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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는 지갑을 여는 것이 아닌 마음을 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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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는 지갑을 여는 것이 아닌 마음을 여는 것

익명 (미확인) | 월, 2015/08/03- 09:00


“기부는 정말 중단할 수 없어요. 그저 수표 한 장을 주는 능력에 대한 문제가 아닙니다. 기부는 타인의 삶을 어루만지는 행위입니다.”

미국의 유명한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한 말입니다. 그녀는 세계에서 유일한 흑인 억만장자로 미국의 상위 자선가들 중 첫 번째 흑인계 미국인입니다. 그녀는 토크쇼의 여왕, 미디어의 여왕이라고 칭송을 받고 있지요. 그러나 그녀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바로 ‘기부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입니다.

저는 그녀가 정의한 기부의 의미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기부를 가장 쉽고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흔히 기부는 부자들만 하는 특권으로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기부나 나눔이나 다 인간과 관계되어 있습니다. 얼마나 타인에 대해 애정이 있고 관심이 있냐의 정도에 따라 기부의 행위가 그리고 깊이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돈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요.

기부는 나의 돈에 사회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돈’이라고 다 같은 ‘돈’이 아니라는 거죠. 내가 기부를 했을 때, 비로소 그 돈이 사회적 가치로 환원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부는 기부자의 삶을 성찰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바로 오프라 윈프리가 말했던 타인의 삶을 어루만져주는 것이지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유산

기부와 관련해서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저에게 큰 감동을 준 이야기 중 하나는 장애인 딸을 둔 아버지의 기부였습니다. 희망제작소에는 고액 기부자 모임 1004클럽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희망을 만들고 싶은 시민 1004명이 참여하는 1천만 원 기부자 모임인데요. 각자 본인이 원하는 기부 방법으로 3년 안에 1천만 원을 희망제작소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아버님께서 1004클럽에 가입하시겠다는 의사를 전해왔습니다. 아버님께서는 장애를 가진 딸이 앞으로 혼자 살 생각을 하니 부모로서 걱정이 되어 적금을 붓고 계셨다고 합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희망제작소 1004클럽을 알게 되어 적금을 해지하고 희망제작소에 기부하시겠다며, “딸이 커서 혼자 잘 사는 것 보다 딸이 살아갈 사회가 좋아진다면 우리 딸도 더불어 행복하게 잘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기부자의 마음이라 생각합니다.

기부는 지갑을 여는 게 아니라 마음을 여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부는 기억입니다. 고통받는 이웃을 기억하고 잊지 않는 것이지요. 인생의 길이는 바꿀 수 없지만 그 깊이나 넓이는 바꿀 수 있다고 합니다. 누구나 의미 있는 삶에 대해 고민을 합니다. 어떻게 의미 있게 존재하고 그 존재를 잘 마무리 할 것인가 하고 말이죠. 나눔과 기부가 그 해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글_이선희(휴먼트리 대표)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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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4일  ‘2021년산 벼생산관련회의’가 청주유기농마케팅센터 한살림 생산자연합회 회의실에서 열렸습니다. 한살림 생산자와 소비자, 실무자 등이 모인 이날 회의에서는 2019년산 쌀의 소비 결과 및 2020년산 쌀 수매 현황을 검토하고, 2021년산 벼 생산계획을 논의하였습니다.

1989년부터 이어져 온 벼생산관련회의는 생산자는 소비자의 생명을, 소비자는 생산자의 생활을 책임져온 한살림의 대표 회의입니다. 한살림은 쌀의 생산량과 가격 등을 1년 전에 미리 계획함으로써 시장가격과 상관없이 일정한 가격을 유지하고, 소비자 조합원들은 생산자와 약속한 물량을 소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이 해를 더할수록  심각해져 농사짓기도 점점 더 힘든 상황입니다. 이런 어려운 때일 수록 생산자와 소비자 서로가 서로의 희망임을 실감합니다. 내년에도 회의 때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바랍니다.

수, 2020/11/25-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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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는 포스트 코로나(Post COVID-19) 시대를 앞두고 리빙랩의 역할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유럽 전 지역의 400개가 넘는 리빙랩이 모인 국제적 연합체인 유럽리빙랩네트워크(European Network of Living Lab,이하 ENoLL)는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COVID-19: Current actions preparing our digital societies for a post-COVID future)와 관련해 연속적으로 웨비나(자세히 보기)를 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학생들은 강의실이 아닌, 인터넷 화면을 통해 선생님을 만나고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많은 대학들이 내년 여름까지 대면 강의를 취소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할 예정인데요.

그렇다면 학교는 온라인 강의를 위해 완벽히 준비하고 있을까요. 학생들은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텅텅 비어버린 학교는 제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다양한 매체에서 코로나19 이후 대학 운영에 대한 우려를 비추고 변화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가운데 지난 6월 16일 ENoLL 웨비나에서도 4명의 스피커들이 어떻게 교육을 디지털화 할 것인 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참여 리더십으로 대학의 위기를 대처하는 스페인 미디어랩

첫 번째 발표는, 스페인 그라나다 대학 부설인 미디어랩(Medialab URG)의 에스테반 로메로 프리아스(Esteban Romero Frías) 디렉터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자세히 설명하며 앞으로 대학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제안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미디어랩은 아카데미아와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오픈 실험실입니다. 실제 직면한 상황을 분석하고,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기회를 분산해 사회에 적용합니다. 특히 △시민 참여 △실험 △사회혁신 △시민의 적극성 △개방성과 같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젝트에 활동하고 있습니다.

먼저 살펴볼 사례는 UnInPública 입니다. UnInPública는 Universities for Public Innovation의 합성어로 공공혁신을 위한 대학 간 이베로아메리카 네트워크입니다. 새로운 방식으로 대학과 사회를 연결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갖고 있습니다. 시민과 소셜 섹터, 공공 섹터 간의 협업을 중심으로 사회 혁신을 이루고, 또 이를 통해 공공정책 발전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프리아스 디렉터는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것보다 2030 아젠다에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나아가 열린 참여, 쿼드러플 헬릭스 모델 혁신을 기반으로 이니셔티브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5월 열린 컨퍼런스에서는 500명의 참여자, 50명의 스피커와 퍼실리테이터, 대학 43곳 및 기관 17곳이 참여해 코로나19에 관한 대학의 대처와 변화를 논의했습니다.(홈페이지 링크)

파쿨타드 세로(facultad cero)는 화상수업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은 교수나 강의자가 앞으로 어떻게 수업을 준비할 지를 고민하는 기관입니다. 단순히 이용자가 플랫폼에 적응하도록 훈련시키기보다 토론과 논의를 통해 전체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링크)

파쿨타드 세로는 경험을 공유하는 디지털 공간을 형성하는 것과 최근에 개발된 교육 혁신을 학습해 교육 과정 설계 개선에 반영하도록 화상회의를 개최하는 것 등을 주요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위 기관은 이미 스페인과 이베로아메리카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참여 리더십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 글: 정보라 경영지원실 연구원 [email protected]

월, 2020/07/06-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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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이노베이터의 로컬실험실>은 전남 지역 청소년들이 자신이 생활하고 있는 지역에서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아 직접 만들어보는 실험 활동입니다. ‘목포 무안 쏘다니기’, ‘목포 무안 뜯어보기, ‘뚝딱뚝딱 만들어보기’라는 주제로 세 차례 <팝업실험실>을 열었습니다. 해당 사업은 ㈜도휘에드가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지역혁신 역량강화 사업 <혁신실험실 전남> 일환으로 희망제작소 주관, 유스앤피플‧꿈이있는지역아동센터‧만드리공동체 협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청소년과 리빙랩의 만남

청소년들이 도시 환경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당당하게 드러낼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고등이노베이터의 로컬실험실>은 일상생활 공간에서 새로운 해결책을 찾는 실험인 ‘리빙랩’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리빙랩은 일상에서 발견한 문제를 생활하는 공간에서 직접 실험하면서 해결책을 찾아 나가는 방법론입니다. 현장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생생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고, 실험 과정에 제품 및 정책 서비스 사용자로서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하여 실효성 있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희망제작소에서는 ‘리빙랩’을 넘어 ‘소셜리빙랩’의 개념을 제안했는데요. 여기에는 기술적인 요소나 결과물의 실효성과 더불어 시민들이 문제 해결 과정에 직접 참여하면서 만들어내는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습니다. 살갗에 와닿는 실질적인 현안을 해결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인지하게 되고, 관심과 애정을 가지게 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죠.

그런 측면에서 리빙랩 방식이 청소년 역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시민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교통의 자율권도 적고, 학업에 집중해야 하는 환경 탓에 하루하루 동선이 짧을 수밖에 없는 청소년들이 생활 반경 안에서 실험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청소년과 리빙랩이 찰떡궁합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만, 청소년이 리빙랩의 문법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과정을 중시하되, 결과물을 명확하게 설정해 실험하도록 중심을 함께 잡아야 합니다.

‘모로 가나 서울만 가면 그만’이라고 하지 말아요

<고등이노베이터의 로컬실험실>은 ‘모로 가나 서울만 가면 그만’이라는 옛말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목적 자체보다 목적지로 향하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기존 리빙랩 개념은 기술을 이용한 해결책을 시도해보는 것이 특징이지만, <고등이노베이터의 로컬실험실>에서는 기술적인 요소에 방점을 두지 않았습니다.

대신, 청소년의 시각으로 직접 해결책을 찾아내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창의적인 해결책을 도출하는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청소년들이 자신이 생활하고 있는 지역사회를 새롭게 바라보고,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자원을 만나고 연계하여 해결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물론,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술적인 해결책으로 이어질 수는 있습니다.

또, 이 과정의 결과물이 청소년 공간의 확보로 바로 이어지는 것을 목표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앞서 강조했듯이 현재 도시 환경 안에서 살아가는 청소년의 문제를 청소년 공간의 유무 문제보다는 지역사회 안에서, 실제로 생활하는 공간 안에서 각자의 마땅한 자리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계획된 프로그램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공간의 창출보다는 새로운 활동 혹은 놀이 문화를 만들어냄으로써 각자의 자리를 확보하는 과정입니다. 놀이 문화 시설이 더 빈약한 지역의 환경을 고려했을 때, 공간 구축을 위한 노력에 앞서 청소년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역사회 안에서 시도해본다는 측면에서도 유의미합니다.

<고등이노베이터의 로컬실험실>은 결과물보다 청소년들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자발적으로, 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총 3회에 걸쳐 진행된 교육 과정을 구성했습니다. 편의상 ‘교육’이라고 명명했지만, 청소년이 스스로 답을 찾아낼 수 있도록 촉진 역할을 하는 워크숍 성격을 띱니다.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실험에 앞서 각 팀이 정기적으로 모여서 실험을 직접 설계해보는 과정을 가지는 셈입니다.

팝업실험실: 지역사회 안에서 실험 ‘재료’ 찾기

활동은 ‘목포 무안 쏘다니기’, ‘목포 무안 뜯어보기’, ‘뚝딱뚝딱 만들어 보기’로 이뤄져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이 과정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살고있는 동네를 바라보는 관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무심하게 지나쳤던 장면들을 포착하고, 각자가 느꼈던 불편한 지점을 또래와 함께 공유하면서 기존에 소속해 있던 가정, 학교, 학원 너머의 사회를 마주합니다.

‘목포 무안 쏘다니기’에서는 먼저, 개인의 일상을 돌아보고, 또 일상에서 동네를 새로운 시선으로 관찰하고, 각자가 느끼는 감정을 공유하는 활동을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각자의 관심사에서 공통의 접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목포 무안 뜯어보기’는 각자가 관찰한 내용을 함께 분석하고, 지역사회에서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과정으로 이어갑니다. 막연하게 앉은 자리에서 머리를 맞대고 실험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두 발로 뛰어다니며 실험의 ‘재료’를 찾고 수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찰과 인터뷰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삼은 ‘뚝딱뚝딱 만들기’에서 청소년들은 가장 적합한 해결책을 찾아냅니다. 그리고 실제로 해결책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활용할 수 있는 지역 자원을 찾아봅니다.

직접 찾아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험에서 청소년들이 스스로 역할을 정의하는 방식은 크게 둘로 나뉩니다.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도 있지만, 제삼자의 관점에서 발견한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기도 합니다.

그리고 실험 과정에서 청소년들이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방식도 다양합니다. 지역사회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을 계획할 수도 있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을 발굴하고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또, 프로젝트 활동의 결과물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실험 주제에 따라 역할과 방식은 다르지만, 지역사회와 느슨한 연결을 경험해볼 수 있는 것이 핵심입니다.

로컬실험실: 실패해도 괜찮아, 끝까지 시도하기만 한다면

실험을 위한 준비 활동 이후, 본격적으로 실험을 시작하면 청소년들은 여러 차례의 실패를 경험하게 됩니다. 애초에 시도하려고 했던 목표 자체가 바뀌기도 하고, 목표가 동일해도 결과물의 형태가 바뀌는 일은 수도 없이 일어납니다. 기본적으로 ‘실험’이라는 과정이 실패를 전제하는 것처럼 청소년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적 위주 정규 과정을 따르고 있는 청소년이 실패할 수 있는 기회는 중요한 지점이 될 수 있습니다.

지역사회는 청소년의 실패를 견뎌줄 수 있는 든든한 안전지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아동과 청소년의 성장에 지역사회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할 때마다 차용되는 속담인 ‘한 아이가 자라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의미를 이런 측면에서 바라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고등이노베이터의 로컬실험실>로 연결된 지역사회의 자원들은 청소년들이 안전 신호를 느낄 수 있는 매개체가 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새롭게 연결되는 지역 자원으로부터 ‘관심과 열정은 있으나 방법이 없기에, 혹은 방법을 몰랐기 때문에 행동할 수 없다’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합니다.

<고등이노베이터의 로컬실험실>은 이런 자원을 새로이 발굴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실험 과정에서 지역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해결 과정의 실마리를 찾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은 자신을 돕는 이에게서 응원의 시선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에 어쩔 수 없이 시도했던 몇 가지와 교훈

지난해 전남 지역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이 반복되면서 프로젝트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같은 지역에 사는 청소년들이 함께 모이고, 또 지역사회에 다양한 자원들을 연결하는 일련의 과정을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역사회 내 코로나19 관련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였기 때문에 비대면으로 만났습니다. 총 세 번의 ‘팝업 실험실’은 줌(Zoom)에서 열렸습니다. 4~6명으로 구성된 각 팀은 한 장소에 모여있고, 희망제작소가 중앙에서 이끄는 활동을 함께 따라가는 식으로 이뤄졌습니다.

각 워크숍 활동의 목적과 방법을 안내하면, 각 팀에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토론한 내용을 전지와 포스트잇에 기록해 전체 인원이 참여하는 카톡방에 모든 결과물을 아카이빙했습니다. 마지막에는 다른 팀에게 목소리로 직접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고요.

각 팀에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멘토(mentor)가 한 명씩 함께 했습니다. 멘토는 청소년들에게 지역사회 안에서 수시로 인적 물적 자원들을 찾아서 연결해주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팝업실험실’도 비대면으로 진행되면서 멘토들의 역할이 커졌습니다. 워크숍 활동을 촉진하는 퍼실리테이터가 되어 현장의 전반적인 활동을 이끌고 운영했습니다.

처음 시도하는 방식이었지만, 현장에서 멘토가 워크숍을 진행하고 리빙랩을 직접 운영하는 경험을 하면서 지역의 청소년 분야 활동가 역시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장기적으로 지역에서 자립적으로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측면에서는 더 쉬운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의 멘토들과 온라인으로도 공백이 느껴지지 않게 협업하는 방식을 좀 더 세심하게 살펴보며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하나 애초에 계획했던 내용과 달랐던 점은 중학생 나이대(14~16세)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입니다. 리빙랩은 성인의 경우에도 난이도가 높은 활동이기에 처음에는 고등학생(17~19세) 청소년들이 적합하리라 예상했는데요. 현실적으로 고등학생은 대학 입시 준비에 묶여 있어 교외 활동을 자유롭지 못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는 중학생이 모였습니다. 일부 어려움을 느끼는 청소년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청소년들은 활발하게 참여했고, 재미있었다는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해당 글은 단행본 <고등이노베이터의 로컬실험실> ‘우리의 문제는 우리의 멋으로 해결하지’ 중 일부 발췌해 게재되었습니다.

화, 2021/04/27-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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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각 국가들이 탄소중립(Net Zero)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탄소배출량을 최대한 줄이고, 남아있는 탄소는 흡수해 순배출량을 0으로 맞추는 것이다. 국제사회에서는 2050년까지 생활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흡수 및 제거해 배출량을 0이 되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탄소중립 로드맵 발표 및 각 지방정부에서도 정책을 모색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과제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2018년 8월 한 청소년이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를 시작했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그레타 툰베리(당시 16세)다.

스웨덴 고등학생이던 그레타 툰베리는 스톡홀름 의사당 앞에서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예정된 국회의원 선거에서 기후위기를 의제로 다룰 것을 요구했다.


▲영화 <그레타 툰베리>(2020) 스틸컷

그레타 툰베리의 1인 시위, 글로벌 기후파업으로

그레타 툰베리의 1인 시위는 작은 행동이지만, 절실한 요구였다. 시위는 나비 효과처럼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 문제를 환기했고, 향후 글로벌 기후 파업으로 이어졌다. 실제 각국에서 기후 위기는 남의 문제가 아닌 나의 문제가 된 지 오래됐다. 해를 넘길수록 폭우, 태풍, 가뭄 등 이상 기후 현상이 심화되면서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서 시민 참여를 기반으로 한 기후 위기 대응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등에 도입된 기후 시민의회, 미국 뉴욕주의 주민들이 참여한 기후행동위원회 등이다.(시민의회 관련 읽을거리 ▶아일랜드 보통시민 99명, 풀뿌리 개헌을 논하다)

먼저 프랑스의 기후시민의회(Convention Citoyenne pour le Climat)는 정부의 유류세 인상 조치에 항의하며 시작된 ‘노란 조끼’ 시위(2018년 11월)에 대응하고자 마크롱 정부가 지역, 성별, 나이 등 인구 대표성을 반영한 150명을 무작위로 구성한 조직이다.

프랑스, 150명 추첨해 기후시민의회 구성

기후시민의회는 지난 2019년 10월부터 9개월 동안 활동하며 149개 권고안이 담긴 460쪽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저감 정책의 세부 시행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마크롱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기후시민의회를 두고 ‘정치적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제기했으나,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부인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기후시민의회는 프랑스 건국 이념이 명시된 헌법 1조에 국가가 기후위기 대응, 생물다양성 보전과 환경 보호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하는 과정을 진행했다. 지난해 6월 프랑스 헌법 전문과 조문에 “인권, 자유 및 원칙의 양립은 환경과 인류 공동유산의 보존을 위태롭게 하여선 안된다”와 “공화국은 생물다양성과 환경보존을 보장하며 기후변화에 맞서 싸운다”라는 내용을 추가했다.

해당 문구를 삽입되도록 하는 법안은 지난 3월 프랑스 하원에서 찬성 391명, 반대 47명으로 통과됐다. 마크롱 정부는 새로운 헌법 조항이 상원을 통과하면 국민투표로 이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기후시민의회는 헌법 조항 추가 외에도 온실가스 저감 대책 방안을 제안했다. 보도에 따르면 고속도로의 속도제한을 130km/h에서 110km/h로 하향 조정하기, 생태계 파괴 처벌 강화를 위한 입법,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위한 자동차시장 규제, 대중교통 이용을 높이기 위한 기차표 부가가치세 감소, 에너지 절감 효과를 위한 건물 리노베이션 의무화, 지역별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수립 시 시민 참여 보장 등 총 150개의 제안(▶기사보기)을 발의했다.

최근 프랑스 하원은 기차를 타고 2시간 30분 안에 갈 수 있는 거리의 항공기 운항을 금지 조치했다. 해당 내용을 담은 ‘기후와 복원 법안’이 찬성 322표, 반대 77표, 기권 145표로 통과된 것이다. 당초 150명의 기후시민의회 의원들은 당초 ‘기차로 4시간 이내’ 금지를 제안했지만, 의회에서 2시간 30분으로 기준이 한층 강화됐다. 해당 법안에는 국내선 비행 제한뿐 아니라 집, 학교, 상점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지켜야 하는 환경 보호 수칙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기후시민의회에서 나온 50여개 제안을 포함한 보고서 펴내

영국에서도 지난해 1월 영국 하원 내 6개 특별위원회 형태로 기후 위기 해법을 논의하는 기후시민의회(Climate Assembly UK)가 출범했다.

영국 기후시민의회는 프랑스와 유사하게 인구 대표성을 반영하고, 참여 의사를 밝힌 2,000명 중 108명을 무작위 뽑아 구성됐다. 이들은 6주 동안 주말마다 모여 ‘2050년 순 탄소 배출 제로'(zero)라는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목표를 충족하기 위한 대안을 논의했고, 50여 개의 제안을 담은 550쪽 분량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대중교통과 농업, 국내 에너지 산업, 지구온난화와 소비, 휘발유 및 디젤 차량 판매 금지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슈를 논의했다. SUV를 포함한 다량의 공해 유발 차량 판매를 단계적으로 금지하고, 공해 유발 상품 광고 역시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기사보기)했다.

비행기를 자주 이용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세금을 부과하고, 환경 친화적 항공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식습관 변화를 강제할 수는 없지만, 자발적으로 붉은 고기(red meat) 소비를 20∼40% 줄이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참고자료
주오이디시대표부, 프랑스 기후시민협의회, 고속도로 속도제한 하향 조정 등 발의
한겨레, 헌법1조, 국가는 기후변화와 맞서 싸운다 바꿔가는 시민들
연합뉴스, 영국, 각계각층 참여 시민의회 구성해 기후변화 해법 논의
한국일보, 프랑스 하원 기후법 통과… 기차로 2시간30분 거리 항공기 못 띄운다
매일경제, ‘SUV 퇴출·항공여행에 세금’…영국 시민의회의 기후변화 해법은

– 정리: 미디어팀

화, 2021/05/1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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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필요한 자원에 쉽게 접근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유기적인 진로탐색 자원 생태계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그 첫걸음으로, 지역 속 각양각색의 사람과 공간들의 이야기를 엮은 자료집을 펴냈습니다.

남원 시내 권역 지역자원자료집-마을에서 그리는 내 일, 그리고 내일▶ 바로보기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지역 안에서 자신만의 모습으로 당당하게 삶을 살아내고 있었고, 그들이 살아오면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들이 진로에 대해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있던 청소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며 단순한 체험을 넘어 가슴 뛰는 도전을 할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 남원 시내 권역 지역자원자료집 머릿글 中

남원 시내 권역에서는 지난 2019년 41개 공간자원을, 2020년에는 34개 인적자원을 발굴했습니다. 발굴이라는 표현보다 ‘발견’과 ‘연결’이 적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에 없던 자원을 만들어낸 게 아니라 이미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과 공간을 만나는 과정이었으니까요.


▲내일상상프로젝트 2차년인 올해 남원 시내 권역에서 발굴한 자원지도. 주요기관과 도서관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사람책 자원 위치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남원 전역에 흩어진 자원을 ‘청소년진로’라는 키워드로 연결해 묶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직업 분야만큼이나 각양각색인 N개의 삶의 궤적을 들여다보는 것은 청소년에게도 색다른 시도가 아닐까 싶은데요. 남원 시내 권역에서 펴낸 지역자원자료집(▶바로보기) 중 일부 내용을 소개합니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내 진짜 즐거움을 찾는 일”


▲남원 내 건축공간연구소 ‘랄라’에서 건축 디자인과 도시 연구를, 청년문화협동조합 ‘놀자’에서는 문화기획과 메이커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있는 서진희 님

“진로는 그 일을 하는 자세나 태도와 더 연관 있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건축설계든 도시 연구든 문화기획이든 ‘내가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처럼요.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내면에서 진짜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언제인지 찾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잘할 수 있는 것을 시도해보면서 내 자신의 변화를 느껴요.”


▲국악과 타악에 관심이 있어 전통연희를 전공하고 ‘연희단 청연’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김보금 님

“진로는 앞으로 나아갈 길이지만 방향을 바꿀 수도 있고 돌아갈 수도 있는 내비게이션과 같다고 생각해요. 저는 사물놀이를 통해 나를 인정하고 좋아해주는 사람들을 만나 소극적이던 성격도 변하고, 여전히 이 일을 하고 있지만, 다른 면에서는 풋살도 좋아하고 영상 만드는 것도 좋아해요. 행복감, 즐거움, 끌리는 매력. 지금 해보고 후회하는 건 충분히 해볼 수 있잖아요.”

“남이 살아주는 것도 아닌데 남의 기준에 맞춰 살 필요는 없죠.”


▲아버지와 함께 농사를 함께 하고 있는 청년 여성 농업인 권태경 님

“농사를 지으면서도 매일매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이런 삶 속에서 문득 되돌아보면 내가 살아있음을 느껴요. 그리고 모든 일이 그렇듯 하루하루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어요. 어떤 선택을 하든 내가 책임질 수 있다고 판단되면 그 선택을 해요. 그래야 다시 일어설 수 있거든요. ‘우리는 역사의 구경꾼으로 세상에 온 것이 아니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다’라는 말을 제일 좋아해요. 한 번뿐인 인생, 후회 없이 살고 싶어요.”


▲지역의 사람책 자원은 청소년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교류하며 상생할 수 있다.

올해 남원에서 발굴한 34명의 인적자원 중 11명은 사람책이나 강연, 프로젝트 멘토로서 청소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에게는 가까운 동네에서 쉽게 찾아가 도움 받을 수 있는 든든한 조력자가 한꺼번에 생긴 셈입니다.

“저는 관심사가 좀 독특해서 뭘 하려면 멀리 대도시까지 나가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가까이에서 얘기도 듣고, 공연도 보고, 도움도 받을 수 있을 줄 몰랐어요.”

“학원 선생님이나 동아리 담당 선생님이랑은 확실히 달라요. 내가 원하는 분야를 직접 고를 수 있고, 내가 요청하면 도움을 주니까요.”

흥미로운 것은 자원 당사자들도 청소년과의 이러한 연결망을 이어나가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지역주민, 청년, 다양한 직업 분야 종사자들 모두가 청소년들을 통해 자신의 일과 살아온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합니다. 올해 사람책 활동에 참여했던 한 청년의 말이 무척 기억에 남습니다.

“업으로만 생각했던 제 삶이 지역 청소년들의 관심과 질문 덕분에 새로운 쓰임을 찾은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청년과 청소년이란 주체가 만날 수 있구나 새삼 좋았고, 이 연결고리가 마을에서 잘 이어지면 좋겠어요.”

지역자원조사 시리즈는 ②편에서 이어집니다.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되는 2020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직업 체험 위주 진로교육에서 탈피해, 청소년이 지역 안에서 창의적인 일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해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지리산마을교육공동체(남원 지리산), 춘향골교육공동체(남원 시내), 진주교육공동체 결(진주)이 지역 수행 주체로서 희망제작소와 함께 청소년들의 진로탐색 활동을 촉진·확산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내-일(my job)을 통해 내일(tomorrow)을 상상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자료 제공: 남원 춘향골교육공동체
– 글: 이시원 시민주권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금, 2020/11/2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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