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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위+소수자위][성명] 여성가족부는 대전광역시 성평등기본조례 개정 요청을 철회하여 실질적 양성평등정책의 의미를 실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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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위+소수자위][성명] 여성가족부는 대전광역시 성평등기본조례 개정 요청을 철회하여 실질적 양성평등정책의 의미를 실현시켜야 한다

익명 (미확인) | 목, 2015/08/13- 18:15

[성명] 여성가족부는

대전광역시 성평등기본조례 개정 요청을 철회하여

실질적 양성평등정책의 의미를 실현시켜야 한다

 

 

여성가족부는 8월 4일 대전광역시에 보낸 공문을 통해서 새 양성평등기본법이 성소수자와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으므로 대전광역시의 성평등기본조례 중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규정하는 것은 입법취지에 반하므로 개정을 요청하였다. 하지만 이는 성주류화정책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처사이며 실정법상 성적지향·성별정체성 차별의 소지가 있고 한국이 국제사회에 천명한 실질적 양성평등구현 약속에 반하는 일이므로 이 요청은 철회되어야 한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올해 3월 뉴욕에서 열린 제59차 유엔여성지위위원회의 기조연설에서 한국의 북경행동강령 이행 노력을 설명하며 “북경행동강령 채택 직후 제정된 여성발전기본법(1996년)을 양성평등으로의 여성정책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하여 양성평등기본법(2015년 7월 1일 시행)으로 개정하였으며 실질적인 양성평등구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발굴하여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여성가족부는 새 양성평등기본법이 성주류화(gender mainstreaming)정책을 실현시키는 차원의 입법이라는 것을 국제사회 앞에서 천명했다.

 

성주류화정책은 북경행동강령 이후 각 국가에 도입되었다. 유엔경제사회이사회는 성주류화 개념에 대하여 ‘여성과 남성을 위한 제도, 정책 또는 프로그램을 포함한 모든 실행 계획의 이행을 모든 분야와 모든 수준 내에서 평가하는 과정이다. 이는 모든 정치, 경제, 사회적 영역의 정책과 프로그램의 고안, 이행, 감시와 평가에 있어 여성과 남성의 관심과 경험을 통합함으로써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혜택을 받고 불평등이 조장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고. 그리하여 궁극적인 목적은 성 평등을 이루는 것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유엔경제사회이사회의 합의결정 1997/2). 또한 세계경제포럼 같은 국제경제기구들은 성평등은 ‘옳은 일’이기도 하지만 성에 기반한 차별과 배제를 제거하는 것이 국가와 사회가 가진 자원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여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중요한 국가적 또는 초국가적 목표로 보고 있다.

 

이렇게 성주류화정책은 궁극적으로 국가적 성평등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 전략이자 수단일 뿐이다. 그런데 최근의 성주류화정책은 교차성(intersectionality)과 차별금지주류화에 주목하고 있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그 자체로 모두 ‘균질한’ 집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인의 정체성은 성별 외에도 연령, 인종, 장애, 성적지향 등을 포함한다. 이 차이와 다양성을 무시한 성주류화 정책은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 많은 국가들의 성주류화정책에서 드러났다. 이주여성, 장애여성 등의 집단을 특별히 보호하는 정책은 이미 여성가족부의 실질적 양성평등정책의 한 부분이다.

 

좋은 사례로는 유럽에서도 스웨덴이 대표적이다. 스웨덴에서 성주류화는 독립된 정책이 아니라 더 넓고 포괄적인 평등정책의 맥락 하의 목표를 쟁취하는 전략이다. 스웨덴은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2014년 성평등 순위에서 전체 142개국 중 4위를 차지하였다. 세계 최하위권인 117위의 한국과는 큰 격차가 있다. 대전시는 성평등조례를 준비하며 주한스웨덴대사의 강연 행사도 가져 비교사례로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지방자치단체가 좋은 성주류화정책을 입안하려고 하는 것을 여성가족부가 막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모법에서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교차적 차별금지사유가 지방의 성평등조례에서 고려되는 것은 위법의 문제는 아니다. 입법 과정에서 법제명의 채택에 대한 논란은 다소 있었지만 이런 방식으로 성적지향 등 성평등과 관련된 개념의 적극적 배제가 논리적으로 가능하다고 보이지도 않으며 실질적 양성평등을 꾀한다는 입법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국제동성애자인권위원회(IGLHRC)의 2010년 ‘비이성애규범적 여성에 대한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에 기반한 폭력’ 보고서에 의하면 특히 아시아의 성소수자 여성은 정신병원 강제입원 등 원 가족에 의한 박해, 교정 강간, 학교와 직장에서의 성희롱, 주거에서의 강제추방, 언론의 낙인 등 성별고정관념에 기반한 폭력과 차별에 시달리고 있다. 성평등 사회를 위해 시급히 해결되어야 하는 중대한 문제들이다. 2015년 4월 도입된 도쿄 시부야 성평등조례는 남녀인권과 성적소수자인권의 존중을 표방하고 있는데 정식명칭은 ‘시부야 구 남녀 평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를 추진하는 조례’이다.

 

성주류화정책은 일견 성중립적으로 보이는 정책과 결정에 성인지적인 요소를 도입하여 여성과 남성의 진정한 평등을 이끌어내자는 것이다. 그 시야가 좁다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한국의 여성가족부는 세계 최하위 수준의 한국 성평등지수를 살펴볼 때 지금 지방자치단체의 양성평등정책에의 노력을 방해할 상황이 아니다. 여성가족부는 이제 한국이 성에 기반한 고정관념과 차별에서 자유로운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실질적 양성평등을 위하여 더욱 노력할 책무가 있다.

 

성주류화정책을 이해하지 못한 이번 요청은 취소되어야 한다. 설마 이것이 김희정 장관이 여성지위위원회에서 피력한 실질적 양성평등의 실현은 아닐 것이다. 앞으로 양성평등기본법의 취지를 살리는 정책의 입안을 촉구하며 지방자치단체마다 그에 맞는 성평등조례의 입법을 기대한다.

 

 

2015년 8월 13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위원장 조숙현 / 소수자인권위원회 위원장 장서연

[성명] 여가부+대전광역시 조례 1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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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핵발전소 유치찬반 주민투표 결과에 대한 논평]

정부, 영덕군은 영덕 주민들의 유치 반대민의를 수용하라

 

 

영덕핵발전소 유치찬반 주민투표(이하 ‘영덕 주민투표’라고 한다) 관리위원회의 주관으로 영덕 주민들은 2015년 1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 12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민투표에 참여하였다. 투표인명부 18,581명 중에 11,209명이 투표를 하였고, 그 투표율은 60.3%에 이르렀다. 영덕핵발전소 유치찬반 투표에서 유치반대 91.7%, 유치찬성 7.7%, 무효 0.6%로 나타났다. 이로서 유치반대 91.7%라는 영덕군민들의 민의는 확인되었다. 영덕 주민투표는 영덕핵발전소 유치여부에 대하여 영덕 주민들이 헌법상 보장된 민주주의 원리와 지방자치제도 실현을 위하여 투표행위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영덕주민의 값진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영덕 주민투표는 핵발전소 유치신청 자체가 지방자치단체의 고유사무이어서 지방자치법 제14조 제1항, 주민투표법 제7조 제1항, 제2항에 의한 주민투표 대상인데도, 정부 또는 영덕군수가 영덕주민들과 지방의회의 정당한 주민투표 실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부득이 영덕핵발전소 유치찬반 주민투표 추진위원호가 영덕 주민투표를 추진하게 되었던 것이다.

영덕 주민투표가 실시되기 전 영덕 주민투표에 대하여 온갖 불법비방과 유언비어가 난무하였고, 영덕 주민투표를 무산시키려고 정부(산업통상부장관 및 행정자치부장관)는 행정기관이 주민투표를 지원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는 서한까지 보냈다.

심지어 투표당일 20개의 투표소 주변에는 한수원 측이 동원한 직원들이 차량 안에서 블랙박스로 투표소 안을 촬영 하면서 투표참여 영덕주민들의 수를 계산하였고, 투표 참여율이 높은 마을 주민들에 대해서는 마을을 돌거나 마을 길목에서 불법 투표에 참여하지 말 것을 홍보하였다. “가짜투표, NO”라는 스티커를 부친 차량까지 동원되어 마을을 돌고 있었다. 투표당일 추운날씨와 비가 오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투표인명부 기준으로 60.3%라는 투표율로 나타났고, 영덕주민들의 유치반대 의사가 91.7%로 나타났다는 것은 지방자체단체장이 영덕핵발전소 유치신청을 일방적으로 진행하였다는 것을 천명하는 것이고, 정부의 예정지고시가 영덕 주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것임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특히 여러 차례의 보궐선거 투표율이 20%에 불과하였다는 점, 영덕 유권자 3만4432명 중 7천명이 부재자이어서 사전투표를 할 수 없었다는 점, 앞서 정부, 영덕군, 그리고 한수원의 노골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영덕핵발전소 유치는 민의로서 반대한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따라서, 정부와 영덕군수는 모든 악조건 속에서도 영덕 주민들이 헌법상 보장되는 민주주의 원리와 주민자치의 원칙을 실현하기 방편으로 영덕핵발전소 유치의 반대의사를 표출한 영덕 주민의 민의를 존중하여 영덕핵발전소 추진정책을 백지화하는 등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2015. 11. 13.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

위원장 이 정 일[직인생략]

금, 2015/11/1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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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국정원이 보유하고 있는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는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

서울행정법원은 2018. 7. 27.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산하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학살 징상규명을 위한 TF’(이하 ‘민변 TF’)의 간사를 맡고 있는 임재성 변호사가 국정원을 상대로 제기한 베트남전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학살 관련 자료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소송을 인용하였다.

이번 판결은 학살 사건 존부에 대한 판단이나 국가책임을 다룬 것은 아니나,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과 관련된 한국 사법부의 최초 판단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특히 국정원이 베트남 민간인학살 사건과 관련된 자료를 보유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확인하였고 그 자료를 토대로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공식적인 사과와 책임 이행을 촉구”하는 활동이 가진 공익이 정보를 비공개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고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국가정보원은 이번 판결을 수용하여 관련 자료를 즉각 공개해야 할 것이며, 과거와 같이 기계적으로 항소, 상고를 하는 부당한 관행을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판결에서 공개대상이 된 자료는 1968년 2월 12일 베트남 중부 꽝남성의 퐁니·퐁넛 마을에서 청룡부대 1대대 1중대에 의해서 발생한 민간인 74여명에 대한 학살사건(이하 ‘퐁니·퐁넛 학살사건’) 관련 자료이다. 퐁니·퐁넛 학살사건은 당시에도 ‘제2의 미라이 학살’이라고 불렸을 만큼 그 학살규모나 양태가 매우 처참하여서 외교적인 논란이 되었다. 이에 당시 중앙정보부는 1969년 11월경 학살에 관련된 1중대의 1소대장 최영언 중위, 2소대장 이상우 중위, 3소대장 김기동 중위를 신문하였는데, 이번 판결에서는 그 신문조서의 목록을 공개하라고 판결하였다. 나아가 이번 판결에서는 중앙정보부가 퐁니·퐁넛 학살사건과 관련하여 작성한 문서들을 1972년 8월 14일경 마이크로필름 형태로 보관하기 위해서 촬영하였다는 사실까지 확인되었는데, 민변 TF는 이번 판결을 바탕으로 마이크로필름 형태로 보관된 다른 학살 관련 자료들에 대한 광범위한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18년 4월 서울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던 시민평화법정에서는 2건의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사건이 다루어졌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퐁니·퐁넛 학살 사건이었다. 이 학살 사건에 대해 김영란 전 대법관을 포함한 재판부는 학살 사실이 인정되고, 이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국가배상책임 역시 존재한다고 판결하였다. 민간법정이기에 판결의 구속력은 없었지만, 50년 전 벌어졌던 위법한 국가행위에 대한 무게 있는 시민사회의 비판이었음에도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들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학살의 증거를 ‘중대한 외교적 이익의 현저한 침해’를 운운하여 감추고 있는 것이다.

국정원은 이번 판결에서 인정된 신문조서 목록을 넘어서서, 국정원이 보관하고 있는 퐁니·퐁넛 사건 및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사건 관련 일체의 문서를 공개하길 바란다. 대한민국 정도의 국제사회의 위상을 가진 국가가 자신이 과거 자행한 위법한 행위에 대해 보관하고 있는 자료조차 은폐하고 있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무엇보다 이제 고령이 된 피해자들이 진실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시민평화법정에서는 퐁니·퐁넛 학살의 생존자 응우옌티탄이 원고로서 참석하였다. 응우옌티탄은 학살 당시 8세의 소녀였는데, 학살 사건으로 복부에 큰 총상을 입고, 오빠를 제외한 가족 5명을 잃었다. 58세가 된 응우옌티탄은 왜 한국군이 8살짜리 소녀에게 총을 쏘았는지 묻고 싶다며 절규하였다. 국가정보원에 보유하고 있는 자료에는 그 답이 담겨있을 것이다.

민변 TF은 이후 보다 광범위한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통해 베트남전 민간인학살의 진상을 확인할 것이다. 그러나 베트남전 민간인학살과 같은 광범위한 불법행위에 대해 시민단체의 정보공개청구만으로 그 전모를 확인하기란 극히 어렵다. 국정원뿐만 아니라 국방부 등 다른 국가기관 역시 이번 판결의 취지를 적극 수용하여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관련 자료를 공개하길 바란다. 그럴 때만이 한국 사회는 비록 많이 늦었지만 스스로의 과오를 스스로의 힘으로 성찰하고 고백하는 중요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참조기사 :

한겨레, 법원 “국정원, 베트남학살 참전군 조사 문건 목록 공개하라”, 2018. 7. 27.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55222.html

 

201882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TF

팀장 김 남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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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8/08/0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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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5일) 백남기님이 영면하셨다. 2015년 11월 14일 집회 참가 중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지 317일만이다. 이 죽음이 경찰에 의한 타살이라는 것은 이미 분명한 사실이다. 경찰의 물대포에 의한 살수로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이로 인한 두개골 골절과 외상성 뇌출혈의 소견은 응급실에서의 진단으로 이미 분명했고 수술이후의 치료는 사실상 연명치료를 위한 것이었다. 즉 이미 사인은 상식적으로도, 그리고 의학적으로도 분명히 밝혀져 있는 상태다.

그런데 검찰과 경찰은 부검을 통해 ‘사인’을 밝히겠다고 하면서 유가족들이 원하지 않는 부검을 시도하고 있다. 이미 사망원인이 분명히 밝혀진 사안에 대해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은 불필요하다.

백남기 농민은 지난 11월 14일 물대포에 쓰려져 의식이 소실된 채 방문한 응급실에서, 뇌출혈인 외상성 경막하출혈 및 지주막하 출혈 등으로 사실상 소생의 가능성이 없다는 설명을 듣고 의사로부터 퇴원을 권유받았다. 이후 생명연장 목적의 수술 후 혼수상태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가 사망하였다. 이와 같은 사실은 의무기록(수술기록, CT 등 영상자료, 그 외 의무기록)으로 이미 분명하다. 외상성 뇌출혈이 사망 원인이라는 사실은 이미 명확한 현재 상황에서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은 의미가 없다.

 

백남기 농민의 사망원인이 ‘급성 신부전’에 의한 ‘병사’가 아닌 ‘외상성 뇌출혈’에 의한 ‘외인사’라는 점 또한 분명하다. 26일 오전 이철성 경찰청장은 “애초 병원에 이송될 때는 ’지주막하 출혈’로 기록돼있으나 주치의가 밝힌 사인은 급성심부전으로 인한 심정지사’로 돼 있다”며 부검을 통해 사인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에서 작성한 사망진단서에 의해서도 ‘원 사인’은 외상성 뇌출혈인 ‘급성 경막하출혈’이다. 그 외 중간선행사인이라고 적혀있는 ‘급성 신부전’은 ‘원 사인’에 의한 와병 상태에서 얻을 수 있는 질환일 뿐으로 의미가 없다. ‘진단서 등 작성교부지침’ (대한의사협회 2015.3, 통계청)에 따르면, 예를 들어 암환자가 와병중에 폐렴이나 장기부전에 의해 사망했을 경우 사망진단서에는 직접사인으로 폐렴이나 장기부전을 적지만, 선행사인(원 사인)은 암을 적어야하고 이 환자의 사망원인은 암이 된다. 이러한 간단한 내용조차 파악하지 못하면서 일국의 경찰수장인 경찰청장이 기자회견을 연다는 것은 창피한 일이다. 더욱이 경찰청장이 콩팥의 기능부전을 뜻하는 ‘신부전’과 심장의 기능부전을 뜻하는 ‘심부전’을 구분하지 못하여 ‘심부전에 의한 심정지’를 말한 것은 민망하기조차 하다.

 

우리는 또한 서울대병원이 발행한 사망진단서에 ‘외인사’가 아니라 ‘병사’로 기록되어있는 부분에 대해서 매우 큰 유감을 표한다.백남기 농민의 경우 원 사인은 외상성 뇌출혈임이 분명하고, 또한 사망진단서에도 원 사인이 외상으로 일어나는 급성경막하출혈이라고 명시되어있다. 병사/외인사 구분은 원 사인에 따르라는 대한의사협회 및 통계청의 진단서 작성지침과는 달리 서울대병원의 사망진단서에는 병사/외인사 구분을 병사로 구분해놓았다. 국민적 관심사안인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에서 서울대병원측이 초보적인 실수를 저질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우리는 외압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법원이 부검영장 발부를 기각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그러나 경찰은 상식이하의 근거 아닌 근거를 들이대면서 다시 강제로라도 부검을 시도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경찰폭력에 의한 사망이 분명한 상황에서 가해자인 경찰이 사망원인을 다시 밝히겠다고 나서는 상황이다. 상식적으로 그 저의가 의심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유족들의 동의 없이, 이미 사망원인이 분명히 밝혀진 백남기 농민의 부검은 불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2016. 9. 26.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월, 2016/09/2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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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비정규직 백화점이다. 학교는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를 만들겠다고 한 공공부문의 중요한 일부다.

그런데 7월 20일 나온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염원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매우 실망스러운 발표였다.

14만여 무기계약직은 정규직화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구체적 방안은 없는 채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해 처우 개선을 하겠다고 했다.

무엇보다, 영어회화전문강사, 스포츠강사 등 비정규직 강사와 기간제 교사를 정규직화 전환에서 제외했다. “타법령에서 기간을 규정하는 특성상 전환이 어려운 경우”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동안에도 비정규직 강사와 교사는 기간제법의 제외 사항으로 무기계약직도 되지 못하고 매해, 매학기 재계약의 불안을 겪어 왔다. 상시‧지속 업무의 기간제 사용 사유 제한을 강화하겠다면서, 학교 비정규직 강사들은 기간제로 계속 묶어두는 것이 정녕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라 할 수 있는가.

이런 문재인 정부의 정책은 영전강 관련 법원 판결과 국가인권위의 권고와도 어긋난다. 국가인권위는 최근에 “애초 정부의 4년 한시적 사업을 초과해 계속 고용하고 있으므로 무기계약직화 하라”고 권고했다.

몹쓸 이간질

문재인 정부는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과의 형평성을 핑계로 댔다. 그러면서 앞으로 제한적 공개 경쟁을 통해 정규직화를 고민해 보겠다고 한다. 취준생과 비정규직 강사·교사를 대립시키는 것은 몹쓸 이간질이다.

그동안 OECD 평균보다 높은 과밀 학급이 교육 환경을 악화시키는데도 정규직 교사를 확충하지 않고 비정규직 교사를 늘려 온 장본인이 바로 정부다.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 교사들은 고용 불안과 열악한 처우로 고통받았고 정규직 교사들의 노동조건은 악화됐고, 임용고시 경쟁률은 치솟았다. 결국 정부가 (정규직·비정규직·취준생) 노동자들 간 경쟁과 반목을 조장한 것이다.

정부는 파이를 늘리지 않은 채 노동자들이 줄어든 파이를 놓고 경쟁하라고 부추기지만, 우리는 정부에게 파이를 키우라고 요구한다. 교육의 질을 개선하려면 더 많은 정규 교사들이 필요하다.

2014년 한국의 학급 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23.6명, 중학교 31.6명으로 OECD 평균(초 21.1명, 중 23.1명)보다 월등히 많다. 박근혜 정부 이후 교원 법정정원 확보율마저 70퍼센트대로 떨어졌다. 전교조 정책실 자료에 따르면, 학급 당 학생 수를 OECD 상위 수준으로 맞추려면 적어도 10만여 명의 교사가 더 필요하다.

장기적인 경제 침체 속에 어려움을 겪는 가정을 대신한 돌봄, 냉혹한 경쟁 사회의 영향으로 인한 학생들의 각종 심리적 장애와 학교 폭력 등 학교는 아이들의 바람직한 성장을 위해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는 곳이다. 이 때문에 학생들 한 명 한 명과 눈빛을 교환할 수 있는 따뜻하고 여유 있는 교실을 만드는 게 매우 시급하다. 그러자면 정규 교사들을 더 많이 충원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전교조 집행부의 최근 입장은 몹시 우려스럽다. 전교조 집행부는 6.30 학교 비정규직 파업을 앞두고 “6.30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을 지지하지만 영전강, 스포츠강사, 돌봄강사의 정규직 교사 전환에 반대하고, 현행 교원임용체계를 무너뜨리는 정규직 전환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조합원들에게 공지했다. 그러자 정부는 교활하게도 “노동계의 반발”을 핑계 삼아 비정규직 강사·교사의 정규직 전환 배제의 책임으로부터 빠져나가려 한다.

비정규직 강사·교사들의 고용 불안이 지속되면 학교 현장에서 교육다운 교육이 어려울 것이고, 정부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쉽게 쓰고 버리는 악행을 반복할 것이다.

무엇보다, 전교조 집행부의 입장은 학교 노동자들의 단결을 해칠 위험이 크다. 임용고시 합격증은 결코! 절대! 노동계급의 단결보다 우선될 수가 없다.

지금까지 교육의 큰 축을 담당해 온 기간제 교사, 학교 비정규직 강사들은 정부가 책임지고 (그 제도의 폐지와 함께) 정규직 교사로 전환해야 마땅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학교 비정규직 교사들의 교육 전문성 확보를 위한 연수를 지원하고, 학교는 연수 기간에 휴직을 보장해 줘야 한다.

 

우리는 학교 비정규직 강사·교사들이 정규 교사들과 마찬가지로 학교 안에서 중요한 교육을 담당하는 동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규직화를 위해 싸우고 있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무조건, 적극 지지한다.

그리고 정규 교사들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지지하고, 더 많은 정규 교사 충원을 요구하며 싸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럴 때 경쟁 교육이 아니라 협력 교육이 학교 안에서 꽃 피기 시작할 것이다.

2017년 7월 26일
노동자연대 교사모임

수, 2017/07/2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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