,141,433명이다. ‘운 좋게 살아남은’ 잔디만이 생추어리에서 세 번째 생일을 맞았다(출처: 2020년도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운영실적 및 실험 동물 사용실태)
5) 【공장식 축산을 고발한다②】 가축이 병들 때 사람만 건강할 수는 없다, 뉴스퀘스트, 박민수, 2022-09-20
6) [기후환경 리포트] 코로나19 다음은 H5N1? 조류발 팬데믹 인간 위협, MBC, 현인아, 2023-02-27
7) 가축 살처분은 바이러스의 숙주가 될 가능성이 있는 모든 동물을 죽여 없앰으로써 전염병의 전파를 막는 일종의 예방법이다. 한국의 무차별적인 예방적 살처분 기준에 대해서는 축산 농가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예방적 살처분은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비효율적인 과정이며, 살처분 현장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에게 강도 높은 트라우마를 유발한다.
무조건적인 기본소득은 모든 사람에게 그 사람의 상황이나 욕구에 상관없이, 근로의무 등의 자격 조건도 없이, 가구가 아닌 개인에게, 국가가 정기적으로 현금을 제공하는 제도이다. 제도 자체가 단순하고 명확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무조건적 기본 소득과 전혀 다른 것 같지만 원리상 차이가 없는 제도가 부의 소득세(NIT)이다.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무조건적 기본소득처럼 NIT의 수혜대상을 전 국민으로 설정하고, 세율과 급여감액률을 일치 시키면 무조건적 기본소득과 NIT는 그 결과에 있어서 다르지 않다. 단지 기본소득을 먼저 지급하고 연말에 과세를 하느냐, 처음부터 소득에 따라 감액된 기본소득을 지급하느냐의 차이만 존재할 뿐이다. 그러나 원리상 그렇다는 것이지 현실에서는 급여감액률과 소득세율을 완벽하게 일치시켜 통합적으로 구성하기란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개인소득세는 이미 누진적 소득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득세율과 급여감액률의 설계를 포함한 누진적 조세체계와 급여조건에 따라 기본소득과 NIT는 수렴될 수도,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런데 왜 무조건적 기본소득과 NIT는 각각 보편 주의와 선별주의를 대표하는 정책으로 보이는 것일까? 누가 급여를 받는지 즉, 국가가 모두에게 주는지 일부에게만 주는지는 빤히 알 수 있지만 누가 얼마나 세금을 내는 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지급은 가시적인데 납세는 비가시적인데서 비롯된 착시현상이다. 그 결과 기본소득의 경우 납세 과정은 잊은 채 급여 과정만 보고 “왜 부자에게까지 주느냐”, “똑같이 주니 재분배효과가 없다”는 등의 비판이 반복되어 왔다. 그리고 기본소득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금액을 지급하는 것을 중요한 대원칙으로 여기다 보니 보편주의 달성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똑같은 이유로 단점도 명확하다. 즉 모두에게 지급하려니 재원이 많이 소요되는 반면, 급여수준은 낮을 수밖에 없다. 많이 걷고 많이 쓰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반해 NIT는 현실에 적합하게 급여 대상과 보장 수준 등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적게 걷고 적게 쓸수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추진 주체의 의도에 따라 기존 사회보장의 폐지와 축소를 위한 도구(후진적 혹은 역진적 NIT라고 할 수있다)로 이용될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물론 기존 사회보장제도들을 손대지 않은 채 누진적 소득세율과 결합하여 소득이 절실한 사람을 위한 소득재분배 수단(이를 선진적 NIT하고 지칭할 수 있을 것이다)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어쨌든 위와 같은 중도 확장적인 자의성과 탄력성 때문에 NIT가 온건한 진보와 합리적 보수로부터 똑같이 정치적 관심과 지지를 받는지도 모르겠다. 무조건적 기본소득을 주창한 필리프 판 파레이스 와 야니크 판데르보흐트도 최근에 NIT(부의 소득 세)의 실현가능성을 높게 판단한다.
“공정하게 말해, 정치적인 실현가능성의 관점에서 보면 부의 소득세 제도쪽이 중요한 이점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다....부의소득세는 그에 상응하는 기본소득 제도와 비교해볼 때 조세와 지출의 총량이 훨씬 작을 수밖에 없다. 이는 부의 소득세 쪽이 훨씬 비용이 덜 드는 제도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주며, 따라서 사람들이 받아들이기도 쉬워진다.”(Van Parijs, P. and Vandervorght, Y. 2018).
최근에 국내에서도 NIT가 내년 대선의 핵심공약 과 연계되어 백가쟁명식으로 소개되고 있는데 몇 가지 방안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윤희숙 국민의힘 국회의원 방안
윤희숙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2020년 개최된 혁신 아젠다 포럼에서 NIT를 복지개혁의 방안으로 제안한 바 있다. 즉 기존의 현금지원체계를 완전히 재편하여 면세점 위의 가구에게는 세금을 징수하고 지원대상 가구에게는 소득을 지원하는 단일소 득지원체계를 국세청이 담당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국세청이 빈곤층을 포함한 모든 계층의 소득을 파악해 세금징수와 소득지원을 관리하는 일관된 소득지원/징수 체계를 갖추어 소득지원 프로그 램들을 모두 포괄적인 단일 소득보장체계 내로 흡수 통합 하자는 주장이다. 윤희숙(안)은 급여수준 이나 조건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고 있지 않지만,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 근로장려금, 자녀장려금에 추가로 기초연금, 그리고 국민 연금의 A값을 폐지할 것을 제시한다. 한편 급여는 가구를 단위로 지급하되, 수준은 중위소득의 50%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자산과 근로 가능 여부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고 원론적 수준에 머물고있어 NIT 도입을 통해서 난립되어있는 현금급여를 일소하자는 NIT 초보적 수준의 주장으 로 판단된다.
경제관료들 방안
경제관료 5명이 모여서 펴낸 『경제정책 어젠다 2022』에서 경제관료 출신답게 상당히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고 있다. 전국민을 지급 대상으로 설정하고 기존 제도의 폐지를 통한 단순화와 효율성에 초점을 두었다는 점에서 밀튼 프리드먼의 NIT에 가장 가까우며, 전액을 지원받는 대상은 육아/가사 전담자, 학생, 노인, 장애인 등 주로 비경제활동인구 이다. 경제활동인구 중 소득이 없거나 적어서 소득세를 내지 않는 무급종사자 등 저소득층을 포함하면 약 1,910만 명이 월 50만 원을 수급, 소득금액이 1,200만 원 이하인 소득계층은 0에서 최대 50만 원을 받게 되며 그 인원은 약 730만 명으로 추산, 합계 2,600만 명으로 약 130조원 소요로 추정된다. 다만 이들 정책의 결정적 결함은 기존 복지제도들의 전폐를 전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현가능성이 매우 낮으며 시행할 경우 엄청난 혼란과 분쟁을 야기할 소지가높다. 최근집필진 중 한명인 이석준 전국무조정실장이 윤석열 대선후보의 캠프에 합류했다는 소식이 있어 윤석열 후보가 『경제정책 어젠다 2022』의 NIT를 수용 할지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안심소득
이른바 ‘안심소득제(safety income system)’는 기존의 NIT 방식을 응용한 방식으로 박기성/변양규가 2017년에 “안심소득제의 효과”(노동경제논 집)에 발표된 논문에 기반하고 있으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 주장을 받아들인 이후 몇가지 소소한 내용이 바뀌었지만 그 외에 기본골자는 유지되고 있다. 박기성/변양규 안심소득체제 하에서 지원금액은 가구의 실질적인 소득수준을 나타내는 ‘인정소득’과 안심소득 지원 기준이 되는 ‘기준소득’에 의해 결정되었다. 기준소득은 특정 가구가 전혀 소득이 없을 경우에도 1인당 연간 최소 500만 원을 수급하고, 소득이 있지만 기준소득 이하인 경우에는 차액의 40%를 수급하도록 설계하였다. 따라서 안심소득의 수급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소득은 가구 구성원 1인당 1,250만 원이다 (1,250만 원40%=500만 원).
박기성/변양규 방안을 거의 그대로 원용한 오 시장은 ‘안심소득’ 실험을 실행하겠다고 선언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오세훈 시장의 안심소득 제안은 중위소득 100% 이하의 가구를 대상으로 중위소득에서 부족한 소득의 50%를 차등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 골자이다. 보수진영에서도 기본소득의 ‘사촌’인 NIT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점 에서 일단 환영할만 하지만 오 시장의 안심소득 방안은 몇 가지 문제점을 내재하고 있다.
첫째, 결정적으로 가구단위 지급이라는 점이다. 기본소득이나 NIT의 원형은 개인별 지급을 원칙으로 한다. 위 방안처럼 중위소득 100% 미만의 가구 단위를 대상으로 선별지급할 경우 1인 가구일 수록 다인가구에 비해 급여액에서 유리하므로 가족 해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령 가구 중 1명이 혼자 6,000만 원을 벌었다면 나머지 다른 가구원들은 안심소득을 한푼도 받지 못한다. 그러나 서류상 위장 이혼을 하거나 자녀들이 분리 독립을 할 경우 그들은 소득이 없기 때문에 1인당 각각 750만원씩 총 2,250만원의 안심소득을 받을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결혼을 미루거나 혼인신고를 하지않을 수 있다. 또한 가구별로 지급된 급여가 가구 구성원 모두에게 균등하게 배분되지 않을 수도 있는 ‘부자 남편을 둔 가난한 아내’(poor wife with rich husband)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동거여부를 사실상 확인하는데 소요되는 행정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이 점이 기본소득이나 최근 NIT 방안들에서 가구 대신 개별단위를 선호하는 이유이다. 이렇게 해서 형식적 가구 분리, 실질적 동거 등이 유행처럼 만연되면 소요예산도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둘째, 가구해체 가능성 만큼이나 중요한 문제점이 바로 국민기초생활 보장제도에서 의료급여를 제외한 생계급여, 주거급여, 자활급여를 폐지하고 근로장려금, 자녀장려금까지 폐지하는 것이다. 앞에서 설명한 기존 복지제도의 축소를 겨냥한 후진적 NIT의 전형으로서 본인의 소득인정액을 어떻게 산정하느냐에 따라 저소득층들의 순손실이 오히려 커질 수도 있고 기존 제도와의 비교, 조정과정에서 상당한 혼란과 불만을 야기할 수 있다. 셋째, 안심소득 방안대로 라면 소득이 전혀 없는 4인 가구의 경우 안심소득으로 연 3,000만 원(월 250만 원)을 받는다. 그런 데 가구합산 재산이 3억 이내이고, 가구소득이 중 위소득 50% 이하라면 올해부터는 시행되는 월 50만 원의 실업부조를(6개월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요건이 충족되어 아동수당, 청년수당, 기초연금까지 받게 되면 일하지 않고도 얻는 총 수입은 3,000만 원을 훌쩍 넘게 될 것이다. 넷째, NIT는 국세인 소득세 및 기존 중앙정부의 사회보장제도와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가 마음대로 실현할 수없는 국가 차원의 제도이다. 실험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방자치단체가 기초생활보장제도나 근로/자녀장려세제를 폐지 혹은 축소하는 결정을 할 수 없다. 따라서 서울시에서 NIT는 실현불가능하다.
근로참여소득 보장제
필자인 은민수(2021)는 더디게 추진되고 있는 ‘전국민 고용보험’이나 지원이 부족한 ‘한국형’ 실업부조를 대신하여 구직자와 저소득 불안정노동층을 위한 실질적 실업부조로서 NIT를 준용한 근로참여소득 보장제를 제시한다. 근로연령층(20~64 세) 중에서 근로능력을 영구상실한 자들은 공공 부조에서 보호하고, 이들을 제외한 미취업자에서 부터 저소득근로자들까지 망라하는 근로참여소득 보장 지대를 설정하여 일정수준의 소득까지 ‘급여감액’을 통해 ‘차등지급’ 한다면 근로유인을 유 지하면서 일정한 기초소득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직자와 저소득 불안정노동층을 위한 혁신적 실업부조로서 근로참여소득 보장제를 위해서는 몇 가지 방향과 원칙이 필요하다. 첫째, 근로연령층 중에서 소득세 납세를 전제로 개인단위로 지급하 며 각 개인이 벌어들인 소득만을 고려하여 차등지급한다. 둘째, 유사한 기능을 하는 근로소득 공제, 근로소득 세액공제, 근로장려금(EITC), 자녀 장려금(CTC) 등의 조세지출과 현재의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정리하여 재원으로 활용한다. 셋째, 코로나 등으로 인하여 지금 당장 다급한 비정규직, 영세자영업자 등 불안정한 지위에 있는 저소득 근로자들을 먼저 대상으로 설정하고 자격조건이 되는 소득수준을 단계적으로 높여간다. 이러한 원칙 이 따라 예시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2023년과 2024년에는 지급대상을 1인 중위 소득의 100%에 해당하는 2,000만 원 이하 근로 계층으로 납세신고 실적이 있는 자에 한정하여 최대 1인당 월 50만 원(연 600만 원)을 지급한다. 이때 급여액은 기준소득에서 본인 소득을 차감한 금액에 급여감액률 30%를 적용하여 결정된다. 따라서 지급 금액은 0원에서 600만원 사이가 될 것이다. 2025년과 2026년에는 지급대상을 납세 신고 실적이 있는 3,000만 원 이하 근로계층으로 역시 최대 1인당 월 50만 원(연 600만 원)을 지급한다. 한편 국세청 2020년 국세포털 자료를 기준으로 근로소득공제 폐지 이후 증세 효과를 추정하면 약 17조 8,890억 원이며, 근로소득세액 공제 폐지 이후 증세 효과는 약 7조 1,960억 원이다. 여기에 근로장려금 4조 3,920억 원과 자녀장려금 6,380억 원을 합산하고 2021년에 구직촉진수당 9,372억 원을 합산하면 약 31조 원이 마련된다.
근로참여소득 보장제는 역진적인 근로소득공제와 근로소득 세액공제 폐지를 통한 소득세 증가분으로 시장임금의 부족을 보충하는 사회적 임금을 제공함으로써 일자리의 지속과 소득보장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하나의 제도적 틀 내에서 통합적으로 해결하려는 제도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위에 소개된 안심소득과 다른 점은 개인단위의 NIT라 는 점이며, 경제관료들의 NIT와 다른 점은 전국민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개인단위 지급이기 때문에 가구단위 지급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우회할 수 있고, 전국민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정책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게다가 기왕 실시하고 있는 실업부조를 대체하고 유사 기능을 하는 제도의 정리를 통해 확보된 예산으로 재원을 마련하기 때문에 추가재원이 대폭 줄어든다. 그러나 이 방안의 결점은 소득분기점 이상의 소득자들로부터 저항과 반발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들의 근로소득 공제와 세액공제를 즉각 폐지하는 대신 1/2수준으로 하향조정하거나, 이들이 수급자격을 획득할 때까지 근로소득 공제와 세액 공제를 유지하고 대신 다른 재원을 사용하는 방법 등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결론
NIT는 일정 소득수준 이하일 때에만 급여를 받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근로를 유인하기 위해 소득이 늘어날수록 급여액의 감소폭이 줄어드는 감액 구조로 설계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다. 따라서 소득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아무런 조건없이 균등한 소득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의 ‘이념형’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어느 수준의 소득에 자격을 부여하느냐, 급여감소율을 어느 정도로 설정 하느냐 등의 제도설계에 따라 기본소득의 이념형에 ‘가까워질’ 수도 있다. 전통적인 자산조사 프로그램과 달리 NIT 제도는 저소득층과 빈자들만을 위한 제도라고 할 수없다. 왜냐하면 무조건적 기본소득에 비해 ‘부자 배제적’인 특성은 있지만, 공공부조처럼 ‘빈자 선별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적, 재정적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이점이 많다. 먼저 이 제도는 재정이 덜 소요되며, 근로 인센티브를 강화시킬 수 있고, 급여대상의 제한과 차등급여로 인하여 진보뿐 아니라 보수주의, 자유주의 진영으로부터도 지지를 견인해낼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 전개되고 있는 기본소득/NIT 논쟁이 이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사실 기본소득이든 NIT이든 국가적 차원의 사례가 전혀 없기 때문에 어느 것이 우월한지 확인할 수있는 방법은 없다. 두 가지 모두 시행에 수반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는 점에서 부분적 실행이 안전할수 있을 것이다. 가령 기본소득의 경우 중대원칙인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되, 매우 낮은 수준(연 50~100만 원)에서 시작하거나, NIT의 경우 전국민 대상 보다는 저소득 근로자 등 특정집단을 대상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 현실에 적합한 기본소득형 소득보장 방 안을 찾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연구와 정교한 실험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서울시의 NIT 실험의 기획은 정치적, 정책적, 재정적으로 의미가 깊고 한국사회의 기본소득 논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제도적 허점을 내장하고 있고 앞으로 실험 추진과정에서 여러 가지가 하향조정될 것 같은 느낌은 들지만 서울시가 보수진영 내부의 비판을 감수하며 NIT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는 자체가 놀라운 것이 사실이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감안한다면 당분간 기본소득과 NIT, 그리고 다양한 보편적 사회수당들 간 선의의 정책 경합과 논쟁은 계속될 것 같다. 어떤 제도가 국민들의 선택을 받을지 알 수 없지만 한국이 보편적 복지국 가의 길을 가는 데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110만여 명의 돌봄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은 개선없이 수십 년째 지속되고 있고,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돌봄수요가 증가해도 대표적인 기피 일자리로 전락되어 인력난이 심각합니다. 돌봄노동자의 노동조건과 처우 실태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해 돌봄노동자 증언대회를 개최하고 이들의 노동권 보장 방안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110만여 명의 돌봄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은 수십 년째 지속되고 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돌봄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일자리의 열악성으로 인해 대표적인 기피 일자리로 전락되어 인력난이 심각합니다.
민주노총 소속 돌봄노동자에 대한 실태조사결과 92%가 비정규직으로 고용불안정성이 매우 높고, 임금은 최저임금으로서 방문 돌봄노동자의 경우 시간제로 일할 수밖에 없는 조건에서 임금이 100만원~159만원 정도로 생계가 불가능한 저임금입니다.
방문돌봄노동자의 경우 2가구 이상을 담당하는 경우 이동에 따른 비용과 초과노동에 대한 비용 등이 지급되지 않고, 이용자의 서비스중단에 따라 해고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의 희생과 착취로 유지되는 돌봄정책은 더 이상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일자리의 열악성으로 인해 청년노동자 유입이 중단된 상태이며 노동자의 고령화 추세가 심각합니다.
이에 돌봄노동자의 노동실태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노동조건과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돌봄노동자 증언대회를 개최하고 돌봄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법제도 개선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오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높아진 집값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명분으로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기준을 9억 원에서 11억 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법안을 졸속으로 통과시켰다. 더불어민주당이 상위 2%에 대해 부과하고자 했던 내용을 11억 원으로 조정한 것일 뿐, 이는 명백히 부자감세이다. 종부세 대상을 축소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 위반 소지가 크고 역진적인 세금 혜택을 부여하는 시대착오적인 결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보장정책이 확대되고 국가의 역할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고액자산가들의 세금을 깎아주는 결정을 내린 국회를 강력히 비판한다. 부자감세에 지나지 않고 높아진 집값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는 종부세법안은 당장 폐기되어야 마땅하다.
종부세는 고액의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들에게 부동산 보유에 대한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위해 부과되는 세금이다. 그런데 종부세 대상 기준을 11억 원으로 상향하여 대상자를 축소하는 것은 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는 집값이 훌쩍 높아져버린 상황에서 부동산에 대한 세금이 과다하다는 고액자산가들의 민원 해결일 뿐이다. 집값이 올랐다는 것은 무주택자와 주택소유자 사이의 자산 격차가 더욱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자산 불평등이 날로 심각해 지는 상황에서 종부세 대상자 축소는 자산불평등을 방치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보유세는 OECD 주요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자산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낮은 보유세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그런데도 국회가 퇴행적인 부동산 세제 개편을 추진하면서 자산불평등 해결을 외면하고 있다. 불안정한 주거정책으로 위기에 당면한 서민들의 고통은 내팽겨치고 부자감세 추진한 국회를 강력히 규탄한다. 국회는 안정된 주거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국민의 기본권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조세형평성에 매우 어긋나는 종부세 후퇴법안을 당장 폐기해야 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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