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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서한] 저축계정 도입 관련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한 28인 국회의원에게 제안철회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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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서한] 저축계정 도입 관련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한 28인 국회의원에게 제안철회 촉구

익명 (미확인) | 목, 2015/07/30- 16:03

저축계정 도입 관련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한 28인 국회의원에게 제안철회 촉구 항의서한 발송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 이찬진 변호사)는 지난 6월 16일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정희수의원대표발의, 15598)을 발의한 28인 국회의원들에게 오늘(7/30) 법안제안 철회를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발송했습니다.

 

참여연대는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정희수의원대표발의)이 국민연금 외에 소득비례방식의 ‘국민연금 추가계정’을 도입하자는 것으로 공적 연금인 국민연금의 사회연대성과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즉각적인 제안철회를 요구했습니다.

 

‘국민연금 추가계정’에 대해 △민간 개인연금 다르지 않은 제도이며, △ 노후 불평등을 더 가속화시키고 국민연금의 신뢰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은 방식이며, △ 제도 설계, 한국 금융시장의 소화가능성과 파급효과 등 여러 가지 심도 깊은 연구의 부재 등 다양한 문제점과 우려를 밝혔습니다.

 

이번 개정법률안에서도 밝힌“국민들의 자발적인 노후소득 준비를 장려하고, 안정된 노후생활을 영위”를 위해서는‘국민연금 추가계정’이 아니라 “가장 확실한 노후소득보장 수단인 국민연금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것을 정치인들이 우선하여 신경써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지난 5월 2일 공무원연금개혁과정에서 여야가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50%인상과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방안마련’을 합의한 것에 따라 국회 논의가 이루어지도록 조속한 특별위원회 구성과 운영을 촉구하였습니다.

 

 

[항의서한 내용]

'국민연금 저축계정’ 도입하려는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정희수의원대표발의) 제안에 대해 항의합니다

 

의원께서 지난 6월 16일 국회에 제출한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정희수의원대표발의, 15598)은 국민연금 외에 소득비례방식의 ‘국민연금 추가계정’ 도입하는 내용입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 이찬진 변호사)는 이 개정법률안이 공적 연금인 국민연금의 사회연대성과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기에 강력히 문제제기하며 개정법률안에 대해 즉각적인 제안철회를 요구하는 바입니다.

 

국민연금제도는 노후의 삶을 개인이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공적인 사회보험입니다. 또한 내가 낸 보험료로 보험급여를 받는 민간연금 상품과 달리 경제활동 기간 동안 소득에 따라 보험료를 납부하고 은퇴하면 기존에 낸 보험료와 차세대가 부담하는 보험료를 모아서 법률에서 소득재분배기능에 맞게 저소득층에게 유리하게 정한 급여를 지급하는 것입니다.그런데 ‘국민연금 추가계정’은 공적으로 기금운용업무를 담당하는 것 외에는 내가 낸 보험료를 받아가는 민간연금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국가가 강제로 징수하고 있는 국민연금도 평균가입기간이 30년을 넘지 못할 정도로 성실납부 자체가 어려운 것이 국민 대부분의 상황입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규모의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시장을 갖고 있어 자발적인 노후소득 준비는 포화상태에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민간)연금과 다르지 않는 ‘국민연금 추가계정’을 신설하는 것은 국민노후의 불안해소의 효과보다는 빈부격차와 불평등을 심화시켜 사회보장제도의 본질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국민연금 추가계정’은 노후 불평등을 더 가속화시키고 국민연금의 신뢰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은 방식입니다. 우리 사회는 양질의 고용창출 능력이 감소하고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진전되면서 약 7백만 명에 이르는 국민연금의 사각지대가 축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미 전국민이 국민연금 가입자와 가입하지 못하는 사각지대로 양분된 상황에서 소득의 여유가 있어 저축계정에 가입할 수 있는 사람에게 혜택이 집중될 ‘추가계정’제도는 노동시장에서의 양극화에 이어 노후소득에서의 양극화를 촉진할 것이 명약관화합니다. ‘추가계정’제도는 국민을 통합해야 할 국민연금이 계층적 갈등과 불신을 조장하는 제도로 전락시키게 될 것입니다.

 

더욱이 ‘국민연금 추가계정’이 도입되면, 국민연금기금 규모가 거대해져 운용의 부담이 더 커지게 됩니다. 지금도 투자처를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국민연금기금이 더 커지면 비정상적인 투자에 대한 유혹이 커지고 국민경제의 성장에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추가계정’의 도입이 국민의 노후를 핑계로 금융산업의 뒤봐주기 아닌가라는 비판을 겸허히 새겨들어야 합니다. 또한 ‘추가계정’을 도입하는 것은 매우 정밀한 연구와 제도 설계, 한국 금융시장의 소화가능성과 파급효과 등 여러 가지 심도 깊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런 사전 준비가 거의 없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 철저한 논의와 합의 없이, 그냥 던져보는 식의 입법은 국민적 혼란과 불신을 초래할 것입니다.

 

이번 개정법률안에서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노후소득 준비를 장려하고, 안정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하기 위해 ‘추가계정’을 도입한다고 했습니다. 진정으로 국민의 노후를 걱정한다면 퇴직연금과 부실한 개인연금이 국민들의 노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관련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자발적 노후소득 준비를 장려하는 것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국회는 직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확실한 노후소득보장 수단인 국민연금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것이 ‘추가계정’ 도입보다 정치인들이 더 신경 써야 할 대목입니다.

 

지난 5월 2일 공무원연금개혁과정에서 여야는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50%인상과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한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한 달이 지난 상태에서 국민연금 개혁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여야가 합의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에 대해서는 미적대는 정치권이 뜬금없는 ‘추가계정’ 도입에 열을 올리는 배경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국민연금 추가계정’ 도입을 위한 개정법률안의 발의에 동의하신 의원님들께 제안철회를 요청합니다. 또한 공적연금강화를 위한 국회 논의가 이루어지도록 조속한 특별위원회 구성과 운영을 촉구합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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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국민연금, 대한항공에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하라</h1> <h2>조양호父子 해임, 독립적 사외이사 추천, 횡령·배임者 임원자격 제한</h2> <h2>금융위, “단기매매차익 반환과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는 다른 문제”</h2> <h2>대통령 의지 및 기존 로드맵 반영하여 원칙 및 제반요건 완비 급선무 </h2> <p> </p> <p> </p> <p style="text-align:justify;">내일(2/1), 올해 제2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이하 “기금위”)가 열린다. 이는 2019. 1. 23. 제1차 국민연금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전문위”)의 ‘대한항공·한진칼에 대한 주주권행사 여부 및 행사 범위’ 논의 이후, 2019년 3월로 예상되는 대한항공 정기주주총회 직전 각종 주주제안 등 대한항공에 대한 경영 참여 주주권 여부를 최종 의결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경율 회계사)는 이번에야말로 <u><strong>기금위가 ‘문제 기업’ 대한항공에 대한 경영 참여 주주권행사를 의결할 것을 강하게 촉구</strong></u>한다. 구체적으로 내일 기금위는 2019. 2. 초까지 ▲<u><strong>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및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사내이사직 해임</strong></u>, ▲총수 일가로부터 <u><strong>독립적인 사외이사 후보군 추천</strong></u>, ▲횡령·배임 등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행위와 관련한 유죄 판결을 받은 자의 경영 참여를 금하도록 하는 <u><strong>정관변경</strong></u>, ▲지금까지의 수동적 찬반 의결권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닌, 소액주주, 기관투자자들과 협력하여 조양호 회장의 이사 연임 등에 대한 반대 의결권행사를 권유할 것 등을 골자로 하는 주주제안을 의결해야 한다.</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2019.1.29. 한겨레(<a href="https://bit.ly/2B9COc8&quot; rel="nofollow">https://bit.ly/2B9COc8</a&gt;)에 따르면 전문위 일부 위원들이 한진그룹에 대한 국민연금의 경영 참여 주주권행사를 반대하며 그 근거로 소위 ‘10% 룰’로 불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제172조(내부자의 단기매매차익 반환)에 따른 단기매매차익 반환규정을 내세웠다고 한다. 그러나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단기매매 차익 반환규정이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는 데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방향의 유권해석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이사 추천 등 주주제안을 하기 위해 경영 참여를 선언하더라도 6개월 이내에 주식을 팔지 않으면 된다”며, “국민연금은 주식을 단타(短打) 매매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단기매매차익 반환’은 이번 주주권행사와는 동떨어진 이슈로 보고 있다”고 말하는 등 <u><strong>단기매매차익 반환과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른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가 본질적으로 다른 문제</strong></u>임을 분명히 했다. 즉, 국민 노후자금 수탁자인 국민연금이 10% 이상 주요주주로서 경영 참여를 선포하더라도 내부정보를 활용해 단기차익을 내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자 기우이다. 오히려 국민연금은 <u><strong>최근 흐름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투자 및 적극적 주주활동으로 기업 지배구조를 본질적으로 개선하여 주가를 장기적으로 상승시키는 것이 훨씬 현명한 투자</strong></u>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한편, 또 다른 한겨레 기사에 따르면 “전문위 일부 위원들은 대한항공·한진칼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행사 여부의 판단 근거로 쓰인 단기매매차익 환수 자료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https://bit.ly/2DJbTWi)고 한다. 국민연금은 <u><strong>단기매매차익 반환규정이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는 데에 걸림돌이 된다는 핑계를 대기 전에 관련 근거자료를 먼저 제대로 검토</strong></u>하여 밝혀야 할 것이다.</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또한,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운영규정 제정안」에 따르면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하여 전문위의 역할은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의 주주권 및 의결권행사 등에 관한 사항을 ‘검토’한 뒤 그 결과를 기금위에 ‘보고’하는 것이다. 즉,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에 대한 ‘논의기구’인 전문위는 기금위에 참고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그 본연의 역할로 그에 대한 최종 의결은 기금위의 책임이다. 그러나 2019. 1. 23. 전문위 개최 후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a href="https://bit.ly/2CGfKS7&quot; rel="nofollow">https://bit.ly/2CGfKS7</a&gt;)는 <u><strong>회사별로 경영 참여 주주권행사 여부를 찬성·반대한 위원 수만을 밝혔을 뿐, 전문위에서 어떠한 방향과 내용의 논의가 진행되었는지는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strong></u>. 자세한 논의 과정을 알리기보다 마치 반대의견이 우세하여 최종 결론이 될 것처럼 곡해될 여지를 남긴 보건복지부의 이 보도자료는 기금위 직전 중립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주무 부처로서 적절치 못했다는 평가를 받기 충분하다. </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한편, 보건복지부는 2018. 7. 30. 발표한「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스튜어드십 코드) 원칙별 이행방안」의 <원칙 4>에 따라 ①2018년 하반기 중 주주대표소송, 손해배상소송 시행근거, 소제기요건 등을 마련하고, ②2019년까지 이사회 구성·운영 등 관련 일반원칙을 마련한 뒤, ③2020년까지 ‘제반여건’이 구비된 후 이행방안을 마련하여 기금위 의결에 따라 주주권행사를 시행하기로 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가 이 로드맵에 따라 2018년 말까지 주주대표소송, 손해배상소송 등 관련 요건을 정비했다면 즉시 내용을 발표해야 할 뿐 아니라, 향후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른 주주권행사를 위한 제반 활동을 착실히 이행해야 할 것이다.</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노동·시민단체들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환영하고 그에 따라 주주이자 수탁자로서 국민연금의 역할을 요구하는 것은 한국 재벌기업의 전근대적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다. 재벌 계열사의 소수 지분을 소유한 총수 일가의 이익 때문에 중요한 경영판단이 좌지우지되거나 왜곡되는 문제는 비단 한진그룹에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최소한의 방도인 상법 개정안조차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법무부 개정안으로부터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른 경영참여 주주권행사를 요구하는 노동·시민사회의 요구는 총수 일가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운 이사회를 구성하기 위한 필사의 목소리이다. 주주, 노동자, 소비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목소리가 경영에 반영되는 건강한 기업지배구조만이 결국엔 지속 가능할 수 있다.한진 총수 일가는 횡령, 배임 행위·부당지원행위·경영진의 사익 편취 등의 혐의로 이미 검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는 기업가치를 훼손하거나 주주권익을 침해할 수 있는 사안이다. 또한, 국민연금은 과도한 겸임, 장기 연임 등의 이유로 조양호 회장의 연임에 대해 지속적 반대의결권을 행사하였으나, 늘 부결되어왔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러한 모습을 지켜봐야만 하는가. 2019. 1. 23. 공정경제 추진전략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 또한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한 탈법·위법 행위에 대해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적으로 행사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u><strong>내일(2/1) 기금위는 ‘땅콩 회항’ 때 분노했던 국민들의 목소리를 잊지 말고 대한항공을 바로 세우기 위한 주주제안 안건을 의결해야 한다. 참여연대는 국민 노후자금의 ‘선량한’ 수탁자로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현명한 선택을 촉구</strong></u>한다. 끝.</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font-size:20px;"><a href="https://docs.google.com/document/d/1RZB_BLM4dmVW1O7lE39s7b5T622LDzTeTmK…; rel="nofollow"><span style="color:#ffffff;"><strong><span style="background-color:#336699;">성명 원문보기_다운로드</span></strong></span></a></span></p> <div style="text-align:justify;"> </div></div>
목, 2019/01/3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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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갑질과 불법에... 더이상 입을 다물 수 없습니다

대한항공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국민연금공단의 경영권 행사 필요성⑤

대한항공 해고 조종사와 현직 조종사

 

대한항공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국민연금공단의 경영권 행사 필요성 

① 물컵으로 시작된 갑질의 서막... 더는 미룰 수 없다

② 황제경영에 사익편취까지... 빗장에, 빗장 걸어야

③ "땅콩회항 4년, 고통은 지속..." 박창진과 동료의 호소

④ 대한항공에 무시 당한 국민연금, 대응 강도 높여

⑤ 온갖 갑질과 불법에... 더이상 입을 다물 수 없습니다

 

[해고 조종사] 자신의 목소리를 냅시다

 

저는 지금으로부터 19년 전인 1999년 8월 30일, 대한항공에서 노동조합을 결성했다는 이유만으로 다음날 비행 일정에서 제외되었던 전직 조종사 하효열입니다.

 

조종사가 비행을 하지 않으면 비행수당, 즉 월급의 60%가 사라집니다. 헌법이 노동자에게 보장하고 있는 권리인 노동조합을 결성했다는 이유만으로 대한항공은 공식징계 절차도 무엇도 없는 상태에서 제게 엄청난 불이익을 주었던 것입니다. '땅콩 회항' 박창진 사무장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당시에도 대한항공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몸서리치게 싫어하는 기업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재벌의 갑질이 싫다면서도 노동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태도를 보입니다. 또한, 한마음으로 모두의 이익을 위해 싸우다가도 자신이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겠다 싶으면 상대방을 견제하기도 합니다. 이러다 보면 결국 진실은 사라지고 자신의 이익을 외치는 목소리만 남습니다. 그래서 노동과 자본 사이에 존재하는 진짜 이슈, 즉 부의 편중이나 소득 양극화의 완화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종국에 들리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드는 이유는 경영자 위주로 불공정하게 나누어지던 이익을 노동자와 함께 나누고, 노동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한 노동조합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은 법으로 보장되어야 하고, 노사가 동등한 지위로 만나 합의를 봐야 합니다. 지금의 우리 사회처럼 갑질이 난무하고, 갑질에 속수무책인 세상은 노사가 대등한 입장에서 합의를 볼 수 있게 하는 노동조합이라는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의 사례에서 보듯이 대한항공의 노동자는 노동조합을 만든 순간부터 안전하지 못했습니다. 저의 사례만이 아닙니다. 대한항공에서 조종사 노동조합을 만들려고 했던 시도가 이전에도 네 번 있었습니다. 회사의 방해로 그들 역시 조종복을 벗거나, 협박에 못 이겨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습니다. 2018년 7월에 직원연대지부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박창진 지부장은 회사에서 끊임없이 경고를 받았고, 같이 활동하던 조합원들이 지방으로 발령이 나기도 했습니다.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 일가만이 아니라 대한항공과 관련된 모든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대한항공을 실제로 움직이는 임직원들, 대한항공의 주주들,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승객들 모두 대한항공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법적 소유권과는 별개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하는 대한항공이라는 기업에는 그에 맞는 사회적 역할과 책임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대한항공을 향해 목소리를 냅시다. 노동자들, 승객들, 주주들의 말을 막으려는 자들을 향해 "내 말을 막지 말라!"고 소리 지릅시다. 2000년 조종사 노동조합이 활동을 시작한 이후, 대한항공에서는 운항 중 단 한 건의 인명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 의미를 잘 새겨봅시다. 자, 이제 말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사람들이 일어나 대한항공을 향해 목소리를 냅시다.

 

<대한항공 해직 조종사 하효열 씨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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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조종사] 기업의 가치, 우리가 지킵니다

 

대한항공 25년차 기장입니다. 20년을 넘게 근무하며 밤을 낮 삼고, 졸린 눈을 비벼가며 승객과 화물을 가득 싣고 대륙과 대양을 횡단했습니다. 회사는 매년 커다란 이익을 내며 승승장구하였습니다. 올해 상반기 재계 연봉 1순위는 조양호 회장으로 대한항공 등 4개 계열사로부터 상반기에만 무려 58억 2천만 원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각종 갑질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직원들은 총수 일가의 전횡 하에 노동력과 인권 착취를 당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대한항공의 노동자로서 이제야말로 대한항공이라는 기업 전반에 뿌리내린 갑질 문화가 청산되어 대한항공이 노동자의 인권을 인정하고 그 노동에 정당히 보상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라며 이 서신을 올립니다.

 

그간 대한항공의 노동자들은 총수 일가를 비롯한 경영자들의 만행에 대한 부끄러움에 얼굴조차 들기 어려웠던 시기를 겪어왔습니다. 언론 등을 통해 우리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접한 지인들과 시민들은 동정인지 분노인지 저희에게 남다른 눈빛을 보내왔습니다.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 2018년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투척 사건 이후 세상이 잠깐 술렁이기는 했어도 시간이 지나자 회사 내 분위기는 또다시 예전처럼 돌아왔고, 직원들도 다시 묵묵히 본업에 복귀했습니다. 이러한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각종 횡포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대한항공에서 계속 일하는 동력을 얻는 데에는 총수 일가가 진정한 회사의 주인이 아니며, 직원들의 성실한 노력이 기업 가치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조양호 회장 일가의 극악한 갑질 및 불법에 대한 의혹은 직원들 사이에서 너무나도 널리 회자 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선뜻 이에 대해 나서서 항거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2018년 상반기 당시 '관리자'라는 가명의 직원 한 명이 만든 익명의 단체 채팅방에 직원들이 모였고, 그곳에서 오너 일가의 불법행위들이 낱낱이 드러났습니다. 그 이후 대한항공을 총수일가의 갑질에서 자유로운, 더 좋은 회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진 새로운 노동조합, '직원연대지부'도 탄생하였습니다. 

 

총수 일가의 갑질이 세상에 알려진 이후에도 대한항공 직원들은 자신들이 대기업의 일개 직원이라고 생각하고, 경영진이 하는 일에 관심 없이 일만 하며 지낼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익명 대화방을 통해 시작된 5월 집회는 노동자로서의 의식을 각성시켰고, 이후 새로운 대한항공 노조 결성 등을 통해 강화되었습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지난 촛불 혁명 때 국민이 부패한 권력을 준엄하게 심판했듯이, 대한항공의 주주들이 주주권을 행사하여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조양호 회장 등 이사들의 해사 행위를 막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이란 기업의 가치는 직원들이 앞으로도 성실히 일하여 책임질 것을 약속드립니다. 소액주주분들, 그리고 국민연금이 나서서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을 행사하여 제대로 된 경영자를 선임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오마이뉴스 원문 바로가기

월, 2019/01/0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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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촉구 시민행동’ 돌입

‘땅콩 회항’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박창진 지부장, 청와대에 국민청원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위해 편지쓰기·언론기고·기자회견 등 진행 예정

차기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 연임 반대 의결권 행사하고
국민 노후자금으로서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른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해야

 

 

1. 취지와 목적

  • 오늘(11/13)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박창진 지부장은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조양호 회장 퇴진을 위해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에 주주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할 것을 청원(http://bit.ly/ChoOUT)했습니다. 이는 대한항공의 정상화를 위해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하도록 촉구하는 시민행동의 일환입니다. 
  • 구체적으로 각종 갑질 및 범죄 혐의로 사실상 경영자의 자격을 상실한 한진그룹 총수일가들에 대해 대한항공의 2대주주이자 국민의 자산인 국민연금이 ▲2019. 3.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의결을 통해 조양호 회장에 대한 해임·직무정지, 총수일가의 이해로부터 독립적인 사외이사 후보추천 등의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하기 위함입니다.
  • 공공운수노조·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국민연금노조·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은 오늘의 청와대 청원을 시작으로,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연금의 선량한 수탁자로서 한진그룹 총수일가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하는 편지쓰기, 언론 기고, 기자회견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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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바로가기 bit.ly/ChoOUT

 

2.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촉구 시민행동’ 개요

  •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촉구 시민행동’은 국민 노후자금의 수탁자이자 대한항공 2대주주(2018. 11. 6. 기준 지분율 9.96%)인 국민연금공단이 국민 정서에 반하는 총수일가의 갑질 및 불·편법행위와 그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대한항공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국민의 이익을 도모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것입니다.
  • ‘땅콩 회항’, ‘물컵 갑질’, 직원 욕설 및 폭행 등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각종 일탈 행위는 국민적 공분을 샀음에도 처벌은 미미했습니다. 이는 재벌들의 범죄 행위에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사법당국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주주·종업원·고객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엄연히 존재하는 기업집단이 마치 총수일가의 개인적 소유물처럼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 한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의 항공기 장비·기내면세품 등의 구매거래 중간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남매들 소유의 계열사를 끼워 넣어 196억여 원을 ‘통행세’로 챙기고,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소송 변호사 비용 등 17억여 원을 회삿돈으로 내게 했으며, ▲‘사무장 약국’을 운영한 혐의 등으로 현재 불구속기소 되었습니다.
  • 이처럼 한진그룹의 동일인이자 사내이사임에도 불구하고 기업집단을 사유화하고, 횡령·배임 등의 범죄 행위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조양호 회장은 사실상 경영자로서의 자격을 상실했으나, 현재로서는 경영 참가에 대한 어떠한 제재도 받고 있지 않습니다.
  • 조양호 회장은 2016. 3. 18. 임기가 최대 3년인 사내이사에 선임되었으므로, 2019. 3. 예정인 대한항공 차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의 이사 연임 관련 안건이 상정될 것으로 예상됨. 회사 경영의 결정권자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은 차기 주주총회에서 부결되어야 하며, 이에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요구됩니다.
  • 구체적으로 국민연금은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라 ▲2019. 3.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의결을 통해 조양호 회장에 대한 해임·직무정지, 총수일가의 이해로부터 독립적인 사외이사 후보추천 등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해야 합니다.
  • 이에 공공운수노조·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국민연금노조·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은 청와대 국민청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들에게 편지쓰기, 언론기고, 기자회견 등을 통해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연금의 선량한 수탁자로서 한진그룹 총수일가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합니다.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화, 2018/11/1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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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동향 제243호: 2019년 1월 발간

 

편집인의 글

복지동향 제243호 | 김형용 편집위원장,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기획주제: 사회복지시설의 사유화

[기획1] 사립 유치원은 정말 사유재산일까? |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

[기획2] 어린이집 문제 발생의 맥락 | 김종해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기획3] 사회복지시설은 공공재이다 | 강영숙 군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기획4] 노인장기요양시설 사유화에 따른 인권침해 | 이현민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부장

 

동향

[동향1]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은 어떻게 가능한가? | 오성희 정의기억재단 인권연대처장

[동향2] 선거제도 개혁 - 지금이 바로 그때다 | 강우진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복지톡

[복지톡] 고시원, 쪽방… ‘집’이라 부를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의 ‘방’ |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김두겸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원

 

특별칼럼

[특별칼럼] 국민연금의 프로크루스테스 | 구창우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사무국장

 

생생복지

[생생복지] 2019년도 서울시 복지 분야 예산(안) 분석 | 서희정 서울복지시민연대 예산분석특별위원장

화, 2019/01/0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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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프로크루스테스

 

구창우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사무국장

 

그리스 신화의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Procrustean bed)를 들어본 적이 있는지? 프로크루스테스는 고대 그리스 아테나 근교에 살면서 지나가는 행인을 친절히 유인하여 집안에 들어오게 한 뒤 행인의 키가 자기 침대보다 길면 긴 만큼 머리나 다리를 잘라 내고, 짧으면 짧은 만큼 몸을 늘려 죽인 악당이었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는 이 신화에서 유래된 것으로 자신의 생각을 획일적으로 남에게 강요하거나 재단하는 횡포를 의미한다.

 

지난 8월 4차 재정계산이 발표된 이후 국민연금 개혁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불신과 왜곡을 조장하는 일부 전문가라는 사람들이나 단체들을 보면 바로 이들이 국민연금의 프로크루스테스라는 생각이 든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국민연금 재정안정화론자들과 국민 노후에 대한 국가의 공적역할 축소, 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세력들인데, 최근에는 재정안정화 담론에 경도된 일부 진보 진영도 가세하고 있다. 이들은 국민연금을 철저히 본인들의 입맛에 맞게 재단한다. 그들에게 국민연금은 후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세대 간 도적질이고, 계층 간 차이를 심화하는 역진적인 제도이며, 일부 정규직·기득권층만을 위한 제도이다. 그들의 목적은 서로 다를 수 있겠지만 국민연금은 가능한 축소돼야 한다는 공통적인 지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과연 국민연금을 그렇게 보는 것이 정당한 것일까?

 

재정안정화 담론의 전가 보도, 기금고갈 공포와 후세대 부담론

국민연금 재정계산이 반복될 때마다 항상 기금고갈이라는 유령이 배회한다. 이번 4차 재정계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이번에는 기금소진 시점이 이전 추계보다 3년 당겨지면서 기금고갈에 대한 공포가 한층 더 부각되고 있다. 아직 제도가 성숙하지 않았고 제도에 대한 신뢰가 약한 우리나라에서 ‘기금고갈=국민연금 파산’으로 인식하는 국민들이 많다. 이미 기금이 소진된 외국의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낮은 보험료율을 유지하면서도 앞으로 40년 가까이 기금을 유지할 수 있는데도 실제 국민들의 인식은 정반대다. 오로지 기금고갈 시점에만 집중한다.

 

기금고갈의 공포는 그동안 국민연금 개혁을 주도한 재정안정화 담론에서 비롯된 것이다. 국민연금 재정안정화론자들은 기금이 소진되면 후세대에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니 70년 재정추계 기간 말까지 기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보험료율을 올리거나 급여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에게 국민연금 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도 본연의 목적인 노후소득 보장이 아니라 기금을 계속 유지하거나 키우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기금을 계속 키우고, 유지하는 것만이 후세대의 부담을 덜어 주는 것일까?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로 OECD 국가 평균 15.4%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그런데도 기금이 앞으로 상당기간 커지고 유지된다. 4차 재정추계에 따르면 2041년까지 기금이 1,778조 원까지 계속 증가하다가 2042년에 수지적자가 발생한 후 2057년에 소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기금 소진 이후 보험료로만 급여지출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보험료율이 최대 30% 가까이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며, 70년 추계기간 말인 2088년까지 기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2020년부터 적어도 보험료율이 16%이상이어야 한다.

 

그런데 가능 여부를 떠나 2020년에 보험료율을 16%로 올리면 세대 간 형평성에 부합하고, 후세대 부담이 덜어진다고 할 수 있을까? 2088년 이후 기금이 소진되면 그 때 필요보험료율 역시 30%이다. 2088년 이후 보험료를 납부하는 세대 역시 후세대 아닌가? 5년 재정계산 후에 보험료율을 좀 더 올릴 수 있지만 역시 70년 이후 마찬가지로 소진되면 필요보험료율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어디까지가 후세대이고 세대 간 형평성을 얘기할 수 있을까? 다만 추계에 의하면 기금소진 없이 보험료율을 장기간에 걸쳐 변하지 않을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2020년부터 보험료율을 바로 20%로 올리면 된다. 그러면 기금을 장기적으로 당해 급여지출의 18배 수준 안팎에서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급여지출의 18배 수준은 GDP 대비 170% 정도의 기금을 지속적으로 보유한다는 뜻이다. 지금으로 보면 약 3,000조 원의 기금을 우리 후세대가 계속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어느 나라도 그렇게 공적연금의 재정운영을 하지 않는다.

 

70년 재정추계의 의미에 대해 우리가 보다 정확하고 냉철한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재정추계는 인구, 경제, 제도 변수의 합의된 가정에 따른 결과다. 그 기간 어떤 사회적 격변이나 정책적 개입에 따른 변화는 고려하지 않는다. 예컨대 현재의 인구 추계라면 100년 후 우리나라 인구는 2,600만 명, 즉 절반으로 줄어든다. 2060년 이후에는 성인 중 절반이 노인이고, 사실상 경제성장도 멈춘다. 그런 사회가 정말 올까 싶기도 하지만, 설사 온다 해도 그런 사회에서 세대 간 형평성이라는 이유로 기금을 현재 가치로 3,000조 원 가까이 지속적으로 유지하자는 것은 정말 비합리적인 주장이다. 70년 재정 추계 기간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당시에서 지금의 한국 사회를 보는 것과 같이 그 변화를 예측하기 어렵다. 누군가는 재정추계를 이런 불가지론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하지만 70년 재정추계에서 참고해야 할 것은 합의된 그 가정에 국민연금을 당장 꿰어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 사회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에 대한 성찰이어야 한다. 분명한 것은 가정이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끔찍한 결과들로 귀결될 가정을 바꾸려는 노력들이다.

 

많은 이들이 국민연금을 내가 낸 돈에 이자를 쳐서 돌려받는 것으로 오해하지만, 정확한 것은 현재의 근로세대가 돈을 모아 노인세대를 부양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이러한 세대 간 연대에 기반한 사회적 부양체계임을 이해한다면 기금을 악착같이 키우고 유지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어느 사회든, 또 어느 시기든 노동력을 상실한 노인 세대를 위한 지출이 필요한 것이고, 따라서 어느 방법으로든 그 재원을 만들어 내면 된다. 보험료 인상이나 납부 대상을 넓혀 보험료 수입을 늘릴 수 있고, 필요하면 조세로 보충적 수입을 만들 수 있다. 기금의 유무보다 사회적으로 그 재원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냐가 더 중요하다. 이 점에서 현재 국민연금의 재정안정을 위해 필요한 것은 고착화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 인구구조와 불안정 노동시장, 저성장 구조의 개선이다. 인구구조와 노동시장이 조금씩 나아지고,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해 간다면 보험료율 인상에 대한 후세대의 부담은 훨씬 줄어든다. 즉 지금 보험료율을 16%로 올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금이 없이도 후세대들이 16% 이상 보험료를 내지 않는, 아니 그보다 더 보험료율이 낮춰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국민연금이 고소득자에 유리? 국민연금 역진성 논란

한편, 최근에는 기존 재정안정화 담론이 아닌 또 다른 형태의 국민연금의 불신과 왜곡을 야기하는 담론이 등장하고 있다. 바로 국민연금이 고소득자에 유리한 역진적인 제도라는 주장인데, 편협한 관점에서 일부 내용을 부풀려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악의적이다. 또 이런 주장은 국민 노후소득보장에서 기초연금을 키우고 가능한 국민연금의 역할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지니고 있는 일부 진보 진영에서 주로 제기하고 있는데, 필자가 보기에 이들의 국민연금 역진성 주장은 본인들이 진보라면 결코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다고 판단한다. 사회연대에 기초한 사회보험으로서의 국민연금을 철저히 민간보험의 관점에서 재단하고, 기존 ‘세대 간 갈등’에 더해 ‘세대 내(계층 간) 갈등’을 부추겨 국민연금 제도에 대한 신뢰와 수용성을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국민연금이 역진적이라는 주장은 민간 보험, 즉 ‘내 돈 내고 돌려받는다’는 식의 순혜택(총급여액-총기여액) 관점에 근거하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이 급여 수준 대비 보험료율이 낮고, 가입기간 격차와 기대여명 증가를 감안하면 고소득자의 순혜택이 더 크다는 것이다. 즉 국민연금은 소득재분배 기능이 있어 수익비(총급여액/총기여액)는 저소득자가 높지만, 모든 계층의 수익비가 1이 넘고, 평균적으로 수급기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에 통상 가입기간이 길고 높은 보험료를 납부해 연금액이 많은 고소득자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저소득자가 기여한 돈에 비해 4배를 받고, 고소득자가 1.4배를 받는다면 1,000만 원을 납부한 저소득자는 순혜택이 3,000만 원(4000만원-1000만원)인데 비해 1억을 납부한 고소득자는 4,000만 원(1억4천만원-1억원)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고소득자의 순혜택이 더 크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사회보험으로서의 국민연금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결여되어 있다. 건강보험이 ‘질병이나 상해’, 고용보험이 ‘실업’이라는 위험에 사회적으로 공동대응 하는 것이라면 국민연금은 ‘노령’이라는 위험에 사회적으로 공동대응하기 위한 수단이다. 즉, ‘노령’이라는 위험이 존재하는 한 제도적 보장이 이루어지고, 반대로 그 위험이 중단될 시 제도적 보장은 종료되는 것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사회보험인 국민연금에 대해 총기여액과 총급여액의 관계(순혜택)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예컨대 보험료를 많이 납부한 사람이 일찍 죽어 순혜택이 마이너스가 된다고 해도, 반대로 너무 오래 살아 납부한 것에 비해서 훨씬 많이 받아간다고 해서 불공정한 것이 아니다. 아프지 않았다고 해서 또 실직하지 않았다고 해서 건강보험이나 고용보험의 불공정성을 따지지 않듯이 말이다.

 

또 역진성 주장은 현재 국민연금 제도가 전혀 변화하지 않는다는 가정에 근거하고 있다. 앞으로 제도가 성숙함에 따라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은 올라갈 것이고, 순혜택은 자연히 감소한다. 제도 초기 저부담-고급여 구조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연금 선진국 모두가 겪은 과정이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역진적이라고 비판한 사례를 들어본 적이 없다. 오히려 애초 다른 나라들처럼 완전 소득비례였다면 훨씬 더 커졌을 순혜택 차이가 국민연금이 갖고 있는 소득재분배 기능으로 완화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한 인식이다.

 

또 저소득자의 가입기간이 짧아 순혜택이 적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노동시장의 문제에서 기인한 것으로 각종 크레딧과 두루누리 확대, 영세자영자 보험료 지원, 특수고용노동자의 사업장가입자 전환 등 정책적으로 개선해 가야할 사안이지 국민연금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전체 공적연금 차원에서 기초연금이 가입기간 격차에 따른 연금액 차이를 보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연금 역진성에 대한 비판은 더욱 정당하다고 할 수 없다. 요컨대 국민연금을 순혜택의 관점에서 보는 것은 전혀 타당하지 않으며, 설사 순혜택의 차이를 인정한다 해도 그것은 국민연금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 외부적 환경변화와 제도 성숙과정에서 기인한 것으로 자연스레 감소되거나 정책적인 개입을 통해 교정되어야 할 사안이지 역진적이라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주장이다.

 

국민연금의 프로크루스테스, 신자유주의 연금개혁의 잔재

세대 간, 세대 내 연대에 기반한 사회적 부양체계로서의 국민연금은 언제부턴가 그 정당성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세대 간 연대는 후세대에 과중한 빚 폭탄을 안기는 것으로, 세대 내 연대는 오히려 고소득자에 유리한 것으로 매도당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위기는 과도하게 조장됐고, 논란은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그러한 위기를 조장하고 논란을 부풀렸는가? 바로 그들이 국민연금의 프로크루스테스, 즉 국민연금을 줄이고 사적연금 시장을 키우고 싶은 사람들, 국민연금이 축소되어야만 기초연금을 키울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한 목소리로 다층체계의 강화를 얘기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주장의 근거가 적정한 노후소득보장을 목표로 하는 공적 소득비례연금을 해체하는 대신 기초연금을 통해 최소한의 노후소득만 보장하고 나머지는 사적연금을 통해 각자 개인이 알아서 노후를 준비토록 하자는 신자유주의 연금개혁의 흐름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것이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과거 한 때 맹위를 떨쳤던 신자유주의 연금개혁은 결과적으로 실패한 개혁이었다. 다층체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환상이었다. 신자유주의 연금개혁의 선봉에 섰던 세계은행마저 과거 재정안정화 중심의 연금개혁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연금제도 본연의 목적인 ‘적정성(adequacy)’을 연금개혁의 주요 목표로 다시 설정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OECD에서 2007년 개혁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삭감의 중단을 반복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시대적 흐름은 바뀌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신자유주의 연금개혁의 유산이 강하게 남아 있다. 또 이를 추종하는 세력 역시 굳건하다. 국민연금 축소를 위한 재정안정화 담론이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으며, 이제는 ‘역진성’이라는 해괴한 논리로 국민연금을 부정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진실은 바뀌지 않는다. 국민연금 축소를 주장하면서 결코 우리의 노후안정과 복지국가를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국민연금 프로크루스테스의 선동에 더 이상 놀아나서는 안 되는 이유다.

화, 2019/01/0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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