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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3] 독자설문조사 “복지동향을 통해 복지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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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3] 독자설문조사 “복지동향을 통해 복지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익명 (미확인) | 수, 2015/06/10- 17:50

독자설문조사

“복지동향을 통해 복지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에서는 더 나은 복지동향을 만들기 위해 2015년 4월 22일부터 5월 10일까지 복지동향 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에 지정 후원하는 독자 139명, 복지동향만 구독하는 독자 37명, 총 176명의 독자가 설문에 참여하였다.

 

<설문개요>

 

1. 조사 목적 : 복지동향 200호를 맞이하여 독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복지동향 활동에 활용하고자 설문조사를 실시함

2. 조사 방법 : 설문지를 이용하여 이메일 조사

3. 조사 대상 :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회원과 복지동향 정기구독자

4. 조사 기간 : 2015년 4월 22일~5월 10일

5. 조사 응답 : 총 176명(회원 139명, 비회원 37명)

 

1. 복지동향을 구독하는 이유는?

 

복지동향을 구독하는 이유에 대해, ‘사회복지분야 최근 이슈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가 응답자의 71%(125명)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그 외 ‘참여연대 지원 차원에서(16%)’,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가 풍부해서(9%)’, ‘보던 거라고 그냥 계속 보고 있음(3%)’ 등이 뒤를 이었다.

 

응답의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대다수의 독자들이 사회복지분야 최근 이슈를 파악하기 위해 복지동향을 구독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이는 복지동향 창간 목적에 일정정도 부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 현 복지동향 코너 중에서 제일 관심 있게 보는 코너는 무엇인가?

 

현재 복지동향은 총 5개의 코너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가장 관심 있게 보는 코너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69%(122명)가 ‘기획주제’를 꼽았다. 뒤를 이어 ‘동향’이 16%, ‘칼럼’이 10%, ‘열린광장’이 3%로 나타났다. 반면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단체를 소개하는 ‘동서남북’ 코너가 1%로 응답자의 선택이 낮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3. 최근 2년 복지동향 기획주제 중 인상 깊었던 주제는?

 

최근 2년 동안 복지동향 기획주제 코너에서 다뤘던 주제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주제에 대한 질문에 ‘복지국가재정/조세정책’이 76표로 가장 많은 표를 받았으며 뒤를 이어  ‘무상복지논쟁’이 53표를 얻었다. 그 이외는 ‘사회복지사의 인권과 일터(29표)’, ‘정부예산안평가(28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개편(27표)’, ‘청년문제(24표)’, ‘참여연대사회복지운동평가(23표)’ 등이 비슷한 득표율을 보였다.

 

4. 앞으로 복지동향이 개선했으면 하는 점은?

 

복지동향이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 응답자의 44%가 ‘읽기 쉽고 재미있게 구성’해야 한다고 답했다. ‘전문성을 강화했으면’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4%, ‘페이지가 늘어나더라도 더 많은 정보를 담았으면 좋겠다’고 답한 응답자도 20%를 차지했다. 그 외 2%의 독자는 ‘표지 디자인과 내부 편집 업그레이드’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였으며, 기타 의견으로는 ‘신진 연구자나 새로운 관점을 가진 연구자들의 투고 확대’ 등의 의견이 있었다.

 

기획주제의 필자가 대부분 전문가 중심으로 이루어지다보니 독자에게 기획주제 구성이 어렵게 느껴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복지동향이 현재와 같이 전문성은 유지하되 독자들에게 쉬운 구성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할 것 같다.

 

5. 복지동향이 공개적으로 원고를 모집한다면 투고할 의향이 있는가?

 

복지동향에서 공개적으로 원고를 모집하게 되면 응답자의 45%가 복지동향에 글을 투고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반면 53%는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6. 복지동향 구독을 주위사람들에게(친구/지인)에게 권유할 의향이 있는가?

 

응답자의 95%는 복지동향을 주위 사람들에게 권유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 회원과 비회원 모두 권유할 의향이 각각 96%, 92%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은 응답자의 일반적 특성에 관한 것이다.

 

1. 응답자의 복지동향의 구독기간은?

 

응답자의 복지동향 구독 기간은 1년 이상 5년 미만이 108명(62%)로 다수를 차지했으며, 1년 미만이 27명(15%), 5년 이상 10년 미만이 23명(13%), 10년 이상이 18명(10%)로 나타났습니다.

 

2. 응답자의 성비

 

응답자의 성별구성은 남자 49%, 여자 50%로 균등했다.

 

3. 응답자의 연령 분포

 

연령대별 분포는 40대가 3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30대가 29%가 그 뒤를 이었다. 50대과 20대는 각각 15%, 14%임을 알 수 있었으며 60대가 3%로 가장 낮은 비율을 차지했다.

 

4. 응답자의 직업

 

응답자의 직업분포를 살펴보니 ‘복지분야 종사자’가 44%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사무직/전문직’이 20%, ‘교수/연구직’이 14%, ‘학생’이 5%, ‘자영업/사업’, ‘활동가’가 4%로 나타났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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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 dir="ltr">사회복지시설운영의 공공성 강화 운동</h1> <p> </p> <h3 dir="ltr" style="text-align:right;">김경훈 서울복지시민연대 간사</h3> <p> </p> <p dir="ltr">위수탁 제도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의 공공기관이 위탁자가 되어 민간기관의 수탁자들과 계약을 맺고 사회복지서비스를 대상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1980년대 이후부터 보편화되기 시작하였다. 왜냐하면 1980년대 이전에 이미 사회복지서비스 인프라가 민간시설 중심으로 성장해 있었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이미 마련되어 있는 사회복지시설과 인력 등을 활용함으로써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반대로 민간부문은 공공부문의 사회복지서비스 확대에 따른 민간부문에 대한 투자 확대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p> <p dir="ltr"> </p> <p dir="ltr">이러한 위수탁 제도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주요 사회복지이용시설(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이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고 법인 직영을 포함하면 90%가 넘어가게 된다. 민간부문이 공공부문으로부터 위탁받은 업무는 단순 사회서비스 제공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사회서비스의 공공성까지도 위임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몇몇 수탁 기관들이 민주성과 투명성, 공공성 등을 준수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p> <p> </p> <h2 dir="ltr">진각복지재단의 시설 사유화</h2> <p dir="ltr">진각복지재단은 일상적으로 종교의식과 직원 동아리를 빙자한 합장단의 참여를 강요하였다. 종교의식 참여뿐만 아니라 종단과 법인의 행사 때마다 각종 명목으로 후원금을 강요하고 이를 기관 차원에서 확인하고 점검하였다. 부당한 지시와 명령에 따르지 않거나 맘에 들지 않으면 산하 시설 간 인사이동, 지방발령, 직위강등, 부당해고 등으로 사회복지노동자에게 침묵과 순응을 강요하였다. 법인의 수익창출을 위해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산하 시설을 동원하여 이득을 취하였고 임원과 시설장은 상근의무를 위반하고 영리 업체를 겸직하였다. 전국의 44개의 시설을 운영하는 대형 사회복지법인 진각복지재단이 종교와 사회복지를 명목으로 대중에게 악행과 불의를 행사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였던 것이다.</p> <p> </p> <p dir="ltr">이에 시민사회는 진각복지재단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고 엄중 처벌할 것을 촉구하였고 진각복지재단의 사회복지시설 운영 중단과 지자체의 위탁 해지를 요구하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서울시는 진각복지재단 산하시설인 성북노인복지관과 월곡복지관의 수탁해지 및 시설장 교체를 예고 통지하였다. 이에 대해 진각복지재단은 이번에 문제가 된 시설 상호간 ‘시설장을 부장으로’, ‘부장을 시설장으로’ 맞교체 하는 소위 ‘문제시설간 돌려막기’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본래 시설장 교체 명령의 취지를 무력화시키고 산하 시설의 노동자와 사회복지계 현장을 우롱하는 행태를 보였다.</p> <p> </p> <p dir="ltr">이러한 진각복지재단의 행태에 사회복지계는 서울시와 성북구청에 진각복지재단을 엄중 조치할 것을 요구하였고 결국 진각복지재단은 성북노인복지관과 월곡복지관의 위탁운영을 포기하겠다고 서울시와 성북구에 통지하였다.</p> <p> </p> <p dir="ltr">진각복지재단이 두 복지관 위탁운영을 포기하는 것으로 문제를 마무리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라 하겠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복지관 비리는 민간위탁제도의 구조적인 모순의 결과이기 때문에 현재 심의과정에 참여하는 심의위원회 구성을 지자체장이 지명하고 임명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내의 다양한 복지주체가 참여하여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대안장치를 마련할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시민사회도 대안마련에 노력할 것이다. 또한 비리 시설과 법인에 대해서는 위탁 주체인 지방자치단체가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여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는 것은 물론이고 민간위수탁에 참여할 수 없도록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다.</p></div>
금, 2019/04/0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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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 dir="ltr">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부터 시급히 추진해야<sup>1)</sup></h1> <p> </p> <h3 dir="ltr" style="text-align:right;">홍정훈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h3> <p> </p> <p dir="ltr">최근 보편적 복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의 2018년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저소득가구의 소득하락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난 것을 두고 소위 보편적 복지 무용론을 거론하며 빈곤층에 대한 선별적 공공부조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역대 정부가 보편적 복지로 추진한 정책은 월 10만 원의 아동수당뿐인데, 고작 그 정책 하나 때문에 공공부조가 강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은 무리가 있다.</p> <p> </p> <p dir="ltr">기초생활보장제도를 비롯해 한국 사회의 공공부조 정책을 다루는 학계, 시민사회계가 오래 전부터 주장해왔고, 또 현 시점에서 정부가 가장 시급히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꼽는 것이 부양의무자기준의 폐지이다. 그런데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야말로, 소득이 낮은 가구의 수급권을 침해하는 요소를 제거하여 공공부조 정책을 보편적 복지의 원칙에 부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한겨레 인터뷰<sup>2)</sup>에 따르면 정부는 4월 중 소득보장 개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반드시 비수급 빈곤층의 수급권을 보장하기 위해, 2019년 생계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는 개선안을 발표해야 한다.</p> <p> </p> <h2 dir="ltr">OECD 최고수준의 빈곤율과 불평등</h2> <p dir="ltr">OECD 국가의 상대적 빈곤율 평균은 11.8%인데 반해,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은 17.4%로 OECD 국가 중 세 번째로 높다.<sup>3)</sup> 특히 은퇴연령층(만 65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43.8%로 나타나, OECD 국가의 은퇴연령층 상대적 빈곤율 평균인 13.5%의 3배에 달한다. OECD 국가에 비해 심각한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은 소득불평등의 심화가 주요 원인이다.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 등 세계적인 경제학자들이 구축한 WID(World Inequality Database)에 등재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소득불평등은 지난 30년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소득 상위 10%의 소득집중도를 앞서 살펴본 OECD 국가와 비교할 경우, 상위 10%의 소득집중도는 한국이 네 번째로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p> <p>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그림 1-1> OECD 국가의 상대적 빈곤율 비교(2016년 기준)" src="https://lh3.googleusercontent.com/p_aU7p9K4FQ1EhTXnZpDsiUuk2j4aejuFYRja…;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1> 기초생활보장 자격별 수급자 수" src="https://lh6.googleusercontent.com/HyNWnvll_8YfvDYHt1QfcE080VI-mZVWwBj2T…; /></p> <p> </p> <p dir="ltr">그러나 한국 사회는 그 심각한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소득재분배 정책이 유효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기초생활보장제도를 기존의 통합급여에서 개별급여로 개편한 가장 큰 목적은 급여를 단 하나도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을 줄이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맞춤형 급여로의 개편 이후, 생계급여 기준선인 기준 중위소득 30% 이하에 해당하는 수급자 수는 2015년 1,259,407명에서 2018년 1,229,067명으로 오히려 30,340명이 줄어들었다.</p> <p> </p> <h2 dir="ltr">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비수급 빈곤층의 규모</h2> <p dir="ltr">한국보건사회연구원(2017)에 따르면 본인의 소득인정액은 수급자격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기준 중위소득 40% 이하)의 규모가 가구 기준으로는 63만 명, 개인 기준으로는 93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비수급 빈곤층의 규모가 큰 이유로는 ▲부양의무자의 소득 및 재산이 제도가 요구하는 기준보다 높은 문제 ▲주거용 재산, 자동차, 그 외의 재산의 소득환산액이 높게 계산되는 문제를 꼽을 수 있다.</p> <p> </p> <p dir="ltr">정부도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수급권을 침해하는 가장 큰 요소인 것을 이미 알고 있다. 2015년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맞춤형 급여로 개편될 당시에는 교육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었고, 2018년 10월부터는 주거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었다. 이와 더불어 문재인 정부는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그 계획은 인구학적 기준을 적용하여 가장 취약한 집단으로 여겨지는 경우에만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에 그친다.</p> <p>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2> 문재인 정부의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적 폐지 계획" src="https://lh4.googleusercontent.com/vEnKrxSeHs9X2zwK_BqqZ9V0del2KewUW-lYs…; /></p> <p> </p> <p dir="ltr">문재인 정부의 생계급여ㆍ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적 폐지’ 계획은 그 대상을 교육급여ㆍ주거급여에 비해 제한적으로 두기 때문에, 생계급여ㆍ의료급여 대상이 될 수 있는 비수급 빈곤층의 규모를 실질적으로 감소시킬만한 변화를 가져오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교육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된 해인 2015년 말 기준, 교육급여의 증가된 수급자 수는 18.9만 명으로 목표치인 50만 명의 37.8%에 불과했다. 주거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된 해인 2018년 말 기준, 주거급여의 증가된 수급가구 수는 12.1만 가구로 목표치인 53.8만 가구의 22.5%에 불과했다. 두 급여 모두 정부가 목표한 증가분에 한참 미치지 못한 것을 고려하면, 생계급여ㆍ의료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는 것 이상으로 기초생활급여의 기준선을 전반적으로 확대하는 조치도 병행되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p> <p> </p> <h2 dir="ltr">주거용 재산마저 소득으로 환산하는 제도, 비수급 빈곤층 발생의 또 다른 원인</h2> <p dir="ltr">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탈락하게 된 이유에서 부양의무자 기준과 함께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던 주거용 재산, 자동차 등 생계에 필수적인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하는 문제 역시 비수급 빈곤층이 제도에 진입하지 못하는 주요한 원인이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매년 기준 중위소득을 산정할 때에는 통계와 행정자료 등에서 파악할 수 있는 소득만을 반영하지만, 급여를 신청한 사람의 자격을 심사하기 위해 소득인정액을 산정할 때에는 주거용 재산, 자동차 등의 재산까지 산입한다.</p> <p> </p> <p dir="ltr">주거용 재산이라는 개념도 보건복지부가 2013년에 들어서야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재산의 소득환산율 고시>를 개정하여 도입한 것인데, 그 이후 2019년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기준이 상향된 적이 없다. 2013년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나타난 부동산 가격의 가파른 상승과 최근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시가격 현실화 등의 여파를 고려하면, 주거용 재산 공제금액을 대도시의 경우마저 1억 원으로 책정한 것은 현실과 엄청나게 큰 괴리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판단된다. 마찬가지로 수급권자의 기본재산액 공제금액이 2009년 이후로 상향되지 않은 것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비수급 빈곤층이 제도에 진입하는 것을 막는 심각한 원인이다.</p> <p> </p> <p dir="ltr">기초생활보장제도상 재산의 소득환산에 적용하는 기본재산액, 주거용 재산 공제금액은 참여연대가 국토교통부(2018)의 주택 공시가격 및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금액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참여연대가 평균 공시가격과 평균 전세 실거래가를 산정한 대상 주택의 면적은 2인 가구 최저 주거기준(26㎡) 이상 3인 가구 최저주거기준(36㎡) 이하로 한정했다. 국토교통부의 <2017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른 1인당 주거면적이 31.2㎡로 나타난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합리적인 비교 범주다.</p> <p>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3> 기초생활보장제도상 재산의 소득환산에 적용하는 기본재산액, 주거용 재산 공제금액" src="https://lh5.googleusercontent.com/xQPjIX62Ufouys-T0PbCbtW2KBNsKCtdSsl_N…; /></p> <p dir="ltr">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4> 2~3인 가구 최저주거기준 면적 주택의 평균 공시가격 및 평균 전세 실거래가" src="https://lh3.googleusercontent.com/-bwOysmvzL6PZFCdKA-Ar0vV17DJ5KOtzOIPh…; /></p> <p> </p> <p dir="ltr">주택의 평균 전세금액의 경우 대도시는 1억 2,684만 원, 특히 서울은 1억 5,220만 원으로 나타나 정부가 고시한 공제금액과 큰 차이가 있다. 중소도시, 농어촌 지역의 경우 평균 전세금액이 주거용재산의 공제금액보다 비슷한 수준이나, 낮은 기본재산액 공제금액으로 인해 주거용 재산이 소득으로 환산되는 문제가 있다. 주택의 평균 공시가격은 대체로 주거용 재산 공제금액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으나,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경우 기본재산 공제액이 워낙 낮기 때문에 주거용 재산이 소득으로 환산되는 문제가 남는다.</p> <p> </p> <p dir="ltr">이처럼 주거용 재산 공제금액이 충분히 높지 않을뿐더러 기본재산 공제금액이 비현실적인 수준으로 낮은 문제로 인해, 주거안정을 위해 필수적인 주거용 재산을 보유한 빈곤층은 실제소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금액이 소득인정액으로 산정되어 수급권을 주장하지 못하거나 급여를 삭감당한다. 특히 주거용 재산이 현실과 맞지 않는 과도한 수준으로 소득인정액으로 환산되어, 서울에 거주하는 빈곤층은 사실상 수급권을 박탈당한다고 볼 수 있다.</p> <p> </p> <p dir="ltr">다른 소득과 재산이 전혀 없으며, 2~3인 가구 최저주거기준 면적 주택에 거주하는 A, B, C, D 가구를 예시로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서울에서 평균 공시가격에 해당하는 주택을 소유한 A가구는 월 157만 원이 소득인정액으로 환산되며,<sup>4)</sup>  대도시에서 평균 공시가격에 해당하는 주택을 소유한 B가구는 월 34만 원이 소득인정액으로 환산된다. 서울에서 평균 전세금액으로 계약을 맺고 거주하는 C가구는 월 266만 원의 금액이 소득인정액으로 환산되며, 중소도시에서 평균 전세금액으로 계약을 맺고 거주하는 D가구는 월 22만 원의 금액이 소득인정액으로 환산된다. 결국 주거용재산이 있는 가구는 소득인정액이 과도하게 산정되어 수급권을 침해당하는 동시에, 주거안정에 필수적인 주거용 재산을 처분할 수도 없고, 처분해봤자 더 높은 소득환산율을 적용받아 소득인정액이 더 높아지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p> <p>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5>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재산의 소득환산율 및 A-B-C-D가구의 소득인정액 산출방식" src="https://lh3.googleusercontent.com/6C-9DUj4UpCVWuRi81A7fdNUic4YCiWFHxt9V…; /></p> <p> </p> <p dir="ltr">정부는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할 때 1세대 1주택자의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무려 3억 원을 추가로 감면할 뿐만 아니라 연령, 보유기간에 따라 최대 70%에 이르는 공제율을 추가로 적용하고 있다. 이는 소득이 없거나 적다고 판단되는 1주택자의 세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된 장치인 것이다. 반면 종합부동산세의 과세대상이 될 수 있는 사람에 비해 훨씬 가난한 사람의 경우, 주거용 재산까지 소득으로 환산하여 기초생활급여를 삭감하거나 수급권 자체를 박탈시키는 현행 기초생활보장 제도는 형평성의 측면에서 크게 어긋나있다.</p> <p> </p> <h2 dir="ltr">생계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는 비수급 빈곤층 감소를 위한 가장 시급한 대책</h2> <p dir="ltr">정부는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 따라 부양의무자 기준을 일부 완화하는 계획을 통해 기준 중위소득 40% 이하의 비수급 빈곤층을 2022년까지 47만 명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급여, 주거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한 결과로 인한 비수급 빈곤층 감소 효과가 목표치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을 고려하면 정부의 계획은 유의미한 효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p> <p> </p> <p dir="ltr">따라서 광범위한 비수급 빈곤층을 사회안전망을 통해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는 것이 절실하다. 특히, 상대적으로 예산이 적게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 생계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부터 시급히 폐지하여 그에 따른 비수급 빈곤층 감소 효과와 실태를 면밀히 추적할 필요가 있다. 그 결과를 통해 의료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위해 소요되는 예산을 계측하여 모든 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p> <p> </p> <p dir="ltr">수급권자의 주거용 재산의 금액이 소득인정액으로 과다하게 환산되는 문제는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보호가 필요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빈곤층은 주거용 재산이 주거안정을 위해 필요한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소득인정액으로 환산하는 현행 제도는 <주거기본법> 및 <주거급여법>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따라서 수급권자의 주거용 재산을 소득인정액으로 환산하는 제도는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수급권자의 이동권을 위해 필수적인 자동차의 경우도 일반재산으로 취급하여 100% 소득인정액으로 환산하는 현행 제도를 대폭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p> <hr /><p dir="ltr"><sup>1) 본 글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2019)의 <생계급여 부양의무자기준 조속히 폐지해야> 이슈리포트를 재구성한 글임.</sup></p> <p dir="ltr"><sup>2) 한겨레신문, 2019.03.13, 김연명 “내달까지 분배악화 개선 위한 ‘소득보장 개편’ 방안 마련”</sup></p> <p dir="ltr"><sup>3) 통계청, 2018.12, 2018년 가계금융ㆍ복지조사 결과.</sup></p> <p dir="ltr"><sup>4) 대도시 주거용 재산 한도액 1억을 초과하는 2,684천만 원은 일반재산 소득환산율 월 4.17% 적용 → 대도시 주거용 재산 한도액 1억 원에서 대도시 기본재산액 5,400만 원을 공제한 차액 4,600만 원은 주거용재산 소득환산율 월 1.04% 적용</sup></p></div>
금, 2019/04/0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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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일자리의 진단과 개선과제

 

박경하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연구조사센터장

 

2021년도에 노인 일자리 규모는 80만 개를 넘어섰다. 지난 제 1∼3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에 설정된 사업 목표량은 1∼2차 계획 사이에 51%, 2∼3차 계획에서 142% 증가율을 보였다(박경하 외, 2020). 기본계획에 제시된 노인 일자리의 기본 정책방향도 변화하였다. 1∼2차 계획기간 동안에 ‘노후준비 기반조성 및 노후생활보장’에 초점을 두었는데, 제 3차 계획에서는 ‘고령자의 다양한 사회참여 기회 확대’로 정책목표를 전환하였다. 이러한 양적 성장과 정책방향 전환은 노인 일자리의 큰 진전을 이룬 결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형식적 변화를 두고 노인 일자리의 질적 변화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여전히 노인 일자리는 가난한 노인들의 빈곤문제를 관여하며, 사회보장제도의 보충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제도적 경로로 진화하지 못하고 기존의 경로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일하지 않는 노인은 가난에 빠지기 쉽다

일하는 노인은 우리사회에서 일상적 풍경에 가깝다. 2019년도 65세 이상 노인의 고용률은 32.9%로 OECD 평균에 비해 2배가 넘고, 2012년도 이후 30%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이처럼 제도적인 퇴직연령이 지나서도 생산적 노동을 그치지 못하는 노인들이 많은 이유는 노후준비가 제대로 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노후 소득보장제도에서 가장 큰 기둥인 국민연금은 40년 가입에, 소득대체율 40%로 설계되었음에도 실질 소득대체율은 2020년 기준으로 불과 22.8%에 머물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노년의 노후생활비는 충분치 않다(경기연합뉴스, 2020). 그래서 일하는 노인의 근로동기는 결코 막연하지 않으며,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크다. 얼마 전에 발표된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서 일하는 노인의 73.9%는 생계비 마련, 7.9%는 용돈마련, 건강유지 8.3%로 확인되었는데, 이러한 노년기의 경제활동 현실은 노후 소득보장제도가 취약한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노인은 늦은 연령에 이르기까지 일자리를 희망하고 있어 노동생애는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연령별 일자리 희망 비율을 나타낸 그림에서 관찰되듯이, 70대에 접어든 노인들도 일하고자 하는 의지는 쉽게 꺾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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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노인이 일하는 삶의 끈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구조적인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의 노동생애는 더욱 불안정해지고 있으며, 그것을 기반으로 설계된 사회보장제도의 기능은 한계가 있다. 2010년에서 2020년 사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 평균 근속기간은 19년에서 15년으로 단축되고, 일자리를 그만둔 평균연령은 평균 53세에서 평균 49세로 크게 줄어들었다(통계청, 2010; 통계청, 2020). 노동생애를 불안정하게 보낼 경우 50대 이후 근로소득이 감소함으로써 노년기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빈곤에 진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이승호·이원진·김수용, 2020). 일하는 노인이 일하지 않는 노인보다 빈곤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고, 노인가구에서 사적이전 소득이 기여하는 몫이 줄어들면서 근로소득은 노인가구의 필수적 수입원이 되고 있다(유진성, 2019).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과 노인 일자리 현황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이하 노인 일자리 사업)은 “어르신이 활기차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일자리·사회활동을 지원하여 노인복지 향상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가진 직접 일자리이다. 노동시장에 참여기회를 얻지 못한 퇴직 노인들은 정부가 ‘공공부문 또는 민간기업에 미취업자를 취업시킬 목적으로 임금의 대부분을 직접 지원’하는 직접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여 일정한 소득을 보전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직접 일자리는 한시적·경과적·일 경험 일자리를 통해 장기실직자 등 취업취약계층을 민간일자리에 취업시킬 목적으로 운영되지만 예외적으로 노인 일자리 참여자와 같은 은퇴인력이 수행하는 자원봉사형 일자리를 포함하고 있다(고용노동부, 2021). 노인 일자리 사업의 대부분 프로그램은 민간일자리 취업 목적보다 기본적 소득보조를 위한 일자리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직접 일자리사업 유형 구분에서 사회봉사·복지형으로 분류되는 재능나눔형과 정부재정지원일자리에서 고용서비스로 분류되는(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 취업형 사업들을 제외한 모든 사업이 직접 일자리의 소득보조형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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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보조형 직접 일자리는 특정 취약계층의 생계유지에 필요한 소득을 제공하는 일자리 유형이다. 2020년 기준으로 노인 일자리 사업의 참여자는 재능나눔형을 제외하고 77만 명을 넘겼고 규모면에서 전체 직접 일자리사업에서 80%를, 전체 소득보조형에서 89%에 이를 정도로 영향력이 막대하다. 직접 일자리 참여자의 79.8%는 65세 이상 노인인데, 이들 중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인원이 95%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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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노인일자리사업 운영 지침에 의하면, 현재 노인 일자리 사업의 유형은 공공형, 사회서비스형, 민간형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 유형을 사회활동 영역과 일자리 영역으로 재분류하면 사회활동 영역에는 공익활동형, 재능나눔형이, 일자리 영역에는 사회서비형, 시장형 사업단, 취업알선형, 시니어인턴십, 고령친화기업이 있다. 여기서 공익활동 유형은 전체 사업에서 74%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큰 사업이다. 노인 일자리 지원방식을 기준으로 급여와 사업비를 지원하는 사업유형을 구분할 수 있다. 참여자에게 직접 급여를 지원하는 사업은 공익활동(월 27만 원), 재능나눔형(월 10만 원), 사회서비스형(월 59만 원)이며, 나머지 사업 유형은 모두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시장형은 연 267만 원, 취업알선형은 연 15만 원, 시니어인턴십은 월 37만 원, 고령친화형기업은 개소당 최대 3억 원까지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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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일자리는 가치있는 노동인가? 

가치 있는 노동이란 무엇인지 한 마디로 단정할 수 없다. 우선 개인이 만족할 수 노동은 가치롭다. 그런데 자아실현을 위한 활동은 개인마다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노인 일자리의 가치를 규정하긴 어렵다. 왜냐하면 노인 일자리 참여자는 소득보장, 건강, 여가시간 등 다양한 욕구를 해결할 수단으로 사업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행하는 일이 생계수단으로서 의미나 노동에 대한 대가 등의 근로조건 측면에서 어떠한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노인일자리에서 수행하는 일은 사회적 평판의 대상이 된다. 즉 노인 일자리는 개인적 차원의 가치 추구를 넘어 사회적 기여가 인정되는 공익활동으로서 가치를 매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2020년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수행한 만족도 조사에서 노인의 77.3%는 “스스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응답하였다. 조사결과로 보면 노인들은 일할 수 있다는 것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참여자의 근로조건을 보면 사업 유형별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단기 일자리 특성을 띠고 있다. 타 부처에서 시행하고 있는 직접 일자리보다 반복 참여 제한이 없기 때문에 익년도에도 참여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연속참여를 하지 못할 경우 빈곤을 경험하는 노인가구일수록 경제적 불안정 상태가 심화될 수 있다. 또한 노인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어떠한가? 사업비중이 가장 큰 공익활동은 노인 일자리 대한 사회적 인식이 잘 드러나는 그야말로 쟁점 한가운데 있는 사업이다. 노인 일자리에 대한 언론의 태도는 긍정적 관점과 부정적인 관점이 상반되지만 비판적인 시각에서 공익활동형은 보수가 27만 원에 불과하고, 쓰레기 줍기와 같은 단순업무를 수행하는 ‘질 낮은 일자리’로 평가된다(한국경제, 2020). 이와 같이 노인 일자리는 어떤 가치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평가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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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방향의 혼선

이러한 혼재된 평가는 정책방향을 가늠하는 데 많은 혼선을 초래한다. 이 사업이 사회활동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인지, 일자리로서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확장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노선이 구획되어야 한다. 현재 노인 일자리 사업은 사회활동을 지원하는 공익활동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 참여자들이 저소득 노인들로 구성되어 경제적 욕구를 해결하는 소득보장 기능에 대한 제도역할을 내려놓지 못한 상태에서 사회활동을 지향하는 정책목표 설정이 오히려 사업의 형식적 목적과 사업의 내용 간에 제도적 정합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사회활동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선발기준에서 소득기준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조정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대상자를 교육, 직업경험, 활동역량 등의 기준을 우선 적용하여 인적 자본이 취약한 저소득 노인을 제도 밖으로 밀어내면 노인빈곤 문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형식적 목적뿐만 아니라 실질적 목적을 모두 포괄하여 사회활동으로 정책방향을 설정하는 것은 현 단계에서 구조적으로 어렵다. 2015년도부터 사업유형을 사회활동과 일자리로 분류하여 성격 구분을 하였지만 사회활동 유형의 노인 일자리는 여전히 일자리로서 성과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일자리의 사회적 기여도 

노인 일자리 사업이 ‘괜찮은 일자리’(decent work)로서 노동조건이 불충분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노인에게서 일을 통한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여러 연구들을 통해 사업에 참여한 노인을 중심으로 빈곤감소 효과, 건강증진, 심리사회적 효과, 사회적 관계 만족도 등 여러 측면에서 노인 일자리의 정책효과가 입증되고 있다(강은나 외, 2017; 손병돈 외, 2019; 김기태 외, 2021). 이와 같은 정책효과는 근로활동과 차별화 된 목표설정으로도 가능하다. 즉 노인 일자리 활동을 통해 자존감 고취, 자기개발 및 기술습득 등 다양한 개인적 차원의 만족감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노인 일자리는 정부가 재정투입을 통해 시장에서 충족되지 않는 미충족된 사회적 욕구(unmet social needs)를 충족하는 역할에 적절할수록 사회적 문제해결력(social impact)이 강화될 수 있다(박경하 외, 2021). 이러한 접근은 노인 일자리를 통한 전체의 공공성 증진과 사회적 생산력을 고양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 경우 중요한 건 사회 구성원들이 인정하는 사회적으로 유용한 활동 범위를 정의하고 사업화 하는 것이다. 노인 일자리의 사회적 영향력을 제고하려는 시도는 공익활동뿐만 아니라 사회서비스형까지 광범위하게 검토될 필요가 있다. 특히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는 사회적 기여도 개선하기 위한 정책수단으로 매우 적절하다. 

 

한국은행(2017)은 2020년부터 노년기에 접어든 신노년 세대(베이비붐 세대)는 약 727만 명이며, 2024년도에 이르면 전체 노인인구의 35.8%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러나 모든 신노년 세대가 노인 일자리 참여 욕구가 있다고 전제하고, 소득이나 건강, 학력이 높은 단일한 정책대상으로 판단해 정책을 기획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데도 신노년 세대는 노인 일자리 수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린 외(2019)에 따르면 신노년층을 직접수요 대상으로 삼았을 때 2020년 기준으로 노인 일자리 정책수요는 124만 명으로 나타나 현재의 일자리 공급수요를 크게 웃돌고 있다. 사회서비스형은 신노년 세대를 겨냥한 특화된 일자리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의 사회서비스형을 신노년 세대를 위한 특성화된 일자리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인력의 역량을 고려해 차별화된 사업개발이 중요한 과제이다. 하지만 사회서비스형은 시작된 역사가 짧아 발아기라고 볼 수 있으며, 아직 노인 일자리 사업 체계 내에 있는 다른 사업들과 비교해 내용적으로 변별력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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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일자리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 

노인 일자리는 재정지원에 의존한 일자리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이에 대한 출구로서 민간 일자리 활성화 정책이 강화되어 왔다. 민간 일자리 유형에서 창업형은 초기 시장형 사업단 모델에서 벗어나 고령친화형기업과 같은 기업형 모델이 창안되었고, 취업형 역시 인력파견형보다 발전한 기업연계형, 시니어인턴십 사업이 시작되었다. 민간 일자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수행기관이나 기업에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수단이 만들어졌다. 인턴지원금, 채용지원금, 장기 취업유지금, 위탁운영비, 채용성공보수, 기업설립 지원 등 기업의 고용비용을 경감하거나 장기고용을 유인하는 지원책이 정책성과를 낳는 데 유용한 역할을 하였지만 아직은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 

  

민간형 일자리는 한시적 일자리로 근로 지속성과 낮은 급여수준이 조건화된 공공형 일자리의 대안으로 추진되어 왔다. 그러나 실제 내용은 기대하는 조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민간형 일자리는 연중 12개월 내내 사업을 운영할 수 있고 참여자들은 소득단절 없이 근로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사업유형이지만, 실제 활동기간은 오히려 공익활동(평균 11개월)보다 짧다. 또한 일자리 참여를 통해 획득한 소득을 보더라도 민간 일자리가 공익활동의 대안으로서 의미를 부여하기가 어렵다. 민간일자리의 연간소득을 대략 추정하면(사업참여개월수× 급여수준), 시장형 사업단은 약 평균 260만 원이며, 취업알선형과 시니어인턴십은 각각 평균 753만 원, 평균 1,602만 원, 고령친화기업은 평균 507만 원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와 같이 민간형 노인 일자리는 형식적 조건과 실질적 제도내용 간에 간극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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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향식 인프라 구축의 한계

노인 일자리는 중앙정부에서 주도해 수행기관에서 운영하는 사업단을 중심으로 하향식으로 추진된다. 사업 목표량이 2011년 20만 개, 2015년 37만 개, 2019년도 64만 개로 급격히 증가하면서 노인 일자리 사업단 역시 동일 시점에서 5,014개, 7,091개, 9,449개로 늘어났다(한국노인인력개발원, 2020). 하지만 사업 목표량이 3.2배, 사업단이 1.8배나 증가할 동안 최일선에서 관리업무를 맡고 있는 수행기관은 2011년 1,214개, 2,019년 1,291개로 겨우 77개 기관이 확대되었을 뿐이다. 인프라는 확충되지 않고 사업은 대폭 증가하는 구조에서 전담인력 인원이 2011~2019년 사이에 2.2배 수준으로 늘어났지만 수행기관의 부담이 쉽게 해소되지 못하였다. 그런데 수행기관의 과부하 상태는 균등하게 분산되지 않는다. 수행기관 중에서 시니어클럽 소속 사업단이 전체의 33.0%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관리하는 인원도 평균 누적 참여자수가 1,163명으로 가장 많다. 또한 관리하는 평균 사업단수는 시니어클럽이 평균 19.1개로 가장 많고, 노인복지관은 평균 7.9개, 대한노인회는 평균 6.0개 순서이다. 노인 일자리가 빠른 속도로 확대될 수 있었던 것은 영세한 규모의 시니어클럽이 책임부담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향식 인프라를 확대하는 방식의 관리체계를 발전시키면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어느 정도 한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노인 일자리의 수행체계에 혁신을 기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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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갈 길 

노인 일자리의 정책 방향을 당장 사회활동으로 경로를 전환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보인다. 노인 일자리의 급여를 필수적인 생계수단으로 삼고 있는 저소득 노인의 복지가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참여노인은 기초연금을 수급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경제적 이유, 즉 생계비 확보를 위해 노 인일자리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베이비붐세대의 특성을 고려한 정책대응이 적절하지 못하면 정책수요와 사업내용 간의 불일치가 확대되어 노인 일자리의 질적 저하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노인 일자리 활동을 통해 노인 개인의 삶의 질을 제고할 수 있도록 근로활동과 차별화된 목표설정을 하고 시장에서 충족되지 않는 미충족 된 사회적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공익활동과 사회서비스형의 문제해결력, 즉 사회적 기여도를 강화해야 한다. 한편 민간형 노인일자리가 공공형 일자리의 대안으로 자리매김 하려면 안정적인 소득보장과 일자리의 지속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일자리의 근로조건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공공형 일자리보다 근로시간, 급여수준, 근속기간 등 일자리 조건이 개선된 다양한 취업형, 창업형 일자리 모델을 활성화하고 노인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훈련, 일자리 수행기관의 경쟁력 제고, 담당인력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노인 일자리 인프라는 기존의 전형적 유형이 아닌 혁신적 방향모색을 통해 전달체계의 다변화를 기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경제조직을 연계한 일자리 창출방식이나 참여자 중심의 사업단 운영 방식을 모색하는 것이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과제로 주어져 있다. 



 

참고문헌

강은나·백혜연·김영선·오인금·배혜원 (2017). 노인일자리 정책효과 분석 연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고용노동부. 2021년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성과평가 계획. 

고용노동부. 2021년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성과평가 보고

김기태․정은희·류진아·이소정·박경하·염태산·김보미(2021). 노인 일자리 사업의 효과 분석.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수린·남기철·최혜지·정세미·이하진 (2019). 노인일자리 정책 환경변화에 따른 수행기관 확충방안 연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박경하․남기철․강은나․김수린․배재윤․김성용․이창숙․박준혁(2020). 복지와 노동시장 환경변화에 대응한 노인일자리 중장기 발전방안 연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손병돈·이원진·한경훈 (2019). 노인일자리가 노인빈곤 완화에 미치는 영향 연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평택대학교산학협력단.

유진성 (2019). 고령화시대 가구특성 분석과 노인빈곤율 완화를 위한 시사점. 한국경제연구원.

이승호․이원진․김수용(2020). 고령 노동과 빈곤. 한국노동연구원. 

통계청(2010). 경제활동인구조사 : 고령층 부가조사. 

통계청(2020). 경제활동인구조 :-고령층 부가조사.

한국노인인력개발원.2020. 2019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통계동향.  

한국은행 (2017). 인구구조 고령화의 영향과 정책과제.

<뉴스기사> 

경기연합뉴스. “국민연금 실질소득대체율 20년 22.4%, 60년 22.8%”. 2020.10.14.

한국경제. “급증한 노인일자리, 질은 더 나빠졌다”.2020.2.20.

 

금, 2021/07/02-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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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갑질?

고용보험 실업급여 수급은 사장님이 정하는 게 아니에요!

 

최혜인 민주노총 법률원 노무사

인터뷰 및 정리 김경희 사회복지위원회 활동가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변이가 확산하면서 팬데믹이 장기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한국은 사회경제적으로 적절히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고강도의 방역에 따른 희생이 취약계층에게 집중되면서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의 보완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정부는 일자리 유지를 위한 고용유지지원금 기준을 일부 완화하였고 특별공요지원업종에 한해 지원 기간을 확대하기도 하였으나 이미 최대 지원기간을 지원받은 사업장의 경우 고용조정이 불가피하여 노동자들은 불안정한 일자리를 전전하거나 소득이 단절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같이 재난시기 고용보험의 실업급여는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직장갑질119는 제보사례를 분석하여 실업급여를 둘러싼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문제를 <실업급여 갑질> 보고서에 담아 2021년 8월 발표했다. <실업급여 갑질> 보고서 집필진 중 최혜인 노무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진1> 최혜인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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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학교에서 과 비정부기구학을 공부했어요. 노인복지관에서 사회복지 실습을 하게 되었는데 재가복지팀에서 가구 방문을 하고 상담하는 것을 따라갔었어요. 그때 방문한 곳은 2인 가구였고 이미 일주일에 3회, 점심 도시락 반찬 서비스를 이미 제공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거동이 불편하셔서 다른 서비스도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연계할 수 있는 자원이 한정되어 있고 서비스를 제공한 가구의 숫자로 실적을 평가받기 때문에 충분한 지원을 하지 못하는 것을 봤어요. 사회복지사로서 자괴감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사회복지사의 업무 일상을 들여다 봤을 때 사람들과 긴밀한 관계 맺기도 어렵고 실질적이고 충분한 지원을 하기도 어려운, 사회복지관의 구조적 문제에 집중하게 되었어요. 결국 질 좋은 서비스 제공이 좋은 노동 환경과도 연관이 깊다고 느꼈고 사회복지사 개인이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집단적 목소리가 있어야 겠다는 고민을 하게 되었어요.”

 

최혜인 노무사는 사회복지사에게 노동조합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주로 실태조사를 하거나 인터뷰 조사를 해서 보고서를 작성했고, 최저임금위원회 회의를 모니터링하는 등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활동도 했다고 한다. 현재 민주노총 법률원에 소속되어 있고 ‘직장갑질119’에서 법률스탭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직장갑질119에서는 사례가 많이 접수되는 직종들은 별도로 밴드를 운영하는데 사회복지사119도 따로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회복지사119 밴드에서는 서로의 사례를 공유하고 문제를 해결했던 정보를 나눈다고 한다. 7월에 신간서적 <직장인 A씨>를 발행한 작가이기도 한 최혜인 노무사는 어떤 마음으로 책을 썼을지 궁금해졌다. 

 

“노무사가 되고 나서 처음으로 일을 시작한 곳이 직장갑질119였어요. 수많은 직장 내 괴롭힘 상담을 하게 됐는데 자꾸 보다보니 너무 지긋지긋해졌어요. 다 같은 사람인데 왜 이렇게 싸우고 미워해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도 모호해지는 순간을 목격했어요. 직장 내 괴롭힘이 개인의 인격만의 문제라기 보다는 구조적인 불평등이나 경쟁 사회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누구나 경쟁하지 않아도 괜찮게 살 수 있는, 사회안전망이 갖춰진 사회를 만드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해결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직장인 A씨>에서는 사회 변화를 촉구하는 게 중요한 일이지 서로를 미워하거나,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가 자기가 못나서 이런 괴롭힘을 당했다라고 자기 자신을 탓하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사진2> ‘직장인 A씨(저자 최혜인, 출판사 봄름)‘ 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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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일을 하는 것은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 중 하나이다. 2018년 12월 ‘직장 내 괴롭힘’의 법적 규율 기반인 ‘근로기준법’ 개정이 이뤄졌다. 개정 내용은 직장 내 괴롭힘을 정의, 금지하고 있고 사용자의 조치의무 등을 규정하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이 2년이 지난 지금 크게 달라진 점이 있을까? 

 

“사회 구성원들이 직장 내 괴롭힘을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발생시 피해 지원을 해야 할 사회문제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아요. 체감되기도 하지만 통계로도 알 수 있어요. 노동부에서 발표한 통계를 보면, 2019년 7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된 건이 1만 9백여 건이나 됩니다. 이제 회사에서 이상한 일을 당했을 때 기분만 나빠하고 참는 것이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라고 명확하게 주장할 수 있는 언어가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드러내고 해결하는 데 적극적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아직은 충분하지 않지만 서로 조심하려는 직장문화도 조금씩 생기는 것 같아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실업급여 갑질> 보고서는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을 다루었어요.” 

 

<실업급여 갑질> 보고서는 2020년 5월부터 2021년 4월까지 들어온 구직급여 상담 사례를 취합, 분석한 자료이다. 고용보험의 실업급여는 구직급여와 취업촉진수당으로 구분되는데, 실업기간 중 생활안정을 위한 구직급여를 흔히 실업급여라고 칭한다. 구직급여를 수급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보고서에는 ‘이직확인서를 일방적으로 사업주가 작성하는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직장갑질119로 연락이 오는 것 중에는 실업급여 상담이 되게 많아요. 실업급여 상담 유형으로 보면 사업주가 실업급여를 못 받게 방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를 했을 때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사용자가 작정하고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게 할 경우 실제로 실업급여를 받기 어려워집니다. 그리고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할 경우 실업를 받을 수 있지만 직장 내 괴롭힘을 입증해야 하는 책임이 노동자에게 있고 그 절차도 너무 까다로운 문제가 있습니다. 노동부, 노동청, 고용센터가 서로 책임지지 않으려는 핑퐁게임 속에서 노동자가 고스란히 그 부담을 떠맡아 입증의 문턱에 걸려서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실업급여와 직장 내 괴롭힘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러 문제들을 정리하고 사례들을 통해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보고자 보고서를 기획을 하게 됐습니다.

 

우선 이직확인서의 문제를 말씀드려볼게요. 노동자가 퇴사를 하면 사용자가 고용보험 상실 신고를 하고 퇴사한 시점, 퇴사한 이유 같은 것들을 적은 이직 확인서를 노동부 장관에게 제출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이직 확인서는 사용자가 작성해서 제출하게 돼 있는데요. 어떤 내용이 작성됐는지 노동자는 확인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곧바로 노동센터로 제출이 되기 때문에 나중에 노동자가 실업급여 신청하고 급여를 받지 못한다는 답을 들을 때에서야 이직확인서의 내용이 잘못 기재돼 있는지 알 수가 있는 거예요. 이렇게 확인 절차 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이직확인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는 것에 반해서 이직확인서가 실업급여의 수급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됩니다. 사용자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일방적인 조작이 가능하고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는 거예요. 

 

사용자가 거짓으로 기재했을 때 정정신고하는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이직확인서의 내용이 거짓이라는 것을 밝히기까지도 여러 절차를 거쳐야 됩니다. 고용센터 담당자에 따라서도 결과가 많이 좌우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이제 들은 척도 하지 않아요. 그리고 입증 책임이 있는 노동자는 자신이 진짜라는 걸 입증할 수 있는 방법도 많지 않아요. 운 좋게 사용자가 자신이 거짓말을 한 것이 맞다고 시인을 하면 비교적 간단하게 해결될 수도 있지만 이미 작정하고 거짓말을 한 사용자가 잘못을 시인하는 경우는 많지 않고 적극적으로 중간에서 중재해 주지 않으면 고용보험심사위원회에 심사 청구를 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만약 고용보험심사위원회에서도 정정하지 않으면 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 청구를 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노동자는 이런 절차가 부담스럽기도 하고 실업급여를 받지 못해 생계가 불안해진 상황 자체를 해결하기 위해 취업을 준비해야 하니 사실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업급여 갑질> 보고서에서는 이직확인서 허위 작성으로 발생할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이직확인서 작성 권한을 노동자와 사용자 각각에게 부여할 것을 제시했다. 

 

”이직확인서 작성의 문제점을 막기 위해 저희가 도출한 개선 방안은 이직확인서 작성 권한을 동등하게 부여하거나 확인을 거치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노동자가 뒤늦게 거짓말을 했다는 걸 알게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요. 두개의 서류 내용이 달랐을 때 입증 책임을 사용자에게 부여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렇게 바꿀 경우 이직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서 노동자를 괴롭히고 불이익을 주는 일은 없어질 것이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실업급여와 직장 내 괴롭힘은 어떤 선후관계가 있고 상호영향을 끼치는지 다양한 사례를 이야기하며 설명했다. 

 

“실업급여와 직장 내 괴롭힘의 관계는 다양하게 드러나는 것 같아요. 처음부터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고 퇴사 이후까지 괴롭히려는 의도로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게 하는 사례들이 있고, 어떤 경우는 실업급여를 받는 것이 사용자가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생각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사례도 있어요. 그래서 실업급여를 받게 해줄 테니 퇴직금은 받지 말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직장 내 괴롭힘을 계속 당하다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자발적 퇴사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으니 사직서를 냈는데, 회사에서는 개인 일신상의 사유로 사직하는 것으로 사직서를 다시 쓰라고 종용하고 사직서를 수정할 때까지 반려한 사례도 있었어요. 사직서 자체가 어떤 법적인 효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실업급여를 신청할 때 당연히 도움이 되지 않겠죠. 어떤 경우는 회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를 어떻게든 인정하지 않으려고 해서 문제가 생기기도 해요.

 

실업급여를 수급할 수 있는가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 회복을 위해서도 중요한 지점입니다.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여기 아니면 어디 가서 또 취업을 하나 생계 걱정에 버티기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런 대책 없이 괴롭힘을 당하면서 심리적 면역이 무너지고 더더욱 그 상황에 고립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그런 지속적인 괴롭힘에 노출되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피해 회복과 악질적인 괴롭힘을 예방하기 위해서 실업급여 지급요건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부당함에 대해서 더 적극적으로 노동자가 대응할 수 있게 하려면 실업급여를 보편화하는 게 필요하겠습니다.” 

 

원칙적으로 비자발적 퇴사자에게만 수급자격을 인정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구직급여 제도는 실직 시 소득상실의 위험으로부터 노동자와 그 가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사회안전망이기 때문에 소득상실의 위험이 존재하는 비자발적 퇴사자를 구분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자발적’ 퇴사라고 하더라도 비자발적 퇴사자와 마찬가지로 오롯이 자유로운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라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부당한 대우를 받고도 퇴사를 망설이거나 퇴사 이후 생계위협으로 질 낮은 환경의 일자리를 전전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지원금 때문에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회사에서 허리를 다친 노동자의 사례인데요. 허리를 다쳐서 일을 못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상급자가 불러서 퇴사하는 게 어떻겠냐고 말을 했대요. 그런데 정부 지원금을 받고 있어서 권고사직은 못 써주니 알아서 퇴사하라고 했다는 거예요. 사실은 권고사직이지만 자발적 실업으로 되어 실업급여를 받지 못했고 회사랑 갈등이 너무 깊어질까봐 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렇게 노동자가 생계안정을 위해 실업급여를 수급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인데도 이기적이라고 하는 회사들이 있어요. 근로소득이 없는 모두가 소득보장을 받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과 같이 불안정한 노동시장과 직장 내 괴롭힘이 만연한 상황에서 자발적 퇴사와 비자발적 퇴사를 기계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회사를 다니는데 그 회사가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근로조건이어서 퇴사를 한다거나 인간관계가 안 좋아서 저 사람이랑은 도저히 일을 못하겠다는 게 형식적으로 자발적 퇴사일 수 있지만 근로를 유지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인 거거든요. 퇴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려서 퇴사한 것 같은 경우에는 자발적인 측면도 있고 비자발적인 측면도 있는 건데 우리 고용보험법에서는 그런 것을 간과하고 있어요. 심지어 세금을 갉아 먹는 악마 취급을 하면서 형식적으로 구분하는 것에 집착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진3> 최혜인 노무사는 ‘직장갑질119’에서 법률스탭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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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적 문제로 바라 보려해도 여러 괴롭힘 피해 사례를 접하면 사람에 대한 실망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럴 때는 어떻게 이겨내는지, 어떤 희망을 품고 일을 하는지 물었다. 

 

“가끔씩 완전한 승리는 아니더라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퇴사하고 실업급여를 받아서 더 좋은 회사로 이직했다며 인사를 온다던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가해자를 신고했더니 가해자가 스스로 퇴사를 했어요라든가. 아주 작은 승리지만 큰 용기를 얻고 자존감이 회복되는 사람들을 마주하며 스스로가 한마디라도 보탬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 때 보람을 느껴요.”

 

직장갑질119는 다음 주제로 근로감독관의 신뢰도를 다룬다고 한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노동청에 신고해도 근로감독관이 사건 처리를 지연하거나 합의를 종용하는 등의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한다. 직장갑질119의 직장 갑질 문제를 해결하고 피해 회복을 돕는 활동을 응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목, 2021/09/02-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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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단축 정책의 평가와 후속 과제1)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

 

노동시간단축(주 52시간 상한제)의 쟁점

일주일은 7일이 아니라, 5일이라고 주장하는 행정지침이 오랜 기간 방치되어 왔다. 한국의 노동시간체제는 주 40시간제가 아니라, 주 68시간이 허용되는 체제였다. 주 52시간 상한제는 연장근로 최장 한도인 주 12시간에 휴일특근 16시간은 제외되어 왔던 비정상을 바로잡는 의미다[68(=40+12+16) → 52(40+12)]. 2004년 주 40시간 법정근로시간제 도입 이후 15년을 돌고 돌아 주 40시간제가 아닌 주 52시간제의 문턱을 넘고 있다. 여전히 논란거리는 남아 있다. 직접적으로는 탄력제 확대 문제와 임금 감소 문제이며, 넓게 보면 고용창출, 생산성 향상, 일과 생활의 조화 등 노동시간 단축의 의미이자 도전 과제인 쟁점이 다 관련된다.

 

이 와중에 노동시간단축의 보완 필요성과 그 해결과제를 두고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첫째, 52시간 최장 노동시간체제로의 이행의 속도 문제다. 노동계에선 기업 규모별 단계적 적용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시하며,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사안에 3년에 걸친 단계적 적용은 타당하지 않다는 견해다. 반면, 업계에선 주 52시간제 이행과 특례업종 축소에 대처할 시간 여유가 부족하다고 고충을 호소한다. 둘째, 노동시간단축에 따른 중소영세 사업자의 부담 완화와 관련해서 특별연장근로 허용으로 업계의 이해를 도모하는 한편, 탄력제 적용기간 확대에 대해선 찬반 의견이 맞서 있는 형국이다. 노동시간단축에 따른 지원책으로는 기존 고용장려금 지원제도2)와 결부된 일자리함께하기 지원제도가 있다.3) 셋째, 노동시간단축의 목표는 노동자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보장하여 장시간 노동의 폐해인 노동자 삶의 질 저하와 기업의 생산성 저하를 방지하여, 질적이고 구조적 경쟁력을 향상하는 데 있다. 반면, 기업들은 당장의 비용 부담을 말한다. 노동시간단축에 따른 기업 비용부담은 엄밀히 말해 시간 단축에도 생산 물량이나 서비스 업무량을 유지하면서 추가 고용을 통해 대처할 때 발생한다. 근무체제 개편이나 생산성 향상으로 대처하면 추가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데 근무체제 개편이나 생산성 향상으로 업무량 공백을 메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10%의 노동시간단축에 따른 비용 부담은 3~5%의 생산성 향상으로 대체 가능하다. 추가 고용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결과이나, 기업에게는 부담이다. 이를 해결하는 수단을 무엇으로 보느냐가 후속대책의 핵심 과제였다.

 

주 52시간 상한제 보완 대책 평가: 사용자 애로의 해결과 사회적 의미 축소

사용자 친화적 보완대책

그런데 보완대책은 편향된 방향으로 흘러갔다. 52시간 상한제 보완대책은 크게 네 가지인데, 노동시간단축의 사회적 의미를 극대화하는 방향이 아니라 모두 사용자 애로의 해소 차원에서 진행되었다. 첫째, 탄력제 확대와 관련된 내용은 ‘경사노위 소위 통과 후, 본회의 통과 무산과 본회의 재구성 후 통과’라는 우여곡절 끝에 국회에서 논란만 벌이다 통과되지는 않았다. 국회 논란의 핵심은 외형으로 ‘탄력제 단위 기간 6개월 대 1년’이나, 속을 들여다보면 여당과 제1야당 사이에 누가 더 기업 친화적인 인상을 심어줄 것인지 힘겨루기를 한 것이라고 본다.

 

이 와중에 올해 1월에 적용되는 50~299인 규모 사업장에 300인 이상 사업장 도입 시 실시했던 계도기간 9개월보다 더 긴 최장 1년 6개월의 계도기간(감독, 처벌의 유예이므로 사실상 시행 유예)을 부여했다. 정부와 여당은 제1야당 완화 요구보다 더 나아가서 특별연장근로 요건에 일시적 물량 급증 등 경영상 사유를 포함하는 초법적 행정조처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표 2-1> 52시간 상한제 보완대책 내용과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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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제는 대표적인 사용자 친화적 노동유연화제도이지만, 장시간 노동체제의 사용자에게 그리 매력적인 제도는 아니다. 사전 예측 가능한 규칙적 변경에 적용하는 제도이고 늘렸던 만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 틀을 깨거나 이를 넘어선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사용자들은 더 관심을 가진다. 기간 확대 문제보다 도입 요건 완화(탄력제 합의에 포함), 적용 유예조처(계도기간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되고 시행 예정), 특별연장근로 사유 확대(최근 정부 발표)가 바로 이런 사항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52시간 상한제의 보완대책은 탄력제의 단위기간 확대로 대표되지만, 경사노위 합의안의 가장 큰 문제는 도입요건 완화이고 이로 인한 노동시간제도의 균열이다. 이번 특별연장근로 요건 확대도 논리적 연원은 합의안의 도입 요건 완화에서 비롯된 것이다.4)

 

이로 인한 폐해는 노동시간의 양극화 확대와 노동시간 규율 체제의 붕괴의 위험성이다. 첫째, 시행 유예(계도기간)를 거쳐 안착되어 가고 있는 300인 이상과 공공부문과 1년 6개월의 간격으로 설정되었던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체 간 노동시간 간극이 더 오랫동안, 더 길게 유지된다. 50인 이상에 1년 6개월 뒤 시행 예정인 5인 이상 사업장에도 1년 6개월 이상의 유예 조처가 적용될 것이다. 기업 규모별 시간의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며, 이는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에 독으로 작용한다.

 

둘째, 기업 규모 간 격차와 함께 동일 규모 내에서도 시행하는 기업과 유예와 예외를 활용하는 기업 간 노동시간 편차가 생겨 시간 양극화는 규모 내에서도 확대된다. 업종별 편차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50인 이상 300인 미만 기업 중 7.2%만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대부분 사업장은 준비를 마쳤거나 준비 중이다. 이는 전반적 노동시간단축 추세를 후퇴시킬 위험성이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장시간 노동을 어찌해서든 유지하는 기업이 당장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구조적 경쟁력 문제는 두고 봐야 나타날 것이고 단기 비용경쟁에 몰입하는 나쁜 영향을 준다. 시간의 양극화는 고용안정, 소득의 양극화 다음으로 노동 내 분절구조 확대에 기여하는 새로운 항목이 될 가능성이 크다.

 

<표 2-2> 52시간 상한제 보완대책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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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제 확대로 인한 52시간제 효과 재평가

기업은 시간단축이 비용증가, 가격전가, 수요감소, 고용감소로 이어진다고 비판하며 시간단축에 저항하고 이를 관철해 왔다. 이때 개별 기업에서 비용 증가를 유발하는 시간단축이 이루어질 때 비용증가분은 생산량 감소로 인한 비용과 자본시설의 효율적 이용의 저하로 인한 비용과 부분적이든 전적이든 임금보전이 이루어질 때 인건비 증가의 비용으로 구성된다. 물량 유지를 관건으로 삼는 이유도 생산량 감소의 비용에 가장 민감하기 때문이며, 임금보전에 있어서 물량 연동형 임금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인건비 증가를 상쇄할 뿐 아니라 시간단축으로 인한 물량감소를 상쇄하면서 시간당 생산성 대비 인건비를 불변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량 보전과 시간당 생산성 대비 인건비를 둘 다 해결하면 사용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하나도 없는 것이 된다(물론 공정개선 비용과 추가 소소한 추가비용이 발생하나 이는 설비 유지, 향상과 노동조건 유지를 위한 일상적 비용으로 간주할 수 있다).

 

프랑스 35시간제 도입 시에도 이런 문제는 치열한 논쟁점이었다. 돌파구로 찾은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 노동시간단축에 따른 피로효과 감소로 인해 발생하는 생산성 향상이다. 노동시간단축에 따른 비용인상 분의 1/3은 이로써 분담할 수 있다. 교대제 개편에 따른 실노동시간단축에도 장기적으로, 누적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이를 UPH 향상, 즉 노동강도 강화로 바로 반영하든지 순차적으로 반영하든지 간에 자본의 비용은 1/3 분담된다. 반면, 그만큼 고용창출 효과로 이어질 기반은 축소된다.

 

둘째, 사회적 이득을 가져오나 개별 자본에 비용을 부담케 하기에 정부의 재정지원의 논리적 기반이 형성되고 이를 지원제도에 반영하면 프랑스 35시간제의 경우 자본 비용 증가분의 1/4 정도가 보충된다. 다른 정부지원을 통한 고용 창출, 유지 정책의 효과보다 높기에 근거 있는 방안이다. 궁극적으로는 노동시간단축의 고용효과가 가져오는 소비진작 효과 등 긍정적인 효과가 정부 재정지출이라는 부정적 효과보다 커야지만 지속적인 근거를 가진다. 대체로 이 문제는 긍정적인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셋째, 나머지 부분을 노동자 생활향상을 위한 대가로 보고 자본이 부담할 몫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자본 부담을 제거하기 위해 부분적 임금감축으로 노동자가 감수해야 할 몫으로 돌릴 것인가에 따라 노동시간단축에 따른 비용분담 방안의 설계는 노동 편인가, 자본 편인가 구분된다.

 

 

이런 노동시간단축의 사회적 비용분담안을 고려하면 시간단축분으로 인한 비용증가 1/4 미만으로 부분적으로만 적용시켜야 공평한 노동시간단축 비용의 분담안이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모두가 고르게 일하도록 고용창출의 전향적 계기이자 돌파구’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두는 해법을 우선시할 필요가 있다.

 

지금 노동시간단축 쟁점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초장시간 노동에서 벗어나서 ‘일과 삶의 조화’라는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이 모아져 있으며 이런 측면에서 실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그동안 소득빈곤과 아울러 시간빈곤에 시달렸던 사회상의 반영이다. 확장해서 보면, 여유시간은 소득과 고용이 뒷받침될 때 온전히 실현될 수 있다. 안정적 소득을 주는 일자리 창출의 계기로서 노동시간단축에 가장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주 52시간 근무체제 전환으로 신규 채용이 가능한 인원은 9만 1천 명이며5) 만약 이를 재정 투입만으로 창출하려면 한 해에 2조 7,300억 원이 든다(연봉 3,000만 원 짜리 일자리). 이만큼 강력한 고용창출 기제가 없다는 의미다. 노동시간단축의 사회적 비용분담 방안 설정에는 정부의 지원방안에 따른 재정부담이 발생한다. 그러나 그 어떤 고용정책 지원금보다 확실하게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정책이므로 그 비용은 감수할 가치가 있다. 다른 한편, 장시간노동과 비정규고용에 대한 범칙금을 통해 조달한다면 그 금액도 줄일 수 있다[자력조달(self-financing)이자, 지원만으로 설계된 제도의 몇배의 효과를 거둔다. 벌칙금이 지원금의 세배이면 네 배의 효과]. 사회적 비용으로 기업비용을 전가하는 기업에 대한 해법이므로 외부비경제 효과를 감안한 넓은 의미에서 시장경제적 해법이며, 자본주의하 사민주의 정부에서 사용했던 방법이다(프랑스 35시간제, 벨기에 로제타플랜, 스페인 정규직 전환 정책).

 

노동시간단축의 고용효과를 요약하면, 생산성 효과를 차감하여 1/3로 축소해서 봐야 하나 교대제 개편 등 정책변수와 기업의 가동률 유지, 향상을 위한 조직 재편 등 적절한 대응이 조화를 이룬다면 고용효과 누출은 줄고 비용 부담은 상쇄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아울러 구매력 감소 없는 시간 단축을 위한 방안이 필수적인데, 잔업수당에 의존하는 구조도 바꾸면서 최저임금 인상을 연착륙시키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이런 방안은 일자리 창출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의 연착륙 계기로도 활용되므로 정책연계(policy mix) 방안으로 설계했어야 한다.

 

노동시간단축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한 방안

탄력제와 불규칙한 근무스케쥴은 사용자 친화적이며, 부정적 노동시간 유연성의 가장 높은 3단계에 해당한다(Golden, L., S. Sweet & H. Chung, 2018). 이를 제어하기 위해서 주 52시간 상한제와 최소한 조응하는 제도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 부정적 결과를 정책 혼합을 통해 최소화하면서 노동시간 정상화의 긍정적 효과를 높이는 방안의 선택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그 출발은 사용자 친화적 보완대책을 최소화하고 고용효과와 연착륙 방안에 주력하는 것이다.

 

장시간 노동이 사회적 폐해만 큰 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구조혁신을 지체시키는 등 경제적 대가도 크다. 개별 기업의 단기 비용 절감을 사회적 비용으로 전가하는 결과다. 장시간노동체제와 이에 의존한 단순 비용절감형 전략으로는 미래가 없는 사회로 더 치닫게 된다. 노동시간단축은 실업과 불안정고용을 성장의 내재적 조건으로 삼는 경제운용방식에 대한 대안이자, 경제구조의 질적 전환을 촉진하는 정책이며 무엇보다 성장과실의 공정 배분을 여가의 영역으로 확대하여 관철하는 해법으로서 의미를 가진다.

 

지금 시점에서 논의되는 휴일연장근로 제한이란 수준의 노동시간단축은 ‘비정상의 정상화’에 지나지 않지만, ‘비정상이 구조화, 관행화’된 사회에서는 그 정상화마저도 지난한 과제임을 씁쓸하게 확인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은 분명 사회적 재앙과도 같다. 하지만 다른 한편 장시간 노동체제는 날로 심각해지는 청년실업이나 불안정고용을 해결할 절호의 기회를 만들어준다. 노동시간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질 좋은 일자리 전환은 사회적 합의와 사회적 비용분담 구조만 갖춘다면 실현할 수 있다. 장시간 노동이란 재앙과도 같은 현실을 일자리창출과 일자리나누기의 호기로 삼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 미래의 노동시간체제의 설계도는 다양한 유형의 노동시간단축 모형을 새로운 사회로의 전환의 전망(그린뉴딜경제, 사회연대형 안정화체제)과 결합하는 데서 그려질 것이다.

 

 


 

1) 이 글은 필자가 2019년 12월 민주노총 정책연구보고서로 작성한 “한국의 노동시간체제의 진단과 35시간제의 전망”의 내용을 축약, 수정한 내용임.

2) 일자리함께하기 지원 등 고용창출장려금, 정규직 전환 지원 등 고용안정 장려금, 고용유지장려금, 청년내일채움공제 등 청년고용장려금, 장년/고령자 고용장려금, 직장어린이집 지원과 일자리함께하기 설비투자비 융자 고용환경개선 장려금 등 6가지 분류에 21가지 사업이 망라되어 있다(고용노동부, 2019, 고용장려금 지원제도 안내자료). 이와 함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충격을 흡수하는 일자리안정자금도 있다. 이런 지원책의 공통점은 임금인상, 고용 창출과 안정을 위한 정책에 대한 기업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유인책(pull 방식)이다.

3) 노동시간단축과 연계되는 기업 고용장려금 제도는 일자리함께하기 지원사업으로 고용창출 장려금, 임금감소액 보전 지원, 설비투자비 지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노동시간단축으로 인한 노동자의 임금감소를 보전하는 임금감소액 보전 지원제도도 보전하는 기업에게 지원하는 우회 지원제도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4) 경사노위 근로시간제도개편소위 합의안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 “사용자 쪽으로 기울어진 논의 지형에서 노동시간 제도에 심대한 변화를 가져오는 도입요건 완화라는 사용자 쪽 핵심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는 (경사노위) 소위에서 합의는 성사될 수 없었다고 본다. 그래서 과반수를 대표하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를 벗어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된 합의문이 도출되었다. 2주 전 통보라는 허술한 안전판과 함께 한 주 내 일별 노동시간 조정이 가능하며, 모호한 단서가 붙었지만 주별 근로시간을 협의로 변경할 수 있는 도입요건 완화라는 장치가 새로 들어왔다. 주 단위로 일별 노동시간을 변경할 수 있게 되었고, 모호하고 광범위한 예외 조항을 두어 합의가 아니라 협의를 통해 주별 근로시간도 변경할 수 있게 되었다. 도입요건 완화의 두 가지 형태가 도입된 것인데, 예측 가능한 규칙적 변경이라는 탄력제의 기본원리로 보건대, 위임된 논의 범위를 넘어서는 사항이며 탄력제의 근간을 바꾸는 노동시간 유연화의 새로운 유형이자 사용자 재량권 확대의 결정판이다.”(김성희, 2019, 「탄력제 합의안 평가」, 월간 『노동법률』, 2019년 4월호)

5) 2017년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기준으로 52시간 초과자의 노동시간을 합산해 한 사람의 노동시간인 40시간으로 나누어 계산한 값(한국노동연구원, 2017)을 수정한 내용으로 노동시간단축에 수반되는 생산성 향상 효과를 차감해야 하는데 필자가 1/3을 차감해 계산한 값임. 시간단축의 단순한 모델인 기업수준에서는 생산비용에 영향이 없고. 기업의 이윤가능성이나 경쟁지위도 변화시키지 않고, 노동강도도 불변이라는 가정하에서만 고용 증가가 발생한다. 신규 채용이 이루어진다면 이것이 일자리나누기 효과(work sharing effect)이다. 시간당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이를 차감하게 된다. 작업속도의 가속화와 비생산적 노동관행의 제거의 결과이다. 이는 기업비용의 증가를 줄이는 결과를 동시에 가져온다. 시간단축에 의한 시간당 노동생산성 이득을 거시모델을 통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시간단축 분의 25%에서 50% 정도를 차지한다(Cette, 1999). 대체로 1/3로 본다. 이럴 경우 단순 계산한 고용효과의 1/3은 생산성 향상으로 유출된다.

 


 

참고문헌

김성희, 2019a, 「한국의 노동시간체제의 평가와 35시간제의 전망」, 민주노총 정책연구보고서 .

_____, 2019b, 「탄력제 합의안 평가」, 월간 『노동법률』, 2019년 4월호.

_____, 2017, 「노동시간단축 이후 노동시장 변화와 대응과제」, 국회 토론회 발표문. 2017. 7.

_____, 2003, 「노동시간단축, 미래를 위한 선택」, 김균ㆍ이병천 편저, 『한국경제, 재생의 길은 있는가』, 당대.

_____, 1999, 『노동시간단축의 쟁점과 과제』,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_____, 1998, 「노동시간단축방안의 정책효과와 적용방안」, 월간 『노동사회』 7ㆍ8월호, 한국노동사회연구소.

한국노동연구원, 2017, “근로시간단축의 효과 추정”, KLI 자료실.

Cette, G.(1999), “Employment, unemployment and reducing working time:the French approach”, to be presented at the Conference on Reductions in Standard Hours:Employment Effects, Università degli Studi di Roma Tre, Rome, 24-25 May 1999.

Golden, L, Chung, H and Sweet, S. (2018) Positive and Negative Application of Flexible Working Time Arrangements: Comparing the United States and the EU Countries. In: Farndale E, Brewster C. and Mayrhofer W.(eds.), The Handbook of Comparative Human Resource Management. Northhampton, MA: Edward Elgar, 237-256.

Mutari, E. and D. Figart, 2000, Working Time: International Trends, Theory and Policy Perspectives, Routledge.

OECD(1998), “Working Hours:Latest Trend and Policy Initiatives”, Employment Outlook.

Skidelsky(2019), How to achieve shorter working hours, Progressive Economy.

 

화, 2020/02/11-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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