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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승만 집권 말기 통치력 상실 30대 비서 대행" CIA 비밀문서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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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승만 집권 말기 통치력 상실 30대 비서 대행" CIA 비밀문서 충격

익명 (미확인) | 수, 2015/07/22- 18:17
민족문제연구소 2015-07-22 18:17:43

 

 

【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이승만 대통령이 1950년대말부터 노령에 따른 심신쇠약으로 통치력을 사실상 상실했으며 30대 비서와 프란체스카 여사가 국정을 관리했다는 CIA 일급 기밀문서(Top Secret)가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뉴시스가 20일 입수한 CIA 문서(CIB)는 1959년 8월1일자로 '이 대통령의 정책과 국정운영이 약화되고 있음'이라는 제목아래 이 대통령이 정신건강 문제로 통치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내용과 그로 인한 비정상적인 행태를 상세히 전하고 있다. 또한 월터 다울링 주한미국대사는 1959년 8월15일 국무부 전문보고에서 "요즘 이 대통령은 서류도 거의 안읽고 사람도 안만난다. 모든 것은 박찬일 비서와 프란체스카 여사가 결정하고 있다"며 "3년전과 비교해 정신적 문제가 두드러지게 악화됐다"고 보고했다. 사진은 CIA 문서 일부. 2015.07.21. <사진=김태환 한국사료연구가 제공> [email protected] 2015-07-22

 

美대사도 "비서와 영부인이 국사 처리" 국무부 전문 보고

【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이승만 대통령이 1950년대 말부터 노령에 따른 심신 쇠약으로 통치력을 사실상 상실했으며 30대 비서와 프란체스카 여사가 국정을 관리했다는 미 중앙정보국(CIA) 비밀문서가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뉴시스가 20일 입수한 CIA 문서(CIB)는 1959년 8월1일자로 '이 대통령의 정책과 국정 운영이 약화되고 있음'이라는 제목 아래 이 대통령이 정신건강 문제로 통치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내용과 그로 인한 비정상적인 행태를 상세히 전하고 있다.

이 문서는 CIA의 1급 기밀문서로 분류됐으며 2002년 10월21일부로 비밀이 해제됐다. 당시 CIA는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매일 정보 동향을 수집, 워싱턴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기 독재로 한국의 정국 불안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정상 집무를 할 수 없는 건강에 처했다는 정황은 미국으로서 크게 우려할 만한 대목이었다.

이 문서는 "이승만 대통령의 국정 관여도가 약화되면서, 중요 정책 결정 사항이 경무대 비서진과 권력 유지에 극단적 수단도 불사하는 자유당 강경파의 손에서 움직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1959년 5월 하순부터 정무에 관심을 쏟는 능력이 떨어지고, 새로운 발상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개념조차 파악할 수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7월13일 이 박사와 만나 대화를 나눈 다울링 대사에 따르면, 이 박사는 현재 거론되는 (정국의) 문제점에 초점을 맞추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상 중요 대화가 거의 안 된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문서는 "최인규 내무장관과 홍진기 법무장관, 송인성 재무장관의 '삼두정치(triumvirate)'와 자유당의 강한 파벌 정치가 통치권을 훼손하고 있으며 대통령의 비서 박찬일이 정책 결정에 관여하고 있다. "박찬일은 이승만보다 반일 감정이 훨씬 강하다"는 개인 정보까지 기술해 눈길을 끌었다.

【 【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이승만 대통령이 1950년대말부터 노령에 따른 심신쇠약으로 통치력을 사실상 상실했으며 30대 비서와 프란체스카 여사가 국정을 관리했다는 CIA 일급 기밀문서(Top Secret)가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뉴시스가 20일 입수한 CIA 문서(CIB)는 1959년 8월1일자로 '이 대통령의 정책과 국정운영이 약화되고 있음'이라는 제목아래 이 대통령이 정신건강 문제로 통치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내용과 그로 인한 비정상적인 행태를 상세히 전하고 있다. 또한 월터 다울링 주한미국대사는 1959년 8월15일 국무부 전문보고에서 "요즘 이 대통령은 서류도 거의 안읽고 사람도 안만난다. 모든 것은 박찬일 비서와 프란체스카 여사가 결정하고 있다"며 "3년전과 비교해 정신적 문제가 두드러지게 악화됐다"고 보고했다. 사진은 미국대사의 보고전문. 2015.07.21. <사진=김태환 한국사료연구가 제공> [email protected] 2015-07-22

 

이와 함께 "대통령이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생각할지를 통제함으로써 경무대 비서진이 그들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만일 이 박사의 정신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낮아질 뿐만 아니라, 내년 대통령 선거까지 오랫동안 정국 불안정이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권력을 휘두르는 자유당 강경파는 이미 자신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 극단적 수단까지 동원한 경력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유고 시(직무 수행 불능 시) 물러나게 할 헌법상의 조항이 없어서 야당 인사인 장면 부통령의 대통령직 계승을 막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상황은 뉴시스가 확보한 월터 다울링 주한 미국대사(당시)의 국무부 전문 보고(미 국무부 문서 역사자료)에서도 잘 드러난다. 다울링 대사는 1959년 8월15일 전문에서 "이 대통령은 정신적 육제척으로 건강에 문제가 있다. 요즘 그는 서류도 거의 안 읽고 사람도 안 만난다. 모든 것은 박찬일 비서와 프란체스카 여사가 결정하고 있다"며 "최근 면담에서 한 가지를 이해시키려면 여러 번 설명을 되풀이해야 했다. 3년 전과 비교해 정신적 문제가 아주 두드러지게 악화됐다"고 보고했다.

그는 "전에는 중요한 문제에 자기 주장을 강력히 펴나가기를 좋아했으나 근래 들어선 방문객들과 지난날의 즐거웠던 얘기를 나누기를 즐기고 기억력이 상당히 감퇴된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프란체스카 여사는 이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사안을 보고하지 않고, 30대 초반에 불과한 박찬일과 상의하는 등 비서가 대한민국의 국사를 좌지우지하고 있음을 알렸다.

또한 내무(최인규)와 재무(송인상), 국방(김정렬), 법무(홍진기) 외무차관(조정환)을 제외하고는 장관들도 대통령을 만나기가 힘들고 장관들이 올리는 보고서 결재를 박찬일 비서에게 맡기면서 (박찬일의) 위세가 급속도로 상승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이승만 대통령이 1950년대말부터 노령에 따른 심신쇠약으로 통치력을 사실상 상실했으며 30대 비서와 프란체스카 여사가 국정을 관리했다는 CIA 일급 기밀문서(Top Secret)가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뉴시스가 20일 입수한 CIA 문서(CIB)는 1959년 8월1일자로 '이 대통령의 정책과 국정운영이 약화되고 있음'이라는 제목아래 이 대통령이 정신건강 문제로 통치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내용과 그로 인한 비정상적인 행태를 상세히 전하고 있다. 또한 월터 다울링 주한미국대사는 1959년 8월15일 국무부 전문보고에서 "요즘 이 대통령은 서류도 거의 안읽고 사람도 안만난다. 모든 것은 박찬일 비서와 프란체스카 여사가 결정하고 있다"며 "3년전과 비교해 정신적 문제가 두드러지게 악화됐다"고 보고했다. 사진은 미국대사의 보고서. 2015.07.21. <사진=김태환 한국사료연구가 제공> [email protected] 2015-07-22

 

다울링 대사는 "이상의 공식 채널 외에 원용덕 장군을 대통령이 개인적인 정보원으로 활용하지만 이전 같이 자주 만나지 않고, 경무대 경찰서장 곽영주는 매일 만나 사담을 하면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박사와 미국 체류 시부터 친한 허정씨가 가끔 찾아와서 진솔하고 설득력있는 대담을 나누고 간다"고 전했다.

그는 "이기붕씨는 대통령 다음으로 영향력이 있으나, 그전처럼 자주 찾아 뵙지 않는데, 그 이유는 자신의 건강 상태가 날로 쇠퇴해 가는 모습이 눈에 띄는 것을 꺼리는 듯 하다. 그러나 모든 각료와 박찬일이 그에게 주기적으로 보고하고 있으며, 이기붕은 국내 문제나, 정치적 사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때 최인규(내무)와 홍진기(법무)를 전령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이 국무부가 "한국 정부의 정무는 경무대 인사들이 관장하고, 이 대통령의 심신이 쇠약해간다는 보고와 관련해, 그의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 상태를 평가해 보내달라"는 전문 83호 훈령에 따라 보낸 회신 내용이다.

이 문서들을 최초 발굴한 김태환 재미 한국사료 연구가는 "흥미로운 것은 보고서는 비밀 해제되었지만 보고를 지시한 국무부 훈령은 비밀 해제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당시는 무보수 자원봉사같은 미국측 정보원들이 넘쳐났다. 이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각급 주한 미국 기관들이 본국 상급 기관에 각각 보고하는 방식으로, 이를 국무부가 취합하면서 어느 기관이 어떤 경로로 정보를 입수했는지 지시하는 훈령을 공개할 경우 한국측 제보자의 인적 사항이 드러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대통령 후반기부터 시중에선 노망설이 나돌고 있었다. 이 박사 노망설을 발설한 최초의 외국인은 존 J 무초 초대 주한 대사였고 국내인들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김태환 연구가는 "이러한 보고서를 보면 미국 대사와 CIA 현지 책임자 등 관료들의 분석이 매우 날카롭고 우리 국민들이 생각하지도 못한 점을 정확히 짚어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보고서가 국무부나 CIA의 책임자 서랍 속에서 사장되지 않고,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에게까지 올라가 결국 역사를 바꾸는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email protected]

<2015-7-22>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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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산동에 있는 경인여대 교정 한복판에는 높이 3미터 짜리 이승만 석상이 건립돼 있었다. 전 교직원과 학생의 뜻을 모아 건립됐다고 써 있었다. 불과 며칠 전 상황이다. 그런데 뉴스타파가 경인여대 총장과 관련된 일을 취재하던 중 갑자기 석상이 사라졌다. 왕래가 자유로운 다른 대학과 달리 경인여대 측은 취재진의 출입을 완전히 막았다. 1992년 김길자 현 총장 부부가 설립한 경인여대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 8월17일까지만 해도 경인여대 교정 한가운데 서 있던 이승만 석상이 8월21일 사라졌다.

▲ 8월17일까지만 해도 경인여대 교정 한가운데 서 있던 이승만 석상이 8월21일 사라졌다.

 

■ 총장 관련 민간 단체 행사에 학생, 교직원 동원
■ 이승만 석상 건립…학생회 기부금 사용
■ 학생들에게 기독교 세례 강요

‘이승만 애국상 시상식’에 경인여대 교직원, 학생들은 왜 참석했을까?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8월 1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사랑회’가 주최하는 ‘제10회 우남 이승만 애국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 시상식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을 널리 알린 사람에게 대한민국사랑회가 상을 수여하는 자리다. 2008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사단법인 대한민국사랑회는 ‘건국대통령이승만박사기념사업회’ 이사인 김길자 경인여대 총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단체다. 손병두 전 KBS이사장이 단체 이사장으로 있고,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과 조갑제 전 조선일보 기자, 이광자 전 서울여대 총장 등이 이사로 있다. ▲이승만 애국상 시상식 ▲이승만 석상건립 운동 ▲건국절 제정 ▲이승만 10만원 권 운동 등을 벌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는 구국기도회라는 이름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집회를 열기도 했다.

대한민국사랑회는 경인여대 김길자 총장이 회장을 맡고 있을 뿐 학교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단체다. 우남 이승만 애국상 시상식 역시 학교와 무관한 행사다. 그런데 취재진이 시상식을 방문했던 날 행사장 곳곳에선 경인여대 교직원들이 행사를 돕고 있었다. 행사를 진행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경인여대 보직교수들과 총장실 교직원들이었다. 이들은 행사안내부터 시상식 꽃 전달, 사진촬영 등을 하고 있었다.

▲ 대한민국사랑회는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우남 이승만 애국상 시상식’을 열었다. 대한민국 사랑회 회장은 경인여대 김길자 총장. 학교와는 무관한 민간단체 행사지만 이곳에는 경인여대 교수, 교직원, 학생까지 참석해 행사를 도왔다.

▲ 대한민국사랑회는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우남 이승만 애국상 시상식’을 열었다. 대한민국 사랑회 회장은 경인여대 김길자 총장. 학교와는 무관한 민간단체 행사지만 이곳에는 경인여대 교수, 교직원, 학생까지 참석해 행사를 도왔다.

이 행사엔 경인여대 학생들도 동원됐다. 올해는 장학조교 학생이 시상식 상패를 전달했고, 2015년 시상식에는 학교 홍보대사 학생들이 행사 안내와 상패 전달을 했다. 2014년에는 실용음악과 학생들이 시상식에서 ‘건국찬가’를 부르기도 했다. 김길자 총장 개인 행사에 학교 교직원과 학생을 사적으로 동원한 셈이다.

▲ 2014년 개최된 ‘우남 이승만 애국상 시상식’에선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이 상을 받았다. 경인여대 홍보대사 학생들이 시상을 도왔다. 사진출처 : 글로벌디펜스뉴스

▲ 2014년 개최된 ‘우남 이승만 애국상 시상식’에선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이 상을 받았다. 경인여대 홍보대사 학생들이 시상을 도왔다. 사진출처 : 글로벌디펜스뉴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이승만 애국상 시상식 참가자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사실과 달랐다. 일부 교수들은 총장에게 찍힐까봐 참석했다고 증언했고, 과거 행사 참가 학생들 중에는 학교 측 강요에 못 이겨 참석했다고 증언했다.

(학생)팀장님께서 협박식으로 참석을 해야된다고 하셨었었거든요. 그래서 다른 학생이랑 같이 갔었는데 이승만 관련 행사장에 학교 교직원들 있는 거 보고 굉장히 당황했었어요. 학교에선 어떤 행사인지 알려주지도 않았고, 무조건 참석하라고 했어요. 총장님이 하는 행사니까 너희가 가서 꽃을 전달하는 꽃순이를 좀 해줘야겠다고 하시면서… 그렇게 꽃순이 역할만 하고 돌아왔어요.

2015년 우남 이승만 애국상 시상식 참가 학생

경인여대 측은 기사가 출고되기 직전 뉴스타파에 보낸 서면 답변서에서 “직원과 학생은 휴가를 내고 참여했고, 대한민국사랑회에서 별도의 보수를 받고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다시 밝혀왔다.

경인여대 교직원 상당수 총장 관련 단체에 회비 납부

경인여대 교직원 상당수는 행사 참석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사랑회에 가입해 돈을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민국사랑회 홈페이지를 통해 파악한 전체 학계 회원 중 40%가 경인여대 교수들이었다. 경인여대 관계자는 “교직원들 대부분이 대한민국사랑회에 가입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경인여대 교수들과 교직원들은 대한민국사랑회 설립 취지에 동의해 회원으로 가입한 것일까. 대한민국사랑회에 회비를 내고 있는 한 경인여대 교수는 “학교 직원까지 포함하면 경인여대 구성원 80%정도가 대한민국사랑회에 가입돼 있다. 정말 단체와 뜻이 맞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어쩔 수 없이 총장에게 찍힐까봐 가입하는 경우”라며 “어떤 교수는 만원씩, 총장에게 좀 잘 보이고 싶은 교수는 3~4만 원, 많게는 200~300만 원까지도 회비를 낸다”고 말했다.

이승만 석상 건립에 학생회비 1000만원 기부… 학생회 간부 ”학교 측 억압 있었다”

경인여대는 지난해 학내에 이승만 석상을 세웠다. 이승만 석상 건립은 ‘대한민국사랑회’가 추진하는 운동이다. 김길자 현 총장이 경인여대 명예총장으로 있던 2015년, 김길자 씨가 회장으로 있던 대한민국사랑회가 경인여대에 제안했고, 경인여대 측에서 받아들여 2016년 3월 교정 한가운데 설치했다.이승만 석상 건립 제안부터 수락까지 사실상 김길자 총장 혼자서 결정한 셈이다. 당시 총장직에 있었던 류화선 경인여대 이사는 이승만 석상과 관련해선 김길자 총장에게 물어보라고 말했다.

▲ 2016년 경인여대 이승만 석상 제막식

▲ 2016년 경인여대 이승만 석상 제막식

이승만 석상 건립에 들어간 비용은 1억3500만 원. 교직원과 총학생회 등의 기부금도 포함돼 있다. 학생들이 내는 학생회비 1000만 원이 석상 건립 기부금으로 들어갔다. 학교 측은 총학생회가 자발적으로 학생회비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학생회가 동의한 공문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학생회 간부는 “학교 측의 강한 압박을 받아 석상 건립을 동의한다는 공문에 서명을 했다”고 말했다. 또 “공문은 학교 측에서 형식부터 내용까지 미리 작성해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학생회 간부는 “당시 학교 측은 이승만 석상이 교내에 세워지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고 말했다.경인여대 측은 이에 대해 “학생회에서 공식문서 작성법을 도와달라고 학생복지팀장에게 요청해서 도와준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처) 팀장님께서 전화해서 빨리 (공문에) 사인하고 가라는 말만 반복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학생처에가서 그 문서를 확인을 하고 제가 이제 그게 뭐냐고, 이거 학교에다 세우는 거냐고 하니까 ‘학교에 세우는 게 아니라 저희한테 피해도 오는 게 아니고 그때 당시 김길자 명예총장님께서 진행하시는 거다. 너도 바쁘니까 빨리 사인하고 가라’는 말씀만 하시고… 저희가 만약에 돈을 낸다는 서명에 사인을 안 하면 어떻게 되냐는 물음에 ‘너희가 사인 안 하면 총장님하고 면담해야지 뭐’라는 답변이 돌아왔었어요. 그러니까 이게 엄청나게 반강제적이었던 거죠. 저는 학교에 동상이 세워지는 것 자체를 몰랐었어요.

2015년 경인여대 학생회 간부

결국 학생들도 모르게 2016년 3월 이승만 석상이 교정 한가운데 설치됐다. 총학생회 등 학생자치기구는 대자보를 붙이고 이승만 석상을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지역사회도 목소리를 보탰다. 그러나 학교 측은 대자보를 모두 떼버리고 석상 제막식을 강행했다.

학내에 석상이 세워진 지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학생들의 반응은 어떨까. 지난 15일 경인여대 익명 페이스북 페이지인 ‘경인여대 대나무숲’에는 “이승만 석상 수치스럽다”, “부끄럽다”, “부숴버리고 싶다” 등 수십 건의 비판 의견이 올라와 있었다.

▲경인여대 페이스북 대나무숲에는 이승만 석상을 부끄러워하는 글이 수십 건 올라와 있다.

▲경인여대 페이스북 대나무숲에는 이승만 석상을 부끄러워하는 글이 수십 건 올라와 있다.

경인여대 총장의 유별난 ‘이승만 사랑’

이승만 석상 외에도 경인여대에선 김길자 총장의 이승만 전 대통령 사랑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경인여대 도서관의 ‘애국애족’ 분야 추천도서 10권 중 5권이 이승만 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서술한 책이다. 이중 3권은 김길자 총장이 회장으로 있는 대한민국사랑회에서 출간한 것이다. 경인여대는 추천도서를 읽고 독후감을 써서 선정되면 장학금을 주는 ‘경인인증제’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5월에는 학생들이 운영하는 학보에도 이승만 관련 글이 크게 실렸다. 학보사 관계자는 “학생기자들이 스스로 이승만 관련 기사를 실은 것은 아니”라며 “학생처에서 보내 준 것을 그대로 실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학보의 이승만 관련 기사는 애국애족 교육의 실현으로 학교 도서관에서 원고를 기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인여대 도서관에는 이승만을 찬양하는 서적이 많이 비치돼 있다.

▲경인여대 도서관에는 이승만을 찬양하는 서적이 많이 비치돼 있다.

학생회 주최 바자회 수익금도 총장 관련 민간 단체에 기부

경인여대 학생회에서 주최하는 바자회 수익금이 총장이 관련된 단체에 기부됐던 것으로도 확인됐다. 경인여대 총학생회는 2015년 통일나눔바자회를 개최했다. 수익금 1,100만 원은 통일과나눔 재단에서 운영하는 통일나눔펀드에 기부됐다.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대한민국사랑회 교육기금에도 일부 기부됐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2016년 바자회 수익금도 마찬가지로 두 단체에 기부됐다. 김길자 총장은 통일과나눔 후원회 공동대표이며 대한민국사랑회 회장이다.

학생들은 바자회 수익금이 총장이 대표로 있는 단체에 기부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경인여대 한 재학생은 “바자회를 열어 학생들이 직접 만든 악세서리 등을 판매하는데, 학생들은 그 수익금이 어디로 가는지 잘 모른다. 교수님께서 정확히 말씀해주시지 않고 통일 관련 단체에 기부된다고만 했는데, 알고보니 총장님 관련 단체였다”고 말했다. 경인여대 측은 이에 대해 “학교내 기부금 관련 위원회에서 회의를 통해 결정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교수업적평가와 재임용에 기독교 세례자 숫자 반영”

경인여대가 학생들에게 기독교 세례를 강요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인여대는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설립된 학교다. 신학대학은 아니다. 다양한 종교의 학생들이 경인여대에 입학하고 있다. 그런데 종교와 상관없이 기독교 세례를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5월, 경인여대 교목실장이 교수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보면 교수 업적평가와 재임용에 학생 세례자 숫자를 반영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메일에는 “(교수)업적평가와 재임용 받을 시 세례자 수를 기입하게 돼 있다”고 적혀있다. 학생들에게 세례를 적극적으로 권하라는 내용도 담겨있다. 이런 이메일을 받은 교수들은 큰 압박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경인여대 한 교수는 “총장이 회의 자리에서 어떤 학과는 왜 세례자가 한 명도 없느냐며 면박을 주기도 한다. 매년 학생들에게 세례를 권하기 위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 경인여대 교회 교목실장이 경인여대 교수들에게 보낸 이메일

▲ 경인여대 교회 교목실장이 경인여대 교수들에게 보낸 이메일

“불교 신자지만 억지로 세례 받으려고 했다”

학과 교수들로부터 세례 강요를 받았다는 학생들의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 지도교수의 압박에 종교가 불교임에도 세례를 받으려던 학생, 가위바위보를 통해 세례자로 선정된 학생, 자신이 신청한 적 없는데도 세례자 명단에 포함돼 세례를 받은 학생 등 다양한 세례 강요 증언이 나왔다. 아래는 경인여대 한 학과에서 세례자를 뽑기 위해 학생들끼리 채팅창으로 나눈 대화다.

▲ 경인여대 한 학과 학생들이 세례자를 뽑기 위해 주고 받은 단체 카카오톡 대화

▲ 경인여대 한 학과 학생들이 세례자를 뽑기 위해 주고 받은 단체 카카오톡 대화

이에 대해 학교측은 “교수업적평가에 세례자 숫자를 반영하고 있지 않으며, 교목실장이 교수들에게 보낸 이메일은 학교 인사부서와 무관한 일이다. 교수의 학생 세례인도가 저조하다는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 처분을 한 사실은 없다”고 답했다.

총장부부가 운영하는 대학… 이사회는 대한민국사랑회 소속 일색

경인여대는 백창기 이사장과 김길자 총장 부부가 1992년 설립한 전문대학이다. 김 총장 부부는 2000년 교육부 감사에서 이사회 회의록 허위 작성, 교비 부당사용 등이 적발돼 임원취임승인이 취소돼 학교에서 쫒겨났다. 이후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되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들어 각각 이사장과 명예총장으로 복귀했다. 백 이사장은 2015년 아내를 명예총장으로 추대한 뒤, 교비로 특별사례비와 운전기사 월급 등 1억원을 지급해 다시 법정에서 섰다. 업무상 배임혐의로 500만원의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하지만 경인여대 이사회는 이사장의 연임을 의결했고, 김길자 총장은 지난해 이사회를 통해 명예총장에서 진짜 총장으로 임명됐다. 경인여대 이사회는 8명의 이사 중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총장 부부와 관련된 사람들이다. 총장부부가 이사장과 이사를 맡고 있고, 대한민국 사랑회 이사를 맡고 있는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과 이광자 전 서울여대 총장 등 대한민국사랑회와 관련된 인사가 6명, 경인여대 이사회가 선임했던 류화선 전 총장도 현재 경인여대 이사다. 경인여대 측은 “이사장의 배임혐의 건은 법률 해석의 착오로 생긴 사례이며, 이미 기소되기 전에 교비회계에 환입했다”고 밝혔다.

▲ 경인여대의 이사회 구성. 대부분이 총장 부부와 관련이 있는 인사들이다.

▲ 경인여대의 이사회 구성. 대부분이 총장 부부와 관련이 있는 인사들이다.

이렇게 총장 부부가 장악한 학교에서 구성원들은 불만이 있어도 목소리를 내기가 어렵다. 익명을 요구한 경인여대 한 교수는 “과거에 재단과 학교에 문제제기 했던 교수들은 모조리 해직됐던 기억이 있다. 때문에 이제는 아무도 문제제기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라며 “다들 누군가가 터트려주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털어놨다. 경인여대 한 재학생도 “김길자 총장이 들어온 뒤로 학내에 ‘말 한마디 잘못하면 큰일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학생들도 이승만 석상이 세워진 학교를 부끄러워하면서도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을 통해서나 의견을 낼 뿐, 밖으로 문제제기하기는 어려워한다”고 말했다.

뉴스타파는 김길자 경인여대 총장에게 이승만 석상 관련해 학내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교육대통령이라 칭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물었으나, 김 총장은 공식인터뷰를 거절했다. 그리고 뉴스타파 취재 도중 논란이 된 이승만 석상을 철거했다. 학교 측은 “불필요한 잡음이나 사회적 이슈가 일어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석상을 철거했다”고 밝혔다. 이승만 석상 건립에는 학생회비 1,000만 원을 비롯해 1억3천5백만 원이 들어갔다.


취재 홍여진
촬영 신영철
편집 이선영 정지성
CG 정동우

월, 2017/08/2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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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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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내건 이 현수막 만큼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의도를 정확히 표현하는 문구가 있을까? ‘역사교과서 국정화’라는 퇴행적이고 기형적인 교육정책이 거센 반대 여론에 부딪히자 박근혜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현행 교과서에 ‘붉은 칠’을 덧씌워서 국민들의 공포를 자아내는 것 뿐이었다.

교수 시절 ‘국정 역사 교과서는 독재국가와 후진국에서만 사용’하는 것이라고 주창했던 교육부 김재춘 차관 옆에 앉혀두고 교육부 장관이 국정화 발표 기자회견을 여는 코미디가 가능했던 것도 전방위적인 매카시즘적 선동 덕분이었다.

현행 8개 역사 교과서…”주체사상은 김일성 개인숭배와 우상화의 도구”

새누리당 고위 당직자들과 주류 언론이 가장 부각시킨 현행 교과서의 문제점은 6.25 전쟁의 책임 부분과 주체사상에 관한 내용이다. 이들은 현재 학생들이 사용하는 ‘좌편향’ 역사 교과서가 전쟁 책임이 남한에 있는 것처럼 기술하고, 주체사상도 비판없이 인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스타파는 이들의 주장이 사실인지 검정을 통과한 8개 역사 교과서(교학사 포함)를 모두 일일이 확인했다. 6.25 전쟁 책임에 관련해 단 1곳도 예외 없이 모두 북한의 남침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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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는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현재 교과서에 적용된 교육부의 한국사 교과서 집필 기준에는 ‘6.25 전쟁의 개전에 있어 북한의 불법 남침을 명확히 밝히’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이 집필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교과서 검정을 절대 통과할 수 없다.

주체사상에 대해서도 8개 교과서가 하나같이 김일성의 개인숭배와 우상화, 반대파 숙청에 이용됐다고 명시하고 있었다. 8개 교과서의 주체 사상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미지를 클릭하면 큰 화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 정치인들은 “왜 우리 학생들이 주체사상을 배워야 하냐”고 강변하고 있지만 현재 교과서에 적용된 교육과정에 의하면 분단 이후 북한의 변화 과정과 북한의 세습 체제를 이해하기 위해선 주체사상에 대해 짚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조한경 부천여고 교사(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는 지적한다.

또 박근혜 정부가 2018년부터 적용하기 위해 올해 확정한 2015 교육과정을 보면 ‘북한의 변화와 남북간의 평화통일 노력’이란 소주제에서 배워야하는 학습요소로 ‘주체사상과 세습체제’를 포함시키도록 해놓고 있다. 2015 교육과정은 뉴라이트 사관이 반영돼 있다는 이유로 큰 비판을 받고 있는데, 여기에도 포함된 ‘주체사상과 세습체제’ 를 새누리당이 문제삼는 것은 ‘누워서 침뱉기’가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미래엔 출판사의 역사교과서에 집필진으로 참여한 조왕호 대일고 교사는 “새누리당과 교육부가 좌편향됐다고 하는 교과서들은 모두 박근혜 정부 아래서 엄격한 집필기준에 따라 교육과정을 통과한 교과서”라면서 “이들 교과서가 좌편향 돼 있다면 누구보다 교육부가 먼저 책임을 져야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도면회 대전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미래엔 교과서 대표집필자)는 집필진과 역사학계 90%가 좌편향이라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대해 “매카시즘을 동원해 국정화로 가기위한 핑계에 불과하다면서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그들 자신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날조와 왜곡, 선동으로 점철된 국정화 주장…그렇게 탄생할 국정교과서는?

조왕호 교사는 또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교과서에는 집필진으로 참여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이전에는 문제가 없던 교과서 내용들에 대해 지속적인 수정명령이 내려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원래 미래엔 역사교과서에 실렸던 이화여대의 김활란 동상(왼쪽)과 교육부의 수정명령으로 대체된 최종 수정본(오른쪽)

▲ 원래 미래엔 역사교과서에 실렸던 이화여대의 김활란 동상(왼쪽)과 교육부의 수정명령으로 대체된 최종 수정본(오른쪽)

특히 친일파와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에 관한 부분에서 “너무 부정적으로 묘사돼 있다”며 수정을 요구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승만과 박정희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 자학사관이라고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생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나올 국정 교과서는 박근혜 정부의 획일화된 방침에서 한 치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목, 2015/10/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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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주간 미국과 전세계가 경험한 또 한번의 심각한 한반도 위기로 많은 사람들은 금방이라도 핵전쟁이 벌어질 것 같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이번 위기는 지난주 월요일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괌 포위사격 방안을 고려하기 전에 “양키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해소됐다. 김 위원장의 발언에 뒤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매우 현명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했다”며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파국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트윗을 날렸다.

그러나 이 전쟁 공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이번 위기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왜 끝났는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미국의 2013 이라크 침공과 이번 북미 대치 과정의 공통점은?

이번 대치는 2003년 미국을 이라크 침공으로 이끌었던 것과 같은 요인들의 조합, 즉 미국 정보당국에서 새어나온 내부 보고서, ‘적’에 관한 것이면 거의 어떤 것이라도 믿을 준비가 되어 있는 언론, 그리고 오만하며 권력욕에 사로잡힌 대통령 등으로 인해 촉발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와 인종 문제와 이민 정책에 대한 충격적인 발언으로 미국에서 깊은 곤경에 처해 있다.

8월 8일, 미국 정보당국에 소속된 누군가가 미국 국방정보국(DIA) 내부 보고서를 워싱턴포스트에 흘렸다. 이 보고서는 북한이 2018년까지 미국 타격이 가능한 핵탄두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며, 이는 북한이 “완전한 핵 보유국이 되는 길에서 핵심적인 문턱을 넘어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것은 곧바로 그날 가장 큰 화제가 되었고, CNN을 비롯한 다른 방송들도 북한이 미국의 모든 도시를 핵으로 공격할 역량을 지녔다는 경고성 얘기를 전하는 데 뛰어들었다.

한 미국 저널리스트가 진보잡지 ‘카운터펀치’에 쓴 것처럼, “존재하지도 않았던 대량살상무기를 없앤다는 구실로 이라크 전쟁의 비극이 시작된 지 14년 후에도 주류 매체는 여전히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

미 국방정보국 보고서의 주장은 크게 과장된 것일 수 있다. 원자 과학자 회보(Bulletin of Atomic Scientists)의 일부 분석가들은 북한 측의 데이터를 분석한 뒤 최근 발사된 화성 14호 미사일은 “미국 대륙까지 핵탄두를 보내지 못하는 수준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정보보고서에 거의 확실히 포함됐을 이러한 북한 미사일 능력에 대한 회의적 견해도 대통령을 멈추지는 못했다.

워싱턴포스트의 보도가 있은 지 몇 시간 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계속 미국을 위협할 경우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는 종말론적인 경고를 내보냈다. 그는 아시아에 있는 미군이 “완전히 준비됐고 장전됐다”는 말로 한 주를 마무리했다.

이러한 위협은 8월 11일 NBC 방송이 미 국방부가 괌에 위치한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된 장거리 전략 폭격기 B-1B를 동원하여 “20여 곳의 북한 미사일 기지, 시험장과 지원시설”을 타격할 작전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더욱 가시화됐다. NBC는 “B-1B 편대가 5월 말부터 8월 7일까지 유사한 작전 시나리오로 11차례의 연습 출격 임무를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신시아 맥패든 NBC 기자는 B-1B 편대가 한반도 영공에서 벗어난 곳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어 북한에 대한 단독 공격(한국 측 동의 없이-역주)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괌에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에 주기된 B-1 전략 폭격기

▲ 미국 괌에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에 주기된 B-1 전략 폭격기

그 다음에 벌어진 일은 전혀 놀랍지 않았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전략군이 중장거리 미사일로 괌 근처를 포위사격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으며, 김정은 위원장의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발표했다. 역사가 브루스 커밍스는 과거 미군 B1 폭격기가 괌 기지에서 한국으로 출격했던 역사에 근거하여 북한의 발표가 “근거가 있고 예측 가능한 성격의 것”이라고 가디언지에 기고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은 이를 전쟁 선포로 받아들였다. 모든 방송사가 괌에 특파원을 보내 현지 주민들과 정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잠재적인 공격에 대한 두려움을 인터뷰했다. 이 CBS 보도 등 많은 보도들이 순전히 미 국방부와 폭격기 편대(“충분한 화력으로 무장한” 이 편대는 “한반도 상공을 정기적으로 비행하며 잠재적인 분쟁에 동원될 것”)의 전쟁 선전물으로 전락했다.

한반도 위기 상황이 진정된 배경

그러다 주말 사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북한이 괌을 공격할 경우 무력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하면서도 위협의 수위를 낮췄다. 짐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미국 영토를 공격하면 매우 빠르게 전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14일 월요일에 김정은은 전략군사령부를 방문하여 괌 주변의 “긴장상황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표를 했다.

비록 연합뉴스를 비롯한 한국의 다른 언론매체에서 김정은의 발언을 보도했지만, 그 날 밤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북한 측이 “미국 영토를 공격하겠다는 위협에서 한 발짝 물러섰다”는 보도를 내기 전까지는 누구도 이 발언을 위기상황이 해소된 것으로 해석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미국 방송국들이 상황이 바뀌었다는 것을 인정하기까지는 며칠이 더 걸렸다. 특히 이번 대치상황의 새로운 국면마다 호들갑스럽게 보도한 CNN의 경우가 그랬다. CNN은 첫 보도가 나온 지 36시간이 지난 8월 16일 수요일, 트럼프가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의 입장 변화에 대해 언급하기 전까지 이에 대한 보도 내지 않았다.

물론 폭스 뉴스와 다른 보수 매체는 김정은의 이같은 돌변이 오로지 트럼프의 강경한 발언과 위협 덕분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실제로 트럼프의 일부 참모들은 트럼프의 그러한 발언이 경솔하고 위험하다고 보았고, 그의 “준비됐고 장전됐다”는 발언이 있은 후 주말 내내 고조된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중 가장 강력하게 목소리를 낸 것은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었다. 그는 북한이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는 명분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솔직한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 13일 일요일, 그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관련하여 전쟁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 미국과 북한이 핵전쟁의 문턱에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는데, 우리가 그러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을 보여줄 만한 어떠한 정보도 없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H.R.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위기가 군사충돌로 번지기 전에 해소”할 의지가 확고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 양측의 태도 변화가 중국과의 집중적인 논의, 그리고 아마도 북한과의 비공식 채널을 통한 소통 이후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사실이 미국 정부의 발표문에 분명하게 드러났다. 예를 들어 김정은이 긴장상황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표를 한 것도 중국이 최근 유엔 안보리를 통과한 대북 제재 집행의 일환으로 북한산 석탄, 철강, 해산물 수입을 곧바로 금지하겠다는 의사를 미국 측에 전달한 지 몇 시간 후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한 것처럼, “발표 시점은 중국의 미국 지적재산권 침해혐의를 조사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에 대응한 것”이었다. 이후 뉴욕타임스는 백악관이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에 “중국 측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조사 계획 발표를 미뤘다고 추가 보도했다. 며칠 뒤 트럼프의 논란 많은 측근인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와 이에 대한 트럼프의 관심이 그의 북한 정책의 중요 요소라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중국의 무역정책에 비판적인 논조를 취해 온 진보 성향의 잡지 ‘아메리칸 프로스펙트’와의 인터뷰에서 “나에게는 중국과의 무역 전쟁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덧붙였다. 그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어떠한 군사적 해결책도 없으니, 그것은 잊어라”며 “개전 30분 안에 서울 시민 천만 명이 재래식 무기에 희생되지 않을 방법을 누군가 나에게 제시해주지 않는다면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떠한 군사적 해결책도 없다. 이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배넌은 이 발언을 한 후 24시간 후에 해임됐다.

이번 위기상황이 급속도로 해소된 또다른 요인으로 북한에 대한 미국의 단독 공격 가능성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응을 꼽을 수 있다. 미 국방부가 북한의 미사일 시설을 공격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NBC의 보도가 나온 지 몇 시간 만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북한을 억제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어떠한 군사적 조치에 대해서도 한미양국이 “사전에 논의”하기로 합의한 것은 우연이라고 보기 힘들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좌)과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좌)과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그 후 8월 15일에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다”는 보기 드문 광복절 연설을 했다. 이 발언은 미국에서 트럼프의 독자적 행동에 대한 직접적인 경고로 비춰졌고, 뉴욕타임스 1면을 장식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또 지난 몇 주 동안 트럼프의 위협이 연일 뉴스에 나오면서 문재인 정부가 무력하고 무능하다는 야당의 비판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제 평화는 트럼프 행정부에 달렸다”

긴박한 위기가 지나가자, 앞으로의 협상 가능성과 협상이 어떻게 시작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짐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에 흔치 않은 공동 칼럼을 통해 트럼프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두 장관은 미국이 북한의 정권 교체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점을 설명한 뒤,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미국 측의 조건을 제시했다. 이들은 “북한이 과거 협상 과정에서 정직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고, 반복적으로 국제적 합의를 위반한 점으로 볼 때, 북한 측에서 성실하게 협상할 의지를 표명할 의무가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이 먼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적었다.

북한은 이미 핵실험을 중지한 상태다. 여러 관찰자들은 북한에서 마지막으로 지하 폭발이 발생한 것이 2016년 9월이라고 언급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대선 3개월 전, 그리고 한국 대선 8개월 전의 일이다. 이제 문제는, 김정은이 미사일 발사를 중단함으로써 얻는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일부 미국 고위 관료들 사이에서 지지를 받고 있는 방안 중 하나는 미국과 한국이 북한과 중국으로부터 역내 평화의 장애물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한미 공동 군사훈련을 중단하거나 과감히 축소하는 것이다. 이 방안은 지난주 뉴욕타임스가 쌍방 모두에서의 군사활동 중단을 ‘교환’하는 것이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에 따른 위기를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보도하면서 추진력을 얻었다. 한미 양국은 지난 8월 21일 한미 공동 군사훈련인 을지훈련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미 국방부의 입장에서 이 한미 공동군사훈련 중단 방안은 터무니없는 생각에 불과하다. 지난 8월 13일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 후 던포드 미 합참의장은 자신과 함께 방한한 기자들에게 “현재 협상의 어느 단계에서도 (한미 공동 군사훈련을) 협상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의 위협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고도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스티브 배넌은 인터뷰에서 던포드 합참의장의 발언과는 정면으로 배치되지만 트럼프가 향후 협상에서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엿볼 수 있는 답변을 내놨다. 그는 트럼프가 “중국이 북한의 핵 실험을 검증가능한 사찰을 통해 동결하면 미국이 주한미군을 한반도에서 철수시키는 거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2016년 미국 대선 때 트럼프가 한국과 일본이 미군 주둔비용을 제대로 내지 않는다고 비판했던 것과 맞닿아 있다.

한편 미국의 트럼프 정책 비평가들은 북한이 핵확산 금지조약(NPT)을 탈퇴하면서 발생한 1994년 북핵위기에 당시 빌 클린턴 정부가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되돌아보고 있다. 지난 8월 10일 민주당 의원 64명은 틸러슨 장관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트럼프의 위협적인 발언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틸러슨 장관이 제안한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서한에서 틸러슨 장관에게 1994년 합의를 통해 북한이 10년 넘게 핵 개발 프로그램을 동결시켰던 성공 사례를 “재현할 수 있도록 성실하게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물론 현재 상황은 그때와 판이하다. 1994년에 북한은 핵폭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고, 미사일 실험도 겨우 몇 차례밖에 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확산 금지조약을 둘러싼 갈등으로 클린턴 정부는 북한의 핵 시설 선제타격을 거의 실행할 뻔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하여 북한 지도자 김일성과 기본 합의안을 협상하면서 이 공격계획은 취소됐다.

▲ 1994년 6월 평양에서 만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좌)과 김일성

전직 미국 외교관들은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대가로 적대적 관계의 청산을 요구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현재도 북한은 같은 요구를 하고 있다. 과거 미 국무부에서 근무한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국장은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북한이 1991년부터 2003년 사이에 핵분열물질을 전혀 만들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른다”며 “그 정도면 굉장히 잘 된 합의였다”고 말했다. 이 합의는 2003년 부시 정부가 북한이 비밀리에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깨졌다. 당시 북한은 이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지난 2주일 동안 쏟아졌던 전쟁 선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협상을 통해 북한과의 긴장을 해소하는 방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월 16일 퀴니피악 대학에서 발표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의 86%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합의를 협상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전체 유권자의 60%는 이번 위기가 외교적인 방식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이제 평화는 트럼프 정부의 손에 달렸다고 말하고 있다.

8월 22일 틸러슨 장관은 북한이 2주일 동안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북한과 대화하는 쪽으로 기우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그는“이것이 우리가 바라던 신호의 시작점이길 기대한다. 어쩌면 이것이 가까운 미래에 북한과 대화를 나누는 길의 시작점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 기사 원문(영어) 보기 | See original version(EN)


취재: 팀 셔록
번역: 임보영

수, 2017/08/2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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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nesty Internat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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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인권재판소에서 29일 미국 중앙정보국(CIA) 주도의 용의자 인도와 비밀구금 프로그램에 공모한 것에 관련해 루마니아와 리투아니아 정부에 대한 재판이 열리는 것은 책임성 강화의 주춧돌을 세운 것과 마찬가지라고 국제앰네스티가 밝혔다.

유럽 국가 다수가 미국의 2011년 9. 11 테러 이후 CIA의 고문과 강제실종 활동을 돕는 역할을 했다. 이번 사건에서는 압달 라힘 알 나시리와 자인 알 아비딘 무하마드 후세인(‘아부 주바이다’로 불림) 등의 남성 2명이 CIA의 비밀 장소에서 물고문과 같은 고문 피해를 당했다. 이들 2명은 현재 미국의 관타나모 수용소에 구금되어 있다.

줄리아 홀(Julia Hall) 국제앰네스티 유럽 반(反)테러리즘과 인권 전문가는 “루마니아와 리투아니아는 CIA의 용의자 인도 프로그램과 비밀 구금에 직접적으로 관여했음에도 지금까지 이에 대한 책임을 전혀 지지 않았다. 이날 재판은 피해자 측 변호사들이 침묵의 음모를 깨는 데 도움이 되리란 희망을 갖고 유럽 인권재판소에 사실을 공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상원 정보특별위원회가 지난 2014년 12월 발표한 보고서에는 알 나시리와 아부 주바이다가 CIA에게 당했던 고문을 상세히 적은 부분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미국 법원은 CIA 활동과 관련된 사건의 재판을 기각했고, 현재까지 미국에서는 이러한 인권침해의 책임 추궁이 사실상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2016년 2월, 유럽 사무총장위원회는 CIA의 용의자 인도와 비밀 구금 프로그램에 참여한 유럽 국가들의 역할을 추궁하는 제 52조 조사를 종결하며 책임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이번 재판은 이들 국가에서 이루어진 CIA 용의자 인도 프로그램의 실체를 공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줄리아 홀은 “루마니아와 리투아니아의 인권침해에 관한 이번 재판은 고문 피해자들을 위한 책임성 추궁 방법이 모두 차단된 만큼 무엇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국제법학자위원회와 함께 알 나시리와 아부 주바이다가 각각 루마니아와 리투아니아를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하는 절차를 중재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전에도 이 두 사람의 폴란드 정부 제소 등 다수의 비슷한 인권재판소 사건을 중재했던 바 있다. 당시 폴란드는 2014년 7월 판결을 통해 CIA 작전에 관여한 혐의가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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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rendition victims challenge Romania and Lithuania at Europe’s human rights court

Hearings being held today at the European Court of Human Rights in two crucial cases against Romania and Lithuania for complicity in the CIA-led rendition and secret detention programmes represent a milestone in accountability, said Amnesty International.

A host of European states played a role in facilitating the torture and enforced disappearance of people by the CIA in the aftermath of the 11 September 2011 attacks on the USA. In this particular instance, the two men, Abd al-Rahim al-Nashiri and Zayn al-Abidin Muhammad Husayn, often referred to as Abu Zubaydah – both of whom are now in US custody at Guantanamo Bay – were subjected to torture including waterboarding in CIA secret sites.

Romania and Lithuania have never been held accountable for their direct involvement in CIA rendition and secret detention. Today’s hearing is a chance for the victims’ lawyers to set the facts out before the European Court in the hope that it will help break the conspiracy of silence

Julia Hall, Amnesty International’s expert on counter-terrorism and human rights in Europe

“Romania and Lithuania have never been held accountable for their direct involvement in CIA rendition and secret detention. Today’s hearing is a chance for the victims’ lawyers to set the facts out before the European Court in the hope that it will help break the conspiracy of silence,” said Julia Hall, Amnesty International’s expert on counter-terrorism and human rights in Europe.

A December 2014 report by the US Senate Select Committee on Intelligence included details of the torture suffered by al-Nashiri and Abu Zubaydah at the hands of the CIA, but US courts have declined to hear cases related to the CIA operations and there has been virtually no accountability to date for these abuses in the USA.

Similarly, in February 2016, the Council of Europe’s Secretary General closed its Article 52 inquiry into European states’ roles in the CIA rendition and secret detention programme, dealing a severe blow to accountability. The current European Court hearings are the last chance to lay bare the facts behind the CIA rendition programme in these countries.

“The hearings today on the human rights violations in Romania and Lithuania are all the more important given that other avenues for accountability have been closed off to these victims of torture,” said Julia Hall.

Amnesty International has intervened, together with the International Commission of Jurists, in these proceedings before the European Court of Human Rights brought by Al-Nashiri against Romania and by Abu Zubaydah against Lithuania. Amnesty International has previously intervened in other similar European Court cases, including the claims brought by the same men against Poland, which resulted in a July 2014 judgment against Poland for its involvement in the CIA operations.

금, 2016/07/0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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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미국 간 군사적 긴장이 한계점에 다다랐던 지난 9월 25일 아침,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숙소인 뉴욕의 한 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강경 발언을 한 데 이어 지난 23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북한 지도자들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공언한 데 대해 격분한 리용호 외무상은 기자들에게 트럼프가 북한에 “명백한 선전포고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이 선전포고를 한 이상 북한은 “미국 전략 폭격기들이 (북한의) 영공선을 채 넘어서지 않는다고 해도 이미 쏘아 떨굴 권리를 포함해서 모든 자위적 대응 권리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 외무상은 9월 23일 미 국방부가 미 공군 전략폭격기 B1-B를 북한 동해로 출격시킨 사실을 언급한 것으로, 이 때문에 미국 언론에서는 김정은의 군사적 의도와 역량에 대한 추측이 난무했다. 리 외무상이 태평양상 수소 폭탄 실험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미국 언론은 한층 더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오랫동안 북한을 지켜봐 온 관찰자들을 걱정시켰다.

부시 정부 당시 6자회담 미국 측 특사를 지낸 전직 CIA 핵확산문제 전문가 조셉 디트라니(Joseph DeTrani)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저건 내가 수년간 협상을 하며 알아온 리용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사 자격으로 리 외무상을 여러 차례 만난 적이 있다. 그는 군사적 충돌이 아닌 협상이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디트라니는 과거 북한이 군사적 조치를 취했던 여러 사건을 분노와 함께 상기했다. 그 중에는 지난 1969년에 북한이 미군 정찰기 EC-121기를 격추시키며 승무원 31명이 전원 사망한 사건도 포함됐다(최근에 공개된 미국 정부 문건에 따르면, 이 정찰기 격추사건으로 인해 당시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핵무기를 사용한 보복을 할 뻔했지만 결국 무산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오바마 정부 시절에도 미국 정부를 대표해서 수차례 평양에 방문한 디트라니는 지난 26일 영향력있는 군사싱크탱크 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전략국제연구센터)에서 있었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기조연설을 듣기 위해 모인 150명의 사람들 중 하나였다. 강 장관은 북한의 핵 실험이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표현함으로써 이 같은 생각에 동의하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의 공감을 표시했다.

강 장관은 “북한이 미 대륙에 도달할 수 있는 핵탄두 탑재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완성 목표에 빠르게 다가서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 중 CSIS에 말한 것처럼, 강 장관은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공공외교와 소통을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올려놓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행사에 강 장관이 참석함으로써 CSIS는 미국과 한국 간 비공식 연락창구로서의 입지를 굳힌 것으로 보였다. 이 관계는 빅터 차 현 CSIS 한국석좌가 예상됐던 것처럼 주한미국대사로 임명될 경우 공식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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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오른쪽)와 차기 주한미국대사로 내정된 빅터 차 CSIS 한국석좌


그러나 북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문재인과 트럼프 간에 존재하는 정책 차이, 그리고 미국 정부 내에서도 지속된 의견 차이를 감안한다면, 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북한 지도부가 미국의 의도를 해석하는 데 있어 혼선을 겪는지 이해할 수 있다.

리 외무상과 북한 지도부가 혼선을 겪고 있다는 사실은 26일 워싱턴포스트의 스위스 현지 보도를 통해 명백해졌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 고위 관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정권에 대한 그의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이해하기 위해 미국 공화당과 연결된 워싱턴 분석가들과 조용히 회담자리를 마련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한 공화당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들(북한 지도부)의 가장 큰 우려는 트럼프다. 북한 측은 트럼프를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측이 접촉한 미국인 중에는 미국 우익 헤리티지 재단의 북한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브루스 클링어(Bruce Klinger) 전 CIA 분석가와 레이건·부시 정부에서 아시아 분석가로 일했던 더글라스 파알(Douglas Paal) 등이 있었다. 파알이 지난주 카네기 국제평화센터(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에서 주재한 회의에 참석한 일본인 전문가 두 명은 미국이 북한과 하는 모든 협상에 아베 정부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경고했다(필자는 이 내용을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클링어와 파알 모두 북한 측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26일 열린 CSIS의 또다른 세미나에서는 과거 CIA에서 한반도 선임연구원을 역임했던 수미 테리 전 미국 국가안보회의 한국과장은 자신이 이번 여름에 북한 정부 관계자들과 스웨덴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테리에 따르면 북한 측은 비핵화는 이미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하면서도 “평화 협약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테리는 미국 정부가 이 제안을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려는 북한 측의 전략”이라는 이유로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테리는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트윗과 그의 유엔총회 연설이 “역효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CSIS 포럼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왼쪽에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부 장관, 가장 왼쪽에는 빅터 차 CSIS 한국석좌.

▲CSIS 포럼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왼쪽에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부 장관, 가장 왼쪽에는 빅터 차 CSIS 한국석좌


강경화 장관이 기조연설을 한 CSIS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연설이 화제의 중심이었다. 역대 미국 관료 중 최고위 인사로 지난 2000년 북한을 방문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은 “현재 고조된 긴장을 가라앉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브라이트는 지난 1994년 클린턴 정부와 북한 간 제네바 합의가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미국 관료들과 전문가들에게 이의를 제기했다. 올브라이트는 북한이 제네바 합의에 따라 “어떠한 핵분열 물질도, 어떠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그리고 어떠한 미사일도 만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김정일 전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김 전 위원장이 “주한미군을 남한에 주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위험한 발언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25일 월요일, CBS 뉴스는 53%의 미국인들이 트럼프가 성급하게 “한반도에서 불필요한 전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CBS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상황을 다루는 방식에 반대하는 미국인들이 더 많고, 미국이 너무 성급하게 전쟁을 시작할 수 있다는 부분을 우려하는 응답자들도 더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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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팀 셔록
번역: 임보영

금, 2017/09/2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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