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박근혜대통령 국정운영에 필요한 것은 의료 돈벌이법안들이 아니라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한 국내방역과 공공의료 확충

지역

박근혜대통령 국정운영에 필요한 것은 의료 돈벌이법안들이 아니라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한 국내방역과 공공의료 확충

익명 (미확인) | 목, 2015/08/06- 15:14

 

 메르스사태로부터 배운게 전혀 없는 박근혜대통령

 

 대통령이 통과시키겠다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은 제2, 제3의 메르스사태를 일으킬 법안

 

오늘(8월 6일) 박근혜대통령은 집권후반기 국정운영 구상이 담긴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4가지 개혁과제라고 지칭하며 ‘경제 재도약’을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 공공부문 구조조정, 대학구조조정, 금융산업 성장을 위한 서비스산업육성을 강조했다.

결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노동자들의 임금삭감과 해고, 서민들의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선언이었다. 그리고 이를 위해 3년 동안 국회에서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부분의 민영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연내 통과를 강조했다.

노동시장 유연화 및 대학구조조정 구상과 강행은 노동자 서민의 삶을 파괴하려는 국정운영 방침임이 분명하지만, 대통령이 강조한 서비스산업 육성이라는 말로 포장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은 가뜩이나 공공성이 취약한 한국의 의료제도를 한꺼번에 망가뜨릴 제도로 통과가 아니라 폐기되어야 할 법안이다. 대통령의 요구대로 이 법안들이 강행 통과된다면 한국은 언제든 제 2, 제 3의 메르스가 벌어지는 상황이 되고 말 것이다.

 

1. 이번 메르스사태는 그동안 정부와 의료시장주의자들이 추진해 온 ‘의료산업화’의 결과로써, 의료를 산업으로 성장시키는 정책은 전면 철회되어야 한다. 지난 2달간 한국을 마비시키다시피한 메르스사태는 대형병원의 무한증식, 부대사업확대로 인한 병원 과밀화, 건강보험이 보장해주지 않는 간병의 개인과 환자책임화 문제 등 의료상업화의 폐해를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막상 메르스 감염자가 다수 발생하자, 정부가 축소하고 재정을 삭감하기만 하던 공공의료기관들이 환자들을 치료하고, 사태진정에 앞장섰다. 이런 메르스 사태가 벌어진 것이 수년이 되었는가? 수개월이 되었는가? 그나마 간신히 버티고 있는 한국 의료공공성을 와해시키고 의료를 돈벌이로만 전락시킬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은 제2, 제3의 메르스사태를 일으킬 법안일 뿐이다.

 

2. 대통령이 연내 국회 통과를 주문하고 있는 방역체계 구축과 국내 감염관리수단 확보 없는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이하 국제의료법)은 감염병 확산을 조장하고 한국의료를 미국식으로 재편하려는 핵심 법안이다. 이번 메르스사태에서 보듯이, 한국은 단 한 명의 외국감염병 감염자에게도 국가방역이 뚫린 나라이다. 이는 단순히 개별 병원, 병원이용행태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적 방역체계 및 해외감염병에 대한 충분한 인적, 구조적 인프라가 없는데 원인이 있었으며,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감염병으로부터 국민건강을 지키려는 아무런 대책이 존재하지 않음에 기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어떤 방식으로든 돈만 벌면 된다는 사고로 중동 의료수출이니, 해외환자 유치니 해외 병원수출이니 등 돈벌이 의료를 서비스육성이라고 생각하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특히 국제의료법은 보험회사의 환자 유치알선 등을 허용하여, 보험업과 병원을 연결시키는 의료민영화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정부는 서비스산업 육성이라는 포장으로 의료와 교육 등을 민영화시킬 궁리를 중단하고, 기본적인 공공의료 인프라와 공공의료 인력을 육성을 국정운영의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임기 중반을 들어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4번째 대국민담화는 다시 한 번 큰 우려를 낳고 있다. 국민의 건강권과 안전할 권리를 박탈하고, 노동권을 침해하며, 민생을 도탄에 빠지게 하면서 ‘경제 재도약’을 하겠다는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은 싸구려다.

이번 대통령담화는 총체적인 문제를 안고 있지만,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메르스 사태를 거치면서도 끝까지 의료를 돈벌이로 육성시키고 반드시 민영화시키고 말겠다는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에 황당함과 한심함을 느낀다. 수십명의 국민이 사망했고, 수백명의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수만명이 격리되었던 메르스 사태에 대한 단 한마디의 사과와 언급도 없는 이번 대국민담화는 그야말로 박대통령의 인격이 드러나는 대국민담화였다.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은 계획도 없는 상황에서 계속 의료산업화를 밀어붙이겠다는 대통령은 일말의 뉘우침도 미안함도 없는 것이다.

대통령이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 나라, 대통령이 무고한 국민의 죽음에 제대로 된 사과한번 하지 않는 나라, 이런 나라의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 대통령이 오늘 당부한 ‘국민들의 협조와 동참’ 은 그래서 없다. 박 대통령 말대로 “모든 국정의 중심은 국민이고 혁신과 개혁의 동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을 파탄내고 고통으로 내모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침은 폐기되어야 하며, 우리는 대통령의 잘못된 국정운영에 절대로 ‘협조와 동참’ 하지 않을 것임을 밝힌다. (끝)

 

 

2015. 8. 6(목)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선허용 · 후규제”는 안전과 생명 포기하겠다는 것

고위험 인공지능 정의 자의적이고 구체적 위험방지 대책도 전무

기본권 보호 헌법가치와 충돌하여 전면 재검토 필요

  1. 오늘(3/22) 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 정보인권연구소, 진보네트워크센터, 보건의료단체연합, 참여연대는 지난 2/14 인공지능과 관련한 법안 7개가 병합되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인공지능법안에 반대하며 이 법안의 구체적인 문제점 등에 대해 기자설명회를 개최하였습니다.

  2. 단체들은 과방위 소위 통과 인공지능법안은 인공지능 규율을 위한 기본법임을 표명하지만, 안전과 인권에 미치는 인공지능의 위험을 규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내용은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국민의 안전과 인권을 보호하는 법제를 준비하기는커녕 산업 육성만을 위해 ‘우선허용 사후규제’라는 원칙을 도입하여 정당한 규제의 도입을 방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였습니다. 또한 정보인권 보호, 소비자 보호, 차별 금지 등에 관여하는 규제기관이 인공지능법안의 관할기관을 맡는 유럽연합이나 미국 등과 달리 산업 육성만을 위해 경도된 입장으로 일관하던 과기부가 관할하도록 하여 세계적으로도 드문 입법례라고 설명하였습니다.

  3. 오늘 기자설명회는 김태일 참여연대 권력감시1팀장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희우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가 <인공지능법안의 제정 경과 및 주요 쟁점에 대한 개요>를, 장여경 정보인권연구소 상임이사가 <고위험인공지능 분류 및 규제 관련 유럽연합과 미국 등 해외 입법례와 과방위 통과법안의 근본적 차이>를, 허진민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이 <과방위 통과법안의 독소조항 등 문제점>을, 김병욱 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 변호사가 <과방위 통과법안이 타법과 충돌할 가능성, 타 규제기관의 작용을 방해하는 지점>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건의료단체연합 전진한 정책국장이 <보건 및 의료 관련 인공지능 적용 사례를 통해 본 위험성과 특별한 규제 필요성>을 발표하였습니다. 끝.

▣붙임자료

1. 희우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 발표자료

2. 허진민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 발표자료

3. 김병욱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위원 발표자료

4.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발표자료

▣별첨자료1. 장여경 정보인권연구소 상임이사 발표자료

▣붙임1. 희우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 발표자료

인공지능법안의 제정 경과 및 주요 쟁점에 대한 개요

희우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

지난 2월 14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심사소위를 통과한 인공지능산업 육성에 관한 법안은 지금까지 계류되어 있던 7개 법안을 가장 최근에 발의된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안을 중심으로 병합한 결과물입니다. 심사소위를 통과해 법사위와 본회의 심의만을 남겨두었기 때문에 언론에서 이 법안에 대해 ‘8부 능선을 넘었다’고 표현할 만큼 제정이 목전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어떤 영향력을 가지게 될 지, 어떤 범위까지 뻗어나갈 지 아직 알 수 없는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이 법안은 인공지능 산업에 대한 국민 안전 및 인권 보장 규제를 완화하며, 대부분의 규범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담당한 채 ‘선허용, 후규제’한다는 일견 무책임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인공지능은 현재 광범위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학교나 가정에서 사용되는 인공지능 스피커, 의료진단에 사용되는 인공지능, 보험이나 대출 등 금융서비스에서 사용되는 알고리즘, 검색이나 배달앱 등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알고리즘, 출입에 사용되는 얼굴인식 알고리즘 등, 어떤 인공지능은 생계나 안전, 인권에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영향력은 앞으로 커지면 커졌지 결코 줄어들 수 없으며, 특히 앞으로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이 인공지능에 기반해 이루어지는 사례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에서도 이미 인공지능과 관련된 논란이 몇 차례 있었습니다. 먼저 2020년 12월에 런칭된 챗봇 이루다 사건입니다. 대화형 챗봇 ‘이루다’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스캐터랩은 2013년 텍스트앳, 2016년 연애의 과학 등의 어플리케이션을 운영하며 카카오톡 등 메신저의 대화 내용을 수집해왔고 이를 자사 다른 제품인 대화형 챗봇 ‘이루다’의 학습용 데이터로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이용자들에게 그 사실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채 수집 동의를 받고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깃허브에 업로드해 개인정보를 노출하는 등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으며, 학습한 데이터를 토대로 답변하는 과정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을 하는 등 윤리적 문제점도 지니고 있었습니다. 제조사인 스캐터랩은 1억 330만원의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받았으며 챗봇 이루다는 런칭 3주만에 서비스가 중단되었습니다.

또한 공공기관의 인공지능 채용 프로그램을 둘러싼 논란도 있었습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2020년에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인공지능 채용도구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13곳의 공공기관에 정보공개를 청구했습니다. 이는 공공기관이 민간업체의 인공지능 채용 도구를 도입하면서 인공지능의 차별성 및 편향성에 대해 사전에 검토를 했는지, 면접자들의 개인정보에 대해 적절한 보호를 하고 있는지, 공공기관으로서의 인공지능 운영 과정에 투명성과 책무성을 담보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관들이 자료의 부존재, 영업비밀 보호 등의 이유로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고, 단체들이 소송을 제기해 승소함으로써 두 기관의 일부 비공개 정보를 공개하게 되었는데, 기관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정보들은 당연히 공개될 수 없었습니다.

즉, 공공기관이 민간기업의 인공지능 도구를 도입하면서도 그 인공지능의 문제점과 성능에 대해 아무런 검토를 하지 않았으며, 공공기관으로서 민원에 답할 수 있는 적절한 자료들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난 것입니다. 이 사례는 한국의 공공기관들이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의 책무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하는 아무런 제도적 장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법무부와 과기부가 추진한 ‘인공지능 식별추적 시스템’도 논란이 되었습니다. 2021년 10월, 법무부와 과기부가 2019년부터 법무부가 출입국심사과정에서 수집, 보유하고 있는 내·외국인의 안면 데이터 약 1억 7천만 건을 정보주체의 동의없이 민간기업들에게 인공지능 학습 및 알고리즘 검증용으로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사건은 과기부가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정보를 제공하여 인공지능 기업들의 기술 개발을 위해서라는 점을 공공연하게 언급하고 있는 점, 그리고 경쟁적인 R&D를 통한 공모방식으로 추진되어 실제 위탁 업체로 선정되지 않을 업체에게도 민감한 개인정보가 제공되었다는 점이 논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또한, 얼굴인식 기술에 대한 국가 감시 가능성이 세계적인 논란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인공지능 규제를 위한 법제도 없는 상황에서 내·외국인의 얼굴인식 정보를 대량으로 제공했다는 점은 한국 정부의 인공지능 정책이 인권보다는 산업 육성을 우선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 사례의 문제들은 인권위나 개보위가 개입해 문제를 조율하는 역할을 했는데, 산업 육성을 우선시하는 과기부가 해당 법안을 통해 인공지능 관련 최상위 기관이 된다면, 위 사례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거나 인공지능 개발 및 활용 과정에서 다른 문제가 발생했을 시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또한 2019년 12월 17일, 과기부를 비롯한 전 부처 공동으로 <인공지능(AI) 국가전략>을 발표했는데, 9대 전략 중 하나인 전략 (3) 과감한 규제혁신 에서 ‘선허용-후규제’를 기본방향으로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이어 2020년 12월 23일, 과기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인공지능(AI) 윤리기준>을 발표했는데, 이 보도자료에서 AI 윤리기준은 “구속력 있는 ’법‘이나 ’지침‘이 아닌 도덕적 규범이자 자율규범”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어 과기부는 2021년 5월 13일,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실현전략>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 역시 ‘민간 자율’적으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처럼 과기부는 인공지능의 위험성에 대한 통제보다는 민간 자율과 윤리를 통한 규율, 선허용 후규제 도입이라는 기조를 유지하며 산업육성에만 치중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시민사회는 과기부가 인공지능 규율의 주무부처가 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같은 해 5월 인공지능 입법에 있어 인공지능 제품과 시스템을 국가적으로 감독하는 체계를 수립하여야 하고, 인공지능을 감독하는 역할은 산업부처나 기술부처가 아니라 공정위, 인권위, 개보위가 수행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반면 정부와 다르게, 감독을 수행할 수 있는 국가인권위 등 독립적 기구들은 인공지능의 위험성에 대해 통제의 필요성을 제안해 왔습니다.

인권 관점의 인공지능 규율을 위한 가이드라인은 개보위에서 먼저 나왔는데, 2021년 5월 31일, 개보위는 인공지능(AI) 서비스의 개발과 운영 시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침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내서로서 <AI 개인정보보호 자율점검표(개발자‧운영자용)>를 공개했습니다.

이어 2022년 5월 11일, 국가인권위가 인공지능 개발 및 활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와 차별을 방지하기 위한 <인공지능 개발과 활용에 관한 인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인권위는 이 가이드라인에 기초해 인공지능 관련 정책이 수립, 이행되고, 관계 법령이 제/개정되도록 관련 부처들을 유기적으로 조정하고 통할할 것을 국무총리에 권고했습니다. 또한 과기부, 개보위, 방통위, 공정위, 금융위에 이 가이드라인에 기초하여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법령을 제개정하며,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도 이를 준수할 수 있도록 감독할 것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해당 권고에 대하여 국무총리와 과기정통부 장관, 개보위 위원장, 방통위 위원장, 공정위 위원장, 금융위 위원장 등은 해당 업무와 관련한 인권위의 권고 취지에 공감하며, 관련 정책과 사업 및 제도 개선에〈가이드라인〉의 내용을 반영하겠다고 회신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인공지능 법안이 인권위의 가이드라인을 수용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또한, 인권위는 2022년에 인공지능에 대한 인권적 통제방안으로서 인권영향평가 제도에 대하여 검토하고 그 실현 방안을 연구한 <인공지능 인권영향평가 도입방안> 연구를 진행하여, 2023년 초에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2023년 1월 25일, 인권위는 얼굴인식 기술이 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입법으로 보호하고 인권영향평가를 실시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권고했습니다. 특히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공공장소에서 ‘실시간 원격 얼굴인식’을 사용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 위험이 매우 크다고 지적하면서 원칙적 금지를 요구했는데, 과연 이번 인공지능 법안이 이러한 국가인권위 권고를 이행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한국의 시민사회단체 역시 인공지능 관련 정책에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2021년 5월 24일, 120개 시민사회단체는 함께 <인권과 안전, 민주주의가 보장되는 인공지능 정책 요구 시민사회 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현재 주요 국가들은 인공지능의 위험을 효과적으로 규제하고, 이를 위한 독립적인 감독체계를 수립하며, 권리구제에 대한 내용을 구체화하는 기조로 인공지능이 안전과 인권에 미치는 위험을 규제하기 위한 입법을 추진해 왔습니다.

만일 국가적 수준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기본법을 제정한다면, 다른 규제기관의 업무와 조화를 이루며 인공지능이 야기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안전과 인권을 지키고, 국민의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장치를 충분히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붙임2. 허진민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 발표자료

과방위 통과법안의 독소조항 등 문제점

허진민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

  • 인공지능은 (기술적 시도는 차치하고)비교적 최근에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현상이라 정확히 무엇이라 정의하기가 어렵지만 사회적 패러다임 변화를 야기함.

  • 새로운 현상이다 보니 안전성과 신뢰성 확인이 되었다고 볼 수 없음. 이에 안전성과 신뢰 담보의 문제는 사회적 합의에 기초해서 불어야 할 것임. 다른 나라들도 안전성 신뢰성 담보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논의하는 중이라고 할 것임.

  • 우리 헌법의 최고 가치는 “인간의 존엄성” 보장이며 국가는 이를 보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의무임.

  • 물론 국가가 과학기술 장려를 할 수 있고 해야 하지만, 이 또한 공공복리, 국민의 복리증진 등 국가 전체에 이익이 되도록 해야 함. 따라서 이번 법안이 이와 같은 헌법가치에 부합하나 살펴보아야 할 것임.

  • 우선 첫째 이법안과  다른 법률과의 관계를 고려해 보아야 하는데, 현행 기능정보화기본법과 입법목적도 거의 유사하고 인공지능 정의도 유사함. 따라서 이법안이 통과되면 지능정보화기본법을 따라야 할지 이법을 따라야 할지 혼란을 준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것임. 둘째, 산업육성이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려면 안전성과 신뢰를 담보하는 방안도 갖추어져야 함에도 그러하지 못함. 특히 11조 “생명, 안전 공공복리를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을 때 규제한다고 하더라도 그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없음. 우선 진입하고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규제하겠다는 방식 자체가 산업육성을 오히려 방해하는 것이라 이에도 안맞는다고 할 것임. 세째, 26조 고위험인공지능에 대한 확인을 과기부가 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결국 과기부가 고위험인공지능이 무엇인지 고지만 하는 구조이며, 이렇게 되면 인공지능의 영향을 받는 국민들의 안전을 전혀 담보할 수 없게 되는 것임. 이 법안은 인공지능은 안전과 신뢰확보가 관건이라는 인식하에 규제마련에 나서고 있는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도 어려울 것임.

▣붙임3. 김병욱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위원 발표자료

인공지능법안이 타 규제기관의 작용을 방해할 가능성과 그 지점

김병욱 변호사(민변 디정위)

- 법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인공지능 관련 규율 및 정책 일반에 대한 폭넓은 권한을 부여하면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인공지능기술, 인공지능제품 또는 인공지능서비스와 관련한 법령 및 제도를 도입할 때 ‘우선허용 사후규제 원칙’을 따르도록 정하고 있음(법안 제11조 제2항).

- 법안 제11조 제1항에 ‘우선허용 사후규제 원칙’의 예외가 규정되어 있으나, 매우 추상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음(국민의 안전, 생명, 권익에 위해가 되거나 공공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및 복리증진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 예외 규정의 의미가 모호하면서 엄격하기 때문에 인공지능에 대한 사전적인 규율 내지 규제 가능성을 무력화시키는 조항으로 기능할 우려가 상당함. 인공지능 기술과 피해 사이에 구체적인 인과성이 인정되기 이전에 위해가 되거나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인정되기 어렵기 때문에 사실상 사전적인 개입이나 규제를 배제하는 결과가 될 것임.

- 그러나 인공지능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고, 다양한 기본권을 제약하거나 침해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 그 위험성을 사전적으로 감시, 감독하고 위험을 관리하여 침해를 최소화하여야 마땅함.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인공지능에 대해 각 분야별 소관 부처가 관련 시책을 마련할 수 있고, 이는 사전적인 규제를 포함하는 것이나, 위 법안에 의하여 이러한 조치는 제약을 받거나 무력화될 수밖에 없음.

- 예를 들어 인공지능 기술을 채용 분야에 활용하는 것과 관련하여, 개인정보자기 결정권 보장의 관점에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고도화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적법하게 수집되고, 활용되었는지, 프로그램 활용 과정에서 개인정보의 수집이 적법한지, 이후 보관 및 처리 등의 과정이 적법한지 등에 대해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관련 법제 정비나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통해서 사전에 개입할 수 있고, 고용노동부가 채용절차의 공정성의 관점에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직무에 필요하지 않은 불필요한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는지, 인공지능프로그램의 의사결정에 따라 채용 여부가 결정되는 경우 불복하거나, 구제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하여 사전에 개입하여 프로그램의 도입을 재검토하거나 보완할 수 있을 것이나, 위 법안에 의하면 이러한 시도가 제약되거나 무력화될 가능성이 있음.

-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한 제품이 인간에게 위해를 가하는 등 신체의 안전을 위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이 경우 제품 안전 관련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사전에 인공지능기술의 위험성을 관리, 감독하거나 특정한 인증을 거치기 전에는 제품을 출시할 수 없도록 하는 등의 법제 등 규제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나, 위 조항에 따르면 이러한 시도는 제약되거나 무력화될 가능성이 있음.

▣붙임4.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발표자료

보건 및 의료 관련 인공지능 적용 사례를 통해 본 위험성과 특별한 규제 필요성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이 법안은 의료기기에도, 보건의료 전반에 적용하는 인공지능에도 우선허용 사후규제를 적용합니다.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의료 인공지능이 도입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폐해에 대해서 예를 들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의료 인공지능으로 가장 잘 알려진 건 IBM이 개발한 ‘왓슨 포 옹콜로지’입니다. 왓슨은, 의사가 암환자 데이터를 입력하면 치료방법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IBM은 이 프로그램을 ‘암 치료의 혁명’이라고 홍보했습니다. 문제는 이 기술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왓슨은 안전하지 않고 부정확한 치료법을 추천했습니다. 폐암의 경우 정확도가 18%, 위암과 유방암의 정확도도 40%대에 불과해서 어떤 의사들은 이 프로그램을 “쓰레기”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병원들이 ‘왓슨’을 도입했습니다. 그 이유는 과장된 홍보로 암환자를 유인할 수 있고 인공지능을 쓴다는 이유로 추가 비용을 청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대학병원들도 너도나도 이 프로그램을 도입해서 환자를 끌어들였습니다. 길병원, 부산대병원, 건양대병원, 대구가톨릭대, 계명대, 조선대, 화순전남대병원 등이 이 ‘쓰레기’를 도입해서 환자를 유인했습니다. 이것이 보여주는 바는, 규제되지 않은 인공지능은 최악의 경우에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고, 가장 운이 좋은 경우에도 국민들이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기업과 병원의 수익창출을 위해서. 결국 최근에 IBM이 왓슨을 헐값에 매각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이미 환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 뒤입니다. 심지어 지금도 여전히 많은 병원 홈페이지에 왓슨을 이용해서 암치료를 한다는 홍보 게시물이 올라가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바빌론’이라는 이름의 AI 의료 챗봇 서비스가 도입이 됐습니다. 바빌론은 인공지능 챗봇으로 환자를 미리 걸러 치료가 필요한 환자만 치료를 받게 해서 국가 의료비용을 절감시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이 인공지능이 효과가 있다는 근거도 없이 승인했습니다. 실제로 바빌론 챗봇은 불충분하거나 명백하게 잘못된 정보를 환자에게 전달했습니다. 그래서 질병이 있는 사람들의 치료가 지연되거나 차단됐습니다. 그래서 학계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인공지능을 허용하는 것은 마치 신약을 제대로 테스트하지 않고 환자에게 투여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평가합니다. 바빌론도 지난 해 말 영국정부로부터 계약해지되었습니다. 하지만 뒤늦은 결정은 피해를 되돌리지 못합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은 인공지능이 여타 의료기술들과 마찬가지로 충분히 검증하지 않으면 환자 생명과 건강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은 여타 의료기술들보다 더 위험할 수 있고 윤리적 문제를 일으킬 때문에 더 충분한 기술적, 사회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첫째, 의료서비스 제공자 개인의 오류와는 달리,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오류가 있으면 그것은 단기간에 수천 수만명의 사람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국 코로나19 애플리케이션은 감염자와 밀접 접촉할 경우에 자가격리를 지시하도록 설계됐는데 기능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실제 위험보다 5배는 더 오래 전염성이 있는 환자 곁에 머물게 했습니다. 1900만명이 앱을 다운로드 했는데 엄청나게 적은 수만 격리하라는 지시를 받아서 자신과 가족들을 감염에 노출시켰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바빌론 챗봇도 마찬가지로 광범한 인구에 영향을 준 사건입니다. 그래서 어떤 연구는 디지털 기술의 오류와 결함으로 영국에서 연간 2천명이 사망할 수 있다면서 이것이 ‘눈에 띄지 않는 살인자’라고 했습니다.

둘째, 인공지능 기술은 불투명한 경향이 있고 ‘블랙박스’ 알고리즘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과 기준을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오류는 교정되기가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런 불투명한 기술을 누군가가 비윤리적으로 설계하면서 이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 인공지능은 의료보장을 줄이는 데 활용되고 있습니다. 실제 일어난 일에 따르면, 골절로 입원한 노인 환자에 대해서 인공지능은 17일 후 퇴원할 수 있다고 예상을 했습니다. 17일째 되는 날에 보험사는 알고리즘에 따라서 치료비 지급을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환자의 통증은 극에 달했을 때였습니다. 이 결정을 뒤집는 법원 결정이 나는 데 1년이 걸렸습니다. 미국에서 이런 방식의 보험금 지급거부가 새로운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3개월 내 사망할 수 있는 환자 보험금 지급을 거절해서 최대 2~3년이 걸리는 이의신청 절차를 밟게 만들고 있습니다.

셋째, 차별과 편견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바빌롯 챗봇에서는 성별 편향성도 발견됐습니다. 예를들면 흉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하는 여성의 경우에는 이 인공지능이 우울증이나 공황발작 가능성을 제시했고, 비슷한 증상의 남성에게는 심각한 심장 문제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응급실 방문을 권장했습니다. 미국의 비슷한 프로그램에서도 이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비슷한 수준의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경우에 대체로 백인 환자가 흑인 환자보다 더 아프다고 판단하고 흑인에게 더 적은 의료를 제공했습니다. 이것은 ‘의도적 설계’나 ‘기술적 오류’가 아니라 사회의 편견이 인공지능 데이터에 반영된 것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AI기술은 처음부터 ‘윤리적 설계’를 제대로 적용해야 합니다.

넷째, 설령 기술적 문제가 전혀 없다고 해도 윤리적, 사회적 문제를 낳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어떤 개인이 당뇨나 HIV감염 가능성이 있는지 예측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 경우에 이런 기술은 특정 개인이나 커뮤니티에 혜택을 줄수도 있지만 문제의 책임을 당사자들에 돌리면서 불필요한 낙인을 찍을 수 있고, 영리 목적의 건강관리서비스로부터 공격적 마케팅에 노출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건강 예측모델을 고용주나 보험사가 활용하면 개인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일상생활을 통제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을 적용하면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더욱 빈번할 수 있고,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대한 해킹공격은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이런 인공지능 기술을 선진입-후평가 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입니다. 그 결과는 엄청난 재앙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인공지능은 기존기술보다 더 엄격한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평가, 윤리적 사회적 검토,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엄격한 기준 등이 필요합니다. 이 법이 의료를 포함한 몇몇 분야 인공지능은 고위험 기술이라고 분류했습니다. 하지만 거의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 법이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국민의 안전을 포기하겠다는 것입니다. 저는 보건의료 영역에 대해서만 말했지만 사회 각 부문에서 검증되지 않은 인공지능의 부정적 영향이 막대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검증을 생략하는 이런 법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하고 인공지능을 가른 기술들보다 더 엄격히 규제하는 입법이 필요합니다. 끝.

수, 2023/03/22- 15:10
2
0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반대의견을 강력히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20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였던 어제 (5월 20일) 집시법 개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을 발표합니다. 헌법재판소 판결의 취지를 무시한 이번 개정을 강력히 규탄합니다.

<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

국회 앞 집회 금지법 부활, 집시법 11조 개악을 규탄한다

20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였던 5월 20일, 집시법 11조 개정안이 통과됐다. 절대적 집회 금지 장소 조항인 집시법 11조에 대해 2018년 헌법재판소의 연이은 헌법불합치 결정이 있었고 개정시한인 2019년이 경과하며 해당 규정들은 삭제된 상태였다. 그동안 집시법 개정에 대해 어떠한 논의도, 의견 수렴도 없었다. 그랬던 국회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졸속으로 집시법 11조를 개악 처리한 것이다. 개정안의 예외적 허용 규정 신설이 집회의 자유와 기관의 기능 보호가 조화하는 방안이라고 호도하지만, 각 기관의 기능과 안녕을 침해할 ‘우려’, 대규모 집회나 시위로 확산될 ‘우려’라는 이중의 우려가 없어야 하며, 그 ‘우려’에 대한 판단은 오직 경찰에 맡겨져 있다. 헌법재판소는 외교공관, 국회, 총리공관, 법원에 관해 100m 범위 내 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11조는 집회 시위를 일률적이고 전면적으로 금지한다는 이유로 거듭 위헌으로 판단해왔다. 그러나 이번 집시법 개정은 이러한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를 한순간에 무력화했다. 

집시법 11조는 권력기관 앞에서의 집회를 원천 봉쇄하는 수단으로 기능하며 권력기관을 성역화 해왔다. 이러한 위헌적 집시법에 불복해온 시민들의 오랜 투쟁이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을 이끌어낸 것이었다. 입법 활동으로 기본권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국회에 있지만, 이번 집시법 개악으로 국회는 그간 성역을 열기 위해 이어져온 시민들의 저항과 희생을 무너뜨렸다. 성역의 부활과 함께 국회는 다음의 두 가지를 확인시켜주었다. 하나는 권력기관 앞 집회의 자유란 없다는 것, 그리고 집회의 자유 위 경찰이 있다는 것이다. 이제 국회 앞에서 집회를 하려면 다음의 조건에 부합해야 한다. 대규모는 안 된다. 국회에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해당 조건에 부합해 집회를 할 수 있을지는 경찰이 판단한다. 이번 개악으로 경찰은 집회를 허가하거나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게 되었다. 집회의 자유는 어디서 집회를 할 것인지 장소를 선택할 자유도 포함되며, 각 기관에 국민의 뜻이 전달될 수 있도록 집회의 자유가 보호되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집시법 개정안은 전면적으로 역행한다. 이러한 개악으로 국회는 군림하고 억압하는 권력의 속성을 낱낱이 드러냈다. 

경찰의 판단과 의지에 따라 집회의 허용 여부가 좌우되도록 한 이번 개악은 헌법이 금지하는 허가제를 입법화한 것과 같다. 그동안 국회는 집시법 11조 개정방향에 대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은 채 경찰의 목소리만을 들었다. 국제인권규범은 “모든 집회는 평화적인 것으로 추정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집회를 불온하게 여기는 권력기관들에게 집회의 자유란 보호해야 할 권리가 아닌 통제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임기 종료 직전에 이렇게 일사천리로 집시법 개악이 이루어진 데는 국회와 경찰의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개악으로 국회는 불가침해야 할 성역으로 남게 됐고, 경찰은 무소불위 권한을 휘두를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갖게 됐다.

집회의 자유를 제압하려는 권력에 저항하며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의 역사를 써왔다. 촛불정부, 촛불국회를 말하지만, 정부여당은 주권자인 시민들의 기본권 보호가 아니라 자신들의 기득권 보장이 우선일 뿐이다. 이번 집시법 개악을 규탄하며, 집회의 자유 앞 성역을 없애기 위해 우리는 또다시 모이고 싸울 것이다.  
2020년 5월 21일

(사)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사)정의·평화·인권을위한양심수후원회, NCCK인권센터, 경기진보연대, 경남진보연합,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광주인권지기 활짝, 광주진보연대, 구속노동자후원회, 국민주권연대, 국제민주연대, 권리찾기유니온 권유하다, 나야 장애인권센터, 노동당,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자연대, 노동전선, 녹색당, 다른세상을향한연대, 다산인권센터, 대구경북진보연대,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문화연대,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연대회의,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민중당,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반올림, 보건의료단체연합, 부산민중연대, 빈곤사회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주노련,전철연), 사월혁명회,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 생명안전 시민넷, 서울인권영화제, 서울진보연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손잡고,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알바노조, 예수살기, 예술해방전선, 울산인권운동연대, 울산진보연대, 원불교인권위원회, 유니브페미,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인천인권영화제,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적폐청산의열행동,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대학노동조합 한국예술종합학교비정규직지부,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전노련,빈철연),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학생행진, 전남진보연대, 전두환심판국민행동,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태일노동대학, 전태일재단, 제주평화인권센터,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주권자전국회의, 진보네트워크센터, 진보대학생넷, 참여연대 집회와시위의자유확보 사업단, 천주교 남장협 정의평화환경 위원회, 천주교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청년정치공동체 너머, 촛불문화연대, 통일의길,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평화재향군인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한국진보연대, 한국청년연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형명재단, 홈리스행동(총 100개 단체 연명)

금, 2020/05/22- 02:55
2
0

<성명서>
법무부 인권국장은 인권침해의 옹호자가 아니라  인권의 옹호자가 임명되어야 합니다.

법무부는 지난 3월 27일 현재 공석인 인권국장 경력경쟁채용시험 최종 후보 2인을 발표하였습니다. 법무부 인권국장은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을 포함하여 우리 정부의 인권정책을 수립하고 인권침해적 법제도 개선을 총괄하는 매우 중요한 고위 공무원이자, 우리 사회의 인권 현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자리입니다. 

더불어 인권·사회단체들과 원활하게 소통하며 의견을 나누고 협력할 수 있는 역량이 그 어느 자리보다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우리 단체들은 이례적으로 지난 4월 6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께 법무부 인권국장의 자격과 조건에 대한 의견서를 전달하기도 하였습니다.

인권·사회단체들이 진정성을 담아 의견서를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법무부는 반인권 정권이라 불려도 마땅한 이명박 정부 시절, 법무부 인권국 인권정책과 직원으로서 당시 한국 정부의 인권침해에 쏟아지던 국제사회의 비판을 방어하기에만 급급했던 홍관표 씨를 조만간 인권국장으로 임명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소식은 큰 충격입니다.

홍관표 씨는 본인이 재직 중인 대학 홈페이지 교수 소개란에서 밝힌 대로 2006년 8월부터 2013년 2월까지 법무부 인권국 인권정책과 서기관으로 재직하며 1차와 2차 두 번의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수립 총괄, 2008년과 2012년 유엔에서 열린 1·2차 국가별정례인권검토(UPR)와 2009년 유엔사회권규약 3차 국가보고서 심의 등의 정부대표단으로 참여하여 중요한 실무를 담당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경력을 발판으로 법무부를 퇴직한 2013년부터는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공익인권법을 담당하는 교수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스스로 자랑스러운 경력으로 밝히고 있는 2009년 유엔사회권규약 3차 국가보고서 심의가 열린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하는 인권활동가들에게 홍관표 씨의 법무부 인권국장 임명 유력이라는 소식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입니다.

용산참사는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 조사를 통해 경찰에 의한 명백한 인권침해가 드러나, 경찰청장이 유족들에게 직접 사과한 사건입니다. 이러한 용산참사에 대해 홍관표 씨는 2009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사회권위원회에서 답변을 자청하며 용산참사 희생자들은 주거 세입자들이 아니라 상가 세입자들이기 때문에 강제철거 심의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치며 이명박 정부의 입장을 적극 옹호했습니다.

또한 군내 불온서적 열독 문제로 파면된 군법무관들에 대한 지적, 4대강 사업의 강행으로 인한 환경권 파괴 등에 대한 지적에도 방어와 변명으로만 일관하며 당시 이명박 정부의 인권상황을 유엔과 국제사회에 제대로 알리는 일을 방해했고 인권·사회단체들의 노력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애썼습니다. 홍관표 씨는 이명박 정부의 인권침해를 옹호하는 일에는 탁월했을지 모르겠지만 인권옹호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는 증거입니다. 

또,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애쓰는 국내 인권단체들의 노력을 현실 가능성이 없는 이상주의 정도로 평가절하 하는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가 실무를 맡았을 국가별인권정례인권검토(UPR) 1차 심의 권고 때에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연구·검토 중이라는 답을 하며 마치 정부차원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노력 중인 것처럼 포장하는 등 핑계로만 일관했습니다. 

실제 법무부에서 진행했던 차별금지법 관련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었고 어떤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지에 대한 인권단체들의 질의에는 단 한 번도 답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던 그가 법무부를 퇴직하고 한 대학의 교수가 되어서 그동안 법무부가 지나치게 엄정한 중립주의 내지는 밀행주의적 태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문제라고 비판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장서는 인권학자의 모습을 취하고 있는 것 역시 그가 인권국장이 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법무부 인권국장을 임명하는 데에는 다양한 역량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고 고려해야 할 점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의 인권 현실과 수준을 솔직하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꼭 필요한 대응을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인권현장에서 직접 일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 인권문제의 최전선에 있는 인권활동가들과 유기적인 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홍관표 씨를 법무부 인권국장으로 임명하게 되면 문재인 정부가 인권단체들과 한국의 인권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소통과 협력을 포기하는 것이라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시급하게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는 절박함을 헤아리고 임명권자들께서 심사숙고하여 현명한 결정을 하시리라 믿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재난을 시의 적절하게 잘 대비하면서도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는 대응 정책을 마련하는 일이 매우 중요해질 것입니다. 그러기에 요령껏 인권침해에 대한 비판을 잘 방어하는 인권침해의 옹호자가 아니라 인권의 옹호자, 법무부 인권국장이 꼭 필요합니다. 

2020년 4월 14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 평등과 연대로! 인권운동더하기

수, 2020/04/15- 00:45
2
0

 

보건복지부공고제2025-339호

 「신의료기술평가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에 대한 의견서

 

‘시장 즉시진입 가능 의료기술 제도’ 도입에 반대한다

 

 

.

1. 의견

규칙 개정에 반대한다

 

보건복지부가 “식약처의 의료기기 허가·심사 단계에서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거쳐 새로운 의료기기 품목으로 공고되고 국제적 수준의 임상평가를 거친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의료기술은 신의료기술평가 유예를 신청할 수 있도록”하고, “평가 유예 기술로 고시하여 3년의 범위에서 신의료기술평가를 유예”할 수 있도록 하는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는 파면된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11월 도입하겠다고 한 ‘시장 즉시진입 가능 의료기술 제도’를 법령으로 제도화하려는 것이다.

이는 환자들이 아니라 의료기기 업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으로, 환자 안전 위협, 의료비 증가 등을 초래하는 반면, 의료산업 업체들의 이윤에는 이득이 되는 정책이다. 이런 제도는 결코 도입돼서는 안 된다.

 

 

2. 의견에 대한 사유

 

○ 이번 개정안은 ‘신의료기술평가’라는 제도를 무용지물로 만들려는 것이다. 신의료기술평가 제도는 새로운 의료기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제도다. 제대로 검증된 기술만 환자에게 써야 한다는 건 상식이자 현대 의학의 근간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환자의 안전하고 효과 있는 치료보다는 영리 추구가 지상 목표다. 그래서 거추장스런 검증을 피하고 싶어 했고 파면된 윤석열이 기업들의 요구를 들어준 것이다.

 

○ 이번 개정안은 그간의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제도와는 완전히 다르다. 3년간 비급여 사용 후 신의료기술평가를 한다는 정부의 말은 무의미하다. 지난해 11월 정부 발표는 신의료기술평가 제도를 단순 등급 분류 기능으로 격하시키겠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이번 개정안은 신의료기술평가가 더 이상 안전과 유효성을 평가하고,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탈락시키는 평가 장벽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 이번 개정안은 비급여를 대폭 늘리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종류의 비급여다. 신의료기술평가제도 도입 후 그간의 비급여는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신의료기술평가의 검증은 통과했지만 비용효과성이 부족해 비급여가 됐다면, 이제는 아예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비급여다. 이는 정부가 나서서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다.

 

○ 또 3년 동안 비급여가 무분별하게 양산돼 환자의 의료비를 증가시킬 것이다. 이미 OECD 최저인 건강보험 보장률을 더 떨어트릴 것이다. 검증되지도 않은 의료기술로 의료기기기 바이오 기업들과 병원은 돈벌이를 하겠지만 환자들은 실험대상이 될 것이다.

 

○ 기존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과 달리 이번 개정으로 도입될 의료기술의 경우, 해당 의료 기술 등의 사용현황을 복건복지부 장관에게 매월 보고하는 것에서 반기별로 보고하는 것으로 대폭 완화해 주는 것도, 이번 개정안이 환자의 안전이나 의료비 부담보다는 기업의 편의를 더 고려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끝>

 

 

2025년 6월 2일

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

가난한이들의건강권확보를위한연대회의,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대전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공공운수노조의료연대본부,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 전철연), 전국빈민연합(전노련, 빈철련), 노점노동연대, 참여연대,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장애인배움터너른마당, 일산병원노동조합,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행동하는의사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 전국공공연대노동조합연맹, 전국정보경제서비스노동조합연맹, 건강정책참여연구소, 민중과 함께하는 한의계 진료모임 길벗, 전국보건교사노동조합

월, 2025/06/02- 14:31
2
0

사진C: 의학신문

 

- 오유경, 이형훈, 이스란 임명 철회하라.

 

 

이재명 정부가 최근 복지부 장차관 및 식약처장을 인선했다.

 

1. 정은경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당시 코로나19 대응에 헌신한 인물이다. 세계적으로 트럼프, 보리스존슨, 보우소나루 등 (극)우파 정권들이 팬데믹이 닥치자 방역을 포기했다. 국가개입을 거부하고 ‘기업자유’와 경제를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이와는 달리 문재인 정부는 초기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사람들을 살리려 했고 그 중심에 정은경 당시 질병청장이 있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방역은 끝내 성공하지는 못했다. 강제조치를 동원해 방역을 했을 뿐 그로 인한 노동자‧자영업자 등 서민 대중의 경제적 곤궁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공중보건에 대한 정은경 후보자의 소신이 빛을 발하려면 불평등 해소가 전제돼야 하고 보건의료 정책의 공공성이 담보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정은경 후보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극히 우려되는 인선이다.

 

2. 어제 임명된 복지부 2차관 이형훈은 박근혜 정부 시절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으로 재직하면서 의료민영화 정책에 앞장섰다. 박근혜 정권은 영리병원, 영리자회사, 민영보험활성화, 원격의료, 신의료기술 및 재생의료 규제완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전방위적 보건의료 영리화 정책을 추진했다. 이형훈 당시 과장은 이 정책들을 추진하고 옹호한 주요 책임자다. 병원이 수익창출을 해야한다면서 당시 2백만명의 시민이 반대서명해 좌초시킨 병원 영리화를 지지하던 그가 새 정부 복지부 차관으로 임명됐다는 것은 경악스런 일이다. 또한 이후에도 보건산업정책을 총괄하면서 개인건강정보 민영화에도 앞장선 바 있다. 이재명 정부가 의료민영화 추진에 앞장서겠다는 의미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3. 복지부 1차관 이스란은 윤석열 정부에서 연금개악을 추진한 인물이다. 연금삭감장치인 자동조정장치, 신구·연금 분리 등을 추진했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2년 넘게 노동계를 위촉하지 않는 등 노동 배제와 사회복지 삭감에 앞장선 윤석열의 인사다. OECD 최고의 재앙적 노인빈곤율을 해결하고 불평등을 해소하긴커녕, 그 반대의 길을 걷겠다는 적극적 신호로 읽힐 수밖에 없다.

 

4. 식약처장 인선도 커다란 문제다. 윤석열 정권 식약처장 오유경이 유임됐다. 오유경 처장은 윤석열 정부 내내 의약품과 의료기기에 대한 검증 규제완화에 앞장섰다. 이는 환자 안전보다 기업 이윤을 위한 처사였다. 일단 써보고 사후 규제하자는 식의 선진입 후평가 규제완화, 관련 내용이 담긴 ‘디지털의료제품법’을 추진했다. 신약 허가 과정에서의 검증을 완화하는 여러 조치들도 도입했다. 그러면서도 안전한 임신중지를 원하는 수많은 여성들의 염원인 유산유도제 도입은 막았다.

 

대중운동으로 쫓겨난 박근혜‧윤석열 같은 자들이 대중의 삶을 공격하려고 휘두르던 칼을 재임용한 이 같은 인선은 이 정부의 배신을 예고하는 듯해 우려스럽다. 무너진 서민의 삶을 바로 일으켜 세우려면 윤석열 정권 의료‧복지 정책과 단절해야 한다. 불평등을 바로 잡고 사회공공성을 강화하려면 오유경, 이형훈, 이스란 임명부터 철회해야 한다.

 

 

 

2025년 6월 30일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월, 2025/06/30- 14:20
2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