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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 그 많던 물고기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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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 그 많던 물고기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익명 (미확인) | 금, 2015/07/24- 18:10

 

"옛날에 비교 해가지고는 한 90-95% 멸종이라고 보면 돼요. 그 정도로 낙동강 환경이 안 좋습니다. 어민들로써는 조업해가지고 생계를 해야 하는 판인데 굉장히 어려움이 있다고 봐야죠. 그런데다가 자꾸 뭐 이번에 방송에도 많이 나와서 아시겠지만 그 뭡니까? 녹조 문제 때문에 아마 있던 고기들까지도 많이 폐사됐을 겁니다. 폐사된 현장도 목격을 했을 텐데 환경이 자꾸 더 안 좋아지고 악순환이 되는 판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굉장히 어렵습니다."

 

(정확히 언제부터??)

"안 그래도 그 을숙도 하구둑을 하고나서부터 조금씩 조금씩 안 좋아지기 시작했는데 근래 와서는 4대강 이후로 급하게 많이 어획량도 감소되고 굉장히 많이 안 좋아졌다고 봐야지예"

 

(어종들은 어떻습니까?)

"어종들은 우리 뭐 잘 알고 있는, 어민들이 수입(원)으로 생각하는 토종고기들, 붕어 잉어 메기 장어 해가지고 그런 고기들이 거의 폐사직전입니다... 

 

강바닥에는 거의 모래 아니면 좋은 뻘. 진흙이고, 하구 둑 없을 때, 하여튼 어느 지역 관계없이 재첩이 없는 자리가 없었어요. 강바닥에. 뻘층도 있고, 모래층도 있고. 재첩은 다 있었습니다. 삼랑진에도 재첩이 있었습니다. 낙동강 하구는 물론이고 위쪽으로 올라가도 삼랑진에도 재첩이 있었습니다. 재첩이 주로 많은 데는 민물하고 바닷물하고 만나는 자리에서 재첩이 산란을 많이 했고, 그 자리에서 재첩이 그대로 컸습니다. 근데 지금은 이쪽에서는 전혀 그런게 형성될 수 없지요.

 

4대강(사업) 이전에는 그나마 모래톱도 있었고, 낮은 곳도 있고 깊은 곳도 있고, 낮은 곳에는 수초도 있고... 그러니까 2m 안 넘는 지역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근데 그거를 다 준설을 해버리고, 강바닥을 고속도로처럼 일정한 깊이로 해서 쫙 준설을 다 해버렸으니까. 그런 자리가 전혀 없어졌고... 내가 봤을 때는 물벼룩이나 이런 것들은 다 없어졌다고 봐야한다. 이런 게 작은 물고기들의 1차 먹이인데 그런 것들도 없어져버리고 그나마도 살아있는 고기들도 수초라든지 얕은 지역이 없으니까 산란도 안합니다. 

 

붕어나 잉어 같은 경우도 봄에 산란을 합니다. 근데 가을에 잡아도 배가 불룩한 것들이 있어요. 알이 배안에 그대로 있습니다... 원래 서식지가 안 맞으면 산란을 안 한 대요. 산란을 안 하면 고기 자체도 병이 걸려서 죽게 되고 알을 다음에 쓰는 것도 아니고 그냥 배안에서 그대로 상해버린대요. 그런 부분도 있고, 그러니까 뭐 아주 조그만 고기들도 산란처가 없어져 안 되고, 내가 생각할 때는 먹이사슬부터도 1차부터도 없어져버렸으니까 거의 전멸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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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묶여있고, 어구는 선착장에서 기약 없는 시간을 보낸다. 배를 띄워본들 잡을 물고기가 없다 - 김해, 2015년 7월 / 박용훈 

 

"우리는 함안보 막혀가지고 실제 바다에서 올라오는 어류가 아무것도 못 올라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주로 우리 소득이 장어인데, 장어가 몇 년째 못 올라오니까 4대강 할 때 갇힌 몇 마리밖에 없습니다. 어제 통발을 80개 작업을 했는데 거짓말 하나도 안하고 메기 손바닥만 한 것 대여섯 마리, 빠가 약 1kg정도 밖에 못 잡았습니다. 연료를 얼마나 때겠습니까? 그러니 함안보 위에도 우리 창녕 어민들은 작업을 거의 포기해할 지경에 놓여있습니다...

 

2년을 겪었는데 어떤 게 있냐면, 겨울에는 어망을 저녁에 설치하고 아침에 걷는데, 걷으면 붕어 잉어가 죽은 게 통째로 걸려 올라오더라고. 그래서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아 이게 오염이 되가지고 폐사하는구나, 큰일 났다. 얼마 안가면 낙동강 고기 다 전멸되겠다. 이렇게 생각했어요. 지금 고기 없어요. 솔직히 없어요. 4대강 이후에 일어난 현상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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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쉬어야 하는 강준치는 녹조알갱이를 피할 수 없다. 그래도 아직 살아있으니 다행인가? 22조를 들였다는 강이 어떻게 이 지경인가 - 함안보 직 상류 우안, 2015년 7월 / 박용훈 

 

"강바닥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강이 살아있었던 자리가 올해 가보면 시커멓게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자리가 굉장히 많이 발생되고 있습니다. 그건 우리 어구를 보면 알아요. 어구가 그냥 썩어서 올라와요... 새카만 물이 들어 올라옵니다. 냄새 맡아보면 완전 악취가 날 정도로 썩은 내가 나고 있거든요. 지금 제가 한 군데만 알려드릴게요. 하구둑 수문 바로 앞에서부터 농수산물센터 즈음까지 2km 정도 가장자리 조금만 빼고 복판은 전부 새카맣게 썩어있습니다. 그자리만 해도... 

 

옛날에 용당이라는데 가면 청정지역이라고 푯말도 붙여놨는데. 옛날에 우리 조업할 때. 수심이 굉장히 깊더라고. 거의 30m 그런 자린데 지금은 수심이 얕아지고 땅도 다 썩어버렸습니다. 청정지역이라고 적어놓은 자리조차도. 그런 자리가 낙동강 구간에 계속 생기고 있는데, 그냥 그렇게 생긴 자리만 있으면 관계없는데 고만치 생기면 옆에 번져가 또 생기고 또 생기고. 얼마 안 있으면 제가 생각하기에는 낙동강 전체가 다. 그냥 밥그릇이 썩어버렸다. 물만 그냥 흘러갈 뿐이지. 썩은 자리에는 미생물도 없습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썩은 자리가면 고기 한 마리 없습니다. 우리는 모르고 작년에 거기서 잡았으니까 올해 조업할까 싶어서 가면 고기 한 마리도 없습니다. 미생물도 없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지렁이도 산 땅에 있는 거지 죽은 땅에는 없습니다.

 

지금은 유속이 아예 없습니다. 물이 어쩌다가 한 번씩 일정 수위가 올라가면 그 수위만큼 조절하기 위해 빼는 거거든요 강을 좋게 하기 위해서 빼는 게 아니고... 우리가 낙동강 내수면이라고 해가지고 꼭 내수면 고기만 잡아먹고 사는 게 아닙니다. 바다에서 강에 와가지고 커서 가을에 내려가는 고기들이 장어, 숭어, 웅어라든지 고기들이 많아요. 농어 있죠. 농어 새끼를 가시메기라고 하는데 조금 때 올라와서 커가지고 내려갑니다... 만약에 내수면에 올라와있던 숭어들이 가을되어서 내려가야되는데, 그 때 되면 갈수기가 되가지고 문을 못 열지요. 그래서 수문 앞에 고기들 와글바글 합니다. 근데 전부다 보면 고기에 부스럼이 나가지고. 못 내려가는 거야. 내려가야 하는데 못 내려가니까. 엉망진창입니다. 고기가 등들이 또 전부 썩어가지고, 피부병으로 엉망 되어가지고 다니고 있다 아닙니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수문을 여는 게 해결책이라고 말씀하시는데, 혹시 수문을 열기위해서 소송 할 생각이...)

"소송을 해서 이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가 수공한테 들은 거랑 우리가 판단할 때도 지금 공업 취수장이 을숙도 하구둑에서 6-7km 위에 있습니다. 김해공항 약간 밑에 공업용수 취수장이 있습니다. 그 취수장을 통해서 부산시의 녹산공단이라든지 공업취수가 되게 되어 있는데 을숙도 쪽에 수문을 열면, 그러니까 바닷물이 유입이 되면 공업용수로 못 쓰니까, 공업용수를 옮긴다던지 또 아니면 이쪽에 있는 식수를 옮긴다던지. 하지 않으면 아마 수문 열기는 굉장히 힘들 거다. 그런데 어민 몇 명이 그걸 해가지고 수문을 열겠나. 우리 어민 400명 다 죽어도 수문은 안 연다고 봅니다. 수자원공사가서 그랬습니다. 어민 400명 다 죽고 녹산공단 하나 돌리는 게 더 이익 아닌가? 당연한 이야깁니다..."

 

대한하천학회, 4대강 범대위가 주최하고, 4대강 재자연화를 향한 낙동강 국민조사단이 주관한 “4대강 재자연화를 향한 2015 낙동강 현장조사”가 7월 20일부터 3일간 진행되었다. 어민들의 발언내용은 조사 첫날 아침, 낙동강 어민들과 조사단이 1시간 가까이 대화한(주로 조사단이 듣는 쪽이었지만) 것을 조사에 참여한 녹색연합(녹색연합은 현재 4대강 범대위 사무국을 맡고 있다) 활동가 이다솜씨가 정리한 내용을 전달받아 다시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실태조사 없었습니까?)

"없었습니다. 제가 알기론 없었습니다."

 

(4대강 할 때부터 지금까지 보상 못 받으셨는지요?)

"보상은 조금 받았죠. 얼마 안 됩니다."

 

다시 한 어민이 나서서 말했다. 

“보상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면 우리나라 최저임금 수준도 안 될 만큼 받았습니다. 그거 가지고는 4대강 이전에 고기를 잡아가지고 생활할 때를 생각하면 1,2개월 치 밖에 안 됩니다” 

 

문제는 어민들의 말에서 보듯, 이들의 고통이 단순한 보상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서는 전처럼 계속 물고기를 잡아야 하는데, 그 물고기들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각양각색으로 낙동강에 천지이던 물고기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4대강사업이 끝나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정치가며 4대강사업을 찬동했던 사람들이 쉽게 내뱉었던 그 물고기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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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물고기들이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칸칸이 낙동강을 막은 저 거대한 구조물은 혹시 알고 있을까? 합천보, 2015년 7월 / 박용훈

 

지난 음력 2월, 봄비가 온 후 섬진강에 갔다. 당초 지난해 봄 이맘 때 가려했다가 내성천 국가하천구간 정비사업 문제로 때를 놓쳤는데, 올 봄에는 화개, 하동 일대의 일기예보를 지켜보았다. 황어를 보기 위해서였다.

 

황어는 바다와 강을 오가는 물고기인데, 음력 2월이면 하구에 모여 민물에 적응하는 준비를 하면서 비가 오기를 기다린다. 지리산에 비가 내려 섬진강으로 향하는 지천에 맑은 물이 넘치고 그 물이 다시 바다로 향하면,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어른 팔뚝보다 조금 작은 황어들은 떼를 지어 상류로 질주한다. 이때 짠물과 민물이 공존하는 기수역은 황어가 민물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조절공간의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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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 맑은 물이 내려오는 지천에 다다르면 황어들은 얕은 곳을 택해 강을 거슬러 오른다. 새 생명을 위한 선택이다. 화개천 2015년 3월 / 박용훈

 

황어는 비로 수량이 풍부해진 섬진강을 오르지만, 일단 목표한 지천에 다다르면 이때부터는 깊고 물 흐름이 센, 그래서 스스로에게 안전한 쪽이 아닌 수심이 얕은 쪽을 택한다. 물 흐름이 적당히 완만해야 알이 물살에 떠내려가지 않을 수 있고, 또 수심이 얕아야 알들이 강물 속의 천적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며, 얕아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온의 강바닥에 알을 낳아야 빨리 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쉽게 잡힐 것을 알지만 태어날 생명을 위해 황어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알을 강의 품에 맡긴 어미들은 다시 바다로 향한다. 물론 이때부터는 애써 강의 얕은 쪽으로 다닐 이유는 없지만, 때를 놓쳐 바다로 돌아가기 전에 다시 지천의 수심이 너무 얕아지면 오도 가도 못하고 죽어야 한다. 그 오가는 길에서 왜가리나 백로, 가마우지 또는 수달의 먹이가 되는 것 또한 자연의 순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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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을 뒤 덮을 만큼 큰 무리의 황어 떼가 오르내리는 철이 되면 덩달아 가마우지 등 큰 새들도 활기가 넘쳐 보인다. 섬진강 2015년 3월 / 박용훈

 

올 봄 섬진강에서 한 지역방송의 다큐 촬영팀과 만났었다. 그들은 화개천, 내서천 등 지천으로 올라가는 황어무리와 이들을 기다리는 수달 등을 촬영하였는데 이후 재첩을 잡는 어민들과 바다와 강을 오가는 은어의 이동도 촬영할 것으로 들었다. 이 촬영 대상들은 모두 만남과 소통의 아이콘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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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게 흘러온 강물이 바다를 향해 마지막 숨을 고르는 자리, 우여곡절을 겪고 있지만 그래도 강과 바다가 서로를 향해 열려있는 자리, 그래서일까? 평화롭고 아름답다. 두근거리는 생명의 냄새가 물씬 올라온다. 섬진강 2015년 3월 / 박용훈

 

‘화개장터’라는 노래가 그렇기도 하지만, 하구 쪽 섬진강은 좌안으로 경상도가 그리고 우안으로 전라도가 있어서 재첩 잡이 등을 통해 사람들이 강에서 만나고, 강과 바다가 이곳에서 만나며, 이런 자유로운 만남의 공간에서 황어나 은어는 강과 바다를 오가며 생명을 이어간다. 섬진강이라고 강이 온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바다와 강 사이를 차단하는 하구 댐이 있지 않기에 생명의 힘찬 몸짓이 섬진강과 또 강에 의지해 사는 사람들의 마을에도 생기를 넘치게 만든다.

 

2014년 봄 녹색연합의 녹색순례에 참가했을 때, 전라남도 광양시 다압면과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이 강 양쪽으로 자리 잡은 일대에서 마침 한 어민이 재첩을 잡고 있어서 강에 들어가 잠시 인사를 나누었는데, 하동에 산다는 초로의 노인은 재첩농사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큰 욕심내지 않으면 그런대로 먹고 사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면서, 다 자라지 않은 것을 잡지 않기 위해서 망이 큰 것을 사용한다며 뜰채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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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다압면과 경상도 악양면이 만나는 섬진강 일대 2014년 4월  / 박용훈

 

재첩은 수질오염에 취약한 조개로 하구 둑이 들어선 낙동강이나 영산강 등에서는 강 하구에서 재첩 잡는 모습을 볼 수 없다. 한편 4대강사업이 한창이던 2010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대한하천학회 세미나에서 낙동강 수문을 상시 개방해도 염분으로 인한 피해가 거의 없다는 연구결과를 담은 인제대학교 박재현교수의 ‘낙동강 재첩 프로젝트 구상 - 낙동강 하구둑 개방의 효과’ 발표 내용을 당시 부산일보가 보도하기도 하였다. 

 

소통하는 이 강이 베푸는 혜택은 단지 강의 생명이나 주위의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강 따라 여행하다가 파 잘게 송송 썰어 넣은 맑은 재첩국을 먹을 수 있는 즐거움이나 화개와 하동구간에 발달한 모래톱에서 바람에 밀려오는 맑은 물결의 강에 발을 담그는 즐거움 역시 강과 바다가 서로 열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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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하구 쪽에 가까운 악양의 모래밭에서 사람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섬진강은 그 지리적 위치로 인해서 4대강에 포함되지 않지만, 영산강보다 작지 않은 강이다. 4대강사업에 이어 5대강사업이 또 고개를 들면서 섬진강의 이 자연스런 모습도 위기에 처할 듯싶다. 경향신문은 올해 5월 26일자 관련 보도에서  “ [정부 ‘5대강 사업’ 극비 추진]5대강 절반이 ‘개발 바람’ 노출… 내년 총선 ‘공약 남발’ 우려” 라는 기사 타이틀을 내보냈다. 2015년 3월  / 박용훈

 

이렇게 강의 생명들이 여유롭게 살고, 사람들이 충분히 즐거울 수 있는 공간이지만 국토부는 강을 온통 파괴한 4대강사업에 이어서 다시 섬진강을 포함한 5대강의 하천변 친수지구 개발을 크게 확대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용이 처음 알려진 당시 4대강복원 범국민대책위원회가 내놓은 논평은 다음과 같은 요약설명으로 시작된다. “ - 국토부는 하천파괴와 난개발의 초석을 놓는 4대강사업의 후속작업을 추진하고 있음 - 국토부의 5대강 하천변 친수지구 개발은 식수원 오염 및 생태계 훼손 초래 - 경량항공기 이착륙장, 자동차 경주장, 파크골프장, 사격장은 명백한 수질오염원 - 부처이기주의에 입각한 국토부의 하천관리권한에 대한 사회적 통제 필요”

 

불요불급한 재정지출을 자제하여 천문학적인 나라 빚을 줄이고 튼튼한 경제토대를 만드는데 힘을 기울여야 할 국가부처가 어떻게든 국민 세금인 나랏돈을 사용해서 국토를 난개발하고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자연에서 국민들이 휴식을 얻는 즐거움을 빼앗으며, 후대까지 누려야 할 아름다운 국토를 사라지게 만드는 일에 온 힘을 기울이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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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현장조사단이 구미 감천합수부 일대에 다시 모래가 퇴적된 강에 들어가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멀리 뒤로 낙동강 본류를 가로막고 서있는 구미보가 보인다. 2015년 7월 / 박용훈

 

“인간과 자연을 위한 21세기 강살리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부제를 가진 “생명의 강”(RIVERS FOR LIFE/샌드라 포스텔, 브라이언 릭터 지음, 최동진 옮김)은 “하천의 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하천 본래의 유황(流況 : 일년 혹은 여러 해에 걸친 고수위와 저수위의 변동패턴)“에 대해 다룬 책이다. 강에 의지해서 사는 모든 생명들은 강의 유황을 숙명적으로 몸에 각인하는데, 이를테면 물새는 갈수기를 기다려 알을 낳고, 물고기는 범람 등을 기다려 알을 낳는다는 따위이다. 강의 유황을 인지하지 못하는 생명은 종족을 이어나갈 수 없는 것이다. 4대강사업으로 한국을 방문한 해외학자들이나 관련 서적들을 참고하면 유럽이나 미국 등은 이러한 강의 유황을 충분히 존중하는 방향으로 하천관리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거나 바뀐 것으로 보인다. 

 

위 “생명의 강”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마무리한다. “자연계의 각종 서식지와 생물종은 생명유지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로서, 인간이 각각의 기능을 알고 있느냐 모르느냐, 또 그 기능의 가치를 알고 있느냐 모르느냐 하는 문제와는 무관하게 꾸준히 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하천을 돌보는 임무를 감당하는 자로서 지켜야 할 도리는 자연계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존경하는 태도라는 점이다...우리는 과학과 정책, 기술의 정수를 자연을 조작하는 데가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서 검증된 생명유지의 순환과정에 우리 자신을 효과적으로 적응시키는 데에 써야한다” 한국에서 하천을 돌보는 임무를 감당하는 국가부처가 만약 있다면 깊이 귀담아 들어야 할 문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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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 조사일정의 마지막 자리인 영주댐에서 낙동강 현장조사단이 “영주댐 담수 안된다”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2015년 7월 / 박용훈

 

 

글과 사진 : 박용훈(초록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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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은 초록사진가이자 생태지평 회원이신 박용훈 님이 사진과 글고 강 소식을 전하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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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생계를 위해 일식 레스토랑에서 웨이터 일을 한지도 어느새 6개월이 넘어섰다꽤 많은 손님들이 채식 메뉴나 글루텐 프리로 조리가 가능한지 물어온다다른 식당에 가도 베지테리언이나 비건을 뜻하는 ‘V’표시가 된 메뉴들이 있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딱히 전문 식당이 아닌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매장에도 베지테리언 햄버거나 피자 메뉴가 준비되어있다한국에 있는 채식을 하는 주변인들로부터 채식 메뉴가 흔치 않아 곤란을 겪었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단체 회식 혹은 외부 행사 진행 중 지급된 도시락이나 식단이 채식이 아니었는데 따로 뭔가를 요구하기에는 눈치가 보여 굶거나자비로 다른 음식을 먹었다는 내용이었다아마도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호주에 오면 이것저것 시도해볼만한 새로운 메뉴들이 많아 꽤 멋진 식도락 여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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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호주 프렌차이즈의 베지테리언 메뉴들



 




 사람들이 채식을 선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개인의 건강을 위해서환경을 위해서동물 복지를 위해서혹은 어느 날 갑자기 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되어서어느 날 갑자기 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되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의 주인공은 루마니아에서 온 Cosmin이다그가 몇 년 전 영국에 머물 때어느 날 눈을 뜨자 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평소 육식에 대한 반감이 있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고기를 보니 무언가 역한 느낌이 들어 채식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그는 이후에 고기를 먹으려고 몇 번 시도 했지만 거부감이 들어 결국은 포기하고 채식주의자로 지내오고 있다자신도 갑자기 그냥 그렇게 된 것이기에 다른 사람들이 고기를 먹는 것에 대한 반감은 없다고 Cosmin은 말했다이야기를 들으면서 사람이 이렇게도 변하는 구나’ 하고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Hannah는 고등학생 때 공장제 축산에 대한 다큐를 보고 채식을 선택했다공장제 축산이라는 시스템에 대한 반대라는 의식적인 측면 보다는 심적으로 동물이 죽는 것에 마음이 아픈 것이 이유가 되었다고 한다채식을 하는데 있어서 말레이시아와 호주에서 체감 되는 차이점이 있나 물어보자 자신은 항상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기에 차이를 못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집에서 다른 가족들이 채식을 하지 않는데 마찰은 없었냐는 질문에는 고기를 조리한 음식 냄새에 반감이 없고고기와 함께 조리한 야채도 먹는 편이라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고 한다.



 호주에서 태어난 모리셔스인 2세인 Nazaar는 건강의 문제로 채식을 선택하게 된 케이스이다채식을 하기 전까지 자주 아프고 피부에 반점이 자주 올라왔다고 한다그런데 어느 날 자신이 닭고기를 먹으면 피부 반점이 올라오는 것 같아 닭고기를 한동안 먹지 않았더니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체질적으로 채식이 맞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이후 채식으로 전향하자 소화불량 등 평소에 만성으로 지니던 증상들이 사라지고몸도 가벼워지며 스트레스도 덜 받고집중력도 올라가는 것을 체감했다고 한다이후로 Nazaar는 지금까지 채식을 유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채식주의 까지는 아니더라도 육류 섭취를 좀 줄여보려고 생각하는데먹는 것을 좋아하고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나로서는 고기가 들어간 음식에 자꾸 손이 가는 것을 멈추기가 어렵다공장제 축산을 생각하면서 세 네 번에 한번은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메뉴를 선택하려고 노력한다잡식인 인간이 고기를 먹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하지만 거대화집적화된 고기 공장에서 소비되기 위해 길러지는 동물을 생각하면 지금 인간은 동물을 과하게 잡아먹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린피스를 비롯해서 몇몇 환경단체들은 건강 문제를 비롯해 산림 파괴동물 복지탄소 배출토양 및 물 오염을 이유로 채식을 권장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한국에서도 동물 보호 단체들의 캠페인으로 인해 동물 복지 문제에 대한 이슈는 꽤 널리 알려져 있다공장제 축산업의 경우 최소 투입 최대 산출이라는 자본주의의 논리에 따라 생물이 다루어진다그렇기에 가축이 태어나서 상품이 되는 과정 중에 동물 복지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같은 공간에서 더 많은 동물을 길러내고짧은 시간에 더 큰 고기를 얻기 위한 기준으로 유전자사육장먹이를 결정한다동물 복지와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방목형(Cage free) 농장이 생겨나고는 있지만 대세가 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집적화된 축산업은 토양과 물을 소비하고사료로 쓰일 작물을 재배하기 위한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한다예를 들어 두부 120g을 생산하는데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0.47kgCO₂ eq.* 인데 반해 같은 양의 소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5.365kgCO₂ eq. 가 배출된다.







* 온실가스 인벤토리란 온실가스 배출원과 배출량을 체계적으로 구성한 리스트를 뜻합니다. 단순히 온실가스 배출량이 얼마인지 확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관련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근거자료로 활용이 되므로 각 배출원 또한 명확히 파악이 되어야 합니다. 온실가스 인벤토리 산정의 대상이 되는 온실가스는 교토의정서 상의 6대 온실가스로, 직접 온실가스로 알려져 있는 CO2, CH4, N2O, HFCs, PFCs, SF6 입니다. 이 온실가스들은 각 온실가스 별로 배출량이 산정된 후 지구온난화 지수를 곱하여 CO2를 기준으로 환산됩니다. 주로 ton(kg) CO2 eq.로 표시됩니다.



- 출처 : 국립수산과학원 홈페이지




 



온실가스 중 하나인 CH4는 메탄을 뜻하는데 이 메탄은 방귀의 성분에도 포함되어 있다. 2003년 뉴질랜드에서는 정부가 소나 양 등의 가축이 뀌는 방귀에 대해서 방귀세를 부과하려는 시도를 했으나 농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었다에스토니아에서는 실제로 소 한 마리당 한화 약 14만원 정도의 방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한다방귀에 세금을 부과하는 우스우면서도 결코 웃을 수만은 없는 이야기에서 축산업에서 생산되는 메탄으로 인한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반추동물(되새김동물)은 위가 4~5개 되는데 이들의 위에서 미생물들이 음식물을 분해할 때 메탄이 생성된다전 세계의 소와 양염소 등 모든 가축이 발생시키는 메탄가스는 전 세계 메탄가스 배출량의 약 37%를 차지한다그리고 이 메탄가스는 동일 부피의 이산화탄소보다 열을 가두는 능력이 21배 높기 때문에 지구온난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이런 사실들을 미루어 생각하면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이 지속가능한 지구를 꿈꾸는데 꽤 도움이 되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는 메인 요리라고 하면 대부분 고기가 들어간 것이 많다그리고 회식과 같이 무언가를 함께 먹으면서 하는 사회적 활동이 잦기 때문에 채식을 접하고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사회적으로 채식에 대한 인식의 폭이 확장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된다그렇다고 당장 나 스스로도 입맛을 바꾸기 어려운 마당에 모두가 채식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다만 채식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폭과 기회가 늘어나면 세상이 조금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채식주의자들이 겪는 불평들을 줄이기 위해서든동물을 위해서든환경을 소모하는 속도를 줄이기 위해서든 그것이 결국 사람을 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그리고 육류소비를 줄이기 위해 반드시 채식주의자가 되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비틀즈의 멤버로 잘 알려진 폴 메카트니는 코펜하겐 2009년 기후변화 협약 전에 있었던 벨기에 토론회에서 고기 없는 월요일(Meat Free Monday)’* 운동을 제안했다그리고 지금까지 많은 이들이 이에 참여하고 있다서울시는 산하 161개 공공기관 구내식당에서 일주일에 하루 채식 식단을 마련해서 이를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환경 보호동물 복지건강 등 뭔가 무거워 보이는 내용들이 줄줄이 엮여 있지만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다음 주 월요일 친구와 함께 맛있는 채식 식당을 찾아가보는 것은 어떨까?





* www.meatfreemonday.co.kr : ‘고기 없는 월요일홈페이지에서는 채식에 관련한 소식뿐만 아니라 채식 레시피를 공유하는 공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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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말 호주에 가다>는 필자가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하며 바라본 일상에서의 환경 이야기를 담습니다. 

<필자 소개>

이재욱 전 생태지평연구소 연구원

생태지평연구소 전 연구원이자 전 프리랜서 기타 강사.

아직도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다며 무턱대고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온 33살.

월, 2019/09/1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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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해 소박하지만 조화로운 삶을 꿈꾸는 분들과 함께 따뜻한 식사와 마음을 나누고자 합니다. 생태지평연구소 창립 13주년 기념행사에 초대합니다. 

일시 : 2019년 11월 7일(목) 오후 6시 30분

장소 : 곤자가컨벤션(서강대 후문, 서울시 마포구 백범로 35, 02-711-3115)

후원 : 기업은행 048-065485-01-090 사단법인생태지평

문의 : 생태지평연구소(02-338-9572)

<모시는 이>
이 사 장   김인경
후원회장  임창수
이     사   전승수(소장), 명호(부소장), 고영조, 김광식, 조경만
연 구 원    강은주, 박현하, 손성희, 이이자희, 장지영, 홍숙경
 
여는마당(6시 30분) : 따뜻한 만찬
본 마당(7시~8시) : 감사와 나눔의 시간
# 행사에 참석하실 분은 미리 알려주시면 준비에 큰 도움이 됩니다. 

토, 2019/10/05-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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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연기념물 원앙의 서식지이자 용암으로 인해 형성된 독특한 주상절리대가 지반을 이뤄 한반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비경이 잠자고 있는 곳.”

 이런 설명을 들었을 때 일반적으로는 생태계 보호를 위해서는 물론 미래 세대를 위해 해당 지역이 엄정하게 보전되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상식적으로도 이런 지역을 훼손한다는 것은 인간 외의 뭇 생명들과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뿐 아니라 앞으로 한반도에서 살아가야할 숱한 이들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상식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식은 유감스럽게도 해군과 제주도청에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강정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해군과 제주도가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부근 강정천 일대에서 진행 중인 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로 인해 천연기념물 원앙이 크게 줄어들고, 주상절리의 붕괴가 가속화되는 등 심각한 생태계 교란과 환경 훼손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불필요한 도로를 만들기 위한 무리한 공사가 벌어지는 탓에 경관 훼손은 물론 주민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현재 제주도가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에서 일주도로까지 이어지는 4차선 도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월 3~6일 사이 주민들과 함께 강정천과 서귀포시 등을 살펴본 결과 주민들의 우려는 기우가 아니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강정천 내의 사람들의 발길이 미치지 않는 물가에서 편안히 먹이활동을 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어야 했을 원앙들이 강정천 외부로 쫓겨난 상태였고, 강정천 내 곳곳의 주상절리에서 새로 떨어져 나온 바위들이 목격됐습니다. 모두 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가 아니었으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라고 여겨질 만한 현상들이었습니다.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은 강정천에서 대체로 가을, 겨울을 나며 일부 개체는 텃새화돼 강정천에서 서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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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4일 강정천에서 관찰된 원앙의 모습. 강정천을지키는사람들 제공.
 강정마을 주민들과 조류 전문가에 따르면 주로 가을, 겨울철 강정천 일대에서 서식하는 원앙의 수는 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가 본격화된 뒤 예년의 1,500여 마리에서 3분의 1가량인 500마리 미만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주민들은 소음과 진동이 심한 시기에는 100마리 정도로 급감하기도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위협을 느낀 원앙들이 원래의 서식지인 강정천을 떠나 인근 지역으로 흩어졌을 가능성이 큰 것입니다. 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강정천은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 식수를 제공하는 상수원보호구역이 있는 곳인 동시에 일부 농로를 제외하면 인적이 드문 구간이 대부분이어서 원앙을 포함한 야생동물들이 사람의 눈을 피해 자유롭게 활동을 하고, 휴식을 취할 공간이 다수 존재하는 하천이었습니다.

 이처럼 강정천 주변으로 쫓겨난 원앙들 중 일부는 강정천 대신 서귀포의 대표적 관광지 중 하나인 천지연폭포 등을 휴식처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실제 지난 4일 강정마을 주민들과 함께 방문한 천지연폭포에서는 약 150마리의 원앙이 관광객들의 접근이 어려운 물가 쪽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관찰됐습니다. 물론 강정천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천지연 역시 원앙의 서식지이긴 합니다. 하지만 강정천이 도로 공사 이전처럼 원앙들에게 안전하게 느껴지는 상태였다면 다수의 관광객들이 드나드는 시간대에 원앙들이 천지연에 모여있을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반대로 강정천 내에서 원앙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주민, 전문가들은 앞으로 계속해서 도로 공사가 진행되고, 교각이 완성돼 차량 통행량이 많아지면 원앙의 생존에 더욱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앞서 2020년 1월에는 집단 폐사한 원앙 13마리가 강정천에서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는 당시 강정천 중상류에서 13마리의 원앙 사체를 발견했고, 날개가 부러진 원앙 1마리를 구조한 바 있습니다. 원앙 몸속에서 발견된 산탄총 총알로 인해 누군가 의도적으로 원앙을 향해 총을 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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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제주 강정천에서 발견된 원앙 사체. 강정천을지키는사람들 제공.
 강정천에서 쫓겨난 원앙들이 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로 인한 생태계 교란의 대표적인 사례라면 주상절리 붕괴는 주민들의 안전마저 위협하는 사안이 되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실제 주민들과 함께 강정천 내를 살펴본 결과 기존에 자연스럽게 붕괴된 암반들과는 색상 등에서 확연히 구분되는 붕괴 현장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주상절리는 용암이 급격히 식으면서 만들어지는 돌기둥 모양의 지형으로 강정천 일대에는 수십m 높이의 주상절리가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도로 공사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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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강정천 내 주상절리 일부가 붕괴된 모습. 강정천을지키는사람들 제공.

 이처럼 주상절리 붕괴가 광범위하게 확인된 뒤 주민들은 자체 조사단을 꾸려 강정천 내 주상절리 전체를 조사하기 시작한 상태입니다. 강정천 주변의 농지나 도로 등이 주상절리 위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아 주민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해군기지 진입도로로 인한 환경 훼손은 원앙을 내쫓고, 주상절리가 붕괴되는 등의 현상뿐만이 아닙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지역은 제주에서 두 번째로 넓은 상수원보호구역인데 공사가 시작된 후 오염물질이 강으로 흘러든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과 지난 2월에는 급기야 가정집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깔따구는 매우 오염된 물인 4급수에 서식하는 생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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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강정천 상수원보호구역에서 실시 중인 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 모습. 강정천을지키는사람들 제공.

 이처럼 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가 주변 생태계와 주민 안전을 위협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은 공사 중지 가처분 소송을 법원에 제기해놓은 상태입니다. 특히 주민들은 기존 도로를 활용해도 되는데 불필요한 도로를 만들면서 이처럼 돌이키기 어려운 환경 훼손을 해군과 제주도가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해당지역은 문화재가 다수 출토되는 지역으로 현장을 찾은 날도 문화재 발굴팀의 현장 조사가 실시되었습니다. 공사 구역 내 다수 지역에서 문화재 발굴이 이미 이뤄진 상태이기도 합니다. 주민들은 또 공사가 시작된 이후 큰 비가 내릴 때는 기존에 없었던 수해가 발생하고 있고, 홍수로 인해 천연기념물인 500년 된 담팔수가 부러지기도 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해군과 제주도는 불필요한 공사를 중단하고, 주민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강정마을 주민, 환경단체 활동가 등이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 내용처럼 “공사장 주변 주상절리가 계속 무너지는 것이 공사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면 일단 공사를 중지하고, 붕괴 현상을 조사해야 마땅하”며 “공사를 얼른 진행하고 완공하는 것이 피해를 중단시키는 것이라는 제주도의 주장은 위험하고 무책임”하기 때문입니다.
화, 2021/04/27-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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