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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수원시장이 팔아치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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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수원시장이 팔아치운 것

익명 (미확인) | 수, 2015/08/19- 16:24

지난 7월 어느 날 평상시와 달라진 것 없는데 개운치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늠하지 못했는데 눈썰미 있는 이가 보내 준 사진 한 장을 보고, 불쾌함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도로 표지판이 달라져 있었다. 표지판에는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이 쓰여 있었다. 영문 표기는 ‘시립’ 조차 넣지 않은 ‘Suwon I Park Museum of Art’ 였다. 수원시의회는 5월 21일 미술관 운영조례를 통과시키며 명칭과 운영에 대해 빠른 시일 내 개정안을 상정하라는 단서 조항을 명시했었다. 시민들 반대에 부딪혀 내린 결정이었다. 그러나 그 후 몇 달 수원시는 현대산업개발 측과 성의 있는 대화를 진행한 흔적이 없다. 오히려 10월 개관 앞두고 ‘아이파크 미술관’이라는 명칭을 기정사실화하는 작업을 진행했을 뿐이다.

 

“그깟 이름이 뭐라고?” 양측이 똑같이 듣는 질문이다. 기업 이름도 아니고 고작 브랜드 이름을 시립미술관 명칭으로 밀어붙인 수원시나 이를 반대하는 이들 모두 말이다. 그러나 그깟 이름이 아니기에 몇 달째 씨름중인 것은 분명하다. 이름이 중요해지는 순간을 돌아보면, 비장해질 수밖에 없다. 일제시대 창씨개명 거부가 지금이야 숭고한 결단으로 존중받지만, 과거로 돌아가면 어땠을까? 창씨개명 선택하고 강요하던 이들 입장에서 그깟 이름이 뭐가 중요하냐며 지조 지킨 이들을 폄하하지 않았을까? “목숨보다 중요해? 자식새끼 앞날보다 중요해?”라고 하지 않았을까? 오랜 시간 지나 보니 이름 지킨 것과 지키지 못한 것이 얼마나 큰 차이로 돌아오는가. 물론 ‘다카기 마사오’처럼 후대가 누리는 영광과는 무관한 일이다. 제대로 과거청산 된 사회가 아니니 말이다. 그러나 대통령조차 부친 과거 이름에 영향 받는 걸 보면, 이름이 ‘그깟’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IMF 즈음 한국사회 모든 가치가 돈에 사고 팔리기 쉬워진 어느 날, 대학건물 이름은 기업 브랜드로 바뀌기 시작했다. A관, B관, C관. 그와 동시에 밀고 들어온 프렌차이즈 업체들. 건물 지어주고 이름 하나 붙인 건데 무슨 상관있나 싶었다. 유명 상품들이 들어오니 나쁠 것도 없다 싶었다. 영세한 업주들이 눈물 흘리며 쫓겨났다. 그들 같은 규모로 다시는 호시절을 누리지 못하게 된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어리둥절 있어보니 공공기관들도 기업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있었다. 평범한 엄마나 아빠들이 들어 설 자리는 없어졌다. 장애인 재활을 위한다거나 명분을 만들지 않으면 시장은 열리지 않았다. 너무 스리슬쩍 당해버렸다. 문제제기 조차 없이, 그냥 당연한 질서로 받아들여 버렸다. IMF라는 어마어마한 충격으로 하루살이처럼 잘려 나갔다. 삶이 나락으로 추락할 때, ‘그깟’ 이름이 뭐가 대수였겠나. 그러나 돌아보니 알토란같던 모든 것은 거대한 공룡들이 모두 잡아 드시는 무림이 되어있었다. 돌이킬 수 없었다. ‘정상’질서가 되어 있었다.

2015년. 기업 이름도 아니고 기업이 파는 물건 이름을 공공기관에 갖다 붙인 첫 사례가 수원시에 탄생하게 되었다. 해괴한 일, 어디 전례가 있나 찾아 봤으나,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권선동에 아파트 지어 수천억인지 수조원인지 알 수 없는 이문 얻었으면 이익 환수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그 기업이 지불하는 돈 몇 푼에 감지덕지…. 수원시장과 의회는 수원시와 수원시민의 낯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단지 이름이라고? 이름 아래 팔리는 것이 무언지, 역사를 돌아보라 조언할 뿐.

 

2015. 8. 18 경기일보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원문보기>

원시장이 팔아치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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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입장문]
세월호참사 책임자, 해경지휘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법원의 판단을 엄중히 규탄한다.

1. 법원은 지난 2020. 1. 8. 김석균(전 해양경찰청장), 이춘재(전 해양경찰청 경비안전국장), 여인태(전 해양경찰청 경비과장), 김문홍(전 목포해양경찰서장), 유연식(전 서해해양경찰청장 상황담당관), 김수현(전 서해해양경찰청장) 등 해경지휘부 6명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범죄사실은 소명되었지만, 증거인멸의 염려가 충분하지 않고 도주의 우려가 부족하다는 점이 그 이유다. 우리는 위 법원의 부당한 판단을 엄중히 규탄한다.

2. 2014. 4. 16. 세월호참사 당일, 08:54경 “약 300여 명이 승선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 중”이라는 보고가 접수되었고, 08:57경 해경 문자상황보고시스템이 가동되어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상황실, 해양경찰청 본청상황실이 시스템에 입장했다. 그리고 09:10경, 중앙구조본부가 가동되어 김석균은 본부장으로서, 김수현과 김문홍은 현장 구조지휘자로서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다(「수난구호법」 제5조, 제17조, 「해상치안 상황처리 매뉴얼」(2012. 11. 해양경찰청, 「해상 수색구조 매뉴얼」(해양경찰청) 제4장 ‘해양사고별 조치요령’ 등 참조). 그리고 현장 지휘에서의 핵심역할은 인명의 수색과 구조였다.

구체적으로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지휘부의 핵심적인 역할은, ① 세월호의 침몰 정도와 승객대피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 ② 승객 구조에 관한 적절한 조치(선내진입, 퇴선명령 등)를 지시하는 것, ③ 상황실과 현장출동 중인 구조 세력(123정장, 헬기 등)이 세월호 선장과 교신하도록 방안을 강구하는 것, ④ 구조와 관련한 정보를 구조세력 사이에 효과적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 ⑤ 비상 탈출을 문의하는 경우에 신속하게 결정하여 지시를 내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해경지휘부는 자신들의 핵심적인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않았다.

3. 현장 지휘역할을 수행해야 할 김문홍은 이미 09:03경 3009함에서 세월호 침몰사고를 보고받았다. 김문홍은 당시 3009함에 대기 중이던 B512호 헬기를 이용하여 현장으로 갈 수 있었지만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현장으로 출동하지 않았고 그 이후 현장 지휘업무도 수행하지 않았다.

김수현과 유연식은 09:05부터 09:35까지 약 30분간 세월호와 교신한 진도 VTS가, 09:23경 “(1) 세월호 선체가 한쪽으로 계속 넘어가고 있다. (2) 승선 인원이 500명 정도이다. (3) 승객들에게 구명동의를 입고, 대기하라고 했으나 확인은 불가능한 상태이다. (4) 배가 좌현으로 50도 이상 기울어져 이동이나 탈출이 어려워 승객들이 선실 내부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5) 선원들이 움직일 수 없어서 조타실에 모여있다”라는 정보를 바탕으로 승객의 비상 탈출여부를 문의했음에도, 퇴선 준비 또는 퇴선 명령 등 구조를 위한 적극적 지시를 하지 않았다.

한편 09:26경 세월호 상공에 도착한 B511 헬기는 TRS 통신망으로 “배가 우측으로 기울어져 있고 지금 대부분 승객들이 선상과 배 안에 있음.”, “현재 45도 우측으로 기울어져 있고, 승객들 대부분 선상과 배 안에 있음”, “해상에는 인원들이 없고 인원들이 전부 선상에 (있음)”이라고 보고했다. 여인태는 09:36~38경 123정장 김경일과 통화하여 세월호가 좌현 50도로 기울어졌는데, 사람이 밖으로 나와 있지 않다는 현장 보고까지 받았다. 하지만 김석균, 이춘재, 여인태는 구조를 위한 어떤 지시도 하지 않았다.

4. 이처럼 해경지휘부 6명은 세월호에 탑승한 많은 승객이 선내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정보를 파악했음에도 구조업무를 전혀 수행하지 않았다. 구조세력의 선내진입, 퇴선 유도 또는 탈출 명령이 절실한 상황임에도 침묵한 것이다. 그 결과 304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었고, 유가족들은 영문도 모른 채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평생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할 상황에서 지금까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5. 이에 더하여 해경지휘부 6명은 세월호 참사 직후 이루어진 감사원의 감사과정에서도 자신들의 책임을 사고 현장에 출동한 123정장에게 모두 전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김석균, 이춘재, 김문홍, 김수현 등은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123정장과 승조원들로 하여금 퇴선명령 등을 지시했다는 허위의 기자회견을 개최했고, 허위의 공문서까지 작성하여 책임을 철저히 은폐하고자 했다. 나아가 김석균, 김수현, 김문홍은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청문회에서도 자신들의 책임을 부인했다. 가령 김석균은 “도의적 책임은 있으나 법적인 책임이 없다”라거나 “참사 당일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였다”라며 자신의 책임을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6. 이상과 같이 책임을 지속적으로 부인해오면서, 허위의 공문서를 작성하고 허위의 진술을 하는 등 진실을 적극적으로 은폐하려 한 해경지휘부 6명에게 증거인멸의 염려와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법원의 판단은 부당하다. 세월호참사 이후 약 6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 검찰이 확보한 TRS 등 물적증거만으로 당시 상황이 완벽히 재구성되기는 어렵고, 해경지휘부 6인의 진술과 관계자들의 진술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불구속 상태에서는 해경지휘부 6명이 진술을 왜곡할 수 있고, 특히 이들 6명은 해경 내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들이기에 다른 관계자들의 진술까지도 왜곡할 우려가 있다. 이처럼 해경지휘부 6명의 증거인멸의 우려가 충분히 예측되는 상황에도 이를 부정한 법원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7. 또한, 해경지휘부 6명이 현장을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총괄책임자라는 점에서 이들의 죄책은 무거울 것이라 예상된다. 따라서 이들이 무거운 죄책을 회피하기 위해 도주할 가능성 역시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법원이 위와 같은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부당하다.

8. 법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핵심적인 역할을 전혀 하지 않아 304명의 희생을 초래한 해경책임자들의 무거운 책임을 간과한 채, 심리를 상당히 미진하게 하여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는 304명의 희생자들의 소중한 생명과 남겨진 가족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외면한 것이다. 나아가 약 6년 만에 개시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을 가로막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는 해경지휘부 6명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청구를 전부 기각한 법원을 엄중히 규탄한다.

2020년 1월 13일

(사)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세월호참사 대응TF 등 210개 시민사회단체

화, 2020/01/14-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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