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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흐르지 않으면, 모래가 멈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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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흐르지 않으면, 모래가 멈추면

익명 (미확인) | 월, 2015/07/27- 18:43
7월 20일부터 22일까지, 낙동강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눈으로 변화를 관찰하는 조사 외에도 수질조사, 저질토 조사, 수중 촬영 등 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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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4대강 보의 활용처는 없다,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말고 재자연화하자

4대강 보의 활용처는 없다,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말고 재자연화하자

○ 지난 8월 29일, 문재인 대통령은 ‘산업부·환경부·국토부 핵심정책 토의’에서 “우리나라는 강우가 4계절 꾸준히 오는 게 아니고, 우기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내린 비의 활용도 제고 대책 필요하다.” 며 “4대강 보가 이런 면에서 부정적이지만은 않고, 물을 가두는 효과가 있는 건 인정해야하지 않나. 가둔 물을 활용방안은 없는지 연구검토 해봐야 한다.”고 발언했다. 4대강 보 16개는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활용처를 찾기 힘들 것이 뻔하다. 문재인 정부는 불필요한 논쟁을 만들거나 평가를 이유로 시간을 잃지 말고, 서둘러 위원회를 구성하고 재자연화를 위한 전면적인 준비를 서둘러야 할 때다.   ○ 4대강사업에서 만큼은 좌우를 살필 필요가 없다. 대통령의 우려가 4대강 보의 저수 효과에 대한 발언이 가뭄에 신음하는 농민을 헤아리는 의도라면 다른 방식의 가뭄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만병통치약이라던 4대강사업이 가뭄과 홍수에 효과가 없는 허무맹랑한 사기극으로 결론난지 오래다. 4대강사업으로 보가 설치된 곳과 가뭄, 홍수지역은 일치하지 않을 뿐더러, 보에 모아둔 물을 사용하기 위해서라며 640억 원을 들여 건설한 금강-보령댐 도수로는 실제로는 보 하류에서 취수하는 등 보의 활용과는 무관하다.   ○ 또한 같은 자리에서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양수 제약수위 때문에 만족할만한 수준의 개방은 못했지만 녹조 양이 감소하고 녹조 발생 시점이 지연되는 시점이 있었고 수질도 개선되는 추세” 라고 밝혔다. 하지만 하천이 흐르지 않는 상태에서 수위만을 낮추는 방식으로 수질이 개선될 리 만무하다. 올 여름 녹조가 심하지 않았던 것은 낙동강을 끼고 있는 대구, 구미일대와 금강의 부여 등의 7, 8월 일조량이 평년의 1/3수준이었고, 강수량이 예년보다 2배 이상 늘어 녹조가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이 완화되었을 뿐이다. 4대강 보가 하천에 존재하는 한 녹조가 창궐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 좌고우면(左顧右眄)한다는 말이 있다. 왼쪽을 돌아보고 오른쪽을 곁눈질하느라 어떤 결정을 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태도를 비유하는 말이다. 4대강사업 재자연화 필요성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와 국민적인 합의는 이미 충분하다. 문재인 정부가 4대강 재자연화를 지속적으로 천명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서둘러 예산을 확보하고 양수장 취수구를 조정해 수문전면개방을 앞당기는 것이 중요하다.  

2017년 8월 30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권태선 박재묵 장재연 사무총장 염형철

수, 2017/08/3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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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정부보고서 분석 – 4대강 생태계 교란, 거듭되는 악화

4대강 생태계 교란, 거듭되는 악화

- 4대강사업 구간의 수생태계 변화를 모니터링한 정부의 보고서 분석

- 녹조현상의 원인 ‘남조류’ : 현존량 급증하고 시기는 앞당겨졌으며 위치는 상류로 이동해

-한강의 꾸구리, 돌상어 등의 멸종위기종 어류, 본류에서 자취 감춰

-금강의 외래식물 분포범위, 2013년도 5.7ha에서 2014년 69.2ha로 대폭 증가

 

◯ 정부측 4대강 수생태계 변화 보고서 입수, 분석

녹색연합은 2013년도에 이어 2014년도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수계별 <보 구간 수생태계 모니터링 보고서>(이하 <보구간 보고서>)을 입수하여 분석하였다. 정부는 2010년부터 4대강사업 보 설치 구간의 수생태계 변화를 조사하여 매년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번에 입수한 보고서는 2014년도의 모니터링 결과와 함께 지난 5년간(2010-2014)의 변화양상을 기술하고 있다.

 

◯ 보고서에 나타난 4대강 생태계의 변화(요약)

이번 분석 결과, 4대강사업이 하천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이 심화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낙동강의 식물성 플랑크톤 현존량을 확인한 결과, 남조류 현존량은 2013년에 비해 급증했고, 그 시기는 앞당겨졌다. 또한 칠곡보 조사 지점에서 남조류 현존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등 남조류가 번무하는 위치 또한 상류로 이동했다. 한강 본류에서는 꾸구리, 돌상어 등의 멸종위기종 어류가 발견되지 않았다. 4대강 본류에서 멸종위기종 어류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식생의 경우 한강에 조성된 멸종위기종 층층둥글레, 단양쑥부쟁이 대체서식지의 부적합성이 2013년 보고서부터 지적되었으나 2014년에도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금강의 외래식물 분포 면적이 2013년도 5.7ha에서 2014년 69.2ha로 대폭 증가하였다.

 

◯ 4대강사업이 미친 영향

16개의 보 건설, 막대한 양의 준설로 인해 4대강의 생태계 교란이 심화되고 있다. ‘보 설치로 인하여 수위변동으로 인하여 조사 시 지속적으로 침수되어 있어 대부분의 버드나무가 고사’(낙동강 <보구간 보고서> 178쪽)’ 했으며, ‘준설로 인하여 깊어진 본류의 수심 때문에 각 지류의 말단부 구간에서 유속이 증가하는 등 서식 환경에 변화가 발생(금강 <보구간 보고서> 226쪽)’하여 흰수마자, 미호종개 등 멸종위기 어류의 서식지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갈, 모래로 형성된 곳에 주로 서식하는 어종은 ‘인공보, 제방건설, 골재 채취 등으로 인하여 자갈로 형성된 여울이 대부분 상실되어 이들 어류는 서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찾아 상류로 이동(금강 <보구간 보고서> 237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하천에 있어서 이와 같은 인위적인 횡단구조물들은 하천의 상·하류를 구분 짓고, 자연하천의 형태에서 호수 또는 정수역 (lacustrine or lentic)으로 변화시켜 유기물 및 영양염류의 유입 및 체류를 증가시킨다. 또한 수중생태계 내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인 특성 변화로 인해 수중생물들의 생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생물량 증·감소 및 생물상 변화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금강 <보구간 보고서> 246쪽)’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 <보구간 수생태계 모니터링 보고서>의 한계

2010-2012년 조사항목에 포함되어있던 조류(鳥類)가 2013년에 이어 2014년에도 조사항목에 제외되어 있다. 조류는 하천습지생태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조사기간인 2014년도에 발생한 칠곡보 강준치 폐사사고나 4대강 보 구간에 대량으로 출현한 태형동물 큰빗이끼벌레 등 예상치 못한 생태변화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언급조차 되어있지 않다. 4대강의 생태변화가 조사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4대강의 생태변화를 보여주는 데에 한계가 있다.

 

 

 

 

2015년 9월 28일

녹색연합

 

문의: 황인철 팀장 (평화생태팀, 070-7438-8523)

이다솜 활동가 (평화생태팀, 070-7438-8533)

수, 2015/09/3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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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옷을 녹조에 담근 뒤 줄에 매달아 놓았다. ⓒ 권우성

[투명카약-낙동에 살어리랏다⑬] 그동안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독자들의 성원으로 '김종술 투명카약 선물하기' 프로젝트 목표액을 훨씬 초과 달성했습니다. 이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지난 8월 24일부터 2박3일동안 진행한 '낙동에 살어리랏다' 현장 탐사, 기획 보도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낙동에 살어리랏다' 현장 기획 기사를 통해 모금한 후원금은 김종술 기자의 4대강 취재비로 전달합니다. 이번 기획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환경운동연합의 공동 프로젝트였습니다. [편집자말]    [caption id="attachment_153046" align="aligncenter" width="600" class=" "]▲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팀이 24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도동서원앞 낙동강에서 투명카약을 타고 녹조 탐사활동을 벌였다. '금강지킴이' 김종술 시민기자가 투명카약을 타고 낙동강 녹조 위를 지나고 있다. ⓒ 권우성 ▲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팀이 24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도동서원앞 낙동강에서 투명카약을 타고 녹조 탐사활동을 벌였다. '금강지킴이' 김종술 시민기자가 투명카약을 타고 낙동강 녹조 위를 지나고 있다. ⓒ 권우성[/caption]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 취재 첫날부터 열받았습니다. 지난 8월 24일 아침, 도동서원(대구 달성군) 앞은 녹조 곤죽이 된 채 시궁창 냄새를 풍기면서 죽고 있었습니다. 제 차로 달려가서 플라스틱 양동이를 가져왔습니다. 양동이에 한 가득 녹조를 채워서 선착장 바닥에 냅다 패대기쳤습니다. 이 한 컷의 사진은 'MB여, 라떼 받아라!'라는 제목으로 SNS를 타고 퍼져 나갔습니다. 1000만 원 넘게 후원금이...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이자 10만인클럽 회원인 김종술입니다. '김종술에게 투명카약 선물하기' 캠페인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지난 보름 동안 많은 독자분들이 제게 후원금을 보내주셨습니다. 제게 쪽지를 보내 "카약 한 개를 후원하겠다"고 제안한 조선소 사장님도 계십니다.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당초 300만 원을 목표로 했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 362%의 달성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430명이 1085만 원의 후원금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동안의 많은 분들의 성원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기획한 2박 3일간의 낙동강 탐사보도를 마쳤습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이자 10만인클럽 회원인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에게도 투명카약을 선물했고, 그 투명카약을 타고 그와 함께 돌아본 낙동강 탐사는 지금까지 4대강에서 보아왔던 것과 비교할 때 최악이었습니다. 썩은 강물은 죽처럼 변했습니다. 거미줄을 쳐 놓은 듯 끈적거리는 녹색 끈끈이들은 강의 생명들을 잡아먹고 있었습니다. 어부의 그물은 물고기 대신 큰빗이끼벌레와 죽은 물고기로 가득했습니다. 보에 물을 가두는 바람에 집단으로 죽은 버드나무 군락은 한여름 공포 영화에서나 봄직한 괴기스런 세트장이었습니다.   사실 지난 6월에도 최근 20여 명의 대규모 취재단을 꾸려 '금강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큰빗이끼벌레는 발에 채일 정도로 가는 곳마다 발목을 잡았습니다.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무등산 수박만한 이끼벌레부터 가로막힌 강물과 지천을 가득 채웠던 녹조, 앙상하게 뼈만 남아 버린 죽은 나무들, 시꺼먼 펄흙에서 꿈틀거리며 사람들을 경악시켰던 실지렁이와 깔따구 유충까지... 3년만에 온 강의 변화치고는 엄청난 재앙으로 다가왔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53047" align="aligncenter" width="800" class=" "]▲ 초대형 큰빗이끼벌레, 합친 몸체의 크기가 무려 3m50cm, 공주보 상류 1킬로미터 지점에서 발견. ⓒ 이희훈 ▲ 초대형 큰빗이끼벌레, 합친 몸체의 크기가 무려 3m50cm, 공주보 상류 1킬로미터 지점에서 발견. ⓒ 이희훈[/caption] 그렇게 우물 안 개구리처럼 금강에서만 살아가는 저는 지치고 힘들 때면 나들이하듯 낙동강, 영산강, 한강을 찾곤 했습니다. <오마이뉴스>를 통해 처음 투명카약 펀드 제안을 받고 '설마 가능할까'하는 생각에 몇 번을 망설였습니다. 사람들이 4대강 사업을 잊어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2~3차례 거절하다 마지못해 수락했습니다. 태풍 불어도, '비밀 병기' 들고 찾은 낙동강 그런데 하루반나절 만에 제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300만 원 목표가 순식간에 채워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안 될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했던 저의 등짝을 죽비로 후려쳤습니다. 펀드의 모금액은 날이 갈수록 쌓였고, 제가 알지 못한 분들도 문자와 전화로 격려와 용기를 북돋아 주었습니다. 저는 약속대로 낙동강 취재를 기획하고 <오마이뉴스> 상근 및 시민기자로 취재단을 꾸렸습니다. '비밀 병기' 투명카약 두 대를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탐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낙동강으로 떠나기 직전에 남북이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으로 치달았습니다. 또 중형급 태풍 고니가 300mm 이상 폭우를 동반한다는 뉴스가 흘러나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두렵지 않았기에 강행했습니다. '낙동에 살어리랏다' 취재 첫 포인트였던 도동서원은 2013년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의 현장리포트인 <오마이리버-자전거 탐사> 때에도 상근기자와 시민기자들과 함께 묵었던 곳입니다. 수려한 풍광, 사적 제488호이자 김광필 나무로 통하는 400년 된 은행나무는 지친 자전거 취재단의 몸과 마음을 쓸어내렸습니다. 그 앞 주차장에서 텐트를 치고 밤늦게까지 주민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방문한 그곳은 놀라울 정도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서원의 비경에 빠지기도 전에 도동나루터 강물 앞에서 눈을 감아 버리고 싶었습니다. 투명카약을 타고 들어간 강물은 더 심각했습니다. 노를 저어도 배를 움직이기가 힘이 들 정도로 곤죽 상태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4대강으로 놀러 오라는 정부도 밉지만 낙동강을 찾았던 MB조차 이런 강물을 먹으라고 했다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저 옷 입으면 피부병 걸려" [caption id="attachment_153048" align="aligncenter" width="600" class=" "]▲ 흰옷을 녹조에 담근 뒤 줄에 매달아 놓았다. ⓒ 권우성 ▲ 흰옷을 녹조에 담근 뒤 줄에 매달아 놓았다. ⓒ 권우성[/caption] 흰 바지와 티를 강물에 던졌습니다. 천연염색을 하듯 금세 녹조로 물들어 버렸습니다. 녹조물 속에 들어가 녹조를 양동이에 퍼담았습니다. 물에서 나왔더니 흰옷이 녹조로 물이 들었습니다. 투명카약은 심각한 녹조의 상황을 잘 표현해 주었습니다. 카약 바닥이 온통 녹색으로 훤히 비쳤습니다. 심지어 강에 병풍처럼 둘러친 바위도 녹조로 염색이 됐습니다. 그 죽음의 강에서 우리나라 고유종이자 멸종위기 1급인 흰수마자 현수막을 카약에 매달고 퍼포먼스를 벌였습니다. 잠시 뒤에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1.5마력짜리 선박이 나타나 강물을 휘젓고 다녔습니다. 배의 머리를 둔치에 처박고 모터보트 스크루를 이용해 녹조를 흐트러트리기 시작했습니다. 수자원공사에 고용되어 녹조를 밀어내는 제거반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금방 녹조 염색을 마친 옷을 보며, "저 옷 입으면 피부병 걸린다"고 걱정까지 하셨습니다. 첫째날 오후에는 구미보 상류 선산 근처에서 물고기를 잡으면서 살아간다는 어부를 만났습니다. 배를 타고 건져 올린 그물에서는 썩은 냄새가 나 숨쉬기조차 힘들었습니다. 죽은 물고기와 이끼벌레, 외래종인 블루길과 베스 등이 그물에 간간히 따라 올라왔습니다. 1시간 넘게 어부의 작업을 지켜봤는데, 역시 강은 죽어 있었습니다. 1급수였던 그곳에 녹조가 끼고 낙동강의 최대 쏘가리 어장이라는 곳에서 큰빗이끼벌레와 외래종이...  '이명박근혜'를 위한 녹조 레시피   [caption id="attachment_153049" align="aligncenter" width="600" class=" "]▲ 지난 24일 오후 낙동강에서 구한 녹조와 큰빗이끼벌레로 MB를 위한 특별한 ‘국밥’을 만들었다 ⓒ 권우성 ▲ 지난 24일 오후 낙동강에서 구한 녹조와 큰빗이끼벌레로 MB를 위한 특별한 ‘국밥’을 만들었다 ⓒ 권우성[/caption] 뒷산의 가랑잎보다도 많았다던 그 많은 물고기는 다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1급수였던 물속 그물에 더덕더덕 붙은 큰빗이끼벌레를 따서 '녹조 국밥'을 만들었습니다. 어부의 탄식이 흘러나오는 강가에 앉아서 밥 말아먹듯이 거짓말을 해 온 '이명박근혜'의 국밥을 퍼포먼스 했습니다.  그날 밤, 오전 4시가 되도록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온몸이 가려웠습니다. 화가 치밀어 녹조물에 들어갔던 대가였습니다. 무릎에도 파스를 붙였습니다. 손발이 뜨거워서 밤새 화장실을 들락거리면서 찬물 찜질을 해야만 했습니다. 둘째 날은 고난의 행군이었습니다. 아침에 바깥으로 나와보니 태풍 고니가 몰고 온 비가 차량 위에 묶어 놓은 투명카약에 채워져 있었습니다. 차가 신호등에 멈춰설 때마다 카약 속 빗물은 차의 유리창을 때렸습니다. 그렇게 구미보 하류 1.5km 지점의 감천 합수부를 찾았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그곳에 가려고 30kg 가까이 되는 카약을 들고 1km 넘게 걸어서 강물속에 집어넣었는데, 이번에는 수공 직원이 가로막았습니다. 비가 많이 내려서 수문을 개방할 수도 있기에 위험하다는 겁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1km가 넘는 길을 카약을 들고 철수해야 했습니다. 괴기영화 세트장 같이 검게 죽어있는 버드나무들 [caption id="attachment_153050" align="aligncenter" width="600" class=" "]▲ 강정고령보 담수 이후 물이 차올라 버드나무들이 집단으로 수장되었다. ⓒ 이희훈 ▲ 강정고령보 담수 이후 물이 차올라 버드나무들이 집단으로 수장되었다. ⓒ 이희훈[/caption] 경북 왜관 하빈 양수장 앞에 갔더니 바다에서처럼 파도가 쳤습니다. 무섭기도 했습니다. 버드나무 집단 고사지였습니다. 보에 물을 채워서 낙동강의 수위가 올라가서 벌어진 일입니다. 푸른 옷을 입고 있어야 할 버드나무들은 물 위로 목만 내민 채 검게 죽어 있었습니다. 물속은 더 참혹했습니다. 두려움에 도망치듯 괴기영화 세트장같은 그곳을 빠져나왔습니다.  마지막 날, 감천 합수부를 다시 찾았습니다. 모래밭을 1km쯤 걸어 들어갔습니다. 3년 전 MB가 수심 6m로 준설을 했던 곳입니다. 낙동강 본류의 과도한 준설로 지천의 모래가 빨려들어가면서 합수부는 모래섬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고마웠습니다. 인간의 욕망으로 인한 상처를 스스로 치유해가는 대자연의 포용력 앞에 선 우리들. 그곳에 뛰어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삼강전망대였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찾아 헤매던 낙동강, 그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곳에 투명카약을 띄웠습니다. 강의 유속은 생각했던 것보다도 빨랐습니다. 온 힘을 다해서 노를 저었지만 카약은 자꾸만 뒤로만 밀립니다. 무릎 정도의 수심에 강물로 뛰어들어 카약을 밀며 어릴 적 친구들과 놀던 그때를 생각하면서 물장구도 치고 한바탕 뒹굴었습니다. 낙동강 지킴이의 뜨거운 포옹 그렇게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노을 지는 강물은 시시각각 변하다가 황금빛을 띠었습니다. 마지막 햇살에 모래사장도 온통 황금 덩어리였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아름다운 강의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2박 3일간의 낙동강 탐사 취재를 마쳤습니다. 제 잔소리에 시달리던 정수근 처장이 저를 살짝 안아줍니다. 제가 금강을 혼자 거닐 때 낙동강을 묵묵하게 지켜온 그의 품이 참 따뜻했습니다. 저는 지금 금강으로 돌아와 강변을 걷고 있습니다. 투명카약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카메라와 취재수첩이 제가 가진 무기의 전부였습니다. 이제 국민 성금으로 만든 비밀병기가 생겼습니다. 제 차의 지붕에 매달린 그 녀석을 힐끗힐끗 볼 때마다 뿌듯합니다. 'MB 4대강'에 맞설 무기이지만, 또 수백 명의 격려와 응원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전해져 오기 때문입니다. 전 이제 금강을 혼자 걷는 일이 없을 겁니다.  조만간 투명 카약 한 개를 들고, 아니 수백 명의 독자들과 함께 세종시부터 서천하굿둑까지 탐사 취재를 하려고 합니다. 투명 카약의 품속에서 밥도 먹고 잠도 자면서 금강의 생생한 모습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혼자는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분들이 지켜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성금을 보내주시고 지켜봐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예전보다 훨씬 화력이 막강해진 비밀병기를 타고 금강에서 '4대강 전투'를 계속하겠습니다.   
목, 2015/09/0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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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녹색으로 특별해질 수 있는 기간!   댐으로 막힌 4대강에 녹조가 생기는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화, 2017/04/2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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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어느 토요일 아침, 하늘은 잔뜩 흐리기는 했지만 다행히 예보와는 달리 간밤에 약간의 비를 뿌린 후 더 내릴 기색은 아니어서 강을 걷는 데는 별 무리가 없어보였다. 생태지평 정팀장님은 나를 회룡포 초입 버스정류장에 내려준 후 영주댐 수몰예정지인 상류로 올라갔고, 나는 사람들을 기다리며 클리어 화일 사진들을 넘겨보았다. 대구의 협동조합인 ‘곰네들’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내성천 탐방을 계획하면서 현장 안내를 맡겼는데, 어린 아이들과 함께 나눌 말을 다시 정리해보았다. 오래지않아서 이들이 탄 버스가 오고 함께 장안사 쪽으로 향했다. 

일행은 어린이와 어른이 반반으로 삼십 여명 되었다. 버스가 회룡교를 지나 산쪽으로 향하자 얼른 강과 마주하고 싶은 아이들이 다시 강과 멀어진다며 차에서 높은 소리로 한마디씩 한다. 주차장에 내려 대형 안내판을 보면서 이날의 일정을 설명하고 회룡포가 한 눈에 들어오는 비룡산 전망대를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오르는 내내 조잘대는 것이 영락없는 병아리 떼였다. 내가 초등학생이던 어느 일요일 봄날, 담임선생님과 사모님 그리고 같은 반 아이들 여럿이서 서울 남산을 올랐던 한 모습이 떠올랐다. 그냥 같이 걷고 둘러앉아 같이 도시락을 먹으며 함께 웃고 하루를 보냈던 그 시간은 내 기억 속의 한 조각 작은 파편이지만 아주 사라지지 않은 채 어느 순간 문득문득 떠오른다. 사실 자연 속으로 들어가면 자연과의 교감이 더 중요하지 굳이 내 설명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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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톱이 빈약해지고 풀이 들어온 회룡포 일대 2011.9 / 박용훈

전망대에서 바라본 회룡포는 많이 상해있었다. 생각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마을을 둘러싼 모래톱은 야위고 풀이 강 따라 짙게 올라오며 강 안 여기저기 사람의 때까지 탄 모습을 이렇게 또 마주하니 착잡했다. 아이들을 향해 말을 꺼냈다. “무엇이 보이나요?” “산이요” “하늘이요” “집이요” “논이요” “강은 안보여요?” “강도 있어요” “그래요, 이 모습을 잘 기억해두세요. 우리 땅은 보통 이렇게 같이 있어요” 다시 질문을 했다. “강은 저 가운데 산 뒤편에서부터 와서 이렇게 크게 한 바퀴 돌아 다시 원래 자리까지 가서야 돌아나가요. 그러면 애초부터 저 위에서 짧은 거리로 곧장 가면 금방 내려 갈 텐데 왜 이렇게 돌아서 갈까요?” 사실 나는 돌아가는 느림이 주는 어떤 것들에 대해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이를테면 이렇게 돌아가면서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풍경 따위를. 잠깐 침묵이 흐르더니 내 턱밑에서 작은 목소리가 올라온다. “마을을 돌아서 물을 주려고요” 

올라오는 내내 따뜻한 고사리 손으로 내 손을 잡고 올랐던 1학년 아이였다.  초롱초롱 맑은 눈망울의 어린이들이 혹시 의외의 답을 말하지는 않을까 잠깐 기대했지만 이렇게 뜻 깊은 답이 나올 줄 몰랐다. “우와, 지금 이 어린이가...” “저 지웅이예요” “아 그렇지, 기웅이가” “지웅이예요, 지 웅 이” “미안하다 지웅아... 지웅이 말대로 강물이 이곳에 사는 사람들과 동물들에게 물을 주기 위해서 이렇게 빙 둘러서 돌아가고 있어요. 그러기 위해서 저기 저 가운데서 산이 우뚝 솟아서 강에게 생명의 물을 골고루 주기 위해 돌아가 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그렇게 산들이 연이어 부탁하면서 강이 이렇게 빙 돌아가는 거예요” 물론 내 설명은 과학적으로는 오답이다. 아이들은 고학년이 되면 강이 먼저 흐르고 범람하여 기름진 땅이 생긴 후 마을이 생겼다는 것을 학교에서 배우게 되겠지만, 그때에도 지금의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을 계속 지니면 좋겠다.

내려다보이는 강 가운데로 가기 위하여 곧장 하산하는 비탈길을 택했다. 하산길이 평소보다 조금 미끄러워서 나는 아이들끼리 서로 잡은 손을 놓고 혼자 걷게 하는 한편으로 나보다 앞서 걷지 말 것을 요구했지만 같이 온 사내 형제 두 녀석이 고집 세게 앞서려다가 기어코 한 아이가 젖은 나무계단의 경사진 측면을 밟고 엉덩방아를 찧었다. 이때다 싶어 바로 한 두 마디 나무라고 그제야 어린 형제는 앞서가려는 생각을 접는다. 그렇게 길 옆 숲속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지 다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천천히 걸어서 우리는 강변까지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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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를 갖고 노는 아이들 주변으로 풀이 들어섰다 2015. 9 / 박용훈 

모두 모일 때까지 기다리는 잠깐의 시간에 아이들은 모래밭에 앉아 모래를 가지고 논다. 위에서 바라본 것보다 물은 맑고 많은 물이 흘렀지만, 강변은 눈에 띄게 거칠고 초라했다. 다리를 건너며 보이는 모래톱은 몇 년 전보다 마을 쪽으로 움츠러들었고, 물과의 경계를 중심으로 빽빽이 자란 풀이 여러 곳에서 아이들 키를 훌쩍 넘었다. 이대로 몇 년 지나면 회룡포에서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모래톱은 지금보다도 훨씬 작아질 것이고, 크게 자란 풀들로 인해 아이들이 강안으로 접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질 것이다. 영주댐 환경영향평가서는 만곡부가 발달한 회룡포 구간은 댐 건설 후에도 하상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였고, 이후 4대강추진본부나 한국수자원공사는 언론과의 시시비비에서도 늘 같은 주장을 하였지만 회룡포는 더 이상 이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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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회룡포 / 박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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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자리 2015. 9. 회룡포 / 박용훈

일행이 모두 모여 조금 더 쉰 후 풀이 낮게 올라온 곳을 찾아 강안으로 들어갔다. 검은등할미새 한 마리가 작은 모래톱에 서서 우리를 환영한다. 조금 큰 모래톱에는 재첩이 만든 작은 구멍들이 천지이다. 아이들 몇몇이 앉더니 재첩 잡는 재미에 자리를 뜰 줄 모른다. 조금 더 걸어 내려가자 오른쪽 풀숲에서 커다란 백로 한 마리가 솟아올라 아이들 앞에서 원을 그리며 뒤쪽으로 날아간다. 숨을 수 있는 수풀이 강에 생기는 것이 새들에게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사람으로부터는 유리할지 모르지만 천적들도 이 수풀을 이용할 것이다.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면 새들에게는 절대 불리하다고 볼 수 있다. 조금 떨어진 모래톱에서 흰목물떼새 한 마리가 종종거린다. 저 멀리 앞쪽에서 원앙 두 마리가 슬금슬금 강기슭 나무 뒤쪽으로 들어간다. 우리가 걷는 방향이라 서로 피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저만큼 가다보면 원앙이 나는 것을 볼 수 있을 테니 잘 지켜보라는 말을 해두었다. 갑자기 새 한 마리가 빨랫줄처럼 수면 위로 날아 눈 깜짝할 사이에 왼쪽 산기슭으로 사라진다. 언뜻 몸에 검푸른 빛이 도는 것이 물총새다. 여름 무렵 내성천에서는 수면을 낮게 날아 숲 아래 강기슭 흙 벼랑 쪽으로 향하는 물총새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둥지를 튼 것이다. 강을 걷다보면 날 때의 독특한 울음소리로 인지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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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몰예정지 이산면의 원앙무리 2011. 8. / 박용훈

개구쟁이 티가 나는 한 사내아이가 옆의 친구에게 물총새는 잠수를 해서 물고기를 잡는데 이때 겹으로 된 눈 막이 눈을 보호한다고 설명한다. TV에 좋은 자연다큐프로그램들이 자주 방송되는데다가 낙동강이 흐르는 대구에는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등이 있어서 전문가들이 아이들과 강을 찾아서 탐방하는 프로그램들이 때때로 진행된다. 아이들 앞에서 어설프게 아는 척하다가는 망신하기 십상이다. 드디어 원앙이 얼추 대각선으로 솟아오르며 비행을 하는데 두 마리가 아니고 네 마리다. 눈 주위에 흰 테가 선명한 것이 이미 번식 철은 지나서 수놈은 아름다운 빛깔을 모두 벗었다. 조금 더 내려가자 다시 또 네 마리가 날아오른다. 모처럼 강을 찾은 아이들이 강에 사는 여러 새들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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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룡포 하류 강기슭의 한창 물이 오른 왕버드나무 군락 2015. 5 / 박용훈

강 좌안 따라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기슭에서 강변을 향해 줄지어 서 있는데 그 중에서 손을 뻗으면 가지가 잡히는 큰 왕버드나무 아래서 식생에 대해서 어른들 위주로 잠시 말을 나누었다. 버드나무는 홍수 시 강기슭을 보호하며, 물속으로 뻗은 융처럼 부드럽고 촘촘한 뿌리는 수서곤충 유충 등의 서식처가 되기도 하고, 그 큰 그늘은 한 여름 큰 물고기들이 쉴 수 있는 쉼터가 되기도 하는 하천생태계의 중요한 나무지만, 모래가 빠져나가고 강이 교란되면서 앞으로는 강 안쪽 모래톱에 버드나무들이 자리를 잡아서 언젠가 구담습지 같은 모습의 강이 될 것 같다는 이야기, 어떤 생태계가 좋고 나쁘고의 차원이 아니라 한국의 독특한 모래강 생태계와 경관이 사라지는 것의 의미 등을 짧게 나누다가 모래톱으로 올라섰다. 강 걷기를 마친 것이다. 

구름이 낮게 깔린 어떤 매력적인 풍경이 강변 모래밭으로 다시 오도록 유혹하는 바람에 회룡포가 휘돌아 나가는 곳 한 군데에 자리를 잡았다. 이 일대는 작년까지만 해도 강안 모래가 무척 고운 입도를 보였던 곳으로 강 저쪽으로는 나무가 우거지고 이쪽은 깨끗한 모래밭이 펼쳐져 있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시간을 보내기에는 아주 좋은 조건이었는데, 올 여름부터 강 경계 쪽으로 두텁게 풀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난여름 오전 일찍 이곳을 둘러볼 때 한 가족이 모래밭으로 들어선 후 “엄마 강이 풀밭으로 변했어”라며 아이가 놀랐던 적이 있다. 가족은 10여분 정도 걸어보다가 이곳을 떠났다. 강을 따라 풀이 들어오면 전처럼 강에 자유롭게 드나드는 것에 어떤 부담을 느끼게 된다. 요즘은 “친수구역특별법”등 강을 손대고 변형해서 인공의 공간을 만드는 것을 ”친수“라고 말하지만 예전에 “친수”라는 말을 쓰지 않았을 때의 자연스런 강에서 사람들은 지금보다 강과 훨씬 편안하고 밀접한 관계를 가졌다. 한국을 방문하여 남한강, 낙동강, 금강을 돌아보고 내성천도 두 번이나 다녀간 베른하르트교수는 2011년 UBC 「태화강 모래의 비밀」과의 인터뷰에서 모래톱이 발달한 한국의 강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생각하는 강은 어떤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강을 향해 다가갈 수 있어야 하고, 물속에서 뛰어놀 수 있어야 하고, 발을 담글 수 있어야 한다. 바로 한국의 모래톱에서처럼 이런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 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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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봄만 해도 아이들이 놀기 좋았던 하류 회룡포 / 박용훈

우리는 돗자리를 깔고 저마다 싸온 여러 종류의 김밥과 과일들을 먹으며 즐거운 휴식시간을 가졌다. 거의 모두 식사를 마쳤을 즈음 작은 아이들은 이미 모래밭을 뛰어다닌다. 이곳을 떠나기 전 내가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남았다. 아이들과 ‘자연공부’를 하는 일이다.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제법 큰 아이들은 이야기를 듣겠다는 태도가 보이지만 저학년 아이들은 장소만 바뀌었을 뿐 모래를 갖고 놀기에 여념이 없다. 훗날 아이들은 모래와 놀았던 시간은 기억해도 내 말은 한 마디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내가 아주 어려서 서울 한강 백사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했던 장면은 드문드문 남아있지만 가족들끼리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는 기억이 없는 것처럼. 강에 와서 이렇게 모래밭에서 뛰놀고 행복해하는 이 아이들은 언제까지 이 강을 찾을 수 있을까? 

아이들과 모래톱을 걸으면서 야생동물의 발자국을 발견하고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시간이 부족했고, 준비해온 사진들을 보여줬다. 제일 먼저 보여준 것은 수몰예정지 금강마을 앞 강가에서 2010년 여름 촬영한 동물 발자국이 들어간 강의 전경사진이었다. 아이들에게 젖은 모래 때문에 변형된 멧돼지 발자국임을 알려주고, 그런데 멧돼지가 보이느냐고 물었다. 멧돼지가 이 일대에 산다고 생각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비가 많이 와서 이 발자국조차 보이지 않으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물었다. 피카소 그림 같은 조개의 이동흔적과 수달의 발자국, 고라니와 새들의 발자국을 보여주었다. 강변에서 동물의 발자국들을 여러 번 보게 되면, 그 다음에는 이곳이 아닌 다른 유사한 풍경을 보았을 때 어떤 생각을 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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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의 흔적, 이 흔적이 없으면 없는 것일까? 2010년 6월 영주댐 수몰예정지 금강마을 앞 / 박용훈

모래밭에서 수달 배설물에 모여 있거나 주둥이를 모래에 꽂고 수분을 취하는 나비, 모래밭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모양의 메뚜기와 참뜰길앞잡이를 보여주고, 다른 곤충을 잡아먹고 사는 이 곤충이 발견된다는 것의 의미를 물어보았다. 이 강의 터줏대감인 꼬마물떼새와 흰목물떼새를 보여주고, 알과 알이 놓여있는 모래의 모습과 모래와 비슷한 색깔을 띤 새끼들의 모습도 보여주었다. 모두 모래를 그냥 모래로만 생각하고 지나치면 보기가 어려운 것들이고, 눈앞에서 바로 보이지는 않아도 엄연히 이곳에 사는 것들의 모습이다. 어린 산양이 어미와 함께 있는 동영상을 보고서도 서식처를 훼손하면 안 된다는 환경부 스스로 만든 법제도에 어긋나는 설악산케이블카 설치 결정과정을 지켜보았기 때문일까? 나는 이날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사실 또는 진실의 의미 작은 조각 하나를 경험해보길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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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몽대 앞에서의 꼬마물떼새. 모래톱에 풀이 들어오고 있다 2015. 6. / 박용훈
 
사진을 보여준 후 물새들이 알을 낳는 시기를 알려주고, 왜 새들이 이 때 알을 낳는지 물어보았다. 산을 내려오면서 고집스럽게 말을 듣지 않으려 했던 형제 중 큰 아이가 대답한다. “그때가 새들이 먹을 것이 많아서요” 나는 불과 몇 시간 사이에 눈이 초롱초롱한 아이들로부터 차원 높은 답을 두 번이나 들었다 “우아!... 그래 이 때가 곤충들도 가장 많이 나타날 때지, 이 작은 물새들은 곤충을 가장 좋아하거든, 또 한 가지는 시기를 못 맞춰서 만약 부화 전에 장마가 오면 비가 온 후 강물이 불어서 알들이 모두 떠내려가거든, 그러니까 새들은 알을 언제 낳아야 잘 키울 수 있는지 그 ‘때’를 아는 것이지. 만약 이 ‘때’를 잘 모르는 새가 있다면 새끼를 낳고 가족을 이뤄서 함께 살기가 어렵게 되지. 여러분에게도 때가 있는데, 밥 먹을 때 밥 먹고, 놀 때 놀고, 공부할 때 공부하고...” 물새들이 몸으로 알고 있는 “때”가 사람이 만든 댐에 의해서 종종 무용지물이 되고, 이 작은 물새들이 점점 살기 힘들어진다는 이야기는 아쉽지만 시간이 없어서 이어가지 못했다. 그렇게 아이들과 함께 했던 하루가 끝나고 아이들은 버스를 타고 대구로 향했다.

글과 사진 : 박용훈(초록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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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은 초록사진가이자 생태지평 회원이신 박용훈 님이 사진과 글로 강 소식을 전하는 칼럼입니다. 




수, 2016/01/27-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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