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부산 생탁·택시 고공농성 현장을 가다
[현장] 부산 생탁·택시 고공농성 현장을 가다 [0호] 2015년 07월 31일 (금) 홍미리 기자 gom...
[현장] 부산 생탁·택시 고공농성 현장을 가다 [0호] 2015년 07월 31일 (금) 홍미리 기자 gom...
30일 오전 3시 화물연대본부 울산지부 이준서지부장과 CJ대한통운택배분회 부분회장 신기맹동지가 노량진 수산시장 건너편 올림픽대로 광고탑에 올라가 무기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파업 53일이 넘도록 단한번도 교섭에 나오지 않은 CJ대한통운 자본이 또다시 가혹한 선택을 강요한 것이다.
택배분회는 지난달 8일부터 '확약서 이행'을 걸고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CJ대한통운택배는 파업 첫날부터 상상을 초월하는 노동탄압을 자행했다. 택배 조합원들, 울산지부장, 알바에게까지 30억 손배가압류, 계약해지 협박, 가족들에 대한 협박까지 서슴치 않는 파렴치함을 보였다.
조합원들은 지난 13일에도 서울여의도공원앞 광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인바 있다. 손배 가압류 철회와 CJ대한통운의 대화를 촉구하기 위해 지난 13일 고공농성을 시작했던 택배분회 2명은 손배 가압류 등 고소고발을 취하하고 파업참가자 복귀 등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회사의 약속을 믿고 7월 15일 자진해서 광고탑에서 내려왔다. 그러나 고공농성 정리로 여론의 주목이 사라지자 CJ대한통운은 파업참가자들에게 노예계약에 다름없는 서약서, 이행서를 요구하는 등 원만한 사태 해결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
화물연대는 "CJ 측이 손배소를 철회하고 원직 복직시켜 주겠다고 약속해 농성을 풀었지만, 이후 사측은 화물연대를 탈퇴하고 회사의 모든 지시에 따르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노예 서약과 함께 복귀하는 조합원들을 전원 개별 면담하여 서약서를 이행할 진정성을 검증한 후 선별하여 복직시키겠다"는 이중성을 보였다.
화물연대는 “CJ는 파업 이전부터 교섭 요청 공문을 단체협약 요구로 몰면서 불법단체 운운했고, 파업 첫날부터 준비한 듯이 고소고발, 계약해지 협박편지와 문자, 손배가압류 소송을 진행했다”면서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은 분명히 CJ에게 있으며 CJ는 처음부터 분회를 깨고 분회장과 핵심간부들을 쫓아낼 목적으로 이 파업을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화물연대는 "사측에 약속 이행을 촉구하며, 3자를 통한 교섭이 아닌 CJ 측과 직접교섭, 원직복직, 손배소와 가압류 철회가 있을 때까지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화물연대본부
올해 여러 차례 노동 사안을 취재 하면서 몇 차례 근로감독관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근로감독관을 만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는데요.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는 사업장이나 임금을 체불당한 노동자들의 문제를 취재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먼저 근로감독관부터 만나게 됐죠. 일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최전선에서 지켜주는 파수꾼이 바로 근로감독관이기 때문입니다. 패스트푸드 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고작 시급 2천원을 받고 새벽까지 일하던 고등학교 때를 생각하니, 근로감독관이 뭐하는 사람인지 좀 더 빨리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합니다.
근로감독관은 최저임금 위반이나 임금 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에 대한 조사와 처벌 외에도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 정기적으로 혹은 불시에 사업장을 방문해 노동법이 잘 지켜지는지 감시하기도 하고, 사업장의 노동 환경과 관련한 각종 인허가 업무도 처리합니다. 이 정도 얘기만 들어도 왠지 이 사람들, 많이 바쁠 것 같지 않나요? 실제로 이번에 만난 한 현직 근로감독관이 자신이 일하는 자리를 보여줬는데, 책상엔 빈틈없이 서류가 쌓여있고 컴퓨터의 전용 프로그램에는 백여 개의 담당 사건이 빽빽하게 목록화 되어 있더군요.
하지만 일이 많다는 것이 근로감독관이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겠죠? 근로감독관의 역할을 검증하는 이번 보도를 준비하면서 여섯 명의 근로감독관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러면서 근로감독관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만드는 여러 문제들을 알게 됐는데요. 한 명씩 만나볼까요?
부산합동양조에서 만드는 막걸리 ‘생탁’. 휴일 보장이나 수당 지급 등 최소한의 근로기준법을 지킬 것을 요구하며 파업을 시작했던 60세 안팎 노동자들의 이야기, 이미 지난 3월에 한 번 전해드렸죠? (※관련 기사 : “개한테는 주지 않는다”) 그때 다 못했던 이야기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이 사건을 담당했던 근로감독관 김모 씨에 관한 얘기입니다.
응당 받아야 할 돈을 못 받고 쉬어야 할 날에도 계속 일해왔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생탁 노동자들은 억울한 마음으로 근로감독관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처음 이 사건을 맡은 김 감독관은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먼저 생탁 신용섭 사장을 만나 대화를 나눕니다. 그리고 파업 시작 이틀 후인 작년 5월 1일, 이번에는 생탁 회사 사무실에서 사장 신모 씨, 사하경찰서 정보관 정모 씨까지 모여 대화를 나눈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우연히 이 대화를 들은 내부 인물의 증언으로 대화 내용이 알려졌습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증언을 바탕으로 관련자들을 취재해 이날 3인이 만나서 나눈 대화의 내용을 재구성해 봤습니다.
생탁 사장 : 노조하고 말이 안 통합니다. 파업 계속되면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근로감독관 : 독하게 마음 먹고 한달만 놔둬봐요. 저거 못 견디고 스스로 와해될 겁니다. 골수분자는 회사에서 잘라내야죠.
감독관이 대놓고 사측에 유리한 조언을 건네고 있습니다. 잠시 후에는 경찰 정보관(정보과 형사)과 함께 노조를 와해시킬 방법에 관한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근로감독관 : 어차피 조직부장하고 총무부장은 파업 푸는데 동의 안 할 거예요. 갈 때까지 가보자는 마인드입니다. 설득할 수 있는 건 분회장이에요. 분회장이 나는 못하겠다, 하고 빠져나오면 노조에 동요가 일어날 거예요.
생탁 사장 : 감독관님 말씀대로 (노조) 빠져나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저희가 보장을 해드리죠.
경찰 정보관 : 아침에 분회장하고 30분쯤 얘기했는데 뭐 그런 시각은 같습니다.
(*좀 더 자세한 정황은 뉴스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근로감독관의 ‘배신’입니다. 감독관이 사측과 밀담을 나눈 뒤, 실제 분회장 전모 씨가 “나는 못하겠다”며 노조를 탈퇴하고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사측에 우호적인 제2노조를 만들었죠. “빠져나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저희가 보장을 하겠다”는 사장의 말 또한 현실로 이뤄졌습니다. 먼저 파업을 풀고 복귀한 조합원들에게 회사 측이 휴일 보장이나 상여금 지급 등 ‘당근’을 제공한 것이지요. 결국 파업 중이던 조합원들 상당수가 새로 만들어진 제2노조로 옮겨 왔습니다.

▲ 생탁 노동자들의 부산시청 앞 고공농성장
제자리를 지킨 노조원들은 이제 갈 곳이 없습니다. 한 명은 스트레스성 심장사로 지난 6월 세상을 떠났고 남은 사람은 8명 뿐입니다. 생탁 노동자 송복남 씨는 결국 부산시청 앞 10여미터 높이의 광고탑 위에 올라갔습니다. 7월 24일로 고공농성 100일이 됩니다.
근로감독관 김모 씨는 이 사태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생탁에서의 발언이 문제가 돼서 징계를 받았던 김 감독관은 이제 부산고용노동청이 아닌 울산고용노동청에 있었습니다. 너무 멀리 계신 것 같아서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설명이 들어보고 싶어 먼 길 마다않고 찾아갔습니다.

▲ 근로감독관 김모 씨
김 감독관은 부담스러운 표정으로 저를 맞아주셨어요. 하지만 피하지 않고 당시에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들려주었습니다. 김 감독관은 여러 말을 했지만 핵심은 하나였죠. 사측의 마음을 얻고 속내를 떠보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겁니다.
기자님은 그걸 쉽게 이해 못 하는게 맞을 거예요. 현장에서 일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납득이 안 가는 건 맞죠. 하지만 우리들은 일을 하면 상대방 말에 일부 맞장구 치는 부분도 있어요. 그러다보면 상대방이 어느 정도 저한테 마음의 문을 열거든요.
고용노동부는 김 감독관의 해명이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했는지, 시간이 지나자 슬그머니 다시 징계를 철회했습니다. 결국 김 감독관은 명예를 회복했지만 생탁 노동자들은 거리에 나앉은채로 15개월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가 사측을 떠보기 위해 주고받은 말들은 현실로 이뤄졌고요. 그는 2009년 올해의 근로감독관으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근로감독관 추모 씨는 김 감독관에 이어 작년 5월부터 생탁 파업 사태를 맡았습니다. 노동자들은 추 감독관이 시간을 끌면서, 제2노조가 만들어지고 교섭권을 빼앗아 갈 시간을 벌어줬다고 말합니다. 해명을 들어보기 위해 부산고용노동청으로 찾아갔습니다.
약속도 잡지 않고 불쑥 찾아갔지만 추 감독관은 한 시간 넘게 시간을 내서 성의껏 그간 생탁 문제를 처리해온 과정을 들려줬습니다. 추 감독관은 법이 허락하는 한계에서 최대한 성실하게 조사를 해왔다고 말합니다.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사장이 25명인데 하나하나 조사해보니 선대 아들이 이름만 올려둔 경우고 있고 나이든 사람들이 돈만 받아가는 경우도 있고… 경영에 책임 있는 사업주를 가리는 데만도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생탁을 만드는 부산합동양조 장림공장은 사장만 25명인 특이한 회사입니다. 이 중 상당수는 이름만 올려두고 돈만 받아가는 사장들인데요. 창업은 선대에서 함께 했지만 세대가 지나면서 소수가 경영을 책임지는 식으로 바뀐 것이죠. 어쨌든 추 감독관은 경영 책임이 있는 9명 사장들에 대한 소환 조사와 사업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쳐 생탁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와 임금체불 4건에 대해 사법처리를 했습니다.

▲ 부산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 추모 씨
결국 이 문제가 어떻게 풀려야 하는지 묻자 추 감독관은 ‘양보’를 강조합니다.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야 타협이 가능하다는 말 그대로 ‘공정한’ 답안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5개월간 제2노조 설립과 교섭권 박탈 등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로 밀려나기만 했던 노동자 측에게 어떤 양보를 더 바랄 수 있을까요.
추 감독관은 일단 복귀를 해서 현장에서 문제를 푸는 게 답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측이 징계나 정년 규정을 악용해 사실상의 해고를 하는 것이 가능한 상황에서 무조건 회사에 복귀하는 것이 노동자 측에게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느 시점부턴가 이 ‘공정한 남자’와는 더 이상 말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공정성을 가장한 방치는 사실상 버틸 여력이 강한 쪽을 편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는 모르고 있을까요. 추 감독관도 고용노동부가 뽑은 2013년 올해의 근로감독관이었습니다.
자, 이제 장소를 서울로 옮겨볼까요? 이번에는 다른 노동 현장을 보겠습니다. 지난 이명박 정부때부터 ‘고소영(고대-소망교회-영남)’으로 묶여 유명해진 소망교회. 힘쎈 대형 교회에서 경비로 일하던 노동자들이 임금 체불 문제로 작년 12월, 처음으로 근로감독관을 찾아갔습니다. 그 중 한 명인 이상철(가명) 씨는 이 사건을 맡았던 근로감독관들에 대해 분통을 터뜨립니다.
처음 사건을 맡은 근로감독관 공모 씨는 임금체불 건에 대해 계속 시간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3월, 이제 만나볼 근로감독관 이모 씨에게 사건을 넘깁니다. 하지만 이 감독관도 마찬가지로 7월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결국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규정상 25일 안에 처리하게 돼 있는 일반 민원 사건에 대해 무려 7개월이나 시간을 끈 겁니다. 이상철 씨는 검찰이 결론을 낼 때까지 또다시 긴 기다림의 시간을 견뎌야 합니다.

▲ 기자와 만난 전 소망교회 경비노동자 이상철 씨
왜 이렇게 시간을 끌었을까. 서울 강남고용노동지청으로 감독관 이씨를 만나러 갔습니다. 먼저 전화를 드렸는데 별로 반기지 않는 것 같은 눈치였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으니 일단 찾아가 봤습니다. 긴 시간 기다려 만난 이 감독관. 하지만 만나자마자 문전박대입니다. 겨우 자리를 만들어 몇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기자 : 이 사건을 이렇게 오래 끌어온 이유가 뭔가요?
근로감독관 : 그건 뭐 조사과정에서 당사자들 주장이 첨예해서 그렇죠. 주장이 첨예하고 증거가 불충분하니 조사가 당연히 길어지죠.
기자 : 그렇다해도 기간이 너무 길었는데, 이게 확실하다고 확정짓지 못한 논점들이 있었나요?
근로 감독관 : 제가 검사하고 충분히 얘기했는데 지휘와 보고를 받다보니 저하고 좀 생각이 달랐어요. 그래서 그 부분에서 자기가 좀 생각을 해보겠다고…
하지만 계속 되묻자 결국 ‘소망교회’ 얘기가 나옵니다. 이상철 씨와 담당 노무사 모두 근로감독관이 소망교회 눈치를 보느라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이 감독관은 “소망교회라는 대외적인 이미지가 있는데… 법 위반은 했지만 우리가 살다보면 실수가 있을 수 있잖아요. 그게 고의적이 아니고 무지해서 생긴 걸 소망교회가 나쁘다고 언론에서 내면 안되잖아요. 그런 뜻이기 때문에 검사도 그걸 공소할 때 조심스러운 거예요.”라고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위법행위는 저질렀지만 소망교회의 대외적 이미지가 다치면 안된다는 데 공감한 검찰과 고용노동부의 끈끈한 공조일까요. 이 감독관은 중간에 대화를 끊고 자리를 피했습니다.
근로감독관들을 좀 더 이해해보고 싶었습니다. 일선 사업장을 관리 감독할 수 있는 합법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고 사법경찰관으로서 수사권도 가진 근로감독관. 잘만 하면 임금체불이나 최저임금 위반 같은 고질적인 문제들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감독관들이 게으른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만난 근로감독관들은 대체로 상당한 격무에 시달리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전직 근로감독관을 만나 허심탄회한 얘기를 들어보고자 했습니다. 수소문한 끝에 지금은 공인노무사로 일하는 전직 근로감독관과 대화를 나눠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업무량이 거의 “감당 불가능한 수준”이었다고 말합니다.
임금체불 신고업무가 항상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상태에서 또 감독 업무 차원에서 감독 계획들이 내려오거든요. 그런 거는 겨우겨우 시간을 쪼개서 나가요. 그러면은 제대로 된 감독도 안 이뤄져요. 임금체불 지도하는 것보다는 사업장 전체에 노동법이 제대로 관리되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한데, 어찌보면 주객이 전도돼 가지고…
그는 근로감독관으로 일할 때 야근은 기본이었고 주말에도 집안에 큰 일이 없으면 무조건 일을 하러 나가곤 했다고 말합니다. 잘 하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근로감독관이지만, 그만 둔 지금이 더 낫다는 말도 덧붙였구요.

▲ 근로감독관 1인당 담당 사업체 수, 노동자 수 (2011)
2011년에 고용노동부에서 조사한 자료를 보면, 근로감독관 한 명이 담당하는 사업체 수는 1,711개, 노동자 수는 15,272명에 이릅니다. 격무에 비해 처우는 열악하기 때문에 고용노동부 내에서도 피하는 자리여서 근로감독관 충원율은 정원의 84~87% 선에 불과합니다. (2014년 기준 정원 1,689명, 현원 1,485명, 충원율 87.9%)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앞서 생탁이나 소망교회 사건에서 본 것처럼 근로감독관들이 회사 측에 편향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단지 일이 많아서라는 이유로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어디서부터가 문제였을까요.
이해의 실마리는 안영식 전 근로감독관을 만나서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안영식 씨는 근로감독관을 선발하는 과정과 일을 해나가는 과정에 노동인권을 고민하고 공부할 수 있는 지점이 없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노동법에 대한 기본 소양이 있어야 하는데 일반 행정법 시험치고 들어온 공무원들이 어쩌다가 배치가 되니까 노동 문제를 잘 몰라요. 자기가 알아서 공부를 해야 해요. 저는 인강 들으면서 다녔어요. 노동인권을 고민해본 적이 없는 공무원이 화내는 민원인들을 만나다보니까 반감이 생기죠. 가장 반노동적인 인사들일 걸요? 노동부 직원들이…
갈수록 사측에 기울어진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늘 바쁘니까 어쩌다가 정기감독 나가면 기껏해야 한 사업장 한 번 가는 거예요. 그럼 먼저 사측 사람들 안내 받고 얘기 듣고 오지 몇 번씩 찾아가서 노조 얘기 듣고 다른 얘기도 듣고 할 시간이 없죠. 그런 식으로 계속 하다보면 점점 사측 논리에 세뇌돼요. 그러다보면 근로자는 나쁜 놈이라고 머릿 속에 넣고 있는 사람도 많아요.
안영식 감독관은 원래 노동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근로감독관이 되고 싶어서 자원해서 일을 시작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인터넷으로 노동법과 형사소송법을 공부하면서 근로감독관 일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처음 근로감독관이 됐을 때 자부심도 컸고, 일도 열심히 해서 인정도 받았지만 결국 한계를 느꼈습니다. 이제 그는 연구기관에서 비정규직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 근로감독관의 위반건수 적발과 처벌 건수 (2014)
이번 근로감독관 보도를 준비하면서 근로감독관이 노동관련법을 위반한 사업장을 많이 적발해도 실제 처벌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고용노동부에 공식 인터뷰를 요청해 얘기를 들어보니, 적발된 후 사업주가 대부분 위반 사항을 시정했기 때문에 처벌 횟수가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멀리 지방에 내려가 만난 현직 근로감독관 정태화 씨의 설명은 달랐습니다. 처벌을 하려고 해도 준비할 것이 너무 많아 잘 안하게 된다는 겁니다.
변명인지 모르겠지만 일이 어려워지잖아요. 일은 많은데… 처벌을 하려고 하면 증거주의이고 자백이 필요한데 증거나 자백을 얻기가 쉽지 않아요. 사업주 반발도 심하고… 그렇게 할 능력이나 의향이 있는 감독관이 지금 몇 퍼센트나 될까요?
이는 앞서 만난 안영식 전 감독관의 말과도 일치합니다. 그는 5만원짜리 과태료 처벌 하나 하려고 해도 피의자 조서, 진술 조서, 송치서, 지청장 사인 등 필요한 서류와 절차가 많기 때문에 “송치 하나 줄이는 것이 해피한 일”이었다고 말합니다.

▲ 정태화 현직 근로감독관과 만남
늦은 밤 술 한 잔을 나누며 들었던 정태화 감독관의 얘기는 근로감독관에 대한 많은 기대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격무와 상대적으로 낮은 보상은 엄연한 현실이었습니다. 여기에 노동 문제의 특수성을 고민할 기회가 없었던 일반 공무원들이 마지못해 배치 받아 오는 곳이 근로감독관이라는 상황도 문제였습니다. 노동인권을 지키는 첫 번째 파수꾼인 근로감독관이 되기에는 자격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일반행정직 들어와서 이런 업무를 하게 되리라고 상상도 못하고, 힘들다 보니까 다른 부처로 많이 도망갔어요. 도망 안 가거나 견뎌보자, 이런 사람들만 남았어요. 일을 위한 일을 한다는 인식인데… 기자님은 저희가 소명의식 가지고 근로자 권익 보호를 위해 일을 해야하지 않냐고 말하십니다만, 부끄럽게도 그런 소명의식 가지고 일을 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일 겁니다.
( *뉴스 영상에서 근로감독관들의 좀 더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습니다. )
물연대본부 동양파일분회 조합원들이 사측의 일방적 계약해지에 맞서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월 10일 백문흠, 김철규 두 조합원이 창원 용지문화공원내의 20m 높이의 송신탑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동양파일 사측은 대송이라는 운송업체를 내세워 지난 7월 1일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운송업체인 대송과 원청인 동양파일, 동양파일의 본사인 한림건설 어느 곳도 문제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투쟁과정에서 2명의 조합원이 구속됐고 지난 7월 27일 화물연대 경남지부 거제지회장이 음독을 시도하기도 했다. 지회장은 현재 회복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원들은 현재 ▲전원 원직복직 ▲ 고소고발 취하 ▲ 거제지회장 치료비 지급 ▲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 생탁ㆍ택시 고공농성 128일차 민주노총 영남권 결의대회
1천여 명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8월 21일 부산 시청 앞에서 '생탁ㆍ택시ㆍ버스 투쟁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영남권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민주노총이 입주해 있는 경향신문 건물 근처에 또다시 경찰의 감시가 강화되고 있는 지금 우리는 2013년 민주노총 침탈을 기억한다"며 "다음주에 있을 1만선봉대 투쟁을 막으려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4.24 총파업을 통해 박근혜정부의 가짜 정상화와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막아내려 싸웠지만 아직 우리의 힘으로 노동개악을 막아내지 못했다"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대놓고 600만표를 잃더라도 조직된 노동자들과 싸우겠다며 전쟁을 선포하고, 노동자들을 겨냥해서 이데올로기로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밀어부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제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고, 그동안에 해온 것처럼 더 강력하게 11월까지 싸우지 못하면 노동자들은 모든 걸 잃을 것"이라면서 "오는 28일 1만 선봉대 투쟁을 힘있게 성사시키자"고 제안하고 "전체 노동자의 투쟁, 힘차게 투쟁해서 노동개악을 깨뜨리자"고 호소했다.


김진태 공공운수노조 부산경남지역 버스지부장은 "서병수 시장은 부산시를 대중교통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며 버스 정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우리 버스노동자들을 외면한다"면서 "부산시는 매년 1,400억 이상 시민 혈세를 버스 재정지원금으로 지원하면서 부산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시내버스 노동자들이 민주노총 조합활동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복지 혜택을 주지 않는다"고 규탄하고 "법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투쟁으로 반드시 돌파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종환 부산합동양조 생탁 현장위원회 조직부장은 "노동자의 정당한 대우를 받고자 노동조합을 결성했고 꼭 이기고 싶다"면서 "1년 4개월 투쟁 속에 6개월 노숙농성, 광고탑에 오른 두 동지를 위해서라도 꼭 이기고 싶다"고 호소했다.

▲ "민주노총 단결투쟁! 민주노조 사수하자!" "노동개악 발살내자! 박근혜를 몰아내자!"
"생탁 택시 공동투쟁 반드시 승리하자!" "민주노총 단결투쟁 연대투쟁 승리하자!"

▲ 생탁, 택시 노동자들에 이어 버스 노동자들도 부산시청 앞에서 노숙농성에 돌입해
8월 21일 현재 38일차를 맞았다.
민주노총 전북, 울산, 경남, 부산 등 영남권 지역본부 대표자들이 무대 앞에 섰다. 김재하 부산지역 본부장은 "박근혜 정권이 노동개악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자를 죽이는 지금 재벌개혁으로 사장들을 잡아야 이 땅 노동자들이 살 수 있다"고 전하고 "재벌개혁으로 청년일자리를 만들자고 외치며 부산 전 지역에 알리고 외치자"면서 하반기 투쟁을 제안했다.

128일째 고공농성 중인 송복남, 심정보 조합원 시낭송이 이어졌다 "우리는 안다. 너희는 조금씩 알지만 우리는 한꺼번에 안다. 너희는 우리를 조금씩 갉아 먹지만 우리는 한꺼번에 되찾을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전사여야 한다. 노동전사여야 한다. 자본가의 양심에 노동의 죽창이 되어 노동해방 깃발이 되어 전진하는 노동자 노동자는 간다."

고공농성자 2인의 시낭송에 이어 416율동패의 율동공연이 펼쳐졌다. 영남권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마친 후 참가자들이 고공농성을 벌이는 부산지역일반노조 부산합동양조 현장위원회 송복남 총무부장,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택시지부 부산지회 심정보 조합원과 안부를 묻고 인사를 나눴다.


[기사,사진] 노동과 세계
노란봉투 캠페인은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7월 30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시청광장에서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조원들과 함께 노란봉투 캠페인 퍼포먼스가 열립니다.
이 날은 기아자동차 노조가 고공농성을 시작한지 50일이 되는 날입니다. 손잡고는 지난 4월 발의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일부법률 개정안’ 일명 ‘노란봉투법’ 개정을 촉구하고 농성중인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를 응원하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하였습니다. 퍼포먼스에는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1천 여 명과 은수미 의원, 경기도의회 을지로위원회 김준현 의원 등이 참석하며, 대학로 연극배우팀과 성공회대 학생 등이 노란봉투 우체부로 퍼포먼스에 함께할 예정입니다.
■일시: 2015년 7월 30일 오후 6시 30분
■장소: 서울시청
■주최: 손잡고
하늘에 스스로 올라 간 사람이 있습니다. 땅에는 그를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과 함께 손해배상과 가압류의 또 다른 사슬이 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노란봉투 우체부입니다. 노란봉투 우체부가 되어 노란봉투법을 응원해주세요!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은 당신과 나에게 주어진 소중한 권리입니다. 국회에 계류 중인 '노란봉투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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